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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광장] ‘나이’ 위계질서 틀을 깨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서인사하고 이야기 나누는 내용은 거의 유사하다.서로의 이름이 무엇인지,고향이 어디인지,하는 일이 무엇인지,취미나관심사가 무엇인지에 대한 것 등이다. 그러나 시기와 사회에 따라서 달라지는 부문도 있다.가령과거 한국사회에서는 성씨(姓氏)나 집안(家門)을 확인하였고,요즘까지도 인도인들은 서로의 출신 카스트(caste)를 묻는다.옛날이나 오늘날이나 한국인들이 낯선 사람을 소개받았을 경우 꼭 알려고 하는 핵심정보 중 하나는 ‘나이'다. 우리사회에서 나이는 신분을 대신한 질서의 원리로 포괄적으로 작동하고 있다.수직적 질서의 원리가 ‘언어의 존비법체계' 속에 녹아 있다.전통사회의 신분,권위주의 정권시대의 관(官)이 맡았던 역할을 이제는 나이가 수행하고 있다. 요즘 10대,20대도 이 점에서는 예외가 아니다.그들도 학교1년 선배에게 오빠·언니·형·누나라고 호칭하며,자신의형제자매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깍듯이 대한다. 한국말의 선·후배에 해당하는 가장 적절한 영어 단어는친구(friend)다.유교문화권인 중국에서 친구(朋友)의 연령범위가 위·아래 10년이라고 한다면,우리나라에서 친구는주로 동갑내기로 제한된다.요즘 젊은 세대에서 이러한 원리가 더욱 강화되고 있다.이제는 거의 다 사라진 전통적·유교적 질서원리 중 한국사회에서 가장 강력히 온존하고 있는것이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연령위계주의이다. 연령위계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나,그 서열을 따져 질서의 기본축으로 삼는 과정에서 차별의 요소가 개입되어 이데올로기로 작동한다.한국인들은 언쟁할 때 “너 몇 살이냐?”라는 말을 가장 먼저 큰 소리로 내뱉는다.그리고 상대방이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일 때는 기가 좀 꺾이고 들어간다.이처럼 나이가 전 사회 영역을 관통하는 사회질서의원리로 자리잡는다면 그 정상에 노인들이 있을 수밖에 없다.과연 우리사회에서 노인들이 공경받고 있는가? 지하철과버스의 노약자석을 보면 그런 것 같으나,“모심을 받아야한다”는 생각과 “모셔야 한다”는 생각이 중고령자 취업의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점에 생각이 이르면 상황이 달라진다. 조직 내 연령위계주의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비합리적인관행을 만들어내었다.법원·검찰·경찰·군 등에서 일정 직급 이상의 고위직은 후배가 자기와 동급직 내지 상급직으로승진하면 옷을 벗어야 한다. 이 경우 생물학적 나이보다는‘조직에서의 나이'가 기준이 된다는 점이 다르기는 하나,나이가 모든 기준에 우선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신임교수를 채용하는데 ‘만 40세 이하’라는 기준이 명문화되어 있는 대학이 적지 않다.기업이나 언론사에서 신규직원을 채용할 때에도 30세 전후의 연령상한선을 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명문화된 규칙을 내세우지 않더라도,나이가 너무 많거나 적은 사람은 그 사람의 능력 여하와 관계없이 채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조직에서 가장 젊은 사람을배려하려는 문화가 만학도의 노동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다.나이를 차별 기준으로 삼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다. 능력과 무관하게 나이 때문에 조직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봉쇄당하고,아직까지 충분히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하여야 하는문화를 곰곰이 되새겨보자.우리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현실이 얼마나 비합리적인가를 쉽사리 깨닫게 될 것이다. 잘못된 제도는 그 문제점만 찾으면 고칠 수 있다. 그러나연령위계주의 문화의 불합리성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보다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지 않으면 안 된다.우리말의 존비법체계를 바꾸고,인간관계에서도 친구의 연령범위를 확대하는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관습을 바꾸는 게 쉽진 않겠지만 새 시대에 맞는 새 패러다임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모색해 봄직하지 않은가. 설동훈 전북대 교수·사회학
  • 韓銀 ‘대외직함’ 도입 논란

    한국은행이 10일부터 명함용 대외직함을 도입해 ‘직급 인플레’라는 지적과 ‘현실적 조치’라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한은은 ‘조직 및 인력관리 규정’을 개정,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이에 따라 입행 18∼20년차인 팀장(수석조사역)은 국장·부국장으로,▲선임조사역→부국장·차장 ▲조사역→과장 ▲행원→계장 ▲지점장→본부장 등의 직함을 명함에 쓸 수 있게 됐다.행내 직함보다 모두 ‘상향조정(인플레)’됐다.공식문서에는 쓰지 않되,비공식적인 호칭으로는 한은 내에서도 통용된다. 한은은 “직급체계가 다소 복잡하고 생소해 시중은행 임직원 등 외부인사 접촉때 어려움이 있어 일반인에게 좀 더 친숙한 대외직함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그러나 한 직원은“은행감독권이 금융감독원으로 넘어가면서 한은 위상이 예전만 못해진 데다 직함마저 다소 왜소한 느낌을 줄 수 있어이뤄진 고육지책”이라고 꼬집었다.시중은행들이 ‘부행장’ 직함을 남발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어찌됐든 팀장의 경우,팀장(직위)·수석조사역(직급)·부국장(대외직함)등 호칭이 무려 세가지로 늘어났다. 안미현기자 hyun@
  • 외국공관마다 줄줄이 ‘부대사’

    주한 미 대사관의 에반스 리비어 공사를 비롯,주한 외국공관들의 공관 차석들이 대부분 공식적인 직급과 관계없이 ‘부대사’란 직함을 사용하고 있어 우리 국민들에게 혼란을불러 일으킨다는 지적이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부대사란 직제는 국제협약 어느 곳에도 없으나 우리나라에 주재하고 있는 외국 공관의 차석 공관장들이 자신을 부대사로 소개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2등서기관이 부대사 명함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주한 외교관들이 부대사라고 소개하는 근거는 공사·참사관 등 공식적인 직급과 함께 본국에서 부여받은 ‘Deputy Chief of Mission·DCM’일 것”이라면서 이는‘공관 차석’으로 번역해 부르는 게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빈협약에 근거한 국제사회 재외공관의 직제는 대사와 공사,참사관,1등·2등·3등 서기관 등의 순.대개 공관내 서열 2위 외교관에게는 DCM이 함께 부여된다. 주한 외교관들의 부대사 호칭 사용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일본 주재 외교관 가운데 부대사로 자신을 소개하는 외교관은 없다”면서 “주한 외교관들이 존칭에 따라 사람을차별적으로 대하는 한국의 사회적 풍조를 감안,‘대사급’느낌이 나는 부대사 직함을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는 또 “한국의 신문·방송 등에서 차석 공관장이면 덮어놓고 부대사로 써주는 무신경도 한 몫한다”고꼬집었다.