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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중 곁으로…국악관현악&교향악축제

    대중 곁으로…국악관현악&교향악축제

    ●20일 국립극장서 ‘국악관현악 명곡전Ⅲ´ 작곡가 이건용의 ‘산곡(山曲)’은 1992년 서울대 국악과 정기연주회를 위하여 위촉된 작품이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산의 이미지를 담으려 했다는 ‘산곡’은 이달에만 두 차례 연주된다. 20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펼쳐지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 명곡전Ⅲ-춘무(春舞)에서 산맞이까지’와 2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열리는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명곡으로의 초대-네번째 이야기’가 그 마당이 된다. 창작 국악관현악 작품이 이렇게 일주일 간격으로 다른 단체에 의해 잇따라 연주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국악기를 서양음악의 오케스트라를 모델로 다시 편성한 국악관현악은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그동안 적지 않은 작품이 발표되었고, 지금도 속속 연주되고 있지만 좋은 평가를 받은 곡이라도 다시 연주되기란 쉽지 않다. ‘국악관현악 명곡전’과 ‘명곡으로의 초대’는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초연(初演)이 곧 종연(終演)이 되어 버리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에서 마련된 것이다. 훌륭한 작품을 반복하여 연주함으로써 ‘고전’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그것은 사실 대중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국악관현악단의 ‘살길’이기도 하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이번에 ‘산곡’을 비롯해 김희조의 합주곡 1번과 박범훈의 ‘춘곡’, 나효신의 ‘길을 찾는 동안’, 김성국의 ‘심(心)’, 김대성의 ‘산맞이’를 연주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도 ‘산곡’과 박동욱의 합주협주곡 ‘취타’, 원일의 ‘나비·꿈’, 최경만이 구성하고 계성원이 편곡한 ‘호적풍류’, 이준호의 ‘시선뱃노래’, 김대성의 ‘청산’을 들려준다. 김대성의 ‘산맞이’와 ‘청산’도 두 단체에 의해 선택되었음을 알 수 있다. 작곡가들에게도 자랑스럽겠지만, 어떤 음악을 골라들어야 하는지 고민스러울 수도 있는 음악 팬들에게 중요한 참고사항이 되기에 충분하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명곡으로의 초대’는 올해로 네번째,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국악관현악 명곡전’은 세번째이다. 한해에 한 차례만 열리니 ‘낙점’을 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두 단체가 모두 ‘명곡’의 반열에 올려 이 기획공연에서 연주한 작품은 이상규의 ‘대바람 소리’가 유일하다. 이건용의 ‘산곡’은 두번째 영예를 차지하는 것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연주회의 지휘자는 각각 김홍재와 노부영. 창작악단 연주회에는 호적명인 최경만과 소리꾼 김용우와 곽동현, 그리고 한국전통타악연구소 ‘판’이 협연자로 나선다. 티켓값은 국립국악관현악단(02-2280-4115)이 2만∼5만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02-580-3300)이 8000∼1만원이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새달 1~23일 예술의 전당 전국교향악단 한자리 전국의 교향악단이 한자리에서 저마다의 색깔을 보여주고, 지역 출신 인사들도 오랜만에 친목을 다지는 ‘교향악 축제’가 새달 1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1989년 시작되어 20회째를 맞는 올해 ‘교향악 축제’에는 전국의 20개 교향악단이 참여해 한국 교향악계의 현주소를 가늠케 할 예정이다. 지난해까지 ‘교향악 축제’에서는 304차례 연주회가 이루어졌고, 모두 436명의 협연자가 나섰다. 지휘자 박은성은 17차례, 임헌정은 16차례 참여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은 11차례 협연자로 나섰다. 피아니스트 김용배와 김대진·이경숙도 각각 5차례 무대에 올랐다. 새달 1일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개막연주회에는 ‘기록보유자’인 박은성과 김남윤, 이경숙이 출연해 의미를 더한다.15일에는 김대진이 베토벤의 작품으로 수원시립교향악단을 지휘하고 피아노도 친다. 19일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무대에는 재미있는 볼거리가 더해진다. 프랑스의 무대미술가인 제라르 에코노모스가 라흐마니노프의 교항곡 2번이 연주되는 동안 커다란 막에 그림을 그리는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된다. 정일련의 ‘고요한 비’, 진규영의 관현악을 위한 ‘나의 회상’, 백승우의 대편성 관현악을 위한 ‘상반된 통일’은 이번 축제를 위하여 새로 위촉된 작품. 임지선의 ‘충돌과 화해-잃어버린 문명을 추모하며’와 신수정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Verkleidet’도 무대에 오른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는 오후 8시, 일요일에는 오후 5시에 시작한다.1만∼3만원.(02)580-1300.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총선 D-26] 민주 탈당 도미노?

    [총선 D-26] 민주 탈당 도미노?

    ‘공심위발 핵폭풍에 휘청거린 호남행 열차’ 13일 새벽, 호남 살생부가 뿌려진 통합민주당의 상황을 단적으로 드러낸 표현이다. 민주당의 호남 의석 31개 지역구 가운데 이날 9명의 현역 의원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30% 물갈이가 가시화됐다. 그러나 공심위가 이날 2차 압축 결과를 설명하면서 대다수 지역이 3차 압축 대상이라고 밝힘에 따라, 향후 물갈이 폭은 50%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날 저녁 발표된 2차 공천결과는 수도권 역시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 전체 탈락한 현역 의원 6명 가운데 이근식(서울 송파병)·김영대(서울 영등포갑)·이원영(경기 광명갑) 의원 등 절반이 수도권에서 고배를 마셨다. 호남과 수도권의 경우,1차 결과가 드러났을 때부터 구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계의 계파 갈등이 치열했다. 실제 탈락 후보들 대다수가 아직은 ‘반발 속 관망’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일부는 무소속 출마를 타진하고 있다. 거센 ‘탈당 경보’가 떨어질 조짐이다. 통합 효과에 대한 기대치가 요동을 칠지도 주목된다. 전남 지역에서 탈락한 이상열·신중식·채일병·김홍업 의원 등은 이날 급히 상경하는 등 비상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들 가운데 한 의원측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더라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북지역의 탈락 대상인 한병도·정동채·이광철 의원 등 친노(親盧)그룹 의원들은 당초 심사기준과 다른 잣대가 적용됐다며 특정계파 죽이기라는 의중을 감추지 않고 있다. 2차 공천 결과로 볼 때 조만간 수도권에도 ‘호남발 폭풍’이 몰아칠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지역이 바늘구멍을 뚫는 3차 압축지로 정해졌다. 두 지역의 상관관계로 볼 때, 호남에 대한 공천 효과가 수도권 총선 기류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경고등’을 공천 후유증으로만 예단하기엔 아직 이르다. 여전히 공천 쇄신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이다. 덧붙여 한나라당의 ‘박근혜발 태풍’이 현실화되면 총선 구도가 불리한 것만도 아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물갈이된 그릇에 썩은 물을 채웠는지, 새로운 물을 채웠는지가 드러나야 공천 효과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혜영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요동치는 경제환경] 환율 ‘4자리 시대’ 코앞… 물가엔 毒

