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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 속 공익신고] 호랑이 신고 포상금 건 왕들

    [역사 속 공익신고] 호랑이 신고 포상금 건 왕들

    왕 무서운 줄 모르는 범, ‘호파라치’에 수난의 세월… 맨손으로 잡은 소년 군대 면제 호랑이가 대궐 담을 넘어 들어왔다가 발자국만 남기고 사라졌다. 그것도 조선 천하를 피로 물들였던 태종(이방원)과 세조(수양대군) 때에 말이다. 세조는 눈 덮힌 대궐 연못 앞에 호랑이 발자국이 남아 있다는 보고를 받자 군사 400명을 동원해 쫓게 했다. 하지만 자기 조카를 죽인 ‘패륜의 왕’을 비웃기라도 하듯 호랑이는 유유히 자취를 감췄다. 세조는 이 기회에 호랑이를 잡아 자신의 권위를 드러내고 싶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조선 초기부터 조정의 가장 중요한 선전활동은 사람을 구하고자 호랑이를 잡거나 퇴치하는 일이었다. 가장 위협적인 존재인 호랑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절대권력과 효, 우애, 부부애 등 조선의 가치들을 극적으로 보여 줄 수 있어서였다. 성종 9년 경상도 곤양군(지금의 경남 사천 일대)에 사는 11살짜리 소년이 호랑이와 대적했다. 자신의 아버지가 호랑이에게 물려가자 호랑이를 낫으로 공격해 아버지를 구했다. 왕은 소년의 효심을 가상히 여겨 고을 입구에 정표(旌表·착한 행실을 널리 알리는 증거물)를 달아 줬다. 성종 13년 전라도 함평에 사는 서중원이라는 이가 아내와 우물에서 물을 긷다가 호랑이에게 물렸다. 그때 부인이 들고 있던 자루로 호랑이를 마구 때렸다. 그러자 호랑이는 물고 있던 남편을 내려놓고 대신 아내를 물어 죽였다. 왕은 “부인이 자신의 몸을 던져 지아비를 구한 것으로 각박한 풍속을 아름답게 했다”며 열녀에게 내리는 홍문(紅門)을 세워 주고 가문의 세금도 면제해 줬다. 조선의 왕들은 호랑이에게 푸짐한 상을 걸고 사냥을 독려했다. 요즘으로 따지면 거액의 ‘호파라치’(호랑이+파파라치) 신고 포상금이라고 할 수 있다. 성종은 “전국 각지에서 호랑이가 넘쳐나 백성의 고통이 심하다”는 관찰사 보고서가 쇄도하자 “호랑이를 잡는 자에게 포상한다”는 방을 붙였다. 조정은 호랑이 크기에 따라 상·중·하로 구분하고 창이나 칼로 먼저 찌른 순서에 따라 포상 기준을 달리하는 등 구체적인 보상안도 내놓았다.숙종 29년 한 형제가 경상도 합천 가야산을 넘다가 형이 호랑이에게 물려갔다. 동생이 죽음을 무릅쓰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아 형을 살렸다. 왕은 호랑이를 죽인 동생의 군역을 면제해줬다. 강원도에서 “지난 5년 동안 300여명의 백성이 호환을 당했다”고 보고가 올라오자 왕은 만사를 제쳐 두고 호랑이부터 잡게 했다. 지방 수령들까지 상을 받으려 혈안이 됐다. 강원지역 고을 수령 김순은 “호랑이 다섯 마리를 잡았다”고 해 특진까지 했다가 나중에 해당 보고가 거짓임이 드러나 승진이 박탈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세 마리를 잡았다”는 사실이 확인돼 다시 승진하기도 했다. 이렇게 조선 전체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호랑이였지만 조선시대 백성은 그 가죽이 잡귀와 액운을 쫓아 준다고 여겨 새 신부의 가마에 덮어 주곤 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속담처럼 호랑이를 우호적으로 보는 이야기도 상당수다. 이는 호랑이가 두려움의 대상일 뿐 아니라 구원의 상징으로서 한국인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를 잘 보여 준다. ■출처:세종실록 (17년) 1435년 7월 29일, 문종실록 (1년) 1451년 6월 4일, 세조실록 (3년) 1457년 2월 22일, 명종실록 (17년) 1562년 1월 13일 곽형석 명예기자(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 혐오 대신 치유… ‘타투’ 합법화 길 열리나

    혐오 대신 치유… ‘타투’ 합법화 길 열리나

    국내선 의료인만 시술 가능 11월 관련 법안 발의 예정 청소년 모방 등 진통 우려 대학원생 이모(28·여)씨는 최근 종이 한 장을 들고 서울 강남의 한 타투(문신)숍을 찾았다. 이씨는 가져온 종이를 타투이스트(문신시술가)에게 건네며 “거기에 적힌 그대로 손목에 새겨 달라”고 주문했다. 종이에는 ‘○○야, 사랑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 바로 이씨 어머니의 친필이었다. 이씨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기억하고 싶다”고 했다.과거 조직폭력배의 ‘상징’으로 여겨져 온 문신에 대한 대중의 거부감이 사회적으로 점점 약화돼 가는 분위기다. 특히 인기 연예인들이 문신을 많이 하면서 20~30대 젊은층이 문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최근에는 단순히 ‘멋’이나 ‘개성’이 아니라 ‘치유’를 위해 문신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기리기 위해 아버지의 주민등록증에 있는 지문을 몸에 새기거나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겠다는 의미로 노란 리본을 몸에 새긴 사람도 있다. 가수 지코는 어머니의 젊었을 적 얼굴을 왼쪽 가슴에 새기며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과시했다. 반려 동물을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강아지 사진이나 이름을 손목이나 등에 새기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흉터 위에 문신을 덧입히는 ‘커버업 타투’도 유행이다. 제왕절개, 맹장, 유방암 수술 자국부터 화상 흔적까지 다양하다. 가수 효린은 어릴 적 담도폐쇄증이라는 희귀병으로 수술을 받은 자리에 십자가 문신을 새겨 상처를 극복했다. 면접을 앞둔 취업 준비생이나 정치인들은 눈썹 문신을 통해 이미지 쇄신을 꾀하기도 한다. 9년차 타투이스트 김재곤(40)씨는 10일 “평소 흉터 때문에 받던 스트레스가 싹 사라지게 돼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문신 시술 비용은 크기에 따라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정도다. 서울에서는 강남과 이태원 등에 ‘타투숍’이 몰려 있다. 현재 전업 타투이스트 수는 5000명 정도 되며, 겸업까지 포함하면 약 2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문신은 현행 의료법상 의료인만 시술을 할 수 있다. 병원이 아닌 곳에서 하는 모든 문신이 불법이라는 의미다. 송강섭 한국타투협회장은 “전 세계가 타투를 예술 행위로 인정하는데 우리나라와 일본만 타투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국내 타투이스트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가졌는데도 범법자 신세”라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문신 합법화 논의가 한창이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는 11월 ‘문신사법 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타투이스트에게 의료 면허를 취득하게 하는 건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면서 “관련 자격증 제도와 안전 요건 등의 규정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통과하기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문신을 한 연예인들이 방송에 출연할 때 테이프로 문신을 가릴 만큼 아직은 문신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모방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로힝야족 눈물에 분노하는 이슬람, 눈감는 非이슬람

