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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MVP 삼성 박진만

    “동료 모두가 MVP” 삼성은 29일 잠실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한화의 막판 추격을 3-2로 따돌리고 승리, 종합전적 4승1무1패로 챔피언의 자리에 올랐다.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2년 연속 일궈내 명실상부한 최강의 팀으로서 자리를 굳혔다.2002년,2005년, 그리고 2006년 등 세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고,2연패는 팀 사상 처음. 이날 승부처는 삼성이 3-2로 앞선 9회말 1사 만루. 삼성은 역전의 위기에서 ‘난공불락’ 오승환이 외국인 타자 클리어와 데이비스를 거푸 범타로 유도, 짜릿한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은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삼성 유격수 박진만에게 돌아갔다.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그림 같은 수비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고비마다 호수비로 상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방망이도 탄탄했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3차전에서 3-3이던 연장 12회 ‘대성불패’ 구대성을 상대로 천금 같은 결승점을 뽑아 팀 우승 길의 물꼬를 텄다. 박진만은 “내가 잘한 것이라기보다 선수 전원을 대표해 큰 상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겠다.”면서 영광을 동료들에게 돌렸다. 이어 상금 1000만원을 대구지역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中 최대호수 ‘둥팅호’ 사라지고 있다

    중국에서 가장 큰 호수였던 둥팅(洞庭)호를 100년 후에는 찾아볼 수 없게 될 것 같다. 호수 밑에 쌓이는 진흙과 모래 등의 침적량이 늘면서 수면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후난(湖南)성 둥팅호 관리국 류광웨(劉光躍) 국장은 “현재 추세라면 100년 후 둥팅호는 책을 통해서나 기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신화통신이 28일 전했다. 한때 수면 넓이가 여의도 면적의 714배인 6000㎢에 달했던 둥팅호는 현재 여의도의 312배가량인 2625㎢로 줄어든 상태다. 후난성 동북부 양쯔(揚子)강 하류에 자리잡고 있어 샹(湘)강, 위안(沅)강, 리수이(麗水), 쯔수이(資水) 등 4개 하천과 주요 수로에서 흘러드는 퇴적물과 양쯔강의 진흙 및 모래 유입으로 수역 축소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호숫가 낙엽 밟으러 오세요

    ‘음악이 흐르는 호숫가에서 낙엽을 밟으며 걷는 기분은?’ 고양문화재단은 28∼29일 고양 일산 호수공원에서 ‘제1회 호수낙엽축제´를 연다. 축제는 호수공원내 노을광장을 비롯해 전시광장·체험광장·주제광장과 노을극장으로 이어지는 메타세쿼이아길 등에서 다채롭게 펼쳐진다. 호수공원엔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 한적한 흙길과 은빛 갈대밭도 숨어있다. 행사장 곳곳에 ‘낙엽’을 주제로 설치된 미술작품이 전시돼 있다.오후 5시엔 서울시향 등의 ‘노을 음악회’도 열린다. 따뜻한 옷과 음료·돗자리 등을 준비하면 금상첨화다. 문의(031)960-9721∼2.고양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춘천, 태양에너지로 돈번다

    춘천, 태양에너지로 돈번다

    강원도 춘천시 붕어섬에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이 본격화된다. 도는 25일 미국 파워라이트사, 국내 신태양에너지㈜와 체결한 붕어섬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사업 양해각서(MOU)를 구체화하기 위해 춘천시의회, 시민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주민설명회를 가졌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는 이 사업은 도 부지인 의암호수 안의 붕어섬 10만평에 조성된다. 모두 1040억원이 투입되는 태양광발전단지는 10만평 가운데 6만 5000평에는 태양광단지가 조성된다. 나머지 3만 5000평은 춘천 G-5프로젝트사업,2010월드레저총회와 연계해 야생화단지·레저경기장·태양광체험장 등으로 꾸며진다. 태양광단지는 붕어처럼 생긴 섬 모습을 살려 집광판을 물고기 비늘과 아가미 모양 등으로 배열하고 전력이송도 수중 케이블로 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되는 전기는 춘천지역내 소요량의 3분의1 수준인 10MW. 파워라이트사는 기부채납 형식으로 붕어섬 태양광발전단지를 조성하며, 생산되는 전기는 한국전력에 판매해 연간 20억원의 발전수익을 얻을 전망이다. 강원도는 매년 1억원 이상의 임대수입과 기부채납을 받은 15년 이후부터는 15억원 이상의 발전수익 등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발전수익 이외에도 건설사업비 300억원의 지방유입, 매년 발전소 주변지역 사업으로 2000만원 지원, 유지관리에 필요한 연인원 1만 9000명의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춘천이 태양에너지 도시로 브랜드화될 경우 관광객 방문 등으로 연간 56억원의 관광소득도 예상한다. 신태양에너지 허경춘 사장은 “그동안 환경단체 등 주민들의 반대가 많았지만 친환경적으로 조성해 관광명소가 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5)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아시아

    (5) 에티오피아에서 만난 아시아

    세계 최빈국이라는 에티오피아에 와서 이런저런 경험을 아주 많이 한다. 길거리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내밀어 구걸을 하는 사람들에는 아직도 적응이 안됐지만 무조건 헬로우, 하고 뛰어와 손만 잡고 그냥 도망치는 어린 꼬마들에게는 이제 적응이 되었다. 그래서 헤이, 차이나, 하고 누군가가 부르면 손을 내밀 준비를 한다. 에티오피아 전체에 도로를 까는 일을 거의 중국인들이 하고 있기 때문에 대도시든 시골이든 현지인들은 아시아인을 보면 무조건 차이나, 라고 부른다. 챙이 있는 모자에 커다랗게 태극기를 달고 다녀도, 그리고 그 태극기 아래에 노란색으로 선명하게 KOREA라고 박아 넣었는데도 그냥 차이나, 라고 부른다. 돌아보던 말던 그냥 일단 불러놓고 본다. 에티오피아 전체에 한국인은 약 150여 명, 일본인은 약 130여 명 정도가 체류하고 있고 중국인은 수천을 헤아리고 있다. 직접 만난 중국인은 약 7천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하는데 정부기관 사람들에 의하면 그 이상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은 에티오피아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전체에 워낙 많이 들어와 살고 있기 때문에 중국 문화가 곧 아시아 문화로 둔갑을 해서 한국인도, 일본인도, 중국 사람과 같은 문화를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들을 많이 한다. 적어도 아프리카에서는 현재 중국이 아시아 문화를 대표하고 있다. 질 낮은 중국산 제품이 에티오피아를 점령한 지는 아주 오래되었다. 그 덕분에 한국에서 온 물건들은 중소기업 제품도 명품 취급을 받는다. 도로를 깔아도 금방 갈라지고 패는 통에 신뢰를 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하면서도 중국이 가지는 가격경쟁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지금도 에티오피아 곳곳에서 중국인들이 도로 포장공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업체로는 유일하게 경남기업이 에티오피아에 와서 지방도로를 공사 중인데, 역시나 명품으로 인정 받고 있다. 에티오피아를 구성하는 민족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암하라족들의 주거주지인 바하르다르(Bahar Dahr)라는 곳이 있다. 에티오피아 최대 담수호로 면적이 3,000㎢나 되는 타나 호수와 나일강의 원류인 블루 나일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 곳에서 버스로 30분 정도 가면 머라위(Merawi)라는 곳이 나오는데 이곳에 사는 중국인들은 먹는 것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이외의 장소에서는 배추를 구경할 수가 없다는데 이곳 머라위에 가면 중국인들이 농사지은 배추를 구경할 수 있다. 먹는 게 안 맞는다고 언제 본국으로 돌아갈지 모르는데 직접 농사를 짓는 중국 사람들이다. 일본은 체류 인구수는 한국에 밀리지만 머무는 장소 수에서는 한국을 압도한다.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아디스아바바와 같은 대도시가 아닌 지방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 우리나라 국제협력단(KOICA, 코이카)의 모델인 일본국제청년협력대(JICA, 자이카)의 자원봉사자들이 시골 구석구석까지 파견이 되어 그들의 기술과 문화를 전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하르다르에서 만난 코이카 봉사단원의 말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안전을 이유로 현재 대도시 위주로 파견을 하고 있다고 한다. 머라위에 갔을 때, 그 시골 구석에서 자이카 봉사단원을 만나 좀 놀랐다. 한국은 아프리카 4~5개국에 봉사 단원을 파견하고 있는데 일본은 현재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에 자이카 봉사단원을 파견하고 있다. 메켈레에서 만난 일본 자이카 시니어 봉사단원에 따르면 현재 약 600여 명의 자이카 봉사단원이 아프리카 곳곳에 파견되어 있다고 한다. 보통 파견 기간이 2년이니까 임기 후에 이들은 파견 지역의 전문가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지금 에티오피아를 여행하면서 단지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자이카 봉사단원들을 많이 만나고 있다. 동네에 파렌지(현지어로 ‘외국인’을 의미)가 나타나면 현지인들은 부탁하지 않아도 그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안내를 한다. 자이카 봉사단원들을 만나면서 자기가 머무는 곳에 자기가 먹을 농작물을 재배하는 중국이라는 나라보다도 지구촌 곳곳에 일본 문화의 메신저가 될 ‘사람’을 심는 일본이라는 나라가 참 부러웠다. 6,7년째 벼룩과 빈대 천국인 이 곳에서 아프리카 전체도 아니고 에티오피아에 있는 그 무엇을 연구하고 있는 일본 연구자들을 만났을 때는 참으로 존경스러웠다. 우리는 미국이 몇 개의 주로 이루어졌는지 아는 사람은 많아도 아프리카 대륙에 몇 개의 나라가 있는지 잘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은 더 많지 않는가.       <윤오순>
  •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13) 서울길

