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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고]

    ●김영훈(한국예탁결제원 사장)씨 별세 재승(메리츠화재해상보험 차장)재현(학생)씨 부친상 1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 (02)2227-7577●이호준(전 LG CNS 상무·경민대 경영학과 교수)씨 별세 이연숙(연세대 주거환경학과 교수)씨 상부 이재성(회사원)재연(학생)씨 부친상 17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30분 (02)2227-7547●오장근(전 사회복지법인 해관재단 이사장)씨 별세 익환(미국 푸르덴셜생명 부사장)정환(신한은행 잠실기업금융센터장)미령(해관유치원 원장)경인(해관재단 좋은집 부원장)윤록(연세대 음대 강사)씨 부친상 강희동(파슨스 앤드 브린커호프 부사장)이인식(전 한국은행 국장)씨 빙부상 최귀연(김앤장법률사무소 차장)씨 시부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3410-6914●석진홍(전 삼성화재 감사)진곤(환경과생명 상무)진규(자영업)씨 모친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6시30분 (02)3410-6919●김윤호(시인·백두산문인협회 회장)씨 모친상 17일 을지병원, 발인 19일 오전 7시 (02)970-8444●김기한(육군3사관학교 부산동문회 명예회장)씨 별세 여정(우양물산 대표)씨 부친상 정영훈(대우인터내셔널)씨 빙부상 18일 부산영락공원, 발인 20일 오전 10시 (051)790-5068●이동훈(국민일보 국제부 차장)씨 모친상 이춘기(사업)안광수(MBM 차장)이영찬(사업)씨 빙모상 18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30분 (02)2227-7584●김광웅(전 정명텔레콤 부회장)씨 상배 제원(스튜디오 J 실장)신우(태양산업 과장)현숙(인터컨티넨탈 호텔서울 홍보실 대리)씨 모친상 정재인(제일모직 VMD실 과장)씨 시모상 이재훈(약사)씨 빙모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2)3010-2236●이흥구(금강개발 사장)씨 상배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1일 오전 10시 (02)3010-2231●안순정(대신증권 창원지점장)씨 모친상 18일 부산 침례병원, 발인 20일 오전 8시 (051)583-8907●유영식(해군본부 공보과장)씨 부친상 안영길(방위사업청 함정계약과장)강종식(공군 중령)씨 빙부상 18일 흑석동 중앙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02)860-3500●이정훈(성신아트컬렉션 대표)씨 부친상 전진배(중앙일보 파리특파원)씨 빙부상 18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2)3410-6902●김봉수(전 화승 이사)씨 모친상 18일 이대목동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2650-2751●정순구(전 천주교 마산교구 총대리신부)씨 별세 17일 천주교 마산교구청, 장례미사 19일 오전 10시 (055)249-7015~7●이천규(전 KBS 아나운서 부장)씨 별세 기성(산업공해연구소)씨 부친상 한승모(삼성전자)씨 빙부상 18일 서울대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30분 (02)2072-2016●한택수(한국종합기술 전무)남수(대한논리속독학원 원장)씨 모친상 1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0일 오전 7시 (02)3010-2631●김성회(매일경제신문 산업부장)씨 부친상 18일 광주 상무병원, 발인 20일 오전 9시 (062)600-7406
  • [교정대상 수상자] 대상-김윤곤 부산구치소 교위

    [교정대상 수상자] 대상-김윤곤 부산구치소 교위

    “남모르게 어려운 사람들 돕는 분들이 얼마나 많으신데요. 전 열심히 근무한 것밖에 없는데 동료들에게도 미안하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습니다.” 제27회 교정대상을 받는 부산구치소 김윤곤(54) 교위는 겸손한 수상 소감을 밝혔다. 수상의 기쁨보다도 ‘더 훌륭한’ 교정가족들이 상을 받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이 더 큰 듯했다. “며칠 전 수상 소식을 전화로 받는 순간까지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면서 “이런 상을 바라고 한 일이 아니어서 변변한 봉사활동 사진 한 장도 남겨 놓지 않아 공적조사를 할 때 난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위는 1979년 임용돼 30년 가까이 장기근속하면서 수용사동 등 현장근무만 22년 동안 담당한 모범공무원이다. 대입 재수를 하던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무심코 치른 시험이 인생을 바꿨다. 지금은 교도관이 천직이라고 한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인 그는 1999년 부산구치소 천주교단체 성심회 회장을 맡게 된 뒤 매달 경비교도대와 교도사목회에 후원금을 지원해 오고 있다. 2004년에는 구치소를 방문한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에게 부탁해 지원받은 생수 1만병을 꽁꽁 얼려 ‘얼음 생수’를 수용자와 동료들에게 지급하는 아이디어를 내 호응을 얻었다. 2005년부터는 매해 삼위일체수녀원 교정사목회원 등과 함께 일일호프집이나 일일찻집을 열어 성금을 모으고 무의탁 수용자들에게 내복, 생일 선물 등을 챙겨 주고 있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2005년쯤 살인을 저지르고 수감된 김모씨를 간부실로 데려갔는데 김씨가 파리채를 날카롭게 갈아 만든 흉기를 소매에 숨기고 있다가 관구 교감에게 휘두른 것. 다행히 김 교위가 김씨를 몸으로 막고 제압해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김 교위는 김씨에 대해서조차 “사람(인간성)은 괜찮은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수용자들을 대하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기도 하다. 김교위는 “범죄 가해자이지만, 사회에서 버림받은 피해자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관심이 있어야 악순환이 되지 않죠.”라면서 “밝고 활기차게 교정 발전이 이뤄지고 있으니 긍정적인 시각으로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전대미문의 가족 잔혹사’ 세련된 형식미로 중무장

    ‘전대미문의 가족 잔혹사’ 세련된 형식미로 중무장

    “아마도 당신은 30분 정도 천국에 있을지도 모른다. 악마가 당신이 죽은 것을 알기 전까지.” 영화 시작 전 자막이 심상치 않다. 아일랜드 속담에서 따온 문구다. 시드니 루멧 감독의 수작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는 긴장감 넘치는 표제처럼 ‘서스펜스 멜로 드라마’로서의 면모를 자랑한다. 7일 서울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열린 관객과의 대화(씨네토크) 행사에서 진중권 중앙대 독어독문학과 겸임교수는 영화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미국식 가정이 붕괴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우울한 드라마, 경제적 위기를 다룬 사회적 드라마, 충격적 연쇄 살인을 다룬 범죄물로서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며 이들이 묘하게 결합돼 있는 것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그리스 비극처럼 강한 카타르시스 카메라는 미국사회 내 중산층 가정으로 줌인해 들어간다. 회계법인 중역인 앤디(필립 시모어 호프먼)는 겉으로 보기엔 모자랄 것 없는 가장이다. 그러나 그는 분식 회계, 마약 중독, 성(性) 문제 등으로 경제적·심리적 위기를 겪고 있다. 그의 동생 행크(에단 호크) 역시 위태롭기는 마찬가지. 이혼 뒤 딸아이의 양육비를 제대로 대지 못하는가 하면 불륜마저 저지른다. 어느 날 회계 감사 통보를 받은 앤디는 보석상을 털 계획을 세우고, 마침 돈이 궁한 동생을 끌어들인다. 그러나 범죄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가족의 균열상이 백일하에 드러난다. 평범한 일상적 풍경이 인물들의 판단 실수로 말미암아 비극으로 치닫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형제의 결점. 형 앤디는 단호하고 결단력 있지만 공허함을 견디지 못해 마약을 탐닉한다. 아버지의 편애를 받고 자란 동생 행크는 성인이 돼서도 유약하고 우유부단하다. 진중권 교수는 “사소한 잘못이 성격적 결함과 결합되면서 감당할 수 없는 비극으로 치닫는 전개가 그리스 비극과 닮아 있다.”고 말했다. 오늘날까지 전범으로 통하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으로 의미를 짚어보는 것도 흥미롭다. 진 교수에 따르면 시학에 등장하는 ‘카타르시스’는 공포와 연민이 유발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승화작용을 말하는데 이 영화 역시 탁월한 묘사로 깊은 카타르시스를 일으킨다. 진 교수는 “형제의 도덕성은 매우 평균적인 수준이다. 경제적 곤궁에 처해본 이들이 한번쯤 상상해 봤을 ‘희생자 없는 범죄’를 통해 위기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범행의 주체, 동기, 방법, 목적이 일상적이어서 관객들은 어렵지 않게 형제의 입장에 공감하게 된다. 이 때문에 끔찍한 결말은 더 충격적으로 다가온다. 관객들은 형제의 비극적 운명이 내 운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강한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된다.”고 분석했다. ●모더니즘적 형식미 빼어나 세련된 형식미가 선사하는 쾌감도 뛰어나다. 영화는 범죄 당일을 기준으로 전후 일주일 정도의 시간을 번갈아 왔다갔다 한다. 진 교수는 “내용은 고전적인 데 반해 형식은 모더니즘적이다. 인과관계에 따라 흐르는 고전과 달리 이 영화는 시간상 앞뒤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불규칙하게 흐른다.”며 “그럼에도 정교한 편집으로 복잡한 플롯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와 과거의 플래시백이 교차되는 편집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에 대한 오마주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밖에도 오이디푸스 설화가 현대 가족관계의 파괴를 보여주는 형태로 변주되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두 ‘연기 귀신’의 대결을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극속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필립 시모어 호프먼과 에단 호크 덕분에 ‘전대미문의 가족 잔혹사’는 더 강한 흡인력과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게 됐다. 영화는 14일 씨네큐브 광화문에서 개봉된다. 청소년 관람불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즐거운 귀농 사례

