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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안보위협 직면한 폴란드… 믿을 건 ‘자주국방’ 판단 군비 증강[2022 쟁점 분석]

    러 안보위협 직면한 폴란드… 믿을 건 ‘자주국방’ 판단 군비 증강[2022 쟁점 분석]

    지난달 27일 폴란드는 20조원에 이르는 무기 도입 기본계약을 대한민국의 방위사업체들과 체결하였다. 구체적인 규모나 가격 등에서는 조정이 있겠지만 K2 전차 100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전투기 48기라는 규모는 보기 드문 초대형 계약이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해 자국이 보유한 다수의 전차, 자주포 등 중화기를 지원하고 있다. 단기간에 대량의 무기를 반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군 전력 위축을 메우기 위해 외부로부터 무기를 도입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폴란드가 도입하고자 하는 규모는 이를 훨씬 뛰어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무기 도입 계약은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3800만명의 인구, 1만 5000달러 수준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고려해 보면 폴란드의 무기 도입 규모는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대폭적인 군비 증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그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 한국 방산업체와 20조 무기 도입 계약 폴란드의 군비 증강은 러시아로부터의 안보 위협이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동쪽으로 우크라이나와 더불어 러시아와 긴밀한 협력관계에 있는 벨라루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다. 러시아의 월경지인 칼리닌그라드는 폴란드 북쪽 국경에 위치하고 있다. 만약 러시아가 고립되어 있는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를 연결하겠다고 나설 경우 폴란드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직면하게 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본토와 연결하고자 했던 것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 가운데 하나였음을 고려해 보면 폴란드의 두려움은 다르게 다가온다. 폴란드 국민들은 만약 우크라이나가 무너진다면 다음 러시아의 목표는 자신들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폴란드 국민 94%는 러시아를 자국에 대한 주요 위협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이는 2018년 65%에서 대폭 증가한 것이다. 최근 폴란드 정치권이 방위역량 강화를 위해 총기 규제 완화, 학교 교과과정에서 군사 전술이론 및 실습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는 데는 이러한 불안감이 작용하고 있다. 폴란드가 이웃한 독일 등 유럽국가가 아닌 머나먼 아시아의 대한민국과 협력하여 대규모 군비 증강에 나선 데도 복잡한 사정이 있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까지 유럽연합(EU)과 긴장 관계에 있었다. 현 폴란드 집권 여당인 법과정의당(PiS)이 자국의 이익과 주권을 우선시하면서 독일을 비롯한 EU 주류 국가들과의 대립을 불사해 왔기 때문이다. 우파 포퓰리즘 성향의 법과정의당이 2015년 집권한 이래 폴란드 정부의 정책은 인권 침해, 사법부 독립 약화, 언론 탄압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되어 왔다. 폴란드의 정책은 다양성 및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EU의 민주적 가치와 충돌하면서 심각한 충돌을 빚어 왔으며, 일각에서는 EU 탈퇴 가능성까지 거론되기도 하였다. EU는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원국에 지원하는 지원금 가운데 폴란드 몫인 360억 유로의 지원금 지급을 유보시키고 있었다. EU와의 대립과 더불어 폴란드는 이웃국가이자 유럽 최대 경제세력인 독일과도 껄끄러운 관계가 형성되었다. 독일이 러시아의 가스와 원자재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러시아에 대해 유화적으로 대하면서 동유럽 동맹국의 이익을 무시하고 있다는 불만이었다. 폴란드는 독일에 대해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팽창주의적 성향이 강화되고 있다고 경고해 왔으며,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이 가져올 유럽 차원의 전략적 취약성에 대해서도 경고해 왔다. 하지만 독일은 폴란드의 이런 우려와 불안감에 대해 귀 기울이지 않았으며, 폴란드의 요청으로 추진하고 있던 폴란드군의 레오파드2 전차 개량사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폴란드는 옛 소련 붕괴 이후 EU 국가들과의 경제적 협력과 별도로 안보적 차원에서는 미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미국의 이라크 전쟁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기 폴란드와 미국의 관계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은 폴란드에 대해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국가로 간주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변화함에 따라 폴란드는 EU 및 미국 등 주요국 모두로부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었다. ● 전쟁 시 외부 지원 전적 의존 위험 우려 주요국과의 갈등과 불편한 관계로 위축되던 폴란드의 위상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순간에 바뀌게 되었다. 전쟁 발발 이후 30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피난민을 수용함으로써 인권 침해를 둘러싼 논란을 잠재웠으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군사지원을 수행함으로써 러시아에 맞서는 서방의 방패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폴란드로서는 외부 침략이 있을 경우, 회원국이 공동 대응한다는 나토 헌장 제5장을 통해 안전보장을 받고 있지만 이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다. 자체적인 시뮬레이션 결과 전쟁 발발 시 외부 지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하였던 것이다. 참전을 둘러싼 국가 간 갈등으로 인한 지원의 지연뿐만 아니라, 냉전 이후 축소된 미국과 유럽의 군사력과 방위산업의 한계로 인해 대량의 무기 및 탄약 등을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쉽지 않다는 것을 파악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 폴란드로서는 러시아의 침공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무기를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자국의 군사적 역량과 방위산업 생산력을 높여 자체적인 대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하지만 자체적인 역량의 한계는 명확했기 때문에 해외협력을 모색할 수밖에 없었다. 단기적으로는 대량의 무기를 공급할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폴란드가 원하는 방위산업에 대한 기술적 협력이 가능한 나라로 대한민국이 떠오른 것이다. 냉전 종식 이후에도 전차, 자주포 등 중후장대형 무기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던 우리의 안보상황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하게 되었던 것이다. 통념과 달리 폴란드는 유럽 내 나토 회원국 가운데 높은 수준의 국방비를 지출해 오던 국가였으며, 최대 규모의 기갑전력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폴란드는 현재의 GDP 대비 2.2% 수준의 국방비 지출을 2026년까지 2.5% 수준으로 높이며, 향후 최대 5%까지 확대하여 2035년까지 5240억 즈워티(한화 약 152조원)를 군 현대화와 전력증강에 투입할 예정이다. 폴란드는 이런 국방비 투자를 통해 자국의 안정보장 강화 및 방위산업을 육성하고, 한국과의 협력을 토대로 미래형 무기 개발을 통한 무기수출 확대도 염두에 두고 있다. ● 우리 방산 경쟁력·우수성 인정 계기 우리로서는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우리나라 방위산업의 경쟁력과 무기의 우수성을 인증받는 계기가 되었다. 향후 더 많은 국가에도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냉전 이후 군축의 흐름을 거스르면서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전면전에 대비한 중후장대형 무기체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던 것이 뜻하지 않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하지만 이러한 대규모 계약은 세계가 본격적인 갈등과 대립의 시기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알려 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무기 수출 그 자체에 매몰되기보다는 좀더 복잡해지는 국제관계 속에서 우리의 입장은 무엇이며,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더 많은 과제와 직면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반도와 주변지역을 넘어서는, 지구적 차원에서의 국제적 시각과 관점이 요구되는 상황이지만 우리의 인식은 여전히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최준영 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 북러 “내정 간섭” 서구 “공격 안돼”

    북러 “내정 간섭” 서구 “공격 안돼”

    대만을 둘러싸고 미중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반미연대가 한층 강해지고 있다. 북한과 러시아,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국가들이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도발로 간주하고 중국에 힘을 싣는 것이다. 미국에 우호적인 서방 국가 역시 단일대오를 갖추면서 미중 갈등을 기점으로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 반미 이란도 ‘하나의 중국’ 공개 지지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이 대만 땅을 밟자 러시아는 2일(현지시간) 즉각 비판하고 나섰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순전한 도발”이라며 “우리는 중국과 단결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도 중국을 지지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 파렴치한 내정간섭 행위”라며 중국 입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란 역시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며 힘을 보탰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전화통화에서 이란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대외정책의 일환으로 삼을 거라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반중 서방 “우리도 대만 가겠다” 공세 미국에 우호적인 서방 지도자들도 중국을 향해 단일대오를 갖추고 있다. 아날레나 베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중국을 향해 “큰 나라가 국제법을 위반해 가며 작은 나라를 공격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날을 세웠고, 톰 투겐다트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대만 방문을 밝힌 상태다. 가브리엘리우스 란즈베르기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도 “자유와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다른 서방 인사들도 곧 대만으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은 환영과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대만 연합신문망이 웹사이트 방문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펠로시 의장의 방문이 ‘대만해협을 불안정하게 할 것’이라는 응답이 63%로 ‘장점이 단점보다 많다’는 응답(35%)보다 많았다.
  • 미국의 ‘족집게 드론 암살’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가?