    로힝야족 눈물에 분노하는 이슬람, 눈감는 非이슬람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사태를 놓고 국제사회가 ‘이슬람 대 비이슬람’으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슬람 수니파가 다수인 국가들은 같은 종파인 로힝야족 편에 서면서 미얀마의 우방인 인도와 중국, 러시아 등과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터키를 비롯해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등은 이슬람 수니파가 절대다수다. 불교 국가인 미얀마에서 오래 탄압받아 온 로힝야족 역시 이슬람 수니파다. 지난달 25일 미얀마군이 로힝야족 반군단체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을 토벌하기 위해 라카인주에 병력을 투입하면서 유혈 사태가 발생, 약 400명의 사망자와 대규모 난민이 발생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도피한 난민은 14만 6000명이다. 로힝야족 사태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는 터키다. AP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열린 여당 ‘정의개발당’(AKP) 행사에서 로힝야족에게 구호품 1만t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1000t 전달을 밝힌 데 이어 두 번째다. 터키협력조정청(TIKA)이 미얀마 정부의 허가를 얻어 라카인 상공에서 헬기로 쌀, 건어물, 의류 등 구호물자를 투하하게 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달 열리는 유엔총회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약속하는 한편, 부인 에미네와 아들 빌랄을 7~8일 로힝야 난민촌으로 보내 난민들을 위로하겠다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서는 연일 미얀마군의 군사작전을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카르타에서 약 5000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극우 이슬람 단체인 이슬람수호전선(FPI)은 미얀마를 상대로 개전을 선언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FPI 대변인은 “미얀마 정부가 로힝야 무슬림 학살을 멈추지 않는다면 우리는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 지하디스트를 보내겠다”면서 “이미 1만명의 자원자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방글라데시는 로힝야 난민으로 포화 상태인 콕스바자르 지역 난민촌에 이어 새로운 난민촌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외교부는 이날 미얀마 대사를 소환해 “미얀마가 즉각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는 항의 문서를 전달했고, 미얀마군이 국경에 지뢰를 심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호주 싱크탱크 로위국제정책연구소 애런 코넬리 연구원은 WSJ에 “2013년 자카르타 미얀마 대사관의 폭탄테러 사건처럼 로힝야족 사태는 미얀마나 불교도를 타깃으로 한 테러를 정당화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슬람권 국가들이 로힝야족 사태에 발 벗고 나서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얀마 우방국들은 미얀마 정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날 미얀마 정부 실권자 아웅산 수치 자문역과 만나 “최근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벌어진 ‘극단주의자들의 폭력행위’에 대한 미얀마의 우려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로힝야족 무장세력을 ‘테러 집단’으로 규정하고 정부군의 로힝야족 학살 소식을 ‘가짜 뉴스’라고 주장한 수치의 입장을 지지한 것이다. 7일 미얀마 타임스에 따르면 타웅 툰 미얀마 국가안보보좌관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對)미얀마 제재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로힝야족 문제가) 안보리에서 논의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방들과 협의 중”이라면서 “중국은 우리의 친구이며 러시아와도 우호적 관계를 맺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가 논의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로힝야족 사태와 관련한 비공개회의를 열었지만 어떠한 조처도 취하지 않았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매튜 라이크러프트 영국대사는 중국이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이범수, 첫 결혼 5개월만에 이혼한 진짜 이유

    이범수, 첫 결혼 5개월만에 이혼한 진짜 이유

    이범수의 첫 결혼 생활이 공개됐다. 최근 방송된 MBN ‘아궁이’에서는 ‘스타, 굿와이프’를 주제로 배우 이범수, 이윤진 부부의 결혼 생활이 공개됐다. 2008년 당시 이범수와 이윤진의 결혼은 매우 화제였는데, 이는 이범수가 2003년 11월 동갑내기인 동창 박 씨와 결혼한 지 5개월 만에 이혼한 경력 때문이었다. 당시 이범수와 박 씨는 혼인 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호적상 문제는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사람은 가족, 경제, 성격 차이 등으로 헤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재용측 “사실 오인” 항소장… 2심은 ‘묵시적 청탁’ 법리전쟁

    이재용측 “사실 오인” 항소장… 2심은 ‘묵시적 청탁’ 법리전쟁

    개별 현안 명시적 청탁 입증 불가 포괄적 현안 묵시적 청탁은 인정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에 대한 유죄 판단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묵시적 청탁’에 대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재판부가 개별 현안에 대한 명시적 청탁은 입증되기 어렵다면서도 ‘포괄적 현안에 대한 묵시적 청탁’을 인정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삼성 측은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위한 ‘무엇을’ 해 주길 기대하고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인지에 대한 연결고리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 부회장은 28일 뇌물공여 등 5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냈다. 이 부회장 측은 “1심 법리 판단과 사실 인정에 오인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소심에서는 1심 재판부가 인정한 ‘묵시적 청탁’에 대한 치열한 법리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묵시적 청탁’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진동)는 판결문을 통해 청탁의 대상인 대통령의 직무행위의 내용, 즉 뇌물을 받은 대가로 실행할 직무행위가 구체적일 필요가 없다고 명시했다.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SDS 상장, 삼성생명 금융지주회사 전환 등 각 개별 현안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추상적인 데다 대통령의 직무 또한 광범위해서 구체적인 직무집행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재판부는 지난달 14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증언을 토대로 박 전 대통령이 삼성이 추진한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범위를 설명했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원활한 진행을 저해하는 법률안 또는 유리한 법률안의 입법에 관여하거나 금융·시장감독 당국에 직간접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승계작업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음으로써 공공 및 민간 영역에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는 등의 방법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대통령이 ‘시그널’만으로도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것으로 해석했다. 집권 여당을 통해 주요 법안의 통과 등 입법 활동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더해졌다. 따라서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한 삼성의 정유라씨 승마 지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과 관련, 박 전 대통령은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라는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이 부회장으로선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어떻게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알았다는 자체만으로 서로 대가 관계가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 사이엔 인적 관계가 없다”고도 덧붙여, 두 사람이 친분 관계가 아니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이 승마 및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했을 때 이 부회장으로선 청탁(경영권 승계)과 관련한 직무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했을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청년들에게 기회 주는 개발원조 할 때다/정진규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월요 정책마당] 청년들에게 기회 주는 개발원조 할 때다/정진규 외교부 개발협력국장

