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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소 기로 이재용, 생일날도 사업 챙겨...수사심의위는 불참

    기소 기로 이재용, 생일날도 사업 챙겨...수사심의위는 불참

    “경영 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 자칫하면 도태된다. 흔들리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자. 우리가 먼저 미래에 도착하자.” 경영권 승계 의혹 관련 기소가 결정될 ‘운명의 날’을 사흘 앞둔 23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시 사업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수원 삼성전자 생활가전(CE) 사업부를 찾아가 주요 경영진과 만나서 코로나19로 실적이 나빠진 가전 사업의 성장 전략을 고심하는 자리에서다. 지난 9일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15일, 19일에 이어 이 부회장은 만 52세 생일인 이날도 ‘현장 경영 강행군’을 이어나갔다. 이달 들어 8일간 세 차례의 현장 경영, 다섯 차례의 사장단 간담회를 소화하는 광폭 행보는 총수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여론을 우호적으로 조성하고 사법 리스크를 돌파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이 부회장은 김현석 CE 부문장 사장, 최윤호 경영지원실장 사장, 이재승 생활가전 사업부장 부사장, 강봉구 한국총괄 부사장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을 적용한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 온라인 사업 강화 등 중장기 전략 등에 머리를 맞댔다.그는 최신 제품들이 진열된 전시장도 찾아 소비자가 더욱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신기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대응한 신제품 도입 계획 등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사장단 간담회 이후에는 코로나19 사태로 판매 악화로 2분기 실적에 큰 타격을 입는 등 어려운 여건 속에 업무에 매진하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했다. 삼성 측은 26일 수사심의위에서 나올 이 부회장 기소 여부 판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에 직접 참석하는 것이 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들의 불기소 의견을 받는 데 유리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30쪽의 의견서, 30분간의 의견 진술을 통해 기소 타당성을 두고 검찰과 치열한 법리공방을 벌일 이 부회장 변호인단 측은 이날 통화에서 “이 부회장은 당일 수사심의위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피케티 그리고 기본소득

    [이해영의 쿠이 보노] 피케티 그리고 기본소득

    그래도 코로나 국면에서 우리가 집단학습한 것이 있다면 누가 뭐래도 기본소득이다. 국민들 눈높이에서 재난기본소득이건 재난지원금이건 무엇이 대수랴. 그래도 너도 나도, 여도 야도 다 기본소득을 말하니 참으로 상전벽해라 할 만하다. 스타 경제학자 프랑스의 토마 피케티가 ‘자본과 이데올로기’라는 신간을 들고 다시금 우리를 찾았다. 주위 푸념처럼 1300쪽에 달하는, 베개로 쓰기에도 불편한 분량이다. 때마침 기본소득을 둘러싼 우리네 갑론을박이 있는지라 피케티의 새 책은 견주어 우리의 ‘지금 여기’를 가늠하기에 제법 그 용도를 따질 만하다. 최저소득 보장제도로서 기본소득에 대한 피케티의 생각은 당연히 우호적이다. 하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인구의 약 30%에게 특히 저임금 노동자층을 중심으로 아예 급여에 자동지급되게끔 하자는 것인데 기본소득에 소요될 총비용을 피케티는 국민소득(혹은 국민총생산(GNP))의 5% 정도로 보고 있다. 그런데 피케티가 강조하는 것은 “사회정의가 기본소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그렇다. 기본소득제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미래구상 ‘패키지의 일부’, 즉 하나의 구성요소이지 그것이 정의 자체이며 목표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목표는 “최저소득 수준이 아니라 소득과 소유 분배 전체를, 그리하여 권력과 기회의 분배를 변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피케티의 신간은 프랑스 등 유럽의 새로운 담론지형을 반영해 기본소득 못지않게 담대하고 그것을 뛰어넘는 제안을 하고 있다. 방대한 경험적 자료를 동원해 그는 1980년대 이후 부의 불평등과 소유의 집중이 전 지구적으로 급증해 왔음을 입증해 내고 있다. 특히 19세기 이후의 현대사에서 인류는 소유 집중에 반대하는 수많은 운동을 전개해 왔다. 토지가 가장 강력한 생산수단일 때는 그 토지의 집중에 반대하는 토지재분배의 방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지금 같은 ‘하이퍼자본주의’하에서 더이상 토지는 극단적인 부의 불평등을 초래하는 유일한 원인이 될 수 없다. 우리의 현대사 역시 농지개혁을 이승만 정권의 가장 행복한 한때로 추억하고 있듯이, 이제 ‘21세기형’ 농지개혁이 절실한 때다. 그렇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바로 ‘보편자본’(universal capital)이다(이 책에서는 ‘보편적 자본지원’이라고 번역). 이것은 “농지개혁 개념을 민간자본 전체와 관련된 영구적 과정으로 전환시켜 일반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더 쉽게 말하면 “사회의 가난한 50%가 경제활동 특히 창업 및 기업지배구조에 참여할 가능성” 곧 ‘소유 확산’을 위해 25세의 모든 청년에게 창업자본을 지원하자는 말이다. 요컨대 저소득층 약 30%에 대한 기본소득, 특정 연령대 청년 모두에게 성인 평균자산의 약 60%에 해당되는 보편적 창업자본지원(약 12만 유로)을 하자는 것이다. 청년 창업자본지원에 소요되는 재원을 피케티는 국민소득의 약 5%로 잡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그 재원을 조달할 것인가. 사실 이것이 핵심이다. 답은 조세재정정책을 통한 강력한 누진세 즉 자산, 상속, 소득 각각에 대한 누진세 3종 세트의 도입이다. 예를 들어 평균자산보다 2배를 소유했을 경우 1%, 100배는 10%, 1만배는 90%의 누진자산세를 낸다. 평균소득의 2배인 경우 40%, 10배인 경우 60%, 1만배인 경우 90%의 누진소득세를 낸다. 그래서 자산, 상속세원으로 보편적 창업자본지원금의 재원 5%를 충당하고 누진소득세원으로 기본소득 및 생태 복지국가의 재원 국민소득 40%를 조성하자는 구상이다. 피케티가 옹호하는 것은 ‘절대적 평등’이 아니다. 오히려 ‘정당한 불평등’하에 ‘기본재화’에 대한 접근의 ‘절대적’ 평등을 보장하는 것이다. 기본재화란 교육, 보건의료, 주거, 고용, 연금 등을 말한다. 강력한 누진세를 통해 조성된 국민소득의 40%에 달하는 가장 큰 규모의 재원은 이 기본재화 혹은 복지국가적 기획에 투입된다. 기본소득만 놓고 보자면 피케티에게 그것은 어떤 ‘기적의 해결책’도 아니고 특히 복지국가를 포기하는 대가로 미리 받는 현찰이 돼서도 안 된다. 지금 우리 사회의 기본소득 논란은 다소 과장돼 있고 편향돼 있으며 과도하게 정치화돼 있다는 점에서 피케티의 신간이 균형자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미래기획의 가뭄 속에 간만에 단비 같은 피케티의 새 책은 인문, 사회과학의 21세기 심포지엄이다.
  • 성희롱 4년 당했다…자녀교육 위해 견딘 中여성 미화원의 사연

