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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을 촌장과 악어의 결혼, 왜?

    마을 촌장과 악어의 결혼, 왜?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간) 멕시코의 한 어촌에서 독특한 결혼식이 거행됐다고 10일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멕시코 남서부 와하카주의 한 어촌 마을회관에서 결혼식이 거행되고 있다. 전통음악과 함께 마을을 한 바퀴 돈 촌장은 “어린 공주님과 결혼하는 것이 내 소원이었다.”라고 고백하며 선서한다. 그런데 흰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는 다름 아닌 악어. 보도에 따르면 촌장과 악어의 결혼식은 이 마을의 오랜 전통 중 하나로, 촌장과 악어가 결혼을 하면 마을 사람들이 태평양 연안의 해산물을 많이 잡게 된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악어를 ‘공주’라 부르는데 결혼식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 호칭에는 걸맞지 않게 악어의 입을 꽁꽁 묶어놓는다고 한다. 결혼식이 끝난 후 촌장은 팔 위에 악어 신부를 올려놓고 수많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한다. 이 결혼식은 마을의 큰 행사인만큼 춤과 불꽃놀이 등으로 진행되며, 마을 구성원이라면 필히 참석해야 한다. 불참 시엔 벌금을 물게 된다. 사진·영상=WorldVideosHQ/유튜브 김형우 인턴기자 hwkim@seoul.co.kr
  • [사설] 동북아 방정식 국익 앞세워 해법 찾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주 방한 활동을 통해 한국을 ‘친척의 나라’로 호칭하며 강도 높은 ‘러브콜’을 보냈다. 직접적인 표현은 하지 않았지만 미국, 일본 대신 중국과 손을 맞잡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실제 항일 공동기념식 개최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참여 등 우리 측으로선 상당히 민감할 수밖에 없는 제안도 과감하게 내놓았다. 동북아 정세가 격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앞에 또다시 고차원적인 외교 방정식 숙제가 놓인 양상이다. 어떤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 외교안보팀의 어깨에 한없이 막중한 책무가 얹혀졌다고 할 수 있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세력 재편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한·미·일 대 북·중’이라는 전통적인 진영 간의 대결구도는 깨진 지 오래다. 아시아 회귀 전략을 구사하는 미국과 이를 저지하려는 중국 간의 긴장감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미·일 3각동맹 현 체제 유지에 매달리고 있다. 미국의 지원을 업은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 채비를 갖췄다. 고노담화 검증 등 브레이크 없는 우경화 페달을 밟고 있다. 대북제재 해제에 이어 수교 카드까지 꺼내들어 북핵 공조의 균열을 초래했다. 이런 상황에서 시 주석이 방한해 일본에 대한 공동대응을 제안하고, 북핵 공조를 또다시 확약했다. 북·중 혈맹관계를 확신한 북한이나 “설마”하며 한·중 정상회담을 지켜봤던 일본으로선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특히 북한의 충격은 시 주석 방한을 앞두고 벌인 미사일 시위를 통해서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 주석이 북한과의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한국에 대해 이같이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는 까닭은 무엇인가. 결국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는 의도가 아니겠는가. 아울러 한·미·일 3각동맹의 핵심 축을 흔들어 동북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줄여보겠다는 뜻도 없지 않을 것이다. 결국 미·중 사이에 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우리로선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하자니 이미 경제적으로 한 몸이 된 중국의 반발이 겁나고, 중국과 손을 맞잡자니 전통적 우방인 미국의 눈치가 보여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안팎 곱사등이 신세다. 그렇다고 한탄만 할 수는 없다. 어떤 선택을 하든 국익이 최우선돼야 한다. 주도적 균형외교를 통해 우리의 전략적 몸값을 높여 한반도에서는 미국도, 중국도 아닌 한국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강하면서도 부러지지 않는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북핵 문제부터 출발점으로 삼길 바란다.
  • [기고] 존경하는 정의화 국회의장님께/전기성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기고] 존경하는 정의화 국회의장님께/전기성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 조례클리닉센터장