    미국의 ‘족집게 드론 암살’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가?

    곰곰이 생각하면 참 무섭고 끔찍한 일이다. 인류의 가치에 반하는 테러를 저지른 흉악한 이라도, 러시아와 북한, 중국의 지도자가 세계평화를 위협하더라도 몰래 다른 나라의 영토에 무인항공기나 드론을 들여 보내 암살하는 행동은 얼마나 정당할 수 있는가? 국제법으로 이런 공격은 얼마만큼 용인되고 옹호될 수 있는가 의문이 지워지지 않는다. 마냥 박수만 보낼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테러리스트나 전체주의 지도자를 비호하거나 할 생각은 꿈에도 없다는 사실을 밝혀둔다.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 해가 뜨고 한 시간쯤 지난 오전 6시 18분쯤의 일이다. 극렬 테러집단 알카에다의 지도자로 악명을 떨치고 미국 정부에 현상 수배된 아이만 알자와히리(71)는 여느 아침과 다를 것 없이 자택의 발코니로 걸어 나왔다. 이집트 지하디스트로 잔뼈가 굵고 2001년 9·11 테러 공동기획자로 테러리스트들을 조직해 공격을 실행하도록 지휘한 그가 매일 아침 예배를 드린 뒤 버릇처럼 하는 행동이 발코니로 나와 바깥 공기를 쐬는 것이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두 발의 미사일이 날아와 그를 해쳤다. 집안에 있던 아내와 딸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다. 3일 영국 BBC는 어떻게 발코니에만 타격이 집중되는 놀라운 일이 가능했는지 살펴봐 눈길을 끈다. 미국은 과거 여러 차례 무고한 민간인들을 해치는 오폭으로 비난을 듣기 일쑤였다. 미군이 사용한 미사일은 드론에서 발사된 공대지 미사일 헬파이어였다. 이 미사일은 헬리콥터, 지상의 차량, 선박 및 고정익 항공기를 포함한 다양한 플랫폼에서 발사될 수 있다. 미국은 2020년 초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장 카셈 솔레이마니를 죽이기 위해 헬파이어를 사용했고, 2015년 시리아에서 ‘지하드 존’으로 알려진 영국 출생의 이슬람국가(IS) 지하디스트를 역시 이것으로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헬파이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주된 이유 하나는 정확성이다. 이 무기를 운용하는 사람은 멀리는 미국 본토에서도 에어컨이 가동되는 통제실에 앉아 무인 드론에 달린 카메라 센서가 위성을 통해 피드백한 타깃을 생중계 동영상으로 시청하면서 화면 위의 ‘타겟팅 브래킷’으로 타깃을 “옭아매고” 레이저를 찍을 수 있다. 미사일이 발사되면 목표물을 맞출 때까지 레이저를 이용해 그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 드론을 운용하는 요원은 행동에 나서기 전에 민간인 사상자를 최대한 적게 만들기 위해 명확하고 순차적인 절차를 따르게 된다. 과거 미군이나 미 중앙정보국(CIA)이 암살 임무에 나설 때도 군 변호사에게 협의를 요청하는 절차가 포함돼 있다. 표적 살해 전문가이자 시러큐스대학 보안정책법률연구소를 설립한 윌리엄 뱅크스 교수는 공무원이 민간인 사망 위험과 목표물의 가치를 균형있게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알자와리히를 표적 제거한 것은 그 과정의 “모델 응용 프로그램처럼 들린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경우 다른 사람을 타격하지 않고 해를 끼치지 않을 수 있는 장소에서 그를 찾기 위해 매우 조심스럽고 면밀하게 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알자와리히를 성공적으로 제거한 무기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버전인 헬파이어 R9X으로 타깃에 명중하기 전에 여섯 개의 칼날을 펼치게 돼 있는데 실제로 이 모델이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방송은 밝혔다.2017년에 알카에다의 또다른 지도자이자 알자와히리의 부관 중 한 명이었던 아부 카이르 알 마스리가 시리아에서 R9X 헬파이어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미사일에 명중된 그의 차량 사진은 미사일이 지붕에 구멍을 뚫고 탑승자를 갈가리 찢어놓을 정도로 위력이 대단했지만 폭발이나 차량이 추가 파괴된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카불 공격을 시작하기 전에 미국이 오랫동안 꾸준히 정보를 수집해 공격의 정확성을 높였음은 물론이다. 미국 관리들은 발코니 습관과 같은 알자와히리의 “삶의 패턴”을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었다. 미국의 첩자들이 몇 달은 아니더라도 몇 주 동안 집을 지켜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CIA 고위직었던 마크 폴리머로풀로스는 BBC 인터뷰를 통해 공격을 감행하기 전에 지상의 첩자와 신호 정보를 포함한 다양한 정보 방법이 사용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미국의 무인 항공기나 항공기가 몇 주 또는 몇 달 동안 교대로 타깃의 위치를 모니터링했으며, 들리지도 않고 지상에서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 사람이 원하는 인물이란 것을 거의 확신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며, 민간인 사상자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부수적인 자유 환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폴리머로풀로스는 알카에다의 개별 인물들과 다른 테러리스트 표적들을 수십년 추적한 미국 정보기관의 경험으로부터 얻은 성과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이런 일에 탁월하다. 미국 정부가 20년 넘게 매우 잘해낸 것”이라면서 “그리고 그 일로 미국인들은 한결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준비가 늘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8월 29일 카불 공항 북쪽에 주차된 차량에 대한 드론 공습으로 10명의 무고한 인명이 희생됐다. 국방부 관계자는 “비극적인 실수”임을 인정했다. 몇년 동안 미국의 드론 공격을 추적해 온 민주주의방어재단의 선임연구원 빌 로지오는 알자와히리 제거는 미국 정부가 존재하지 않는 영토에서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이전의 암살보다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프간과 국경을 맞댄 파키스탄을 과거 무인기로 공격했을 때는 아프간에서 날린 것이었고, 시리아에 대한 공격은 미국에 우호적인 (쿠르드족이 장악한) 영토에서 수행된 것이었다. “(그곳에서는) 미국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훨씬 쉬웠다. 지상에 자산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은 훨씬 복잡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철군한 뒤 알카에다나 IS 같은 무장집단을 첫 번째로 공격한 것인데 흔한 일이 아니다.”로지오 연구원은 아프간에서 알카에다 표적을 비슷하게 공격하는 일이 다시 일어나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물이 부족하지 않다”면서“잠재적인 차기 지도자들이 그곳에 없다면 아프간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많다. 문제는 미국이 여전히 이것을 쉽게 할 능력을 갖고 있는지, 아니면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9·11 테러가 일어나기 3년 전에 탄자니아와 케냐 주재 미국 대사관 동시 테러를 알자와히리가 일으켜 알카에다의 존재감을 주지시킨 뒤 CIA는 지난해 미군 철군 이후 그가 카불에 돌아와 부촌의 한 자택에 숨어지내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백악관에 보고했다. 6월과 7월 고위 관리들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을 거듭 논의해, CIA 소속 드론과 헬파이어 미사일로 공격한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알자와히리 제거 작전이 불러온 정치적 파장에 신중했던 조 바이든 대통령도 지난달 25일 작전을 승인했다. 이렇게 24년 넘게 이어진 미국의 오랜 추적 끝에 알자와히리가 제거됐다.
  • 송민호, ‘제니 닮은꼴’ 여동생 공개 “라운지바 목격담 못 참아”

    송민호, ‘제니 닮은꼴’ 여동생 공개 “라운지바 목격담 못 참아”

