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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日 군사력 세계 9위… 질적으론 3위 中 견제 손색 없어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일본 자위대의 활동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이 심상찮다. 핵무장을 하지 못한 일본의 군사력은 외형상 세계 9위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첨단 무기 등 전력의 질을 따지면 해·공군 차원에서 중국을 견제하기에 손색이 없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40여개 평가요소를 기준으로 매긴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일본을 미국(1위), 러시아 (2위), 중국(3위)보다 후순위인 9위로 평가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13일 발표한 ‘2014 세계 군사비 지출 순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군비 지출은 458억 달러(약 48조 9700억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1위인 미국은 6100억 달러, 2위인 중국은 2160억 달러로 나타났다.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 병력 수는 24만 7000명 수준으로 중국의 233만명, 북한의 120만명, 한국의 63만명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다. 육상 전력인 전차도 700여대로 주변국(중국 6800여대, 북한 4300여대, 한국 2400여대)에 비해 적다. 하지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1만 9500t 경항공모함급 이즈모 호위함을 포함해 180여척의 수상함정, 1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잠수함을 18척에서 22척으로 증강하고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6척(한국은 3척) 수준인 이지스 구축함을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군의 경우 F15 전투기를 200여대 보유하고 있고(한국 F15K는 60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F35 40여대도 우리 공군보다 앞서 도입하는 등 전력 투자를 확충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에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추가로 창설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8일 “10여년 전에 비해 중국군의 전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미국이 일본을 군사 파트너로 삼을 만큼 해·공군력에 있어서는 일본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밀리터리 인사이드] 한국 vs 일본 군사력…우위 논란의 진실은?

    세계 군사력 순위 1위는?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주저없이 ‘미국’을 꼽을 겁니다. 한 해에 자국 국방 분야에 쏟아붓는 돈이 올해 기준 577조원에 달하고, 우주 개발과 관련한 예산까지 합하면 1000조원을 넘어 우스갯소리로 ‘천조국’(千兆國)으로 부르는 사람도 있지요.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과연 어디에 위치해 있을까요. 병력과 첨단 장비, 구식 무기의 차이까지 감안하면 결과를 쉽게 내놓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전세계 언론에서 공신력이 있다고 보는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를 인용하도록 하겠습니다. GFP는 2003년부터 매년 100여개의 지표를 이용해 군사력 순위를 발표합니다. 언론과 군사 매니아들은 연초부터 GFP 순위 변화에 주목하는데요. 우리나라는 과연 일본과 독일, 이스라엘 등 군사강국과 비교했을 때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요. 꼼꼼하게 따져보겠습니다. 다만 이 데이터는 GFP에서 자체적으로 추산한 것으로, 각 국가 군용 장비의 수는 실제 보유 숫자와 명확하게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또 GFP는 핵무기를 전력에서 제외했습니다. ●미국,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 군사력 먼저 미국과 우리나라의 비교입니다. GFP에 따르면 미국은 인적 자원으로 인구 3억 2000만명, 정규군 140만명, 예비군 110만명이 있습니다. 항공기는 헬기 6196대, 공격용 헬기 920대, 폭격기 등 거점 공격기 2797대, 공중전을 주로 담당하는 전투기 2207대, 수송기 5366대로 총 1만 3892대라는 어마어마한 양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중에는 F-22, F-35 등 첨단 무기가 포함돼 있어 공군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세계 최강의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지상전 무기로는 전차 8848대, 장갑차 4만 1062대에다 로켓을 무서운 속도로 쏘는 다연장 로켓포가 1331대입니다. 여기에 항공모함 20척, 잠수함 72척, 호위함 10척, 구축함 62척 등 473척의 막강한 해군력을 자랑합니다. 물론 항공모함을 제외하더라도 전략 핵잠수함, 이지스함을 가장 많이 보유해 전세계 분쟁지역에 즉각적인 화력지원이 가능합니다. 우리나라는 인구 4900만명, 정규군 62만명, 예비군 290만명으로 인구 대비 병력 수는 막강한 수준입니다. 또 헬기 668대, 공격용 헬기 77대, 거점 공격기 399대, 전투기 399대, 수송기 342대 등 1412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차 2381대, 장갑차 2660대, 다연장 로켓포 214대로 지상전 장비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입니다. 함정은 총 166척으로 잠수함 13척, 호위함 11척, 구축함 12척 등이 있습니다. 항공기 중에는 F-4, F-5 등 노후 기종이 다수 포함돼 있지만 F-35 도입을 앞두고 있고 차기 전투기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어서 기대가 됩니다. GFP는 한국을 군사력 순위 7위에 올려놨습니다. ●일본, 공군·해상 전력 특화…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여러분이 궁금해 하는 나라 중 하나로 일본은 어떨까요.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 뒤 만든 평화헌법 때문에 ‘자위대’(自衛隊)라는 애매한 이름의 군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24만 7173명의 정규군과 5만 7900명의 예비군은 다소 초라해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24만여명(한국 16만여명)이 모두 부사관과 장교로 구성돼 있어 유사시 100만명의 병력을 동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밖에 741대의 헬기와 122대의 공격용 헬기, 각각 289대의 거점 공격기와 전투기를 보유해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전차는 678대로 다소 적지만 장갑차는 2850대로 더 많습니다. 일본 전력의 핵심은 공군과 더불어 해상 전력인데요. 특히 2013년 취역한 경항공모함인 ‘이즈모’가 최근 실전 배치됐죠. 이외에도 ‘효가’, ‘이세’ 등 항공모항급 호위함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 잠수함 16대, 이지스함을 포함한 구축함 43대, 최신 조기경보기 13대를 보유해 해군 전력은 사실상 우리를 앞섭니다. 병력 열세로 GFP 군사력 순위는 9위이지만, 이미 5세대 전투기 시제품을 내놓을 정도로 차세대 전투기 개발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한 해 우리보다 많은 45조원의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GFP 군사력 순위 11위인 이스라엘입니다. 인구는 782만명으로 우리나라의 6분의 1 수준이지만 정규군이 16만명이나 됩니다. 예비군은 63만명입니다. 또 항공전력은 우리나라보다 다소 열세이지만 전차 수는 4170대로 세계 최상위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장갑차는 1만대나 됩니다. 남녀 모두 군 생활을 해야 하는 전국민 징병제 국가로, 육군에 특화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리적 특성상 해군 전력은 전무하지만, 지상전은 실전 경험이 있는 장병이 다수인데다 국방예산이 우리의 절반인 18조원에 달합니다. 1~4차 중동전과 다양한 전차전 경험을 바탕으로 대전차로켓을 방어하는 ‘반응장갑’(전차의 갑옷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기술과 각종 기갑장비 생산 기술,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여 무기 수출 강국으로도 잘 알려져 있죠. ●북한이 ‘군사강국’이라는 명성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북한은 36위입니다. 이 부분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요. 거점 공격기 516대, 전투기 458대 등 항공전력 940대에 전차 4200대, 장갑차 4100대로 재래식 무기 숫자로만 보면 우리나라를 압도합니다. 정규군 69만명, 예비군 450만명으로 인적 자원도 어마어마하죠. 함정도 잠수함만 70척에 달합니다. 하지만 한 해 국방예산이 8조원에 불과하고, 전쟁 필수품인 각종 유류와 탄약 등 군수 지원 능력이 열악하죠. 심지어 최신 전투기라고 해봤자 1985년 도입한 초기 4세대 전투기 Mig-29로, 우리의 공군전력과 비교하면 열세라는 것이 대체적인 군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그나마 항공유와 훈련 부족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앞에서조차 장난감 전투기로 모의 훈련을 보여주는 촌극을 보이기도 했죠. 전차도 2.5세대로 분류되는 재래식 T-72, 2세대인 T-62 전차를 주력 전차로 보유하고 있어 물량만 많을 뿐 열영상장비, 레이저 조준기 등을 갖춘 우리 3세대 전차 K-1(K-1A1) 전차와 정면 승부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1991년 이라크전에서 K-1 전차의 모태인 미국의 M1 에이브람스 전차에 T-72 전차 대부분이 녹아내리다시피한 사실만 돌이켜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죠. 우리와 군사력이 비슷한 나라를 볼까요. 독일은 8위입니다. 정규군 18만명, 예비군 14만 5000명입니다. 장갑차가 5869대로 많을 뿐 전차는 408대, 거점 공격기 192대, 전투기 105대, 잠수함 4대 등으로 숫자로만 보면 다소 미흡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독일은 2번의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전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우수한 기갑장비 핵심기술(엔진·주포·장갑 등)을 갖게 됐고, 항공기는 대부분 최신 항공기이며 공중급유기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주요 무기 수출국이기도 하죠. 통일 이후 같은 패전국인 일본과는 반대로 군비를 크게 축소했지만, 여전히 우리보다 많은 한 해 42조원을 예산으로 씁니다. 프랑스도 정규군과 예비군이 각각 20만명이지만 독일과 마찬가지로 42조원의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는 군사 강국입니다. 특히 항공모함 4척, 핵잠수함을 포함한 잠수함 10척, 호위함 21척을 보유하고 있고, 자체 생산한 ‘라팔’ 등 첨단 항공기를 운용해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6위에 랭크됐습니다. 요즘 가장 ‘핫한’ 국가는 역시 중국입니다. 풍부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정규군 230만명, 예비군 230만명에 전투기와 거점공격기를 합해 2000대가 넘습니다. 전차는 9150대, 다연장 로켓포 1770대로 육군 전력도 놀라운 수준입니다. 노후 장비를 감안하더라도 미국과 더불어 지상전 최강자로 불릴만 합니다. 2012년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취역했고, 자체 개발한 5세대 전투기 ‘젠-20’을 군에 배치하는 등 최신 무기도 그야말로 ‘빛의 속도’로 늘려가고 있는데요. 한 해 국방예산이 155조원에 달합니다. 반대로 여전히 군사강국이지만 국가 부도 위기를 겨우 넘긴 러시아는 이제 미국을 따라잡을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입니다. 현재 전차 1만 5000대, 잠수함 55대, 전투기와 거점 공격기 2000대를 보유해 군사력은 미국에 뒤지지 않지만 한 해 예산이 64조원으로 중국에도 못 미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1)“힘들어 죽겠다”는 예비군 훈련장…무슨 일이? (2)군통령들의 꿈의 무대 ‘걸그룹 대첩’ (3)대한민국 육·해·공군 무기의 세계 (4)‘로보캅2’에 등장한 국산총 아시나요 (5)한국 vs 일본 군사력 우위 논쟁…진실은?
  • 동북아 군비경쟁속 일본의 군사력은

    미·일 동맹이 강화되고 일본 자위대의 활동 영역이 확대됨에 따라 일본의 군사대국화 움직임이 심상찮다. 핵무장을 하지 못한 일본의 군사력은 외형상 세계 9위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첨단 무기 등 전력의 질을 따지면 해·공군 차원에서 중국을 견제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인 글로벌파이어파워(GFP)는 40여개 평가요소를 기준으로 매긴 세계 군사력 순위에서 일본을 미국(1위), 러시아 (2위), 중국(3위)보다 후순위인 9위로 평가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 13일 발표한 ‘2014 세계 군사비 지출 순위 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일본의 군비 지출은 458억 달러(약 48조 9700억원)로 세계 9위 수준이다. 1위인 미국은 6100억 달러, 2위인 중국은 2160억 달러로 나타났다. 모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자위대 병력 수는 24만7000명 수준으로 중국의 233만명, 북한의 119만명, 한국의 63만명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다. 육상 전력인 전차도 700여대로 주변국(중국 6800여대, 북한 4300여대, 한국 2400여대)에 비해 적다. 하지만 일본 해상자위대는 2023년까지 헬기를 탑재할 수 있는 1만 9500t 경항공모함급 이즈모급 호위함을 포함해 180여척의 수상함정, 1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있다. 일본은 잠수함을 18척에서 22척으로 증강시키고 탄도미사일 방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현재 6척(한국은 3척) 수준인 이지스 구축함을 8척으로 늘릴 계획이다. 공군의 경우 F-15전투기를 200여대 보유하고 있고(한국 F-15K는 60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전투기 F-35도 40여대도 우리 공군보다 앞서 도입하는 등 전력 투자를 확충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해 4월에는 오키나와에 조기경보기부대인 경계항공대를 추가로 창설하는 등 남중국해에서 벌어질 중국과의 무력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28일 “10여년전에 비해 중국군 전력이 괄목상대할 정도로 발전했지만 미국이 일본을 군사 파트너로 삼을만큼 해·공군력에 있어서는 일본이 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잇단 해군 性범죄, 말로만 ‘무관용’ 원칙이라 그런가

