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호통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 하늘
    2026-04-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53
  • ‘냉전 집착증’ 적나라하게 드러난 케네디

    존 F 케네디(1917~1963년) 전 미국 대통령은 우주 경쟁은 물론 하키 경기까지 러시아를 이기지 않고는 못 배기는 ‘냉전 집착증’을 보였다. 자신의 성공은 가문의 이름에 빚진 것이라며 돈의 역할을 과소평가하기도 했다. 이런 케네디의 맨얼굴이 그가 재임 시절 최측근들도 모르게 백악관 집무실에 설치해 놓은 녹음기에 담긴 260시간 분량의 대화와 전화 통화, 구술 기록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가운데 주요 내용이 존 F 케네디도서관재단이 25일 펴낼 책 ‘존 F 케네디의 백악관 비밀 녹음을 엿듣다’로 공개된다. 1962년 케네디는 제임스 웹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과의 회의에서 인간의 달 착륙이 자신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밀어붙였다. 웹 국장이 “우주 환경을 이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득하자 대통령은 결국 직설적인 속내를 드러냈다. “나는 러시아를 때려눕히는 데만 관심 있지, 우주 따위엔 관심이 없다고!” 냉전에 대한 그의 집착은 러시아와의 하키 경기에까지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1963년 3월 미국 남자 하키팀이 스웨덴에 17대2로 패하자 그는 국가대표 하키 선수였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빌어먹을, 우리가 대체 누굴 (경기에) 보낸 거야? 여자애들?”이라며 불평했다. 화가 나면 욕으로 시작해 욕으로 끝나는 전화통화도 서슴지 않았다. 같은 해 케네디 전 대통령은 군 측근들이 영부인 재클린 여사가 산기를 느낄 때에 대비해 케이프코드 공군기지 내 군 병원에 침실을 만들고 5000달러(약 558만원)짜리 가구를 사들였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국민들에게 반감을 살 뿐 아니라 의회에서 군 예산이 깎일 것을 우려한 탓이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케네디는 언론 담당에게 전화해 “가구를 취소하고 내 사진을 침대 옆에 걸어 놓은 바보 같은 놈과 책임자들을 알래스카로 전근 보내라.”고 호통쳤다. 이후 공군 참모인 가드프리 맥휴 장군에게 전화를 걸어 기사 속 사진에 등장한 참모에 대해 “멍청한 개자식”이라고 욕설을 퍼부었다. 토머스 퍼트넘 케네디도서관장의 소개대로 “날것 그대로의 역사”인 셈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엄마, 아들 둘, 딸 하나…가족 강도 일망타진

    아르헨티나의 한 지방도시에서 가족강도가 일망타진됐다. 10대 아들과 딸을 데리고 강도행각을 벌인 엄마는 아들이 붙잡히자 뻔뻔하게 경찰서로 달려가 “아들을 풀어달라.”고 항의하다 함께 수갑을 찼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은 아르헨티나의 관광도시 바릴로체에서 최근 발생했다. 엄마, 큰아들(19), 둘째 아들(16), 딸(10)등 가족으로 구성된 강도단이 초콜릿 전문점을 털었다. 가족강도단은 역할을 분담했다. 엄마와 딸, 16세 아들은 정찰병 역할을 했다. 사건 당일 세 사람은 초콜릿을 살 것처럼 상점에 들어가 내부 사정을 살펴봤다. 그리고 상점을 나가는 척하면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행동대원(?) 19살 큰아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아들은 바로 상점으로 들어가 권총을 빼들고 종업원을 위협, 화장실에 가둔 뒤 카운터에 있던 현찰 1500페소(약 35만원)을 훔쳤다. 피해자 신고를 받은 경찰은 바로 출동, 감시카메라에 찍힌 내용을 확인한 뒤 범인들이 도주한 방향을 알아내고 추격에 나섰다. 경찰은 현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범인과 동일한 옷을 입고 있는 청년을 발견했다. 청년은 경찰이 접근하자 총을 빼들고 저항하려다 포기하고 줄행랑을 쳤지만 체포됐다. 경찰이 청년을 조사하고 있을 때 한 여자가 “무고한 시민을 왜 잡아갔냐?”고 호통을 치며 문울 박차고 경찰서로 들어섰다. 그러나 당당하게 경찰에 따지던 여자도 결국 수갑을 찼다. 핏발을 세우며 고함을 치던 여자는 비디오에 등장하는 가족강도단의 우두머리인 엄마였다. 경찰은 “가족이 상점에 들어가 경계심을 풀게 한 뒤 바로 권총강도행각을 벌였다.”면서 “단순하지만 지능적인 범죄였다.”고 말했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열린세상] 세종대왕이 지금 다시 온다면/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세종대왕이 지금 다시 온다면/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머지않아 다음 달이 되면 언론 매체들은 앞다투어 한글 찬양 기사를 쏟아낼 것이다. “영어, 프랑스어와는 달리 한글은 쉽게 배울 수 있는 독특한 언어다. 한글 읽기를 깨치는 데는 하루면 족하다. 한글은 매우 과학적이며 의사소통에 편리한 문자다.” 마치 도돌이표를 붙이기라도 한 듯 해마다 반복되는 말이다. 물론 한글은 과학적으로 대단히 우수하다. 해외의 저명 언어학자들도 한글의 과학성에 토를 달지 않는다. 하지만 한글이 다른 문자보다 과학적이고 편리하다는 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글은 일본의 ‘가나’(假名)보다 600년, 영어의 원형인 로마 글자(알파벳)보다 무려 2000년 뒤에 ‘발명’된 최신형 글자이기 때문이다. 신형 컴퓨터가 구형 컴퓨터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은 ‘당연한’ 일 아닌가? 당연한 일을 찬양하는 건 공허하고 진부하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과학성 예찬이 식상하지 않은가? 그런데 ‘과학성’이 뛰어나면 ‘경쟁력’도 우수한 걸까? 일본 교토산업대의 마스카와 도시히데 교수는 “영어를 못해 물리학을 택했다.”고 농담할 만큼 영어와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았다. 대학원 시험 때 지도교수가 그의 외국어 시험을 면제해줄 정도였고 평생 외국도 못 나가 여권도 없었다. 하지만 일본어밖에 할 줄 몰랐던 그는 2008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일본어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학문적 성취가 가능했음을 뜻한다. 과연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가능할까? 한글만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의 지적 성취가 가능할까? 물론 불가능하다. 그 이유는 단 하나, 한글의 콘텐츠가 턱없이 부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스카와 교수가 입증했듯이 일본어로는 그것이 가능하다. 1980년대 VTR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의 베타(β) 방식이 풍부한 콘텐츠의 VHS 방식에 밀려 도태된 역사적 사실이 떠오른다. 시인 김수영(1921~1968)은 1930년 이후 태어난 신세대 문학청년들을 ‘뿌리 없이 자라난 사람들’이라고 혹평하곤 했다. 일본어를 읽을 줄 모르는 까닭에 세계문학의 흐름에서 차단된 그들에게 가장 결핍된 것은 ‘지성’이라는 것이다. 그는 산더미같이 밀린 외국 고전을 우리말로 번역해 한글 콘텐츠를 일본어 못지않게 늘리는 일이야말로 국운(國運)에 관계되는 문제라고 질타했다. 그렇다, 김수영의 시대로부터 50년이 흐른 지금도 문제는 결국 ‘번역’이다. 뛰어난 과학성에도 불구하고 한글의 콘텐츠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시원스럽게 뚫린 8차선 고속도로에 어쩌다 한 대씩 자동차가 달리는 을씨년스러운 풍경, 그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세종이 만든 최고 성능의 도로(한글)에, 우리는 수많은 자동차(콘텐츠)를 채워 전 세계를 누비고 다녀야 했다. 우리는 조상(세종) 자랑, 과학성 타령에 바쁜 나머지 이 시대에 마땅히 할 일을 하지 못한 게으르고 못난 후손이 아닐까? 최신형 고성능 DSLR 카메라(한글)를 들고 거들먹거리면서 근사한 사진 한 장 찍을 줄 모르는 풋내기 사진사가 바로 우리의 모습이다. 이에 비해 일본은 낡아빠진 필름카메라(가나)로 멋진 작품을 뽑아내는 노련한 사진가의 모습이다. ‘번역 왕국’ 일본의 현주소다. 우리에게 당장 시급한 과제는 정부 주도의 번역 사업을 통해 한글 콘텐츠를 대대적으로 확충하는 일이다. 한시바삐 정부 내에 ‘번역청’을 설립해야겠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1868) 직후 정부 내에 ‘번역국’을 따로 두고 단기간에 수만 종의 서양 고전들을 번역했다. 그들이 19세기 말에 번역한 서양 고전 가운데 아직도 우리말로 번역되지 않은 책이 부지기수다. 부끄럽기 그지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만일 세종대왕이 지금 다시 온다면 조상 자랑, 과학성 타령이나 하고 있는 우리의 게으름을 엄히 꾸짖을 것만 같다. 당장 대대적인 번역 사업에 착수하라고 호통칠 것만 같다. 세종이 최고의 문자 한글을 발명했다면, 우리는 그 한글에 최고의 콘텐츠를 채워 후손에게 전달할 책임이 있다. ‘역사의식’이란 바로 이런 것이다. 세종에겐 세종의 할 일이 있었고, 우리에겐 우리의 할 일이 있다. 이걸 못한다면 우리는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못난 조상 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 불륜녀 디스 동영상, 유튜브에 올라 화제