    성희롱 4년 당했다…자녀교육 위해 견딘 中여성 미화원의 사연

    대도시에서의 자녀교육을 위해 직장상사의 지속적인 성희롱을 견뎌낸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른바 황여사로 알려진 환경미화원 여성은 무려 4년 동안이나 직장상사로부터 이런 심각한 괴롭힘을 당했다는 것이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 인민법원은 성관계 1회당 1000위안(약 17만원)을 주겠다는 등의 심각한 성적 언어폭력을 일삼은 환경미화원 팀장 주모씨 사건이 접수됐다고 20일 밝혔다. 주모씨로 알려진 50대 남성은 지난 2016년부터 약 4년간 자신이 관리, 감독했던 광저우시 백운구 일대의 여성 환경미화원 황칭리(가명)씨를 성희롱한 혐의다. 팀장급 직책을 가진 이 남성은 여성 미화원을 대상으로 노골적인 내용이 담긴 영상을 지속해서 전송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광둥성 내에서 진행된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책임분쟁의 첫 법적 다툼이라는 점에서 이목이 쏠렸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황씨와 그의 남편은 후난성 출신으로 초등학교 4학년 이후 학업을 중단, 2016년 일자리를 찾아 광저우로 거주지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무렵부터 황씨는 광저우시 정부소속의 환경미화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대도시 후커우(戶口·호적)가 없었던 황씨는 자신이 해당 지역 환경미화원으로 재직할 경우 광저우 소재의 공립학교에 두 자녀가 입학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일을 선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 황씨는 같은 지역 환경미화원을 총괄하는 팀장급 관리 남성 주모씨를 처음 만났다. 주씨는 이후 자신의 관리하에 있는 황씨에게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무려 4년 동안 지속적인 직장 내 괴롭힘을 이어갔다. 주씨의 도를 넘긴 성희롱 발언은 황씨가 퇴근한 이후 ‘위챗’(Wechat, 중국판 카카오톡)과 전화, 문자 등을 통해서 계속됐다. 또, 근무 시간 중 직장 내 상사와의 ‘면담’을 가장해 황씨에게 접근, 성관계 장면이 담긴 영상물을 시청하도록 강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이 같은 주씨의 행태를 견디던 황씨가 최근 소형 녹음기를 구매, 주씨의 발언을 녹취하면서 해당 사건은 외부로 알려졌다. 황씨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녹취한 음성 파일 속 주씨의 발언에는 “300위안(약 5만1000원)을 줄 것이니 한 차례 성관계를 갖자”면서 “금액이 적은 것이라면 한 회에 1000위안(약 17만원)으로 올려주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무려 4년 동안 계속된 직장 내 괴롭힘을 참던 황씨는 “그의 지나친 발언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면서도 “하지만 사건을 수면 위로 올려놓을 수 있는 용기가 없었다”고 회상했다. 특히 광저우시 후커우가 없었던 황씨는 두 자녀의 대도시 교육을 위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는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실제로 지난 2017년 12월 백운구 일대에서 근무했던 4명의 여성 환경미화원이 일자리를 잃고 직장을 떠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사건을 목격한 황씨는 주씨가 남용한 여성 미화원에 대한 관리 감독 권한 탓에 그의 만행을 외부에 알리는 등 후속 조치할 용기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번 사건이 알려지자 현지 유력언론 등은 황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직장에 찾아오는 등 많은 관심이 집중된 양상이다. 하지만 사건을 신고한 당사자 황씨는 언론 등에 얼굴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황씨는 “이번 사건의 신고 목적은 오로지 주씨의 공개적인 사과와 그가 가진 환경미화원에 대한 관리 감독 등의 권한 면책”이라면서 “환경미화원으로 계속 근무하면서 자녀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엄마로의 책임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2016년 3월 가족과 함께 광저우 생활을 시작했다”면서 “당시 첫 달 월급이 2000위안에 불과했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매달 3000위안의 기본급을 받고 있다. 일거리가 많은 어떤 시기에는 최고 4000위안까지 받을 수 있어서 이 일이 무엇보다 소중하다”고 했다. 이어 “긴 시간 신고가 두려웠던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을 돌볼 수 있는 이 일을 잃거나, 주씨의 복직 등으로 인해 직장 내 보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여기는 중국] 베이징 중심가 ‘위취안’ 전통시장서도 코로나 3명 추가…집단 감염 심각

    베이징 중심에 소재한 위취안(玉泉) 시장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 사례가 3건 추가되면서 ‘제2의 신파디’(新发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앞서 지난 11일 총 40여 명의 집단 감염 사례가 보고된 베이징 외곽의 펑타이(豊臺)구 신파디 시장은 지난 13일 오전 폐쇄됐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 팡싱훠(庞星火) 부주임은 16일 오전 진행된 기자 브리핑에 참석, “이날 오전 기준 베이징 내에서만 총 106명의 누적 확진자 발생이 확인됐다”면서 “이들 중 상당수는 베이징 호적이 아닌 외지 호적을 가진 외부인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팡싱훠 부주임은 “특히 지난 15일 허베이성에서 추가 발견된 신규 확진자 중 일부가 베이징 감염 확진자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현재 전통 시장을 중심으로 한 집단 감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에서 배수진을 치고 방역에 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이번에 추가 확인된 신규 확진자 가운데 3명이 베이징 중심가에 소재한 위취안 시장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2의 신파디 시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하이덴구 위생위원회는 해당 시장을 전격 폐쇄조치, 대규모 역학 전문 조사 인원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시장 인근의 10여 곳의 공동주택 출입구를 봉쇄, 입구 주변에는 24시간 관리 감독을 전문으로 하는 공안 인력이 파견된 상태다. 또 하이덴구 위생위는 위취안 시장의 상인과 인근 주민뿐 아니라 최근 2주간 이 일대를 방문한 이들에 대해서도 추적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위취안 시장은 길이 330미터, 전체 면적 1000평방미터 규모의 농산물 전통 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시장 남문 인근에는 초중등학교 4곳과 유치원 1곳 등이 시장 입구와 불과 500미터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더욱이 이 일대의 인구 밀도가 높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향후 베이징의 코로나19 확산 예방은 위취안 전통시장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된 상황이다. 이와 관련, 베이징대학교 제1병원 호흡기위험질병학과 왕광파(王广发) 박사는 “위취안 시장 상인 및 그 주변인들에 대한 감염 확산 방지에 성공하는지 여부가 베이징의 전염병 통제 성공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이 일대에 바이러스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면 이번 베이징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는 쉽게 제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이번 코로나19 집담 감염 사태에 대해 전시 상황과 동일한 수준의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현재 베이징 276개 전통시장에 대한 소독을 진행, 총 11개 시장을 봉쇄조치한 상태다. 다만, 베이징 시 거주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검사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팡싱훠(庞星火) 부주임은 “최근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감염의 모든 사례가 베이징 최대 과일·채소시장인 신파디 농산물도매시장과 연계됐다”면서 “현재로는 약 1000명에 달하는 신파디 시장 관련 인물에 대해서 전면적인 감염 여부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에 앞서 지난 11일 40여 명의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례가 발견된 신파디 시장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일명 ‘신펀디’(新坟地)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현재 약 1000명의 역학조사단이 파견된 이 일대는 신파디 시장은 지난 1958년 대규모 농지를 매립해 만든 농수산 도매 시장으로, 그 전체 규모만 약 33만 6천 평방미터에 달한다. 지난해 이곳을 통해 판매된 농수산물의 거래량만 약 1749만 톤을 초과, 베이징 시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농산물 도매 시장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지난해 베이징 시의 농산물 공급량의 약 90% 이상이 이곳을 통해 거래됐다. 시장 내부에 총 459개의 중대형 상가 건물과 해당 상가에 입주한 1200여 개의 상점, 시장 도로변을 따라 형성된 5526개의 노점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인근에는 시장에서 근무하는 상인들 약 5000여 명이 거주하는 주택이 형성돼 있다. 이들의 거주지 규모만 약 10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 카메라 보자 2초 만에 결제… 내 얼굴이 곧 신용카드