    먼저 어려운 시기에 국회의장 취임과 지난 2월 ‘대한민국 법률대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의학박사이신 의장님께서 국민이 고대하는 국회가 앓는 고질병을 치료하여 건강을 회복시키라는 시대적 사명을 받으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외람되나 제가 젊었을 때 국회의사당은 ‘민의의 전당’, 국회의원은 ‘선량’으로 불렸으나 지금 그 호칭은 사라지고 오히려 부담스러운 국회로 인식되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쯤 해서 국회의원의 의식개혁과 국회운영 방안에 대해 두 가지 제안을 합니다. 첫째 19대 국회는 임기만료로 자동폐기되는 법률안이 없는 신기록을 수립하기 바랍니다. 막대한 국민 혈세로 만든 법률안을 의결도 없이 자동폐기시키는 것은 동물들을 구제역이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생매장하는 것보다 더욱 잘못된 관행입니다. 19대 국회 임기 절반이 지난 지금 처리한 법률안은 3100건, 계류안건은 7150건을 넘으니 이 추세대로라면 임기 종료로 자동폐기되는 법률안이 1만건도 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국회의 이런 관행은 외부감사를 받지 않기 때문이며 법안 준비에 참여한 실무진과 외부 학자들의 실망은 말로 다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시민단체가 의원별 투입 경비와 내용을 평가해 발표하자는 의견에 공감합니다. 또 하나는 의원들이 받은 ‘대한민국 00대상’을 모두 반납하고 앞으로 절대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외람되나 의장님이 받으신 ‘대한민국 법률대상’은 명망 있는 단체가 수여했음에도 실은 시민단체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임의로 붙인 상입니다. ‘대한민국’은 헌법상 우리나라 고유 명칭으로 국가 소유며 민간단체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에게 국가 명칭을 임의사용하는 것은 헌법과 국회를 모독하는 것입니다. 상표위조범을 처벌하는 체제에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이 국가의 명칭을 무단 사용한 상을 받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이런 상을 국회의원에게 주는 민간단체는 최소한 23개 이상이고 이 상을 받은 국회의원도 50~60명이 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대종상‘을 ‘대한민국 영화대상’으로, ‘노벨상’을 ‘노르웨이국 대상’으로 부르지 않는 것을 보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이해될 것입니다. 성경 말씀에 예수는 기도하는 성전 마당에 자리 잡은 환전상과 비둘기 장사의 좌판을 엎어버렸다고 합니다. 의장님도 국회주변을 기웃거리는 ‘대한민국 대상’을 과감히 정비하신다면 국회의원의 의식을 고치는 공로를 세우게 될 것입니다.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경관, 공간에 남은 삶의 흔적(정기호 지음, 집 펴냄) 조경학자인 저자가 독일 유학시절이던 1986년 지도교수였던 하노버 대학 건축학과의 란트체텔 교수와 함께 답사했던 이야기다. 한국의 전통 문화와 전통 마을을 란트체텔 교수가 찍은 사진들을 곁들여 보여준다. 저자는 고민 끝에 우리 도시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마포대로와 가든호텔 인근 청암동에서 답사를 시작해 서울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남산에 올라가 지형 지세를 설명한다. 경복궁, 창덕궁과 같은 궁궐과 종묘를 답사하며 유교 이념이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보여주고, 조선의 대표적인 계획도시인 수원화성, 차경의 교과서인 안압지, 인공과 자연의 교직이 만들어낸 최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석굴암 등으로 답사는 이어진다. 1986년은 아시안게임이 임박하고 1988년 서울올림픽을 준비하며 국민소득 1만 달러를 목표로 활기차게 성장하던 시기였다. 당시의 모습과 현재의 우리 모습을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며 볼 수 있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236쪽. 1만 4000원. 매달린 절벽에서 손을 뗄 수 있는가?(강신주 지음, 동녘 펴냄) 직설적 화법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철학자 강신주가 무문 스님이 정리한 화두집 ‘무문관’(無門關)에 나오는 48개의 화두를 놓고 나름의 해석을 붙였다. 바람에 나부끼는 깃발을 두고 바람이 움직이네, 깃발이 움직이네 다투는 제자들에게 “움직이는 것은 마음뿐”이라고 가르친 육조 혜능의 고사 등 곱씹을수록 의미가 다가오는 흥미로운 화두들을 소개한 뒤 그 안에 담긴 불교의 핵심 사상을 동서양 철학을 종횡하며 설명한다. 그는 ‘프롤로그’에서 화두에 대해 “자신만의 삶을 살아내려면 반드시 통과해야만 하는 관문 같은 것”이라며 독자들에게 “계단이나 사다리에 의존해 절벽에 매달려 있을 것인지, 그 계단과 사다리를 걷어차고 스스로 설 것인지” 고민하라고 또 다른 화두를 던진다. ‘법보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다듬어서 엮었다. 480쪽. 1만 9500원. 그리스 신화의 변천사(김봉철 지음, 도서출판 길 펴냄) 서양 정신문화의 기원이자 근원인 그리스신화는 원래의 그 모습이 아니라 장시간 시대별 축적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산물이다. 서양사학자인 저자는 그리스 신화의 시대별 변천과정을 시대와 신화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춰 설명했다. 폴리스 성립 이후 그리스의 역사를 상고기, 고전기, 헬레니즘 시대로 구분하고 그리스 신화의 주요자료를 시기별로 구분한 뒤 각 시기의 자료들을 바탕으로 그리스 최고의 신 제우스와 바다의 신 포세이돈, 곡물경작을 주관하는 대표적인 농경신 데메테르의 신화가 어떻게 전승됐는지를 살핀다. 신들의 출생, 양육, 결혼과 자녀, 출현과 모습, 주요 신성, 호칭과 수식어, 특별행적을 꼼꼼히 분석했다. 762쪽. 4만 5000원.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 지음, 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펴냄) 자연의 섭리를 알고자 했던 위대한 과학자들은 인간의 삶과 철학, 종교를 파고들었고 신과 절대적 존재까지 끝없는 사유를 펼쳤다. 독일의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최고로 손꼽히는 과학자 13명을 만나 그들의 전공에 따라 아름다움, 세계의 시작과 끝, 이타심, 인간 유전체, 역사의 우연과 필연, 과학과 종교 등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이유다. 저자는 노벨화학상 수상자 로알드 호프만,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물리학자이자 자연철학자인 스티븐 와인버그, ‘총·균·쇠’의 저자 재러드 다이아몬드, 독일 최고의 신경생물학자 한나 모니어,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빈치까지 시대와 분야를 불문한 대화의 장을 펼친다. 추상적 개념에 대해 명확한 답을 제시하는 대신 색다른 관점과 삶에 관한 통찰을 건네면서 우리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어낸다. 328쪽. 1만 7000원.
  • [주말 영화]

    ■페어 러브(씨네프 일요일 오후 5시 20분) 오십이 넘도록 연애 한 번 못해본 형만(안성기)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돈을 모두 날리고 집도 없이 사진 작업실에서 생활하고 있다. 어느 날 형만에게 사기를 친 친구가 죽어버렸다. 그것도 혼자 남은 딸 남은(이하나)을 가끔 돌봐달라는 말을 남긴 채. 형만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성장한 남은의 모습에 놀랐지만 아빠와 아빠보다 더 사랑한 고양이를 한꺼번에 잃은 아픔에 슬퍼하는 남은을 돌봐주기로 한다. 남은 또한 혼자 사는 아빠 친구 형만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형만의 빨래를 핑계 삼아 잦은 만남을 갖게 되면서 남은은 형만에게 관심을 표현해 오고, 형만도 당황스럽지만 처음 느끼는 감정이 궁금하다. 그렇게 형만을 향한 남은의 호칭은 ‘아빠 친구’에서 ‘오빠’가 되고, 둘은 남들이 보기에 이상한 데이트를 시작한다. ■노라노(KBS1 토요일 밤 1시 10분) 국내 최초의 패션 디자이너로 불리는 노라노의 60여년 인생을 담았다. 그녀는 1956년에 한국 최초로 패션쇼를 개최하고, 윤복희의 미니스커트와 펄시스터즈의 판탈롱을 스타일링한 주인공이다. 1963년에 디자이너 기성복을 생산하기도 했다. 여전히 변함없이 옷을 만드는 85세 패션디자이너 노라노에게 어느 날 불쑥 젊은 스타일리스트가 찾아오고, 그와 함께 자신의 패션사를 정리하는 전시회를 준비한다. 옛 의상을 복원하고, 옷과 함께 흘러온 자신의 인생과 그 시대를 다시 무대에 올린다.
  •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 다이소 승소…다사소가 다이소에 물어야 할 배상액은?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 다이소 승소…다사소가 다이소에 물어야 할 배상액은?

    ‘다사소 다이소’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라는 판결이 나와 다사소 측이 다이소 측에 1억 3000만원을 배상하게 됐다.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가 유사 업체 ‘다사소’를 상대로 낸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이태종 부장판사)는 ㈜다이소아성산업이 “서비스표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다사소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1심과 정반대 결론으로, 재판부는 다사소 측이 더 이상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두 상표의 외장, 호칭, 관념 등을 여러 측면에서 관찰하면 거래상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서비스업 출처에 대해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다사소’는 ‘다이소’ 상표와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다사소 측이 신촌점과 동백점에서 벌어들인 총 매출액 1억 3000만원을 다이소 측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은 두 회사의 상표에 대해 “전체적인 느낌, 외관, 호칭, 관념이 모두 다르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 1심 뒤집히고 다이소 승소…배상액은?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 1심 뒤집히고 다이소 승소…배상액은?

