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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소영의 시시콜콜] 태풍 ‘야기’와 첫 수확한 붉은 사과

    [문소영의 시시콜콜] 태풍 ‘야기’와 첫 수확한 붉은 사과

    “주소를 불러봐.” 공직에서 퇴직한뒤 고향 충주에서 남동생과 함께 사과농사를 시작한 형부가 3년 만에 사과를 처음으로 수확했다며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덧붙여 “사과가 아주 잔 데다, 흠이 많아. 특히 꼭지 부분에 병이 든 것 같이 우툴두툴하고 변색한 부분이 많은데 병든 것은 아니고, 꽃이 일찍 피는 조생종 사과에 많이 발생하는 냉해 영향이라는군. 화학비료는 안 주었지만, 몇 번 소독했으니 깎아 먹도록”이라며 자세한 해설했다. ‘깎아 먹으라’라고 한 당부에 ‘역시 과일농사는 당분 때문에 벌레를 물리치기 어렵구나’ 싶었다. 아직 겨울의 ‘북풍한설’이 남았지만, 올해는 날씨는 정말 많은 사연을 낳고 있다. 올 2월 발뼈가 부러져 텃밭농사를 작파했기를 망정이지, 봄 농사는 냉해로 큰 낭패를 볼 뻔했다.경기도 북부 노지 농사꾼들은 빠르면 4월 초부터 열매 식물의 모종을 심는다. 가지나 고추, 호박, 방울 토마토 등등. 그러나 이 열매식물들은 원산지가 인도이거나 남미의 고온건조한 지역이라서 5월 초순에나 모종을 심어야 한다. 특히 경기도 북부, 노지는 5월 초에도 서리가 내렸다는 기상기록들이 있는 만큼, 너무 빠른 이식은 위험이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수확물을 먹겠다는 욕심으로, 또는 올해는 따뜻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일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올봄에는 냉해가 왔다. 벚꽃이 아름다울 시절에 영하에 가깝게 기온이 떨어지기도 떨어졌고, 그 벚꽃이 피는 시기와 맞물려 꽃을 피우는 사과꽃, 복숭아꽃, 살구꽃 등등은 냉해를 입었다. 이미 어린 사과가 달렸더라만, 형부네 사과처럼 냉해의 흔적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형부네 사과는 ‘조생종’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전국이 폭염과 함께 타는 목마름에 시달리는 탓에, 가뭄피해를 볼지도 모른다. 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에 다들 화들짝 놀란 탓에 심각한 또 다른 날씨 이변을 감지하지 못했다. 장마가 7월 초에 일찍 끝난 탓에 강우량이이 너무 적다. 중부지역에서 농사지을 물도 말랐다.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가 바싹 말라 바닥을 드러내놓았다. 경기도내 112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7.6%로 ‘경계’ 단계다. 한국의 댐이나 저수지는 6~8월에 내린 비를 가둬서 물 부족 국가를 겨우 면하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안왔다. 태풍을 간절하게 기다린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똑같은 자연재해지만, 가뭄은 인공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다. 폭염은 87%나 보급된 에어컨으로 어떻게든지 회피해 나갈 수 있지만. 14번째 태풍 ‘야기’가 중국 산둥반도를 따라 올라온다고 한다. 한반도 서해안이 영향권에 들어간다. 일본이 제출한 ‘야기’는 별자리 염소자리를 말한다는데, 폭염도 물리치고 적당한 폭우도 뿌려주길 바란다. 가능한 적은 피해와 함께. 올 가을 수확할 사과에는 봄의 냉해와 여름의 폭염과 가뭄에 태풍까지 담아, 더 붉게 잘익기를. 문소영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문소영의 시시콜콜] 태풍 ‘야기’와 첫 수확한 붉은 사과

    [문소영의 시시콜콜] 태풍 ‘야기’와 첫 수확한 붉은 사과

    “주소를 불러봐.” 공직에서 퇴직한뒤 고향 충주에서 남동생과 함께 사과농사를 시작한 형부가 3년 만에 사과를 처음으로 수확했다며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덧붙여 “사과가 아주 잔 데다, 흠이 많아. 특히 꼭지 부분에 병이 든 것 같이 우툴두툴하고 변색한 부분이 많은데 병든 것은 아니고, 꽃이 일찍 피는 조생종 사과에 많이 발생하는 냉해 영향이라는군. 화학비료는 안 주었지만, 몇 번 소독했으니 깎아 먹도록”이라며 자세한 해설했다. ‘깎아 먹으라’라고 한 당부에 ‘역시 과일농사는 당분 때문에 벌레를 물리치기 어렵구나’ 싶었다. 아직 겨울의 ‘북풍한설’이 남았지만, 올해는 날씨는 정말 많은 사연을 낳고 있다. 올 2월 발뼈가 부러져 텃밭농사를 작파했기를 망정이지, 봄 농사는 냉해로 큰 낭패를 볼 뻔했다. 경기도 북부 노지 농사꾼들은 빠르면 4월 초부터 열매 식물의 모종을 심는다. 가지나 고추, 호박, 방울 토마토 등등. 그러나 이 열매식물들은 원산지가 인도이거나 남미의 고온건조한 지역이라서 5월 초순에나 모종을 심어야 한다. 특히 경기도 북부, 노지는 5월 초에도 서리가 내렸다는 기상기록들이 있는 만큼, 너무 빠른 이식은 위험이 있는데, 하루라도 빨리 수확물을 먹겠다는 욕심으로, 또는 올해는 따뜻하겠지 하는 막연한 믿음으로 일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올봄에는 냉해가 왔다. 벚꽃이 아름다울 시절에 영하에 가깝게 기온이 떨어지기도 떨어졌고, 그 벚꽃이 피는 시기와 맞물려 꽃을 피우는 사과꽃, 복숭아꽃, 살구꽃 등등은 냉해를 입었다. 이미 어린 사과가 달렸더라만, 형부네 사과처럼 냉해의 흔적을 드러내게 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은 형부네 사과는 ‘조생종’이다. 그렇지 않는다면 전국이 폭염과 함께 타는 목마름에 시달리는 탓에, 가뭄피해를 볼지도 모른다.111년 만에 찾아온 폭염에 다들 화들짝 놀란 탓에 심각한 또 다른 날씨 이변을 감지하지 못했다. 장마가 7월 초에 일찍 끝난 탓에 강우량이이 너무 적다. 중부지역에서 농사지을 물도 말랐다. 충남 예산군 예당저수지가 바싹 말라 바닥을 드러내놓았다. 경기도내 112개 저수지 평균 저수율은 57.6%로 ‘경계’ 단계다. 한국의 댐이나 저수지는 6~8월에 내린 비를 가둬서 물 부족 국가를 겨우 면하는데, 올해는 비가 너무 안왔다. 태풍을 간절하게 기다린다는 것이 아이러니다. 똑같은 자연재해지만, 가뭄은 인공적으로 해결할 방법이 거의 없다. 폭염은 87%나 보급된 에어컨으로 어떻게든지 회피해 나갈 수 있지만. 14번째 태풍 ‘야기’가 중국 산둥반도를 따라 올라온다고 한다. 한반도 서해안이 영향권에 들어간다. 일본이 제출한 ‘야기’는 별자리 염소자리를 말한다는데, 폭염도 물리치고 적당한 폭우도 뿌려주길 바란다. 가능한 적은 피해와 함께. 올 가을 수확할 사과에는 봄의 냉해와 여름의 폭염과 가뭄에 태풍까지 담아, 더 붉게 잘익기를. 문소영 논설실장 symun@seoul.co.kr/
  •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한 젓가락 호로록~ 허기진 마음 채웠다

