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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벌 견제 행동 나선 국민연금… 조양호, 벼랑 끝 내몰렸다

    재벌 견제 행동 나선 국민연금… 조양호, 벼랑 끝 내몰렸다

    국민연금 “기업가치 훼손·주주권 침해” 작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처음 해외연기금·의결권 자문사도 반대 의사 주주 3분의 1 이상 동의해야 연임 무산 대한항공 “장기적 주주가치 고려 안해” 재계 “정부 입김 따라 기업경영권 흔들”국민연금이 26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하면서 조 회장은 사실상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해외 연기금부터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시민단체까지 조 회장의 대한항공 대표이사 연임에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은 장기적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다”면서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가, 일반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판단해야 했다”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어 “특히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조양호 사내이사 퇴진’ 쪽으로 분류된 이상훈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 위원 등이 대한항공 주식 1주를 취득해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 활동을 해 온 만큼 ‘이해관계 직무 회피 규정’을 어겼다며 제척을 요구하는 등 막판까지 총력전을 벌이기도 했다. 실제 이 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배제됐다. 국민연금의 ‘연임 반대’ 결정은 예측된 결과다.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조 회장 오너 일가에 대한 국민적 공분에다 문재인 대통령도 수차례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 탈법과 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강조한 바 있어서다. 이날 해외 공적 연기금 3곳도 대한항공 주총에 앞서 조 회장의 연임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세계 5대 연기금의 하나인 캐나다공적연기금(CPPIB)과 미국 플로리다연금,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 등이다. 이 중 플로리다연금은 반대 이유로 “이사회가 충분히 독립적이지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국내의 서스틴베스트·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도 대한항공 주주들에게 반대표 행사를 권고했다. 이들 자문사의 의견은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기준이 된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이 기업 총수의 경영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는 기업 경영권이 정부 입김에 따라 크게 흔들리는 ‘관치’를 우려한다. 문제가 있는 대주주를 견제하는 차원에서 국민연금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노동조합이나 시민단체, 여론 등에 휘둘려 기업 경영에 과도하게 간섭할 가능성 등 부작용도 우려된다는 것이다. 한 재계 임원은 “자칫 국민연금의 정치적 의사 결정으로 국민 노후자금의 장기적 수익성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와 관련해 “다른 기업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며 우려의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조 회장의 승부처는 27일 오전 9시부터 열리는 대한항공 정기 주주총회다. 이 자리에서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주주들의 표결에 부쳐진다. 표 대결에서 밀리면 조 회장은 1999년 부친인 고 조중훈 회장에 이어 대한항공 최고경영자(CEO)가 된 지 20년 만에 대표이사 자리를 잃게 된다. 한편 SK의 최태원 이사 선임안은 무리없이 통과될 전망이다. SK는 이사 선임안이 일반결의 사항이다. 출석 주주의 절반이 동의하면 통과되는데 최 회장 일가(특수관계인)가 30%의 지분을 들고 있고 기관투자가 등도 최 회장에게 우호적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트럼프, 이스라엘 총리 만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선포

    트럼프, 이스라엘 총리 만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선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선포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백악관에서 공동회견을 하고, 이스라엘의 골란고원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서명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에 대해 “우리의 관계는 강력하다”며 “양국 관계가 (지금보다) 더 강해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겨 10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에서 칼리프(이슬람 신정일치 지도자)를 격퇴했다”며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 반유대주의라는 독(poison)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늘은 정말 역사적인 날”이라고 화답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가자지구에서 로켓이 발사돼 이스라엘 가정집에 있던 7명이 다친 것과 관련해 “오늘 아침의 비열한 공격은 이스라엘이 매일 직면하는 심각한 안보 문제를 보여준다”며 “나는 오늘 이스라엘이 스스로 방어할 능력을 증진하고, 강력한 국가 안보를 갖도록 하기 위한 역사적 행동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네타냐후 총리는 방미 기간 중 미국의 유대계 이익단체 미·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 연례총회에서 연설을 하고, 미 의회 지도자들을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가자지구의 로켓 공격 소식을 접하고는 일정을 취소하고 곧바로 귀국하기로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호적 관계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선거를 돕고자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골란고원은 원래 시리아 영토이나 지난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간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이 땅을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1981년 당시 이른바 ‘골란고원법’을 제정해 자국의 영토로 병합했으나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는 못했다. 유럽연합(EU)도 지난 22일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때가 됐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반대하는 공식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28일 한·우즈베크 2차 경제부총리회의

    기획재정부는 오는 28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제2차 경제부총리 회의를 개최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양국 간 경제 협력 전반을 논의하는 경제 분야 고위급 협의체로, 지난해 2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처음 열린 뒤 이번이 두 번째다. 우리 측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외교부·산업통상자원부·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농림축산식품부·북방경제협력위원회 등 12개 부처·기관이 참석한다. 우즈베키스탄 측에서는 엘료르 가니예프 투자·대외 경제부총리를 수석대표로 유아교육부·대외무역부·교통부 등 17개 부처·기관·기업이 자리한다. 양국은 회의에서 개발협력·교역·투자 확대, 우리 기업 수주 지원과 애로사항 해소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 간 협력 사업을 포괄적으로 점검·발전시키고 전통적 우방국인 우즈베키스탄과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재확인하는 자리”라면서 “신북방정책의 핵심 협력 국가인 우즈베키스탄과 미래 발전을 향한 동행 관계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EU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안 해”…트럼프와 선긋기

    EU “이스라엘의 골란고원 주권 인정 안 해”…트럼프와 선긋기

    유럽연합(EU)은 22일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EU는 지난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골란고원에 대해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반대되는 견해를 내놓았다. EU 대변인은 이날 언론에 밝힌 EU의 입장과 관련해 “EU는 국제법에 따라 골란고원을 포함해 지난 1967년 이후 이스라엘이 점령한 땅에 대해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이스라엘 영토의 일부라고 여기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미국이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완전히 인정할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호적 관계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선거를 돕고자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제사회의 반발이 거센 상태다. 골란고원은 원래 시리아 영토이나 지난 1967년 6월 이스라엘과 아랍 간 벌어진 제3차 중동전쟁 ‘6일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불법으로 이 땅을 점령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독 장관과 동독 축구 선수의 각별한 인연, 위스키 다섯 병