    경기 용인에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하는 최철환(59)씨는 지난 2년을 정신 없이 보냈다. 제약회사 지점장으로 은퇴한 뒤 하릴없이 있던 최씨는 동창 모임을 통해 수도권 내에서도 귀농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준비에 착수했다. 현재 최씨는 수원시내에 살던 집을 그대로 둔 채 용인으로 매일 출퇴근하며 복숭아농장을 운영 중이다. 농사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데다 일손이 부족해 일부는 ‘가족 농장’으로 분양했다. 첫해에는 적자를 봤고, 지난해에도 큰 수익 없이 적자만 간신히 면했다. 그래도 최씨는 자신만만하다. 그는 “그래도 다들 우리 복숭아가 맛있다고 한다.”면서 “올해는 흑자를 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북 고창 시내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다 귀농한 김모(65)씨. 토종닭 농장을 운영한 지 5년이 돼 간다. 시내에서 호프집을 운영할 때 장사도 잘돼 돈 모으는 재미가 쏠쏠했다. 그런데 갑자기 천식을 앓은 뒤로는 활력을 잃어 버렸다. 그는 “당시에 아내도 몸이 좋지 않아 이 기회에 시골로 내려가자고 결심을 하게 됐다.”고 회고했다. 고향을 떠날 순 없다는 생각에 고창 외곽 지역을 알아봤다. 토종닭은 일반 양계와 달리 식용 고기와 달걀을 모두 얻을 수 있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토종닭 1000마리로 시작한 농장은 이제 4000마리 규모로 커졌다. 맑은 공기를 마시다 보니 천식도 사라졌고 아내의 건강도 회복됐다. 김씨는 “큰 수익을 바라기보다 흙과 함께 살겠다는 마음을 갖고 오니 만사가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빚 못 갚으면 죽어라” 협박 3명자살

    한 사채업자의 악랄한 빛독촉이 자신에게 돈을 빌린 친구와 선배 등 3명을 잇따라 자살로 내몬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충남 공주경찰서에 따르면 공주 시내에서 이발소를 운영하는 김모(당시 53)씨는 지난 2004년 11월 공주시 신관동에서 사채업을 하는 후배 한모(56)씨로부터 연 120%(법정이율 상한 연 49%)의 이자를 주기로 하고 500만원을 빌렸다가 이듬해 2월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김씨 부인은 경찰에서 “한씨 등이 집으로 쫓아와 괴롭히고 차도 빼앗아갔는데, 집까지 경매에 넘긴다고 하니까 남편이 무척 괴로워했다.”면서 “결국 사채업자가 남편을 죽인 것”이라고 진술했다. 황모(54)씨는 2007년 1월 친구 사이로 지내던 한씨로부터 5000만원의 사채를 빌린 뒤 같은해 7월 공주시내 한 공원에서 목 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황씨는 숨지기 전 주변 사람들에게 ‘빚 때문에 너무 힘들어 죽고 싶다.’고 자주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에서 호프집을 운영하는 최모(51·여)씨는 2006년 초 한씨로부터 200만원을 빌리면서 연 120%의 이율을 적용, 매일 1만 3000원씩 갚기로 했다. 처음 10번 정도 꼬박꼬박 돈을 갚을 때는 문제가 없었지만 돈을 하루만 갚지 못해도 한씨가 찾아와 손님이 있는 가게에서 테이블을 뒤집어 엎는 등 행패를 부렸다. 최씨는 결국 같은해 7월 자신의 집에서 목 매 자살했고, ‘죽어도 사채업자를 용서할 수 없다.’는 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한씨가 단 하루라도 이자가 밀리면 직원을 보냈고, ‘돈을 주지 않더라.’고 전하면 직접 채무자 집으로 찾아가 괴롭혔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채무자에게 ‘돈이 없으면 죽어라. 그러면 돈을 갚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 내가 약 먹고 죽으라고 해서 실제로 죽은 사람도 있다.’ ‘딸자식 밤길 조심하라고 해라.’ 따위의 막말을 퍼부었다. 폭력도 서슴지 않았다. 채무자의 부인이 옆에 있어도 막무가내였다.”고 설명했다. 한씨는 일본에서 막노동을 하다 돌아와 2002년쯤부터 공주에서 사채업을 했고, 180㎝ 정도의 키에 건장한 근육질 체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협박과 폭행을 견디지 못한 다른 피해자들이 경찰에 하소연함으로써 발목이 잡혔다. 한씨로부터 돈을 빌렸다가 자살한 채무자가 1명 더 있다는 피해자들의 말에 따라 경찰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한씨는 “채무자들을 폭행하고 협박한 적이 없다.”면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한씨를 자살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변모(36)씨 등 직원 2명을 입건했다. 한씨에 대한 구속 여부는 7일 오후 1시 대전지검 공주지청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한편 경찰조사 결과 한씨 등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4년여동안 영세 상인과 가정주부 등 157명에게 모두 3억원 상당을 빌려준 뒤 연리 120%의 높은 이자를 적용,모두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공주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삼성전자, 세계 최고 권위 ‘비엔나 왕립승마학교’와 협력관계 체결

    삼성전자, 세계 최고 권위 ‘비엔나 왕립승마학교’와 협력관계 체결

    삼성전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430년 전통의 ‘비엔나 왕립승마학교’와 공식 협력관계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오스트리아 비엔나 호프부르크(Hofburg) 궁전 내 위치한 비엔나 왕립승마학교는 16세기 합스부르크 (Habsburg) 왕가에 의해 설립, 고전적 고등 승마기술을 전수하고 있는 세계 유일의 종마교육 기관으로서 연간 35만명이 관람하는 리피차너(Lipizzaner) 백마는 최고의 명물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1998년부터 10여년간 삼성슈퍼리그(SSL·Samsung Super League) 등 국제승마대회를 후원해 왔으며, 이번에 그 공로가 인정돼 20년 경력의 왕립승마학교 수석기수 에른스트 바힝에르(Ernst Bachinger)와 최고의 명마인 N.파스티메(Napolitano Pastime)의 명예 후원사로도 선정됐다.  오스트리아 문화계 유력인사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귀르틀러(Elisabeth Guertler) 비엔나 왕립승마학교 대표는 “왕립승마학교는 오스트리아 국민은 물론이고 유럽 국가들로부터 매우 존경받고 사랑받는 품격있는 명소로서, 이 곳의 기수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할 정도로 진정으로 사랑받는 곳”이라며, “오스트리아에서의 삼성의 위상, 그 간의 문화적 활동 등이 충분히 고려되어 이번에 삼성전자와 공식 협력관계를 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후원 계약을 통해 공연장 안팎에 LCD, PDP TV와 모니터 월 등을 곳곳에 설치, ‘삼성’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노출시킬 수 있게 됐으며, 명예후원을 하게 된 수석기수와 최고의 名馬를 활용한 홍보 등도 가능하게 됐다.  삼성전자 오스트리아법인(최방섭법인장)은 그 동안 쉔부른궁(Schoenbrunn), 벨베데레궁(Belvedere), 씨씨박물관(Sisi Museum) 등 오스트리아 內 최고 명소 후원을 통해 차별화된 문화마케팅을 적극 전개해 왔으며 이번에 새롭게 추가되는 ‘명마(名馬)마케팅’으로 오스트리아에서 높아진 삼성전자의 위상을 각인시킬 수 있었다.  삼성전자는 오스트리아 시장에서 1분기에도 TV와 모니터 등이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적극적인 문화마케팅과 오스트리아인들과 호흡하는 사회공헌활동 등을 통해 지난 해 대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전염병 영화 ‘아웃 브레이크’ 멕시코서 대인기

