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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매체 허가 늘려 독점구조 타파”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9일 “지금 방송사들의 영향력이 압도적인데 칸막이를 없애 방송매체를 더 허가함으로써 이런 독점적 구조를 타파하겠다.”며 미디어법의 개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지금 미디어산업을 개편하면서 앞으로 몇 년 후에 다가올 정권 연장 문제를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 “정권에 우호적인 방송을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은 지나친 논리적 비약”이라고 밝혔다. 그는 MBC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에 정권에 우호적인 인물을 앉히려 한다는 지적과 관련, “공모제를 통해 협의할 사안”이라면서 “MBC 노조나 회사에서 두 명의 이사를 추천해야 한다는 내용은 법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재벌의 ‘MBC 소유설’에 대해 “민영화 방침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지금 MBC와 같은 큰 미디어를 개인이, 또는 기업이 인수하려면 몇 조원 단위의 돈이 들어가는데 그런 기업이 있을까하는 면에서 회의적이다.”며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미디어산업의 세계적 변화 추세인 ‘미디어 빅뱅’은 자유로운 경쟁 체제에서 비롯된다.”면서 “칸막이식 규제가 사라지고 신규 투자가 자유로워지면 전문성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넓은 세계시장을 향해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감스럽게도 미디어법 개정안이 6개월 이상 정치의 볼모가 되면서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다.”며 “국가의 미래와 미디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극히 불행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디도스’(DDoS·분산서비스거부) 공격 대란과 관련, “초유의 얼굴없는 사이버 공격으로 국민의 심려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국정원과 검찰, 인터넷서비스제공자(ISP) 등과 공조해 철저히 대응하고 사이버 공격의 배후도 조속히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버 보안은 국가 안보의 필수 조건”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완벽한 대응 체제를 갖추는 데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V.O.S 박지헌 “4살 된 아들있다” 고백

    V.O.S 박지헌 “4살 된 아들있다” 고백

    V.O.S의 리더 박지헌(32)이 네 살 된 아이가 있다고 고백했다. 박지헌은 최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7년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네 살 된 아이가 있다. 또 아내는 8월 말에 둘째를 출산 한다.”고 밝혔다. 그간 박지헌이 아이가 있다는 사실은 가요 관계자들 사이에서 지켜진 공공연한 비밀. 박지헌이 유부남인 사실이 알려지면 활동에 지장이 있을지 모른다고 판단한 스타제국의 부탁으로 지켜진 것이라고 한다. 박지헌과 아내 서명선씨는 중학교 3학년 때 펜팔로 교제를 시작해 현재까지 사랑을 가꿔오다가 2006년 첫째 아들을 낳았고 ‘찬란하게 빛나라’는 의미로 빛찬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두 사람의 혼인신고에 앞서 아이의 출생신고를 먼저 하게 돼 빛찬은 현재 호적상 아내 서씨의 아들로 돼있다. 이에 대해 박지헌은 “가수라는 직업, 또 소속사와 팀에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쉽게 고백할 수 없었다.”고 그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어 “네 살 된 아이와 아내에게 이제는 당당히 아버지와 남편으로 나서고 싶었다.”는 박지헌은 “새 회사를 만났고 나의 이야기를 털어놨을 때 따뜻하게 안아줬다. 두려운 마음도 축복해줬고 신뢰가 생겼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당당하게 고백하게 됐다.”고 심경을 전했다. 한편 박지헌은 최근 스타제국을 떠나 새로운 소속사로 이적하고 활동 준비 중이다. 사진제공 = 스타제국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충청권 연대론 재부상

    충청권 연대론 재부상

    자유선진당 이회창(얼굴) 총재가 최근 여권에서 흘러 나오는 ‘충청 총리 기용설’의 전제는 한나라당과의 정당 간 연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양당이 ‘충청권 연대’ 논의를 본격화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뒤따르고 있다. ●“사람만 빼가는 식은 별로…” 이 총재는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자유선진당 인사의 입각설에 대해 “정책 목표나 정치 상황에서 연대·공조한다고 하면 그런 틀 위에서 총리고 장관이고 하는 것은 좋다.”고 말했다. 정당 간 연대 같은 ‘공조의 틀’이 만들어지면 여권에 협력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주목된다. 이 총재는 진행자가 ‘인사쇄신과 관련해 충청권 총리가 거론되는 것을 두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셨다고 하는데….’라고 묻자 “우리도 정당이 있는데 청와대에서 우리 당에 있는 사람을 기용한다면 우리 당은 뭐가 되느냐. 우리가 여당이 되는 거냐, 제2의 한나라당이 되는 것이냐.”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나 그런 거(연대나 공조) 없이 그냥 한 두 사람 빼가는 식이라면 자유선진당으로서는 마음이 별로 유쾌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최근 양당의 공조 움직임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는 오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자유선진당의 숙원인 세종시 특별법을 처리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의 협조가 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한나라당은 세종시 특별법에 대해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여야 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정부 마음대로 취소하고 변경할 수 없다.”고 언급한 이후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특별법·미디어법 공감대 자유선진당도 한나라당에 우호적이다. 민주당의 등원거부로 6월 국회가 파행을 빚고 있는 가운데 자유선진당은 한나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미디어 관련법과 비정규직법에 대해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 내부에서는 ‘충청 연대론’에 대해 ‘소설 같은 해석’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박선영 대변인은 “그런 해석이 자꾸 나오는 것에 대해 이 총재가 ‘도대체 왜들 그러냐.’고 말한다.”면서 “총재가 매일 하는 이야기인데 왜 자꾸 확대 해석되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씨줄날줄] 위구르족/함혜리 논설위원

    위구르인의 조상은 몽골에서 시베리아까지 넓은 지역에 산재해 있던 고대 튀르크계 유목민이다. 중국인들은 이들을 가오처(高車)라 불렀다. 천막을 옮기기 위해 소가 끄는 수레에서 유래했다. 철 수레를 만들어 사용했을 정도로 금속문화가 발달했던 이들의 역사는 744년 바스밀, 카를룩 등의 부족과 함께 후돌궐 제국을 멸망시키고 위구르 제국을 세우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몽고와 중앙아시아의 광대한 영토를 지배하며 유목문화를 버리고 점차 정착 농경사회로 탈바꿈했으나 840년 다른 튀르크계 민족인 키르기스에 의해 멸망한다. 위구르의 난민들은 중앙아시아 각지로 흩어졌다. 위구르 제국의 동쪽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세운 간수 왕국은 870년부터 1036년까지 지속됐다. 이들의 후손이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위구르인이다. 실크로드의 요충지인 우루무치, 고대 무역의 중심지인 카슈가르 등을 중심으로 무역과 목축업, 농업이 발달했으며 중국과 대체로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던 신장지역은 1760년 청의 지배를 받게 되면서 피의 역사가 시작된다. 위구르족은 42차례나 반란을 일으킨 끝에 1864년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독립 왕국을 세웠지만 청나라는 1884년 ‘새로운 영토’라는 뜻의 신장성을 설치했다. 1944년 재봉기해 동투르키스탄을 세웠지만 중국은 1949년 공산당 정권 수립 후 이곳을 다시 병합했다. 1955년 10월 신장 위구르 자치구가 됐지만 분리독립 요구는 옛 소련 붕괴 이후 한층 거세졌다. 위구르 문화는 튀르크 문화와 한문화, 아리아계 문화가 혼합된 형태로 문학과 예술, 특히 음악 분야에서 분명한 역사적 정체성을 자랑하고 있다. 우루무치를 둘러싼 신장의 면적은 164만 7000㎢. 중국 전체 면적의 6분의1, 한국의 16배나 되는 광활한 지역에는 엄청난 석유,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다. 그러나 위구르인들은 한족의 이주와 중국 정부의 지배로 전통 문화가 사라지고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신장 위구르의 전체인구 1900만명 가운데 위구르족은 800만명에 이른다. 뿌리 깊은 종족 갈등이 다시 유혈사태로 번져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했다. 불행한 역사가 언제쯤 끝날지 걱정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오바마 “푸틴 뛰어난 총리” 푸틴 “오바마 희망 연상”