    그룹 위너(WINNER) 송민호가 자신의 여동생 송단아와 깊은 우애를 자랑했다. 지난 2일 방송된 ‘호적메이트’에서 송민호는 걸그룹 뉴에프오 출신인 여동생 송단아를 언급했다. 이승훈은 김진우 남매를 보고서 “나는 송민호 남매도 궁금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 남매 케미 장난 아니다. 남매끼리 여행 가는 거 어떠냐”고 거들었다. 이를 VCR로 보던 김진우 또한 “송민호 남매랑 저희랑 분위기가 정말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승훈은 “너 여동생과 단둘이 대화 나눠본 적 있냐”고 묻자 송민호는 “대화 많이 나눈다. 진로 상담도 많이 해준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승훈이 “여행을 가서 대화를 나누는 거다”고 강조하자 송민호는 “여행을 왜 가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송민호는 동생 송단아에 대해 “내 동생은 잔소리하는 거 좋아한다. 나한테 사랑받기를 원한다”며 “그냥 내가 한마디라도 걸어주는 걸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는 내가 동생에게 고민 상담해주면 엄마가 ‘어제 단아가 엄청 좋아하면서 말했어’ 라고 할 정도다. 그래서 혹시 내 팬인가 싶었다”고 덧붙였다. 유일한 외동 강승윤이 “호적메이트끼리 포옹이나 볼 부비부비 이런 거 하냐”고 하자 송민호는 “그런 사람이 어딨냐. 너 뭐 잘 못 먹었냐”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또한 강승윤은 “호적메이트끼리 진짜 참을 수 없는 게 있냐”고 묻자 송민호는 “우린 연년생이라 맞짱 떴다”며 “어릴 땐 보통 여자가 성장이 빠르지 않냐. 동생이 나보다 힘이 쎘다”고 전했다. 그는 “밖에서 동생 얘기가 들릴 때 (참을 수 없다)”며 “라운지 바, 펍에서 맥주 마시는 걸 봤다거나 하면 혹시 실수할까봐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이와 함께 송민호의 여동생 사진이 공개됐다. 걸그룹 블랙핑크 제니 닮은꼴이라 불릴만큼 화려한 패션감각과 미모를 자랑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 “테슬라 기다려라”…‘K배터리 위크’ 관전 포인트 셋[전기차 오디세이]

    “테슬라 기다려라”…‘K배터리 위크’ 관전 포인트 셋[전기차 오디세이]

    27일 LG에너지솔루션을 시작으로 29일 삼성SDI, SK온까지 국내 배터리 3사의 실적이 모두 공개됐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은 2분기에도 여지없이 이어졌다. 다만 그 와중에서도 성적표는 엇갈렸다. 분·반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삼성SDI가 견조했고, LG에너지솔루션은 다소 주춤했다. 적자 폭이 확대된 SK온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위기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이들의 전략을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했다. “테슬라 기다려라”…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승부수 흔히 ‘4680’으로 불리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들이 언급됐다. 도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다. 지난달 7300억원을 들여 국내 공장에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 생산라인 증설에 나섰던 LG에너지솔루션은 “안정적인 양산을 위해 막바지 품질 검증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도 “신규 전기차 프로젝트 대응을 위한 ‘46파이’ 라인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양사 모두 회사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는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 테슬라와 관련성이 크다. 테슬라가 자사 모델에 탑재하려고 하는 4680 배터리는 기존 원통형의 한계를 극복한 제품이다. 성능도 뛰어나고 가격 경쟁력도 있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된다. 현재 기술 개발 막바지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모두 테슬라에 4680 배터리를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LFP에 대한 미묘한 기류 변화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배터리에 대한 미묘한 기류 변화도 엿보였다. 그동안 삼원계(NCM)에 집중해왔던 국내 배터리 3사는 시장 내 급격히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LFP 배터리 개발에 대한 요구를 받아왔었다. 한때 “낮은 에너지 밀도로 시장 확대는 제한적”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으나, 이번 컨퍼런스콜에서는 다소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됐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은 “보급형 제품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어 LFP 배터리 기술도 개발하고자 한다”면서 “관련 특허를 100여개 이상 확보하고 있으며 스태킹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할 수 있다. 내년부터는 중국 남경 생산라인을 LFP 라인으로 전환할 예정이고, 2024년 미국 미시간 라인에서도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했다.통상 ‘저렴한 대신 에너지 밀도가 낮다’는 평가를 들어왔던 LFP 배터리는 주로 중국 회사들이 생산한다. 삼원계에 집중했던 국내 배터리 회사들과는 각을 세워오며 양극재를 둘러싼 ‘한중전’ 양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급성장하는 내수를 기반으로 중국산 LFP 배터리는 2019년 23%에 머물다 올 1분기 41%까지 폭증하기도 했다.(SNE리서치) 테슬라를 시작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BMW 등 유수의 글로벌 완성차들이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LFP 배터리를 속속 탑재하고 있다. 하반기엔 나아질까…반도체 수급난 개선 관건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은 배터리 회사에도 타격이다. 차량 출고가 지연되며, 기대했던 만큼의 매출을 일으키지 못해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주춤했던 것도, SK온의 적자 폭이 확대된 것도 대개 이런 이유다. 하반기에는 반도체 사정이 다소 나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런 이유에서 올해 매출 목표치를 종전 19조 2000억원에서 22조원으로 올려잡기도 했다.4분기 흑자전환을 목표로 했던 SK온도 “목표를 유지한다”면서 “상반기에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과 동력비 상승 영향으로 손실이 커졌지만 하반기에는 경영 환경이 우호적으로 개선되고 공장의 생산능력도 증가하며 원재료 가격도 안정되는 등 수익성 개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편집자주: 전기차 시대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제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이 시장에는 여러 기대와 불안, 기회와 좌절이 교차합니다. 배터리 소재부터 완성차에 이르기까지 전기차 산업을 색다른 시각으로 전하는 [오경진의 전기차 오디세이]를 서울신문 온·오프라인에 연재합니다.
  • 러시아 “푸틴, 아베 국장 안 가”…日 “온다고 해도 안 받아”

    러시아 “푸틴, 아베 국장 안 가”…日 “온다고 해도 안 받아”

    오는 9월 27일 일본 도쿄 부도칸에서 열리는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國葬)을 놓고 일본과 러시아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전날(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베 전 총리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할 예정은 없다”라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베 전 총리 국장에 참석할 러시아 측 참석자를 추후 결정하겠다고 했다. 앞서 일본 외무성은 일본과 수교를 맺은 195개국 및 4개 지역, 국제기관에 아베 전 총리 국장 일정 등을 통보했고 러시아도 포함돼 있었다. 외무성은 내부에 ‘국장 준비 사무국’을 설치하고 30명을 배치한 뒤 9월 27일 아베 전 총리 국장을 맞아 일본을 찾을 해외 각국 주요 인사들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의 면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적어도 100개국 이상에서 주요 인사가 국장에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껄끄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국장 참석을 희망해도 거절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제재의 하나로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입국 금지 대상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이들이 국장 참석을 하려고 해도 거부하기로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생전 푸틴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임을 과시해왔다. 아베 전 총리는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 영토) 반환을 놓고 러시아와 평화 조약 협상 등을 추진하면서 푸틴 대통령과 27차례나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스가 요시히데 당시 총리에게 정권을 넘긴 2020년 9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와 쌓아 올린 친밀한 관계를 살려 외교 특사 등의 형태로 협력할 의향이 있다”고 친분을 강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가 지난 8일 총에 맞아 암살된 후 아베 전 총리의 모친과 부인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고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러시아와 일본의 우호적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한 뛰어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본 정부가 아베 전 총리 국장을 결정한 데 대해 우익 성향의 언론 여론조사 결과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갈렸다. 산케이신문과 FNN이 지난 23~24일 유권자 11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 국장에 대해 ‘찬성한다’는 의견은 50.1%였다. ‘반대한다’는 의견은 46.9%로 나타났다.
  •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내 편 아니면 모두 틀렸어”… 기울어진 공감·자기확신, 혐오가 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사회]