    서독 장관과 동독 축구 선수의 각별한 인연, 위스키 다섯 병

    1974년 6월 22일 함부르크의 볼크스파르크 슈타디온에서 동독과 서독의 축구대표팀이 역사적인 대결을 펼쳤다. 서독월드컵 조별리그 1라운드 대결이었다. 2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분단된 뒤 1991년 통일 때까지 두 대표팀이 딱 한 차례 맞붙었다는 것은 조금 놀랍다. 1964년 도쿄올림픽까지 단일 대표팀으로 출전해 그만큼 맞대결 기회가 없었다. 1967년 동독이 베를린 장벽을 세우기 시작하고 에리히 호네커가 1971년 동독의 유일 정당을 이끌자 통일을 지상 목표로 내세우지 않았다. 동독은 서독의 축구 경기를 제안을 늘 피했다. 수영과 역도에서 패배하는 것과 엄청 다른 차원의 충격과 파장이 우려됐기 때문이었다. 서독과의 경기를 뛰었던 동독 대표 한스유르겐 크라이스체(전 디나모 드레스덴)는 “관료들은 망신당하고 싶지 않아 했다. 선수들은 되레 서독 선수들과 자신을 비교할 수 있어 고대하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서독에는 저유명한 프란츠 베켄바워, 게르트 뮬러가 있었고 개최국인 데다 유럽 챔피언이었다. 서독 재무부 장관으로 취임한 지 한달 만에 ‘직관’했던 한스 아펠(2011년 사망)은 생전에 “적어도 3-0으로 이길줄 알았다. 흥분하지도 걱정하지도 않았다”고 회고했다.하지만 동독은 유르겐 스파르바저(마그데부르크)가 종료 12분을 남기고 결승골을 뽑아 1-0으로 이겼다. 크라이스체에 따르면 분위기는 아주 우호적이었으며 적성 국가의 대결이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 모든 선수들이 유니폼을 교환했다. 크라이스체와 아펠은 그 뒤 운명적으로 만났다고 영국 BBC가 지난 7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동독이 조 1위가 돼 조별리그 2라운드 브라질, 아르헨티나, 네덜란드와 한 조에 묶이고 서독은 폴란드, 스웨덴, 유고슬라비아를 만났다. 아펠은 뒤셀도르프를 거쳐 서독 수도 본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올랐는데 디펜딩 챔피언 브라질과 맞붙기 위해 하노버로 향하던 크라이스체와 옆자리에 앉게 됐다. 통성명을 한 뒤 아펠이 “서독은 우승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더니 크라이스체는 “아니다. 완전히 틀렸다. 서독은 월드컵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펠이 “농담도 잘하시네”라고 대꾸하자 “아마도 장관님은 예의를 차리셔서 우리 팀이 얼마나 최악인지 말하지 못하시는 것 같다. 내기라도 걸자. 위스키 다섯 병 어떠냐”고 말했다. 그렇게 농담처럼 내기를 걸었다. 그런데 정말로 서독이 뮌헨에서 열린 결승에서 네덜란드를 2-1로 물리치고 우승했다. 동독은 네덜란드와 브라질에 지고,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겨 탈락했다.아펠은 위스키 다섯 병을 구입해 본의 동독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크라이스체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해 외교행낭으로 전했다. 드레스덴에서는 서독 텔레비전이 안 잡히는 데다 아펠이 진짜 장관인지 확인할 길도 없었다. “친구들과 나눠 마셨는데 좋은 위스키였다.” 그리고 몇 주 뒤 아펠 사무실에 편지가 당도했는데 나중에 크라이스체는 비밀경찰 슈타지 요원이 작성한 뒤 자신이 서명한 것이었다고 들려줬다. 결국 아펠이 위스키와 함께 행낭에 넣었던 편지의 ‘곧 다시 만나길 바란다’가 문제가 됐다. 디나모 드레스덴은 동독 최고의 팀으로 그는 24골로 리그 우승을 이끌었는데 2년 뒤 올림픽 대표팀에 뽑히지 못해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04년 슈타지 문서를 보고서야 아펠과의 내기 때문에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금도 동독 대표로 50경기에 출전했던 것을 대단한 자부심으로 여긴다. “내가 왜 오래 전에 일어났던 일 때문에 질질 짜거나 후회해야 하느냐”고 되물은 뒤 “아펠과 진짜 좋은 친구가 됐다. 그는 내게 많은 손해를 입혔다며 미안해 했다. 하지만 독일의 다른 쪽에 가서 좋은 축구 경기를 할 수 있음을 증명한 것만으로 대단한 일이었다”고 돌아봤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이민자는 침략자’라는 백인 우월주의, SNS 타고 전세계로 번진다