이와 관련,미 대사관 관계자는 “찰스 카트먼,리처드 크리스텐슨 등 리비어 공사 이전부터 관례적으로 부대사로 불러왔다”면서 “한국 정부가 공관 차석에 대한 적절한‘한글 명칭’을 마련해 주면 외국 공관들도 이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쇄신안 운명’ 한대표 손에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들의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한광옥(韓光玉) 대표의 ‘소걸음 행보’와최종 선택에 당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당무회의 주재권이 있는 그의 ‘결심’에 따라 쇄신안 운명이 좌우될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예비주자들은 전당대회 시기와 방식,대선후보·당대표 동시출마 제한 등을 둘러싸고 첨예하게 맞서 있다.“당을 조속히 정비,국민들의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표결을 통해서라도 연내 결정해야 한다”는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무리하면 부작용이 클 것”이라며 표결시 별도의전당대회 소집 으름장을 놓는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이축이 돼 팽팽하게 대치중이다. 안팎곱사등이 형국의 한 대표는 일요일인 30일 출근,출입기자들과 오찬간담회를 하면서 ▲조속한 쇄신논의 정리 ▲합의원칙 준수 ▲국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안 도출 등 3대 원칙을 쇄신논의의 최종 원칙으로 해 “관련 당사자들과 직·간접 접촉을 통해 이견을 좁히려 노력 중”이라고말했다. 그는 또 31일 오전 예정된 당무회의에서 가급적 결론을끌어내기 위해 100명에 가까운 당무위원들에게 개별연락을 통해 회의 참석을 종용하고,오후엔 이협(李協) 사무총장,김민석(金民錫) 특대위 간사 등과 함께 난마처림 얽힌 쇄신대책을 논의했다. 참으로 답답한 처지의 한 대표다.그러나 97년 대선때 DJP 단일화 협상과 대선직후 초대 노사정 위원장으로서 희박해 보이던 재계와 노동계의 대타협을 이끌어내는 역할을해 ‘화합의 명수’‘조정의 달인’이라는 호칭을 받아온그의 선택 여하에 따라 민주당의 순항여부와 내년 ‘초기대선 지형’의 큰 틀이 짜여질 것 같다. 이춘규기자 taein@
  • 월드컵 남·북 단일팀 재추진

    월드컵축구대회 남북 단일대표팀 구성안이 다시 수면 위로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가 최근 기술위원회를 통해 북한 선수의 한국대표팀 영입 가능성을 타진키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물론여기엔 ‘16강 진출에 도움이 되는 선수’라는 단서가 붙었다. 협회는 이를 위해 북한대표팀의 경기에 기술위원을 파견하거나 비디오 분석 등을 통해 북한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해 나가기로 했다.특히 우리의 취약점인 최종수비수나 게임메이커에 관심을 두고 선수파악에 나설 예정이다. 남북 분산개최 가능성이 희미해지면서 진작부터 거론돼온단일팀 구성안은 특별히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정몽준 협회장이 북한에 몇차례 이 문제를 제기했고 이같은 사실을 기회 있을 때마다 밝혀왔기 때문이다.정회장은 “자존심 강한북한은 자신들의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단일팀(북한식 호칭은 유일팀) 구성에 선뜻 응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가 새삼 단일팀 구성안을 들고나온이유는 간단하다. 남북이 한마음으로 대표팀을 응원함으로써 스포츠를 통한 민족화합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분산개최가 사실상 물건너간 것도 단일팀 구성을 다시 추진하게된 배경이다. 그러나 여기엔 몇가지 걸림돌이 있다.북한의 동의 여부가불확실한데다 선수 영입과 합동훈련을 위한 법적 문제의 해결이 만만찮은 과제로 남아 있다.본선 개막일을 코앞에 두고 영입한 선수가 전력에 보탬이 되겠는가 하는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한편 기술위원회 결정사실이 알려지면서 축구협회 홈페이지에는 단일팀 구성이 16강 진출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의견이 빗발쳤다. 박해옥기자 hop@
  • 집중취재/ (하)갈 곳 없는 노인들의 겨울나기

    ◎겨울철 노인들 쉴곳이 없다. 노인들의 겨울나기는 더 고달프다.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7.4%인 354만명이나 되지만이 가운데 절반은 갈 곳이 없다. 동(洞)단위로 전국 4만여 곳에 설치된 경로당이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안식처가 되고 있지만 겨울철에는 대부분 문을닫는다. 연간 25만원의 연료비 보조금으로는 난방은 엄두도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무료 노인복지시설과 재가(在家)노인복지서비스의 수혜 대상자를 포함해 노인종합복지관,노인교실,경로당등 노인여가시설 이용자를 다 합쳐도 전체 노인 인구의 50%를 넘지 않는다.또 노인들을 위한 복지시설의 수용 인원은전체 노인인구의 0.3%인 1만3,558명으로 일본 6% 등 선진국의 평균 5% 수준에 턱없이 못미친다. 혼자 사는 노인과 노부부의 수가 전체 노인 인구의 53%를차지하고 있는 데도 정부·지방자치단체·사회단체가 제공하는 가정파견봉사원서비스 등 재가노인복지서비스의 혜택을 받는 노인은 기초생활보호대상자로 지정된 빈곤층 노인1만2,000여명에 불과하다. 통계청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90만명이 관절,심장병 등 만성퇴행성질환으로 식사나 목욕,병원 이용 등 일상생활에서 제3자의 손길을 필요로 한다.특히 치매노인 29만명과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되지 않은 중풍 노인에게는 보호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해 노인복지예산은 2,770억원으로 주무부처인보건복지부예산의 6.12%,정부 예산의 0.32%에 불과했다.우리나라와 유사한 노인복지시스템을 갖고 있는 일본의 경우정부예산의 3.7%를 차지하고 있다. 원광대 사회복지학과 서윤 교수는 “집에서 소일하는 노인들을 위한 여가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보건의료를 포함한 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면서 “노인복지서비스는 모든 계층의 노인에게 확대 실시하되 소득 수준별로 자기부담비용액을 달리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주석 안동환기자 joo@. ◎서울노인복지센터의 하루. 서울 종로구 경운동 서울노인복지센터는 우리의 노인복지수요와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지난 4월 개관 이래 하루 평균 4,000여명씩 116만여명이 이용했다.19일 아침 8시30분.서울노인복지센터 앞에는 노인들이 500m나 장사진을 쳤다.아침 9시에 주는 무료식권을 받으려는행렬이다. 노인들은 현관에서 자원봉사원들에게 식권을 받고 들어서는 순간부터 ‘어르신’이 된다.‘노인’은 없다.호칭은 ‘어르신’으로 통일돼 있다.식권 2,000장은 1시간이면 동난다.특히 주말에 자녀들의 집을 찾았다가 원래의 생활로 돌아오는 월요일에는 오전 8시쯤에 배부가 끝난다. 오전 11시쯤부터는 다시 점심식사줄이 이어진다.