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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차 가로막은 구급차에 이런 메모와 지폐 남길 수 있나

    내 차 가로막은 구급차에 이런 메모와 지폐 남길 수 있나

    구급 호출에 응하느라 자신의 자동차 앞을 가로막은 구급차 유리창에 이런 쪽지와 함께 10파운드(약 1만 4400원) 지폐를 남겨둔 이가 있다. ‘내 앞길을 가로막으셨군, 걱정 마삼. 짬 날 때 커피나 한잔 사드삼 XXX’ 영국 켄트주의 파버섐에서 구급차 응급요원으로 일하는 개리 터를리와 동료들은 지난 1일(이하 현지시간) 응급 호출에 응했다가 익명의 기부자가 남긴 쪽지를 발견했다. 터를리는 “진짜 용기를 얻게 되고 휴머니티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게 된다”고 털어놓았다. 사실 부정적인 표현들로 가득찬 문구들이 유리창에 끼워져 있는 것이 다반사다. 그는 불행하게도 그런 반응들을 듣는 것이 긴급 출동하는 자신들의 숙명이라고 느낀다. 터를리는 “가급적 환자를 빨리 모셔와야 하는데 길을 조금 가로막지 못하거나 주차할 넓은 공간을 찾지 못해 헤매곤 한다”며 그날 따라 아주 바빴고 애달픈 사연들이 많아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지폐와 쪽지를 남긴 사람 때문에 마음의 위안을 찾을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BBC는 이 소식을 전하며 영국 전역의 앰뷸런스 출동 서비스들은 덜 우호적인 반응도 경험한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스토크 온 트렌트에 출동한 한 응급차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담은 메모를 남긴 여성은 나중에 잘못을 인정하고 120파운드(약 17만 3300원)의 벌금과 함께 피해자에게 보상을 하라는 법원 판결을 받았다. 또 지난해 웨스트미들랜드주의 응급요원들은 “사람 목숨을 구하는지 모르겠으나 이 따위로 멍청하게 주차해 내 앞길을 막으면 안되는 거야”라고 적힌 메모를 발견하기도 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홍은미 PB의 생활 속 재테크] 변동성 큰 주식시장 주목받는 ‘중위험·중수익’ 하이일드펀드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위기 직격탄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대부분 펀드는 초단기 투자처인 머니마켓펀드(MMF)보다 못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시장은 그야말로 ‘시계 제로’ 상황에 빠졌다. 그러나 언제나 숨은 투자처는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틈새 상품으로 주목받는 공모주 하이일드펀드가 그중 하나다. 채권투자 비중이 높아 안정성을 확보한 데다 코스피 우량 공모주까지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이일드펀드이란 전체 자산의 45%를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비우량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이일드펀드는 공모주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크다. 공모주는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요동치는 상품보다는 리스크가 낮고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공모주는 중립적인 투자처로 꼽힌다. 전체 자산 중 2% 이상을 코넥스 주식으로 담은 펀드도 코넥스 하이일드펀드로 분류된다. 코넥스 하이일드펀드는 하이일드펀드에 우선 배정되는 공모주 10% 중 3%를 우대 배정받을 수 있다. 나머지 물량은 일반 하이일드펀드와 나눠 배정받는다. 한때 분리과세 혜택도 있었지만 지난해 말부터 세제 혜택이 없어졌다. 올해 코스닥벤처펀드에 시중 자금 3조원이 몰린 이유 역시 공모주 30%를 우선 배정받는 혜택 때문이었다. 당초 운용사들은 코스닥 상장 벤처기업 공모주에 투자만 해도 벤처기업 신주에 15% 이상 투자해야 하는 요건을 채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져 공모주 확보가 쉽지 않았다. 운용사들은 하이일드펀드의 공모주 우선 배정 비율은 코스닥벤처펀드에 비해 낮지만, 경쟁이 덜 치열해 더 많은 물량 확보가 가능하다고 내다본다. 하반기에도 정부의 벤처산업 육성과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기업공개(IPO) 시장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카카오게임즈, 두산공작기계, 바디프렌드, 군장에너지 등 대형 IPO도 예정돼 하이일드펀드가 발 빠르게 출시되고 있다. 물론 하이일드펀드도 투자위험이 있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 회사채에 투자하는 탓에 기업이 도산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다. 펀드를 선택할 때 편입 자산의 부도 위험이나 기업의 영업 이익률, 부채 비율, 차입금 의존도, 이자 보상 비율, 영업 현금 흐름 등을 따져야 하는 이유다. 유동성이 풍부하고 신용 위험이 낮은 기업을 고르는 것이 좋다. KB증권 명동스타PB센터 WM스타자문단
  • 경찰 출석한 조현오 “댓글 공작 벌인 적 없어”

    경찰 출석한 조현오 “댓글 공작 벌인 적 없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공작’을 지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전직 경찰청장이 ‘친정’에 피의자로 소환된 것은 처음이다.경찰청 특수수사단은 이날 조 전 청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소환해 조사했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과 정보국 소속 경찰관을 동원해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내용의 댓글을 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게 댓글공작을 기획한 경위, 공작의 활동체계, 댓글 공작으로 대응한 현안 등을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조 전 청장은 “댓글공작을 벌인 적이 없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조사에 앞서 취재진에게 “정치적 중립을 지켜 왔고,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면서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것에 적극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작이라는 것은 은밀하게 진행되는 것인데, 저는 공식 절차로 지시했다”면서 “그것이 어떻게 공작이라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경찰청 앞에서 쌍용차 파업 농성에 대한 경찰의 강제진압과 관련해 조 전 청장을 강력하게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경찰 댓글공작 지휘 혐의’ 조현오 출석…“정치관여 지시한 적 없어”

    ‘경찰 댓글공작 지휘 혐의’ 조현오 출석…“정치관여 지시한 적 없어”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의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5일 경찰에 출석했다. 전직 경찰청장이 친정인 경찰에 피의자로 출석한 사례는 조 전 청장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조 전 청장은 경찰청 특별수사단의 통보를 받고 이날 오전 9시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누구보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 왔고 정치에 관여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면서 “허위사실로 경찰을 비난하는 것을 적극 대응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공작’이라는 게 은밀히 진행되는 것으로 아는데 저는 공식 절차로 지시했다. 그게 어떻게 공작이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면서 “황당하다. 내가 왜 이런 것 때문에 포토라인에 서야 하는지 나 자신도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09년 쌍용자동차 옥쇄파업 강제진압에 대한 최근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를 두고도 “결코 수긍하지 않는다”면서 “사실관계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청장 출석을 앞두고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조합원들이 경찰청 앞에 모여 쌍용차 파업 강제진압과 관련해 조 전 청장을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진상조사위는 2009년 당시 경기지방경찰청장이었던 조 전 청장이 당시 강희락 경찰청장의 작전 중지 지시를 따르지 않고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 직접 연락해 승인을 얻은 다음 쌍용차 평택공장에 경찰병력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은 2010~2012년 경찰청장 재직 당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청 보안국 등 각 조직의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 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수사단에 따르면 당시 경찰청 보안국 요원들은 차명 아이디(ID)나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가장하고 당시 구제역 파동 등 각종 현안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건을 달았다. 정보 경찰관들도 가족 명의의 계정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위장하고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1만 40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수사단은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청 보안국, 정보국, 대변인실 등에 재직한 전·현직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댓글 공작을 지시한 윗선이 조 전 청장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댓글 공작을 기획한 경위, 공작 활동 체계, 댓글 공작을 통해 대응한 현안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경찰 ‘댓글 공작 지휘’ 조현오 前경찰청장 오늘 소환