    ‘다사소 다이소’ ‘다사소’는 다이소와 유사한 상표라는 판결이 나왔다. 생활용품 판매점 ‘다이소’가 유사 업체 ‘다사소’를 상대로 낸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울고법 민사5부(이태종 부장판사)는 ㈜다이소아성산업이 “서비스표권을 침해하지 말라”며 ㈜다사소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1심과 정반대 결론으로, 재판부는 다사소 측이 더 이상 상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두 상표의 외장, 호칭, 관념 등을 여러 측면에서 관찰하면 거래상 일반 수요자로 하여금 그 서비스업 출처에 대해 오인·혼동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다사소’는 ‘다이소’ 상표와 유사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다사소 측이 신촌점과 동백점에서 벌어들인 총 매출액 1억 3000만원을 다이소 측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1심은 두 회사의 상표에 대해 “전체적인 느낌, 외관, 호칭, 관념이 모두 다르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유병언 금고지기 못 잡아 피해보상 ‘깜깜’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재판이 광주지법과 인천지법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지만 핵심 인물인 유병언(73) 전 세모그룹 회장과 유씨의 ‘금고지기’들이 빠진 채 진행되면서 참사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을 위한 재산 확보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직접적인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선사인 청해진해운에 대한 정밀 수사가 필요하고, 구조적인 원인 규명과 보상을 위해서는 청해진해운 실소유주인 유씨 일가와 최측근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지만 검·경의 추적은 제자리걸음이기 때문이다. 17일 현재 두 재판과 관련해 수사 당국이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핵심 피의자는 유씨와 장남 대균(44·지명수배), 차남 혁기(42·해외 수배), 장녀 섬나(48·해외 재판 중)씨 외에도 유씨 일가의 재산 형성을 총괄 관리한 김필배(76·해외 수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와 김혜경(52·여·해외 수배) 한국제약 대표 등이다. 재판에서는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인 원인과 청해진해운 실소유주 일가의 비리가 분리돼 광주지법이 이준석(69) 세월호 선장 등 선원 15명에 대한 재판을, 인천지법이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등 유씨 일가 계열사 전·현직 대표 8명에 대한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두 재판에서 공통적인 핵심 인물은 단연 유씨다. 검찰은 1999년 설립된 청해진해운의 ‘1호 입사자’가 유씨인 점과 비상연락망에도 유씨가 ‘회장’으로 명시된 점 등에 미뤄 유씨를 청해진해운의 회장으로 보고 있다. 또 수사 과정에서 유씨가 청해진해운의 운영에도 관여한 정황이 드러남에 따라 유씨에게 세월호 침몰 원인의 직접적인 책임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인천지법 재판과 유씨 일가 비리 수사에서 유씨는 물론 해외 수배 중인 김 전 대표와 김 대표 등의 신병 확보가 관건이다. 특히 송 대표 등 계열사 전·현직 대표들 중 일부가 “우리는 월급쟁이 사장에 불과하며 김필배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하면서 김 전 대표의 신병 확보가 중요해졌다. 또 김 전 대표와 김 대표가 유씨 일가 재산 몰아주기의 핵심 역할을 한 만큼 이들을 검거해야 검찰의 유씨 일가 차명재산 확보에 속력이 붙을 수 있다. 검찰은 피해자 보상비로 쓸 유씨 일가의 부정 재산을 2400억원대로 보고 재산 추징 보전에 나섰지만 374억원 규모의 재산을 확인한 데 그치고 있다. 한편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김모(여)씨를 지난 16일 긴급체포해 수사 중이다. 김씨는 유씨 도피를 총괄 기획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도 ‘김엄마’(김명숙·59·여)의 윗선으로 ‘제2의 김엄마’로 불리는 인물이다. ‘엄마’는 구원파 내에서 지위가 높은 여신도를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며, 체포된 김씨도 유씨 도피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정정 및 반론 보도문] 위 기사와 관련해 유병언 전 회장 측은 유 전 회장이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소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의 실소유주가 아니며 유 전 회장 명의의 부동산도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 [세계의 창] ‘노예 노동’ 시달리던 알바생들 복잡한 신메뉴에 분노 폭발