    불륜녀 디스 동영상, 유튜브에 올라 화제

    ”신랑 아니구만!” 영심할머니로 알려진 영심사 임성자 원장이 불륜남을 남편으로 속이고 찾아온 여성에게 호통치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불륜녀 호통치는 할머니’라는 제목의 영상 속에 여성이 ‘불륜녀 디스’로 불리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은 한 여성이 불륜남을 남편으로 속이고 영심할머니에게 물점을 봐달라고 하면서 시작됐다. 영심할머니는 물점을 보던중 여자가 건넨 사진의 주인공이 여자의 남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바로 알아차리고 호통을 친 것. 현재 유튜브(http://youtu.be/7fl7wBw_gDg)에서는 이 내용이 담긴 몰카 동영상이 많은 유저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영상속 영심할머니는 사진속 남자를 불륜의 남자라고 지칭하며 두 남녀의 관계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 7~8년이나 된 사실까지 알아내는 한편 여자에게 남자와의 관계를 끝내야 한다고 조언하기까지 했다. 영심할머니는 강호동이 잠정은퇴를 선언할 당시 그의 조기복귀를 예언하면서 관심을 받았다. 인터넷뉴스팀
  •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공직열전 2012] (26) 보건복지부 (상) 고위직 면면

    사회복지와 국민 건강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보건복지부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서민 복지 지원 확대, 저출산·고령화 대책 및 이를 위한 사회 기반 확충, ‘의료 한류’ 바람을 타고 주목받는 보건의료 산업까지 복지부의 손이 닿아야 할 영역은 갈수록 확장되고 있다. 복지부는 정책 추진이 어렵고 힘든 부처 중 하나다. 당사자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이슈들이 유독 많다. 소비자, 산업계, 이익단체 등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인다. 성장과 분배의 가치 충돌이 정책 갈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회의 요구는 많지만 예산은 한정돼 있다. 그렇다 보니 복지부 공무원에게는 정교한 정책을 만들어 정책 대상자들을 설득하고 중재하는 능력이 한층 더 요구된다. 임채민 장관은 산업자원부 공보관과 산업기술국장, 지식경제부 제1차관 등을 거친 ‘산업통’이다. 지경부 차관과 국무총리실장으로 있으면서 두루 소통을 했던 능력과 경험이 장관 발탁의 배경으로 꼽힌다. 지경부 차관 시절 신성장 동력을 강조했던 임 장관은 최근 보건의료 산업 분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손건익 차관은 정통 복지부 관료 출신이다. ‘사회안전망’ 전문가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등 사회복지 분야의 대표적인 제도들을 만드는 데 앞장섰다. 업무 집중도와 추진력이 강하다. 직원들 일하는 게 마음에 안 들면 호통도 치는 스타일이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을 제정했다. 복지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지원국장, 주미 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등으로 일하면서 국제통상 분야 경험도 쌓았다. 직원들에 대한 포용력이 좋다는 평을 듣는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보건, 보험, 노인 등 주요 분야를 두루 거쳤다. 2005년 중국산 김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다. 최희주 저출산고령사회정책실장은 ‘야전’ 스타일이다. 의약 분업, 약가 인하 등 당사자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부딪히는 ‘뜨거운 감자’들을 두루 다뤘다. 올 초 보육시설 대란이나 신종플루 사태 대책도 그가 세웠다. 가정상비약의 편의점 판매, 포괄수가제 등 논란이 많았던 보건의료계 사안은 이태한 보건의료정책실장이 지휘했다. 정보통신 분야에 관심이 많아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성락 대변인은 복지부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친 식품 분야 전문가다. 식품위생 분야의 교과서인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를 집필하는 등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안도걸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기획예산처 민간투자제도과장 시절 민자사업(BTL) 제도의 기틀을 닦았다. 임종규 건강정책국장은 주로 보건의료 분야를 담당하며 병원, 제약회사 등과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복지부 축구동호회 회장을 맡는 등 직원들과의 친화력이 좋다. 송재찬 장애인정책국장은 보건산업, 보험, 국민연금 등 복지부 내 주요 업무를 거쳤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차분하고 진중하게 일하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설정곤 첨단의료복합단지조성사업단장은 30여년째 복지부에 몸담으며 ‘입양의 날’과 실종아동법 등을 제정했다. 고졸 학력의 9급 서기보로 시작해 국장급에 오른 입지전적 간부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박지원 “檢이 언론플레이” 권 법무 “정식 피의자 신분”

    박지원 “檢이 언론플레이” 권 법무 “정식 피의자 신분”