    한국은 고소득 국가에 속하기 이전인 19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부터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한국국제협력단(KOICA)을 설치하는 등 개도국 지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 비록 경제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라는 지적을 받기도 하지만 정부는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도 원조예산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고 시민단체나 청년은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협력 활동에 참여해 왔다. 우리나라 해외봉사단의 규모가 연간 5000명을 상회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고 KOICA 해외사무소가 44개 국가에 설치돼 있다.개발원조 예산은 궁극적으로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해 사용돼야 한다. 그러나 그 예산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원조를 제공하는 국가의 대외 정책과 밀접하게 연계된 주권적 영역이다. 대부분의 공여국은 자국민의 귀중한 세금으로 조성된 개발원조 예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많은 정책적 고민을 한다. 국제사회에서 대외원조 정책을 선도하는 것으로 유명한 영국의 국제개발부(DFID)는 수년 전부터 원조 집행 과정에 자국민과 자국 기업의 참여를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을 ‘스마트 에이드’라는 이름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많은 공여국도 개도국 지원에 자국민과 자국 기업을 하나라도 더 진출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놀라운 발전의 원인으로 우수한 인적 자원을 들고 있다. 우리 경제가 발전 과정에서 보여 준 역동성과 회복력도 질 높은 인적 자원과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해 온 기업활동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 이는 개발원조에서도 큰 의미를 갖는다. 그동안 막대한 투자를 통해 양성된 우리 청년이 일자리를 못 찾아 사장(死藏)돼서는 안 된다. 그들이 보다 좋은 일자리에서 더 큰 국부(國富)를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할 기회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중요한 업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개발협력이 단순히 개도국을 지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가 됐다. 최근 발표된 신정부의 국정 과제에서 ‘국익 증진의 개발협력’을 제시했듯 대외원조를 통해 우리 청년과 기업에 기회를 열어 주는 것은 중요한 정책 우선순위가 돼야 한다. 우리의 청년 기업, 스타트업 기업이 개발원조 사업에 참여하면서 해외시장 경험을 쌓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 개도국의 사회적 가치 창출에 기여해 나가도록 제도와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 중소·중견 기업이 개도국 현지에서 그 나라 기업과 함께 사회적 책임을 기초로 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포용적 비즈니스 모델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개인적, 사회적 차원의 투자를 통해 육성된 잠재적 글로벌 청년 인재들이 청운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개발원조 분야에서 경력 사다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제도 등을 통해 청년들의 국제 무대 진출을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KOICA 국제기구청년전문가(KMCO)나 ODA 영프로페셔널 같은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해 그들이 어느 나라에서나 통용되는 최고 수준의 전문가가 될 수 있는 길을 넓혀 주어야 한다. 개발원조는 단순히 외국에 나가서 우리가 잘하는 것을 가르쳐 주고 오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원조 정책은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국익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중심으로 정교하게 수립돼야 하는 대외 전략의 일환이다. 우리 국민과 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식 또한 시민사회와의 협력 확대, 개도국과의 우호적 관계 강화, 우수한 우리 글로벌 인력의 양성 등 중요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책임 있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더욱 커진 우리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면서 동시에 보다 많은 우리 청년이 좋은 일자리를 얻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개발협력에서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
  • [이슈 포커스] 금호타이어 인수전 새 국면… 채권단 “박삼구 회장 더 유리”

    [이슈 포커스] 금호타이어 인수전 새 국면… 채권단 “박삼구 회장 더 유리”

    더블스타 매각가 16% 인하 요구 현실화땐 박삼구 우선매수권 부활 ‘자금 조달’ 컨소시엄도 구성 가능 더블스타(중국 타이어 제조업체)로 기울었던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생때같은 자회사를 중국으로 넘겨야만 했던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으로선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됐다. 채권단 일각에선 “전세가 역전돼 현재 상태는 박 회장이 더 유리한 상황”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금호타이어의 우선협상 대상자인 더블스타는 최근 금호타이어의 실적 부진을 이유로 매각가격을 종전 9550억원에서 8003억원으로 16.2%(1547억원) 낮춰 달라고 요구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인하 요구를 들어준다면 박 회장의 우선 매수청구권이 부활하게 돼 인수전은 박 회장과 더블스타의 양자 대결로 되돌아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박 회장에게 최대 걸림돌이었던 매각가격이 달라지고 종전과 달리 채권단이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을 꾸릴 수 있도록 하는 등 새로운 방식으로 진행되면서 박 회장에게 다소 유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채권단에선 “이달 들어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박삼구 회장에게 매우 유리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을 원활히 조달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설 경우 박 회장 쪽이 인수를 못 할 이유가 없다”면서 “특히 우호적인 지역 여론 등이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국내 정치적인 요인 등 대내외적인 상황도 박 회장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현재 광주 등 호남권을 중심으로는 대표적인 향토 기업인 금호타이어가 중국 자본에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돼 있다.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이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채권단 모두 국책은행이라 금융위원회 등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데 금융위원회는 여당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 여론이 신경쓰일 텐데 박삼구 회장 카드가 적절하다면 그쪽으로 통로를 열어 주는 것이 여러 모로 여당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사드 때문에 중국과의 관계가 틀어진 상태인데 더블스타한테 넘겨 주지 않는다고 해서 양국 관계가 추가로 악화될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것도 박 회장에게 유리한 요인”이라면서 “특히 더블스타가 가격 조정을 해 달라고 먼저 요청하면서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명분도 충분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지난해 9월 20일 금호타이어 매각 공고가 나간 이후부터 금호타이어를 되찾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금호타이어의 매각이 장기화되는 이유가 박 회장의 ‘버티기’ 때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 10월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박 회장은 1조원에 이르는 금액의 조달이 어려워지자 채권단에 컨소시엄 구성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주주협의회와 더블스타가 주식 매매계약(SPA)을 체결한 3월 13일 당일에도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기자회견을 열어 “더블스타에만 컨소시엄을 허용하고 우선매수권자에게는 불허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채권단은 구체적이고 타당한 컨소시엄 구성안을 제출할 경우 허용 여부를 재논의하겠다며 자금계획서 제출을 요구했지만 박 회장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4월 19일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했다. 이번에도 관건은 박 회장이 돈을 조달할 수 있느냐다. 일단 박 회장 측은 8000억원에서 1원이라도 더 쓰면 회사를 다시 인수할 수 있고 원래 재입찰하자는 입장이었던 만큼 인수에 적극적이다. 채권단도 재무적 투자자에게 무리하게 보증을 하거나 계열사를 동원하지 않는다면 컨소시엄을 허용할 방침인 만큼 유리한 것이 사실이다. 시중에서는 박 회장이 이미 인수 자금을 모았다는 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박회장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특히 채권단이 지난 3월 박 회장에게 컨소시엄 시 자금 계획서를 요구한 이유도 과거 금호그룹이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할 당시 컨소시엄을 구성하면서 재무적 투자자들에게 무리하게 돈을 끌어들이고 일정 수준의 주가를 보증하지 못해 그룹 전체가 부실화돼 금호가 구조조정에 들어갔던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 개인의 자금 동원력이 1000억원도 채 안 되는 상태에서 우량 회사가 컨소시엄에 들어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가면 박 회장이 또다시 ‘장기전’에 돌입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시간을 끌면서 스스로 투자자를 구하는 한편 경쟁자는 제 풀에 지칠 것이란 포석이다. 산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금 동원에 실패하더라도 장기전을 펼쳐 회사가 부실해져 결국 더블스타가 인수를 포기하는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文, 푸틴과 정상회담… 새달 6~7일 러 방문

    11월 베트남·필리핀 각각 방문 APEC·아세안+3·EAS 등 참석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6일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한·러 정상회담을 하는 등 하반기 정상외교에 시동을 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6~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제3차 동방경제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9월 중순에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11월에는 아세안으로 외교 무대를 넓힌다. 10~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을 방문하고 13~14일에는 필리핀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한다. 북핵 위기 국면에서 국제 공조가 여느 때보다 절실해진 만큼 문 대통령은 석 달간 4개국을 도는 ‘외교 강행군’으로 한국에 우호적인 외교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유엔총회 기조연설로 다자외교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공조 노력을 촉구하고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북한 리용호 외무상도 총회 기간에 열리는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져 남북 간 불꽃 튀는 외교 총력전이 예상된다. 러시아 방문에서는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지역 국가와의 경제협력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러시아는 금강산, 원산·단천, 청진·나선을 남북이 공동개발하고 동해안과 러시아를 연결해 중장기적으로 동해권 에너지·자원 벨트를 구축하는 ‘한반도 신경제구상’의 중요한 한 축이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경제보복을 돌파하고자 아세안을 공략하는 데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인도와의 외교를 주변 4강과 유사한 수준으로 격상해 한국 경제의 신성장 활로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맨발에 팬티 차림 은행 거래…단숨에 유명인사 된 남자