    취임 후 첫 러시아 방문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러시아 실세인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마침내 마주 앉았다.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상대에 대한 신뢰를 표현하면서도 미묘한 긴장감을 내비쳤다.AFP통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다음날인 7일 오전 푸틴 총리와 조찬 회동을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과거에는 러시아 대통령으로, 현재는 총리로서 뛰어난 업무 수행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이에 푸틴 총리는 “오바마라는 이름 하면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이 연상된다.”고 화답했다. 모스크바 근교에 자리잡은 푸틴의 관저에서 가진 이날 회동에서 두 사람의 몸짓은 우호적이었다고 AP통신이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하지만 오바마는 “우리는 모든 것에 동의하지는 못했다.”라며 대화에 이견이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해 워싱턴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앤드루 쿠친은 “메드베데프 대통령과는 ‘상징적으로’ 성공적인 하루를 보냈다면 푸틴 총리와 회동은 현실을 직시하는 시간”이라면서 “호감을 사는 것이 오바마의 강점이긴 하지만 푸틴은 쉽게 호감을 갖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다.러시아 방문 전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에 대해 “한발은 과거 방식에, 또 다른 발은 새로운 방식에 두고 있다.”며 냉전적 사고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고, 푸틴은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 구축을 비판하며 맞받아쳤다.오바마 대통령은 이틀간의 러시아 방문을 통해 그동안 공언해온 양국 관계의 ‘재설정(reset)’의 초석을 다졌다.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1) 후속 협정의 초안을 마련하고 아프가니스탄 군사 협력 협정에 서명하는 등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회담이었다. 또 양국 정상의 관계를 보다 동등하게 이끌어갔다는 데 이번 회담의 의미가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평가했다. 미국의 명백한 1인자인 오바마와 달리 메드베데프의 입지는 확고하다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오바마 입장에서는 전후 세대인 메드베데프가 대화 파트너로서 좀더 쉬울 수 있는 만큼 그의 위상을 공고히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정상 회담 전 푸틴을 공격한 것, 회담 후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대통령이고 푸틴 총리는 총리”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MD 문제와 그루지야 문제를 놓고는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도 이번 정상회담이 남긴 숙제다. 오랜 세월 지속돼온 불신의 벽을 허물지 못한 만큼 관계가 언제 또 악화될지 모른다는 얘기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韓·日 북핵 불용·경제 공조 재확인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 일본 총리가 28일 도쿄에서 가진 정상회담은 양국간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바탕으로 한 북핵문제와 경제문제 등에 공조키로 합의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북핵 5자협의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한 것도 의미가 작지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정상은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이날의 회담을 포함, 모두 8번 정상회담을 가지며 돈독한 우의를 과시했다. 두 정상은 먼저 북핵문제에 대해 강력한 규탄메시지를 보내며 공고한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지난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앞두고 제안한 ‘5자협의’와 관련해 두 정상은 인식을 같이했다. “5국이 6자회담이란 틀 안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을 교환했다.”(이 대통령), “5자회의에 대해서도 6자회의를 진전시킨다는 형태에서 개최해야겠다는 점에서 관계국간 협의를 진행하자고 했다.”(아소 총리). 러시아가 최근 5자협의 참여 의사를 밝히고 중국도 아직 소극적이지만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핵문제에 강경한 한·미·일 3국의 공조체제를 보다 확고히 한 셈이다. 양 정상은 원론적이기는 하지만 한·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상호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전돼야 한다는 데 원론적인 공감대를 형성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 등 양국간 민감한 이슈는 회담 공식의제에서 제외하고 언급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핵문제와 경제위기 극복에 공동 대처하기 위해서는 민감한 이슈에 대한 논의를 뒤로 미루는 게 낫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1시간 40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은 당초 30분으로 예정됐던 단독회담을 1시간 이상 이어가는 등 심도있는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는 총리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 양국 경제인 초청간담회 등을 마친 뒤 총리관저에 마련된 만찬장으로 이동하면서 우산을 함께 쓰고 빗속을 걸어가는 장면을 연출해 돈독한 우의와 신뢰를 과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마지막 행사인 아소 총리 주최의 만찬을 위해 총리실 인근 총리관저로 이동했으며, 당초 예정에 없이 아소 총리가 든 우산을 이 대통령이 함께 쓰고 1분간 걷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에서 재일민단 및 상의 간부를 초청, 오찬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재일동포의 지방참정권 문제와 관련해 “참정권을 갖는 것은 세계적 추세인 만큼 일본도 그런 추세에 맞춰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여러분들의 국내 참정권은 해결됐는데 사는 나라에서 참정권이 안돼 아쉬운 점이 있다.”며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알뜰’, ‘배려’ 외교가 돋보였다고 자평했다. 대형 항공기를 타던 기존 관례를 깨고 실무 수행단과 수행 경제인 규모를 고려해 777 중형 항공기를 전세기로 사용하고, 행사장으로 도쿄 주일 한국대사관저를 적극 활용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근원적 처방’과 대통령 인식의 전환

