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호칭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청구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비결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소득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 추월
    2026-02-21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775
  • 경기도의회 갑질행위 예방교육 실시

    경기도의회 갑질행위 예방교육 실시

    경기도의회(의장 장현국)가 15일 직원 간 상호 존중하는 조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갑질행위 예방교육’을 실시했다. 이날 오후 의회사무처 1층 대회의실에서 ‘갑·을에서 동행으로’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진행된 강연에는 의회사무처 직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 직원 전원은 체온을 측정한 뒤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만전을 기하며 강연을 청취했다. 강사로 나선 국방부 육군사관학교 김효광 감찰실장(중령)은 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연수원 전문강사로 2018년 권익위 ‘청렴교육 강의 경연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이날 강연에서 김효광 감찰실장은 “가까운 사이일수록 원칙을 지키지 않고 방심하면 나타나는 게 갑을관계”라며 “적절한 호칭, 존대표현 등 지킬 것은 지키면서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강연을 기획한 경기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강연을 통해 직원 스스로 무심코 일삼아 온 갑질행태를 점검하고, 갑질 없는 ‘청정의회’를 만드는 데 함께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메밀밭’ 지나 만난 모던보이… 평창에 깃든 이효석 문학혼

    “돌밭에 벗어도 좋을 것을,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들어가지 않았나. 이상한 일도 많지. 거기서 난데없는 성 서방네 처녀와 마주쳤단 말이네. 봉평서야 제일가는 일색이었지.” (소설 ‘메밀꽃 필 무렵’ 중에서)한여름 밤의 객줏집 토방 더위를 견디다 못해 등목을 하러 나간 개울가에서 하필이면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물레방앗간으로 들어가고야 만 허생원이란 사내가 있다. 지금에야 허생원이라는 호칭이 어울리지만 20여년 전에는 어디 그랬을까. 여름도 여름이거니와 혈기 왕성한 젊음 자체가 더위를 한층 더 못 견디게 했을 밤이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 대체 달이 얼마나 밝으면 한밤중에 개울가에서 옷도 못 벗을 정도였을까. 아니면 그곳에 있는 어떤 여인의 기척을 듣고 끌리듯 들어가게 된 사내의 겸연쩍고 뒤늦은 핑계였을까. 달보다 더 환한 그이가 하필이면 ‘봉평서 제일가는 일색’이고 우는 낯빛이니 그야말로 선뜻 달래 주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어쩌면 뻔한 운명. 그런 밤에는 그 여인이 아닌 누구라도 우는 모습을 달래 줬을 터이지만, 하필 그 여인이라는 이 얄궂은 소설적 장치라니. 소설은 그 둘을 밤새 물레방앗간에 머물게 한 뒤에 다음날 아침이 채 밝기도 전에 허생원을 도피시킨다. 둘만의 꽃잠을 뒤로하고 줄행랑친 사내 대신 홀로 남겨진 여인은 달도 차지 못한 아이를 낳고 친정에서마저 내쳐진다. 핏덩이 아이와 함께 도망 나온 미혼모의 삶이야말로 우리가 흔히 짐작할 수 있는 고난 그 자체였을 터. 지금이라면 온갖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배드 파더스 같은 사이트에 올려라도 두겠지만, 때는 바야흐로 1920년. 장돌뱅이는 장돌뱅이대로, 객줏집 주모가 된 애 딸린 여인은 여인대로의 신산한 삶을 이어갈 수밖에 없는 애석한 소설의 흐름이 있다. 그리고 그 문장들을 내내 달빛과 그것을 되비춘 메밀꽃밭이 있다.●여름이면 생각나는 ‘메밀꽃 필 무렵’ 달 아래서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 빛나는 메밀밭을 뒷배로 둔 물레방앗간 서사가 올여름에도 돌아왔다. 아니 메밀꽃이 피는 시기여야 하니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노을을 등에 지고 걸어오는 장터의 당나귀들처럼 슬며시 오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이 다 달빛이 너무 이지러져서 메밀밭이 소금을 흩뿌려 놓은 듯이 밝았던 까닭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사 모든 일들은 다 햇빛 아래서, 달빛 밑에서 이루어지는 것들 아니겠는가. 개울가와 메밀밭이 오밤 중에도 대낮처럼 밝았던 까닭이라는 미문을 등에 지고 허생원과 동이가 왼손을 휘두르며 아직도 길을 걷고 있는 중이다. 강원도 평창 아니 봉평의 풍경이다. 순전히 소설가 이효석이 그려 놓은 메밀꽃밭을 찾으러 객줏집과 개울가 그리고 물레방앗간을 보러 다녀왔다. 호는 가산, 평창 봉평면에서 출생한 이효석은 경성제일고등보통학교를 거쳐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숭실전문학교, 대동공업전문학교 교수로 재임했다. 1928년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구인회에 합류하기도 했다. 미문을 활용한 심미주의적 문학관과 프롤레탈리아적 세계관으로 고향 마을 농민들의 신산한 삶을 여실히 그려 낸 작품들로 유명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메밀꽃 필 무렵’과 ‘수탉’, ‘돈’을 포함해 ‘해바라기’, ‘황제’, ‘화분’, ‘벽공무한’ 등이 대표작으로 꼽힌다.●평창·평양·서울 오가며 인간 배경에 천착 이효석의 삶은 고향인 평창과 서울 그리고 평양으로 이어지는데 그는 서울 살이의 피폐함과 도시민의 향수 그리고 고향을 주요 배경으로 한 향토적인 내용의 소설을 주로 쓰며 인간의 삶과 배경에 관해 천착했다. 그리하여 그의 작품세계는 시가지와 농촌, 향수와 도시의 삶에 대한 동경이 교차해 나타난다. 어느 한 가지에 집중된 시선보다는 사회의 여러 모습에 고루 눈을 돌렸으며, 고향 마을의 가난하고 피폐한 삶일지언정 그들의 삶을 바라보는 데 어떤 잣대를 들이대지도 않았다. 미학적인 문장과 인간에 대한 애정을 보다 깊이 있게 드러내고자 했다. ‘동반자 작가’ 운동에도 참여하면서 유진오, 채만식, 유치진 등과 함께 한국에서도 계급주의 문학 운동이 왕성하게 일어나게 기여했다. 그의 소설이 핍진한 삶과 인간 군상들이 주변의 풍경과 어우러져 보다 매혹적인 문장으로 그려지는 이유인 셈이다. 봉평과 경성을 오가며 보낸 유년기와 경성과 평양을 오가며 직접 경험한 삶의 여러 모습들이 대상에 대한 감각적이고도 섬세한 묘사 능력이 뛰어난 소설을 쓰게 하는 데 큰 지향점이 돼 주었던 듯싶다. 1942년 5월 25일 병으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도 그는 소설을 썼고, 사람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사랑했다. 그가 인간에 대한 애정과 삶에 대한 진정성을 놓지 않은 작가로 추앙되는 이유다. 그에 대해 이리 자세히 쓰는 이유는 ‘나는 과연 작가 이효석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작가가 되기 전에는 국어 교과서의 지문과 언어영역 문제집에서 문제를 풀었고, 한컴타자교사의 ‘메밀꽃 필 무렵’을 타자 연습 삼아서 필타했다. 또 효석 백일장에서는 땡볕에 앉아 시제를 기다리던 습작 시절의 일도 뇌리를 스쳤다. 살면서 이래저래 너무 많이 들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는 ‘메밀밭’의 서사 덕분에 오히려 소설가 이효석을 더 모르고 지내 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였다. 소설을 쓰며 학생들을 가르치는 입장이 돼서도 그 사정은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이효석 문학상 수상 작품집’의 작품들을 찾아 읽거나 ‘효석 백일장’에서 학생들이 몇 명 정도 입상을 했는지 묻는 사람이 돼 있기도 한 실정이었다. 그래서 더 가보고 싶었다. 아니 가봐야 했다. 내가 아는 소설가 이효석은 원두 커피를 아주 사랑해서 서울과 평양, 평창을 오가며 원두를 구했다는 커피 애호가이자 축음기로 LP를 듣는 것이 취미고 프랑스 여배우를 좋아하기도 한, 스키가 취미인 멋쟁이였다. 이효석 선생의 커피 이야기는 내 단편소설 ‘커피 다비드’(‘유빙의 숲‘, 문학동네)에도 실려 있다. 직접 로스팅을 하고 커피를 내려 마시는 내가 이효석 선생을 만난다면 가장 먼저 건네고 싶은 원두는 케냐AA 피베리다. 홀빈(Hole Bean)인 까닭에 숙성도 오래 걸리지만 커피의 진주 혹은 에센스라고 불릴 정도로 맛과 향미가 뛰어난 원두이기 때문이다. 그와 함께 봉평 메밀꽃 주변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싶다. “그 여인을 꼭 그렇게 불행하게 만들어야 했나요.” “그런데 나중에 허생원이랑 다시 잘 되나요?”●마을 어귀서부터 느껴지는 ‘이효석 마을’ 봉평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곳이 이효석의 고장, 메밀꽃 군락이구나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봉평 장터와 효석문화마을 어귀에서부터 달려드는 여러 가지 글자들은 모두 이효석과 ‘메밀꽃 필 무렵’을 가리켰다. 동이네, 물레방앗간, 메밀꽃, 충주집, 허생원, 효석로, 효석공원 등등의 상호명들이 즐비해 있던 탓이었다. 그야말로 ‘이효석을 위한, 이효석에 의한’ 마을이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는 괴테 생가와 괴테 로가, 체코의 프라하에는 카프카 생가와 그 마을이 있다. 셰익스피어와 몽고메리, 헤르만 헤세, 카뮈 등 세계적인 문호들이 나고 자란 곳에는 어김없이 그들을 기리는 거리와 생가, 도서관을 비롯해 그의 문학을 경외하고 기념하려는 것들로 넘쳐난다. 나 역시도 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꼭 빼놓지 않고 찾아보았던 여행지들 중에 하나가 작가들의 생가와 그들이 특히 자주 드나들었다던 카페(그곳에서 마시던 음료)와 거리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장소를 꼽는다면 단연 평창의 이효석 문화마을이 아닐까. 문인들의 거리를 따라 대한민국 작가 로드맵을 만들어 볼 수도 있으니 말이다. 코로나19로 생활과 마음이 위축돼 있어 ‘코로나 블루’라고 불리는 시대다. 선뜻 어디를 나서기도, 습관처럼 방학 때마다 미리 사둔 비행기 티켓을 꺼내 볼 수도 없는 날들이 돼 버렸다. 그때 책장에 있는 이효석의 책 한 권을 뽑아 들고 문득 평창으로 ‘홀로라도’ 훌쩍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격리를 해야 하는 때에는 책으로 여행을, 그리고 잠시 바람을 쐬어야 할 적에는 그 책을 배경으로 한 마을에서 작가와 작품을 보다 현실감 있게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추천해 본다. 선뜻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시대에 문득 어디라도 가고 싶을 적에는 봉평으로 그리고 이효석의 문장 속으로 물레방아가 물을 휘감아 돌듯이 그렇게. 그러다 보면 길 위에서 허생원을 만날 수도, 왼손잡이 동이를 만날 수도 있겠다. 그들과 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넌지시 고향을 물어볼 수도 있는 일 아니겠는가. 혹시 어떤 인연을 만나게 될 수도 있잖은가. 어떤 사랑은 그렇게 시작될지도 모른다. 그 옛날의 허생원과 성처녀의 그 마음처럼 말이다. 활짝 핀 메밀꽃밭을 배경으로, 달빛 아래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된다면 좋겠다. 한없이 휘도는 물레방앗간에서라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겠다. 올여름과 가을에는 각자의 메밀꽃밭과 물레방앗간으로 떠나보시길. 소설가 이은선
  • ‘매니저 갑질 논란’ 신현준, “큰 충격…격식없는 친구였다”(공식입장)