    [요동치는 경제환경] 환율 ‘4자리 시대’ 코앞… 물가엔 毒

    11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대까지 폭등, 상반기 안에 1달러당 1000원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수출업체에는 원화 약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원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가속시킨다.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 배당금 송금이 마무리되는 4월까지는 원화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美투자사 모기지손실 보전에 한국증시 활용 원화 약세의 기본 원인은 다음과 같다.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대형 손실을 본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은 투자자들의 모기지관련 채권의 환매 요청에 대응해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이에 외국인투자자들(대형 펀드들)은 비교적 자금회수가 용이한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도하고, 그 대금을 달러로 바꿔서 나간다. 결국 달러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원화가 약세로 돌아선다. 한국은행 안병찬 국제국장은 “3∼4월 외국인 투자자들에 대한 배당금 수요까지 겹쳐서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1997년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되고 실제 1월부터 적자가 나타난 것이 외국인 투자자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환은행 강지영 연구원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에서 2차 외환자유화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한 것도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강 연구원은 “하반기 원화 강세가 시작되기 전에 정부가 수출 환경에 우호적으로 원화가격을 충분히 올리겠다는 전략이 아닌가 싶다.”면서 “아주 빠른 시기 안에 1000원대를 돌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피하기 위해 국내 주식을 계속 매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업체는 ‘보약’… 인플레 우려 원화의 ‘나홀로’ 약세는 수출기업들에는 ‘보약’이다. 원화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3.5% 절하된 반면, 엔화는 9.9% 절상돼 자동차·반도체·가전제품 등에서 일본제품과의 가격경쟁력은 월등히 높아졌다. 그러나 소비자물가가 3개월 연속으로 한은 목표물가치 3.5%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독약’과도 같다. 국제유가가 108달러를 돌파하고 국제곡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상황에서 원화 약세는 수입 가격을 더 끌어 올리게 된다. 지난 2004년 이라크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수준에서 40달러로 급등했을 때 환율이 1040∼1080원대를 유지하면서 고유가의 부담을 소비자물가로 고스란히 전가했던 것과 같다. ●정부 “급박한 상황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원·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을 돌파했지만 급박한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경상수지가 3개월 연속 적자를 본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물가가 불안하지만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성장과 물가 사이에서 정책적 선택을 해야 하는데 아직 구체적인 플랜이 서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다만 환율이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소영 백문일기자 symun@seoul.co.kr
  • [글로벌시대]학교만 있고,교육은 없다/ 마크 러셀 문화 비평가

    새로운 대통령의 취임을 맞은 지금은 한 발짝 물러서서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을 바라보기에 좋은 시기다. 이명박 대통령은 많은 변화를 가져오겠다고 약속했으며 나는 모든 것들이 다 잘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계획들에 대해 몇 가지 우려를 가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한국의 영어교육 증대를 위해 많은 계획들을 마련하고 있다. 향후 5년간 2만 3000명의 영어전용교사를 고용하고, 영어로 진행하는 영어교육을 확대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통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영어교육을 ‘제2의 청계천’ 프로젝트로 만든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것은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음악이나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넓히도록 하려는 것과 마찬가지로 매우 훌륭한 목표가 될 것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영어 공교육 강화 계획이 인문 교육에 따른 추상적인 혜택을 추구하기보다는 영어를 잘해서 보다 좋은 직장을 갖게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아 걱정이다. 한국 사회에서는 영어를 잘해야 성공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지만 이런 일반적인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는 필리핀보다 훨씬 적지만,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은 세계 최고수준이다. 영어 공교육 강화와 같은 제안들을 보면서 정부나 기업이 각종 대규모 프로젝트를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던 1970년대의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2008년의 한국은 1978년의 한국과는 너무나 다르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적인 경제는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해졌다. 만약 이 대통령이 정말 비즈니스의 힘을 믿는다면, 그는 한국 최고의 비즈니스와 가장 창조적인 리더들이 자유시장에서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에 보다 힘을 쏟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한국 학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영어의 부족이 아니라, 교육의 부족이다. 한국은 학교(schooling)에는 집착하지만 교육(education)에 대해서는 너무나 적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학교와 교육은 같은 것이 아니다. 학교에 대한 집착은 좋은 성적을 받아서 서울대나 연세대, 고려대에 입학하여 한국의 엘리트 사회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교육은 지혜를 배우고 세계에 대해 보다 깊은 이해를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깊고, 균형이 잡힌 교육은 보다 창의적인 세대, 창조적인 기업가와 리더의 세대를 키워내는 데 최고의 토대가 된다. 교육을 계량화하기는 더 어렵겠지만 훨씬 더 중요한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고용을 하느냐가 교육의 질을 가늠한다. 만약 한국 기업들이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가장 창의적인 사람들을 찾는 데 관심을 기울인다면 사람들은 그것에 맞추어 준비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않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울대에서 형편없는 학생이 되기를 택한다. 그보다 덜 유명한 학교에서 훌륭한 학생이 되는 것보다 좋은 직장을 얻는 데에 훨씬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학입시에 매달린다. 만약 이 대통령이 진정으로 한국에서 강력한 영어문화를 만들려고 한다면 영어 공교육에 많은 돈과 자원을 들여서 그렇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진정 필요로 하지도 않은 것을 하도록 강요하게 되는 셈이다. 결국 돈과 시간, 에너지만 낭비하게 될지도 모른다. 반대로 만약 현대 사회의 도전과 기회에 준비된 시민들을 만들고자 한다면, 매우 다른 전략이 요구될 것이다. 이 대통령은 한국 경제를 탄력적이고 역동적이면서도 창조적인 기업가들에게 우호적인 경제로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이 하룻밤 새에 억만장자가 될 수 있는 구글과 야후의 세계, 이것이 바로 미래의 모델인 것이다. 마크 러셀 문화 비평가
  • 안보리, 이란 核제재 3차 결의안 채택

    안보리, 이란 核제재 3차 결의안 채택

    유엔이 ‘평화적 핵활동’을 계속하겠다는 이란에 우라늄 농축프로그램을 중단하라며 국제사회의 이름으로 압력의 수위를 높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3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세 번째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영국과 프랑스가 제출한 대이란 제재 결의안에 표결을 실시해 15개 이사국 중 14개 이사국의 찬성으로 결의안을 채택했다. 인도네시아는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은 앞선 두 차례 결의안의 내용을 보완·강화한 것이다. 처음으로 민간 및 군용으로 함께 쓰일 수 있는 물품 교역도 제재 대상에 포함시켜 이란의 경제활동을 더 옥죄게 했다. 이란에서 입·출항하는 선박들에 대한 검열을 강화하고, 이란 은행들과의 금융거래와 수출신용장 개설금지 등을 촉구했다. 또 자산동결 대상에 12개 기업을 추가하고, 핵 또는 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된 13명에 대해서는 자산동결과 함께 해외여행시 감시·보고를 의무화했다. 한편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이와 별도로 이란이 핵을 포기할 경우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확대해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존 소어스 유엔 주재 영국대사는 ““이란 핵 프로그램 확산에 대한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반영하는 것인 만큼 협상을 통한 진전을 이룰 것을 이란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등 서방국가들은 이란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 핵개발을 위한 것이라며 중단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이란은 “평화적 목적에 따른 주권 사항”이라며 일축해 왔다. 모하마드 카자에 주 유엔 이란 대사는 이날 표결에 앞서 “안보리 결의안은 일부 강대국들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란에 가하는 불합리하고, 불법적인 압력”이라고 비난했다. 안보리의 3차 결의안은 이란에 우호적인 태도를 취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동참을 얻어냈다는 점에서 일정 부분 미국 등의 성공으로 평가된다. 유엔 소식통은 제재 강화에 난색을 표명하던 국가들이 미국의 새로운 정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서 상황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주 각국 외교사절과 핵 전문가들에게 이란이 과거에 핵폭탄 설계를 시도했음을 보여주는 새 증거들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제사회 대다수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 국가정보평가(NIE)가 지난해 12월 “이란이 2003년 핵무기 개발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한 데다 IAEA도 지난달 22일 이란 핵프로그램 사찰보고서에서 “이란의 협력으로 핵 프로그램의 투명성이 증대됐다.”고 밝히는 등 이란에 유리한 내용들이 잇따라 공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개막한 IAEA 이사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EU 협상 대표국들은 이란 핵개발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결의안 채택을 추진하고 있으나 비동맹 국가들이 반대하고 있어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안보리 결의안은 이란의 핵문제를 정치쟁점화해 중동 지역에서의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미국과 EU의 의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면서 “미국이 우리나라와 일본에도 이란 핵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자원외교를 중시하는 새 정부가 어떤 행보를 취할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파란만장 박정금과 함께라면 뭘해도 든든하지 않겠어요?”