    검찰이 저축은행 비리 수사와 관련해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전체회의는 검찰 수사에 대한 야당의 성토장이 됐다. 민주당은 박 원내대표에 대해 검찰이 피의 사실을 무차별 공표하며 ‘먼지털이식’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아들 이시형씨, 손위 동서도 검찰로부터 서면조사를 받았다.”며 “검찰은 박 원내대표에 대해 알아볼 게 있다고 하더니 이제는 체포영장을 운운하는데 서면조사를 할 의향이 없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권재진 법무장관은 “박 원내대표가 첫 소환 때는 참고인이었지만 현재는 정식 피의자 신분이 됐다.”고 일축했다. 법사위원인 박 원내대표는 권 장관에게 직접 결백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박 원내대표는 “주요 언론에 계좌추적 내용과 박지원이 1억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올 수 있는지 검찰이 아니면 누가 이야기를 하겠느냐. 왕조시대 검찰이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에게 구명 로비를 한 것으로 알려진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에 대해 “국민의 정부 공보수석 때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마시는 술이 보해와 매취순이라고 알려졌을 때 그분이 제게 감사하다고 말했던 게 전부”라며 “보해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되고 증자에 실패했을 때 제가 야단을 쳤던 기억이 있다.”고 해명했다. 박 원내대표는 “1년 전 광주지검에 구속됐던 임 회장을 검찰이 서울로 불러들여 가족 계좌를 추적하고 매일 정신적 고문을 하며 진술을 받아 냈다.”며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야당 대표에게 이럴 수 없다. 증거가 있으면 기소를 하라.”고 호통을 쳤다. 이날 법사위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후보로 큰 손색이 없다.”는 권 장관의 발언에 대한 사과 여부를 놓고 맞서다 한 차례 정회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의정부지검장 재직 때 고양지청에 전화를 걸어 저축은행 수사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는지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박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 태도와는 너무 다르지 않나.”라고 추궁했다. 여야는 검찰의 박 원내대표 체포영장 청구 방침에 대해 방탄국회 공방도 벌이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확대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대법관 임명동의안 처리를 8월 방탄국회 소집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며 “구태의연한 관습이 남아 있고 책임감이 부족한 면이 있다.”고 화살을 돌렸다. 홍일표 새누리당 원내 대변인은 “박지원 원내대표뿐 아니라 어느 누구의 체포동의안이 와도 다른 고려를 하기 어렵다.”며 “자유투표를 당론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은 검찰이 박 원내대표에 대한 체포영장을 청구하면 다음 달 1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돼 이튿날 표결 처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내곡동 대통령 사저 매입 특검 추진을 위해 8월 임시국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칫 임시국회를 추진할 경우 ‘박지원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뒤집어쓸 수 있어 속앓이가 깊다. 당내 일각에서는 다음 달 국회 소집일을 7월 국회 종료일부터 1주일가량 늦추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불체포 특권이 사라지는 기간에 박 원내대표가 스스로 영장실질심사에 응해 꼬인 정국을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다. 안동환·이범수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한·일정보보호협정 국익·안보차원서 재추진하라/김민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1884년 오늘(7월 7일) 조선과 러시아는 조로(朝露)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전 세계에 걸쳐 러시아 봉쇄정책을 취해온 영국과 조선에 대한 전통적 종주권을 행사해온 청, 그리고 한반도를 통한 대륙 진출의 야심을 보이고 있던 일본의 견제로 러시아는 조선과 통상조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었다. 임오군란 이후 청나라가 조선의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면서 조선정부 내에서는 러시아와의 수교를 통해 청·일본·러시아 간의 세력균형을 유지함으로써 조선의 자주독립을 도모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1884년 7월 7일 조로수호통상조약이 성사됐다. 이후 러시아와의 외교적 관계는 지금까지 한반도 정세의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다. 조로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지 128년이 되는 오늘, 필자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한·일정보보호협정에 대한 문제를 한 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한·일정보보호협정의 필요성 여부는 논외로 하더라도 최소한의 절차적 정당성도 확보하지 못해 국론을 분열시키고 미숙한 외교로 국격을 떨어뜨린 정부의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 우선 이 협정은 국회의 비준 동의 대상인지 여부부터가 불분명하다. 대부분 군사비밀의 보호 및 유출 방지에 관한 절차적 사항을 정하고 있고 새로운 입법 사항이 필요 없는 만큼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는 견해와 우리나라의 안전보장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 아니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보다는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는 등 보다 신중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쳤어야 했다. 그리고 설사 이 협정이 국회 비준 동의의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절차적 하자는 분명히 존재한다. 이 협정 체결안은 차관회의를 생략했고, 국무회의에서도 ‘즉석 안건’으로 올려 통과시켰다. 일본과의 정보보호협정은 그 명분이나 실리를 떠나 국민들의 대일 감정과 역사적 특수성으로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는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기보다는 국민의 눈을 가린 밀실 체결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이러한 정부의 실망스러운 국정운영보다도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일부 세력들이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사실을 확대·과장·왜곡시켜 국론 분열과 반일 감정을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 협정을 자위대 군사동맹, 제2의 을사조약, 매국노 협정 등으로 매도하면서 국민들을 현혹하고 대선을 겨냥한 여론몰이와 정국 흔들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잘못을 따지고 꾸짖는 것과 이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필요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 협정과 같은 정보보호협정은 우리나라가 이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24개 국가 또는 국제기구와 맺고 있으며, 이번 일본과의 협정도 글로벌 안보체제 구축을 위한 세계적 추세에 맞춘 것으로 보여진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의 북동아시아 신호정보 수집, 즉 감청능력은 과히 독보적이다. 1983년 소련의 대한항공(KAL)기 격추사건 때에도 일본은 소련군 조종사의 신원과 교신내용까지도 감청하였던 것으로 알려져 우리를 놀라게 했다. 오늘날 정보의 수집능력은 곧바로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물리적 군사동향뿐만 아니라 국제테러 및 사이버테러 정보, 무기나 마약의 불법거래 정보 등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정보의 종류와 범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 공조 없이 자력만으로 정보를 수집할 경우 핵심 정보의 흠결과 부정확성으로 국가안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정보 선진국들과의 정보 공유는 정보의 오류를 최소화하고 막대한 정보예산을 줄이는 이점이 있다. 이번 한·일정보보호협정 체결과정에 있었던 절차적 하자에 대한 책임론에만 함몰되어 문제의 본질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부터라도 책임 전가와 추궁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익과 안보적 측면에서 한·일정보보호협정의 추진문제를 생산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 [프로야구] 박찬호도 흔든 사직의 ‘마!’

    [프로야구] 박찬호도 흔든 사직의 ‘마!’