    ‘매니저 갑질 논란’ 신현준, “큰 충격…격식없는 친구였다”(공식입장)

    배우 신현준(51)이 전(前) 매니저 김모 대표가 자신으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폭로한 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공식 입장을 밝혔다. 신현준은 9일 소속사를 통해 “풀지 못한 응어리나 불만이 있었다면 직접 만나서 대화를 가질 수 있었는데 아쉽다”며 “김 대표는 매니저이기 전에 스무살 때부터 알고 지낸 동갑내기 친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격식 없는 사이였다. ‘이 자식아’ 같은 호칭은 허물없이 자연스러웠고 그 친구도 역시 그렇게 대했다”며 “또 친구 사이라 서로의 어머니께도 자주 인사드렸고, 김 대표 가족 중 아픈 분을 위해 개별적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모 대표는 연예매체 스포츠투데이에 신현준으로부터 13년간 부당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현준과 일하면서 월급을 적정 수준으로 받지 못했고, 폭언과 신현준 가족의 갑질에도 시달렸다고 호소하며 신현준과의 카카오톡 채팅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신현준 측은 “매니저가 20여 명이라는 보도도 사실이 아니다. 현재 같이 생활하는 코디, 메이크업 등 스태프는 모두 10년 이상 변함없이 관계를 맺어오고 있는 소중한 동료”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 대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앞으로 더욱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자살하게 한다” 故최숙현 폭행 팀닥터 누구?…“정보 없다”(종합)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지속적인 가혹행위를 받다가 세상을 떠난 고(故) 최숙현 선수의 동료들이 6일 기자회견을 열고 감독, 주장, 팀닥터 등의 추가 가혹행위를 증언했다. 최 선수의 동료들에 따르면 김모 감독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장모 주장 선수도 김 감독과 같은 태도로 선수들을 대했다. 특히 김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 때 콜라를 한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 원어치 사와 최 선수와 다른 선수들이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도록 시켰다. A 피해 선수는 2019년 3월 복숭아를 먹고 살이 쪘다는 이유로 김 감독과 안모 팀닥터가 술마시는 자리에 불려가서 맞았다. 가해자들은 선수가 견과류를 먹었다는 이유로 견과류 통으로 머리를 때리고 벽으로 밀치고, 뺨과 가슴을 때리기도 했다. 이런 폭력을 당할 때마다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면서 잘못했다고 빌었지만, 가해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행위를 반복했다. 최 선수의 동료였던 A 피해 선수는 “경주시청 선수 시절 동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증언했다. A 피해 선수에 따르면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지원금이 나오는데도 김 감독은 80만~100만 원가량의 사비를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B 피해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장 주장 선수의 가혹행위는 김 감독 못지않았다. B 피해 선수는 “24시간 주장 선수의 폭력·폭언에 항상 노출되어 있었고, 제3자에게 말하는 것도 계속 감시를 받았다”며 “주장 선수는 최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안 팀닥터의 경우에는 치료를 이유로 선수들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는 최 선수를 향해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문체부 “팀닥터 정보 전혀 없어”대한체육회 “닥터 자격증 없이 감독 친분으로 고용”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6일 전체회의를 열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에 최숙현 선수 사건 가해자로 알려진 팀닥터와 관련한 사항 등에 대한 추궁에 나섰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의원들과 윤상현 무소속 의원이 참석했다. 상임위원 배정을 완료하지 못한 통합당은 회의 중반 보임이 확정된 이용 의원만이 참석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최 선수 사건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마땅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책임져야 할 것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 것이고, 기존 시스템은 새로 보강될 여러 시스템과 잘 작동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기흥 대한체육협회장도 “최 선수 부모님과 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체육계 대표로서 사과의 말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되지 않도록 철저히 조사하고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윤상현 무소속 의원은 “지금은 조사할 때가 아니라 수사를 해야 할 때다. 누가 은폐했는지 책임자를 수사해야 할 상황”이라며 “조사단만으로 될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면허증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팀닥터가 되느냐. 이런 일이 가능하냐. 정보가 없는데 어떻게 여기에 와서 보고하느냐. 이게 바로 은폐”라며 “6월 26일 0시27분 최 선수의 마지막 메시지, 이것은 우리 모두의 숙제다. 고인이 던진 숙제를 못 풀면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숙현 선수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인 지난달 26일 새벽 자신의 모친에게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남긴 바 있다.도종환 위원장은 “어떻게 주요 정보가 하나도 없느냐. 주요 폭력 가해자에 대한 정보가 하나도 없다고 말하느냐”라며 “지금 다른 선수들은 폭력 외에도 성적수치심을 느끼는 행동을 했다고 하는데 주요 정보가 없으면 어떻게 회의를 진행하나. 앞으로 무슨 조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이상헌 민주당 의원은 “선수들의 건강을 관리해야 할 사람이 반대로 선수를 구타했다. 비 오는 날 먼지 나도록 맞았다는 내용도 있다. 어떤 방법으로 성인여성이 갈비뼈에 금이 가도록 구타당한 것이냐”라며 “고문기술자, 구타기술자라고 뉴스에 나오는데 왜 없다고 하나”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임오경 의원은 “트레이너를 요청하지 않고, 선수들의 돈을 차출했나”라며 “선수를 보호해야 할 의무는 감독에게 있다. 예산 부족이라고 선수 월급을 차출하면서까지 해야 했느냐”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부적절한 통화 논란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 짜깁기를 한 적 없다. 자식 잃은 부모의 심정으로 어떤 것이 진실인지 하나하나 알고 싶었다”며 “짜깁기식 보도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다. 진상규명이 두려워 물타기 하려는 체육계 세력과 보수언론이 결탁했다고 본다. 무엇이 두렵나”라고 반발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팀탁터 문제에 대해 “개인적 신상은 파악하지 못한다. 치료사 자격증도 없다는 보고는 받았다”고 답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물리치료사나 트레이너는 있지만 팀닥터는 없다. 그런 사람은 다 등록돼 있다”며 “이 분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또한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제가 아는 팀닥터는 감독과 선·후배 사이다. 실제로 닥터는 아니고 자격증이 없다. 일반 개인병원에서 운동 처방을 하고 잡일하는 사람”이라며 “언론에서 정보를 얻었다. 구체적으로 팀닥터에 대해 조사해서 안 것은 아니다. 감독 친분으로 고용해 월급은 선수들이 모아서 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는 “그런 사실 없다. 호칭을 닥터라고 선수들이 부른 것이지 팀닥터가 아니다”라며 “전혀 저희와 관계 없다. 급여는 선수 부모님, 각자 선수들 면담 후에 개인적으로 받아낸 것으로 안다. 조사 과정에서 자격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폭행 부인하며 끝내 사과 거부한 가해자들… “죽은 건 안타깝지만 사죄할 건 없어” 전체회의 도중에 참석한 이용 통합당 의원은 감독과 동료 선수들에게 “혹시 피해자들과 또는 최 선수에게 사죄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감독은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고 지도했던 애제자다. 이런 사안이 발생한 데에 대해 부모 입장까지는 제가 말씀을 못드리지만 너무 충격적이다. 가슴 아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그 부분에 대해 성실히 임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으로서 관리 감독, 선수 폭행에 무지했던 부분들에 대해 제 잘못을 인정하고 사죄하겠다”고 했다. 또 이 의원이 “관리, 감독에 대해서만 사과한다는 뜻인가. 폭행과 폭언을 전혀 무관하다는 것인가”라고 재차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끝내 최숙현 선수에게는 사과하지 않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한 동료선수도 “폭행한 적 없다”고 부인했고, 또 다른 동료선수도 폭행이나 폭언 의혹을 부인하며 “죽은 것은 안타까운데 사죄할 것은 없다. 폭행한 사실이 없으니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일 뿐”이라고 말했다. 2017년 2019년 경주시청 소속으로 활동한 최숙현 선수는 그간 감독과 팀 닥터, 선배 등으로부터 가혹 행위를 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 선수에게 강제로 음식을 먹이거나 굶기는 행위, 구타 등을 가했고 팀 닥터는 금품을 요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최숙현 선수는 생전 경찰, 검찰, 경주시청, 경주시체육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 가혹행위가 벌어졌다는 것을 알렸지만 당시 관련 기관들은 어떠한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결국 지난달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 팀닥터…의협 “의사 아니다”

    고 최숙현 선수 폭행 의혹 팀닥터…의협 “의사 아니다”

    폭언, 폭행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3살의 나이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국가대표·청소년 대표 출신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 선수 고 최숙현씨가 지목한 가해자 가운데 한 명인 팀닥터는 정식 의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시는 이 가해 당사자를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한의사협회는 3일 보도자료를 내고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만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언론에 정확한 명칭을 사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의협은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닥터라고 호칭하는 체육계 관행이 근본적인 잘못이라 하더라도 언론이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최 선수는 “감독, 팀닥터, 선배 2명에게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수사기관과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주시청 등에 호소하다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메시지를 어머니에게 남기고 짧은 생을 마감했다. 경주시장 “치료사 고발할 것” 최 선수가 생전에 남긴 녹취록과 징계신청서에 따르면 가해자로 지목된 팀닥터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이 임시 고용한 운동처방사로 알려졌다. 최 선수는 2015년, 2016년, 2019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기간 운동처방사로부터 심리치료비 명목 등의 돈을 요구받았다고도 했다. 최 선수와 가족들이 치료사에게 이체한 총액은 1500여만원으로 알려졌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날 애도문을 발표하고 “경주시와 직접 계약관계가 없는 처방사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 후 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경주시는 가해자 중 한명인 감독에 대해 직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 ‘팀 닥터’ 행방묘연…의사도 아냐

    고 최숙현 선수 가해자 ‘팀 닥터’ 행방묘연…의사도 아냐

    대한의사협회는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과 관련해 해당 팀 감독과 함께 가해자로 등장하고 있는 ‘팀 닥터’는 의사가 아니라고 3일 지적했다. 의협은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는 이 ‘팀 닥터’는 의사가 아닐 뿐 아니라 의료와 관련된 다른 면허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의사가 아닌 사람을 ‘팀 닥터’라고 호칭하는 체육계의 관행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박종혁 의협 대변인은 “특히 이번처럼 국민적 공분을 사는 사건의 경우 연루된 가해자가 마치 의사인 것처럼 보도됨으로써 수많은 ‘의사’들이 모욕감을 느끼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최숙현 선수에게 전지훈련 중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알려진 40대 ‘팀 닥터’ A씨는 2일 열린 인사위원회에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최 선수의 전 소속팀 감독과 선수들은 인사위원회에 참석했다.A씨는 지병인 암이 재발해 건강이 좋지 않아 출석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40대 후반으로 알려진 A씨는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B감독의 고향 선배로, 소속 선수들과 꾸준히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해외훈련이나 전지훈련 등 필요에 따라 ‘팀 닥터’를 불러 참가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숙현 선수는 경북체고를 졸업한 후 2017년 경주시청 직장운동부에 입단했으나 이듬해 컨디션 저조로 1년간 쉬었고 2019년 운동을 다시 시작했으며, 올해 1월 부산광역시체육회로 자리를 옮겼다. 최 선수는 경주시청 입단 이후 감독과 ‘팀 닥터’, 선배들로부터 폭력과 폭언 등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어머니에게 보낸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구청장 아저씨’의 성북천 사랑 “코로나 블루, 꽃 보며 날려봐요”

    ‘구청장 아저씨’의 성북천 사랑 “코로나 블루, 꽃 보며 날려봐요”