    국수는 서민들의 오랜 친구다. 먹을 게 풍족하지 않던 시절 국수를 먹으며 허기를 달랬고, 서로 소통했다. 이상국 시인은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고 노래했다. 지역에 가면 그들의 삶과 애환이 깃든 친근한 국수를 만날 수 있다. 사람 냄새 물씬 나고 옛 향기가 담겨 있는 국수를 먹다 보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혹자는 말했다. 국수는 ‘캔버스처럼 하얀 면 위에 지역별 식문화라는 화가가 그려 나간 작품’이라고.①진한 팥국물 침샘 폭발 ‘팥칼국수’ 팥칼국수는 진한 팥국물과 졸깃한 면발이 일품인 전라도의 별미다. 곱게 거른 팥물을 끓이다가 밀가루로 반죽한 칼국수를 넣어 익으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맞춘다. 경상도 지방에서는 칼국수 대신 국수나 수제비를 이용하기도 한다. ‘맛의 고장’ 전북 전주에서는 팥칼국수집이 사계절 인기다. 물리지 않는 팥의 단맛과 식감 좋은 칼국수가 어우러져 식욕을 돋운다. 국산 팥을 사용하기 때문에 풍미가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하다. 쌀로 만든 새알심과 달리 식혀 먹어도 면이 붇지 않아 간식으로도 좋다. 팥은 1차로 고농도 소금물에 삶는다. 1차로 삶은 물은 버리고 찬물에 깨끗이 헹궈 짠맛을 없앤다. 2차로 삶을 때는 센불을 이용해야 팥이 부드럽다. 팥물을 내는 방식은 두 가지다. 예전에는 잘 익은 팥을 채에 넣고 갈아 팥물을 내렸다. 최근에는 껍질까지 모두 믹서에 넣고 갈아 쓰기 때문에 색깔이 더 곱고 영양가도 풍부하다. 각종 비타민과 식이섬유, 엽산, 인, 칼륨 등이 많이 함유돼 있다. 칼국수는 졸깃한 맛이 나도록 반죽에 정성을 쏟아야 한다. 칼로 썬 면을 바로 넣지 않고 다시 한번 치대어야 엉겨 붙지 않고 식감이 살아난다. 시원한 동침이를 곁들이면 개운함과 든든함을 만끽할 수 있다.②사골·닭 육수에 전분으로 감칠맛 더한 ‘밀면’ 사골 등으로 우려낸 육수에 전분이 함유된 면발에다 갖은 고명을 얹어 먹는 음식으로 부산의 대표적 향토 음식중 하나다. 밀면의 유래는 6·25전쟁 때 북한에서 부산으로 내려온 피난민들이 고향에서 즐겨먹던 냉면을 구호물품인 밀가루로 냉면을 만들어 먹던 데서 유래했다. 실향민인 고 이영순 할머니가 1952년 남구 우암동에 문을 연 ‘내호냉면’이 부산 밀면의 원조로 전해지고 있다 고향을 그리워하던 마음이 만들어 낸 음식인 셈이다. 전분이 함유돼 일반 국수보다 쫄깃한 맛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 육수는 돼지나 소의 사골, 혹은 소고기의 양지나 사태 부위, 닭 뼈 등을 넣어 푹 고아 만든다. 밀가루가 주재료인 밀면의 특성상 소화가 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감초, 당귀, 계피 등의 한약 재료를 첨가하기도 한다. 부산시는 2009년 밀면을 지역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선정했다.물밀면과 비빔밀면, 온밀면이 있는데 여름철에는 찬 육수의 물밀면과 비빔밀면을 즐기고, 겨울철에는 따뜻하면서도 얼큰한 온밀면을 주로 먹는다. 물밀면과 비빔밀면에는 고추장 양념장을 넣는 것에 비해 온밀면에는 고추장 양념 대신 잘 익은 김치를 고명으로 올려 간을 맞춘다.③멸치 육수에 애호박·배추 곁들인 ‘누른국수’ 대구는 우리나라에서 국수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그만큼 대구사람들의 국수 사랑은 유별나다, 누른국수는 동인동찜갈비, 납작만두, 막창구이 등과 함께 대구 10미(味) 중 하나다. 밀가루에 콩가루, 물, 소금을 넣어 반죽한 뒤 얇게 밀어 가늘게 채썬다. 끓는 물에 내장을 제거한 멸치를 넣어 육수를 우려낸 뒤 채썬 애호박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배추를 넣는다. 여기에 김가루나 지단 등을 고명으로 올린다. 이렇게 하면 누른국수 한 그릇이 만들어진다. 누른국수는 시원하고 담백한 맛에 영양까지 보탰다. 대구에는 유명한 누른국수집이 많다. 중구 노보텔 뒤는 한때 누른국수골목으로 유명했다. 그곳에서 ‘암뽕에 소주 한 병 바람’이 일어났다고 한다. 서문시장에는 국수가게 300여개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가게마다 누른국수를 먹으려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백종원의 3대천왕’에 소개된 ‘동곡원조할매 손칼국수’는 반죽에 계란물을 넣어 면에 고소한 맛과 쫄깃함을 더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중구 삼덕동의 대백칼국수, 중구 서성로의 금와식당, 달서구 송현동의 참한손칼국수, 중구 종로2가의 다전칼국수 등도 누른국수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④쫄깃쫄깃 탄력 있는 메밀국수 ‘콧등치기국수’ 쫄깃쫄깃 탄력이 있어 ‘후루룩~’ 하고 메밀국수를 먹을 때마다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콧등치기국수다. 강원도 정선의 대표 토속음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메밀가루를 즉석에서 빡빡하게 반죽한 뒤 투박한 부엌칼로 숭덩숭덩 썰어 삶아 내 면발이 굵고 탱글거린다. 이런 메밀칼국수에 삶은 애호박과 갖은 양념 간장을 올린 뒤 냉육수를 부어 한입 베어 먹으면 면발 끝이 콧등을 툭 치며 웃음과 재미를 더한다. 요즘에는 냉육수보다 뜨겁게 삶아 한 사발씩 내는 음식점이 더 많아졌다. 콧등치기국수는 일반 칼국수나 메밀국수보다 굵고 납작한 면발이 특징이어서 일반 국수보다 씹는 식감도 좋다. 콧등치기국수를 더 재미있게 먹으려면 그릇에 코를 박고 먹어야 하고,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한다. 코를 박고 먹다 보면 면발이 콧등을 쳐 정신이 번쩍 든다는 사람도 있다. 척박한 산촌에서 화전으로 밭을 일구어 메밀을 뿌려 배를 불리던 사람들이 음식에도 해학을 넣어 맛과 재미를 더했다. 콧등치기국수와 궁합이 맞는 김치는 갓김치가 제격이다. 국수에 고명으로 얹어진 갓김치는 남도에서 나는 갓이 아니라 정선 지역에서 나는 키 작은 갓이다. 갓김치가 없으면 메밀국수 맛도 살아나지 않는다.⑤민물고기 푹 삶아 양념장 풀어낸 ‘생선국수’ 대청호와 금강 덕분에 민물고기 요리가 발달한 충북 옥천에 가면 생선국수를 만날 수 있다. 어린 시절 개울가에서 매운탕 국물에 국수를 넣어 허겁지겁 먹던 그 맛이 생각난다면 강력 추천한다.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먼저 민물고기를 뼈까지 뭉개질 정도로 10시간 가까이 푹 삶아 육수를 만든다. 국물이 뽀얗게 우러나면 체에 걸러 가시를 골라낸 뒤 양념 고추장을 풀어 간을 하고 국수사리를 넣어 삶는다. 마지막으로 파, 애호박, 깻잎, 미나리, 풋고추 등을 썰어 넣어 한 번 더 끓이면 완성이다. 생선을 뼈째 푹 우려낸 국물에 국수사리를 넣어 구수하고 담백하다. 단백질·칼슘·지방·비타민이 풍부해 보양식으로도 좋다, 얼큰하고 진한 육수 때문에 해장국 대용으로도 좋다. 생선국수는 보청천이 휘감아도는 청산면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은 모내기가 끝나면 보청천으로 천렵을 나갔다,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었는데 1960년대 면을 넣어 먹은 것이 시초가 됐다. 청산면에만 9곳의 전문 식당이 성업 중이다. 청산면 주민들은 지난해부터 생선국수 축제를 열고 있다. 한 그릇 가격은 6000원이다.⑥구룡포 명물 해물 칼국수 ‘모리국수’ 모리국수는 경북 포항시 구룡포읍의 명물 해물 칼국수다. 주재료는 ‘미역추’나 ‘장치’, ‘바다메기’라고도 일컬어지는 장갱이 혹은 아귀다. 사철 잡히는 장갱이는 장어처럼 길쭉하게 생겼다. 고춧가루가 들어간 양념을 풀고 장갱이나 아귀를 푹 곤 뒤 기호에 따라 홍합, 새우나 콩나물, 파 등을 첨가한다. 여기에 두툼한 국수를 넣어 가열하면 모리국수가 완성된다. 오래 끓이면 생선살이 으깨질 정도로 부드러워져 깊은 맛이 더해진다. 매우면서도 진한 풍미가 독특하다. 해산물이 많이 들어가지만 그다지 비리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국수를 건져 먹고 나서는 빡빡한 국물을 들이켠다. 면이 불어 버리면 흐물흐물해져서 식감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모리국수는 1970년대 초반 포항에 공업 단지가 막 들어서던 시절 뱃사람과 서민들의 손에서 탄생한 음식이다.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모디’(모아의 사투리) 넣고 한 사람씩 따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여럿이 모여 냄비째로 ‘모디가 먹는다’고 모디국수로 불리다가 모리국수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나도 모린다”고 말한 게 입으로 전파되면서 모리국수가 됐다는 얘기도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정선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와우! 과학] 백악기 공룡시대에도 ‘꽃향기’는 존재했다 (연구)