    카메라 보자 2초 만에 결제… 내 얼굴이 곧 신용카드

    신한카드·LG CNS ‘페이스페이’ 국내 최초이자 中 이어 세계 2번째 상용화 3D·적외선카메라로 100여개 점 찍어 인지 1회 등록하면 가맹점 어디서나 결제 가능 보안 철저… 타인 사진으로 ‘도둑결제’ 불가 비접촉 방식으로 코로나19 예방 효과는 덤 신한금융그룹, 170여개 디지털 제휴 ‘주목’요즘 서울 성동구 한양대 안에 있는 편의점은 부쩍 ‘계산줄’이 줄었다. 코로나19 탓도 있지만 결정적 이유는 편의점 한켠에 설치된 ‘셀프계산대’ 덕이다. 이 키오스크를 통해 스스로 결제할 수 있는 방식이 여러 가지 있는데 그중 ‘페이스페이’가 가장 빠르다. 지난 12일 한양대 편의점을 방문해 ‘셀프계산대’에서 립밤(입술보습제)을 바코드에 찍으니 결제 방식을 고르는 화면이 나왔다. 그중에 페이스페이를 택하고 카메라를 쳐다보자마자 2초도 안 돼 결제가 끝났다. 지갑에서 신용카드나 현금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내 얼굴’이 신용카드의 역할을 했다. 너무 빨리 끝나서 마치 결제도 안 하고 물건을 훔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지만 스마트폰으로 날아온 ‘립밤 결제 완료’ 문자를 확인하고서야 찜찜했던 기분이 사그라들었다. 신현보 CU 한양사이버점장은 “셀프계산대가 설치되고 나서 사람이 해야 하는 일이 많이 줄었다. 남는 시간에 청소와 물품 정리를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페이스페이가 외부에 상용화된 것은 한양대가 국내 최초이지만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한카드 본사 구내식당과 카페에서는 지난해 8월부터 이미 사전테스트를 진행 중이었다. 점심 시간 때마다 식사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서곤 했는데 페이스페이가 설치되면서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코로나19 탓에 신용카드를 주고받는 것마저 불안해하는 이들도 있었는데 키오스크를 만질 필요도 없이 결제가 되니 감염증 예방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신한카드는 LG CNS, 한양대, CU 등과 이종(異種) 협업을 통해 페이스페이를 국내 최초이자 중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로 상용화했다. 요즘은 사용자들이 전체 결제량의 약 20%가량을 ‘삼성페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온라인결제를 통해 진행하다 보니 플라스틱 카드 위주로만 하다가는 뒤처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페이스페이는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이라 자칫 잘못하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문제를 겪을 수 있는데 LG CNS는 대법원 등기시스템을 구축할 정도로 보안 문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판단해 손을 잡게 됐다. 국내 업체와 협력하다 보니 ‘보안 이슈’에 대한 공감대가 더 빨리 형성됐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만나니 일의 진행이 빨랐다. 여러 회사가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로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이번 협력에서는 결제가 발생할 때마다 LG CNS에서 일정 부분 수수료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정리됐다. 페이스페이는 3차원(3D)·적외선 카메라로 사람 얼굴에 100여개의 보이지 않는 점을 찍어 그 특징을 기억해 놓는 방식이다. 이 정보를 두개로 쪼개 따로 암호화하기 때문에 보안성이 높다. 이용자의 사진을 찍어 보관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남의 얼굴 사진을 가지고 와 ‘도둑 결제’를 할 수도 없다. 카드나 스마트폰이 없이 맨몸으로 집밖에 나와도 얼굴만 인식하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한양대 신한은행 점포의 키오스크에서 한번 얼굴을 등록해 놓으면 캠퍼스 내 편의점이나 식당에서 페이스페이를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인증을 한 뒤 카드를 등록하고 마지막으로 사진까지 찍으면 완료된다. 박재욱 신한카드 페이먼트이노베이션(PI) 셀장은 “일단 한양대에서 몇 달 운영한 뒤 문제점이 없다면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페이스페이의 사용처를 넓혀 나갈 계획”이라며 “페이스페이는 지난해 10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으로 선정돼 국내에서 2년간 배타적 사업 권리를 얻었다”고 말했다. 2년 동안 빠르게 생태계를 구축해 낸다면 페이스페이는 신한카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요즘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이와 같은 이종협업에 힘을 쏟고 있다.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 주요 그룹사가 170개가 넘는 디지털 제휴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중이다. 유태현 신한카드 디지털퍼스트 본부장은 “각 그룹사가 상호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협력하는 ‘코피티션’(협력+경쟁의 합성어)을 통해 더 큰 가치를 창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생명은 핀테크 기업인 ‘투비콘’과 제휴를 맺은 기술로 이용자의 신체·혈관·신장 등 기능별 생체 나이에 따라 보혐료를 할인해 주는 서비스를 내놨고, 신한은행은 네이버와의 협력을 통한 인공지능(AI) 광학문자인식(OCR) 기술 덕분에 무역거래 송장을 스캔하고 저장할 때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고 있다. 조영서 신한DS 부사장은 “지금은 생소할 수도 있지만 몇 년 안에 얼굴이 지갑이 되는 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면서 “이렇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는 합종연횡이 큰 흐름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결제 사업에는 경계가 없다. 신한금융에서 모든 디지털 기술을 보유할 수는 없으니 앞으로 합종연횡을 더 해내 가야 한다”면서 “다른 기업들과 어떤 우호적인 생태계를 만드느냐의 게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36년 만에 찾아온 친딸 만나주지 않던 아버지 다음주 만나기로

    36년 만에 찾아온 친딸 만나주지 않던 아버지 다음주 만나기로

     미국 가정에 입양된 친딸이 버려진 지 36년 만에 찾아왔는데도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친아버지가 드디어 마음을 열어줬다.  서울가정법원 가사1단독 백경현 판사가 12일 오전 “원고는 피고의 친생자임을 확인한다”고 주문하자 카라 보스(39세로 추정, 한국 이름 강미숙) 씨는 잠시 환한 웃음을 짓더니 방청석에서 일어나지 못한 채 한동안 흐느꼈다.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이평의 양정은 변호사 등에 따르면, 판결이 확정된 이후 강씨가 인지 신고를 하면 친아버지 A씨의 가족관계등록부에 ‘피인지자’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1983년 11월 18일 충북 괴산의 한 시장 주차장에 버려져 이듬해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 미시간주 세리든의 양부모에게 입양된 강씨는 해외에 입양된 한국인으로는 처음 제기한 친자 확인 소송에서 승소했다. 한국전쟁 후 해외로 입양된 한국인이 20만명이 넘고 어떤 통계에 따르면 25만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이들이 선례로 삼을 만한 판결 결과가 나온 것이어서 의미가 작지 않다.  네덜란드인 남편과 결혼해 암스테르담에서 오누이를 양육하며 살고 있는 강씨는 친아버지의 대리인을 통해 다음주 만나기로 했다.강씨가 소송을 불사할 정도로 간절히 친어머니를 만나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 만큼 A씨의 심경에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딸은 소송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호적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당당히 가족의 자격을 얻어 고령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면 들을 수가 없게 되는 어머니 얘기를 듣고 싶어 부득이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A씨가 마음과 입을 열어준다면, 버려진 지 37년 만에 마침내 어머니를 찾게 될지 모른다. 강씨는 “만약 어머니를 만난다면 미안해할 필요 없다고, 난 괜찮다고 말해 주고 싶어요. 난 행복한 삶을 살았고 아름다운 아이도 얻었다고요. 그리고 어머니가 원한다면 이제 어머니를 내 삶의 일부로 초대해, 인생의 새 막을 열고 싶다고 말할 거에요. 한 가족으로서, 사랑이 가득한 새 삶을”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친어머니가 그들의 과거를 비밀로 하고 싶어 할 가능성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버려진 아이들이 우리의 과거를 아는 것은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중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답을 얻기 위해 되돌아오고 있다. 한국 사회는 이 수치심이 화해와 용서로 바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씨가 친아버지를 찾은 과정은 놀라움의 연속이다. 2006년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다. 자신이 버려진 괴산을 찾아 전단도 뿌렸다. 그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하지만 딸의 두 살 생일이 가까워오자 “이 나이 때의 아이를 버려야 했던 어머니의 심정”이 가슴에 와닿아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 2016년 온라인 조상찾기 플랫폼 ‘마이 헤리티지’에 자신의 유전자 자료를 올려놓고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그러다 지난해 1월 우연히 다른 자매들이 오랫동안 헤어졌다가 만난 사연을 듣고 자신의 계좌를 뒤늦게 확인했더니 자신과 유전자 정보가 일치하는 이가 있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유학 온 한국 남학생 B였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와 이모를 연결해줬다.  두 사람은 카라의 배다른 자매들인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카라가 친아버지와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카라는 법원을 두드렸지만 친부의 성(姓)만 알려주고 주소 등의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 배다른 자매를 찾아가 무릎 꿇고 애원도 해봤지만 면전에서 문을 쾅 닫고 경찰에 신고해 쫓아냈다.버림받은 지 정확히 36년 만인 지난해 11월 18일 강씨는 소송을 제기한 뒤에야 합법적으로 아버지 주소를 알게 됐다. 지난 3월 유전자 검사를 받으려고 서울을 찾은 강씨는 강남의 한 아파트 벨을 눌렀다. 한국어가 서툰 카라와 영어가 안되는 아버지는 대화가 되지 않았다. 강씨가 띄엄띄엄 우리말로 “제 얼굴을 알아보시겠어요?”라고 묻자 아버지는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 뒤 법원의 명령을 받아 아버지의 유전자 자료를 서울대병원에서 검사한 결과, 두 사람이 부녀일 확률은 99.98%였다.  해외로 입양된 이들 가운데 친부모를 찾거나 상봉하는 비율은 극히 미미하다. 해외로 입양을 손쉽게 보내려고 입양기관에서 ‘고아 호적’을 만드는 것을 사실상 제도적으로 묵인해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성인이 돼 친부모를 찾겠다고 조국을 찾은 입양인들은 가족을 찾을 단서를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그들은 두 나라를 왔다갔다 하는 사이에 환멸이 커져 포기하곤 했다. 친부모나 가족을 찾아도 상봉에까지 이르는 이도 많지 않다.  이날 승소가 입양인이 가족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는 데 작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행정 착오로 ‘주민번호 2개’… 23년 만에 되찾은 신분

