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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태지 화려한 ‘복귀 신고’

    붉은 머리에 빨간 재킷,힙합바지를 입은 서태지가 환상적인 헤드뱅잉으로 5,000여 팬들을 감동의 도가니에 몰아넣었다. 지난달 귀국한 가수 서태지가 9일 오후8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린 컴백공연에서 완벽한 무대연출과 격렬한 연주로 화려한복귀를 신고했다. 지난달 귀국장면에서 지난 92년 데뷔때까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며서태지의 발자취를 뒤쫓는 다큐필름이 상영되면서 막이 오른 이날 공연은 강렬한 메탈 사운드와 그의 포효하는 절규,다채로운 볼거리 등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서태지는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격렬하게 움직이며 ‘탱크’‘오렌지’‘인터넷 전쟁’ 등 솔로2집 수록곡 5곡과 ‘교실이데아’ 등이전 히트곡 3곡을 노래했고 팬들은 노란 손수건을 흔들며 ‘메시아’의 재림을 반겼다. 다큐 필름에서 서태지는 미리 준비한 인터뷰를 통해 “지난 96년 은퇴선언에 다소 경솔한 측면이 있었다”며 “저를 아껴주신 팬들에게사과드리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또 ‘메시아’니 ‘혁명가’니 하는 호칭에 대해 “이젠 음악가로서 음악적 평가만 받고 싶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서태지는 이날 한번도 마이크를 잡고 팬들과 대화를 나누지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탱크와 폐차 4대가 놓여진 대형무대에서 서태지는 하프 파이프 위에서 스케이트 보더들이 묘기를 벌이는 가운데 새 앨범 타이틀곡 ‘울트라맨이야’를 부르며 80분동안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장에 입장하지 못한 3,000여 팬들은 멀티비전을 통해 공연을 지켜보았고 전날밤 1,000여명이 밤을 샐 정도로 열기를 보인 이날 공연은 팬들이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는 등 질서의식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공연실황은 12일 오후6시50분 MBC-TV를 통해 녹화방영된다. 임병선 조태성기자 bsnim@
  • [기고] 북한에 바란다

    비전향 장기수 63명이 오늘 북송된다.우리말사전에는 ‘비전향(非轉向)이란 말이 없다.‘전향’만 있다.‘전향’은 ‘현실사회와 배치되는 자기의 사상을 그 사회와 맞게 바꿈’으로 설명되고 있다.‘비전향’은 ‘전향’의 반대말,따라서 뜻을 풀이하면 ‘현실사회와 배치되는 자기의 사상을 그 사회와 맞게 바꾸기를 거부함’이 된다.결과적으로 이번에 북송되는 63명은 현실사회(한국)와 배치되는 자기의사상(공산주의)을 우리 사회와 맞게 바꾸기를 거부한 장기수들인 셈이다. 한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이들을 ‘미전향 장기수’로 불렀다.아직까지 전향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는 전향할 것이라는 기대를 걸었기 때문이다.그러나 북한에서는 시종일관 ‘비전향자’로 호칭했다.그러므로 63명은 마지막까지 전향을 거부,‘신념의 강자’로서 북한의 기대를 충족시켜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북송자 63명 가운데 14명은 빨치산 출신이고 나머지 49명은 남파간첩이다.빨치산이나 남파간첩 모두 우리체제의 전복을 꾀했던 사람들이란 점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정부가 아무 조건도 달지 않고 이들을북한으로 돌려보내기로 한 것은 남북정상회담 합의사항이기도 하지만어디까지나 인도주의에 입각한 것이다.대부분이 고령인데다 죽기 전에 가족을 만나게 하는 것이 인도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온갖 부담’을 무릅쓰고 이들의 북송 결정을 내린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북으로 돌아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정부의 배려와 대다수 우리 국민들의 묵시적 동의에 따른 것이지 결코 사상범으로서의권리에 의해서가 아니다.체제와 이념 때문에 가족과 생이별한 채 살아야 하는 고통과 슬픔을 해소하는 것이 진정한 동포애이자 인도주의정신이라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다. 장기수 북송과 관련,북에 당부하고자 한다.절대 ‘이인모 노인의 경우’처럼 하지 말라는 것이다.지난 93년 3월19일 당시 정부는 ‘민족이 이념보다 우선한다’면서 비전향 장기수 이인모 노인을 북송했다. 북한은 이씨의 송환 직후인 3월27일 조평통 부위원장 전금철(현재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 전금진) 명의의 성명을 발표했다.이 성명은이씨를 보살펴준 남한의 각계 인사들에 대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그러나 우리 정부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북한은 오히려 이씨의 건강진단 결과를 갖고 우리 정부가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심지어 “문둥병 환자가 덮던 피고름 묻은 이불을 제공했다”고까지 주장했다.그뿐 아니다.북한은 이 노인을 ‘사회주의 승리의 화신’으로 치켜세우고 대남 비난의 전도사로 활용했다. 한 마디로 우리 정부의 선의(善意)를 악의(惡意)로 갚은 것이다. 최근 북한언론은 대대적인 장기수 환영준비가 진행되고 있음을 전하고 있다.그것은 평양당국의 자유다.그러나 우리의 선의를 욕보이고‘무고한 양민을 장기수로 몰았다’는 식의 중상·비난을 해선 안된다.왜.그같은 대응이야말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천명된 화해정신을깔아 뭉갤 뿐 아니라 우리 국민들의 대북 신뢰를 허무는 결정적인 원인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아울러 북한당국도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나가기로 한 남북공동선언 취지에 입각,납북자와 국군포로 송환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런 성의 표시가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동인(動因)이 되고 그런동인이 축척되어야 통일의 길이 앞당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남북 화해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면 우리 노력에 북한의 성의가 보태져야한다.이 점 유념해주기를 바란다. 장수근 자유총연맹 연구실장
  • 남북이산상봉/ 이산가족이 남긴 말 말 말