    [세계의 창] ‘노예 노동’ 시달리던 알바생들 복잡한 신메뉴에 분노 폭발

    규동(소고기덮밥)은 일본의 ‘국민 음식’이다. 일본의 3대 규동 체인인 요시노야·마쓰야·스키야에서는 300엔(약 3000원) 정도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어 누구나 즐겨 찾는다. 그런데 이 중 한 곳인 스키야에서 최근 발생한 ‘집단 퇴직 사건’이 일본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전국의 아르바이트생들이 최악의 근무 조건을 더 이상 못 견디겠다며 동시에 퇴직하자, 일손이 모자라 임시 휴업을 하는 점포가 속출한 것이다. 한때 ‘안정 고용’의 상징이던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일본 간토지방의 한 현에서 일하는 현직 ‘크루’(스키야에서 일반 아르바이트생을 부르는 호칭)와 9일 어렵게 접촉했다. 대학생인 미우라 리에(21·가명)는 2011년 11월부터 스키야에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첫 아르바이트지로 이곳을 선택한 것은 다른 곳보다 시급이 높았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3월까지 시급 870엔(약 8700원)을 받았고, 소비세가 오른 4월부터는 910엔을 받고 있다. 그가 사는 지역의 평균 최저임금은 713엔이다. 급료가 높은 만큼 일이 힘들 거라는 각오는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그는 말한다. 가장 힘든 것이 스키야만의 근무 시스템인 ‘완오페’(원 오퍼레이션)다. 손님이 적은 평일 오후 2~6시, 오후 11시 30분~오전 6시 사이에는 직원 한 명이 손님 응대는 물론이고 음식 조리, 설거지, 청소에 영업보고서까지 써야 한다. 식권 판매기가 있는 마쓰야, 2인 1조제인 요시노야에 비하면 엄청난 노동 강도다. 게다가 점포 운영 비용 절감을 위해 방범보안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점포가 많아 심야의 스키야는 강도들의 좋은 먹잇감이 됐다. 야간 크루가 잠깐 눈을 붙인 사이 돈을 훔쳐가는 사건이 빈번히 발생해 2011년 한 차례 사회 문제가 되기도 했다. 스키야를 운영하는 젠쇼홀딩스는 당시 경찰청의 지도를 받아 ‘완오페’ 점포를 20%까지 줄였지만 현재는 2011년 당시와 같은 50%로 늘어났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보도했다. 미우라가 증언하는 스키야의 가혹한 업무 조건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근무 시간이 끝난 뒤에도 설거지가 남아있으면 끝내야 하는 ‘서비스 잔업’, 1시간당 5000엔의 판매 할당량 채우기 등을 한다고 했다. 여기에 ‘집단 퇴직 사건’의 방아쇠를 당긴 것이 지난 2월 새로 발매된 ‘소고기 나베 정식’이었다. 삶은 소고기와 야채, 두부 등 재료를 1인분씩 담아 냉장 보관하는 등 손이 많이 갈 뿐더러 손님이 먹고 난 뒤 냄비를 씻는 데도 시간이 많이 걸린다. “손님이 적어서 한가한 때가 아니라면 제대로 준비할 수가 없어요”라고 미우라는 말했다. 가뜩이나 격무에 시달리는 와중에 복잡한 신메뉴까지 나오면서 스키야 크루들의 원성은 극에 달했다.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에서 “이걸 하느니 그만두겠다”는 한 크루의 선언에 다른 이들도 줄줄이 동참하면서 3월부터 집단 퇴직이 시작됐다. 인터넷상에서는 이것을 ‘나베의 난’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전국 2000개의 스키야 점포 중 123곳이 폐점 및 영업시간 단축을 했다고 닛케이비즈니스는 전했다. 결국 ‘소고기 나베 정식’은 3월부터 발매가 중지됐고, 젠쇼홀딩스는 4월 17일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제3자 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집단퇴직과 관련, 젠쇼홀딩스는 서울신문의 취재에 대해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긴 하지만 원래 신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3월에 취직, 진학 등의 이유로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는 사람이 많다. 지난해 이맘때와 비교해 퇴직자가 올해 많아지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스키야 집단 퇴직 사건’은 일본에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얼마나 열악해졌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전체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1985년 16.4%에서 2013년 36.7%로 조사됐다. 28년 만에 20.3% 포인트가 증가한 것이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도 심각한 수준이다. 후생노동성이 연령별 임금을 조사해보니 대부분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24세 정규직은 시간당 1218엔, 비정규직은 1026엔을 받는 것으로 나타나 약 16%가 적었다. 그러나 이 격차는 점점 벌어져 가장 임금을 많이 받는 50~54세에 들어서면 정규직은 2421엔을 받는 데 비해 비정규직은 1196엔을 받는 데 그쳐 임금 차가 1225엔에 달한다. 정규직이 비정규직보다 두 배 이상의 임금을 받는 것이다. 정규직 임금이 나이를 먹을수록 완만하게 상승 곡선을 그리는 동안 비정규직은 연령과 상관없이 시간당 1000엔대를 맴도는 것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불안정한 생활의 한 원인이다. 여기에 아베 신조 정권은 지난 3월 비정규직 근로자의 파견 기간과 직종을 확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노동자 파견법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 결정함으로써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를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행법은 비정규직의 파견 기간을 1~3년으로 두고 있지만 개정안은 상한을 실질적으로 철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결국 비정규직 노동자를 계속해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빽가, 비-김태희 애칭 공개 “자기야..여신님” 실제 애칭 맞아?

    빽가, 비-김태희 애칭 공개 “자기야..여신님” 실제 애칭 맞아?

    가수 겸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빽가가 절친인 가수 비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준다. 최근 진행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퀴즈쇼 사총사’ 녹화에서 빽가는 비와 함께 작업한 사진을 보던 도중 서로 ‘자기야’라고 부르는 절친이라 밝히며, 마당발 연예인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이에 MC 김준호는 “비의 연인인 김태희의 호칭은 무엇인가요?” 라 물었고 빽가는 ‘여신님’이라고 답했다. 그런가하면 빽가는 이번 녹화에서 사진 작업 차 간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들에게 식량을 모두 빼앗긴 에피소드를 털어놓기도. 아프리카에 도착한 첫 날, 빽가는 원숭이에게 가방을 뺏길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팻말을 보았으나 대수롭지 않게 넘겼고, 결국 그 날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 잠시 자리를 비운 동안 일이 벌어진 것. 빽가는 아프리카의 원숭이들이 밥을 김에 싸서 먹을 정도로 영리하다고 전해 출연진들을 놀라게 했다. 이 밖에 빽가는 이상형에 대해 “당나귀 귀에, 다크서클이 짙고 교정기를 낀 여성”이라는 다소 독특한 기준을 내세워 눈길을 끌었다. 8일 오전 8시 10분 방송.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스페이스X, 차기 ‘우주 택시’ 드래곤 V2 공개

    스페이스X, 차기 ‘우주 택시’ 드래곤 V2 공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손님’을 태어다 줄 새 ‘우주 택시’가 공개됐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밤 미국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가 기존 우주선을 개량한 차기버전 ‘드래곤 V2’(Dragon V2)를 공개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생산기지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회사의 최고경영자이자 실리콘밸리 억만장자 엘런 머스크가 직접 설명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새 우주선은 2012년 이후 ISS에 음식과 장비들을 성공적으로 실어 날랐던 기존 드래곤의 차기버전으로 향후에는 최대 7명의 우주인까지 태우고 ISS로 향할 예정이다.드래곤에 ‘우주 택시’라는 별난 호칭이 붙은 것은 우주 사업에 들어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감당하기 힘든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가 민간업체와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30년간 이어오던 우주왕복선 시대를 마감한 나사는 스페이스X를 비롯 보잉, 시에라 네바다, 블루 오리진 등 4개 회사와 우주비행 사업 파트너십을 체결해 ‘돈 내고 차타는 고객’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이중 스페이스X가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 머스크 회장은 “드래곤 V2의 가장 큰 특징은 엔진의 성능이 향상된 것” 이라면서 “지구상에 어디에나 헬리곱터처럼 정확하게 착륙할 수 있으며 재사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6·4 지방선거 D-5 광주 표심 르포] “새정치할 새인물 필요” “한번 해본 사람이 낫지”…요동치는 광주 표심

