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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랜드 유통업계 다크호스

    패션 브랜드로 성장한 이랜드그룹이 아울렛, 할인점, 백화점에 이어 슈퍼마켓에까지 영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유통업계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22일 ㈜뉴코아와 ㈜이랜드월드로 뉴코아컨소시엄을 구성해 636억 5000만원에 전국 32개 슈퍼마켓을 보유한 해태유통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랜드그룹은 백화점(엔씨백화점 3개), 할인점(킴스클럽 11개), 아울렛(2001아울렛 6개, 뉴코아아울렛 8개)에 이어 슈퍼마켓 사업에까지 진출, 종합유통기업으로 성장할 발판을 마련했다. 이밖에 아울렛인 세이브존 인수도 추진 중이며,8월에는 13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펀드를 조성해 그랜드백화점 서울 강서점과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는 내용의 본계약도 체결한다. 이곳에 아울렛, 백화점, 할인점, 영화관, 스포츠센터, 호텔 등을 만들어 강서 최대의 유통센터로 키울 계획이다. 이랜드측은 “해태유통의 슈퍼마켓이 기존의 매장과 중복되지 않는 데다 매장의 70%가량이 수도권에 위치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1980년 의류로 시작해 현재 30여 패션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최근 유통부문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유통부문은 지난 1994년 ‘2001아울렛’으로 시작,2003년말 법정관리 중인 뉴코아 25개 점포(뉴코아백화점 10개점, 할인점인 킴스클럽 15개점)를 인수하며 성장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2조 654억원 중 유통이 60%인 1조 2410억원을 차지했다. 이랜드측은 “2004년 기준 ㈜뉴코아의 보유 현금만 1000여억원에 달한다.”면서 “지난 5월 인수키로 한 그랜드백화점 강서점과 주차장 부지의 경우 펀드를 조성해 우리가 위탁·운영하는 것이어서 자금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알뜰살뜰 정보]

    ●그랜드마트 계양점은 28일까지 개점 7주년을 맞아 ‘생식품 1+1 행사’ 등 다양한 할인·기획 행사를 실시한다.‘생식품 1+1 행사’는 일자별로 5개 품목씩 판매. 양파(1㎏×2) 1200원, 자반(1손×2) 1700원, 감자(2㎏×2) 3980원, 회초밥(팩×2) 5700원, 느타리버섯(300g×2) 2000원, 국산 참조기(10마리 ×2) 1만 5000원 등.●우리닷컴(www.woori.com)은 해태음료 전용 온라인 매장을 열고 아미노업, 썬키스트 오렌지 주스, 평창 샘물 등 모두 90여종을 판매가와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한다.31일까지 101명을 추첨,1명에게 LG 휘센 에어컨을,100명에게는 영화 ‘웰컴 투 동막골’ 티켓 2장을 준다.●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24일까지 ‘제2회 웨딩페어’를 진행한다.‘4인4색 혼수인테리어전’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펜디카사의 침실용품을 신혼집 스타일로 구성해 내놓았으며,‘케빈리 웨딩파티 제안전’에서는 플로리스트 겸 파티플래너인 케빈리가 모두 12개의 테이블 데코레이션을 통해 웨딩파티 스타일을 선보인다.●삼성테스코 홈플러스는 21일 유아를 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베이비클럽’을 모집한다.‘베이비클럽’은 홈플러스 마일리지 카드인 패밀리카드 소지자 중 임산부나 0∼36개월의 유아를 가진 소비자가 가입 대상이며, 유아 관련 상품 할인쿠폰이나 유아마사지 교실 등 유아관련 강좌 무료 참가 등의 혜택을 준다.●CJ쁘띠첼(www.petitzel.co.kr)은 7∼8월 더 보디숍과 날씨 마케팅을 실시한다. 비오는 날 ‘더 보디숍 웰빙스페이스 명동점’에서 스파 서비스를 받으면 따뜻한 커피와 부드러운 쁘띠첼 치즈케익(2100원)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 클래식, 블루베리, 초코 등 3종을 준비했다.2100원.●갤러리아백화점은 24일까지 애견 컨테스트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접수 방법은 직접 방문과 이메일(hsstartv@hanwha.co.kr) 접수 등 두 가지이며, 기재사항은 애견 이름·성별·품종·나이·접수자 성명·전화번호 등. 신청서 사진을 통해 모두 20마리를 뽑아 오는 31일 수원점에서 본선을 치른다.●GS마트는 24일까지 호주의 자연 친화상품을 한데 모은 ‘서호주 웰빙상품전’을 연다. 이번 행사에서는 자연산 벌꿀을 비롯해 양고기·천연 양모·고급 와인 등 서호주 대표부가 엄선한 100여종의 웰빙상품을 선보인다.●신세계백화점은 오는 8월 말까지 야외 VIP주차장에 이동식 ‘차량용 오존살균기’를 설치, 에어컨 및 차내에서 기생하는 세균과 곰팡이균을 박멸해주는 서비스를 실시한다.‘오존 살균 서비스’는 차안에 호스를 통해 오존을 살포, 세균성 바이러스와 O157균, 살모넬라균 등을 없애고 차내 냄새도 제거한다.●GS이숍(www.gseshop.co.kr)은 25일까지 ‘겨울의류 폭탄세일’을 열고 가죽, 모피, 코트, 바지 및 니트 등을 10만원 대에 내놓았다. 소비자 44명을 추첨, 소니 디지털카메라,GS홈쇼핑 10만원 상품권,S&J렉스머플러, 가죽 숄더백, 패딩점퍼 등 경품도 준다.●옥션(www.auction.co.kr)은 27일까지 패션ㆍ의류 분야 주부 프로슈머를 모집한다. 선정된 소비자들은 여성의류, 남성의류, 패션잡화, 유아의류 등에서 활동하며 분기별 간담회에도 참석한다. 활동기간은 3개월.
  • 몰락하는 ‘속리산 관광’

    몰락하는 ‘속리산 관광’

    “대한민국에서 상권이 이만큼 죽은 데가 어디 또 있을까.” 속리산 입구에서 음식점을 하는 박화용(44)씨는 “주5일 근무제도 전혀 약발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속리산 관광객이 급감하고 있다. 볼거리가 단조롭고 시대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1970∼90년대 단골 수학여행지로 인기를 끌던 속리산 관광이 법주사와 문장대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바래듯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숙박업소 절반·상가 20% 문닫아 20일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사내리 법주사 입구 상가단지. 점심 때지만 식당마다 파리만 날렸다. 손님이 있어도 2∼4명에 그쳤다. 거리는 적막감마저 감돈다. 박씨는 “평일엔 손님이 하루 10명도 안 된다. 주말에도 30명이 고작이다.”고 말했다. 그는 “일이 없는 데다 재료값이나 아껴보려고 음식점 주인들이 산으로 나물을 캐러가는 판”이라며 혀를 찼다. 옆집 기념품가게 주인 김헌수(62)씨도 “하루 매상이 고작 2000∼3000원”이라고 했다. 이곳에는 음식점, 여관, 기념품가게, 슈퍼마켓 등 300여개의 상점이 있지만 20%인 60여곳이 문을 닫았다. 숙박업소는 60여개 중에 절반이 폐업했다.Y호텔은 3년 전에 문을 닫았고 C모텔은 폐업한 지 5년이나 됐다. 상인끼리 연대보증을 서 한군데가 망하면 연쇄 부도가 나 함께 무너졌다. 해주모텔 종업원은 “방이 48개나 되지만 평일에는 손님 한명 없는 게 대부분이고 나가도 기껏 방 한칸 정도”라며 “주말에도 2∼3칸이 나가면 운이 좋은 날”이라고 허탈하게 웃었다. ●수학여행단 기피… 법주사도 노심초사 법주사 종무소 안춘석 과장은 “세월 좋을 때는 아침부터 3시간 만에 40∼50개의 수학여행단이 밀어닥쳤는데 요즘에는 1개도 보기 힘들다.”며 “150여명이나 되던 사진사도 관광객이 줄고 디지털카메라 등의 보급으로 2명밖에 남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했다. 속리산은 1970년 3월 국립공원이 됐다. 법주사, 화양·쌍곡계곡, 문장대 뒤쪽 등 4개 매표소를 통해 입장한 관광객이 90년에는 연간 208만여명에 이르렀지만 95년 193만명,2000년 119만명으로 급감했다. 지난해는 98만명 정도로 국립공원 지정 후 처음으로 100만명 아래로 떨어졌다. 법주사만 따지면 60만여명이다.80년대에는 이곳만 100만명이 넘었다. 올해 상반기 4곳에서 21만 5237명만 찾아 지난해의 3분의1로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입장료는 공원이용료 1600원과 문화재관람료 2200원을 받는다. 문화재관람료는 법주사 입구 매표소에서만 받고 있다. 법주사는 문화재관람료 전액과 공원이용료의 30%를 가져간다. 안 과장은 “절 식구 130명이 먹고사는 데도 벅차 예전과 달리 장애인단체 등을 돕기가 쉽지 않다.”며 “연 입장객이 40만명 아래로 떨어지면 절도 죽는다.”고 말했다. ●주변도로 4차로 없는 80년대 수준 속리산은 법주사를 구경하고 문장대까지 오르면 관광이 끝난다. 설악산처럼 주변에 리조트나 바다가 없다. 지리산처럼 온천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안 과장은 “묵으면서 보고 즐길 만한 게 없어 주5일제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고, 학생들도 체험 위주로 수학여행 등을 하다 보니 인근 유스호스텔에 와도 법주사까지 오지 않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수학여행이 ‘현장체험학습’으로 이뤄지면서 제주도 등이 선호되고 있다. 이런 판에 지난해는 정부가 금강산 관광까지 권장하자 속리산 상인들은 같은 해 2월 반대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국토의 중심에 있다는 이점도 사라졌다. 전국이 1일 생활권으로 변했지만 속리산은 접근성이 제자리 걸음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속리산사무소 관계자는 “주변에 4차로가 한 군데도 없을 정도로 도로 수준이 80년대에 머물러 있다.”며 한심스러워했다. ●“리조트·불교성지·체험형 관광지 추진을” 전성기 때 속리산은 피서철 해수욕장변 여관처럼 바가지 요금이 판을 쳤다. 박씨는 “종업원을 3∼4명이나 두었어도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여관마다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로 꽉꽉 찼다.5∼6명이 한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먼저 들어가려고 학생들이 새벽부터 입구 법주사 매표소까지 뜀박질하는 장면도 자주 연출됐다. 90년대 후반부터는 관광객이 급감하고 전망도 안 좋자 개보수나 신축을 포기했다. 시설이 80∼90년대 그대로다. 장사가 더 악화돼 집집마다 수천만원의 빚만 졌다. 관광특구지만 밤 9시면 문을 닫아 거리 곳곳이 깜깜하다. 속리산관광협의회 최석주 회장은 “투자가 중단돼 관광산업이 30년째 제자리”라며 “최근 관광패턴에 맞춰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체험형 관광지로 조속히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리조트나 불교성지로 개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보은군 관계자는 “상가 부지가 조계종 소유이고 자연공원법에 묶여 있어 개발이 어렵다.”면서 “현재로는 별다른 개발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보은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美국무부 한국과 요즘 파티 분위기

    美국무부 한국과 요즘 파티 분위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미국 국무부에서 한반도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국과(Office of Korean Affairs)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요즘만 같아라.’다. 미국 정부 안팎의 일부 의구심을 떨쳐내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성공한 데 이어 ‘반미감정’이 우려돼온 한국에서 크리스토퍼 힐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인기가 치솟는 등 한국과 직원들의 사기가 오를 만한 일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저녁 7시(현지시간). 워싱턴 중심가 북서쪽에 자리잡은 고풍스러운 콘도의 로비에서 국무부 한국과 직원들의 파티가 시작됐다. 최근 부임한 캐슬린 스티븐스 동아태 수석부차관보를 환영하는 자리였다. 한국에 출장중이었던 제임스 포스터 과장을 대신해 테드 오시어스 부과장이 ‘호스트’를 맡은 이날 모임에는 한국과 직원 20명 가운데 대부분이 참석해 단합을 과시했다. 또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 등 한반도 전문가와 주미대사관의 외교관, 한국 특파원들도 초대됐다. 특히 한국 출장을 마친 힐 차관보가 이날 오후에 워싱턴에 도착하자마자 행사장으로 달려와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한국대사였던 힐이 차관보로 발탁된 데 이어 한국을 잘 아는 스티븐스가 수석부차관보로 부임하면서 전체적으로 동아태국 내에서도 일본이나 중국보다 한국 업무의 비중이 커진 느낌을 주고 있다. 스티븐스 수석부차관보는 지난 70년대 외교관이 되기 전 한국 학교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할 때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에 경례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일 등 한국에서의 기억을 상기하면서 “일본과 중국도 모두 중요하지만 한국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최근 새롭게 진용을 갖춘 한국과를 한국과와 북한과로 분리하는 문제도 장기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직원들은 6자회담 재개 성사 과정에서 힐 차관보 등이 보여준 진지한 협상 태도가 한국민의 높은 평가를 받은 점도 고무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힐 차관보가 한국의 젊은 세대, 특히 네티즌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다소 놀라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파티 분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는 예측할 수 없다. 당장 다음주로 다가온 6자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내의 분위기는 곧바로 강경 쪽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힐 차관보는 대북 협상과 관련, 백악관이나 국방부로부터 압박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압박으로 말하면 언론으로부터도 느낀다.”면서 “압박 속에서 협상을 해나가는 것이 외교관의 역할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힐 차관보는 강경파로 알려진 딕 체니 부통령도 직접 만나 북핵 문제를 보고한다고 말했다. 대화 도중 누군가가 힐 차관보와 한국 정치지도자의 인기를 비교하는 농담을 하자 힐 차관보는 곧바로 손가락을 입술에 갖다 댔다. 잘 나갈 때일수록 조심하자는 의미인 것 같았다. dawn@seoul.co.kr
  • [스포츠 포커스] 4강 티켓 ‘남은 2장’ 어디로