    [김형준 정치비평] ‘근원적 처방’과 대통령 인식의 전환

    이명박 대통령은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정치권을 향해 라디오 연설을 통해 주목할 만한 화두를 던졌다. “민심은 여전히 이념과 지역으로 갈라져 있다. 상대가 하면 무조건 반대하고 보는 정쟁의 정치문화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사실 별로 달라진 것은 없다. 이런 고질적인 문제에는 대증요법보다는 근원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는 “국면전환형 쇄신은 없다.”는 말만 내세우며 아직까지 처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참다못해 한나라당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조속한 개편, 박근혜 전 대표의 국정동반자 관계 약속 이행, 탈이념과 중도실용의 정신에 입각한 국정기조 재확립 등이 포함된 쇄신 제언을 발표했다. 왜 대통령은 화두만 던진 채 정치권과 민심의 요구를 적절히 묵살하면서 상황을 주도하지 않는 것일까? 대통령의 상황에 대한 인식의 오류가 근본적인 이유가 될 수 있다. 첫째, 경제가 좋아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믿음이다. 정부는 “한국이 제일 먼저 경제 위기에서 탈출할 것이다.”라는 해외 경제 기구들의 장밋빛 전망에 고무되어 있는 듯하다. 하지만 경제 지표가 좋아진다고 서민 경제가 좋아진다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참여정부가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참여정부 5년 재임기간 동안 연 평균 4.2% 경제성장, 외환 보유고 2000억달러, 주가 2000포인트 달성 등 외형적인 경제 지표는 상당히 좋았다. 그러나 국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를 망쳤다고 인식했다. 경제 지표는 좋았지만 사회 양극화는 심화되면서 민심이 급속하게 이반되었기 때문이다. 둘째, 박근혜 전 대표는 결코 한나라당을 탈당하지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1990년 3당 합당, 97년 DJP연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등 한국 정치에서 불가능은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대선 승리를 위해 한나라당을 탈당해 동서연합을 기치로 김대중 전 대통령 세력과 연대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극단적인 상황이 내년 지방선거 전에 실현된다면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초라하고 보잘것없는 소수 정권으로 전락될 수밖에 없다. 셋째, 올해가 정치적인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MB식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집착이다. 따라서 정치 논리에 따라 이리저리 흔들려서는 안 되며 무리를 해서라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욕구가 강하다. 문제는 이러한 경직성과 강박감으로 인해 정치로 풀어야 할 일을 정치로 풀지 못하고 종종 타이밍을 놓치면서 상황을 악화시키는 정치적 미숙함을 연출했다. 동시에 “독재시대의 권위주의로 회귀하면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넷째, 국민들은 여전히 성장과 효율 등 보수 가치를 지지하고 보수에 대해 우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는 기대이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진보가 진보에 대해 ‘좋다’는 비율은 72.2%인 반면, 보수가 보수에 대해 ‘좋다’는 비율은 33.1%에 불과했다. 한편 중도층에서는 ‘진보가 좋다’는 비율은 28.5%인 반면 ‘보수가 좋다’는 비율은 19.3%에 불과했다. 정권 교체 1년 반 만에 보수에 대한 반감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인식과 전제가 잘못되면 올바른 진단은 물론 내실 있는 처방이 나올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국정쇄신을 위한 ‘근원적 처방’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분명해졌다. 제도와 인사 개편은 부차적인 것이고 대통령 인식의 근원적인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때만이 지혜의 눈이 비로소 열리고 ‘거꾸로 가는 정부, 대답 없는 정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국민의 신뢰를 받는 올바른 처방이 도출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지자체장 벌써 선거운동

    지자체장 벌써 선거운동

    일부 현직 자치단체장들이 내년 6월 치러지는 제5대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벌써부터 선거전에 돌입한 듯한 행보를 보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선거전에 직접 뛰어들 수 없는 한계 탓인지 애매한 성격의 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으로서 홍보전을 펼치는가 하면, 일부 자치단체장은 물밑에서 ‘속 보이는 칩거 형태’를 보이기도 한다. 자신을 비난하는 주민 집단과는 일전불사 의지를 보이는 자치단체장도 있다. 반면 일부에선 선의의 주민소환제도가 자치단체장을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모호한 행보에 감춰진 선거전 경북도가 18일 조선시대 독도지킴이 안용복 장군의 정신을 계승·발전시킨다는 취지에서 정식 출범시킨 ‘안용복 재단’이 지역 민심의 도마에 올랐다. 김관용 도지사는 이날각계 인사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재단 출범식을 가졌다. 김 도지사는 명예이사장을 맡았다. 그러나 재단에 관여한 21명 중 대다수 인사가 도정에 우호적인 자치단체 간부, 경북도 금고(庫) 관계자 등인 반면 정작 독도와 관련된 단체 관계자는 1명도 없다. 지방선거를 위한 특정인의 친위 조직이라는 의혹을 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경기 성남시가 최근 출범시킨 청소년육성재단도 선거 전위조직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재단은 이대엽 시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퇴직공무원이 사무국장으로 임명돼 시의회의 거센 반대를 받았으나 결국 공식출범했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지난 8일 일도2동에서 주민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으나 끝내 공직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경고를 받았다. 김 지사는 ‘치적 홍보는 안 되고 도민 여론수렴 행사는 가능하다.’는 선관위 유권 해석을 근거로 ‘제주특별법 제도 개선 4단계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도민과의 대화’라는 지역순회 행사를 갖고 있으나, 선관위 눈에는 불법으로 비친 것이다. ●주민소환 무서워도 물밑선 계속 반면 취임 직후부터 광역화장장 조성 문제로 곤욕을 치렀던 김황식 경기 하남시장은 2007년 말 주민소환 투표까지 겪은 뒤 최근에는 ‘조용한 행보’를 하고 있다. 다만 요즘 엉뚱하게도 ‘차 없는 거리행사’ 광고에 수천만원의 시 예산을 쏟아부었다가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불법 노점상과의 전쟁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강현석 경기 고양시장은 경전철 노선에 발목이 잡혔다. 강 시장은 여러 개발사업으로 교통수요가 급증할 것에 대비해 2001년부터 대화~식사지구 11.9㎞ 구간에 경전철 조성을 추진하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사자 계획을 슬며시 접고 ‘칩거’에 들어갔다. 류화선 경기 파주시장도 올해 초 발전소 건립문제로 주민소환이 거론된 이후 주민들과의 마찰을 피하고 있다. 성남의 이 시장은 지난달 초 중원구 ‘은행2구역 주민대책위원회’ 최모 위원장을 상대로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각종 유인물을 통해 ‘불법 주민 뒷조사’ ‘날치기 행정’ 등의 표현으로 이 시장을 공격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격이다. 조병돈 경기 이천시장도 이천시상인연합회가 자신을 비방하는 스티커를 배포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하세현 교수는 “일부 자치단체에서 모호한 재단 설립, 예산 및 행사권 등을 이용해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관계자는 “주민들의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대화로 풀어가는 게 우선”이라며 “시민들의 입에 재갈부터 물리려는 시도는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윤상돈·대구 김상화·제주 황경근기자 yoonsang@seoul.co.kr
  • “中 농촌주민 목숨값 도시민 3분의 1”

    │베이징 박홍환특파원│“농촌 주민 목숨 값은 도시 주민의 3분의1밖에 안 된다.”중국 광둥(廣東)성 공안국이 새로 마련한 ‘2009년도 교통사고 인명피해 배상 계산 표준’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교통사고 피해배상 규모 산정시 이 표준이 적용되는데 새로 마련한 규정에 따르면 가해자로부터 받는 피해배상과 관련, 도시 주민에 비해 농촌 주민이 최대 51만위안(약 9000만원) 덜 받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 표준은 지난달 30일부터 내년 5월29일까지 적용된다. 광둥성 공안국은 도시주민 연간 가처분소득, 농촌주민 연간 순소득과 도시 및 농촌 주민 연간 생활비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해 올해의 표준을 제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도농 주민간 배상규모에 현격한 차이가 발생, 특히 농촌 주민들의 원성이 잦다. 일부 주민들은 “농촌에 사는 것도 서러운데, 차에 치여 받는 몸값마저 차별받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광둥성 공안국은 올해의 표준을 마련하면서 장례비, 사망배상금, 부양가족 생활비 등을 총액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4만위안 증액했다. 광저우(廣州) 등 일반 도시 주민의 경우 최대 76만위안을 지급받도록 조정했다. 반면 농촌 주민의 경우 최대 25만위안까지 받을 수 있다. 광둥성에서 사고를 당한 외지인의 경우 그의 원래 호구(戶口·호적)가 농촌 또는 도시인지 여부에 따라 배상액이 달라진다. 농촌 주민이라도 1년 이상 도시에 거주하면서 고정수입이 있는 경우, 도시 주민 기준을 적용받지만 법적 판단에 따르도록 돼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광둥성 성도 광저우에서 발행되는 광주일보(廣州日報)는 8일 “생명의 가치는 똑 같을 뿐 어떤 부가조건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광둥성 공안국의 정책을 비판했다.stinger@seoul.co.kr
  •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주민번호 뒷자리 2xxxxxx→1xxxxxx 로 가는 여정, 그 일상