    전염병 영화 ‘아웃 브레이크’ 멕시코서 대인기

    신종 인플루엔자의 빠른 확산으로 세계가 공포에 떠는 지금의 상황과 비슷한 내용의 영화가 멕시코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화제(?)의 작품은 1995년 개봉한 영화 ‘아웃 브레이크’. 더스틴 호프먼과 르네 루소가 주연한 이 영화의 스페인어 제목은 다름 아닌 ‘전염병’이다. 개봉한 지 15년이 되가는 영화지만 제목이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를 연상케 하면서 이 영화를 보려는 사람이 줄을 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저마다 ‘아웃 브레이크’를 찾으면서 멕시코시티에 있는 DVD대여점에선 이 영화를 구하기가 힘들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볼프강 페터센 감독의 작품인 ‘아웃 브레이크’는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가 퍼져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사망자가 속출한다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메디컬 닥터 샘 다니엘즈(더스틴 호프만 역)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으로 ‘세균과의 전쟁’에 나선다. 멕시코에선 최근 한 세균전문학자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신종 인플루엔자의 바이러스의 진원은 멕시코가 아니라 미국 캘리포니아”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주장이 맞다면 ‘아웃 브레이크’의 인기가 지금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현재 DVD대여점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신종 인플루엔자가 확산되면서 외출을 꺼리고 있는 멕시코 사람들이 DVD를 무더기로 빌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세계 최대 꽃 축제 네덜란드 쾨켄호프를 가다

    세계 최대 꽃 축제 네덜란드 쾨켄호프를 가다

    │리세(네덜란드) 글 박건형특파원│모든 것에는 원조가 있다. 햄버거의 본고장이 미국이라면 족발은 한국의 장충동이다. 프랑스가 샹송을 세계에 자랑한다면 이탈리아에는 칸초네가 있다. 마찬가지로 매년 봄이면 전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꽃 축제의 고향은 서유럽의 작은 나라 네덜란드다. 이 나라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나오는 수식어 ‘풍차와 튤립의 나라’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말이다. ●매해 봄마다 축제·전시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에서 차로 20분, 로테르담에서 30분가량 떨어진 작은 마을 리세로 들어가는 좁은 길은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문 버스와 자가용 옆으로 자전거를 탄 키다리 네덜란드인들이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 군데군데 자전거로 아이들이 탄 유모차를 끌고 가는 젊은 엄마들의 모습도 보인다. 자전거의 왕국이라는 수식어가 실감나는 순간이다. 함께 한 가이드가 주변 차량의 번호판을 화제삼아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 앞에 차는 영국에서 온거고요, 그 앞차는 독일이네요. 이 시기면 리세와 암스테르담 근교에 네덜란드차보다 외국차가 더 많습니다. 그만큼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튤립축제는 명성이 자자합니다.”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동네를 지나자 광활한 밭이 눈앞에 펼쳐졌다.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는 푸른색 물결 사이에 새빨간 띠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뒤로 노란색과 하얀색, 주황색이 마치 무지개처럼 이어졌다. 곡식을 키우고 있는 밭이 아니라 출하를 앞두고 있는 튤립밭이 이 일대를 온통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다. 군데군데 유리로 지어진 온실도 모습을 드러냈다. 1980년대 초반 한국에도 도입됐던 유리온실은 추운 한국의 겨울에 맞지 않아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여전히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버스에서 내리자 눈보다 코가 먼저 반응하기 시작했다.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입구 너머에서 풍겨오는 꽃향기가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쾨켄호프. 네덜란드어로는 케우케노프로 불리는 세계 최대의 꽃 축제는 올해로 60주년을 맞았다. 20세기 초반 튤립 구근 하나가 금값을 넘어서던 오랜 시기가 지나고, 튤립이 대량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네덜란드 화훼농들은 위기감에 휩싸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장주들은 조합을 만들고 리세에서 1949년부터 매년 봄마다 축제를 겸한 전시회를 열기 시작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네덜란드는 튤립구근 수출과 로열티로 막대한 이익을 얻게 됐다. 해외에서 생산되는 튤립구근 하나, 장미 한송이당 네덜란드가 거둬들이는 로열티는 1달러 수준. 전세계에서 판매되는 튤립과 장미의 90% 이상이 네덜란드에서 개발된 품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왜 네덜란드가 유럽 최대의 농업강국인지 짐작할 수 있다. ●올해의 컨셉트는 ‘미국, 뉴-암스테르담과 뉴욕’ 지난 60년간 쾨켄호프를 찾은 관람객은 무려 4400만명에 달한다. 웬만한 마을보다 큰 32㏊(320만㎡)의 부지에 450만 송이의 튤립이 일제히 꽃을 피우고 있는 장관 속에서 꽃향기에 취하면 꽃이 나인지, 내가 꽃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7개로 구분된 정원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 튤립의 가짓수는 100여가지. 네덜란드의 튤립 농장에서는 지금도 끊임없이 새로운 튤립이 만들어진다. 올해는 60주년을 기념해 ‘봄정원(Spring Garden)’으로 이름 붙여진 품종이 특별히 선보였다. 쾨켄호프는 매년 새로운 컨셉트를 갖고 진행된다. 올해의 컨셉트는 ‘미국, 뉴-암스테르담과 뉴욕’으로 지난달 19일부터 5월 21일까지 열린다. 행사의 총괄매니저를 맡고 있는 피에트 더 브라이 조직위원장은 “미국과 네덜란드의 알려지지 않은 오랜 인연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미국을 상징하는 여러 조형물들을 튤립으로 재현하고, 전시장 앞에 뉴욕의 택시를 배치하는 등 관람객들이 새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609년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선장이던 헨리 허드슨은 지금의 뉴욕 맨해튼 지역에 닻을 내렸다. 이들이 지금 뉴욕을 만든 주역들이다. 뉴욕을 가로지르는 허드슨강의 이름이 허드슨 선장에서 유래됐고 미국인을 상징하는 ‘양키’라는 말도 네덜란드 이름 ‘잔 키스’에서 비롯됐다. 브라이 위원장은 “네덜란드인들은 오늘날 미국을 일군 선조들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60주년을 맞은 뜻깊은 행사에 미국의 뉴욕을 주제로 삼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행사장 안은 곳곳에 자리잡은 분수와 대형 뮤직박스 차량, 아이스크림 가게 등이 수많은 꽃밭과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젊은 연인들은 물론 아이를 데리고 온 부부, 나이든 부부 등 세대를 막론하고 관람객들의 얼굴에는 행복한 기운이 물씬 풍겼다. 형형색색의 튤립들 옆에는 각각의 이름이 쓰인 조그만 간판이 꽂혀 있었다. 한참을 걷자 길 바닥에 미국 LA 할리우드 거리에서 볼 수 있었던 별 모양의 판이 나타났다. 첫 번째 붉은색 튤립에는 ‘로라 부시’라는 이름이 적혀져 있었다. 커다란 노란색 튤립의 이름은 만화영화 캐릭터인 스펀지밥, 짙은 분홍색 튤립의 이름은 ‘핑크 플로이드’였다. 브라이 위원장은 “‘로라 부시’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내외가 방문했을 때 헌정된 꽃이고, 나머지 꽃들은 품종을 개발한 사람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지는 꽃밭 하나에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사진을 찍고 있었다. 틈새를 비집고 들어가자 파란색과 흰색 튤립으로 이뤄진 화단 속에서 자유의 여신상의 모습이 떠올랐다. 이번 전시회를 위한 5만여 송이의 튤립을 동원한 쾨켄호프 주최측의 야심작이다. 미국에서 온 관광객 켈리 크리머는 연방 사진기 셔터를 누르며 “꽃으로 표현한 자유의 여신상이라니 감동 그 자체”라며 “무리를 해서라도 내년에 꼭 다시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풍차와 운하의 조화 행사장안에 있는 도로의 길이는 15㎞에 달한다. 끝없이 이어지는 꽃길이 지루할 때쯤 나무들 사이로 네덜란드의 상징인 거대한 풍차가 등장한다. 풍차 위에는 이미 수많은 관람객들이 올라가 있었다. 풍차에 오르니 행사장 너머로 거대한 튤립밭이 한 눈에 들어온다. 수백만, 아니 수천만 송이는 족히 돼 보였다. 풍차 밑 광장에서는 ‘플랜더스의 개’에서 나온 듯한 전통 의상을 입은 남녀들이 매 시간 전통무용 공연을 펼친다. 풍차 앞으로는 네덜란드의 또다른 상징인 운하가 흐르고 있고 그 위를 관람객들을 태운 보트가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 행사의 컨셉트에 맞게 이 운하의 이름조차 ‘허드슨’이다. 이외에도 커다란 튤립으로 장식된 꽃마다 퍼레이드와 각종 조형물, 별도로 꾸며진 일본식 정원 등이 관람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매년 여름이 지나면 쾨켄호프는 다음해의 행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화훼상들은 구근을 마련해 조심스레 키우고, 전시회 관계자들은 다음해의 컨셉트를 잡아 나간다. 연말부터 구근을 심기 시작하면 튤립들은 싹을 틔워 3월 중순부터 화려한 꽃을 피운다. 다시 쾨켄호프의 계절이 돌아오는 것이다. 브라이 위원장은 “행사가 열리는 시기는 두달이 조금 넘지만, 쾨켄호프는 1년 내내 움직이고 있는 셈”이라며 “다음해 행사가 조금이라도 나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kitsch@seoul.co.kr
  • 시민논객들 ‘지치지 않는 토론기계’