    [와우! 과학] 백악기 공룡시대에도 ‘꽃향기’는 존재했다 (연구)

    백악기 시대에 살았던 공룡과 고대 곤충도 꽃향기를 즐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리건주립대학의 곤충학자 조지 포이나르 주니어 박사와 향수 수집가인 그의 아들 그레그 포이나르는 고대 화석을 통해 꽃향기와 고대 생명체의 연관관계를 파헤쳤다. 일반적으로 꽃은 곤충과 같은 꽃가루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특유의 향기를 이용한다. 현대인들이 즐기는 향수에는 꽃에서 추출한 향기와 다양한 화학 물질을 혼합한 원료가 사용된다. 연구진은 백악기 중반, 지구상에 피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멸종 꽃 2종의 호박 화석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해당 화석에서는 식물의 잎에 나 있는 미세한 털인 분비모, 꽃에서 당을 포함한 점액을 분비하며 곤충이나 새를 유인하는 꿀샘, 냄새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인 발향단 등의 조직이 발견됐다. 이 조직들은 현대 꽃식물과 마찬가지로, 곤충과 같은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해 향기가 있는 액체 및 휘발성 물질을 매우 활발하게 분비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형태학적 특징은 오늘날의 꽃식물과 매우 유사하며, 연구진은 이를 통해 1억 년 전에도 꽃식물이 향긋한 꽃냄새를 풍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또 연구진은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발견된 2000만~3000만 년 전 아카시아 꽃의 호박 화석을 연구한 결과, 꿀과 같은 향기가 나는 노란색 수술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포이나르 박사는 “인류가 향수를 사용하기 훨씬 이전부터, 꽃은 꽃가루 매개체를 유인하기 위한 매력적인 향기를 만들어냈다”면서 “당시 서식했던 일부 공룡들은 고대 초기의 꽃식물의 향을 맡을 수 있었으며, 고대의 꽃에서 나는 향기는 거대한 공룡들에게도 매력적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역사생물학(Historical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유세미의 인생수업] 여름밤 위에 눕다

    [유세미의 인생수업] 여름밤 위에 눕다

    아직도 뜨거웠던 한낮의 열기가 남아 있는 흙바닥이다. 동네잔치라도 하면 쓰임새가 클 듯한 멍석을 깔았다. 아이들이 벌레가 나올 것 같다고 질색하며 마루 위로 달아나는 걸 보면서 웃다 멍석 위에 벌렁 누워 눈을 감는다. 얼마 만인지. 이 평화를 이해하는가, 땀에 젖은 등허리도 여름 땅위에 착 붙어 편안하다고 한다.수호씨는 지난달 2년 동안 고군분투하던 베이커리 숍을 결국 닫았다. 평생 직장 생활한 퇴직금을 전부 쏟아붓고 마련한 빵집이었다. 장사 수완도 없고 세상물정에도 어두운 자신을 잘 알기에 큰 욕심 내지 않았다. 그저 아이들 결혼시킬 때까지는 아버지란 사람이 떳떳하게 생업에 종사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돌다리 두드리듯 골라 개업한 가게였다. 그러나 자신이 30평도 안 되는 가게 하나에 그렇게까지 휘둘릴 줄 몰랐다.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뼈에 아로새길 만큼 당했다. 처음부터 그 가게가 돈을 벌어 줄 리 만무하다는 걸 알았어야 했는데…. 대체 평생 직장 생활하는 동안 뭘 경험하고 배운 건지 수호씨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할 뿐이었다. 논리상으로는 이해 불가하나 그나마 싸게 타협해 횡재한 거라는 권리금은 살 떨리는 거금이었다. 임대료는 또 얼마나 높은지 어떤 달은 매출의 절반이 임대료로 나가기도 했다. 직원들은 걸핏하면 말없이 그만둬서 그를 아연실색하게 만들었고 친구들을 불러 빵을 빼돌리던 아르바이트생을 나무라자 인격 모욕당했다고 그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비슷한 시기에 퇴직한 전 회사 동료들은 속도 모르고 그를 부럽다고 했다. 단 하루의 휴일도 없이 일하는 그를 사장님이라 부르며 한 턱 내라고, 2호점은 언제 오픈할 거냐고 덕담 아닌 덕담에 수호씨는 쓴웃음을 감추며 삼겹살에 소주를 사기도 했다. 그렇게 겉으론 멀쩡해 보이는 가게가 적자를 거듭하다 가게 보증금까지 다 날린 뒤 드디어 폐점하는 날, 수호씨는 막막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는 아내에게 미안하다며 처음으로 울었다. 그리고 폭염에 열대야가 계속되는 어느 날 그의 아내가 여름휴가를 가자고 했다. 속으로야 이 판국에 여름휴가가 무슨 얘기? 저 여자가 홧김에 이판사판 해외여행이라도 지르는가 싶어 뜨악했다. 도대체 휴가 갈 정신은 어디 있고 휴가비 아니라 생활비도 없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럼에도 아랑곳없이 아내는 다진 소고기를 넣어 고추장을 볶고, 꽈리고추 곁들인 멸치볶음을 만들어 병에 담았다. 그리고 떠나온 곳은 경북 봉화. 인근에 마을도 없는 시골집이다. 그녀의 지인이 태백산 줄기 아래쪽에 낡디낡은 집 한 채를 유산으로 물려받았다나. 들은 그대로 족히 몇백 년은 돼 보였다. 주방도 가스가 연결돼 있는 것이 신기할 만큼 옛 모습을 갖추고 뒷마당에는 그냥 뚝뚝 뜯어 물에 헹구면 쌈 거리로 훌륭한 야생초들이 흔전만전이다. 멍석을 깔고 서둘러 모깃불을 피웠다. 뒷마당 호박 넝쿨을 들추니 그렇지, 음전한 호박이 감춰져 있다. 고추도 바짝 약이 오른 채 조롱조롱 매달렸다. 아내는 시골 풍경이 낯설지도 않은지 천연덕스럽다. 집에서 준비해 온 멸치로 국물을 내고 호박, 감자, 고추를 뚝뚝 썰어 넣어 수제비를 끓인다. 휴가 첫 끼니다. 어스름해지는 여름 저녁 모깃불 향을 맡으며 먹는 아내의 수제비에 눈물이 날 것 같다. 폭신한 감자, 달큰한 호박 맛을 곁들여 한입 가득 수제비를 입안으로 퍼 넣으며 ‘괜찮다, 괜찮다’ 되뇐다. 시골집 주인이 손님맞이 선물로 준비해 둔 묵은지를 꺼내 온 아내가 손으로 쭉쭉 찢어 수호씨의 숟가락에 얹어 준다. ‘다시 시작하면 돼. 괜찮아. 잘될 거야.’ 아내의 고춧가루 묻은 손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김금숙의 만화경] “열심히 살지 마”

    [김금숙의 만화경] “열심히 살지 마”