    남북한 이산가족들이 상봉기간중 쏟아낸 말의 순위를 꼽자면 ‘어머니’‘아버지’‘오빠’‘형님’ 등 반세기 만에 불러보는 혈육의 호칭이었다.‘통일’‘민족’‘장군님’ 등 분단의 아픔이 담긴 말들도 이들의 대화에서 빠지지 않았다. 3박4일 동안 심금을 울렸던 남북한 이산가족들의 말을 정리한다. ◆“아버지 얼굴을 잊지 않으려고 보고 싶을 때면 한장밖에 남지 않은 사진을 보고 또 봤어요” 이산가족 상봉 첫날인 15일 코엑스 집단상봉장에서 류렬씨(82)의 딸 인자씨(59)가 아버지를 목놓아 부르며. ◆“한달만 빨리 만났어도 어머니를 뵐 수 있었는데…” 문병칠씨(68)의 동생 병호씨(64)가 어머니 황봉순씨(90)가 형의 생존소식을 들은 지 사흘 만인 지난달 22일 돌아가셨다고 통곡하면서. ◆“셰익스피어가 살아있었어도 조선민족의 비극적인 삶을 다룬 글은 쓰지 못했을 겁니다” 17일 마지막 개별상봉에서 북한 극작가인 조진용씨(69)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어머니 정선화씨(94)의 손을 잡고 눈물을 쏟아내면서. ◆“만나서 좋으면 뭘해,만나자 이별인데” 북의 남편 리복연씨(73)와 만난 이춘자씨(70)가 마지막 상봉을 못내 아쉬워하며. ◆“나도 김대중 대통령께 감사한다” 개별 상봉장에서 북한의 형이‘우리를 만나게 해준 장군님의 은덕에 감사한다’는 말을 수차례 되뇌자 동생이 남한 사람으로서 응수. ◆“오마니,통일되면 맨먼저 달려오갔시요” 18일 평양으로 떠나는리영수씨(66)가 워커힐호텔 앞에서 어머니 김봉자씨(87)에게 큰절을올리며. 조현석기자 hyun68@
  • [외언내언] 북한 언론의 변화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대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끈 징검다리는 언론매체다.신문과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소개된 격정의 순간들은 온겨레를 울렸고 안타깝게 만들었다.북한 언론이라고 다를 바 없었다.이념적 편향없이 있는 그대로,그리고 빠르고도 상세하게 보도했다. 지난 85년 첫 이산가족 상봉 때 동정(動靜) 수준의 보도로 일관했던냉담한 태도와는 정반대다.내용면에서도 부정적 평가를 자제하며 이산의 아픔과 통일의 당위성에 초점을 맞추었다.화해와 협력 분위기를반영하려고 애쓰는 기색이 역력했다. 무엇보다 신속한 보도는 기존의관행에 비추어 이례적이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은 지난번 남한 언론사 사장들과의 면담에서 북한 언론은 신속성보다 정확한 보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5일 북측 방문단이 서울에 도착한 사실을 채 2시간이 지나지 않아 속보로 내보냈다. 남측 방문단의 평양 도착도 마찬가지로 처리했다.조선중앙TV도 저녁뉴스에 이산가족 방문단의 움직임을 그날그날 전하면서 상봉 가족들의 대화까지 그대로 내보내는 파격성을 보였다. 종전까지 남한 관련 기사는 대체로 현장음 없이 방송화면과 아나운서의 육성만으로 처리했다.기사 행간에는 ‘오늘의 상봉이 너무도 기뻐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오랜 세월 쌓이고 쌓였던 망향의 설움을 속시원히’ 등의 감성적 표현도 곁들였다. 북한 언론의 역할은 남한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모든 언론기관은 국가소유이고 노동당의 철저한 지도와 통제 속에 운영된다.북한 신문학 이론서의 하나인 ‘신문리론’은 ‘북한 신문은 구체적으로 선전선동적 기능,조직자적 기능,문화교양자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그러다 보니 남북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남한에 대한 보도는비판·비난 일색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난 6월의 남북정상회담이후 자극적인 용어는 사라졌다.‘괴뢰 통치배’는 ‘김대중 대통령’으로,‘남조선 괴뢰 국방부’는 ‘남조선 국방부’로 바뀌었다.김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는 ‘김대중 대통령 내외분’으로 호칭했다.대남 비방 기사도 사라졌다.관영 중앙통신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남북정상회담 코너를 신설했다. 급물살을 타는 남북한의 화해와 교류 움직임에 비추어 보면 북한 언론의 변화는 당연하다.속셈이 무엇인지를 따지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이다.북한은 곧잘 조지 오웰의 독재체제 풍자소설 ‘1984년’에 비유되곤 했다.그러나 2000년의 북한은 바뀌고 있다. 북한 언론도 달라지고 있다.그것이 대세다. 지금은 이같은 화해의 기운을 더욱 알차게 가꾸어 나가야 할 때다. 김명서 논설위원 mouth@
  • 한민족 하나로 남북離散 상봉/ 방북 이산가족 주의사항

    “아가씨”이산가족 방북단으로 평양에 가서 식당 종업원 등에게 이런 말을 했다간 큰 낭패를 보게 된다.북한에서 ‘아가씨’는 ‘몸 파는 여자’란 뜻이기 때문이다.직책을 잘 모르는 사람을 부를 때는 여자건 남자건 ‘선생’이란 말이 가장 무난하다.안내원에겐 ‘안내원선생’이라고 호칭하면 무난하다. 통일부는 14일 쉐라톤 워커힐호텔에서 100명의 이산가족들을 상대로 방북교육을 하며 이런 내용의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무엇보다 이산가족들은 가족들과 만나거나 안내원들과 접촉할 때 북한체제를 비판하거나 지도자 및 지도층을 비난하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김일성(金日成)주석과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에 대한 호칭도 주의해야 할 대목.절대로 이름만 불러서는 안된다.‘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 식으로 이름 뒤에 반드시 직함을 붙여야 한다. 또 김 주석이나 김 위원장의 사진이나 동상 등을 가리킨다고 손가락질을 해서도 안된다.굳이 지목하고 싶다면 손바닥을 위로 한 상태에서 슬며시 가리키면 된다.마찬가지로 김 위원장의얼굴이 찍힌 사진이나 신문지를 찢거나 깔고 앉는 행위도 금지사항이다. 북한 사람들은 ‘일 없이요(없어요)’란 말도 많이 쓰는데,이는 하지 말라는 뜻의 부정적인 표현이 아니라 ‘저는 괜찮아요’란 뜻이니 안심해도 된다.또 화장실은 위생실로,에어컨은 냉풍기라고 말해야북한 사람들이 알아듣는다. 집 평수를 얘기할 때도 혼선이 있을 수 있다.우리는 1평(坪)이 3.3㎡인 반면 북한은 1㎡다. 김상연기자 carlos@
  • 民言聯 ‘통일시대 남북언론의 역할과 전망’ 세미나

    최근 학계와 언론계에서 남북한 언론교류 활성화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한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이는 지난 6일 방북한 언론사 대표단들이 북한언론고위관계자들과 남북한 언론및 언론인들의 교류에 원칙적으로 합의한데 따른후속조치 마련 차원에서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이사장 성유보)은 11일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통일시대를 위한 남북한 언론의 역할과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를 갖는다.그동안기자협회나 학계 등을 중심으로 ‘통일언론 실천’을 선언하고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메아리없는 토론을 벌여왔다면 이번에는 보다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김광호 서울산업대 매체공학과 교수는 미리 발표한 발제문에서 ‘남북한 언론교류 활성화를 위한 체제및 기술적 협력방안’이란 제목의 발제문에서 “독일은 통일 이후 갈등을 겪고 있다”면서 “남북 언론교류는 민족 동질성회복을 위해 단발성·일회성이 아닌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교수는 우선 이산가족 상호방문 등 분단관련 문제,시드니올림픽과 같은스포츠 기획물,한반도 선사유적,과학분야 등의 보도분야에서 집중적인 교류활성화및 공동취재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교수는 또 남북한 신문사 간에 새로운 인쇄·편집기술의 개발,신문의 디지털화 등 기술적 측면에서 상호 정보를 교환·협력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밝혔다.그는 특히 “남북한이 서로의 TV를 손쉽게 시청할 수 있는 방송기반시설의 제도화는 통일기반 조성에 필수적이고 지금이 적기”라며 통일된 방송방식의 검토를 주장했다.남북한이 서로 TV시청을 막기 위해 방해전파를 발사하는 것은 시급히 중지되어야 할 냉전시대의 유물이라고 지적했다. 정일용 연합뉴스 북한부 차장도 미리 밝힌 ‘통일시대의 언론보도 준칙’이라는 제목의 발제문에서 “남북은 상호존중을 위해 상대방의 국명과 호칭을있는 그대로 사용하고 남과 북이 함께 민족유산을 공유하고 민족의 공동번영을 추구할 수 있는 기사발굴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남북 긴장해소 노력 ▲인물호칭·직책 존중 ▲관급자료 보도유의 ▲외신보도 신중 인용▲북측의언론 등 1차자료의 적극 활용 ▲각종 추측보도 지양 ▲희화적 소재지양 ▲망명자의 증언취사 등 구체적인 ‘보도 실천요강’도 밝혔다. 한편 토론에 나설 주동황 광운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언론사 사장단의방문에 이어 언론인과 언론단체 등 실제적인 차원의 언론교류가 진행되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주 교수는 궁극적으로 상호취재,특파원 상주,공동제작의 수준으로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앞으로 북한취재가 과열되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언론사와 기자는 전문성 확보에,정부는 지금까지 제한이 가해졌던 북한관련 정보와 자료에대한 정보공개를 확대하는 쪽으로 법·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광숙기자 bori@
  • 특별기고/ 남북이 함께 변하지 않고서는