    [부산에서 서울까지 다시 걷는 옛길](13) 서울길

    한양 도성(都城)이 지척이다.‘너덜이’(판교)를 지난 영남대로는 서울시계인 ‘달래내 고개’(서초구 원지동)로 들어선다. 괴나리 봇짐을 메고 부산 동래를 출발해 1000리를 달려온 영남 선비들에게 이 고갯길은 청운의 꿈에 부풀게 만들었을 것이다. 부지런히 걸으면 여기에서 하루 정도면 도성에 이를 수 있다.‘용인로’(龍仁路)로 불렸던 이 길에서 옛길의 흔적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 다만 사연을 간직한 옛 지명들만이 한양으로 가는 길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조선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가 만든 ‘대동여지도-경조오부도’(1861년 목판본·보물 850호)를 토대로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전임연구위원 나각순 박사의 자문을 받아 영남 선비들이 한양으로 들어왔던 옛길을 찾아 나섰다. ●한양을 지척에 둔 고갯길 달래내 고개는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옆에 난 2차선 포장도로. 조선시대에는 삼남으로 가는 길이라고 해서 ‘삼남대로’로 불렸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서울로 들어오는 차의 정체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 지명이기도 하다. 이 길은 원지동과 양재동을 거쳐 사평리(沙平里·한남대교 인근)에 있는 사평나루나 상림(桑林·반포대교 인근)에 있는 잠원나루를 통해 한양에 이르는 길이다. 달래내 고개를 넘기 직전의 야트막한 언덕에 있는 ‘천림산 봉수지’(성남시 수정구 금토동)는 한양이 지척에 있음을 알린다.‘천천현(천림현) 봉수대’로 불리는 이 봉수대는 부산 다대포를 출발한 봉수가 서울 남산으로 이어지기 직전에 있는 마지막 봉수대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왜적의 침입을 알리는 연기가 피어 올랐을 것이다. 최근 발굴돼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으로 현재 복원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2002년 9월 경기도 기념물 179호로 지정됐다. 청계산 옥녀봉 아래 원지동에서도 옛길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원지동은 조선시대 공용 여행자의 숙식을 제공하는 ‘원’(阮)이 있었던 곳이라고 해서 지금도 이렇게 불린다. ●한양길 마지막 휴식처, 양재역 길은 강남대로를 따라 양재역으로 이어진다. 역(驛)은 말 그대로 역마를 갈아타는 곳으로 양재역은 한양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한강을 건너기 전에 마지막 휴식을 취했던 곳이다. 인근 ‘말죽거리’는 말을 타고 온 사람들이 도성에 들어가기 직전에 말에게 죽을 끓여 먹였다고 해서 붙여졌다. 양재역에는 항상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때문에 심심치 않게 ‘벽서’(대자보)가 나붙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양재역 벽서사건은 명종 2년(1547년)에 일어났는데, 을사사화 직후인 당시 수렴청정을 하던 명종의 어머니 문정왕후를 빗대 “암탉이 궁궐에서 울어 나라가 어지럽다.’는 내용의 비방글이 나붙었다고 한다. 현재는 ‘양재역터’였음을 알리는 조그만 표석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인근 서초구청 뒷산(양재고등학고 자리)에는 조선 개국공신 정도전의 묘로 추정되는 자리가 있다. 당시 봉화 정씨 집성 묘역은 강남사거리 태극당 인근에 있었지만 영동개발에 따라 경기도 평택군 진위면으로 이장됐다. ●한강을 건너 도성으로 양재역에서 길은 두 갈래로 갈린다. 한 길은 강남대로를 따라 한남대교로 이어지는 길이고, 다른 길은 교대역을 거쳐 반포대교로 이어지는 길이다. 대동여지도에 ‘사평리’로 기록된 곳은 현재 한남대교 아래로 사평나루에서 배를 타고 한강을 건너 ‘한강진 나루’에 내렸다고 한다. 현재 서초구에는 ‘사평로’(교보빌딩 사거리∼동작대교)라는 이름으로 근근이 명맥만 남아 내려오고 있다. 다른 길은 ‘상림’(桑林·뽕나무숲)이라 불리는 반포대교 아래로 여기에 잠원나루가 있어 한강을 건너 용산구 점말과 서빙고(西氷庫)로 이어졌다. 잠원나루는 지금 잠원변전소와 한신아파트 119동 샛길을 따라 이르는 곳에 위치했다고 한다. 현재 한남역 인근에 위치한 한강진(漢江津)에 내린 사람들은 단국대 앞에 있는 한남로를 따라 버티고개를 넘는다. 한강진은 나루터 겸 군사·방위초소 역할을 했으며, 좁은 의미에서 ‘한강’은 한강진을 일컬었다고 한다. ●힘겨웠던 한양 1000리 길 왕복 6차선 한남로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나오는 버티고개(약수고개)는 옛날 궁궐을 지키던 순라군(巡邏軍) 들이 야경을 돌면서 ‘번도’라 외치며 도둑을 쫓았다. 이를 ‘번티’(番峙)라 하다가 변하여 버티고개가 됐다고 한다. 남산순환도로 아랫길에도 ‘큰 버티고개’가 있었다고 한다. 세조 때에는 타워호텔 앞 언덕 위에 남소문(南小門)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남소문으로 들어가 장충단길을 거쳐 도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세조의 장남인 의경세자가 일찍 죽는 등 궁중에 안 좋은 일이 잇따르자 예종 1년(1496년) 문이 철거됐다. 당시 음양가들이 “성곽의 동남쪽에 문을 내 지기가 상해 왕실의 피해가 생겼다.”며 철거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는 약수동 방향으로 돌아 장충체육관 앞을 지나 중구 광희동 광희문(光熙門)을 이용했다. 광희문은 태조 5년(1396년) 도성을 축조할 때 창건됐으며, 시신이 밖으로 나가는 문이라는 뜻에서 시구문(屍軀門)으로도 불렸다. 당시 도성에서 장례를 치른 뒤 동쪽으로는 광희문, 서쪽으로는 서소문을 통해 시신이 밖으로 나갔다고 한다. 또한 서빙고나루나 점말나루에서 배에서 내린 사람들은 반포로를 따라 녹사평역을 거쳐 용산 미8군 기지 내를 거쳐 남대문에 이르렀다. 녹사평(綠莎坪)은 ‘푸른 풀이 무성한 들판’이라는 뜻의 조선시대 지명으로 고종 때까지만 해도 이 일대에 잡초가 무성해 사람이 살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평민들은 남대문으로 출입할 수 없었으며, 서남간문이나 서소문을 통해 도성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이처럼 부산 동래를 출발한 힘겨웠던 한양 1000리 길은 이렇게 마무리됐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서울시 시사편찬위 나각순 박사 “도로의 명칭은 지명과 함께 옛말의 흔적이 남아 있는 소중한 연구자료입니다.” 지난 25년간 서울시의 역사를 연구해 온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 전임연구위원 나각순 박사는 ‘대동여지도’에 나온 옛길을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조선시대 한양 도성에서 지방으로 나가는 큰 대로는 모두 9개. 길은 영남대로로 이어지는 용인로를 비롯해 강화로, 인천간로, 시흥로, 과천로, 광주로, 양근로(가평로), 양주로, 고양로 등이다. 용인로는 영남·충북사람들이, 광주로는 강원·충북사람들이, 노량진·과천로는 충남·호남사람들이 주로 이용했다는 설명이다. 영남대로는 주로 과거를 보러온 영남 과객(科客)들과 영남 지방으로 파견·부임하는 관리, 서울에서 지방관청의 사무를 처리하는 경저리(京邸吏) 등이 주로 이용하거나 영남지역 소규모 물품의 물자수송로와 군사이동로 등으로도 이용했다고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모로가도 서울만…또다른 영남대로 문경새재를 넘어 경기도 여주·이천을 거쳐 넘어온 사람들 중에는 ‘광주로’(廣州路)를 이용하기도 했다. 경기도 광주시 광지원 삼거리에서 남한산성을 관통해 송파대로를 따라 도성으로 들어가거나, 남한산성을 북쪽으로 돌아 천호대로를 따라 도성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남한산성을 관통한 사람들은 송파대로를 따라 현재의 석촌호수에 이르러 배를 탔다.1971년 물막이 공사와 매립공사를 하기 전까지 한강의 본류였다. 현재의 한강은 샛강이었고, 잠실역에서 잠실대교까지는 여의도와 같은 하중도였다. 조선시대 행인들은 현재 서호에서 ‘서호나루’와 삼전도 나루터를 이용해 한강을 건너 뚝섬나루터로 들어갔다. 뚝섬나루에 내린 사람들은 뚝섬길을 따라 내려와 한양대 후문에 있는 조선시대 가장 긴 다리인 ‘살곶이 다리’를 건너 왕십리를 지나 광희문에 이르렀다. 남한산성 주변을 돌아 천호대로를 따라온 사람들은 광진교 아래 나루터에서 배를 타고 광나루에서 내렸다. 이어 광나루길을 따라 능동 어린이대공원을 거쳐 한양대, 왕십리를 지나 도성에 들어갔다고 전해진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녹색공간] 2010년 봄에 우리는/김판기 용인대 교수