    “파란만장 박정금과 함께라면 뭘해도 든든하지 않겠어요?”

    지난달 28일 MBC 주말극 ‘천하일색 박정금’ 촬영현장에서 만난 배종옥, 김민종, 손창민은 자정까지 이어지는 늦은 촬영시간에도 활기가 넘쳤다. 이는 기존의 우려를 깨고 한 달만에 시청률 20%를 돌파,KBS ‘엄마는 뿔났다´와 대등한 경쟁구도를 이루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였다. “본래 시청률을 의식하고 드라마를 출연하지는 않지만, 좋은 결과가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정말 상상도 못했거든요. 주변에서 재밌게 봐주시니 힘이 나죠.”(배종옥) 가정생활과 일을 씩씩하게 병행하는 ‘아줌마 형사’ 박정금(배종옥)의 애환과 활약상을 그린 이 드라마는 탄탄한 구성과 빠른 전개로 입소문을 탔다. 여기에는 정금과 호적상 새엄마인 사여사(이혜숙)와의 갈등, 아들을 잃어버린 정금의 강한 모성애 등도 한몫 했다. “정금은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인물로 내적 갈등이 많은 인물이에요. 보통 사람 같으면 모든 것을 놔버리고도 싶겠지만, 정금은 삶을 바라보는 따뜻함과 긍정성으로 이를 극복하죠. 그런 밝고 희망적인 코드가 시청자들에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배종옥) 무엇보다 요즘 이 드라마의 화제는 ‘아줌마들의 로망’으로 떠오른 변호사 한경수 역의 김민종이다. 극중 그는 화려한 약혼녀 사공유라(한고은)보다 자신과 공통점이 많은 정금에게 더 끌린다. “처음엔 캐릭터가 감도 안 오고 애매모호한 구석이 있어서 연기하기에 무척 힘들었어요. 대사연습땐 잘못하면 ‘바보스럽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거든요. 전 원래 남자팬들이 많았는데, 이 작품으로 주부님들이 좋아해주신다니 배우로서 힘이 많이 나죠.”(김민종) 오늘 촬영장면은 경수와 유라의 결혼식 장면(방송예정). 방송가에 ‘의리맨’으로 유명한 그는 이날 정금을 가슴에 두고 다른 여자와 결혼해야 하는 경수의 우수어린 눈빛을 연기했다. 김민종은 “극중 경수는 정금이 자신처럼 어두운 면을 지녔지만, 이를 활발하게 풀어내는 면에 매력을 느낀다.”면서 “이처럼 스토리나 감정선이 기존의 주말극과는 다른 힘이 느껴진다.”며 드라마 인기비결을 분석한다. 밤 11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일산의 한 검도장으로 촬영장소를 옮겼다. 이번 장면에는 정금이 경수를 떼내려고 긴급 호출한 용준 역의 손창민도 합세했다. 손창민은 극 중반부터 코믹연기로 극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그동안 멜로드라마는 많이 출연했잖아요. 처음 드라마 ‘불량주부’로 코믹연기에 도전할 때 갈등도 있었지만, 저도 기존 연기에 대한 답답함도 있었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이런 연기적 변신에 후회는 없어요.”(손창민) 연기 경력이 모두 20년이 넘는 베테랑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화제가 ‘연기와 인생’으로 모아진다. “현재 자신의 삶은 자기가 선택한 삶이기도 하잖아요.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이겨내는 점이 저와 박정금의 공통점이죠. 전 ‘좋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열망 하나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이번에 무거운 이미지와 시청자들과의 거리감을 없앤 것이 가장 큰 소득이죠.”(배종옥) “전 요즘 코믹 연기의 균형점에 관심이 있어요. 코믹 연기라는 것이 노골적으로 웃긴다고 능사가 아니거든요. 그 상황에 적합한 연기를 했을 때만이 진정한 웃음도 나오고 슬픔도 나오죠. 어떻게 하면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고 그 경계선을 잘 ‘줄타기’하느냐가 38년차 배우인 저의 관심사예요.”(손창민) “그동안 연기자로서 전 작품 선택에 별로 전략적이지도 못했고, 안목도 많이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기존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지나치게 남성성을 강조했다면, 이번엔 저의 색다른 면을 보이게 돼서 만족해요. 이런 여세로 나간다면, 올해는 영화쪽에서 풀지 못한 ‘한´(恨)을 풀 수 있지 않을까요?”(김민종) 글·사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대통령실장은 얼굴없는 사람”

    “대통령실장은 얼굴없는 사람”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실용´을 강조한다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28일 또 하나의 ‘실용모드´를 선보였다. 취임식을 아예 생략한 것이다. 류 실장은 최근 측근들에게 “비서실장은 얼굴이 없는 사람”이라며 별도 취임식 없이 근무할 뜻임을 밝혔다고 한다. 이미 대다수의 청와대 인사들이 대선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터에 취임식 같은 의전이나 절차에 얽매여 집권 초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실용주의’의 발로라고 한다. 류 실장은 또 새 정부 출범 후 관례적으로 이뤄져 온 언론사 순방도 생략하기로 했다. 언뜻 이명박 정부가 강조해 온, 이른바 ‘프레스 프렌들리(press friendly)´와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임직한 행보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러나 “이 역시 언론과 거리를 두려는 것이 아니라 정권교체기 청와대 업무를 보다 빨리 안정시키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의례적인 인사 같은 겉치레보다는 실질적인 언론친화적 행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다만 언론과의 우호적 관계는 약속대로 지켜갈 것이며, 조만간 조직이 안정되는 대로 대언론 행보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민주 “김성이 후보 부적격”