    ‘PO 티켓을 잡아라.’ 짧지만 꿀맛 같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보낸 프로야구가 19일 후반기에 돌입하면서 ‘가을 축제’의 초대장을 어느 팀이 거머쥘지 팬들의 궁금증을 더한다. 후반기 총력전을 선언한 각 구단이 자체 분석한 4강 판도를 종합해 가능성을 타진해 본다. ●양강체제는 계속될까 전반기 내내 철옹성 같은 ‘양강체제’를 구축하다가 막판에 삐긋거렸던 삼성과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 전망은 여전히 가장 밝다. 9승1무14패로 ‘잔인한 6월’을 보낸 삼성은 7월 들어 반타작(4승1무4패)에 성공, 한숨을 돌렸다.4강은 99% 확실한 가운데 한국시리즈 직행 여부가 관심거리. 선발에 새로 합류한 교체용병 팀 하리칼라(혹은 임동규)와 권오준의 활약 여부,2할6푼대까지 떨어진 팀타선의 부활이 변수다. 1위 점령을 눈앞에 두고,7월에 1승7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던 두산엔 올스타브레이크가 가뭄 끝에 단비였다.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한 ‘주포’ 김동주-안경현의 복귀와 기아에서 영입한 선발 다니엘 리오스의 부활이 2위 수성의 열쇠다. ●4위 다툼은 점입가경 3위 한화와 4위 SK는 불과 1.5경기차. 게다가 7위 현대도 SK에 불과 4경기 뒤져 4강 싸움은 여전히 혼미하다. 다만 6·7월 상승세를 탄 한화와 SK,LG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인다. 하위권을 멤돌다 9연승을 달리며 일약 3위까지 치솟은 한화는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끌어내는 카리스마가 무섭다.”는 평가를 받는 김인식 감독의 용병술이 최대 장점. 다만 선발 송진우-정민철-문동환과 마무리 지연규가 모두 삼십줄을 훌쩍 넘어 체력과 부상 등이 우려된다.6월 이후 20승12패(승률 .625). 8개구단 중 가장 두터운 선수층을 자랑하는 SK는 6월 초까지 꼴찌를 다투다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6월 이후 성적만 보면 22승3무10패(.687)로 단연 1위. 이진영과 이호준, 박경완이 제 실력을 발휘하면서 지뢰밭 타선을 구축했다. 론 차바치와 엄정욱, 이승호의 복귀가 빨라진다면 탄력을 더할 태세다. LG는 후반기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주전 절반이 부상으로 신음하던 초반 부진을 딛고 완연한 회복세. 외국인 투수 레스 왈론드와 ‘돌아온 에이스’ 이승호의 어깨로 4강을 넘본다.6월 이후 승률 .531(17승1무15패)의 강세. 초반 돌풍을 일으켰던 롯데는 장원준과 염종석의 활약, 마무리 노장진의 부활이 관건이다. 현대도 김수경의 복귀와 무너진 불펜을 재건해야 가을에 야구를 할 수 있다. 꼴찌 기아는 남은 48경기에서 31승을 거둬야 5할 승률에 도달할 만큼 안타까운 상황이다. ●박노준 SBS 해설위원 용병활약이 4강의 열쇠다. 리오스(두산)를 포함, 무려 9명의 용병들이 교체됐다. 삼성과 두산을 제외한 나머지 팀 가운데 투타에서 안정적인 SK가 가장 유리하다.3위 한화는 전반기 투수난을 ‘단방 처방’으로 메웠지만 후반기에는 엄정욱 이승호, 차바치 등이 복귀할 SK에 순위를 내줄 가능성이 높다.LG의 상승세도 무시할 수 없다. 승차가 거의 없는 롯데와 현대는 후반 초반에 승부를 내지 않는 한 제자리 싸움을 벌일 공산이 짙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 1위 삼성과 2위 두산은 안정권이다. 나머지 티켓은 한화와 SK가 좀더 가까이에 있다. 한화는 송진우·정민철의 활약에 따라 2위도 넘볼 수 있다. 토종 선수들의 힘으로 4위에 오른 SK는 가장 잠재력이 큰 팀이다. 하지만 LG도 다크호스로,4∼5선발의 활약에 따라 4강도 충분하다. 롯데는 장원준과 염종석, 현대는 김수경과 불펜에 따라 대반전을 이룰 수도 있다. 기아는 김진우와 그레이싱어가 선발등판한 전경기를 낚아야 희망이 있다. ●하일성 KBS 해설위원 4강 여부는 마운드에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모두 믿을 만한 왼손 투수가 없어 결과를 점치기는 쉽지 않다. 일단 삼성은 4강 진출이 확실하다.2위 두산은 김동주의 방망이와 용병 투수 리오스가 얼마만큼 해 주느냐에 달렸다.SK는 선수층이 두터워 7∼8월을 잘 넘기는 데 가장 유리한 팀이다. 기아는 김진우의 어깨에 달렸다. 하반기 스타트 이후 4∼6연승으로 탄력을 받아야 4강이 가능하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여름바다 조스공포…난류타고 충남까지 북상

    여름바다 조스공포…난류타고 충남까지 북상

    지난달 해녀가 상어에 물린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앞바다는 한달이 지났지만 ‘조스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해녀들은 먼바다, 특히 사고가 났던 곳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공포감을 없애려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자구책까지 마련해 작업에 나서고 있다. ●뾰족한 상어퇴치법 못찾아 지난달 13일 상어의 공격을 받은 이모(38·여)씨는 국내에서 상어 피해를 당했던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녀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노란색 물갈퀴(오리발)를 착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녀들은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안흥항 일대 해녀들은 대부분 오리발을 노란색으로 바꾸었다. 안흥항에서 만난 해녀 박정자(44)씨는 “상어가 해녀를 덥석 물었다 노란색을 본 뒤 겁을 먹고 놔줬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키조개 등을 잡는 잠수기 어민들이 사용하는 배나 산소공급 호스가 노란색인 것도 이런 믿음을 부추기고 있다고 태안해경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씨를 데리고 갔던 M수산은 사고 직후 해산물 채취작업을 중단했다. 사무실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다 보니 해녀들은 사고 직후 섬 주변에서 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해녀 30년 경력의 안선월(47)씨는 “사고가 난 곳은 얼씬도 못하고 있다.”면서 “전복과 해삼이 얼마 없지만 섬 주변 얕은 곳에서 주로 물질을 한다.”고 전했다. 제주도에서 이곳까지 와 물질을 하다가 결혼, 낚시가게를 겸업하며 살고 있다는 40대 해녀는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상어 타령이냐.”면서 “오죽하면 목숨을 걸고 나가겠느냐.”고 냅다 화를 냈지만 일부러 조스 공포를 잊기 위해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사고발생 해역에서 가까운 가의도 수역에서 일하던 제주 해녀들은 사고 직후 물질을 중단, 제주도로 돌아갔다 1주일 전 작업을 재개했으나 먼 바다는 피하고 있다. ●상어 대처법 해녀들을 해친 상어는 영화 ‘조스’에 나오는 ‘백상아리’가 대부분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식인상어는 청상아리·뱀상어 등도 있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습성은 백상아리보다 좀 덜하다. 백상아리는 육식성이어서 상쾡이 등을 잡아먹는다. 서식 적정온도는 15∼23도. 열대나 아열대에서 살다가 따뜻한 난류를 타고 올라오다 한류와 만나면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고 전북과 충남 일대 서해안에 머문다. 이 때가 주로 5∼6월로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그물에 많이 걸려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인상어는 남해나 서해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잠수어업이 덜해 사고가 한번도 나지 않았을 뿐 동해안에도 11월까지 머문다. 작은 식인상어는 수심이 1m가 안돼도 들어온다.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아도 가리지 않는다. 배가 고프면 얕은 바다로 접근, 주의가 요구된다. 해경은 2명 이상씩 짝을 지어 물속에 들어가고, 피냄새가 상어를 유인하므로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 중일 때는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긴 띠를 준비했다 상어가 공격하면 이를 풀어 상어보다 몸이 크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북 군산대 해양생명과학부 최윤 교수는 “상어는 자기보다 큰 물고기도 공격하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는 얘기”라며 “상어가 노란색을 싫어한다는 것도 전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밝혔다. 상어는 오히려 보색대비가 되거나 화려한 색깔을 좋아한다고 한다. 최 교수는 “빨간색이나 잠수복과 같은 검은색보다 노란색을 더 많이 공격했다는 실험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어는 날이 어둡거나 해질녘에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습성이 있다. 갑자기 깊어지는 곳도 수온이 낮아 상어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 교수는 “채취작업 중 상어를 보면 바닥에 가만히 엎드려 있고 공격하면 주둥이를 내리쳐야 한다.”며 “장마가 끝나고 수온이 25도 이상 올라가면 상어가 깊은 바다 속 등으로 옮기는 데다 물이 얕은 해수욕장은 수온이 높아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여름바다 조스공포…난류타고 충남까지 북상

    여름바다 조스공포…난류타고 충남까지 북상

    지난달 해녀가 상어에 물린 충남 태안군 근흥면 앞바다는 한달이 지났지만 ‘조스 공포’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해녀들은 먼바다, 특히 사고가 났던 곳은 얼씬도 하지 않는다. 공포감을 없애려고 과학적인 근거가 없는 자구책까지 마련해 작업에 나서고 있다. ●뾰족한 상어퇴치법 못찾아 지난달 13일 상어의 공격을 받은 이모(38·여)씨는 국내에서 상어 피해를 당했던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사람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녀가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노란색 물갈퀴(오리발)를 착용했기 때문이라고 해녀들은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안흥항 일대 해녀들은 대부분 오리발을 노란색으로 바꾸었다. 안흥항에서 만난 해녀 박정자(44)씨는 “상어가 해녀를 덥석 물었다 노란색을 본 뒤 겁을 먹고 놔줬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키조개 등을 잡는 잠수기 어민들이 사용하는 배나 산소공급 호스가 노란색인 것도 이런 믿음을 부추기고 있다고 태안해경 관계자는 귀띔했다. 이씨를 데리고 갔던 M수산은 사고 직후 해산물 채취작업을 중단했다. 사무실 문도 굳게 닫혀 있었다. 별다른 뾰족한 대책이 없다 보니 해녀들은 사고 직후 섬 주변에서 주로 작업을 하고 있다. 해녀 30년 경력의 안선월(47)씨는 “사고가 난 곳은 얼씬도 못하고 있다.”면서 “전복과 해삼이 얼마 없지만 섬 주변 얕은 곳에서 주로 물질을 한다.”고 전했다. 제주도에서 이곳까지 와 물질을 하다가 결혼, 낚시가게를 겸업하며 살고 있다는 40대 해녀는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상어 타령이냐.”면서 “오죽하면 목숨을 걸고 나가겠느냐.”고 냅다 화를 냈지만 일부러 조스 공포를 잊기 위해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사고발생 해역에서 가까운 가의도 수역에서 일하던 제주 해녀들은 사고 직후 물질을 중단, 제주도로 돌아갔다 1주일 전 작업을 재개했으나 먼 바다는 피하고 있다. ●상어 대처법 해녀들을 해친 상어는 영화 ‘조스’에 나오는 ‘백상아리’가 대부분이다. 국내에 서식하는 식인상어는 청상아리·뱀상어 등도 있지만 사람을 공격하는 습성은 백상아리보다 좀 덜하다. 백상아리는 육식성이어서 상쾡이 등을 잡아먹는다. 서식 적정온도는 15∼23도. 열대나 아열대에서 살다가 따뜻한 난류를 타고 올라오다 한류와 만나면 더 이상 북상하지 못하고 전북과 충남 일대 서해안에 머문다. 이 때가 주로 5∼6월로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그물에 많이 걸려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식인상어는 남해나 서해안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잠수어업이 덜해 사고가 한번도 나지 않았을 뿐 동해안에도 11월까지 머문다. 작은 식인상어는 수심이 1m가 안돼도 들어온다. 해수욕장처럼 사람이 많아도 가리지 않는다. 배가 고프면 얕은 바다로 접근한다. 해경은 2명 이상씩 짝을 지어 물속에 들어가고, 피냄새가 상어를 유인하므로 몸에 상처가 있거나 생리 중일 때는 들어가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긴 띠를 준비했다 상어가 공격하면 이를 풀어 상어보다 몸이 크게 보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전북 군산대 해양생명과학부 최윤 교수는 “상어는 자기보다 큰 물고기도 공격하기 때문에 별 효과가 없는 얘기”라며 “상어가 노란색을 싫어한다는 것도 전혀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밝혔다. 상어는 오히려 보색대비가 되거나 화려한 색깔을 좋아한다고 한다. 최 교수는 “빨간색이나 잠수복과 같은 검은색보다 노란색을 더 많이 공격했다는 실험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상어는 날이 어둡거나 해질녘에 수면 가까이 올라오는 습성이 있다. 갑자기 깊어지는 곳도 수온이 낮아 상어가 도사리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최 교수는 “채취작업 중 상어를 보면 바닥에 가만히 엎드려 있고 공격하면 주둥이를 내리쳐야 한다.”며 “장마가 끝나고 수온이 25도 이상 올라가면 상어가 깊은 바다 속 등으로 옮기는 데다 물이 얕은 해수욕장은 수온이 높아 비교적 안전하다.”고 말했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 땅의 1%’ 외국인의 삶과 숨결