    맨발에 팬티 차림 은행 거래…단숨에 유명인사 된 남자

    아무리 날씨가 덥다 해도 팬티만 입고 집을 나설 사람이 얼마나 될까. 멕시코에는 있다. 한 남자가 팬티만 입고 은행을 찾아가 화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남자는 최근 팬티만 걸친 채 BBVA 방코메르 은행을 찾아갔다. 번호표를 끊고 대기하던 남자는 차례가 되자 창구로 다가가 돈을 찾아 사라졌다. 창구 거래야 특별할 게 없지만 눈에 띄는 그의 복장은 은행을 찾은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살이 넉넉하게 찐 남자는 뱃살이 팬티 아래까지 쳐져 있는 몸매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신발조차 신지 않은 것도 특이한 점이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세상에서 이런 모습은 카메라에 포착되기 마련. 누군가 사진을 찍어 트위터와 왓스앱(모바일 메신저)에 올리면서 팬티만 입고 창구거래를 한 남자는 단번에 멕시코의 유명 인사가 됐다. 현지 언론은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채 유명인사가 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면서 “남자가 엽기적인 행태로 스타가 됐다”고 보도했다. 사진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너무 날씨가 덥다 보니 남자가 팬티만 입고 은행에 갔을 것”이라고 우호적으로 해석한 누리꾼들도 있었지만 “술을 먹고 은행에 간 게 분명하다”고 음주외출설을 제기한 누리꾼도 있었다. 일각에선 멕시코의 불안한 치안과 연결해 “은행에 가던 남자가 강도를 만나 옷까지 몽땅 빼앗긴 것 같다”고 나름 설득력(?) 있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은행이 광고를 위해 벌인 자작극이라는 추론도 나왔지만 은행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한편 이 사진 한 장을 놓고 계좌유지비와 각종 수수료 등 영리만을 추구하는 은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은행이 계좌유지비와 각종 수수료로 너무 많은 돈을 뜯어간다”면서 “누구나 은행과 오래 거래를 하면 저 남자처럼 속옷만 남게 된다”고 비꼬았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美에 FTA 성과 알리자”… 경제단체들 ‘장외 지원사격’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특별회기를 하루 앞둔 21일 국내 주요 경제단체도 FTA의 성과를 알리는 등 장외 지원 사격에 분주하다.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단체들은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본격화될 때를 대비해 미국 기업은 물론 미국 국민, 의원, 싱크탱크 등에 한·미 FTA의 장점을 널리 알려 협상에 우호적 여론을 조성할 계획이다. 대한상의는 미국 상공회의소와 손잡고 한·미 FTA 비준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미 FTA 연합’(KORUS Coalition) 프로그램을 재가동한다. 미국 상의는 300만개 미국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 단체로, 한·미 FTA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 한·미 FTA 연합은 2010년 주미 한국대사관과 함께 한·미 FTA 비준을 위한 우호적 여론을 조성 중이다. 해당 사업에는 양국 10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주 한국을 방문해 국내 재계 관계자들을 만난 태미 오버비 미국 상공회의소 아시아 담당 부회장은 “미국 기업들은 재협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한·미 FTA의 혜택을 본 미국 각종 협회·주(州)부터 싱크탱크·의회까지 전방위 홍보전을 펼친다. 특히 영화, 곡물, 축산육류, 양돈 등 한·미 FTA에 우호적 발언을 한 협회 등과 연대해 세미나 개최, 미국 정부 대상 의견서 제출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전경련도 양국 대사와 산업·외교·통상·금융 부문 고위급 인사가 대거 참여하는‘한미재계회의’를 FTA 홍보의 장으로 공략할 계획이다. 한미재계회의는 민간 차원의 최고 경제협력 논의기구로, 오는 10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다. 전경련은 올해 한·미 주요 산업별 협력 강화 방안과 함께 한·미 FTA 개정협상 관련 현안을 주요 안건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병원 이사장에게서 딸과 같이 성추행당했다는 여성에 법원은

    병원 이사장에게서 딸과 같이 성추행당했다는 여성에 법원은

    서울의 모 병원 이사장에게서 딸과 함께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50대 여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단독 김병철 판사는 무고 혐의로 여성(57)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이 여성은 서울의 한 병원 이사장인 A(78)씨가 2012년 6월과 2015년 4월 자신의 별장과 사무실에서 두 차례에 걸쳐 본인의 신체 일부를 강제로 만지게 하는 등 강제추행을 했다며 경찰에 허위 고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성은 고소장에서 A씨가 별장에서 범행할 때는 자신의 딸까지 강제로 데려가 추행 장면을 사진으로 찍도록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이 여성은 별장에서 벌거벗은 A씨가 웃는 장면이 담긴 사진 3장을 증거로 제출했다. 그러나 이 사진은 병원 이사장 A씨를 제외한 다른 부분은 모두 잘려져 있었다. 여성은 “수치스러워서 잘랐다”고 했지만, 병원 이사장의 변호인은 “이 여성과 딸이 웃고 있거나 상황을 즐기는 모습이 있어서 사진을 잘라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판사는 “여성은 A씨가 범행 뒤 가방에 사진을 넣어줬다고 진술했는데, 이대로라면 성범죄 사진을 바로 피해자에게 건네줬다는 것이어서 설득력이 많이 떨어지며, 반대로 분위기가 우호적이었기에 사진을 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병원 이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2013년과 2014년 사이 50대 이 여성이 A씨에게 김치를 가져다준다거나 생일을 축하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을 뿐 추행에 항의하는 문자메시지는 없었다는 점, 2015년 A씨 병원에 두 차례 입원했다는 점 등도 강제추행이 없었다는 판단의 근거가 됐다. 김 판사는 “재산적 이익을 목적으로 무고하는 행위는 엄단해야 하며 이 여성은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표적 세무조사 근절 약속 꼭 지켜야

    기업이나 자영업자에게 호환 마마보다 무서운 게 국세청의 세무조사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는 속담도 있듯 유리알 지갑인 월급쟁이조차 세무조사 얘기에는 오금이 저린다. 이처럼 막강한 국세청의 권한은 국민이 위임한 것인데도 그동안 정권의 전리품처럼 악용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불거지는 정치적 목적의 표적 세무조사 논란이 그것이다.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태광실업에 대한 세무조사가 대표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후원자였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을 겨냥한 기획 세무조사는 결국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죽음으로 이어졌다. 박근혜 정부 때는 효성, 롯데, KT&G, CJ E&M 등이 이전 정권과 가까웠거나 현 정부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표적 세무조사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2년 연속 세무조사를 받은 다음카카오의 경우 정부에 비우호적인 ‘포털 길들이기’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승희 국세청장이 그제 취임 후 첫 전국 세무관서장회의에서 “과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일부 세무조사에 문제가 없었는지 점검하겠다”면서 “문제점에 대한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재발하는 일이 없도록 과감하게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외부 전문가 중심의 태스크포스(TF)도 구성했다. 국정원, 검찰에 이어 국세청도 내부 적폐 청산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또 다른 정치 개입 우려가 불거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외부 전문가 10명이 참여한 민관 합동 TF가 어떤 세무조사 사건들을 ‘정치적 세무조사’로 가려 낼지부터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자칫 정치적 보복이란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어느 정부든 출범 초기에는 세무조사를 정치 목적으로 활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논란은 되풀이돼 왔다. 탈세, 탈루 등 위법 행위가 있다면 응당 책임을 물어야 하나 정권 입맛에 따라 세무조사를 전가의 보도로 휘두르는 세정 적폐는 단호히 근절해야 한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세정의 정치적 중립성만큼은 철저히 지키겠다”는 한 청장의 결의가 말잔치에 그쳐선 안 될 일이다. 정권 하명의 세무조사는 자리를 걸고 막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 개혁의 진정성을 국민이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동반자이자 메신저, 정치인의 반려동물