    한나라당과 통합민주당은 29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표결 처리하는 데 합의했다. 하지만 장관 후보자들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 문제를 두고는 양당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어 혼선을 빚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28일 “안상수 원내대표와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가 오늘 오후 3시에 만나 한 총리 임명동의안 표결과 장관 인사청문회 경과 보고서를 내일 본회의에 모두 보고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만 통합민주당 최재성 원내 공보부대표는 “김성이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렇게 합의해 준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부적격으로 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편 김성이 후보자의 외동딸(32)이 한국 국적을 포기하고도 김 후보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13차례나 국내 의료기관을 이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김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건강보험 사용내역에 따르면 외동딸 김모씨는 1986년 3월1일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 중인 김 후보자의 피부양자로 등재된 뒤 2000년 6월 한국국적을 포기했다. 하지만 김씨는 국적 상실 이후에도 호적과 주민등록을 말소하지 않아 종전처럼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웅래(통합민주당) 의원실이 제시한 2006년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김씨의 요양급여 내역을 보면 16일 동안 13차례에 걸쳐 19만 7774원의 진료비를 사용했다. 이 가운데 본인부담금은 7만 8920원으로 공단은 11만 8854원을 부담했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건보공단법 98조 2항은 건강보험증을 양도·대여하거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한 자에 대해 진료비(공단지급분) 외에 보험금액(공단부담분)에 상당하는 과태료를 물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의 경우, 국적이 상실된 순간부터 호적 존재여부에 상관없이 외국인으로 간주돼 외국인에 대한 건보규정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거주 외국인의 경우 매달 5만원을 선납한 뒤 건강보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있다. 김 후보자측은 “호적이 말소되지 않은 것을 몰랐다. 착오로 그 기간에 진료를 받았다면 진료비를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오상도기자 kjh@seoul.co.kr
  • 참여정부 4대 권력기관 3년8개월 열람 개인정보 140만건

    국가정보원과 국세청, 경찰청, 대검찰청 등 이른바 4대 권력기관이 2003년 1월부터 2006년 8월까지 3년8개월 동안 열람한 개인정보가 140만건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자치위 소속 한나라당 이상배 의원이 27일 행자부로부터 넘겨받은 민원업무혁신(G4C) 시스템을 이용한 개인정보 열람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국세청은 131만 4793건, 국가정보원 7만 4660건, 대검찰청 1만 3021건, 경찰청 1533건을 열람했다. 항목별로 국세청은 토지대장(34만 8411건)을 가장 많이 열람했고, 국정원은 주민등록정보(4만 8590건), 대검도 주민등록정보(8708건), 경찰청은 호적정보(1304건)를 가장 많이 들여다봤다. 특히 국정원의 부동산 자료 열람은 2006년 7월과 8월에 650건 중 620건(94.7%)이 집중됐다. 이 시기는 국정원 직원 고모씨가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친인척 부동산 자료를 열람했다고 알려진 때여서 정치사찰 의혹이 크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시아남자핸드볼] 26일밤 쿠웨이트에 본때 보인다

    ‘쿠웨이트에 본때를 보여줄 기회를 잡았다.’ 한국 핸드볼 남자 대표팀이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국으로 엄청난 편파 판정 혜택을 받았던 쿠웨이트와 우승을 다툰다. 김태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5일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남자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홈팀 이란을 33-24로 대파, 쾌조의 5연승을 달리며 26일 오후 10시30분에 열리는 결승에 올랐다. 조별리그 B조에서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를 연달아 꺾은 기세를 거침없이 이어갔다. 쿠웨이트도 사우디아라비아를 32-29로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해 9월1일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에서 당했던 수모를 벗고 아시아 최강의 면모를 과시할 기회를 맞게 됐다. 당시 한국은 쿠웨이트에 20-28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대회에서도 편파 판정 논란은 여전했다. 예선 때 쿠웨이트와 같은 A조에 속했던 바레인이 “AHF가 경기 일정을 갑자기 바꾸고 바레인에 비우호적인 심판을 집중 배치했다.”며 대회 도중 귀국했다. 다행스럽게도 결승에선 이런 말썽이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핸드볼연맹(IHF)이 판정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준결승부터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유럽 심판을 파견하는 등 관리에 들어갔기 때문. 김태훈 감독은 “큰잔치 등 경기가 계속돼 선수들의 피로가 누적됐지만 쿠웨이트에 맺혔던 감정을 풀 기회다. 코트에 쓰러질 각오로 싸우겠다.”며 일전을 별렀다. 김영중기자 jeunesse@seoul.co.kr
  • [사설] 서민 살리는 게 선진화의 첫걸음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취임사에서 ‘선진화 원년’을 선포하면서 우리 모두 변화에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소년이 대통령이 되었듯이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이 보장되는 나라, 기회가 넘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경제살리기에 매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압도적인 표 차이로 이명박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의 여망이 경제살리기에 있음을 다시 한번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경제살리기에 나서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첫걸음에 각별한 기대를 갖는다. 하지만 이 대통령도 지적한 것처럼 주변여건은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성장잠재력 위축과 더불어 국가경쟁력은 떨어지고 국제원자재 값 급등과 금융시장 불안이 우리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불안요인이 물가 폭등 및 고용 불안, 무역수지 적자 확대, 소비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불황의 한파는 훨씬 더 심각하다. 이 대통령이 취임사의 절반 이상을 민생 등 경제분야에 할애한 것도 한국경제가 처한 이같은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경제살리기의 원동력으로 ‘기업’을 지목했다.‘국부의 원천이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라면서 과감한 규제 혁파와 감세로 기업이 신명나는 풍토를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경제 영토의 지평을 넓혀나가겠다고 역설했다. 기업의 투자 기피로 성장잠재력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오늘의 위기국면을 초래했던 점을 감안하면 적절한 처방이다. 이 대통령의 방향 제시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이 고개를 끄덕이기에는 미흡하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기업 중심의 성장이 어떻게 서민들의 주머니로 귀결될 것인지에 대한 각론 부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서민들이 바라는 경제 살리기는 거창한 것이 아니다. 시장에 가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사교육비의 고통으로부터 해방시켜 달라는 것이다. 지금부터 서민의 고통은 새 정부의 책임이다.
  • 광주, 2013년 U대회 유치전 본격화

    광주, 2013년 U대회 유치전 본격화

    “광주에 관심 좀 부탁합니다.” 광주시가 2013년 여름철 유니버시아드(U)대회 유치전에 나섰으나, 새 정부 출범과 총선 등 어수선한 현안에 밀려 분위기가 뜨지 않고 있다. 대규모 국제 대회일수록 지역민들의 유치 의지와 열기가 현지 실사 때 중요한 평가항목이다. 국제 실사단이 4월에 광주를 방문함에 따라 시와 유치단, 주민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유치 활동에 사활 건 광주 광주시는 24일 U대회 유치 열기를 높이기 위해 ‘하계U대회 유치 범시민 붐 조성계획’을 마련했다. 지원단 구성을 통한 범시민 지원체제 확립과 언론 매체·온라인 홍보 강화, 범시민 서명운동 등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 시는 이달말까지 10만명의 ‘범시민 지원단’을 모집하고 다음달 11일에 발대식을 갖기로 했다. 발대식이 축제 분위기에서 치러져 세계적인 이목을 끄는 게 목적이다. 또 이틀 후에는 3만명이 참석해 U대회 유치를 기원하는 ‘시민 한마음대회’를 연다. 자치구별로 1000명 규모의 유치지원단을 꾸린다. 광주 지역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대학생 지원단’도 만들어진다. 다음달 23일 범시민 걷기대회와 28일 나무심기 행사도 연다. ●대규모 행사 줄이어 이르면 다음달 중순에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집행위원회 관계자들이 대거 광주를 방문한다. 관계자 4∼5명이 단 한 차례 이른바 ‘실사’를 하는 자리다. 개최지는 5월3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집행위원 23명이 투표로 결정한다. 따라서 광주를 결정적으로 알릴 기회는 실사단의 방문 기간에 달렸다. 박광태 시장과 위원장을 맡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 등 유치단 일행은 지난 11∼22일 유럽, 미국, 중국 등을 분주하게 오가며 “광주에 한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귀국한 일행은 “해외 분위기는 나름대로 우호적인 편”이라면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상황. 새 대통령의 취임과 정부조직개편 등에 이어 결정적인 4월에는 총선이 치러진다. 총선이 없다면 너도나도 거들겠다며 달려 들었을 국회의원들도 U대회에 쓸 신경이 없다. 주민들도 무심한 편이다. ●언론 역할도 중요 이에 따라 시는 대회유치 성공을 위해 언론 등 미디어 활용도를 높이기로 했다. 지역 방송·신문사 등과 업무 협약을 맺고 각종 캠페인과 기자회견, 인터뷰, 간담회, 특별기고 등으로 U대회 유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알리고 있다. 특히 FISU의 실사단이 광주를 방문할 때 집중적인 보도를 부탁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언론 보도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유치에 성공하려면 강원 평창 주민들이 이전에 보여 주었던 환호와 갈망의 분위기가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지역 주민들에게 관심을 당부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주말극 전성시대