    ‘이 땅의 1%’ 외국인의 삶과 숨결

    ‘한국 사회에서 1%의 마이너리티로 산다는 것은….’ 2005년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은 약 80만명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 인구의 1%를 웃도는 숫자다. 이들의 시선에 담긴 한국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아리랑국제방송은 휴먼 다큐멘터리 ‘핸드 인 핸드’ 시리즈를 11일부터 매주 월요일 오후 9시30분(재방 화 오후 2시30분)에 방송한다. 최근 ‘호스트 패밀리’ 운동을 벌이고 있는 아리랑국제방송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땅에서 살아가는 외국인과 그들과 기꺼이 친구가 된 한국인의 어울림을 담아낸다. ‘호스트 패밀리’는 우리 사회의 외국인 노동자를 끌어안기 위해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와 우리나라 사람이 결연하고 인간적인 교류를 가지는 등 진정한 친구로 거듭나자는 취지. 이방인들에게 한국은 단순한 일터가 아니라, 배우고 일하고 사랑하고 도전하며, 결실을 맺는 삶의 터전이 돼야 한다. 이들이 이곳에서 느낄 수밖에 없었던 문화적 이질감과 폐쇄적인 민족성들을 극복하며 문화적 공존을 모색하는 다양한 모습들이 담겨진다.‘호스트 패밀리’의 숨결과 이 프로그램이 가장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불법체류자까지도 조명하게 될지 기대된다. 첫 날에는 ‘내 친구 아라파트’와 ‘이열치열! 더위탈출 대작전’이 마련됐다.‘내 친구’는 개그맨 ‘블랑카’ 정철규가 일곱 명의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4년 전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을 찾아온 아라파트를 만난다. 고향에 돌아가 사진 전문점을 운영하는 게 꿈인 아라파트는 장철규와 함께 서울생활 적응에 나선다. ‘이열치열’의 주인공은 아프리카 케냐에서 온 무니. 더운 나라에서 온 그가 무더위를 이기기 위한 각양각색 한국인만의 비법을 경험한다. 18일 방영될 2회에서는 정병국 국회의원과 몽골에서 1년 동안 교사생활을 했으나,1년 전 한국에 와서는 핸드폰 부품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어요에르데네와의 만남 등을 준비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이라크주재대사 끝내 피살 이집트, 바그다드공관 폐쇄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가 이끄는 무장단체 ‘이라크의 알 카에다’가 지난 2일 바그다드에서 납치한 이라크 주재 이집트 대사 이합 알 샤리프(51)가 끝내 살해됐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이라크 정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 입장을 밝혔지만 이집트 외교부가 바그다드 주재 공관을 잠정 폐쇄키로 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이집트는 이라크 주재 외교관 보호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이라크의 알 카에다’는 7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샤리프 대사라고 주장하는 남자의 모습을 담은 짧은 동영상을 공개한 뒤 그를 처형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이 단체는 또 성명에서 “미국이 배후에 있는 이라크 정부를 지원하는 국가들을 응징하기 위해 앞으로 최대한 많은 외교관들을 처형하겠다.”고 경고했다. 하루 전인 6일에는 “이집트가 ‘유대인 및 기독교인’과 동맹하는 배교(背敎) 행위를 했기 때문에 납치한 외교관을 처형하겠다.”는 성명을 냈었다. 이집트가 미국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 정부에 협력, 이슬람을 배신했기 때문에 이집트 외교관을 처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이라크 저항세력이 외국 공관장을 살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집트 외교부는 샤리프 대사가 살해됐다고 확인했지만 아직 이라크 정부로부터 결정적 증거를 넘겨받지는 못했고 시신이 어디 있는지도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이번 사건으로 이집트가 이라크 공관을 잠정 폐쇄키로 함에 따라 이라크 정부에 비상이 걸렸다.백악관의 지원을 받아 아랍과 이슬람 국가들에 외교관 파견을 공식 요청해온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은 알 카에다 등 저항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공표했지만 외교관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아랍·이슬람권은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뒤 상당수가 단교했다. 이라크 외무부에 따르면, 이라크 내 외국 공관은 현재 46개로 이집트 공관을 포함,14개가 아랍ㆍ이슬람권 공관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6)북창 정렴과 ‘정감록’

    [백승종의 정감록 산책] (26)북창 정렴과 ‘정감록’

    ‘북창비결’은 조선 명종 때 도사(道士)로 유명한 북창(北窓) 정렴(鄭 1506-1549)이 썼다고 하는 비결인데, 난해한 부분이 많다. 이 예언서는 19세기 말 또는 20세기 초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그 때부터 줄곧 ‘정감록’의 일부가 되어 있다. ‘북창비결’의 저자로 알려진 정렴은 매월당 김시습, 토정 이지함과 더불어 조선의 3대 기인(奇人)으로 손꼽힌다. 꽤 흥미로운 인물인 셈이라 한 번쯤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북창비결’을 비롯해 그가 저술한 책의 내용을 간단히 검토해 보는 것도 한낱 쓸데없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북창 정렴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사(道士) 정렴은 다재다능한 선비였다. 그는 천문(天文), 지리(地理), 의약(醫藥), 복서(卜筮)는 물론, 불교와 도교에 모두 정통하였고, 음악과 그림에도 능통했다고 한다. 문집인 ‘북창집(北窓集)’ 외에도 ‘북창비결(北窓秘訣)’,‘용호비결(龍虎秘訣)’,‘동원진주낭(東垣珍珠囊)’,‘유씨맥결(劉氏脈訣)’ 등의 저자로도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전호에서도 인용한 ‘궁을가(弓乙歌)’ 역시 정렴의 글이라 한다. 계곡(溪谷) 장유(張維)의 글을 보면, 정렴은 유·불·선 3교에 두루 통달하였으나 사상적 중심은 유교에 있었다고 한다. 도사라기보다는 유학자였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말은 조선시대가 유교를 국시(國是)로 삼았기 때문에 나온 말에 불과한 것 같다. 장유가 정렴을 위해 지은 글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렴은 “한 번 산에 들어가 며칠 동안 마음을 가다듬고 수양한 다음 내려올 때면 산 아래 100리 간에 일어난 일을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처럼 훤히 알아 맞혔다.”고 했다. 굉장히 높은 수준의 점쟁이였다는 말이다. 정렴에겐 남다른 풍모가 있어 성수익(成壽益)과 같은 조선후기의 학자는 정렴을 신인(神人)이라 평했다. 성수익은 일찍이 정렴이 중국에 가서 유구(琉球·오키나와)의 사신을 만난 이야기를 예로 든다. 당시 유구 사신은 정렴을 보자마자 소스라치게 놀라 자신도 모르는 사이 뜰 아래로 내려가 절을 올렸다고 한다. 유구 사신이 소지한 책자에는 ‘모년(某年) 모월(某月) 모시(某時) 중국에 들어가면 진인(眞人)을 만날 수 있다.’고 돼 있었다. 유구 사신은 정렴을 바로 그 진인(眞人)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유구 사신은 여러 시간 동안 정렴에게서 주역(周易)을 배웠다. 그와 대담하는 동안 놀랍게도 정렴은 일본말을 유창하게 했다고 한다(‘삼현주옥 三賢珠玉’). 정렴이 과연 언제 어디서 일본어를 배웠는지는 누구도 모른다. 사람들은 정렴이 대단한 인물이라 믿었고, 특히 지관으로서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고 보았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가 만들어졌다. 언젠가 한 번은 정렴의 사촌이 아버지 묏자리를 부탁하러 왔다고 한다. 사양하던 끝에 정렴은 묏자리 하나를 점지해 주었는데, 땅을 파자 온통 물구덩이였다. 모두들 당황했으나 정렴은 시종일관 그 자리만을 고집했다. 결국 구덩이에 큼지막한 돌멩이 몇 개를 채워넣고 장례를 마치게 됐다. 이것은 이른바 수중명당(水中明堂)이었다. 훗날 무덤 안에 채워넣은 돌멩이 숫자만큼 무덤 주인공의 자손들이 문과에 급제했다는 것이다. 정렴이 수중명당을 정했다든가 일본어에 능통했다, 또는 100리 안팎에서 일어난 일을 모두 알아 맞혔다는 이야기는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그러나 그가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가서 유구의 사신을 만난 것, 주역과 풍수지리에 밝았던 점 그리고 도가적 수련을 즐겼던 것만큼은 사실이었다. 정렴은 점술에 능했기 때문에 그에 관해 많은 전설이 남아 있다. 그 중 특이한 이야기 하나가 있어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본래 그는 슬하에 몇 명의 자녀를 두었다고 하는데 아이들을 좀체 귀여워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의 불평이 무척 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정렴의 어린 자녀들이 한꺼번에 죽어버렸다. 가족과 친지들은 깜짝 놀라서 죽은 아이들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큼지막한 구렁이였다. 소년 시절 정렴은 길을 가다 우연히 구렁이 하나를 죽인 적이 있었다 한다. 그 구렁이가 정렴에게 복수하려고 둔갑술을 빌려 그의 자녀로 태어났다. 그는 이런 사실을 미리 눈치챘기 때문에 아이들을 전혀 귀여워하지 않았다 한다. 구렁이가 변해 아이들이 될 이치는 없다. 방금 말한 이야기는 정렴이 세상살이에 만족하지 못해 후세에 혈육을 남기려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해야 맞을 것 같다. 뒤에 다시 말하듯 정렴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과 불화하였다. 정렴은 여러 면에서 재능이 빼어났지만 불우했고, 그래서인지 일찍 세상을 떠났다. 그의 때이른 죽음에 대해서도 이를 미화하는 설화가 있어 주목된다. 요컨대 정렴은 친구를 위해 자기 목숨을 떼어줬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선조 때 정승을 지낸 윤두수(尹斗壽)가 정렴의 친한 친구였다고 한다. 그런데 윤두수는 어디선가 자신이 단명하다고 들었기 때문에 무엇이든지 다 아는 친구 정렴에게 매달렸다. 정렴은 친구의 간청을 외면할 수 없어 마침내 신선들이 모여 있는 곳을 알려주며 찾아가서 수명을 빌라고 했다. 덕분에 윤두수는 수명을 연장하게 됐다. 그러나 신선들은 천기를 누설한 죄로 정렴의 수명을 줄이기로 했고, 정렴은 친구를 위해 사십대 초반에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만일 정렴이 오래 살았더라면 윤두수에 못지않은 큰 인물이 되었을 것이라는 기대가 후대에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이런 전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정렴의 능력은 특히 방외(方外)에서 빛났던 모양으로, 이능화(李能和)는 ‘조선도교사’에서 정렴을 김시습·권극중·이지함·곽재우에 비견되는 조선 최고의 도사로 손꼽았다. ●정렴은 정치에 희생된 불우한 인물 위에서 간단히 암시했듯이 도사 정렴은 말년이 무척 불우했다. 그가 39세 되던 해, 명종 즉위년(1545)이 사건의 발단이었다. 아버지 정순붕(鄭順朋)은 윤원형, 이기 등 세력자들과 함께 을사사화(乙巳士禍)를 일으켜 많은 선비들을 억울하게 죽이고 귀양보냈다. 정순붕은 이른바 소윤의 핵심세력으로서 명종 초년 세도가로 행세했다. 하지만 정렴은 이런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컸다. 그는 사화로 인해 명망 있는 선비들이 억울하게 당하는 것을 슬프게 생각했다. 아울러 권력을 잡기 위해 그런 일을 일으키는 아버지의 말로가 평탄하지 못할 줄을 미리 내다보았다. 그랬기 때문에 을사사화가 일어나자 정렴은 곧 세상을 등지고 숨어 살다시피 했다. 그는 아버지를 만류해 사화를 막아내지 못하였다는 자괴감과 세상에 대한 불만을 술과 시로 달래며 소일했다. 그런 사실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확인된다.“정렴은 성품이 명민하고 착한 일을 좋아하여 마음속으로 자기 아비가 하는 짓을 그르게 여겨 일찍이 간(諫)하여 말렸으나 아버지 정순붕이 따르지 않았다. 동생인 정현이 부자간에 이간질하여 온 집안에 변고가 일어나려 하였다. 정렴은 아버지의 이해를 받지 못한 채 양주(楊州)의 시골집에 가 있거나 산사(山寺)에 머물러 지낸 것이 실로 여러 해였다(명종 즉위년 8월28일 무오). 또 다른 기록에 보면, 아버지 정순붕은 둘째아들 정현과 공모하여 큰아들 정렴을 죽이려고까지 했다.‘집안에 변고’란 이런 비극적인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요컨대 정렴은 현실정치에 관해 아버지와 다른 입장을 취했기 때문에 하마터면 죽음을 당할 지경이었다. 아버지와 아우로부터 버림받은 정렴은 산중에 파묻혀 지내다가 슬픔을 안고 죽어버렸던 것이다. 그것은 비극이었고,‘이 점을 지금까지 선비들은 슬퍼하고 있다.’고 할 지경이었다(실록, 명종20년 10월29일 임진). 자세히 알고 보니 정렴은 너무도 불우한 재사였다. 집안의 저버림을 당한 그는 불교와 도교에 침잠했고, 천문, 풍수지리, 수학, 음악 및 미술로 마음을 달래려 했던 것이다. 그의 초인적 능력에 대한 호평은 대부분 사후에 내려진 것이었을 뿐, 그의 인생은 처참했다. ●‘북창비결’은 덕과 지혜를 최우선으로! ‘북창비결’은 말세의 한 가지 조짐을 음주의 폐습과 음란한 풍토에서 찾았다. 이런 예언에서 인터넷 성매매와 호스트 바가 횡행하는 오늘날의 세태를 떠올릴 수 있지만 그런 해석은 지나치게 현재적인 입장을 반영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북창비결’에선 말세가 되면 남쪽에서부터 나라가 망한다고도 했다. 좀더 정확히 말해 “물과 물이 있는 서남쪽의 독이 궁궐에까지 미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의 서남쪽이라면 제주도와 전라남도에 해당한다. 이 구절은 조선 말기의 동학농민운동 또는 이재수의 난 같은 것을 떠올리게 하는데 반드시 이런 사건을 미리 염두에 둔 예언이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많은 경우 딱 들어맞는 예언은 도리어 그런 사건이 일어난 뒤 소급해서 조작된 예언서라는 증거가 될 뿐이다. 어쨌거나 말세가 되면 ‘쥐의 아비 시체가 온 나라에 누워 있고, 뱀의 형 집 연기가 천리 밖에서 나리라.’고 했다. 쥐의 아비와 뱀의 형이 누군지 모르겠다. 혹시 쥐의 해와 뱀의 해보다 한 해 앞선 시점 또는 해당 되는 해의 첫머리에 전쟁이 일어난다는 경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참고로, 임진왜란은 뱀해보다 한 해 전인 용해에 일어났고, 병자호란은 쥐해에 있었다.‘북창비결’의 독자들은 이 두 전쟁이 정확히 예언됐다며 이 예언서가 믿을 만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런 환란이 닥치면 ‘여덟 줄의 백성이 다섯 달 동안 시체로 쌓일 것이다. 그 때는 소나무와 잣나무를 심을 것이요, 제비와 기러기가 가고 오는 시절이로다.’ 요점은 말세에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비명횡사한다는 것이다. 방금 인용한 구절을 나름대로 짐작해보면 이렇게도 풀이된다.‘소나무와 잣나무’는 임진왜란 때 명군(明軍)을 이끌고 와서 싸운 이여송(松)과 이여백(栢) 형제를 가리킨다. 그런가 하면,‘제비와 기러기가 가고 오는’ 것은 병자호란 이후 포로와 사신들의 연행(燕行)길이 잦아졌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연행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제비가 간다.’는 것이다. 당시 전쟁포로와 사신 행차가 기러기 떼마냥 연이어 서울과 연경을 오갔기 때문에, 이를 암시하는 구절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북창 정렴이 과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일어날 것을 정확히 예언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북창비결’에서 발견되는 흥미로운 점은 난세를 극복할 사람이 누군가 하는 점이다.‘재물에 인색한 사람은 먼저 집에서 죽고, 아무 재주도 없는 선비는 저절로 길에서 죽는다.’ 남에게 베풀기 좋아하는 사람, 참된 지혜를 갖춘 사람만 난세에도 살아남는다는 것이 ‘북창비결’의 대답이다. 지혜와 덕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애써 십승지(十勝地) 같은 데를 찾아 피난해도 결국 아무 ‘쓸데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런 사람들은 ‘가는 곳마다 하늘에서 떨어져 죽는 기러기 신세를 후회하리라.’고 했다. 정리하면,‘북창비결’은 덕과 지혜를 처세의 으뜸으로 친다는 사실이다. 표현은 다르지만 비슷한 취지의 주장이 ‘정감록’에 실린 다른 예언서에서도 전혀 없지는 않다. 어쨌든 말세에 피난할 장소를 거론하면서도 정말 중요한 것은 인간의 덕성을 온전히 갖추는 일이라고 말한 점은 인상적이다. ●곡식이 풍부한 평야지대로 가라! 그러면서도 ‘북창비결’은 말세의 피난지에 상당한 비중을 할당하고 있다.‘정감록’에 실린 다른 예언서들과 마찬가지로 피난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만일 차이가 있다면 ‘북창비결’이 선호하는 피난지역이 다르다는 점이다.‘충청도와 강원도는 살 수가 없고, 경기도 동쪽에서는 어육(魚肉)이 난다.’ 다른 예언서에서도 강원도, 특히 오대산 이북을 위험지역으로 선포한 점은 쉽게 확인된다. 하지만 강원도에 이웃한 경기도 동부 및 충청도까지 위험지역으로 본 것은 ‘북창비결’의 특징이다. ‘바라건대 내 자손들은 산에 올라가지 말고 물에 들어가지 말지어다. 흰 것에 의지하는 자는 살겠고, 풍년 든 곳에 가까이 있으면 살리라.’ 이른바 십승지란 태백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 등 백두대간의 명산대천을 말하며 다른 예언서에서는 피난지로서 중시된다. 그러나 ‘북창비결’엔 그와 전혀 다른 의견이 제시돼 있다. ‘흰 것에 의지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풍년’을 위기 극복의 상징으로 보았던 점으로 미루어 물산이 풍부한 평야지대를 선호했다는 증거로 해석된다.‘돈과 곡식이 쌓인 시골에서 마을 사람들을 구조할 것이네.’라고도 했다. 이런 점으로 보아 ‘흰 것’은 백미, 즉 흰쌀이나 당시의 화폐였던 무명일 가능성이 아주 높다. 여기서 다시 한 번 ‘북창비결’이 말세의 조짐을 흉년에서 읽었던 사실을 머릿속에 떠올리게 된다. 흰쌀과 흰 베가 많이 나는 곡창지대라면 우리나라의 지리적인 조건상 서쪽일 것이다. 그래서였는지 ‘북창비결’은 말세에 ‘기강은 서쪽에서 지탱한다.’고 하였다. 서쪽의 곡창지대라면 전라북도의 김제 만경평야를 비롯해 충청남도의 내포평야, 경기도의 김포평야, 황해도의 연백평야 등이 생각난다. 그런데 황해도는 처음부터 고려대상에서 제외된다. 조선시대는 서북에 대한 차별이 극심했고,‘정감록’은 어느 예언서에서나 이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밖에 ‘북창비결’은 경기도와 충청도 역시 피난지로 삼지 말라고 심각하게 경고했다. 그런 점을 고려할 때 나라가 지탱해야 될 서쪽은 김제 만경 평야로 대표되는 호남평야였을 것으로 풀이된다. 마땅한 피난지와 관련해 ‘명승지(名勝地)라는 곳이 먼저 혹독한 화를 당한다.’고 말한 대목도 유념할 만하다. 정감록의 다른 예언서와는 전적으로 달리 ‘북창비결’은 십승지 자체를 부정한 것 같은 느낌이 들 지경이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생각할 이유는 없다.‘양쪽으로 끊어진 산맥, 물이 깊은 곳 섬에 숨어라.’고 말한 구절이 있다. 명산대천 또는 섬에서 말세의 피난처를 구한 흔적이 다소나마 감지된다. 그런 충고는 산에 올라가지 말고 물에 들어가지 말라던 ‘북창비결’의 또 다른 구절과 모순된다. 하지만 내용상의 이 같은 모순은 예언서의 역사를 감안할 때 도리어 당연할 것이다. 현재 남아 있는 예언서란 오랜 세월에 걸쳐 수많은 사람들이 베껴 쓰는 과정에서 조금씩 개작(改作)돼온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예언서의 논지가 중층적이거나 상호 배치된 경우가 없을 도리가 없다. (푸른역사연구소 소장)
  •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한국 최초로 누드·루크·쇼 마련하는「디자이너」