    해군 장교의 성(性)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군 수뇌부가 성 군기 확립을 아무리 외쳐도 일반 잡범들보다 못한 해군 장교들의 추한 민낯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상명하복으로 운영되는 군이 맞나 싶을 정도다. 기강해이는 회복 불능의 심각한 수준에 이미 이르렀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해군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경기도 모 부대 소속 해군 중령(46)이 여군 하사(22)를 부대 인근 식당으로 불러내 소주 2병을 곁들인 식사를 함께 한 뒤 자신의 승용차와 모텔에서 잇달아 성폭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쳤다. 이 하사는 이 과정에서 전치 2주의 부상을 입었다. 중령의 강요를 거절하지 못해 술자리와 모텔에 끌려갔다고 한다. 해군의 성범죄는 최근 일어난 것만 해도 일일이 다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난해 3월에는 초계함에서 대위가, 7월에는 호위함 함장(중령)이, 12월에는 해사 장교 2명이 각각 여군 장교나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했다. 올 들어서는 현역 해군 중장과 준장이 골프장 캐디에게 춤과 노래를 강요하는 부적절한 처신을 해서 징계를 받았다. 이번 사건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지난 7일 군내 성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한 뒤 일주일도 채 안 돼서 일어났다는 점에서 더 충격적이다. 정호섭 해군참모총장도 지난 2일 해군 장교들의 성범죄와 관련해 “결혼한 남자인데도 남의 여자를 탐하는 함정장들, 처와 자식과 약속한 것은 뭐냐”면서 “이 또한 도둑질”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군 수뇌부가 아무리 강도 높게 의식 개혁을 요구해도 현장에서는 전혀 말발이 먹히지 않은 셈이다. 전직 참모총장 두 명이 군납 비리로 구속된 해군에서 성범죄도 끊이지 않으니 해군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인가. 국방부는 성폭력 가해자에게 ‘원아웃 원칙’을 적용하고, 상관이 지휘·감독하는 부하와 성관계를 가지면 군형법으로 엄격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해군 장교들의 성범죄가 근절되지 않는 것은 말과는 달리 솜방망이 처벌 때문은 아닌가. 캐디에게 춤과 노래를 시킨 것만 봐도 성희롱이 명백한데, 정직 1개월 처분에 그친 것은 사실상 면죄부를 준 것이다. 이미 발표한 성범죄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을 철저하게 적용해야 한다. 죄질에 따라서는 군인연금을 몰수하고 패가망신할 수준의 가중 처벌도 필요하다고 본다. 해군은 지금 창군 이래 가장 큰 위기다. 철저한 반성이 필요하다.
  • 대책없는 통일… 눈치보는 외교… 군기빠진 국방

    대책없는 통일… 눈치보는 외교… 군기빠진 국방

    박근혜 정부 외교·통일·안보 정책은 제 기능을 하고 있는 것일까. 선뜻 그렇다고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국민이 북한에 억류됐는데도 이들을 무사히 고국으로 돌아오게 할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외교 역시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사이에서 우리만의 독자적 외교역량 발휘가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방분야는 참혹하다. 방산비리로 별들이 우수수 쇠고랑을 차는가 하면 북한이 이를 조롱하는 치욕적인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26일 평양에서 우리 국민인 김국기, 최춘길씨를 간첩혐의로 억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과 북한의 국경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목회자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10월에는 우리 국민인 김정욱 선교사가 북한 당국에 억류됐다. 3명이나 되는 자국민이 북한에 억류됐지만 정부가 이들의 석방을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당장 임병철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30일 “현재로서는 미국과 같은 특사를 활용해 억류된 우리 국민을 석방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2009년 9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북한에 보내 여기자 2명을 귀환시키고 2010년에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아이잘론 말리 곰즈의 석방을 위해 평양행을 선택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들의 석방을 위해 남북대화 재개 시 의제로 올리겠다는 안이한 인식을 정부가 보인다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31일 “북에 억류된 국민의 조속한 석방을 위해 남북 간 대화가 재개된다면 석방과 송환을 의제로 올려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또 국제기구를 통한 송환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안은 결여된 상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에 억류된 국민에 대해 이렇다 할 보호조치가 없다”며 “이들을 석방하기 위한 정부의 의지도 없어 보인다”고 비판했다. 외교 역시 아쉬운 부분이 많다. 정부는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가입을 놓고 미국의 눈치를 보고 시기를 저울질하다 가입해 놓고도 정작 이를 ‘최적의 적절한 시점’에 가입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 등이 잇따라 AIIB 가입을 선언해 효과를 극대화한 반면 한국은 몸값을 높이는 데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호주와 브라질, 러시아 등이 잇따라 AIIB에 가입해 AIIB 내 한국 지분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그런데도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 같은 지적에 대해 “19세기적 사고방식에 젖어 고래싸움의 새우나 샌드위치 신세인 것처럼 표현한다”며 강변하고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논란은 팀워크 부재로 이어졌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17일 중국을 향해 “주변국이 우리의 국방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강력한 발언을 내놨다. 지나치게 강한 메시지가 나가면서 외교적 파장이 일자 국방부와 외교부는 이를 진화하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일부에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이 문제를 놓고 격렬한 토론이 벌어지기 전에 메시지가 나가면서 혼선을 빚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국방 분야는 한숨이 나온다. 통영함 사건을 계기로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이 출범한 지 4개월 만에 예비역 장성 8명이 구속 혹은 불구속 기소됐다. 떨어진 별만 21개다.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은 2008년 STX그룹이 유도탄 고속함과 차기 호위함을 수주할 수 있도록 편의를 봐 주는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했다가 쇠고랑을 찼다. 천모 예비역 공군 중장은 항공기 부품 수입판매업체 부회장으로 취업해 전투기의 고가 부품을 교체·정비한 것처럼 꾸며 240억여원을 가로챘다. 지난 1월에는 육군 11사단 예하 여단장(대령)이 부하 여군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되는 등 성군기 위반도 계속됐다. 방산비리에다 끊임없이 성추문이 이어지는데도 인사철을 앞두고 일부 장성의 성추행 의혹이 담긴 투서와 함께 관련업체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는 루머가 난무하는 등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북한이 우리 군을 조롱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17일 “군 상층부 것들이 막대한 돈을 받아먹고 불량 군수품을 사들이도록 한 결과 괴뢰 군부대들에서 전투 기술기재 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거나…”라고 보도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우디 왕자의 급이 다른 ‘방산비리 레전드’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사우디 왕자의 급이 다른 ‘방산비리 레전드’