    분단 55년 만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있은 지 40여일이 지났다.6·15공동선언은 7·4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 발표 때와는 달리 후속적인 실천이 뒤따르고 있어 실효성이 가시화되고 있다.상대방에 대한 호칭의 변화,상호 비방 중단,6·25행사 취소,8·15상봉 이산가족 명단 교환,남북한 각료회담 북한측 대표의 서울 방문 등 매우 전향적인 진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 순안 비행장에서부터 보여준 파격적 언동을 두고 남한 내에는‘감동’과‘경계’의 두 흐름이 있고,이른바 진보와 수구세력 간에 논쟁도 있지만 반세기 동안의 대결을 접는 일대 전환기에 그만한 갈등은 있을 법도 하다. 분명해진 것은 김정일 위원장 내지 북한에 대해 부정 일변도의 언론만 접해온 남한도 이제는 균형감각을 갖고 대북 인식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는 중론이다.종래의 냉전적 사고에 입각한 편견과 적개심을 그냥 두고서는 민족화합의 새 시대를 불러들일 수 없다.북측이 변화되기를 우리가 바라듯이 우리도 스스로 변해야 한다.남북한 어느쪽도 상대방을‘적’ 또는‘반국가단체’로 본다는 것은 피차 간의 공존,교류·협력,평화 정착,나아가서 궁극적인통일을 저해하는 사고방식이다.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도 이런 시각에서 다루어야 한다.남한은 이미 평화애호국가만을 회원국 자격으로 규정한 유엔에 북한과 동시 가입했으며, 남북기본합의서에서 양측은 각기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인정했고 서로 체제를 존중하고 내정에 간섭하지 않기로 했다.그리고 마침내는 양측 정상이 직접 만나서6·15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이와 같은 일련의 변화는 북한을더이상 반국가단체로 보지 않는다는 입장 변화를 거듭 공식화한 것으로 보아야 옳다.따라서 국가보안법상(또는 그 해석상)으로만 북한을 여전히 반국가단체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맞지 않으며,지금까지의 대북정책과 남북교류를 스스로 반국가적 범죄라고 자인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면 그런 법률을 정리함으로써 국가정책과 실정규범 사이의 모순을 입법적으로 해소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가 아니겠는가. 세상에는남한식 체제와 북한식 체제만 있는 것도 아니고,제3의 체제도 얼마든지 있다.어차피‘평화통일’은 남과 북의 합의를 전제로 하는 만큼 합의접근이 가능한 모든 길을 모색하고 넓혀 나가야 하며,어느 한쪽의 체제를 일방적으로 강요할 수는 없지 않은가. 분단국가에서 어느 한쪽의 완승은 다른 한쪽의 항복을 의미하므로 합의에의한 평화통일과는 상치되는 욕심이다. 분단 55년 동안에 악화된 대결상황과 불신감정을 남북정상의 첫 만남에서모두 해결할 수야 없지 않은가.6·15 남북공동선언만큼의 합의도 놀라운 성과임을 온 세계가 공인하고 있는 터이며 남북간의 전쟁억지와 평화보장의 발판을 마련한 것만도 대단한 성과임에랴. 남북문제를 놓고 정치권에서는‘초당적 협력’이라는 명분과는 달리 차별성부각에 집념한 탓인지 정쟁적 의도가 밴 언사들이 더러 부침하고 있다. 물론남북문제를 놓고 여야 각계에서 한 목소리만 나올 수는 없다. 하지만 민족 대화합이라는 역사적 과제 앞에 그릇된 자기 계산에만 끌리는협량(狹量)은 다같이 경계해야 하며,더구나감정적 대결을 부추기는 언동은피차 삼가야 마땅하다.진정 민족의 화합과 번영 그리고 이 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사람이라면…. 한 승 헌 변호사·전 감사원장
  • 우리측 대표단 상견례

    “두 정상께서 합의한 내용을 어떻게 이행할지를 논의하는 첫 모임이자 큰틀을 짜는 회담인 만큼 쉬운 것부터 하나하나 풀어나가겠습니다”. 남북 장관급회담 우리측 수석대표인 박재규(朴在圭)통일부장관은 24일 서울삼청동 남북회담사무국에서 엄낙용(嚴洛鎔)재경부 차관, 김순규(金順珪)문화관광부 차관,김종환(金鍾煥)국방부 정책보좌관,서영교(徐永敎)통일부 국장등 대표 4명과 상견례를 갖고 회담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박 장관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차분하게 첫 걸음부터 잘해야 한다”고 대표단에 당부했다고 소개했다. ■긴장된 표정 상견례에 나온 엄·김 차관 등은 북한과의 회담에 처음 나간다는 점 때문인 듯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엄 차관은 “외국과의 협상은 수도 없이 했지만 북한과의 협상은 처음이라긴장된다”며 “그래도 영어가 아닌 우리 말로 회담을 하는 것은 부담을 덜어주는 측면”이라고 소감을 밝혔다.박 장관은 “북한과의 협상이 (외국보다) 더 힘들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주의를 환기시켰다. 김 차관은 “사회·문화분야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큰 만큼 분위기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박 장관은 국방부 김 보좌관에게 “김 장군”이라고 호칭하며 “전 군(軍)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명심,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당부했다.이에 김 보좌관은 “남북간 긴장 완화와 신뢰 구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대답했다. ■김정일 위원장 답방도 논의 박 장관은 이번 장관급회담 주요 의제를 묻는취재진 질문에 “6·15 남북 공동선언문에 명기된 모든 내용을 하나하나 짚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대답. 그는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은 물론 남북간 통일방안(남측의 연합제, 북측의 낮은 단계 연방체)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회담 분야 간결하게 박장관은 장관급회담 이후 열릴 실무회담과 관련,“분야별로 여러 위원회를 두기보다는 가급적 포괄적으로 위원회 수를 줄여운영하자는 게 우리측 안”이라며 “하지만 자세한 내용은 북측과 협의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북측 대표단의 김 대통령예방이나 산업 시찰 가능성 등에 대한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대답을 회피.우리측 대표단 가운데 국방부 대표가 차관급이 아닌 이유에 대해서는 “특별한 이유는 없고 각 부처 사정에따라 선발된 것”이라고 답했다. 김상연기자
  • 행정포커스/ 농업인 후계자 육성

