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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면에 계란 넣고, 배추김치 먹으면 부자라고? 도대체 무슨 일?

    계란, 배추, 라면 ‘어디까지 오르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라면과 술 등 서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가공식품 물가가 뛴데다가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계란은 물론 채소, 갈치, 오징어 등 농축수산물 값까지 뛰어 설을 앞두고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격통계에 따르면 6일자 기준 주요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5년 평균과 비교해 두 자릿수를 넘은 것으로 집계돼 충격을 주고 있다. 소비자가 구매하는 무의 평균 가격은 1개당 3096원으로 평년 1303원의 2.4배로 치솟았으며 지역에 따라 무 한 개가 4000원에까지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배추도 한 포기에 5578원으로 평년 2630원의 2.1배로 뛰었으며 지난해보다도 2.3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배추 역시 한 포기에 4354원으로 1년 전 2220원, 평년 2893원보다 각각 96.1%, 50.5% 상승했다. 이 밖에 양념으로 주로 사용되는 깐마늘, 대파는 물론 콩나물, 오이, 시금치, 토마토 등 각종 채소가격도 오름세를 타고 있어 서민들의 먹거리 가격이 대부분 올라 주부들의 근심이 커졌다. 조류인플루엔자 사태로 품귀 현상을 보이고 있는 계란은 물론 한우나 수입쇠고기 등 축산물 가격 오름세도 가파르다. 계란은 한판 30일 평균 소매가가 8960원으로 평년 5539원보다 61.7%나 높다. 한우 갈비와 등심도 평년보다 각각 19.9%, 22.9% 올랐고 미국·호주산 등 수입 쇠고기 역시 6~13% 가격이 뛴 상태다. 국산 냉장 돼지고기 삼겹살 100g도 평년보다 7.5% 비싸져 이미 ‘금겹살’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서민들의 필수 먹거리들을 중심으로 최근 물가 상승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생활필수품 128개 품목의 지난해 12월 평균가격을 전월과 비교한 결과 상승률 상위 10위권에는 감자·당근·오이·대파·배추·된장·오징어 등 주요 식품이 줄줄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SNS에서는 “라면에 계란 한 알 넣고 배추김치를 먹는 것은 부자나 가능한가”라며 정부의 물가정책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는 글들이 폭주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싼 맛에… 청탁금지법에… 식탁 점령하는 美 소고기

    한우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수입산 소고기가 식탁을 점령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9일 관세청과 미국육류수출협회 등에 따르면 올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 수입된 소고기는 32만 219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늘었다. 이 가운데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13만 1466t)이 41.1%를 차지했다. 미국산 소고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6% 많이 수입됐다. 호주산 소고기 수입량은 14.9% 증가하는 데 그친 걸 보면 미국산 소고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앞서 10월에는 검역량 기준으로 미국산 소고기 수입량이 8년 만에 호주산을 밀어내고 수입 소고기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검역 후 관세 납부까지 마친 통관 기준으로 보면 호주산이 아직도 시장 점유율 1위이지만, 지금과 같은 추세라면 통관 기준으로도 미국산이 호주산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광우병 논란으로 한때 수입이 전면 중단됐던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이 많이 변했고, 가격과 품질 면에서 만족도가 높아 수입량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9월 말부터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한우로 식사비 제한선(3만원)을 맞추기 어려워진 점도 수입산 소고기 수입량 증가의 배경으로 보인다. 수입산 소고기가 시장을 점령하면서 소고기 자급률은 떨어지고 있다. 국산 소고기 자급률은 2011년 42.9%에서 2013년 50.1%까지 올랐다가 하락세로 돌아서 2014년 48.1%, 지난해 46.2%까지 내려왔다. 황명철 농협 축산경제리서치센터장은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한우 수요가 수입산으로 대체되고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짙어지면서 올해 소고기 자급률은 30%대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위대한 유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와 위대한 유산

    유산이란 죽은 사람이 남겨 놓은 재산이나 앞 세대가 물려준 문화를 말한다. 대부분 유배인들은 후손들에게 물려줄 재산이 없었다. 유배로 풍비박산이 되면서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어려운 판에 물려줄 재산이란 상상하기 어려웠다. 유배 중에도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재산을 증식하던 유배인도 있었다. 명종 때 을사사화로 성주에서 유배 생활하던 이문건(李文楗)은 이전에도 서울 및 경기 등 각지에 전답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유배 중에도 괴산 지역의 전답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경작지를 확대했다. 또한 주민들에게서 부세를 받아 대신 관에 납부하고 중간에서 차액을 남기는 방납에도 관여해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노비도 상당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또한 명종 때 권세를 휘둘렀던 진복창(陳復昌)은 말년에 삼수에 유배를 갔는데 유배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유배지 백성들의 논밭을 빼앗고, 토호들에게 뇌물을 요구하는가 하면 직접 형틀을 설치해 백성들을 폭행까지 하면서 재산을 만들려고 광분했었다. 영국의 소설가 찰스 디킨스가 쓴 ‘위대한 유산’이 있다. 이 소설의 관심은 ‘위대한 유산’의 정체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주인공에게 상속하려 했던 위대한 유산은 위대한 재산이다. 막대한 재산으로 훌륭한 신사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이것은 신사의 가치를 재산으로 대신할 수 있다고 믿었던 배금주의에 대한 풍자였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물질적 사치로 그의 삶을 탕진하고 낭비한다. 그 낭비의 정도가 심해짐에 따라 정신적 공황 상태 역시 깊어진다. 그러나 물질적 파산과 신체적 몰락의 순간에 주인공은 각성하며 변화한다. 결국 그가 받은 ‘위대한 유산’은 정신적 성장과 인간에 대한 조건 없는 신뢰였다. 유배인 정약용(丁若鏞)에게는 재산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내가 벼슬하여 너희들에게 물려줄 밭뙈기 정도도 장만하지 못했으니 오직 정신적인 부적 두 자를 마음에 지녀 잘 살고, 가난을 벗어날 수 있도록 이제 너희에게 물려주겠다. 너희들은 너무 야박하다 하지 마라. 한 글자는 근(勤)이고 한 글자는 검(儉)이다. 두 글자는 좋은 밭이나 기름진 땅보다도 나은 것이니 일생 동안 써도 다 닳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니까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주는 가르침’(又示二子家誡)은 조선판 ‘위대한 유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시인 황동규 선생은 “홀로움은 환해진 외로움이니”라는 시를 통해 소설가였던 부친 황순원 선생의 유산을 공개했었다. “부동산은 없고 / 아버님 유산으로 내리신 동산 상자 한 달 만에 풀어보니 / 마주앙 백포도주 5병 / 호주산 적포도주 1병 / 안동소주 400㏄ 1병 / 짐빔 반병 / 폼 좁은 가을꽃 무늬 셔츠 하나 / 잿빛 양말 4켤레 / 그리고 웃으시는 사진 한 장” 유산이라곤 이것이 전부였다. 많은 재벌이 경영권과 유산 등을 둘러싸고 서로 편을 갈라 다툼을 했고 이 ‘위대한 재산’ 싸움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노사분규도 재산 싸움의 다른 형태다. 이 때문에 등골이 휘는 것은 나라와 젊은이들이다. 제주 유배인 김정희는 “녹봉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조정으로 돌아가게 하고(留不盡之以還朝廷), 재물을 다하지 않고 남김을 두어 백성에게 돌아가게 하라(留不盡之財以還百姓)”고 했다. 있기에 추해지고, 없기에 위대해짐을 유배인들은 말한다. 문제는 위대한 재산이 아니라 위대한 유산인 것이다. 제주대 교수
  • 미세먼지에 숨막힌 中,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170원~’