    이달 초 서울근교 신도시 건설지역의 아파트당첨자 발표는 선망과 질시, 탄성과 한탄을 불러일으켰다. 위치도 좋지만 친환경적인 신도시이며 쾌적하고 교통이 편리하다는 이유로 대단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던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에서 친환경과 쾌적의 가치는 도대체 얼마나 될까? 이 지역주민들이 입주하는 2010년 봄, 그때 우리는 어떤 모습일까? 너무도 유명한 책,‘침묵의 봄’에서 저자 레이첼 카슨 여사는 알베르트 슈바이처 박사에게 책을 바친다며 슈바이처의 예언을 인용하였다.‘미래를 보는 눈을 잃어버렸고, 현실보다 앞지를 수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인간. 인간은 결국은 자연을 파괴시키는 끝장을 보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는 각종 매체에서 소개하는 남성의 여성화, 조기성숙, 요도하열과 같은 성기의 기형, 정서발달 장애, 각종 암과 환경호르몬의 소식에 숨 죽여가며 공포에 떨고 있다. 신체의 항상성 유지와 발육과정의 조절을 담당하는 체내 자연호르몬의 생산, 방출, 이동, 대사, 결합, 작용 혹은 배설을 방해하는 체외유래의 물질을 환경호르몬이라고 한다. 이 물질들은 생물체 혹은 우리 몸속에 들어와서 호르몬처럼 작용하거나, 정상적인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므로 내분비계 장애물질이라는 명칭을 얻게 되었다. 1960년 초에 발생한 탈리도마이드 사건에서는 2000명가량의 해표지증(phocomelia·손이 몸통에 붙은 모양) 아기가 태어났다고 하며,1970년대 후반에는 DBCP라는 농약을 생산하는 남성근로자들에게 불임이 발견된 일이 있었다. 생태계에서는 DDT에 의한 조류의 개체수 감소와 DES(diethylstilbestrol)라는 합성에스트로겐에 의한 암과 생식기 기형이 보고되었다. 미국 플로리다주의 호수에서는 농약을 실은 배가 전복돼 서식하는 악어 수컷의 여성화로 개체수가 격감하는 현상이 있었고,12년전에는 유럽남성들이 과거 50년간 정자 수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놀라운 연구결과도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출생아수 대비 성기 기형아의 발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또 근해 수산자원에 대한 조사에서 우려할 만한 수준의 내분비계 장애 사례가 여러 차례 발견된 바 있어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님을 말해준다. 다행히 환경부와 식약청 등 관련부처의 대책협의회가 생겨나고, 적지 않은 연구비가 지원되면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어 보다 자세한 연구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환경호르몬 추정물질의 대부분(67종 중 41종)은 농약이다.2006년 10월16일자 서울신문에 따르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2005년 한해동안 가락시장, 강남지역 대형 유통매장에 반입된 농산물을 대상으로 41종의 내분비장애 추정물질을 분석한 결과,482건(8%)의 농산물에서 13종의 내분비계장애 추정농약이 검출되었고, 이중 73건(1.2%)에서 잔류농약 허용기준을 초과하였다고 한다. 내분비장애를 감안해 잔류농약허용기준이 설정된 건수는 얼마나 될까? 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은 양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까? 기준조차 정해지지 않은 농약들은 모두 안전한 것일까? 우리는 위해성이 추정된다면 나머지 확인되지 않은 위해 가능성에 대해서도 될 수 있으면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이유로 내분비계 장애물질을 열심히 모니터링하는 일과 우리 몸에 나타나는 건강영향을 꾸준히 살펴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다이옥신과 같은 환경오염물질을 방출하는 잘못된 폐기물 처리방식, 안이한 정부의 태도, 눈앞의 이익을 위하여 뿌려지는 수많은 농약, 편리함 때문에 나날이 사용량이 늘어가는 일회용품, 플라스틱, 각종 세제…. 모두 규제하기란 불가능할 것 같다. 그럼에도 나와 우리 아이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불가능에 맞서야 한다. 반드시 해야 한다.2010년 봄, 변함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쾌적한 신도시로 이사하는 우리의 모습을 그려본다. 김판기 용인대 교수
  • 파나마운하 확장 국민투표로 결정

    세계 양대 운하로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파나마 운하의 미래가 22일(현지시간) 결정된다.92년 만에 지금보다 2배 크게 확장하자는 정부안이 이날 국민투표에 부쳐졌다.●운하 확장… 중남미 최대 허브의 꿈 파나마 운하의 확장은 파나마 경제의 명운을 건 야심찬 국가 프로젝트로 지난 7월 의회의 승인까지 받았다. 파나마 예산의 5분의1을 벌어들이는 ‘꿈의 운하’가 혼잡해지면서 정부는 30억∼50억달러(약 3조∼5조원)를 들여 2014∼2015년쯤 완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반대파들은 정부의 부채만 천문학적인 액수로 늘릴 것이라며 ‘대공사’에 제동을 걸어 국민투표까지 가게 된 것이다. 확장에 따른 통과수입 증대로 공사비 일부를 충당하더라도 여전히 23억달러는 빌려야 한다는 계산이다. 길이 82㎞의 파나마 운하는 1914년에 건설됐다. 요즘처럼 컨테이너 화물선이 대형화 추세이고 물동량도 늘어난 상황에서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게 대다수 파나마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지난해 하루 평균 40척의 배가 파나마 운하를 드나들었다. 연간 1만 4000건,2억t의 물량을 소화한 것이다. 현재 석유, 곡물, 컨테이너 화물 등 세계 교역량의 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이 운하를 세계에서 다섯번째로 많이 이용하고 있다. 파나마 정부는 확장 공사를 통해 수천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지금 확장하지 않으면 물동량을 수에즈 운하 등에 빼앗길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게다가 파나마가 국론분열에 빠져 있는 사이 이웃나라 니카라과가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또다른 운하를 건설하겠다고 발표, 파나마를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니카라과도 운하 건설계획 발표 니카라과 정부는 지난 3일 180억달러를 들여 길이 280㎞의 ‘니카라과 운하’를 12년에 걸쳐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운하는 최대 26만t급의 대형 선박을 통과시킬 수 있도록 설계될 계획이다. 태평양에서 니카라과 호수를 거쳐 에스콘디도 강을 잇는 운하는 강 하구에 위치한 블루필즈 항구를 통해 대서양으로 연결된다. 아시아와 미국 동부를 오가는 무역량의 증가로 파나마 운하가 확장되더라도 ‘제2의 파나마 운하’는 필요하다는 게 니카라과측의 설명이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업계소식-분양] 경기 가평 ‘강산애’ 전원마을 택지

    [업계소식-분양] 경기 가평 ‘강산애’ 전원마을 택지

    ㈜원부동산 컨설팅은 경기 가평군 가평읍 금대리에 ‘강산애´ 전원마을 택지를 분양한다. 청평호수변에 위치했으며 분양가는 평당 90만~130만원. 가구당 대지는 150~250평으로 총 24가구 규모다. 현재 토목공사가 끝나 즉시 집을 지을 수 있다. 단지 앞에 수상 선착장이 있으며 남이섬, 자라섬, 호명호수, 호명산 등이 가깝다. 서울·춘천간 동서고속도로가 2008년 개통되면 서울 강남지역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게 분양사 측의 설명. (031) 584-2840.
  • 가을, 억새에 눕다