    ‘코리안특급’ 박찬호(한화)가 28일 사직구장에 처음 등판해 낯뜨거운 신고식을 치렀다. 이날 사직구장은 롯데의 연승 행진에 신난 부산 팬들이 슈퍼스타를 보겠다는 기대로 떠나갈 듯했다. 경기장을 찾은 2만 6001명은 박찬호에게도 예외없이 한목소리로 “마!”를 외쳤다. 박찬호는 5이닝 동안 3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팀이 2-5로 지는 바람에 입맛만 다셨다. 지난주 LG-두산에 연거푸 위닝시리즈(2승1패)를 가져가며 반짝했던 한화는 롯데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지난해 6월 12일부터 이어 온 사직구장 연패도 ‘11’로 늘었다. 반면 롯데는 거침없는 7연승으로 선두(36승27패3무)를 굳게 지켰다. 시즌 최다에 2010년 10월 양승호 감독 부임 이후 최다 연승이었다. 박찬호가 처음 호통(!)을 들은 건 2회 말이었다. 1사 주자 1루인 상황에 문규현 타석에서 초구 대신 견제구를 던지자 야유가 터진 것. 그러나 박찬호는 문규현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데 이어 전준우까지 땅볼로 잡으며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4회에도 “마!” 소리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1사 1, 2루에서 용덕한과 대결하던 중 1루에 이어 2루에도 견제구를 던졌다가 공이 뒤로 빠지는 바람에 위기를 자초했다. 2루 주자 박종윤은 3루로, 1루 주자 황재균은 2루를 밟아 득점권에 들어왔다. 하지만 관록의 박찬호는 2연속 범타를 유도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그의 발목을 잡은 건 볼넷이었다. 2-1로 앞선 5회 말 1사 후 김주찬에게 볼넷, 손아섭에게 내야 안타, 강민호에게 또 볼넷을 내줘 만루를 허용했다. 박종윤에게 희생플레이를 내줘 동점이 됐다. 조성환을 플라이로 잡아내 추가 실점하지 않았지만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3승 도전은 또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후 기회를 엿보던 롯데는 7회 1사 3루에서 터진 손아섭의 적시타와 강민호의 투런홈런을 묶어 승리를 굳혔다. 삼성은 대구에서 SK를 6-0으로 꺾었다. 선발 장원삼은 5이닝 동안 5피안타 5탈삼진으로 무실점, 시즌 9승(3패)으로 다승 단독 선두로 치고 나섰다. 지난 16일 잠실-두산전 이후 3연승이다. 35승(30패2무)째를 챙긴 삼성은 2위 SK(35승29패1무)에 반 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두산은 목동에서 연장 10회 오재원의 밀어내기 볼넷과 고영민의 적시타를 묶어 넥센에 6-4로 이겼다. KIA는 이적생 조영훈의 만루포 등을 엮어 LG를 13-8로 꺾고 5연승, 6연패에 빠진 LG를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한일정보협정 밀실 통과 파문] 과거 12개 유사 협정처럼 국회 동의는 불필요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관련, 정치권 일각에서는 국회 차원의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조약이 아닌 만큼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할 사안이 아니라고 맞서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국민적으로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국회 동의를 구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헌법 60조는 국회의 체결·비준에 대한 동의권이 필요한 사항으로 ‘상호원조 또는 안전보장에 관한 조약, 중요한 국제조직에 관한 조약, 우호통상항해조약, 주권의 제약에 관한 조약, 강화조약,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28일 브리핑에서 “과거에 체결한 12개의 유사 협정에 대해서도 국회 동의가 필요없다는 의견을 법제처로부터 받았었고 이번 협정에 대해서도 같은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국회 외교통상위원회 관계자도 “이번 협정의 경우 이미 법제처가 국회 동의가 필요없는 사안으로 결론지은 만큼 논란의 소지는 없다.”고 말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한·일 정보보호협정은 과거에 군사력으로 우리를 강점했던 일본과 역사문제, 영토문제, 위안부 문제 등 어느 하나 제대로 해결한 것이 없음에도 중국 포위를 위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우리 정부에 대한 강권 하에 통과된 것”이라면서 “이런 심각한 문제점들이 있었는데도 정부가 이 협정을 비밀리에 국무회의에서 통과시켰다는 것은 이명박 정부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정체성은 과연 무엇인지 국민적 분노를 일으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 수석연구위원은 그러나 “단순히 형식문제로서 이 협정의 국회비준 필요성 여부를 따지자면 이번 협정은 국내법과 동일한 효력의 조약이 아니라 정부 간의 약속인 만큼 기술적으로 국회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이범수기자 chaplin7@seoul.co.kr
  • “춤에 미쳐 살았던 세월 이젠 오래된 연인 졸업해요”

    “춤에 미쳐 살았던 세월 이젠 오래된 연인 졸업해요”

    3년 전 ‘오네긴’ 공연에서 일어난 일이다. 타티아나와 오네긴의 아름다운 파드되(2인무)에서 황혜민이 회전을 하다가 엄재용 의상에 레이스가 엉켰다. 당황한 듯했지만, 금세 실을 풀고 태연하게 춤을 췄다. 7년째 호흡을 맞춘 터라 이런 ‘사고’는 문제도 아니다. 공연 막바지, 연인을 보내며 오열하는 장면에서 황혜민은 눈물과 에너지를 쏟아냈다. 쓰러질듯 아슬한 황혜민을 보듬으면서 객석을 향해 인사하는 엄재용에게서 안쓰러움과 애틋함이 묻어났다. 객석에서 이런 말이 들렸다. “둘이 정말 잘 어울려. 근데 언제 결혼한대?” 이미 무용계에서는 유명한 ‘스타 무용수 커플’이자 ‘오랜 연인’이라 관계자들뿐 아니라 발레 애호가들에게 이들의 결혼은 관심거리였다. 그리고 드디어 ‘날을 잡았다’. 8월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화촉을 밝힌다. “2년 전부터 ‘언제 결혼하느냐.’는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어요. 어떤 선생님은 전화 드릴 때마다 호통을 치시는 거예요. 결혼 소식에 그만큼 많이 축하해 주시더라고요.” 19일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만난 황혜민(34)은 귀엽게 웃으면서 주변 반응을 전했다. 그가 모나코 왕립발레학교를 졸업한 뒤 이 발레단에 입단한 2002년, 프랑스 초청공연에서 엄재용(33)과 파트너가 되고 연인으로 발전했으니 벌써 10년이다. “그동안 서로 춤에 미쳐 살았다.”는 엄재용은 “오래된 연인이 헤어질 수 없는 것은, 그 사람만 보내는 게 아니라 동료이자 친구이자 엄마였던, 모든 것과 헤어지기 때문이라는 글귀를 읽었는데 매우 공감했다.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둘 다 내성적이라 큰 소리를 내면서 싸운 적도 없다고 했다. “큰 힘이 되면서, 일에 있어서는 객관적으로 바라봐 주는 게 오히려 고맙다.”는 황혜민은 “때로는 개그콘서트를 보고 흉내내는 모습이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다.”고 말마다 칭찬 일색이다. 이들이 앞둔 공연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비극인 탓에 황혜민도 “하필, 결혼을 앞두고!”라면서 깔깔댔다. “그래도 많은 버전 중에서도 정말 아름다운 작품이라 이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안무가 활기차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듯 이어져서 관객들도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관전포인트를 묻자 황혜민은 주저없이 남성 솔리스트의 3인무를 꼽는다. 다른 버전에는 없지만, 셰익스피어 소설에서는 핵심 인물인 벤볼리오가 등장해 티볼트, 머큐시오와 역동적이면서 유쾌한 춤을 춘다. “기술적으로도 좋고, 2막에서 장난치면서 칼싸움하는 장면은 남성 무용수들이 실력과 끼를 발산하는 게 굉장히 멋있다.”고 설명했다. 엄재용이 “줄리엣이 이끌어가는 3막이 아름답다.”고 하자 황혜민은 “난 죽을 거 같다.”며 웃었다. 줄리엣이 신부를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약을 받아 비극으로 치닫는 부분이다. 등장인물이 거의 없고 음악도 비장하게 가라앉아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다. 줄리엣의 에너지와 연기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핵심은 역시 갈라공연에 많이 나오는 ‘발코니 파드되’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긴 키스 장면도 볼거리일 듯하다. 무려 16박자 동안 입을 맞대는 장면이다. 다른 무용수들이 “이젠 부부이니 거리낄 것이 없겠다.”면서 부러워한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가장 아름답고 ‘사실적’인 장면이 되지 않을까.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미국에 있던 우리나라 미술품 친정나들이