    “무슨 일이시죠…혹시 무슨 ‘시민논객’을 고발한다 뭐 이런 거는 아니죠?” 묻는 게 직업인 기자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제작진에게 사전 허락은 받으신 건가요.어떤 방향으로 취재를 하시는 거죠.” 날카로운 질문을 거듭하는 이들. 왠지 기사에 토씨 하나라도 틀리면 당장 전화해서 따질 것만 같은 사람들.품 속에 ‘논리의 칼날’을 품고 있는 MBC TV ‘100분 토론’의 ‘시민논객’들을 24일 0시 넘어 시작된 방송에 앞서 23일 밤부터 만났다.3개월 정도에 한 번씩 갈리는 시민논객은 현재 13기까지 배출됐다.매주 목요일 밤이면 스튜디오에 나와 금요일 새벽까지 패널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시민논객의 일정을 따라가봤다. ●저녁은 과자와 김밥으로 때우고 시민논객들은 방송 시작 3~4시간 전에 미리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각자 그날 주제에 맞춰 미리 공부해온 것들을 풀어놓고 생각들을 정리한다.제작진은 과자와 김밥·음료수 등으로 ‘접대’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두 분이 빠졌는데….” 장영은(27 여)씨가 걱정을 한다.13기 총 12명 중 4명이 빠졌는데 각각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2명이 불참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13기 최고령인 임유진(39)씨가 “그래도 우리에겐 ‘리틀 조갑제’도 있고….워낙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있어 큰 걱정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리틀 조갑제’란 별명이 붙은 강영준(25)씨는 “정작 얼굴은 (이날 패널로 출연한) 진보논객인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를 닮았다.”며 “꼭 진 교수와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방송 3시간30분여 전 ‘200분 토론’ 시작 적당히 배를 채우고,입을 푼 시민논객들은 곧이어 각자 준비한 자료를 꺼내며 분위기를 진지하게 바꿨다.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전토론을 통해 질문거리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다.이어 3시간(200분) 정도 난상토론이 이뤄졌다.실제 방송에서 펼쳐지는 패널 토론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다. 이날의 토론 주제는 ‘미네르바 무죄 방면으로 돌아본 표현의 자유’ 시민논객들은 “2005년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기소해서 무죄 나올 확률은 XX%” 등 수치까지 조사한 치밀함이 눈에 띄었다. “빠갈로레아가 아니라 바칼로레아”라고 단어를 정정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치인을 욕할 게 아니라 국민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막장드라마’ 시청률보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게 말이 되냐.”는 얘기도 나오며 열띤 논쟁이 오갔다. 간사 역할인 김민석(34)씨는 인터넷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한다고 했다.김씨는 “예전에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질문을 하다가 고소를 당한 논객이 있다고 들었다.”며 “명예훼손 등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13기 최연소 시민논객인 윤송이(25 여)씨는 “막내로서 여러 인생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며 “말하기보다는 듣는다는 자세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50분여 전 화장을 고치고 치열하고 치밀한 과정을 통해 질문들이 다듬어지고 패널들을 겨냥한 ‘외통수’ 질문들이 준비됐다.방송 전 각자 나름대로 준비한 ‘비장의 무기’들을 갈고 닦지만,정작 누가 언제 질문을 할지는 알 수 없다.기본적으로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생방송 토론의 흐름에 맞춰 시시각각 질문의 내용이 변하기 때문이다. “리허설 시작합니다.”라는 제작진의 말에 출연자 대기실에 있던 시민논객들이 스튜디오를 향해 걸어나갔다.일반 방청객 좌석과 함께 마련된 자리에는 시민논객 자리를 알리는 ‘팻말’과 ‘질문용 팻말’이 준비돼있었다.박종국(30)씨는 “시민논객용 자리 중 각자 앉고 싶은 곳에 앉는다.”며 “특별히 자리 쟁탈전이 일어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방송에 나가기 때문에 의상,머리 모양에 신경을 쓰느냐는 질문에 박씨는 “특별히 그렇지 않다.자연스럽게 준비한다.”고 대답했다. 리허설 후 대기실에서 화장을 고치다 ‘딱 걸린’ 한보경(26 여)씨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적인 공간인 만큼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려 하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생방송 ‘100분 토론’ 드디어 시작 방송이 임박한 시간.카메라 리허설 뒤 잠시 자유시간을 가졌던 시민논객들이 자리에 돌아왔다.이미 3개월간 출연한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하진 않았지만,각자 준비한 자료를 훑느라 분주했다.방송 시작전 질문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 위해서다.제작진의 신호에 맞춰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사회로 본 방송이 시작됐다.시민논객도 패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며 방송에 동참했다.자신과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어눌한 대화가 오간다 싶을 땐 사정없이 ‘썩소’를 날리기도 했다. ●1시간20분 뒤에야 시민논객 질문 차례 토론이 한창 열기를 더해갈 무렵,일부 시민논객들이 소리없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제작진이 시민논객 질문 시간임을 알렸기 때문이다.김민석씨는 살포시 팻말을 든 뒤 패널로 출연한 김승대 부산대 교수의 의견을 구했다.이후 김씨는 김 교수에게 적당한 ‘예시’를 들며 몇 차례 공방을 주고받았다.다른 시민논객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와 조곤조곤한 말투로 ‘또다른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방송 끝나도 이어지는 수백분 토론 사회자인 손 교수가 토론을 마무리짓자 스튜디오 안의 카메라 불빛도 꺼졌다.시민논객들도 제작진과 손 교수,진 교수 등에게 인사를 건 넸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하지만 시민논객들의 일과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이날 출연한 8명 모두 근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 4시30분까지 방송 중 있었던 일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나눴다.방송 전보다 더 깊고 의미있는 대화가 이어진다고 했다.   글 /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민논객들 ‘지치지 않는 토론 전사’

    시민논객들 ‘지치지 않는 토론 전사’