    “난 남자야, 그냥 다른 남자.” 다큐멘터리 영화 ‘3xFTM(쓰리 에프티엠)’이 새달 4일 개봉한다. 포스터의 글귀대로 영화는 ‘다른 남자’ 3명의 일상을 기록한 작품이다. 다른 남자? 그러니까, 이들은 통상적인 ‘남·여’의 이분법적 인식에서 살짝 비껴서 있다. 모두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남성으로 살기를 원한다. 눈치챘겠지만 FTM은 ‘여자에서 남자로(female to male)’의 영어 약자이다. 법적 성별을 남성으로 바꾸고 싶어하지만,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를 ‘2’에서 ‘1’로 바꾸기까지 그리고 바꾼 뒤에도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영화는 이들의 성전환 배경과 과정, 사회적 편견으로 인한 상처와 극복 여정을 속깊은 친구와의 대화처럼 조근조근 들려준다. ●“누군가 한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FTM)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자체가 아예 없잖아요? 그건 존재 자체를 모르는 거고, 그만큼 FTM에 대한 한국사회의 차별과 억압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주죠. 이 다큐는 FTM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일종의 시작점 같은 영화예요.” 개봉을 앞두고 얼마 전 서울 중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일란 감독은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두 주인공 김명진, 한무지(이상 가명)씨도 함께 한 자리였다. 감독의 말처럼 ‘3xFTM’은 FTM에 관한 국내 첫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그동안 성전환여성(MTF·male to female)에 관해서는 연예인 하리수,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와 ‘언/고잉 홈’ 등을 통해 어느 정도 대중적으로 알려졌지만, FTM은 예술 영역에서도 거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던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 한 사람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전환남성도 똑같은 사람이란 이야기를 하고 싶었죠”(김명진) 영화는 이들이 겪는 열악한 삶의 조건을 잘 드러낸다. 김씨는 2006년 호적상 성별을 바꾸었다. 호르몬 치료만 한 상태였지만, 건강이 안 좋아 수술 받기 힘든 몸이란 병원 진단서를 일일이 제출해내서 이뤄낸 일이었다. 이후 징병검사를 받아야 했던 그는 성별변경 관련 증거서류에도 불구하고 “육안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요구에 신체검사에서 바지를 내려야 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소한 결과 성전환자에 대한 징병신체검사 개정을 이끌어냈지만, 손해배상소송은 1심에서 패소해 현재 항소 중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입사를 위해 ‘여자중학교’, ‘여자고등학교’에서 ‘여자’자만 지워 이력서를 써낸 그는 얼마 뒤 회사측으로부터 고소를 당했다. 다행히 무혐의 판정으로 끝났지만, 이미 잘린 뒤였다. 다시 들어갔던 대기업에서도 6개월만에 같은 이유로 명예퇴직을 당했다. 요즘 싸우고 있는 대상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이다. “남자로서 가슴, 자궁을 지닌 것은 장애와 같다.”며 성전환수술에 대한 보험 적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성전환수술 보험 안 되고 부작용 위험 커 한씨는 가슴 절제수술에 이어 최근 자궁 적출수술을 했다. 하지만 성별변경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성별변경을 위해서는 대법원 예규에 따라 성기수술도 해야하지만, 비용이 엄청난데다 부작용의 위험성마저 크다. 영화 속에서 “여성이라 말하고 합격했다. 연봉 2800만원에 내 영혼을 팔았다.”며 절규했던 회사에는 끝내 입사하지 않았다. ‘3xFTM’은 성적소수문화 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가 기획한 커밍아웃 3부작 중 하나다. 이후로 정치인 최현숙씨의 이야기를 담은 ‘레즈비언 정치도전기(홍지유·한영희 감독)’, 4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을 다룬 ‘종로의 기적(이혁상 감독)’이 계속될 예정. ‘3xFTM’은 김 감독에겐 기지촌 다큐멘터리 ‘마마상’(2005년)을 잇는 두 번째 작품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2006년 ‘성전환자 성별 변경 관련법 제정을 위한 공동연대’에 참여하면서 주인공들을 만났고, 그해 가을쯤 활동 성과를 정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다큐멘터리를 기획하면서 이들에게 출연을 제의하게 됐다. ‘3xFTM’을 찍는 과정은 녹록지는 않았다. 주인공들은 심적 부담감 때문에 촬영 도중 한번씩 다 ‘잠수’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몇 개월 안 가 스스로 돌아왔다. 김명진씨는 “감독님이 그러더라고요. ‘네가 이 다큐의 끝에서 얻을 수 있는 게 하나라도 있다면 좋겠는데, 잃는 것만 있으면 지금 와서 그만둬도 너를 잡지 않겠다.’고요.”라고 회상했다. 조바심 낼 법도 했지만, 감독은 별로 걱정하지 않았단다. “이 다큐에 응할 정도의 사람이면 쉽게 포기할 수 없을 거라고 봤어요. 제가 끌어들인 것도 있지만,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참여한 거라고 봤죠. 그들의 ‘자기 동기’를 믿고 기다렸어요.” 지난해 4월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인 영화는 이후 다수의 국내외 영화제에 초청을 받는 것은 물론 2008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여성영화인모임 다큐·단편 부분 여성영화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소규모 상영을 예상하고 만들었던 영화가 일반 극장에까지 걸리게 된 건 관객의 힘이 컸다. 한무지씨는 “FTM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생겼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용기를 많이 얻었어요.”라고 고마워했다. ●“관객에 대한 믿음으로 개봉 용기내” 영화에서 “난 엄마 뱃속에서부터 남자”라고 했던 또 한명의 주인공 고종우(가명) 씨는 이날 아쉽게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매체 인터뷰에 대한 부담감과 아웃팅(타인에 의해 성적소수자들의 정체성이 알려지는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 듯했다. 김씨와 한씨도 마찬가지 심정이지만, 관객을 믿는다고 했다.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함부로 아웃팅하지 않을 거라고 믿어요. 다만, 우리 모습이 또다른 선입견을 심어주지 않을까 걱정되긴 해요. 우리 외에도 정말 많은 FTM들이 있으니까요. 이 다큐가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FTM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한무지) “영화 카피처럼 우린 그냥 ‘다른 남자’일 뿐이에요. 예전에 여자였기 때문에 조금 더 여자를 잘 이해할 수 있는 남자일 뿐, 전염병을 가진 사람도 특이한 사람도 아니거든요. 관객들이 우리를 그냥 한 인간으로, 똑같은 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김명진) 글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시론] 북한의 전방위 공세와 대북정책 차별화/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북한의 전방위 공세와 대북정책 차별화/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해 6·15, 10·4 선언의 이행을 요구하며 이명박 정부를 압박했던 북한은 올 들어 공세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연초 조평통이 ‘남북간 정치·군사적 합의 무효화’를 선언했고, 인민군총참모부가 ‘대남 전면대결태세 진입’을 선포하고 ‘주한미군과 남한의 핵폐기’를 요구했다. 이후 개성공단의 현대아산 직원을 구금했고, 장거리미사일을 발사하고 6자회담을 거부했으며, ‘개성공단 계약 무효화와 폐쇄 가능성’까지 통보했다. 더욱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비탄에 잠긴 우리에게 보란 듯이 2차 핵실험까지 했다. 2차 핵실험은 북한정권이 최소한의 인간적 예의도 모르는 집단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줬다. 노 전 대통령은 김정일과 정상회담을 했고 북한정권에 우호적 대북정책을 펼친 당사자이기에 핵실험 자체만큼 그 시점이 주는 충격이 크다. 북한이 그토록 외쳐댔던 ‘우리민족끼리’의 허상이 무너져 내렸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대남전략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이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남한정부의 정책을 바꾸는 데 모아져 있다. 남북대화를 단절함으로써 대북정책을 이대로 가져가선 안 된다는 여론을 불러일으키고, 차기 대선에서 햇볕정책을 계승하는 정권의 재탄생을 노리고 있다. 현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대북정책의 차별화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6·23 평화통일 선언’ 이후 정착된 대북 포용정책의 연속성은 유지하되, 지난 10년 정부의 대북정책과는 확실한 차별화가 필요하다. 국가안보를 무시했다는 국민의 질타를 받은 햇볕정책과 분명한 선을 긋고 선명성을 부각시키는 일이야말로 이명박 정부 대북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차별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가 바로 북핵문제와 개성공단을 비롯한 남북경협 분야이다. 북핵문제와 관련, 지난 10년 정부의 실패한 정책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교훈을 도출해서 같은 실책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목표 하에, 북핵정책 전반에 대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 2012년 문을 열겠다는 강성대국의 실체가 핵대국, 미사일대국임이 분명해진 이상 김정일 체제하에서의 북핵 폐기가 불가능할 수 있다는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정부차원의 대책도 필요하다. 개성공단의 경우 남북경협의 장점만 선전하면서 단점을 은폐하던 과거 정부의 잘못을 답습하지 말아야 한다. 개혁·개방 없는 북한과의 경협이 모래성처럼 외양은 번듯해 보이지만 그 기반이 얼마나 취약하고 위험한 것인가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개성공단의 허와 실, 남북경협의 한계와 문제점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우리는 남북경협의 목표가 단순한 이윤추구가 아니라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가르침으로써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는 원칙을 갖고 사태 해결에 임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선 투명하고 합리적인 상거래 관행이 제도화돼야 하고, 그래야만 진정한 남북협력을 이루고 북한의 변화와 개방도 가능할 것이다. 남한이 먼저 개성공단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 그러나 북한이 우리 국민을 이유 없이 구금하고 계약을 파기하는 등 파행적 행동을 일삼는 상황에서 북한의 공단 폐쇄 협박에 굴복해서도 안 된다. 우리 국민은 북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끌고 나가기를 원한다. 상중에 폭탄을 터뜨린 북한 정권을 국민들은 다시 보게 되었다. 그 어느 때보다 대북 정책의 원칙과 의연함이 중요한 시점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노 前대통령 서거] “이념떠나 모든 국민 조문”… 유족 국민장 수용