    동사무소 등의 착오로 23년간 2개의 불완전한 주민등록번호와 성을 지니고 살아온 사람이 행정소송을 벌여 하나의 신분을 찾게 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이상훈)는 A씨가 “주민등록번호 부여와 주민등록증 교부를 거부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서울 한 구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1993년 태어난 A씨는 출생신고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숫자 7개를 받지 못했다. A씨 어머니는 이혼 후 재혼하면서 1997년 새아버지 성으로 A씨를 다시 출생신고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가 나왔으나 이번에는 이미 어머니 호적에 A씨가 첫 번째 성으로 등재돼 있다는 이유로 관할 법원이 출생신고를 반려했다. 결국 A씨는 6자리만 있는 첫 번째 주민등록번호와 가족관계 등록이 이뤄지지 않은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 두 개의 성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그는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와 성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이후 A씨는 온전한 신분을 찾기 위해 2018년 첫 번째 주민등록번호에 뒷자리를 부여하고 두 번째 주민등록번호가 찍힌 주민등록증을 회수하라고 신청했으나 관할 구청이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대규모 평화시위 열린 날, 명품관 일제히 문 닫아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대규모 평화시위 열린 날, 명품관 일제히 문 닫아

    미국 하와이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렸다. 6일 정오를 기점으로 하와이섬(빅아일랜드)과 오아후섬, 마우이섬 그리고 카우아이섬 등 크고 작은 섬 네 곳에서 동시에 시작된 이번 시위의 규모는 주민 몇만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앞서 몇 차례 열렸던 시위 규모를 크게 넘어선 것이었다. 이번 평화 시위 중 가장 많은 사람이 몰린 곳은 오아후 호놀룰루 알라모아나 해변이었다. 지난 5일 이날과 다음날인 7일 연이어 대규모 평화 시위가 열린다고 예고됐지만, 애초 약 2000명의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런데 이날 정오부터 알라모아나 해변을 시작으로 모여든 시위대의 규모는 최소 1만 명을 넘어섰다고 주최 측은 추산했다.수많은 인파가 알라모아나 해변에 집결해 주의회 방향으로 이동할수록 자발적으로 모인 시위참가자의 수는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 참가자들의 손에는 저마다 △‘침묵은 곧 불의에 대한 동의다’ △‘우리 사회에 정의는 아직인가’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 △‘폭력 경찰에 대한 정부 지원을 중단하라’ △‘인권 문제는 흑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등 다양한 문구를 손으로 쓴 플래카드가 들려 있었다.이들 시위대는 알라모아나 해변에서 주의회까지 약 2시간에 걸쳐 행진했고, 폭력 경찰의 만행과 흑인에 대한 불평등 대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일부 참가자는 경찰의 계속된 폭력에 대해 “정부의 지원금과 인력 충원 등을 중지해야 한다”며 한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특히 이날 시위가 눈에 띈 점은 시위가 계속되는 동안 평화적인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것이다. 참가 주민들은 흑인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지만, 현장은 평화적인 방법의 시위를 지향하자는 자체적인 목소리에 힘이 실린 분위기였다. 이는 앞서 미국 본토에서 열린 시위 중 일부가 과격하게 진행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 때문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날 시위 참가자 중에는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의 시위대가 다수였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혔다. 앞서 진행됐던 시위 참가자의 상당수가 10~30대의 청년이 주축이었다는 점과 달라진 것이다.시위대의 행진이 시작된 알라모아나 해변 인근의 교통은 50여 분 동안 심각한 정체를 겪었다. 하지만 일대 주민들은 질서 정연한 평화 시위를 지지, 알라모아나 해변에서 주의회로 이어지는 4차선 도로 가운데 2개의 대로를 시위대 전용으로 내어줬다. 이 과정에서 도로 위에 발이 묶인 운전자들은 약 50분 동안 움직이지 못하는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들 운전자는 단 한 차례도 경적을 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상당수 운전자는 운전석 창문 밖으로 시위대의 행진에 응원의 목소리를 전하는 등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현지 경찰은 만약의 폭력 사태에 대비해 행진하는 시위대를 둘러싸고 다수의 경찰 인력을 투입하는 등 한때 긴장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들 경찰은 시위대의 규모가 급격히 늘자 현지 유력언론을 통해 호놀룰루시 중심의 교통 혼잡 상황을 예고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는 모습이었다. 시위가 시작된 알라모아나 해변 인근에는 경찰 차량 7대와 헬기 2대가 시위대를 포위했으며, 도보로 이동하는 시위대 이동 경로를 따라 자전거에 탑승한 채 이동하는 경찰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시위가 고조된 이후에도 단 한 차례도 경찰 인력과의 충돌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날 시위는 평화적인 분위기 속에서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게다가 일부 경찰은 도보로 이동할 때 시위 참가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반면 이날 시위대가 집결했던 알라모아나 해변 인근의 대형 쇼핑몰에서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부 명품관이 문을 닫는 등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위를 앞두고 호놀룰루에 있는 대형 쇼핑몰인 알라모아나(Alamoa)에 입점한 명품관들은 일제히 문을 닫은 것이다.알라모아나는 미국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실내 쇼핑몰로 꼽힌다. 주로 해외 명품 브랜드 업체가 입점한 알라모아나 매장 가운데 이날 외부인의 접근은 차단한 채 문을 굳게 걸어 잠근 곳은 △에르메스 △구찌 △샤넬 △까르띠에 등 고가 브랜드 업체였다. 이들 브랜드 업체는 지난 5일 해당 매장 전면에 외부인의 접근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보호벽을 추가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평소 해당 브랜드 제품이 진열되는 매장 입구 유리벽 전면에는 6일 현재 대형 목판이 설치, 외부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 상태다. 또 해당 매장 인근에는 쇼핑몰에서 고용한 경비 인력이 이 일대에 시위대의 접근을 감시 감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은 주말 이틀 동안 연이어 진행될 것으로 알려진 현지 시위대가 상점 내부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런 보호막을 설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미국 본토 상당수 상점이 일부 과격 시위대에 의해 약탈 등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바 있다. 더욱이 이날 시위를 앞두고 지난 5일에는 현지 SNS상에서 이번 주말 동안 진행될 예정인 시위 참가자 가운데 미국 본토에서 상륙한 일부 급진적인 성향의 시위대가 참여할 것이라는 소문이 일파만파 번진 바 있다. 때문에 일부 고가의 브랜드를 취급하는 상점에서는 급진적 성향의 시위대가 접근, 약탈할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이런 보호막을 설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현지 시각 6일 기준 미국 50개주 전역의 650곳의 도시에서 경찰의 과도한 진압에 의해 사망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건 추모 시위가 진행됐다. 이날 기준 12일째 연이어 진행 중인 이번 시위에 대해 현지 언론은 미국 역사상 가장 광범위한 규모의 시위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날은 한국, 호주, 영국, 일본 등 해외 다수의 국가와 도시에서도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추모 시위가 동시에 진행,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의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광범위한 제도 개혁 법안 마련을 이른 시일 안에 발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백인은 어떻게 계급이 됐나