    <말하는 분> 김비함(金毘含)씨 한국여성의 양장(洋裝)연령은 이제 겨우 20여년이다. 1년에 열 다섯 사람쯤의「디자이너」가 발표회를 갖는「패션」계의 실정은 그 어린 나이에 비하면 숙성한 걸까. 겨우 스무 살의 어린 나이지만 우리「패션」계에도 작품에「오리지널리티」를 주려는 몸부림은 있다. 12월초의 첫 발표를 앞두고「오리엔털·누드·루크」를 준비하는「디자이너」비함(毘含)여사의 변을 들어보자. “열등감 해소작전 펴겠다” 세 벌의 투명의상 만들어 혈색이 몹시 나쁘다. 며칠동안 의상제작과「보디·페인팅」의「패턴·디자인」에 몰두한 피로감 때문인가 보다. 세 벌의「누드·루크」의상 중 하나는「체인」이 6개 가슴에 매달려 안이 들여다 보이는「칵테일·드레스」, 또 하나는 앞은「타크」로 주름을 넣어 1cm폭의 투명 직선이「웨이스트」까지 내려오고 등은 완전한 투명인「롱·드레스」, 다른 하나는 전신에「보디·페인팅」을 하고「히프」이상을 완전히 투명하게 한「미니·드레스」. 모두 흑색(黑色). - 첫 번 발표회에 이처럼「쇼킹」한, 이를테면 벗기는 작품을 만드시는 특별한 이유라도…. 『내가「살롱」을 가지고 손님들의 옷을 만들기 시작한 지 벌써 2년 반이에요. 비록 장사이지만 이만큼 손님들의 몸을 소재로 하는 제작활동을 해왔으면 무슨 철학이든 나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우리 여성들의 육체관을 이제 알아낸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를 찾아 오는 손님,「모델」들 가운데 자기 몸에 대한「콤플렉스」를 갖지 않은 사람은 딱 2명 밖에는 못 보았습니다. 어떤 옷을 입고 어쩐지 어색해 보이는 사람. 그 사람은 반드시 그「디자인」의「키·포인트」가 되는 부분을 의식하고 또 거기「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에요.』 -「미니·스커트」를 입고 치맛자락을 잡아 당기는 사람은 다리「콤플렉스」이겠네요. 『그렇죠. 다리가 고운 사람이 입은「미니·스커트」, 아주 예쁘잖아요?「콤플렉스」가 심한 사람의 옷은 만들기도 힘들어요. 대담한 것은 못 입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이「콤플렉스」를 없앨 수 있을까 늘 궁리하고 있었어요. 더러는 설득도 하고. 그런데 지난 가을「파리·콜렉션」에서「누드·루크」의 의상을 입은「모델」들은 절대로 B·B나「소피아·로렌」같은「글래머」는 아니더군요. 다리가 밉든 곱든, 가슴이 크든 작든, 생긴대로의 자기가 누구든 그 자신으로서는 최선의 모습이라고 난 생각해요. 가슴에 딱딱한「패드」넣고「히프」에는「거들」입고 하는 것 얼마나 불편합니까? 아, 이런 의상을 이번 발표회에 내놓아서 육체의「콤플렉스」해소 작전을 펴볼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더군요.「콤플렉스」가 있으면 입든 벗든 그 여성은 거북스럽고 추해요』 전신「페인팅」착상하고 전위미술인과 공동작업 - 그렇지만 살을 감추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인 우리나라 여성의 미덕이 아니겠어요? 『물론 그래요. 가리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렇게 할 수 있는「디자인」이 얼마든지 있지요.「노·슬리브」,「미니·스커트」로 좀 노출하고 싶은데 그것을 멋있게 못하는 사람들 때문에 걱정인 거죠. 그렇다고 서양사람들처럼 완전투명은 발표가 불가능할 것 같고 우선「모델」이「콤플렉스」없이 입어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보디·페인팅」입니다. 운이 좋아서 전위미술 동인인 정찬승(鄭燦昇)씨, 정강자(鄭江子)양을 만나게 됐죠』 -「페인팅」의「디자인」도 선생님이 하셨나요? 『전신에 칠한다는 착상은 제가 했어요.「디자인」은 셋이 같이 하고. 동양적으로 청결한「이미지」를 만들어 내려고 했던 것인데 그 점에서는 성공했어요』 「버스트」에는「데이지」모양의 은색, 녹색, 진달래색 꽃이 그려졌고 발에는 같은 꽃의「슬리퍼」를 그렸다. 그리고 하반신 전체에 녹색을 입혔는데 그처럼 식물적일 수가 없었다. 전혀「누드」의 느낌이 오지 않았다. 『발표된 것만 따진다면 몸 전체를 한 개의「모티브」로 다룬 전신「보디·페인팅」으로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그림이 모두 눈, 입술, 이파리 따위로 매우 구체적인 것밖에는 본 기억이 없거든요』 한국「패션」계엔「노·코멘트」“묵묵히 자기 일만 하겠다” -「액세서리」「디자인」도 직접 하신다는 소문 정말이에요? 『제가 원래 이대 미술과 출신이에요. 자수가 제 전공이었죠. 이번「모델」들에게 입힐 옷에 맞추어「액세서리」를 전부「오리지널」로 장만했어요. 놋과 구슬을 많이 썼습니다.「모티브」는 한국의 가구장식에서 얻었죠』 1959년에는 한국 최초의 추상자수전시회, 62년에는「액세서리」전시회를 가진 일이 있다. 목각의 단추며「펜던트」「벨트」들이 호평을 받았었다. - 다시「누드·루크·드레스」얘기인데요. 그것을 입고 갈 장소와 때를 어떻게 권하십니까. 『「시폰」이라는 옷감 자체가 평상복으로 입힐 수 없는 것이에요. 그러니까「파티·드레스」로 마련한 의상입니다. 허물없고 탈속한 친구들이 모이는 동인회「파티」같은 곳에서는 입을 수 있는 것이겠죠. 물론 발표회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옷이지 이런 옷이 보편화될 형편은 아닙니다. 소매만 투명한 동체에 안을 대서 입는 형식의 옷은 이미 입혀지고 있잖아요? 만일 안을 대고「파운데이션」을 벗어 버리는 것은「호스테스·드레스」로 가능하겠죠』 - 이「누드·루크」이외에 이번 발표회를 위해서 마련한 다른 작품의 얘기도 좀…. 『첫 발표회서만이 아니라「오리지널리티」가 없는 작품 발표회는 안하니만 못하다고 생각해요. 서양에도 동양에서「모티브」를 얻은 새「아이디어」가 있습니다. 이를테면「헴·라인」을 누르지 않는 것은 우리의 진솔옷과 같거든요. 이런 조그만 부분에서라도「모티브」를 한국 것으로 잡고 싶어요.「포멀·드레스」는 한국의 건축이 갖는 곡선을 살리고 싶은데「아리랑·드레스」와「이미지」가 다른게 나올 것도 같아요』 한국「패션」계로 화제를 돌리려 하자「코멘트」를 거부. 그것이 동업자간의「에티케트」라고 했다. 묵묵히 각기의 작의(作意)에만 충실하면 되지 않겠느냐고. 다른「디자이너」에게는 그들의 문제가 있을 것이다. 비함여사에게는 육체에 대한「콤플렉스」가 눈앞의 문제이다. 이번에 시도하는「오리엔털·누드·루크」가 여사의 문제를 풀어줄 수 있을까. 대담한「디자인」을 입어낼 숙녀가 느는 것은 즐거운 일일 수밖에 없으니 성공을 빌어야겠다. [ 선데이서울 68년 11/17 제1권 제9호 ]
  • 1600㎞ 오프로드 몽골일주