점심 식사는 오후 2시쯤에야 끝난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줄서기가 가장 잘 지켜지는 곳이다. ‘새치기’는 허용되지 않는다.식사 행렬 촬영은 절대 불가다.가족이나 친지,친구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노인들은 하루의 절반 가량을 식권 받기,식사 줄서기,식사 시간으로 보낸다. 노인들이 점심 식사줄을 서는 동안 식당 안은 전쟁터를 방불케한다.2,000명분 점심을 준비하는 자원봉사자 30∼60명이 쉴 사이없이 손을 놀린다.학생,회사원,종교단체회원으로구성된 1,000여명에 이르는 급식 자원봉사자들은 한달에 2∼3번꼴로 점심봉사에 나선다. 이 센터에 마련된 각종 프로그램과 시설은 하루 종일 가동된다.노인들은 별관 2층의 샤워실과 이·미용실,도서관을자주 찾는다.3층 자유토론실에서는 최근의 이슈에 대해 토론을 펼친다. 컴퓨터교실,풍수지리,영어·일어 회화를 수강하려면 오랜시간 줄을 설 각오를 해야 한다.노래방과 영화관은 최고 인기 시설이다.김의현씨(70)는 “하루 평균 80명 정도가 ‘18번’을 노래한다”고 말했다.영화 관람실에서는 하루 1편이상영된다. 신성균씨(77)는 “‘씨받이’‘땡볕’같은 한국토속정취가 물씬한 에로물이 인기”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노인학대 예방 10계명. 천주교 까리따스수녀회유지재단은 지난 4월부터 전국에 25개 상담소를 개설,노인학대전문 상담신고전화(1588-9222)를운영한다. 이 센터 인터넷 홈페이지(www.15889222.net)에서는 노인학대 관련 자료 제공 및 상담을 하고 ‘노인학대 예방 10대 수칙’을 소개하고 있다.다음은 수칙. ■어떤 경우에도 노인을 학대할 권리는 없다.■자녀와 갈등을 빚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 ■건강 유지가 최대 관건이다. ■부양을 이유로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하지 말라. ■사회적 관계 유지도 중요하다. ■도움을 받기보다 도움을 주는 일을 하라. ■현재 하고 있는 활동을 중단하지 말고 계속하라. ■과거에 집착하기보다 세상의 변화에 적응하라. ■학대를 자책하지 말고 주위의 도움을 청하라. ■종교 활동 등을 통해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라. ◎전문가 제언/ “어르신복지 전면 재검토를”. 전문가들은 노인 문제가 저출산·고령화 추세에 따른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데도 정책과 예산 배정의우선 순위에서 밀려나 홀대받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또 우리 국민들은 개인적으로는 효자·효부이지만 사회·국가적인 면에서는 ‘노인학대 국가’에 해당한다는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박재간 한국노인문제연구소장은 “우리나라의 노인문제는전체 노인의 절반 이상이 소일할 곳과 소일거리가 없이 방치돼 있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박 소장은 “각 지역에설치된 경로당과 노인정의 여가 프로그램은 전무하고 노인대학의 경우 국가 지원이 없으며 노인종합복지관은 대체로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을 제공하지만 절대 수가 부족하다”고말했다. ■강남대 사회복지학과 고양곤 교수는 “자녀들이 부양을기피하는 저소득층 노인이 문제”라면서 “기초생활보장자보다 상위층인 이들 차상위 계층을 위한 시설은 물론 생활보호대상자인 노인들을 위한 시설도 태부족”이라고 꼬집었다. 또 “시설에 입소할 수 있는 절대 빈곤층이 아닌 준빈곤층노인의 경우 생계비나 주거비 지원이 전혀 없어 사실상 정책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노인들은 자신에게 친숙한 환경에서 살고 싶어하지 양로원이나 요양원으로 들어가고 싶어하지 않는데도 집에 있는 노인이 저렴한 비용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은 뒷전”이라고 비판했다.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김동배 교수는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정책은 대증요법으로 미봉책에 그치고 있으며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장기적인 노인복지 정책의 청사진이 없다”면서 “10년전 만들어졌다가 소리소문없이 사라진 국무총리산하 노인복지대책위원회가 올해 다시 생겼지만 역시 유명무실한 상태라는 게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노인위원회를 국무총리 산하에 청소년보호위원회처럼 상설기구화해야 하며 노인 재취업에 대한 국가적인 대응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집중취재/ 학대받는 노인 최소30만 추산

    저출산·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 학대가 더 이상방치할 수 없는 위험 수위를 넘어섰지만 우리 사회의 노인복지안전망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현재 65세 이상 노인은 전체 인구의 7.4%인 354만명,오는 2030년에는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인학대전문상담센터인 천주교 까리따스수녀회 상담센터는 최근 4월부터 11월까지 384명을 상담한 결과,277명이각종 학대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특히 직접상담을 하러온 100명 중 20명이 구타 등 신체적 학대를 겪었다고 털어놓았다. 서울 송파구가 지난해 6월 1만5,18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송파노인건강실태조사’에서도 6.4%인 962명이 ‘집에서 가족에게 학대를 당했다’고 답했다.학대를 한 사람은아들,며느리,배우자,딸 순이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99년 전국 6개 도시 65세 이상 노인 86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노부모학대실태조사’에서는 8.2%가 학대를 받았으며,이중 42%는 거의 매일 학대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학대 이유는 경제적 문제 39%,성격 차이 22%였다. 이같은 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저질러지고 있는 노인학대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특히 29만명으로 추산되는 치매 노인이나 중풍 등을 앓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대한 공공연하고도 무의식적인 신체·정서적 학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학대받는 노인은 65세이상 354만명 중 적게는 30만명,많게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원광대 사회복지학과 서윤 교수는 “지난해 재가노인복지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전국의 사회복지사 23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93%가 노인 학대를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답했으며,며느리와 동거하고 있는 노인 10명 중 7명이학대를 경험했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노인문제전문 인터넷사이트 스윗케어닷컴 한은주 선임연구원은 “‘구박’의 정의에 따라 학대받는 노인의 숫자가달라질 수 있다”면서 “유형별로는 신체적·정서적·언어적·재정적·성적 학대와 방임 등으로 나눠진다”고 말했다. 노인생활과학연구소 한동희 소장은 “우리의 인식 부족으로 노인학대는 아동학대나 아내구타와 같이 가정폭력법에따른 법률적 보호와 사회단체의 보호 등 안전망으로부터소외돼 있다”면서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옛 호칭이 부끄러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노주석기자 joo@