    바람마당 40㎡에 25종·2700본 심어 운동복 차림 물 주니 ‘아저씨’ 호칭도 “관리 잘돼 스트레스 싹~” 주민 호평“장기화한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은데 성북천에서 잠시라도 힐링하고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의욕과 희망을 충전하시길 바랍니다.” 지난 23일 이승로 서울 성북청장은 트레이닝 바지에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했다. 성북구가 지난 3월 성북천변 바람마당에 조성한 ‘치유화단’에 물을 주고 성북천 정화 활동에 나서기 위해서다. 그는 식물의 종류에 따라 물의 양도 세심하게 조절했다. 구는 40㎡ 공간에 제주목향, 산앵도 등 관목류와 천일홍, 델피니움 등 초화류 25종 2700본을 심었다. 치유화단이란 이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지역 경제 어려움 등 다양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인 주민을 위로한다는 취지로 붙였다. 이 구청장은 “치유화단에 형형색색 싱그러운 꽃과 풀이 가득하다 보니 자연스레 성북구의 명소가 됐다”며 “운동하러 나왔다가 발길을 멈추고 식물을 감상하는 노인부터 화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연인, 가족까지 많은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운동복 차림으로 화단에 물을 주다 보니 이 구청장을 ‘아저씨’라고 부르며 꽃 이름을 묻는 주민도 많다. 이 구청장은 친절하게 천일홍, 일일초, 버베나, 델피니움, 세이지 등을 알려주고 습성도 설명했다. 이 구청장이 애지중지하는 또 한 곳이 성북천이다. 성북천은 성북동 북악산에서 발원해서 청계천으로 합류하는 생태하천으로 수변에 갯버들, 수크령, 풀억새 등이 식물 군락을 형성했다. 다양한 어류는 물론 왜가리, 백로, 야생오리 등도 서식한다. 이날 이 구청장은 무릎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빗자루를 쥔 차림으로 성북천으로 직접 들어가 돌이끼를 닦거나 천변 쓰레기를 주웠다. 성북천과 인접한 삼선·동선·안암·보문동 주민과 돈암초 ‘아름다운 봉사단’ 등 60여명이 함께했다. 이 구청장은 땀을 비 오듯 쏟아내면서도 바위에 엉겨 붙은 돌이끼를 닦아냈다. 주민 홍모(34)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친구들을 만나거나 실내에서 운동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성북천을 걸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운동이 돼 자주 찾는데 지금처럼 관리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성북천 정화 활동에 함께한 주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욱 쾌적하고 아름다운 성북천을 만끽하실 수 있도록 앞으로도 ‘성북천 아저씨’로 남겠다”며 “장마철이 본격 시작된 만큼 주민이 성북천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조영학의 번역과 반역] ‘꽃며느리밥풀’에 대한 보고서

    한국 야생화에 재미있는 이름이 많다. 열매가 갈고리처럼 달라붙어서 ‘도둑놈의갈고리’, 지린내가 나니까 ‘쥐오줌풀’, 열매가 개의 성기를 닮았다고 ‘개불알풀’…. 그 밖에 ‘광릉요강꽃’, ‘도둑놈의지팡이’, ‘개털이슬’, ‘족도리풀’들도 특이한 모양이나 특성을 따라 이름을 붙인 경우다. 사연을 담은 이름도 적지 않다. 사위질빵은 사위를 향한 장모의 사랑이 담뿍 담겨 있다. 사위가 처가에 와서 나무를 하러 가는데 너무 많이 지면 힘들다며 장모가 이 덩굴식물로 질빵을 만들어 주었다. 사위질빵은 쉽게 끊어지는 특성이 있다. 아름다운 미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며느리밑씻개는 잎과 줄기에 작고 딱딱한 가시가 촘촘히 나 있는 풀이다.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미워해서, 볼일을 본 뒤 휴지 대신 밑을 닦으라고 이 풀을 내주었단다. 이름만으로도 며느리에 대한 증오가 배어나오는 듯하다. 이현세의 만화, ‘며느리밥풀꽃에 대한 보고서’에 등장하는 꽃도 며느리밑씻개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옛날에 며느리가 밥이 잘 됐나 보려고 밥풀 몇 알을 입에 넣다가 시어머니한테 들켰다.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밥을 훔쳐 먹는다며 때려 죽였는데 그 후 며느리 무덤가에 밥풀을 닮은 꽃이 피었다. 실제로 꽃을 보면 피처럼 붉은 꽃잎 한가운데 밥풀 무늬 두 개가 선명하다. 유형은 비슷하건만, 사위질빵은 장모의 사랑을, 며느리밑씻개 등은 시어머니의 서슬 푸른 증오를 담고 있다. 백년손님 사위는 씨암탉까지 잡아 고이 모시고, 며느리는 몸종 정도로 여기던 풍습을 꽃 이름에서까지 확인하는 듯해 늘 씁쓸한 기분이다. 얼마 전 태백산에서 기생꽃을 보았다. 기생꽃은 멸종위기 2급의 희귀식물이다. 이 꽃 역시 모양 때문에 이름을 얻었는데, 희고 고운 꽃이 기생의 고운 얼굴이나 장신구를 닮았다는 것이다. 나는 귀한 꽃을 만난 기쁨에 SNS에 꽃 사진을 올리고 이름까지 달아 주었다. 얼마 후 한 여성이 댓글을 달았는데 창피하게도 난 그 댓글을 읽고 나서야 기생꽃이라는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름 성차별이나 여성비하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여겼건만 나 역시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댓글은 “꽃 이름에 꼭 이렇게 여성비하 개념이 들어가야 할까요?”였다. 꽃 이름 갖고 웬 호들갑이냐 할지 몰라도, 호칭은 부르거나 불리는 대상의 존재를 규정하므로 모든 차별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며느리가 남편 식구들을 서방님, 도련님이라고 부르는 게 온당치 않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노예제 시대에 흑인들을 학대하고 죽이고 강간하고 매매하는 게 가능했던 이유도, 노예를 사람이 아니라 가축으로 분류했기 때문이라 들었다. 꽃의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라지만 그 이름이 “잔치나 술자리에서 노래나 춤, 풍류로 남성의 흥을 돋우는 일이 직업인 여성”을 뜻한다면 여성 입장에서 마음이 편할 리가 없다. 며느리밑씻개의 어원은 일본 이름 “마마코노시리누구아”에서 비롯했다. 마마코는 의붓자식이란 뜻이고 시리누구아는 밑씻개를 뜻한다. 일본에서 왜 “의붓자식”이 미움의 대상인지 모르겠으나, 그걸 우리말화하면서 작명자가 굳이 며느리로 바꾸었다면 그 “남자”가 평소 여성을 어떤 존재로 여겼는지 짐작할 만하다. 우리 삶 속에는 여전히 며느리밥풀꽃, 며느리밑씻개 같은 차별의 언어들이 차고도 넘친다. 낙엽을 화냥기에 비유하고 ‘인어상 찌찌’ 운운하는 글을 쓰거나 읽고도 아무렇지 않고 심지어 박수갈채를 보내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기생꽃과 마찬가지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칭송했는데 무슨 문제냐는 투다. “모든 차별에 반대한다”는 퍼포먼스가 유행인가 보다. 거대담론에 대한 문제제기도 좋지만 내 주변에, 내 생활에, 내 의식ㆍ무의식 속에 남아있는 차별의 잔재도 한번쯤 돌아볼 일이다. 그런데 이현세는 며느리밥풀꽃이라는 이름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그 꽃의 정확한 이름은 꽃며느리밥풀이다.
  • 대법 “경영 관여 않은 호칭만 부사장, 근로자 인정 퇴직금 줘야”

    대법 “경영 관여 않은 호칭만 부사장, 근로자 인정 퇴직금 줘야”