    ‘7일 가족장’을 강력히 고집했던 유족들이 정부의 국민장 제의를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배경은 뭘까. 천호선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24일 “내부적으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갖추는 한편 가족장보다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하고 참배할 수 있기 때문에 국민장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3일 이명박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깊은 애도를 표하며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어긋남이 없도록 정중하게 모시라.”고 지시하자 정부측에서는 국민장 엄수를 노 전 대통령 유족측에 간곡하게 요청했다. 그러나 권양숙 여사를 비롯한 유족들은 가족장을 강력히 희망했다. 유족과 장례위원들은 이날 밤 9시쯤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하고, 적절한 시점에 이를 발표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유인태 전 정무수석이 유족들에게 “가족장을 하면 안 된다. 국민들이 ‘삐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면 여론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문희상 국회부의장도 “(가족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유 전 수석을 지원했다. 노씨 문중 어른들도 ‘가족장 결정’이라는 일부 보도를 보고 야단을 쳤다는 후문이다. 문중에서는 “대통령이 난 것도 경사다. 불행한 죽음이지만 국민장을 요구해야 할 판인데도 가족장으로 결정한 이유가 뭐냐. 노 전 대통령이 무슨 죄인이냐.”고 따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 문제와 함께 전국적으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와 추모 물결이 일면서 유족들이 국민장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김해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친노세력 재결집 기폭제될 수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로 갑작스럽게 정치적 기둥을 잃게 된 ‘친노(親)’ 그룹의 향후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참여정부 시절 국정의 중심에 섰던 친노 그룹은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과 이광재 의원 등이 사정정국에 휘말리면서 정치적 동력을 상당부분 잃은 상태다.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가 친노 세력이 재결집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도 나온다. 많은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최후에 동정심을 갖고 있는 데다 사정당국을 비롯해 현 정권의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 친노 그룹에는 우호적인 환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친노 그룹 역시 “정치적 타살”을 주장하는 등 향후 정국에서 사정당국과 현 정권의 국정운영에 극도의 불만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지지자들과 함께 참여정부를 평가하고 ‘노무현 정신’의 계승을 시도하는 동시에 현 정권에 대한 정치공세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곧 정치적 재결집의 명분으로 이어질 수 있다.그렇다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기점으로 이들이 곧바로 재결집을 도모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한 친노 인사는 24일 “곧바로 친노 그룹이 재결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비극적 슬픔 앞에서 친노 그룹이 곧바로 무엇인가를 도모하는 모습은 국민적 동의를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다른 친노 인사도 “역사적 비극 앞에서 다들 비통해하는 상황에서 막막하기만 하다.”면서 “우리가 움직이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 자체가 노 전 대통령 서거의 의미를 반감시키는 일”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어떤 방법과 절차로 재결집할지도 쉽게 점칠 수 없다. 한 386 운동권 출신 인사는 “민주당 주류와 힘을 모으게 되면 오히려 갈등과 분열 양상이 뚜렷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에게 선긋기를 하는 등 주요 정국 때마다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을 전략적 수단으로 이용했고, 당 내부에서도 참여정부의 공과를 놓고 이견이 많기 때문이다.좀더 멀리 내다본다면 한때 정치권에서 거론됐던 친노 세력의 신당 창당도 가능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있다. 현 정권에서 ‘개혁적 야당’을 내세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정치컨설팅업체 포스 커뮤니케이션의 이경헌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친노 그룹은 ‘노무현 정신과 가치’를 전반적으로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면서 “친노 그룹이 나서야만 올바른 재조명이 가능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결집의 수순을 밟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韓國 세계원전시장 새 강자로