    중국 것으로 알려졌다가 고려 불화로 밝혀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소장의 ‘아미타불과 지장보살도’를 비롯해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달항아리’ 등 미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 전통 미술품들이 친정 나들이를 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열고 있는 ‘미국, 한국미술을 만나다’는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 등 9개 기관의 86점 전통미술품을 소개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 미술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한 것은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부터다. 미국인들은 고려청자에 관심이 많았다. 1945년 8·15 광복 이후 미군정과 주한 미군 관계자들이 한국 미술품을 폭넓게 수집했다. 특히 1962년 문화재보호법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수집이 쉬웠다고 한다.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에선 이름 있는 수집가의 작품이 전시된다. 1892년 보스턴미술관이 일본 미술품 수집가인 에드워드 모스(1838~1925)로부터 구입한 청자 꽃 새 무늬 매병, 선교사 언더우드 가문이 브루클린박물관에 기증한 청자 연꽃무늬 주자(조선왕실이 언더우드 가문에 기증한 것으로 추정), 세브란스 병원 설립을 후원했던 루이스 세브란스(1838~1913)의 아들인 존 세브란스(1863~1936)가 기증한 클리블랜드미술관의 청자 앵무 무늬 정병 등이 전시된다. 필라델피아미술관 소장 백자 복숭아 모양 연적과 하버드미술관 핸더슨 컬렉션의 바퀴 달린 잔은 6·25전쟁을 전후로 한국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의 소장품이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백자 달항아리는 한국 미술 수집의 활성화를 가져온 에이버리 브런디지(1887~1975)의 기증품이다. 2부는 미국 주요 박물관의 한국 미술품을 한국실 설치연도에 따라 박물관별로 전시했다. 미국의 박물관들은 19세기 후반부터 한국 미술품을 소장했으나, 한국 미술품이 독립된 공간에 전시되기 시작한 것은 1927년 호놀룰루미술관이 처음이다. 대표 유물로는 청자 연꽃 넝쿨무늬 주전자, 목조동자상, 석가설법도가 있다. 브루클린박물관의 유물로는 스튜어트 큘린이 1913년 수집한 인궤(印?)를 비롯해 1980년대 소장된 ‘한익모 초상’과 감모여재도(感慕如在圖) 등이 있다. 이 밖에 로스앤젤레스 카운티미술관이 2000년과 2005년에 각각 구입한 계산목우도(溪山牧牛圖), 샌프란시스코 아시아미술관 소장품 가운데는 통일신라 절정기 양식의 금동불 입상과 청자 주전자가 전시된다. 19세기 말부터 한국 미술품을 수집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전시품으로는 청자 구름 학 무늬 매병과 소상팔경도의 연사모종(煙寺暮鍾), 동정추월(洞庭秋月)로 알려진 ‘산수도’ 등이 있다. 8월 5일까지.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비운의 화가” 이인성 100주년 기념전

    “비운의 화가” 이인성 100주년 기념전

    참 어이없다. 그러니까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대구에서 술에 취해 “감히 나를 못 알아보느냐.”고 호통쳤다는 이유로 한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 그때 나이 38세. 이인성은 그렇게 잊혀졌다. 비운의 화가 이인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울 정동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미술관에서는 8월 26일까지 기념전이 열린다. 이인성은 그림 재주는 있었으나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알음알음으로 그림을 배웠다. 미술계 쪽으로 손 닿을 곳이 없다 보니 그가 목맨 곳은 공식 전람회.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수차례 상을 받았고 당대 최고 권위를 자랑하던 제국미술전람회에도 나가 상을 받았다. 한·일 양국에서 ‘천재화가’ ‘조선의 보물’ ‘화단의 귀재’로 높이 평가받았다. 일본에서 따로 미술 교육을 받을 기회를 얻는가 하면 귀국해서는 정식 미술 연구소를 열 정도였다. 그러나 이게 나중에 족쇄가 됐다. 일제에 협력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인성 재조명에 나선 것은 그의 작품 때문이다. 박수진 학예연구사는 “서양화가 뿌리내리지 못했던 1930~40년대에 여러 서양 화풍을 흡수해 서구도 아니고 일본도 아닌 우리만의 서양 화풍을 만들어 냈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드로잉과 회화 75점에 각종 자료 200여점이 전시된다. (02)2188-600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설] 호화 의원회관 걸맞게 의정 수준도 높여라

    다음 달 5일 개원하는 19대 국회가 집들이를 크게 한다. 의원 사무실용으로 활용되는 제2 의원회관이 오늘 개관한다. 의원 300명과 보좌진 2700명 등 최대 3000명이 상주하지만, 공무원 1만명이 근무하는 서울시 청사와 맞먹는 2213억원이 투입됐다. 집을 크게 지어서 그런지 개원 비용만 18대 국회의 16억원보다 3배 많은 48억원이 들어간다. 의원들이 제 돈을 들였으면 이렇게 큰 집을 지었을까 싶다. 혈세가 들어간 호화 의원회관을 지켜보는 국민의 마음은 씁쓸하다. 제2 의원회관의 개원으로 19대 의원들은 82.64㎡(25평)의 소형 아파트에서 148.76㎡(45평)의 대형 아파트로 옮겨 사는 셈이 됐다. 대형 아파트를 장만함에 따라 의원 집무실은 36.0㎡(10.9평)에서 40.6㎡(12.3평)로 넓어졌고, 비서진이 머무는 보좌관실은 35.3㎡(10.7평)에서 76.2㎡(23.1평)로 두배 이상 커졌다. 회의실(17.8㎡), 창고(2.64㎡)도 새로 마련됐다. 190명의 의원들이 이곳에 입주하고 나머지 110명은 구의원회관을 사용한다. 리모델링이 끝나면 구의원회관의 의원 사무실 면적은 165.29㎡에 이르러 그들이 평소 목이 터지게 외치던 장관 집무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의원들의 호사와 낭비벽, 특권의식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회는 경치 좋은 강원도 고성에 500억원을 들여 의정연수원을 짓고 있다. 기존의 의원연수원이 지방 의원들의 연수에까지 이용되고 헌정회도 사용해 비좁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강의실 외에 수영장, 체력단련실도 갖춘다고 하니 연수시설이라기보다는 휴양시설에 가깝다. 의원들은 또 해외출국 시 출국수속 면제, KTX·선박·항공기 무료이용 등 200여 가지의 특권을 누리고 있다. 기름값이 가장 비싼 국회 앞 주유소는 주유하려는 의원들 차량으로 늘 문전성시다. 의원회관이나 의정연수원이나 되돌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이제 의원들이 시설을 잘 활용해 의정활동의 생산성을 높여주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알맹이 없는 호통만 칠 게 아니라 입법활동과 대정부 견제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정당과 정파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한 국회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 이상 후진 국회로 남는다면 국민의 혈세가 너무 아깝지 않겠는가.
  • 당대 舞林의 최고수 한 무대 선다