    주말극 전성시대

    봄이 오는 길목,2월 방송가에 주말극 열기가 뜨겁다. 요즘 주말극은 미니시리즈 못지않은 빠른 전개와 짜임새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대가족 중심의 휴먼스토리’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소재와 이야기로 접근한 것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 지난 2일 첫방송한 KBS ‘엄마가 뿔났다’와 MBC ‘천하일색 박정금’의 주말극 대결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엄마가 뿔났다’는 김수현 작가가 4년 만에 내놓는 신작이라는 점때문에 첫방송부터 시청률 30%를 넘으며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천하일색 박정금’도 최근 아줌마 형사 박정금(배종옥)과 호적상 새엄마인 사여사(이혜숙)와의 갈등, 변호사 한경수(김민종)를 둘러싼 삼각관계가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며 시청률 20%대를 넘나들고 있다. 이같은 변화를 시청자들보다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제작진이다.KBS는 지난 16일과 17일에 방영된 KBS ‘엄마가 뿔났다’의 5회와 6회 방영시간을 평소보다 10분 가까이 늘리며,2위와 격차벌리기에 나섰다.‘박정금’도 지난 23일 방영분에 인기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카메오로 출연시키는 등 김수현 드라마에 식상함을 느낀 젊은 시청자 눈길 잡기에 분주하다. 시간대는 다르지만 9일 첫방송한 SBS ‘행복합니다’의 초반기세도 만만치 않다. 전작 ‘황금신부’의 인기를 이어받은 이 작품은 재벌딸인 신분을 속인 서윤(김효진)과 평범한 회사원 준수(이훈)의 러브스토리가 첫회부터 시청률 20%를 넘었다.‘행복합니다’의 장용우 PD는 “인물 캐릭터들이 초반에 빠르게 자리를 잡았고, 미니시리즈 같은 연출기법을 표방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10시대 방영되는 ‘조강지처클럽’도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측은 이같은 주말극 인기가 무조건 반갑지만 않은 눈치다. 광고단가는 주중이나 주말이나 똑같지만, 사회문화적 파급력면에서 주말극이 주간 미니시리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최근 미니시리즈는 MBC 수목드라마 ‘뉴하트’를 제외하곤 이렇다할 히트작이 나오지 않고 있다.SBS가 ‘로비스트’의 부진을 씻고자 내놓은 ‘불한당’이나 권상우, 이요원 주연의 KBS ‘못된 사랑’도 예상치를 밑도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한때 한류드라마의 첨병역할을 했지만, 국내 사극열풍에 밀려 지난 몇년째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미니시리즈의 위기의식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속에서 새달 5일 맞대결하는 송윤아, 김하늘 주연의 ‘온에어’나 윤계상, 아라 주연의 ‘누구세요?’ 등은 미니시리즈 부활의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정덕현 씨는 “최근 주말극은 가족극의 형태를 지향하지만, 장인작가들의 탄탄한 구성과 디테일을 통해 일상성에서 리얼리즘을 강조한 것이 인기비결”이라면서 “미니시리즈가 기존의 인기 공식만을 답습하고 ‘이야기의 힘’에 있어서 새로움을 주지 않는다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노무현정권 5년 명암] 분야별 평가