    청와대에는 문재인 대통령만큼이나 일거수일투족을 주목받는 입주견과 입주묘가 있다. 바로 문 대통령의 반려견 ‘토리’와 ‘마루’, 반려묘 ‘찡찡이’다. 취임 100일을 넘긴 문 대통령은 ‘동물사랑’이 남다르다. 문 대통령은 경남 양산 자택에서 10년 이상 기른 풍산개 마루와 길고양이 출신인 ‘찡찡이’를 청와대에 데려왔다. 이후 대통령 후보 시절 방문한 유기견보호소에서 유기견 ‘토리’를 입양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들의 근황을 간간이 전하고 있다.‘퍼스트도그’에 대한 높은 관심은 때아닌 ‘학대 논란’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토리가 목줄을 맨 채 바깥에 앉아 있는 사진이 공개되자, 과거 목줄에 묶여 학대당했던 개를 또 묶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이에 문 대통령은 “토리는 아주 예쁘고 사랑스러운 개입니다. 왼쪽 뒷다리 관절이 좋지 않은데도 관저 잔디마당을 뛰어다니고 쓰다듬어 주면 배를 드러내고 눕습니다”라는 글을 직접 SNS에 올렸다.●이명박·박근혜 ‘진돗개’ 김대중 ‘풍산개’ 문 대통령뿐 아니라 역대 대통령도 ‘퍼스트도그’에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진돗개 ‘송이’와 ‘서리’를 키웠다. 이들은 2003년 전 전 대통령의 압류 재산에 포함돼 경매 대상으로 나왔다. 감정사 조회 결과 순종이 아니라는 이유로 낙찰가 40만원에 각각 팔렸으나 이후 낙찰자가 전 전 대통령에게 돌려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암수 풍산개를 선물 받았다. 입양 당시 이름은 ‘자주’와 ‘단결’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남북한이 함께 잘해 나가자는 의미에서 ‘우리’와 ‘두리’라는 새 이름을 붙여줬다. 이들은 2000년 11월부터 서울대공원으로 이주해 살다가 2013년 자연사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반려견을 키우지 않았다. 대통령 퇴임 후 봉하마을로 귀향했을 때 보더콜리종인 ‘누리’를 선물 받아 키웠다. ‘누리’는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스스로 집을 나갔다고 한다.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부터 키우던 진돗개가 낳은 ‘청돌이’와 함께 청와대에 입주했다. 이 전 대통령은 청돌이와 아침 운동을 함께하는 모습을 공개하는 등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퇴임 후에는 논현동 사저에 데리고 갔다.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당시 삼성동 이웃주민들로부터 진돗개 ‘희망이’, ‘새롬이’를 선물 받았다. ‘희망이’와 ‘새롬이’는 이후 7마리의 새끼를 낳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청와대에서 나오게 됐다. 우여곡절 끝에 새롬이와 희망이, 그리고 새끼 5마리는 혈통보존단체 등을 통해 입양이 됐다. 그러나 청와대에는 여전히 두 마리의 진돗개 태극과 리오가 남았다. 2014년 ‘정윤회 문건’ 유출로 비선실세 논란이 일었을 때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진짜 실세는 진돗개”라고 말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고양이·도마뱀… 애정대상도 제각각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정치권에도 ‘반려동물’ 열풍이 불고 있다. 정치인의 ‘댕댕이’(강아지를 부르는 신조어)는 어느덧 유권자들과의 소통의 도구로 자리잡았다.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은 SNS상에서 ‘이오비 집사’로 유명하다. 이오비는 브리티시쇼트헤어와 러시안블루가 섞인 민 의원의 반려묘로 이제 갓 한 살이 됐다. 고양이의 ‘이’자와 오비작거리는 모습을 본떠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민 의원은 트위터에 한 줄 논평과 함께 이오비의 사진을 올려 누리꾼들로부터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지난 15일 72주년 광복절에는 “민족 최고의 가치는 평화와 통일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태극기를 향해 꼬리를 흔드는 이오비의 사진을 올렸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나 야당 등을 비판하는 글에는 심기가 불편한 듯 카메라를 쏘아보는 이오비의 사진이 덧붙여져 있다. 민 의원은 “이전에는 정치적 성향이 다른 누리꾼들로부터 공격을 받기도 했는데 이오비 사진을 올리면서 논평에 우호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오비를 두고 ‘공(公)묘’, ‘국묘’라고들 부르는데 ‘깨묘’(깨어 있는 고양이)라고 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은 반려동물 의료보험 제도 개선에 관심이 많다. 그는 “정무위에서 합리적인 동물 의료보험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립 경로당을 동물 호텔로 활용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라며 “이렇게 되면 노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우리에게 익숙한 개나 고양이가 아닌 이색 동물을 기르는 국회의원도 있다. 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의원회관 사무실에 도마뱀 ‘꿈바’를 키우고 있다. 집에서는 육지 거북이 ‘구돌이’와 도마뱀 ‘존트라볼타’를 기른다. 금 의원은 “꿈바는 저희 집에서 부화시켜 태어난 도마뱀인데 주로 돌보던 아들이 군대를 가는 바람에 의원실로 오게 됐다”며 “손이 가는 것도 적고 깨끗해서 의원실 식구들이 심심하면 밥도 주고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여야 50여명 ‘동물복지국회포럼’ 국회 차원의 동물복지 강화 움직임도 활발하다. 19대 국회에서 시작돼 20대 국회까지 이어진 ‘동물복지국회포럼’에는 여야 의원 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포럼은 동물복지에 관심 있는 여야 의원이 한데 모여 입법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포럼의 공동대표단(민주당 박홍근·자유한국당 이헌승·국민의당 황주홍·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오는 23일 농림축산식품부·환경부 관계자와 간담회를 열고 새 정부 동물복지 정책을 점검한다.바른정당은 당 차원에서 반려동물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 반려동물특위는 지난달 경기 고양시의 동물보호센터를 찾아 유기견 봉사활동을 했다. 삽살개, 진돗개, 리트리버 등 개 16마리를 키웠던 정병국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정 의원은 현재 반려견을 키우지는 않지만 지역구인 경기 양평에서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캣파파’로 불린다. 정 의원은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이제 동물보호 이슈는 특정한 그룹만의 문제가 아닌 일반적인 문제가 됐다”며 “관련 정책을 추진할 때에도 다방면으로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유기 방지 시스템 강화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그는 “병원비를 감당 못해 유기가 늘어나는 등 사회적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키울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 버리는 게 아니라 맡겨 놓았다가 다시 재분양할 수 있도록 유기 방지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의당도 동물복지에 적극적이다. 이정미 대표는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회동에서 문 대통령에게 ‘토리’를 위한 방석을 선물해 눈길을 끌었다. 이 대표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그 도덕성은 동물을 대하는 태도로 알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을 인용하며 “문 대통령에게 동물권 강화 공약을 이행해 달라는 의미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8년부터 3년간 반려묘 ‘나비’를 키웠다.●동물보호법안 심사는 제자리걸음 현재 국회에는 10여건의 동물의 생명 보호 및 복지 증진 관련 법안이 제출돼 있다. 동물학대 행위자에 대해 해당 동물의 소유권 등을 제한하거나 심리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안’(민주당 한정애 의원 대표발의)이 대표적이다.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동물실험 이후 정상적으로 회복된 동물은 일반인에게 분양·기증할 수 있도록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동물을 인간과 물건이 아닌 제3의 객체로 인정하는 ‘민법개정안’, 매년 1주간을 동물복지주간으로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 등도 계류 중이다. 개식용·도축 금지 논의도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대표는 “개 식용과 관련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을 제안하려고 한다”며 “정치권을 중심으로 개농장의 단계적 폐쇄를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소관 상임위인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동물보호법 심사는 정작 후순위로 밀리고 있다. 다른 주요 법안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낫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36건의 동물보호법안이 발의됐으나 통과된 4건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회기만료로 폐기됐다. 20대 국회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워 판매하는 소위 ‘동물생산업’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성과로 꼽힌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정치는 사류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이동구 논설위원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고 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발언을 떠올리게 하는 시기다. 세상 흐름에 어두운 정치인이나 정부가 기업에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데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1995년 베이징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 이 발언으로 이 회장과 삼성은 당시 김영삼 정부에 미운털이 톡톡히 박혔었다. 20년이 훌쩍 지난 요즘의 정치인과 기업, 정부의 수준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회장의 아들이자 삼성그룹의 후계자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선고 공판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금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보게 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괄목상대할 성장을 했다. 올 2분기의 영업이익은 14조원을 넘기며 지난 8년간 글로벌 영업이익 1위를 지켜 온 미국 애플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이는 제조 기업이 됐다. 미국의 월마트나 일본 도요타의 영업이익은 삼성전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난 24년간 세계 반도체 1위를 지켜 온 미국 인텔을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에서 앞질렀다. 실로 엄청난 성과를 낸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이 됐다. 이제 삼성전자를 이류 또는 삼류 기업이라 말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실질적인 오너격인 이 부회장은 현재 12년형을 구형받고 1심 선고를 기다리고 있는 처지에 있다.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등은 각각 7~10년의 중형을 구형받고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재판부가 어떤 결론을 내릴지는 모를 일이지만 현재로서는 세계 초일류 기업 임원들의 모습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특검의 논리로는 정계 최고 권력자와 뇌물을 주고받기로 합의한 범법자들이다. 유·무죄는 재판부가 판단하겠지만, 삼성전자 임원들은 적어도 20여년 전 이 회장이 지적한 사류의 정치와 가까이 한 잘못을 두고두고 후회해야 할 것이다. 이 회장의 사류 정치 발언 이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뒤이어졌지만 우리의 정치 수준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게 일반 국민들의 정서다. 친인척과 실세들의 비리를 비롯해 대통령 본인의 잘못으로 여러 차례 검찰 수사가 펼쳐졌다. 결국 전직 대통령 자살이라는 초유의 불행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고, 현직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 등이 뒤따랐다. 국회의원들의 갑질이나 비리는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가장 존경받지 못하는 직업군으로 수년째 정치인이 꼽히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국부로 추앙받는 리콴유(李光耀)가 ‘내가 걸어온 일류 국가의 길’이란 저서에서 보여 줬던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부단한 노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들의 역량과 품격이 국가와 국민을 일류로 만들고, 삼류로도 전락시킬 수 있음을 일러 준다. 미국이 파리기후협정 탈퇴 등 자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그동안 지켜 왔던 일류 국가의 지위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을 봐도 알 수 있다. 현 정부는 적폐청산을 제1 정책 과제로 삼고 있다. 국정원과 감사원 등은 과거 정부의 국가적 정책이나 주요 사건들을 다시 들춰 보고 있다. 야당은 정치 보복의 우려를 지적하고 있지만 지금의 국민 정서를 감안하면 다음 정권, 그다음 정권에서도 이런 과정이 반복되지 않으리라 장담할 수 없다. 그나마 최근 검찰총장이 과거의 잘못을 사죄한 것은 새 출발의 각오를 보여 준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결코 과거로 회귀하겠다는 것이 아닐 것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 정권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었던 기업들을 압박하고, 과거의 주요 국가 정책들을 서로 다른 잣대로 재평가한다면 온전할 기업과 정책,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갈등만 확대재생산될 뿐이다. 정치 지도자는 과거를 탓하기보다는 미래를 이야기해야 한다. 상대의 허물보다는 자신의 잘못에 엄격해야 한다. 국가 미래를 위한 정치를 통해 과거의 잘못을 깨우치게 한다면 그것이 바로 일류 정치가 될 것이다. yidonggu@seoul.co.kr
  • 이철성·강인철 싸움에… “경찰 먹칠, 이래서 수사권 얻겠나”