    가을, 억새에 눕다

    석양이 걸린 억새밭에 스쳐간 날들이 일어서서 하늘 향해 손사래 치며 웅웅거린다. 더러는 아쉬움으로 더러는 애잔함으로 눈우물 가득 고이는 하늘을 품고 미련 한 자락 감아 안는다. 먼길 걸어 다리 풀고 앉는 억새꽃 숲에 흰머리 너풀대는 세월들이 서걱서걱 소리 내며 허리를 푼다. 세월의 징검다리 함께 건너던 당신은 석양빛에 눈시울 물들고 억새꽃 핀 머리카락만 바람에 날린다. 발끝에 떨어지는 석양빛 밟으며 걷는 길 등 두드리며 위로하는 바람 타고 지난날들이 절름거리며 다가선다. -시인 이시은의 ‘억새꽃’. 가을 산행에는 두 가지 특별한 맛이 있다. 하나는 이탈리아 음식처럼 화려한 단풍이요, 또 다른 하나는 우리 음식처럼 담백하고 정갈한 억새다. 지금 전국의 산에는 억새꽃이 한창 피어 우리를 기다린다. 도심을 떠나 은빛 물결이 출렁이는 가을의 바다로 떠나자. 준비물도 필요없다. 조그만 배낭에 일상의 시름을 꾸겨 넣고 맘 맞는 사람들과 함께 나서면 그만이다. 쉬엄쉬엄 콧노래를 불러가며 억새에 나부끼는 가을냄새를 맡아보자. 미처 느껴보지 못한 가을의 싱그러움이 있다. 오붓하게 가족끼리, 연인끼리 근처 멀지 않은 곳에서 손짓한다. 요즘 억새가 절정이라는 경기도 포천 명성산을 다녀왔다. 글 사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포천 명성산 억새밭 단풍과 함께 가을 산을 수채화처럼 물들이고 있는 억새꽃이 지천에 가득하다. 단풍이 마지막 생명을 뜨거운 불꽃으로 피운다면 억새꽃은 봄부터 숨죽여 키워왔던 정열을 화려한 빛으로 뿜어낸다. 또 단풍이 울긋불긋한 색깔로 화려함을 상징한다면 억새꽃은 은빛으로 가을의 쓸쓸함을 나타낸다. 억새꽃에도 은억새·금억새란 것이 있다. 이른 아침 해가 떠오를 무렵부터 정오까지 햇살을 정면이나 역광으로 받는 억새꽃은 눈처럼 하얗다 못해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그래서 이맘때 억새를 마치 ‘은’같다 해서 은억새라 부른다. 또 해질녘 숨죽인 햇볕이 억새꽃 목덜미와 몸에 닿으면 어느새 누런 황금빛 가을 춤꾼으로 변한다. 그래서 금억새라 불린다. 억새로 유명한 산은 많다. 수도권에서 가깝고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한 경기도 포천 명성산의 억새는 산행과 여행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최적지이다. # 파란 하늘과 은빛 물결 서울에서 동북쪽으로 84㎞에 위치한 명성산(鳴聲山·해발 922.6m)은 산자락에 산정호수를 끼고 있어 등산과 호수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곳이다. 또 명성산은 애잔한 아픔이 간직하고 있어 특이하게 ‘울보산’이란 애칭으로 불린다. 전설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 마의 태자가 망국의 한을 가슴에 품고 금강산으로 향했다. 도중에 들른 곳이 이 산. 왕자가 목을 놓아 울자 산도 함께 울었다. 그래서 울보산이 됐다. 궁예의 이야기도 있다. 왕건에게 왕의 자리를 내주고 패주가 되어 도망치던 궁예도 이 곳에서 산과 함께 울었다고 한다. 패주골, 왕건의 군사가 쫓아오는지 망을 보던 망무봉 등 인근의 지명이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명성산 산행은 그런 아픔이 고여 호수를 이룬 산정호수에서 시작한다. 명성산은 정면에서 보면 기가 탁 질린다. 몇 개의 거대한 바위가 우뚝 솟아있는 형상이다. 암벽 등반 전문가가 아니면 도저히 오르지 못하겠다 싶을 정도의 기세로 우리를 압도하지만 길은 있다. 오르는 길은 크게 두 가지.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이다. 자인사 코스는 바위산 사이로 난 거친 너덜지대(바위지대)를 거의 직선으로 올라 가깝지만 길이 험해 피하는 편이 좋다. 또 다른 길은 등룡폭포 코스로 돌봉우리를 우회하는 평탄한 계곡길이 이어져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어 좋다. 등룡폭포 주변의 계곡은 긴 가을 가뭄에 물은 완전히 마르지 않았지만 수량이 적어 물이 탁해 보인다. 계곡을 따라 난 등산로는 단풍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모두 빨간색이다. 약 2시간 정도 산보하듯 걸으면 숲이 엷어지면서 평탄한 분지가 눈에 들어온다. 봄과 여름에는 온갖 야생화가 만개하는 이 분지는 가을이 깊어지면 완전히 억새의 차지이다. 눈앞이 환해지며 출렁이는 은빛 물결에 모두가 ‘와’하는 탄성을 지른다. 바로 여기가 명성산의 8부 능선에 있는 억새밭이다. 벌써 억새가 80%정도 만개해 눈이 부실 지경이다. # 발아래 억새밭 모든 잡념 날아가 바람 부는 대로 춤추는 억새 사이로 난 길을 걸었다. 어른 키보다 큰 억새 춤에 저절로 따라 흔들린다.‘벌써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가을이 몸과 마음 속으로 다가온다. 억새밭 사이로 난 길을 걸으며 위쪽 팔각정에 올라섰다. 발 아래로 펼쳐지는 억새의 장관이 머릿속의 모든 잡념을 날려 보낸다. 정말 아름답다. 명성산 정상에 오르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을 거쳐 왕복 4시간 정도 더 올라야한다. 가벼운 트레킹을 원했다면 억새밭에서 삼각봉으로 향하는 길목의 암릉까지 약 20분 정도 더 올랐다가 내려가는 것이 좋다. 암릉을 고집하는 것은 발아래 펼쳐지는 산정호수를 보기 위해서다. 단풍이 붉게 물든 봉우리 사이로 거울 같은 호수가 한 폭의 동양화다. 하산길은 자인사 코스를 택해 봄직하다. 길은 거대한 두 개의 바위봉우리 사이로 나 있다. 사람이 다니는 길이 아니라 부서진 돌이 쏟아져 내리는 돌길이다. 네 발로 기어야 할 만큼 가파르다. 게다가 놓여진 돌들을 잘못 밟으면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그래도 하산 시간도 짧고 오르는 것보단 편하다.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시간이 있으면 해질녘 황금빛의 억새를 감상하고 오는 것이 좋다. ■ 억새산행 여기도 좋아요 # 충남 홍성 오서산 ‘서해 바다의 등대’로 불리는 오서산(烏棲山·790.7m)은 주능선 일대에 형성된 억새밭의 풍광이 뛰어난 산행지다. 장항선 철도와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척에 있어 접근이 용이한 것도 장점이다. 오서산 억새밭은 정상에서 북쪽의 740m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곳곳에 산재해 있다. # 강원도 정선 민둥산 민둥산(1117.8m)은 억새 산행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알려진 산이다. 또한 산 정상부에 형성된 억새밭은 전국 어디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을 훌륭한 풍광을 자랑한다. 산행시간도 짧고 광활한 억새밭이 이어져 가을 한철 이색적인 여행지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전망대, 조망 데크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 전남 장흥 천관산 우리나라에서 가장 빨리 억새꽃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천관산은 기기묘묘한 모양의 수석 같은 바위들과 은빛 억새의 춤사위뿐 아니라 쪽빛 바다위에 크고 작은 섬들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산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팔각의 정자와 비슷한 산세를 갖춘 천관산의 억새밭은 동쪽 연대봉과 서쪽 환희대 간 약 1㎞ 주능선에 펼쳐져 있다 장천재∼장안사∼등잔암∼연대봉∼환희대∼대세봉∼장천재의 원점회귀 산행이 억새 탐승에는 최적격이다. # 경남 창녕 화왕산 거대한 장벽처럼 창녕을 감싸고 있는 화왕산은 진달래와 더불어 가을 억새의 아름다움으로 유명한 산이다. 특히 정상부의 십리 억새밭은 다른 산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모양과 광활한 억새평원으로 전국적으로 으뜸이다. 또 억새밭 주변 산릉에는 긴 산성이 만들어져 있어 성벽을 따라 걷는 맛이 재미나다. # 여행정보 포천에는 유명한 먹을거리가 많다. 하지만 그중 ‘두부요리’가 소문나 있다. 26년 역사를 자랑하는 파주골 손두부(031-532-6590)에서 두부를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두부’를 논하랴. 직접 수확한 우리 콩으로 만든 순두부를 만들며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고 재래간장과 파·마늘로 만든 양념장으로 간을 맞춰 전통 두부의 담백한 맛이 그대로 살아 있다. 보리밥과 콩나물·상추·고추장·김치·양념장에 부드러운 순두부가 어우러지는 상차림은 정말 어머님의 손맛을 느끼게 한다.4000원. 또한 커다란 모두부, 직접 담근 동동주 맛도 일품이다.5000원. 산행을 마치고 산정호수가에 자리 잡고 있는 한화리조트의 온천 또한 별미다. 알카리성 중탄산 나트륨천으로 지하 700m에서 솟아오르는 천연 온천수를 이용해 피로를 풀기에 그만이다. 대인 7000원, 소인 5000원. 경락요법을 이용한 아로마 테라피를 즐길 수도 있다. 또한 오는 30일까지 객실을 30% 할인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031)534-5500. 이밖에 허브향이 가득한 허브아일랜드(031-535-6497), 국내 최대의 아프리카 박물관(031-543-3600) 등도 아이들과 들러볼 만하다. 우린 보통 억새와 갈대를 많이 혼동한다. 가장 편하게 구별을 할 수 있는 것은 서식지이다. 억새는 대부분 산이나 들에 피지만 갈대는 습지나 냇가에 자란다. 또 억새꽃(씨)은 흰색을 띠며 매끈한데 반해, 갈대는 짙은 갈색을 띠며 부풀부풀 지저분한 느낌을 준다. 잎은 억새가 더 억세며 날카롭고 갈대는 좀 넓으며 억새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다.
  • 가을이사철 새집증후군 뛰어넘기

    가을이사철 새집증후군 뛰어넘기

    며칠 후 수도권의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는 주부 김소영씨는 설렘에 앞서 걱정이 태산이다. 요즘 신종 환경 질환으로 떠오른 ‘새집증후군’ 때문이다. 가뜩이나 아이들이 호흡기질환과 피부질환에 취약한 체질이어서 무언가 대책이 절실한 형편이다. 새 집에 사는 이상 새집증후군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다. 하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선 여러가지 증상들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새 집 입주자들을 위협하는 이사철의 신종 불청객 새집증후군을 잡기 위한 방법을 알아본다. # 새집증후군의 주범은 포름알데히드 새집증후군은 갓 시공된 실내 마감재에서 뿜어내는 유해 화학물질이 각종 질환의 원인으로 지목받으면서 생긴 신종 질병 현상. 시공에 쓰인 페인트, 접착제, 가구 등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이 실내공기를 오염시키면서 두통, 호흡기질환 등 각종 질환을 일으키거나 눈을 따갑게 한다. 새집증후군을 유발하는 유독 물질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것은 ‘포름알데히드’이다. 포름알데히드는 여러 가지 합성수지나 페인트, 접착제는 물론 베니어합판, 수지합판, 패널보드 등 건축자재에 함유되어 있으며, 심지어 쓰레기 봉투, 종이타월, 고급화장티슈, 섬유제품, 구김방지 의류, 카펫의 안감 재료, 마루바닥재 시공 등에도 사용된다. 특히 갓 시공된 실내 마감재에서 집중적으로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거주자는 큰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 새집증후군 예방 요령 새집증후군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입주후 2∼3년 동안 세심한 대처가 필요하다. 시공후 2∼3년이 지나면 유해물질 방출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특히 입주 초기의 대응이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입주 15∼30일 전에 고온 난방으로 유해물질을 배출시키는 베이크 아웃(bake-out)을 7일 이상 하라고 권한다. 실내 온도를 30∼40도로 5∼6시간 유지한 뒤 문을 모두 열어 2시간 정도 충분히 환기시키는 방법이다. 입주 후엔 철저한 환기에 나서야 한다. 자칫 숯이나 광촉매제 등 오염물질을 낮춰준다는 제품을 믿고 환기에 소홀하기 쉽다. 하지만 공기를 순환시키지 않으면 이같은 제품들도 효과가 거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환기는 자주 할수록 좋다. 반드시 앞 뒤 베란다 문을 열어야 공기 순환이 제대로 된다. 겨울에도 최소한 하루 두 번은 이같은 환기가 필요한데,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9시 이전에 하는 게 좋다. 너무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 하면 낮게 깔려있는 오염된 공기가 오히려 역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도 2∼3시간 주기로 1∼2분 정도 문을 열어 환기를 시켜주어야 한다. # 친환경 마감재로, 유해물질 퇴치 인체에 무해한 천연재료나 유해물질 흡착 기능이 있는 마감재를 활용하면 유해물질 발생을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다. 먼저 벽지는 유성잉크가 아닌 수성잉크를 사용한 벽지를 바르는 것이 좋다. 벽지에서 방출되는 유해물질의 97%는 유성잉크에서 발생한다. 또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숯, 옥, 게르마늄을 첨가한 기능성 벽지나, 황토 혹은 한지를 이용한 벽지도 새집증후군 방지에 효과적이다. 마루는 나무재료 자체에선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는다. 문제가 되는 것은 시공할 때 사용되는 접착제. 따라서 최근엔 접착제를 쓰지 않는 비접착식 마루가 인기다. 마루의 홈과 날을 끼워 조립하기 때문에 접착방식의 마루보다 훨씬 안전하다. 페인트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들어있지 않은 무독성 수성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수성페인트는 냄새가 없으며, 납, 수은 등과 같은 중금속이나 벤젠, 포르말린과 같은 유기용제가 함유되어 있지 않다. # 새가구 증후군도 조심 가구에서도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유해물질이 검출된다. 가구에 쓰이는 접착제와 방부제 때문에 발생하는 것. 따라서 제조된지 충분히 시일이 지난 제품을 구입하거나 새 가구를 들여놓기 전에 바깥에서 충분히 환기를 시켜 유해물질을 증발킨 뒤 사용하는 게 좋다. 가구 구입시 접착제나 도료에 천연원료를 사용한 것이나 포르말린을 사용하지 않은 가구를 고르면 더 좋다. 패브릭 소파도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합성수지 가공처리과정을 거치므로 환경호르몬이 방출된다. 따라서 진드기와 유해물질 발생을 억제한 제품이나, 화학염료 대신 황토 등 천연재료로 염색한 제품을 사용하면 좋다. 마감재에 직접 광촉매 코팅제를 시공하는 방법도 있다. 코팅된 광촉매 입자가 유해물질 및 빛과 작용해 중화반응을 일으키는 원리로 실내오염을 줄여준다. 광촉매 시공 외에도 공기촉매, 은나노, 산소촉매 등 종류도 다양한 편이다. 전문 시공업체를 통해야 하는데, 최소 입주 3∼4일 전에 시공해야 한다. 최근엔 입주자가 직접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스프레이형 광촉매 코팅제품도 나와 있다. 집안 전체를 하기는 어렵고 작은 소품이나 가구 등을 새로 구입한 경우 유용하다. 개당 가격은 3만 5000∼4만원 정도.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그래, 맞아! 공기정화식물도 있었지 모든 식물은 광합성을 할 때 잎 뒷면의 기공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물과 산소를 배출한다. 이 때 식물은 공기 중의 오염 물질도 흡수하는데 이 물질들이 식물의 뿌리로 내려가면 미생물이 분해해 제거하는 것이다. 식물 가운데에서도 오염 물질을 정화하는 효과가 큰 식물을 바로 공기정화식물이라고 한다. 이들 공기정화식물을 실내에서 재배하면 새집에서 뿜어져 나오는 유해물질을 줄일 수 있다. 다음은 얼마 전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소개한 공기정화식물들이다. 거실, 베란다, 주방, 침실, 공부방, 현관 등 공간별로 구분해 적합한 식물들을 소개해 새 집에 입주하는 이들이라면 귀 기울여볼 만하다. 우선 거실에는 휘발성 유해물질 제거기능이 우수하고 빛이 적어도 잘 자라는 아레카야자, 인도고무나무, 스파티필름이 적합하다. 베란다에는 빛이 있어야 잘 자라는 팔손이나무, 분화국화, 허브류, 베고니아 등이 제격이다. 특히 국화와 베고니아는 미세한 분진을 흡수하는 기능이 있어 베란다에 미니정원으로 꾸며 두면 좋다. 침실에는 밤에 공기정화기능이 우수한 호접란, 선인장, 다육식물 등이 적합하다. 주방에는 요리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 제거기능이 탁월한 산호수가, 화장실에는 암모니아 제거기능이 우수한 관음죽과 맥문동 등이 좋다. 아이들 공부방에는 음이온 방출 및 이산화탄소 흡수가 우수하고 기억력 향상에 좋은 팔손이나무(음이온 방출), 파키라(이산화탄소 흡수), 로즈마리(기억력 향상) 등이, 현관에는 아황산가스와 이질산가스 등 대기오염물질 제거기능이 좋은 벤자민과 고무나무가 제격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꼬마 나폴리 연안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꼬마 나폴리 연안 이야기