    미세먼지에 숨막힌 中,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170원~’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단돈 1위안(한화 165원)이요!” 지난 19일 오전 시안시(西安市) 베이얼환(北二环)의 한 쇼핑몰에는 정화공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파는 상인이 나타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시안의 실외 PM2.5 농도는 65Ug/m3으로 WTO에서 정한 기준치 25Ug/m3의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시안은 중국에서 만성 스모그 문제로 시달리는 도시 중 하나로 특히 겨울철 공기 오염이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스모그 문제로 인해 생명주기가 25개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임상의학의 를 위한 암저널(A Cancer Journal for Clinicians)’ 에서는 400만 명의 중국인이 지난해 암진단을 받았으며, 이중 300만 명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의 공업지대에서는 폐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의 4배에 달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암 사망자 중 폐암 사망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공기오염과 무관치 않다는 결론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기회로 공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에서 신선한 공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주민들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일부 업체는 캐나다와 호주산 공기를 고가에 팔기도 한다. 이번 시안의 쇼핑몰에서 ‘신선한 공기’를 판매하는 업자는 “환경보호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 취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를 판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공기를 산업화한다면 나중에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도 돈을 내야 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했다. 사진=화상보(华商报)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중국,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단돈 1위안’

    중국,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단돈 1위안’

    “신선한 공기 한 봉지에 단돈 1위안(한화 165원)이요!” 지난 19일 오전 시안시(西安市) 베이얼환(北二环)의 한 쇼핑몰에는 정화공기를 비닐봉지에 담아 파는 상인이 나타나 큰 인기를 끌었다. 이날 시안의 실외 PM2.5 농도는 65Ug/m3으로 WTO에서 정한 기준치 25Ug/m3의 수치를 훌쩍 넘어섰다. 시안은 중국에서 만성 스모그 문제로 시달리는 도시 중 하나로 특히 겨울철 공기 오염이 심각하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스모그 문제로 인해 생명주기가 25개월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국 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임상의학의 를 위한 암저널(A Cancer Journal for Clinicians)’ 에서는 400만 명의 중국인이 지난해 암진단을 받았으며, 이중 300만 명이 암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중국의 공업지대에서는 폐암 발병률이 다른 지역의 4배에 달했다. 2010년 이후 중국의 암 사망자 중 폐암 사망자가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공기오염과 무관치 않다는 결론이다. 일부에서는 이를 기회로 공기 오염이 심각한 도시에서 신선한 공기를 애타게 기다리는 주민들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선 것이다. 일부 업체는 캐나다와 호주산 공기를 고가에 팔기도 한다. 이번 시안의 쇼핑몰에서 ‘신선한 공기’를 판매하는 업자는 “환경보호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는 취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를 판매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시민은 “공기를 산업화한다면 나중에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에도 돈을 내야 하는 것이냐”며 불만을 표했다. 사진=화상보(华商报)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세계최장수 할아버지 앵무새, 83년 살고 떠나다

    세계최장수 할아버지 앵무새, 83년 살고 떠나다

    인간이 확인한 것 중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산 새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최근 미국 시카고 교외에 위치한 브룩필드동물원 측은 코카투(Cockatoo)인 ‘쿠키’가 83세를 일기로 안락사됐다고 발표했다. 코카투는 호주산 앵무새로 머리에 닭 벼슬 모양의 깃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7살 어린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코카투는 평균 수명이 무려 80세에 달할 만큰 장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수컷인 쿠키는 지난 1934년 1살 나이 때 호주 동물원에서 이곳 브룩필드동물원으로 건너온 원년 멤버다. 이후 쿠키는 80년 이상 동물원의 명물로 인기를 얻었으며 2014년에는 기네스 월드 레코드측으로 부터 '살아있는 최고령 앵무새'(Oldest Parrot - Living)로 공식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쿠키는 최근 몇 년 사이 사람처럼 노인성 질환인 골다공증, 관절염, 백내장 등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동물원을 운영하는 시카고동물학회 부회장 마이클 에드게슨은 "지난 27일 아침 쿠키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수의사와 동물원 관계자와 함께 안락사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날 아침 쿠키는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원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일부를 잃은 기분"이라면서 "전세계 팬들과 함께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세계 최고령 ‘83세 앵무새’ 세상 떠나다

    세계 최고령 ‘83세 앵무새’ 세상 떠나다

    인간이 확인한 것 중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산 새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세상을 떠났다. 최근 미국 시카고 교외에 위치한 브룩필드동물원 측은 코카투(Cockatoo)인 ‘쿠키’가 83세를 일기로 안락사됐다고 발표했다. 코카투는 호주산 앵무새로 머리에 닭 벼슬 모양의 깃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7살 어린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코카투는 평균 수명이 무려 80세에 달할 만큰 장수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동물원 측에 따르면 수컷인 쿠키는 지난 1934년 1살 나이 때 호주 동물원에서 이곳 브룩필드동물원으로 건너온 원년 멤버다. 이후 쿠키는 80년 이상 동물원의 명물로 인기를 얻었으며 2014년에는 기네스 월드 레코드측으로 부터 '살아있는 최고령 앵무새'(Oldest Parrot - Living)로 공식 인정받기도 했다. 그러나 쿠키는 최근 몇 년 사이 사람처럼 노인성 질환인 골다공증, 관절염, 백내장 등을 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브룩필드동물원을 운영하는 시카고동물학회 부회장 마이클 에드게슨은 "지난 27일 아침 쿠키의 건강이 극도로 악화돼 수의사와 동물원 관계자와 함께 안락사라는 힘든 결정을 내렸다"면서 "이날 아침 쿠키는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죽음을 맞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물원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일부를 잃은 기분"이라면서 "전세계 팬들과 함께 추모 행사를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요즘 매미는 왜 밤에도 울지? 환한 조명과 열대야 때문이야