    <1회>혐오 택한 정의의 사도들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왜 그럴까. 서울신문 스콘랩은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1. 내집단만 향하는 공감 소속 집단 지키려 소수자 밀어내 애착 클수록 이주민에게 부정적 제한된 공감력… 외집단엔 무관심  “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2. 비뚤어진 자기확신 내 견해에 도움되면 거짓도 믿어 부정적 고정관념·혐오 고리 굳혀 “거부할 권리도 존중돼야” 정당화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3. 접하지 못하면 커지는 편견 성소수자 만나본 이들 혐오 낮아 남성 나이들수록 성차별 완화돼  “만나서 다양한 가치 알아야 이해”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혐오, 차별 등 부당한 상황을 경험한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성별, 국적, 연령, 성적지향, 출신지역, 장애 등을 이유로 직장이나 학교, 군대 등 일상생활에서 혐오나 차별을 겪으셨거나 욕설, 폭행, 위협 당하셨던 경험이 있다면 제보(jebo@seoul.co.kr) 부탁드리겠습니다 끝까지 추적해 보도하겠습니다. 제보자 신원은 철저히 익명에 부쳐집니다.
  •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의감 때문에”, “동료 지키려고” 평범한 혐오는 그렇게 시작된다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1회> 1000명 인식조사 등으로 본 ‘혐오의 원인’소속 집단 애착 클수록 ‘타인 혐오’ 가능성“나는 안 틀려” 삐뚫어진 자기 확신도 문제타인 만나 ‘공감 반경’ 넓혀야 혐오 줄어 누구나 혐오자가 될 수 있다. 우리 곁의 보통 사람들이 사회 소수자를 공격하거나 차별을 요구하는 일들이 흔해졌다. 서울신문 스콘랩은 일상이 돼 버린 혐오 이야기를 담은 ‘정중하고 세련된 혐오의 사회’ 연재를 시작한다. 첫회에서는 선량해 보이는 이들이 어떤 이유로 혐오 감정을 품게 되고, 때때로 혐오 표현을 내뱉거나 차별적 행동까지 저지르는지 그 원인을 좇았다. 이를 위해 나은영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학부 교수와 협업해 19~6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한국리서치 진행)를 하고, 혐오 감정을 드러낸 12명을 따로 인터뷰했다. 기울어진 공감과 자기 확신. ‘혐오의 평범성’을 읽는 열쇠말이다.“이슬람 사원이요? 그걸 짓겠다고 주도하는 사람은 평범한 유학생이 아니라 탈레반 세력이에요. 한국 여성들이 남성 우월주의자인 이슬람 남성과 결혼하면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게 될 거예요.” 인터뷰에서 험한 말을 쏟아 낸 이는 대구에서 작은 가게를 하는 A씨다. 평범한 자영업자인 그는 매주 하루 가게 문을 일찍 닫고 지역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에 선다. ‘이슬람 사원 건립과 동성애, 차별금지법 반대’. 그가 3시간 동안 거리에서 외치는 구호다. 경북대 인근인 북구 대현동의 한 주택가에는 2년 가까이 긴장감이 맴돈다. 이 지역 유학생 등은 이슬람 사원이 필요해 2021년 9월 북구로부터 건축 허가를 받고 공사를 시작했다. 하지만 사원이 들어선다는 걸 알게 된 주민들이 집단 반대 민원을 제기했고, 북구는 지난해 2월 공사 중지 처분을 내렸다. 법원은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공사를 재개하도록 했지만 주민들은 공사 차량 진입을 막으며 여전히 반대하고 있다. A씨는 18개월째 자비로 현수막과 피켓을 만들어 시위하고 있다. ‘무슬림 편드는 매국노들’, ‘이슬람 무서워 밤마실도 못 다닌다’ 등 혐오 표현으로 볼 만한 문구가 잔뜩 쓰여 있다. 페이스북에도 ‘다문화 정책은 피해자만 있고 수혜자는 딱히 없다’거나 ‘이슬람은 시민 인권팔이 단체들에 이용당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사실 그는 사원이 들어서는 동네에 살지도 않고, 직접적인 이해관계도 없다. 그럼에도 혐오 표현까지 내뱉으며 강경하게 나서는 이유는 뭘까. A씨가 말했다. “제가 교회에 다니는데 이웃들이 도와 달라고 요청했고, 정의감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주민들이 말하지 않았으면 나서지 않았을 겁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1> 내가 속한 집단만 향하는 공감 A씨가 특별한 사례인 것은 아니다. 자신이 속한 집단(내집단)을 지켜야 한다는 정의감이 발동해 나와는 달라 보이는 소수자를 밀어내는 일이 흔하다. 사회적 공감능력은 떨어지는데 소속 집단을 향한 애착만 깊을수록 혐오의 농도는 짙어진다. 사회 소수자 중에서도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트랜스젠더(LGBT)는 내집단 애착이 강한 세력에 가장 쉽게 공격받는다. 조사 결과 성소수자를 ‘내 이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답한 비율은 35.8%로 이주민(59.4%)보다도 훨씬 낮았다. 동성애를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생물학적 성에 대한 자의식이 강하다. 자신들이 믿는 섭리를 벗어난 행위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고 용납하지 않는다. 지난 16일 서울퀴어문화축제가 열린 서울광장 인근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주도했지만 종교와 상관없는 ‘정의로운사람들’이라는 단체도 무대를 만들었다. 당시 연단에 오른 한 남성은 “군대에서 호모(동성애자를 낮춰 부르는 말) 상사가 신병을 엄청나게 성폭행하지만 신문에 보도조차 안 돼 정신이 망가진 이가 많다”는 등의 확인되지 않은 얘기를 퍼뜨렸다. 이은택 정의로운사람들 대표는 “좌우를 떠나 우리 기준에 바르지 않은 것들을 지적하는 게 (단체의) 목적”이라면서 “동성애는 인간의 본질을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행사 당일 무대 위 연사의 발언에 대해서는 “누가 그런 말을 했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동성애를 악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요즘은 잘못한 부분을 욕하면 혐오라고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공감력은 떨어지는데 내집단 애착이 큰 사람일수록 이주민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도 확인됐다. 이들은 이주민을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자’로 본다. 이주민에게 혐오감을 느낀다는 김모(40)씨는 “조선족은 우리나라에서 건강보험 등 많은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이주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한국인의 박탈감이 커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내고 있으며, 지역가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오히려 평균 보험료보다 많이 내고 있다. 특히 외국인 대상 건강보험 재정 수지는 내국인과 달리 흑자다.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감력과 외집단에 대한 공감력이 어긋나는 이유는 왜일까. 장대익 서울대 자율전공학부 교수는 “사람이 공감하는 데 쓸 수 있는 에너지의 총량은 제한돼 있는데 내집단에만 이를 강하게 발휘하면 외집단에는 오히려 무관심하거나 혐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슬람 전문가인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는 “우리나라는 단일민족 의식이 강해 나와 다른 생각과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살아가는 훈련이 덜 된 부분이 있다”면서 “그게 강한 혐오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했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2> “내 생각은 틀리지 않는다”는 자기 확신 자기 확신도 혐오의 기폭제다. 인터뷰에서 소수자 등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여과 없이 표출한 사람들은 생각이 바뀔 가능성이 ‘0’에 가깝다고 했다.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가진 김모(40)씨는 “(혐오 대상과) 토론해 봐야 물과 기름 사이처럼 섞일 수 없다. 대화로 설득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된다면 거짓 정보라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확증편향’ 탓에 거짓 주장을 믿기도 한다. 예컨대 이주민과 성소수자, 페미니스트에 대한 혐오 감정을 드러낸 송모(33)씨는 “진보와 보수 성향의 언론을 모두 찾아보면서 팩트체크한다”며 자기주장에 확신을 표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는 정신병이라고 생각한다. 동물 중에는 동성애하는 사례가 없다”거나 “무슬림 등 이주민은 잠재적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세계보건기구(WHO) 등은 동성애가 정신질환이 아님을 명확히 밝혔고, 거의 모든 동물종에서 동성애가 발견됐다는 것이 생태학자들의 의견이다. 또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203만명·2020년 기준)의 범죄율은 1.7%로 내국인 범죄율(3.0%)보다 훨씬 낮았다. 잘못된 정보는 특정 계층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과 혐오의 고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인식조사에서 사회 소수자에 대한 여러 고정관념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물었더니 ‘성소수자를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54.9%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런 생각은 혐오 표출을 정당화할 위험을 키운다. ‘이주민을 거부할 권리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도 긍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이 50.7%나 됐다.●평범한 혐오를 읽는 키워드 <3> 만나야 풀린다 혐오와 부정적 고정관념은 당사자를 직접 만나 고충을 들어 봐야 줄어든다. 조사 분석 결과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보지도, 언론을 통해 접해 보지도 못한 응답자는 이들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평균 3.210(5점 척도)이었다. 반면 만나 본 적이 있는 응답자는 2.880으로 낮았다. 실제 정모(40)씨는 지난달 말 인식조사에서 성소수자에 대해 ‘싫다’, ‘혐오스럽다’고 답했지만 지난 14일 인터뷰에서는 “최근 아는 사람이 성전환 수술을 한 것을 보면서 그 사람들도 존중해 주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페미니즘을 온정적으로 보게 되는 것도 비슷한 이유 때문이다. 조사에서 20대 남성은 페미니즘에 대해 부정적 감정(싫다·불편하다·혐오스럽다·꺼려진다·측은하다)을 높게(평균 3.814·5점 척도) 드러냈다. 이런 감정은 연령이 올라갈수록 드라마틱하게 줄어 60대는 2.738까지 떨어졌다. 김수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남성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여성에게 우호적이 되는 건 과거부터 꾸준히 나타난 현상으로 ‘온정적 가부장주의’라고 부른다”면서 “결혼한 남성들은 딸이나 아내 등이 겪는 현실적 차별을 목격하면서 성차별적 성향이 완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감의 반경을 키워야 혐오를 줄일 수 있다. 장 교수는 “직접 만나 봐야 다양한 가치가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되고 서로 삿대질을 하다가도 동질감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 트럼프는 와도 곤란, 푸틴은 안 받고…日 ‘아베 조문 외교’의 정치학