    ‘이민자는 침략자’라는 백인 우월주의, SNS 타고 전세계로 번진다

    지난 15일 오후 평화롭던 뉴질랜드 남섬의 최대 도시 크라이스트처치가 피로 얼룩졌다. 호주 국적의 백인 우월주의자를 자처한 브렌턴 태런트(28)가 이슬람 사원 2곳에서 무방비 상태의 무슬림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17일 현재 50명이 숨지고 34명이 크게 다쳤다. 총격범 태런트는 범행 전 인터넷에 자신의 계획이 담긴 74쪽의 ‘선언문’을 올렸다. 범행 9분 전에는 뉴질랜드 총리와 정치인, 언론기관에 선언문을 보냈다. 태런트는 특히 헬멧에 카메라를 부착하고 범행장면을 실시간으로 17분 동안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이민자들로부터 백인의 땅을 지키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범인은 2011년 77명의 생명을 앗아간 노르웨이 테러범 베링 브레이비크의 범행 수법을 모방했다. 백인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극우 극단주의자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이민자와 다른 종교시설에 대한 테러가 늘고 있다. 극우가 급부상한 배경과 특징, 커지는 소셜미디어 책임론, 그리고 대책은 없는지 알아본다.①이민자 혐오가 부른 극우 극단주의 확산 유럽 한 해 이슬람사원 공격만 21건 전문가들은 늘어나는 이민자들에 대한 불안과 분노를 이유로 꼽는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남미에서 밀려드는 이민자들에게 그렇잖아도 부족한 일자리를 빼앗길까 봐 걱정한다. 종교와 문화, 언어가 다른 이민자들 때문에 백인이 주류를 이루던 사회의 정체성이 위협받을 것을 우려한다. 뉴질랜드 총격테러범은 선언문에서 백인들의 낮은 출산율과 밀려드는 이민 행렬, 이민자들의 높은 출산율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유럽에서 백인이 소수로 전락할 것이라며, 이민을 막고 비백인을 국외로 추방하며 백인이 아이를 더 많이 낳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민자를 침략자로 규정하고 이들을 내쫓아 유럽(미국)을 되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황당하게 들리지만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온 백인 중 이 주장에 솔깃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수 있다. 우파 극단주의자들이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자신의 주장을 퍼트리고, 전 세계 극단주의 단체 간 네트워크가 구축된 것도 극단주의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극우단체에 의한 공격은 최근 10년 새 크게 늘었다. 미 메릴랜드대 글로벌 테러리즘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미국 내 극우 세력에 의한 공격은 1년에 평균 5건 이하였다. 하지만, 2012년 14건으로 늘었고, 2017년에는 31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이 숨졌다. 극우가 기승을 부리는 유럽에서는 이슬람사원에 대한 공격이 2015년 한 해에만 21건이나 됐다.②테러 청정국 뉴질랜드 경악시킨 총기 난사 범인 “테러 안전지대는 없다” 주장 테러범 태런트는 공격 대상으로 조국인 호주가 아닌 뉴질랜드를 골랐다. 그는 선언문에서 세계(미국과 유럽)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조차 대규모 이민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아 테러로부터 안전지대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선택했다고 밝혔다. 뉴질랜드는 난민과 이민에 우호적인 나라다. 지난해 30년간 유지해온 연간 난민 쿼터를 750명에서 1000명으로 늘렸고, 2020년부터는 1500명으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시리아 난민 등이 정착해 인구 약 38만 8000명 중 무슬림 인구가 4만명에 이른다. 뉴질랜드에서는 총기 소유가 합법이다. 만 18세 이상이 총기를 소지하려면 범죄 및 정신병력 이력을 조회해 이상이 없으면 안전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면 된다. 전체 인구가 460만명인데 등록된 총기류가 120만정이나 된다. 태런트도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으로 총기 5정을 사 이번 범행에 사용했다. ③ 극우 극단주의도 IS처럼 SNS 적극 활용 광범위한 지역에서의 공격 서로 독려 언론인이자 작가인 칼레드 디아브는 지난 16일자 워싱턴포스트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과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은 서로 정반대 편에 서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세계관을 들여다보면 닮은 데가 많다”면서 “편집증과 우월감에 사로잡혀 있고, 온건주의자들에 대한 경멸 등이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단체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확산시키고 공격을 조율해왔다. 이에 반해 극우 극단주의단체들은 그동안 분열되고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이 같은 추세가 변하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연구소의 조너선 스티븐슨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극우 극단주의단체들이 지하드가 인터넷을 활용했던 것처럼 인터넷, 특히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광범위한 지역에서 공격을 독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경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빠르게 조직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세스 존스도 극우성향의 단체들과 개인들이 인터넷, 특히 소셜미디어에 자신들의 주장이나 성명을 발표하고 대원을 충원하며 자금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④페북·유튜브 잠식하는 증오 콘텐츠 IS 걸러내듯 SNS 극단 콘텐츠 삭제를 백인 우월주의를 비롯해 극우단체들은 더는 자신의 나라에 머물며 ´외로운 늑대´로 남아 있지 않다.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극우주의 정보와 범행수법을 공유하고 모방한다. 태런트처럼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자신의 신념을 강화하기도 한다. 이들은 정보 교류를 통해 전략을 수정하고, 정보당국의 추적을 따돌리는 기법을 공유한다. 글로벌화하는 극우세력에 대응하려면 각국 안보 당국의 전략도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뉴질랜드 총격테러범은 자신의 범행을 페이스북으로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트위터와 이미지 보드 사이트에 ‘반이민 선언문’을 게시했다. 테러 직후 페이스북과 유튜브, 트위터 등은 총격사건을 찍은 동영상을 일제히 삭제했지만, 복사본이 수없이 등장했다. 페이스북은 사건 직후 24시간 동안 150만 개의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밝혔지만, 복사본까지 모두 삭제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이스북은 총격테러를 지지하는 게시글도 삭제했다. 페이스북은 증오 콘텐츠를 걸러내려고 인공지능(AI)을 가동하고 있지만, 이번 총격 영상을 사전 차단하는 데는 실패했다.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니얼 바이만은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이슬람 극단주의단체들의 게시물을 찾아내 차단하는 것처럼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증오·혐오 조장 콘텐츠에도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는 소셜미디어 사이트에 올라온 증오 관련 콘텐츠에 대해 삭제를 명령하고 어기면 회사에 과징금을 물리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소셜미디어 기업들에 테러 지지 관련 콘텐츠를 자체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⑤극우 극단주의 국내 문제로 한정 말아야 극단주의자 동향 파악 국제공조 필요 크라이스트처치의 테러범 태런트는 외국인 신분으로 총기를 다수 구입하고 극단적인 내용의 글을 수차례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는 데도 호주와 뉴질랜드 보안 당국의 감시명단에 올라 있지 않았다. 이처럼 각국 정부는 이슬람 극단주의 등 국제적인 테러조직과는 달리 극우 또는 국수주의단체들의 활동은 국내 문제로 보는 경향이 있다고 안보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따라서 정보 공유도, 국제 공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극우단체들은 이미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17일 보도했다. 브루킹스연구소도 안보 관계자들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포함해 극우 극단주의단체들의 공격을 저지하려고 인력과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 개인에 대한 정보 공유는 법적 문제가 있어 어렵더라도 곳곳에서 활동하는 극우 극단주의자들의 특징과 동향 관련 국제 공조는 필요해 보인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교보생명 하반기 기업공개 ‘빨간불’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 행사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교보생명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도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FI 측은 이르면 19일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FI 측은 신 회장에게 18일까지 새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FI 측의 중재 신청 예고에 유감의 뜻만 밝혔을 뿐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중재 절차에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린다. 길어지면 중재 결과가 나오기까지 1~2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FI 측이 중재 신청을 강행하면 교보생명의 IPO도 연기될 수밖에 없다. 주주 간 분쟁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 측이 중재를 신청하더라도 신 회장과 ‘물밑 협상’은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FI 측에서도 IPO가 미뤄지면 투자금 회수가 힘들어지는 만큼 ‘극적 타결’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 역시 전날 “중재 신청이 철회되지 않더라도 별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고, 파국을 막기 위한 협상은 마땅히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풋옵션을 행사한 FI들과 협상을 벌였다. 갈등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은 데서 출발했다. 신 회장은 2012년 우호적 지분 확보를 위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A, 싱가포르투자청 등 FI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FI들은 약 1조 2000억원(지분 24%)을 투자하면서 3년 뒤 IPO를 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FI들은 IPO가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주당 40만 9000원의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지만, 신 회장 측은 20만원대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관가 블로그] ‘한 정책 두 부처’… 업무 미루기 언제까지

    [관가 블로그] ‘한 정책 두 부처’… 업무 미루기 언제까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적극 행정의 면책과 장려는 물론 소극 행정이나 ‘부작위’(마땅히 해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 행정을 문책한다는 점까지 분명히 해달라”고 말했습니다. 관가 특유의 ‘복지부동’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일침이었습니다. 그러나 관가의 ‘업무 미루기’는 여전합니다. 지난 14일 농촌진흥청과 환경부는 “이달 내 음식물 쓰레기 건조분말을 비료 원료로 쓸 수 있도록 합법화하는 절차(행정고시)를 마치겠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3개월 동안 미적거리다가 서울신문의 ‘음식물 쓰레기 대란 위기’ 보도 이후 서둘러 마무리에 들어갔습니다. 이렇게 바로 할 수 있는 것을 보면 지난 3개월 동안 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머뭇거렸는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분야는 두 부처의 협업이 필요한 업무입니다.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을 관리하고, 농촌진흥청은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비료와 사료 등을 재활용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두 부처의 역할이 다르다 보니 바라는 바도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농진청은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제품에서 문제가 없기를 바라고,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시설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유기질 비료의 원료로 허용하는 행정고시안은 양측의 이해관계를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농진청은 해당 행정고시안을 통과시키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이런 보도가) 한번쯤 필요했던 일”이라고 털어놨습니다. 서울신문 보도 전까지 행정고시 확정 여부를 놓고 눈치만 봤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환경부는 농진청의 이런 속내를 전혀 파악하지 못해 문제를 키웠습니다. 환경부는 음식물 쓰레기 건조분말의 재고가 심각하게 쌓이기 시작한 지난 1월에서야 첫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상황 파악에 나섰습니다. 현장을 점검하는 일은 서울신문 보도가 시작된 이달에서야 이뤄졌습니다. 그러는 사이 공공·민간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들은 “더이상 버틸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럼에도 환경부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농진청,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련 기관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책임을 미룰 뿐이었습니다. 부처 간 칸막이를 없애고 협업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진정한 ‘적극 행정’은 언제쯤 이뤄질까요.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美국방 대행 “해외 주둔비+50% 요구 안 할 것”

    美국방 대행 “해외 주둔비+50% 요구 안 할 것”