    사내에서 ‘부사장’으로 불렸어도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고 일반 직원 대우를 받았다면 근로자로 인정해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김모씨가 A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 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2일 밝혔다.김씨는 프리랜서 보험계리사로 일하다 2005년 4월부터 A사로 출근하면서 매달 일정한 급여를 받았다. 급여는 근로소득이 아닌 사업소득 명목이었고, 4대 보험에도 가입되지 않았다. 이후 회사 지분을 보유하게 된 김씨는 부사장으로 불리기도 했지만 실제 경영에 관여하지는 않았다. 김씨는 2017년 퇴사하면서 퇴직금 6500여만원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며 거부했다. 1심은 김씨가 재직 중 사실상 근로자 신분이었다며 회사 측에 퇴직금 3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매일 정시에 출퇴근하며 매달 고정 급여를 받았다는 점에서 급여는 형식상 사업소득이었지만 실질적으로 근로에 대한 대가로 봐야 한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다만 김씨가 회사의 지분을 보유해 사원총회 등에서 의결권을 행사한 기간은 회사에 종속된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고 퇴직금 산정 기간에서 제외했다. 반면 2심은 김씨를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김씨가 회사에서 부사장으로 불렸고 회사 경영 사정을 이유로 급여를 스스로 줄이기도 하는 등 근로자의 일반적인 모습과 차이가 컸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시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 재판부는 김씨가 부사장으로 불렸지만, 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스스로 독립적인 업무를 하지 않았고 경영에 관여하지도 않았다며 김씨를 사실상 근로자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사장 호칭 등은 형식·명목적인 것에 불과하고 김씨는 실질적으로 회사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이경우의 언파만파] 이용수 ‘할머니’

    [이경우의 언파만파] 이용수 ‘할머니’

    “부모의 어머니를 이르거나 부르는 말.” ‘할머니’는 이렇게 형식적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먼저 ‘친근함, 편안함, 따듯함, 아늑함, 정겨움’ 같은 감정과 이미지들을 전해 준다. ‘할머니’는 누구보다 살갑고 끈끈한 가족으로 떠오른다. 무엇을 요구하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주려고만 한다. ‘할머니’의 어원이 ‘크다’는 뜻의 ‘한’과 결합한 ‘한+어머니’인 것과 무관하지 않은 듯하다. ‘할머니’의 마음은 친손주들에게로만 향하지 않는다. 손주뻘 되는 아이들에게도 같은 손길이 건네진다. 그리고 할머니와 같은 항렬에 있는 집안의 여성들은 모두 ‘할머니’가 된다. 가족 관계를 넘어 나이 든 여성들도 젊은 사람들에게 ‘할머니’로 불린다. 친족 관계는 아니더라도 할머니는 그만큼 친근함의 대상이다. 친족어의 범위를 벗어나더라도 ‘할머니’는 따듯한 호칭이었다. 작은 공동체 혹은 개인 사이에선 관계를 도탑게 하는 말이 됐다. 나이 든 여성에게는 상대가 가족처럼 대한다는 안정감을 주었다. 하나의 대접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좀더 큰 공동체로 넘어가면 ‘할머니’는 이런 구실을 그대로 하지 못한다. 자칫 ‘늙은 여성’으로 전달될 수도 있다. 사적인 호칭으로 인식돼 특정인의 공적이고 사회적인 활동을 담지 못하기도 한다. 사회적인 호칭, 지칭이 된 ‘이용수 할머니’는 모두에게 만족스런 표현이 아니었다.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 온 이들에겐 ‘할머니’가 괜찮은 호칭이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겐 반드시 그런 건 아니었다. 사회적 인물에 대한 객관성이 확보된 호칭이어야 했다. 그럼에도 대부분 ‘이용수 할머니’란 표현을 받아들인 데는 역사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여성인권운동가로 활동하며 ‘이용수 할머니’로 불려 온 역사를 따른 것이다. 하지만 ‘할머니’가 주는 기본적인 의미는 공적이기보다는 사적인 부분이 강했다. 이름 뒤에 ‘여성인권운동가’, ‘인권활동가’, ‘고문’을 붙이기도 하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씨’, ‘이용수님’이라고도 하는 표현도 보였다. 공적인 호칭, 지칭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결과들이다. ‘할머니’가 아니라 객관적 사실을 보이려 한 것이다. 국가나 사회, 언론이 가리키는 ‘할머니’는 친근함만 전하지 않는다. 연약함, 동정심,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는 의미도 묻어난다. 감성적인 지칭이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늙었다’라는 표시를 드러낸 것이기도 하다. 선의에서 출발한 것일지라도 객관적 사실을 전달하는 상황에서는 가림막이 될 수 있다. wlee@seoul.co.kr
  • “헬조선이 웬 말? 한국만 한 나라는 없다” 한국인보다 더 ‘찐’ 한국인