    트럼프는 와도 곤란, 푸틴은 안 받고…日 ‘아베 조문 외교’의 정치학

    일본 정부가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國葬)을 오는 9월 27일 도쿄에 위치한 부도칸에서 치르기로 결정하면서 이에 맞춰 진행할 ‘조문 외교’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4일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내부에 ‘국장 준비 사무국’을 설치하고 30명을 배치한 뒤 9월 27일 아베 전 총리 국장을 맞아 일본을 찾을 해외 각국 주요 인사들과 기시다 후미오 총리,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의 면담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적어도 100개국 이상에서 주요 인사가 국장에 참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베 전 총리가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80개국 및 지역을 방문하며 각국 정상들과 친분을 쌓았기 때문이다. 이전 사례만 보더라도 대규모 조문 외교가 예상된다. 2000년 오부치 게이조 전 총리의 일본 정부와 자민당 합동 국민장 때는 150개국 이상의 나라 및 지역에서 주요 인사가 참석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미국에서는 빌 클린턴 대통령과 한국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국민장 참석을 위해 일본을 찾은 바 있다. 일본 정부가 아베 전 총리 국장 때 일본을 방문할 국가 중 예의주시하는 곳은 미국과 러시아다. 미국 내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대신 참석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또 아베 전 총리와 친분이 깊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장에 참석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에 대해 외무성 관계자는 지지통신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게 되면 현 바이든 행정부 조문 일행과 마주치게 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한 만큼 현 정부와 전 정부의 껄끄러운 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아베 전 총리와 각별한 친분을 과시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국장 참석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이 러시아를 집중적으로 제재하면서 관계가 나빠진 만큼 러시아 주요 인사가 아베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는 건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푸틴 대통령이 국장 참석을 희망해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러시아 제재의 하나로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정부 고위 관계자를 입국 금지 대상으로 분류했기 때문에 이들이 국장 참석을 하려고 해도 거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아베 전 총리의 모친과 부인인 아키에 여사에게 조전을 보내고 아베 전 총리에 대해 “러시아와 일본의 우호적 관계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한 뛰어난 정치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 尹 “대북 ‘담대한 계획’, 현실성 있게 준비하라…남북관계 헌법대로 처리”

    尹 “대북 ‘담대한 계획’, 현실성 있게 준비하라…남북관계 헌법대로 처리”

    “핵개발 필요 못 느끼게 경제협력·안전보장”북한 인권 개선 위해 재단 출범 속도“통일, 남북 모든 국민 주축돼야”통일부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제시할 ‘담대한 계획’에 핵 개발의 필요성을 더는 느끼지 못할 정도로 파격적인 경제협력 및 안전보장안을 담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상호 존중에 기반한 원칙 있는 남북관계와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를 정립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인간의 보편적 권리 차원에서 북한 인권의 ‘실질적 개선’에 방점을 찍고, 지지부진한 북한인권재단 출범에도 가속도를 붙일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2일 통일부 업무보고를 받고 “통일부는 헌법 제3조와 4조를 실현하고 구체화하기 위한 부처라는 인식을 우선적으로 명확히 하라”고 지시했다고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이 밝혔다. 헌법 제3조에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제4조에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윤 대통령은 “헌법 4조에 명시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이란 건 남과 북의 모든 국민이 주축이 되는 통일 과정을 의미한다”며 “이를 위해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고 이 부대변인이 전했다.이와 관련, 통일부는 북한인권 문제에 대해 “인류 보편적 가치 실현 차원에서 실질적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적극 추진할 계획을 분명히 했다. 북한인권재단은 2016년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실태조사 등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한 연구와 정책 개발 수행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하지만 이사진 구성에 대한 여야 간 이견으로 출범이 지연돼 왔다. 통일부는 “국회에 재단 이사 추천에 협조해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며 “이사진이 구성되면 창립이사회 개최, 이사장 선출과 상근이사 임명, 창립식 개최 등 후속 조치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수용할 경우 제시할 담대한 계획에 대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관계 부처와 협의해 촘촘하게 준비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보고 직후 브리핑에서 “이번 담대한 계획의 특징은 경제적인 조치 외에 북한이 핵개발하는 데 근거로 삼고 있는 안보 우려까지 준비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도 주목할 만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적 조치와 관련해선 하나하나 잘게 나눠서 어느 정도 비핵화 조치가 이뤄지면 우리가 이걸 하고 이런 게 서로 상호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갈 생각”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선 저희가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담대한 계획’과 관련,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핵개발 명분으로 삼거나 핵개발 과정에서 우려를 표명하는 것 중 하나가 안보 문제”라면서 “담대한 계획엔 경제지원뿐 아니라 북한의 안보 분야 우려사항도 같이 해소하는 방안을 담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더 이상 핵을 개발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수준까지의 내용을 담아서 북한에 제시할 계획”이라고 했다. 비핵화에 대한 상응 조치로서 경제지원뿐 아니라 북한의 안보 우려 사항까지 포괄적으로 고려해 담대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관계부처와 협업해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갈 방침이다. 통일부는 이날 보고에서 “선 비핵화 또는 빅딜식 해결이 아닌 비핵화와 상응조치의 단계적 동시적 이행을 통해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놓치지 않으면서 인도주의적 협력은 비핵화와 무관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통일부는 남북 상호 호혜성을 바탕으로 국격에 맞는 남북관계를 추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남북관계를 정립하겠다고도 했다. 과거 문재인 정부 시절 지나친 북한 ‘눈치보기’로 남북관계가 사실상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평가가 나온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남북대화가 재개되면 교류협력, 인도지원뿐 아니라 비핵화와 평화정착,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문제 등 우리가 원하는 의제까지 균형 있게 협의하겠다는 의미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통일부는 남북관계 정상화와 관련해 “일관된 원칙하에 의연하게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합의한 것은 반드시 이행하는 구조를 정착시켜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북 접촉과 회담은 남북관계발전법 규정에 따라 통일부 장관의 지휘·감독 역할을 강화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투명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통일부는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기 위한 3대 원칙도 제시했다. 3대 원칙 중 “북한의 어떠한 무력도발도 용납하지 않고 일방적 현상 변경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일체의 무력도발 불용’을 첫 번째로 제시했다. 이어 ‘호혜적 남북관계 발전’, ‘평화적 통일기반 구축’도 원칙에 포함됐다. 이번 업무보고에는 2019년 ‘탈북 어민 강제 북송’과 2020년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에 대한 통일부의 대응 계획 등은 담기지 않았다. 권 장관은 ‘보고 과정에서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한 언급이 있었나’는 기자의 질문에 “제가 보고드린 건 없었고 대통령도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며 “다만 관계가 있다면, 대통령은 남북간 모든 부분에 있어 헌법과 법률의 원칙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고 말씀했다”고 답했다.
  • 실제 친자관계면 자녀에게 임차권 승계해야

    실제 친자관계면 자녀에게 임차권 승계해야

    서류상 입증이 되지 않더라도 실제 친자관계가 맞다면 자녀에게 임차권을 승계해야 한다는 판단이 나왔다. 사망한 임대주택 임차인과 세대원 자녀간 친자관계가 서류상으로 입증되지 않더라도 주소가 같고 가족사진을 촬영한 정황 등이 있다면 자녀에게 임차인 명의를 변경해줘야 한다는 취지다. 21일 국민권익위원회는 가족관계증명서에 부친의 전처로 등재된 모친과 함께 거주한 세대원 자녀에게 임차인 명의변경을 허용하도록 주택공사에 의견표명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민원인 A씨는 모친 사망 후 임차권을 승계받으려 했으나 주택공사가 가족관계증명서 등 공식 자료상 상속권이 있는 가족관계가 확인되지 않는다며 명의변경을 허용하지 않았다. 평안북도 신의주 출신인 A씨의 부친은 1945년 전처와 혼인했으나 1951년 전쟁당시 남한에서 A씨의 모친을 만나 가족을 이뤘다. 하지만 자녀들의 호적이 정리되지 않은채 부친의 전처가 친모로 등재돼 있었다. 이에 A씨는 “서류상 친자 관계를 입증할 수 없지만 임대주택 임차인이 실제 친모가 맞다”며 임차권 명의변경을 허용해 달라는 고충민원을 권익위에 제기했다. 권익위는 조사 결과 A씨의 모친이 호적에 등재돼 있고, 모친 사망으로 친자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어도 가족 사진 등을 볼때 A씨의 주장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결국 주택공사는 권익위의 의견표명을 수용해 A씨에게 임차인 명의변경을 허용했다. 임규홍 권익위 고충민원심의관은 “임차인과 그 세대원의 주거안정을 도모하려는 임대주택 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할 때 공적인 자료 이외에도 참작할 만한 개별 정황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 “美, 러시아 위협 해소 뒤…中 도전 본격 대응할 것”[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美, 러시아 위협 해소 뒤…中 도전 본격 대응할 것”[오일만의 글로벌 패권경쟁]