    WP·WSJ 등 언론 보도 내용 부인 동맹관계 훼손 우려 커지자 선긋기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은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 전부를 주둔국에 넘기고, 거기에 50% 프리미엄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주둔비용+50’ 구상과 관련한 언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14일(현지시간) 미 상원 군사위에서 열린 내년도 예산안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주둔비용+50’ 관련 보도에 대해 질문에 “틀린(erroneous)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주둔비용+50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섀너핸 대행은 “우리는 비즈니스도, 자선사업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군 주둔비용의 공평한 분담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은 주둔비용+50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선을 그었다. 주둔비용+50은 미군 주둔국에 주둔비용은 물론,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이 비용의 50%를 더 부담시키겠다는 구상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동맹국의 방위비 부담 확대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 구상을 고안했으며, 차기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사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이 방안을 처음으로 추진했다”고 보도했고, 블룸버그통신도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게 ‘우리는 주둔비용+50을 원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건네면서 한미 정부 대표 간 협상 결과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같은 구상에 대해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국제관계학 교수가 “동맹국들에 보호비를 요구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이다. 미군은 용병이 아니다”라고 비판하는 등 미 국내에서는 동맹관계 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보수성향 매체인 WSJ도 정면 비판에 가세해 눈길을 끌고 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무역협상 굿딜 아니면 노딜”… 美, 中 막판 압박

    USTR “협상 마지막 주간… 장담 못해 120쪽 최종 합의안 매우 구체적 기술” “농업부문 못 뺀다” EU와 접점 못 찾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2일(현지시간) “현 시점에서 미중 무역협상 성공을 예측할 수 없다”며 ‘노(no) 딜’ 가능성을 언급하며 막판 대중 압박에 나섰다. 미국은 유럽연합(EU)과의 무역협상도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미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중국과 주요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그런 이슈들이 미국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는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어떤 합의도 (중국의) 이행 강제력이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좋은 합의’가 아니면 아예 합의가 없을 것”이라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같은 맥락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국과의 합의가 임박했음도 시사했다. 그는 “중국과의 협상이 (합의를 위한) 마지막 주간에 들어섰다”면서도 “합의를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확실한 중국의 약속 강제 이행 장치 마련을 위해 미국이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현재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어떻게 되든 합의 위반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관세를 올릴 수 있는 권한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없으면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이른바 ‘스냅백’ 조항을 합의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이어 “중국과의 협상에서 지식재산권과 관련한 구조적 이슈를 정교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마지막 합의 문서는 매우 구체적으로 기술돼 120쪽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EU와의 무역협상은 교착상태이고 어떻게 될지 볼 것”이라면서 “미국은 EU와 농업 부문이 빠진 무역협상 합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미국과의 무역협상에서 농업 부문 배제를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USTR가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수입하는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한 관세를 철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철폐되지 않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을 대체하게 된 새로운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이 멕시코와 캐나다 의회의 비준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에어팟 쓰면 암 위험 키울수도” 英 매체, UN 호소문 인용해 주장

    “에어팟 쓰면 암 위험 키울수도” 英 매체, UN 호소문 인용해 주장

    애플의 무선이어폰 에어팟이 암 위험을 키울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2일(현지시간) 국제연합(UN)과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제출됐던 한 국제 호소문을 인용해 이렇게 주장했다. 올해 초까지 비이온화 전자기장(EMF)의 생물·건강 영향에 관한 연구에 종사하는 전 세계 40여개국의 과학자 247명이 서명한 이 호소문은 전기·무선장치에 의해 발생하는 EMF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낸다. 왜냐하면 EMF는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생명체에 관한 노출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소문에 따르면, EMF는 전기 전달에 쓰이는 전기장치나 기간 시설 등에서 발생하는 극저주파 전자기장(ELF-EMF)뿐만 아니라 휴대전화와 무선전화, 기지국, 와이파이, 방송 안테나, 스마트미터(원격검침시스템) 그리고 베이비모니터 등에서 나오는 고주파방사(RFR)를 포함한다. 이에 대해 이 매체는 셀룰러 데이터(모바일 데이터)와 블루투스 역시 고주파방사선(RFR)을 방출한다고 덧붙였다. 데일리메일은 또 서명에 동참한 제리 필립스 미 콜로라도대 생화학 교수 등 일부 전문가를 인용해 특히 에어팟은 귓구멍 안에 충분히 깊게 닿아 있어 고주파방사선 노출 위험에 더욱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런 특정 장치가 암을 유발하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주파방사선(RFR)에 관한 동물 연구들은 암과의 연관성을 시사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고주파방사선량이 국제기준치나 국가기준치보다 현저하게 낮더라도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에어팟을 2018년 2800만대, 2017년 1600만대 판매했다. 그리고 올해 안 출시 예정인 새로운 에어팟(에어팟 2세대)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다. 하지만 이런 무선장치는 사용자의 머리에 ‘울림’ 이상의 것을 퍼부을 수 있다고 데일리메일은 지적한다. 에어팟은 현재 널리 쓰이는 단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를 통해 선 없이 아이폰 등의 휴대전화와 연결된다. 기본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전자기에너지파를 사용해 무선으로 통신하는 것이다. 블루투스는 저전력 고주파방사선을 포함하는 하나의 형태로 작동한다. 고주파방사선에 관한 가장 명확하고 잘 확립된 위험은 수치가 높을 때 열을 발생해 화상을 입힐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과학자들은 여전히 저전력 고주파방사선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의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런 형태의 고주파방사선을 동물들에게 노출한 결과 생식적·신경적·유전적 손상은 일반 대조군보다 더 흔히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이런 형태의 에너지는 세포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만큼 강하지 않지만 세포를 구성하는 원자를 흔들어 놓을만큼은 강하다. 이는 고주파방사선이 X선이나 자외선(UV) 같은 고에너지 방사선보다 덜 위험하지만 극미한 저주파방사선보다 위험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미국 국립보건원(NIH)도 휴대전화의 이런 전자파가 실제로 특정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증거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제 과학자들은 모든 종류의 무선주파수 기반 기술에 관한 더 많은 감시와 경고를 요청하며 특히 사람 귓구멍(외이도)과 뇌에 관계한 블루투스의 방사선 강도와 근접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WHO는 2002년 저주파전자기파(ELF-EMF)에 대해서, 그리고 2011년에는 고주파방사선(RFR)에 대해 국제암연구기관(IARC)의 분류를 채택했다. 이 분류는 EMF가 사람에게 암을 일으키기에 가능한 물질(possible human carcinogen; Group 2B)로 명시하고 있다. 와이파이 역시 암 위험을 내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WHO는 다양한 기기에 의해 사용자들이 노출될 수 있는 비이온화 전자기장(EMF) 수준에 관한 지침을 만들었다. 하지만 호소문의 저자들은 동료 전문가들의 평가를 거친 뒤 발행된 연구논문에 근거해서 EMF가 훨씬 더 낮은 수준에서도 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참고로 뇌종양 역시 EMF 방사선과 연관성이 있는 암 중 하나이다. 현재 블루투스 자체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지만, 데일리메일은 에어팟이 뇌와 가까이 있으면 특히 문제가 된다고 지적했다. 블루투스에서 나오는 것과 다르지 않은 고주파방사선은 뇌와 귀를 연결하는 신경을 따라 비암성 종양을 생성할 수 있다고 암과 EMF에 관한 관련 연구에서도 드러났다. 물론 각각의 EMF와 관련한 정확한 암 위험을 명확히 규명하려면 훨씬 더 많은 연구가 수행돼야 한다. 끝으로 호소문의 저자들은 “보호적인 EMF 기준의 진전을 장려하고 예방책을 마련하며, 특히 위험군에 속하는 어린이와 태아의 건강에 위협적인 EMF에 대해 대중을 교육하도록 세계보건기구(WHO)가 강한 지도력을 나타낼 것을 촉구한다”면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WHO는 탁월한 국제보건기구로서 역할을 충족시키는데 실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AFP 연합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북한 18일부터 하루 외국관광객 1000명으로 제한