  • [우리부처 이런일도 합니다] 법무부 내년 이색사업

    법무부 예산은 정부 부처 예산 가운데 대표적인 ‘경직성’ 예산이다.전체 예산에서 인건비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70%를 넘기 때문이다.올해 예산 1조900여억원 가운데 인건비는 7,700억여원으로 72.3%를 차지했다. 법무부는 나머지 27% 가량을 쪼개 출입국관리의 전문성을 높이고 여성권익을 강화하며 통일시대 법제를 연구하는등의 특별한 사업을 추진중이다. ◆출입국관리 전문성 제고=미국 테러 사건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법무부는 내년 처음으로 출입국관리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해외연수를 실시하기로 했다.주로 실무자급을 유럽 지역으로 보낼 계획이다. 연수를 통해 출입국관리 공무원들의 어학 실력을 높이고엄격하면서도 원활한 출입국 관리의 노하우까지 배워 오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통일법 연구=남북화해 기류에 발 맞춰 법무부도 통일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처음으로 베니스 회의에 대표단을 보낼 예정이다.베니스 회의는 유럽연합 산하 위원회로 평화적인 국제교류 등을 논의한다.우리나라는 99년 업저버 자격으로가입했다. ◆사시 관리=내년 예산안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부분은 사법시험과 군 법무관 임용시험에 드는 예산이다.올해6억4,000만원이던 예산이 내년에는 19억여원으로 크게 증가했다.이처럼 크게 늘게 된 것은 사시 합격자 1,000명시대를 맞아 시험 관리 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사시 응시 횟수 제한이 없어지면서 응시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법무부측은 예상하고 있다. ◆치료감호자 수용=내년부터는 법원에서 치료감호 명령을받은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법무부 산하 공주치료감호소에 수용돼 있는 인원은대략 730∼780여명. 이들에게 올해 지원된 예산은 2억100만원이었지만 내년예산은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법무부측은 신약 구입과 최신 치료 장비를 도입하는데 증액분을 모두 투입할 방침이다. ◆여성권익강화=법무부 여성정책담당관실은 최근 부내 여성 중하위 공직자들로 구성된 여성정책협의회를 출범시켰다.모두 11명으로 구성된 이 협의회는 우선 부서내 남녀차별 문제를 다루게 된다. 현재논의중인 안건 중 하나는 여성기능직 공무원에 대한 호칭 문제.앞으로 여성관련 입법활동에 이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여성정책담당관실 관계자는 “여성의시각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마약과 컴퓨터 수사비는 동결=법무부는 내년 예산 요구안에서 마약수사비와 컴퓨터범죄 전담수사반 운영 비용을대폭 증액했다.지난해 54억여원의 마약수사비와 20억여원의 컴퓨터 범죄수사비를 각각 140억여원과 49억여원으로증액해줄 것을 요청했다.범람하는 마약사범과 신종 컴퓨터 범죄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두 예산은 동결로 결론이 났다.법무부 관계자는 “국가 예산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다”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
  • EBS ‘우리말 우리글‘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남긴다’. 단순한 호칭을 넘어 삶의 궤적을 보여주며 후대 평가의대상으로까지 여겨지는 이름의 사회학적 의미는 무엇일까? EBS ‘우리말 우리글-이름,한국인의 이름’(5일 오후 8시30분)에서는 이름을 통해 그 속에 담긴 한국인의 의식을살펴보고,한국인에게 이름이 갖는 의미와 한국인만의 독특한 이름 문화에 대해 생각해본다. 우선 돌림자에는 위계 질서를 강조할 정도로 친족사회 결속에 의미를 두는 한국인의 사고방식이 담겨 있다. 또 이름이 곧 그 사람이고 운명까지 좌우한다고 보는 한국인들의 이름 속엔 기복성과 운명론적 시각이 그대로 반영돼 돈을 주고 이름을 짓기도 한다. 이름에도 유행이 있다.60대 이상 할머니 세대들은 네 명가운데 한 명 꼴로 순할 順자가 들어간 이름을 가졌는데,여기에는 봉건적이고 가부장적이던 시대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또 일제시대 때는 일본의 영향으로 이름 끝 자에아들 子자를 쓰기도 했다. 해방 전부터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이르기까지,여자 이름의 변천사를 통해 여성의 사회적 신분을 들여다 본다. 또 이름에 대한 한국인들의 세대별 선호도를 짚어보고,초중고 학부모 135명을 대상으로 좋은 이름에 대해 물어본설문조사 결과도 정리한다. 이송하기자
  • [조약돌] 30대 대학원생 돈 뜯으려 아버지 무고

    서울지검 서부지청 형사1부는 11일 아버지에게 폭행당했다고 허위 고소를 한 뒤 합의금을 뜯어내려던 김모씨(35·D대석사과정)를 무고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김씨는 지난 9월“3년전 저녁을 먹던중 아버지(65)가 흉기로 마구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었다”고 없는 사실을 꾸며 아버지를 검찰에 고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고소장에서 아버지에 대한 호칭을 모두 욕으로 일관했으며 “합의금으로 1억5,000만원을 받기 전까지는 사건을 끝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친구들과 인터넷 사업을 한다며 사업 자금으로 1,000만원을 아버지에게 요구했다가 거절당한데 앙심을 품고 허위 고소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김씨는 조사를 받을 때도 끝까지뉘우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지만 김씨가 구속되자 아버지가 검찰에 찾아와 선처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힘겨루기 돌입 與대선주자/ ‘無主空山’ 선점전략 후끈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당 총재직을 사퇴함으로써 대선주자들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대선주자들은 한광옥(韓光玉) 대표를 제외한 지도부 전원이 공백상태인 9일 새 지도부 구성과 정치일정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쳤다.특히 대선후보 선출문제가 걸린 전당대회 시기와 방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됐다. ●정치일정에 대한 논란=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은 이날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내년 전당대회는 당헌·당규대로 해야 한다”면서 “1월 전대는 체제정비를 위한 것으로,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전대는 지방선거 이후가타당하다”며 지론인 2단계 전대론을 분명히 했다. 