    요즘 매미는 왜 밤에도 울지? 환한 조명과 열대야 때문이야

    “불볕더위 속/ 어디에선가// 함성처럼 들려오는/ 매미 소리// 저것은 생명의 찬가인가/ 피울음의 통곡인가// 겨우 한 달 남짓한/ 짧은 생애일 뿐인데도// 나 이렇게 찬란하게/ 지금 살아 있다고// 온몸으로 토하는/ 뜨거운 소리에// 늦잠에서 부스스 깨어난/ 나는 참 부끄럽다” (정연복의 시 ‘매미’) 장마가 끝나고 보름 가까이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여름의 전령사’ 매미도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가뜩이나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여름밤을 더 힘들게 한다. 약 5억 5000만년 전 지구상에 등장한 매미는 현재 전 세계 3000여종이 존재한다. 한반도에는 털매미, 늦털매미, 참깽깽매미, 깽깽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참매미, 애매미, 쓰름매미, 풀매미 등 14종이 살고 있다. 매미는 5월 중순~10월 중순에 나타나는데 흔히 알려진 참매미나 말매미, 유지매미, 쓰름매미는 6~9월 중순에 주로 볼 수 있다. 매미는 번데기 단계 없이 알, 애벌레 2단계만 거쳐 성충이 된다. 암컷이 땅이나 나무 속에 낳은 200~600개의 알이 수십일에서 수개월 후 부화를 한 뒤 애벌레 상태로 3~17년을 지낸다. 애벌레 기간에 4차례가량 껍질을 벗는 탈피 과정을 거치는데 매미가 되기 위한 마지막 탈피는 저녁시간대에 이뤄진다. 천적인 새들이 잠자기 시작하는 저녁에 나무 위로 기어올라가 탈피를 하고 성충인 매미가 된다. 성충으로는 4주 정도밖에 못 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애벌레로 사는 기간을 매미의 수명으로 본다. ●매미 울음은 수컷의 세레나데 성충으로서의 짧은 생(生)에 매미는 자신의 유전자를 후손에게 전달하기 위한 생식을 마쳐야 한다. 매미의 울음소리는 생존을 위한 본능으로, 수컷이 암컷에게 짝짓기를 청하는 세레나데다. 암컷은 발음기관이 없는 ‘벙어리 매미’다. 매미는 종에 따라 제각각의 소리를 내면서 다른 종과의 짝짓기를 막는다. 매미는 몸통 중간에 진동막, 발음근, 공기주머니를 이용해 소리를 만든다. 발음근이 진동막을 빠르게 진동시켜 만든 소리를 공기주머니가 증폭시킨다. 이 때문에 몸이 큰 매미일수록 울음소리도 크다. 실제로 몸집이 큰 호주산 삼각머리매미와 배주머니매미의 울음소리는 120데시벨(㏈)로 기차나 자동차 경적소리(110㏈)보다 크다. 우리나라에 사는 매미 중에서는 말매미가 최대 90㏈ 정도의 소리를 낸다. 매미의 울음소리가 처절한 생존이라는 걸 알면서도 밤에 소란스럽게 울어대는 매미 때문에 짜증이 솟기도 한다. 변온동물인 매미는 종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호주산 배불룩나뭇잎매미는 15도 이상, 삼각머리매미는 18.5도 이상일 때 우는 식으로 체온이 특정 온도 이상이 돼야 ‘활동’을 한다. 폭염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릴 때 매미 소리가 유독 심하게 들리는 것은 단지 기분 탓이 아니라 매미 체온이 올라 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평년보다 선선한 여름이나 밤기온이 내려가는 9~10월부터 매미 소리가 잠잠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기상청은 올해 9월 중순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어 매미 울음은 9월 말까지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미는 일반적으로 빛이 없는 밤에는 울지 않는데 도심 지역에서 유독 밤에 매미 소리가 요란한 것은 야간 조명 때문이다. ●밤엔 찬공기 확산 안 돼 더 시끄러워 밤과 새벽에 유독 매미 소리가 시끄럽게 들리는 것은 왜일까. 우선 낮에는 각종 생활 소음에 묻혀 들리지 않다가 밤에는 상대적으로 조용하기 때문에 매미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도 한다. 여기에 또 다른 과학적인 설명도 덧댈 수 있다. 낮에는 지표면이 금세 뜨거워지면서 더운 공기가 아래에 있고 위로 올라갈수록 상대적으로 공기가 차갑다. 반대로 밤에는 땅이 먼저 식으면서 지표면 근처 공기는 차갑고 위쪽에 뜨거운 공기가 있다. 뜨거운 공기는 위로 올라가 흩어져버리고 찬 공기는 아래로 가라앉으려 하고 덩어리지는 특징이 있다. 기체의 온도가 높을수록 분자운동이 활발하다는 브라운 운동원리에 따라 소리 전파속도도 더운 공기에서 더 빠르다. 이 때문에 낮에는 지표면의 공기가 뜨겁고 위로 올라가려는 습성 때문에 소리가 공기라는 매질을 따라 빠르게 위쪽으로 여기저기로 흩어져버리게 된다. 그렇지만 밤에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아래쪽 공기가 상대적으로 차가워 매미의 소리가 위로 뻗어 올라가지 못하고 지상에 머물게 되면서 매미 소리가 밤에 유독 시끄럽게 들린다는 것이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추석선물 5만원 미만 품목 확대…유통업계, 김영란법 발빠른 대응

    추석선물 5만원 미만 품목 확대…유통업계, 김영란법 발빠른 대응

    ‘김영란법’시행을 앞두고 유통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주요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은 추석 대목에 앞서 5만원 미만의 선물 품목을 대폭 늘리거나 추석 선물 예약 기간을 예년보다 연장하는 등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올 추석에 판매할 5만원 미만의 선물세트 물량을 각각 최대 20%와 30%가량 확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도 5만원 미만 선물세트를 30여종 더 늘렸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5만원이 넘었던 키위 선물세트 구성을 24개에서 20개로 줄이고, 신세계백화점은 ‘견과 육포’ 선물세트의 육포 원산지를 국내산에서 호주산으로 바꾸는 등 기존 상품의 구성을 변경해 가격을 5만원 미만으로 낮추기로 했다. 대형마트도 5만원 상품을 크게 늘렸다. 롯데마트는 올해 5만원 미만 선물세트 품목(신선식품 기준)을 전년 8개에서 34개로 대폭 늘렸다. 5만원 미만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전년 28.6%에서 올해는 절반에 가까운 47.9%로 확대했다. 이들 유통업체가 이처럼 발빠르게 나선 이유는 김영란법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9월 28일 시행돼 올 추석(9월 15일)에는 해당되지 않지만 법안이 적용되는 내년 설부터는 5만원 미만의 선물 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올 추석에 5만원 미만 선물 판매 추이를 바탕으로 향후 김영란법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정하겠다는 전략이다. 유통업체들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 시기도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앞당겨 이날부터 접수하고 있다. 김영란법이 더 이슈화돼 이탈할 수 있는 고객층을 미리 붙잡겠다는 전략이다. 대형 백화점의 한 관계자는 “실속형 선물세트를 늘려 불황 속에 선택의 폭을 늘리려는 목적도 있지만 김영란법을 앞두고 5만원 미만 제품의 판매량을 사전에 확인해 보려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진리 치맥, 별미 군맥… 치명적 야구장 소울푸드