    북한 18일부터 하루 외국관광객 1000명으로 제한

    북한이 관광 성수기를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 숫자를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2일 북한 당국이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오는 18일부터 북한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를 하루 1000명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각 북한 담당 중국 여행사에 통보했다고 보도했다.지난해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네 차례에 걸친 중국 방문으로 북중 관계가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2018년 중국인 관광객은 하루 최대 1800~2000명이 평양을 찾았다. 특히 지난해 6월 1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7~8월 하루 평균 1800여명에 이르는 외국인 관광객을 북한이 제대로 감당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년 북한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숫자는 약 10만명으로 이 가운데 80%는 중국인이다. 연간 북한의 관광 수입은 4400만 달러(약 500억원)로 추산된다. 북한 당국의 여행 제한 조치는 예상하지 못한 관광객 숫자에 따른 것으로 북한이 다시 폐쇄국가로 돌아간다는 신호는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내에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과 교통수단이 성수기 수요를 다 수용하기 어려운 탓에 관광 제한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외국인 관광객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의 주요한 외화벌이 수단 가운데 하나이자 북한의 개방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수단이기도 하다. 평양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수용하는 호텔은 고려호텔, 양강도호텔, 서산호텔 등이며 중국인은 단체관광으로만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 베이징이나 선양에서 비행기로 평양으로 가거나 단둥, 옌지에서 기차로 북한으로 가는 이동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유튜브의 ‘조선세계(朝鮮世界)’ 등처럼 인터넷에 올라온 외국인의 북한 관광 후기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세금, 집값, 의료비, 학비 등이 없는 북한 제도에 궁금증을 보이는가 하면 깨끗한 평양 거리와 고기구이 등 맛있는 북한 음식, 아름다운 여성 관광안내자에 대해 만족감을 표한다. 북한은 4월 8일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을 맞아 열리는 평양 국제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을 대대적으로 모집 중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여긴 내 구역이야!’ 착륙 순간 캥거루에게 공격당한 패러글라이더

    ‘여긴 내 구역이야!’ 착륙 순간 캥거루에게 공격당한 패러글라이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던 남성이 착륙 순간 갑자기 나타난 캥거루에게 주먹을 맞는 모습이 포착됐다. 10일 더 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은 호주 캔버라 인근의 한 국립공원에서 촬영된 영상을 소개했다. 영상은 한 남성이 2시간의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땅에 착륙하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때 한 쌍의 캥거루가 남성을 향해 뛰어온다. 남성은 캥거루를 향해 “무슨 일이야?”라며 반가워한다. 당시 남성은 캥거루가 자신에게 우호적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하지만 남성의 생각과 달리 캥거루는 남성에게 달려들어 펀치를 날렸다. 갑작스러운 캥거루의 공격에 남성은 “저리 가!”라고 외쳤지만, 캥거루는 다시 한번 달려들어 날카로운 발톱으로 남성을 공격한다. 남성은 “캥거루는 나를 두 번 공격했다”면서 “(캥거루가 떠난 후) 장비를 챙겨 친구를 만나기 위해 먼 길을 걸어야만 했다”고 전했다. 남성은 다행히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영상=바이럴호그/유튜브 영상부 seoultv@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길고 깊은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자세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길고 깊은 경기침체에 대비하는 자세

    지난 7일 유럽중앙은행의 드라기 총재는 유럽 경제에 대해 불확실성이 퍼지고 취약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유로 지역의 부정적인 경기 전망을 반영하며 유럽중앙은행은 적어도 2019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현 상태로 유지하는 통화정책을 취할 것이라 밝혔고, 금융기관에 저렴한 금리를 제공하는 제3차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 시행도 발표했다. 이러한 금리 동결과 추가 경기부양책은 경기 악화를 공식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지난 1월 전미경제학회에서 미국중앙은행 총재인 파웰 현 연준 의장은 버냉키와 옐런, 두 명의 전직 의장과 함께 인터뷰에서 물가가 안정적이라면 금리 인상에 인내심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긴축 발작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켰는데, 이 발언 역시 그동안 강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경제의 둔화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또한 중국은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회의를 통해 지난해 실질경제성장률 수치인 6.5%보다 낮은 6.0~6.5%를 올해 전망치로 제시하며 경기하강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그러나 이마저 과대평가된 것으로 현재 중국 경제가 경험하는 생산성 부진을 고려하면 실제는 더 낮은 성장률이 전망된다는 의견도 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제성장률이 5%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더구나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최근 나온 ‘중국 국민계정에 대한 포렌식 검사’라는 올해 3월 콘퍼런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렇게 낮아지는 경제성장률 수치도 과대 보고된 것은 아닌지 신뢰도 문제가 제기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8~16년 중국의 GDP 성장률은 평균 1.7% 포인트(명목), 2% 포인트(실질) 높게 산출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유럽, 미국, 중국 등 글로벌 경제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우리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제권역들이 모두 전반적인 침체 국면으로 돌입하고 있다. 미국과 관계가 나쁘거나 경제 여건이 취약한 신흥국 중심이던 2018년의 부정적인 상황이 이제는 경제 규모가 큰 주요 국가를 향하고 있다. 현재의 글로벌 경기 침체는 여러 대표적인 경제권역들이 함께 휘말리고 있어서 생각보다 단기에 끝나지 않는 긴 어려움이 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가해진 강력한 노동비용 상승의 충격으로 이미 국내 경제주체의 활동성이 떨어져 상태이다. 경직적인 경제 구조에 대한 개혁이 지연되면서 새로운 산업으로의 재편과 효율적인 자원 재배치가 진행되지 않아 경제의 내부 적응력이 약화된 상태에서 글로벌 경제 침체라는 외부 위협 요인을 맞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은 경기 회복을 위한 우호적인 외적 환경은 생각보다 쉽게 오지 않을 수 있다는 각오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경기가 회복되겠지’라는 막연한 낙관론은 버리고, 어려운 현실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베트남 전쟁 포로 생활을 견디고 생환된 후 미국 해군대학 총장을 지낸 스톡데일은 미래를 알 수 없는 어려운 시기를 버텨 낸 이유로 ‘언젠가 그곳을 벗어나리라는 믿음을 버리지 않되 지금의 가장 가혹한 현실은 직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대로 그 상황을 이겨 내지 못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낙관론으로 ‘크리스마스 전에는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다가,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부활절이 되기 전 석방될 것이라고 믿다가 부활절이 지나면 다시 크리스마스 전에 나갈 것이라고 믿었고, 반복되는 낙담 속에 세상을 떠났다’고 회고한 바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의 어려운 상황을 고려할 때 경기침체는 길고 험난한 과정일 가능성이 높다. ‘여름이 되면 나아질 것이다. 하반기에는 좋아진다. 내년에는 개선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낙관주의와 소망적 사고(wishful thinking)는 상황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반복되는 실망과 좌절만 안겨 줄 뿐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들은 끊임없는 구조개혁과 생산성 향상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고 비용 절감, 비핵심 사업의 정리 등 혹독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 역시 비현실적인 낙관주의를 경계하고 글로벌 경기 침체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리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 가기 위해, 경쟁력 있는 신산업이 탄생하는 토양을 만들기 위해 어떠한 정책과 규제 환경이 필요한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 “코스피 다음주에도 하락세”…증권사들 최저 2100대 전망도