    “무슨 일이시죠…혹시 무슨 ‘시민논객’을 고발한다 뭐 이런 거는 아니죠?”  묻는 게 직업인 기자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는 품새가 예사롭지 않다.“제작진에게 사전 허락은 받으신 건가요.어떤 방향으로 취재를 하시는 거죠.” 날카로운 질문을 거듭하는 이들.  왠지 기사에 토씨 하나라도 틀리면 당장 전화해서 따질 것만 같은 사람들.품 속에 ‘논리의 칼날’을 품고 있는 MBC TV ‘100분 토론’의 ‘시민논객’들을 24일 0시 넘어 시작된 방송에 앞서 23일 밤부터 만났다.3개월 정도에 한 번씩 갈리는 시민논객은 현재 13기까지 배출됐다.매주 목요일 밤이면 스튜디오에 나와 금요일 새벽까지 패널들에게 직접 질문을 하는 시민논객의 일정을 따라가봤다. ●저녁은 과자와 김밥으로 때우고  시민논객들은 방송 시작 3~4시간 전에 미리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는다.각자 그날 주제에 맞춰 미리 공부해온 것들을 풀어놓고 생각들을 정리한다.제작진은 과자와 김밥·음료수 등으로 ‘접대’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두 분이 빠졌는데….” 장영은(27 여 취업준비생)씨가 걱정을 한다.13기 총 12명 중 4명이 빠졌는데 각각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에서 가장 많은 목소리를 내며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2명이 불참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13기 최고령인 임유진(39 웨딩플래너)씨가 “그래도 우리에겐 ‘리틀 조갑제’도 있고….워낙 개성이 강한 사람들이 있어 큰 걱정은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시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리틀 조갑제’란 별명이 붙은 강영준(25 대학생)씨는 “정작 얼굴은 (이날 패널로 출연한) 진보논객인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씨를 닮았다.”며 “꼭 진 교수와 사진을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방송 3시간30분여 전 ‘200분 토론’ 시작  적당히 배를 채우고,입을 푼 시민논객들은 곧이어 각자 준비한 자료를 꺼내며 분위기를 진지하게 바꿨다.아는 만큼 보인다고 사전토론을 통해 질문거리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다.이어 3시간(200분) 정도 난상토론이 이뤄졌다.실제 방송에서 펼쳐지는 패널 토론을 방불케 할 만큼 치열했다.  이날의 토론 주제는 ‘미네르바 무죄 방면으로 돌아본 표현의 자유’  시민논객들은 “2005년 자료에 따르면 검찰이 기소해서 무죄 나올 확률은 XX%” 등 수치까지 조사한 치밀함이 눈에 띄었다. “빠갈로레아가 아니라 바칼로레아”라고 단어를 정정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정치인을 욕할 게 아니라 국민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막장드라마’ 시청률보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게 말이 되냐.”는 얘기도 나오며 열띤 논쟁이 오갔다.  간사 역할인 김민석(34 대학원생)씨는 인터넷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한다고 했다.김씨는 “예전에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질문을 하다가 고소를 당한 논객이 있다고 들었다.”며 “명예훼손 등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13기 최연소 시민논객인 윤송이(25 여 대학생)씨는 “막내로서 여러 인생 선배들의 얘기를 듣고 토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며 “말하기보다는 듣는다는 자세로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 50분여 전 화장을 고치고  치열하고 치밀한 과정을 통해 질문들이 다듬어지고 패널들을 겨냥한 ‘외통수’ 질문들이 준비됐다.방송 전 각자 나름대로 준비한 ‘비장의 무기’들을 갈고 닦지만,정작 누가 언제 질문을 할지는 알 수 없다.기본적으로 준비한 자료를 토대로 생방송 토론의 흐름에 맞춰 시시각각 질문의 내용이 변하기 때문이다.  “리허설 시작합니다.”라는 제작진의 말에 출연자 대기실에 있던 시민논객들이 스튜디오를 향해 걸어나갔다.일반 방청객 좌석과 함께 마련된 자리에는 시민논객 자리를 알리는 ‘팻말’과 ‘질문용 팻말’이 준비돼있었다.박종국(30 대학원생)씨는 “시민논객용 자리 중 각자 앉고 싶은 곳에 앉는다.”며 “특별히 자리 쟁탈전이 일어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방송에 나가기 때문에 의상,머리 모양에 신경을 쓰느냐는 질문에 박씨는 “특별히 그렇지 않다.자연스럽게 준비한다.”고 대답했다.  리허설 후 대기실에서 화장을 고치다 ‘딱 걸린’ 한보경(26 여 대학원생)씨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적인 공간인 만큼 최소한의 예의는 지키려 하지만 특별히 신경 쓰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생방송 ‘100분 토론’ 드디어 시작  방송이 임박한 시간.카메라 리허설 뒤 잠시 자유시간을 가졌던 시민논객들이 자리에 돌아왔다.이미 3개월간 출연한 ‘베테랑’들이기 때문에 특별히 긴장하진 않았지만,각자 준비한 자료를 훑느라 분주했다.방송 시작전 질문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 위해서다.제작진의 신호에 맞춰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의 사회로 본 방송이 시작됐다.시민논객도 패널들의 발언에 귀를 기울이며 방송에 동참했다.자신과 생각이 일치하는 부분에선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어눌한 대화가 오간다 싶을 땐 사정없이 ‘썩소’를 날리기도 했다. ●1시간20분 뒤에야 시민논객 질문 차례  토론이 한창 열기를 더해갈 무렵,일부 시민논객들이 소리없이 분주해지기 시작했다.제작진이 시민논객 질문 시간임을 알렸기 때문이다.김민석씨는 살포시 팻말을 든 뒤 패널로 출연한 김승대 부산대 교수의 의견을 구했다.이후 김씨는 김 교수에게 적당한 ‘예시’를 들며 몇 차례 공방을 주고받았다.다른 시민논객은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와 조곤조곤한 말투로 ‘또다른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방송 끝나도 이어지는 수백분 토론  사회자인 손 교수가 토론을 마무리짓자 스튜디오 안의 카메라 불빛도 꺼졌다.시민논객들도 제작진과 손 교수,진 교수 등에게 인사를 건넸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하지만 시민논객들의 일과가 끝난 것은 아니라고 했다.이날 출연한 8명 모두 근처 호프집으로 자리를 옮겨 새벽 4시30분까지 방송 중 있었던 일들과 세상 돌아가는 얘기들을 나눴다.방송 전보다 더 깊고 의미있는 대화가 이어진다고 했다.   글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사진·영상 인터넷서울신문 김상인VJ bowwow@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 연극·뮤지컬 ●레인맨 24일~8월2일 SM아트홀. 자폐증 형과 까칠한 동생의 형제애를 그린 더스틴 호프만, 톰 크루즈 주연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임원희, 이종혁 출연. 3만~4만원. (02)2051-3307. ●경성에 딴스홀을 허하라 5월24일까지 아리랑소극장.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금지한 댄스홀을 되찾으려는 모던보이, 모던 걸들의 이야기. 실제 사건을 토대로 했다. 1만 5000~2만원. (02)2278-5741. ●15분23초 23일까지 LG아트센터. 1992년 공연 하루 전 리허설 진행중 무대가 무너져 20여명의 배우가 다친 실제 사고를 모티브로 한 서울예술단의 댄스뮤지컬. 3만~6만원. (02)2005-0114. ■ 클래식·국악 ●정명화 40년 음악인생의 멋과 혼 22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첼리스트 정명화의 국제무대 데뷔 40주년 기념 음악회. 2만~5만원. (02)518-7343. ●진은숙의 아르스 노바 I & II 21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 서울시향 상임작곡가 진은숙이 선택한 현대음악의 향연. 21일 5000~1만원, 24일 5000~3만원. (02)3700-6300. ●국악관현악 명곡전IV 26일 오후 4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박범훈의 사물놀이 협주곡 ‘신모듬’, 이찬해의 한국드럼을 위한 협주곡 ‘어머니의 굴곡’ 연주. 2만~5만원. (02)2280-4115~6. ●화음 프로젝트와 클림트의 만남 5월13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클림트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 음악 등 연주. 3만원(전시관람료 포함). (02)780-5054. ■ 전시 ●월전미술상 수상작가 초대전 29일까지 이천시립월전미술관. 제 1회 수상자인 오용길을 필두로 김보희, 김대원, 조환, 이왈종, 조춘자 등 수상작가들의 한국화가 전시. 월요일 휴관. (031)637-0033. ●김지명 개인전 22~28일 인사아트센터. 컬러 아크릴릭 판을 이용해 높낮이가 서로 다른 수백 개의 자그마한 박스를 조합한 작품 20점. 색깔들의 조화에 주의할 것. (02)736-1020. ●김계완 개인전 30일까지 필립강갤러리. 독일 쾰른에서 열린 아프페어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로, 베토벤 인물상을 쿠킹호일로 감아싼 뒤 구겨진 표면에 나타난 빛의 반사를 극사실주의로 그린 베토벤 시리즈 11점. (02)517-9014. ■ 대중음악 ●색소폰 연주가 조슈아 레드맨 콘서트 26일 오후 7시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재즈그룹 포플레이 내한공연 26일 오후 7시 경기도 문화의전당 대공연장. 2만~6만원. (031)230-3440. ●윤수일 밴드 전국 투어 25일 오후 7시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 5만 5000~9만 9000원. 1588-9053. ●이승환 오리지널 콘서트 25일 오후 6시 고양 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 7만 7000~9만 9000원. 1566-1369.
  • “부자 꿈꾸는 서민의 소박한 일상 대변”