    ‘포스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시대 글로벌 안보 지형 자체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말 열린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는 미국이 패권 국가가 된 2차대전 이후 전통적으로 분리해 온 대서양 동맹과 인도·태평양 동맹을 연계하는 첫 시도다. 국제 군사안보 전문가인 황재호(글로벌 전략협력연구원장) 한국외대 교수를 만나 국제 안보 질서의 새로운 움직임과 우리의 대응 전략 등을 들어 봤다. -나토 정상회의가 글로벌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나토의 신전략 개념이 중국을 잠재적 체제 도전으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라는 직접 위협을 해소하고 나면 다음 목표는 중국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리되고 나면 미국은 중국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손발이 묶이면 순망치한이란 사자성어처럼 러시아란 입술을 들어낸 뒤 중국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려 할 것이다. 미중 간 최종 결승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유럽 국가들과 중러와의 이해관계가 복잡할 텐데. “냉전 종식 이후 한동안 러시아와 서유럽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전통적인 적대감이 다시 살아났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유럽과 중국의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에는 오랜 전통이 있고 중국을 파트너십으로 보는 국가가 다수다. 미국은 유럽의 정서와 이익을 헤아리며 러시아와 중국을 한 묶음으로 처리해 유럽에 중국이 잠재적인 적이란 점을 각인시키고 싶어 했다. 미국의 의도와 유럽의 정서가 수렴되면서 중국을 ‘잠재적 도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4년 9개월 만에 열렸다. 동북아 안보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미국의 세계 전략은 크게 대서양 축과 태평양 축으로 나뉜다. 태평양 축의 주요 축 하나가 한미일 협력이다. 한미일 협력의 범위가 동북아에서 아시아·태평양, 인도·태평양으로 확대됐고 다시 대서양까지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시대적 안보 추세로 미뤄 볼 때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반대하기 쉽지 않은 구조가 됐다.”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의 신냉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3각 협력,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 참여 등은 전략적 명료성을 보여 주는 행보들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모두 집결하는 상황에서 중러를 의식해 혼자 빠질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상황에서도 선택지는 남아 있다. 가장 앞장서서 나팔수가 될 필요는 없다. 미국에 있어서 한국은 무엇을 해도 영국과 일본을 넘어설 수 없다. 한국은 한국이면 된다. 반걸음 늦은 로키(low key)로 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오히려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자초하게 돼 우리의 대북정책은 더욱 어려워진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이 거세다.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각 협력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 북한으로선 나토까지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할 경우 더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미국, 한국을 상대로 하는 그간의 도전적·호전적·실험적 압박 행보를 할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중국의 대북 중재 내지 설득을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낮추려 하겠지만 중국의 적극적 중재 내지 설득을 목도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 올해 가고픈 세계 도시 1위는 英 에든버러…이유는?

    올해 가고픈 세계 도시 1위는 英 에든버러…이유는?

    영국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가 글로벌 여행잡지 타임아웃 선정 올해 최고의 도시에 올랐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풍경과 축제, 먹거리, 밤문화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타임아웃은 매년 세계 도시 거주자 약 2만 7000명과 각 편집자를 대상으로 도시 매력을 묻는 조사를 시행한다. 올해는 최고의 도시 53곳을 선정했다. 미 CNN은 12일(현지시간) 올해 평가 기준에는 방문하고 싶은 이유와 살기 좋은 점 등이 중요한 요소로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타임아웃은 에든버러를 걷기 편한 거리와 관광객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분위기를 높이 평가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가장 적극적인 대응을 한 도시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올해는 예전처럼 음식점과 문화적 특징 등이 주요 평가 요소였다. 2위는 미국 중서부 도시 시카고가 차지했다. 시카고에서는 세계적인 식당을 가거나 새벽 4시까지 클럽에서 놀 수도 있다. 번잡한 곳이 싫다면 미시간 호수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거나 미술관에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느라 지루할 틈이 없다. 음식과 주류 문화는 다른 어떤 도시와 비교해도 최상급이라고 평가했다. 그다음으로 3위에 오른 남미 콜롬비아의 메데진도 밤문화와 숙소, 맛집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코틀랜드는 최대 도시인 글래스고도 4위라는 높은 순위에 올랐다. 다양한 요리와 관광객에게 우호적인 분위기뿐만 아니라 시내 클럽은 손님들 열기로 가득하다고 했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5위인 네달란드 수도 암스테르담이 세계에서 가장 자전거를 타기 좋은 도시로 평가받았다. 이어 프라하(체코)와 마라케시(모로코), 베를린(독일), 몬트리올(캐나다), 코펜하겐(덴마크)이 뒤를 이어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
  •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공유의 시대/건축가

    [황두진의 안에서 보는 건축] 공유의 시대/건축가

    집 구경은 직업상 일이면서 동시에 취미이기도 하다. 최근의 집 구경을 통해 새삼 발견하게 되는 세상의 변화는 ‘공유’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나눌수록 커진다’는 말은 한때 상투적인 표현처럼 여겨졌으나 점점 세상이 돌아가는 중요한 원리 중 하나가 돼 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가장 먼저 감지되는 분야는 사무 공간이다. 사무실의 공간 배치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최인훈식으로 표현하자면 ‘광장과 밀실’의 조화다. 개인의 ‘밀실’에 대한 요구를 다 더하면 주어진 상황을 초과하기 때문에 여기에 ‘광장’, 즉 공유의 개념이 개입한다. 개인의 영역에서 조금씩 공간과 자원을 덜어내고 그것을 집중해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이것의 묘미는 단순히 산술적인 더하기와 빼기를 넘어서는 데 있다. 즉 잘된 공유는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가져오며, 그 결과로 만들어진 풍성한 ‘광장’은 그 어떤 ‘밀실’로도 대체되기 어려운 가치를 갖는다. 며칠 전 시내의 한 공유 사무실을 찾았다. 매우 번화한 지역의 코너로 보행자의 흐름이 활발하고 각종 대중교통으로의 접근성도 뛰어났다. 한 젊은 건축가의 야심적인 작업이었는데 상업적인 기준으로만 보면 일반적인 상식을 뛰어넘는 디자인이었다. 당연히 어떤 기업의 사옥이라고 할 정도로 개성적인 이 건물은 알고 보면 불특정 다수가 시간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른바 공유 오피스였다. 내부로 들어가 보니 그 디자인의 질은 외관 이상이었다.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잘 분화된 다양한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집중력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별도로 구획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카페처럼 개방된 분위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널찍한 테이블 한 곳에 자리잡으면 된다. 거리가 내다보이는 창가에는 낮고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이 준비돼 있다. 음료와 스낵을 즐길 수 있는 코너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효율의 극대화라는 이전 시대의 사무 공간이 추구하던 개념으로 만들어지는 획일적이고 답답한 배치와는 완전히 결을 달리한다. 이 모든 것이 시간당 커피 한 잔 값도 안 되는 매우 경쟁적인 가격에 제공되고 있다. 어떤 구체적인 계획의 결과로 이런 공간이 만들어지고 운영되는지는 또 다른 이야기다. 그러나 이런 현상의 배경에 ‘공유’라는 개념이 자리잡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그 결과로 각 개개인이 훨씬 더 풍성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사실상 지금의 기성세대가 성장 과정에서 별로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세계다. 이 공유 문화의 이면에는 각 개인이 자기의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해야 한다는 또 다른 대전제가 존재한다. 공유 자동차를 사용하고 난 이후에 그다음 사용자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것과 같은 상호적 관계에 사람들이 익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 점에서 공유의 개념이 단순히 편리의 증진을 넘어 우리를 좀더 성숙한 단계로 이끌어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 바야흐로 공유의 시대다.
  • “한국이 반중전선 선두 나팔수 안돼야, 반 걸음 늦게 가라”