    당대 舞林의 최고수 한 무대 선다

    “무림(舞林) 고수가 한자리에 모였다.”, “몸으로 만든 최고의 문명과 만난다.” 전통예술공연 기획자이자 한국문화의집 코우스(KOUS)의 예술감독 진옥섭은 이 무대를 놓고 이렇게 소개했다. 이보다 더 적확한 말은 없어 보인다. 새달 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올리는 ‘명작명무전’은 그야말로 이 시대 최고의 춤꾼이 벌이는 춤의 향연이다. ●몸으로 만든 최고의 문명 21일 서울 필동 한국의집에서 만난 진 예술감독은 “요즘 한국무용의 정통성이 의심되는 춤판이 많은데 이 공연은 그 정통을 제대로 맛볼 시간”이라면서 “일생 동안 한국무용의 축을 이룬 두 명인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무대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두 명인’은 승무·살풀이와 부채춤·화관무로 한국무용의 두 축을 이룬 이매방(85)과 김백봉(85)을 일컫는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이 명인은 “내가 걸음마를 뗄 때부터 ‘초랭이 방정’을 좀 떨었지.”라고 운을 뗀 뒤 “커서 뭐가 되려느냐.”고 아버지께 호통받은 일, 여덟 살 때부터 목포권번에서 이대조 선생에게 승무를 배운 일, 1941년 명창 임방울이 주최한 명인명창대회에서 기생들 대신 ‘승무’를 춘 첫 무대 등 삶의 궤적을 차근차근 풀었다. 그는 기방춤에 대한 남루한 시선을 경이로움으로 바꾸었고, 그가 춘 승무와 살풀이춤은 각각 중요무형문화재 27호와 97호로 지정됐다. 김 명인은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었다. 어릴 적부터 최승희를 추앙했던 김 명인은 아버지의 지원으로 1939년 일본 도쿄의 최승희무용연구소에서 무용을 배우고, 1950년에는 북한 평양에서 최승희무용아카데미를 졸업했다. 1954년 11월 서울시공관에서 최초로 발표한 부채춤은 이후 한국무용의 상징이 됐고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선보인 화관무는 지구촌을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한국무용의 대모’이다. ●김말애 교수 등 ‘거장을 위한 헌사’ 두 명인과 함께 최고의 춤꾼들이 나서 ‘거장을 위한 헌사’를 바친다. 김말애 경희대 교수는 김 명인의 대표 창작무인 화관무와 창작품인 ‘굴레’를 선보인다. 임이조 서울시무용단 단장은 전통예술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승무를 준비했고,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은 1975년 명동예술극장에서 발표한 대표작 ‘숨’을 올린다. 정재만 숙명여대 교수는 나라의 안녕을 기원하는 태평무를, 국수호 디딤무용단 단장은 춤의 첫발을 떼는 ‘입춤’을 풀어낸다. 조흥동 경기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은 꽹과리를 들고 여러 신을 불어내 잡귀를 물리치는 진쇠춤으로 무대에 오른다. 이 명인은 살풀이춤을 춘다. 엎드려 시작하는 춤이다. 이 명인은 “춤을 시작하려면 이를 득득 갈아야 한다.”면서도 “내가 살아 있고 우리 춤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리려 단 5분이라도 무대에 선다.”고 했다. 살풀이 후반부는 부인 김명자가 이어서 춘다. 김 명인은 딸 안병주와 함께 한국무용의 대명사인 부채춤을 선보인다. “사실 손이나 발이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래도 감안하고 봐 달라.”면서 명인이 가진 겸양의 품격을 드러냈다. 2만~7만원. (02)3011-1720.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강기갑 “무릎 꿇고 비는 한이 있어도 李·金 사퇴시킬 것”

    강기갑 “무릎 꿇고 비는 한이 있어도 李·金 사퇴시킬 것”

    통합진보당이 구당권파 비례대표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에 대한 강도 높은 축출 작업에 돌입했다.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오전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비례대표 당선자 및 후보 14명을 면담,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로 했다. 이정미 비대위 대변인은 “오늘(16일) 중 비례대표 14명을 권태홍·민병렬 공동집행위원장이 만나 면담 결과를 17일 비대위에 보고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김 당선자가 지난달 국회의원 등록을 완료하고 ‘버티기’에 돌입한 가운데, 경쟁 부문 비례대표 후보 11명은 직간접적으로 사퇴 의사를 밝혔다. 후보 가운데는 비례대표 7번인 조윤숙 장애인푸른아우성 대표만 아직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은 상태다. 조 대표의 경우 장애인 몫의 비례대표 후보이기 때문에 사퇴하지 않고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비대위 관계자는 “장애인 명부 후보들 역시 순위 투표를 했기 때문에 사퇴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비대위원회는 자진 퇴진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19대 국회가 시작되는 오는 30일까지 이·김 당선자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출당 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전체 후보 14명에 대한 사퇴를 거론하게 될 것이고, 단계적으로 절차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해 출당 조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는 “국민들은 엄중한 경고와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빠른 시일 안에 자진 용퇴가 될 수 있도록 무릎을 꿇고 비는 한이 있더라도 이해시키고 설득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강 위원장은 전날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 철회를 기정사실화한 민주노총 설득에도 나섰다. 강 위원장은 이날 중구 정동 민주노총을 방문해 김영훈 위원장에게 “자기 성찰과 반성을 통해 다 열어젖히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통합진보당이 노동자의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힘이 필요하다. 민주노총의 적극 참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무슨 이야기냐 호통을 치겠지만 감히 이런 요청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우리가 이제 생이별을 해야 하는 시점인지, 무엇을 더 당에 요구할 수 있을지 솔직히 절망스럽다.”며 “혁신비대위는 ‘봉합’ 비대위가 아니라 말 그대로 혁신한다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으면 존립 근거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도 “혁신비대위가 근본부터 새롭게 정립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 현 사태에 대한 민주노총의 입장과 그 이후에 대해 심사숙고하겠다.”며 입장 변화의 여지를 남겼다. 강 비대위원장은 비례대표 사퇴를 촉구하는 한편 ‘구당권파 끌어안기’를 위해 이상규 당선자를 비롯한 구당권파 내 온건파 인사에게 비대위 참여를 요청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해 무산됐다. 구당권파 측은 별도의 ‘당원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겠다고 밝혔다. 내부 화합 노력에도 불구하고 통진당은 분당 수순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이 당선자 측은 “화합형 비대위가 구성돼야 한다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참여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구당권파 측은 비대위에 중앙위 전자투표 무효를 주장한 안동섭 경기도당 공동위원장을 넣고, 구당권파와 신당권파 비대위원 비율을 동등하게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권파 측은 “비대위 무력화 시도”라고 비난했다. 구당권파인 김미희(경기 성남 중원) 당선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눈앞에 산적한 반 MB투쟁과 민생현안은 부차적으로 밀려나고 2012년 진보세력의 최대 목표가 구당권파 제거로 바뀌고 있다.”며 “진상조사보고서의 문제점을 인정했더라면 일이 이렇게까지 극한으로 치닫지 않았을 것”이라고 신당권파에 책임을 돌렸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시론] 공약이행시간표를 제시하라/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공약이행시간표를 제시하라/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

    19대 총선이 끝나고 지역구 246명과 비례대표 54명 등 총 300명의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정해졌다. 각 정당과 이들 당선자는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면서 많은 공약을 제시했다. 소속당 차원의 공약도 있고, 개인 공약도 있다. 그 어떤 공약이든 유권자와의 약속이다. 이 약속은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거창한 약속이 아니라 내가 소속된 지역구의 유권자와 한 것이다. 유권자들은 자신들과 한 약속이 잘 지켜질 것인가를 지켜볼 것이다. 이제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들은 국회에 등원하기 전 자신이 내건 공약이 무엇이며, 이 공약들을 어떻게 어떤 수준까지, 언제까지 달성하겠다는 약속을 유권자에게 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공약 이행에 대한 시간표를 제시해야 한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들이 자신의 공약 이행을 위한 계획표를 제시하고 그 결과를 다음 선거에서 일일이 보고한 후 평가를 받는 모습을 보고 싶다. 이 일의 장점은 유권자와의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며, 자신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준 지역구를 위하여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필자가 사는 지역에 작년 보궐선거가 있었다. 출마자들은 지역 현안을 모두 해결해 줄 것처럼 공약하고 그중 한 명이 당선됐다. 그런데 그는 이번 선거 때 지역을 떠났다. 그가 지역을 위하여 무엇을 하였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공약 이행 시간표가 필요한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하여 자신을 선택해 준 지역을 배신하고 떠난 이들과는 달리, 견마지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우수한 성적표를 받은 사람을 다시 선택하지 않을 유권자는 없을 것이다. 유권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주변에 조언하고 자문해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국회의 인력구조상, 국회의원 개개인이 자신의 지역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입안할 수 있는 역량을 갖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주변에 조언과 자문을 해 줄 수 있는 전문가집단을 두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자신이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비전을 구체화시키고 행동에 옮길 자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즉, 전문가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는 큰 그릇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만약 그릇이 없다면 만들어야 할 것이다. 그릇을 만드는 길은 끊임없는 학습이며 경험이다. 지역민들에게 배우고 전문가들에게 물어야 할 것이다. 국회의원은 개개인이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의사결정권자이다. 엄청난 권한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내가 경험한 국회의원들은 대부분이 겸손하고 유권자와 전문가들을 모시고자 노력하였다. 그러나 개중에는 엄청난 권한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이기도 한다. 한 건(?)을 위하여 무리수를 두다가 국민적 웃음거리가 되는 경우도 있었다. 장관을 불러놓고 호통이나 치는 구시대적 모습이 아닌, 실무형·전문가형의 겸허한 국회의원의 모습을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기대해 보고 싶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정당의 이해보다 지역민들의 이해가 앞선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 물론 당론이란 거대한 압력 속에서 지역구 우선의 표결에 임할 수 있는 강심장을 가진 국회의원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 중심이 아닌 지역구 중심, 유권자 중심의 선진화된 정치문화 형성을 위해 이번 당선자들에게는 어떠한 압력 속에서도 지역민 우선으로 표결할 것을 부탁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정당을 초월한 대국적 모습을 국회의원들에게서 느끼고 싶다. 내가 아는 한 국회의원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아무도 해결하지 못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하여 모험을 하였다. 그리고 대안을 찾았고 지역민들이 동의하였다. 그러나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상당기간 표류하였다. 정당의 이해관계 때문에 지역민들이 피해를 보는 이런 모습을 19대 국회에서는 더 이상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
  • 충남, 왜곡교과서 日구마모토현에 ‘호통’