    국제적 규모의 대규모 종교전쟁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예멘 사태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전투기 100대와 15만 명 이상의 지상군을 투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군사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최대 우방국이자 풍부한 오일 머니로 매년 천문학적인 금액의 무기를 사들이는 것으로 유명한 중동의 부국(富國)이다. 특히 왕족들 가운데 소위 말하는 ‘군사 마니아’가 많아 좋다는 무기는 국적 불문하고 도입하기로 유명하다. 미국제 M60A1과 프랑스제 AMX-30 전차를 쓰다가 걸프전 이후 미국제 M1 전차가 좋다는 평가가 나오자 곧바로 M1A1과 M1A2 전차를 구매했고, 프랑스제 라파예트급 스텔스 호위함이 멋지다고 여기에 오리지널보다 더 강력한 옵션을 장착해서 들여오기도 했다. 전투기는 미국제 F-15부터 유럽제 유로파이터와 토네이도까지 좋다는 전투기는 닥치는 대로 사들였고, 최근에는 중국제 전투기 구매도 추진하고 있다. 국제무기시장에서 워낙 손이 큰 고객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쯤 되면 세계 각국의 방산업체들이 사우디를 잡기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할 만도 하지만 사우디는 국제무기시장에서 ‘글로벌 호갱’ 취급을 받고 있다. -같은 무기 다른 가격 우리나라가 외국에서 전투기를 구매한다고 가정해보자. 공군에서 소요를 제기하면 합동참모본부에서 이를 검토하고 국방부 승인을 거쳐 방위사업청이 입찰공고를 낸다. 여러 나라의 전투기 제조사들이 제안서를 제출하고 입찰 가격을 써내면 방위사업청은 몇 달에 걸쳐 전투기의 성능과 제안서에 나온 절충교역 조건,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기종을 선정하고 계약을 체결한다. 여러 조건 가운데 가격은 가장 중요한 평가 기준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전투기를 파려는 업체들은 가급적 마진을 줄이고 최대한 낮은 가격을 써 내야 한다. 경쟁 입찰을 거친 무기 도입 방식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일반화되었지만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에는 좀 다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사우디아라비아는 전제왕정 국가이다. 국왕이 군 최고통수권자이며, 국방장관과 각 군 총사령관 등 군 수뇌부는 모두 왕족이 독식한다.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한다’는 북한의 구호처럼 국왕이나 왕족이 어떤 무기를 사야겠다고 결심했으면 그것으로 의사결정과정은 끝이다. 지난 2011년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은 미국으로부터 무려 600억 달러어치의 무기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294억 달러는 F-15SA 전투기 84대를 신규 구매하고 70대의 F-15S 전투기를 개량하는 비용이었고, 나머지 300억 달러는 AH-64D 아파치 공격헬기 70대와 UH-60M 블랙호크 헬기 72대, AH-6 리틀버드 헬기 36대 등 180여 대의 헬기를 구입하는 비용이었다. 그런데 과연 이 가격은 정상적인 가격이었을까?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한 F-15SA 전투기 신규생산 기체 가격은 비슷한 시기 같은 기종을 도입한 우리나라나 싱가포르의 전례에 비추어 볼 때 대당 1억 3천만 달러 정도에 형성되어 있었다. 기존의 전투기 72대를 개량하는 사업 역시 레이더와 전자장비, 엔진을 모두 뜯어내고 새로 교체한다 하더라도 대당 1억 달러를 넘을 수가 없다. 84대 신규 기체 도입에 72대 개량이라면 아무리 많이 잡아봐야 200억 달러 정도면 충분하지만 사우디는 294억 달러에 계약을 체결했다. 나머지 94억 달러는 어디 갔을까? 최근 최신형 아파치인 AH-64E를 도입한 우리나라는 대당 약 5,100만 달러 수준에 36대를 도입했다. 예비 엔진과 롱보우 레이더, 무장을 얼마나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풀옵션에 향후 수십 년치 예비 부품까지 도입하더라도 대당 8,000만 달러는 넘는 경우는 없었다. UH-60M 헬기도 최근 대만이 ‘중국 변수’라는 문제 때문에 5,500만 달러라는 바가지를 쓰기는 했지만 대당 1,800~2,500만 달러 수준에 판매되고 있으며, 소형 헬기인 AH-6i는 대당 1,300만 달러 같은 계열인 훈련용 MD530 헬기는 1,000만 달러를 넘지 않기 때문에 이들 헬기 도입 비용은 향후 수십 년치 수리부속 등 풀옵션 가격으로 산정하더라도 150억 달러를 넘을 수가 없다. 사우디가 헬기 구입에 300억 달러를 쏟아 부었으니 나머지 150억 달러는 누구의 주머니로 들어간 것일까? -권력과 돈으로 비리도 덮는 나라 사우디아라비아가 무기를 도입할 때는 거의 매번 거액의 리베이트 이야기가 오고갔고, 그들이 도입하는 무기의 가격은 비슷한 시기 다른 나라의 동일 무기 구입 가격보다 언제나 비쌌다. 하지만 지난 수십여 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군의 무기 도입 사업 비리에 대한 문제제기는 거의 없었다. 비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없었던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었다. 무기도입 사업은 언제나 왕실이 개입했고, 전제왕정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감히 왕실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고, 이러한 대규모 무기도입 사업은 재무부를 통해 집행되는 정식 예산이 아니라 석유 판매 대금으로 조성되는 특별 회계 예산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별도의 회계 감사가 없어 얼마나 많은 돈이 어디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석유 판매대금을 이용한 정부 회계 외 거래는 일명 ‘야마마 사업(Al-Yamama Project)'라 불리는데, 이 야마마 사업을 통해 천문학적인 비자금을 챙긴 인물이 있었다. 20년 넘게 주미대사를 지내며 ’아랍의 키신저‘라 불렸던 반다르 빈 술탄(Bandar bin Sultan) 왕자였다. 반다르 왕자는 1985년 당시 영국 최대의 무기업체인 BAE와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도입 계약을 성사시켰다. 당시로서는 최신형이었던 토네이도(Tornado) 전투기 72대와 호크(Hawk) 훈련기 30대 등 항공기 100여 대 등을 무려 430억 파운드(약 70조 원)에 구매하는 사업이었다. 반다르 왕자는 이 사업을 중개해주는 대가로 BAE로부터 천문학적인 리베이트를 받았다. BAE는 3개월에 한 번씩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 명의로 된 2개의 계좌에 3,000만 파운드를 송금했고, 이러한 분할 송금은 약 10여 년에 걸쳐 이루어졌다. BAE가 반다르 왕자에게 지급한 리베이트는 약 10억 파운드, 우리 돈 약 1조 7,000억 원 규모였다. 리베이트가 송금된 계좌는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 명의였지만 반다르 왕자는 이 계좌를 개인 개좌로 이용했고, 리베이트로 받은 돈 일부로 에어버스 A340 전용기를 구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었다. 영국 중대비리조사청(SFO : Serious Fraud Office)이 관련 의혹에 대한 첩보를 입수하고 2004년부터 조사에 착수한 것이었다. 중대비리조사청은 약 2년여 간의 조사에서 BAE와 반다르 왕자 사이의 검은 거래에 대한 증거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추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반다르 왕자와 사우디 왕실의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를 뒤지기 시작했다. 영국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비리를 캐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즉각 영국정부에 항의하면서 “수사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현재 협상 중인 유로파이터 전투기 구매 협상을 취소하고 프랑스 전투기를 구매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결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2006년 12월 법무장관을 불러 수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고, 수사팀은 해체됐다. 하지만 상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외압에 굴복해 수사를 중단시킨 정부의 결정에 격분한 검사와 수사관들이 그동안 수집했던 자료들을 런던의 한 식당 앞 쓰레기통에 던져 놓고 이 사실을 유력 일간지인 ‘가디언’지에 제보한 것이었다. 이 자료들은 문서 32,000페이지, 녹음테이프 81개 등 방대한 양이었다. BAE와 반다르 왕자의 지저분한 거래는 대서특필되었고, 사우디 왕실은 비리의 온상으로 낙인 찍혀 전 세계인의 비웃음을 샀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은 “왕실의 명예가 실추됐다”면서 가디언지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지만,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들을 내놓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가디언지 뿐만 아니라 BBC 방송까지 반다르 왕자의 비리를 다룬 특집 보도를 연달아 터트리면서 토니 블레어 총리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야당인 보수당은 외압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구했고, 2008년 4월 영국 고등법원은 “중대비리조사청이 유럽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BAE에 대한 비리 의혹 수사를 중단한 것은 불법이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어느 누구든 사법권 행사를 방해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국익이냐 정의냐 문제를 놓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이 법정공방은 당시 진행 중이던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의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도입 사업에도 영향을 끼쳤는데, 이 법정 공방 덕분에 B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극도로 몸을 사렸고, 이 때문에 사우디 공군은 창설 이래 사실상 처음으로 ‘제값주고’ 전투기를 도입할 수 있었다. 당시 사우디아라비아가 구입한 유로파이터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약 1억 달러였다. 사우디 공군은 도입계약 사실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이번 거래에서 단 한 푼의 뇌물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물론 해당 거래는 깨끗했을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기종을 구매했던 다른 나라보다 더 싸게 구입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사우디 왕실은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도입에서 생긴 ‘손실’을 다른 곳에서 챙길 수 있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 전투기 72대를 구매한지 불과 5년도 채 되지 않아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을 또 시작한 것이었다. 이 전투기 도입 사업이 앞서 언급했던 300억 달러 규모의 F-15SA 도입 사업이었다. 사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은 F-15 계열 193대와 유로파이터 타이푼 72대, 토네이도 ADV 24대 등 30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려 84대나 되는 F-15SA를 추가로 도입할 필요가 없었다. 더욱이 72대의 최신형 전투기를 구매한지 몇 년이 채 되지 않아 구매선을 바꿔 정상 가격의 2배 이상의 돈을 주고 전투기를 구매한다는 것은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 고쳐 매는 격’이다. 소신과 패기로 뭉쳤던 영국 중대비리조사청 검사들이 정치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초대형 방산비리 사건을 세상에 알린 것처럼 미국에도 이번 사우디의 ‘이상한 무기 거래’를 파헤칠 검사들이 있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천안함 5주기] 우리에게 군인이란 무엇인가...천안함은 울고 있다