김근태(金槿泰)고문도 1월 전대에서 지도체제를 구성한뒤 6월 지방선거 이후에 후보를 선출해야 한다며 한 고문의 입장과 궤를 같이했다. 반면 이인제(李仁濟) 고문은 2∼3월 전당대회에서 총재를겸하는 후보를 선출하고 후보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치러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현재 1만여명 수준인 대의원 숫자도 대폭 증원해 실질적 예비경선제 도입을 주장한다. 이날 대구에서 대규모 행사를 가진 노무현(盧武鉉) 고문은 내년 3월 전당대회를 개최하자는 데는 이인제 고문과의견을 같이 했으나 총재와 후보를 따로 분리해 선출하는‘당정 분리론’을 역설했다.그는 대의원 숫자는 “현행 1만명으로도 충분하다”며 예비경선제 도입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동영(鄭東泳)고문은 그러나 “대의원 수를 10만명 이상증원하자”고 주장했다. 김중권(金重權) 고문측의 경우 4월쯤 전당대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총재와 후보를 분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대표냐 권한대행이냐= 김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로 차기당권의 향방이 결정될 때까지 과도기 체제의 위상을 놓고도 미묘한 신경전이 이어졌다.총재권한을 대행하게 된 한광옥 대표의 호칭이 ‘총재권한대행’과 ‘대표’ 사이에서 혼선을 빚다 대표로 확정된 것도 그 징표다.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당헌·당규상 직책은 총재-대표최고위원-최고위원 순으로 돼 있고 총재권한대행이란직책은 없다”며 “한 대표에 대해서는 지금처럼 ‘대표’라는 명칭을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권한은 총재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이지만 명칭은 ‘대표(최고위원)’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부 당 관계자들은 “최고위원단이 없어진 마당에 대표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면서 “총재권한대행 호칭이 잘 어울린다”는 의견을 제시했다.한 대표측 관계자는 “둘다 사용상 문제는 없지만 익숙한 용어를 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2001 길섶에서/ “언니, 언니”

    초등학교 4학년인 딸애는 낯선 남자애가 “고모”라고 부르는 게 영 못마땅한 모양이었다.기껏해야 서너살 차이니누나 소리 들어가며 데리고 놀면 좋으련만,옆에서들 굳이고모라고 부르도록 시키는 게 싫었나 보다.결국 “내가 왜 아줌마야?”라며 불평했다.그래서 가족관계를 그림으로그려가며 설명해 주었다.“네가 얘 아빠·엄마한테 오빠·언니라고 부르지? 그런데 얘가 너한테 누나라고 하면 이애는 제 부모도 형·누나라고 불러야 하겠네? 너하고 얘부모는 같은 줄(항렬)이고,얘는 한 줄 아래니까 너한테 고모라고 해야 하는 거야.” 전통사회에서 혈연관계를 나타내던 호칭이 지금도 그대로 쓰인다.아저씨·아주머니는 그렇다 치고 남녀 사이에서아빠·오빠가 거리낌없이 사용된다.그뿐인가.업소에서는나이 불문하고 손님과 종업원이 서로 “언니”“언니”하고 있다.단군 할아버지의 한 자손이라 친다 해도 이건 너무 상스럽다.이 시대에 알맞은 새로운 호칭을 하루빨리 만들어 내야 하겠다. 이용원 논설위원
  • [여성 선언] 그놈의 사모님 소리

    “사모님 도장 좀 주시겠어요?” 매번 입금하는 대학의거래 은행이 필자 회사 주거래 은행과 달라 대학과 같은은행의 새 통장이 필요해 회사에서 제법 떨어진 곳에 있는은행을 첫 방문했다.그 곳은 마침 출퇴근하는 중간지점에있어 담당 직원을 시키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챙겨들고 은행에 갔다. 담당 은행원은 사업자등록증 등 회사의 대표이사임을 입증하는 서류들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나를 “사모님”이라고 불렀다.일일이 꼬장꼬장하게 따지기가 뭣해서 그 “사모님”소리에 꼬박꼬박 대답해주었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은행원이 도장을 달라며 나를 “사모님”이라고 부른 순간 참지 못하고 화를 내었다.“사모님이라고 안 부를 수 없어요?” 은행원은 “그럼 뭐라고 불러요”라고 되물었다.그 젊은 은행원의 반문은 여사장을 사장으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시선을 반영한 것이다.그래서“사장을 사장이라고 불러야죠”라고 답변했다. ‘사모님’은 스승의 부인에 대한 존칭을 상사나 윗사람의 부인에게까지 확대해 사용하는 존칭이다.그러다 보니남편 잘 둔 아내들은 다 사모님이 되었다.딱히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싫어할 이유는 없는데도 내가 민감한 이유는 독자적으로 일을 하는 여성을 그 자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려는 음모가 호칭 속에 담겨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같은 업종의 남자 사장은 당연히 사장님,일정한 직업이 없어도 여사장 남편은 여전히 사장님으로 불리지만 여사장은 버젓한사장도 사모님으로 불린다. 이는 여성이 비독립적 존재임을 부각시키는 태도가 아닐 수 없다.사모님의 사용 범위가넓어지면서 고객의 환심을 살 필요가 있는 업종의 종업원일수록 결혼한 여성이면 누구라도 사모님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평생 남편의 그늘을 마다하고 독자적인 일에 매달려온 나 같은 여성은 사모님 소리를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일하는 여성이 늘수록 사모님 호칭은 점차 퇴색될 것이자명하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이러한 호칭의 난립에 대해여성 자신이 바로잡아 나가야 할 것이다. 한번은 업무 관계로 만난 대학교수 한 분이 나에게 ”이정숙씨“하며 이름을 불렀다.연배가 비슷하고 지위의 고하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내가 그의 수하 직원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부른 것이다.만약 내가 남자 사장이었다면 그가 이름만 부르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여간 괘씸하지가 않았다. 우연한 기회에 1주일에 한번씩 대형 여성전용 사우나에다니게 되었다.식당과 한증막이 다 구비되어 있어 한주간의 피로를 푸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그러나여기서는 식당부터 때 미는 아주머니까지 고객을 모두 ‘어머니’ 또는 ‘언니’라고 부른다. 언어란 사상을 지배하기 때문에 호칭과 용어 선택은 매우중요하다. 여성의 사회 활동 역사가 짧아 여성에 관한 호칭이 이처럼 난립되어 있다.지금부터 여성 자신이 이를 바로잡아 나가야 한다.못마땅한 호칭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하게 불러달라”고 당당하게 주문해서 왜곡된 메시지가 담긴 호칭을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정숙 (주)시그니아 미디어그룹 대표
  • “연고가 승진좌우” 62%