    “부자 꿈꾸는 서민의 소박한 일상 대변”

    배우 최종원(59)은 젊다. 얼굴엔 세월의 흔적이 뚜렷하지만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에너지만큼은 이팔청춘도 맥을 못 출 정도다. 지난해 여름, 한 방송사의 요청으로 아프리카 말리에서 보름간 “죽을 고생”을 하며 강행군 촬영을 한 것만 봐도 그의 도전 정신을 짐작할 수 있다. 다녀와선 말리 여행기도 펴냈다. 그가 쓴 세번째 책이다. ●아프리카 말리 여행기도 펴내 맡고 있는 직책도 여러개다. 공동모금회 홍보위원, 한국워킹협회 상임이사, 2010년 강원 동계올림픽 조직위원, 광주영화제 집행위원장 등 분야도 다양하다. 배우가 연기만 해선 안 되고 사회에 늘 관심을 갖고, 발언을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국연극배우협회 회장,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등을 지내며 연극의 사회적 역할과 연극인의 복지 향상에도 힘을 쏟았다. 2011년 개관을 목표로 강원 정선군 폐광에 소극장과 창작스튜디오 등을 갖춘 예술촌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연기, 그중에서도 연극은 언제나 그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올해로 연기 인생 40년을 맞은 그가 ‘기막힌 사내들’(17일~6월14일 원더스페이스)로 7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것도 초심을 잊지 말자는 생각에서다. 1970년 연극 ‘콜렉터’로 데뷔한 그는 지금까지 120여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야 항상 있었죠. 그렇지만 언제가부터 대학로 연극이 상업화에 휩쓸리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닌데’ 싶었습니다.”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작품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신인 연극배우도 무대를 영화와 TV 진출을 위한 간이역 정도로 여기는 세태에 실망이 컸다는 것. 내키는 작품이 없어 계속 거절하다 보니 2002년 마당놀이 이후 세월이 훌쩍 흘렀다. ●“대학로 연극 상업화에 실망” ‘기막힌 사내들’(데이비드 마멧 작, 구태환 연출)은 17년 전 초연 때 그가 출연한 작품인 데다 소시민의 삶을 진정성있게 그린 연극이어서 단번에 출연 제의를 받아들였다. ‘아메리칸 버펄로’가 원제로, 미국 시카고의 한 고물상에서 비싼 값에 팔린 동전 때문에 벌어지는 세 남자의 갈등을 그린 블랙코미디다. 1975년 미국에서 초연돼 뉴욕 드라마비평가상 최우수상을 받았고, 1996년 더스틴 호프먼 주연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기막힌 사내들’이란 한국 공연 제목은 그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부자가 되는 꿈에 부풀었다가 한순간 허망한 꿈이었음을 깨닫는 주인공의 심정이 지금 우리 시대 소시민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좀더 나은 삶을 원하는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어루만지는 가슴 따뜻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현실을 얘기하는 게 예술가의 임무”라는 그는 이번 공연을 계기로 좀더 자주 무대에 서겠다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관가 포커스] 허용석 관세청장의 격식파괴 리더십

    관세청 직원들이 청장의 리더십에 빨려들고 있다. 허용석 관세청장은 근무 시간외 격의없이 직원들과 어울리며 취미활동을 공유하고 있다. 마음의 벽을 허무는 이른바 ‘소통’을 실천하고 있다. 평소 기관장을 대면하기 어려운 하위직 공무원들에겐 또 다른 리더십으로 받아들여져 그 느낌이 새로울 수밖에 없다. 허 청장은 10일 관세국경관리연수원에서 임용 100일 된 새내기 공무원(9급) 79명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신규 직원들에게 조직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그는 130년의 관세업무 역사를 소개한 뒤 세계 일등세관 구현을 위한 노력과 자신감을 주문했다. 8일에는 대전청사에서 열린 배드민턴 동호회 월례경기에 선수로 참가했다. 이날 허 청장은 인천세관에서 전국 세관장회의를 주재한 뒤여서 취소할수도 있었지만 약속을 끝까지 지켰다. 초보자임에도 허 청장은 직원들과 어울려 3경기나 소화했다. 지난 4일에는 강원권 세관 직원들과 설악산에 올랐다. 현장을 방문하면 지역 근무자들과 반드시 주변 산을 오른다. 등산은 정오쯤 마무리된다. 오후 시간은 가족들과 함께 하라는 취지다. 영화를 좋아하는 허 청장은 동호회원, 일반 직원들과 함께 영화관도 자주 찾는다. 관람 후 호프타임은 각자가 영화평론가가 된다. 허 청장은 되도록 말을 아끼며 자연스런 분위기를 이끌어간다. 배드민턴 동호회 심모(40·여)씨는 “기관장과 요즘처럼 터놓고 이야기를 나눈적은 없었다.”면서 “땀을 흘리며 성심껏 호흡을 맞추는 모습에 존경심마저 생겼다.”고 말했다. 정호창 관세청 공무원직장협의회장은 “1년여동안 한결같은 모습에 신뢰가 높아졌다.”면서 “순회·순시 등 형식적인 행사가 아닌 마음을 나누는 소통의 자리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주노동자의 방송 MWTV