    [천안함 5주기] 우리에게 군인이란 무엇인가...천안함은 울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 정부 공식 추모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9시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격침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자행되었던 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평시에 우리 영해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국제법상 영토로 간주되는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한 전쟁범죄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장병은 46명. 이 가운데 6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해 산화(散花)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천안함도 인양되었으며 사건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지만, 천안함은 아직도 차디찬 서해 바다 속에서 울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은 제대로 고쳤나? 그동안 해군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 육·해·공군 가운데 개전 초기부터 북한군을 쳐부수고 북진할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북한이 반세기 동안 잠수함 이외에는 이렇다 할 군함을 건조하지 않았던 데다가 대부분의 전투함들이 주요 무장으로 수동식 구형 함포를 탑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첨단 장비를 갖춘 우리 해군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에서도 우리 해군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선제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북한군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고, 이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바다에서 싸우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허를 찔렀다. 국민 그 누구도 최전선을 지키는 우리 해군 전투함에 어군 탐지기 수준의 싸구려 음파탐지기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해군 역시 북한이 평시에 수중으로 침투해 들어와 우리 영해 안을 항해하는 우리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그만큼 북한은 우리 군의 취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국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격침된 것이 확인되자 국방부는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외양간 고치기에서도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2010년 9월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천안함 폭침 직후 전력 보강을 위해 다음해 국방예산에 긴급소요로 편성한 예산은 1,157억 원 이었다. 그러나 이 1,157억 원 가운데 ‘제2의 천안함’을 막기 위한 해군 전력 증강 사업에는 고작 300억 원만이 배정됐다. 군함 성능개량에 172억 원, 음향센서 89억 원, 레이더 10억 원 등이 그것이었다.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긴급소요 예산을 편성해 놓고 이 예산을 육군의 K-2 소총 구입 192억 원, K-11 복합소총 구입 134억 원, 기관총용 조준경 구입 75억 원 등에 썼다. 소총과 조준경을 구입해 물속으로 침투하는 잠수정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천안함 긴급예산'으로 한 것이 소총 구입 결국 5년이 지났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수중에 고정식 음파 탐지기가 설치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전력 증강은 없었다. 전방을 초계하는 초계함과 호위함들의 음파탐지기(소나)는 여전히 천안함이 달고 있던 그것과 같은 싸구려 저질 장비이고, 이 장비들은 세계 최악의 대잠수함 작전 환경을 자랑하는 서해에서 북한 잠수함을 잡아낼 수 없는 장식용에 가깝다. 국방부는 기존의 울산급 호위함(FFK)과 포항급 초계함(PCC)은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FFG)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퇴역할 함정인 구형 함정에 굳이 돈을 들여 개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작 2척이 배치된 인천급 호위함이 예정대로 건조되어 기존의 구형 함정들을 모두 대체하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구형 함정을 타고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장병들이 앞으로 10년 동안은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수중 위협에 대해 눈 뜬 장님인 상태로 경계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도 문제투성이다. 사업 초기부터 건조 예산을 줄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설계가 적용되어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 전투함’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현대 수상 전투함의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 수직발사기도 없고, 차후 이를 설치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없다. 여기에 탑재하는 잠수함 잡는 헬기는 성능이 아니라 가격을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적용해 해군이 원치 않는 저가 기종이 선정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중 고정식 음파 탐지기 설치만?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천안함 46용사들은 5년 전 자신들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열악한 장비 수준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군함과 장비를 받고 임무에 투입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있을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 5년을 돌아보았을 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가와 국민들이 천안함에 보여준 태도가 그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대한민국 해군의 군함이 정상적인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대한민국 영해를 불법 침입한 북한 잠수함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격침되어 46명의 장병이 ‘전사’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사자’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얼마나 될까? 천안함 사건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국가보훈처는 전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과 그 유족들이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일부 유족이 대한민국에 치를 떨며 이민까지 갔던 것과 비교해 천안함 유족은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았으니 말이다. 전사자들의 직계가족은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을 각각 2억 원씩 지급받았고, 유족들은 미성년자녀의 양육, 독자사망, 고령 등을 고려해 매월 최대 140만 원가량을 지급받고 있다. 장병 개개인이 가입한 보험에서 1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성금 5억원이 더해져 유족들은 8억 원 가량 된다. 이밖에 보훈 병원 이용 혜택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 연인이고 형제이자 친구이기 전에 군인이었던 천안함 46용사가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뒤 국가가 지급한 그들의 목숨 값은 이것이 끝이다. 매년 추모제가 열렸지만 정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천안함 희생 장병에 대한 정부 공식 추모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추모제에 참석하는 인원은 매년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묻혀 천안함은 점점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사한 이들은 보상이라도 주어졌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지난 5년간 끔찍한 악몽 속에서 살아야 했다. 눈앞에서 전우들을 잃은 생존 장병들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패잔병’이라는 낙인을 찍어 몰아 세웠다.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사람은 단 3명뿐이었고, 매년 추모 행사 때는 고위 인사들에 밀려 행사장 구석에서 병풍처럼 들러리 서는 역할만 요구 받았다. 국가와 국민 그 누구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는 없었다. ▲안보 최일선 지키는 이들을 찬밥 취급하는 나라 작전 중 전사했거나 작전에 참가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장병들을 이렇게까지 무시하고 괄시하며 등한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군복 입은 사람을 ‘군바리’라 비하하며 이렇게까지 푸대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군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2009년 10월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새벽에 각료들을 깨워 공군기지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늦가을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비행장에 부동자세로 서서 수송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수송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가 실려 있었다. 오바마는 수송기에서 마지막 유해가 내려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부동자세로 자리를 지켰다. 미군은 모든 전사자에게 10만 달러의 조의금을 전사 후 24시간 이내에 유족에게 지급하며, 생명보험금 4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 50만 달러는 전투 중 사망했든 훈련 중 사망했든 관계없이 지급된다. 유족들은 6개월간 군 관사에 거주할 수 있고, 이후 이주를 원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경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전사 후 2개월 치의 임금과 수당, 유급휴가 수당 등이 즉시 지급되며, 미군 의료시설 무상 이용은 물론 자녀들의 대학 학비, 연금 혜택까지 주어진다. 임무 수행 중 살아 돌아온 장병들에 대해 어느 나라처럼 패잔병 낙인을 찍어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가령 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해 고향으로 돌아간 장병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사회는 주기적으로 행사를 열고 해당 예비역 장병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공항이나 터미널에서는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음료 등을 대접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장병들에게는 카퍼레이드까지 해 주면서 열렬하게 환영한다. 참전용사, 특히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가 콘서트장이나 운동 경기 관람을 하러 가면 장내 안내 방송을 통해 참전용사가 왔음을 알리고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미군들은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며, 군복을 입었을 때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이 평생 넉넉하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국가가 보장해주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최고의 예우를 해준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핵무기와 110만 대군으로 무장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안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지만, 그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군인들을 그 누구보다 찬밥 취급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도 적정 수준의 보상은커녕 그 누구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이가 없으며, 겨우 살아남아 평생을 상처와 악몽에 시달리며 살더라도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아 쪽방을 전전하며 폐지를 주워야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도대체 그 누가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려고 할까? 천안함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천안함은 여전히 울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5주기에도 달라진 게 없어...천안함은 울고 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5주기에도 달라진 게 없어...천안함은 울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 정부 공식 추모제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5년 전인 2010년 3월 26일 9시22분,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북방한계선 경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초계함 천안함이 북한 연어급 잠수정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을 받아 격침되는 참극이 발생했다. 북방한계선 일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자행되었던 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었지만 평시에 우리 영해를 침범한 것도 모자라 국제법상 영토로 간주되는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해 46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대한 전쟁범죄 행위는 대한민국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인을 충격과 분노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장병은 46명. 이 가운데 6명은 시신조차 찾지 못해 산화(散花)한 것으로 처리되었다. 5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났고, 천안함도 인양되었으며 사건은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잊혀 가고 있지만, 천안함은 아직도 차디찬 서해 바다 속에서 울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은 제대로 고쳤나? 그동안 해군은 북한과의 전면전이 벌어진다면 우리 육·해·공군 가운데 개전 초기부터 북한군을 쳐부수고 북진할 수 있는 유일한 군대라는 평가를 받아왔었다. 북한이 반세기 동안 잠수함 이외에는 이렇다 할 군함을 건조하지 않았던 데다가 대부분의 전투함들이 주요 무장으로 수동식 구형 함포를 탑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첨단 장비를 갖춘 우리 해군과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두 차례에 걸친 연평해전에서도 우리 해군은 북한군의 기습적인 선제공격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압도적인 화력을 퍼부으며 북한군에게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고, 이 때문에 대다수의 국민들 역시 “바다에서 싸우면 우리가 무조건 이긴다”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허를 찔렀다. 국민 그 누구도 최전선을 지키는 우리 해군 전투함에 어군 탐지기 수준의 싸구려 음파탐지기가 달려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고, 해군 역시 북한이 평시에 수중으로 침투해 들어와 우리 영해 안을 항해하는 우리 군함에 어뢰 공격을 가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지만, 결국 그것이 현실이 된 것이었다. 그만큼 북한은 우리 군의 취약점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국제 공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천안함이 북한의 소형 잠수정이 쏜 어뢰에 의해 격침된 것이 확인되자 국방부는 외양간을 고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 외양간 고치기에서도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 2010년 9월 민주당 신학용 의원실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천안함 폭침 직후 전력 보강을 위해 다음해 국방예산에 긴급소요로 편성한 예산은 1,157억 원 이었다. 그러나 이 1,157억 원 가운데 ‘제2의 천안함’을 막기 위한 해군 전력 증강 사업에는 고작 300억 원만이 배정됐다. 군함 성능개량에 172억 원, 음향센서 89억 원, 레이더 10억 원 등이 그것이었다. 국방부는 천안함 사건 때문에 긴급소요 예산을 편성해 놓고 이 예산을 육군의 K-2 소총 구입 192억 원, K-11 복합소총 구입 134억 원, 기관총용 조준경 구입 75억 원 등에 썼다. 소총과 조준경을 구입해 물속으로 침투하는 잠수정을 잡을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천안함' 긴급예산으로 한 것이... 결국 5년이 지났지만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 수중에 고정식 음파 탐지기가 설치된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전력 증강은 없었다. 전방을 초계하는 초계함과 호위함들의 음파탐지기(소나)는 여전히 천안함이 달고 있던 그것과 같은 싸구려 저질 장비이고, 이 장비들은 세계 최악의 대잠수함 작전 환경을 자랑하는 서해에서 북한 잠수함을 잡아낼 수 없는 장식용에 가깝다. 국방부는 기존의 울산급 호위함(FFK)과 포항급 초계함(PCC)은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FFG)으로 대체될 것이기 때문에 퇴역할 함정인 구형 함정에 굳이 돈을 들여 개량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작 2척이 배치된 인천급 호위함이 예정대로 건조되어 기존의 구형 함정들을 모두 대체하려면 10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구형 함정을 타고 임무를 수행하는 우리 해군 장병들이 앞으로 10년 동안은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수중 위협에 대해 눈 뜬 장님인 상태로 경계 작전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차기 호위함인 인천급도 문제투성이다. 사업 초기부터 건조 예산을 줄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설계가 적용되어 ‘21세기에 등장한 20세기 전투함’이라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현대 수상 전투함의 필수 장비라고 할 수 있는 미사일 수직발사기도 없고, 차후 이를 설치할 수 있는 여유 공간도 없다. 여기에 탑재하는 잠수함 잡는 헬기는 성능이 아니라 가격을 최우선 평가기준으로 적용해 해군이 원치 않는 저가 기종이 선정되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중 고정 음파 탐지기 외 개선 없어 아직도 차디찬 바다 속에서 눈을 감지 못하고 있을 천안함 46용사들은 5년 전 자신들이 북한의 기습 공격에 당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열악한 장비 수준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군함과 장비를 받고 임무에 투입되고 있는 전우들을 보며 얼마나 안타까워하고 있을까?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뒤 지난 5년을 돌아보았을 때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은 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국가와 국민들이 천안함에 보여준 태도가 그것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은 대한민국 해군의 군함이 정상적인 경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중에 대한민국 영해를 불법 침입한 북한 잠수함의 기습적인 어뢰 공격에 의해 격침되어 46명의 장병이 ‘전사’한 사건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전사자’들에 대한 보상과 예우는 얼마나 될까? 천안함 사건의 경우 국민적 관심이 컸던 만큼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국가보훈처는 전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연평해전 당시 전사한 장병들과 그 유족들이 수모에 가까운 대접을 받으며 일부 유족이 대한민국에 치를 떨며 이민까지 갔던 것과 비교해 천안함 유족은 최소한의 보상이라도 받았으니 말이다. 전사자들의 직계가족은 전사자 유족에게 지급하는 군인사망보험금을 각각 2억 원씩 지급받았고, 유족들은 미성년자녀의 양육, 독자사망, 고령 등을 고려해 매월 최대 140만 원가량을 지급받고 있다. 장병 개개인이 가입한 보험에서 1억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국민들이 십시일반 모아준 성금 5억원이 더해져 유족들은 8억 원 가량 된다. 이밖에 보훈 병원 이용 혜택 등의 지원이 제공된다. 누군가의 남편이자 아들, 연인이고 형제이자 친구이기 전에 군인이었던 천안함 46용사가 나라를 지키다 전사한 뒤 국가가 지급한 그들의 목숨 값은 이것이 끝이다. 매년 추모제가 열렸지만 정부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천안함 희생 장병에 대한 정부 공식 추모제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추모제에 참석하는 인원은 매년 줄었고,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에 묻혀 천안함은 점점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지워지고 있다. 전사한 이들은 보상이라도 주어졌지만 살아남은 이들은 지난 5년간 끔찍한 악몽 속에서 살아야 했다. 눈앞에서 전우들을 잃은 생존 장병들은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렸고, 고통 받는 이들에게 일부 몰지각한 이들은 ‘패잔병’이라는 낙인을 찍어 몰아 세웠다. 생존 장병 58명 가운데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사람은 단 3명뿐이었고, 매년 추모 행사 때는 고위 인사들에 밀려 행사장 구석에서 병풍처럼 들러리 서는 역할만 요구 받았다. 국가와 국민 그 누구도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는 없었다. ▲우리에게 군인이란 어떤 존재인가? 작전 중 전사했거나 작전에 참가해 심각한 후유증을 앓고 있는 장병들을 이렇게까지 무시하고 괄시하며 등한시하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군복 입은 사람을 ‘군바리’라 비하하며 이렇게까지 푸대접하는 나라는 대한민국 밖에 없을 것이다. 미군의 경우는 어떨까? 지난 2009년 10월 29일, 오바마 대통령은 새벽에 각료들을 깨워 공군기지로 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늦가을 새벽의 찬바람을 맞으며 비행장에 부동자세로 서서 수송기 한 대가 들어오는 것을 기다렸다. 수송기에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사한 미군들의 유해가 실려 있었다. 오바마는 수송기에서 마지막 유해가 내려질 때까지 거수경례를 하며 부동자세로 자리를 지켰다. 미군은 모든 전사자에게 10만 달러의 조의금을 전사 후 24시간 이내에 유족에게 지급하며, 생명보험금 40만 달러를 추가로 지급한다. 이 50만 달러는 전투 중 사망했든 훈련 중 사망했든 관계없이 지급된다. 유족들은 6개월간 군 관사에 거주할 수 있고, 이후 이주를 원하면 일정 한도 내에서 경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전사 후 2개월 치의 임금과 수당, 유급휴가 수당 등이 즉시 지급되며, 미군 의료시설 무상 이용은 물론 자녀들의 대학 학비, 연금 혜택까지 주어진다. 임무 수행 중 살아 돌아온 장병들에 대해 어느 나라처럼 패잔병 낙인을 찍어 몰아세우지도 않는다. 가령 전쟁에 참전하고 전역해 고향으로 돌아간 장병이 있을 경우, 해당 지역사회는 주기적으로 행사를 열고 해당 예비역 장병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한 노고에 감사를 표한다. 공항이나 터미널에서는 군복을 입은 사람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음료 등을 대접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고,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온 장병들에게는 카퍼레이드까지 해 주면서 열렬하게 환영한다. 참전용사, 특히 훈장을 받은 참전용사가 콘서트장이나 운동 경기 관람을 하러 가면 장내 안내 방송을 통해 참전용사가 왔음을 알리고 그에게 기립 박수를 보내는 것으로 행사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미군들은 군복을 입고 있는 것을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기며, 군복을 입었을 때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긴다. 자신이 죽더라도 가족들이 평생 넉넉하게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만큼 국가가 보장해주고, 자신과 자신의 가족들에게 국가와 사회가 최고의 예우를 해준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에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핵무기와 110만 대군으로 무장한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대한민국은 안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나라지만, 그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는 군인들을 그 누구보다 찬밥 취급하는 이상한 나라이다. 목숨 바쳐 나라를 지켜도 적정 수준의 보상은커녕 그 누구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이가 없으며, 겨우 살아남아 평생을 상처와 악몽에 시달리며 살더라도 그 누구도 관심 가져 주지 않아 쪽방을 전전하며 폐지를 주워야 먹고살 수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도대체 그 누가 이런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싸우려고 할까? 천안함 이후 5년이 지났지만 천안함은 여전히 울고 있다.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사설] 비리에 성희롱까지… 부끄러운 해군