    진리 치맥, 별미 군맥… 치명적 야구장 소울푸드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 유난히 뜨거운 초여름이지만 야구 보러 가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야구장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해 질 무렵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탁 트인 구장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치킨 한 입 물어뜯다 보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귓가를 가득 메우는 사람들의 응원 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적어도 야구 시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단언컨대 야구장에 있다. 영혼까지 치유하는 야구장 먹거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야구장에서도 수제버거가 대세, 고척 뉴욕버거 출출하지만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야구팬에게 햄버거만 한 음식도 없다. 때문에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치킨과 함께 오랫동안 야구장 음식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제버거 열풍이 불면서 야구장 햄버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넥센의 새 구장 고척스카이돔이 대표적이다. 고척돔에서 파는 수제버거인 ‘뉴욕버거’는 개장 초부터 맛있기로 입소문이 나 팬들 사이에서 인기다. 패티는 호주산 청정우로 만들고 토마토, 양상추 등 채소는 반드시 당일 재료만 사용해 신선함이 살아 있다. 주문 즉시 햄버거를 만들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매장처럼 음식을 바로 받을 수는 없지만 번호표 시스템으로 주문 시 불편함을 덜어준다. 패티를 직영공장에서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일반 수제버거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2명이 먹을 수 있도록 구성된 ‘돔팩’이 가장 잘 나간다. 뉴욕버거 단품 2900원, 돔팩 1만 3900원(버거 2개, 음료 2개, 감자튀김 등 사이드 메뉴 포함). ●맛집이 야구장으로, 수원 진미통닭&보영만두 원정 응원의 즐거움 중 하나는 야구 경기를 본 뒤 해당 지역 맛집을 탐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 수원으로 원정 응원을 왔다면 애써 야구장 밖을 나갈 필요가 없다. kt 위즈 이정우 홍보팀장은 “지난해 야구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역 맛집 입점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수원시의 추천을 받는 등 고심 끝에 수원시민들이 최고의 맛집으로 꼽는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진미통닭은 수원의 명물 팔달문 ‘통닭거리’에서 25년째 닭을 튀겨 온 이성희(48·여)씨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본점은 이씨의 남편과 딸이, 야구장 분점은 이씨가 관리한다. 야구장 메뉴는 프라이드치킨 단 하나. 야구장 매장 내 주방에서 직접 튀겨 판다. 이씨에 따르면 “타지에서 온 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지만, 야구장까지 온 사람들이 통닭을 사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며 줄을 서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맛을 보니 튀김 옷이 얇고 기름기가 쫙 빠져 느끼하지 않았다. 또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웠다. 명품 치킨의 정석이다. 수원의 또 다른 명물은 만두다. 수원 구장에서는 ‘치맥’(치킨+맥주)뿐만 아니라 ‘군맥’(군만두+맥주)도 고유명사다. 보영만두는 장안문 로터리에서 40년째 성업 중인 수제만두 전문점으로 본점은 아버지가, 야구장 분점은 아들이 운영한다. 바삭한 만두피에 풍부한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만두속에는 고기와 무말랭이, 파가 들어가는데 특히 고기 양이 많다. 중독성 있는 매콤한 쫄면도 유명하다. 쫄면에 만두를 싸먹은 뒤 시원한 맥주 한 모금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하루에 만두 1만 개가 팔려나간다. LG와의 경기가 열린 19일 수원구장을 찾은 LG팬 박성현(23)씨는 “수원에 가면 만두를 꼭 먹어 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기대된다”며 여자 친구와 함께 만두+쫄면 세트를 손에 들고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진미통닭의 프라이드 1만 7000원, 보영만두의 군만두 1인분(10개) 5000원, 쫄면 5500원. ●야구장에서도 맛있는 삼겹살 ‘잠실 통밥삼겹살’ “거기 삼겹살집이죠? 여기 블루존 S석 10열인데요 삼겹살 2인분만 갖다 주세요.” 진정한 ‘고기덕후’라면 치킨보다는 삼겹살이다. 또 삼겹살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각종 채소와 쌈장, 상추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삼겹살 한상 차림을 야구장에서 치킨 먹듯 편리하게 먹을 수 있을까? 잠실구장의 ‘통밥삼겹살’ 세트 구성을 보면 먼저 치밀함에 놀라고, 고기를 김치에 싸먹어 보고 한번 더 놀란다. 고깃집에서 먹는 맛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야구장에서 삼겹살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야구장에 자리를 잡고 전화로 주문을 한다. 주문 즉시 철판에 구워진 삼겹살은 포기김치, 오이·당근 스틱, 고추, 마늘, 쌈장, 상추와 함께 자리로 배달된다. 매니저 윤재영 팀장은 “통밥삼겹살은 삼겹살을 먹을 때 한국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야구장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메뉴”라며 “손님 10명 중 8~9명은 단골일 정도로 마니아가 많다”고 말했다. 통밥삼겹살(삼겹살 400g+각종 채소 포함) 1만 7000원, 삼겹살+우동/순대볶음 세트 2만원. ●호텔이야 야구장이야, 고척 다이아몬드 돔박스 ‘특별한 야구팬’들을 위한 ‘특별한 음식’도 있다. 평일 관람료는 6만원, 주말에는 9만원에 달하는 고척돔의 다이아몬드석에서 야구를 보면 호텔 룸서비스 못지않은 먹거리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다이아몬드 관람객에 한해 무료로 제공되는 돔박스는 박스 하나로 애피타이저, 메인 식사, 맥주 안주,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알차게 구성됐다. 메뉴는 연전마다 바뀌는데, 주로 메인 식사에 수제버거나 샌드위치류가, 맥주 안주에 닭강정, 깐쇼 새우 등 핑거 푸드가 제공된다. 지정된 좌석에 앉으면 정장 차림을 한 직원이 생수, 시원한 모히토 한 잔과 함께 자리로 돔박스를 가져다 준다. 상자를 열어 보니 이날 메뉴는 애피타이저로 치킨 샐러드, 메인 디시로 치킨 파니니, 맥주 안주로 소시지 야채구이 꼬치와 치즈소스를 곁들인 나초칩, 디저트는 마들렌 케이크가 나왔다. 넥센 히어로즈 지원팀 이지영 대리는 “예약 좌석수에 맞춰 SPC에 당일 주문을 하고, 음식이 도착하면 구장에서 따뜻하게 데워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다이아몬드석도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가져오는 사람들의 비율은 5%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돔박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여름에는 계절 메뉴로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돔박스는 티켓값에 포함(1인 1박스)돼 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 공무원의 100만원 수금법/안동환 문화부 차장