    [6·4 지방선거 D-5 광주 표심 르포] “새정치할 새인물 필요” “한번 해본 사람이 낫지”…요동치는 광주 표심

    “잘 몰러, 선거날 가 봐야 알지 않겄으야.” 28~29일 광주에서 만난 시민들 대다수는 시장 선거에 심드렁한 태도를 보였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의 윤장현 후보 전략공천으로 촉발된 야당 후보 간 싸움도 시민들을 선거에 대한 무관심으로 내몬 요인인 듯했다. 충장로에서 5년째 휴대전화 장식품을 팔고 있다는 김대희(31)씨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사람들이 나오질 않으니 먹고사는 게 힘들고 최근 몇 년간 경기가 밑바닥이라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선거는 하긴 해야겠지만 가게 문을 닫고 투표권을 행사하러 가기에는 부담이 되는 게 사실”이라고 푸념했다. 금남로에서 마주친 직장인 김유신(23)씨도 “좋은 일자리가 없어 서비스업이 아니면 취직할 곳이 없고,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에서 대학을 나와도 부산이나 서울로 다 빠져나가 버리는 상황에 선거는 무슨 선거냐”고 비판했다. 실제 이틀간 광주 시내를 돌아본 결과 유세 차량에 올라타 발언을 하거나 노래를 크게 틀어 놓는 광경은 보기 어려웠다. ●野후보 분열 등 정치권 불신에 선거 심드렁 광주터미널의 서점에서 만난 대학생 김대중(25)씨는 “지방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광주는 ‘기호 2번’이라는 깃발만 꽂으면 당선된다고 생각하는지 후보들끼리 밥그릇 놓고 싸우는 모습에 관심을 오히려 끊게 됐다”고 말했다. 이처럼 광주 시내는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했지만 후보들에 대한 의견 표명을 명확히 하는 이들도 있었다. 윤 후보는 야권의 상징인 ‘기호 2번’을 가슴에 달아 호감이 가고 참신하다는 평가가 나왔지만 ‘인지도’에서 발목이 잡혔고, 강운태 무소속 후보는 ‘현역 프리미엄’을 갖고 있지만 ‘낡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걸림돌이 되는 분위기였다. 동구 충장로2가에서 만난 조선대 재학생 유호승(27)씨는 “강 후보는 재산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았다는 점이 마음에 걸려 지지하기가 꺼려진다”며 “얼마 전 세월호 참사까지 일어나 사회적으로 부정부패나 깨끗함에 대한 요구가 커져 가고 있는 상황에서 청렴하고 도덕적인 느낌을 주는 윤 후보에게 한 표를 줄 것”이라고 윤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광주터미널에서 만난 김훈(39)씨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주도했다고 알려진 강 후보에게 지금까지 투표한 적이 없다”면서 “지역 민심과 괴리된 낡은 정치인이라는 생각이 들고 사회운동을 한 윤 후보가 시민들이 원하는 새 정치를 해 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든다”고 힘줘 말했다. 윤 후보에 대한 지지세가 20~30대 젊은 층에 많다면 강 후보는 50세 이상, 특히 60~70대의 표심을 휘어잡은 듯 보였다. 광주터미널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정모(60·여)씨는 “윤 후보는 누군지도 잘 모르겠고 해 본 사람이 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등구장을 들어서게 했고,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유치 등 눈에 보이는 업적들을 이뤄 낸 것도 좋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호남 최대 규모인 서구 양동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김모(65)씨도 “일단 광주시장을 한 번 해 봤다는 게 강점이고 하던 일을 연속성을 갖고 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면서 “대통령 후보도 나가고 정치를 많이 해 봤으니까 다른 후보들보다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충장로4가 등 광주 시내로 자리를 옮기니 ‘시민’을 강조한 양쪽 후보의 플래카드가 바람에 거세게 펄럭이고 있었다. 윤 후보는 파란색 배경에 ‘광주를 바꾸는 첫 시민시장’이라는 문구를 넣었고, 강 후보도 시민을 강조해 ‘시민공천, 단일후보’라고 노란색 배경에 적었다. 윤 후보와 강 후보 모두 시민의 뜻을 받든 후보라는 점을 부각시켜 표를 얻겠다는 전략으로 보였다. ●기호 1·2번 싸움하다 무소속과 대결 많아 또 시내에는 무소속을 뜻하는 노란색 플래카드와 새정치연합 소속임을 보여 주는 파란색 플래카드의 숫자가 엇비슷했다. 새정치연합 광주시당의 한 관계자는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합당을 하다 보니 광주시장 선거처럼 공천에 불복한 후보들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이 많다”며 “늘 기호 2번과 기호 1번의 싸움이던 광주에서 이런 일은 처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6일 단일화를 통해 강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이용섭 전 광주시장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광천동 유스퀘어에서 만난 직장인 윤승미(33·여)씨는 “이 전 후보를 지지했었는데 강 후보와 단일화를 해서 누구를 지지할지 멘붕(멘탈 붕괴)이 왔다”며 “강 후보는 시장을 지내면서 체감적으로 느껴질 만큼 딱히 잘한 것이 없고, 윤 후보는 전략공천 과정에서 배신감을 많이 느껴 거부감이 있다”고 혼란스러워했다. 버스기사 고영민(46)씨도 “장관, 국회의원을 지낸 이 전 후보를 지지했었는데 사퇴해서 고민 중”이라면서 “강 후보는 시민들의 평가에 얽매이고 전시행정을 많이 하면서도 버스기사들의 애로 사항은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윤 후보에 대해서는 이름 대신 “저…그…새정치연합의…그분”이라고 호칭하는 등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이 전 후보 지지자들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향하느냐가 막판 판세에 변수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강·윤 후보 측은 캠프 조직을 총동원해 이 전 후보 쪽 사람들을 일대일로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떠나 새정치연합이 지난 2일 한밤에 기습 발표한 ‘전략공천’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매우 강경한 것도 범상치 않았다. 버스 운전 경력 30년째인 김현(54)씨는 “나쁜 XX들, 민주주의 국가에서 경선을 해야지 (전략공천으로) 내리꽂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된다”고 욕설을 퍼부었다. 그는 “낡아빠진 옛날 정치를 답습하는 데 대해 시민들도 욕을 많이 한다”면서 “나는 차라리 새누리당 찍을 것”이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광주에서 50년째 거주 중인 이모(71)씨도 “경선을 해서 공정하게 사람을 뽑아야지. 광주시민 알기를 뭘로 아는 거야”라면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에 광주시민들이 정치적으로 큰 역할을 했었는데 존중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렇게 해도 되겠지’라고 안일하게 생각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닌가”라고 목청을 높였다. 지난 대선 때 ‘안풍’(安風)의 진원지였던 광주지만 안철수 대표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었다. 서구 양동시장에서 만난 변동섭(41)씨는 “안철수라는 사람이 순수하고 좋은 건 사실이지만 정치는 정글인데 물어뜯기고만 있는 것 같다”며 “정치권 밖에서 토크 콘서트나 했으면 좋았을 걸. 정치적 능력이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기대가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광주터미널에서 만난 군복 차림의 20대 청년은 “안 대표는 지난 대선 때만 하더라도 참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줏대가 없고 소신을 자주 바꾸는 느낌을 받아 믿음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악화된 민심을 달래기 위해 이번 주말 광주를 방문하는 것에 대해서는 대다수 시민이 “선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직 기대감을 보이는 이들도 있었다. 동구 수기동에서 음식점을 30년째 운영 중인 윤은하(48·여)씨는 “안 대표가 정치권에 들어오기 전부터 아들을 안 대표처럼 키워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좋아했다”며 “이번 선거에서 안 대표가 정치에 뿌리를 내릴 수 있게끔 광주시민들이 도와줘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광주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부부 싸움 예방하고 존중받는 느낌 좋고 존댓말 써 보세요