    “헬조선이 웬 말? 한국만 한 나라는 없다” 한국인보다 더 ‘찐’ 한국인

    한국 사람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세간의 평가는 틀리지 않았다. 선불교에 빠져 ‘무일푼 한국행’을 택했다는 독일인은 한국의 구불구불 산길이 너무 좋다고 했다. 20년을 한국에서 지낸 그는 녹색이든 파란색이든 대충 ‘파란색’이라고 부르던, 넉넉히 음식을 마련해 낯선 외국인도 정으로 나누어 먹이던 소싯적 한국을 그리워했다. 한국만 한 나라 없다고, 헬조선이 웬 말이냐며 청춘 시절 자신의 ‘노오력’(노력의 강조형)을 언급할 때는 외국인답지 않은 ‘꼰대스러움’(?)에 웃음을 짓게 했다. 반면 교육 문제·댓글문화·서울집중화·고령화·상대적 박탈감 심화 등 한국의 민감한 사회문제를 지적할 때는 짧게 끊어 치는 특유의 저돌적인 화법이 인상적이었다. 최근 방송인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안톤 숄츠(48) 기자를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1시간가량 만났다.-기자, 프로듀서, 여행작가 등 호칭이 여러 가지다. 직업이 뭔가. “프리랜서 기자다. 2001년부터 잡지용 여행기사를 쓰고 사진도 찍었다. 인도, 네덜란드, 태국 등 10개국에 6개 국어로 기사를 제공했다. 하지만 사진의 디지털화로 수입이 줄어 영역을 넓혔다. 2002년부터 한일월드컵 등 행사가 많아져 프로듀서를 겸했다. 해외 방송국의 한국 취재를 돕고 직접 촬영도 했다. 또 2007년부터 2018년까지 ARD(독일 공영방송)의 특파원들과 일하는 프로듀서였다. 2003년부터 7년간 조선대에서 독일어교육과 전임강사도 했다.”(KBS의 저널리즘 토크쇼J, tvN의 외계통신 등 TV 시사프로그램에서도 활약했다) -언제 한국에 왔나. “1994년이다. 독일에서 열여섯 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는데 한국 ‘사부님’이 동양철학, 선불교, 참선 등도 가르쳐주며 정신수양을 강조하셨다. 한국의 옛 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 도장에 왔던 한국 스님이 선불교에 관심이 많으니 제대로 배우려면 한국에 오라고 했다. 당시는 군 복무 대신 18개월간 사회복무를 할 때여서 이듬해인 스물두 살 때 한국에 왔다. 참고로 태권도는 1단이다. 한국은 군 복무만 하면 1단이라지만 독일에서는 5년은 해야 1단을 딴다.” -한국에 와서 스님을 만났나. “한국에 도착해서 바로 스님과 금수산(충북 제천)에 갔다. 돈은 없었지만 산 수행이 너무 좋았다. 밤늦게까지 겨울 산을 돌아다니다 길을 잃고 추위에 떨다가 소위 ‘도사’(산속 수행자)의 작은 텐트에서 함께 자기도 했다. 출신이나 이름도 안 묻고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재워 주는 한국 문화가 좋았다. 독일도 정이 많지만 이방인한테까지 그렇지는 않다. 지금은 그런 한국 문화가 사라져 가는 듯해 아쉽다. 이후에 한국 불교를 해외에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한 숭산 스님의 제자가 됐다. 1년간 일본 사찰에서 수행도 했다.” -요즘에도 산을 자주 찾나. “등산도 하지만 오토바이 타는 것도 좋아한다. 아름다운 산길을 한 시간가량 구불구불 달려서 지리산에 자주 간다. 거제도나 강원 지역은 정말 아름답다. 천국이다. 한국에서 가 보지 않은 곳은 거의 없을 거다. 다만 오토바이가 고속도로를 못 달리는 법은 아마 한국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인보다 한국말을 잘하는 외국인이라는 평이 있다. “한국에서 20년쯤 살았다(웃음). 말하는 것 자체를 좋아한다. 한국에 처음 온 1994년에는 지금처럼 영어가 보편적이지 않았다. 한국어 습득은 생계의 문제이기도 했다. 외국 친구가 아닌 스님과 지낸 것도 도움이 됐다. 외국 커뮤니티보다 빨리 한국 사회로 들어가는 게 언어 습득에 유리한 것 같다.” -좋아하는 한국어가 있나. “단어는 정서를 담는다는데 한국말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단어 표현이 외려 매력적인 경우가 있다. 파란색이 그렇다. 블루(blue)나 그린(green)을 다 의미할 수 있다. ‘거시기’라는 단어도 좋다. 순간 뭔지 생각나지 않을 때 쓰면 신기하게도 듣는 사람이 알아듣는다.” -왜 주거지로 광주를 택했나. “조선대에 근무하면서 2004년 광주에 정착했다. 서울을 좋아하지만 막히는 교통과 비싼 집값이 싫었다. 인생을 도로에서 버리는 느낌을 자주 받았고, 당시에 알아봤던 서울의 30평 아파트 가격은 7억원이나 했다. 수도권에 살 생각도 했는데 한 시간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서울에 일이 있을 때 광주에서 KTX를 타는 게 낫겠다 싶었다. 광주는 서울과 다른 분위기이지만 살기 편한 도시이고 자연도 너무 좋다. KTX나 SRT로 서울까지 한 시간 30분 걸린다. 아침 식사 후 KTX를 타고 노트북으로 일을 하며 서울에 왔다가 저녁 식사는 다시 광주 집에서 할 수 있다.” -광주에 아늑한 집도 지었더라. “2012년에 땅을 샀고 돈 좀 더 모으고 2016년에 지었다. 만족한다. 한국은 분권이 필요하다. ‘서울 집착’은 한국의 강점이 아니라 약점이다. 독일의 아디다스는 헤르초게나우라흐라는 인구 2만 3000명 정도의 작은 곳에 있고 기업용 소트프웨어 업체인 SAP도 인구 1000명이 안 되는 라인란트팔츠주 발도르프에 있다. 인구 150만명 정도인 광주에서 시작했던 금호 등은 서울로 이사갔다. 분권을 못 하면 삶의 질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지방분권 외에 한국과 독일의 차이점을 꼽는다면. “교육이 독일과 크게 다르다. 한국의 교육 수준은 높지만 핵심이 잘못됐다. 독일은 교육을 잘 받으려고 시험을 본다. 한국은 시험을 잘 보려고 교육을 받는다. 시험은 도구인데 한국에서는 시험이 목적이다. 요리를 하는데 재료가 아니라 프라이팬을 돌리는 기술에 집착한다. 한국 아이들은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자신처럼 고생할까 봐 애를 안 낳는다는 한국 사람들도 있다. 독일에서는 학원이 뭔지도 몰랐다. 독일에서 초등학생에게 밤 10시까지 학원에 다니게 하면 주위에서 정신상태를 확인하려고 할 거다. 독일 초등학생들은 오후 1시면 학교를 마치고 논다. 노는 게 창의성을 키운다.” -스펙이 없으면 직장을 구하기 힘든 게 한국의 현실이다. “독일에서는 구직자를 찾을 때 사람을 보는데 한국은 학벌, 부모의 직업, 토플점수 같은 숫자를 본다. 