    “코스피 다음주에도 하락세”…증권사들 최저 2100대 전망도

    코스피가 북미 정상의 핵담판이 결렬된 지난달 28일부터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데 이어 다음 주(11~15일)에도 하락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최저 2100선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놨다. 적어도 이달 말까지는 주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4일 2190.66에서 8일 2137.44로 한 주에 53.22포인트(2.43%) 하락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유럽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하루 만에 28.35포인트(1.31%)나 내렸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정 이벤트의 영향이라기보다는 국내 증시의 주가 수준 자체가 이미 이달 들어 선제적으로 조정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이 달 말까지는 여전히 조정 압력을 받을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 달 말에 있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유연한 정책 스탠스 변화나 미중 무역협상 타결이 있다면 하락 폭을 제한시킬 수는 있다”면서도 “다음달 초가 되면 올해 1분기 상장기업들의 실적과 거시경제 지표들이 나올텐데 우호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뒤 횡보하는 지리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를 2100~2170선으로 전망했다. 지난 1~2월 국내 증시 상승의 주요 원인이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 미중 정상회담 이후 무역분쟁 해소 가능성 등이었는데 지난달 말 열린 북미 정상회담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지 못했고 미중 무역분쟁 역시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이 반영될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케이프투자증권은 “이 달 중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분쟁이 일단락될 가능성이 높지만 북미 정상회담과 마찬가지로 결과에 상관 없이 시장에 단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무역분쟁 해소가 실제 경제지표 회복으로 확인돼야 시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외 상장사 실적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여전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감을 끌어 올릴만한 새 이슈가 없는 상황에서 부진한 시장 흐름은 다음 주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다음 주에 코스피가 각각 2120~2210, 2150~220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볼턴 ‘돈줄 추가 제재’ 옥죄자… 마두로, 美기자 체포 맞불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와 거래하는 외국 금융기관을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부가 서방 언론인과 외교관을 잇달아 추방하며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제재를 통해 마두로 대통령의 숨통을 더 세게 틀어쥐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존 볼턴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은 후안 과이도 임시 대통령과 국회가 이끄는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전환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러한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몇몇 새로운 외교 및 경제 정책들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마두로와 그 부패한 네트워크에 이익이 되는 불법적 거래를 조장하는 데 관여하는 외국 금융기관들은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돈줄을 차단하려고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공사(PDVSA)와 연결된 해외계좌를 동결했다. 이번 조치는 한발 더 나간 것으로 풀이된다. AFP는 “볼턴 보좌관의 발표는 마두로 대통령을 권좌에서 몰아내려는 엄혹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마두로 정권은 미국 기자를 연행하고 독일 대사를 추방하는 등 강공으로 맞섰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에서 4년간 취재 활동을 해 온 미국인 기자 코디 웨들은 이날 오전 베네수엘라군 방첩 요원들에게 끌려갔다가 오후에 풀려나 미국으로 추방당했다. 웨들은 과이도 국회의장에게 우호적인 기사를 쓴 적이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또 이날 베네수엘라 주재 독일 대사 다니엘 크리너에게 추방을 명령했다. 호르헤 아레아사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트위터에서 “크리너 대사는 야당의 극단주의자 세력과 연대해 내정을 간섭했다”고 추방 이유를 설명했다. 크리너 대사는 지난 4일 남미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과이도 국회의장을 맞이하러 공항에 나간 10여명의 외국 대표 중 유일하게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유럽연합(EU)은 7일 독일 대사의 추방 결정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EU대외관계청 대변인은 “베네수엘라 주재 독일 대사가 출국을 요구받은 사실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추방 결정이 재고되길 EU는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과의도 국회의장은 이날 독일 슈피겔과의 인터뷰에서 자국 주재 대사를 추방한 마두로 정권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촉구했다. 그는 “독재자는 압력에만 반응한다”면서 “유럽은 마두로 정권에 대한 금융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브라질 대통령이 물었던 ‘황금 샤워’ 동영상 후폭풍

    브라질 대통령이 물었던 ‘황금 샤워’ 동영상 후폭풍

    한 남성이 다른 남성 머리에 소변 모습…‘LGBT 모욕’“포로노 동영상 트위터 올린 건 대통령 품위 위반…탄핵사유”“길거리서 엉덩이 드러내 아이들 만지게 한 이들이 더 충격적”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보기 민망한 행위가 담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려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 트윗에는 순식간에 수천건의 비난 댓글이 달렸다. 동성애 혐오주의자로 알려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의 머리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을 올렸다고 영국 BBC와 미국 CNN 등이 전했다. 이러한 행위는 이른바 ‘황금 샤워’(golden shower)로 명명된다고 한다. 이 동영상이 언제 제작됐는지 명확하지 않지만 지난 1일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등에서 시작된 지구촌 최대의 축제인 ‘카니발축제’ 기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보우소나루가 동영상을 어떻게 입수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는 동영상을 올린 다음 날 트위터에 ‘황금의 샤워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보우소나루의 비판론자들은 인종을 차별하고 동성애를 혐오하는 목소리를 공공연하게 내왔던 그가 전통적으로 성소수자(LGBT)들에게 우호적인 카니발축제를 모욕하기 위해 그러한 동영상을 올린 것이라고 비난했다. 보우소나루는 트위터에 “이러한 것을 보여주는 게 나도 꺼림칙하다. 그렇지만 사람들이 진실을 깨닫고 우선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알게 해줄 필요가 있다”며 “이런 것이 길거리 축제가 변해가는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보우소나루의 지지자들은 “보우소나루의 말이 맞는다”라고 댓글을 달기도 했다.이번 축제의 일부 참가자수천명은 보우소나루의 가면을 쓰고 기괴한 의상을 입은 채 외설적인 구호를 외치며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보우소나루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동영상을 제작해 공유하기도 했다. 일부 변호사는 거의 포로노에 가까운 동영상을 트위터에 올린 것은 대통령으로서의 품위의 규범을 위반한 것이며 탄핵사유도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또 다른 일부에서는 “길거리에서 젖가슴과 엉덩이를 내보이는 이들은 종교적인 상징물까지도 공공의 광장에서 신성모독을 하고 있다. 어른들의 벗은 몸을 아이들에게 만지게 하는 자들이 대통령의 그런 동영상에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하다니…”라는 글을 올렸다. 브라질 대통령실 측은 “축제를 총체적으로 비난하려고 한 의도는 없고, 다만 축제 정신을 명백히 왜곡하는 것을 특징적으로 드러내려고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탈리아 이민자 후손으로 육군 장교 출신인 보우소나루는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을 시작으로 정계에 진출한 뒤 연방하원의원을 7차례 연속 지내고 지난해 10월 대통령에 당선됐다. 극우적인 발언으로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출퇴근시간 카풀 허용”