    韓國 세계원전시장 새 강자로

    ‘한국형 원전’의 성공 시대가 열리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원전) 종주국인 미국에 원자로 핵심 부품을 역수출하는 데다 올해 ‘열사의 땅’ 중동에서 첫 원전 수출의 꿈이 여물고 있다. 1959년 원전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반세기 만에 미국과 일본, 프랑스, 러시아 등 강대국의 전유물로 통했던 세계 원전시장에 한국형 원전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美 신설 3곳 모두 한국산으로 두산중공업은 22일 미국 팔로버디 원자력발전소 2호기에 설치될 교체용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를 수출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원자로 핵심 부품인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를 수출하기는 처음이다. 특히 팔로버디 원전은 한국표준형 원전의 ‘참조 발전소’여서 의미가 더 특별하다. 원천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사실상 후발주자의 기술을 수입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이번에 수출하는 원자로 헤드와 제어봉 구동장치엔 부식 균열을 억제하는 신소재를 채택했다. 또 현지 발전소에서 접합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최초로 일체형으로 제작됐다. 김태우 두산중공업 부사장은 “30년 만에 원전 건설을 재개한 미국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3곳에 우리 제품이 모두 들어간다.”면서 “원전 종주국의 프로젝트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서 기쁘다.”고 말했다. ●美·日·佛과 치열한 접전 한국전력의 원전 담당 직원들은 요즘 떨어지는 낙엽에도 몸조심(?)을 할 정도로 긴장과 신경이 곤두서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78년 고리 1호기를 가동한 이후 30여년 만에 첫 원전 수출을 위한 입찰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승전보가 울릴 장소는 요르단과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의 경우 원전 1~2호기 사업자 선정을 앞두고 한국측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몇 가지 쟁점 사항이 남아 있지만 한국과 원전 1호기부터 수의계약 방식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원전 2기의 사업비만 5조~6조원 수준이다. 오는 7월 공개 입찰이 예정된 UAE 원전사업은 총 600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다. 5000~6000㎽짜리 발전소를 3단계로 나눠 짓는다. 한전컨소시엄이 이달 자격심사를 통과해 미국과 일본, 프랑스 등과 치열한 수주전을 펼친다. ●자립도 95%… 운영은 세계 1위 현재 건설 예정이거나 검토 중인 원전은 총 374기로 총 9350억달러에 이른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까지 세계 원전 플랜트시장의 규모가 70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형 원전이 중동에서 첫 수주전에 성공을 거두면 그 파급 효과는 상당하다. 원전 시장에 새로운 경쟁자가 출현함으로써 가격 경쟁이 더 치열해지기 때문이다. 원전 시장은 진입 장벽이 높은 반면 소수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특히 한국형 원전은 수출에선 신출내기에 불과하지만 원전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재 한국 표준형 원전의 기술 자립도는 95% 수준에 이른다. 한국은 또 1만 8393㎽ 용량의 원전 20기를 보유한 세계 6위의 ‘원전 강국’이다. 운영기술의 척도인 원전 이용률도 1990년대 이후 90%를 웃돌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2012년까지 미국과 프랑스 등 2곳만 보유한 원전설계 핵심 코드를 확보하면 세계 어느 나라와 경쟁해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한국·아세안 문화교류 물꼬 텄다