    이주노동자의 방송 MWTV

    “쉽지 않은 길이었죠. 4년 동안 방송했다는 것도 기적이에요. 이주노동자들이 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게 노력하고 싶어요. 우리는 이주민들의 희망을 제작하는 방송국입니다.”(소모뚜 MWTV 공동대표) 맨주먹으로 시작했다. 이주 노동자의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한국 사회와 서로 잘 이해하고 소통하기 위해 이주 노동자가 직접 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작지만 절실한 출발점이었다. 차별 없는 세상을 목표로 이주노동자와 한국 사람 몇몇이 의기투합했다. 카메라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프로그램을 어떻게 만드는지도 몰랐지만 차근차근 배웠다. 퍼블릭액세스 전문채널인 시민방송 RTV(스카이라이프 531번)의 도움을 받았다. 그곳 사무실 귀퉁이에 책상 하나 달랑 놓고 방글라데시 출신 마붑 1명을 상근자로 뒀다.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은 그렇게 2005년 4월부터 시사프로그램 ‘이주노동자 세상’을 RTV를 통해 매달 한 차례씩 꺼내놓으며 시작했다. 이주민 사회의 반향이 컸다. 뉴스도 해달라는 요청이 봇물을 이뤘다. 그랬다.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이주노동자에게 알리는 일도 중요했다. 의사소통이 가장 큰 문제였다. 그래서 2005년 8월부터 ‘다국어 이주노동자 뉴스’를 격주 단위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5개 국어로, 지금은 10개 국어다. 집회, 세미나, 공동체 모임 등 이주노동자가 관련된 일이라면 캠코더를 들고 어디든지 달려갔다. 이주노동자에게 필요한 정보, 공동체 소식, 한국의 정책이나 법과 관련된 이야기, 사건 사고, 고국 소식 등을 담았다. 멀리 떨어져 있어서, 일이 너무 바빠서 직접 가서 볼 수 없었던 일들도 생생하게 전달했기에 더욱 각광받았다. 지난해 겨울부터 MWTV는 힘겨워졌다. RTV에 ‘이주노동자 세상’과 다국어 뉴스를 제공하고 매달 500여만원을 받았으나 정부의 정책 변화로 RTV 사정이 어려워지며 지원이 끊어져 제작비 충당이 어렵게 됐다. ‘이주노동자 세상’은 45회까지 제작하고 잠정 중단했다. 다국어 뉴스는 두 달 정도 멈췄다가 다행히도 아름다운 재단의 지원에 힘입어 지난달 초 방송을 재개했다. 이제 다국어 뉴스는 한 달에 한 번꼴로 제작된다. 지난 2월 말 공동대표로 선출된 소모뚜는 “지금도 어렵지만 예전에도 어려웠던 것은 마찬가지”라며 힘든 상황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현재 상근자는 4명으로 모두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급여를 받으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10개국 언어로 뉴스를 전달하는 앵커들도 모두 ‘무급’ 자원활동가다. MWTV는 지난해부터 둥지를 서울 용산에 있는 연구공간 ‘수유+너머’ 사무실로 옮겨 더부살이를 하고 있다. 보유한 기자재는 백스크린과 앵커가 앉는 책상과 의자, 캠코더, 모니터링을 위한 TV 한 대, 조명 두 개뿐. 건물 복도에 간이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뉴스를 찍은 적도 있다. 무엇보다 어려운 점은 이주노동자들이 취재 및 방송 제작을 위해 낼 수 있는 시간이 빠듯하다는 것. 5년째 소화기 부품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소모뚜는 이주노동자 밴드인 ‘스탑크랙다운’ 활동까지 한다. 고국 버마(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소모뚜는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여러 활동을 하고 싶다.”면서 “몸은 지치지만 마음만은 행복하다. 다른 이주노동자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열악한 상황을 딛고 MWTV가 계속되고 있는 원동력은 다름아닌 이주노동자들이 가진 ‘열정’에 있었던 것이다. RTV가 불안정한 상황이라 앞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한 방송에 주력할 예정이다. 덕분에 속보는 물론, 내용이나 형식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그동안 인권 문제를 공격적으로 많이 다뤘지만, 앞으로는 다문화에 대한 소재도 유쾌한 방식으로 다뤄볼 요량이다. 한국 노동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을 알기 쉽게 영상으로 옮긴 프로그램, 이주민 자녀들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교육프로그램도 생각하고 있다. 전세계 이주노동자의 모습을 알리는 영화제도 계속 꾸려나갈 예정이다. 소모뚜는 “이주노동자들은 일자리를 빼앗기 위해 온 이방인이 아니라, 한국 경제 회복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있는 동반자라는 사실을 한국 사람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면서 “이주노동자도 차별당해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말고 당당하게 일하는 노동자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MWTV는 오는 25일 오후 6시 지하철 1호선 남영역 인근 호프집 슘(Zm)에서 방송 4주년 기념 후원의 밤을 연다. MWTV가 걸어온 길을 소개하며 앞으로 이주노동자 활동이 어떠한 방향으로 가야 할지 한국 사람과 함께 어울려 고민하는 자리다.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의 전통 음식에 스탑크랙다운의 공연도 즐길 수 있다. 후원계좌는 013801-04-015874(국민은행).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부산하기관 법인카드 불법사용 여전

    정부 산하기관 간부들이 접대용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내역을 숨기기 위해 여전히 갖가지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액의 접대비를 일부러 여러 개의 카드로 나눠 결제하거나 서류를 조작해 업무상 카드를 쓴 것처럼 허위신고를 하고 있는 것이다. 6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대한지방행정공제회’의 한 간부는 지난 2007년 7월 연고지인 전북 전주의 한 유흥업소에서 업무 홍보를 위한 접대자리를 갖고 180만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그러나 이 간부는 3일 뒤 다시 이 유흥업소를 찾아 결제를 취소한 뒤 이사장과 자신의 법인카드로 30만~40만원씩 5차례로 나눠 분할 결제했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한 간부는 호텔 유흥주점이나 호프집 등에서 술을 마신 뒤 자신의 업무 추진비로 결제하고 ‘임원 간담회’ 등의 명목으로 썼다고 허위신고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이 간부가 부적절하게 사용한 업무추진비는 1000만원이 넘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은 지난 2006년 8월부터 2년 동안 모두 92차례에 걸쳐 50만원 이상을 결제했지만 접대 대상을 공개하지 않아 지적을 받았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거장의 손에 재탄생한 파우스트

    거장의 손에 재탄생한 파우스트

    이번엔 ‘파우스트’다. 2000년 ‘햄릿’을 시작으로 ‘오셀로’(2002년) ‘맥베스’(2006년)등 일련의 셰익스피어 비극으로 한국 팬을 사로잡았던 리투아니아의 거장 연출가 에이문타스 네크로슈스가 괴테의 역작을 들고 3년 만에 내한한다. 새달 3~5일 LG아트센터에서 선보이는 ‘파우스트’는 4시간짜리 대작이다. 두 차례 휴식시간을 뺀 공연 시간만 3시간10분. 괴테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파우스트’는 인간의 인식 한계를 뛰어넘어 신의 경지에 도달하고자 악마와 거래하는 노학자 파우스트를 통해 진리와 사랑, 욕망의 늪에서 방황하는 인간의 본성을 집요하게 파헤친 불멸의 고전이다. 하지만 희곡이 워낙 방대하고, 해석이 까다로운 탓에 좀체 무대에서 만나기 힘든 작품이다. 불, 흙, 돌과 같은 자연 물질을 이용해 강렬한 이미지와 긴장감을 만들어내는 네크로슈스의 독창적인 연출기법은 이번 공연에서도 여지없이 발휘된다. 무대 한가운데서 제자리를 맴도는 쟁기는 인간 욕망의 부질없음을 은유하고, 거대한 흰색 뼈다귀와 뇌처럼 주름잡힌 밧줄은 육신의 한계를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눈을 감고 종종걸음으로 앞을 더듬는 파우스트와 자유분방하고 확신에 찬 듯한 아름다운 처녀 마르가레테의 시각적 대비는 괴테의 철학적 사유를 단순명료하면서도 설득력있게 전달한다. 네크로슈스는 유럽의 변방 리투아니아를 단숨에 주목받게 만든 연출가다. 셰익스피어와 체호프 작품에 대한 탁월한 해석으로 유명하다. ‘파우스트’는 2006년 이탈리아에서 초연됐다. 내한 공연은 리투아니아어로 진행되고, 한글 자막이 제공된다. 4만~8만원. (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강호순 사건 그후 두달… 경기 서남부는 지금

    강호순 사건 그후 두달… 경기 서남부는 지금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잡힌 지 두 달이 지났지만 경기 서남부 일대는 아직 ‘동토(冬土)의 땅’이었다. 29일 이곳에서 만난 주민들은 ‘살인자의 마을’에 산다는 오명 속에 여전히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서로 발길조차 뜸한 채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었다. 강씨가 범행을 저지른 장소엔 안전한 치안대책 대신 ‘살인의 추억’만이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었다. ●‘살인자 마을’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강씨가 두 아들과 함께 살았던 경기 안산시 팔곡1동 빌라촌의 A연립 현관문 앞에는 지난해 12월부터 밀린 전기세 고지서가 쌓여 있었다. 문에는 세 달치 요금(10만 1470원)이 밀려 전기를 끊겠다는 고지서가 붙어 있었다. 이웃 주민 송모(71)씨는 “강씨 가족이 보름 전 이사를 갔다.”면서 ”할머니가 와서 짐을 싸서 두 손자를 데리고 나갔다.”고 전했다. 인근 부동산업체들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뒤 동네를 떠나려는 사람들은 늘었지만 새로 이사 오겠다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C부동산 대표 김모(43)씨는 “이 동네에서 최근 두 달 동안 집을 내놓은 사람만 10명이 넘는다.”면서 “시세보다 10~20% 싸게 내놔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매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강씨가 자주 들렀다는 B슈퍼는 아예 이름을 바꿔 간판까지 새로 달았다. 50대 여주인은 ‘강호순’이라는 이름을 꺼내자마자 밀어내다시피 하며 기자를 내쫓았다. 외지인을 경계하는 눈초리가 역력했다. 이 마을에서 20년 동안 살았다는 유모(69·여)씨는 “하루아침에 ‘살인자 마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다.”며 억울해했다. 지난해 여름 수리산 입구에서 꿀과 참외를 팔던 강씨를 만난 적이 있다는 D호프집 사장 이모(44·여)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새벽 한두 시까지 영업을 했지만 요새는 밤 11시만 되면 있던 손님도 내보내고 문을 닫는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넘게 형제처럼 지내던 사람들끼리 어쩌다 이렇게 불신하며 지내는지….”라며 말꼬리를 흐렸다. 여섯살·네살배기 딸 둘을 키우는 정모(29·여)씨는 “사건 이후 순찰차가 부쩍 늘기는 했지만 빌라촌 안으로까지 들어오진 않는다.”며 불안해했다. ●더디기만 한 치안 대책 지난해 11월9일 강씨가 여섯 번째 희생자 김모(48)씨를 에쿠스 승용차에 태웠던 수원시 당수동 버스정류장 옆에는 방범초소가 세워져 있었다. 그러나 텅 비어 있던 초소에 오후 4시쯤 경찰관 2명이 왔지만 일지를 작성한 지 3분도 안돼 자리를 떴다. 인근에 사는 이모(40·여)씨는 “버스가 15분마다 한 대씩 온다고 하지만 실제 배차간격은 훨씬 오래 걸린다. 버스를 놓치면 40분까지 기다릴 때도 있다.”며 손사래를 쳤다. 군포시 대야미동 보건소 앞 버스정류장도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지난해 12월19일 강씨가 에쿠스 차량을 이용해 마지막 희생자 안모(21)씨를 태웠던 곳이다. 정류장 표지판만 세워져 있을 뿐 비상전화나 폐쇄회로(CC) TV가 설치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군포시청 관계자는 “현재 93개의 방범 CCTV를 설치할 계획으로 시의회가 추경예산 편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안산·군포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신분증 빌려주세요”