    이철성·강인철 싸움에… “경찰 먹칠, 이래서 수사권 얻겠나”

    ‘민주화의 성지’라는 표현이 담긴 광주경찰청 공식 페이스북의 글 삭제 논란에서 비롯된 경찰 수뇌부의 갈등으로 경찰조직이 내홍을 겪고 있다.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의 숙원인 수사권 조정 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집안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철성(왼쪽) 경찰청장과 강인철(오른쪽) 중앙경찰학교장(전 광주경찰청장) 등에게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경찰 수뇌부의 싸움에 경찰의 상급 기관인 행정안전부까지 관여하고 나서면서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11일 경찰 내부에서는 이 청장과 강 교장 모두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경찰 내부망에는 “조직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용단을 내려 달라”며 두 사람의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실명으로 올라왔다. 조회 수가 1만 6000건을 돌파한 데다 “창피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는 내용의 실명 댓글도 달렸다. 특히 이번 사태를 문재인 정부의 주요 현안인 ‘검찰·경찰 수사권 조정’ 문제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찰이 적지 않았다. 서울 지역의 한 경찰관은 “둘 다 경찰 얼굴에 먹칠을 하고 있다”면서 “이래 가지고 무슨 수사권을 얻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한 일선 경찰관도 “수사권 조정 논의는 수혜자인 국민의 여론에 따라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렇게 집안싸움만 하고 있으니 여론이 우호적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검찰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는데, 경찰 역사에 두 번 다시 오기 힘든 기회를 이렇게 차버리게 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경찰 내 대표적인 수사권 독립론자인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 수뇌부의 진실 공방에 대해 “정말 비통하기 이를 데 없다. 참담하다. 얼굴을 들기 어렵다”면서 “시대적 과제로 등장한 검찰개혁에 걸림돌이 될까 봐 굉장히 두렵다”고 말했다. 퇴직 경찰관 단체인 무궁화클럽, 검·경개혁민주시민연대, 민주경우회 등은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장과 경찰서장에 민간인을 임명하는 ‘문민화’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간접적으로 이 청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두 사람의 공방은 강 교장이 “지난해 11월 이 청장이 ‘민주화 성지에서 근무하니 좋으냐’고 질책하며 글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폭로하고, 이 청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불이 붙었다. 이어 이 청장이 강 교장의 비위 혐의에 대한 자체 수사를 지시하고, 시민단체인 정의연대가 이 청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 공방’으로 비화했다. 여기에 강 교장에 대한 이 청장의 ‘표적 감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두 사람의 갈등은 ‘이전투구’ 양상으로 흘러버렸다. 이에 대해 경찰청 상급기관인 행정안전부가 이 청장과 강 교장 간 공방을 ‘공직 기강’ 측면에서 들여다보겠다고 나선 것은 청와대의 의중이 반영돼 있는 조치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가 “경찰 수뇌부 간 갈등을 가만히 내버려뒀다간 경찰 조직 전체의 기강이 흔들릴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지시 아래 행안부 장관이 움직였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는 메시지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판니커르크 400m 우승…존슨처럼 2관왕 ‘예약’