    경찰 ‘댓글 공작 지휘’ 조현오 前경찰청장 오늘 소환

    이명박 정부 시절 이뤄진 경찰의 ‘댓글 공작’을 총지휘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친정인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4일 조 전 청장에게 5일 오전 9시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으로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조 전 청장은 재직 당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청 보안국 등 각 조직의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 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를 받고 있다. 조 전 청장은 출석 요구에 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단은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청 보안국, 정보국, 대변인실 등에 재직한 전·현직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댓글 공작을 지시한 윗선이 조 전 청장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단은 조 전 청장을 상대로 댓글 공작을 기획한 경위, 공작 활동 체계, 댓글 공작을 통해 대응한 현안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수사단에 따르면 경찰청 보안국 요원들은 2010∼2012년 차명 아이디(ID)나 해외 인터넷 프로토콜(IP)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가장하고 당시 구제역 파동 등 각종 현안에서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건을 달았다. 정보 경찰관들도 가족 명의의 계정을 이용해 일반인으로 위장하고 한진중공업 ‘희망버스’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정부를 옹호하는 댓글 1만 4000여건을 게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은 댓글 공작에 깊이 관여한 전 경찰청 보안국장 황모씨, 전 정보국장 김모씨, 전 정보심의관 정모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모두 기각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MB 정부 댓글공작 지휘’ 조현오 전 경찰청장, ‘친정’에 소환

    ‘MB 정부 댓글공작 지휘’ 조현오 전 경찰청장, ‘친정’에 소환

    이명박 정부 시절,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경찰 조직을 동원해 댓글 공작을 주도한 혐의를 받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친정인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조 전 청장에게 오는 5일 오전 9시 경찰청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조 전 청장은 출석 요구에 응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청장은 재직 당시 경찰청 보안국 등 각 조직을 동원해 온라인에서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고자 경찰관들에게 댓글을 달게 하는 등 사이버 여론대응 활동을 주도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수사단은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청 보안국, 정보국, 대변인실 등에 재직한 전·현직 경찰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댓글공작이 조 전 청장을 정점으로 진행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청은 국군 사이버사령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블랙펜 분석팀을 운영하면서 경찰에도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국방부 사이버 댓글사건조사 TF(태스크포스) 조사결과가 나오자 자체 진상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본청 보안사이버수사대 직원들이 상사로부터 정부 정책을 지지하는 댓글을 달라는 지시를 받았고, 이를 일부 실행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어 지난 3월 치안감을 단장으로 한 특별수사단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색다른 인터뷰] 열심히 독립운동했던 유일한 왕손… 아버지 의친왕은 재평가돼야 한다