    백인은 어떻게 계급이 됐나

    할리우드 영화 속 백인 우월주의 고전·회화 등 서구 문화의 관행 인종주의서 자유롭지 않은 한국 문화수출국 된 현실에서 과제로할리우드 영화는 백인을 다른 유색인종에 비해 우월하게 부각시키는 숨은 장치를 갖고 있다. 또 서구 문화는 기본적으로 백인 우월의 인종주의를 품고 있다. 이런 의문 또는 찜찜한 백인 우월주의 코드를 어렴풋이 느꼈던 이들이라면 ‘화이트’를 통해 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감지할 수 있을 듯싶다. 킹스칼리지런던과 세인트앤드루스대학 영화학과 명예교수인 리처드 다이어는 할리우드 영화와 대중문화를 집중 해부해 `백인성´(White 혹은 Whiteness)이야말로 서구 문화에서 특권적인 위치를 형성해 온 문화적 구성물임을 명쾌하게 밝혔다. 1980년대 말 개봉된 영화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에서 주인공은 어렵사리 만든 영화의 시사를 마친 뒤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애써 만든 영화들이 모두 할리우드 영화의 연출 장면을 베껴 이어 놓았을 뿐임을 뒤늦게 자각하곤 죽음을 택한 것이다.`화이트´는 그 `헐리우드 키드´의 자살 이유를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문화 비평서라고 할 수 있다. `헐리우드 키드´의 죽음이 단순히 영화를 베꼈다는 자책 때문이 아니라 백인 우월의 인종주의를 따랐다는 자괴감 탓이었음을 실감 나게 풀어 보인다. 저자 다이어가 영화를 보는 시각은 그저 오락거리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인식이 재구성되는 문화적 장르다. `우리가 세계를 바라보고 지각하는 방식은 식민주의 및 제국주의 문화가 남겨 놓은 기호학적이고 물질적인 흔적´이라는 영국 역사학자 폴 길로이의 지론과 맞닿아 있다. 재현의 장르인 영화는 `백인 헤게모니´가 형성되고 재생산되는 기제라는 것이다. 그래서 영화 `나우 유 시 잇´의 교훈처럼 시계를 싼 껍질을 벗겨 가듯이 시선을 탈중심화하고 방향을 바꿔 다르게 보는 법을 배우라고 주장한다.책의 큰 특징은 고전문학과 대중음악, 르네상스 회화, 20세기의 사진술, 1950년대 이탈리아 영화부터 할리우드 SF영화까지 서구 대중문화를 아우르며 기독교, 인종, 식민주의 맥락에서 더듬어 가는 `백인성´ 찾기다. 백인 얼굴을 표준으로 삼아 발전한 사진술, 할리우드 영화에서 백인 스타를 비추는 조명 관습, 기독교적 분위기에 맞춘 빛의 사용이 대표적인 흔적이다. 특히 할리우드 영화들은 백인의 피부를 아름답게 조명하면서 백인 남성을 인류의 주인공으로 만들고 백인 여성에게는 그 숭고함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부여한다. 결국 백인성은 백인의 인종주의적 우월성의 근거로 작동해 모든 유색인을 개인성을 확립하지 못한 미개하고 이해할 수 없고 비이성적인 집단으로 타자화하는 인종차별적 태도를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백인성의 권력이 사실상 모든 서구 문화의 기저에 관행으로 스며들어 있음을 드러내는 과정을 좇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금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한류와 한국 사회의 얼굴이 포개진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230만명을 넘어선 한국은 과연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어두운 피부색의 외국인에게 우호적인가. 옮긴이는 이 대목에서 “한국 사회는 결코 인종주의나 피부색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으며 우리의 시선 속에서 또 다른 백인성이 작동한다”고 꼬집고 있다. 홍석경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도 책머리에 남긴 글을 통해 “세계 속 문화 수출국이 되어 새로운 미의 위계를 형성하는 여러 산업적, 문화적 실천을 전파하는 입장에서 이미 인종주의는 우리의 문제이고 한국의 미백과 뷰티 실천은 이 문제의 한가운데에 있다”고 지적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홍걸, 김여정 경고에 “협박보다 ‘숨은 메시지’ 봐야”

    김홍걸, 김여정 경고에 “협박보다 ‘숨은 메시지’ 봐야”

    “자존심 때문에 노골적으로 교류 제안 못 해”“우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숨은 메시지 주목”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성명에 대해 “우리 측에게 성의를 보여주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신호”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최측근인 김 부부장이 과연 대북 전단 정도의 작은 일 때문에 직접 나섰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지금 북측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로 어렵던 나라 사정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자존심과 체면을 지켜야 하기에 노골적으로 남측에 교류 재개를 제안할 수도 없다”고 전망했다. 김 위원은 “북측의 말은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다는 협박보다, 그 반대의 경우 우호적인 태도로 바뀔 수 있다는 숨은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 아들인 김 의원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을 겸임하고 있다. 한편 김 제1부부장은 이날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표하며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금강산 관광 폐지에 이어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북남(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전했다. 그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삐라 살포 등 모든 적대행위를 금지하기로 한 판문점 선언과 군사합의서 조항을 모른다고 할 수 없을 것”이라며 “6·15(남북공동선언) 20돌을 맞는 마당에 이런 행위가 ‘개인의 자유’, ‘표현의 자유’로 방치된다면 남조선은 머지않아 최악의 국면까지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선의와 적의는 융합될 수 없으며 화합과 대결은 양립될 수 없다”며 “기대가 절망으로, 희망이 물거품으로 바뀌는 세상을 한두 번만 보지 않았을 테니 최악의 사태를 마주 하고 싶지 않다면 제 할 일을 똑바로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재용, 기소 위기감에 ‘시민 판단’ 배수진… 檢 “일정대로 수사”

    이재용, 기소 위기감에 ‘시민 판단’ 배수진… 檢 “일정대로 수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의 기소를 피할 최후의 수단으로 ‘시민의 판단’을 택했다. 3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불기소 여부에 대해 심의해 달라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지난달 26일, 29일 3년 만에 검찰 수사를 받은 이 부회장이 검찰의 기소,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지자 ‘여론’에 운명을 맡기는 반격 카드를 꺼낸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2016년 말부터 이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 소환, 압수수색이 이어지며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사안을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삼성 측은 그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당하게 정해진 것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도 관련 기관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이어 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재계에서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며 삼성에 대한 동정론과 옹호론이 확산된 상황이라 이 부회장의 이번 전략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 등으로 삼성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 삼성이 여론의 힘을 얻으려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는 강제력은 없으나 검찰에서 받아들여진 사례가 여럿 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2018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소방서장, 지휘조사팀장 등의 부실 대응 혐의에 대해 불기소를, 같은 해 기아차 노조간부 고소 사건에서 불법파업 혐의로 입건된 노조 간부들에 대해 기소 유예를 각각 권고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는 “검사도 중대한 인물의 기소·불기소 문제 결정은 심적으로 부담이 큰데 수사심의위원회 판단이 논거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강제력이 없어도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검찰은 이 부회장 측의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요청이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일정대로 수사를 이어 간다는 방침이다. 검찰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수사심의위 카드를 꺼내 든 것은 그만큼 기소 위기감이 고조됐다는 방증으로 보고 있다. 내부에선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기소 판단을 검찰에만 맡기기보다 외부 의견을 구하는 것이 더 승산이 있다는 삼성 측의 계산이 깔린 듯하지만 기소할 만한 증거는 많다는 이야기다. 우선 이 부회장이 요구한 수사심의위 개회 여부도 불투명하다. 수사심의위 소집에 앞서 관할 검찰청 검찰시민위원회의 1차 판단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피의자 등 사건 관계인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면 무작위 선발을 통해 구성된 15명의 검찰시민위원이 이 부회장 측 주장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과반 찬성 의견이 나와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로 넘겨진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심의위) 부의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수사는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수사심의위로 안건이 넘어가면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결정은 심의가 끝날 때까지 미뤄진다. 이 때문에 검찰에서는 이 부회장 측이 기소 지연 전략을 통해 우선 시간을 확보한 뒤 여론전을 통해 기소 국면을 전환해 보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민간 법률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사심의위가 열리더라도 이 부회장에게 마냥 유리한 것은 아니다. 수사심의위가 열리면 검찰은 오랜 수사를 통해 수집한 증거 등을 가지고 삼성 측의 불법 합병과 회계 부정을 설명하게 되고, 수사심의위는 검찰의 수사 지속 필요성과 기소·불기소 여부에 대한 의견을 낸다. 수사심의위가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결정을 내리더라도 검찰은 기소를 강행할 수 있다. 애초 심의위 의견은 검찰총장과 주임검사가 “존중해야 한다”는 권고사항일 뿐 수사와 기소는 독립된 검사 고유의 권한이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의 승부수를 향한 첫 관문인 시민위는 이르면 다음 주중 열릴 예정이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이재용, ‘시민 여론’에 운명 맡겼다