    ㄹ형, 제 토굴 앞에 0자를 가로 눕혀 놓은 듯한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서울을 버리고 온 날부터 ‘연꽃 바다’라고 부르기 시작했고, 그 제목으로 장편소설 한 편을 썼습니다. 호수 같은 바다 남쪽에는 고흥반도 산봉우리들이 뻗어나가고, 남서쪽에는 완도의 섬들이 첩첩 떠 있고, 서북쪽에는 장흥과 보성의 산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 콤플렉스가 많은 글쟁이입니다. 그것을 자궁 콤플렉스, 혹은 고향 콤플렉스라고 말할 수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40년 동안 바다 이야기를 써왔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다 쓰지 못했다 싶어 고향 바닷가로 돌아왔고,‘멍텅구리 배’,‘물보라’,‘바닷가 학교’,‘검은댕기두루미’에 이어, 이 바다에서 생산되는 ‘키조개’ 이야기를 장편으로 쓰고 있습니다. 여성의 음부처럼 생긴 키조개를 통해 우주 시원의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마을 앞 연안을 산책하곤 하는 저의 사전 한 구석에는, 그 연안이 꼬마 나폴리라고 적혀 있습니다. 무지개처럼 휘움한 그 연안 동쪽에는, 사자산 엉덩이에 붙어 있는 삼비산에서 흘러온 냇물로 인해 형성된 거무스레한 모래 잔등이 질펀하게 뻗어나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갈매기 청둥오리 해오라기 물떼새들이 찾아오고, 황새와 검은댕기두루미도 한 발로 서 있다가 돌아가곤 합니다. 이사 오던 첫해 한여름에 저는 아침마다 그 연안바다 모래밭을 혼자서 땀 뻘뻘 흘리면서 청소했습니다. 그 모래밭에는 밀려온 쓰레기들이 해전으로 죽어 늘어진 시체들처럼 볼썽사납게 쌓여 있곤 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가끔 울력을 하여 그것들을 치우곤 하지만, 다음날 곧바로 불어댄 동남풍으로 인해 쓰레기들은 다시 쌓이곤 합니다. 스티로폼 부표, 헌 그물자락, 페트병, 통발들, 수초들…. 그것들을 제가 혼자서 하루아침에 십m씩 치우곤 한 것입니다. 저혼자서 그 바다를 관리하겠다는 영웅심에서 그런 것도 아니고, 저의 환경 사랑 의지를 만방에 선전하려는 만용이나 허세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유배살이를 자청하고, 스스로를 토굴 속에 가둔 저의 고독과 슬픔과 나약해지는 마음을 다잡고, 제 가슴속에 ‘이것은 내 바다’라는 확신을 심고 싶었습니다. 그 바다 한복판에 저의 뿌리를 내리려는 몸부림이었습니다. 비지땀 흘리며 하는 저의 도로(徒勞) 같은 몸짓이 보기에 민망했던지 당시의 김면장이 그해 가을부터 공익 요원들을 투입하였고, 이후로 그 바다는 계속 깨끗함을 유지하게 되었습니다. 환갑을 두 해 앞둔 때였습니다. 저는 소설 쓰는 틈틈이 저와, 바다와 씨름하며 사는 마을 사람들과 거기에 서식하는 물고기 물새 바람 해 달 별 이슬을 시편에 담았습니다. 그것들을 문학과 지성사에서 세 번째 시집 ‘노을 아래 파도를 줍다’로 펴내 주었습니다. 그 시들은, 토굴에 저를 가두고 기르는 제 자신과 바닷가를 산책할 때마다 저를 늘 환희심에 젖어들게 하는 마을 사람들의 삶과 앞바다와 하늘에 바치는 헌사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새로 부임한 젊은 조면장이 그 여닫이 연안 모래 언덕 위쪽의 아스팔트길 가장자리 숲에 600m쯤의 소로를 내고 20m 간격으로 저의 시비 30기를 세워 놓았습니다. 저의 시와 짧은 동화와 소설 한 대목들을 새긴 그 비석들은 각기 7t 무게의 바위와 보조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바람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가야 할 인생임에도 불구하고, 저의 육중한 흔적들을 그 연안바다 모래 언덕길에 놓아두도록 허락한 것은 저의 허망하고 미련스러운 탐욕이 아닌지, 그 탐욕으로 인해서 나라는 인간이 하나의 상업적인 싸구려가 되고 있지 않은지, 자못 두렵고 부끄럽습니다. 그것을 두려워하고 면목 없어하는 저에게 젊은 면장은 말을 합니다.“이것은 억지로 하고자 하여 된 일이 아닙니다. 선생님의 한 발짝 한 몸짓의 일상이 이 연안 바다 모래밭의 전설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소설가
  •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기존모델 탐방 제주 예래 마을