    “열심히 살지 마.” 진행 중인 작업회의 뒤풀이에서 A씨가 던진 말에 귀가 번쩍 뜨인다. “답사 가는 버스 안이었는데, 내가 이런 책을 썼고, 또 이런 책도 냈고 하면서 자기가 낸 책 이야기를 줄줄이 하는 거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그분?” 내가 물었다. “한 70대?” “그래서 그 작가 이름이 뭔데?” B씨의 질문에 “몰라. 기억 안 나.” A씨가 대답했다. “아니 몇 시간을 옆 좌석에 앉고 답사까지 같이 갔다며 이름도 기억 못 해?” “먹을 걸 막 주더라고. 달라고도 안 했는데. 나중에 홍삼 말린 거라면서 주는데, 먹다가 안 씹혀서 걍 뱉었어.” A씨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 순간 빵 터졌다. “바로 그것 때문이야. 자기가 그걸 뱉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은 거라고.” B씨의 이 말이 왠지 그럴듯하다. “그나저나 소식 들었어? A씨가 말을 이어 간다. 왠지 불편한 그 자리를 일이 있어 먼저 간다고 양해를 구하고 일어섰다. 음식점 문을 열고 나오자 멈췄던 비가 다시 퍼붓는다. “정말 열심히 살았더라고, 그 작가.” “열심히 살지 마.” A씨의 말이 환청처럼 귀에 들린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문득 우리 동네 노점상 할머니가 떠오른다. 작고 마른 할머니는 도로가에 앉아 야채를 판다. 대형 슈퍼에서 배달시키지 않는 나는 종종 그분에게서 상추, 작은 콩, 호박 등을 산다. 때로 날이 더울 때면 지나가다가 시원한 음료를 건네기도 하고, 과일을 사서 집에 오는 길엔 사과, 바나나 한두 개씩 야채 위에 놓고도 간다. 그냥 지나치기가 왠지 섭섭해서다. 그럴 때면 뭐 이런 걸 주느냐고, 너나 먹으라고 하신다. 그 표현이 ‘고맙다’는 말 대신이리라. 그 노점상 할머니, 사실 엄마의 친구다. 얼마 전 그분이 며칠을 보이지 않았다. 30년이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파도 일하던 분이셨다. 이상하게 생각한 엄마가 그 집에 들렀다. 욕실에서 나오다가 미끄러진 거다. 핸드폰도 멀리 있고 꼼짝달싹 없이 넘어진 채로 이틀을 욕실에 있었다고 했다. 엄마가 그 집에 들르지 않았다면 그 할머니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XX시장. 어느새 도착한 우리 집 전철역. 그새 폭우도 멈췄다. 실상 전철역 이름만 XX시장이지 옛 노점상은 거의 사라졌다. 이 동네에서 장사해 오신 분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몇 달 만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하나 둘 쫓겨났다. 1970, 80년대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정착하고 살았던 이 동네는 어느새 투자자들을 배부르게 하고 가난한 서민들을 또다시 경계 밖으로 내모는 땅이 됐다.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몇 개 안 되는 오래된 동네 중 하나겠지. 간신히 월세를 내고 사시는 엄마 친구분도 머지않아 이 동네를 떠나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작업을 해도 최저의 최저 임금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림 그리는 작가들의 현실이다.골목길을 들어서는데 거대한 아파트 숲이 하늘을 위협하며 서 있다. 고작 해야 100미터 앞이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곳은 신도시요, 이곳은 1980년대 배경 영화 세트장 같다. 주연 배우들은 당연히 할머니들이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연세 드신 분들이 도란도란 모여 있다. 집 앞만 나가도 “어디 가?”라는 질문을 인사 대신 수없이 듣는다. 더워서 창을 열어 두는 요즘엔 온 동네 사람들의 삶이 내 집 거실 안으로 방 안으로 부엌 안으로 ‘쑤욱’ 들어온다. 아이의 울음소리부터 부부싸움, 하물며 앞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까지. 너무너무 열심히 살아온 이 사람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어차피 하지 말라고 해도 멈출 것도 아닌 대한민국의 재개발.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오는 말 한마디. “열심히 살지 마. 열심히 놀아.”
  • 가을 오는 길목…탐스러운 덩굴식물

    가을 오는 길목…탐스러운 덩굴식물

    아직도 무더위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진 않지만 7일로 절기상 가을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입추를 맞는다. 하루 전인 6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하늘공원에 설치된 덩굴식물 터널에 호박, 조롱박, 수세미 등이 주렁주렁 매달려 계절 변화를 새삼 느끼게 하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 “열심히 살지 마.”

    “열심히 살지 마.”

    “열심히 살지 마.” 진행 중인 작업회의 뒤풀이에서 A씨가 던진 말에 귀가 번쩍 뜨인다. “답사 가는 버스 안이었는데, 내가 이런 책을 썼고, 또 이런 책도 냈고 하면서 자기가 낸 책 이야기를 줄줄이 하는 거야.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나이가 어떻게 되시는데요, 그분?” 내가 물었다. “한 70대?” “그래서 그 작가 이름이 뭔데?” B씨의 질문에 “몰라. 기억 안 나.” A씨가 대답했다. “아니 몇 시간을 옆 좌석에 앉고 답사까지 같이 갔다며 이름도 기억 못 해?” “먹을 걸 막 주더라고. 달라고도 안 했는데. 나중에 홍삼 말린 거라면서 주는데, 먹다가 안 씹혀서 걍 뱉었어.” A씨의 말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그 순간 빵 터졌다. “바로 그것 때문이야. 자기가 그걸 뱉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기억을 잃은 거라고.” B씨의 이 말이 왠지 그럴듯하다. “그나저나 소식 들었어? A씨가 말을 이어 간다. 왠지 불편한 그 자리를 일이 있어 먼저 간다고 양해를 구하고 일어섰다. 음식점 문을 열고 나오자 멈췄던 비가 다시 퍼붓는다. “정말 열심히 살았더라고, 그 작가.” “열심히 살지 마.” A씨의 말이 환청처럼 귀에 들린다. ‘열심히 살았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문득 우리 동네 노점상 할머니가 떠오른다. 작고 마른 할머니는 도로가에 앉아 야채를 판다. 대형 슈퍼에서 배달시키지 않는 나는 종종 그분에게서 상추, 작은 콩, 호박 등을 산다. 때로 날이 더울 때면 지나가다가 시원한 음료를 건네기도 하고, 과일을 사서 집에 오는 길엔 사과, 바나나 한두 개씩 야채 위에 놓고도 간다. 그냥 지나치기가 왠지 섭섭해서다. 그럴 때면 뭐 이런 걸 주느냐고, 너나 먹으라고 하신다. 그 표현이 ‘고맙다’는 말 대신이리라. 그 노점상 할머니, 사실 엄마의 친구다. 얼마 전 그분이 며칠을 보이지 않았다. 30년이 넘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아파도 일하던 분이셨다. 이상하게 생각한 엄마가 그 집에 들렀다. 욕실에서 나오다가 미끄러진 거다. 핸드폰도 멀리 있고 꼼짝달싹 없이 넘어진 채로 이틀을 욕실에 있었다고 했다. 엄마가 그 집에 들르지 않았다면 그 할머니는 이미 저세상 사람이었을지도 모른다. XX시장. 어느새 도착한 우리 집 전철역. 그새 폭우도 멈췄다. 실상 전철역 이름만 XX시장이지 옛 노점상은 거의 사라졌다. 이 동네에서 장사해 오신 분들이 하나 둘 떠나고 이제 몇 분 남지 않았다.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몇 달 만에 새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하나 둘 쫓겨났다. 1970, 80년대 시골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정착하고 살았던 이 동네는 어느새 투자자들을 배부르게 하고 가난한 서민들을 또다시 경계 밖으로 내모는 땅이 됐다. 서울에서 마지막 남은 몇 개 안 되는 오래된 동네 중 하나겠지. 간신히 월세를 내고 사시는 엄마 친구분도 머지않아 이 동네를 떠나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작업을 해도 최저의 최저 임금도 안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림 그리는 작가들의 현실이다. 골목길을 들어서는데 거대한 아파트 숲이 하늘을 위협하며 서 있다. 고작 해야 100미터 앞이다.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저곳은 신도시요, 이곳은 1980년대 배경 영화 세트장 같다. 주연 배우들은 당연히 할머니들이다. 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연세 드신 분들이 도란도란 모여 있다. 집 앞만 나가도 “어디 가?”라는 질문을 인사 대신 수없이 듣는다. 더워서 창을 열어 두는 요즘엔 온 동네 사람들의 삶이 내 집 거실 안으로 방 안으로 부엌 안으로 ‘쑤욱’ 들어온다. 아이의 울음소리부터 부부싸움, 하물며 앞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까지. 너무너무 열심히 살아온 이 사람들이 갈 곳은 어디인가? 어차피 하지 말라고 해도 멈출 것도 아닌 대한민국의 재개발.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툭 튀어나오는 말 한마디. “열심히 살지 마. 열심히 놀아.”글.그림: 김금숙 만화가
  • “저렴한 강원도산 채소 사세요”

    “저렴한 강원도산 채소 사세요”

    5일 홈플러스 서울 강서점에서 모델들이 강원도산 채소를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는 8일까지 전국 지점에서 ‘강원 물산전’을 열고 다양한 현지 채소를 저렴하게 판매한다. 양배추, 고랭지 통배추는 각각 2690원, 3990원에 판매되고, 미니 단호박(2㎏ 박스) 8990원, 애호박(2개) 1490원, 찰옥수수(5개) 2790원, 맑은청 찰토마토(3㎏ 박스) 8990원 등이다. 연합뉴스
  • ‘엄마아빠는 외계인’ 오광록 아들 공개, “연락 끊긴 지 1년 넘었다”