    [색다른 인터뷰] 열심히 독립운동했던 유일한 왕손… 아버지 의친왕은 재평가돼야 한다

    “어머니인 의친왕비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왕조의 마지막은 늘 비극으로 끝났다. 대한제국 왕실의 비운은 당연히 겪어야 할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살아라’라고 말씀하신 게 아흔이 다 돼서야 받아들여져요. 아버지 의친왕의 잘잘못을 역사가 정확하게 평가했으면 합니다. 그게 제 마지막 바람이에요.” 조선 왕조의 ‘마지막 왕녀’ 이해경(88) 여사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단독인터뷰에서 이 같은 소회를 밝혔다. 이 여사는 지금 한반도의 상황이 조선왕조 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어떤 연유에서 이 같은 생각을 떠올릴까 궁금했다. 이 여사는 고종 황제의 친손녀다. 아버지 의친왕은 고종의 다섯째 아들이다. 순종 다음 서열이었으나 일제의 견제 등으로 동생인 영친왕에게 황태자 자리를 빼앗겼다. 동생인 영친왕이 철저하게 일본식 교육을 받은 것과 달리 의친왕은 독립운동에 적극적이었다. 독립운동가와의 접촉이 잦았으며, 1919년 상하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 탈출하려고 기도했다가 만주에서 일제에 발각돼 송환되기도 했다. 의친왕은 일제로부터 도일을 강요받았지만 거부하며 항일정신을 사수한 왕족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8·15 독립 이후 이승만 정부가 망국(亡國)의 책임을 물으며 사회적 지탄의 대상으로 만들었다.이 여사는 “일본과 청나라, 러시아 등 세계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국가의 미래를 바로 세우려 했던 고종 황제나 의친왕과 비슷한 고민을 문재인 대통령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면서 “생각한 대로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결과’는 ‘운명’이고 우리는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의친왕의 13남 9녀 중 다섯째 딸이다. 세 살 때 생모와의 이별,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사동궁(의친왕부·義親王府) 생활, 그리고 8·15 광복, 이어진 6·25 전쟁, 1956년 가혹한 현실을 피하고자 선택했던 도미(渡美) 등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인생 여정을 보냈다. 특히 그는 순탄치 않은 노년을 보낸 아버지 의친왕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듯했다. 이 여사는 “아버지가 매일 술에 빠져서 살았다는 일제에 의한 역사적 오류가 아직도 그대로”라면서 “항일정신이 강했던 아버지는 일제의 핍박과 삼엄한 감시가 본격화되면서 매일 술집에 다니는 척해야 했다. 그래야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의친왕이 1905년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할 때 이토 히로부미가 대통(大統) 계승을 권유했지만 한마디로 거절했고, 1919년 중국 상해(상하이) 임시정부로 탈출을 시도하는 등 독립운동을 열심히 했던 유일한 ‘왕손’”이라면서 “의친왕의 열정과 행동은 반드시 재평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을 떠난 지 62년, 26살의 꿈도 많고 한도 많았던 앳된 여인에서 이제 미수(米壽)를 넘긴 ‘호호 할머니’로 변한 조선의 마지막 왕녀인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일제 치하에서 의친왕에 대한 기억은. -아버지는 한 달에 한두 번씩 사동궁을 찾았다. 그때마다 노래와 춤으로 아버지를 즐겁게 해드린 기억이 있다. 특히 길러주신 의친왕비(이하 지밀 어머니)는 내가 있는 자리에서 궁 밖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의 대외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거의 듣지 못했다. 어린아이가 말을 옮길 수 있어서 조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당시 역사 문헌 등을 보면 퍼즐처럼 맞춰지는 일들이 있다. 어렸을 때 갑자기 일본 경찰들이 집 주변에 늘었다든지, 해방 직후 김구 선생과 김규식 선생이 사동궁을 찾았던 일 등이 기억난다. →그렇다면 의친왕의 독립운동 행적은 어떻게 아는가. -미 컬럼비아대학 한국학과 사서로 27년간 일하면서 많은 한국 역사책과 자료를 접했다. 거기서 아버지의 흔적을 많이 찾았다. 또 유학 오신 한국 학자들이 나에게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와 자료가 있는 미 도서관 등을 알려줬다. 미국에서 한국의 근대사를 공부했다. →여자로서 아버지에 대한 반감이 있었을 텐데. -맞다. 어렸을 때는 상당히 컸던 것 같다. 그런데 당시 역사 자료 등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심정과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게 됐다. 어쩌면 미국 생활이 아버지와 나를 연결해 준 것 같다.→누구나 인생에 굴곡이 있겠지만 특히 더 했던 것 같다. -한때는 드라마처럼 ‘궁’에서 호강하며 살았다. 어렸을 때 시녀들이 ‘공주마마’라고 부르며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 줬다. 하지만 8·15 독립 이후에 ‘왕족’이 ‘망국의 원흉’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됐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친북 인사로 몰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기도 했다. →미국에 온 지 62년이 지났다. 한국을 몇 번 찾지 않았다고 알려졌는데. -맞다. 사실 떠나면서 다시는 한국 땅을 밟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당시 왕족이라는 굴레와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사회에 대한 반감 등 때문에 한국에서 도망치듯 미국으로 건너왔다. 정말 안 가려다 생모가 위독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19년 만인 1975년 한국을 다시 찾았다. →1950년 중반에 미국 유학은 흔치 않은 일이다. 왕족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닌가. -당시 망국(亡國)의 책임을 물어 왕족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었다. 한국전쟁 당시 아버지와 지밀 어머니 등 가족들이 먹을 쌀이 떨어지기도 했다. 그래서 지밀 어머니가 나의 혼수품으로 주신 비단을 팔아서 연명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미8군의 도서관에서 일할 때 친하게 지냈던 데이비드 스트릿맨이라는 군인의 아버지가 도와줘서 미 유학이 가능했다. →미국 생활은 어땠나. -비행기 값을 마련하고자 지밀 어머니가 사 주신 야마하 피아노를 팔았다. 비행기 표를 사고 남은 돈 80달러를 가지고 무작정 미국으로 왔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무모했던 것 같다. 다행히 텍사스의 메리 하딘 베일러대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모두가 반대했던 미국행이라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해야 했다. 한국과 연락도 끊었다. 사실 도움을 요청할 곳도, 도와줄 사람도 마땅히 없었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말과 방학에는 식당과 백화점, 보육원 등 가리지 않고 일했다. 먹고살기 어려웠다. 그래도 마음은 편했다. 아무도 내가 조선의 왕녀인 것을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내가 입고 싶은 대로 입어도 누가 쳐다보지 않았다. →의친왕비가 자신의 호적에 이 여사만 올리는 등 총애를 받았던 것 같다. 그렇다면 생모, 낳아 주신 어머니는 어떤 분이었나. -3살 때 헤어진 생모를 10년 후인 13살 때 화신상회(현 종로 제일은행 본점 자리)에서 만났다. 그 이후로 또 거의 본 적이 없다가 한국전쟁이 끝날 무렵 잠시 같이 지냈다. 생모는 박금덕 여사다. 그는 당시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정도로 정·재계의 마당발로 소문난 여성이었다. 의친왕이 한눈에 반할 정도의 미모에 당찼던 것 같다. 내가 궁 생활을 힘들어 했던 것이 자유분방하고 당찬 생모의 성격을 닮아서인 듯하다. →일부에서 ‘공주’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하는데. -그건 분명히 잘못이다. 조선이 대한제국으로 국호가 바뀌면서 고종 임금님이 황제가 되고, 왕자인 아버지와 그의 형제들이 의친왕, 영친왕 등으로 봉작됐다. 그러니까 나는 왕자의 딸이지, 왕의 딸이 아니다. 그래서 나에게 ‘마지막 공주’라는 호칭은 적절하지 않다. 하지만 내 밑으로 여동생들은 궁 생활을 하지 않았고, 위로 언니들은 돌아가셨다. 그래서 ‘마지막 왕녀’라는 표현을 쓰는 것 같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냈다. 이유가 있나. -특별한 이유는 없다. 인연을 못 만나서 그런 것 같다. 물론 결혼할까 고민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릴 자신이 없었다. 망설이다 기회를 놓쳤다. 복잡했던 우리 가정사를 보면서 행복한 가정을 꿈꿨는데, 막상 선택의 순간에서 포기하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면. -내가 힘이 미약하고 나서는 것을 싫어해 숨어 있었지만, 일제에 의해 왜곡·날조된 우리의 역사를 되찾는 일에 대한민국이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좋겠다. 나도 미력이나마 돕고 싶다. 글 사진 뉴욕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해경 여사는 누구 -1930년 고종황제의 다섯째 아들인 의친왕 다섯 번째 딸로 출생. -1933년 생모인 박순덕씨 곁을 떠나 ‘궁’으로 거처 옮김. -1946년 경기여고 졸업 -1950년 이화여대 음악과 졸업 -1953년 미8군 사령부 도서관 사서 근무 -1956년 미국으로 유학 -1959년 미국 텍사스 메리 하딘 베일러대 졸업(성악 전공) -1969년 컬럼비아대 동양학도서관 한국학 사서 취직 -1996년 컬럼비아대 동양학도서관 한국학과장 정년퇴직 -현재 뉴욕의 컬럼비아대 근처 작은 아파트에서 독신으로 살고 있음.
  •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 ‘신의 한수’냐 ‘코드 인사’냐 ‘시끌’