독일에서는 아무도 토익점수를 묻지 않는다. 나도 토익, 토플을 한 번도 안 봤지만 큰 기업에서 통역 일을 했다. 독일에서는 시험문제가 아니라 인생의 문제를 잘 풀 사람을 원한다. 그러니 창의성과 실질적 경험을 중시한다. 독일에서 왜 노벨상 수상자가 많이 나오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데 결국 ‘좋은 교육’ 때문이다.” -한국인 중에는 살기 힘든 나라에 산다고 여기는 이들이 꽤 많다. “7포시대, 흙수저 등의 단어도 알고 60%가 한국에서 떠나고 싶다는 설문 조사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다. 새벽 2시에 밖에 마음대로 나간다. 배가 고파서, 집이 없어서, 약을 못 먹어 죽는 사람이 거의 없다. 내 고향인 독일 함부르크 시내를 걷다 보면 돈을 달라며 접근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의료제도의 혜택을 받고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요즘 한국에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된다며 자포자기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열심히 하면 무조건 잘된다는 법칙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처음에 한국에 왔던 90년대는 어땠나. “당시는 일본도 넘어설 거라며 자신감이 대단했다. 요즘은 그 자신감이 없다. 독일에서는 50%가 월셋집에 산다. 수입차나 집이 없는 게 무조건 가난한 건지 모르겠다. 누군가는 90년대에 상대적으로 내 집 마련이 쉬웠다는데 그렇지 않았다. 나도 돈 없이 서울에 도착해 3평 남짓 크기의 하숙방을 다른 사람과 함께 썼다. 겨울이면 식사값을 아끼려고 1000원으로 붕어빵 5개를 사 먹었다. 당시 한국인들은 고생하면서도 정이 있었다. ‘밥 먹었냐’는 흔한 인사말에 그런 마음이 있었다. 요즘 청년들은 한국의 좋은 점보다 안 좋은 점에 집착하는 건 아닌가 싶다. 일부는 해외에 나가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하던데 외려 힘들 수 있다.”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 아니겠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문화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지는 것 같다. 맛있는 음식, 값비싼 소유물, 럭셔리 여행 등 대부분 자신의 인생 중 최고의 10%를 보여 주는데, 그것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 같다. 실제 인생보다 멋지게 보이고 칭찬받고 싶은 것 안다. 하지만 한국 사회에는 가짜가 많다. 댓글도 그렇다. ‘자기 의견’과 ‘잘못된 의견’이라는 두 가지만 존재하는 것 같다. 오른쪽과 왼쪽 사이에 틈은 너무 큰데 아무것도 없다. 내 의견과 다르다고 틀린 의견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는 게 민주주의다. 토론문화가 필요하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의원님’ 대신 ‘OO님’, 새롭게 바뀐 보좌진과 의원실

    ‘의원님’ 대신 ‘OO님’, 새롭게 바뀐 보좌진과 의원실

    의원님 대신 이름을 부르고, 대학생을 ‘명예 보좌진’으로 채용한다. 21대 국회가 새롭게 열리면서 초선 의원도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초선 의원이 자리잡은 의원실에는 ‘의원’ 뿐만 아니라 보좌진과 문화도 모두 새롭게 바뀌었다. 먼저 더불어시민당에 입당해 당선된 후 시대전환으로 돌아간 조정훈 의원은 의원실 구성원들 서로가 ‘OO님’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 보좌관, 비서관, 비서 등 보좌진들 뿐 아니라 조정훈 의원 본인도 ‘정훈님’으로 불린다. 위계질서보다는 수평적인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려는 의도였다고 조정훈 의원은 말한다. 조 의원은 2일 자신이 불러드린 보좌진을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각각의 보좌진들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1분 30초씩 자신들의 포부와 국회에 입성한 소감을 말하는 시간을 가졌다. 보좌진의 이력 또한 주목할 만했다. 서울대 출신 일용직노동자, 국제기구 경력자, 유학파 소상공인, 발레리나, 도전골든벨 최후의 1인 등 다양한 경험을 지닌 보좌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평소 조 의원이 생활인의 정치를 주장한 만큼 보좌진 구성까지 본인의 철학이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에서도 서로를 ‘영어 이름’으로 부르기로 했다. 이 의원은 의원님이라는 호칭 대신 ‘얀’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민간기업에서 쓰던 호칭 방식을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그대로 적용된 것이라는 게 이 의원의 설명이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단순히 권위주의를 탈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대학생 명예보좌진을 모집하겠다는 생각이다. 대학생 명예 보좌관은 지역 생활문제를 해결하고, 국회, 지방의회 등을 견학하는 등의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 지방의회에직접 참여해 해결과정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장경태 의원은 “국회라는 곳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기회로 그런 경험이 많아졌으면 한다”며 “이번을 시작으로 2기, 3기도 계속 뽑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시진핑 총서기” 냉전시대 색깔론 꺼낸 美… ‘반중 군사 블록’에 한국 지목

