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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파가 너무 야하다고? 페이스북, 캐나다 종자 광고에 퇴짜

    양파가 너무 야하다고? 페이스북, 캐나다 종자 광고에 퇴짜

    캐나다의 한 종자(씨앗) 브랜드가 ‘왈라 왈라’란 이름의 새 양파 종자 광고를 만들어 페이스북에 올렸다가 퇴짜를 맞았다. “지나치게 야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를 댔다. EW 게이즈란 종자 브랜드가 만든 광고였다. 뉴펀들랜드주의 주도 세인트존스에 있는 이 회사 직영점이 회사에 알리면서 문제가 됐다. 광고는 선정적인 것과 완전히 거리가 멀었다. 그저 여느 양파와 달리 제법 크고 달큼한 향이 있음을 선전하면서 얇게 썰린 양파 조각을 바구니에 기대어 보여줬을 뿐이다. 페이스북은 7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인공지능(AI) 로봇이 한 일이라며 사과했다. 점포 매니저 잭슨 매클린이 처음 발견했는데 양파의 둥그런 모양 때문에 AI 로봇이 유방이나 엉덩이로 오인한 것이 아닌가 추측했다. 그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이 재미있어 할 것이라며 퇴짜 이유를 담은 페이스북의 메시지를 캡처해 지난 3일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일부 손님은 댓글에다 당근과 호박 사진을 올려 이죽거렸다 페이스북의 캐나다 커뮤니케이션 담당인 멕 싱클레어는 영국 BBC 인터뷰를 통해 “우리 애플리케이션에서 나체 사진을 없애기 위해 자동화된 기술을 이용하는데 여러분도 잘 알다시피 가끔은 왈라 왈라 양파인지 모르는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곧바로 광고를 복원했으며 업체에 폐를 끼친 데 사과했다”고 덧붙였다. 매클린은 물 들어올 때 노 젖겠다는 듯이 자랑을 늘어놓았다.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감안해 온라인 쇼핑으로 판로를 넓히는 데 열중하고 있으며 그런 뜻에 따라 페이스북용 광고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이 많이 나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5년 동안 팔린 것보다 최근 사흘 동안 팔린 것이 더 많았다”면서 이제는 회사 홈페이지에 어엿하게 “야한 양파”라고 표시해뒀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여기는 호주] 농장서 열사병으로 사망한 벨기에 워홀러, 고용주는 벌금형

    [여기는 호주] 농장서 열사병으로 사망한 벨기에 워홀러, 고용주는 벌금형

    지난 2017년 호주 농장에서 호박을 따다 열사병으로 사망한 벨기에 워킹홀러데이 비자 소지자 (이하 워홀러)를 고용했던 인력회사 고용주에게 3여년 만에 6만5000 호주달러 (약 5362만원)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호주판은 퀸즈랜드주 타운스빌 지방법원이 퀸즈랜드주 산업보건안전법에 의거 해당 고용주가 사망자에게 작업환경의 위험성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은 책임만을 물어 벌금형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2017년 10월 당시 27세였던 벨기에 출신의 올리비에 막스 칼라빈은 호주에서 워킹홀러데이 비자로 1년을 보낸 후 1년간 더 체류하기 위한 세컨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88일 동안 농장에서 일을 하기로 결정했다. 호박따기 전문 인력회사에 고용된 칼라빈은 퀸즈랜드주 북동부 버디킨에 위치한 호박 농장에 보내져 35도가 넘는 폭염속에서 일을 한지 4일 만에 열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다음날 아침 사망했다. 칼라빈과 함께 일을 했던 영국 출신 워홀러 마틴 핸드는 "그날은 기온이 35도에 습도가 80%가 되는 무척 더운 날이었다. 칼라빈은 당일 너무 힘들어 했고, 쓰러지기 전 그의 눈이 돌아가고 마치 방금 태어난 아기 사슴처럼 팔과 다리를 떨었다"고 증언했다. 칼라빈은 당일 아침 직원에게 일을 하기 힘들다 호소했지만, 돌아온 것은 일하는 속도가 느리다는 핀잔 뿐이었다. 타운스빌 치안판사 로스 맥은 워홀러들을 고용한 브래드퍼드 클라크 로스텐이 열사병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주지 않았으며, 폭염을 피할수 있는 그늘진 곳도 마련하지 않았고, 폭염을 피하기 위한 작업계획도 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로스텐이 해당 사고에 대해 큰 반성을 하고, 지난 23년 동안 인력회사를 운영하면서 처음 발생한 사고임을 감안해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 벌금형만을 부과했다. 한편 호주에서는 1년 동안의 워킹홀러데이 비자 기간이 만료되기전 일손이 부족한 시골지역에서 1차 산업군에 해당하는 일을 88일 동안 하면 1년 더 체류할 수 있는 세컨 비자가 주어진다. 1년만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워홀러도 있고, 농장에서의 경험을 새로운 도전으로 즐기며 하는 워홀러도 있지만, 세컨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농장에서 88일 동안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폭염속에서 단지 세컨 비자를 취득하기 위해 농장에서 일을 해야 했던 이 27세의 벨기에 청년의 안타까운 죽음은 지난해 '88일'이라는 다큐멘터리로도 제작되어 호주 워킹홀러데이 비자의 어두운 단면을 담아내기도 했다. '88일'을 감독한 영국인 캐서린 스톤너는 18세에 호주 워킹홀러데이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모든 노동현장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저임금, 임금체불, 성희롱, 남녀차별, 노동 착취등에 관한 민감한 문제를 다루어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달빛 스며드는 가을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달빛 스며드는 가을