    이재용, ‘시민 여론’에 운명 맡겼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검찰의 기소를 피할 최후의 수단으로 ‘시민의 판단’을 택했다.  3일 법조계와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검에 기소·불기소 여부에 대해 심의해 달라며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 소집 신청서를 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경영권 승계 의혹으로 지난달 26일, 29일 3년 만에 검찰 수사를 받은 이 부회장이 검찰의 기소,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커지자 ‘여론’에 운명을 맡기는 반격 카드를 꺼낸 것이다.  삼성 관계자는 “2016년 말부터 이 부회장을 비롯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 소환, 압수수색이 이어지며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객관적이고 상식적인 일반 국민들의 시각에서 사안을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심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대기업 총수 가운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를 요청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삼성 측은 그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비율은 자본시장법에 따라 정당하게 정해진 것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건도 관련 기관의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이뤄진 것인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이어 오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재계과 법조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실적 악화, 반도체를 둘러싼 미중 무역 갈등 심화 등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며 삼성에 대한 동정론과 옹호론이 확산된 상황이라 이 부회장의 이번 전략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태훈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악화 등으로 삼성에 대한 대중의 시선이 우호적으로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 삼성이 여론의 힘을 얻으려면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수사심의위원회 판단에 공정성이 우려되는 만큼 검찰이 충실히 자료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수사심의위원회 권고는 강제력은 없으나 검찰에서 받아들여진 사례가 여럿 있다. 수사심의위원회는 2018년 제천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소방서장, 지휘조사팀장 등의 부실 대응 혐의에 대해 불기소를, 같은 해 기아차 노조간부 고소 사건에서 불법파업 혐의로 입건된 노조 간부들에 대해 기소 유예를 각각 권고했다. 전삼현 숭실대 법대 교수는 “검사도 중대한 인물의 기소·불기소 문제 결정은 심적으로 부담이 큰데 수사심의위원회 판단이 논거를 만들어 주기 때문에 강제력이 없어도 대체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라고 했다.  지난달 6일 대국민 사과 이후 한 달간 숨가빴던 이 부회장의 대내외 행보에 대해 재계에서는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양형 줄이기, 검찰 기소 피하기 등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려는 절박한 몸부림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17일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을 점검하기 위해 글로벌 경영인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찾았고 지난달 21일과 지난 1일에는 연이어 18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달 29일에는 1년간 고공농성 중이던 김용희씨와 명예복직에 합의하며 경영 활동뿐 아니라 대국민 사과 후속 조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음을 강조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지금 이 시점에, 시진핑에겐 없고 리커창에겐 있는 것

    지금 이 시점에, 시진핑에겐 없고 리커창에겐 있는 것

    덩샤오핑의 ‘두 번째 100년 계획’ 길목코로나 여파로 성장률 제동 걸렸지만시 주석 “샤오캉사회 완성” 소리낼 듯리 총리 “6억명 월소득 고작 17만원”신냉전 속 현실자각… 솔직한 ‘자기반성’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가 코로나19 확산으로 두 달 넘게 연기돼 지난달 21~28일 열렸다. 양회는 가장 중요한 법률과 정책을 결정하는 자리다. 중국 정부의 한 해 청사진을 확인할 수 있어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본다. 올해는 중국이 공산당 창당 100주년(2021년)을 앞둔 13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2016~2020년)의 마지막 해이자 ‘전면적 샤오캉사회’(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사회) 달성을 약속한 시기다. 예년 같으면 양회에서 정부의 성과를 자축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홍보했지만 올해는 감염병 비상 사태를 강조하며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한 주민 불만 잠재우기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2020년 양회를 결산하며 중국의 전망과 과제를 살펴봤다. 1일 신화망 등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매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가 함께 열린다. 이 둘을 합쳐서 양회라고 부른다. 이 가운데 전인대는 중국 헌법상 최고 국가권력기관으로 우리나라의 국회와 비슷하다. 1954년 9월 처음 열렸다. 인민대표는 22개 성과 5개 자치구, 4개 직할시, 홍콩·마카오 특별행정구, 인민해방군 등에서 선출하며 3000명을 넘지 않는다. 정협은 중국 공산당의 정책 자문기구로 1949년 9월 출범했다. 공산당과 소수정당, 인민단체, 문화계·경제계 등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위원 2000여명으로 이뤄져 있다. 실권은 없지만 중국이 명목상이나마 다당제 국가라는 점을 알리고 신중국(사회주의 중국) 건립 때 생겨난 사회통합 정신을 이어 가려는 취지다. 전인대 대표와 정협 위원의 임기는 5년이다. 공산당이 5년에 한 번씩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열어 최고지도부를 선출하면 이듬해 3월 전인대도 이에 맞춰 새로 임기를 시작한다. 전인대와 정협은 1959년부터 같은 시기에 개최됐다. 1985년부터는 3월에 열리는 것이 관례가 됐다. ●코로나 여파에 전면적 샤오캉사회 불투명 이번 양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중국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한 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은 양회에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한다. 이후 재정·통화 정책을 적절히 사용해 목표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한다. 지난해에는 GDP 성장률 목표를 6∼6.5% 구간으로 설정했고 실제로 6.1%를 달성했다. 하지만 올해는 바이러스 여파로 1분기 성장률이 -6.8%로 곤두박질쳤다.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달 22일 전인대 개막 업무보고에서 “세계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성장률을 예측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하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2%로 물가상승률(3.5% 안팎)을 밑돈다.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가 GDP 전망치를 밝히지 않은 것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를 공개해 주민 동요가 커지는 상황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중국에는 ‘개혁개방의 아버지’ 덩샤오핑(1904~1997)이 제시한 ‘두 개의 100년’ 목표가 있다. 공산당 창당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전면적 샤오캉사회’(중진국)를 실현하고 신중국 100년이 되는 2049년까지 ‘다퉁사회’(선진국)를 건설하는 것이다. 올해가 바로 ‘2개의 100년’ 가운데 첫 번째 목표인 전면적 샤오캉사회 실현의 마지막 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제시한 전면적 샤오캉사회의 기준은 2020년 GDP를 2010년의 두 배로 만드는 것인데, 이를 달성하려면 올해 중국은 최소 5.5%는 성장해야 한다.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거둔 터라 이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단순 수치로만 본다면 전면적 샤오캉사회 실현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이 미국과 함께 명실상부한 양대 강국(G2)으로 부상했고 1인당 GDP도 1만 달러(약 1225만원)로 올라서는 등 성과가 충분하다. 다른 지표들을 내세워 ‘전면적 샤오캉사회가 사실상 완성됐다’는 논리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시 주석은 이날 발간된 중국 공산당 이론지 ‘치우스’에 발표한 기고를 통해 “우리는 샤오캉사회를 전면적으로 건설하는 목표를 기본적으로 실현했다”고 선언했다. 다만 리 총리는 시 주석과 달리 양회 내내 중국의 미래를 두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달 28일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에서 (소득 하위) 6억명의 월수입은 고작 1000위안(약 17만원)밖에 안 된다. 이 돈으로는 어지간한 도시에서 집을 빌리고 세를 내는 것조차 버겁다”고 토로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최고지도자의 솔직한 ‘자기반성’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생산 활동 중단으로 빈곤층이 다시 늘었다”면서 “고용이 최대의 민생”이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예년 양회에서 ‘중국몽’이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성과 등을 설명하며 중국의 발전상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던 것과는 달라진 태도다. 감염병 사태로 인한 내부 불만과 국제사회에 부는 반중 정서 등을 감안한 ‘로키’(낮은 자세) 행보로 분석된다.●코로나로 인한 국제사회 반중정서 의식도 앞서 중국은 양회 개막 전인 지난 4월 중앙정치국 회의를 통해 ‘육보’라는 경기부양책을 제시했다. 주민 취업, 기본 민생, 기업 활동, 식량·에너지 안전, 산업공급망, 기초행정 업무 등 여섯 가지를 보장하겠다는 것이다. 감염병 확산으로 중국 경제가 마비되다시피 하자 대졸 취업자와 극빈층을 위한 ‘일자리 만들기’에 올인(다걸기)해 주민들의 살림살이부터 안정시키겠다는 취지다. 중국에서는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 대신 공산당은 경제성장과 소득 증대 등 가시적 결과물로 일당 독재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바이러스 사태로 전 세계가 1929년 대공황에 비견되는 위기를 맞게 된 지금이야말로 차별화된 성과를 보여 줘야 할 때다. 하지만 이번 양회 발표만 놓고 볼 때 중국 역시 아직까지는 ‘돈풀기’ 말고는 이렇다 할 묘수를 찾지 못한 상태다. ●美 봉쇄 기정사실화… ‘장기항전’ 돌입 의지 중국은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에 비교적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리 총리는 “양국 간 갈등과 이견이 발생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대하는가 하는 것”이라며 두 나라가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등을 줄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자존심을 중시하는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중국 때리기’가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시 주석이나 리 총리가 공식적으로 응전을 선언하면 미국과 사생결단을 치러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쉽게 말해 미국을 이기거나 아니면 미국에 장렬히 패배하고 지도부가 물러나야 한다. 리 총리가 미국을 직접 비난하지 않은 것은 아직 미국과의 정면 승부가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중국은 양회 마지막 날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홍콩을 반환받은 뒤 약속한 ‘고도의 자치권’을 제약하는 조치라는 지적을 받는다. 전인대 업무보고에서도 대만과의 ‘평화통일’과 ‘92공식’(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해석은 각자 알아서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언급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도) 홍콩과 대만을 넘어 남중국해, 인도 히말라야산맥 국경 지역 등 영유권 분쟁지에서까지 장악력을 키우고 있다”고 관측했다. 미국의 중국 봉쇄를 기정사실화하고 ‘장기항전’에 돌입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은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더 이상 미국의 지적재산을 도입하는 것이 어려워진 만큼 한국과 일본에 ‘시장을 내주고 기술을 받겠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주펑 중국 난징대 교수 인터뷰를 인용해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감정이 이토록 비우호적이었던 적은 없었다”면서 “중국이 단기 이익을 위해 과도하게 움직인다면 ‘처참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고 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설] 미중 다툼에 끼인 한국, 균형외교로 실익지켜야