    “한국이 반중전선 선두 나팔수 안돼야, 반 걸음 늦게 가라”

    ‘포스트-NATO’ 시대 글로벌 안보 지형 자체가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지난달 끝난 마드리드 나토정상회의는 미국이 패권 국가가 된 2차대전 이후 전통적으로 분리해 온 대서양 동맹과 인도·태평양 동맹을 연계하는 첫 시도라는 해석이다. 국제 군사안보 전문가인 황재호(사진) 한국외대 교수(글로벌 전략협력연구원장)를 통해 국제 안보질서의 새로운 움직임과 우리의 대응 전략 등을 살펴봤다. -나토 정상회의가 글로벌 안보에 미치는 영향은. “ 나토의 신전략개념은 중국을 잠재적 체제 도전으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러시아라는 직접 위협을 해소하고 나면 다음 목표는 중국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정리되고 나면 미국은 중국으로 눈을 돌릴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손발이 묶이면, 순망치한의 속담처럼 러시아란 입술을 들어낸 후 중국에 전방위 공세를 펼치려 한 것이다. 미중 간 최종 결승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유럽국가들이 중러를 바라보는 이해 관계가 복잡할 텐데. “냉전 종식 이후 한동안 러시아와 서유럽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면서 전통적인 적대감을 표출한 것이다. 핀란드와 스웨덴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다르다. 유럽과 중국의 상호의존적 경제 관계는 오랜 전통이 있고 중국을 파트너십으로 보는 것이 다수다. 미국은 유럽의 정서와 이익을 헤아리며 러시아와 같이 있는 중국을 패키지로 처리해 유럽에게 중국 또한 잠재적 적으로 각인시키고 싶어 했다. 미국의 의도와 유럽의 정서가 종합적으로 수렴해 중국을 ‘잠재적 도전’으로 표현한 것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이 4년 9개월 만에 열렸다. 동북아 안보에 어떤 영향이 있는가. “미국의 세계전략은 크게 대서양 축과 태평양 축으로 나뉜다. 태평양 축의 주요 축 하나가 한미일 협력이다. 한미일 협력의 범위가 동북아에서 아태에서 인도·태평양으로 확대되었고 다시 대서양까지 추가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 시대적 안보 추세상 일본의 군사 대국화를 반대하기 쉽지 않는 구조가 됐다.” -북중러 vs 한미일 구도의 신냉전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는데. “윤 정부는 보수정권으로서 한미일 3각 협력, 한국의 인태전략과 IPEF 참여 등은 전략적 명료성을 보여주는 행보들이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모두 집결하는 상황에서 중러를 의식해 혼자 빠질 수는 없다. 그러나 모이는 상황에서도 선택지는 남아있다. 가장 앞장 서서 나팔수가 될 필요는 없다. 미국에게 한국은 무엇을 해도 영국과 일본을 넘어 설 수는 없다. 한국은 한국이면 된다. 로우키로 가면서 반보 늦게 가면 된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오히려 북중러 대 한미일 구도를 자초하게 된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더욱 어려워진다.” -중국과 북한의 반발이 거세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협력을 상대하는 것도 버거운 북한으로선 나토까지 유사시 한반도에 개입할 경우 더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럼에도 북한은 그간의 미국, 한국을 상대로 하는 도전적 호전적 실험적 압박 행보를 가할 것이다. 이 경우 우리가 중국의 대북 중재 내지 설득을 통해 한반도 긴장 수위를 낮추려 하겠지만 중국의 적극적 중재 내지 설득을 목도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 [나와, 현장] ‘20년’의 무게와 안전운임제/기민도 정치부 기자

    [나와, 현장] ‘20년’의 무게와 안전운임제/기민도 정치부 기자

    지난달 말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에서 일하는 지인을 만났다. 최근 진행된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안전운임제 협상 뒷이야기를 흥미롭게 듣다가 정신이 확 들었다. 그가 2018년 국회를 통과한 물류업계 최저임금제에 해당하는 안전운임제 도입의 역사를 설명하면서 “김현미(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가 안전운임제를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대선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표를 주지 않을 정도로 민주당에 비판적이지만 안전운임제는 인정할 만한 성과라고 했다. 부동산값 상승과 관련해 서울시민의 ‘적’이자 윤석열 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라는 조롱, 심지어 민주당 내에서도 “3년 6개월이나 재임했다”는 비판이 나오기에 그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신기하게 들렸다. ‘신기한 이야기’가 머릿속에 맴돌았던 이유는 민주당의 난맥상을 보여 준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민주당은 정작 자신들이 계승하고 발전시켜야 할 민생 문제는 제대로 알리지 않거나 후속 조치에 둔감했다. 그러다 느닷없이 강성 지지층을 바라보는 정치에 몰두해 버렸다. 2018년 여야 합의로 안전운임제가 국회를 통과할 때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시행, 일몰 1년 전 국토부의 국회 보고 후 논의’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대선에선 화물노동자들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을 것이다. 대선 후에는 갑자기 검찰의 수사권을 제한하는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올인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12일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했다기보다 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것에 더 노력했다”며 “유능한 민생정당으로 거듭나는 게 첫 번째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는 8·28 전당대회에서 이런 기조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전당대회 후보들이 민생 챙기기와 ‘민주당식 개혁’은 함께 추진될 수 있다며 강성 지지층을 향한 선명성 경쟁에 나서고, 과거의 실책을 구체적으로 반성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18년 전당대회에서 ‘20년 집권론’이 화두였던 민주당은 ‘무능, 오만, 독선’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정권을 5년 만에 내줬다. 20년 집권론이 무산된 뒤 처음 열리는 전당대회인데도 핵심 이슈는 ‘이재명 책임론’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의당 역시 ‘진보정치 20년’ 역사가 소멸할 수 있는 위기에 처했다. 그 지인은 지난해 5월 화물 상하차 작업을 하다 산재 사고로 사망한 화물연대(2002년 출범) 초창기 조합원의 부인이 장례식장에서 한 말을 전하며 눈물을 훔쳤다. “20년 동안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
  • 이제야… 윤동주 시인·홍범도 장군 ‘완전한 대한국인’

    이제야… 윤동주 시인·홍범도 장군 ‘완전한 대한국인’

    민족 저항시인 윤동주, 봉오동 전투·청산리 대첩 승리의 주역 홍범도 장군 등 호적이 없는 독립유공자 156명이 대한민국 호적을 갖게 된다.국가보훈처는 11일 “직계후손이 없는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명에 대한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직권으로 직계후손이 없는 무호적 유공자에게 호적을 부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9년 2월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신채호·이상설 선생 등 직계후손이 있는 경우에 한해 후손 신청을 받아 가족관계등록부 창설을 지원한 게 전부였다. 옛 호적법의 본적에 해당하는 등록기준지로는 ‘독립기념관로 1’을 부여할 예정이다. 독립기념관로 1은 독립기념관의 주소다. 가족관계등록부 창설 대상 독립유공자로는 윤 시인, 홍 장군 외에 광복군총영을 조직한 오동진 지사, 일제 침략을 적극 옹호한 미국인 더럼 스티븐스를 처단한 장인환 의사 등이 포함됐다. 윤 시인의 고종사촌 형인 송몽규 지사와 홍 장군의 가족(부인, 1·2남)도 포함됐다.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명은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 제정(1912년) 이전 국외로 이주하거나 독립운동을 하다 광복 이전에 숨져 대한민국 공적서류상 호적을 한 번도 갖지 못했다. 조선인 국적은 1948년 국적법 제정 이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어진다는 판례에 따라 이들이 우리 국민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적서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 포털 바이두 등은 윤 시인이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를 들어 국적을 중국, 민족을 조선족이라고 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이런 역사적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보훈처는 광복절 전까지 이들의 대한민국 가족관계등록부가 창설될 수 있도록 서울가정법원과 협의할 계획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던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의 상징적 조치”라고 말했다.
  • “북·중은 피로 맺어진 사이”…中언론, 형제애 강조하며 北 김정은 두둔