    택시·카풀 대타협기구 합의…“출퇴근시간 카풀 허용”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7일 합의안을 도출했다. 카풀 대타협기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최종 담판에서 ‘출퇴근 시간에 카풀 서비스를 허용한다’는 등 6개항의 합의 사항을 담은 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여객운수사업법 등 현행법의 본래 취지에 맞도록 출퇴근 시간인 오전 7~9시와 오후 6~8시에 허용하되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영업일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카풀 전면 폐지’를 주장했던 택시업계가 택시노동자의 처우 개선과 택시산업 혁신 등을 전제로 카풀 허용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다. 일단 택시산업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 규제 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기술을 택시와 결합한 규제혁신형 플랫폼 택시를 올해 상반기 중에 내놓기로 했다. 이는 모빌리티 업계가 승용차 기반으로 시작하려던 카풀 서비스를 택시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플랫폼 택시는 현재 택시에 우버처럼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우버나 카카오택시처럼 플랫폼 기술을 택시에 적용하면 다양한 부가서비스 시행이 가능해 택시 수입이 증가하고 서비스 수준도 개선될 것이라는 게 국토부 판단이다. 플랫폼 업계도 택시에 플랫폼 기술을 결합하는 것에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풀 서비스 대상이 일반 자가용에서 영업용 택시로 바뀌는 셈인데, 플랫폼 업계 입장에서는 수수료 등 수익 구조가 크게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또 택시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시간에 부합하는 월급제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택시를 이용하는 국민들을 위한 택시업계의 노력도 합의안에 담겼다. 국민 안전을 위해 초고령 운전자 개인택시의 다양한 감차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또 택시업계가 승차 거부를 근절하고, 친절한 서비스 정신을 준수하기로 했다. 이러한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위해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발의 에정인 관련 법안이 3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당정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합의안에는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등 택시 4단체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전현희 위원장, 카카오모빌리티, 국토교통부 등이 서명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업계가 참여해 지난 1월 22일 출범한 ‘택시·플랫폼 사회적 대타협기구’는 당초 활동 시한이었던 지난달 말을 넘겨 이날까지 논의를 이어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김정은 이달 중국 다롄서 시진핑과 만나나

    김정은 이달 중국 다롄서 시진핑과 만나나

    리길성 북한 외무성 부상이 최근 중국 베이징에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다음 날인 지난 1일 중국 다롄을 방문해 5차 북중 정상회담이 다롄에서 다시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리 부상은 지난달 28일 베이징을 방문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난 뒤 지난해 5월 2차 북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다롄으로 이동했다. 지난해 5월 7~8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전용기로 이동해 방추이다오 국빈관에서 첫 자국제조 항공모함인 001A의 해상 시험운항을 참관하기 위해 다롄으로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방추이다오 국빈관은 김일성 주석과 덩샤오핑 주석이 비밀회담을 열었던 곳으로 북중 간 우의를 상징하는 유서깊은 장소다. 리 부상은 지난 1일 다롄 샹그릴라 호텔에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탄청쉬(谭成旭) 다롄시장을 만난 뒤 지난 5일 평양으로 귀국했다. 중국을 담당하는 리 부상은 지난달 28일 북한 외무성 대표단을 이끌고 방문해 당일 쿵쉬안유 중국 외교부 부부장 겸 한반도사무특별대표와 왕 부장을 만났다. 리 부상의 다롄 방문과 다롄시장 회동은 5차 북중 정상회담의 사전 준비 차원이란 관측을 낳고 있다. 왕 부장은 리 부상과 만난 자리에서 ‘호사다마’라는 말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을 위로했었다. 중국에서는 오는 15일까지 최대 정치 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열리는 데다, 시 주석은 22일부터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순방을 거쳐 27일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만나 무역협상 담판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16~21일 사이에 시 주석과 다롄에서 만날 가능성이 점쳐진다. 만약 이 기간에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하지 않은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2차 북미회담 결렬에 대한 설명을 듣게 된다. 이는 올 1월 북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협상 과정을 공동으로 연구조종하기로 한 만큼 북중의 합의에 어긋난다고 볼 수도 있다. 1951년 다롄 방추이다오에 세워진 국빈관은 마오쩌둥 주석이 휴가차 자주 들렀던 곳으로, 섬으로 연결되는 다리를 봉쇄하면 외부 침입을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 2010년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방추이다오에서 리커창 부총리와 만찬 회동을 했었다. 한편 중국측은 합의문 없이 끝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계속 내놓고 있다. 왕펑 중국 인민대 충양금융연구원 부연구원은 6일 글로벌타임스 기고에서 “한국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로 상처를 입지 않았다”며 “비핵화 추진력의 열기가 식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정상회담은 성공이다. 북미가 서로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고, 다음 정상회담과 장래의 새로운 합의문에 단단한 기초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박순부·허은·이은숙 여사…그들은 ‘독립군의 어머니’였다