    종종 찾는 서울 명동의 한 식당 대표가 최근 털어놓은 얘기다. 한 손님과 직원 간의 말다툼이 민원으로 신고되면서 관할 구청이 점검을 나왔다고 한다. 담당 공무원은 보건 위생에 문제가 있다면 영업정지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으로 해결하자는 신호를 하더란다. 대표는 200만원을 요구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읍소해 100만원으로 깎았다. 당연히 영업정지는 없었다. 공무원이 업무와 상관없는 금품을 받더라도 중징계하는 이른바 ‘박원순법’(서울시 공무원 행동강령)은 적어도 명동 일대에서는 통하지 않은 지 오래란다. 개인택시 안에서 혀를 차며 아내와 이 얘기를 하던 중 택시 기사가 백미러로 힐끔 보더니 직업이 뭐냐고 묻는다. 기자라고 말했더니 자신도 같은 경험이 있다고 거든다. 법인택시를 무사고로 3년간 운전하면 개인택시 자격증을 신청할 자격이 주어진다. 그런데 행정 처리가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늦어지더란다. 할 수 없이 담당 공무원에게 급행료 명목으로 100만원을 줬더니 곧바로 해결됐다는 얘기다. ‘21세기 대한민국에 아직도…’라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하나 더. 여의도 정치권에서 선거 때면 우스갯소리처럼 도는 말이 있다. 여당 의원들은 저녁 식사로 한우를 먹고 룸살롱을 가지만, 야당 의원들은 호주산 소고기를 먹고 노래방으로 간다는 농담이다. 여의도 식당에서 삼겹살을 먹는 금배지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여의도 고급 식당의 비싼 식사가 아니면 국정도 논할 수 없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매년 공공부문 부패를 수치화해 발표하는 ‘부패인식지수’의 경우 한국은 10년째 제자리다. 2005년 발표에서 10점 만점에 5.0점으로, 159개국 중 40위였던 성적표는 2011년 43위, 2012년 45위(100점 만점 56점), 2013년 46위, 2014년 4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37위로 껑충 뛰어올랐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에서는 겨우 27위에 머물렀다. 근데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각국의 부패인식지수는 기업인 설문조사와 전문가 평가를 기초로 작성된다. 유독 한국 기업들만 자국 정부에 대해 예외 없이 낙제점을 준다는 점이다. 기업 입장에서 겪는 공무원의 횡포와 뇌물 관행이 여전히 심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의 부패 문화를 보면 개인에서 조직으로 구조화되면서 부패 자체가 ‘문화화’되는 도식을 따른다. 해군 참모총장이 구속되고, 합참의장이 뇌물 혐의로 재판을 받는 ‘방산 비리’가 그렇고, 정치권을 뒤흔든 성완종 리스트도 별반 다르지 않다. 평형수 조작이라는 작은 부정에서 시작된 세월호 참사의 이면에는 ‘해피아’(해수부+마피아)의 부패 문화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하급 공무원의 부패는 큰 일이 아닌 듯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의 “물고기는 머리부터 부패하기 시작한다”는 금언처럼 역설적으로 작은 부패는 예외 없이 윗선들도 부패해 있다는 방증이 된다. 올 9월 28일부터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인 일명 ‘김영란법’이 처음으로 시행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일각에서는 내수 경제의 위축을 우려해 시행령 기준을 완화하거나 법 개정을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채 6개월도 남지 않은 법을 시행도 하기 전에 손보는 건 후진국을 벗지 못하는 우리 부패 현실에 역행하는 길이다. 이미 3년이라는 조정 기간 동안 원안조차도 많이 훼손돼 누더기 법안이 됐다는 우려가 무색하지 않은가. 잘못된 ‘부패 문화’를 바로잡는 일은 잘못된 법을 고치는 것보다 훨씬 어렵기 때문이다. ipsofacto@seoul.co.kr
  • 가짜 한우설렁탕 1만 2000원 업소 등 53곳 적발

    가짜 한우설렁탕 1만 2000원 업소 등 53곳 적발

    수입 축산물로 요리한 설렁탕을 ‘한우설렁탕’으로 둔갑시켜 한 그릇에 1만 2000원씩 판매한 업주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도특별사법경찰단은 도내 축산물판매업소와 가공업소 등 245곳을 점검해 법규를 어긴 53곳을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유형별로는 원산지 거짓표시 및 미표시 12건, 유통기한 경과 9건, 표시기준 위반 8건, 무허가 및 미신고영업 15건, 생산작업일지 미작성 등 영업자 준수사항 위반 9건 등이다. 광주 A업소는 입간판 등에 한우설렁탕을 판다고 속여 손님을 끈 뒤 최근 3개월 동안 미국산이나 호주산 축산물을 원재료로 끓인 설렁탕을 1만 2000원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 B업소는 유통기한이 지난 돼지고기 앞다리와 갈매기살 등 674㎏을 냉동창고에 보관하다 적발됐고, 평택의 C업소는 식육즉석판매가공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수입 축산물로 사골을 끓여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남 D업소는 축산물보관업 허가를 받지 않고 축산물판매업자로부터 월 90만원의 보관 수수료를 받는 등 1000여만 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도특별사법경찰단은 적발된 53곳 가운데 44곳을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형사입건하고 9곳은 과태료 처분했다. 박성남 도 특사경 단장은 “앞으로 축산물 가공·유통·판매 단계에서 발생될 수 있는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해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가 공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그루밍족 지갑 열어라 고가 서비스로 차별화

    그루밍족 지갑 열어라 고가 서비스로 차별화

    포시즌스 이발소 ‘헤아’ 면도 6만6000원 패션과 미용에 투자하는 남성을 뜻하는 ‘그루밍족’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남성 패션과 관련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대표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에서 최고급 슈트(정장) ‘LS 200’을 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가격은 300만원으로 일반 갤럭시 슈트에 비해 2배 이상 비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그루밍족의 구매력이 높아지자 경쟁 제품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고급화 전략에 집중했다. LS 200이 고가인 이유는 최고급 원단에 200수로 제작됐기 때문이다. 다른 슈트에 비해 부드럽고 가벼운 게 특징이다. 이현정 갤럭시 디자인실장은 “호주산 최고급 메리노 양털의 어깨 부위 털로만 제작된 소재와 기술력은 물론 장인의 손길까지 가미된 최고급 슈트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LS 200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이 특히 고급스러운 이유는 부분마다 수작업으로 포인트를 줬기 때문이다. 플라워홀(왼쪽 라펠 상단 부분에 20㎜ 정도의 작은 구멍), 바르카(앞가슴쪽 주머니), 외부 시침(어깨, 소매트임, 사이트 벤트) 등 8곳을 직접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었다. 명품 브랜드의 남성 단독 매장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디젤의 최고급 라인인 ‘디젤 블랙 골드’가 지난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남성 단독 매장을 열었다. 서울, 수도권 지역으로는 첫 매장이자 지난해 8월 롯데 부산점과 대전점에 이은 세 번째 매장이다. 디젤 블랙 골드가 다른 브랜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남성용 가죽 재킷, 바이커 진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남성 단독 매장을 확대하게 됐다고 디젤 측은 설명했다. 패션뿐만 아니라 미용에서도 남성을 위한 고가 서비스가 눈에 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로 유명세를 떨친 포시즌스호텔 서울은 최근 9층에 남성 전용 이발소 ‘헤아’(HERR)를 입점시켰다. 이곳에서는 단순히 이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성 고객들의 얼굴과 체형을 고려해 맞춤형 헤어스타일을 제공한다. 이용객은 이발과 영국식 정통 습식 면도를 받으면서 싱글 몰트 위스키를 즐길 수 있고 호텔 바에서 제공하는 칵테일도 추가 주문해 마실 수 있다. 헤아의 가격대는 일반 미용실보다 2~3배 정도 높다. 면도는 세금 포함해 6만 6000원, 커트는 7만 7000원이다. 면도와 커트를 함께 제공하는 풀서비스는 13만 2000원, 염색은 18만 7000원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한 컷 세상] 일제의 양털 수탈… 옷감 짜는 조선인