    “북·중은 피로 맺어진 사이”…中언론, 형제애 강조하며 北 김정은 두둔

    중국이 ‘조중 우호 협조 및 호상 원조에 관한 조약’(이하 북중 우호 조약) 체결 61주년을 기념하며 ‘제국주의 침략에 저항하는 투쟁을 통해 피로 맺어진 관계’라며 우의를 강조했다. 중국 관영매체 런민일보는 11일 오전 논평에서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양국 지도자들이 직접 만든 쌍방 공동의 귀중한 재산’이라면서 ‘국제무대에서 긴밀한 협조와 협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논평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 관찰자망 등 다수의 관영매체들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이날 논평에는 김정은 북한 총비서에 대한 중국의 우호적인 평가가 전면에 실려 눈길을 모았다. 이 매체는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 총비서를 비롯한 지도자의 가르침 하에 자력갱생하고 각계분투하고 있다’면서 ‘조선노동당의 정신을 적극 관철하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끊임없이 투쟁해 새로운 성과를 거뒀다. 중국은 북한의 경제 발전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며 좋은 동지이자 이웃으로 사회주의 건설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북중 관계를 잘 발전시키겠다는 중국의 확고한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사회주의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지 역시 결코 변함이 없을 것’이라며 ‘중국은 형제의 나라인 북한 주민들이 추진하는 민생 개선과 사회주의 건설 사업에 성공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북한 주민들이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더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거듭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사태 등 세계 정세 변화에 대한 중국의 입장도 밝혔다. 이 매체는 ‘현재 전세계는 지난 100년 사이에 볼 수 없었던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특히 코로나19의 기복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국제 지역 정세도 새로운 격변기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주민들에 대한 중국인들의 우호적인 감정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국 정부의 입장이 전해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돌연 한국 정부와의 관계를 조명하며 “북중 사이의 우호 관계를 천명한 것은 남쪽(한국)의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선언”이라면서 “친미 행보를 걸으며 동아시아에 북대서양조양기구를 만들려는 한국은 죽음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면서 비난 일색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한 누리꾼은 “북한과 중국은 유사한 문화와 역사적 고통을 공유한 관계”라면서 “중국이 북한과 형제와 같은 동맹 관계를 유지하는 한 제국주의 세력의 침투로부터 동아시아는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북중 관계는 결코 훼손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
  • [우버 파일 1] 마크롱, 프랑스 상륙 돕고 정치적 입지 넓혀

    [우버 파일 1] 마크롱, 프랑스 상륙 돕고 정치적 입지 넓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닐리 크로스 전 유럽이사회 의장 등이 우버 창업을 물밑에서 열심히 도왔다고 누출된 다량의 파일이 폭로했다. 이 택시 회사의 전직 보스는 경찰이 회사를 압수수색해 컴퓨터에 접근하는 일을 막기 위해 “킬 스위치“란 기술을 가능한 한 빨리 사용하라고 명령한 정황도 담겨 있다. 우버 파일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작성된 12만 4000개가 넘는 문서이며 이 가운데 8만 3000개가 이메일, 1000개는 대화와 관련된 파일들이다. 파일들은 영국 일간 가디언에 넘겨졌는데 국제탐사저널리즘협회에 공유됐다. BBC 방송은 이 파일들을 분석해 11일 오후 8시(현지시간) 2채널의 파노라마 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우버의 해명은 단순하다. “과거 행동은 현재의 가치와 맞지 않는다. 지금은 다른 회사다.” 그런데 이 회사는 일년 로비와 홍보 비용으로 9000만 달러를 썼고 각국의 친한 정치인들이 유럽의 택시업계를 붕괴시키는 캠페인에 자발적으로 돕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프랑스의 택시 기사들이 우버 반대 시위를 벌이다 폭력을 행사하곤 했을 때 마크롱(당시 경제산업부 장관)은 우버의 말썽많은 총수 트래비스 캘러닉에게 회사 입맛에 맞게 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나온다. 우버의 가차 없는 사업 방식은 널리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이번 파일들은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고 철저했는지 들여다보게 만든다. EU의 디지털 커미셔너였던 크로스는 임기가 끝나기 전 우버에 합류하기로 얘기하면서 EU의 윤리 규정을 위반했고, 우버를 위해 비밀리에 로비를 했다. 당시 우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였을 뿐만 아니라 법원 소송, 성희롱 추문, 데이터 위반 스캔들에 골치를 앓았다. 결국 주주들은 2017년 캘러닉을 내쫓고 다라 코스로샤히에게 개혁 임무를 맡겼다. 파리는 우버가 유럽에 첫발을 디딘 도시였다. 강한 반발이 있었고 폭력 시위로 점철됐다. 2014년 8월 야심 넘치는 은행가였던 마크롱이 경제산업부 장관에 취임했다. 그는 우버를 성장의 원천, 지독하게 필요했던 새 일자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보고 적극 도왔다. 같은 해 10월 마크롱은 캘러닉을 비롯한 임원들, 로비스트들과 만났다. 그 뒤 그는 정부 안에 회사의 이해를 관철시키는 데 앞장섰지만 거의 밖에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비스트 마크 맥간은 그날 만남이 “굉장했다. 일찍이 못 보던 일이다. 우리는 곧 춤을 출 것”이라고 메모를 남길 정도로 감격적이었다. 마크롱과 캘러닉은 서로 이름만 부를 정도로 가까워졌고 적어도 네 차례, 파리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 등에서 만났다. 다보스에서의 만남은 이전에 보도된 적이 있다. 마크롱은 “극히 감사한 일”. “우리가 받은 환영은 정부와 기업 관계에서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2014년 택시 기사들은 우버팝 서비스가 면허를 받지도 않은 운전자들이 훨씬 싼 값에 손님을 태울 수 있게 하자 거칠게 반발했다. 법원과 의회는 금지시켰지만 우버는 법을 어기면서까지 계속 서비스를 운영했다. 마크롱은 우버팝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다른 서비스를 관장하는 프랑스 법률을 개정하는 일을 우버와 함께 하는 데 동의했다.이듬해 6월 25일 시위가 폭력으로 치닫자 일주일 뒤 마크롱은 칼라닉에게 문자를 보내 도와달라고 간청한다. 같은 날 우버는 우버팝 서비스를 프랑스에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몇 달 뒤 마크롱은 우버 운잔자의 면허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칙령에 서명했다. 마크롱의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어쩔 수 없이 서비스 부문의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행정적, 규제의 장애를 벗어나도록 도움을 줬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우버는 쉽게 말해 득 본 것 하나도 없다는 입장이다. “우버팝을 중단했는데도 우호적인 규제는 더 이상 없었다. (2018년 더 엄격한 규제를 채택한 법률이 발효돼) 우버에 득 될 게 하나도 없었다.” 우버 파일 2 보러 가기 우버 파일 3 보러 가기
  • 중미경제통합은행 총재 “2030 부산엑스포 지지”

    중미경제통합은행 총재 “2030 부산엑스포 지지”

    한국을 방문 중인 중미경제통합은행(CABEI·Central American Bank for Economic Integration) 단테 모씨 총재가 2030 세계박람회를 부산이 유치하는 데 적극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중미 지역에서 부산세계 박람회 지지세를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와 부산시는 5일 부산 부산항 여객터미널 컨벤션홀에서 CABEI 회원국 주요 인사 등 43명을 대상으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설명회를 개최했다. CABEI는 엘살바도르, 니콰라과, 온두라스, 코스트리카, 과테말라 5개국이 1960년 중미 지역 균형개발과 경제통합에 기여하는 공공·민간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한 다자 지역개발 은행이다. 현재 15개국이 가입 중이며, 우리나라는 2020년 12월부터 역외회원국으로 가입해 이사직을 수임 중이다. 우리나라는 CABEI에 6억3000만 달러를 출자해 회원국 가운데 7번째로 비중이 큰 투표권을 보유하고 있다. CABEI 대표단은 한-중미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방한했다. 5일부터 11일까지 부산과 울산, 서울에서 ‘CABEI 코리아 위크’를 진행한다.이날 설명회에서는 유치위원회 박정욱 사무총장이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분열돼가는 국제사회를 엑스포를 통해 다시 하나로 묶으려면 부산이 가장 적합하다고 설명하면서 지지를 요청했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도 “인류의 공영 발전에 기여하는 엑스포를 개최하겠다”며 “중미 국가와 경제, 문화,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단테 모씨 CABEI 총재는 회원국들이 한국과 공적개발 원조를 경함한 덕에 우리나라와 부산에 우호적이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세계박람회를 부산에서 개최하기 위해 중미 국가의 지지를 끌어내는 데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치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CABEI 회원국 주요 인사의 부산 방문이 아직 지지국가를 발표를 하지 않은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국가로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세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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