    충북 음성군 공무원들의 절반 가량이 승진에 불만을 갖고있으며 62%는 연고에 의해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최관식 음성군의원이 군 6급 이하 공무원 2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직자로서 가장 큰 불만으로 승진 인사를 꼽은 응답이 129명으로 52.2%를 차지,가장 많았고 보수 34.4%,호칭 3.2%,휴가 2% 등의 순으로 답했다. 승진과 관련해서는 혈연 학연 지연 등에 의해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는 응답이 153명으로 62%를 차지,가장 많은 반면경력(28%)이나 능력(6%)이라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승진시 고려돼야 할 사항으로는 능력이라는 응답이 169명으로 69.4%를 차지,경력이라는 응답 67명(27.1%)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최 의원은 “공무원들이 능력이나 경력보다 혈연 지연 학연 등에 의해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고 여기면서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인사 원칙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음성 김동진기자 kdj@
  • “서울대에 아직도 일제 잔재”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박창범(朴昌範·41) 교수는 15일개교 55주년을 맞아 ‘대학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민족대학을 목표로 하는 서울대에 아직도 일제의 잔재가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서울대 동창회 홈페이지에서 1930년대의 경성제대를 서울대로 호칭하는 점,94년까지 역대 동창회장이 모두 경성제대 졸업생인 점,지금도 경성제대 졸업생이 동창회의 명예회장과 고문으로 되어있는 점 등을 꼬집었다. 94년에는 경성제대의 일본인 동창회장의 개교 70주년 기념사가 동창회보에 실리기도 했다고 비판했다.현재의 학부제도 경성제대 시절의 법문학부,이공학부,의학부 등에서 따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대의 교표는 서양의 몇몇 대학 교표들을 짜집기한 친일 활동 교수의 작품이며,그를 포함한친일화가를 언급한 한 미대교수는 재임용에서 탈락했다고밝혔다. 박 교수는 “일제 잔재는 1946년 개교한 서울대의 공식적역사와 경성제대에 뿌리를 둔 내면적 실상 사이의 이중성”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상징의 변질은 출발과 지향의 변질을 뜻한다”라고덧붙였다. 윤창수기자 geo@
  • 서울발레시어터 새달6일부터 ‘창고’ 공연

    항상 여유로운 유머를 보여주지만 정작 문제에 접근할때는그 누구보다도 진지한 안무자겸 춤꾼 제임스 전.그가 ‘현존’ 시리즈에 이어 또 하나의 야심작을 내놓았다. 서울발레시어터가 다음달 6일부터 11월4일까지 한전 아츠풀센터에서 선보이는 ‘WAREHOUSE’(창고).평범한 일상인이 지난 70년대와 80년대의 길목에서 반추(反芻) 하는 우리의 현대사를 남성 무용수들이 주도하는 복고풍의 추억발레로 꾸미면서도 코믹하게 한 흥미있는 작품이다. 70년대의 고교시절과 청년기를 관통하는 80년대,그리고 이젠 중년이 되어 사회라는 틀 안에서 한 구성원일 뿐인 이른바 386세대,혹은 모래시계 세대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밥 딜런의 ‘블로잉 인 더 윈드’,김민기의 ‘친구’‘아침이슬’ 등 시대상을 반영하는 노래들과 함께한 히피문화와장발단속,청바지와 이데올로기의 교차점에서 웃고 울며 아파하던 시간을 관통해,이젠 ‘아저씨’라는 호칭이 어울리는한 남자의 시선으로 좇아간다. 클래식부터 팝,가요,국악,재즈까지 다양한 음악들이 춤 동작을 따라 흐르는가하면 갖가지 볼거리들이 쉴사이없이 무대에 등장한다.멀티큐브를 이용한 영상과 노름마치가 빚어내는 현장 라이브,서커스단 광대 품바들의 관객유도,객석과 로비를 이용한 무대구성등 이벤트와 퍼포먼스를 통해 발레의정형성을 탈피하려는 의도가 짙은 작품이다. 안무자 제임스 전의 설명대로 비언어 퍼포먼스 성격이 짙다. 막이 오르면 우선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의 우리의 삶이 무대위에 설치된 대형 앨범을 통해 투영된다.고교시절 어설픈포즈의 단체사진부터 과거의 편린들이 무대를 통해 차츰 현실로 다가선다.만원 통학버스,교복,빵집,미팅,첫키스,군대,첫경험,데모,디스코텍,홍등가,결혼….멀지않은 과거의 희로애락이 춤과 영상으로 풀어진다. 36회의 장기공연이란 점 말고도 이번 공연이 갖는 특성은적지않다.발레 공연에서 흔한 외국 안무자,스태프를 배제했다.스트라빈스키와 트윈 폴리오,퀸,그리고 사물놀이도 어우러진다. 그동안 서울발레시어터를 떠나 활동하던 로돌포 파텔라(미애틀란타 발레단)와 정운식(유니버설 발레단)이 주역 무용수로 귀향하여 힘을 보탠다. 줄리아드 예술대를 졸업하고 모리스 베자르발레단,플로리다 발레단을 거쳐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를 지낸 제임스 전.‘무엇을 보여줄 것인지가 명확하다’는 평을 얻은 그가 ‘또하나의 분신’이라며 자신있게 내놓은 새 작품이 무대에서 어떻게 비쳐질지 궁금하다. 김성호기자 kimus@
  • [클린 사이버 2001] ‘인터넷 도박 게임’ 중독에 묘약없다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으로 전 국민의 ‘제2의 생활기반’으로 자리잡은 사이버 공간인터넷(Internet). 하루가 다르게 변화 발전하는 정보통신의 기술에 비해 우리의 비뚤어진네티즌 문화는 음란·유희,자살,폭탄,테러,엽기 등 극도의무질서 속에 휘청거리고 있습니다. 대한매일은 무분별한 사이버공간에서 네티즌 문화를 바로잡고 범국민적인 대안을모색코자‘사이버 정화 캠페인’을 벌입니다. 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 고스톱이나 포커 게임에 빠져 사는 주부나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 도박게임은 게임의 방식이 친숙하고 승패를 결정짓는 시간이 빨라 인터넷 보급과함께 급속히 퍼져나갔다. 중학교 3학년생 아들을 둔 한 주부는 친구들과 방에서 돈내기 포커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들을 다그쳤더니 인터넷 H게임사이트에서 포커를 배웠고 하루 4~5시간씩을 포커나 고스톱 게임에 빠져 산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또 같은 반 또래 상당수가 포커와 고스톱 등 도박게임에 빠져 있으며, 친구들끼리의 호칭도 '사이버 머니(가상화폐)' 획득 정도에따라 등급별로 달리 불린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녀는 아이들이 더 높은 계급을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게임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한다. 최근 인터넷 사이트에 고스톱과 포커 등 도박성 게임과 경품, 복권 사이트 등이 열병처럼 번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주부와 회사원은 물론, 중고생들까지 각종 인터넷 도박 게임과 사행성 사이트에 몰두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심각한사이버 중독이나 도박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인터넷 채팅 사이트인 스카이러브를 운영하는 하늘사랑에서 10~20대회원 2,967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에 실시한 '온라인 게임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0%에 해당하는 582명이 고스톱과 포커 등 도박을 가장 즐겨하는 것으로조사됐다.