    [곽병찬의 역사앞에서 묻다] 박순부·허은·이은숙 여사…그들은 ‘독립군의 어머니’였다

    “네 어머니와 아내를 무겁게 대하라.” 지난달 8일 시인 이윤옥씨의 ‘서간도에 들꽃 피다’ 10권 완간 기념 ‘책 잔치’가 열렸다. 권마다 2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시와 산문으로 담은 책이다. 속표지에는 이런 짧은 헌사가 실려 있다. “이 책을 이 땅의 모든 남성에게 바칩니다.” 이유는 굳이 묻지 않아도 알 만하다. 다음은 지은이의 머리말 일부. “원고 뭉치를 들고 백방으로 뛰어다녀봤지만 선뜻 이 책을 찍어 준다는 곳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이 남성의 전유물이 돼 버린 풍토에서 여성독립운동가만의 책을 출간하는 것은, 독립운동처럼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아야 가능했다.3·1운동 100주년을 맞는 올해 여성 독립운동가 이야기가 홍수를 이뤘다. 그동안 여성의 역할을 액세서리 정도로 평가절하했던 것에 대한 반성의 결과라고 믿고 싶다. 하지만 반성치고는 너무 피상적이었다. 양적으로만 늘었지 질적으로는 달라지지 않았다. 선택 기준은 언제나 ‘남성 못지않은 활동상’이었다. 삼종지도의 억압구조 속에서 수행했던 여성 혹은 어머니의 희생과 헌신은 외면당했다. 건국훈장 서훈자 1만 5537명 가운데 여성 독립지사가 전체의 2.3%(357명)에 불과한 현실이나, 5등급의 건국훈장 가운데 대부분 마지막 등급인 애족장을 서훈했거나, 훈장이 아닌 건국포장이나 대통령 표창을 받은 것은 이런 기준 때문이었다. 일송 김동삼 선생의 며느리 이해동 여사는 1987년 독립운동기념관 개관식 때 보훈처 초청으로 중국에서 잠시 귀국했다. 개관식 치사에선 온통 일송 이야기뿐이었다. 행사가 끝난 뒤 이 여사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시아버지께 공이 있다면 반 이상은 시어머니(박순부 여사) 몫이었다. 독립운동도 의식주가 있어야 가능한데, 의식주 문제를 해결하는 건 온전히 여자의 몫이었다. 여자들은 하루 스무 시간씩 일하며 밥해 먹이고 옷 지어 입히고 땔감 마련해 추위를 피하게 했다. 공산주의 나라에서도 남녀를 동등하게 대하는데, 왜 한국에서는 여성의 역할을 하찮게 보는지 모르겠다.” 박순부 여사는 만주 벌판을 호랑이처럼 떠돌며 항일투쟁에 나섰다가 옥사한 남편 일송과 그 동지들의 후방을 말없이 지키다가 만주에서 쓸쓸하게 돌아갔다. 이 여사 역시 1989년 영구귀국할 때까지 77년간 여러 남매를 낳아 키웠지만, 둘째 중생을 제외하고는 모두 먼저 떠나보내야 했다. 상하이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석주 이상룡 선생의 맏아들 이준형은 출소한 뒤 “일본 놈들 밑에서 하루라도 더 사는 것은 치욕”이라며 자결했다. 다음은 그가 남긴 네 가지 유언 가운데 하나. “독립운동을 하면서 여자들의 고생이 심했다. 여성을 대할 때 보통으로 대하지 말고 무겁게 대하라.” 허은 여사는 조부 허형, 재종조부 허위 등 집안이 모두 독립지사였다. 어른들을 따라 1915년 만주로 망명한 허 여사는 1922년 석주의 손자 이병화와 결혼한 뒤 끝없이 찾아오는 독립군을 수발하는 ‘독립군의 어머니’ 역할을 했다. 시집온 첫해 집에서는 서로군정서 회의가 서너 달 계속됐다. 만주의 독립지사치고 그의 집을 드나들지 않은 사람은 없었으며, 따듯한 밥 한 그릇 먹지 않은 이가 없었다. “집에는 항상 손님이 많았는데 땟거리가 부족해 삼시세끼가 녹록지 않았다. 양식이 없을 때는 좁쌀 쭉정이로 죽을 끓였다.” “의복도 단체로 만들어서 조직원들에게 배급했다. 부녀자들이 동원되어 흑광목과 솜뭉치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대량생산을 했다. (중략) …김동삼, 김형식 어른들께 손수 옷을 지어드린 것은 지금도 감개무량하다.” 고생이 얼마나 심했던지 밥 짓다가 기절해 가마솥 안으로 고꾸라질 뻔하기도 했다. “시집온 이듬해, 한번은 감기에 걸렸으나 누워서 쉴 수가 없었다. 무리했던지 부뚜막에서 죽 솥 안으로 쓰러지는 걸 마침 시고모부가 보시고는 잡아 떠메고 방에 눕혔는데 꼬박 24시간을 혼절했다.”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 바람소리가’에서) 시조부, 시부에 이어 남편도 7년간의 옥고 탓에 일찌감치 세상을 떴다. 남겨진 5남2녀를 키우고 가문을 지키는 것은 온전히 허 여사의 몫이었다. 형제들이 때론 고아원에도 가고, 보육원에도 보내진 것은 그 때문이었다. 4남1녀는 허 여사보다 먼저 세상을 떴다. ‘혁명 가족의 안주인’ 이은숙 여사의 간난신고는 ‘고초당초’보다 매웠다. 결혼 당시 지금 시세로 수천억 혹은 수조 원에 달한다는 남편 우당 이회영 여섯 형제의 재산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경학사 등을 경영하는 데 모두 썼다. 불과 몇 해가 지나지 않아 “하루 잘해야 일중식이요, 한겨울에도 절화하기(불피우지 못하기)를 한 달이면 반이 넘”었다. ‘매일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했다. “언젠가 이을규 형제분과 백정기, 정화암 네 분이 오셨다. 그날부터 먹으며 굶으며 함께 고생하는데 짜도미라고 하층민들이 먹는 곡식조차 살 수 없었다. 강냉이로 멀건 죽을 쑤어 연명했다. 내 식구는 오히려 걱정이 안 되나, 노인과 사랑에 계신 선생님들에게 너무도 미안하여, 죽을 쑤는 날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상을 가지고 나갈 수가 없었다.”(‘서간도 시종기’에서) 이 여사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해야 했다. 고무공장 직공으로, 부잣집 침모로, 심지어 유곽 여인네의 옷을 수선하는 삯바느질까지 했고, 몇 푼 벌면 송금했다. 이 사실이 드러나 경찰서로 불려가곤 했다. 이 과정에서 두 손녀와 아들 규오가 성홍열로 차례로 죽어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규숙, 현숙 자매는 천진 부녀구제원에 보내야 했고, 외손녀 현덕은 늑막염으로, 딸 현숙은 폐렴으로 그리고 외손자는 영양실조로 사망했다. 둘째 아들 규학은 친일파 암살 과정에서 체포돼 고문으로 청력을 잃었고, 셋째 아들 규창 역시 13년형을 받았다. 이 여사 자신은 마적떼의 총격으로 어깨에 관통상을 입어 사경을 헤매기도 했다. 우당은 1932년 일제의 감옥에서 고문당한 끝에 세상을 떴고 첫째 시숙 이건영은 질병으로, 조선 10대 갑부로 꼽히던 둘째 시숙 이석영은 영양실조로, 셋째 시숙 이철영은 풍토병으로, 여섯째 시숙 이호영은 일본군에 의해 가족 전체가 몰살당했다. 함께 망명했던 식솔 60여명 가운데 살아서 귀국한 이는 다섯째 시숙 이시영 선생 포함 20여명뿐이었다. 단재 신채호 선생의 부인 박자혜 여사는 살아서는 일제의 핍박에 시달리고, 죽어서는 단재의 호적에도 오르지 못했다. 망명 전 박 여사는 조선총독부 의원에서 간호부로 일하던 엘리트였다. 파업 태업 등을 주도해 불령선인으로 낙인찍힌 터였기에 1922년 귀국한 뒤 온갖 생활고에 시달려야 했다. 그럼에도 나석규 의사 등 국내로 잠입한 독립운동가들의 거사를 뒤에서 도왔다. 단재는 1936년 뤼순 감옥에서 순국하고 둘째 아들은 1942년 영양실조로 사망했으며, 그 자신은 잦은 체포와 고문 후유증으로 1944년 단칸방에서 홀로 세상을 떠났다. 단재는 일제의 호적을 거부한 탓에 2009년 가족관계등록부가 생기기까지 무국적자였다. 가족관계부가 생기고도 혼인관계를 확인할 수 없다 하여, 단재의 가족관계부에는 지금도 아들과 손주 이름만 달랑 올라 있다. 종로경찰서에 폭탄을 투척하고, 일경 15명을 사살한 김상옥 의사의 어머니 김점순 여사도 세 아들을 조국의 독립에 바쳤다. 김 여사는 평소에도 잠입한 독립지사들을 숨겨 주고, 먹여 주고, 입혀 줬다. 백범의 부인 곽낙원 여사는 시장에 버려진 배추 겉껍질을 모아 김치를 담갔고, 그것은 임시정부 요인들의 둘도 없는 반찬이 되었다. 베트남에는 ‘어머니 영웅’이란 칭호가 있다. 항불, 항일, 항미 독립전쟁에 자식을 바친 어머니들에게 주어지는 ‘서훈’이다. 세상에 어머니를 배반할 자식은 없다. 베트남이 물질적으로는 풍부하지 않아도 정신적으로는 여전히 견고한 것은 그 덕분일 것이다. 2018년 허 여사에게 건국훈장이 추서되자 아들 이항증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것은 가사노동에 대한 첫 서훈이며 음지에서 피와 땀과 눈물을 쏟은 여성 독립지사에 대한 첫 훈장입니다.” 이제 우리에게도 ‘어머니 영웅’, ‘아내 영웅’이 있어야 한다. 어머니와 아내가 없었다면 안중근도 이회영도 이상룡도 김동삼도 김구도 여운형도 신채호도 없었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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