    1600㎞ 오프로드 몽골일주

    말을 왕처럼 떠받드는 나라, 그래서 몽골은 ‘호스 킹 컨트리’라 불린다. 또 하늘은 얼마나 청명한가.‘영원한 푸른 하늘’이란 말은 곧 몽골의 동의어다. 그러나 몽골은 우리에게 무엇보다 칭기즈칸의 나라로 남아있다. 스스로를 ‘푸른 늑대’라 부른 칭기즈칸. 그는 수백년이 지난 지금도 몽골 어디에나 존재한다. 호텔에도 클럽에도 보드카와 맥주 상표에도 칭기즈칸이라는 이름은 언제나 최고로 통한다. 그야말로 세계가 인정한 ‘밀레니엄 퍼슨(millennium person)’인 것이다. 몽골의 초원을 달리며 칭기즈칸을 느껴보는 데는 단연 오프로딩이 최고다. 굳이 지프 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한번쯤 4륜구동 자동차를 직접 몰고 허허벌판과 사막, 험준한 산악을 누벼보는 것은 뜻깊은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신문사와 한국4×4자동차협회가 공동 주최한 ‘2005 코리아 4×4 챌린저’대회는 그런 몽골체험의 진수를 제공한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행사는 8월29일까지 모두 10차례로 나눠 4박6일 일정으로 진행된다. 기자는 지난 18일 1차로 그 여정에 참여, 울란바토르∼엘승타사르하이∼오로홍∼쳉헤르∼카라코룸∼바얀고비∼울란바토르에 이르는 1600㎞의 몽골대장정을 마쳤다. 글 사진 몽골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18일 밤 11시30분.3시간 남짓 비행 끝에 도착한 몽골 울란바토르 보얀트 오하 국제공항은 한산했다. 간간이 45인승 프로펠러 비행기의 굉음이 하늘을 갈랐고, 몽골 전통가옥 게르에서 새어나온 듯한 장작 때는 냄새가 은은하게 퍼졌다. 공항에서 수도 울란바토르 시내까지는 25㎞ 정도. 미리 준비한 4×4챌린지 차량으로 20여분 달리니 저 멀리 숙소인 콘티넨털 호텔이 보인다. 시설은 퍽이나 소박했지만 울란바토르시에 네 개밖에 없는 별 네개짜리 호텔이란다. 내일의 대장정을 위해 일행은 별다른 신고식 없이 잠자리에 들었다. ●포장도로 아닌 포장도로 19일, 일행은 3인 1조로 각자 4×4자동차에 나눠 탔다.GPS(전지구 위치파악 시스템)는 이미 작동중. 오늘의 이동거리는 450여㎞다. 서울서 부산 거리지만 길이 좋지 않아 시간은 두서너 배쯤 더 걸린다. 본격적인 몽골 대장정의 출발은 울란바토르에서 250㎞쯤 떨어진 엘승타사르하이에서부터. 몽골어로 ‘사막이 갈라진 곳’이라는 뜻을 지닌 이곳까지는 포장도로다. 몽골에선 유일하게 이 도로와 울란바토르에서 러시아 바이칼로 향하는 길이 포장돼 있다. 그러나 말이 포장도로지 곳곳에 파인 웅덩이가 많아 자칫 잘못하면 차가 뒤집히기 십상이다. 때문에 평균시속은 50㎞를 넘지 못한다. 몇시간쯤 달렸을까. 마침내 ‘반가운’ 오프로드가 나타났다. 목적지인 오르홍 폭포까지는 아직도 100㎞ 이상 남았다. 비포장길에서는 아무리 속도를 내도 평균시속 20㎞를 넘기지 못했다. 차는 먼지바람 때문에 적어도 500m는 거리를 두고 달려야 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초원에는 말과 양, 소, 염소 등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다. 통역을 맡은 몽골청년 바이사(23·몽골국립대 한국어과)는 몽골에서는 이들 동물에 낙타를 보태 ‘오성(五星) 동물’이라 부른다고 귀띔한다. 그만큼 몽골인의 생활과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라는 얘기다. 몽골사람들을 ‘파이브 애니멀 피플(five animal people)’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만했다. 푸른 하늘엔 육식을 즐기는 말똥가리가 날고 초원엔 청설모를 닮은 땅쥐가 달음박질친다. 망망대해 같은 벌판은 멀미가 날 지경이다. 내리 쬐는 햇살에 눈꺼풀이 감겨온다. 눈치 빠른 몽골인 드라이버가 몽골 최고 여가수 아리오나의 ‘더기 바이가 비즈(제법이지!)’와 ‘자로나스(청춘)’를 귀청이 터져라 틀어 놓는다. 강한 비트의 몽골 팝에 빠져 있는 사이 어느덧 오르홍 지역에 다다랐다. 해발 1840m의 고지대. 그러나 허위단심으로 찾아온 오르홍 폭포는 아쉽게도 물이 말랐다. ●몽골의 여름은 백야(白夜) 어느새 10시. 하지만 아직도 해는 넘어가지 않았다. 몽골의 여름은 ‘준(準)백야’다. 밤 11시는 돼야 완전히 어두워진다. 오늘은 게르에서 묵을 참이다. 책이나 영화에서나 보던 게르를 직접 체험하게 되니 약간의 설렘이 앞섰다. 게르는 3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몽골인의 전통 주거 형태다. 둥그스름한 모양의 게르는 몽골의 기후와 유목생활에 딱 들어맞게 설계돼 있다. 게르는 광활한 스텝을 휩쓰는 바람을 막기엔 안성맞춤. 손쉽게 해체할 수 있고, 다시 세우는 데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게르 천장 한가운데엔 난로 기둥을 뽑을 수 있도록 구멍이 뚫려 있다. 오늘은 땔감이 준비되지 않았나 보다. 캐시미어 침낭 속에서 번데기처럼 구부리고 잠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20일,4시면 벌써 해가 중천에 뜨는 몽골의 ‘고약한’ 풍토 탓에 오늘도 일찍 눈을 떴다. 물을 한 쪽박 떠 고양이 세수하듯 ‘몽골식’으로 얼굴만 겨우 훔쳤다. 몽골은 정말 물이 귀하다. 신성시하기까지 한다. 고인 물이나 샘에 손을 담그지 말고, 물은 반드시 그릇으로 떠 마시라는 칭기즈칸의 가르침은 아직도 살아있는 듯했다. ●협동정신은 오프로딩의 핵심 오늘은 초원과 타이가 숲, 그리고 온천으로 유명한 쳉헤르로 가야 한다. 오르홍에서 쳉헤르까지는 120㎞,4시간은 족히 달려야 한다. 오늘이라고 초원이 뭐 달라질 게 있을까. 아니 그런데 이게 뭔가. 차의 하체가 몽땅 잘라크(웅덩이)에 빠지고 만 것이다.“머플러에 물 들어가면 끝이야. 견인 로프로 묶어 끌어.”“누가 후진기어 넣어줘요.” 차는 결국 온 대원이 밀고 끌어 가까스로 건져냈다. 오프로드 탐험의 진수인 협동심을 맘껏 발휘했으니 모두들 후회는 없다는 표정이다. 몽골 오프로드 탐험의 대장격인 최명기(43) 한국4×4자동차협회 사무처장은 “몽골 초원에선 나무가 드물어 윈치가 있어도 별 쓸모가 없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곳은 쳉헤르 지구르. 파란 날개라는 뜻의 게르 리조트다. 게르에 들어서려는데 누군가 양을 잡으니 빨리 와서 보라고 한다. 몽골 사람들은 양을 잡을 때 피를 한 방울도 흘리지 않는다. 물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양의 명치 윗부분을 잘 드는 칼로 5㎝쯤 째고 손을 집어넣어 심장동맥을 눌러 즉사하게 만든다. 오늘의 요리는 양고기를 토막내 뜨겁게 달군 검은 돌에 삶아낸 허르헉. 이 몽골식 양찜은 서양의 양고기 요리보다 오히려 노린내가 덜 나 구미가 당겼다. 우유나 마유 등을 탄 수테차와 말젖을 발효시켜 만든 아이락(마유주,馬乳酒) 같은 몽골 전통음식도 맛봤다. 수테차는 소금으로 간이 돼 있어 짭짤하며 젖 종류가 들어가 있어 좀 텁텁하다.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는 아이락은 꼭 우리나라의 막걸리처럼 생겼다. 약간 시큼하면서 비릿한 맛이 난다. ●엇박자로 걷는 몽골말 쳉헤르 초원에서는 말을 탈 수 있다. 한낮에는 파리떼가 달라붙기 때문에 석양 무렵 타는 게 좋다. 몽골말은 서양 말과 달리 엇박자로 걸어 한결 타기 편하다. 말등자만 깊숙이 밟지 않으면 누구나 별 어려움 없이 탈 수 있다. 요금은 1시간에 4달러. 말의 나이는 보통 7∼8세다. 말 한 살을 사람 나이 열살로 치면 70이 넘은 노마(老馬)를 타는 셈이다. 삽상한 바람에 으스름 달빛까지 받쳐주니 운치가 넘치는 건 물론.“추, 추”하고 추어주니 말은 신이 나 더욱 잘 달린다. 나는 나의 착한 갈색말에게 무려 10달러(몽골돈 1만 1000여 투그릭)의 팁을 꽂아 줬다. 쳉헤르 리조트에서는 밤하늘 은하수를 바라보며 남녀가 함께 노천욕도 즐길 수 있다. 철분과 유황이 녹아든 청정 자연수가 손님을 기다린다. 몽골에서 탕 형태의 온천은 이곳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1일, 오늘은 13세기 몽골제국의 두번째 수도였던 카라코룸으로 이동해야 한다. 길가엔 도처에 ‘오보’가 조성돼 있어 이방의 객을 맞았다. 오보는 돌무더기를 쌓아놓은 것으로, 몽골의 민간신앙 대상이다. 오보에는 지폐도 꽂혀 있고 술병과 음식찌꺼기 등도 어지럽게 널려 있다. 몽골인들은 손을 모은 채 오른쪽으로 세 바퀴씩 돌며 소원을 빈다. 마치 우리의 옛 서낭당 같아 친근감을 느끼게 했다. ●몽골인은 환대의 화신 가는 길에 유목민의 게르 살림집을 들렀다. 게르 지붕 위에 널어 놓은 아롤(건조한 우유)이 따가운 햇살에 꾸덕꾸덕 말라가고 있다. 게르에서는 아롤과 비슷하지만 좀 작은 에즈기와 몽골 천연 요구르트인 타라크를 대접받았다. 몽골인 특유의 친절함이 묻어나는 주인장 락와수랭(43)씨는 “아침 8∼9시 양과 염소의 젖을 짜고 방목한 뒤 해가 지면 거둬들이는 게 유목민의 일상”이라며 “5∼6년 전부터 독일·프랑스 등 유럽의 관광객들이 부쩍 많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침내 카라코룸. 하르호린으로도 널리 알려진 이곳은 1586년에 세워진 몽골 최초의 불교사원인 에르덴조 사원으로 유명하다.108개의 하얀 스투파(불탑)로 둘러싸인 에르덴조 사원은 1937년 공산주의 돌격대에 의해 무참히 파괴돼 현재 18개의 건물만 남아 있다. 에르덴조는 1965년 뮤지엄으로 돼 지금은 몽골에서 가장 큰 박물관의 하나로 사랑받고 있다. ●“연말이면 낙타를 사자” 이제 몽골대장정도 막바지다.22일 바얀고비 사막체험을 하고 나면 오프로딩은 사실상 끝난다. 에르덴조에서 200㎞,3시간을 내달리니 멀리 바얀고비 투어리스트 캠프가 보인다. 바얀고비는 초원과 모래언덕이 동시에 형성돼 있는 이색 지대. 울란바토르시까지 80여㎞에 걸쳐 띠모양으로 이어져 있다. 성수기가 아니어서 낙타는 만날 수 없었다. 이제 언제 다시 몽골의 초원과 산악, 사막을 밟아볼 수 있을까. 순간 어느 여가수가 부른 노랫말이 떠올랐다. 연말이면 적금 타서 낙타를 사자는, 그리고 사막으로 떠나자는…. 한국4×4자동차협회가 계획하고 있는 10월의 ‘몽골 늑대사냥’ 대회가 더욱 기다려진다. ●문의:한국4×4자동차협회(02-2263-0098). 접수는 K4챌린지조직위www.k4challenge.com ■ 울란바토르 통째로 구경하기 간단사(Gandan Monastery) 울란바토르시 북서쪽에 있는 몽골에서 가장 큰 라마교 사원.1911년에 처음 건립된 이 사원에는 높이 33m의 부처님 금동상이 있다.1996년 온 국민의 성금으로 조성한 이 부처님은 모든 방향으로 굽어보는 자비의 부처인 ‘믹짓 진라이식’. 간단사는 과거 공산정권하에서도 유일하게 종교활동을 보장받았던 곳이다. 수흐바타르광장 몽골 건국의 아버지인 수흐바타르의 가마상이 우뚝 서 있는 울란바토르의 중심지. 이 광장을 중심으로 국회의사당과 정부청사, 국립도서관, 극장 등이 줄지어 있다. 자이산 전승탑 러시아와 몽골이 공산혁명에서 승리한 것을 기리기 위해 만든 승전 기념탑. 톨강이 유유히 흐르는 울란바토르 시내와 주변의 광활한 초원지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서울의 남산과 같은 곳. 가족 혹은 연인들의 휴식처로도 인기가 높다. 쓰기(月)하우스 울란바토르 시내 서울거리에 있는 몽골 전통음악과 무용 공연장. 몽골의 ‘국민악기’인 모린 호르 연주를 들을 수 있다. 끝이 말 머리 모양으로 생겨 마두금(馬頭琴)으로도 불리는 모린 호르는 줄이 두개밖에 없지만 어느 악기보다 다양하고 독특한 소리를 낼 수 있다. 목구멍으로 부르는 노래인 몽골 특유의 ‘호미(khoomii)’와 가면극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입장료는 6달러.
  • [부고]