    “91년생 신입생은 성인 친구의 학생증이나 신분증을 빌려 오세요.” 신입생 환영회 시즌인 서울시내 대학가 주변에 나붙은 벽보 내용이다. 법무부가 성년 연령을 현행 만 20세에서 선거법상의 선거권자와 청소년보호법의 청소년 연령에 맞춰 만 19세로 낮추기로 한 가운데 현행 법상 청소년인 91년생 대학 새내기들의 현행 법 저촉 탈피작전이 이채롭다. 2001년 개정된 현행 청소년보호법은 청소년을 ‘만 19세 미만의 자로, 만 19세에 도달하는 해의 1월1일을 맞이한 자는 제외’로 규정한다. 이 때문에 91년생들은 모두 2010년 1월1일 0시가 돼야 청소년 신분에서 벗어날 수 있다. 때문에 91년생인 대학 신입생들은 올해 일반 식당을 제외한 술을 판매하는 호프집 등엔 출입할 수가 없다. 서울 Y대에 입학한 91년생 새내기는 “동아리 오리엔테이션에서도 쫓겨났다.”면서 “대학생은 성인이라고 생각했는데, 1년 동안 왜 이런 차별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다 보니 신입생·동아리 환영회가 잦은 이맘때 대학가에선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학교 단과대나 동아리 게시판엔 “오늘 저녁에 신입생 환영회 있습니다. 91년생들은 학생증이나 신분증 빌려 오세요.”라는 벽보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91년 입학생들은 신분증이나 학생증을 빌려 사용하고 학생회나 동아리 등은 이를 조장하는 ‘불법’ 사례도 빈번하다. K대 학생회의 한 관계자는 “단속이 심한 학교 앞에서는 업소 관계자들이 열심히 검사하지만 사람 수가 많으면 얼굴을 제대로 살피지 않는 편”이라면서 “학교에서 좀 떨어진 업소에 가면 단속이 뜸해 그쪽으로 많이 간다.”고 전했다. S대 학생회 관계자도 “불법이라기보다는 애교에 가까운 것 아니냐.”면서 “술집에서도 어쩌다 한 명 정도는 그냥 봐준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성년의 기준을 통일하는 민법 개정작업이 완료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민법상 성인은 만 20세 이상이지만 선거법은 만 19세 이상이다. 박건형 박성국기자 kitsch@seoul.co.kr
  • 과학, 연극을 만나다

    과학, 연극을 만나다

    국내에 과학연극이 처음 소개된 건 2002년이다. 세계적인 유기화학자 칼 제라시와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알드 호프만이 공동집필한 희곡을 김광보 연출가가 무대에 올린 ‘산소’가 그 시작이다. 과학이론과 과학자를 다루는 만큼 ‘그들만의 언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막이 오른 뒤 깨끗이 사라졌다. 학계는 물론이고 일반 관객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모든 연극은 결국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것이란 당연한 사실을 새삼 확인시켜 준 것이다. 이후 ‘코펜하겐’, ‘과학하는 마음3-발칸 동물원’ 등 과학연극들이 간간이 소개됐다. 두산아트센터의 ‘과학연극 시리즈’는 그동안 소개된 해외 과학연극 세 편과 국내 창작 초연작 한 편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흥미로운 기회다. 첫 주자인 ‘과학하는 마음3-발칸동물원 편’(연출 성기웅·24일~4월12일)은 일본 극작가 히라타 오리자의 ‘과학하는 마음’ 3부작 시리즈의 완결편이다. 2010년 생명과학 실험실을 배경으로 젊은 과학도들의 일상과 대화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뇌 연구와 영장류 연구, 생명윤리의 문제 등 현대과학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룬다. ‘산소’(김광보 연출·4월21일~5월10일)는 노벨상이 제정된 1901년 이전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한다면 누가 그 주인공이 됐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2001년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는 노벨상 제정 100주년을 맞아 이른바 ‘거꾸로 노벨상’ 계획을 세우고 산소의 발견과 관련된 과학자 세 명을 후보로 놓고 열띤 논쟁을 벌인다. 영국 극작가 마이클 프레인의 ‘코펜하겐’(연출 윤우영·5월19일~6월7일)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폭탄을 만들었던 핵물리학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과학원리와 과학자들의 인간적인 고뇌를 보여준다. 불확정성 원리로 유명한 독일 과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덴마크 물리학자 닐 보어를 중심으로 극이 진행된다. 극작가 배삼식의 ‘하얀 앵두’(김동현 연출·6월16일~7월5일)는 지질학, 원예학을 바탕으로 삶의 원형성과 시간의 순환성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71세 노시인 멈춤없는 열정 보여주다

    ‘그래, 젊음 뒤로 늙음이 오지 않고/ 밝은 낙엽들이 왔다.…늙음을 제대로 맞으려면/ 제대로 착지법을 익혔어야.’(‘밝은 낙엽’) 71세의 황동규가 ‘꽃의 고요’ 이후 3년 만에 신작 시집 ‘겨울밤 0시 5분’(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열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여전히 젊다. 시어(詩語)만 젊은 게 아니라 실제 삶도 젊다. 어느 겨울날 ‘사흘간 내리 마셔댄 줄 술’로 밤새 고생하다가 젊은 시절처럼 ‘다시 한 번’, ‘오른 주먹 불끈 쥐고’ 헛된 금주의 맹세를 남길 줄 안다.(‘다시 한 번’) 시에 대한 멈춤 없는 청년의 열정, 의지가 시편들 곳곳에서 포착된다. 한 걸음 떨어져 일상을 들여다보며 애정을, 연민을, 희망을 남긴다. 하지만 아무리 ‘사당동패’들과 어울려 10년 단골 지하호프 피카소나 남원집, 봉화집을 다녀도, 다도해로, 통영으로, 중국으로 쏘다녀도 감추지 못할 부분은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등단 50년을 넘어선 시인의 삶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농익은 관조, 번뜩거리는 실존적 성찰은 하릴없이 드러난다. 자신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글은 시편마다 절로 배어 있다. ‘밤꽃 냄새’에서는 ‘아직 뭔가 더 베낄 일이 있다고 이렇게 폐허에서/ 두리번대며 사람 숨 쉬던 자취 찾아다니는 일/ 흉물스럽지 않은가?’라고 자신을 객관화하더니 시인은 한적한 임실 시골길을 운전하며 들꽃에 한눈팔다 ‘길 한가운데로 당당히 걸어오는,/ 손끝이 거의 땅에 닿도록 허리 굽었으나/ 조금도 두리번대지 않던 노인’을 치일 뻔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그 노인은 ‘그가 차 바로 앞에서 걸음 멈추고/ 나를 향해 천천히 수직으로 허리를 들’며 그윽히 시선을 내려보낸다. 깊고 길고 오래된 것의 힘이다. 황동규가 경험한 빛나는, 또 다른 자아와 만남의 순간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정끝별은 “그의 시는 다양한 경험과 추억력(기억에 상상력이 가미된 회상)을 근간으로 하는 시공간적인 연장 혹은 연속의 논리 속에서 서술은 유연하게 흐른다.”고 설명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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