    여성가족부 장관 교체 ‘신의 한수’냐 ‘코드 인사’냐 ‘시끌’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자 정부가 최근 대두된 여러 여성 이슈들을 강한 정치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뽑았다는 의견과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 비판하고 혜화역 시위에 참석하며 여성을 대변했던 정현백 여가부 장관보다 정권에 친화적인 인물을 내세웠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1세대 페미니스트 등판, 정치력과 더해져 시너지 낼 것” 진 후보자의 이력만 봤을 땐 미투(#MeToo·나도 피해자다)운동으로 촉발된 직장 내 성폭력 문제나 가부장제 철폐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임자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38회 사법고시를 통과한 그는 법무법인 변호사로 활동하며 이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입(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지냈다. 우리나라 여성 운동의 가장 큰 사건으로도 손꼽히는 ‘호주제 폐지’에도 앞장섰다. 1950년대부터 여성 운동의 큰 과제였던 호주제 폐지는 2005년 마침내 국회 본 회의에 통과하는데 진 후보자는 변호사 초기이던 1999년부터 2008년 호적법이 폐지되기까지 10년간 호주제 위헌소송인단에 참여했다. 19대 국회에 입성한 이후엔 행정안전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음란물 유통 사이트인 ‘소라넷’ 서버 폐쇄와 불법촬영 근절에 나섰으며, 영화계 성폭력 방지를 위한 예술인복지법과 지방자치단체의 공중화장실 불법촬영 정기점검 의무를 부과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등 입법활동에도 주력했다. 이번 인선을 환영하는 이들은 진 후보자의 이같은 이력을 언급하며 “법률 지식과 재선 의원으로서의 정치력이 더해져 타 부처와의 협력이 절실한 여가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풀어내는 데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친다. ‘페미니스트 대통령’이란 수식어에 걸맞게 여가부에 더 무게를 싣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대표적인 친문 인사, ‘여성 권익’ 앞서 정권 비호할 것” 그러나 불법촬영 편파수사 근절 시위가 수차례 진행되는 동안 청와대 차원에서 이렇다 할 해결책을 내놓지 않아 정권에 대한 여성들의 비판이 거세지는 가운데, 여성 이슈 해결에 앞서 정권의 코드에 맞는 인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장관 업무평가에 기반한 쇄신 개각”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부처와는 달리 교체 이유가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시민단체와 학계에 발을 담그고 있던 정 장관은 정권 초기에 청와대 탁현민 행정관에 대해 수차례 경질을 요구했으며, 최근 혜화역 시위에도 직접 참석해 격려의 말을 전했다. 여성계는 이러한 정 장관의 행보를 환영했으나 정부 입장에선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으로 관측됐을 가능성이 높다.다른 부처와는 달리 교체 사유도 뚜렷하지 않은 편이다. 이번에 내각 대상이었던 5개 부처 중 국방부는 ‘기무사 계엄령 문건’을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경질성 인사였으며, 고용노동부는 고용지표 악화라는 외부 요인이 큰 역할을 했다. 교육부도 대입제도 개편으로 사회적인 혼란을 야기해 교체됐다. 여가부도 미투 운동이 대두되는 과정에서 부처간 협력이나 국회의 협조를 속도감 있게 해결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었으나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낳았던 다른 부처와 비교하면 개각이 될 만한 대상은 아니었다는 평이다. 이렇다 보니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진 후보자가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기보다 정부의 입장을 비호하는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점쳐진다.▲“기대감과 별개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 진 후보자 인선에 대한 내막이나 평가와는 별개로 지금 당장 여가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불법촬영 근절을 위해 지자체가 공공화장실 등을 단속하고, 피해자 지원책 등을 강화했지만 해외에 서버를 둔 온라인 사이트는 여전히 건재하며, 플랫폼 운영자나 유통업체에 대한 법적 규제는 미흡한 상황이다. 안희정이 1심 공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위력에 의한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이슈도 다시금 불이 붙었다. 미투과 관련해 국회에 계류 중인 법안은 지난 6월 기준 12건 중 10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내부에서 평이 좋던 장관님이 교체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회에 협조를 구하는 일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들어 아쉬움과 기대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트럼프, 구글 향해 ‘레드카드’… “96%가 좌파 뉴스”

    트럼프, 구글 향해 ‘레드카드’… “96%가 좌파 뉴스”

    11월 중간선거 앞두고 업계 길들이기 구글 “검색결과 편파적이지 않다” 반박 진보진영 “실행 불가능… 독재적 발상”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최고 인터넷 기업인 ‘구글’에 레드카드를 뽑아 들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CNN과 뉴욕타임스 등 기존 언론뿐 아니라 트위터와 페이스북, 구글 등 소셜미디어 기업까지 싸잡아 ‘가짜’와 ‘왜곡’ 프레임 씌우기에 나선 것이다. 이에 대해 구글은 즉각 반발했고, 민주당 등 진보 진영도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구글에서 ‘트럼프 뉴스’라고 쳐봤더니 96%가 좌파 매체 뉴스였다.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달리 말하면 나를 왜곡한다. (나에 대한) 거의 모든 기사와 뉴스가 나쁘게 나온다”면서 “가짜 뉴스 CNN이 두드러졌고 공화당·보수 성향의 공정한 미디어는 차단됐다. 불법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구글은 보수의 목소리를 억압하고 좋은 정보와 뉴스를 숨긴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볼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통제한다.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 집무실에서 지아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 “구글과 트위터, 페이스북은 문제가 많은 부분에 발을 딛고 있다. 조심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보수의 목소리를 차단하고, 자신에 비판적인 진보·좌파 언론의 목소리만 검색된다는 불만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구글 때리기’는 11월 중간선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다음주에 미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대형 인터넷 업체인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 등의 CEO가 참석하는 청문회가 열린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국면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도록 ‘업계 길들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날 성명을 내고 “구글 검색 엔진은 정치적인 의제를 설정하는 데 이용되지 않으며 검색 결과는 정치적으로 편파적이지 않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워싱턴포스트의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트럼프 대통령의 구글 위협은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방식을 연상시킨다”고 꼬집었다. 브라이언 샤츠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반헌법적이고 실행 불가능하며 미국이 상징하는 모든 것에 반한다”면서 “독재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꿈에 그리던 아버지만나.. 부산경찰청 30년만에 헤어진 부자 상봉 성사