    어느새 바람이 차다. 추석 명절에 비가 내리고 난 뒤 부쩍 서늘하다. 성큼성큼 짙어 가는 가을. 이른 아침 이슬을 머금으며 배추는 잎을 더해 가고 무는 벌써 밑동이 커져 간다. 오이는 마른 줄기를 걷어냈는데 호박은 추워지기 전 더 많은 열매를 내주려는 둣 까실까실 성성하다. 여전히 마당일을 하다 보면 땀이 흐르지만 금방 식어버리고 저녁은 따뜻한 것이 좋기만 하다. 어디 사람만 그러할까. 더운 날 밖에서 지새우던 고양이들이 저녁 되면 따뜻한 집안으로 모여들기 시작한다.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뿐 아니라 길고양이들도 들어오고 싶어 창문 밖에서 기다리곤 한다.고양이를 처음 키우기 시작했을 때 막연히 갖고 있던 것은 자유였다. 사람들에게 구속받지 않고 스스로 사냥도 하고 마을이며 숲속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며 즐기다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고 싶었던 듯하다. 3년 정도 지나고 보니 자유롭게 풀어 놓고 얻은 건 잘못되지 않을까 노심초사, 애타는 일이었다. 집 밖의 세상이란 사람들이 농사 망친다고 화를 내고 돌 던져 쫓겨다녀야 하는 곳이고, 떠도는 개들에게 사냥당할 수도 있고, 고양이들끼리 영역 다툼으로 노상 싸움이 일어나는 곳이다. 점차 다치고 들어오는 일이 잦으니 어린 고양이 때보다 긴장하고 놀라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길고양이들은 더한 긴장 속에서 살아간다. 어제도 집안으로 들어오고 싶어 한참을 데크에서 기다리는 녀석들. 서로 만나면 또 등이 파이게 싸운다. 싸우다가도 다시 찾아와 기다리는 고양이들. 싸우고 경쟁하지만 그들은 최소한 보살핌이 필요한 여리고 약한 존재이다. 혹독한 환경 속에서 강하게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내 욕망이 투사된 것일 뿐이었다. 그들에게는 잠시라도 어깨의 긴장을 풀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맘 놓고 잠을 청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우리 인간은 그렇지 아니한가. 경쟁으로만 내몰리는 생활, 서열 속에서 또 왕따를 당해 피폐해지는 현실 속에서 겨우겨우 견뎌 가는 모습을 흔히 마주한다. 꼭 쫓아내야 하는지, 굴종시켜야 하는지, 척을 지고 도외시해야 하는지, 차별해야 하는지. 추위를 앞두고 서로 외투를 빼앗는 경쟁이 아니라 따스한 모닥불을 피워 낼 수 있었으면 하는 희망, 누구에게나 한기가 찾아들고 달빛은 스며든다.
  •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바다를 통째로…매력만점·영양만점 ‘성게알’ 요리