    [한 컷 세상] 일제의 양털 수탈… 옷감 짜는 조선인

    1934년 제작된 일제 선전 기록영화 ‘북선의 양은 말한다’에서 조선인들이 양털로 옷감을 짜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류재림)은 25일 일제강점기 수탈 정책과 당시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희귀 기록영상 7편을 공개했다. 러시아, 독일에서 발굴·입수했다. 호주산 양을 들여오는 과정을 담은 ‘북선의 양은 말한다’는 ‘남면북양정책’(남한 면화 재배·북한 양 사육)을 구체적으로 보여줘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자료원은 설명했다. 한국영상자료원 제공
  • 동·네·빵·네… 서울 골목 베이커리에 줄 서는 이유

    동·네·빵·네… 서울 골목 베이커리에 줄 서는 이유

    서울에 살면서 빵 좋아하는 ‘동네 빵순이’들은 대기업 가맹점이 아닌 동네빵집을 선호한다. 빵이 나오는 예약 시간에 한 시간씩 기다리는 긴 줄도 마다하지 않는다. 동네빵집의 매력은 다양한 맛과 건강한 맛이다. 특히 인기 있는 동네빵집은 천연 효모를 사용한 저온 숙성 방식으로 빵을 만들어 건강을 생각하는 현대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서울의 골목마다 숨어 있는 명물 동네빵집을 소개한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오월의 종’ 빵에선 ‘빵맛’이 난다. 처음 먹는 사람은 무슨 맛으로 먹지 싶을 수도 있다. 달콤하지도, 버터와 우유 향이 짙지도 않다. 모양새마저 투박하다. 그러나 한번 먹어 본 이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는다. 기본에 충실한 담백함의 힘이다. 정웅(48) 셰프가 만든 빵이다. 시멘트 회사 영업사원이었던 그는 서른이 넘은 나이에 회사를 그만두고 홀로 제빵 공부를 시작해 12년 전 경기 고양시 일산에 첫 가게를 냈다. 선생은 대형 서점에 나와 있는 제빵 책이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호밀빵을 주력 제품으로 만들었다. 설탕이나 버터, 계란은 물론 우유도 넣지 않았다. 달콤한 빵맛에 사로잡혔던 대중적 입맛과 맞지 않을 수밖에 없었다. 9년 전 본점을 일산에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으로 이전한 뒤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빵을 밥처럼 먹는 외국인들이 정씨가 만든 빵의 진가를 알아본 것이다. 오월의 종 관계자는 “초기에는 외국인 손님과 국내 손님 비율이 7대3일 정도로 외국인이 많이 찾았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내국인 고객이 70% 정도다. 이 빵집의 대표 메뉴는 프랑스 빵인 바게트와 독일 빵인 호밀빵이다. 붉은 크랜베리의 달콤함과 빵의 담백함이 어우러진 크랜베리 바게트는 3000원, 무화과가 듬뿍 들어간 무화과 호밀빵도 3000원이다. 8년간 같은 가격을 유지하다가 최근 재료비 인상으로 값을 조금 높였다. 그래도 ‘착한 가격’이다. 현재 한남동에 1·2호점이 있고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3호점이 있다. 한남동 일대 양식 레스토랑에 식전 빵을 납품한다. 서대문구 연희동 골목에는 ‘피터팬1978’과 ‘독일빵집’ 등 전통적으로 강세지만 파리지앵 느낌을 물씬 풍기는 멋쟁이 빵집부터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 빵집까지 다양한 베이커리가 있다. 먼저 파리 뒷골목에서 만날 법한 멋쟁이 빵집으로는 크루아상을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루엘드파리’가 있다. 크루아상 1개 가격이 3200원이니 절대 싸지 않다. 하지만 크루아상의 맛을 좌우하는 버터를 듬뿍 넣고 저온에서 숙성시켜 겹겹이 쌓인 층이 많아 제대로 된 맛을 낸다. 통밀캄파뉴와 치아바타 등 밥으로 먹는 빵도 튼실하다. 호두단팥빵과 파운드 케이크 등 달콤한 빵도 빼어난 맛이다. 프랑스산 밀가루와 유기농 밀가루를 섞어 쓰기 때문에 빵값은 비싼 편이다. ‘쿠헨브로트’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 빵집이다. 케이크와 과자류 등 제품 구성도 풍성하다. 위치는 연희동의 랜드마크인 사러가쇼핑에서 대각선으로 맞은편이다. 시금치나 치즈를 넣은 빵이 연희동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영등포구 문래동 ‘쉐프조’는 착한 가격에 품질은 강남의 빵집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빵류는 비교적 단순한 구성이지만 케이크가 강점이다. 특히 당근 케이크와 단호박 케이크는 젊은층은 물론 어른들의 입맛도 사로잡았다. 7평 남짓한 작은 공간으로 서울의 핫 플레이스인 성동구 성수동에서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에 당당히 맞서는 작은 빵집이 있다. 오로지 맛으로만 동네를 평정한 ‘보난자 베이커리’다. 2014년 3월 처음 문을 열었다. ‘수지맞을 일이 많이 생긴다’는 뜻에서 ‘보난자’(Bonanza)라고 이름 붙였다. 보난자 베이커리는 ‘4무’(無)가 원칙이다. 버터, 우유, 계란, 설탕을 안 넣는다. 천연 발효를 시키는 프랑스 전통 방식을 고집한다. 유기농 밀가루와 소금, 물만을 사용해 천연 발효종을 넣고 장시간 저온 숙성시킨다. 덕분에 쫀득한 식감을 자랑한다. 건강한 빵이지만 맛은 전혀 밋밋하지 않다. 그래서 ‘마법의 빵’으로도 불린다. 하루에 만드는 빵은 100~120개. 당일 판매만을 원칙으로 정오와 오후 3시, 오후 6시에 각각 빵을 구워 낸다. 인기 메뉴는 치즈볼과 나초코, 크랜베리 호두 등이다. 이정세(39) 사장은 빵을 구워 낸 직후 즉석에서 먹어 보길 권유한다. 맛도 맛이지만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든든하다. 점심때면 젊은 주부들이 아기를 안고 줄을 서는 풍경이 펼쳐진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20대 아가씨부터 중년 주부까지 찾는 손님이 더 다양해졌다. 보난자 베이커리에선 남는 빵을 인근의 성수종합사회복지관에 기부한다. 동네 어르신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다. 유명세에 힘입어 최근에는 경기 성남시에 2호점을 열었다. 성북구 성북동에서는 선잠단지 부근에서 가족들이 직접 배양한 천연 효모종으로 빵을 만드는 유기농 수제 베이커리 카페 ‘오보록’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성북구에는 45개의 대사관저가 있고 1만여명의 외국인이 사는데 이들이 오보록의 입소문을 내는 주인공이다. 오보록은 ‘자그마한 것들이 한데 많이 모여 다복하다’란 뜻의 순우리말이다. 오보록의 특색 있는 빵으로 선잠단지의 특징을 살려 뽕잎을 첨가해 만든 선잠빵이 있다. 오보록 바로 근처에 있는 선잠단지는 조선시대 왕비들이 누에를 길러 명주를 생산하고자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왕명주(42) 사장은 “대기업 빵집은 한 달이 지나도 곰팡이가 생기지 않는데 냉장 유통된 호주산 밀가루로 만든 우리 빵은 3일만 지나도 초록색 곰팡이로 뒤덮인다”며 “대사관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이 먼저 건강한 빵맛을 알아봤고 지금은 한국인 손님이 70% 정도”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호주산 꿀 천연 독성 ‘발암물질’ 범벅