    ●‘도시의 아이들’ 가수 김창남 가수 김창남씨가 지난 27일 오후 9시30분 지병인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48세. 김씨는 수개월 동안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26일 퇴원한 뒤 하루 만에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김씨는 1986년 그룹 ‘도시의 아이들’의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달빛 창가에서’‘선녀와 나무꾼’ 등의 히트곡을 남겼다.2년 전부터 간경화를 앓아 온 김씨는 기독교 신앙에 의지해 투병생활을 해오면서도 노래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정임채(46)씨와 1남1녀가 있다. 발인은 30일 오전 8시, 장지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02)3010-2000. ●전길수(전 대우엔지니어링 부사장)영선(부산 광안초등학교 교장)씨 모친상 박충호(향미농원 대표)윤가일(세무사)씨 빙모상 2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9일 오전 9시 (02)3410-6902 ●구자홍(내일신문 정치팀 기자)씨 조모상 27일 전북 완주군 봉동호스피스장례식장, 발인 30일 오전 9시30분 (063)261-4145 ●최종욱(전 중구약사회 회장)씨 별세 성원(Polytechnic university)씨 부친상 문기석(변호사)황범철(삼성화재 과장)양준용(바이오록스텍 대리)씨 빙부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30분 (02)3010-2264 ●김봉(경원대 음악대학장)씨 모친상 2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9시 (02)3010-2293 ●박원규(화남실업 대표)씨 모친상 장환선(농장 경영)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30분 (02)392-0499 ●이언영(이지텍 대표)씨 모친상 유범식(우진 대표)씨 빙모상 28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30일 오전 8시 (02)392-0699 ●박재열(두원공대 교수)춘란(교육부 인력수급정책과장)춘임(약사)영주(전주지법 판사)씨 부친상 염기수(한밭대 교수)김동완(전주지법 판사)씨 빙부상 27일 서울대병원, 발인 29일 오전 8시 (02)2072-2022 ●서병근(근호상사 회장)씨 상배 정석(사업)정철(근호상사 부사장)정호(〃 차장)씨 모친상 이상필(동원대 교수)씨 빙모상 27일 경희의료원, 발인 29일 오전 7시 (02)958-9545 ●이광호(한라 기획실 부장)석호(대치학원 대표강사)영순(핑크네일 뉴욕 원장)씨 부친상 28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0일 오전 6시 (02)3010-2239
  • [마광수의 섹스토리] ④’슬픈사라’를 쓴 죄

    [마광수의 섹스토리] ④’슬픈사라’를 쓴 죄

    나는 마광수라는 작자가 쓴 ‘즐거운 사라’를 읽고나서 분개했다. 아다시피 ‘즐거운 사라’는 ‘사라’라는 대학생년이 프리섹스를 즐기다가 그중의 한 놈을 사랑하게 되고, 그 놈한테서 버림을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년은 다시금 새로운 ‘사랑의 먹잇감’을 찾아 ‘즐겁게’ 거리로 나선다는 줄거리로 되어 있다. 여자년이 함부로 바람을 피워? 그것도 ‘즐겁게?’ 나는 사라라는 년이 몹시도 괘씸하고 그런 소설을 쓴 마광수라는 작자가 몹시도 패악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새로 ‘슬픈 사라’라는 소설을 썼다. 이 소설에 나오는 ‘사라’는 ‘즐거운 사라’에 나오는 ‘사라’와 마찬가지로 섹스에 활달하고 적극적인 여자로서, 특히 ‘변태섹스’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개방적이다. 자신의 질(膣)속에 땅콩을 집어넣고 다니질 않나, 자기가 배우는 대학교수와 변태적인 섹스를 하지 않나, 분명 ‘여한 여자’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내가 쓴 소설 속에서의 그녀의 말로는 참담했다. 주위의 사람들이 그녀의 행동을 알게 되고 사실이 점점 부풀려져서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게 된다. 학교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매장당하는 그녀는 결국 자살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그녀와 붙어 먹었던 대학교수도 기어이 학교를 쫓겨나게 된다. 그 소설을 발표하고 난 지 얼마후, 나는 불현듯 저승사자에게 잡혀 갔다. 저승사자는 나를 하느님 앞으로 끌고 가 무릎꿇렸다. 하느님은 꼭 ‘게이’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남성도 여성도 아닌 양성(兩性)이었다. 아마 섹스를 할 때도 양성애(bi-sexual)를 할 것 같았다. 하느님은 지엄한 목소리로 나르 꾸짖으며 이렇게 말했다. “네 이놈! 네 죄를 네가 알렷다! 선량한 대중들을 선동하여 금욕생활을 부추기니 너의 죄는 중하도다!” 그래서 나는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하느님, 저는 정말 억울합니다. 저는 성욕은, 특히 변태성욕은 더러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관계는 음양의 조화를 위해서도 필요한 행동이다. 또 변태성욕은 성의 마지막 종착점인 ‘권태’를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한다. 너는 아주 못된 서양 중세기의 종교판관과 같은 놈이구나. 네가 쓴 소설 ‘슬픈 사라’는 흡사 ‘마녀사냥’을 연상시켜 주었다.” “하지만….” “네 놈이 쓴 책은 아주 불손한 책이니라. 신성한 성, 그리고 특별히 맛있는 성인 변태성욕을 감히 폄하하고 비하시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로다. 너의 죄는 아주 중하도다.” “하느님, 아무리 생각해도 저의 생각이 옳습니다.” “네 이놈!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 너는 지옥으로 보내져야 마땅하다.” 나는 ‘지옥’이라는 말을 듣자 갑자기 공포스러워졌다. 그래서 하느님께 머리를 조아리며 이렇게 말했다. “하느님, 저도 차차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저에게도 한번 재생할 기회를 주십시오.” 그러자 하느님은 대뜸 인자한 음성으로 음색을 바꿔 이렇게 대답했다. “좋다. 네놈을 불쌍하게 생각해서 한번 거듭날 기회를 주겠다.” 하느님의 말이 떨어지자 무섭게 한 저승사자가 나를 하느님 앞에서 끌고 나가 다시 이 세상에 내던졌다. 한참 후 내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있는 곳은 홍익대학교 앞에 있는 ‘YAHDI YAHADA’라는 클럽 안이었다. 나는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물결을 헤치고 바(bar)에 가서 자리를 잡았다. 한 여자가 바에 앉아 혼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흡사 마광수가 ‘즐거운 사라’에서 묘사한 ‘사라’ 같은 이미지의 젊은 여자였다. 그녀는 몸에 착 달라붙는 스판덱스 옷감으로 된 쫄쫄이 초미니 원피스(그것도 검은 색이라 기막히게 섹시해 보였다.)에다가 위에는 밍크코트를 느슨하게 걸치고 있었다. 다리를 보니 빨강색 그물스타킹을 신고 있어 더 야하고 음란하게 보였다.   뒷굽이 15㎝ 정도 되어 보이는 검은색 하이힐을 신고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밍크 코트를 풀어헤치고 있어서 엉덩이와 허벅지 사이의 미묘한 부분의 선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지나가는 취객들이 그녀의 요염무쌍한 자태를 보고 다들 한마디씩 얘기를 붙인다. 그래서 나도 큰 맘 먹고 그 여자 앞에 자리를 잡았다. 술잔을 쥐고 있는 하얗고 긴 손을 보니 손톱의 길이가 무려 15㎝쯤 되어 보였다. 나는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말을 붙였다. “저… 저를 좀 도와 주시겠습니까?…사실 저는 야한 실습을 하지 않으면 지옥으로 떨어질 처지에 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빙긋이 웃으며 내 말에 대답을 해주는 것이었다. 말을 할 때 그녀의 입 속을 보니 혓바닥 맨 끝에 커다란 피어싱을 하고 있었다. “무슨 말씀인진 잘 모르겠지만 당신의 얼굴 표정을 보니 무척이나 구슬프게 보이는군요. 뭐든지 도와달라는 대로 도와드릴 게요.” 말을 끝내자마자 여자는 거두절미하고 내 바지 지퍼를 길디긴 손톱이 매달려 있는 손으로 아슬아슬하게 끌어내렸다. 그리고는 네 페니스를 꺼내어 긴 손톱끝으로 슬근슬근 긁어내리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 황당하여 좌우를 둘러보았다. 하지만 조명이 원체 어둡고, 또 연인들 쌍쌍이 다들 뒤얽혀 있는 분위기라서 우리를 보는 사람은 없었다. 그래서 나는 태연함을 가장하며 그녀의 행동에 내 몸을 맡겨버리기로 했다. 여자는 머리를 숙여 내 페니스를 입 안에 머금었다. 머리 길이가 자그마치 2m는 되어 보였다. 그것도 아주 광택나게 염색한 금발 머리였다. 내 페니스는 그녀의 입안에서 본능적으로 작동해 주었다. 내 이성이 아무리 제지해도 그놈은 스스로의 순발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그녀가 한 30분쯤 펠라치오를 해주자 나도 모르게 정액이 터져 나왔다. 마치 신경질적으로 내뿜는 분수와도 같았다. 그녀는 내 정액을 꿀꺽꿀꺽 잘도 받아 마셨다. 그러더니 그녀는 내 페니스를 손으로 잡고서, 나를 플로어로 이끌었다. 음악은 마침 리타 쿨리지가 부르는 ‘We are all alone’이었다. 흐느적거리는 음악에 맞춰 그녀는 한손으로는 내 페니스를,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내 목을 끌어안고 춤을 추었다. 아까 한번 사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페니스는 이성의 명령을 거역한 채 빳빳이 고개를 쳐들고 있었다. 그녀는 춤추는 중간에도 내 페니스를 그녀의 길고 뾰족한 손톱으로 꼭꼭 찔러대고 있었다. 그래서 내 페니스는 더욱 발칙하게 성을 냈다. 나는 나도 모르게 그녀의 귓불을 핥고 있었고, 그녀의 젖가슴을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었다. 이윽고 나는 그녀와 그윽한 디프 키스(Deep Kiss)를 했다. 여자는 더욱 대담해져 원피스를 위에서 아래로 끌어내려 빵빵한 유방을 드러내 보였다. 자세히 바라보니 유두엔 빨간색 립스틱이 칠해져 있었고, 두 개 다 커다란 피어싱 고리가 꿰어져 있었다. …아아아아앗…! 나도 모르게 외마디 소리가 오르가슴에 겨워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녀가 내 페니스를 쥐고 계속 피스톤운동을 해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로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른다. 여자는 클럽에서 나를 이끌고 나와 ‘장미여관’으로 갔고, 거기서 나는 푹신푹신한 물침대 위에 누워 그녀와 함께 긴 헤비 페팅의 시간을 가졌다. 나도 모르게 피곤에 지쳐 잠이 들고 보니, 나는 어느새 하느님 앞에 다시 끌려나와 있었다. 하느님은 인자한 안색을 해가지고 부드러운 음색으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래 관능의 맛이 어떻더냐?” 나는 조금 계면쩍은 목소리로 이렇게 대답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꿀맛’이었습니다.” “그럼 이제 네 죄를 네가 알겠지? ‘슬픈 사라’를 쓴 죄를 말이다.” “네, 정말 잘 알겠습니다. 한번만 저를 용서해 주십시오.” 하느님은 껄껄 웃으며 나를 다시 지상으로 내려보내셨다. 그래서 나는 과거의 죄를 뉘우치고 지금은 ‘호스트 바’에서 일하고 있다.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테크니칼·버진, 일금부부, 에세이 인격