    국방부와 주한미군이 어제와 그제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요격미사일 등 군 장비를 기습 반입, 한국과 중국 관계에서 외교적 ‘불똥’이 튈지 주목된다. 이번 장비 반입이 코로나 19국면과 맞물린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언제든 한국 외교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사드 장비 반입을 중국측에 사전 설명하고 중국도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어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사드에 단호히 반대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고 중국과 한국의 관계를 방해하지 말라”고 촉구해 한중관계에 파장이 미칠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확인하는 바로미터의 하나로 사드를 바라보는 미국은 전날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통과를 계기로 중국과의 대립각을 더 세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콩 보안법에 반대하는 미국은 자신의 편에 한국이 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최근 자국 주재 주요 동맹국·협력국의 외교단을 대상으로 홍콩보안법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설명했다. 한국 등 동맹국을 향한 지지를 요청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여기에다 미국은 반(反)중국 경제블록인 경제번영네트워크(EPN) 구상 참여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국 내 사드 배치에 강하게 반발했던 중국은 사드 문제를 국가적 안보와 결부 시켜 중요 현안으로 다루고 있다. 중국은 2016년 주한미군 사드 배치에 반발해 중국 내 한류 금지와 한국 여행상품 판매 중단으로 대표되는 한한령(限韓令)을 발동해 경제적으로 한국에 큰 피해를 줬다. 홍콩 보안법과 관련해서도 중국 정부는 전인대 개막 즈음엔 입법 내용을 한국 외교부와 공유했다고 한다. 싱하이밍 주한 대사는 지난 24일 관영 CCTV 인터뷰에서 한·중의 우호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한국 측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것으로 믿는다”고 발언했다. 우리로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 외교를 펼칠 수 밖에 없다. 안보 동맹인 미국, 경제에서 제1 교역대상국인 중국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안미경중(安美經中)’이 우리의 외교 원칙임을 상대국에 설득시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과도한 패권 싸움은 견제하고, 동맹·우호의 호혜 정신을 벗어난 주권·국익 침해가 있다면 목소리를 내는 데도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 교통사고 당할 뻔한 고슴도치를 구한 까마귀…진실은? (영상)

    교통사고 당할 뻔한 고슴도치를 구한 까마귀…진실은? (영상)

    고슴도치를 구하려 했던 걸까 아니면 잡아먹으려고 했던 걸까. 북유럽 국가에서 촬영된 영상 하나에 세계 각국에서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단 영국 데일리메일과 인도 인디아투데이 등은 길 한복판에 멈춰선 고슴도치가 까마귀 덕에 목숨을 구했다고 전했다. 20일(현지시간) 라트비아 오그레 지역을 지나던 운전자가 차도에 웅크린 고슴도치 한 마리를 발견했다. 고슴도치를 밟고 지나칠 수도 없는 노릇이었기에 난감했던 그때 어디선가 까마귀 한 마리가 날아왔다.까마귀는 마치 '움직여!'라고 말하듯 몸을 말고 있는 고슴도치를 부리로 쪼아댔다. 그러자 꿈쩍도 하지 않던 고슴도치가 쪼르르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몇 차례 까마귀가 부리로 쪼아댄 덕에 고슴도치는 도로 옆 수풀로 무사히 몸을 피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운전자는 “나는 방금 새 한 마리가 ‘길을 건너야 죽지 않는다’고 고슴도치를 쪼아대는 걸 봤다”며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 하지만 영상을 본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의견을 내놨다. 한 사람은 “까마귀가 뭔가 불길한 계획을 세우고 있었던 게 아닐까”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까마귀가 고슴도치를 잡아먹기 위해 수를 쓴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사람도 “까마귀가 고슴도치를 구했다는 건 당신 생각일 뿐”이라면서 “까마귀는 다른 새의 새끼도 잡아먹는다”고 거들었다.까마귀의 선의를 곡해하지 말라는 의견도 있었다. 루베르튀르라는 이름의 누리꾼은 “까마귀 지능은 매우 높다. 고슴도치를 죽이는 데 시간을 낭비할 만큼 멍청하지 않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까마귀는 그저 고슴도치를 살리려 했을 뿐”이라고 옹호했다. 이에 대해 동물단체 ‘펫 헬프풀’ 관계자는 까마귀가 고슴도치와 장난을 치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2010년부터 동네 까마귀를 관찰했는데, 까마귀들은 일단 천적이 아니라는 것만 파악되면 고양이나 개와도 쉽게 친해졌다”고 밝혔다. 까마귀가 매우 영리하며 다른 동물과 우호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고양이나 강아지를 놀려먹거나 독수리 등 맹금류를 살살 약 올리는 까마귀의 모습은 자주 눈에 띈다.학계 전문가들은 앵무새와 까마귀가 인간과 영장류, 고래류를 제외한 동물 중 가장 지능이 높다고 여긴다. 특히 뉴칼레도니아까마귀는 야생에서 식물이나 나뭇가지를 도구로 사용해 먹이를 잡는다고 말한다. ‘베티’라는 이름의 뉴칼레도니아까마귀가 부리가 닿지 않는 깊은 관 속에 잠긴 먹이를 꺼내기 위해 철사를 구부려 갈고리 모양으로 만든 연구 사례는 유명하다. 심지어 까마귀 지능이 7살 어린이와 비슷하다는 주장도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中 반감 커진 EU, 미중 사이 ‘등거리 외교’ 균열

    中 반감 커진 EU, 미중 사이 ‘등거리 외교’ 균열

    코로나·홍콩보안법 두고 대중외교 고심가디언 “미중, 둘중 하나 선택 압력 커져” 반중노선은 미국만 파트너로 남아 우려 팬데믹 이후 시진핑 국제적 역량에 의문 獨·英, 5G사업에 화웨이 배제 움직임 伊 등 친중국가 얽혀 대립각 세우기 곤란 코로나19 사태와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논란 등 중국발(發) 이슈가 잇따르며 대중외교 노선을 둘러싼 유럽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중국에 독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커지고 있지만, 자칫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중 노선에 편승하는 듯한 모습이 될 수 있는 등 균형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가디언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를 전환점으로 (미중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력이 커지고 있다”며 “유럽은 다른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중국에 대해서는 보다 강력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의 발언을 보도했다. EU의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보렐 고위대표는 최근 잇따른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대중국 관계의 변화를 주장해 왔다. 유럽은 그동안 중국과의 경제·외교 관계를 의식해 직접적인 비판을 자제해 왔다. 중국 역시 중·동유럽 국가들이 참여하는 ‘17+1’ 정상회의를 만드는 등 자국 주도로 전 세계 경제벨트를 구축하는 ‘일대일로’에 유럽을 끌어들이는 데 적극적이었다. 가디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지나친 반중노선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중국과 멀어질 경우 트럼프가 EU의 유일한 주요 파트너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유럽이 중국에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홍콩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 시위를 비롯해 일련의 사태들을 거치며 중국을 향한 유럽의 인내심도 조금씩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대중국 관계의 ‘게임체인저’가 됐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드러난 중국의 폐쇄성 문제는 시진핑의 중국이 국제사회의 리더이자 동반자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키웠기 때문이다. 자국 내 5G(5세대)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의 화웨이 참여를 배제하려는 독일과 영국 등의 최근 움직임은 이 같은 변화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다. 보렐 고위대표는 “그동안 EU와 중국의 관계가 신뢰와 투명성, 상호주의에 기반을 둔 것은 아니었다”고 지적하며 관계 재설정을 주문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유럽이 미국의 뒤를 이어 중국과 전면적으로 대립각을 세우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이 독일보다도 높은 이탈리아처럼 ‘친중색’이 짙은 국가가 있는 등 회원국마다 이해관계가 다른 점도 변수로 지적된다. 독일 저널리스트 프랭스 시에렌은 “EU 지도자들도 이제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에 대해 얘기하지만, 그와 동시에 세계경제에서 중국의 중요성도 알고 있기에 (그들과의) 협력도 강조한다. 트럼프의 세계보건기구(WHO) 비판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말을 아끼기도 했다”면서 “EU는 미국을 따라 중국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시론] 기업이 모래주머니까지 달고 뛰진 말아야/신성환 한국금융학회장·홍익대 경영학 교수