    [살기좋은 지역 만들기] 기존모델 탐방 제주 예래 마을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가 우수 지역 및 사례 공모를 시작으로 곧 본궤도에 오른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자신들이 자랑하는 아름다운 마을이 과연 살기에도 좋은 마을인지 다시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뛰어난 지역자원이나 주민들의 참여의지가 있더라도 한데 묶지 못하면 ‘삶의 질’이 높은 마을이 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신문은 행정자치부와 균형발전위원회, 지역전문가, 주민 등과 더불어 전국 권역별 탐방에 나섰다. 기존의 외형 위주 지역개발 사업이 갖는 한계를 극복하고, 살기 좋은 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한 실마리를 찾아보자는 취지이다. 첫 탐방지로 섬 전체가 때묻지 않은 자연의 보고인 제주도를 찾았다. 사시사철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제주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와 계곡 하나를 사이에 둔 예래마을. 흔한 팬션 하나 찾기 힘들 정도로 한적한 어촌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차가 다니기에는 비좁고 구불구불한 마을길, 거무스름한 돌담, 병풍처럼 깎아지른 듯한 해안 절벽…. 예래마을 주민들은 개발 대신 환경을 택했다. 1360가구 3600명의 주민이 옹기종기 모여사는 예래마을은 생태마을의 기치를 내세우고 있다. 마을을 흐르는 10여개 하천과 용천수를 중심으로 180여종의 동·식물이, 앞바다에는 120여종의 어패류가 살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다.2002년 전국 최초로 ‘반딧불이 보호지역’으로 지정됐을 만큼 풍부한 자연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같은 해 농림부와 해양수산부로부터 각각 녹색농촌체험시범마을, 관광어촌체험마을로 선정됐다.2003년에는 환경부 지정 자연생태우수마을로도 뽑혔다. 주민들은 자연자원을 활용해 반딧불이 체험, 감귤 따기, 바다낚시 체험, 오름·하천 답사 등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 하수처리장과 쓰레기매립장의 운영실태를 점검하는 등의 환경감시 활동과 폐비닐 수거 같은 환경보호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주민 참여의지, 변화의 ‘첫걸음’ 주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은 1990년 하수종말처리장 건립 문제로 촉발됐다. 당초 하수종말처리장은 예래천 하구 앞 바다 50m 가량을 메워서 지어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동쪽으로는 중문관광단지 해안까지 1㎞에 걸쳐 30m 높이의 주상절리대가 있다. 서쪽으로는 고려시대 삼별초 항쟁 이후 축조된 해안가 성곽인 환해장성이 자리잡고 있을 정도로 지역성과 역사성이 풍부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마을 청년들을 중심으로 ‘예래환경연구회’가 결성됐고, 결국 하수종말처리장은 뭍으로 100m 정도 물려서 지어졌다. 주민들은 아예 환경운동을 대안운동으로 바꿔나가겠다며 2002년 ‘예래생태마을위원회’를 만들었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마을위원회로는 아직도 제주에서 유일하다. 임찬규 위원장은 “자매결연을 맺은 한국해양연구원과 제주대 등 외부전문가들로부터 각종 조언도 얻고 있다.”면서 “지금은 도시로 떠나는 마을 사람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주민들 소득 道평균 밑돌아 풍부한 자연자원과 주민들의 참여의지만으로 예래마을의 모든 고민이 해결된 것은 아니다. 생태형 마을에는 근접했으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한 ‘살기 좋은 마을’에는 이르지 못했다. 김경훈 위원회 사무국장은 “소득증가 효과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며, 마을 이웃에 들어설 대규모 개발단지인 ‘주거용 휴양단지’와 어떻게 조화를 이끌어낼지도 걱정거리”라면서 “심지어 생태마을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회의도 든다.”고 토로했다. 중문관광단지가 들어선 이후 일자리는 늘었다. 하지만 대부분 청소 등 단순노무에 그치고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밀감 농사 등이 주업으로, 수입도 제주도 평균을 밑돈다고 한다. 라해문 제주참여환경연대 마을만들기팀장은 “생태환경을 보존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종합적인 마스터플랜이 필요한데 주민들의 힘만으로 해결이 어렵다.”면서 “개발 바람이 불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갈등 조짐도 나타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리·조정은 행정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환경과 주거공간의 부조화도 문제다. 천편일률적인 시멘트 건물이 자연과 어울리기 만무하다. 건축재료를 제한하고, 집으로 들어가는 길인 ‘올레’ 같은 고유의 주거공간을 보존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글·사진 제주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전국 748건 응모… 13건 선정 제1회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지역자원 경연대회의 응모작 접수를 마감한 결과 전국에서 모두 748건이 응모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다. 분야별로는 ▲공원이 94건 ▲호수가 40건 ▲해양이 102건 ▲도로가 80건 ▲마을이 78건 ▲건축물이 165건 ▲자연경관이 147건 ▲숲이 46건이다.17일 1차 심사와 19∼25일 현지점검,27일 3차 심사를 거쳐 ▲사진에서 7건 ▲동영상에서 3건 ▲모형에서 3건의 입상작을 선정한다. 지역자원 경연대회는 ‘아름답고, 쾌적하고, 특색있는 도시와 농산어촌의 지역자원’을 주제로 행정자치부와 균형발전위원회, 서울신문사가 공동주최한다. ■ 그외 마을들 ●저지문화예술인마을 한라산 동남쪽인 북제주군 한경면 저지리의 문화예술인마을은 자연림과 가시덩굴이 엉크러진 ‘곶자왈’지역 9만 9000여㎡에 들어섰다.1999년 조성사업이 시작된 뒤 48가구가 분양됐으며,18가구는 입주를 마쳤다. 하지만 입주한 문화예술인 가운데 가족과 함께 들어온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사람 냄새가 물씬 풍기는 ‘마을’이 아니라, 작품활동을 위한 ‘작업장’이거나 여행자를 위한 ‘관광지’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입주자들끼리는 물론, 채 10리도 떨어지지 않은 인근 저지마을과 원활한 소통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성읍민속마을 서귀포시 표선면 성읍민속마을은 500년 동안 현(縣) 소재지로 자리매김해왔다. 소득이 거의 없어 주민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던 1984년 민속마을로 지정되면서 마을도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에 불과했던 상점이 지금은 토산품 판매점과 음식점 등 170여개로 늘어났고, 연간 관광객은 200만명이 넘는다. 하지만 성읍민속마을은 지금 살기좋은 마을로 탈바꿈했다기보다는 오히려 난개발 또는 환경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 마을 출신인 강문규 한라일보 논설실장은 “장삿속에 묻혀 무분별한 개발이 이뤄지는 바람에 민속마을로서 원형이 훼손되고 있다.”면서 “보존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체계적인 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동광태양력마을 북제주군 안덕면 동광마을은 2004년 국내 최초로 주택에 태양력 발전을 보급하는 ‘그린빌리지’ 사업이 추진됐다. 현재 전체 165가구 가운데 46가구가 최대 3㎾의 설비용량을 갖춘 태양광전지판을 설치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는 월평균 3만∼5만원이던 전기료가 200원 안팎으로 떨어진 것 말고는 달라진 것이 없다. 소득은 제자리걸음이고, 주민 수는 지속적인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 주민은 “우리 마을의 그린빌리지 사업이 성공했다고들 하는데, 어떻게 성공해서 얼마나 살기좋아졌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 [책꽂이]

    ●茶명상(지장 지음, 차와사람 펴냄) 우리는 차를 통해 자각력을 키우고 의식을 확장하고 자비의 마음을 갖는 등 ‘응용명상’을 할 수 있다. 그럼으로써 왜곡과 치우침이 없는 마음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초의 스님이 역설한 중정청경(中正淸境)의 경지다.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차명상의 이론과 실제를 담았다.1만 2000원.●난초(이어령 엮음, 종이나라 펴냄) 동양에서 난초가 소개된 것은 공자가 빈 골짜기에서 난초를 봤다는 일화 공곡유란(空谷幽蘭)을 통해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자와의 인연 때문인지 난초는 유교문화권에서 특히 대접받는다. 그러나 위나라에서 노나라로 들어가기 전 은곡(隱谷)을 지나던 공자가 본 난초는 우리가 아는 난초와 다를지도 모른다. 난초의 종류는 워낙 다양해 제대로 분류하기 어렵다. 이름에 ‘난’자가 붙은 문주란·군자란·용설란·고란초 등은 난초가 아니다. 일본 화투에 그려진 5월난초라는 것도 난초가 아니고 창포다.‘한중일 문화코드 읽기-비교문화상징사전’의 하나.3만원.●안병무-시대와 민중의 증언자(김명수 지음, 살림 펴냄) 민중신학의 개척자 안병무 평전. 민중이라는 용어를 신학해석의 핵심틀로 사용하며 영적 구원보다 정치적 구원이 신학의 주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그의 민중신학은 1980년대 이후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신학과 함께 한국만의 독특한 ‘상황신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민중 현실에 눈을 뜨게 된 안병무는 성서를 민중의 눈으로 읽는다. 한 예로 민중의 의미로 쓰이는 ‘오클로스(ochlos)’라는 단어가 마가복음에 36번이나 사용되고 있음을 지적한다.1만원.●사막에 숲이 있다(이미애 지음, 서해문집 펴냄) 중국 네이멍구의 마오우쑤(毛烏素) 사막은 봄의 불청객 황사의 진원지. 풀 한 포기 살기 어려운 이 황량한 모래땅에도 희망이 자라고 있다. 죽음의 땅 1400만 평이 푸른 숲으로 바뀐 것. 인위쩐이라는 여성이 기적을 일궈낸 주인공이다. 중국에서 가장 긴 내륙하천으로 알려진 타리무허가 100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서북지방의 벽지 닝샤후이족 자치구에 있는 소금호수 쿠수이후도 말라붙어 버릴 정도로 심각한 중국. 그러나 이 책은 아직도 재생의 희망이 있음을 보여준다.8500원.●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정인영 지음, 랜덤하우스 코리아 펴냄) 교보생명과 교보문고를 창립한 대산 신용호의 전기.1958년 대한교육보험(현 교보생명)을 창립한 대산은 교육을 보험에 접목한 교육보험을 만들었고 1980년에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라는 표어를 내건 교보문고를 설립했다. 이어 1992년 문학인의 창작과 문학 번역 등을 지원하는 대산문화재단을 만들었다. 잦은 병치레로 취학 적령기가 4년이나 지나 학교에 입학한 그는 보통학교나 중학교를 다니지 않고 독학했으며 1000일 동안 계속 책을 읽는 등 어린 시절부터 교육에 대한 열의와 독서열이 매우 높았다고 한다.1만원.
  •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을 만나거든 이름을 물어볼 일이다.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다만 한자로 적힌 이름으로는 그 뜻을 알기 어렵다. 표음 문자인 티베트어를 한자로 음차한 때문이다. 대개는 성(姓)이 없이 나뉜 두마디 음절이 각각 아름답고 좋은 뜻을 담게 마련이다. 현지에서 만난 공무원들의 이름을 예로 들면 이렇다. 니마츠런(尼瑪次仁)에서 니마는 ‘태양’이고 츠런은 ‘장수(長壽)’를 뜻한다. 뤄쌍랑제(羅桑朗杰)의 뤄쌍은 ‘지혜’를, 랑제는 ‘맞서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시바이전(札西白珍)은 ‘길상(吉祥)스러운 백련화(白蓮花)’를 가리킨다.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거쌍(格桑)은 ‘즐거운 날’이다.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이름만큼 삶도 행복할까 티베트인의 삶도 이름만큼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수도 라싸 한 구석에 있는 ‘라모체 사원(小昭寺)’은 그 일면을 확인시켜 줄지 모르겠다.‘간절함’에 관한 한 라모체는 티베트의 상징 부다라(布達拉)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짧은 순간이나마 석가모니상에 손을 얹어 기도하고 돌아서며 짓는 순례자들의 표정은 실로 신심(信心)의 극치…. 이 순간을 위해 길게는 수개월을 걸어서 라싸를 찾은 이들이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聖地) ‘조캉 사원(大昭寺)’ 주변에서 온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칭짱철도 시닝에서 라싸까지 이르는 차창밖 ‘풍경화’와 그 풍경화 속의 사람들은 너무도 뚜렷이 대비된다. 이어지는 설산(雪山)과 끝없는 초원,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풍광은 그림같으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누가봐도 고단해 보인다. 설산 밑의 벌판에 덜렁 지어진 흙벽돌 집은 초원의 바람조차 막기 어려워 보인다. 어정쩡한 도시 노동자의 복장을 한 중·장년의 남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역 주변에서도 공사를 한다. 관광객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어하던 곳이다. 티베트인 아니면 산소마스크를 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티베트자치구 성도인 라싸라고 별다르지 않다.100일도 안돼 보이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걸에 나선 20대 젊은 여성은 유별난 기억을 남겼다. 워낙 갓난 아이였던 탓에 ‘유아 마네킹’을 들고 구걸에 나선 줄 알았다. 쓴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볼을 만져보는 순간, 살아있는 생명임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적선(積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일부지역 아직도 일처다부제 물론 이들의 생활 이면에는 이방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또 다른 면이 많다. 르카저(日喀則)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일처다부제가 남아 모계(母系) 사회가 유지되고 있기도 하고, 시체를 토막내 독수리에게 던지는 천장(天葬)이 행해지는 곳이 티베트이다. 여전히 한 건물 안에서 사람과 가축이 동거(同居)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티베트 자치주가 유목민 거주 정책의 한 방편으로 주택 개량을 유도하면서 ‘티베트식으로 짓되, 사람과 가축이 다른 건물에 살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놓았을 정도다. 라싸 외곽 한 마을에서 들른 개조된 집들은 과연 사람과 짐승이 별거 중이었다. 그러나 집집 대문마다에 얹혀진 뿔달린 야크의 머리는, 유목민과 가축의 잠자리를 떼어놓는 일이 ‘위생’ 측면 말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한다. 야크의 머리는 집안을 보호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징물이다. 어찌보면 천장(天葬)도 윤회로서의 의미 외에, 자신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새나 들짐승과의 공생(共生)과 동거를 전제로 하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 점심때 퇴근했다 오후 3시 다시 출근 무엇보다 티베트가 외지와 다르다는 점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것은 ‘태양’이다. 사진 전문가들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역시 햇볕”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셔터를 눌러댄다. 얼굴에 얼음 든 듯한 티베트인의 빨간 광대뼈는 햇빛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도 티베트 사람들이 점심 식사와 함께 퇴근했다가 오후 3시에 다시 출근하는 것을 놓고 ‘한낮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표준시간을 베이징에 두다보니 실제보다 빨라진 출근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 지난 7월 개통된 칭짱철도는 많은 것을 실어나르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류(韓流)도 그 가운데 하나다. 라싸대학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신정민·공미옥 부부는 “드라마를 본 현지 주민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시내 소매점의 한 종업원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기자를 가리키며 ‘한국 사람’이라고 귀엣말을 주고받는다. 티베트에 가거든 티베트 사람들의 해맑은 표정을 사진기에 많이 담아둘 일이다. 칭짱철도가 티베트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비교가 될 것이므로.
  • 9개모델에 담을 콘텐츠들 짜내야