    대학가의 이 알쏭달쏭한 풍속도를 아십니까? <테크니컬·버진> “마지막 교두보는 지키자” 한국적「즐기는」신안특허(新案特許) 요즘 여대생 사회에서는 TV란 은어가 은밀하게 번져가고 있다. 이 경우 TV란「텔레비전」의 TV가 아니라「테크니칼·버진」(Technical Virgin)의 TV. 직역하면「기술적인 처녀」정도의 뜻이 되겠다. 「기술적인 처녀」라면 뭘까. 여대「캠퍼스」에서는 이「테크니칼·버진」의 포괄적인 의미가 아직은「포퓰러」하게 전달되지 않고 있으나 우리 여대생 사회에 있어서의 성개방은 이제 신화 속의 얘기만은 아닌「현실」로 부각되어 가고 있다. 새 가치관으로서의 성윤리의 몰락은「쾌락의 추구」와 직결된다.「테크니칼·버진」은 이 쾌락의 추구로서의「섹스」관. 적당한 수단과 방법으로「섹스」를 즐기되「버지니티」만은 고수한다는, 말하자면「코리어나이즈」된 성개방의 물결이다. 「퍼미시브」한 현대 사회구조에서 성에 대한「타부」의 동요 현상은 이제 세계적인 흐름. 단지 바다 건너의 새「섹스」관이 여성의 처녀성 자체를 부인하고 있는데 반해「테크니칼·버진」은 최후의 교두보로서「버지니티」를 사수(?)한다는데 보다 한국적인 일면이 있다. S여대 학생회장인 김국경(金菊卿)양은『못된 짓을 하고 다니는 여대생은 거의 전부가 가짜』라고 흥분한다. 학업에 몰두해야 하고 부덕(婦德)을 쌓아야 하는 여대생 사회에서 성의 개방이니 쾌락의 추구니 하는 어마어마한 죄악(?)은 있을 수도 있지도 않다는 것. 그러나 김양의 도덕적인 발언과는 달리 요즘 여대생 사회에서는 무언가 형체가 분명치 않은 새로운「섹스」의 물결이 흐르고 있는 건 사실이다. 「호텔」을 출입한다, 학자금이나 용돈의 마련을 위해 술집의「호스테스」가 된다, 가정부도 있다, 이런 일련의 사실들은 어떻게 정당화 될 수 있을까. 저명한 사학가「막스·러너」는 언젠가 현대를 고대「바빌론」에 비유해 개탄한 적이 있다.「바빌론」의「처녀성(處女城)」에도「테크니칼·버진」이란 게 있었을까. <일금일부(一金夫婦)> 중년, 여대생을「양육(養育)」한다 학자(學資)·용돈은「출장남편」이 「F·사강」의『어떤 미소』가 몇 년 전 상영된 적이 있다. 돈 있는 중년 신사와 여대생이 엮는「어떤 정사」가 줄거리. 그리고 분명 여기에서 영향받은 듯한 한 가지 중대한 현상이 명동 거리와 이름있는 어느「레스토랑」, 극장가에서 나타났다. 싱싱한 여대생과 말끔한 중년신사의「데이트」현장이 눈에 띌 만큼 자주 목격된 것이다. 요즘엔「일금부부」란 게 생겼다. 돈 있는 중년이나 사장족(族)이 일정액의 현금투자를 하곤 여대생을 양육한다. 방을 얻어주고 매달 생활비와 학자금을 대준다. 그리곤 1주일 에 한두 번씩 현지출장을 나가 어떤 형태의「부부관계」를 맺는 것이다. 이 경우「부(婦)」쪽은 대부분 서울에 집이 없는 지방출신 아가씨. 일금 ○○○○○원정의 현금투자자로 맺어지는 이「일금부부」는 서울에만도 상당수가 있다는 얘기다. S대 J교수에 의하면 우리 여대생들에겐『시집가기 전에 멋있게 놀아보자』는 강렬한 욕구가 있다. 그「엔조이」의식에 여대생 특유의「매머니즘」과 물질적 허영심이 교차될 때「일금부부」같은 편리한 변칙(?)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긍정적인 추론. 굳이 여대생의 경우만은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성의「출분」은 그 99%가 경제문제에 귀착되고 있다. 작년 E대의 집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여대생의「고민 제1위」는 경제 문제. 다음이 이성 및 성 문제, 가정 문제, 신체 문제, 사회가치 문제의 순서로 되어 있다. 힘 안들이고 물질적인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일금부부」는 지극히 제한된 계층의 생활풍습(?)이긴 하지만 따라서 매력적(?)일 수도 있는 것. 미국에서는 미혼인 남녀 대학생이 공공연히 동거생활을 하고 있음이 밝혀져 얼마 전「뉴요크·타임즈」지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된 적이 있다. 자유의 천국 미국에서는『처녀들이 교의(校醫)에게 피임약 처방을 요구할 자유』까지 보장되어 있다지만 우리 여대생들은 아내있는 남자와「일금」의 관계를 맺는다. 그것도 경제적 사유 때문에. 좀 슬픈 생각이 든다. <에세이 인격> 원전(原典) 외면하는 독서경향 척척 인용구로「유식」행세 『저 친구 얘기 한번 해보니까「에세이 인격」이더군』하는 소리가「캠퍼스」안에서 자주 들린다.「에세이 인격」이란 한 마디로 요새 번창 일로에 있는 유사(類似)「에세이」류만을 탐독, 교양이나 지식, 사고의 한계가 그 안에 머무르고 있다는 뜻. 그러니까 요즘 유행하는 안모, 이모, 김모, 전모 등의「에세이」류나 읽고 대학생인 체하려는 사이비 대학생들을 꼬집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세이」류의 특징을 들자면 ①다분히「페단틱」하다는 것 ②주로 여대생들을 상대로 쓰여진다는 것 ③상식적「테마」보단 추상적「테마」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에세이」류를 읽음으로써 대학생들은 원전을 읽지 않고서도 언제나 풍부한 인용구를 소유할 수 있으며「유식한」냄새를 타인에게 과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원전을 보지 못한 인용어구는 하나의 사상누각(沙上樓閣) - 결코「유식」할 수 없다.「깊이」는 가고「재기」만 남은 셈이랄까? 「에세이」류가 결코 상아탑의「텍스트」일 수는 없다는 논리의 동일 연장선 위에 요즈음 대학생들의 학점 중시경향을 놓을 수 있겠다. 5·16 전만 해도 출석은「사인」으로, 학점은 졸업을 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던 것이 이제 꼬박꼬박 교수가 출석을 부르고 평균 B를 위해 고등학교 시절 학원에 나가던 기개로「노트」를 외어야 한다.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애인까지「카드」정리에 동원해야 했던 어제에 비하면 취직시험을 위해 애인의 아버지를 동원하는 오늘의 대학생이 보다 현실적이고 현명하기도 하다. 시험을「보이코트」했을 때 시험을 친 학생에겐 무조건 C를, 시험을「보이코트」한 학생들에겐 모두 B학점을 주던 교수도, 학생도 이젠 없다.『전체의 의사를 배반했기 때문에 C학점을 준』그런 일은 신화가 되어버렸을 뿐이다. 학점만이 학사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며 그렇다고 잡다한「에세이」류가 인생의 폭을 넓혀주는 건 결코 아니다. 대학의 젊음을 보다 건강히 연소시킬 수 있는, 학점도「에세이」도 아닌 곳에 오히려「로마」로 가는 길은 뚫려 있지 않을까? [ 선데이서울 68년 10/27 제1권 제6호 ]
  • [세상에 이런일이] 해GO? 앙심품GO 가스틀GO

    대전 동부경찰서는 10일 해고를 한 데 앙심을 품고 자신이 일했던 카센터를 찾아가 LP가스를 몰래 틀어놓고 달아난 윤모(31)씨에 대해 가스 전기 등 방류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 7일 오후 8시30분쯤 대전 동구 용운동 자신이 종업원으로 일했던 박모(45)씨의 카센터를 찾아가 내실 주방에 연결돼 있던 LP가스 호스를 뽑고 밸브를 열어 가스를 틀어놓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업주 박씨와 다른 종업원들이 가스 냄새가 심하게 나자 신고했다.”면서 “카센터 옆에는 주유소가 있어 누군가 담배를 피우거나 형광등을 켰더라면 대형 폭발사고가 날 뻔했다.”고 말했다. 윤씨는 경찰에서 “일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주인이 해고한 뒤 나 때문에 숙소를 새로 고친 비용 70만원을 물라고 했다.”면서 “짐을 찾으러 왔다가 홧김에 가스를 틀어 놓았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US오픈] 공포의 코스를 제압하라

    ‘코스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프로골프(PGA)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총상금 625만달러)이 16일 밤(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코스(파70·7214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올해로 105회째.‘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남아공)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 156명이 참가, 우승을 다툰다. 대회 장소는 ‘골프다이제스트’가 선정한 올해 미국 100대 골프장 14위에 오른 명코스지만 난이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해 ‘험악한 코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자만이 우승컵을 품을 전망이다.●돌아온 파인허스트, 언더파는 우승권 티켓 지난 1999년에 이어 두번째 US오픈을 치르는 파인허스트골프장 2번코스는 개최지 선정에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미국골프협회(USGA)의 입맛에 딱 맞는 코스다. 도널드 로스가 18홀로 완성한 1907년 당시엔 5870야드에 불과했지만 수차례의 개조 작업 끝에 첫 대회가 열린 99년에는 7122야드가 됐다. 거북이 등짝 모양의 돔형 그린과 혹독한 코스 세팅은 파인허스트만의 전매특허. 지난 99년 대회에서는 챔피언 패인 스튜어트(미국·사망)만이 유일하게 언더파를 기록할 정도. ‘코스와의 전쟁’은 올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첫 대회에 견줘 길이는 92야드나 더 늘어난 반면 폭은 더욱 좁아졌다. 가장 넓은 곳이 28야드다.7번홀 페어웨이는 20야드에 불과해 그야말로 ‘개미허리’다. 높이 10㎝의 러프에 빠질 경우엔 차라리 ‘언플레이어블’ 선언과 벌타를 맞바꿀 각오도 해야 한다. 어지간히 정교한 샷이 아니면 ‘무사통과’를 용납지 않는 109개의 벙커와 유리알처럼 빨라진 그린 스피드도 ‘악명의 코스’에 대항하는 선수들의 발목을 잡기에 충분하다.●‘빅3’의 우승 노크 US오픈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모두 우승 후보다.50년대 이후 2년 연속 챔피언은 벤 호건(1950∼51)과 커티스 스트레인지(1988∼89) 단 두 명에 불과했다는 게 이를 방증한다. 그러나 우즈와 싱, 미켈슨 등 ‘빅3’가 올해 가장 압축된 우승 후보군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2000년과 2002년 두 차례 정상에 올랐던 우즈에겐 이 대회가 지난 3월 마스터스에 이어 메이저 2연승으로 사상 첫 ‘그랜드슬램’의 반환점으로 삼을 기회다. 미여자프로골프(LPGA)의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한 시즌 4개 메이저대회 석권이라는 야망과 다를 바 없다. US오픈 정상에 오른 적이 없는 싱으로서는 첫 우승컵은 물론, 지난주 부즈앨런클래식 성적 부진 때문에 대회에 참가하지도 않은 우즈에게 ‘넘버원’ 자리를 어이없이 내준 억울함을 풀 기회다.99년 패인 스튜어트에게 1타차 패배를 당한 이후 2002년과 04년 각각 우즈와 레티프 구센(남아공)의 벽에 막혀 ‘만년 2위’에 그친 미켈슨에게도 이번 대회가 메이저 무관의 멍에를 벗어던질 ‘3전4기’의 무대나 다름없다. 한편 5년 연속 출전하는 최경주(사진 왼쪽·35·나이키골프)는 최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뽑은 다크호스 9명에 포함되는 등 ‘톱10’ 입상의 기대를 부풀리고 있다. 어렵게 예선을 통과해 첫 본선에 오른 양용은(사진 오른쪽·33·카스코)도 메이저 데뷔 무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PGA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나눔세상] 성형외과 전문의들 무료수술 ‘선뜻’

    [나눔세상] 성형외과 전문의들 무료수술 ‘선뜻’