    우리 해군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참모총장을 비롯한 해군 장성들이 비리와 성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잇따라 밝혀졌다. 해군의 민낯은 참으로 부끄럽다. 전직 참모총장 두 명이 두 달 새 비리로 잇따라 구속됐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없던 일이다. 해군의 명예는 이미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황기철 전 총장은 통영함의 선체고정음파탐지기의 평가 결과를 위조하라고 지시하거나 묵인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됐다. STX에서 금품을 받아서 구속된 정옥근 전 총장은 통영함 비리에도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해군의 최고사령관을 지낸 사람들이 장병들의 목숨과 직결되는 장비부품 비리에 연루됐다는 사실은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해군의 부패 고리가 얼마나 뿌리 깊은지도 여실히 보여 준다. 성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니 통탄할 지경이다. 해군의 한 장성은 2011년 서울로 출장을 갔다가 자신을 보좌하던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했다. 이 장성은 당시 같은 숙소에 머물던 이 부사관의 방으로 찾아가 강제로 껴안고 볼에 입을 맞췄다고 한다. 또 다른 해군의 한 중장은 진해 해군기지 골프장에서 캐디들에게 “버디를 하면 노래를 부르라”는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수차례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사실은 캐디들이 골프장 관리소장에게 고충을 호소하자 관리소장이 관할 부대장에게 보고하면서 알려지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만 해도 해군 초계함에서 대위의 여군 성추행(3월), 호위함 함장(중령)의 회식 성추행(7월), 해사 장교들의 성희롱 사건(12월)이 잇따랐다. 해군은 도대체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면서 복무하는지 의심스럽다. 기강이 무너진 지금의 해군에 국가 방위를 맡겨도 되느냐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해군은 지금 총체적 위기다. 밑바닥부터 최상층부까지 전부 개조해야 한다. 끈끈한 선후배 문화가 비리로 잘못 웃자라지 않게 미리 막아야 한다. 해이해진 기강도 다잡아야 한다. 스스로 개혁을 하기엔 이미 때를 놓친 듯하다. 외부의 힘으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 원천적으로 비리 재발을 막아야 한다. 26일은 천안함 사건 5주기가 되는 날이다. 해군은 지금 천안함 46용사 앞에서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 수 없는 지경에 처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절치부심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지만 방산 비리에 성범죄로 내부가 곪아 들어가고 있다. 이대로 둬서는 내부의 적 때문에 자멸하는 수순을 밟게 된다. 뼈를 깎는 자성을 통해 거듭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
  • 잇단 부패·성추문… 침통한 해군

    남북한은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서해에서 꾸준히 전력 증강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서해 수호의 주역인 우리 해군은 천안함 5주기인 26일을 앞두고 전직 참모총장 2명이 구속되는 등 최악의 위기에 빠졌다. 24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서해에 200t급 신형 전투함을 실전 배치하고 백령도 맞은편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60~70척을 수용할 수 있는 해군기지를 건설해 기습 침투능력을 강화했다. 이밖에 황해도 내륙에 배치한 사거리 65~70㎞의 240㎜방사포(다연장로켓)도 서북 도서를 위협할 전력으로 꼽힌다. 우리 군은 이에 맞서 사거리 80㎞의 차기 다연장로켓 ‘천무’를 올 하반기까지 육군 전방 군단에, 내년까지 서북도서에 실전 배치할 예정이다. 해군은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하고 2300t급 차기 호위함을 도입하는 등 외형상 전력은 강화됐다. 하지만 해군은 수뇌부의 부패와 성(性) 군기 관련 추문 때문에 사기가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정옥근 전 참모총장이 옛 STX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된 데 이어, 황기철 전 참모총장도 통영함 납품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 22일 구속수감됐다. 해군은 이 밖에 현역 장성이 군부대 골프장에서 캐디를 상대로 성희롱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는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해군의 잇단 추문은 함장의 일사불란한 지시가 생명인 폐쇄적 조직문화와 공동운명체 의식의 부정적 단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해군의 약점이 계속 노출되고 신뢰가 떨어지는 만큼 북한이 오판하고 도발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우려된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방산비리 수사 100일만에 떨어진 별 16개

    방산비리 수사 100일만에 떨어진 별 16개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 출범 100일 동안 예비역 장성 6명이 사법처리(구속영장 청구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계급장에 달린 별의 갯수로 따지면 16개가 비리로 얼룩졌다. 비리가 적발된 사업 규모는 모두 1981억원에 달한다. 합수단은 지난해 11월 출범 뒤 현재까지 재판에 넘긴 인원이 예비역 장성 5명과 영관급 장교 10명(현역 4명), 방위사업청 공무원 2명(현직 1명), 방산업체 관계자 6명 등 모두 23명(구속 16명)이라고 8일 밝혔다. 이날 합수단은 2009년 해군본부 전력분석시험평가단장(준장)으로 근무할 당시 통영함 탑재 장비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임모(56) 예비역 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기도 했다. 기소된 인원 외에 현재 34명이 수사를 받고 있어 사법처리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합수단 출범의 촉매가 된 통영함·소해함 사건으로만 7명이 구속기소(보석 2명)됐다. 지난 6일 통영함 탑재 장비 시험평가서를 조작한 혐의로 구속된 예비역 대령 김모씨까지 보태면 구속자는 8명으로 늘어난다. 이 사건에서는 최근 전격 교체된 황기철(59·해사 32기) 전 해군참모총장의 사관학교 3년 선배인 김모(62) 예비역 대령 등이 로비스트로 등장하고, 이들의 소개로 방산업체 관계자를 만나 최대 6억여원을 받아 챙긴 방사청 영관급 장교 3명(현역 2명)이 구속됐다. 해군 선후배 간 ‘비뚤어진 전우애’의 실상이 드러난 것이다. 감사원 감사가 시작되자 주범이 달아나 공범 일부만 처벌하는 데 그쳤던 전투기 정비업체 블루니어 사건은 합수단 출범 후 주범인 블루니어 대표 박모(53)씨가 붙잡히면서 2년 6개월 만에 전모가 드러났다. 240억원대에 이르는 전투기 정비대금 사기행각을 도운 천모(67) 예비역 공군 중장과 예비역 대령 2명이 합수단의 추가 수사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비리가 적발된 예비역 장성 중 대장으로 계급이 가장 높은 정옥근(61·해사 29기) 전 해군참모총장은 차기 호위함 등 수주·납품 편의 제공 대가로 STX에 노골적으로 금품을 요구하고 아들 회사를 통해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구속기소됐고, 또 다른 비리 혐의가 적발돼 추가 기소됐다. 또 방상외피, 방탄복 등 군수 물자와 관련해서도 공문서를 변조한 육군 대령 등이 구속됐다. 한편 비리가 적발된 사업 규모로 따지면 군함 건조 등 굵직한 사업을 추진했던 해군이 1707억원으로 가장 많고 공군이 24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비싼 무기 쓰는 폐쇄적 함상문화 부패 취약

    비싼 무기 쓰는 폐쇄적 함상문화 부패 취약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이 7억원이 넘는 뇌물을 받아 재판에 넘겨진 데 이어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도 통영함 납품 비리 사건 여파로 사퇴하는 등 해군 수뇌부가 잇따라 비리와 연루되면서 해군의 위상도 침몰하고 있다. 올해로 창설 70주년을 맞는 해군은 특유의 공동운명체적 함상 문화와 부패가 연결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지난 17일 정옥근 전 해군참모총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고속함과 차기호위함 수주 등에서 편의를 제공한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으로부터 7억 7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STX 측이 차기호위함의 디젤엔진을 수주할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이던 함모 예비역 소장이 투신자살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훈련 중이던 유도탄 고속함 황도현함(450t급)에서 76㎜ 함포가 오작동해 병사가 중상을 입기도 했다. 해군은 함포의 결함을 조사 중이다. 합수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비리에 연루된 1626억원 규모의 육해공군 불법 계약 행위를 적발했다. 이 중 해군 관련 비리 계약금액이 1365억원대를 차지했다. 합수단이 재판에 넘긴 전·현직 군인 9명 가운데 해군은 정 전 총장을 비롯해 5명이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황 전 총장이 방사청 함정사업부장으로 재직하던 2009년 당시는 정옥근 당시 참모총장이 해군을 지휘하던 시절”이라며 “당시 정 전 총장의 전횡으로 인한 비리 사슬의 불씨가 현 시점에서 한꺼번에 터진 셈”이라고 지적했다. 해군에 비리 의혹이 많은 이유로는 일단 해군의 무기 도입 사업의 규모가 육군 등에 비해 크고 납품하는 부속 장비가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윗선의 묵인도 빠질 수 없다. 군 관계자는 “한 대에 80억원가량 하는 육군 전차에 비해 해군 함정은 기본적으로 1000억원대가 넘는다”고 말했다. 함정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같이 생활하는 해군 특유의 공동운명체적 문화와 사관학교 출신끼리의 연고주의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군피아’의 온정주의로 변질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예비역 해군 장성은 “함정이 하나의 부대인 만큼 배 안에서 같이 생활하는 해군 장교들은 공동운명체 의식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며 “일부의 잘못 때문에 해군 전체의 위상이 실추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강덕수 회장, 대통령과 군함 태워주겠다”… 뇌물 독촉한 정옥근

    2008년 10월 7일 부산에서 열린 국제관함식, 전 세계 각국 해군의 첨단 군함이 대거 참석한 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탑승한 ‘한국형 구축함’ 강감찬함에 강덕수 당시 STX회장이 동승했다. 방산업체 관계자로는 유일했다. 검찰 수사 결과 정옥근(63) 전 해군 참모총장은 STX 측에 직접 요구해 거액의 뇌물을 챙긴 뒤 이러한 특혜를 베푼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17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정 전 총장을 구속 기소했다. 합수단은 공범인 정 전 총장의 장남(38)과 그의 동업자인 해군 대령 출신 유모(59)씨, STX조선해양의 사외이사였던 윤연(66) 전 해군작전사령관도 함께 불구속 기소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9월 각종 함정사업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대가로 STX조선해양과 STX엔진에 자신의 장남 회사인 요트앤컴퍼니에 7억 7000만원을 제공하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장 전 총장은 국제관함식 개최 8개월 전에 장남에게 사업자금 8000만원을 지원해 요트앤컴퍼니를 급조했다. 정 전 총장은 당시 STX조선해양의 사외이사인 윤 전 사령관을 통해 STX 측에 요트앤컴퍼니 후원금 10억원을 먼저 요구했다. STX 측이 주저하자 정 전 총장의 장남은 “대통령이 탑승할 군함에 강 회장을 같이 타게 해 주겠다”면서 후원금을 7억 7000만원으로 조정해 주기도 했다. 정 전 총장도 직접 윤 전 사령관을 통해 “해군참모총장인 내가 직접 얘기했는데 STX에서 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독촉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건네진 돈 가운데 4억 7400여만원은 정 전 총장의 장남이 생활비 등으로 사용했다. 뇌물 제공 이후 STX 측은 사업상 큰 혜택을 봤다. 관함식 직후인 2008년 11∼12월 차기 호위함용 디젤엔진 2기를 70억여원에, 유도탄 고속함용 디젤엔진 18기를 735억원에 수주했다. 2009년 8월에는 차기 호위함 방산업체로 지정돼 2011년 11∼12월에 호위함 4∼6번함 건조 계약을 3430억원에 따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기획] 北 신형 미사일 도발시 우리 ‘구형 함정’은 속수무책?