    일본 구마모토현 학교들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왜곡 교과서를 부교재로 채택하자 30년간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충남도가 강력히 항의하고 나섰다. 남궁영 도 경제통상실장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중 특사를 파견해 구마모토현에 항의서한을 전달하고 부교재 채택 철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도는 또 다음 달 도교육청, 시민단체 등과 합통 토론회를 열고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이어 전국시도지사협의회의 어젠다로 상정해 일본 지자체와 교류 중인 다른 지역 단체들과 연대해 철회하도록 힘쓴다. 일본의 의식 있는 시민단체와 힘을 합쳐 왜곡 교과서 철회 여론을 조성하고, 두 지자체의 30년 교류사 공동교재 편찬도 제안하기로 했다. 특히 도와 교류관계를 맺은 중국 장쑤성 난징시 등 일본으로부터 침략을 당했던 아시아 국가들과 범아시아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같은 활동에도 구마모토현의 태도에 변화가 없으면 연락관을 소환하는 강경책도 취하기로 했다. 충남도는 1983년 구마모토현과 자매결연을 한 뒤 여러 분야에서 교류했고, 양쪽 공무원이 1명씩 연락관으로 상대 자치단체에 상주하며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구마모토현 3개 학교가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한 뒤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 영토다.”라고 기술한 왜곡 교과서를 부교재로 채택했고, 현이 이와 관련해 11만 4000엔의 예산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30년 우정이 삐걱거리고 있다. 남 실장은 “구마모토현이 왜곡 교과서 채택을 계속 고집하면 마지막에는 자매결연 중단 조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초박빙 50~70곳 부동표 잡아라” 48시간 수도권 대회전

    “초박빙 50~70곳 부동표 잡아라” 48시간 수도권 대회전

    ■박근혜 위원장 영등포·김포 등 민심 훑기 총선 D-2인 9일, 서울 서부와 인천, 경기 남부 등 11곳의 지원사격에 나선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웃음 띤 모습을 찾기가 힘들었다. 최대 승부처인 서울 선거구 48곳 중 30여곳이 경합지로 분류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 막판 화력을 쏟아부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탓이다. 새누리당은 남은 48시간을 ‘수도권 총력전’으로 설정했다. 남은 이틀간 이 지역 표심의 향배에 따라 승패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박 위원장은 서울 영등포에서 시작해 양천구, 강서구, 경기 김포시, 인천 서구·남동구·동인천역, 군포시, 과천시를 훑었다. 오전부터 찾은 영등포는 선거운동을 개시한 지난달 29일 처음 방문했던 격전지 중의 격전지다. 빨간 점퍼 차림으로 권영세 후보와 함께 유세차량에 오른 박 위원장의 목소리는 감기에 걸려 잔뜩 잠겨 있었다. 성량도 한층 작아지고 힘이 떨어졌다. 부산 1박2일 유세 등 열흘 넘게 이어진 강행군으로 기력이 떨어진 탓이다. 청중들과의 악수로 부은 오른손에 감긴 하얀 붕대는 검게 때가 타 있었다. 박 위원장은 대중유세에 걸맞은 내지르기식 연설 대신 마이크를 입에 가까이 댄 채 나지막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갔다. 그러나 “거대 야당의 출현을 막아 달라.”는 호소에는 힘이 실렸다. 그는 “앞으로 국회에서 ‘두 당 연대’(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가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현재까지는 매우 높다.”면서 “연일 이념투쟁과 정치투쟁을 하는 최악의 국회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거대 야당의 위험한 폭주는 오직 국민 여러분만이 막을 수 있다.”고 한 표를 호소했다. 양천구·강서구 합동유세를 마치고 김포시 사우문화체육광장 앞 사거리에서 17대 국회 때 대표 비서실장으로 자신을 보필했던 유정복 후보의 지지에 나섰다. 오후 들어 당 추산 1000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열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박 위원장은 “유 후보는 저와 오랫동안 함께해 온 사람”이라면서 “김포 군수와 시장, 국회의원, 장관까지 했다. 이번에 3선을 만들어 주시면 김포 발전과 나라 발전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김포시민들의 지지를 당부했다. 인천 방문에서 그는 격전지임을 의식한 듯 야당의 정권심판론에 맞선 여당의 비장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저 박근혜, 여러분께 약속드린다. 저와 새누리당은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겠다. 국민 여러분만 바라보고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장담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에서 연설을 마친 뒤 밴 차량에 올라 선루프 밖으로 상반신을 내밀고 손을 흔들며 잠시 이동하다 수행차량으로 옮겨 타기도 했다. 새누리당은 선거운동 마지막날인 10일에도 최대 표밭인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원 유세에 집중하며 막판 지지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재연·송수연기자 oscal@seoul.co.kr ■한명숙 대표 서울·인천 등 투표 독려 사활 민주통합당이 4·11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0시부터 48시간 수도권 집중 유세에 돌입했다. 막판 변수인 부동층을 흡수하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총선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 당의 전력을 쏟아붓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지역구 246곳의 45.5%인 112곳이 집중된 수도권은 50~70곳이 초박빙 지역으로 분류된다. 한명숙 대표는 새벽 5시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 방문을 시작으로 밤 12시까지 충남 서산·태안, 인천 남동을·중동옹진, 경기 고양 일산동구·의정부갑, 서울 도봉·노원·강북·성북·대학로·동대문 등을 돌며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10일 새벽 3시에는 서울의 밑바닥 정서를 훑고 다니는 택시기사들과의 간담회를 잡았다. 선거운동이 종료되는 10일 밤 12시까지 이틀간 한 대표는 50여곳의 박빙지역을 훑는 저인망 유세를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은 수도권 유권자 중 부동층의 상당수가 야권 성향이라고 보고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데 화력을 집중했다. 한 대표는 가락동에서 곧바로 영등포 당사로 달려와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고 “투표하면 국민이 이기고 투표하지 않으면 이명박 정권이 이긴다.”며 “여러분의 한 표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의 현재와 미래가 달려 있다.”고 표심을 자극했다. 당의 공천 난맥상과 선거 종반 불거진 노원갑 김용민 후보의 ‘막말 파문’ 등도 “부족함은 모두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고 떠안았다. 그러면서 “국민이 이겨야 한다. 잘못한 정권, 잘못한 새누리당은 심판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다.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앞에선 ‘멘토단’인 소설가 공지영씨와 조국 서울대 교수가 가세한 가운데 투표 독려 캠페인이 진행됐다. 한 대표는 “반값 등록금은 헛공약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2030세대의 결집을 당부했다. 또 자체 제작한 ‘투표왕자’, ‘투표공주’ 스티커를 직접 배부하던 중 몰려든 기자들을 피해 학생들이 자신을 지나쳐 교내로 들어가자 교문 안까지 뛰어들어가 스티커를 쥐여 주기도 했다. 충남 서산에서는 새누리당을 겨냥해 날선 유세를 이어갔다. 특히 한 대표는 4년 전 태안의 기름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이명박 정권은 재벌기업을 옹호하는 정권이다. 기름 유출 사건을 일으킨 삼성도 옹호했다.”고 꼬집었다. 한 대표는 주변 상가를 돌던 중 60대 남성으로부터 계란 세례를 받을 뻔했으나 수행원들의 저지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했다. 인천에서는 4·11 총선을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라고 말하며 “또 새누리당을 찍으면 이명박 정부는 호통을 치며 오만하고 독선적인 정치를 연장해 나갈 것”이라고 야권 지지를 부탁했다. 민주당은 오프라인 선거유세와 함께 SNS를 활용한 ‘48시간 대국민 투표참여캠페인’에도 돌입했다. 한편 ‘막말 파문’의 김용민(노원갑) 후보는 이날 저녁 한 대표가 참여한 노원지역 합동유세에 합류하는 대신 따로 성북역 앞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이현정·최지숙기자 hjlee@seoul.co.kr
  • 방송에선 그렇게 착하더니…톱스타의 충격적 실체