    ‘엄마아빠는 외계인’ 오광록 아들 공개, “연락 끊긴 지 1년 넘었다”

    배우 오광록이 똑 닮은 아들 오시원을 공개해 시선을 끌었다. 7월 31일 첫 방송된 KBS2 예능 ‘엄마아빠는 외계인’에서는 배우 오광록 아들 오시원 군이 출연했다. 오시원 군은 아빠 젊은 시절과 똑 닮은 외모로 등장부터 놀라움을 줬다. 이날 방송에서 오시원은 “아버지와 연락이 끊긴 지 1년이 넘었다”고 밝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 군이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 오광록과 그의 아내는 이혼했고 이후 20여 년 동안 떨어져 살았던 것. 오시원 군은 “내가 (연락을) 계속 피했다. 현재 아버지와 어떤 소통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유치원 때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아버지를 봤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아들 오시원 군과 스튜디오에 나온 김용만, 박시연, 지상렬, 양재웅 등 MC들은 VCR을 통해 오광록의 일상을 지켜봤다.일상 속 오광록은 그간 영화 등 작품에서 보여준 이미지와 전혀 달랐다. 인형을 꼭 안고 거실에서 잠을 잔 그는 눈을 뜨고 나서도 느릿느릿 잠을 깨고, 이불을 정리했다. 손수 핸드드립 커피를 내린 뒤, 마당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겼다. 특히 마당에 자란 호박에 “안녕 호박”이라고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순수함의 결정체였다. 오랜 시간 직접 써온 시를 꺼내어 읽거나 17년 동안 가꿔온 텃밭을 찾아 작물을 수확하기도 했다. ‘자연인’ 같은 그의 모습은 아들뿐만 아니라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아버지를 지켜보던 아들은 “동식물과 대화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아무래도 그런 감성은 오롯이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MC 박시연은 정신과 의사인 양재웅에게 “사물 이름을 부르는 건 무슨 심리냐”고 물었고, 양재웅은 “사물을 의인화하는 건 세상을 확장하는 것”이라며 “오광록 씨 경우는 개성형 성격이 강하다. 관습을 따르지 않고 자기만의 라이프 스타일이 확고하다. 그 안엔 외로움이 묻어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진=KBS2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올 휴가, 팔도 식도락 너로 정했다

    올 휴가, 팔도 식도락 너로 정했다

    주말, 휴일이면 전국 명소가 들썩인다. 내로라하는 관광지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하지만 남들 간다고 무작정 따라나섰다간 낭패 보기 십상. 여행도 아는 만큼 보인다. 지역 명소에 곁들여 지역 대표 음식까지 줄줄 꿴다면 낭만에 식도락까지 챙길 수 있다. 서울에서 강원, 경기, 충청, 경상, 전라도를 찍고 제주까지 사계절 어느 때나 즐길 수 있는 지역 대표 음식을 만난다. 배고픈 서민 달래준 설렁탕… 깍두기 국물 부으면 별미죠서울 대표는 ‘설렁탕’이다. 쇠머리와 쇠족, 쇠고기, 뼈, 내장 등을 넣고 오랜 시간 푹 고아 만든다. 파를 듬뿍 넣고 새콤한 깍두기 국물을 부어 먹으면 별미다. 사골이나 도가니 뼈를 끓여낸 국물은 단백질이 풍부해 각종 질환 예방에도 좋고 면역력도 길러 준다. 유래는 여러 설이 있지만 조선시대 임금이 선농단(先農壇·현재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풍년을 기원한 뒤 소를 고기와 뼈째 푹 고아 나눠 먹던 선농탕(先農湯)에서 시작됐다는 게 통설이다. 국물이 뽀얗게 되도록 오랜 시간 설렁설렁 끓인다고 하여 ‘설렁탕’의 어원을 ‘설렁설렁’에서 찾기도 하고, 국물 색깔이 눈처럼 뽀얗고 국물이 아주 진하다고 하여 한자 ‘雪濃’(설농)에서 찾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들은 전형적인 민간 어원일 뿐이다. 양반들이 즐겨 먹던 ‘효종갱’… 최초의 배달 해장국 어때요 경기 광주 ‘효종갱’은 조선시대 양반들이 즐겨 먹던 고급 해장국이다. ‘해동죽지’라는 문헌에 양반들이 많이 먹는 음식이라고 실려 있다. 한우 사골 육수에 시원한 맛을 내는 배춧속, 송이, 표고, 콩나물 등 10여 가지 채소가 들어간다. 소갈비와 전복까지 귀한 재료가 더해져 맛을 낸다. 토장을 풀어 밤새 끓이다 새벽 통행금지 해제를 알리는 파루 종이 울리면 한양 사대문 안 대갓집으로 배달되던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해장국이기도 하다.남녀노소 다 좋아하는 맛… 가족 외식 ‘안동찜닭’ 아입니꺼 경북 안동 하면 찜닭이 먼저 생각날 만큼 ‘안동찜닭’은 전국 대표 음식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요리로 인기가 높다. 닭고기와 각종 야채, 고추, 당면이 어우러져 연출해 내는 맛은 환상적이다. 영양도 만점이다. 최근엔 치즈와 가래떡을 찜닭에 넣은 치즈가래떡찜닭도 등장해 젊은이들을 유혹한다. 100여년 역사의 안동구시장에 가면 골목 양쪽으로 찜닭전문식당들이 줄지어 있다. 시원하고 담백… 해장하고픈 날 ‘하동재첩국’ 생각날낀데 경남 ‘하동재첩’은 손에 꼽히는 대중 음식이다. 재첩은 지름 1~2㎝ 크기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섬진강 하류 지역의 염분이 적은 사질 토양에 서식하는 조개다. 하동 방언으로 갱조개(강조개·민물조개라는 뜻)라고 불린다. 빛깔이 선명하고 육질이 연하며 맛이 담백하다. 아미노산인 메티오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간장 활동을 돕고 타우린이 담즙 분비를 활발하게 해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 눈을 맑게 해 주며 피로회복에도 좋다. 알맹이를 끓인 시원하고 담백한 재첩국은 숙취 해소에 그만이다. 애주가들에게 간장약으로 통하고, 매일 하동재첩국을 먹었더니 간 기능이 회복됐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알맹이와 채로 썬 배를 초장으로 비벼 요리하는 재첩무침도 별미다. 간장에 담그면 누린내 싹… ‘청주삼겹살’ 반할겨 안 반할겨 충북 청주 삼겹살은 간장구이와 파절이로 유명하다. 삼겹살을 간장에 담갔다 구워 먹는 간장구이와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절이는 1960년대 선보인 이후 청주만의 독특한 삼겹살 문화로 자리잡았다. 생강과 대파 등을 넣어 달인 간장에 삼겹살을 적셨다 구우면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파절이는 느끼한 삼겹살과 찰떡궁합이다. 2012년 서문시장 안에 삼겹살거리까지 조성됐다. 매년 3월 3일이면 삼겹살 축제가 열린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편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게장 국물에 배추 넣고 바글바글… ‘태안 게국지’ 먹어봐유~ 충남 태안 게국지도 전국 대표 음식이다. 박하지·황발이·능쟁이 등 게장을 담가 먹고 남은 국물, 즉 ‘겟국’에 호박과 얼갈이배추, 열무 잎, 봄동 등을 가마솥에 넣고 끓여 먹던 향토 음식이다. 게장을 여러 번 담근 국물이어서 단백질 등이 풍부하고, 겟국의 짠맛과 호박의 단맛 등이 어우러진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요즘은 예전과 달리 꽃게를 통째로 넣는 등 고객 입맛에 맞게 변했다. 대하 등 다른 해산물을 곁들이기도 한다. 막 먹어도 소화 막 되는 ‘춘천막국수’ 한 그릇 하드래요 강원도 하면 ‘춘천막국수’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국수라고 해서 ‘막국수’다. 강원도 산골에서 비교적 키우기 쉬운 메밀을 많이 재배하면서 자연스레 막국수가 춘천 토속 음식이 됐다. 요즘엔 여름철 많이 찾지만 예전엔 겨울밤 야식으로 즐겨 먹던 겨울 음식이었다. 메밀은 건강 음식이다. 본초강목엔 위를 실하게 하고 기운을 돋우며 오장의 노폐물을 배출시킨다고 적혀 있고, 동의보감엔 소화를 촉진해 1년 동안 쌓인 체기도 내려 준다고 기록돼 있다. 전라도 왔으면 ‘비빕밥·한정식’이지… 상다리 부러진당께 전라도는 ‘전주비빔밥’과 ‘광주한정식’으로 대변된다. 전주비빔밥은 한식 세계화 바람을 타고 해외에도 널리 알려진 대한민국 대표 음식이다. 다양한 야채와 육류가 들어가는데, 어느 것 하나 고유 빛깔이나 맛을 잃지 않으면서 조화를 이룬다. 양지머리 육수로 지은 하얀 쌀밥에 콩나물, 호박, 당근, 시금치, 취, 고사리, 고추장, 참기름 등 30여 가지 재료가 한 그릇에 들어간다. 황포묵, 육회, 계란 노른자 등을 얹어 내는 게 특징이다. 광주한정식은 남도 음식의 총체나 다름없다. 반찬 가짓수가 많은 데다 가격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 영산강 유역 기름진 땅에서 재배된 신선한 곡류와 채소류, 소·돼지 같은 육류, 서남해안에서 철마다 달리 잡히는 생선류와 젓갈, 천일염 등이 기본 식재료다.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호남 최대 도시로 성장한 광주에 음식 명인들이 몰려들어 광주만의 한정식을 만들어 낸 것으로 추정된다. 생선류 중심인 강진·목포권 등 해안가 음식과 육류 위주 내륙권 음식이 광주에서 합쳐진 꼴이다. 요즘은 육류보다 해물이 많은 퓨전 한정식이 유행한다. 돼지 사골 푹 고아낸 국물… 고기국수 배지근한 맛 좋수다 제주 고기국수는 도민과 관광객, 전문가 조사를 거쳐 선정된 제주 대표 향토 음식이다. ‘배지근하다’는 제주어로 묵직하고 감칠맛 난다는 뜻인데, 제주 사람들이 고기국수를 먹을 때 자주 쓰는 말이다. 푹 삶은 제주산 돼지 삼겹살이나 오겹살 수육을 국수에 넣어 함께 말아 먹는다. 국수 국물에 수육을 말아 먹는다는 것 자체가 이색적이다. 제주산 청정 돼지의 사골을 오랜 시간 고아 내 국물 맛이 깊고 진하다. 면도 주로 가는 소면을 사용하는 육지와 달리 굵은 중면을 쓰는 게 특징이다. 삼성혈 주변엔 국수거리가 들어섰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성남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서울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당나귀에 줄그어 얼룩말로 둔갑시킨 이집트 동물원