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류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이 18%로 2위, 포트리스류의 슈팅게임이 17%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온라인 도박게임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의 도박게임은 거액의 현금이 오가는 실제 도박과다른 흥미위주의 단순한 게임에 불과하며, 실제 도박의 폐해를 가상공간에서 순화하는 기능을 한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그러나 인터넷 도박 중독증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실제 도박 중독증으로 발전하기 쉽고, 한탕주의와 사행성 심리를 쉽게 받아들이는 등 도박문화의 일상화로 인한 사회적인 문제점이 심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터넷에서 고스톱, 포커, 카지노, 마작 게임을 제공하는 사이트의 수가 수백 개에 달한다.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규제를 피해 실제 돈이 아닌 게임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사이버 머니를 사용하지만 실제 현금이 오가는 경우도 적지않다. 지난 3월에는 H사이트 이용자들이 사이버 머니를 현금으로판매하다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이 사이트 회원 12명은남의 패를 볼 수 있는 '포커뷰'라는 프로그램을 이용, 사이버 머니 수천조원을 딴 뒤 이를 1조원에 3만~4만원에 팔아1억9,000여만원을 챙겼다. 또 G사이트의 경우 지난해 12월참가자 129명으로부터 1인당 3만원씩의 참가비를 받고 인터넷 고스톱 대회를 열려다 운영자 김모씨가 '도박 개장죄'로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올해 7월에는 인터넷을 통해 국제도박장을 개장해 불법으로 이익을 챙긴 혐의로 미군부대 군무원 이모씨가 구속되었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초고속통신망에 가입한 뒤 미국 C사에 카지노사이트를 개설한 뒤 C사로부터 국내 네티즌이게임에서 돈을 잃을 경우에 한해 도박금의 25~65%를 배당금으로 받는 방법으로 모두 13회에 걸쳐 1,800여만원을 받아챙긴 혐의다. 이씨의 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카지노를 하다외화를 잃은 국내 네티즌은 모두 2만1,0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국내에서는 실제 돈을 건 인터넷 도박사이트 운영이 불법이므로 공개적으로 도박사이트가 운영되는경우는 없으나 각종 외국계 도박사이트가 회원제 방식으로국내 홈페이지 등에 침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을 이용한 신용카드 결제로 낭패를 본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우연히 들른 도박 사이트에서 몇 차례 연습게임을 통해 재미를 붙였다 신용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본격적인 실전 베팅으로 순식간에 150만원을 잃게 된 경우도 있다. 또 사흘간700달러라는 수익을 올렸지만 기다려도 통장에 돈이 들어오지 않고 사이트는 사라진 황당한 사례도 있다. 미국에서는 현재 인터넷상에 700여개의 도박사이트가 성행중이며 판돈의 규모도 매년 증가, 지난해의 11억달러에 이어 내년에는 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의 전화조사는 미국인 중 450만명이 인터넷 도박을 해봤으며, 그 중100만명은 매일 한다고 밝혀 일상 속으로 파고든 인터넷 도박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온라인 카지노는 전세계 불특정 고객을 대상으로 인터넷상에 도박장을 열고 카드게임, 룰렛, 잭팟, 슬롯머신 등의 카지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고 베팅을 주관하는 스포츠 베팅숍, 인터넷을 통해 경마 정보와 경마실황을 중계하고 베팅을 주관하는 인터넷 경마사이트 등이 인터넷 도박이 합법화되면 크게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도박 외에도 사행성을 부추기는 온라인 경품게임과 퀴즈게임, 복권 사이트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회원 확보를 위한 미끼의 성격이 강한 경품은당첨자등에게 현금이나 실제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과 포인트를 제공한다. 인터넷 경매업체와 포털사이트,쇼핑몰 등은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외제 스포츠카와 다이아몬드 목걸이, 해외여행권,컴퓨터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네티즌들을 유혹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지를 받고 중단했지만, 아직도 10만원권 이하의 경품은 여전히 성행하고 있다. 최근 들어 온라인 즉석복권까지 등장해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 구매한도에 제한이없는데다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대형 포털사이트들도앞장서서 뛰어들고 있다. 온라인 도박의 경우 오프라인 도박보다 접근이 용이해 청소년이나 주부 등이 쉽게 빠져드는 경향이 있다. 단순히 게임을 즐기는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수 있지만 어느 순간 도박을 하지 않으면 불안, 우울과 같은 금단증세에시달리게 되고, 현실도피의 수단으로 도박에 몰두하게 된다. 이런 중독성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문가들은 심심풀이로 게임을 즐긴다는 여유와 가족간의 대화, 건전한 여가문화가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박세리 GO! 그랜드슬램

    ‘이제 목표는 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5일 밤 영국 버크셔의 서닝데일골프장(파72·6,277야드)에서 막을 내린 브리티시여자오픈골프대회(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3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거머쥔 박세리(삼성전자)가 최연소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여자골프 그랜드슬램은 올부터 메이저로 승격된 브리티시여자오픈을 비롯,나비스코챔피언십,US여자오픈,LPGA챔피언십 등 4대 메이저를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박세리는 이미 LPGA에 데뷔하던 98년 US여자오픈과 LPGA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컵만 안으면 커리어 그랜드 슬래머가 된다.현재의 추세 대로라면 나비스코챔피언십 정상 정복도 시간문제다.하지만 박세리가 진정 목표로 하고 있는 것은 가급적 빠른 시간내 그랜드슬램 달성이다.최연소 커리어 그랜드슬래머라는 ‘호칭’을 원하는것이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LPGA 사상 지금까지 5명,현역 선수중에서는 2명만이 해낸 대기록이다.이들 가운데 최연소자는 캐리 웹(호주).