    판니커르크 400m 우승…존슨처럼 2관왕 ‘예약’

    남자 400m 세계기록(43초03) 보유자인 웨이드 판니커르크(25·남아공)가 손쉽게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호적수’ 이삭 마콸라(31·보츠와나)가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돼 출전을 제지당했기 때문이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챔피언인 판니커르크는 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이어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400m 결선에서 6번 레인을 달려 43초98을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7번 레인에 설 예정이던 마콸라는 경기장에 나왔지만 안전요원의 제지를 받고 돌아서야 했다.●1995년 이후 첫 200m·400m 우승 겨냥 판니커르크에게 이날 레이스는 홀가분한 듯했다. 세계기록 경신도 다음으로 미뤄졌다. 스티븐 가디너(22·바하마)가 44초41로 은메달, 수단에서 귀화한 압달렐라 하룬(20·카타르)이 44초48로 아시아 첫 동메달을 선사했다. 판니커르크는 10일 준결선과 11일 결선을 치르는 남자 200m 우승도 겨냥한다.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이 두 종목을 모두 제패한 선수는 1995년 마이클 존슨(49·미국)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마콸라의 200m 시즌 최고 기록이 19초77로 판니커르크(19초84)보다 좋았는데 마콸라가 지난 8일 예선 출전을 포기했기 때문에 판니커르크가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으면 22년 만에 더블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영국 보건당국은 이번 대회에 출전한 선수나 팀 관계자 등 30명이 급성 설사를 동반하는 노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마콸라뿐 아니라 증세를 보이는 모든 선수들을 48시간 동안 다른 이와 접촉하지 않도록 격리하는 게 당국의 책임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마콸라 “노로바이러스 검사 안 받았다” 마콸라는 소셜네트워크에 “오늘은 몸에 전혀 이상이 없었다”면서 “영국 정부가 막아 400m 결선에 나서지 못했다. 어떤 검사도 받지 않았는데 전염병 환자가 됐다”고 분개했다. 판니커르크도 라이벌과의 대결이 무산된 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나 IAAF는 “바이러스의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영국 당국이 취한 조처는 정당했다”고 옹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중국 쓰촨성 규모 7.0 강진…5명 사망·63명 부상·100여명 고립

    중국 쓰촨성 규모 7.0 강진…5명 사망·63명 부상·100여명 고립

    8일 중국 중부 쓰촨(四川)성에서 규모 7.0의 강진이 일어나 5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산사태가 발생하면서 여행객 100여명이 고립돼 사상자 추가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봉황망(鳳凰網) 등에 따르면 쓰촨성 아바주는 이날 유명관광지 주자이거우(九寨溝·구채구)현 장자진에서 지진으로 5명이 숨지고 63명이 다쳤으며 사망자는 모두 여행객이라고 밝혔다. 아바주는 지진 발생 후 1급 비상대응 태세에 돌입해 아바주 책임자들이 모두 현장으로 출동했으며 주변 의료 및 구조 인력도 긴급 투입했다. 쓰촨성 지진국도 이날 저녁 기자회견을 통해 주자이거우 간하이쯔(干海子) 인근에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로 100여명의 여행객이 고립돼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중국 국가재난대응위원회를 인용해 이번 강진으로 사망자가 100명에 달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국가재난대응위원회는 초기 조사 결과 이번 지진으로 13만 가구가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중국 지진국은 이날 오후 9시 19분쯤(현지시간) 쓰촨성 아바주의 주자이거우현 인근에서 규모 7.0 지진이 관측되자 1급 비상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유관 부분에 신속히 대응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진원은 주자이거우에서 39㎞ 떨어진 지하 20㎞ 지점이다. 쓰촨성 성도(省都)인 청두(成都)에서는 285㎞ 떨어진 지점이다. 지진 발생지에서 직경 20km 범위 내 2만 1000명, 50km 6만 3000명, 100km 내 30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자이거우 현 내 호적 등록인구는 6만 7945명이지만, 유명관광지인 탓에 한국인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다. 주자이거우의 8일 방문객 수는 3만 8799명으로, 단체 관광객 1만 8158명, 개인 관광객 2만 641명으로 집계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한국인 피해 현황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며 밤중에 발생해 자세한 지진 피해 상황은 오전이 돼야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진은 시안(西安), 바오지(寶鷄), 한중(漢中) 등에서 강하게 감지될 정도였으며 이 지역 주민들은 놀라 건물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쓰촨성 또 6.5 강진… “주택 13만채 파손”

    中 “사망 100여명·부상 수천명” 1급 비상체제… 피해 더 늘어날 듯 중국 중부 쓰촨(四川)성에서 규모 6.5의 강진이 또 발생했다. 중국 당국은 1급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했으나 지진이 밤중에 발생해 자세한 피해 상황은 9일 오전이 돼야 파악될 전망이다. 8일 오후 9시19분께 (현지시간) 중국 쓰촨성 일대에서 발생한 규모 6.5의 강진으로 100여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중국 재난대응 국가위원회가 웹사이트를 통해 밝혔다. 위원회는 이날 지진으로 주택 13만채가 파손됐으며 부상자는 수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원은 주자이거우(九寨溝)현에서 39㎞ 떨어진 지하 20㎞ 지점이다. 쓰촨성 성도인 청두(成都)에서는 285㎞ 떨어져있다. 지진이 비교적 얕은 곳에서 발생해 상당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지진 발생지에서 직경 20km 범위 내 2만 1000명, 50km 6만 3000명, 100km 내 30만명이 살고 있다. 주자이거우현 내 호적 등록인구는 6만 7945명이지만, 유명관광지인 탓에 한국인 관광객 등 유동 인구가 많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록된 국립공원이 있는 주자이거우현의 이날 방문객 수는 3만 8799명으로 집계됐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현재 한국인 피해 현황은 파악되지 않은 상황이며 밤중에 발생해 자세한 지진 피해 상황은 오전이 돼야 파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쓰촨성 일대는 2008년 5월 지진으로 8만 7000여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진 곳이다. 지난 6월에는 대규모 산사태로 마을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면서 100여명이 희생됐다. 이날도 푸거(普格)현 지역에 폭우로 인한 산사태가 발생해 23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이번 지진은 시안(西安), 바오지(寶鷄), 한중(漢中) 등에서 강하게 감지될 정도였으며 이 지역 주민들은 놀라 건물에서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쓰촨일보에 따르면 주자이거우현 마자향의 쩡허칭 당서기는 “지진 발생 당시 일하고 있었는데 산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면서 “지진 발생 후 마을 주민에게 상황을 급히 전파했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美 “韓 탄두중량 확대 긍정 검토”… 개성공단 재가동 반대