    ■정치 분야 참여정부 5년은 노무현 대통령의 끊임없는 ‘정치 실험’으로 채워졌다. 탈권위주의를 이뤄냈다. 국정운영을 공개하고 비선 정치를 청산하는 데도 주력했다. 개별적으로 보고되던 부처 업무현안을 국무회의석상에서 공개적으로 처리하게 했다. 임기 초 평검사들과의 공개토론도 파격이었다. 권력형 부정부패로부터 벗어났다. 돈·관권선거가 사라졌다. 참여정부 국정운영백서에 따르면 17대 총선에서 선거법 위반 적발 건수는 6402건으로 16대 총선의 두 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발전도 중요한 화두로 던졌다. 지역주의 청산과 연결된다. 행정복합도시와 공기업 지방이전, 지역혁신 클러스터 등이 대표적이다. 정치적으로는 지역주의 정당체제를 극복하기 위한 토대를 구축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17대 총선에서 열린우리당 의석은 영남권을 제외하고 대체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노 대통령은 임기 내내 현행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하며 선거구제 개혁과 개헌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집중했다. 시사평론가 김종배씨는 참여정부의 정치를 “총재 정치·1인 정치로 상징돼온 3김(金)체제를 혁파하는 데 주력했다.”고 요약했다. 그러나 ‘미완의’ 정치 실험은 결국 혼선의 정치로 귀결됐다. 방향은 일부 옳았지만 방법이 성급했고 정교하지 못했다. 자갈밭에 씨앗을 뿌린 셈이었다. 지역주의 정치 타파와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내세우며 거론했던 대연정 제안은 오히려 전통적 지지층의 등을 돌리게 했다. 측근정치·보스정치를 단절하기 위해 도입했던 당·청 분리와 청와대 정무수석 폐지도 마찬가지다. 당의 자생적 구조가 마련되지 않은 탓에 집권 여당을 국정 운영의 동반자로 두는 데 실패했다. 당내 차기 대권주자들을 내각에 앉히면서 당·청이 동반 추락하는 결과로 돌아왔다. 대통령도 집권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탈당하는 등 불안정한 리더십을 보였다. 5년 내내 당청갈등은 사그라들지 않았고, 대결적 여야 구도가 심화됐다. 정치권은 물론, 대국민 소통 부재를 낳게 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는 “집권당이 무력화된 탓에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득해야 하는 정당 본연의 역할을 놓쳤다.”고 평가했다. 오만하다는 비판이 따라다녔다. 지난 2005년 8월, 당시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대통령은 21세기에 가 있는데, 국민들은 독재시대 문화에 빠져 있어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한 말이 이를 극단적으로 드러낸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대외관계 분야 노무현 정부의 대외관계는 북핵 6자회담 진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지난해 제2차 남북정상회담 개최로 상징되는 대북정책이 대외정책과 손발이 맞지 않아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손해를 미쳤고, 일본·중국 등 다른 4강과도 적지 않은 마찰을 빚는 등 아쉬운 점이 많았다는 평가다. 참여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미관계에서 드러난 ‘자주파’와 ‘동맹파’의 갈등, 동북아 균형자론 등은 결국 한·미동맹 진전과정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한·미간 오랜 현안이었던 주한미군 재배치, 방위비 분담, 용산 미군기지 이전, 전시작전권 전환 등이 상당부분 해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 과정에서 양국간 적지 않은 갈등을 야기, 한·미동맹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일본·중국과도 호혜적 우호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권 초기 우호적으로 시작했던 일본과의 관계는 일본측의 독도 영유권 주장,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배타적경제수역(EEZ) 갈등, 역사교과서 및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이 잇따라 대두되면서 급속도로 냉각됐다. 이에 따라 한·일 정상간 ‘셔틀외교’가 전면 중단되는 등 불편한 관계로 바뀌게 됐다. 중국과도 한동안 동북공정(東北工程) 등 역사문제로 상당한 마찰을 빚었다. 탈북자 문제 등도 양국 관계 진전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역할을 고려, 정치·경제적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는 평가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교육 분야 참여정부의 교육정책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엘리트주의에 맞서 교육평등화에 초점을 맞췄지만, 학생들의 학습의지를 떨어뜨리면서 학력저하로 이어지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한 가난의 대물림을 막고 계층이동을 지향점으로 내세운 교육 평등주의는 열매를 맺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추구해야 할 과제다. 2003년 7월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설치로 시작된 참여정부 교육개혁정책은 ‘파격’으로 일관했다.‘서울대 폐지’ 등 대학의 서열 구조 타파와 기득권 폐지를 외치는 인사들이 교육정책을 좌지우지했다.2004년엔 수능 9등급제 도입,2006년 외고 운영 개선 방안 등 교육개혁안이 쏟아졌다.2008학년도 입시에 처음 적용된 수능 등급제는 교육정책의 실패를 보여주는 하이라이트다. 변별력을 갖추지 못하면서 학생들은 대혼란에 빠졌다. ‘죽음의 트라이앵글(내신·논술·수능)’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부모들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3불 정책(본고사·기여입학제·고교등급제 금지)을 고수하면서 대학당국과 교육부의 마찰도 끊이질 않았다. 한국교총은 참여정부가 형평성만 강조한 교육정책을 집행하려다 공약을 제대로 실현하지 못하는 등 전반적으로 교육공약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대학의 자율성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교원 양성·임용제도 및 승진·전보제도 개선, 사교육비 경감, 방과 후 학교 등을 특히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경제 분야 1인당 국민소득은 2003년 1만 2826달러에서 지난해 2만 81달러로 노무현 정권 5년 사이 57% 늘었다. 하지만 실질 소득의 증가보다 원·달러 환율이 같은 기간 1200원에서 930원으로 하락한 데 따른 영향이 컸다. 소득 증가도 상위계층에 쏠려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003년 265만원에서 지난해 322만원으로 5년간 57만원 늘었다. 하지만 소득에서 소비를 뺀 흑자 규모는 상위 20% 가구의 경우 월 200만원이 넘지만 하위 20%는 월 34만원씩 적자를 봤다. 소득 계층간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득을 하위 20%로 나눈 5분위 배율은 2003년 7.24배에서 지난해 7.66배으로 악화됐다.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균형이 심한 지니계수도 같은 기간 0.341에서 0.35로 해마다 높아졌다.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집값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으나 특정 지역을 겨냥한 세금정책 등으로 주변 집값마저 상승하는 ‘버블 도미노’ 현상을 일으켰다. 부동산 대책을 12차례나 발표하면서도 과잉 유동성 문제에는 뒤늦게 대처하는 우를 범했다. 부동산포털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전국 아파트 값은 평균 34.8%, 서울 지역은 43.4% 뛰었다. 경기도는 37.6%, 충남도 31.9% 올랐다. 대기업은 수출호조로 호황을 누린 반면 실질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내수 중심의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극심한 불황을 겪었다. 또한 사교육비 증가와 비정규직 증가로 서민 가계는 여태 몸살을 앓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언론 분야 참여정부는 언론과의 긴장관계를 강조했다.2003년 출범 직후부터 가판신문 구독금지, 개방형 브리핑제 도입, 신문법 제정 등 언론 개혁을 위한 각종 정책을 쏟아냈다. 언론을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으로 구분하는 ‘편가르기’ 현상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언론에 대해 ‘기득권 집단’,‘불량상품’,‘기자실 대못질’ 등 거친 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부 정책은 노 대통령의 왜곡된 언론관에서 비롯됐다는 비판도 받았다. 이는 결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추진된 이른바 ‘취재지원 선진화 방안’이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1월16일 국무회의에서 “기자들이 죽치고 앉아 기사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지 해외 실태를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국정홍보처는 3월 국내외 기자실 운영실태 조사결과를 내놓았으며, 두 달 뒤인 5월 정부부처 기자실 통·폐합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언론자유를 심대하게 훼손한다는 각계각층의 지적과 함께, 일부 언론에 국한됐던 갈등이 일선 취재현장 전체로 전면화되는 결과를 낳은 ‘최대 악재’가 됐다. 기자들은 정부청사 로비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전원이 끊긴 경찰청 기자실에서는 촛불을 켜고 기사를 작성했다. 이같은 전대미문의 갈등은 노 대통령이 퇴임할 때까지 풀리지 않았다. 결국 언론 개혁이라는 취지는 사라지고, 소모적이고 불필요했던 논쟁만이 남은 셈이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특별기고] 브루스 클링너 美헤리티지 선임연구원

    [특별기고] 브루스 클링너 美헤리티지 선임연구원

    미국인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조지 부시 대통령이 당선 축하 메시지를 발표했고, 상·하원에서는 이 당선인의 취임을 축하하는 결의안까지 채택했다. 한국 대통령의 취임에 대해 미국이 이보다 더 많은 축하를 보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이같은 분위기는 그동안 묻혀 있던 양국관계의 거대한 잠재성을 현실화시키는 굳은 터전이 될 것으로 믿는다. 미국은 이명박 정부가 대북정책을 실용적으로 가져가고, 한·미 동맹관계를 더한층 공고히하고, 비즈니스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새로 발표된 이명박 정부의 외교·국방·통일 장관 지명자들은 일단 미국에 가깝고 북한에 비판적인 인물들로 보인다. 그 가운데 남주홍 통일부장관 지명자는 벌써부터 한국의 진보세력들로부터 ‘냉전의 전사’나 ‘북한 붕괴론자’로 공격까지받고 있다. 이명박 당선인이 통일부를 없애려 했던 것은 남북관계를 한·미관계보다 우선하려 했던 노무현 대통령의 대외정책을 뒤바꾸려는 의도에서 나온 ‘시위’였다고 해석된다. 보수적인 이명박 정부의 등장에 따라 향후의 한·미관계가 지난 5년간의 한·미관계와는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확실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미국도 한·미관계를 복원시키려는 이명박 당선인의 노력에 적극 호응할 것으로 믿는다. 미국은 이명박 당선인의 대북 정책을 전반적으로 환영하지만 약간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왜냐하면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은 다양하고 때로는 모순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대북지원을 북핵 문제 등과 연계시킨다는 선거공약 등이 그런 사례다. 이는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강경파들의 주장과 비슷하지만, 한편으로 워싱턴에서는 이 당선인이 남북관계의 현상유지를 바라면서 던진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을 3000달러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이 당선인의 공약은 흥미롭다. 만일 노무현 대통령이 그같은 제안을 했다면 보수주의자들은 불필요한 ‘퍼주기’라고 비난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런 공약은 보수적인 측면과 진보적인 측면을 동시에 담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 결정자들은 한국의 현재 및 미래의 대북 경제협력을 북한의 핵 합의 이행과 어떻게 연계시킬 것인가를 빠른 시일 안에 결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1000명에 이르는 국군포로 송환을 포함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어느 정도까지 제기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합의를 이뤄야 할 것이다. 한·미 동맹은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데 미·일 동맹과 마찬가지로 긴요하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은 한·일관계의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 3국이 동북아 안보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 한·미 양국은 경제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반드시 체결해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이 오는 4월 워싱턴을 방문하기 전에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문제를 해결하고, 한국 국회는 FTA협상안을 비준동의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 의회도 한·미관계에서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을 표현하는 도구로서 한·미 FTA를 승인해야 한다. 이명박 당선인은 선거과정에서 자유시장경제의 신봉자임을 보여 줬고, 이는 앞으로 한국에 더많은 외국인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될 것이다. 정리 이도운특파원 dawn@seoul.co.kr
  • [일요영화] 영광의 날들