    9개모델에 담을 콘텐츠들 짜내야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를 위한 9개 기본모델이 확정됨에 따라 정책 추진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확정된 모델 유형은 ‘참고’사항일 뿐 ‘모방’ 대상은 아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각 모델을 지역실정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마을을 바꾼다 19세기 초 게이샤들을 위한 찻집이 들어서기 시작한 뒤 지금은 전통가옥보존지구로 지정된 일본 가나자와의 찻집거리는 9개 모델 가운데 ‘전통형’에 가깝다. 우리나라에도 서울 북촌 한옥마을처럼 비슷한 유형의 지역이 있지만, 차이는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에 있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이소영 박사는 “찻집거리는 전통가옥이라는 외형만 보존한 것이 아니다. 기모노 제작과 같은 게이샤 문화, 금박공예 등 전통산업과 연계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냈다.”면서 “그러나 북촌 한옥마을은 전통적인 문화와 산업을 찾아내고 육성하려는 노력이 미흡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야마나히현 가와구치코는 후지산 주변 5개 화산호수 지역의 하나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 관광객의 10%가 후지산을 찾고, 후지산 관광객의 48%는 가와구치코를 찾는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절반 가까이가 관광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다. 이 박사는 “이곳 특산물인 허브를 활용해 마을 전체를 테마공원화하는 차별화 전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지역주민은 물론, 전문가 그룹이 참여해 실현 가능한 전략을 세운 것이 성공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또 중세시대에 형성된 역사도시이자 대학의 발상지인 이탈리아 볼로냐는 1985년 전통과 역사가 깃들어 있는 건물을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없도록 했다. 대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새로운 소득원이 될 수 있는 축제와 같은 다양한 행사를 개발해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살기 좋은 지역, 무엇이 필요한가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 주민들의 힘을 한 데 모으고 각종 문화행사의 구심점이 될 광장과 공원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이 이뤄진다. 주민들의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소득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공동농장 등 소득기반시설, 주민들에게 체계적·전략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새마을금고와 같은 소규모 금융기관도 들어서게 된다. 또 마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교육·정보서비스 제공기관으로써 도서관 및 정보센터, 마을 전체의 공간배치와 건물형태 등을 조언할 디자인하우스, 주민들의 1차 응급진료기관이자 ‘홈닥터’ 역할을 할 보건진료소 등도 갖춰진다. 아울러 주민들의 여가생활 및 정보교류의 장으로 활용될 수 있는 커뮤니티센터나 문화센터, 알림센터 등도 뒷받침될 예정이다. 문영훈 행자부 살기좋은지역기획팀장은 “마을의 비전은 자연적, 사회경제적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주민들 스스로 ‘자치규약’ 등을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해 나가야 한다.”면서 “30개 시범지역들이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역간 인적·물적 네트워크를 구축,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비밀의 땅’ 달 이야기

    ‘비밀의 땅’ 달 이야기

    휘영청 달 밝은 밤, 온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앉아 빚어내는 송편은 풍성한 보름달을 닮아 있다. 우리네 풍경에서 보름달 없는 한가위를 상상할 수 있을까. 달은 인류에게 오랜 꿈이었다.1969년 7월20일 미국 아폴로 11호가 최초로 인류를 달에 안착시킨 뒤에도 여전히 ‘비밀의 땅’으로 남아 있다. 달은 인류 멸망에 대비한 ‘DNA 저장고’로, 태양계 유인탐사를 위한 우주기지로 인식되면서 전 세계가 달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세계 각국의 달 탐사 경쟁과 잘 알려지지 않는 달에 대한 진실을 알아본다. ■ 강대국의 불붙은 달 정복 |파리 이종수특파원|냉전은 종식됐어도 ‘월전(月戰)’은 끝나지 않았다. 냉전 시대 미국·소련 대결구도의 산물인 우주 개발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1950년대 후반 어느 나라가 먼저 지구 궤도에 진입하느냐를 놓고 다투던 자존심 경쟁은 누가 먼저 달 표면에 착륙하는가로 이어졌다. 치열한 우주경쟁은 1970년대 초 우주왕복선 개발경쟁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그러나 1975년 미국 아폴로 18호와 소련 소유즈 19호의 도킹으로 주춤해졌다. 두 나라 모두 천문학적 비용을 감당하기 쉽지 않았다. 여기에 미국 우주왕복선의 잇단 사고에 따른 부정적인 여론도 가세했다. 주춤하던 우주개발 경쟁은 지난해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달 기지 건설’이라는 야심만만한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재연됐다. 후발 주자인 유럽·중국이 우주 개발에 본격 나서는 것을 의식한 것이다. 그러자 러시아도 우주 여행 상품 개발과 유인기지 건설 계획을, 유럽은 지난달 달 탐사선 충돌실험에 성공했다. 바야흐로 ‘제2의 달 경쟁’이 시작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 8월 차세대 달-화성탐사 유인 우주선 ‘오리온’의 상상도를 발표했다. 록히드 마틴사가 39억달러를 투입해 만들 이 우주선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선인 아폴로보다 2.5배 더 크다.NASA가 야심만만하게 추진하는 프로젝트는 오리온호에 우주인 4명과 최첨단 전자기기·컴퓨트를 실고 2020년 이전 달에 착륙하는 것이다. 단순한 착륙이 아니라 우주인들이 7일 동안 달에 머물면서 다양한 실험 등의 활동을 벌이고 반영구적인 유인 우주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 기지를 거점으로 화성탐사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미국은 인류가 멸망할 경우에 대비,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 동식물의 유전자(DNA) 표본과 인류가 구축한 다양한 지식을 달에 보내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이 계획은 부시 대통령의 야심인 유인기지 건설과도 맞물려 있다. 만약 지구 최후의 날이 온다면 유인 기지 운영원들이 ‘제2의 아담·이브’ 역할을 맡는다는 것이다. 이에 질세라 러시아도 유인기지 계획을 발표했다. 우주개발 기업 에네르기아는 지난달 초 현재의 소유즈 우주선을 개량한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을 2011∼2012년 사이에 발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달 표면에 대한 유인 탐사도 미국의 계획보다 5년 앞선 2015년에 시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부터 1억달러(약 960억여원)짜리 우주관광 상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반인이 돈을 내고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다녀온 적은 있지만 달까지 가는 계획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구체적 프로그램은 관광객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를 떠나 ISS에 도착, 일주일 동안 머문 뒤 우주선을 타고 달 주위를 돌면서 구석구석을 감상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것이다. 당장은 달에 착륙은 하지 못하고 주위를 빙빙 도는 것이지만 새로운 착륙선을 개발하면 착륙도 가능하다는 게 러시아측의 설명이다. 미국과 러시아에 견줘 후발주자인 유럽도 지난달 9일 최초의 달 탐사선 스마트1호를 달 표면에서 충돌시킨 ‘문 임팩트’ 실험에 성공하면서 ‘우주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유럽우주개발기구 발표에 따르면 3년전부터 달 궤도에서 여러가지 탐사작업을 벌인 스마트1호가 시속 7200㎞의 속도로 달 표면의 화산분화구 지대인 ‘엑슬런스 호수’에 떨어지면서 달 표면 수㎞ 위로 먼지구름을 발생시켰다. 여기서 생성된 먼지와 파면을 통해 달의 지질이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연구할 수 있는 단서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나아가 스마트1호는 1억 2000만유로(약 1440억원)라는 낮은 제작비와 크세논 연료 80㎏만으로 임무를 수행, 차세대 우주선 개발에 획기적 전례를 남겼다. vielee@seoul.co.kr ■ 후발 주자들도 가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에 이은 달 탐사 후발 주자인 중국, 일본, 인도 3국은 본래의 목적 외에도 경제·군사적 측면에서 서로를 견제하면서 경쟁을 벌여나가는 측면이 강하다. 최근 가장 탄력을 받고 있는 나라는 중국.2004년 달 탐사·측량계획인 ‘창어 계획’의 1단계 공정인 ‘달 선회 탐측계획’을 가동했다. 달 선회 탐측위성 ‘창어 1호’는 내년 4월 발사할 예정이다. ‘창어 1호’는 2012년 이전에 착륙기를 달에 보내 달의 모양과 질적 구조 등에 대한 종합적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어 2017년을 전후해 유인 탐사차를 착륙시켜 달의 각종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가져오게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은 지난 1990년 1월 ‘히텐’ 과학위성을 발사해 미국, 옛 소련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달 탐측을 시작했다. 경쟁 3개국 중에서 가장 앞서 있는 상황. 내년 중에 ‘SELEN-1’ 선회 위성을 발사해 달 표면 전체에 대한 탐측을 통해 물질 분포와 지형의 특징을 파악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달의 어느 곳에 달 탐사차를 착륙시킬 것인지를 연구할 계획이다. 일본우주항공개발기구(JAXA)는 선회위성 발사 뒤 10년 내인 2016년까지 로봇을 탑재한 탐사차를 착륙시켜 달 표면 물질을 지구로 가져오고,2025년 이전에 달 유인 과학기지 건설에 착수할 계획이다. 군사목적으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일본의 달 탐측계획은, 중국이 ‘창어계획’을 확정 한 이후 발표됐다. 탐측기의 달 착륙 시기를 중국의 달 탐사차 착륙보다 1년 앞선 20016년으로 잡고 있는 점 등으로 미뤄 중국에 대한 견제 성격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은 지난 4월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에 전담팀을 신설했다. 인도는 내년 9월 자체 연구로 개발한 극지궤도 탑재 로켓으로 달 탐사·측량 우주선 ‘찬드라얀-1’을 발사하고 2015년 전에 우주인을 달에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찬드라얀-1’은 달 표면에서 100㎞ 떨어진 궤도에서 최소한 2년간 비행하면서 첨단 촬영장비와 측량기기로 달 사진과 측량 및 제도(製圖)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게 된다. 인도는 달 탐측계획에 러시아의 참여를 요청했으며, 이에 옛 소련 때 달 탐사차를 제작한 한 회사가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jj@seoul.co.kr ■ 달의 진실 ●달은 지구와 동갑이다? 그렇다. 달의 나이는 지구와 비슷한 46억년이다. 달의 탄생을 둘러싼 학설은 여러가지다. 최근에는 화성 정도 크기의 천체가 지구와 대충돌을 일으키면서 생긴 부스러기가 달이 됐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달의 지름은 3476㎞, 지구 직경의 4분의1 크기로 위성치고는 덩치가 꽤 크다. ●달에서 만리장성이 보인다? 거짓말이다. 달은 지구로부터 평균 38만 4400㎞ 떨어져 있다. 지구와 태양 거리의 400분의1이다. 달이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궤도에 있을 때가 35만 6000㎞나 된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에펠탑이나 만리장성은 보이지 않는다. 달이 가까울 때는 크고 밝게 보이며 멀면 작게 보인다. 그 차이는 전체의 14% 정도 된다. ●달의 반대편은 볼 수 없다? 사실이다. 우리가 보는 달은 늘 같은 부분이다. 이유는 달의 공전과 자전주기가 27.3일로 같기 때문이다. 달은 27.3일 동안 시속 3700㎞로 지구를 돈다. 하지만 음력 기준으로 달의 주기는 29.5일이다. 달이 지구를 도는 동안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해 달이 2.2일을 더 돌기 때문이다. ●달은 둥글다? 정확히 말하면 아니다. 달의 형태는 적도 부위가 군살로 불룩한 배불뚝이다. 과학자들은 달이 고체가 되기 전에 궤도에 진입, 냉각되면서 생긴 현상으로 추정한다. 달은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한다. 태양이 닿는 부분만 빛을 반사한다. 태양과 달, 지구 세 천체의 위치에 따라 달의 모양은 바뀌어 보인다. ●달이 멀어지고 있다? 사실이다. 매년 지구로부터 1.5인치(약 3.8㎝)씩 멀어지고 있다. 지구가 달을 끌어들이는 힘보다 궤도 밖으로 나가려는 힘이 더 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달이 지구와 더 가까웠을 것이다. ●달에도 물이 있다? 극지대에 얼음층이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998년 얼음을 발견했다. 얼음의 존재는 달의 가치를 무한대로 높이는 계기가 됐다. 얼음으로 산소를 만들고, 물 분자의 하나인 수소는 액화원료로 쓸 수 있다. 물까지 자체 공급되면 인간이 달에 거주할 수도 있다. 달이 태양계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로 떠오르는 이유다. ●달의 이름은 수백개도 더 된다? 그렇다. 각 문화권마다 달은 다양한 이름을 갖고 있다.1년 12개월도 지역마다 이름이 다르다. 서양에서 1월은 ‘늑대의 달’,5월의 ‘꽃의 달’,10월은 ‘사냥꾼의 달’로 부르는 식이다. 예를 들면 10월은 중국에서는 ‘친절한 달’, 미국 인디언 체로키족은 ‘추수의 달’, 중세 유럽에서는 ‘피의 달’로 불렸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명성산 억새꽃축제 12~15일