    성게알 요리는 10년 전만 해도 일본 수출로 고급 일식집에서나 맛볼 수 있을 정도로 귀했다. 일본 수요가 줄면서 가격이 내려 대중화되고 있다. 성게알은 비빔밥, 미역국, 초밥, 우동, 덮밥, 계란찜, 파스타, 전, 김밥 등 모든 요리에 쓴다. 쓴맛과 고소한 맛이 함께 있어 호불호가 갈리지만 독특한 맛 때문에 마니아들이 많다.[서식] 성게는 둥근 공 모양에 가시가 많은 극피동물이다. 주로 해조류나 바위에 붙어사는 수생 동물을 잡아먹는다. 암수가 구별되고 일정한 겉모습을 가진 정형류와 보는 방향에 따라 모습이 다른 부정형류로 나뉜다. 정형류는 보라성게, 부정형류는 염통성게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 연안에 30종가량 서식하고 세계적으로는 90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연안에서는 주로 보라성게·분홍성게·말똥성게 등이 잡힌다. 성게는 알만 먹는다. 흔히 먹는 보라성게는 4월부터 6월까지만 알이 나온다. 이때는 물때에 관계없이 늘 알이 차 있다. 싱싱한 성게알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시기다. 요즘은 냉장 시설이 좋아 성게알을 발라내 냉동보관해 뒀다가 필요할 때 요리한다. 생으로 술안주를 하거나 초밥에 얹어 먹기도 하고 미역국, 죽, 비빔밥 등에 많이 사용된다. 이외에도 성게국, 성게알젓 또는 말리거나 가공식품 등으로 이용된다. 성게알을 손질할 때는 조심해야 한다. 가시에 독이 있어 찔리면 고통이 오래간다. 성게 입부터 제거하고 가위나 칼로 성게알이 다치지 않게 껍질을 두 조각으로 나눈다. 찻숟가락을 사용해 하나씩 성게알을 꺼낸다. 바닷물로 깨끗하게 씻으며 내장을 제거하면 알이 탱글탱글해지고 단맛도 강해진다. 절대 민물에 씻어선 안 된다. [효능] 성게알은 부드러운 식감에 특유의 향과 고소함을 자랑한다. 종류나 시기에 따라 쓴맛도 난다. 성게알은 맛뿐 아니라 영양성분과 효능도 뛰어나다. 성게알 100g에는 약 15g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고 세포를 구성하고 대사과정을 조절하는 아연이 풍부하다. 지방도 불포화지방산이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주고, 오메가3는 혈압을 낮추고 심장 질환의 위험을 줄여 준다고 한다. 또 성게알에 풍부한 비타민 B1은 당질의 대사를 촉진해 주고 신경·근육이 활동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B2 성분은 안구건조증과 구순염을 예방하고 지루성 피부염의 발병을 막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성게는 영양학적으로 산모의 산후 회복과 알코올 해독에 좋은 아연이 함유된 강장식”이라며 “처음 먹는 사람들에게는 특유의 향 때문에 약간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도 있으나 대부분 향이 강한 음식들처럼 이내 익숙해지고 어느새 성게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리] 제주에서는 성게를 ‘구살’이라고 한다. 구살을 미역, 오분자기 등과 함께 끓이면 ‘구살국’이 된다. 