    지난 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전투함과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주요 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신형 무기체계 시연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그 존재가 식별되었던 스텔스 선형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공개되었다. 지난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된 이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테스트에서 북한은 ‘해삼급’으로 명명된 신형 전투함에 이 미사일 4발을 탑재해 1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수년간 첩보 보고 수준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었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대함 미사일이 공개됨에 따라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그동안 남한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군력의 우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北 최초의 스텔스 전투함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스텔스 전투함은 사실 지난 2012년경부터 식별되기 시작한 함종이다. 남포와 원산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되던 5종류의 신형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 함종에 해삼급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 1,200톤급 선체와 헬기 갑판을 가진 2종류의 신형 전투함을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1척씩 건조하기 시작했고, 침투용으로 추정되는 VSV(Very Slender Vehicle) 선형 함정, 76mm 함포 또는 신형 기관포탑과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SES(Surface Effect Ship) 함정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나진급 등 노후한 호위함을 대체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의 기함으로 사용될 1,200톤급 호위함은 사실 큰 위협이 되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해삼급과 농어급으로 명명된 SES 전투함이다. SES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배의 밑바닥을 약간 움푹하게 만들면 선체와 수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켜 고속 주행과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수면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뜻한다. 즉, SES 선형을 채택한 해삼급이나 농어급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40노트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50~60노트 가까운 속도 성능을 낼 수 있고, 갯벌이 발달해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운항이 용이해 서해안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에 적합하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무장은 우리 해군의 윤영하급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함수 부분에는 구소련제 AK230 기관포를 개조한 신형 기관포탑이 보인다. 총열이 2개인 AK230의 포탑에 6총신의 기관포를 얹어 화력을 보강하고, 함교 위에는 이 기관포를 자동으로 운용하기 위한 사격통제장치와 이 기관포 전용의 레이더(Drum-Tilt)가 보인다.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한 14.5mm 기관총탑도 2개가 보이며, 새로 공개된 신형 함대함 미사일도 4발이나 탑재된다. 함미 부분에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SA-17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카피판의 다연장 발사기도 식별된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배에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무장 가운데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번에 시험 발사가 이루어진 신형 대함 미사일이다.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 공격 가능 이번에 새로 공개된 신형 대함미사일의 존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었다.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기록영화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신형 대함 미사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었다. 당시 영상 판독 결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신형 함대함 미사일인 3M24, NATO 분류명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일명 ‘우란'(Uran)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군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다 주었다. 이 미사일이 북한 해군에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면 우리 해군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력 대함 미사일로 운용해 온 P-15, 일명 ‘스틱스'(Styx) 계열은 사거리가 짧고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부터 접근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원형인 구소련제 P-15는 약 40km, 개량형인 중국제 HY-2 미사일은 80~100km 가량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사 직후부터 명중 직전까지 4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도 비교적 쉬웠다. 무엇보다 미사일 자체가 워낙 대형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고속정에 최대 4발을 탑재해 운용하거나 지상에서 지대함 미사일 포대로 운용하는 정도만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이러한 미사일 고속정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접근해 오면 함대공 미사일을 준비시키거나 남쪽으로 피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미사일의 외형은 러시아의 3M24와 판박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미얀마 또는 베트남으로부터 은밀히 들여와 뜯어본 뒤 재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개발해 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미사일이 원형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미사일의 원형인 3M24 미사일은 사거리가 130km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방식을 사용해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다. 기존의 스틱스 미사일이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300m 안팎의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표적과 가까워지면 4~15m 아래로 내려가 초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이용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을 계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우리 해군에게 대단히 치명적이다. 우선,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근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다. 야간에 남포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함을 출항시킨 뒤 남포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백령도 인근에 있는 남한 함정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미사일이 야간에 발사될 경우, 백령도 인근까지 접근해도 우리 함정은 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를 마주보고 있는 황해남도 용연반도에는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이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이 산맥은 낮은 곳은 400m, 높은 봉우리는 9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맥이며, 용연반도 백령도 앞까지 길게 뻗어 있다. 바로 이 산맥들이 남쪽의 우리 군 레이더로부터 미사일을 감춰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야간 특히 취약...'제2 천인함' 가능성도 북한이 남포 앞바다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이 불타반도 북쪽으로 비행 시키는 코스를 설정하면 미사일이 불타반도 끝자락, 즉 용연반도 해안에 나타나기까지 산맥에 가려 서북도서나 인근 해역의 아군 함정 레이더로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할 수 없다. 백령도 인근을 초계중인 아군 함정이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미사일이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서 백령도 앞바다에 나타났을 때이다. 이 때 함정과 미사일의 거리는 약 20km이며, 1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의 미사일 접근을 일찌감치 탐지해줄 수 있는 자산은 공군의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뿐이지만, 북한 공군의 야간 활동이 거의 없고, 조기경보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즉, 조기경보기가 떠 있지 않은 야간에는 언제든지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기관포를 갖춘 인천급 호위함 이상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 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지 못한 구형 호위함이나 초계함,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에게 1분이라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천안함이 적의 어뢰 접근을 효과적으로 탐지, 경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전방 해역을 초계하는 구형 전투함들과 유도탄 고속함 역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평시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한은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대함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초계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전시에는 소형·경량화된 신형 미사일의 장점을 이용, 소형 전투함과 폭격기, 지상 발사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해군 함정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외에서도 수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 워싱턴 소재 안보전문 민간연구단체 CNS(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담당국장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박사와 영국 BBC, 미국 외교전문지 The Diplomat은 이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식별되었던 지난 6월, “한국해군은 북한 해군의 신형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전방 지역에서 초계를 맡고 있는 구형 함정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단히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미사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은 어차피 도태될 전력이기 때문에 추가 개량은 예산 낭비이고, 유도탄 고속함은 이제 막 전력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곧바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는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전방에서 작전하는 함정들에게 함대공 미사일과 교란기 등 방어 수단을 장착하고, 멀리서부터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띄울 수 있도록 조기경보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우리는 돈 얼마 아끼려다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소중한 마흔 여섯의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다. 이제 소를 더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쳐놓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신형 미사일, 제2 천안함 비극의 전주곡?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 신형 미사일, 제2 천안함 비극의 전주곡?

    지난 7일, 북한은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을 통해 새로운 유형의 전투함과 미사일을 공개했다. 김정은과 주요 지휘관들이 참관한 가운데 실시된 이번 신형 무기체계 시연에서는 지난 2013년 처음 그 존재가 식별되었던 스텔스 선형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함대함 미사일이 공개되었다. 지난 6일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것으로 확인된 이 신형 대함 미사일 발사 테스트에서 북한은 ‘해삼급’으로 명명된 신형 전투함에 이 미사일 4발을 탑재해 1발을 시험 발사했으며, 발사된 미사일은 약 100여 km를 비행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지난 수년간 첩보 보고 수준에서만 그 존재가 확인되었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대함 미사일이 공개됨에 따라 해군은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되었다. 북한이 공개한 신형 무기들은 그동안 남한이 절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해군력의 우위를 흔들어 놓기에 충분한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北 최초의 스텔스 전투함 이번에 처음으로 공개된 스텔스 전투함은 사실 지난 2012년경부터 식별되기 시작한 함종이다. 남포와 원산 등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건조되던 5종류의 신형 전투함 가운데 하나로 우리 군과 정보당국은 이 함종에 해삼급이라는 명칭을 부여하고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북한은 이 시기부터 1,200톤급 선체와 헬기 갑판을 가진 2종류의 신형 전투함을 동해와 서해에서 각각 1척씩 건조하기 시작했고, 침투용으로 추정되는 VSV(Very Slender Vehicle) 선형 함정, 76mm 함포 또는 신형 기관포탑과 함대함 미사일을 탑재한 SES(Surface Effect Ship) 함정 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나진급 등 노후한 호위함을 대체해 서해함대와 동해함대의 기함으로 사용될 1,200톤급 호위함은 사실 큰 위협이 되지 못하겠지만, 문제는 해삼급과 농어급으로 명명된 SES 전투함이다. SES는 선체와 수면 사이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배의 밑바닥을 약간 움푹하게 만들면 선체와 수면 사이에 생긴 공기층이 일종의 윤활제 역할을 하면서 선체의 저항을 크게 감소시켜 고속 주행과 연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 수면효과를 이용한 선박을 뜻한다. 즉, SES 선형을 채택한 해삼급이나 농어급은 우리 해군 고속정이 40노트 안팎의 속도를 낼 수 있는 것과 달리 50~60노트 가까운 속도 성능을 낼 수 있고, 갯벌이 발달해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도 운항이 용이해 서해안 곳곳에서 치고 빠지는 전술을 구사하기에 적합하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덩치지만, 무장은 우리 해군의 윤영하급에 준하는 강력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함수 부분에는 구소련제 AK230 기관포를 개조한 신형 기관포탑이 보인다. 총열이 2개인 AK230의 포탑에 6총신의 기관포를 얹어 화력을 보강하고, 함교 위에는 이 기관포를 자동으로 운용하기 위한 사격통제장치와 이 기관포 전용의 레이더(Drum-Tilt)가 보인다. 근접전에 대비하기 위한 14.5mm 기관총탑도 2개가 보이며, 새로 공개된 신형 함대함 미사일도 4발이나 탑재된다. 함미 부분에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SA-17 이글라 지대공 미사일 카피판의 다연장 발사기도 식별된다. 300톤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배에 대함 미사일과 대공 미사일이 모두 탑재되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양한 무장 가운데서도 가장 위협적인 것은 이번에 시험 발사가 이루어진 신형 대함 미사일이다.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 공격 가능 이번에 새로 공개된 신형 대함미사일의 존재는 지난해 6월 처음으로 그 존재가 확인된 바 있었다. 지난 6월 1일 조선중앙통신은 '백두산훈련열풍으로 무적의 강군을 키우시여'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를 공개한 바 있는데, 이 기록영화에서 아주 짧은 시간동안 신형 대함 미사일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었다. 당시 영상 판독 결과 이 미사일은 러시아의 신형 함대함 미사일인 3M24, NATO 분류명 SS-N-25 스위치블레이드(Switchblade), 일명 ‘우란'(Uran)과 대단히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러한 분석 결과는 해군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던져다 주었다. 이 미사일이 북한 해군에 본격적으로 배치가 시작되면 우리 해군에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북한이 지금까지 주력 대함 미사일로 운용해 온 P-15, 일명 ‘스틱스'(Styx) 계열은 사거리가 짧고 덩치가 커서 먼 거리에서부터 접근을 확인하고 일찌감치 대응에 나설 수 있었다. 원형인 구소련제 P-15는 약 40km, 개량형인 중국제 HY-2 미사일은 80~100km 가량의 사거리를 가지고 있는데, 발사 직후부터 명중 직전까지 400m 이상의 높은 고도를 비행하기 때문에 요격도 비교적 쉬웠다. 무엇보다 미사일 자체가 워낙 대형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고속정에 최대 4발을 탑재해 운용하거나 지상에서 지대함 미사일 포대로 운용하는 정도만 가능했기 때문에 우리 해군은 이러한 미사일 고속정이 서북도서 지역으로 접근해 오면 함대공 미사일을 준비시키거나 남쪽으로 피해 버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신형 미사일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이 미사일의 외형은 러시아의 3M24와 판박이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미얀마 또는 베트남으로부터 은밀히 들여와 뜯어본 뒤 재설계를 통해 복제품을 개발해 내었을 가능성이 크고, 이 미사일이 원형에 근접한 성능을 내는 물건이라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이 미사일의 원형인 3M24 미사일은 사거리가 130km에 달하며, 다양한 유도방식을 사용해 복잡한 패턴의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이다. 기존의 스틱스 미사일이 높은 고도로 비행하는 것과 달리 이 미사일은 300m 안팎의 고도에서 비행하다가 표적과 가까워지면 4~15m 아래로 내려가 초저공 비행을 통해 레이더 탐지를 피하는 시 스키밍(Sea-Skimming) 비행이 가능하다. 북한이 이 미사일을 이용해 서북도서 지역에서 도발을 계획한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전술은 우리 해군에게 대단히 치명적이다. 우선, 도발을 위해 서북도서 인근까지 접근할 필요가 없다. 야간에 남포 해군기지에서 스텔스 전투함을 출항시킨 뒤 남포 앞바다에서 미사일을 발사해도 백령도 인근에 있는 남한 함정을 충분히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미사일이 야간에 발사될 경우, 백령도 인근까지 접근해도 우리 함정은 이 미사일의 접근을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백령도를 마주보고 있는 황해남도 용연반도에는 불타산맥과 수양산맥이 동서로 길게 발달해 있다. 이 산맥은 낮은 곳은 400m, 높은 봉우리는 900m에 달하는 비교적 높은 산맥이며, 용연반도 백령도 앞까지 길게 뻗어 있다. 바로 이 산맥들이 남쪽의 우리 군 레이더로부터 미사일을 감춰주는 병풍 역할을 한다. ▲제2의 천안함 비극 가능성 없지않아 북한이 남포 앞바다에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해 이 불타반도 북쪽으로 비행 시키는 코스를 설정하면 미사일이 불타반도 끝자락, 즉 용연반도 해안에 나타나기까지 산맥에 가려 서북도서나 인근 해역의 아군 함정 레이더로 미사일의 접근을 탐지할 수 없다. 백령도 인근을 초계중인 아군 함정이 이 미사일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이 미사일이 용연반도 끝자락을 돌아서 백령도 앞바다에 나타났을 때이다. 이 때 함정과 미사일의 거리는 약 20km이며, 1분 이내에 도달이 가능한 거리다. 북한의 미사일 접근을 일찌감치 탐지해줄 수 있는 자산은 공군의 E-737 피스아이 조기경보기 뿐이지만, 북한 공군의 야간 활동이 거의 없고, 조기경보기 수량 부족으로 인해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야간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를 사전에 탐지하기 어렵다. 즉, 조기경보기가 떠 있지 않은 야간에는 언제든지 불의의 일격을 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함대공 미사일과 근접방어기관포를 갖춘 인천급 호위함 이상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겠지만, 제대로 된 함대공 미사일을 갖추지 못한 구형 호위함이나 초계함, 윤영하급 유도탄 고속함에게 1분이라는 시간은 치명적이다. 천안함이 적의 어뢰 접근을 효과적으로 탐지, 경보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없어 참변을 당했던 것처럼 전방 해역을 초계하는 구형 전투함들과 유도탄 고속함 역시 북한의 신형 미사일 위협에 그대로 노출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평시 국지도발 상황에서 북한은 남포 앞바다에서 기습적으로 발사한 신형 대함 미사일로 서북도서를 초계하는 우리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고, 전시에는 소형·경량화된 신형 미사일의 장점을 이용, 소형 전투함과 폭격기, 지상 발사대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대량의 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해군 함정들을 공격하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다. 이러한 도발에 대한 우려는 이미 해외에서도 수 차례 제기되어 왔다. 미 워싱턴 소재 안보전문 민간연구단체 CNS(Center for Nonproliferation Studies)의 동아시아담당국장 제프리 루이스(Jeffrey Lewis) 박사와 영국 BBC, 미국 외교전문지 The Diplomat은 이 미사일의 존재가 처음으로 식별되었던 지난 6월, “한국해군은 북한 해군의 신형 대함 미사일에 대응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며, 특히 전방 지역에서 초계를 맡고 있는 구형 함정들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에 대단히 취약하다”고 지적한 바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신형 전투함과 신형 미사일의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대응 수단이 갖춰지지 않고 있다. 구형 호위함과 초계함은 어차피 도태될 전력이기 때문에 추가 개량은 예산 낭비이고, 유도탄 고속함은 이제 막 전력화되고 있는 무기체계이기 때문에 곧바로 성능개량에 나서는 것이 어렵다는 경제 논리 때문이었다. 전방에서 작전하는 함정들에게 함대공 미사일과 교란기 등 방어 수단을 장착하고, 멀리서부터 미사일 위협을 감지할 수 있는 조기경보기를 24시간 띄울 수 있도록 조기경보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데는 수천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물론 적지 않은 돈이지만 우리는 돈 얼마 아끼려다가 누군가의 가족이자 누군가의 연인, 누군가의 친구이자 이웃이었던 소중한 마흔 여섯의 젊은이들을 차디찬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다. 이제 소를 더 잃기 전에 외양간을 미리 고쳐놓을 생각을 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해군, 세계 6번째로 잠수함사령부 창설