    꿈에 그리던 아버지만나.. 부산경찰청 30년만에 헤어진 부자 상봉 성사

    “꿈에 그리던 아버지를 30년만에 만나 너무 기쁩니다”. 부산지방경찰청 장기실종팀이 30여년 전 헤어진 아버지를 찾아 부자 상봉을 성사시켰다. 부산에 사는 김세영(41.사진 왼쪽에서 두번째)씨는 어릴 적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홀아버지와 떨어져 친척집과 여관을 전전하다가 9살 무렵인 1988년 한 보육원에 맡겨 그곳에서 아동, 청소년기를 보냈다.,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대학을 졸업한 그는 경남 창원에 있는 한 대기업 계열사에 엔지니어로 취직했다. 안정된 직장을 가진 그는 지난 2012년 결혼을 하고 아내와 어린 두 딸과 단란한 가정을 꾸리며 남부러울 것 없는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딸들이 자랄수록 마음 한편에는 어릴 적 헤어진 아버지가 늘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신을 제대로 돌봐주지 못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보다는 그리움이 더 컸다.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했다. 든든한 남편, 두 딸의 아버지로 불혹의 나이가 되자 더 늦기 전에 자신이 먼저 아버지를 찾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아버지와의 짧았던 추억을 떠올려 보고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어릴 시절 살았을 법했던 곳을 찾아다녀 보기도 했다. 하지만, 수십 년이 지난 오래전 일이라 제대로 기억이 나지 않았다.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기 전 동구의 한 주민센터에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지 문의를 했지만, 보육원 입소 후 새로 만들어진 호적 때문에 과거의 자신을 증명할 수 없어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2016년 3월 동부경찰서에 아버지를 찾아달라며 실종 신고를 했다. 그러나 부족한 단서들로 큰 기대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언젠가 자신을 찾아 줄 아버지를 마냥 기다리는 것뿐이었다. 경찰에서 별다른 소식이 없자 남편의 가슴앓이를 누구보다 잘 아는 아내는 그만 포기하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자고 했지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쉽게 잊혀 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지난 7월 초 부산경찰청 장기실종수사팀에서 김씨의 실종 신고 사건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해 재수사하기로 했다고 연락이 왔다. 이후 실종팀은 김씨와 수차례 심층면담을 하고 아버지 이름, 보육원에 맡긴 경위 등 추가 수사를 위한 단편적인 기억들을 종합하고 분석에 들어갔다. 실종팀은 이를 근거로 확보한 아버지와 같은 이름을 가진 760여명의 주민자료 등을 김씨의 진술에 기초해 일일이 대조하고 탐문활동을 진행해 마침내 지난달 말 김씨의 아버지가 대구에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마침내 지난달 30일 부산 경찰청 장기 실종수사팀 사무실에서 가족 상봉을 했다. 이날 김씨는 아버지를 대신해 참석한 새어머니를 만나 안부를 나눴다. 이어 다음날 김씨는 아내와 두 딸과 함께 대구에 있는 아버지 집을 방문해 감격의 상봉을 했다. 아버지는 장성해 다시 찾게 된 아들에게 눈물로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이제 명절 때마다 찾아 뵐 수 있는 부모님과 고향이 생겨서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라며 경찰에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일몰조항 넣은 美·멕시코 새 무역협정…트럼프 “멋진 빅딜”

    일몰조항 넣은 美·멕시코 새 무역협정…트럼프 “멋진 빅딜”

    협정 유효기간 16년 설정· 6년마다 재검토 북미지역 車 부품비율 75%로 상향 조정 타결 소식에 나스닥 사상 첫 8000선 돌파 트럼프 “캐나다와 조만간 협상 시작할 것” 캐나다, 일몰조항 반대 커 합의 가시밭길미국과 멕시코가 1994년 출범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할 새로운 무역협정에 합의했다. 양국이 협상에 합의하면서 기존 NAFTA 회원인 캐나다와도 새 무역협상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미국과 멕시코는 27일(현지시간) 새로운 무역협상의 주요 내용이었던 자동차부품 원산지 규정 및 일몰 조항 등에서 큰 틀의 합의를 이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NAFTA 재협상에 착수한 지 1년 만이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된 자동차가 미국에 무관세로 수출되기 위한 조건인 북미 지역 내 부품 비율이 현행 62.5%에서 75%로 상향 조정됐다. 멕시코의 최저임금(시간당 16달러) 노동자의 생산 비중이 40∼45%로 결정되면서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멕시코 이전 현상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산 부품 사용률도 늘게 된다. 미국은 5년마다 협정 내용을 재검토하지 않으면 자동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멕시코는 도입 자체를 반대해 의견 차가 첨예했던 일몰 조항도 협정 유효기간을 16년으로 설정하고 6년마다 협정 내용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잠정 합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오늘은 무역에 있어 중요한 날(big day)”이라며 “양국 모두에 정말 좋은 거래, 훨씬 더 공정해진 거래”라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는 트위터에도 “멕시코와의 멋진 빅딜”이라고 글을 올렸다. 오는 12월 1일 취임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측도 “에너지와 노동자 임금 분야에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시장도 우호적으로 반응해 미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초로 8000선을 넘긴 8017.90포인트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에 대해 새 협정에 합류할 것인지를 지켜볼 것이라는 위협성 발언을 내놓았다. 애덤 오스텐 캐나다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캐나다는 미국, 멕시코와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으며 새로운 협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 프릴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28일 워싱턴을 방문해 협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하지만 캐나다가 미국의 일몰 조항 요구에 반대하는 입장이 강해 양국 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신중 기류도 적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과의 조기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지지부진한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제기한 그는 멕시코와 NAFTA 개정 양자 협상이 타결된 직후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 통화 도중 “알다시피 이와는 관련이 없지만 다른 나라들과도 협상하고 있다. 중국이 그중 하나”라며 “그들(중국)은 대화하길 원한다.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지금은 중국과 대화할 적절한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매티스 美 국방 “한미훈련 더는 중단 없다…북한 등지는 건 아냐”

    매티스 美 국방 “한미훈련 더는 중단 없다…북한 등지는 건 아냐”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부 장관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더 이상 중단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한반도 종전 프로세스가 난관에 부딪힌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연합훈련 재개를 시사한 매티스 장관의 발언이 한반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매티스 장관은 기자들에게 “우리는 좋은 신의를 나타내는 수단으로 대규모 군사훈련을 중지해왔다”며 “그러나 더이상 (훈련을) 중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티스 장관은 어떤 종류의 훈련이 언제 재개될 지에 대해서는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우리가 그들(북한)을 등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진행되는 지 지켜본 뒤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군은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직후인 지난 6월 19일에 8월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연합 ‘프리덤가디언 군사연습’을 잠정 유예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국방부는 프리덤가디언 연습과 동시에 실시되던 ‘을지연습’도 유예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과 한미 공군 연합작전인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 한미 해군의 대규모 해상연합훈련 등이 예정돼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中관료들 국내 기업 방문…한·중 산업협력 다시 물꼬

    中관료들 국내 기업 방문…한·중 산업협력 다시 물꼬

    중국의 성장(省長)들이 연이어 국내 기업을 방문해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얼어붙었던 한국과 중국 간의 산업 협력이 다시 물꼬를 트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조현준(사진 왼쪽) 효성 회장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반포동 사옥에서 위안자쥔(袁家軍) 중국 저장(浙江)성 성장을 만나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고 효성그룹이 27일 밝혔다. 효성에 따르면 이번 만남은 위안성장이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한국을 방문하는 동안 저장성에 투자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인 효성의 조 회장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저장성 최고지도자가 효성을 방문한 것은 2005년 당시 저장성 당서기였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석래 명예회장과 만난 것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효성은 1999년 해외 생산기지로는 처음으로 중국 저장성에 스판덱스 공장 건립을 추진한 것을 시발점으로 저장성 진출 20주년을 맞았다. 2015년에는 당시 부성장이었던 위안성장과 9억 달러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저장성은 글로벌 효성의 초석으로 지난 20년간 함께 성장해 온 곳”이라면서 “앞으로도 저장성과 효성이 우호적 관계를 지속함으로써 100년 효성의 동반자로 함께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안성장은 “효성이 향후 저장성 발전에 큰 기여를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저장성의 중점 산업 발전에도 동참해 함께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27일에는 왕샤오둥(王曉東) 후베이(湖北)성 성장이 서초구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를 찾았다. 왕 성장은 설영흥 고문과 이병호 중국사업본부장 등 현대기아차의 중국 사업을 이끄는 경영진과 완성차와 부품, 친환경차 영역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삼성 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인정…이재용에 불리