    순수 자연산으로 유명한 호주의 식용 꿀이 암 등의 만성질환 발병과 관련된 자연독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위험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1일 보도했다. 아일랜드농업식품진흥청과 영국 제약업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공동 연구팀이 과학 전문매체 ‘식품 첨가물과 오염물’에 게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호주 꿀에서 다른 지역의 꿀에 비해 화학물질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가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는 벌들이 찾는 분홍바늘꽃 등의 잡초에 포함돼 있는 식물성 독이다. 연구팀은 호주 벌꿀 제품 가운데 5개를 제외한 모든 제품이 자국의 식품 안전기준을 충족하고 있지만 유럽의 기준은 초과했다고 밝혔다. 호주뉴질랜드식품기준청(FSANZ)은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의 안전한 섭취 수준을 유럽 국가보다 약 142배 이상 높게 책정하고 있다. 몸무게 ㎏당 1일 허용치의 경우 유럽은 0.007㎍(마이크로그램·100만분의 1g), 호주는 1㎍이다. FSANZ는 또한 독성 잡초에서 추출한 꿀을 독성이 없는 꿀에 희석해 판매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 영국, 독일 등에서는 희석 방식을 엄격히 금지한다. 지난해 10월 독일 연구팀은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 같은 화학물질에 아주 낮은 수준만 노출되더라도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켜 만성 폐질환이나 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주의 독성학자인 존 에드가 박사도 “이들 화학물질을 조금만 섭취해도 암 발병의 상당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꿀과 차, 샐러드, 밀가루, 유제품, 허브제품과 같은 식품에서 이들 화학물질의 함유량을 낮추면 전 세계 암 발병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태아와 영아의 경우 장기 손상의 위험이 더 큰 만큼 임신부나 모유 수유 여성은 꿀을 섭취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미 허브차와 허브의약품 등에서 높게 나타나는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를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FSANZ 측도 최근 1일 허용치 기준이 강화돼야 한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시드니모닝헤럴드는 전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올해 FTA 피해보전·폐업지원금 1621억

    자유무역협정(FTA)의 여파로 칠레, 미국, 페루, 호주산 포도가 몰려오면서 올해만 전국 포도 재배 면적의 10분의1이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5년도 FTA 피해보전직불금·폐업지원금 1621억원을 이달 말부터 전국 8만여 농가에 지급한다고 20일 밝혔다. FTA 이행에 따라 급격한 수입 증가로 국산 농산물 가격이 하락할 때 가격 하락분의 일정 부분(90%)을 보전해 주는 피해보전직불금 지급 품목은 올해 대두·감자·고구마·체리·멜론·노지포도·시설포도·닭고기·밤 등 9개로, 7만 6000여 농가에 471억원이 지급된다. 과수·축산업의 폐업을 희망하는 경우 3년 동안의 순수익을 지원해 주는 폐업지원금의 지급 품목은 체리, 노지포도, 시설포도, 닭고기, 밤 등 5개로, 4600여 농가에 1150억원이 지급된다. 올해 폐업지원 신청 가운데 노지포도 농가가 3702건으로 가장 많았고, 시설포도(681), 밤(144), 닭고기(70), 체리(13) 순으로 나타났다. 하우스 시설 없이 밭에서 키우는 노지포도는 전체 농가의 13%가 폐업지원을 신청했고, 폐업 면적은 1406㏊로 전국 재배 면적(1만 2690㏊)의 11%였다. 또 시설포도는 전체의 9.3%가 폐업지원을 신청했고, 폐업 면적은 269㏊로 전체 재배면적(2707㏊)의 9.9%를 차지했다. 이는 한·칠레 FTA 대책으로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추진됐던 시설포도 폐원 규모(482㏊)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늦가을 칠면조 입속의 팔색조