웹은 26세6개월이던 지난 6월LPGA챔피언십에서 우승,최연소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물론 브리티시여자오픈 대신 지난해까지 메이저대회였던 뒤모리에클래식을포함한 그랜드슬램이다.23세11개월인 박세리로서는 앞으로3년안에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웹의 기록을 뛰어넘어 최연소 그랜드슬래머가 되지만 3년 동안이나 기다리기보다는 당장 내년 시즌 첫 메이저로 치러질 나비스코챔피언십 정복으로 최연소그랜드슬램 달성 기록을 3년 앞당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편 박세리는 올시즌 남은 기간 동안 시즌 상금왕과 다관왕 등극에 초점을 맞출 계획.상금의 경우 이번 우승으로 22만1,650달러를 받아 합계 124만8,575달러로 애니카 소렌스탐(스웨덴·124만5,696달러)과 웹(116만659달러)을 제치고이미 1위로 올라서 대세를 굳히겠다는 각오. 다승 부문에선 4승으로 5승의 소렌스탐에 뒤지지만 잔여대회 가운데 한국과 일본에서 열릴 대회가 3개나 되고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던 삼성월드챔피언십에도 출전할 예정이어서 목표달성이 크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입장.이같은 계획이 실현될경우 최초로 얻는 또 하나의 덤은 ‘LPGA 올해의 선수’ 등극이 될 전망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승부 가른 17·18번홀 박세리의 브리티시여자오픈 정상 등극을 가능케 한 분수령은 17번(파4·400야드)·18번홀(파4·411야드). 12번홀 버디로 합계 9언더파를 만들며 캐트리오나 매튜(스코틀랜드)와 공동선두를 이룬 박세리가 첫번째 승부처로 삼은 홀은 17번홀.1∼3라운드 동안 파 2개와 보기 1개로 신통치 않은 기록을 냈지만 이번만은 달랐다.티샷부터 304야드를 날아가 페어웨이 한 가운데 내려 앉았다.핀까지 남은 거리는 96야드.웨지로 친 세컨드샷은 깃대를 지나 떨어졌지만 강력한 백스핀이 걸리면서 홀 1.2m 옆에 붙었다.가볍게 버디 성공.마침내 1타차 단독선두. 이어 18번홀.강공은 계속됐다.하지만 티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러프에 떨어졌다.그린과의 직선 거리에는 키 큰 나무가 시야를 가리고 있어 파세이브마저 걱정해야 하는 위기상황.하지만 박세리는 나무 위로 볼을 띄워 그린을 직접 겨냥했고 승부수는 적중했다.볼이 홀 1.2m 지점에정확히 떨어진 것.이후 신기의 샷은 그대로 버디로 연결됐다. 남은 건 매튜.그에게도 마지막 찬스는 역시 17번홀이었다. 하지만 세컨드 샷을 홀 3m 거리에 올려 파세이브에 그친 매튜는 18번홀에서도 그린을 놓치면서 2위 자리마저 김미현에게 빼앗겼고 김미현 또한 14번홀 버디 이후 남은 4개홀에서 파세이브에 그쳐 2타차 2위에 만족해야 했다. 곽영완기자
  • 화장품아줌마 “얕보지 마라”

    ‘야쿠르트 아줌마’와 더불어 70∼80년대 동네를 누비던‘화장품 아줌마’(뷰티플래너)가 최근 뜨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서 활약하는 ‘화장품 아줌마’는 약 15만명에 이른다.이중 7,000만원 이상의 고액 소득자만도 200여명에 이른다.외국업체도 속속 가세하면서 ‘화장품 아줌마 빼내가기’ 경쟁마저 벌어지고 있다. ◆고액 소득자 속출=지난해말 7,000만원 이상의 고액 소득자는 △태평양 100명 △한국화장품 45명 △코리아나 44명△LG생활건강 15명이다.이중에는 개인홈페이지도 운영하는스타급도 있다. ◆남성도 가세=인기직종으로 각광받으면서 최근에는 전문대졸 이상의 고학력 미혼여성들과 남성들도 크게 늘고 있다. 한국화장품의 경우 전체 1만8,000여명의 뷰티플래너 중에남자가 173명,대학원 졸업자가 79명,교사출신이 116명이나된다. 코리아나 홍보팀 김유나씨는 “마사지 서비스 정도만 수행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제품및 미용정보에 대한 전문지식,고객에 대한 철저한 분석 등이 요구되기 때문에 성별·연령파괴가 일어나고 있다”고설명했다. ◆호칭도 화려한 변신=‘뷰티플래너’ ‘뷰레이터’ ‘BM’(뷰티매니저)이 가장 많이 쓰인다.미(美)를 설계해주고 가꿔주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IMF가 전환점=화장품 아줌마가 처음 등장한 것은 70년대다.가방이나 손수레를 끌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화장품도 팔고 마사지도 해줬다.화장품 영업전문가로 ‘업그레이드’된 결정적 계기는 IMF(국제통화기금)체제.경제가 어려워지자 일자리를 찾아나선 주부와 학생,실직자들이 화장품영업에 대거 몰려들었다. ◆왜 뜨나=직방판(직접판매+방문판매)시장의 꾸준한 성장이 일등공신이다.화장품회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방문판매시장과 판매대행회사를 통한 직접판매시장은 매년 10∼50%씩 신장하고 있다.시판에만 주력하던 회사들도 직방판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으며 외국업체들의 신규진출도 증가하는 추세다. 맞벌이 부부가 늘고있는 데도 직방판시장이 증가하는 것은 발빠른 영업방식 변경 덕분이다.태평양 김태경차장은 “종전에는 집으로 찾아가는 ‘도어 투 도어’였지만 지금은 고객이 있는 곳이면어디든 찾아가는 ‘퍼슨 투 퍼슨’형태로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뷰티플래너 되는 길=나이·성별·학력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될 수 있다.대부분의 화장품사들이 수시 채용한다.특별한 자격증은 없다.회사별로 자체교육과정을 통해 육성한다.한달 정도만 훈련받으면 곧바로 현장을 뛸 수 있다.대신 철저한 성과급제다.판매실적의 일정비율을 수수료로 챙긴다. 따라서 수입은 개인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경력 4년차의 코리아나 뷰티플래너 김희주(31·여)씨는 “업체마다 수수료 비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초보자는 대개 월 80만∼250만원,경력 2∼3년차는 200만∼4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귀띔했다. 안미현기자 hyun@
  • ‘교과서’ 정부후속책 뭘까

    정부가 국회의 ‘일본국 역사교과서 왜곡시정 촉구 결의안’에 대한 후속책 마련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날 결의안에 포함된 일본천황 호칭 변경,일본의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저지,한·일 파트너십공동선언 파기, 국제적 공동대응,역사왜곡을 주도한 일본국민의 입국 제한 등의 조치를 놓고 실무 검토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는 19일 범정부 차원의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대책반’회의에서 국회의 결의안을 본격 검토할 예정이라고한 당국자는 밝혔다. 이 당국자는 “향후 정부의 추가 조치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국회 결의안을 적극 참고할 것”이라면서 “19일 대책반회의에서 심도있는 검토작업을 진행할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일본의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저지와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파기 문제 등의 실효성과파급효과 등을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야스쿠니(靖國)신사에 합사된 한국인 강제징용 희생자2만1,181명의 위패반환(전몰자 명부 삭제)문제를 주일 대사관을 통해 일본 정부에 공식 전달,협상에 나서기로 하는 등압박수위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박찬구기자 c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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