    삼성 승계작업 ‘묵시적 청탁’ 인정…이재용에 불리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에서 항소심 재판부의 뇌물에 대한 판단은 대부분 1심과 비슷한 기조를 유지했다. 달라진 점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제공한 삼성의 지원금 16억 2800만원 부분이다. 재판부는 승계작업과 관련한 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 김문석)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이재용 전 부회장의 승계작업을 도와달라는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가관계가 인정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 16억 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1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의 안정적 경영권 승계라는 목표를 위해 개별 현안들이 추진됐음을 인정하기 어렵고, 승계작업에 대한 명시적·묵시적 청탁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포괄적 현안으로서 승계작업이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승계작업에 대해 ‘이 부회장이 최소한의 개인자금을 사용해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에 대해 사실상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이에 대해 “승계작업은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정치적 환경 변화에 따라 유동적일 수 밖에 없다”며 “승계작업 존재가 인정되기만 한다면 개별 지배구조 개편 내용이 청탁 당시에 구체적으로 특정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승계작업에 대한 묵시적 청탁이 인정되는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2015년 7월 25일 단독 면담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의 승계작업이라는 현안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고, 가장 핵심적인 승계작업으로 평가되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한 박근혜 정부의 우호적 조치 직후에 실시됐으며, 단독면담 이후 승계작업에 대한 정부의 우호적 기조가 계속 유지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단독면담 이후 정부가 삼성에 우호적인 업무처리를 했는데, 여기에는 피고인의 지시·승인이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다.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뇌물)에 대해 이 부회장 재판에서는 1심 유죄, 2심 무죄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던 이 부회장의 상고심에 관심이 쏠린다. 상고심에서 다르게 판단할 경우 이 부회장의 형량이 늘고 집행유예가 선고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MB정부 ‘댓글 공작’…경찰 고위간부 4명에 구속영장 신청

    MB정부 ‘댓글 공작’…경찰 고위간부 4명에 구속영장 신청

    이명박 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구제역 등의 기사에 정부 우호적인 댓글을 달도록 지시한 전현직 경찰 고위 간부 4명에게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경찰청 특별수사단은 경찰청 전 보안국장 황모씨, 전 정보국장 김모씨, 전 정보심의관 정모씨 등3명에게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를 적용해 영장을 신청했다고 23일 밝혔다. 보안수사대장 출신 민모 경정에게는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됐다. 이들을 직원들에게 일반인을 가장해 정부에 유리한 댓글을 달아 여론을 선동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보안 사이버요원들에게 댓글 작성을 지시했다. 지시를 받은 요원들은 차명 아이디(ID)를 동원하거나 해외 IP를 이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일반인을 가장해 당시 ‘구제역’ 이슈 등에 대해 정부를 옹호하는 내용의 댓글 4만여 건을 달았다. 수사단은 이 가운데 750여건의 댓글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씨와 정씨는 100여명의 서울청 및 일선서 정보과 직원들에게 댓글 작성을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역시 가족 등 차명 계정을 통해 마치 일반인인 것처럼 가장해 ‘희망 버스’나 ‘한미 FTA’와 관련해 정부 당국을 옹호하는 댓글 1만 4000여 건을 단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단은 이 가운데 7000여건의 댓글 등을 확인했다. 민 경정은 군으로부터 ‘악플러’ 색출 전담팀인 ‘블랙펜’ 자료를 건네받아 내사나 수사에 활용했으며 영장 없이 감청프로그램을 이용해 불법감청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별수사단 관계자는 “이 밖에도 홍보·수사 등 댓글 의혹이 있는 경찰청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당시 경찰청장이던 조현오 전 청장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단은 주무부서인 본청 보안국뿐 아니라 치안정보를 수집하는 정보국, 대국민 홍보를 맡는 대변인실, 서울·경기남부·부산경찰청 등 일부 지방청까지 댓글공작에 관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벌여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P2P 금융업계, 부동산 줄이고 투자상품 다양화

    P2P(개인 대 개인) 금융업체들이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투자상품을 다양화하고 있다. 문화 콘텐츠 투자 상품이 나오고 관련 협회가 전체 대출자산 중 부동산 대출의 비중에 대한 자율규제안을 내놨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부동산 대출을 주로 다루는 어니스트펀드는 22일 ‘김홍도 미디어 아트전’에 투자하는 P2P 상품을 내놨다. 어니스트펀드는 PF 대출 외에도 부실채권(NPL)이나 개인신용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은 있었지만, 문화 콘텐츠 관련 투자 상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로 출범을 준비 중인 디지털금융협회준비위(가칭)도 지난 9일 대출 자산중 부동산 PF 대출 한도를 최대 30%로 정한 자율 규제안을 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전체 P2P 대출잔액 중 부동산 PF 대출 비중은 43.2%고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은 22.8%다. 업계가 부동산 PF 대출부터 ‘정비’에 나선 배경에는 정부의 정책이 있다. 정부가 P2P 대출의 부동산 쏠림 현상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내온 데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부터 우량 업체에 한해 P2P 투자수익 세율을 25%에서 14%로 낮춰 주는 ‘당근책’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정부가 할 수 있는 우호적인 카드는 다 나온 상황”이라며 “PF 상품 등은 위험성이 적지 않다 보니 상품 출시나 관리가 더 조심스러워졌다”고 전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동산 관련 대출은 상품별 금액이 커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월 기준 대출잔액 중 부동산 PF 대출 비중(43.2%)은 저축은행이 과도하게 PF 대출을 늘이면서 저축은행 부실 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10년 6월 말(18.5%)보다 높은 수치다. 심사 인력이 부족한 P2P 업체도 많고, 법적 안전망이 미비해 ‘사기’도 뒤늦게 드러나고 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꿈같았던 사흘… 기약 없는 작별 “떼어놓고 가려니 발 안 떨어져”

    꿈같았던 사흘… 기약 없는 작별 “떼어놓고 가려니 발 안 떨어져”