    방송에선 그렇게 착하더니…톱스타의 충격적 실체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내에 서로 안면을 트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속내를 끄집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까칠하고 비협조적인 톱스타와 기싸움을 벌여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A와 마련된 인터뷰 자리. 퇴근도 포기하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더니 A는 의자에 반쯤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얼마나 지쳤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A가 ‘그냥’, ‘글쎄’ 등 시큰둥하고 성의 없이 인터뷰에 응하자, 안쓰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어졌다. A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된 뒤 만난 한 남성 스타 B. 코믹하고 유연한 극중 역할과 달리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시비조로 나왔다. 한 후배 기자가 B와 인터뷰하다가 울음까지 터뜨렸다는 소문을 나중에 들었다. 그후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그가 생방송에서 작가에게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인터뷰 중에 잡지 책을 보면서 성의 없이 답변하던 배우 C, 한 시간 내내 땅바닥만 쳐다보고 상대방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던 신인 여자 탤런트 D, 일부러 동문서답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는 가수 E 등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스타들에게도 ‘소통’의 기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적어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잘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겸손하게 ‘소통’을 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흥행을 일군 배우 공유는 영화의 특성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섭외를 거절했다. 대신 6일 동안 하루 7시간씩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 매달렸다. 배우로서 작품과 대중이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촬영 중에 만난 장혁도 그의 별명처럼 ‘바른생활 사나이’였다. 약속 시간 5분 뒤에 문을 열자 그는 정자세로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질문마다 성의 있게 답하던 그는 결국 “몸매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이 넘게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 충무로의 ‘대세남’ 하정우도 소통을 즐기는 배우다. 지난 6개월간 3편의 영화를 개봉한 그는 “영화가 자주 개봉해 기자들을 만나는 것이 민망하다.”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는 열정적이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언변의 대가’ 송강호나 대답 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 배우 최민식, 겸손하면서도 조리 있는 화법의 하지원 등을 만날 때 역시 소통에 능한 배우들이 롱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톱스타가 반드시 친절하거나, ‘달변가’일 필요는 없다. 톱스타 고수는 말주변도 없고 조금만 예민한 질문을 던져도 얼굴이 붉어지지만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에 비디오를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까지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스타들에게도 소통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다. 영원한 인기도, 영원한 스타도 없다. erin@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스타도 ‘소통의 기술’이 필요해

    스타들과의 인터뷰는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긴장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한 시간 내에 서로 안면을 트고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속내를 끄집어 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까칠하고 비협조적인 톱스타와 기싸움을 벌여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난해 11월 영화 개봉을 앞두고 주연 배우 A와 마련된 인터뷰 자리. 퇴근도 포기하고 약속 장소에 들어섰더니 A는 의자에 반쯤 누워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인터뷰에 얼마나 지쳤을까’ 하는 안쓰러움이 몰려왔다. 그러나 A가 ‘그냥’, ‘글쎄’ 등 시큰둥하고 성의 없이 인터뷰에 응하자, 안쓰러움은 온데간데없어지고 자리를 박차고 나오고 싶어졌다. A는 다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해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해 드라마가 성공리에 종영된 뒤 만난 한 남성 스타 B. 코믹하고 유연한 극중 역할과 달리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시비조로 나왔다. 한 후배 기자가 B와 인터뷰하다가 울음까지 터뜨렸다는 소문을 나중에 들었다. 그후 우연히 라디오에 출연한 그가 생방송에서 작가에게 호통을 치는 것을 듣고서 깜짝 놀랐다. 인터뷰 중에 잡지 책을 보면서 성의 없이 답변하던 배우 C, 한 시간 내내 땅바닥만 쳐다보고 상대방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던 신인 여자 탤런트 D, 일부러 동문서답하는 방식으로 질문을 요리조리 피하는 가수 E 등의 이야기를 전해들으면서 스타들에게도 ‘소통’의 기술이 적잖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팬들을 대신해 질문을 던지는 기자에게 적어도 자신이 출연한 영화나 드라마에 대해 잘 소개해야 하지 않을까. 물론 겸손하게 ‘소통’을 하는 배우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영화 ‘도가니’로 흥행을 일군 배우 공유는 영화의 특성상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섭외를 거절했다. 대신 6일 동안 하루 7시간씩 신문 등과의 인터뷰에 매달렸다. 배우로서 작품과 대중이 소통하는 데 최선을 다한 셈이다.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 촬영 중에 만난 장혁도 그의 별명처럼 ‘바른생활 사나이’였다. 약속 시간 5분 뒤에 문을 열자 그는 정자세로 앉아 대본을 읽고 있었다. 질문마다 성의 있게 답하던 그는 결국 “몸매에 해가 되지 않겠느냐.”는 만류에도 불구하고 맥주로 목을 축이며 한 시간이 넘게 진지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요즘 충무로의 ‘대세남’ 하정우도 소통을 즐기는 배우다. 지난 6개월간 3편의 영화를 개봉한 그는 “영화가 자주 개봉해 기자들을 만나는 것이 민망하다.”면서도 언제나 자신의 출연작을 설명할 때는 열정적이다. 감독들도 인정하는 ‘언변의 대가’ 송강호나 대답 하나에도 내공이 느껴지는 배우 최민식, 겸손하면서도 조리 있는 화법의 하지원 등을 만날 때 역시 소통에 능한 배우들이 롱런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톱스타가 반드시 친절하거나, ‘달변가’일 필요는 없다. 톱스타 고수는 말주변도 없고 조금만 예민한 질문을 던져도 얼굴이 붉어지지만 대답에 진정성이 느껴지는 배우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데뷔 전에 비디오를 앞에 두고 인터뷰 연습까지 한다고 한다. 그 정도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스타들에게도 소통은 분명 중요한 덕목이다. 영원한 인기도, 영원한 스타도 없다. eri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