    폼페이오 “시진핑, 군사력 증강 몰두 서구 주도 다음 세기 동맹 협력 필요” 국가주석→공산당 총서기 호칭 바꿔 외교부 “공식 요청 없어… 후속조치 주시” 미중 사이 ‘전략적 모호성’ 유지 시험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대체할 새 협의체를 언급하며 한국의 합류를 희망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중국의 군사강화 위협에 맞설 동맹 간 협력을 거론하며 한국을 지목했다. 미국이 경제·군사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고자 ‘반중 블록’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중 양자택일 요구에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비 증강에 대해 “그것은 현실”이라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군사력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고 인도와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우리의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다음 세기도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구의 세기’가 될 수 있다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 인도는 전날 나온 미국의 G7 확대 개편 구상에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열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로 늦추고 이들 세 나라 외에 러시아를 추가로 초청해 ‘주요 11개국’(G11) 형태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을 경제, 군사 등 전방위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 또한 그간 미 정부는 시진핑에 대해 ‘국가주석’(president)이라는 호칭을 써 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치닫자 폼페이오의 표현처럼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바꿔 부르고 있다.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 용어도 ‘중국 공산당’(CCP·Chinese Communist Party)과 혼용해 쓴다. 개혁개방에 나섰던 중국이 시 주석 집권 뒤로 구소련 시대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연이은 압박 행보에 최대한 발언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국가안보전략보고서 등에서 명시한 기존 대중 정책을 다시 강조한 차원”이라면서 “미국 측에서 별도로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설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시진핑 총서기” 냉전시대 색깔론 꺼낸 美...‘반중 블록’에 한국 지목

    “시진핑 총서기” 냉전시대 색깔론 꺼낸 美...‘반중 블록’에 한국 지목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을 대체할 새 협의체를 언급하며 한국의 합류를 희망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중국의 군사강화 위협에 맞설 동맹 간 협력을 거론하며 한국을 지목했다. 미국이 경제·군사적으로 중국을 고립시키고자 ‘반중 블록’ 구축을 본격화하면서 선택의 시간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미중 양자택일 요구에 ‘전략적 모호성’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 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군비 증강에 대해 “그것은 현실”이라면서 “시진핑 총서기는 군사력 확대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인들을 보호할 수 있고 인도와 호주, 한국, 일본, 브라질, 유럽 등 우리의 동맹들과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다음 세기도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본보기로 한 ‘서구의 세기’가 될 수 있다고 보장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호주, 인도는 전날 나온 미국의 G7 확대 개편 구상에도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말 열 예정이던 G7 정상회의를 9월로 늦추고 이들 세 나라 외에 러시아를 추가로 초청해 ‘주요 11개국’(G11) 형태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중국을 경제, 군사 등 전방위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날로 노골화되고 있다. 또한 그간 미 정부는 시진핑에 대해 ‘국가주석’(president)이라는 호칭을 써 왔다. 하지만 최근 미중 갈등이 최고조에 치닫자 폼페이오의 표현처럼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로 바꿔 부르고 있다. ‘중국 정부’(Chinese government) 용어도 ‘중국 공산당’(CCP·Chinese Communist Party)과 혼용해 쓴다. 개혁개방에 나섰던 중국이 시 주석 집권 뒤로 구소련 시대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 되돌아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연이은 압박 행보에 최대한 발언을 아끼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은 미국이 국가안보전략보고서 등에서 명시한 기존 대중 정책을 다시 강조한 차원”이라면서 “미국 측에서 별도로 후속 조치 등에 대해 설명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똑똑 우리말] 당선자와 당선인/오명숙 어문부장

    ‘후보자’나 ‘낙선자’에겐 아무 문제없는 ‘놈 자’(者)자가 ‘당선자’들에겐 거슬리는 말이 됐나 보다. 우리는 상당히 오랫동안 ‘당선자’란 용어를 사용해 왔다. 듣는 사람이나 말하는 사람 모두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 이 말이 듣는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할 소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건 이명박 대통령직인수위원회였다. 인수위 측에서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에 ‘당선인’이란 표현이 사용된다는 점을 들어 언론에 “당선자가 아닌 당선인으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상위 법인 헌법의 규정을 근거로 ‘당선자’로 유지할 것을 당부했지만 당시 언론은 당선인이란 호칭을 받아들였다. ‘자’와 ‘인’은 일부 명사 뒤에 붙어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어떠한 사람’을 나타내는 ‘인’은 ‘원시인, 종교인, 한국인’ 등처럼 ‘거기에 속한 사람’, ‘그러한 부류의 사람’을 가리킬 때 주로 붙인다. ‘어떠한 행위를 하는 사람’을 표현할 때에는 거의 ‘자’가 붙는다. 일상적으로 우리는 ‘낙선자, 내정자, 합격자’라고 하지 ‘낙선인, 내정인, 응답인’이라 하지 않는다. 움직임을 나타내는 명사 뒤에 접미사 ‘자’를 붙이는 건 오랫동안 우리 국어에서의 관습이었다. ‘당선인’이란 말이 어색한 건 이 때문이다. 사전에도 올라 있고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언론에선 ‘당선인’이란 말을 더 많이 사용하지만 불편함은 가시지 않는다.
  •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주민을 위해 머슴처럼 일하겠습니다.” 선거 때면 자주 듣는 문구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심심찮게 ‘머슴론’이 인용됐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현역의원끼리 맞붙은 한 지역구에선 ‘큰 머슴론’을 펼쳤던 여당 후보가 박빙의 차로 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머슴론’은 정치인이나 정무직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표현이다. 역대 대통령이나 지사, 국회의원들의 상당수가 머슴론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고 당선된 이후에도 충실한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대부분 입에 발린 달콤한 공치사에 그쳤고, 머슴이 아닌 상전처럼 군림하기 십상이었다. “머슴이 되겠다”는 말은 일종의 포퓰리즘적 구호였던 셈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머슴이란 용어는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년 발간ㆍ중종 22년)에 처음 등장한다.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서의 머슴이란 명칭이 통용된 것은 갑오경장(1894년) 이후이다. 새경(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농업 임금노동자를 머슴이라고 불렀다. 노동의 한 형태로 반세습적인 강제적 예속관계에 있던 노비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머슴의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었다. 흉년과 농촌경제의 파탄이 주원인이었던 것이다. 능력에 따라 호칭도 상머슴, 중머슴, 꼴담살이 등으로 구분됐다. 1960년 통계에는 머슴의 수가 24만 4557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말부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머슴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심한 모멸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머슴 주제에 말을 안 듣느냐”는 등의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6년 전에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대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함부로 대하는 형태의 저급한 갑질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비원에게 갑질을 한 주민 또한 누군가의 머슴이거나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20대 국회가 보름 남짓 남았다. 회기 중 발의한 법안의 60% 정도가 처리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는 코로나19 대응 후속법안 등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민생 관련 법안이 상당수 있지만 폐기될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를 구성한 의원들의 상당수도 선출 직후에는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테지만 결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공분을 살 수밖에 없어 보인다.
  • [길섶에서] 귀순자의 운명/박록삼 논설위원

    40대 후반이면 기억할 만한 어린이날이 있다. 1983년 5월 5일 난데없이 사이렌이 울렸다. 적성국가였던 ‘중공’의 비행기 한 대가 서울 상공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라디오에서는 “국민 여러분,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라는 다급한 외침이 연신 터져 나왔다. 남북 간 대립과 이념 갈등 속 지속적으로 전쟁의 공포를 주입받던 시절이었다. 알고 보니 대만으로 망명하고자 했던 중국인 6명이 여객기를 납치하다 대한민국 춘천에 불시착한 것이었다. 항공기 납치는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야 하는 중범죄다. 하지만 대만과의 외교 관계 등을 고려해 이들은 1년 정도 복역하다 추방 형식으로 대만으로 보내졌다. 죽음을 불사하고 ‘자유중국’을 택했으니 대만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6의사(義士)’라는 호칭을 얻었고, 막대한 정착금까지 받았다. 하지만 이들의 말로는 비참했다. 더 큰돈에 대한 욕망으로 투자했다가 모두 날렸는가 하면, 빚더미에 시달리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고, 심지어 아동유괴살인사건으로 사형당한 이들도 있었다. 오로지 귀순했다는 이유로 칭송받고 비상하는 건 냉전적 대결 시대의 잔재에 불과하다. 2020년 한국은 어디쯤 있을까. 21세기는 평화와 공존의 시대다. youngtan@seoul.co.kr
  • [이은형의 밀레니얼] 롤 모델이 없다는 밀레니얼에게