    *효과와 문제점. 농업인 후계자 육성제도는 기존 농업인의 이농(離農)을 억제하는 측면에서는 어느 정도 성과도 얻었지만 신규 농업인력을 육성하는 효과는 미흡했다. 기존 농업인 지원과 신규 인력양성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하나의 정책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문제점= 후계자 선정연령 기준이 점차 높아진 게 기존 농업인에게 유리한요인으로 작용했다.제도를 도입한 81년에는 30세 이하로 자격요건이 까다로웠지만 82년에는 35세 이하로,92년에는 40세 이하로 각각 조정됐다.92년 이후 선정된 농업인 후계자중 73.8%가 31세 이상이다.후계자 선정연령이 점차상향조정되면서 대부분 영농정착기에 들어선 기존농민이 선정됐다는 얘기다. 선정기준 자체도 기존 농업인에게 유리하다.영농경력,영농기반,영농정착의욕 등 기존농업인에게 유리한 항목이 700점 만점에 400점이다. 또 2,000만∼5,000만원(평균 3,000만원)의 1회성 지원에 그쳐 신규농업인의 영농정착 자금으로는 부족한 편이다.산업기능요원,농업인후계자 육성제도와 농업관련 전문학교 등 신규인력교육훈련체계와의 연계성도 미흡하다.산업기능요원중 군복무를 대신한뒤 후계자로 선정돼 영농을 지속하는 비율은 40%를 밑돈다.사업계획 심사가 형식적이고 차별성이 약해 ‘나눠먹기식’의 자금배분도 이뤄졌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개선방향=정부가 농업인 후계자 육성사업의 실효성을 보다 높이려는 대책을 마련한 것은 이런 문제점 때문이다.당초의 취지대로 신규인력 육성중심으로 개편하는 게 주 내용이다.내년부터 35세 미만의 정예 신규인력 육성사업을 분리해 별도의 지원사업을 추진하려는 게 이런 맥락에서다. 내년에는 1,000명,오는 2006년에는 1,500명을 35세 미만의 신규인력으로 채울 방침이다.농업관련 학교 졸업자,산업기능요원,영농승계자,귀농자 등 신규인력에 대해서만 별도로 엄격한 심사를 통해 지원하는 체제다.이렇게되면 기존 농업인에 대한 지원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농업인 후계자에 대한 총 지원예산은 한정돼 있는 탓이다. 또 신규농업인에 대한 지원금액도 2,000만∼8,000만원(평균 6,000만원)으로 기존농업인보다 평균 3,000만원 정도 늘려주기로 했다.신규농업인이 정착해 뿌리를 내리려면 아무래도 기존농업인보다는 자금이 더 필요하다는 분석에서다.지원하는 금리조건도 신규인력에 대해서는 연 4%로 기존 농업인의 5%보다 우대하기로 했다. 또 농업인후계자가 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에는 농업기술센터 등 전문가의 조언을 거치도록 보다 체계화하기로 했다.우수한 후계자는 명예가 있는 ‘농업 기능장’으로 선정해 지역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획예산처 김용현(金龍賢) 투자관리과장은 “지금까지는 사업계획을 작성하거나 심사할 때 전문가의 컨설팅 기능이 미흡했지만 앞으로는 전문가의 조언을 반드시 거치도록 하는 등 보다 체계적으로 농업인후계자 제도를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곽태헌기자 tiger@. *과수원 운영 농업인 후계자 최돈식씨. “농촌을 살리기위해서는 1회성 재정지원보다는 제도개선을 통한 근본적인농업지원정책이 필요합니다”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에서 벼농사와 함께 화훼,과수원을 운영하는 농업인후계자 최돈식(崔敦植·41한국농업경영인 춘천시연합회 정책실장)씨는 장래성없는 우리 농촌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정부의 일관성 없는 농업정책과 농업인후계자에 대한 1회성 지원이 어려워진 농촌을 더욱 희망이 없는 터전으로 몰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농촌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농민들은 점점 쌓여가는 빚더미에질식할 지경이다.젊은이들을 농어촌에 머물게하며 피폐해가는 농어촌을 살려보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농업인후계자 제도는 지속적인 관리 부족으로 제대로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최씨가 지난 89년 농업인후계자로 지정될 당시만해도 젊은이들 사이에 괜찮은 농촌정착제도로 경쟁률도 높았다.대학을 나온 최씨도 신청 3년만에 후계자로 지정될 정도였다. 그러나 후계자지정 당시에만 5,000만원의 저리융자가 가능할뿐 더 이상의 지원책과 사기진작책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있다. 나름대로의 비전과 의욕을 가지고 농촌에 정착하려는 젊은이들이 정착 초기의 지원외에 이렇다할 지원을 받지 못해 중도하차하는 사례가 최근 부쩍 늘고있다.가능성 있는 농업을 펼쳤지만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절실한 대목이다. 이같은 사정으로 춘천시만 해도 지난 3년간 18명이 스스로 농업인후계자를포기했다.최근에는 춘천시 서면 금산리에서 40대 농업인후계자가 8,000만원의 빚에 시달리다 농약을 마시고 자살하기도 했다. 후계자들 스스로가 사기를 높이기 위해 농업경영인으로 호칭하며 행정당국에 명칭을 바꿔 줄 것을요구하고 나서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최씨는 이같은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농업발전기금이라도만들어 저리 융자를 통해 후계자들에게 안정된 농업투자를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일본 등 선진국들이 도입하고 있는 작물휴식년제 등을 도입해 농산물 가격 안정을 보장해 주는 것도 시급하다는 의견도 냈다. 최씨는 “농촌을 지키려는 젊은이들이 더 이상 떠나지 않도록 농업인후계자 제도의 개선을 포함해 근본적인 농촌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 *후계자 설문조사. ‘대전충남 발전연구원’이 최근 농업인후계자 234명,일반농업인 34명,담당 공무원과 농협 관계자를 비롯한 실무자 36명 등 모두 304명을 설문조사를실시했다. 농업인후계자 제도와 관련,후계자로 선정된 이후 사업을 성공적으로 보는응답자는 19.2%에 불과했다.무리한 영농규모 확대로 빚만 늘었다는 비율은 29.9%,영농규모는 확대됐지만 수익은 별로 차이가 없다는 비율이 41.9%였다. 사업에 실패했다는 응답도 2.5%였다. 후계자들을 대상으로 후계자 선정인원과 지원금액이 적당한지를 알아봤다. 선정인원은 줄이고 지원금액은 늘려야한다는 후계자들이 58.1%로 가장 많았다. 더 이상 인원을 확대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9.4%였다.반면 인원을 더욱 늘려야한다는 의견은 14.5%,현행 유지는 10.3%였다. 후계자 육성사업이 신규인력 육성에 도움이 되는냐는 질문에 대해 많은 도움이 된다는 비율은 33.8%였다.조금 도움이 된다는 40.2%,그저그렇다는 18.8%였다.전혀 도움이 되지않는다는 응답도 6.8%였다. 일반 농업인들은 농업인 후계자들이 지역농업 발전을 위해서는 기여하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농업인 후계자들의 지역내 역할과 관련해 일반농업인중 26.5%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또 일반농업인과 큰 차이가 없다는 쪽도 55.9%나 된다.부정적인 반응이 80%를 넘는 셈이다.많은 역할을 한다는 2.9%,그럭저럭 역할을 하고 있다는 쪽은 14.7%다. 하지만 공무원을 비롯한 실무자들의 평가는 다르다.농업인 후계자들의 지역내 역할에 대해 실무진중 42.8%는 아주 잘 수행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그럭저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쪽도 34.3%다.긍정적인 쪽이 80%가까이된다. 조사를 한 충남대 경제학과 박진도(朴珍道) 교수는 “신규농업인에게 자금지원을 늘리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곽태헌기자. *농업인 후계자 육성사업. 지난 81년 영농 정착의욕이 강한 우수한 인재의 농촌정착을 유도하고 기술농업을 선도해 나갈 농업 전문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도입됐다. 농업 노동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데다 고령화로 농촌사회에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에서다. 농림업 취업인구중 60세 이상은 70년만 해도 6.4%에 불과했지만 80년에는 11.2%로 급증했다. 이처럼 산업화로 젊은 인력이 농촌을 떠나 농촌사회가 고령화되는 현실에서 농촌의 농업노동력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신규인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후계자 육성사업을 하게됐다. 도입된 이후 지난해까지 19년간 10만9,850명의 농업인 후계자가 나왔다.올해에는 모두 5,000명의 농업인후계자를 선정할 계획이라 20년간 약 11만5,000명의 농업인 후계자가 나온다. 지난해까지 정부는 모두 1조7,516억원을 연 5%,5년거치 10년 분할상환 조건으로 대출해줬다. 올해의 지원금액 1,500억원을 합하면 20년간 약 1조9,000억원을 농업인 후계자에게 저리로 지원해주는 셈이다.주로 영농 기반조성 및 축사 등 시설현대화에 필요한 자금이 지원된다.운영비로 사용할 수는 없다. 80년대 초반에는 500만∼700만원을 지원해줬으나 90년대에는 2,000만∼5,000만원으로 늘어났다.지난해까지의 평균 지원금액은 1,590만원이다. 곽태헌기자
  • 통일시대 이렇게 준비하자/ 다른 가치관 존중