    6만평 억새밭에서 늦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포천 명성산 억새꽃 축제가 오는 12∼15일 4일간 명성산과 산정호수, 포천 반월아트홀 일원에서 열린다. 명성산(해발 923m) 억새밭은 전국 5대 억새군락지중 한 곳. 올해 10번째로 열리는 억새꽃 축제에선 등반대회와 음악회, 연예인 초청 콘서트 등이 열린다. 포천의 특산물 판매장과 웰빙 먹을거리촌도 운영된다.
  •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수몰 마을 옥천 용호·석호리

    [오지로 떠나는 시간여행] 수몰 마을 옥천 용호·석호리

    상가 사이로 좁게 얽힌 도로를 타고 옥천 읍내를 벗어나자 두루뭉술한 흰 구름을 느릿느릿 흘려보내는 가을 하늘이 한눈에 들어온다. 대청호 푸른 물결 위에도 하나 가득 구름이 담겨 있다. 잘 찍어 놓은 슬라이드 사진을 연상시키는 것이 게으른 나그네가 털렁거리며 걷기 좋은 날씨다. 502번 지방도로의 포장이 끝난 부근에서 작은 나무판에 휘갈겨 쓴 이정표는 용호리 가는 길을 가리키고 있다. 용호리는 대청댐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파일’,‘쑥마루’,‘방개’ 등 정겨운 이름의 자연부락으로 이뤄진 제법 큰 마을이었다. 담수로 마을 대부분이 수몰되고 지금은 고향을 떠나지 못한 8가구 9명의 주민만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다. 슬레이트 지붕에 호박나물을 널고 있던 심삼녀(62)씨를 붙잡고 동네 내력을 물었다.“쓸데없는 것 묻지 말고 점심은 했어? ” 이방인의 점심 걱정부터 하는 인정이 도시인인 기자에게는 다소 생경하다. 잠시후 아랫집에선 매운탕, 옆집 주민은 김치 한 보시기, 윗집 아주머니는 밭에서 갓 따온 빨간 고추가 달다며 권한다. 즉석에서 외지인의 방문을 환영하는 조촐한 파티가 벌어졌다. 훈훈한 인심이 가을 햇살만큼이나 따사롭다. 수확철에 멧돼지가 다 된 농사를 망칠까봐 걱정하는 주민들. 이들이 바깥나들이를 하려면 산길을 차로 1시간 넘게 돌아 나가야 한다. 때문에 군청에서 위탁받은 배가 석호리와 용호리 사이를 운항하는데 옥천 5일장이 서는 날이면 동네 사람 전원이 배를 타고 장을 보고 온단다.‘선장 박수성’이라고 쓰여진 명함을 건네는 박수성(72)씨는 이런 연유로 마을의 온갖 대소사를 챙기는 일까지도 하는 대장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용호리에서 한 굽이 뱃길을 돌아야 보이는 석호리에는 현재 진걸, 돌거리 마을만이 수몰을 면한 채 남아 있다. 배 위에서 바라본 진걸 마을은 빨강, 파랑, 원색의 함석지붕을 얹은 고만고만한 가옥이 10여채 늘어서 있다. 선착장에서 배를 묶고 있던 손학수(58)씨가 반갑게 맞는다. 대청호에서 붕어를 잡아 생계를 꾸리는 어부다. 해가 서쪽 산머리에 걸릴 즈음이면 미리 보아둔 곳에 그물을 놓는다. 양손에 그물을 잡고 모터는 발로 운전을 한다. 걸쭉한 입담으로 각박한 세상에 대한 ‘욕’을 해가며 그물을 놓는 솜씨가 정말로 예술이다. 호수를 향해 근사한 테라스가 열린 집이 있어 주인을 찾았다.“여행을 하던 중에 진걸 마을 풍경에 반해 눌러 살게 됐답니다.” 정태경(55)씨가 마을의 독거노인들을 돌보며 살고 있었다. 밤나무와 호두나무가 많아 아침 산책길에 줍는 밤과 호두가 매일 한 주머니씩은 된다며 호두를 대접한다. 물에 갇힌 마을 사람들은 나름대로의 사연을 안고 수몰 전 옛 추억을 더듬으며 비탈에 남은 손바닥만한 땅을 일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네들의 꿈도 물속에 잠긴 마을과 함께 사라진 듯하지만 소박한 꿈을 찾는 그들의 일상만큼은 무척 바쁘게 보였다. 뽀얀 물안개가 아직 수면 위에 머물고 있는 새벽. 일터로 향하는 마을 사람들 어깨 위로 짙은 가을이 내려앉는다. 글 강성남기자snk@seoul.co.kr
  • 하남 미사리조정경기장 자전거 하이킹 새 명소로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자전거 하이킹’명소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 조정경기장 주변에 5㎞의 자전거 하이킹 코스를 조성하고,4인승 마차형 자전거를 도입·운행하는 등 조정경기장을 가족단위 레저·스포츠 공간으로 꾸몄다고 2일 밝혔다. 조정경기장은 43만평 대지위에 10만여평의 호수와 축구장, 농구장, 배구장 등 각종 생활체육시설을 갖춰 연간 100만명 이상이 찾는다. 공단은 우선 지난 4월 동물모양의 애니멀카와 꼬마자동차 등을 갖춘 ‘키디라이더’를 개장한 데 이어 지난달 30일부터 4인승 마차형 자전거를 운행하고 있다. 마차형 자전거는 운전대와 4개의 바퀴가 달린 4륜형 자전거로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호수 주변을 하이킹하기에 좋다. 모두 5대를 갖추고 있으며, 대여료는 1시간 기준으로 1만 5000원이다. 또 자전거 601대와 키즈라이더 30대, 트라이커 20대 등을 갖추고 있다.(031)790-8881.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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