    [시론] 기업이 모래주머니까지 달고 뛰진 말아야/신성환 한국금융학회장·홍익대 경영학 교수

    코로나19가 실물 경제에 준 충격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올 1분기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0조원가량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9조원(31.2%)이나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소폭 증가한 삼성전자를 뺀 나머지 기업들의 영업이익 하락률은 41%에 달한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본격화된 2분기 실적은 1분기에 비해 더 악화될 게 분명하다.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몰렸다. 상장기업들도 이렇게 어려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상황이 어떨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 정부의 전향적인 유동성 공급 대책 덕분에 실물 경제의 충격이 금융시장으로 번지지는 않았다. 급락했던 주가는 최저점에서 30% 이상 올랐다. 신용 경계감으로 상승세에 있던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 차이)는 이달 들어 다시 하락했다. 단기시장금리도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며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수그러든 모습이다. 이 과정에서 250조원이 넘는 자금이 민간에 공급됐다. 이 중에서 무상 지원금은 30조원 남짓이고 나머지는 기업이나 소상공인이 앞으로 갚아 나가야 하는 보증이나 대출 형태로 지원됐다. 문제는 코로나19 이후다. 이 자금을 지원받았다고 해서 기업과 소상공인이 코로나19 충격으로 입은 손실까지 보전되진 않는다. 기업들은 손실만큼 자기자본이 줄었을 것이고, 소상공인들은 여유 자금을 써 버렸거나 추가 대출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지금은 이들이 살아남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겠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이 자금을 갚아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이들의 체력은 코로나19 충격으로 입은 손실로 이미 약해질 대로 약해진 상태다.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세계경제와 미중의 신냉전, 탈세계화 등 우리 기업이 처한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지 못하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이다. 굳이 비유하자면 질척거리는 진흙탕을 허약해진 다리에 모래주머니까지 달고 걸어야 하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이들이 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이들이 쓰러지면 우리 경제는 다시 파국으로 치닫고 정부도 지원한 자금을 회수하기 어렵다. 정부의 지원 대책은 코로나19 이후의 상황까지도 고려해 세부적인 사항들까지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첫째, 지원을 받은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뛰게 만들지 말아야 한다. 이들이 기존의 체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한다는 말이다. 대출이나 보증의 만기 시점을 최대한 길게 해 줘야 한다. 이번 위기가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닌 천재지변 때문인 만큼 경제가 충분히 회복됐다는 판단이 서기 전까지는 정부가 지원금 회수에 조급해하면 안 된다. 구조조정 등 기업의 체질 개선에 대한 요구도 최대한 긴 호흡으로 하는 게 필요하다. 둘째, 모래주머니를 최대한 가볍게 만들어 줘야 한다. 기업 지원금의 일부라도 대출이 아닌 우선주와 같은 이익공유 증권 형태로 지원하는 게 바람직하다. 기업 입장에서 대출은 다리에 차고 가야 할 모래주머니이지만 주식은 다리의 힘을 강화해 주는 근육이다. 정부 입장에서도 어려운 기업에 자금을 지원할 때는 추가 이익 가능성이 있는 우선주 형태로 지원하는 방법이 세금을 절약하는 길이다. 셋째, 수출 기업은 특별히 더 배려해 줘야 한다. 인구 구조의 변화에 따른 연금이나 건강보험 재정 전망, 복지정책에 대한 국민적 요구 등을 고려할 때 국가채무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 분명하다. 늘어나는 국가채무를 버텨 줄 수 있는 힘은 우리 경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다. 이는 우리나라가 보유하게 될 기축통화자산의 규모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대외순채권 규모를 늘려 가지 못하면 증가하는 국가채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로 인해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수입 기업은 쉽게 대체될 수 있지만 수출 기업은 그렇지 못하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 경제에서 외화를 확보해 주는 수출 기업들이 이번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허망하게 무너지는 일은 정부가 최대한 막아 줘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뒤에도 국내외 경제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비 올 때 우산을 뺏지 말라’고 은행에만 요구할 게 아니다. 정부가 먼저 나서서 비가 갤 때까지 우리 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위해 계속 우산을 받쳐 줘야 한다.
  • [속보] ‘나눔의 집’ 직원들 “제보자 몰아내려 혈안”

    [속보] ‘나눔의 집’ 직원들 “제보자 몰아내려 혈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의 후원금 운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인 측이 제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더 심화하고 있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하게 진위를 확인하고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했지만, 약속과 달리 공익제보자들을 몰아내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법인 측이 공익제보자 가운데 한 명인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70억원이 넘는 후원금 계좌의 관리 권한을 지난달 말 새롭게 법인이 채용한 직원에게 넘기라고 종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인 상임이사가 지난 22일 직접 찾아와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업무를 넘기라. 이는 광주시의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 같은 지시가 광주시의 감사 결과에 포함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법인 측이 우호적인 영양사와 요양보호사를 동원해 공익제보자들이 할머니들과 대화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공익제보자들이 접근하는 것을 물리력을 행사해 막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나눔의 집 시설장인 안신권 소장은 “광주시가 지난달 2∼3일 나눔의 집에 대해 실시한 지도검검 등에서 ‘법인’과 ‘시설’의 회계 업무를 분리하라고 지적해 이를 위해 법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한명 보강했다”며 “(공익제보자인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업무를 공유하라고 했지 업무에서 손을 떼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나눔의 집, ‘후원금 의혹’ 제보자 몰아내려 혈안이다”

    “나눔의 집, ‘후원금 의혹’ 제보자 몰아내려 혈안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경기 광주시)’의 후원금 운용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인 측이 제보자를 업무에서 배제하려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등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더 심화하고 있다. 김대월 학예실장 등 직원 7명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나눔의 집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조계종 나눔의 집’이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하게 진위를 확인하고 상응한 조처를 하겠다고 했지만, 약속과 달리 공익제보자들을 몰아내고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직원들은 “법인 측이 지난달 말 채용한 공익제보자 가운데 한 명인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70억원이 넘는 후원금 계좌의 관리 권한을 지난달 말 새롭게 법인이 채용한 직원에게 넘기라고 종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법인 상임이사가 지난 22일 직접 찾아와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업무를 넘기라. 이는 광주시의 감사 결과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면서 “이 같은 지시가 광주시의 감사 결과에 포함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법인 측이 우호적인 영양사와 요양보호사를 동원해 공익제보자들이 할머니들과 대화하는 것을 막고 있으며 공익제보자들이 접근하는 것을 물리력을 행사해 막고 있다”고도 전했다. 이에 나눔의 집 시설장인 안신권 소장은 “광주시가 지난달 2∼3일 나눔의 집에 대해 실시한 지도검검 등에서 ‘법인’과 ‘시설’의 회계 업무를 분리하라고 지적해 이를 위해 법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한명 보강했다”며 “(공익제보자인 법인회계 담당 직원에게) 업무를 공유하라고 했지 업무에서 손을 떼라고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직원들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엄정하고 불편부당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진상을 규명하는 과정에서 문제를 제보한 직원들에게 어떠한 불이익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나눔의 집 법인의 법률대리인인 양태정 변호사는 보도자료를 내 “나눔의 집은 올해 초부터 제기된 부당 운영 의혹들에 대해 객관적인 진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지난 3월 스스로 광주시에 감사를 요청했다”며 “내부고발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고 협력할 것이며 후원금 운용 등 미흡한 부분을 개선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제주4·3특별법 개정안 다시 추진,추가 진상조사 포함

    제주4·3특별법 개정안 다시 추진,추가 진상조사 포함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생존 희생자와 유족 배·보상안에 더해 추가 진상조사 추진 등을 담아 다시 발의될 전망이다. 국회 오영훈 의원(제주시을)은 21일 “비록 20대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배·보상뿐만 아니라 추가 진상조사,불법 군사재판 무효화,호적정리 간소화 등의 내용을 담아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해 통과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군사재판은 제주4·3 당시 다수가 적법한 절차의 재판을 거치지 않고 형무소로 끌려가 수형 피해를 본 사례다. 지난해 1월 법원은 제주4·3 당시 재심을 청구한 수형 피해자에 대해 사실상 무죄이며 공소가 적법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공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오 의원은 2017년 12월 생존 희생자와 유족 배·보상안과 불법 군사재판 무효화 등의 내용을 담은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제주4·3특별법 개정안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개정안의 핵심인 배·보상 및 지원 방안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20일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이후 자동 폐기됐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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