    당나귀에 줄그어 얼룩말로 둔갑시킨 이집트 동물원

    "호박에 줄을 긋는다고 수박이 되니?" 상황에 따라 농담처럼 주고받는 말이지만 카이로에 있는 문제의 동물원은 이 말을 마음에 깊이 새겨야 할 것 같다. 이집트 카이로에 있는 한 동물원이 당나귀를 얼룩말로 둔갑(?)시켰다가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진실을 드러나게 한 건 무더위였다. 노고움 F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집트의 대학생 마흐모우드 사르하니는 지난 21일(현지시간) 카이로에 있는 문제의 동물원을 방문했다. 최근 문을 연 이 동물원은 시민들의 기대를 잔뜩 모았지만 시설환경은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시설이 아니었다. 동물원은 감쪽 같은 둔갑술(?)로 시민들을 속이고 있었다. 동물원 여기저기를 둘러보던 사르하니는 얼룩말 축사에 들렸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얼룩말 얼굴에 얼룩이 번져 있었던 것. 마치 화장한 사람이 잔뜩 땀을 흘리면서 마스카라가 번진 듯한 모양새였다. '이거 정말 얼룩말이야?' 의심이 든 사르하니는 자세히 살펴보다 실소를 금치 못했다. 동물원이 얼룩말이라고 소개한 동물은 당나귀였다. 검은 줄을 몸에 그어 위장하고 있었지만 무더위에 페인트가 번지면서 정체가 드러난 셈이다. 사르하니는 '화장'이 번진 당나귀의 사진을 여러 장 찍어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렸다. 사진은 큰 반향을 일으켜 순식간에 댓글 1600여 개가 달렸다. 좋아요를 누른 사람은 3000여 명, 공유한 사람은 7500여 명에 이른다. 사진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파문이 커지자 현지 언론은 취재에 나섰다. 입장이 난처해진 동물원 측은 아직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네티즌들은 "누가 봐도 페인트가 번진 게 확인된다"며 동물원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마흐모우드사르하니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현장] 걸그룹 세러데이, 기상천외 개인기 대방출

    [현장] 걸그룹 세러데이, 기상천외 개인기 대방출

    신인 걸그룹 세러데이 멤버들이 기상천외한 개인기로 엉뚱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세러데이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쇼케이스를 열고, 데뷔곡 ‘묵찌빠’의 무대를 선보였다. 경쾌한 멜로디에 귀엽고 깜찍한 댄스가 어우러진 무대는 이목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하지만 무대만큼이나 시선을 끈 것은 세러데이 멤버들의 개인기였다. 유키는 ‘혀 코에 닿기’, 아연은 ‘나문희 호박고구마 성대모사’, 하늘은 ‘랩’, 채원은 ‘마네킹 포즈’를 선보였고 시온은 ‘아이유 3단 고음’을, 선하와 초희는 각각 힙합댄스와 락킹댄스를 선보였다. 멤버들이 개인기를 펼칠 때마다 관중은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이날 현장은 세러데이 팬을 비롯해 세러데이 멤버들의 가족과 친구들, 직캠러들로 붐볐다. 이날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접어든 세러데이는 다음 주부터 음악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릴 예정이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와우! 과학] 1억 년 전 호박에 봉인된 가장 오래된 새끼 뱀 발견

    [와우! 과학] 1억 년 전 호박에 봉인된 가장 오래된 새끼 뱀 발견

    적어도 9900만 년 전에 살았던 새끼 뱀이 ‘영원한 무덤'에 봉인된 채 발견됐다. 최근 캐나다 앨버타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미얀마에서 발견된 ‘호박’에서 공룡이 노닐던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새끼 뱀을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최신호에 발표했다. 4.75cm 크기의 작은 이 새끼 뱀은 갓 부화한 상태로 추정되며 두개골은 사라졌으나 전체적인 뼈대는 고스란히 남아 연구가치가 매우 높다. 특히 화석 역사상 가장 오래된 새끼 뱀이자 숲으로 우거진 지역에서 발견된 첫번째 뱀 화석이라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 연구팀은 이 새끼 뱀을 신종(학명·Xiaophis myanmarensis)으로 분류하고 현재의 아프리카, 인도, 호주 등지에서 발견되는 뱀의 조상뻘로 추측했다. 현재 지구상의 뱀은 2900종 이상으로 남극 대륙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 산다. 일반적으로 전문가들은 백악기 시기 ‘다리가 없는' 뱀이 습지와 해변가에서부터 시작해 전 지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고있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고생물학자 마이클 콜드웰 박사는 "뱀은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으로 진화한 동물 중 하나"라면서 "기존 이론과는 달리 생태학적으로 더 다양하게 분포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뱀이 어떻게 진화했는지 또 어떻게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는지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1억 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지만 연악한 새끼 뱀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이유는 호박 덕이다. 호박(琥珀·amber)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강동구, 호박식혜 등 비법 전수 ‘전통식품학교’ 운영

    서울 강동구가 11일부터 명일근린공원 공동체텃밭 내 위치한 파믹스센터에서 제5기 ‘전통식품학교’를 운영한다. 강동구는 “전통식품의 맛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주민들이 가정에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구는 2014년부터 전통식품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교육은 오는 11월 28일까지 총 18회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전통식품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메주 만들기, 식초 안치기, 비트·우엉 발효 효소액 만들기, 호박식혜·청국장블루베리요구르트 만들기 등의 현장실습 과정과 이론 과정이 병행 운영된다. 전통식품학교 수료 후에는 수료생들을 중심으로 구성, 운영되고 있는 전통‘식’(食)연구회에서의 활동도 가능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에서 만난 사람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러시아에서 만난 사람들/임병선 체육부 선임기자