    부부간에 존댓말을 쓰면 어떤 점이 좋을까. 그런 부부는 얼마나 될까. 장민숙씨는 데이트할 때부터 결혼 후까지 남편과 서로 존댓말을 60~70% 정도 사용한다. 존중받는 느낌이어서 좋다고 한다. 존댓말은 부부싸움을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이현섭(테너)·김수진(소프라노)씨 부부는 잘 지내다가도 말투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게 돼 극단적인 상황까지 도달하고 나서야 서로 존댓말을 하기로 결심했다. 처음에는 굉장히 어색했고, 주변에서도 닭살 돋는다며 말렸다. 그러나 방치했다가는 큰일이 날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 때문에 꿋꿋이 밀고 나갔더니 어느 순간 존댓말이 자연스러워지고, 정말 닭살 부부로 변했다. 그 후 말투 때문에 부부싸움을 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존댓말 사용을 적극 권한다. 25일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올해 2차 저출산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부가 서로 존댓말을 쓴다’가 6.2%, ‘상황에 따라 존댓말과 반말을 섞어 가며 쓴다’가 32.8%, ‘한쪽은 반말, 한쪽은 존댓말’이 5.4%, ‘서로 반말’이란 응답이 55.6%다. 서로 존댓말을 쓰는 경우는 연령대별로는 50대 이상이 23.5%, 결혼기간은 20년 이상이 18.2%로 가장 높고, 지역적으로는 강원이 17.6%로 높으며,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난 경우가 15.8%로 높았다. 그에 앞서 2007년 한국여성민우회의 가족호칭 조사에서는 부인 중 56%가 남편에게 해요체를 사용하고 해라체는 27.6%인 데 비해, 남성은 13.7%가 해요체를 사용하고 54%는 해라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모두 연령이 높을수록 해요체가 많고 동갑인 경우 양쪽 모두, 차이가 날 경우 나이 많은 쪽이 해라체를 많이 사용했다. 여성민우회는 당시 부부간에 서로 존중하는 호칭과 말투 쓰기 등 운동을 벌인 바 있다. 여성민우회 최진협 사무처장은 “부부끼리 존댓말을 하는 것도 좋으나 더 중요한 것은 존중과 배려”라면서 “상호 간에 얼마나 민주적으로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 가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happyhome@seoul.co.kr
  • 정부 ‘北아파트 붕괴’ 위로 전문 검토

    정부 ‘北아파트 붕괴’ 위로 전문 검토

    북한이 평양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국방위원회 내 안전 관련 조직인 설계국을 신설한 것으로 관측된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부부가 군인 전용 치료시설인 대성산종합병원을 방문한 소식을 전하며 이들을 수행한 마원춘 당중앙위원회 부부장을 ‘국방위 설계국장’ ‘육군 중장’으로 소개했다. 현재까지 국방위 내 설계국의 존재가 알려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 지난 13일 아파트 붕괴 사고에 따라 조직을 신설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육군 중장 계급을 새롭게 부여한 것도 각종 건설을 도맡는 인민보안부가 군사 조직이기 때문에 관련 부서에 지시를 내릴 수 있는 군사 호칭을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이 같은 조직 개편에 이어 관련자들에 대한 처벌 등의 후속 조치를 진행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사고 책임자로 소개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우리의 경찰청장)과 건설을 담당한 선우형철 인민내무군 장령 등에게는 북한 건설법의 ‘건설사업에 대한 지도통제’ 부문에 규정된 53조에 따라 행정적 또는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또 형법의 ‘공민의 생명, 재산을 침해한 범죄’ 부문에 나온 과실적 살인죄를 적용해 ‘3년 이상 8년 이하의 노동교화형’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위로 전통문을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도 아직 북한에 관련 전통문을 보내지 않아 상황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며 “북한도 세월호 침몰 사건 관련 전통문을 사고 발생 일주일 뒤에 대한적십자 채널을 통해 보냈다”고 설명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NBA] 1인자 제친 2인자

    [NBA] 1인자 제친 2인자

    생애 한 번뿐의 영광인 신인왕 수상, 데뷔 후 7년간 네 차례 리그 득점왕 등극, 4년 연속 올스타전 출전. 미국프로농구(NBA)의 케빈 듀랜트(오클라호마시티)는 화려한 이력을 과시하면서도 ‘만년 2인자’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NBA에서 맨 앞자리는 ‘킹’이라는 호칭이 붙은 르브론 제임스(마이애미)가 단골로 차지했다. 그러나 듀랜트가 마침내 한을 풀었다. NBA 사무국은 7일 “기자단 투표 결과 1위표 119표 등 1232점을 획득한 듀랜트가 제임스(891점)를 제치고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고 발표했다. 생애 첫 MVP의 영예를 안은 듀랜트는 올 시즌 평균 32득점으로 1위에 올랐고, 팀의 플레이오프(PO) 진출(서부 콘퍼런스 2번 시드)을 이끌었다. 특히 41경기 연속 25득점 이상을 기록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 갖고 있던 기록(40경기)을 넘어섰다. 반면 1985~86시즌 래리 버드(보스턴) 이후 28년 만에 MVP 3연패를 노렸던 제임스는 1위표를 6표밖에 얻지 못해 꿈이 좌절됐다. 한편 마이애미는 이날 안방인 플로리다주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아레나에서 열린 동부 콘퍼런스 PO 2라운드 1차전에서 브루클린을 107-86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앞서 샬럿과 치른 1라운드에서 4전 전승을 거둔 마이애미는 PO 5연승 행진을 이어 갔다. 제임스가 22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서부 콘퍼런스에서는 샌안토니오가 포틀랜드를 116-92로 꺾고 4강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전화·GPS 담아…‘아이 안전’ 위한 웨어러블 기기 등장