    *다시 민족을 생각하며 宋 基 淑 (소설가·전남대 교수)86년 교수들이 호헌 반대서명을 할 때 어느 대학에서 있었던 일이다.웬만한대학은 사오십 명씩 참여하여 서명교수가 전국적으로 칠백여 명을 넘어서고있을 무렵,일껏 서명했던 젊은 교수 한 분이 서명을 취소하겠다며 자기 이름을 빼달라고 했다.왜 그러냐고 하자 그 교수는 그럴듯한 핑계를 미처 생각해놓지 못했던지 얼결에 우리 어머니가 못하게 한다고 실토를 해버리고 말았다.교수들은 모두 웃었고 그 일은 한 동안 화제가 되었다.그러나 어느 노교수는 그 소리를 전해 듣고 함께 웃으면서도 그 웃음이 여간 쓸쓸하지 않았다. 그 젊은 교수 어머니가 6·25 등을 겪으며 험하게 살아왔음직한 가족사를 떠올리는 것 같았다. 머잖아 장기수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 같은데 우리의 경우 감옥에서오래 징역 살다 나온 사람들만 장기수가 아니다.전투기의 폭음 소리만 나도참새 가슴으로 살아왔을 그 여인도 장기수나 마찬가지다.진부한 말로 창살없는 그런 감옥살이를 해온 사람들은 셀 수도 없을 것이다.지금은 되새기기도 지겹지만 간첩 사건 하나만 터지면 죄 없는 사람들도 가슴이 덜컥덜컥 내려앉았다.군사정권에 저항하다가 구속된 어느 목사는 군사정권은 분단이 아니었으면 성립될 수도 유지될 수도 없는 정권이라고 법정에서 목소리를 높였다.정권의 성립부터 그랬지만 정치적 위기가 닥칠 때마다북한이 쳐내려 온다고 겁을 주거나 간첩사건을 터뜨려 위기를 모면해 왔다는 것이다.그런 식으로 해마다 큰 거짓말 하나,달마다 작은 거짓말 하나씩을했다고 사례까지 들어가며 공격을 했다.그 동안 남북 양쪽의 정권은 겉으로는 서로 비방하면서도 속살로는 그 적대관계를 이용해서 정권의 위기를 모면하거나 정권을 다지는 상호 의존관계에 있었고 그런 관계가 분단체제라는 하나의 체제로 굳어버렸던 것이다. 남북으로 갈라진 민족이 그 안에서는 또 이렇게 갈기갈기 찢겼다.우리는 지난 한 세기 동안 그 반은 외세의 지배 아래서 또 그 반은 분단 치하에서 안으로는 이런 고통을 안고 민족해방과 민족통일의 강박에 눌려 살아왔다.그러나 이제 새 천년의 원년에통일의 서광이 비치고 있다.그 서광 속에서 첫걸음부터 시원스럽게 나가고 있다.이번에야말로 낡고 무거운 역사의 짐을 벗어야 한다.모두 호흡을 가다듬고 숨죽여 지혜를 모을 때이다. 통일되기 전에 독일 사람들의 태도는 우리의 본이 될만하다.이를테면 동독에서 서독으로 넘어오는 사람이 있을 경우,그가 대학을 나온 젊은이일 때 서독 정부는 초등학교에서 대학까지 학비를 계산해서 동독 정부에 보냈다는 것이다.당신들이 교육시킨 젊은이가 우리 사회에서 봉사하게 되었으니 그 대가를 지불한다는 식이었다.우리한테는 저쪽을 비아냥거리는 짓으로 느껴지는 꿈같은 이야기다.주민들이 동독으로 친척을 방문하게 되었을 때는 돈이며 선물을 가득가득 실어다 주었고 정부는 그런 일에 간섭을 않았다는 것이다.통일이 될 때까지 20여 년 동안이나 정부는 정부대로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그랬던 것이다. 물론 우리도 그동안 많이 달라지기는 했다.초등학생들도 ‘무찌르자 오랑캐몇 백만이냐.’ 대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노래하고,거리거리에 살벌하던 방첩표어가 사라졌으며,탈북자들의 딱한 사정과 꽃제비 아이들의 처참한모습을 보고 성금을 내기도 했다.그러나 이런 변화는 지극히 표피적이고 감상적인 차원이다.북한은 지금 경제가 말이 아닌 것 같고 우리는 그런 경제사정 한 가지만 보고 우월감을 느끼며 측은해하지만 그들의 체제와 그에 따른 가치관은 우리와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학생들의 경우 우리는 공부하는 동기부터가 내 개인의 입신이며 그 경쟁으로 불꽃을 튀기지만 그들은 우선 그런 식의 살벌한 경쟁은 없을 것이다.나보다 내가 살고 있는사회를 먼저 생각하게 되어 있는 것이 그들의 체제이기 때문이다.경제 협력을 하든 성금을 내든 그들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앞서야 할 것이다.가난한사람에게 가난에 대한 동정만으로 돈 몇 푼 던져주면 되레 모욕감을 느낀다. 정상회담 뒤 지금 화해 분위기는 급속도로 무르익고 있다.얼마 전에 국방부는 ‘괴뢰군’을 ‘북한군’으로 부르기로 했다는 발표를 했다.존비칭 때문에 호칭이 유독 까다로운 우리는 인간관계가 상대방을 어떻게 부르느냐는호칭에서부터 시작된다.그런 점에서 볼 때 통일에 대한 구체적인 패러다임은현란한 사회과학적 용어보다 ‘북한군’ 김정일 ‘위원장’ 같은 호칭일 것같고 그런 호칭을 일상화하는 것은 이해와 화해의 바탕을 다지는 일이 될 것이다.‘김정일 위원장’이나 ‘김위원장’이란 호칭이 ‘김대중 대통령’ ‘김대통령’처럼 입안에서 거치적거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나올 때 그런 정신적 기반은 우리의 소원인 통일이 소원이 아니라 현실로 나가는 탄탄한 길이될 것이다.
  • 적십자사 준비 어떻게

    남북 적십자사가 16일 이산가족 방문단 후보자 명단을 교환하고 친지확인작업에 들어감에 따라 한달 뒤의 이산가족 상봉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상봉 장소] 북측은 고려호텔이,남측은 숙소로 워커힐호텔,공개상봉장소로는서울 강남의 코엑스나 체육관 시설이 거론된다. 한적 관계자는 “상봉가족과진행요원 등 1,000여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행사”라며 대규모 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상봉 방법 및 이동] 양측은 지난달 30일 금강산 적십자회담에서 “방문단교환절차는 85년 교환 전례에 따른다”고 합의했다.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만나는 단체상봉과 함께 각자의 숙소에서 가족끼리의 개별상봉도 허용된다.그러나 이산가족끼리 하룻밤을 함께 지낼 수 있는 지,3박4일의 일정중 몇번,몇시간 정도를 함께 지낼 수 있을 지는 남북이 판문점연락관 접촉을 통해 협의한다.가정방문은 어려울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가족의 대부분이 70∼80대의고령임을 감안,육로보다는 항공편을 고려중이다. [유명인사 탈락자] 우리측이 보낸 명단중 방문을 신청한 강영훈(姜英勳) 전총리,김응룡(金應龍) 프로야구 해태감독,조경철(趙慶哲) 전 경희대 교수, 운보 김기창(金基昶) 화백 등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소한 호칭] 북한이 통보해온 명단중 남쪽에서 쓰지 않는 생소한 친족 호칭이 눈길을 끌었다. 이종4촌 및 고종4촌은 ‘이모4촌’과 ‘고모4촌’으로표시했다.장인,장모는 ‘가시 아버지’와 ‘가시 어머니’를 더 많이 사용하며 각종 공식문건에서도 ‘가시 아버지’를 표준어로 쓰고 있다.계모는 ‘훗어머니’,계부는 ‘훗아버지’로 지칭한다. 이석우기자 swlee@
  • [新 김정일 연구](12)신상 이모저모