    99세 노모, 71세 딸 붙잡고 안 놔줘 버스차창 사이로 오열하며 작별 인사 “동생 우리집 데려가 살찌우게 하고파” 일부 가족 “아닌 것 같다” 반신반의“상봉이 모두 끝났습네다.” 마지막 작별 상봉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22일 금강산호텔에 흘러나오자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열하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오 다시 만나요”라는 가사의 북한 가요 ‘다시 만납시다’가 울려퍼지자 상봉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한신자(99·여)씨는 북측 딸 김경실(72)씨와 경영(71)씨를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가족이 모두 행사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도 한씨는 경영씨의 팔을 잡고 놓지 않았다. 북측 보장성원(지원인력) 2명이 와서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버텼다. 한씨는 밖에서도 볼 수 있다는 딸의 말을 들은 후에야 간신히 팔을 놓았다. 딸 경실씨는 버스에 탄 어머니를 배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한복 치마를 발목 위까지 걷어올리고 다급하게 달렸다. 딸들을 기다리던 한씨도 딸 경영씨가 도착하자 서로 창문을 격하게 두드리며 눈물을 흘렸다. 경영씨는 “어머니, 어머니, 건강하시라요”라며 오열했다.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니 통일되면…” 최동규(84)씨의 북측 여조카 박춘화(58)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니. 통일되면 이런 거 안 하잖아”라고 울부짖었다. 고호준(77)씨는 북측 가족과 버스 창가에 붙어 손을 맞대고 오열하다 차 문이 잠시 열리자 차에서 내려 부둥켜안고 울기 시작했다. 고씨는 “어이구 자슥아, 어떻게 떠나니. 떼어 놓고 가려니 발이 안 떨어진다”고 목놓아 울었다. 고씨의 북측 조카는 “삼촌, 울면 안 됩니다. 통일되면 건강해서 다시 만납시다”라고 울면서 위로했다. 신재천(92)씨는 북측 여동생 금순(70)씨에게 “서로 왕래하고 그러면 우리 집에 데려가서 먹이고 살도 찌우고 하고 싶은데”라며 슬퍼했다. 경기 김포에 사는 신씨는 개성에 산다는 북측 동생에게 “차 가지고 가면 40분이면 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선 사흘간 상봉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가족이 맞는지 끝까지 반신반의한 가족도 있었다. 이재일(85)씨와 동생 재환(76)씨는 지난 20일 첫 단체 상봉에서 전시납북자인 형의 자녀라는 북측 조카 리경숙(53·여)씨와 성호(50)씨를 만났지만 상봉 10여분 만에 “아닌 것 같아”라고 고개를 저었다. 재환씨는 “조카가 아닌 것 같다”며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아버지 나이도 모르느냐. 어떻게 사망했는지도 모르고”라며 화가 난 듯 상봉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내일부터 北이산가족 83명 만나러 방북 그러나 이산가족 확인작업 실무를 담당한 북측 관계자는 호적 관련 서류까지 들고 와 이들이 조카가 맞다고 설명했다. 두 형제는 상봉을 포기하지 않고 이후 이어진 환영만찬과 21일 개별상봉, 단체상봉 이후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자리를 지켰다. 남측 이산가족 89명을 비롯한 동반가족 등 197명을 태운 버스는 오후 1시 35분 금강산호텔을 출발해 오후 3시 15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귀환했다. 2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북측 이산가족 83명을 만나는 남측 상봉단 337명이 방북할 예정이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어떻게 사법이 그래요] 같은 혐의인데 왜…국회의원은 선처, 기초단체장은 당선무효

    #1 선거 공보물에 ‘장학재단 설립’과 ‘전국 지역구 중 유일 박물관·미술관·천문대 보유’를 재임 중 치적으로 소개한 A후보는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됐다.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런 지역구가 ‘전국 유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다. #2 B후보는 지역구민이 자주 사용하는 지방도로를 ‘2010년 국도지선으로 승격’시켰다고 공보물에 명시했다. 국도와 국도를 연결하는 국도지선이 되면, 도로 관리·보수비용을 국가가 부담해 지방자치단체 재정 부담이 줄어든다. ‘국도지선 승격 관철’은 B후보가 의정보고서, 기고 등을 통해 적극 홍보하던 사안이지만 실상 이 도로는 현재도 지방도로다. #3 C후보는 지역구 내 산단과 관련해 2900억여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공보물, 선거용 명함과 페이스북을 통해 알렸다. C후보는 이 산단에 재정을 투입할 근거법을 만드는 데 일조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2900억여원에 달하는 예산 배정은 이뤄지지 않았다.결과적으로 선거 공보물에 허위사실을 기재하게 된 A·B·C후보는 모두 최근 5년 이내인 2012~2017년 공직선거법 250조,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돼 3심까지 재판을 받았다. 이 3명 중엔 신체형 또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선고받아 당선이 백지화된 이도 끼어 있다. 누구일까. 선거관리위원회를 거쳐 가구마다 배달되는 선거 공보물 속 허위가 있을 때 법원은 대체로 준엄하게 꾸짖는다. 그래서 ‘공보물 제작은 비서관이 전담해 허위사실이 기재됐는지 몰랐다’는 C후보 주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 재판부는 “문구를 새긴 명함을 나눠 주고, 공보물이 자택에 배달됐는데 내용을 안 봤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거나 “주장대로라면 C후보는 무슨 내용인지 모르면서 공약을 선전했다는 얘기가 돼 수긍할 수 없다”며 C후보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공보물 제작 실무자와 함께 재판을 받은 B후보에 대한 법원 태도는 달랐다. 재판부는 “후보자가 선거공보 게재 내용 전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현실적으로 확인이 가능한지도 의문이 든다”며 책임을 B후보 대신 실무자에게 지웠다. 12쪽짜리 공보물을 후보가 확인하는 게 어렵다고 본 재판부는 “(공보물의) 표현이나 공약 주제 설명은 후보를 보좌하는 홍보담당자와 기획자 등 전문가들이 협의해 재량 범위 안에서 전담해 결정하는 것이 실무상 가능할 것”이라며 B후보의 책임을 없애 줬다. 이 같은 법원 판단에 힘입어 20대 총선 당선자인 B후보는 의원직을 유지했다. B후보는 강길부 의원이다. 비록 유죄이지만 벌금 80만원형을 확정받은 C후보, 권은희 의원도 의정 활동 중이다. 반면 지역에 박물관·미술관·천문대가 있긴 하나 이 3개 시설이 동시에 있는 게 전국 유일하며 자신의 직전 임기 중 완성된 일인지 입증하지 못했던 A, 현삼식 전 경기 양주시장은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은 “선거 공보의 중요성, 후보자가 선거공보 제작에 기울이는 정성, 재선을 위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업무 성과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면 현 전 시장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인식한 채 선거법을 위반했다”며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선자 중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기소된 17명 중 아무도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지 않은 것과 다르게 2014년 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기초단체장 중 현 전 시장을 포함한 5명이 이 혐의로 직을 박탈당했다. 선거법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은 꽤 정형화된 흐름을 따라 전개된다. 재판부는 우선 공표된 말과 글이 허위인지, 아닌지를 따진다. 하급심은 이때 ‘진실에 부합하지 않은 사항으로 유권자의 정확한 판단을 그르치게 할 정도의 구체성을 가진 공표’를 허위사실로 본 대법원 판례를 참고한다. 일단 허위 판정을 내리게 되면, 두 번째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표 당시 허위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었는지 따진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법원은 미필적 고의만 보이더라도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한다.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 경우 어떤 범죄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고 떠올리는 인식을 미필적 고의라고 한다. 허위사실공표죄 유·무죄 및 당선무효형 선고 여부가 갈리는 곳이 주로 이 두 번째 지점이다. 6회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재판을 비교하면, 미필적 고의는 유독 국회의원보다 기초단체장에게 더 가혹하게 인정됐다. 전국 출마자 중 18번째로 전과가 많았던 4범 상대후보를 지칭하며 지역유세에서 ‘전국 두 번째로 전과가 많은 사람’이라고 연설한 서영교 의원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이 내심으로는 ‘경쟁 정당 후보자들 중 두 번째로 전과가 많다’는 점을 전달하고자 했으나 표현 과정에서 실수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호적으로 피고인의 속마음을 짐작했다. 재판부는 또 부패범죄 전과를 마치 사면받은 것처럼 홍보해 당 공천 결격사유가 없는 것처럼 꾸민 김한표 의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리면서도, 총선이 임박해 당이 새로운 공천규칙을 만들어 김 의원을 공천한 사정 등을 들어 “정치적으로 해결됐으니 당선무효형을 선고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김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경기 구리 지역에선 동일한 현안 때문에 시장과 국회의원이 잇따라 기소됐지만 재판 결과는 달랐다. 2007년 하반기부터 개발제한구역인 구리시 토평동 근처에 ‘구리월드디자인시티’를 조성한다는 이 지역 현안을 풀었다는 취지로 ‘구리월드디자인시티 유치 눈앞에! 국토부 그린벨트 해제 요건 충족 완료!’란 현수막을 지방선거 사무실에 내건 박영순 전 시장에겐 벌금 300만원이 확정됐다. 반면 총선 1년쯤 전 ‘구리월드디자인시티 그린벨트 해제!’란 현수막을 내걸어 기소된 윤호중 의원에겐 벌금 80만원이 선고됐다. 박 전 시장에게 동종 전과가 있고 선거일이 임박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참작요인이 있지만, 이런 박 전 시장에게 가해진 벌금도 1심까진 80만원이었지만 2심부터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반면 윤 의원이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받았을 때 검찰은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 고법에서 다툴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다음 회엔 사법농단 문건에서 엿보인 입법부와 사법부 간 견제와 공조, 선거범죄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검찰과 법원의 힘겨루기 양태를 살펴봅니다.
  • 대만과 의리 지켰다 中 관광객 빠져 초토화된 팔라우