    전화·GPS 담아…‘아이 안전’ 위한 웨어러블 기기 등장

    많은 웨어러블 기기가 건강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가운데 아이들의 안전을 위한 기기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스웨덴의 한 남성이 최근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전화와 GPS 기능을 담은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공개했다. ‘티니텔’이란 이 기기는 아이들을 걱정하는 부모들을 위해 어린아이도 손쉽게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GPS 추적 기능을 지원해 부모가 아이의 위치를 쉽게 확인하고 비상 시에는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이 기기는 손상되기 쉬운 스크린 대신 커다란 버튼을 채택, 이를 누르고 미리 입력해둔 ‘엄마’나 ‘아빠’와 같은 호칭을 말하면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준다. 또 이를 사용하지 않고 측면에 부착된 볼륨 키를 통해 원하는 연락처를 찾아서 통화할 수도 있다. 전화 수신은 더 간단하다. 전화가 걸려오면 커다란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되며, 미리 설정하면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통화할 수 있다. 또한 생활방수 기능을 지원하므로 아이가 밖에서 활동할 때도 기기의 기능을 상실할 우려가 없고, 1시간 미만의 충전으로 총 1시간 동안 연속 통화할 수 있으며 대기 상태는 무려 7일간 지속된다. 이를 개발한 스톡홀름에 사는 매츠 혼은 지난 2012년 자신의 아이가 밖에서 친구와 놀 때 이런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9일 출자금 10만 달러(약 1억원)를 목표로 공개된 이 기기의 기금은 현재 6만 6719달러(약 6800만원)를 기록하고 있다. 가격은 버전에 따라 다양하다. 사진=킥스타터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우리나라의 남녀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 문제에 대한 대답도 남녀에 따라 다르기 쉽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곤충이라도 좋으니 수컷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차별을 절감한 여성도 있겠다. 반면 유교적 전통에 익숙한 나머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세상이 됐다고 개탄하는 남성도 있을 것이다. 그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63점대다. 2013년 우리나라가 자체 분석한 국가성평등지수(63.9)와 세계경제포럼의 성(性)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0.635)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남녀 격차만 반영하는 GGI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36개국 중 111위다. 반면 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II·Gender Inequality Index) 순위는 우리나라가 2012년 0.153으로 148개국 중 27위다. 순위가 상반돼 혼란스러울 수 있다. GII는 모성사망률과 청소년출산율 등 복지 수준 자체도 남녀 격차와 나란히 반영한 수치여서 100점 만점이 아니고, GGI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남성연대가 “여성에게 할례와 명예살인 등을 자행하는 국가들이 우리보다 상위인 엉터리 자료”라고 GGI를 비난하는 것은 여성 인권 수준이 무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남녀 격차도 의미는 있다. 종합하면 우리나라가 여성의 복지 인권 수준이 절대평가로는 높지만 남성 대비 상대적 평등 수준은 낮은 셈이다. 특히 GGI 14개 지표 중 우리나라는 건강 및 생존(0.973)과 교육적 성취(0.959)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관리직(0.11), 장관 수(0.14), 국회의원 수(0.19), 소득(0.44) 등이 점수가 낮아 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을 17년까지 40%로 높이는 등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00여개 대기업과 정부 등으로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를 6월 중 구성, 여성의 승진을 제약하는 ‘유리천장’ 등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자발적 추진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안이환 교수는 “사회에서는 취약 부문인 기업 여성임원의 할당제를 공기업부터 시행하고, 가정에서는 아빠에게만 허용하는 유급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를 통해 양성평등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식 개선이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다양한 역할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가정과 사회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송현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가사담당자로 분리시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도 현모양처(賢母良妻) 이데올로기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보편화돼 있다”며 개선을 촉구한다. 아버지가 가족의 대표로서 가족 구성원에 대해 일방적인 권위나 지배를 행사하는 가부장제(家父長制)도 마찬가지다. 부부라는 한자의 뜻도 남편(夫)은 하늘(天)보다 더 높고, 부인(婦)은 빗자루(?·추)를 든 여자(女)라는 식이다. ‘아침부터 같이 돈 벌고 퇴근해서 자기는 컴퓨터하며 게임하고 저는 아들 둘과 씨름하며 집안일까지 해서 불만을 토로하면 고작 그거 해놓고 뭘 생색내냐고 이야기합니다.’ 한 여성 사이트에 오른 여성의 푸념이다.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다. 1일 가사노동시간이 2009년 기준 여성은 취업자 2시간 34분, 비취업자 4시간 41분인 데 비해 남성은 취업자 36분, 비취업자 1시간 4분으로 일하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일하는 남성의 4배 이상일 뿐 아니라 노는 남성의 2배가 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남성이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알고 함께하지 않으려면 맞벌이 배우자를 얻으려 하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 전문직 여성 A씨는 최근 병원에 치료받으러 갔더니 의사가 “아줌마”라고 부르더란다. 주위를 살펴보니 남성에게는 “아저씨”가 아니라 옷차림에 상관없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불쾌한 나머지 전문용어도 써가며 까칠하게 굴었더니 금세 “선생님”으로 호칭이 바뀌더란다. 여성 차별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물론 지난해 사법연수원 출신 판사 신규 임용자 중 78%, 검사 임용자 중 71%를 여성이 차지한 만큼 현재 전체 판사의 27%, 검사의 25%인 여성 비율이 머지않아 절반을 넘어서는 등 각계에서 남녀 비율 역전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안일과 아이 돌봄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유리천장이 걷혀야 가능한 이야기다. 기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는 동안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8명으로 세계 최저를 유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구에서 소멸하는 1호 국가가 될 것으로 유엔인구기금이 예측했을 정도다. 양성이 평등해야 남녀 모두 행복할 수 있다. 한쪽이 좀 편해지거나 높아지려다가 상대방이 불행을 느끼면 결국 모두 불행해진다. 남녀는 크게 보면 상쟁(相爭)이 아니라 상생(相生)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용어 클릭] ■양성평등 임신, 출산 등 신체적 차이는 인정하되, 성별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 편견, 소외, 폭력을 받지 않고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으며,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 가장 맛있는 스시? 오바마, 절반만 먹고 젓가락 놓은 뒤 바로 TPP 언급

    가장 맛있는 스시? 오바마, 절반만 먹고 젓가락 놓은 뒤 바로 TPP 언급

    “버락, 어젯밤 스시가 인생에서 가장 맛있었다고 했죠. 나도 그렇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미·일 정상회담이 끝나고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웃으며 이같이 말했다. 직함 없이 이름만을 부르며 친근감을 표현한 아베 총리는 “양국 관계도 이처럼 역대 최고였으면 좋겠다”면서 미·일 동맹의 건재를 과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웃음으로 환대했다. 그는 “곤니치와(안녕하십니까)”라고 일본어로 인사하며 “아베 총리의 친절한 발언과 환대, 어제 대접받은 훌륭한 스시와 일본 술에 대해 감사를 표한다”고 예의를 차렸다. 전날 ‘스시 만찬’에서는 역시 직함 없이 “신조, 잘 지내십니까”라고 격의 없는 호칭을 사용했던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그러나 AFP통신에 따르면 전날 만찬은 보기보다 화기애애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아베 총리는 식사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오바마 대통령이 평생 가장 맛있는 스시였다고 했다”고 말했으나 정작 오바마 대통령은 스시를 절반만 먹고 젓가락을 내려놨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영빈관의 딱딱한 만찬 대신 번화가에서 편안히 저녁을 먹으며 친밀감을 높이려고 했지만 아베 총리의 기대와 달리 오바마 대통령은 거두절미하고 바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날 오전 왕궁에서의 환영 행사로 둘째 날 일정을 시작한 오바마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치고 오후에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영빈관에서 북한에 의한 납치 피해자 요코타 메구미(실종 당시 13세)의 아버지 시게루(81), 어머니 사키에(78), 납치피해자가족회의 이즈카 시게오(75) 대표와 약 15분간 면담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인이 아니라 두 딸을 가진 부모 입장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일본과학미래관을 찾은 오바마 대통령은 고등학생, 대학생들에게 연설을 하며 과학 분야에서의 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휴머노이드 로봇 ‘아시모’와 대화하며 축구를 하기도 했다. 오후 4시 찾은 메이지신궁에서는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 대사와 함께 소원을 빈 뒤 1시간가량 무사들이 말 위에서 화살을 쏘는 무예를 감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저녁에 국빈 행사의 일환으로 일왕이 주최한 궁중 만찬에 참석했다. 아키히토 일왕 부부와 나루히토 왕세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정부 요인과 미국 프로야구에서 활약한 노모 히데오 등 미·일 교류에 이바지한 사람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 자리에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미국의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했으며 만찬에는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한 1989년 이후 최다인 168명이 참석했다고 NHK가 전했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씨줄날줄] 보커스 vs 바오커스/박홍환 논설위원