    북한의 김정일국방위원장은 한마디로 ‘보통’이 아닌 ‘연구대상’인물이다.그동안 신비스럽게 가려져있던 그의 여러 측면이 지난번 남북정상회담을통해 많이 드러나긴 했지만 아직도 알려지지 않은 면들이 적지 않다. 김위원장은 기억력이 비상하고 여러 분야에 걸쳐 워낙 아는 게 많아 그에게 서류를 비준(결제)받으러 가는 북한의 고위 간부들은 극도로 긴장한다고 한다.그가 다방면에 해박한 것은 고등중학교에 다니던 15세 때부터 아버지인김일성주석의 현지지도에 가끔씩 따라나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이 많은데다 여러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기 때문이다.그는 대학시절엔 1년에 1만페이지 읽기운동을 벌이는 등 많은 책을 섭렵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 다른 사람이 대필해준 것이 포함돼있긴 하지만 그가 쓴 논문만 400여편에 이른다고북한 언론들은 선전한다. 김위원장은 이념 정립,통치술 등 여러 면에서 응용력이 뛰어난 사람이다.과거 미국기업들이 만들어낸 신기술을 일본기업들이 응용 발전시켜 상용화에성공한 것처럼 김주석이나 레닌·모택동으로부터 배운 것들을 자기 것으로발전시켜 권력기반강화와 통치에 유용하게 활용해왔다. 김위원장은 선전선동에도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속도전’,‘우리식대로 살아나가자’ 등 사회정치적 용어와 구호는 그가 만든 것이다.이와 함께광폭정치,인덕정치,선군(先軍)정치 등 정치구호를 이용해 인민들을 추스르고 있다.올들어서는 우리에게 생소한 ‘음악정치’를 들고나온 데 이어 정상회담 이후엔 ‘과학중시정치’를 부르짖으며 첨단과학진흥을 독려하고 있다. 그의 업무스타일과 관련해 유명한 것은 야행성이다.지난 5월21일자 노동신문은 ‘장군님은 새벽 1시를 초저녁으로 여기며 사업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그는 또 네댓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집무방식을 즐기는 것으로알려졌다.그가 색안경을 쓰는 이유는 김주석이 생전에 ‘혁명을 하루 이틀하나,잠은 자야지’라고 걱정할 정도로 밤늦게까지 일을 하다보면 눈이 충혈되니까 이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위원장이 좋아하는 색깔은 혁명의 색인 붉은 색,가장좋아하는 꽃은 북한의 국화인 목란꽃,좋아하는 계절은 겨울이라고 북한방송은 전하고 있다.또차 안에서 잠깐식 조는 ‘쪽잠’을 즐기며 줴기밥(주먹밥)을 맛있게 먹는다는 것이다.김위원장이 즐겨쓰는 습관적인 어투는 ‘인민들이 뭐라고 하겠소’이며 호칭으로는 총비서,국방위원장,최고사령관이라는 직책보단 ‘장군님’으로 불리워지길 더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단한 영화광이기도 한 그의 취미는 다양해 사냥,사격,드라이브를 즐기는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또 술은 즐겨하나 예전에 비해 폭음은 하지 않고 포도주로 주량을 줄였고 담배도 던힐을 애호했으나 지금은 끊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현재 북한에선 ‘장군님처럼 담배 끊어 강성대국 만들자’는 구호가나돌고 있다.북한에서 절세출의 지도자로 받들여지고 있는 김위원장의 인생관은 ‘오늘을 위한 오늘을 살지 말고 내일을 위한 오늘에 살라’는 것이라고 북한방송은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김위원장의 개인적 평가는 자료의 대부분이 미화 가능성이 많은 북한매체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다 우리쪽의 시각에서 보면 다소 비정상적인 측면도 없지않은 만큼 이를 감안한 실체적 접근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유은걸기자 eky73002@
  • “정치적 사안 질문땐 화제 돌려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자사가 발행하는 ‘북한뉴스레터’ 7월호에 대북 위탁가공사업을 위해 북한 기술자들을 교육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들을 실었다.북한 삼천리총회사와 모니터용 인쇄회로기판을 생산하기 위해 15차례 교육을 실시한 ㈜IMRI의 사례가 중심이 됐다. ■비교교육은 절대금물 남북의 기술수준과 부대환경을 비교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교육과 무관한 내용 언급 말아야 정치적 사안과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은 일체 언급하지 말라.관련된 질문이 있어도 화제를 돌리고 기술적인 부분만 말하는 게 좋다. ■현지공장 지적해선 안돼 북한의 생산과정과 현지 공장의 구성·조직에 대한 지적은 피해야 한다. ■상호존중 교육받는 사람들의 연령은 20∼30대가 많으나 나이가 적다고 말을 막해서는 안된다.호칭은 ‘선생’이 무난하다. ■철저한 자료준비,자신있는 교육 북한의 인력은 매우 우수하다.고졸 수준의 능력을 필요로 하는 위치에 대졸 이상 학력소지자가 배치돼 깊이있는 질문을 하는 경우도 있다. ■기술교육 표준화 소련 및 동구권 붕괴 이후 각종 기술 등의 기준이 정립되지 않았다.자재관리 생산 품질관리 등의 기준을 현지사정에 맞게 재정립해야한다. 뉴스레터는 북한사람들과 말이 통한다는 것을 최고의 장점으로 꼽고,㈜IMRI의 경우 해외에서 5∼6개월 걸리는 기술교육을 단 73일에 마치고 바로 생산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
  • 불합리한 관행 ‘퇴출 1순위’

    공무원들은 ‘조직내부의 불합리한 관행’을 공직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으로,‘상사에게 아부하면서 자신의 영달만 추구하는 공무원’을 퇴출대상 1호로 꼽고 있다.‘방향이나 방법 제시없이 지시만 하는 상사’는 함께 근무하고 싶지 않은 1순위다. 최근 경남도청 직장협의회가 자체적인 의식개혁을 위해 회원 4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직장협의회가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할 사안으로 절대 다수인 53%가 ‘조직내부의 불합리한 관행타파’을 지적,공무원들이 복리후생(18%)이나 신분보장(14%) 등 자신들의 이익보다도 조직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직사회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응답자의 41%가 ‘비능률적인 전시행정 타파’를 꼽았으며 다음으로 ‘불합리한 제도·관행 개선(31%)’‘복리후생(13%)’‘공정한 인사(12%)’를 들었다. 공직사회의 개혁을 저해하는 요인으로는 ‘경직된 의사결정구조’와 ‘계급만능주의적인 조직문화’라는 응답이 각각 37%와 26%를 차지해 대부분의 공무원들이 틀에 박힌 내부관행에 큰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함께 근무하기 싫은 상사로는 전체의 52%가 ‘방향이나 방법 제시없이 지시만하는 상사’를 꼽았다.다음은 ‘자신의 출세를 위해 부하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사(29%)’ ‘능력없고 무사안일한 상사(14%) 등의 순이었다.퇴출대상 1순위는 ‘상사에게 아부하면서 자신의 영달만 추구하는 사람(52%)’이다. 시간적·경제적으로 나은 직장이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사명감이나 안정성 등의 이유로 ‘남겠다’는 대답은 16%에 불과한 반면 ‘미련없이 떠나겠다(38%)’거나 ‘비교후 결정하겠다(45%)’고 응답했다. 공직자가 평가하는 진정한 친절로는 ‘민원인에 대한 맹목적 친절(1%)’이나 ‘상냥한 미소와 정중한 인사태도(3%)’가 아닌 ‘부당한 민원에 대해 적법하고 소신껏 처리(53%)’ 또는 ‘신속정확한 서비스와 업무처리(43%)’를꼽았다. 이밖에 직장내 남녀평등 문화의 조기정착 방안으로는 ‘차별없는 호칭과 인격존중(14%)’이나 ‘커피심부름 등 잔존관행 타파(2%)’보다 ‘여직원에게책임있는 역할과 업무부여(50%)’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직장협의회 관계자는 “설문조사 결과는 공직사회가 나가야할 방향과 간부공무원들이 갖춰야할 덕목을 제시한 것으로 공직사회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있다”고 말했다. 창원 이정규기자 jeong@
  • [여성 선언] 같은 언어를 쓴다는 것은