    미국 국방부가 7일(현지시간) 한국 정부로부터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요청을 받았으며, 한국군이 미 국방부와 최선의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한·미가 미사일 지침 개정을 협의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식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프 데이비스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워싱턴DC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이 보유할 수 있는 미사일 및 탄두 중량 등에는 일정한 제한이 적용되고 있는데, 현재 (이를 변경하는) 검토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의 방어 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어떠한 일을 하는 것에도 우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한국군 자체의 방어전략과 북한 미사일에 대응할 수 있는 억지 전략을 대폭 확대해야 하고, 이를 위해 (미사일) 탄두 중량 확대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었다. 한국은 2012년 합의한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라 최대 사거리 800㎞, 탄두 중량 500㎏의 미사일을 개발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같은 사거리에 최대 1t의 탄두를 장착해 파괴력을 높이는 방안을 미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스 대변인은 “우리는 위협이 변화할 때 그 위협에 대응하고 있으며, 항상 대응할 능력도 갖추고 있다”면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그것의 훌륭한 예”라고 말했다. 한편 미 행정부는 처음으로 개성공단 재가동 반대입장을 내놓았다. 그레이스 최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우리는 북한의 도발행동에 맞서 개성공단을 폐쇄한 2016년 한국 정부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북 제재에서 개성공단을 예외로 해야 한다는 일부 의견에 대해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 말한 대로 모든 나라들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더욱 고립시키기 위해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상원은 지난달 북한 핵 포기 이전에 개성공단을 다시 가동해선 안 된다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관가 인사이드] Mr. 소신? Mr. 배신?… 제2 제3 윤석열 나올까

    [관가 인사이드] Mr. 소신? Mr. 배신?… 제2 제3 윤석열 나올까

    윤석열(57) 서울중앙지검장에게는 두 가지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배신과 소신, 상반된 이미지다. 조직 관점에서는 공개 석상에서 상관을 정면으로 들이박은 배신자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부당한 상사의 명령을 거부한 소신파로 회자되고 있다. ‘제2·제3의 윤석열’이 공무원 조직에 속속 등장한다면 공조직의 민주화를 한 단계 더 진전시키는 약이 될까, 아니면 상사의 영이 서지 않는 오합지졸 조직으로 전락하는 독이 될까.# 소신의 대가… 대구·대전 고검 한직 떠돌아 윤 지검장은 2013년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울고검 국정감사장에서 직속상관이던 조영곤(59) 중앙지검장의 외압을 폭로했다. 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팀장이었던 그는 조 지검장 재가 없이 국가정보원 직원들의 체포영장을 청구해 발부받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법원에 접수시켰다. 상관 몰래 독자 판단에 따라 행동했다. 이에 대해 윤 지검장은 국감장에서 “국정원 직원들을 조사하던 중 (조영곤 지검장으로부터) 직원들을 빨리 돌려보내라는 지시가 계속 있었고 국정원 직원들을 석방하고 압수물을 돌려주라는 지시도 내려왔다”며 “상관의 위법한 지시를 따를 수 없었다”고 했다. 사람이 아니라 조직에 충성한다며 조 지검장을 비위 상관으로 몰아붙였다. 그의 폭탄 발언에 조 지검장은 눈물을 흘렸다. 당시 오간 말과 상하 간의 다툼은 전국에 생중계됐다. 소신의 대가는 컸다. 윤 지검장은 대구고검, 대전고검 등 한직으로만 떠돌았다. 지난해 ‘최순실 게이트’ 특별검사 수사팀장으로 중앙무대에 복귀했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검찰청의 수장 자리까지 올랐다. 한 검찰 간부는 “윤 지검장 사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불합리한 상관 지시를 무조건 수긍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확산해 검사들이 소신껏 일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데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지만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할 조직 입장에서는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영혼이 없는 조직으로 비난받는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이 나올 수 있을까. 대다수 공무원들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중앙 부처 간부는 “옷을 벗고 나가도 변호사를 할 수 있는 검사와 생계가 달려 있는 일반 공무원은 다르다”며 “윤 지검장은 소위 공무원답지 않은 사람이다. 공무원은 상명하복의 조직 문화에 오랫동안 젖어 있어 윤 지검장과 같은 행동을 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른 간부는 “부당하거나 위법한 지시를 따르면 안 된다는 공무원 행동강령이 있어 이론적으론 가능하겠지만 윗사람 지시가 절대적인 조직 문화상 현실적으론 불가능하다”고 털어놨다. 한 검찰 간부도 “항명은 드물긴 하지만 검찰의 독특한 면”이라며 “수사 중심인 검찰에서는 상관 지시가 공정 수사에서 벗어나면 소신껏 거부할 수 있지만 행정이 중심인 행정부에서는 힘들다”고 했다. # 승진 포기 좌천 감내… 조직에서 쉽지 않아 좌파 예술단체 지원 배제를 위해 작성한 ‘블랙리스트’ 문건으로 몸살을 앓은 문화체육관광부 인사들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한 간부는 “윤 지검장처럼 한다는 건 좌천도 감내하고 승진을 안 해도 좋다는 건데, 민간 회사도 마찬가지지만 공직사회에서 그렇게 하는 건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사람들도 부당한 줄 알면서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윗사람을 거역한다는 건 공직생활을 그만한다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간부는 “블랙리스트라는 게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하는 것이지, 살아 있는 권력을 향해 누가 위법한 지시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다 해고될 위기에 처한 사례도 있다. 모 정부 부처 소속 A씨는 2년 임기제 공무원이었다. 직속상관인 팀장이 어느 날 관공서 도서 제작에 입찰한 업체 중 특정 업체가 선정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해당 업체 사람들도 사전에 만나 이야기를 들어 보라고 했다. A씨는 만날 의사도 없고 영향력을 행사하지도 않겠다며 거부했다. 팀장은 상사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할 것이지 말이 많다며 사무실에서 공개적으로 면박을 줬다. A씨는 이후 1년 가까이 팀장에게 갖은 수모를 당했고, 팀 내에서 ‘왕따’로 지내야 했다. 팀장은 A씨 계약 기간 만료가 다가오자 연장도 해주지 않으려 했다. 다행히 A씨의 성실함과 능력을 인정한 인사부에서 계약을 연장해 줬다. A씨는 “업체 선정은 제안서 평가 80%, 가격 평가 20%로 이뤄지는데, 팀장은 우호적인 심사위원들을 뽑은 뒤 특정 업체의 제안서 점수를 다른 업체보다 많이 줘 선정되도록 하라고 했다”며 “업체 선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건 명백한 불법이자 부당한 지시여서 타협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인사, 고가평가 등 생사여탈권을 쥔 상사에게 항명하는 건 쉽지 않다”며 “솔직히 나도 죽다 살아났다. 천지개벽하지 않는 한 윤 지검장처럼 음지에서 양지로 올라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했다. # “소신 행동 긍정효과… 또 다른 윤석열 가능성” 정부 부처에서도 ‘제2·제3의 윤석열’이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외교부의 한 간부는 “윤 지검장의 소신은 공직사회에 교훈을 주는 귀감이 될 것”이라며 “정부 부처에서도 ‘윤석열’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 공무원이 본인의 소신을 밝히는 문화가 확산된다면 공조직을 혁신하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간부는 “문재인 정부에서는 윤 지검장 같은 공직자가 많이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명분이 뚜렷하다면 여론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취재에 응한 공무원들은 “다른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윗사람이 부당한 지시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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