    외국인이 중국어를 학습할 때 어려운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같은 한자인데도 높낮이 등 4가지 성조에 따라 전혀 다른 뜻으로 사용돼 한국, 일본 등 한자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조차 머리를 싸매게 된다. 신문 등을 읽다 보면 뜻과 발음으로는 도저히 유추해낼 수 없는 한자어 표기가 곧잘 등장하는데 이것을 해석하는 것도 골칫거리다. ‘젠푸자이(柬?寨), 멍자라궈(孟加拉國)’라는 단어에서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를 연상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에서 사스비야(沙士比亞) 또는 사웡(沙翁)으로 불리는 사람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다. 사스비야는 그런대로 이해할 만하지만 ‘모래 노인’이라니. 물론 대부분의 외국 이름과 지명은 뜻과 발음을 적절하게 일치시켜 표기한다. 코카콜라의 중국명은 커커우커러(可口可·가구가락)로 입이 즐겁다는 뜻이다. 발음까지 비슷하다. 프랑스의 세계적 유통업체인 까르푸의 중국어 표기는 ‘가정의 즐거움과 복’이라는 뜻의 자러푸(家福·가락복)이고, 국내 유통업체인 롯데마트는 러톈마터(天瑪特·낙천마특)라고 쓴다. 인생의 즐거움을 뜻하는 낙천의 중국 발음을 차용해 현지인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 셰익스피어를 ‘모래 노인’으로 호칭하는 것처럼 중국 네티즌들은 외국인들을 별칭으로 부르기도 한다. 북한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이팡(一胖·김일성), 얼팡(二胖·김정일), 싼팡(三胖·김정은)으로 불린다. 3대에 걸친 그들의 뚱뚱한 체형을 빗댄 조롱 섞인 별칭임은 물론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경우 아오바마(奧巴馬)라는 이름 외에 아오헤이(奧黑)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흑인이라는 점과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점을 동시에 비꼰 표현이다. 요즘 중국에서는 새로 부임한 주중 미국대사 맥스 보커스의 중국어 표기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한다. 보커스 대사의 정식 표기는 보카스(博?斯·박카사)이지만 네티즌들은 바오커스(包咳死·포해사)로 바꿔 부른다는 것. 보카스는 무의미한 한자어 차용이지만 바오커스는 발음은 비슷해도 ‘반드시 기침하다 죽을 것을 보증한다’는 살벌한 뜻을 갖고 있다. 베이징의 심각한 스모그 현상을 풍자하기 위해 이 같은 절묘한 이름을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게리 로크 전임 대사 시절 주중 미국 대사관은 초미세먼지 수치를 주기적으로 발표해 이를 애써 외면해 온 중국 당국과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뜻과 발음을 적절하게 일치시켜 표현하는 중국인들의 절묘한 작명법이 또다시 빛을 발휘한 셈이다. 박홍환 논설위원 stinger@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결혼 후 새로운 가족 호칭 어떻게

    신혼부부들은 여러 가지 환경 변화에 적응하느라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새로 생긴 가족에 대한 호칭 문제를 정리하는 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를 위해 국립국어원은 가정에서의 호칭에 관한 표준언어예절을 2011년 말 마련했다.표준언어예절은 부부간 호칭으로 “여보” “○○씨” “○○아빠” 등이 바람직하고, 결혼 전의 호칭을 그대로 결혼 후에도 사용해 “오빠” “형”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으므로 써서는 안 되며, 서로 “자기”라고 부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며느리에게는 “어미” “아가”, 사위에게는 “○서방” 등의 호칭을 권한다. 아들딸도 결혼 전에는 이름을 부르지만 결혼 후에는 “아범” “어멈” 등으로 불러야 바람직하다고 제시한다. 며느리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시누이 남편 호칭에 대해서도 남편의 형제와 마찬가지로 “아주버님”(남편 누나의 남편) “서방님”(남편 여동생의 남편)이라고 부르도록 돼 있으나 “○○고모부”라는 호칭이 많이 쓰이는 등 현실은 다른 경우가 많다. 한편 여성민우회의 가족 호칭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2007년)에 따르면 아내는 남편에게 “○○아빠”(40%) “여보”(30%) “자기야”(14%) “오빠”(5%), 남편은 아내에게 “○○엄마”(36%) “여보”(35%) ‘이름’(12%) “자기야”(4%) 등을 사용한다. 표준언어예절과 달리 여성은 연령이 낮아질수록 “자기야”와 “오빠”를 많이 사용한다. 연애 때부터 부르던 “오빠”라는 호칭이 익숙해져 결혼 후 애를 낳고도 바꾸기가 어렵다고 한다. 며느리에 대한 호칭은 시부모 모두 “어미야” “아가” ‘이름’ 순이다. 사위에 대한 호칭은 장인은 “○서방”(75%) ‘이름’(9%) 등이고, 장모는 “○서방”(78%) “○○아비”(12%) 등이다. 표준언어예절과 달리 결혼 후에도 아들딸뿐 아니라 며느리와 사위의 이름도 꽤 많이 불리며, 친근감을 이유로 이 추세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름을 부르는 데 대해 ‘아들과 마찬가지로 며느리에게도 이름을 불러 주는 게 좋다’는 의견과 ‘함부로 대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싫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본인의 의사를 물어 호칭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며느리는 대다수가 시부모에게 “아버님/어머님”(95%)이라고 부르는 반면, 사위의 경우 “장인어른/장모님”이 55%이고 “아버님/어머님”은 40%다. 남편의 남동생에 대한 호칭은 “도련님/서방님”이 61%, 남편 여동생 호칭은 “아가씨”가 64%로 각각 가장 많다. 이에 대해 시집 식구들은 “도련님/서방님”과 “아가씨”라고 높여 부르고 처가는 “처남” “처제”로 그냥 부르는 것이 불평등하다는 응답이 40% 이상 나왔다. 한국방송통신대 가정학과 성미애 교수는 “호칭은 시대에 따라 사회적 맥락에서 나오는 것인 만큼 원한다면 이름을 부르는 것도 무방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결혼 후에는 여동생이 아니라 아내인데도 계속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것은 불평등하고 자녀들도 헷갈릴 수 있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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