모자반으로 끓이는 몸국과 함께 경조사에 내놓는 제주의 대표 음식이다. 성게알과 미역은 환상의 조합을 이룬다. 성게알 미역국은 불을 끄기 직전에 성게알을 넣어야 한다. 성게에는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술을 마시고 나서 성게 미역국을 먹으면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남해안과 동해안 사람들이 좋아하는 토속 음식에 성게알이 많이 들어간다. 성게를 넣은 비빔밥을 비롯해 미역국, 전, 계란찜, 된장국, 젓갈, 식혜(냉국), 청각무침 등 다양하다. 어민들은 “성게 넣어서 안 맛난 게 없다”고 말한다. 전남 완도 주민들이 즐겨 먹는 성게 식해는 끓는 물에 성게를 넣어 살짝 데치고 나서 데친 성게와 데친 물을 함께 냉장고에 넣어 저녁까지 숙성시킨다. 저녁 밥상 때 오이와 데친 양배추를 채 썰어 넣고 식초를 약간 곁들인다. 매운 고추나 부추를 다져 넣기도 한다. 시원한 맛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다. 울산, 부산 등 동해안에서는 성게 미역국과 비빔밥을 많이 먹는다. 또 성게알을 살짝 졸여서 먹기도 한다. 생으로 먹는 것에 대한 부담이 있으면 살짝 졸이는 게 좋다.섬사람들은 성게 국수를 즐긴다. 멸치, 무, 다시마를 넣고 끓인 육수에 성게를 듬뿍 넣고 다시 끓인다. 거기에 국수, 호박, 당근, 양파 등 채소를 넣는다. 기호에 따라 간장이나 소금 간을 한다. 호텔에서는 성게알 코스요리도 있다. 회를 비롯해 초밥, 알 넣은 덮밥과 차가운 소바, 알 튀김, 알 계란찜, 알 크림 가리비구이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맛집] 울산 울주군~동구~북구로 이어지는 동해안을 따라 들어선 횟집에서는 비빔밥과 미역국, 찜, 알 등 다양한 성게 요리가 있다. 천혜의 동해안 절경을 즐기고 나서 맛보는 활어회와 성게 요리는 잃어버린 입맛도 찾아준다. 울산 북구 갯바위횟집은 여름철 해녀들이 잡아 온 성게알과 조림 등을 서비스 메뉴로 제공한다. 활어회를 먹기 전에 먹으면 씁쓸하고 고소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그중에도 말똥성게(앙장구)는 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늦가을부터 이른 봄까지가 제철인 동해안의 말똥성게는 맛과 향이 뛰어나 최고로 대접받는 고급 음식재료다. 동해안 횟집들은 여름철 말똥성게 비빔밥을 메뉴로 내놓는다. 알을 넣고 김가루, 깨소금, 참기름을 더하면 된다. 한술 떠보면 기가 막힌다. 성게 비빔밥과 세트로 아귀탕(계절에 따라 변화)에 갈치구이, 멸치젓갈, 김치, 나물류 등 5~6가지 밑반찬도 나온다. 횟집 관계자는 “성게 비빔밥과 함께 아귀탕을 곁들여 제공해 성게의 고소함과 함께 아귀탕의 시원함을 느끼게 해 준다”고 말했다. 거제도 강성횟집도 성게 비빔밥이 유명하다. 해녀가 직접 공수하는 성게알을 사용한다. 거제 포로수용소 인근 생생게장백반 고현점도 성게 비빔밥을 먹으려고 찾는 사람들이 많다. 손님들은 “평소 쉽게 먹지 못하는 성게를 비빔밥으로 실컷 맛볼 수 있어 좋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해진 후 동쪽하늘 보세요…밤하늘에 ‘화성’ 활짝 뜬다