    “우릴 직접 만나 보면 소박하고 좋은 사람들이란 걸 알게 될 겁니다.” 스파이 독살로 외교 관계가 최악이던 영국의 BBC 방송이 러시아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전한 러시아인들의 목소리에 긴가민가했다.지난달 12일부터 28일까지 신태용호의 대회 여정을 함께했다. 물론 러시아인 태반은 영어를 몰라 어려움이 있었지만 의미와 감정을 공유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차려졌으니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에르미타주에 택시를 타고 가지 않았다. 첫날 바가지를 쓴 탓도 있었지만 버스와 지하철로 이동하며 많은 얼굴을 보고 싶어서였다. 17번 트롤리 버스를 탔는데 중간에 충전해야 하는 모양이었다. 여자 차장이 손짓 발짓으로 앞 버스로 갈아타라고 알려 줬다. 학생으로 보이는 아가씨는 갈아탄 버스 안에서 자신이 내릴 곳에서 몇 번째 정류장에서 내려야 하는지 일러 줬다. 하루는 에르미타주 앞에서 호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탔는데 영어를 조금 하는 아주머니와 할아버지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기자의 호텔이 있는 동네를 뭐라고 말하면 가장 알아듣기 편한지를 놓고 5분을 다퉜다. 그 할배 차장은 기자가 엉뚱한 정류장에 내리지 않는지 연신 살폈다. 상트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해 에르미타주를 오갔는데 타는 방향을 헷갈려 하는 기자에게 일부러 다가와 알려 주는 이도 적지 않았다.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니즈니노브고로드의 호텔에 들어간 것은 밤 10시 30분이 넘어서였다. 피곤과 짜증이 밀려와 샤워나 해야겠다 했는데 똑똑, 문을 여니 커피와 초콜릿, 주전부리가 담긴 쟁반을 건네며 소녀가 미소 지었다. 샌드위치 기내식 먹은 게 고작이었는데 참 흔감했다. 새벽 공항으로 떠날 때는 빵과 사과, 호박 케이크를 담은 봉지를 미리 챙겨 건넸다. 독일과의 마지막 경기가 열린 카잔 호텔에서도 타타르 전통 과자 ‘착착’을 내왔다. 멕시코와 맞붙은 로스토프나도누의 레스토랑 직원은 영어 단어를 떠올리기 위해 몸을 흔들며 안간힘을 쓰는 게 느껴졌다. 러시아에서는 손님 잔에 손수 술을 따라 준다. 그가 쑥스럽게 건넨 흑맥주의 상큼한 첫맛이 그립기만 하다. 사진 찍자고 해 그러자고 했더니 주방에 있던 이들과 손님들까지 수줍게 어깨를 겯고 “치즈”를 했다. 독일을 격파한 다음날 카잔 크렘린(성채) 주변을 조깅하는데 사람들이 카레이(한국인)냐고 묻고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손뼉을 쳐 줬다. 부러운 것은 정말 많은 숲이었다. 어느 도시나 동네에 좋은 공원이 널렸다. 유모차를 끄는 여성이나 담배 연기를 내뿜던 청년 모두 낯선 동양인에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푸틴의 근육질 이미지와 많이 달랐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생활 18년째인 곽병준(42)씨는 “여기 사람들은 정치 체제나 푸틴의 네 번째 연임이나 별반 관심이 없어요. 내 가족만 행복하고, 누가 건드리지 않으면 된다는 주의”라고 말했다. 뱀의 발, 영어 좀 하는 택시기사는 조심해야 한다. 미터기로 간다는 말을 믿었는데 4200루블(약 7만 4000원)이 나왔다. 정상 요금의 다섯 배쯤 털렸다. bsnim@seoul.co.kr
  •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러시아의 외침-우뜨라 라시야] 신태용호 여정서 느끼는 러시아제국의 저력·숨결

    축구대표팀이 스웨덴에 분패한 현장은 과거 러시아제국의 ‘주머니’로 불렸던 니즈니노브고로드였다. 13세기에 박람회가 열릴 정도로 일찍이 우랄과 페르시아를 잇는 활발한 교역의 중심지였다. 볼가강과 오카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있던 옛 경기장을 폭파하고 새로 스타디움을 지으며 이웃 주에서까지 근로자들을 징발해 값싼 임금으로 착취했다고 말들이 많았다. 옛사람들이 교역의 터전을 방어하기 위해 쌓았던 크렘린(성채) 위에 동상 하나가 두 강이 유유히 합류하는 것을 고즈넉이 굽어보고 있다. 대문호 막심 고리키다. 숱한 저작들로 러시아의 양심을 깨운 그가 강의 역사, 교역의 역사와 현재, 미래를 주시하고 있다.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로 돌아온 대표팀은 23일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로 21일 다시 떠난다. 1980년대 많은 이들의 눈을 밝혔던 대하소설 ‘고요한 돈강’의 무대다. 신태용호의 발걸음이 몽골의 유럽 침공 루트였으며 중국의 종이 제조술이 전해진 경로였던 고리키의 고향에서 미하일 숄로호프의 고향을 거쳐 27일 독일전이 열리는 타타르족의 터전인 카잔까지 이어지는 것은 우연치곤 흥미롭다. 러시아제국의 저력과 숨결, 웅혼함이 느껴지는 여정이다. 지난 12일 대표팀이 러시아에 입성한 뒤 여정을 함께 하고 있다. 러시아인들은 기자를 매번 놀라게 했다. 보행자가 길을 건너면 자동차가 먼저 멈춰 선다. 운전자들은 거의 경적을 울리지 않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버스에 오른 이방인에게 서로 길 안내를 하겠다며 승객들과 차장이 입씨름을 했다. 니즈니노브고로드의 기자단의 숙소에 도착한 것은 지난 16일 밤 10시 30분이었다. 지친 몸으로 샤워를 하는데 노크 소리가 들렸다. 여성 콘시어지가 커피와 호박케이크, 초콜릿 등을 담은 쟁반을 내밀며 미소 지었다. 19일 이른 새벽 공항으로 떠나는 일행에게 호박케이크, 샌드위치, 과일 등이 담긴 봉지를 건넸다. 그 도시의 어느 레스토랑 매니저는 생각이 안 나는 영어 단어를 떠올리느라 연신 몸을 흔들어 대면서 우리 일행과 의사소통을 하려고 진땀을 흘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크렘린, KGB, 체첸이나 크림반도 진압과 같은 근육질 이미지의 정부, 체제와 길거리에서 만난 장삼이사 러시아인들은 많이 달랐다. 근엄한 얼굴로 안 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든 다른 방법을 슬쩍 알려 주는 친절을 경험한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월드컵이 러 이미지 바꾸고 있어 당연한 얘기지만 일주일여 러시아의 서부를 조금 돌아보고 장님 코끼리 만지듯 그릇된 결론을 내릴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도 러시아 어디에선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곳에서 폭압적이고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가 벌어질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 하나, 러시아월드컵이 다른 어느 곳보다 러시아를 변화시키고 있을 것이란 막연한 기대와 희망이다. bsnim@seoul.co.kr
  • 무농약 작두콩으로 3년만에 억대 소득 올린 귀농부부