    대만과 의리 지켰다 中 관광객 빠져 초토화된 팔라우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팔라우가 대만과 중국 사이의 외교전쟁에 끼어 관광산업이 초토화됐다.  로이터통신은 20일 중국이 지난해 연말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대만과 수교한 18개 국가 가운데 하나인 팔라우의 관광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한국에 가한 제재 조치 가운데 하나인 단체관광 금지를 팔라우에도 똑같이 실시한 것이다. 지난해 팔라우를 찾은 12만 2000명의 관광객 가운데 5만 5000명은 중국인이었고 9000명은 대만인이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썰물빠지듯 사라지면서 팔라우의 호텔은 텅텅 비고 스노클링하는 사람들로 붐볐던 해변은 황량해졌으며 현지 여행사는 문을 닫았다. 해변가를 따라 팔라우의 호텔 등에 투자하던 중국 자본가들도 모두 철수했다. 99년 계약으로 60개의 호텔이 중국 투자로 건설중이었지만 현재는 죄다 중단됐다. 지난달 팔라우 퍼시픽 항공은 4시간 거리인 중국행 항공편을 아예 폐지해야만 했다.  관광객 숫자가 절반으로 뚝 떨어진 팔라우 정부는 중국 외교부에 관광금지 조치에 대해 문의했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이 모든 나라와 우호적인 협력을 하는 데 있어 전제 조건이자 정치적 기초”란 외교적인 답변만 들을 수밖에 없었다. 대만 외교부는 중국이 지난 2년 동안 우호적인 차관과 투자를 제공하는 ‘경제 외교’로 4개 국가를 대만과 단교하게끔 만들었다고 비난했다.  토미 레멩게사우 팔라우 대통령은 “중국이 대만과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하나의 중국’ 원칙은 팔라우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관광객 숫자는 팔라우의 주요 수입원이 아니며 우리는 관광의 양이 아니라 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팔라우의 주요 관광명소인 해파리 호수는 폐쇄할 수밖에 없었는데 너무 많은 관광객들로 해파리 숫자가 급격히 줄어들었기 대문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특파원 생생 리포트] 열사병에 쓰러지는 농민공… 고온수당은 ‘그림의 떡’

    [특파원 생생 리포트] 열사병에 쓰러지는 농민공… 고온수당은 ‘그림의 떡’

    인구 170만명의 공업도시 중국 랴오닝성 번시는 여름 평균기온이 20도 중반에 불과했지만 지난 7월 39.6도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열사병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일주일에 20명이 넘을 정도였다. 이들은 대부분 야외 또는 통풍이 잘 안 되는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었다. 중국 대륙이 올여름 고온에 몸살을 앓았지만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중국 기상국은 19일 지난 7월 중국 대륙 전체의 평균기온은 22.9도로 전년보다 1도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중국 전역에서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운 지방 기상국은 24곳에 이르렀다. 지린성에서 간쑤성에 이르는 100개 지방 기상청이 35도 이상의 고온을 기록했다. 7월 한 달 동안 35도 이상 고온을 기록한 날이 6.1일에 이르렀고 2.1일은 최고 고온 기록을 넘어선 찜통더위를 보였다. 지구온난화 현상이 이대로 계속되면 4억명 이상이 거주하는 중국 화베이평원 일대는 2070년 농부들이 바깥에서 일할 수 있는 임계점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할 것이라고 네이처지는 진단했다. 저장성 하이닝시에서는 34도를 기록한 고온에도 많은 건설현장 노동자들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해야만 했다. 기온이 비교적 낮은 이른 오전과 저녁으로 노동시간을 배분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고온수당도 지급되지 않았다. 저장성은 6~9월 야외에서 일하는 노동자에게는 월 300위안(약 5만원)의 고온수당을 온도와 관계없이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쥐장건설에서 운영하는 빌딩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은 아무도 고온수당을 받지 못했다. 중국의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시골에서 온 농민공(이주노동자)들로 일하는 지역의 후커우(호적)가 없는 임시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고온수당을 받지 못해도 고용주에게 맞서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 쥐장건설에서 일하는 현장 노동자 예(36)는 “나는 일사병을 겪지 않았지만 동료들은 어지럼증이나 구토 증상을 많이 보였다”며 “그늘이나 에어컨이 있는 곳에서 쉬지 않는다면 일사병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온으로 랴오닝성에서는 68만t의 해삼이 집단폐사했고 선양에서는 에어컨 판매가 매년 3500%씩 증가했다. 허난성에서는 길을 건너던 남성이 도로 아스팔트가 녹는 바람에 옴짝달싹 못하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에서는 35도 이상의 고온이 3일 연속 계속되면 폭염으로 규정하는데 중국 국가기후센터는 2025년이면 여름철 폭염이 발생하는 날이 절반이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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