    [일요영화] 영광의 날들

    ●영광의 날들(EBS 일요시네마 오후 2시20분) 제2차 대전 당시 독일군에 점령당한 프랑스를 위해 싸운 북아프리카의 프랑스 식민지 군인들의 이야기. 프랑스의 해방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지만, 역사에 기록되지 못한 그들의 존재는 지난 2006년 9월 한달간 프랑스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영화를 통해 부활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3년 알제리의 한 시골마을. 프랑스 식민지인 알제리 청년인 사이드(자멜 드부즈)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프랑스를 나치로부터 구하겠다는 일념에 어머니의 만류를 뿌리치고 전쟁에 지원한다. 사이드는 훈련소에서 같은 식민지 형제들을 만나 이들과 함께 전투에 투입되고 전투 도중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마르티네즈 하사의 당번병이 된다. 오로지 진급에만 관심있는 압델카사르, 동생 결혼식을 위해 죽은 병사들의 호주머니를 뒤지는 불 같은 성격의 야시르(사미 나세리)를 비롯한 토착민 출신 병사들은 고된 훈련을 참아낸다. 이들은 격전지로 악명 높았던 노르망디와 얼어붙은 동부 전선 그리고 독일군 점령 하에 있던 알자스 지방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을 희생해가면서 프랑스를 지켜낸다. 하지만 결국 프랑스 국기를 꽂고 승리의 기념사진을 찍는 건 모두 프랑스 출신 군인들이었다. 게다가 식사와 진급, 편지검열 등 토착민 병사에 대한 불평등이 계속되고 압델카사르가 진급에서 밀려나자 프랑스 군인과 토착민 병사들 사이의 불신은 더욱 깊어진다. 결국 사이드를 비롯한 그의 동료들은 정당한 권리를 찾아 고향으로 돌아가기 위해 독일군 점령하의 알자스 마을에 침투, 독일군과 힘겨운 전투를 시작한다. 이 영화는 전통적으로 식민지 점령기를 다룬 영화를 금기시해 온 프랑스에서 매우 의미있는 역할을 한 작품이다. 지난 2006년 첫 시사회에 참석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식민지 군인들의 인권을 보상할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해 9월27일 프랑스 정부는 당시 전투에 참여했던 8만명의 토착민 군인들이 프랑스 군인과 동일한 사회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법안을 발표했다. 개봉 당시 평단의 평가도 비교적 우호적이었다. 그해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남우주연상을, 시카고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각각 수상했다. 또한 보수성향이 강한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에서도 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120분.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이명박정부 최우선 과제는 물가안정

    한국경제가 사면초가 상태에 놓였다. 이명박정부 출범을 앞두고 무역적자 폭이 확대되고 물가가 치솟는가 하면, 소비증가세가 둔화되고 고용사정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치솟는 물가는 한국경제의 숨통을 옥죄고 있다. 지난 1년간 50%나 오른 국제 밀 시세는 최근 한달 사이 무려 90% 이상 폭등했다. 밀가루를 주원료로 사용하는 라면 등 생필품가격이 오르면서 사재기와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국제 원유가격은 또다시 사상 최고가 행진이다. 철강 등 국제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우리의 수출주력상품인 조선과 자동차 등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문제는 ‘글로벌 인플레 쓰나미’로 불리는 최근의 물가 상승압력이 우리로서는 속수무책이라는 점에 있다. 원자재와 에너지, 곡물의 자급률이 극히 낮은 우리 경제구조로서는 외부 충격시 완충역할을 담당할 방파제가 없다. 지난해에는 원화값 상승이 수입물가 충격을 일정 부분 흡수했지만 올 들어 환율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수입물가 상승은 곧바로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로 파급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13일 경기의 하강 가능성을 우려하면서도 콜금리를 동결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인플레 기대심리 때문이다. 이명박정부는 성장잠재력 회복과 물가안정이라는 두마리의 토끼를 잡겠다고 공언했다. 대외 여건이 우호적이거나 최소한 중립적이라면 바람직한 목표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부진 속에 전방위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새 정부가 물가 안정에 국정의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을 권고한다. 이를 위해 정치권은 차기정부가 표방한 ‘자원외교’를 능동적으로 펼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물가 고삐를 못 잡는 성장은 사상누각이다.
  • 中, 교황에 구애작전 펼치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중국 방문계획이 추진되고 있다고 18일 타이완 매체 등이 영국 언론을 인용, 보도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서방의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려는 차원으로 분석되며, 방문이 성사되면 최근 인권 문제 등으로 궁지에 몰려 있는 중국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언론들은 분석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권위있는 한 관계자는 “오는 8월8일 개막하는 베이징올림픽 이전 방문에 양측이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으며, 중국은 관리를 교황청에 파견해 관계 개선을 위한 세부사항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년간 중국과 교황청은 관계 개선을 위해 힘써 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광저우(廣州)교구 간쥔추(甘俊邱·43) 신부에 대한 중국 정부의 사제 임명을 바티칸 교황청이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지난해 하반기 이탈리아를 방문한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않았다. 그는 2006년에는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었다. 일단 교황청은 중국으로부터 공식 초청장을 받은 바 없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중국 외교소식통들은 ‘교황이 중국을 방문하기로 했다.’는 단순 사실만 발표되더라도 중국 지도부가 우호적 여론을 조성하는 데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정치국 주도로 지난해 12월18일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가톨릭 집단학습 행사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은 “당과 정부는 신앙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노력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국교 정상화의 전제로 바티칸에 타이완과 단교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사제 임명권 등 자국내 종교문제에 대해서도 개입하지 말 것을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바티칸은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타이완과 수교를 맺고 있다. 핵심 쟁점인 사제 임명권에 대해 중국 정부는 복수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바티칸이 임명하는 방안을 타협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1951년 이래 반세기가 넘도록 단절된 중국과 가톨릭계가 올림픽을 계기로 화해의 악수를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jj@seoul.co.kr
  • [특파원 칼럼] 한국이 바라는 미국 대통령/ 이도운 워싱턴특파원