    무농약 작두콩으로 3년만에 억대 소득 올린 귀농부부

    서울에서 광고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다 귀농해 친환경농업으로 억대 소득을 올린 부부가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남 강진군에서 ‘강진도깨비농장’을 운영중인 송용기(54)·홍여신(47) 씨 부부는 무농약인증을 받아 작두콩을 생산하고 가공·유통까지 하며 3년여만에 억대 소득을 일구고 있다. 송씨 부부는 2015년 8월 강진 군동면 석교마을에 귀농했다. 남편 송씨는 서울에서 자영업을, 아내 홍씨는 광고회사 홍보관리부장으로 잘 나가던 도시생활을 접고 강진으로 귀촌했다. 홍씨가 10년 전부터 악성 아토피를 겪고 있는 고통도 도심을 떠난 이유가 됐다. 이들은 안정적이고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 10년간 농사와 귀농 정보, 귀농할 지역 탐색, 농지 구입, 귀농 창업자금 마련 등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농사 경험이 전혀 없었던 이들에게 귀농 초기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귀농 첫 해 아토피에 효과가 있다는 그라비올라 5000주를 비닐하우스 660㎡에 재배했으나 경험 부족으로 투자 비용을 한 푼도 건지지 못했다. 이듬해인 2016년 미니 밤호박, 비염에 효과가 있는 작두콩 재배에 도전했으나 이 역시 경험 부족으로 실패로 끝나 2년 연속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친환경농업이 대안이다’고 생각하고, 기초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강진군에서 실시하는 실용유기농업 교육과 마케팅대학, 농식품 창업가공 교육에 참여해 부부가 함께 ‘유기농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 다시 1만 1550㎡의 농경지에 작두콩, 자색양파, 한라봉 재배에 도전했다. 농약 대신 미생물을 활용하는 EM농법을 실천해 미래친환경 인증기관으로부터 무농약 인증까지 획득했고, 친환경 작두콩 12t을 수확했다. 이어 ‘도깨비팜’ 브랜드를 개발, 가공한 마법의 작두콩차를 비롯해, 현미·귀리 등 강진 유기농 잡곡에 작두콩을 첨가한 오곡 라이스팝, 100% 자색양파즙 등 다양한 상품을 생산했다. ‘강진도깨비농장 블로그(https://kangjinae.blog.me/)와 오픈마켓 등 온라인과 직거래장터 등을 통한 판매로 1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3월에는 농촌진흥청에서 주관한 ‘공영홈쇼핑 론칭’ 품평회에 참가해 전국 62개 업체 중 홈쇼핑 구매 담당자들이 선정하는 최종 우수 브랜드 6개 업체에 선정됐다. 지난달부터 오는 12월까지 공영홈쇼핑에서 판매할 수 있는 자격도 획득했다. 홍 대표는 “친환경 작두콩을 이용한 다양한 가공식품을 홈쇼핑을 통해 판매해 억대 소득을 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앞으로 지역 농산물 홍보와 포장 디자인 개발 등에 재능을 기부하는데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와우! 과학] 1억년 전 호박에 갇힌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견

    [와우! 과학] 1억년 전 호박에 갇힌 가장 오래된 개구리 발견

    무려 9900만 년 살았던 작은 고대 개구리 4마리가 '영원한 무덤'에 '봉인'된 채 학자들에게 발견됐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 자연사박물관 연구팀은 미얀마 북부에서 발견된 '호박'에서 공룡시대인 백악기 중반에 살았던 개구리 4마리를 발견했다는 연구결과를 유명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신호에 발표했다. 2.2㎝ 크기의 작은 이 개구리(학명·Electrorana limoae)는 멸종해 직접적인 후손을 남기지 못했으나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약 1억 년 전의 개구리도 습한 열대우림에 살았다는 것을 증명한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개구리는 두개골, 앞다리, 척추 일부 등 신체기관이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것이 특징. 여기에 정확한 종을 알 수 없는 딱정벌레도 함께 발견돼 당시 이 개구리의 '도시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이 개구리 화석이 역대 호박에서 발견된 것 중 가장 오래돼 당시의 생태를 생생히 보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억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개구리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된 이유는 호박 덕이다. 호박(琥珀·amber)은 나무의 송진 등이 땅 속에 파묻혀서 수소, 탄소 등과 결합해 만들어진 광물을 말한다. 호박이 일반인에게 알려진 것은 영화 ‘쥬라기 공원’ 덕으로 오래 전 멸종한 고대 동물의 모습을 생생히 볼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데이비드 블랙번 박사는 "이 개구리들은 재수없게 송진에 몸이 붙어 영원한 무덤에 갇힌 것"이라면서 "보존상태가 매우 양호한 것은 물론 역대 가장 오래된 개구리 화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구리 화석 자체가 당시 생태계를 설명해주는 컨텍스트(context)라는 점이 가장 의미가 있다"면서 "양서류의 기원과 진화, 특징 등을 알아낼 수도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라거 같은 에일맥주 vs 에일 닮은 라거맥주

    [심현희 기자의 맛있는 맥주 이야기] 라거 같은 에일맥주 vs 에일 닮은 라거맥주

    “가볍고 청량한 라거 vs 묵직하고 풍미가 짙은 에일.”어떤 스타일의 맥주를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대체로 두가지로 좁혀집니다. 맥주의 미덕이 물처럼 술술 들어가는 음용성에 있다고 여기는 이들은 라거 맥주를, 짙은 홉향이나 다양한 맛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에일 맥주를 좋아한다고 대답합니다. 특히 최근 크래프트맥주(수제맥주)가 대중화되면서 “심심한 맛의 라거보다는 ‘에일 맥주’를 더 좋아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라거와 에일은 어떻게 구분하는 걸까요. 가벼운 맛을 내는 맥주는 무조건 라거이고 묵직한 풍미를 갖춘 맥주는 모두 에일에 속하는 것일까요. 라거와 에일은 풍미와 청량감 등의 ‘맛’이 아니라 발효 방식의 차이에 따라 나뉘어집니다. 발효와 숙성에 관여하는 맥주의 원료는 ‘효모’인데요. 라거는 발효 과정에서 아래쪽으로 가라앉는 성질을 가진 효모를 사용해 발효시킨 맥주를 뜻합니다. 라거를 ‘하면발효’(下面醱酵·Bottom Fermentation) 맥주로도 부르는 이유입니다. 또 라거 효모는 8~12도 이하의 저온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라거 맥주를 발효·숙성하려면 효모가 활동할 수 있도록 저온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냉장 기술이 없었다면 라거 맥주는 오늘날처럼 대중화되지 못했을 겁니다. 1300여년 전 독일 뮌헨 근처의 수도사들이 에일 방식으로 맥주를 만들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거 맥주를 인류가 19세기 이후에나 즐겨 마실 수 있게 된 것도 그 시기 냉장고가 발명됐기 때문입니다. 반면 에일 맥주에 들어가는 효모는 라거보다 높은 온도인 15~24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또 에일 효모는 활동을 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 라거와는 반대로 위로 떠오르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에일 맥주를 ‘상면발효’(上面醱酵·top fermentation) 맥주라고 하기도 합니다. 에일 맥주는 맥주의 원형이기도 한데요. 인류가 빵에 물을 적셔 맥주를 만들어 마셨던 원시 시대엔 효모의 개념도 없었을 때이니 맥주가 당연히 상온에서 발효됐겠죠. 공기 중에 떠다니는 각종 균들이 ‘빵죽’을 술로 만들어 주었을 것입니다. 이 고대 맥주의 스타일을 분류하면 에일에 속합니다. 이처럼 에일과 라거는 맛이 아닌 발효 방식에 따라 구분되기 때문에 라거같이 뛰어난 청량감을 가진 에일 맥주가 있는가 하면 에일 맥주 못지않은 풍미를 내뿜는 라거 맥주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맥주가 독일 쾰른 지방의 지역 맥주 ‘쾰슈’입니다. 쾰른역에 내리면 가장 먼저 세계 3대 성당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웅장한 쾰른 대성당과 그 앞에 펼쳐진 ‘쾰슈하우스’에서 사람들이 맥주를 마시고 있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쾰슈는 500㎖가 들어가는 보통의 맥주잔과 달리, 200㎖ 사이즈의 작고 날렵한 원통형 잔에 서빙돼 관광객들의 시선을 더욱 잡아끕니다. 쾰슈의 황금빛 외관과 풍성한 거품을 보면 당연히 라거 맥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쾰슈는 에일 효모를 사용해 만든 엄연한 에일 맥주입니다. 라거 못지않은 음용성 때문에 한 잔 두 잔 마시다 보면 수십 잔을 금방 비우게 되는 아주 위험한 맥주이기도 합니다. 쾰슈 특유의 깔끔한 뒷맛과 청량감은 라거와 비슷하지만 에일 효모에서 오는 특유의 과일향은 에일 맥주라는 쾰슈의 정체성을 일깨워 주기도 합니다. 에일은 청량함과 깔끔함에 있어 라거를 따라오지 못할 것 같다는 편견이 있다면 쾰슈를 마셔 보세요. 마침 한국에는 독일 ○○사의 ‘○○ 쾰슈’가 저렴하게 수입되고 있어 마트에서도 구할 수 있습니다.에일같이 풍미가 있는 라거를 원한다면 ‘비엔나 라거’ 스타일을 추천합니다. 호박색 외관 때문에 ‘앰버’ 라거라고도 불리는 비엔나 라거는 살짝 볶은 맥아를 사용해 달콤하면서 고소한 풍미를 갖췄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매년 10월 열리는 세계 최대 맥주 축제인 옥토버페스트 기간에 이 비엔나 라거를 즐겨 마십니다. 비엔나 라거는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홉 풍미가 더욱 진해졌는데요.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있는 ‘새뮤얼애덤스’의 보스턴 라거와 뉴욕 ‘브루클린브루어리’의 브루클린 라거가 대표적인 미국식 비엔나 라거입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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