    얼마 전 베이징에서 조선족 대학생 체육대회 및 친목회가 있었다.100명 남짓모였는데 우즈베키스탄에서 온 고려인,북한에서 온 유학생,그리고 어학연수차 온 한국사람들도 섞여 있었다.분위기가 어떨까 하는 생각과는 달리,한국말로 의사소통이 가능했기 때문인지 단박에 화기애애한 자리가 되었다. 조선족 친구가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부터 웃음의 도가니였다.“이 거는(이 분은) 한국에서 온 려행작가입네다” ‘아니,이거라니?’라고 언짢아 할 틈도 없이 학생들은 당장 나를 ‘려사님’(여사님)‘이라고 부르더니 곧 ‘동무’,‘동지’ 등의 공산주의 호칭(?)도 함께 쓰기 시작했다.같이있던 한국 학생이 선생님이라고 부르라니까 당장 “아니 여성을 어떻게 선생님이라고 합네까?”하며 눈을 동그랗게 뜬다.중국에서는 남자들에게만 선생이라는 호칭을 쓴다고 한다. 잘 들어보니 같은 한국말이면서도 이렇게 우리와는 쓰임이 다른 말이 많았다.“세게 바쁘단 말입니다(아주 힘듭니다)”,“우리 나그네는 골이 아주 비상하기요(우리 남편은 머리가 아주 좋지요)”,“다음번에는 지각소멸해야 합니다(지각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등. 각자 자기가 자란 곳의 언어를 섞어 쓰는 것도 큰 특징이었다.중앙아시아에서 온 까레이스키 즉,고려인은 말끝마다 ‘오친 하라쇼(아주 좋아요)’라는러시아말을 반복했고,연변에서 온 조선족들도 샹빤(출근)이나 빵주(도움) 등중국어를 많이 사용했다.그에 비해 북한학생은 ‘까부수자’,‘자폭하자’등 섬뜩한 단어도 쓰지만,아주 예쁘게 다듬어진 한국말도 쓰고 있었다.“려사님의 그 끌신(슬리퍼),물맞이 칸(샤워실)에서는 세게 소용되겠습니다” 그날 우리들 대화의 가장 큰 장애물은 놀랍게도 내가 섞어 쓰는 외국어였다.우리가 일상으로 쓰고 있는 스케줄,시스템,노하우 등 간단한 외래어에도 모두고개를 갸우뚱한다.실제로 이 학생들이 한국의 텔레비전이나 신문을 볼 때최대의 여러움이 바로 영어를 비롯한 외래어들이라고 한다. 이렇게 조금씩 다르거나 모르는 단어도 있지만 의사소통에는 전혀 지장이없었다.오히려 그런 차이가 재미를 더했다.10대에서 40대까지 나이도다르고,태어나고 살았던 곳도 다르고,현재 베이징에서 공부하고 있는 이유도 다른우리는 각자의 말투와 생소한 단어들을 따라해 보면서 하루종일 정말 유쾌하게 보냈다.몇명은 내 숙소에서 저녁까지 해먹으며 뒤풀이를 했는데.그 때가남북정상회담이 발표된 직후라 베이징 유학생 촌에서는 이미 ‘동서남북통일’이 다 되었다며 축배를 들었다.그날 우리는 이런 결론을 내렸다.이렇게 우리가 하루도 되지 않아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같이‘조선말’을 쓴다는 것이라고.그러니 우리가 어디에서 어떻게 살든 한 민족이 틀림없다고.웃고 떠드는 뒤풀이 자리지만 ‘모국어를 통한 민족의 동질성회복’을 얘기할 때는 모두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 역시 지난 7년간 세계 오지여행을 하며 오랫동안 말이 안 통하는 나라를다니면서 힘이 들 때나,문화적인 차이로 본의 아닌 오해를 살 때마다 지구저쪽에 나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7,000만명이나 있다는 생각만으로 얼마나 큰 위안을 받았는지 모른다.그러다가 한국말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저 우리말로 한바탕 수다를 푸는 것만으로도 몇달간의 여독과 외로움이 눈녹듯이사라지는 경험은 또 얼마나 여러번 했던가. 지난번 남북한 정상이 만나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역사적인 합의를 끌어낼수 있었던 것도 같은 언어로 의사소통을 한 때문이리라.만약 통역이 필요해물리적으로 시간만 두 배로 늘렸다 해서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 같은 모국어를 쓴다는 것은 같은 피를 나누었다는 뚜렷한 증거임을,지난번 체육대회와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서 새삼 깨닫게 된다. 한비야 오지여행가
  • 국회 국방위·정보위, 主敵 재정립·국군포로 인정놓고 논란

    22일 열린 국회 국방위에서는 북한의 주적(主敵)개념 재정립 문제와 국군포로 유무를 놓고 논란이 벌어졌다.또 오후에 비공개로 열린 정보위에서는 임동원(林東源)국정원장의 ‘방북밀사’역할을 놓고 공방이 오갔다. ●국방위/ 민주당 장영달(張永達)의원은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로북한이 대남비방 방송을 중단하는가 하면 대남 혁명전략을 규정한 조선노동당 규약을 삭제,개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 “반세기 동안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해온 국방의 기본개념이 어떻게 변화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었다.한나라당 강삼재(姜三載)의원도 “신세대 장병 사이에 주적개념에 대한 혼란이 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장병들에 대한 철저한 정신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민주당 김한길의원은 “‘적과의동침’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제 남과 북이 그런 사이가 아닌 만큼 주적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하지 않으냐”고 국방부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또 국군포로 ‘유무논란’과 관련,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은 “이번남북공동선언에 국군포로 송환문제가 빠졌다”면서 “국가에 충성한 국군포로를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이에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은 “북한이 대남군사 전략을 수정하는 명백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 현시점에서 주적개념의 변경여부를 거론하는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우리 군은 튼튼한 안보를 통해 이를적극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신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조장관은 이날 답변에서 김정일위원장에 대해 시종일관 ‘김정일’로 호칭해 눈길을 끌었다. ●정보위/ 한나라당 김기춘(金淇春),정형근(鄭亨根) 의원은 “국정원장이 남북협상의 밀사역과 대공 수사기관의 장을 겸임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만큼대통령 보좌역으로 통일협상에 전념하든지,대공수사기능을 다른 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창화(鄭昌和)의원은 아예 “사퇴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이에 민주당 박상천(朴相千) 의원은 “국정원의 최대 임무가안전보장이라고 볼때 국가안보 책임자가 북한에 가서 평화구축을 하는 것은결국 국가안전을 보장하는 것 아니냐”고 임원장을 옹호했다.임원장도 야당측의 사퇴요구에 대해 “인사 문제는 대통령의 소관”이라고 받아넘겼다. 임원장은 또 주한미군의 지위와 관련,남북정상간에 모종의 합의가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민감한 내용이어서 밝힐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최광숙 주현진기
  • KBS1 ‘남북의 창’ 변신 모색