    황금빛에 가깝게 구운 껍질은 바삭하고 살코기는 쫄깃하다. 한 점 쭉 뜯어 고소한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깊은 풍미가 느껴진다. 느끼해질 찰나 크랜베리 소스를 곁들이면 상큼함이 입안에 퍼진다. 칠면조 구이는 미국 최대 명절 추수감사절 전통 음식이다. 국내에서도 가족, 이웃과 함께 즐기는 식사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크리스마스의 케이크, 핼러윈의 호박 요리와 더불어 핫한 파티 음식으로 떠올랐다. 대형마트나 인터넷 식품쇼핑몰에서 냉동된 미국산 또는 호주산 칠면조를 구할 수 있다. 7~8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1마리(6.5㎏ 기준)가 7만원대다. 칠면조가 낯설다면 백숙용 11호 닭(1㎏)을 사용하면 된다. 닭, 칠면조와 같은 가금류 요리는 누린내를 잡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있는 그랜드힐튼서울 호텔에서 만난 탁인환(47) 셰프는 ‘이중 마사지’가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먼저 닭과 칠면조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물기를 제거한다. 소금, 후추를 닭과 칠면조에 뿌린 뒤 서양 허브인 세이지, 타임, 로즈마리를 잘게 다져 고기 표면에 바른다. 탁 셰프는 “가금류 특유의 누린내를 잡으려면 다진 허브를 고기 전체에 바르고 주무르듯이 마사지를 하면 잡내가 날아간다”고 말했다. 두 번째 마사지 재료는 버터다.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고기에 골고루 발라 구우면 닭이나 칠면조의 껍질이 바삭해져 식감이 살아난다. 허브와 버터로 문지른 고기 위에 쿠킹 포일을 덮어 250도로 예열한 오븐에 넣어 굽는다. 두 시간 뒤 포일을 걷고서 같은 온도에서 1시간 정도 더 구워 표면을 바삭하게 익힌다. 탁 셰프는 “황금빛이 도는 갈색이 될 때까지 요리솔로 버터를 발라 구우면 먹음직스러운 구이가 완성된다”고 말했다. 닭은 칠면조보다 크기가 작아 금세 익는다. 200도 온도에서 1시간 정도 익히고 이후 포일을 걷은 다음 30~40분 동안 색을 내기 위해 구우면 된다.잘 익힌 닭·칠면조 구이는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나 크랜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다. 으깬 감자(매시 포테이토), 스터핑(속을 채우기 위해 채소 등을 다져 만든 요리), 새싹 양배추 볶음 요리와 곁들여서 먹는다. 지블렛 그레이비 소스는 칠면조를 구울 때 나오는 육수와 익은 내장으로 만든다.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익은 칠면조의 내장을 긁어 낸 뒤 이를 밀가루, 잘게 썬 양파, 당근, 샐러리와 함께 버터에 볶는다. 육즙을 붓고 끓이다가 적포도주, 허브, 소금 후추를 넣은 뒤 30분 정도 졸여 낸다. 체에 거르면 풍미 진한 그레이비 소스가 나온다. 크랜베리 소스는 냉동 크랜베리 300g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걸쭉해지면 불에서 내려 식힌다. 사과 반쪽을 주사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넣으면 식감이 좋다. 삼계탕을 만들 때 닭 속에 찹쌀과 인삼을 넣는 것처럼 칠면조 구이도 속을 채울 수 있다. 칠면조나 닭 속에 채우는 스터핑의 재료는 바게트 빵과 소시지, 밤, 사과, 양파, 샐러리, 마늘, 허브 등이다. 탁 셰프는 “바게트가 없다면 채소로 속을 채운 뒤 사과 반쪽을 넣어 입구를 막는다”면서 “고기의 육즙이 사과에 스며들어 구운 사과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포슬포슬한 질감의 으깬 감자를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감자를 깍두기 모양으로 최대한 작게 썰어 냄비에 넣고 우유를 부어 센불에서 감자가 으깨질 때까지 나무주걱으로 저으면 된다. 감자가 스펀지처럼 우유를 빨아들여 부드러운 맛을 자아낸다. 칠면조는 양이 많고 퍽퍽한 가슴 살이 적지 않아 한 번에 다 먹기는 어렵다. 남은 칠면조는 샌드위치 등으로 해 먹으면 좋다. 탁 셰프는 “토르티야에 새콤한 샤워크림을 바른 뒤 잘게 썬 양상추, 쭉쭉 찢은 칠면조 구이와 토마토를 얹고 살사 소스 쳐서 둘둘 말아 먹으면 칠면조 고기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고 추천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美·호주고기 저가 공세에 기죽은 한우, 명품화로 ‘음메~ 기살아’

    美·호주고기 저가 공세에 기죽은 한우, 명품화로 ‘음메~ 기살아’

    멀리 푸른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이 보였다. 한라산 중턱, 해발 450m의 구릉 위에 초록 융단이 펼쳐졌다. 마을 농가가 공동으로 관리하는 목장이다. 쉰여 마리의 소 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었다. 누런 소 사이로 머리끝부터 발굽까지 까만 놈들이 서너 마리 껴 있었다. 제주에서만 나는 천연기념물 흑한우다. 15일 제주 서귀포 남원읍 일대 목장을 함께 둘러본 이완희 서귀포축협 팀장은 “제주 소들은 날이 따뜻한 4~11월에는 한라산 근처 목초지에서 방목되다가 겨울에는 축사에서 지낸다”면서 “육지와 단절된 청정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우여서 맛과 육질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목장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서귀포축협이 운영하는 생축장이 있다. 일반 축사와 달리 분뇨 냄새가 적은 편이었다. 대신 시큼한 향이 코를 찔렀다. 바로 옆 혼합발효사료(TMF) 공장에서 제조되는 먹이를 주는 덕분이다. 제주 한우는 감귤주스 공장에서 즙을 짜고 남은 과육과 껍질을 발효시켜 곡물, 건초에 섞은 사료를 먹는다. 감귤 사료를 주기 시작한 3년 전부터 1등급 이상의 판정을 받는 비율(출현율)이 10%가량 늘었다고 이 팀장은 설명했다. 제주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축산 농가는 지역별 특색을 살린 브랜드 한우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한우 가격이 워낙 비싸 호주산, 미국산 등 수입 소고기에 밀려날 위기에 놓인 탓이다. 이마트에서 판매된 원산지별 소고기 매출을 보면 2013년에는 한우와 수입산의 비중이 58.4% 대 41.6%였지만 올해에는 51.8% 대 48.2%로 격차가 3.6% 포인트로 줄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에는 수입산 소고기가 한우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산 소고기 가격이 한우값의 4분의1 정도임을 감안하면 판매량으로는 수입산이 한우를 이미 압도하고 있다. 이마트에서 판매되는 구이용 부위 가격을 보면 호주산 부채살 100g은 2280원이다. 지금은 할인 중이라 1280원이면 살 수 있다. 반면 1등급 한우 등심은 8500원에 팔리고 있다. 한우가 수입산보다 정상가로는 3.7배, 할인가로는 무려 6.6배 비싸다. 한우값이 안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까닭은 한우 사육 마릿수가 감소해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기르는 한우 수는 2012년 306만 마리까지 늘었으나 올해 3월에는 266만 마리로 줄었다. 염승민 이마트 축산 바이어는 “한우는 연말까지 264만 마리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2017년 이후에나 사육 마릿수가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우 농가와 유통업계는 공급 확대를 통한 가격 안정화도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 한우가 살길은 브랜드화라고 입을 모은다. 지역 특색을 살린 품질 좋은 한우를 키워서 비싸더라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으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마트는 제주, 횡성, 경주 등의 지역 브랜드 한우를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통해 소비자에게 알리고 있다. 제주 한우는 총 3만 4000마리로 국내 한우 사육 마릿수의 2%에 그친다. 그 가운데 흑한우는 1600마리로 매우 적다. 송봉섭 서귀포축협 조합장은 “흑한우 사육을 3년 안에 3000마리로 늘리고 서울에 고급 흑한우 전문 식당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주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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