    미국의 차기 대통령 후보가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으로 좁혀졌다. 그렇다면 한국의 입장에서 볼 때 가장 바람직한 대통령이 될 후보는 셋 가운데 누구일까? 과거를 돌아보면 양국의 관계는 보수든 진보든 같은 성향의 대통령이 나란히 집권했을 때 전반적으로 좋았다. 전두환-로널드 레이건, 김대중-빌 클린턴의 조합이 거기에 해당한다. 반대로 두 나라 대통령이 보수와 진보 성향으로 엇갈렸을 때는 관계가 좋지 않았고 때로는 심각할 정도였다. 박정희-지미 카터, 김영삼-빌 클린턴, 김대중-조지 부시, 노무현-조지 부시의 조합이 그런 경우다. 이같은 경험에 비춰보면 공화당의 매케인 의원이 집권하는 것이 구조적으로는 한·미관계에 더 나을 것이다. 한국이 이미 보수적인 이명박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미 대선의 흐름은 민주당 후보들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갈망하는 클린턴의 대결은 미 유권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촉발하고 있다. 두 후보는 매케인 의원과의 가상대결에서도 대체로 앞서 있다. 따라서 내년 이후 한·미 정부의 조합은 보수-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세 후보의 한반도 관련 정책들도 비교해 보자. 매케인 후보는 일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통상 관련 소식통은 전했다. 또 베트남에 참전해 포로로 잡혔던 전쟁영웅인 매케인은 한·미 군사동맹도 매우 중요시한다고 군사소식통은 말했다. 다만 매케인 후보는 북한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갖고 있으며, 집권할 경우 대북정책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을 따를 가능성이 크다고 외교소식통은 예측했다. 클린턴 의원은 한·미 FTA에 반대한다고 몇번씩이나 명확하게 밝혔다. 자동차 노동자 등 노조 세력의 표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그러나 통상 소식통은 클린턴 의원이 일단 후보가 되면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의 대북 정책은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과 거의 비슷할 것으로 외교소식통들은 전망한다. 현재 클린턴 의원의 대외정책을 보좌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클린턴 전 대통령의 참모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의원은 그동안 한반도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다가 11일 상원 외교위원회 발언을 통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오바마는 클린턴과 마찬가지로 한·미 FTA에 반대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단호한 태도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오바마 의원이 특별히 이명박 당선인의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고 한·미관계 복원을 위해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다. 어찌 보면 오바마가 우호적인 마음으로 한국에 손을 내민 것이다. 주미대사관의 고위관계자는 “한·미관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세 후보 모두 장단점이 있으며 대체로 ‘손익계산’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의 오바마 돌풍 탓인지 워싱턴에서 만나는 다양한 한국인들 가운데는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유도 다양하다.“흑인이 대통령이 되면 소수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배려가 커질 것”이라는 소박한 기대도 있었다. “아프리카에서 수많은 ‘쿤타 킨테’들을 끌고와 부려먹고 차별했으면 이제 한번쯤 흑인 대통령을 뽑아주는 것이 도리”라는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하는 이도 있었다. 또 다른 이는 “힐러리의 승리는 작은 변화지만 오바마의 승리는 큰 변화”라면서 “미국이 흑인을 대통령으로 뽑을 정도의 사회적 포용력을 보여준다면,20세기에 이어 21세기에도 국제사회를 이끌어나갈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dawn@seoul.co.kr
  • 국내학계 통섭 논쟁 ‘솔솔’

    국내학계 통섭 논쟁 ‘솔솔’

    ‘통섭(統攝)’을 놓고 국내 학계에 논쟁이 솔솔 지펴지고 있다. 최근 지식계의 대표적 화두 가운데 하나가 통섭이다.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책 ‘통섭’(1998)이 화두의 발원지고, 윌슨의 제자이자 2005년 책을 번역·출간한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화두의 전파자다. 최 교수 스스로 “통섭이라는 용어와 개념은 꺼내 놓기 무섭게 날개 달린 듯 학계는 물론 기업과 사회로 퍼져나갔다.”고 평할 만큼 통섭은 사회적 인지도를 한껏 높이고 있다. 통섭은 분과학문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지식의 대통합’을 주창한다. 감당할 수 없을 만큼 다양화되고 전문화되는 현대 지식 사회에선 매우 호소력 있는 메시지임에 틀림없다. ●“통섭은 과학제국주의” 반면 한국을 벗어나면 통섭은 매우 논쟁적 개념이다.‘몰논쟁적’인 국내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에서 윌슨의 통섭론은 인문학자와 사회과학자뿐 아니라 윌슨과 같은 생물학자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극명하게 갈린다. 국내의 ‘통섭 논쟁’은 이제 발아 단계다. 더디지만 싹은 트고 있다. 윌슨의 논리를 ‘미신’이라고 비판하는 미국 시인 웬델 베리의 ‘삶은 기적이다’(녹색평론사)도 2006년 번역돼 나왔다. 국내 ‘통섭 현상’을 바라보는 비판론의 골자는 한국 통섭론자들이 통섭의 양지에만 주목하고 음지는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다. 비판론의 일차 타깃은 통섭이란 번역어다. 영어 단어 ‘consilience´를 최 교수는 통합, 통일, 일치, 합치 등 익숙한 용어 대신 전문 학술용어 뉘앙스가 강한 ‘통섭’이라고 옮겼다. 한자어 또한 ‘사물에 널리 통한다.’는 뜻의 ‘통섭(通涉)’이 아닌 ‘거느닐 통´(統)과 ‘잡을 섭´(攝)을 붙여 ‘큰 줄기를 잡다.’란 의미로 풀이했다. 김흡영 강남대 신학부 교수는 최 교수의 번역을 윌슨의 과학제국주의를 그대로 이식한 용어라고 혹평한다. 김 교수는 최근 출간된 ‘배움과 한국인의 삶’(전상인·정범모·김형국 엮음, 나남 펴냄)에 실은 글 ‘통섭을 반대한다’에서 “(최 교수가) 기존의 ‘두루 통한다’는 말을 쓰지 않고 고의적으로 ‘포섭하여 통제한다’는 의미의 한자를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가 보기에 자연과학의 인문학 ‘정복’을 암시하는 윌슨의 통섭론은 과학제국주의이자 황우석 사태가 보여준 과학파시즘적 요소를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학적 현상→심리학적 현상→생물학적 현상→물리학적 현상’으로 이어지는 환원주의 입장을 취하는 윌슨의 논리도 비판 대상이다. 김 교수는 “윌슨에 의하면 환원주의 방법론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과학이 아니고, 윌슨의 통섭론은 사회과학과 인문학을 환원주의 방법론으로 재편하자는 것”이라면서 “이미 본토에서 부적격 판정이 난 실패한 기획이 뒤늦게 한국에 전파돼 유능한 통섭전도사들의 화려한 수사학에 의해 성공적으로 부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는 윌슨과 다르다” 당사자인 최 교수의 설명은 다르다. 환원주의가 통섭적 연구를 위한 하나의 방법론일 수는 있으나 모든 통섭적 연구가 환원주의적으로 이뤄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학문의 대통합이 오로지 자연과학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진정한 통섭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원활한 소통으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자신의 통섭론이 윌슨의 한계를 극복·발전시킨 것이란 뜻이다. 최종덕 상지대 교양과 교수는 지난해 7월 ‘통섭에 대한 오해’(한국의철학회 여름 세미나 발표)란 글에서 “최재천 교수가 통섭을 환원적 통합이 아닌 상호적 통합에 있다고 믿는다면 윌슨 저서의 유명도에 의존하지 말고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으로 태도를 분명히 한 뒤 통섭의 의미를 전개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논쟁은 이제 시작 단계다. 활발한 공방을 거친 후에야 한국적 통섭론은 왜곡과 발전적 극복 사이에서 제 길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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