    [이은형의 밀레니얼] 롤 모델이 없다는 밀레니얼에게

    “회사 안에 롤 모델이 없어요.” “승진을 해야겠다는 의지가 별로 안 생겨요.” 밀레니얼 세대 직장인을 멘토링하는 자리에서 자주 듣는 하소연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미래상인 상사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밀레니얼 여성 직장인은 선배 세대와의 괴리감을 더 크게 느낀다. 여성 선배들을 보면서 오히려 ‘닮고 싶지 않다’는 부정적인 인상을 받는다고 한다. 회식 자리에서 남성 못지않게 많은 술을 마시고, 노래방 분위기를 이끄는 여성 팀장. ‘일과 결혼했다’는 말을 공공연하게 하면서 야근, 주말 근무 등을 자원하는 여성 부장. 육아와 가사를 도우미에게 맡기고 전투적으로 회사 일에 매진하는 여성 차장. 일과 가정에서 모두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 슈퍼우먼 상무. 그들이 바라보는 여성 선배들의 모습은 대체로 이렇다. 그런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면 ‘승진하려고 노력하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기도 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에서 상대를 바라보면 오류를 범하기 쉽다. 2020년, 밀레니얼의 관점으로 15~20년 이상 조직생활을 해 온 선배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까. 지금의 선배 모습을 이해하려면 그들이 어떤 환경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으며 어떤 가치를 추구하며 오늘에 이르렀는지 맥락을 함께 읽어야 한다.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30%대에서 40%대로 증가하던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대졸 사원으로 여성을 뽑기 시작했다. 물론 여성채용은 소수에 그쳤고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여전히 채용공고에 ‘군필 남자’만 뽑는다고 버젓이 표기했다. 수백명 또는 수십명 공채 인원 중 여성이 한두 명이던 시절이었다. 남성으로만 구성된 회사에 여성의 자리는 없었다. 여성들은 남성과 비슷하게 행동하고, 남성보다 더 열심히 일해야 인정받았다. 지난해 가을, KBS스페셜 ‘사표 쓰지 않는 여자’는 한국의 기업에서 여성 임원이 극소수인 이유를 분석하면서 여성 임원들을 인터뷰했다. 금융기업의 전무인 여성은 “입사 후 소원은 대리가 되는 것”이었다면서 “남자 후배들이 당연히 나보다 승진이 빠를 것이므로 후배에게도 늘 존댓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자들로 둘러싸여 일하면서 늘 신기한 동물 취급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결혼 후 첫 출근한 날 책상 위에 쓰레기가 쌓여 있어서 울며 사표를 냈다는 여성, 여성용 탈의실이 없어서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는 여성, ‘김양’이라는 호칭을 떼어내기 위해 몇 년동안 노력했다는 여성, 회식자리에 빠지면 ‘소속감이 없다’고 지적받고 아이가 아파서 집에 조금 일찍 가겠다고 하면 ‘충성심이 없다’고 뒷말을 들었던 경우까지 여성들의 직장생활 고군분투는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렵다. 출산 및 육아로 인해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예전의 일자리로 다시 돌아가지 못한 여성들은 또 얼마나 많은가. 밀레니얼 후배들이 조직에서 만나는 선배들은 알고 보면 눈물겨운 스토리의 주인공이다. 그들의 현재 모습이 어떠하든 소수자로서 조직에서 생존하기 위해 많은 도전을 헤치고 극복해낸 결과다. 롤모델이 없다고 말하면 선배들은 서운할 것이다. 여러분이 보는 그 선배야말로 ‘여자 선배는 아무도 없었던 상황’에서 조직생활을 해야 했다. 눈치껏 남자 동료의 행동을 흉내 내면서 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했던 시절을 거쳐 왔다. 밀레니얼 후배들이 그런 선배를 존경해야 한다거나 닮아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의 맥락으로 선배를 평가하고 절하하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선배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온 것이므로 그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겉모습을 보면서 ‘롤 모델이다 아니다’ 평가하지 말고 맥락과 함께 선배들의 역사와 스토리를 보아야 한다. 그래야 배울 점이 보이고, 내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선배 세대의 방식이 아니라 밀레니얼 세대의 방식으로 승진을 꿈꿀 수 있게 된다. 비단 여성 선배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모든 선배는 자신의 성장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밀레니얼 후배들이 진심으로 궁금해하면서 묻는다면 그들은 ‘꼰대’가 아니라 ‘멘토’가 된다. 롤 모델은 정성을 기울여 발견하는 것이다.
  •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새 대변인 첫날부터 ‘충성’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 백악관 새 대변인 첫날부터 ‘충성’

    “그는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다.” 케일리 매커내니 신임 백악관 대변인이 22일(현지시간)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하면서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로서 존재감을 뽐냈다. 매커내니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 마당에서 취재진과 약식문답을 하며 첫 공식 업무를 소화했다. 이날 문답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트럼프의 이민중단 방침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아주 영리하고 신중한 방식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방어했다.매커내니 대변인은 지난 20일에는 ‘대통령’ 호칭 없이 ‘트럼프’라고만 쓴 ABC방송 백악관 출입기자의 트윗을 끌어다 “그는 트럼프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훈계하는 투로 댓글을 달아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화성시 “갑질 직원 3년간 승진배제”...‘클린화성 만들기’ 시동

    화성시 “갑질 직원 3년간 승진배제”...‘클린화성 만들기’ 시동

    앞으로 경기 화성시 공무원들은 청렴 및 갑질 근절 의무 교육을 이수하지 않으면 승진하지 못한다. 또한 업무지시 과정에서 부하직원에게 모욕적인 질책을 한 간부급 공무원은 최장 36개월간 승진 인사에서 배제된다. 화성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부패·갑질 없는 클린화성 만들기 종합계획’을 22일 발표했다. 종합계획은 ‘실천하는 청렴 문화, 발전하는 클린화성’을 슬로건으로, 청렴 추진 시스템 구축, 청렴 문화 조성, 위로부터의 청렴, 통제기능 강화, 고객관리 강화, 청렴 문화 확산 등 6대 분야 18개 세부 시책으로 구성됐다. 종합계획에 따라 시는 청렴의 날로 지정된 매월 둘째 주 목요일 ‘1부서 1청렴’ 실천과제 발굴을 목표로, 부서별로 과제를 연구하고 공유하도록 했다. 우수 부서에는 각종 인센티브(총 2800만원 포상 등)도 지급한다. 시는 조직 내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6급 이상 공직자는 갑질 근절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했다. 서약서에는 부하직원에 대한 모욕적 질책, 부적절한 호칭 사용 등 10개 항목으로 된 개인별 갑질 행위 자가진단표도 첨부돼 있다. 갑질로 적발된 간부 공무원의 승진 인사 배제 기간은 기존 6∼18개월에서 18∼36개월로 늘어난다. 이밖에 시는 인허가 처리 과정에서 불가·반려 통보 전 민원인에게 사전 설명 절차를 거쳐 행정 신뢰도를 높이기로 했다. 서철모 화성시장은 “우리 시는 지난해 청렴도 및 부패방지 시책 평가에서 1등급을 달성해 올해는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하지만 이와 상관없이 부패 및 갑질 몰아내기 공직문화를 유지하기 위해 강도 높은 종합 계획을 수립했다”고 말했다. 화성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2019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609개 공공기관 중 경기도 내 1위, 전국 3위를 기록해 종합청렴도 1등급을 달성한 바 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