    엄마 젖 한번 제대로 못 빨아보고 태어난 지 보름 만에 버려진 하성은군. 성은이는 설연휴 다음날인 올해 2월11일 작은 상자에 담긴 채 흰 천에 덮여 인천의 한 교회 앞에서 발견됐다. 부모는 쪽지 한 장 남겨두지 않고 쌀쌀한 겨울 바람 속에 성은이를 남겨두고 떠났다. 이름이나 성은 물론이고 태어난 날도 단지 1월26일로 추정될 뿐 정확히 알 수 없다. 성은이는 나면서부터 입술과 입천장이 없는 선천성 완전형 구순·구개열 환자다. 교회 앞에서 발견된 그날 인천 남구 용현동 해성보육원에 보내졌다. 그날은 마침 가톨릭에서 말하는 ‘세계 병자의 날’이었다.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서울 관구)에서 운영하는 해성보육원 식구들은 하느님과 성모님의 은총으로 이렇게 의미 있는 날에 아이가 보육원에 왔다는 의미로 ‘하성은’이라고 이름지었다. 입술이 없는 성은이는 젖꼭지를 빨지 못해 보육원 수녀들이 코에 호스를 끼워 간신히 우유를 먹이고 있다. 빠듯한 보육원 예산으로 지난 3월 한 차례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앞으로 4∼5차례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 국내 신생아 500명 중 1명이 성은이처럼 구순·구개열 환자로 태어난다. 소위 ‘언청이’라고 부르는 이 장애는 생후 3개월에서 1년 사이에 수술받지 못하면 평생을 힘들게 살아야 한다. 잘못하면 밥도 잘 먹지 못하고 말도 정확하게 할 수 없게 된다. 자라면서 위턱의 발육이 부진한 경우가 많아 위턱 형태가 이상하거나 아래턱이 위턱보다 앞으로 튀어나와 고생할 수도 있다. 감기 등 잔병치레도 잦다. 이런 성은이에게 도움의 손길이 닿기 시작했다. 사랑을 듬뿍 받으며 살아도 부족할 때 안면장애를 안고 태어나 매몰차게 세상에 버려진 어린 것을 딱하게 여긴 대한성형외과학회가 무료 성형수술을 약속했다. 서정렬 해성보육원 원장수녀는 “성은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변에서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면서 “앞으로 3∼4차례의 수술을 꾸준히 받을 수 있도록 성은이를 계속 도와줄 분들이 나타나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성보육원 (032)875-3240.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은행들 ‘해외로 해외로’

    은행들 ‘해외로 해외로’

    ‘은행 대전’이 해외로 ‘확전’되고 있다. 한정된 파이를 놓고 ‘제살깎아먹기식’의 출혈이 아닌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기 위한 시도다. 시중은행은 물론 산업·수출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도 해외 진출에 적극적이고, 농협까지 해외점포망 개설에 나설 태세다. 은행들은 올 하반기에 해외 지점이나 사무소, 현지법인 등을 집중 개설할 계획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해외 영업망 확충도 물러설 수 없는 경쟁”이라면서 “하반기가 해외 진출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가 분수령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점포가 16개였던 우리은행은 지난 4월 미국 캘리포니아와 위튼에 현지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 9일에는 중국 상하이 포서지역에도 지행(支行·출장소)을 개설해 올 들어서만 3개의 해외 영업점을 추가로 열었다. 연말까지 중국 선전과 미국 애틀란타에도 지점을 낼 계획이다. 7개의 해외 점포를 운영해온 하나은행도 하반기에 2∼3개 지점을 신설하고, 기업·신한은행도 연말까지 1개씩 늘릴 계획이다. 해외 영업망이 가장 넓은 외환은행은 칠레, 베트남, 러시아, 인도 등에 새 지점을 내기로 했다. 국책은행도 예외가 아니다.11개의 해외 점포를 보유한 산업은행은 다음달 중국 광저우와 태국 방콕에 지점을 신설하고, 내년 초에는 브라질에까지 진출한다. 수출입은행도 올해 파리와 두바이에 지점을 설립해 해외 영업점이 16개로 늘었다. ●최대 격전지는 중국 최근 금융권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농협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 해외 점포가 없지만 최근 중국, 미국, 영국, 일본, 싱가포르, 베트남에 조사단을 파견해 타당성을 검토하는 등 지점 개설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농협 금융전략팀 관계자는 “저금리와 예대마진의 축소 등으로 국내 영업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다른 은행에 뒤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빨리 해외영업점 개설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신한·기업·우리 등 시중은행들이 추진하고 있는 해외 영업점도 한결같이 중국에 쏠려 있다. 지역도 상하이, 칭다오, 톈진 등 동부해안 도시를 탈피해 선양이나 선전 등지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이 교역량 1위 국가로 올라선 데다 기업들의 해외투자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어서 더 이상 국내에 앉아 중국 진출 기업을 상대할 수 없게 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대부분 현지에서 자금을 조달한다.”면서 “막대한 대출을 다른 은행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저마다 중국지점 개설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은 최근 월례조례에서 포서지행 개설과 관련,“국내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푸둥지구를 벗어났다.”면서 “비록 상하이 지점 개점 10주년 기념으로 개설된 지행이지만 영업 범위의 확대 차원에서 보면 획기적인 일”이라고 자평했다. ●한국기업 위주 영업 탈피 못해 그러나 국내 은행들의 해외 영업은 대부분 해외에 진출한 한국기업이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현지 금융시스템을 좌우하는 ‘글로벌 금융’과는 동떨어져 있다. 하나의 국내 기업을 놓고 여러 은행이 해외에서 경쟁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국민·하나은행은 각각 인도네시아의 BII은행과 중국의 칭다오은행을 인수해 직접 경영에 나섰고, 외환은행도 오는 20일부터 베이징 지점에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로 위안화 업무를 취급하는 등 영업 범위를 다각화하고 있긴 하지만, 극히 예외적인 경우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국제영업은 아직 걸음마단계”라면서 “현지 금융기관을 인수하거나 부동산 등에 투자해 거액을 챙기는 세계 수준의 투자은행(IB)이 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월드이슈] 동성결혼 법적인정 확산…亞州선 여전히 ‘금기’

    동성간 결혼이 인정되고 법적 보장이 강화되는 등 구미지역에선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법적 보호가 달라지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동성애자의 ‘커밍 아웃’은 여전히 사회적으로 냉대와 불이익을 받고 있다. 지난 5일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합법화한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계기로 전세계 동성애자들의 처지를 살펴봤다. 국민투표로 스위스의 동성 부부는 연금, 재산상속, 조세 등에서 다른 이성 부부들과 똑같은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됐다. 단 입양 권리만 인정받지 못할 뿐이다. 스위스도 과거엔 동성애자들에게 호의적이진 않았다. 올 65살인 마틴 프리히 동성애 인권운동가는 1970년대를 회고하며 “당시 스위스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은 미국에서 흑인으로 사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동성애자들을 감시하는 풍기 단속 경찰관까지 있었다.1968년 유럽에서 학생운동이 번져 나가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 반대가 확산됐고, 이후 동성애자들의 운동은 반정부 저항이 아니라 보다 큰 평등운동으로 전환됐다. ●영국 엘튼 존도 동성연인과 결혼계획 미국은 지난해 동성결혼 허용문제로 시끄러웠다. 각 주마다 동성결혼의 법적허용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청교도 전통이 남아있는 미국에선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주에 소도미법(Sodomy Act·비역법)이 있어 구강과 항문을 이용한 성적 행위를 범법행위로 규정했었다.2003년 소도미법은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았다. 미국 코네티컷주에서는 오는 10월부터 동성 커플이 ‘세속 결합’(Civil union)으로 법적 인정을 받게 된다.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매사추세츠, 버몬트 등 5개 주는 세속 결합이나 동성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도 12월5일부터 동성간의 세속 결합이 허용된다. 가수 엘튼 존도 이 법률에 따라 11년간 연인으로 지낸 동성 연인과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럽에서는 네덜란드가 2000년 세계 최초로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허용했고,2003년 벨기에가 뒤따랐다. 스페인에서는 지난 4월 게이 부부의 입양까지 허용한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프랑스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국가는 사회적으로는 동성애자들을 받아들이지만 법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뉴질랜드는 동성 커플의 ‘이민 천국’이다. 새 이민법은 일년 이상 ‘안정되고 진실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증명만 있다면 이성 부부든 동성 부부든 상관없이 이민 자격 심사를 한다. 호주 이민법은 동성 커플을 결혼 관계로 인정하지 않으며 개정 계획도 없다.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남아공, 핀란드, 스페인, 네덜란드 이민법은 동성커플을 인정하나 이성커플과 똑같이 취급하지는 않는다. ●게이왕국 태국엔 동성애 단체 없어 아시아는 동성애자의 권리가 아직 유럽이나 구미에 비해 훨씬 못 미친다. 중국의 경우 4년 전까지 동성애가 정부에 의해 정신 질환으로 규정됐다. 중국 정부는 에이즈바이러스(HIV) 감염자 숫자를 84만명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유엔은 실제 숫자가 1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에이즈 감염사례 가운데 11%는 남성간 동성애로 인한 것이다. 태국은 ‘모순된 게이왕국’이다. 크루즈바, 호스트바, 사우나, 마사지숍, 커피숍, 카바레 등 게이를 위한 장소가 넘쳐난다. 하지만 이 왕국에 게이 잡지는 없고, 게이 정치인이나 게이 언론인도 없다. 어떤 동성애 단체도 없으며 게이 서점도 없다. 일본은 사무라이가 숭앙받던 전국시대에 동성애가 성행했으나 현재 동성애자의 존재를 전제로 한 법률은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1960∼70년대 다양한 인권운동이 전개되었지만 동성애자의 인권을 위한 운동은 거의 없었다. 일본 역시 게이가 살기에 쉬운 환경은 아닌 것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美 게이커플 겨냥 대리모 급증 ‘사랑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다. 부모가 되고 싶다.’ 미국에서 아이를 갖는 게이 커플이 늘고 있다. 일부 주(州)에서 동성연애자의 결혼을 허용한 것을 놓고 사회적 논란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14개 주는 동성연애자들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을 마련했지만 ‘부모’가 되고 싶은 게이 커플들의 강한 ‘욕구’를 막을 수는 없었다. 입양도 있지만 법률적으로 제약이 많아지면서 게이 커플에게는 아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대안으로 대리모를 찾는 게이 커플들이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보도했다. 게이 커플에게 아이를 낳아준 대리모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미국 전역에 대리모를 주선해주는 기관이나 법률회사 60여곳 가운데 절반 정도가 게이 커플을 고객으로 ‘모신다’는 광고를 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그로잉 제너레이션’이란 대리모 주선단체는 대리모를 통해 부모가 된 게이 커플이 지금까지 300명이 넘으며,1998년 4명에서 지난 17개월동안 108명으로 급증했다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최근의 대리모들은 대부분 익명 기증자의 난자와 아이의 아버지가 될 남성의 정자를 수정시킨 수정란을 이식받아 임신하며 출산비용을 빼고 한 번에 2만달러(약 2000만원)를 보수로 받는다고 전했다. 어지간한 경제적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엄두도 내지 못할 비용이다. 그러다 보니 대리모들의 주요 고객은 의사·변호사·컴퓨터 전문가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화이트칼라 게이 커플이다. 게이 커플을 기피해왔던 대리모들도 최근에는 오히려 선호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장 큰 이유는 이성 부부에 비해 정신적 부담이 덜 하기 때문이다. 수년간 불임에 따른 스트레스를 경험한 불임 여성들은 대리모들에게 일종의 질투와 절망감, 무관심 등의 반응을 보인다. 대리모들은 임신기간 내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고, 아이를 낳은 뒤에도 상실감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반면 게이 커플의 경우 대체로 정서적으로 대리모와 친숙한 관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게이 커플 부모와 아이들의 행복지수가 일치하는지는 지켜봐야 할 숙제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아시아의 동성애 핍박 사례 “파트너를 못 본 지 한달이 넘었어요. 삶이 예전같지 않아요.” BBC 인터넷판은 지난 6일 남아시아에서 동성애는 여전히 금기라며 인도 레즈비언 커플 우샤 야다브(20)와 실피 굽타(22)의 사연을 소개했다. 대학을 졸업하고 컴퓨터 강사로 일했던 야다브는 일년전 굽타를 만나 첫눈에 사랑에 빠졌다. 야다브는 “나는 다르게 만들어진 것 같아요. 남성에게는 한번도 친근함을 느낀 적이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굽타의 부모가 굽타를 결혼시키려 하자 이들은 함께 도망쳤다. 굽타의 부모는 야다브가 딸을 ‘납치’했다고 주장했고, 치안 판사는 레즈비언 커플에게 부모한테 돌아갈 것을 명했다. 이제 굽타는 한달 넘게 집에 갇혀있고 전화도 쓸 수 없다. 야다브와 굽타가 고통에 허우적대는 사이 그들이 사는 알라하바드에서 동쪽으로 150㎞떨어진 칸푸르에서는 레즈비언 커플이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이 이 레즈비언 커플을 각각 남성에게 결혼시켜 떼놓으려 하자 절망에 빠져 죽음을 택한 것이었다. 인도의 법 전문가들은 정부가 동성 결혼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조언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이 그들의 파트너를 고르는 것은 민주적 권리로 정부가 개입할 수 없는 문제란 것이다. 야다브는 “자살을 시도한 소녀들은 겁쟁이예요. 굽타와 나는 훨씬 강하지요. 굽타가 결혼을 강요당하더라도 사회가 우리를 받아들일 때까지 우리의 관계를 이어갈 겁니다.”라고 단호한 의지를 밝혔다. 인도의 레즈비언 커플들이 강요된 결혼으로 고통받는 동안 중국의 동성애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새로운 탈출구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이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제외한 것은 겨우 4년전이다. 중국의 게이 활동가들은 인터넷을 통해 게이 커뮤니티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성애자인 실비아(23·가명)는 “인터넷이 없을 때는 동성애자들은 세상에 혼자밖에 없다고 생각했죠. 이제는 인터넷으로 친구를 만나고 새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게이란 것을 밝힌 뒤 15년 동안 강의를 할 수 없었 던 베이징 영화 학교의 추이 젠 교수는 “모두 똑같아야 하는 획일적인 중국 사회에서 게이는 여느 사람들과 다르니까 전적으로 거부당할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에서는 지난해 동성애에 대한 강의가 처음으로 진행됐다. 중국 남성 대학생의 16%가 동성애 경험이 있다는 한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일부에선 동성 결혼을 허용하는 법안도 추진중이지만, 전인대를 통과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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