    한국·아세안 문화교류 물꼬 텄다

    한국과 동남아시아 국가연합(ASEAN·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간의 본격적인 문화교류의 신호탄이 올랐다.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소속 10개국의 현대 사진과 비디오아트로 꾸며지는 ‘마그네틱 파워-한·아세안 현대사진 미디어아트(로고)’ 전시회가 20일 서울 시내 9곳에서 시작됐다. 이번 기획전은 지난 3월 출범한 한·아세안센터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6월1~2일)를 앞두고 마련한 것으로 오는 6월6일까지 열린다. 최근 아세안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 지역이 한국 경제에 중요한 곳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아세안은 지난해 기준으로 총 교역액이 902억달러로 중국(1687억달러), 유럽연합(984억달러)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또한 한국의 이 지역 투자규모는 58억달러로 미국 62억달러에 이어 2위의 투자대상 지역이다. 필요한 원유 전량을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 석유 등 부존자원이 상당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과의 교역과 투자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문화적으로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유지하는 것은 한국 기업의 수출과 자원 확보에서 상당히 도움이 된다. 중국에서는 한국 드라마 등 문화에 대해 호의를 보여온 ‘한류’가 다소 시들해졌지만 아세안 소속 국가들에서는 한국 문화에 대한 사랑과 동경은 여전한 것은 다행스럽다. 사회통합적인 차원에서도 결혼이민과 취업이민 등으로 한국과 아세안 지역간의 인적교류가 활발해지고, 또 국내에 다문화 가정이 확대되고 있어 다양한 국가와 민족의 문화 소개가 요구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아세안에서 10개국 별로 2명씩 총 2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 작가로는 구동희 노순택 김옥선 이상현 이재이 장윤성 정연두 등 10명이 함께한다. 전시 작품은 총 160여점이다. 동시대 아시아 국가들의 현대작가들이기 때문에 다양성 안에 보편성이 보인다. 압도적인 힘으로 밀고 들어오는 서양 문화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전통과 고유한 문화를 지켜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다. 세계화를 마냥 따라갈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환경에 대한 딜레마가 작가들의 사진과 영상에 반영되고 있다. 예술의 보편성 앞에서 결속한다는 의미에서 전시의 제목은 ‘마그네틱 파워’가 됐다. 주요 작품으로는 전쟁으로 많은 기록이 사라진 캄보디아의 사회 유산을 사진으로 담은 반디 라타나의 ‘자화상’,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는 물소 사진을 통해 사라지는 전통문화에 대한 경고를 보내는 말레이시아 이이란의 설치작 ‘케르바우’ 연작, 소수 인종을 상징하는 10명의 인물을 찍은 태국의 몬트리 토엠솜밧의 초상화 시리즈, 필리핀 코코이 룸바오의 11분짜리 영상물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이상현 작가의 100분짜리 영상인 ‘조선왕조의 몰락’, 정연두의 ‘로케이션’ 사진 연작 등이 전시된다. 전시 공간은 종로구 삼청동 주변 리씨갤러리, 김현주갤러리, 갤러리 진선, 한벽원, 선컨템포러리, 도올, 대학로의 대안공간 정미소와 강남구 신사동의 코리아나미술관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02)2287-111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열린세상] 황석영 작가의 ‘알타이문화연합’/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몇년 전부터 중앙아시아에서 온 교환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나로서는 한국의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어떻게 활동하고 있고 또 여기 지역민들에게 한국이 ‘기회의 땅’으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압축성장을 통해 적빈의 고단함을 오래전에 벗어난 우리가 또 이렇게 여겨지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일러 ‘세상의 배꼽’이라 불리는 이 지역 출신 어린 학생들에게 하지만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한다. ‘한국을 조심하라!’ 대륙과 해양에 걸쳐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이 우리에게 치명적이듯이, 유라시아 대륙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이 지역의 지정학 역시 이들에게 운명적인 것이다. 우리가 이 지역에 숟가락 하나를 올리기 시작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몽골에 대한 관심 역시 그렇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묘하게도 부시 정부 당시 네오콘의 중국위협론과 맥을 같이한다. 9·11 테러를 계기로 역사상 최초로 중앙아시아에 군사적으로 진출한 미국은, 이어 중국위협론을 내세워 중국포위에 나선다. 그리고 부시의 대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한 몽골은 이후 미국에 군사기지를 제공하였다. 공교롭게도 이 무렵 한·몽골 국가연합 혹은 연방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하였고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박근혜 후보, 그리고 최근의 뉴라이트 일각까지 모두 한·몽골 연합에 우호적인 신호를 보낸 바 있다. 황석영 작가의 ‘몽골+2코리아’ 혹은 ‘알타이문화연합’론은 위와 적어도 그 흐름은 같이한다. 물론 황 작가의 단상을 그 무슨 ‘론’으로 정리하는 것도 우습고 어울리지 않기는 하지만 적어도 그 맥에서 보자면 그렇다. 차이를 찾자면 뉴라이트 등의 ‘한·몽골 국가연합’과는 달리, 황 작가의 그것은 ‘남북한+몽골’이라는 점이다. 나아가 그의 ‘남북한+몽골’론은 중앙아시아가 보태져 ‘알타이 문화연합’으로 확대된다는 점에서도 다르다. 여기서 일상적으로 좀 낯설기조차 한 ‘알타이’의 등장은 우리말이 알타이어족에 속하기 때문이다. 해서 찾아보니 알타이어족이 서로는 터키, 동으로는 일본까지, 중국을 빼고 실크로드 전역에 걸쳐 있다. 굳이 인종으로 나누면 튀르크족, 몽골족, 만주-퉁구스족, 한민족 등이 눈에 띈다. 그래서 알타이문화연합을 제대로 하자면 중국, 인도 등을 제외한 터키에서 중앙아시아 대부분을 거쳐 러시아 일부, 만주, 한반도, 일본열도 정도가 그 범위에 든다. 하지만 황 작가의 구상은 여기까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만만한’ 몽골과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소위 ‘자원부국’이 주로 언급되는데 모르긴 해도 현정부 자원외교 코드를 감안한 것일까. 이 구상의 ‘지적 소유권’을 따지기 전에 나로서는 이 이야기를 처음 접하고 매우 황망했음을 밝힌다. 그도 그럴 것이 작가적 상상력의 자유속에 무엇이 불가능할까. 하지만 그것이 국제정치적 현실과 만날 때 정치권력의 지원이 없이는 처음부터 모든 것은 실현불가능하다. 정치가 현실인 이상 하늘이 두 쪽 나도 정치는 문학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방법은 문학이 정치가 되는, 곧 권력화되는 도리밖에 없다. 그리고 대개 이는 ‘훼절’로 나타난다. 나아가 대중이 작가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속깊은 관찰과 애정이다. 그러나 황 작가의 국제정치 프로젝트에서 드러나는 것은 자원에 대한 권력의 욕망과 자본의 상업주의, 그리고 신식민주의가 아닐까. 차라리 외세와 저발전에 고통받는 중앙아시아 민중의 인권, 유목생활과 휴대전화의 기괴한 만남에 대한 통찰, 그 속에서 붕괴되는 전통과 공동체, 아시아 소수민족의 문화와 이들 문화의 ‘다양성’이 갖는 에너지와 역동성, 바로 이를 위해 아시아인의 만남이, 그리고 연대와 평화가 필요함을 역설했다면 그는 굳이 누추한 변명의 자리에 있지 않았을 게다. 만일 그랬다면 나도 ‘알타이문화연합’에 평생회원으로 가입했을 게다. 이해영 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신경림 누항 나들이]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생각할 때

    이 제목은 1970년대 말엽 발표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종욱 시인의 시 제목이다. 시는 “전쟁 직후에 익숙해졌던 수제비/ 국민소득 1천 달러가 된다는 요즈음 다시 익숙해진다는 수제비/ 그제나 이제나 가난은 우리의 무기”로 첫 연을 시작한다. 30년 전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가를 한눈에 보게 만드는 대목으로, 여기서 가난은 이른바 신자유주의가 가난을 무기로 가난한 나라들을 더 가난하게 만든다는 개념과는 정반대의 무기가 된다. 지금이야 소득이 2만달러에 근접해 있다지만, 그때는 1000달러도 엄청난 것이어서 국민들은 유신독재 아래서 겪는 큰 희생과 고통을 불가피한 비용으로 받아들이게끔 강요되었다. 하긴 그 10여년 전에는 소득이 100달러도 안 되었으니 정부로서도 큰소리칠 만은 했다. 위의 시는 그 1000달러의 효력도 일부에 한정된 채 고루 미치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전쟁 직후에 익숙했던 수제비가 다시 익숙해진다는 진술이 바로 그것이다. 그러나 이 시의 방점은 거기 있는 것은 아니다. 비록 우리는 가난하지만 서로 돌보고 힘을 합치며 꿈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가난 타령에 넌더리를 낼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정말 그 무렵 우리는 가난했다. 서울 변두리는 무허가 주택으로 빼곡한 빈민촌들이 차지했으며, 동네에는 공중화장실밖에 없어 아침이면 용변을 보고 버스로 등교해야 하는 학생들로 장사진을 이루었다. 골목은 어둡고 침침해서 밤이면 여간 조심하지 않고는 신발에 오물을 뒤집어쓰기가 보통이었다. 아마도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라면으로 점심 저녁을 때우는 노동자들이 없었으면 산업화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서도 가난한 사람들은 서로 보살피고 꿈을 가지고 살았으니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에피그램이 호소력을 가지는 것은 이래서일 터이다. 말하자면 그렇게 가난할 때는 모두가 가난했기 때문에 ‘가난은 우리의 무기’가 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풍요라는 허위의식에 취해 가난한 이웃을 외면하고 버려둠으로써 그 말은 빛을 잃었다. 제각기 자기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가난한 이웃이 아직도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아예 잊어 버렸다. 얼마 전 한 노숙자가 오랜 노숙이라는 고생 끝에 1억 2800만원이라는 큰돈을 모으고도 써 보지도 못하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슬픈 사건이 그 사실을 잘 말해 준다. 그는 호적이 없는 사람으로 이름도 성도 나이도 모른다. ‘나해동’이라는 이름으로 십수년에 걸쳐 모아 저축한 큰돈이 있었지만 실명제가 실시되면서 그 돈을 찾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고물을 주워서 팔고 평생 리어커에서 웅크리고 자면서 모은 피맺힌 돈이다. 마침내 법원의 판결로 이름도 갖게 되고 돈도 찾게 되었지만 이미 그는 병이 깊어 돈을 만져 보지도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라는 정서 속에서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늘도 서울역을 비롯해 이곳저곳에 수십명 수백명의 노숙자들이 우글거린다. 지하철에서는 하루에도 여러 차례 구걸하는 장애인을 만나게 되고, 공원은 무료급식으로 하루를 넘기는 노인들로 넘친다. 국민소득 2만달러라는 이 풍요의 시대에 말이다.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라니/ 중랑교를 넘어가는 밤버스에는 어김없이 예닐곱 노동자가 졸고/ 검푸른 냇물 위로는 어김없이 불빛은 번쩍이고/ 망우리 근처에서는 밥상마다/ 끓는 냄비에 마구잡이로 뜯어 넣은 수제비 같은 한숨”(‘가난은 우리의 무기’ 4연) 같은 풍경은 이제 우리 곁에서 볼 수 없는 것이 되었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 부자 감세며 4대강 살리기 등에 역점을 둔 정책이 이런 풍경을 다시 만들어내고 있다는 일부 진단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나해동이나 “어린 것들 배도 못 채우는 아버지”들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보도도 들린다. ‘가난은 우리의 무기’를 다시 심각하게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시인 신경림
  • 목소리 높이는 정동영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거침없는 목소리를 냈다. 정 전 장관은 18일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민주당이 마음을 비우고 바닥부터 성찰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며 민주당의 환골탈태를 촉구했다. 정 전 장관은 지난 1년간 정세균 대표 체제의 민주당을 두고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면서 “당 간판이 민주당이지만 들여다보면 당의 민주성, 투명성, 개방성이 한참 전으로 후퇴했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가 복당을 반대하는 것에는 “제가 당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그렇게 배제하고 배척하기까지 그런 것이 현실로 나타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물은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고, 바위가 나타나면 잠시 멈춰 가듯이 순리와 상식에 따라 복당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범정동영계 출신인 이강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복당에 우호적인 환경이 마련된 만큼 정 전 장관은 굳이 조바심을 내지 않고 숨을 고르면서 정 대표를 압박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전 장관은 이날 광주 민주화운동 29돌을 맞아 홈페이지에 ‘대한민국에 광주의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올렸다. 그는 성명에서 “평화민주개혁세력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새로운 진보의 기치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삶의 질 향상과 분단 해소가 새로운 진보의 핵심 내용”이라면서 “그것이 지금 대한민국에 광주정신을 되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4·29 재보선 이후-여야 거물들 행보] (6)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4·29 재보선 이후-여야 거물들 행보] (6) 손학규 前 민주당 대표