    10년이 넘도록 유일한 북한 관련 공중파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지켜온 ‘남북의 창’(KBS1 목 밤 11시30분)이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변신을 꾀하고있다. ‘남북의 창’이 처음 방송된 것은 지난 89년 3월 7일.시사프로그램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만 11년 3개월이나 방송되고 있다.제작진은 오랜 세월만큼북한 관련 보도에서 역량과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프로그램이 걸어온 길은 순탄치 못했다.먼저 시청자들의 호응이 높지 않았다.북한 취재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인 탓에 방송화면은 안기부 등 관련기관에서 제공하는 자료로 채워졌다.때문에 북한의 실상을 정확히보도하기 보다 체제비교에 치중한 점도 있었다. 제작진의 한 관계자는 “프로그램 자료 공급에서부터 ‘원천적 검열’이 있는 셈”이라면서 “김정일국방위원장 사진의 경우 병색이 완연하거나 우울한 표정이 주로 제공됐다”고 털어놓았다. 북한과 통일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켰다.조금이라도 ‘진보적 자세’를 취하려고 하면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창’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다.창(窓)의 원래 뜻처럼 굴절없이 남북이 서로를 마주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제작진의 다짐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위성을 통해 북한TV를 직접 수신할 수 있게 됨으로써 충분한 자료를 갖추게 됐다.따라서 예전보다 화면구성이 편하게 됐다.또 남북정상회담 기간 동안 확보한 화면 자료,문서 자료 등은 앞으로 생생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작진은 말한다. 제작을 맡고 있는 통일외교안보팀 박은규기자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TV에서 남북 정상의 호칭부터 바뀌고 있다”면서 “시청자들이 TV를 통해 북한을유학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북한 관련 뉴스, 북한의 재미있는 지역이나사회적 현상 등을 있는 그대로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제작 책임자 박동영 주간도 “예전에는 통일이라는 말을 꺼내기 조차 어려웠지만 이제 통일은 당위의 문제가 됐다”면서 “통일에 기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택동기자 taecks@
  • 北韓 ‘불량국가’호칭 변경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북한 등 7개국을 지칭해온 ‘불량국가’라는 용어 대신 ‘우려대상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키로했다.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19일 ‘불량국가’로 불리던 북한,이란,이라크,리비아,시리아,수단,쿠바 등 7개국중 일부 국가의 행동이 변화를 보임에 따라 이들 국가에 융통성있게 대처하기 위해 폭넓은 개념인 ‘우려대상국’이라는 용어를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hay@
  • [기고] 가슴 아픈 기독교방송 사태

    존경하는 권목사님! 오랫동안 망설이다가 글을 올리게 됐습니다.저는 일개서생에 불과하나 기독교신자로서,언론학 교수로서,KNCC 사회위원회 위원으로서 기독교방송 사태에 관해 꼭 드릴 말씀이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사장님이라는 호칭보다는 목사님이라는 호칭이 더 좋아 목사님이라 부르겠습니다.무엇보다 직원과 간부의 불신으로 기독교방송이 흔들리고 기독교가 지탄을 받아서는 안되겠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무례할지도 모를 이런 편지를 쓰게됨에 살펴주시기를 바랍니다. 권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한국기독교와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하신 점을 익히 알고 있으며,그간 여러 곳에서 만나 뵌 목사님은 온화하고 다정다감하셨습니다.그러다가 목사님께서 기독교방송 사장이 된걸 알고 마음 속으로 축복했던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그런데 지금은 회사 안팎에서 권목사님의 퇴진을요구하는 소리가 높고,더구나 기독교방송은 현재 제 기능을 못하는 방송이되었습니다.참으로 가슴아픈 일입니다.저는 왜 이렇게 됐는지 정확히 알수없으나 한 순간 기독교방송과 기독교계가 사회로부터,또 언론계로부터 왕따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섭니다. 몇년 전 평화방송 사태로 양심적인 방송인들이 해고되는 등 고통을 겪었습니다.이번엔 기독교방송과 국민일보가 사장,사주문제로 인해 심각한 분규를겪고 있습니다.기독교신자로서 참으로 창피하고 부끄러울 뿐입니다.얼마전에는 기자들이 방송제작을 거부한 적도 있습니다.이제는 마음을 비우고 떠날채비를 하는 것이 기독교는 물론 기독교방송을 살리는 길이요,목사님이 할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는 기독교방송은 ‘정론(正論) 정도(正道) 정언(正言)’의 방송입니다.그래서 작은 방송사지만 그 역할과 비중이 다른 어떤 방송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면 기독교방송은 신앙과 믿음으로어떤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고 여기까지 성장해 왔습니다.박정희-전두환으로이어진 철권통치 아래서도 기독교방송은 하나님의 소리,진리의 말씀을 전파하였습니다.교회의 물질적·정신적 후원도 컸지만 기자나 프로듀서,아나운서들의 정직한 마음과 따뜻한 자세도 한몫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지금 매우 열악한 조건에 있습니다.임금이나 취재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외부연수나 외국대학 유학 등의 기회는 거의 없습니다.물질적인 조건만 두고 볼때 기독교방송인들은 참으로 딱한 지경입니다.그래도 이들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서 당당하게 말했고,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그래서다른 어떤 매체에서 말하는 것보다도 기독교방송에서 말하는 것을 더 신뢰하는 국민들이 많습니다. 21세기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정부나 기업,언론 모두 국민의 지지에 더 의존하는 경향입니다.어느 누구도 더 이상 절대권력을 누릴 수 없고,국민의 신뢰를 잃고선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저는 이러한 환경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사장이 들어와 기독교방송이 무궁무진한 발전을 할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권목사님! 목사나 언론사 사장과 같은 직책은 믿음이 으뜸인 직책입니다. 신도나 국민들이 불신하는 목사나 사장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이들이 못 믿겠다고 돌아서버리면 좋든 싫든 떠나는 것이 도리입니다.지금과 같은 상태에서 계속 자리를 지키려 한다면 더 큰 압박과 비판이 일 것이 분명합니다.그리고 이번 기회에 기독교방송의 지배구조도 수술을 해야 할 것입니다.이사회가 좀 더 참신하고 전문성을 가진 인사로 교체되고 직원들이 소신과 믿음을 갖고 일하는 방송사로 다시 태어나야 합니다.사장문제로 기독교와 기독교방송이 직원,청취자,신자로부터 따돌림받고 더 큰 상처를 입기 전에권목사님의 용퇴를 권합니다. 金 承 洙 전북대교수·신문방송학
  • 남북 화해시대/ 비방방송 중지 안팎

    남·북한 양 정상이 합의한 ‘전쟁없는 한반도’를 위한 군사적 후속조치가실현가능한 부분부터 한단계씩 가시화되고 있다. 국방부는 휴전선 지역의 대북 체제비판과 특정인 비방 방송을 16일자로 전면 중지한다고 밝혔다.우리측의 첫번째 군사적 화해 조치다.아울러 코 앞에닥친 6·25전쟁 50주년 행사를 대폭 축소하고 행사의 성격도 ‘전쟁을 넘어평화로 나가자’는 취지에 따라 바꾸기로 했다. 이는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 15일 대남 비방방송과 6·25 행사를 전격 중지토록 국방위원회에 지시한 데 대한 화답으로도 풀이된다. 앞으로 남북간에 신뢰가 쌓이면 휴전선 일대의 대북 및 대남방송 자체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72년 7·4공동성명 이후와 마찬가지로 확성기를 동시에 철거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성태(趙成台) 국방장관은 이날 차관보급회의를 열어 6·25전쟁 50주년 행사의 취지를 재정립하고,규모도 대폭 축소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방부가 특히 고심하고 있는 대목은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국군의 주적(主敵)개념이 흔들렸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 군의 주적 개념은 ▲북괴 ▲국내 체제전복 세력 ▲국제적인 북괴지원세력으로 3가지이다. 국방부의 ‘북한,북괴 호칭 용어 사용 지침안’에따르면 노동당,정부기관,정규군 및 준군사조직 등은 ‘북괴’로,나머지는 ‘북한’으로 표기·호칭토록 하고 있다. 그러나 정상회담을 통해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주적’으로부터사열을 받는 상황이 벌어진 셈이다.이 장면을 TV 생중계를 통해 지켜본 장병들 사이에 심리적 공황 및 정신적 아노미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같은 고민은 북측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보인다.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은 15일 우리측과의 오찬석상에서 “군은 가만 놔두면 상대방을 바라보다가 주적개념을 갖게 된다.(군이)주적개념을 갖지 않도록 경의선 철도를 놓을때 군인을 동원하자”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양측 군 모두 주적개념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념 변경은 통일 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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