    해군, 세계 6번째로 잠수함사령부 창설

    해군이 1일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했다. 1992년 독일에서 최초의 잠수함 ‘장보고함’(1200t급)을 도입한 지 23년 만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해상 위협에 대비해 연안 제해권을 확보하고 동북아의 해양 주권 분쟁에 대비한 대양해군의 초석을 다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경남 진해의 잠수함 사령부는 군의 해상무기체계 가운데 은밀하게 잠행해 적 함정과 지상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잠수함의 교육훈련, 정비 등을 종합적으로 지휘하고 해상교통로 보호, 적의 핵심 전략목표 타격 등의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이는 기존 9잠수함전단(준장급 부대)을 모체로 했으나 수상 함정 위주인 1, 2, 3함대 사령부와 마찬가지로 해군 소장이 지휘하는 부대로 격상된 것이다. 해군 관계자는 “예전에는 작전은 해군작전사령관이, 정비는 군수사령부에서 수행해 잠수함 전단 내에서 이를 소화할 수 없었지만 사령부 창설을 통해 이를 모두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잠수함 전력의 향상을 통해 동·서·남해 수중을 완벽하게 방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인도가 독자적 잠수함사령부를 운용하고 있고 중국과 러시아는 잠수함전력을 분산해 함대별로 운용한다. 해군은 현재 209급(1200t) 9척과 214급(1800t) 4척 등 13척의 디젤 잠수함을 실전 배치하고 있다. 2019년까지 214급 잠수함을 늘려 모두 18척을 운용할 예정이고 2020년부터는 수직발사대에서 사거리 1000㎞ 이상의 잠대지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000t급 잠수함을 도입할 계획이다. 해군은 올해 말 제주 강정 해군기지가 완공되면 제주도에도 잠수함을 배치할 예정이다. 해군은 특히 23년째 잠수함을 운용하면서 세계에서 유례없이 무사고 작전 운용 기록을 달성했음을 내세운다. 항해거리만 364만 8440㎞로 지구를 91바퀴 돈 거리와 같다. 하지만 북한은 물론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주변국이 잠수함 전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한반도 주변 해역은 각국 잠수함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동·서해 함대사령부 예하에 로미오급(1800t)을 포함한 70여척의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고 미사일 수직발사관을 갖춘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이다. 북한 해군이 최근 신형 호위함과 함대함미사일을 증강하는 등 공세적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점과 독도와 이어도를 놓고 일본, 중국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잠수함 전력의 내실을 좀 더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한국 해군의 수상전투함 전력이 일본의 3분의1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질적으로 우수한 잠수함 개발이 시급하다”면서 “2020년대 이후에는 현재의 디젤잠수함보다 기동성과 은밀성, 생존 능력이 우수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잠수함 승조원에 대한 처우 개선도 과제다. 잠수함 승조원이 되려면 평균 1년 이상의 기간이 걸려 승조원은 장기복무 장교와 부사관 위주로 운용된다. 이들은 월 50만~90만원의 근무수당을 받지만 1년에 150일 이상을 출항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을 반영하듯 지난해 부사관 지원율은 63%에 불과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항모 수장”...김정은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美 항모 수장”...김정은의 ‘계란으로 바위치기’?