    “국회의원 한 차례 더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 현실정치보다 국민이 원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 손학규(얼굴) 전 민주당 대표가 최근 측근들에게 밝힌 심경이다. 4·29 재·보선 이후 정치 현안에는 다시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정치 복귀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 한 측근은 12일 “당이 원하고 본인의 정치 공부가 마무리되면 다시 여의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칩거하는 동안 갈무리한 정치철학을 책으로 펴내는 작업이 오는 7월쯤 마무리된다고 한다. 그의 행보가 자연스럽게 10월 재·보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경기 수원장안 재선거가 그의 복귀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 박종희 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2심에서 300만원을 선고받은 뒤 최종심을 기다리고 있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텃새가 강한 곳이다. 하지만 최근 민주당의 비공식 조사에서 손 전 대표가 나선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 들어 손 전 대표가 머물고 있는 강원 춘천시 농가에는 정치인과 문화·예술계 인사의 발걸음이 부쩍 늘었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인으로선 처음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시장에 당선된 강석희씨도 얼마 전 다녀갔다.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손 전 대표와 강 시장은 한·미 정치를 주제로 견해를 주고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에선 ‘정치 복귀에 앞서 탄탄한 인적 네트워크를 챙겨 놓으려는 복안이 담겨 있지 않겠느냐.’는 해석도 따른다. 손 전 대표가 현실 정치로 돌아온다면 본인이 원하지 않더라도 당권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분열된 당을 추스르고 수권 야당으로서의 기반을 세우는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당내에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가 지난해 당 대표 시절 주창했던 ‘새로운 진보’는 뉴 민주당 플랜의 기본 노선으로 녹아 있다. 그를 한나라당에서 영입하고,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힘을 보탰던 김부겸 의원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선전하고 있다. 야권 내 최대 경쟁자인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의 당내 입지가 좁아진 점도 손 전 대표에겐 우호적인 환경으로 꼽힌다. 손 전 대표의 주변에서는 “내년 7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거머쥐고, 차기 대선에 도전하는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 측근은 “지금처럼 최적기도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손 전 대표로서는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보따리 장수’라고 폄하받은 것처럼 ‘이적생’ 꼬리표를 떼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4·29 재보선 이후 여야 거물들 행보] (5)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놓였다. 우선 4·29 재·보선 참패의 수습책이 그의 몫이다. 하지만 당의 화합을 강조하며 야심차게 꺼내든 ‘친박 원내대표 추대’ 카드가 친이·친박간 갈등을 증폭시키며 무산됐다. 지도력 없는 여당 대표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11일 “여권내 권력구조상 박 대표의 역할은 봉합이 아니라 미봉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무총장을 인가하려던 당초 일정을 유보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상의하는 모양새를 제대로 갖추겠다는 설명이다. 친박 원내대표 카드를 놓고 정작 중요한 박 전 대표와의 소통을 소홀히 한 탓에 일이 어그러졌다는 원성을 자초한 때문으로 보인다. 사무총장 인선도 친이·친박의 눈치를 살펴 결정해야 할 처지다. ‘실권 없는’ 대표임을 보여주는 일단이다. 박 대표는 조만간 박 전 대표와의 회동에서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고리로 한 친이·친박간 대화의 노력이 무산되면 더 이상 지도력을 행사할 수 없는 난감한 지경에 빠질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친박이 발목을 잡아서 안 된 게 뭐가 있느냐.’며 친박 포용론에 부정적인 만큼 만나봐야 달라질 것도 없다는 전망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와 박 전 대표의 거부 사이에서 박 대표의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내년 7월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연내로 앞당겨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은 박 대표에 대한 노골적인 압박이다. 10월 재·보선을 통해 원내 입성을 노려야 한다는 부담도 안고 있다. 박 대표로서는 관리형 대표의 한계를 보이는 데 그칠 것인지,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인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우호적인 여론도 있다. “권력을 가져 봤어야 책임도 지라고 하지.(진수희 의원)”, “청와대의 국정기조 운영방식과 박 전 대표를 동반자로 만들지 못한 주류에게 핵심 책임이 있다.(김성식 의원)”, “그래도 어수선한 정국을 떠받치고 갈 수 있는 분은 박 대표뿐이다.(조윤선 의원)” 등이다. 그러면서도 좋든 싫든 이번 사태의 수습 과정에 대표의 직을 결국 걸게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적지 않다. 박 대표는 시종 화합론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보선 이후 우리가 국민들에게 약속한 쇄신과 단합의 행진은 힘차게 계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연초 올해의 사자성어로 제시한 석전경우(石田耕牛·돌밭을 가는 소)의 자세를 견지한다는 각오다. 최근 사석에서도 “우리의 목표는 보수 정권의 재창출”이라면서 “화합 이외의 명제는 없다. 그것만이 나도 살고, 당도 살고, 보수정권도 사는 길”이라라고 주장했다. 친이·친박으로 흐트러진 갈등의 돌밭을 화합의 옥밭으로 가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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