    최근 북한이 서해와 동해에서 잇따라 미국 항공모함에 대한 대규모 타격 훈련을 실시하고 김정은이 “미국 항공모함을 얼마든지 수장해버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면서 도대체 어떤 전력과 전술을 가지고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 항공모함에 맞서 싸울 생각을 하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말 동해 원산 앞바다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빨치산식 전법으로 적의 중추를 호되게 공격하기 위한 전법을 부단히 연구·완성한다면 항공모함도 얼마든지 수장해버릴 수 있다”면서 “미 해군역사에 수치스러운 한 페이지를 우리 세대가 또 한 번 써주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객관적인 전력을 보자면 북한이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해 격침시킬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유사시에도 미국 항공모함이 북한 연안에 바짝 붙을 일도 없을뿐더러 미 항모 주변에는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과 핵잠수함들이 철통같은 방어선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북한이 내놓을 수 있는 전력이라고는 30년 넘은 구형 잠수함과 제대로 비행할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운 전투기들뿐이니 이러한 전력으로 미 항모전단을 향해 돌격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 수준을 넘어 ‘메추리알로 바위치기’에 가깝다. 하지만 아무리 전력 격차가 크게 나더라도 북한에서 ‘최고 존엄’이 지시하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 북한은 이미 반세기 전에 미국의 대형 순양함을 입으로 격침시켰던 화력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발찌모르 격침사건 평양에 있는 ‘조국해방전쟁기념관’에 가면 실내에 검은색 어뢰정 한 척이 전시되어 있다. 1950년 7월 2일 주문진 앞바다 해전에서 미 해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다는 제2어뢰정대의 소형 어뢰정 가운데 1척이다. 북한의 주장에 따르면 4척의 소형 어뢰정으로 편성된 제2어뢰정대는 1950년 7월 2일 새벽 주문진 앞바다에서 미 해군 중순양함 1척과 경순양함 1척, 구축함 1척으로 구성된 함대와 조우했다. 미 군함들은 북한 어뢰정대를 발견하고 치열한 함포 사격을 퍼부었으나, 북한 어뢰정들은 미 해군의 탄막을 뚫고 근거리까지 돌격했다. 4척 가운데 2척은 중순양함을 향해 돌격했고, 1척은 연막탄을 치며 구축함을 유인하는 역할을, 다른 1척은 경순양함에 어뢰 공격을 퍼부었다. 전투 결과는 북한군의 압승이었다. 북한 어뢰정들은 자신보다 100배 이상 큰 1만3,600톤급 중순양함 ‘발찌모르'(USS Baltimore)를 격침시키고, 같이 있던 경순양함을 대파시켰으며, 구축함을 퇴각시켰다. 17톤짜리 어뢰정이 1만 톤이 넘는 순양함 함대를 상대로 이러한 승리를 거둔 것은 세계 해전사에 길이 남을 대첩이었고, 어뢰정대 지휘관 김군옥은 공화국영웅칭호를 받고 부대는 최정예 부대에만 부여되는 ’근위칭호‘가 주어졌다. 북한은 이 ‘발찌모르 격침사건’을 투철한 사상으로 무장한 인민군 전사들이 빨치산식 게릴라 전술을 활용해 미국의 대형 전투함을 수장시킨 사례이며, 사상 무장만 잘 되어 있다면 미국의 대형 전투함들을 얼마든지 상대할 수 있다고 선전하는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 하지만 1950년 7월 2일 새벽 북한이 격침시켰다는 ‘발찌모르’ 순양함은 지구 반대편에 있었다. 이 순양함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년 퇴역했다가 1952년에 미사일 순양함으로 개조하는 공사를 받고 1955년 재취역했기 때문에 1950년 7월 2일에는 미국 서부 워싱턴주에 있는 브레머톤(Bremerton) 해군기지에 정박해 있었다. 7월 2일 새벽 주문진 앞바다에서 전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당시 이 해역에는 미 해군 경순양함 주노(USS Juneau), 영국해군 순양함 자메이카(HMS Jamaica), 호위함 블랙 스완(HMS Black Swan) 등 3척의 전투함이 있었다. 미 해군과 영국해군이 남긴 교전 기록에 따르면 북한 해군 어뢰정 4척과 기관포 탑재 경비정 2척이 출현해 함포 사격을 실시했고, 이 가운데 1척이 격침, 1척 대파, 1척 파손 피해를 입고 해안으로 도주했으며, 살아남은 1척 역시 바다로 도주한 것으로 되어 있다. 당시 교전에 참가했던 3척의 UN군 함정 가운데 2척은 북한 해역에서 계속 작전했고, 영국 순양함 자메이카만 보급을 위해 사세보 항에 기항했는데, 기항 당시 자메이카는 생채기 하나 입지 않은 상태였고, 이후 1957년까지 세계 각지를 누비다가 정상 퇴역했다. 북한이 격침시켰다는 배가 교전 시간대에 지구 반대편에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자 북한은 “미국이 날조한 것이며, 실제로 격침된 배는 발찌모르 순양함과 동형인 보스턴함”이라고 주장했지만, 이 역시 허위사실임을 증명하는 사진들이 여러 장 공개되면서 전 세계적인 조롱거리로 전락한 바 있었다. 더 우스운 것은 북한이 격침시켰다는 순양함은 건재하고, 4척이 무사 귀환했다는 북한 어뢰정은 1척만 남아 육상에 전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살아남은 어뢰정은 당시 도주했던 1척일 것이며 생환 후 패배를 숨기고 처벌을 모면하기 위해 거짓 보고를 한 것이 ‘발찌모르 격침사건’ 조작의 시작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빨치산식 타격 전법, 항모 격침 가능할까? 이번에 두 차례나 김정은이 현지 지도했던 항공모함 타격훈련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무모하다 못해 우습기까지 하다. 현대적인 해상 전투와는 거리가 대단히 먼 무기와 전술이 동원되었기 때문이다. 북한은 서해와 동해 해안과 가까운 작은 무인도를 미국 항공모함으로 가정해 훈련을 시작했다. 가상의 미군 항공모함이 나타나면 항공 및 반항공군의 전파탐지기구분대(레이더 부대)가 이를 포착해 경보를 전파하고, 전투기가 출격해 공습을 하면서 수중에서 매복해 있던 잠수함들이 어뢰 공격을 퍼붓는 방식이다. 훈련에 동원된 전투기는 북한 공군이 56대 가량 보유하고 있는 MIG-23 전투기였다. 애초에 공대공 요격기로 개발된 이 전투기는 대함 미사일 등 정밀 유도무기를 운용할 수 없어 대함 공격능력이 없다. 북한군은 이 전투기에 유도가 되지 않는 ‘멍텅구리 폭탄’과 로켓포드, 기관포 등을 탑재해 공격하는 원시적인 전술을 구사할 수밖에 없었다. 항공기가 적함 상공까지 날아가 폭탄을 투하하고 로켓탄으로 공격하는 전술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나 있었던 전술이며, 장거리 함대공 미사일이 크게 발달하기 시작한 근래에는 구사하기 어려운 전술이다. 미 해군 항공모함 타격전단은 이지스 순양함 1척과 이지스 구축함 4~6척,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2척 등으로 구성된다. 항모 전단의 상공에는 E-2D 조기경보기와 F/A-18E/F 전투기 4~6대가 공중 초계를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공군 전투기가 이륙하면 이륙 단계에서부터 즉각 포착이 가능하다. F/A-18E/F 전투기는 사거리 70km 이상의 AIM-120C 공대공 미사일을 최대 8발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북한 공군이 보유한 모든 MIG-23 전투기가 동시에 공격해 오더라도 MIG-23의 레이더 탐지거리 밖에서 이들을 모두 격추시킬 수 있다. 굳이 전투기가 동원되지 않더라도 항모 전단에 배속된 이지스 구축함들만 요격에 나서더라도 북한의 공격을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 각각의 이지스함은 18개 안팎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7척의 이지스함은 아무리 그 능력을 낮게 평가하더라도 126개의 표적을 동시에 공격할 수 있다. 즉, 미 항모를 노리는 모든 북한 전투기는 항모 반경 100km 이내 접근이 불가능하다. 북한에게는 MIG-23 이외에도 구식인 H-5 폭격기를 개조해 공대함 미사일 발사용으로 운용 중인 기체가 있지만, 그 수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 전력으로도 미 해군 항모전단에 생채기 하나 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잠수함은 어떨까? 북한이 이번 훈련에 동원한 잠수함은 북한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1,800톤급 ‘무한(武漢)’급으로 1960년대 개발된 구소련제 로미오(Romeo)급 디젤 잠수함의 중국제 복제 생산형의 부품을 가져다가 북한이 건조한 구형 잠수함이다. 이러한 구형 잠수함들이 미 해군 항모를 격침시키는 것은 미 항모가 호위 전력 없이 혼자서 북한 영해 깊숙이 들어갈 때나 가능하다. 하지만 주력 함재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이 1,000km에 육박하는 마당에 미 해군 항모가 북한 영해에 접근할 이유가 없다. ▲‘메추리 알로 바위 치기’ 미 해군은 대잠수함 작전 시 항공모함 주변을 다수의 구축함들이 둘러싸고 구축함의 소나와 대잠헬기를 이용해 여러 겹의 대잠 저지선을 편다. 미 해군은 십 수 년간 환태평양군사훈련(RIMPAC) 기간 중 여러 나라의 디젤 잠수함을 대상으로 재래식 잠수함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전술과 무기체계를 개발해 왔고, 잠수함이 내는 미세한 소음이나 자기 변동, 통신 추적 등을 통해 잠수함을 잡아내는데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과 장비,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형 디젤 잠수함 몇 척이 항모 전단의 방어선을 뚫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설령 북한 잠수함이 미 해군의 대잠 저지선을 뚫고 항공모함에 어뢰를 발사해 명중한다 하더라도 철저한 수밀 설계가 되어 있는 대형 항공모함을 어뢰 1~2발로 격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미 해군은 접근하는 어뢰를 교란 및 회피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준비해 놓고 있기 때문에 김정은이 호언장담한 것처럼 북한 잠수함이 미 해군 항모를 수장시키는 것은 김정은의 상상 속에서나 가능하다. 이러한 사실을 김정은 역시 모를 리가 없다. 하지만 군인들의 사기 진작과 내부 결속을 위해 그는 “빨치산식 전법으로 항공모함도 수장시키지 못할 것이 없다”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고, ‘최고 존엄’의 독려가 거짓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북한군 조종사들과 잠수함 승조원들은 미 해군 항모를 향해 자살돌격도 마다하지 않는 ‘수령 결사옹위를 위한 총폭탄’을 기꺼이 자처할 것이다. 손으로 계란을 들고 바위에 내리친다면 깨지는 것은 계란이지 손이 아닌 것처럼 죽어 나가는 것은 북한 군인들이지 김정은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개인의 일신 안위를 위해 군인과 백성들을 사지로 내모는 지도자의 말로(末路)는 언제나 비참하다는 것은 오늘도 계란으로 바위 치는 연습을 하고 있는 김정은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 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정옥근 前해참총장, STX에 직접 뇌물 요구했다

    정옥근 前해참총장, STX에 직접 뇌물 요구했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고양지청장)은 29일 정옥근(62) 전 해군참모총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로 체포했다. 정 전 총장은 2008년 고속함 및 차기 호위함 등의 수주 편의 제공 대가로 STX조선해양, STX엔진 등으로부터 장남이 설립한 요트 회사를 통해 7억 7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그는 직접 STX 측에 아들의 회사에 지원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합수단은 정 전 총장의 장남(38)과 윤연(67) 전 해군작전사령관을 각각 뇌물수수 공모 및 뇌물 공여 혐의 등으로 체포했고, 수사를 마친뒤 이날 돌려보냈다. 정 전 총장이 현직에 있던 2008년 해군이 개최한 국제 관함식 행사에서 정 전 총장의 장남이 최대 주주였던 회사는 부대 행사로 요트 대회를 진행했다. 당시 STX 측은 사외이사였던 윤 전 사령관을 통해 광고비 명목으로 7억 7000만원을 후원했다. 합수단은 이 후원금이 STX 측이 납품 편의를 기대하고 정 전 총장에게 건넨 뇌물이라고 보고 수사를 해 왔다. 합수단은 서충일 ㈜STX 사장, 강덕수(구속 수감) 전 STX그룹 회장 등 STX 전·현직 고위 관계자들을 잇달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광고비가 사실상 뇌물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법원 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29일 군사기밀을 미국 군수업체에 넘긴 혐의로 기소된 김상태(85) 전 공군참모총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를 운영한 김 전 총장은 2004∼2010년 공군 전력증강사업과 관련한 2, 3급 기밀을 12차례에 걸쳐 록히드마틴에 넘기고 수수료 25억원을 챙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얼어붙은 최영함, 캐나다 토론토함 화제…해군 “작동엔 이상 없어”

    얼어붙은 최영함, 캐나다 토론토함 화제…해군 “작동엔 이상 없어”

    ‘얼어붙은 최영함’ 얼어붙은 최영함 사진이 최근 캐나다 토론토함 소식에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해군 순항훈련에 참가한 최영함(4400t급)이 선체 곳곳이 꽁꽁 얼어붙은 채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 입항하는 모습이 러시아 언론에 보도돼 관심을 모았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최영함이 마지막 기항지인 블라디보스토크 항으로 이동 중 파고 6∼7m, 풍속 60∼70노트, 기온 영하 16∼18℃ 등 악천후를 만났으나 각종 무기체계 및 장비 작동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 해역에서 눈 폭풍을 만나 함포와 함수, 갑판 난간 등이 눈으로 뒤덮여 있지만, 작전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공 미사일인 SM-2와 함포 등 함정 내 무기체계는 고온 및 저온에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자동 보온·보냉·항습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임관을 앞둔 해군 사관생도 등이 참여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지난 9월 18일 진해항을 출항했으며, 오는 23일 진해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순항훈련에는 ‘아덴만 여명 작전’ 때도 활약한 최영함과 군수지원함인 천지함(4200t급)이 참가했으며, 순항훈련단은 미국 괌을 시작으로 호주, 인도, 러시아까지 12개국 12개항을 순방하며 90여일간 3만 7000여km를 항해했다. 해군 순항훈련은 1954년 이래 올해로 61회째다. 한편 캐나다 해군의 호위함 토론토함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해 나토군과 함께 대서양과 지중해 등에서 합동 해상작전을 벌이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꽁꽁 얼어붙어 화제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얼어붙은 최영함, 캐나다 토론토함 화제…해군 “작동엔 이상 없어”

    얼어붙은 최영함, 캐나다 토론토함 화제…해군 “작동엔 이상 없어”

    ‘얼어붙은 최영함’ 얼어붙은 최영함 사진이 최근 꽁꽁 언 채 귀환한 캐나다 토론토함 소식에 다시 한번 눈길을 끌고 있다. 해군 순항훈련에 참가한 최영함(4400t급)이 선체 곳곳이 꽁꽁 얼어붙은 채 지난 18일(현지시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항에 입항하는 모습이 러시아 언론에 보도돼 관심을 모았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21일 “최영함이 마지막 기항지인 블라디보스토크 항으로 이동 중 파고 6∼7m, 풍속 60∼70노트, 기온 영하 16∼18℃ 등 악천후를 만났으나 각종 무기체계 및 장비 작동에 문제가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러시아 해역에서 눈 폭풍을 만나 함포와 함수, 갑판 난간 등이 눈으로 뒤덮여 있지만, 작전수행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대공 미사일인 SM-2와 함포 등 함정 내 무기체계는 고온 및 저온에도 작동이 가능하도록 자동 보온·보냉·항습장치가 설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임관을 앞둔 해군 사관생도 등이 참여한 해군 순항훈련전단은 지난 9월 18일 진해항을 출항했으며, 오는 23일 진해항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이번 순항훈련에는 ‘아덴만 여명 작전’ 때도 활약한 최영함과 군수지원함인 천지함(4200t급)이 참가했으며, 순항훈련단은 미국 괌을 시작으로 호주, 인도, 러시아까지 12개국 12개항을 순방하며 90여일간 3만 7000여km를 항해했다. 해군 순항훈련은 1954년 이래 올해로 61회째다. 한편 캐나다 해군의 호위함 토론토함도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해 나토군과 함께 대서양과 지중해 등에서 합동 해상작전을 벌이고 귀환하는 과정에서 꽁꽁 얼어붙은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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