    [이광식의 천문학+] 해진 후 동쪽하늘 보세요…밤하늘에 ‘화성’ 활짝 뜬다

    올 가을은 뭐니뭐니해도 ‘화성의 계절’이다. 오는 6일 화성이 지구에 대접근함으로써 가을 밤하늘에 밝게 비출 것이다. 이번 주 어두워진 직후 동쪽 하늘을 보면 붉게 불타는 화성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 있다. 천문학에서 천체의 밝기는 등급으로 표시하는데, 숫자가 적을수록 밝은 별이다. 예컨대 1등급의 별은 1등성이라 하고, 그 이상 밝으면 마이너스(-)로도 나타낸다. 사람의 맨눈에 겨우 보이는 밝기의 별은 6등급이다. 요즘 화성은 무려 -2.6 등급으로 빛나고 있는데, 이는 하늘에서 태양, 달, 금성, 목성 다음으로 밝은 것이다. 때로는 목성보다 더 밝을 시기도 있다. 참고로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는 -1.4, 금성은 최고점 -4.8, 보름달은 -12.7, 태양은 -26.7등급에 속한다. ​ 화성의 대접근 시간은 6일 밤 11시 경이다. 그 전인 3일에는 달과 화성이 0.7도 거리까지 접근하는데, 이는 보름달 크기(0.5도)보다 약간 먼 정도로, 별지기들에겐 역시 흥미로운 볼거리로 대접받는다. 그리고 14일에는 화성이 마침내 태양 정반대편에 위치하는 충(衝/opposition)이 된다. 화성의 1년은 지구 시간으로 687일이므로, 약 2년 만에 한 차례씩 화성의 충이 일어나는 셈이다. 그러나 지구와 화성 둘 다 약간 긴 타원형 궤도를 돌기 때문에 충의 위치가 항상 같지는 않다.화성이 지난 8월 4일 태양에 가장 가까운 지점인 근일점을 지났기 때문에 올해 화성의 충은 유별난 점이 있는데, 바로 화성이 지구로부터 6400만㎞ 이내까지 접근한다는 뜻이다. 화성에 대한 이러한 ‘근일점 충'(perihelic oppositions)은 대략 15~17년마다 드물게 발생하는 천문현상이다. 최근의 화성 근일점 충은 2003년에 있었는데, 이때 화성은 충에 도달한 지 불과 42시간 만에 근일점에 도달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는 화성이 거의 6만 년 만에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것으로, 거리는 5570만㎞였다. 화성이 오는 14일 충을 돌파한 이후에도 밝기가 급격히 낮아지지는 않는다. 18일까지 -2.6의 등급으로 계속 밝게 빛날 것이며, 28일까지 여전히 목성보다 밝게 보일 것이다. 그리고 11월 20일까지 줄곧 가장 밝은 별인 시리우스와 경쟁할 것이다. 화성의 다음번 충은 2022년 12월 초에 올 것이지만, 그때는 지구에서 1900만㎞ 이상 더 멀기 때문에 지금의 밝기보다 2분의 1로 떨어지고 망원경으로 보이는 화성 원반의 크기는 지금보다 24% 작아질 것이다. 올해 화성 관측의 호조건 중 하나는 화성의 고도가 비교적 높다는 점이다. 수평선 위 30° 아래의 천체들은 대기의 난류 현상으로 망원경으로 관측하기 어렵다. 상이 마치 이글거리는 불기운을 통해서 보는 것처럼 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올해의 화성은 물고기자리에 있는데, 30도 이상의 고도로, 작은 망원경으로도 관측하기 좋은 기회이다. 게다가 현재 화성에는 모래 폭풍도 잠잠할 때라서 ‘붉은 행성’의 진정한 색조, 주황색을 띤 호박빛 화성을 감상할 수 있는 완벽한 시간이다. 화성은 앞으로 15년 동안 이렇게 가까워지지 않을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홈추·혼추족도 ‘뚝딱’… 한가위 한상차림, 고향의 맛 느껴요

    홈추·혼추족도 ‘뚝딱’… 한가위 한상차림, 고향의 맛 느껴요

    “먹을 만큼만 간편하게.” ‘언택트 추석’을 맞아 국내 유통업계가 명절 음식 관련 가정간편식(HMR)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고향에 내려가는 대신 집에서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아져 명절 음식도 간편하게 준비하려는 수요를 겨냥했다. 29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동그랑땡과 고기깻잎전 등을 포함한 명절 관련 가정간편식 매출이 2주 전 대비 두 배 이상인 110.9%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이 올해 처음 출시한 ‘비비고 한상차림’ 등 명절 음식 HMR도 완판됐다.●롯데마트, 데우지 않고 먹는 ‘명절음식 완전체’ 롯데마트는 추석 당일인 다음달 1일까지 전국 모든 점포에서 전통 잡채와 나박김치, 홍어무침 등으로 구성된 ‘제수용 한상차림’을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형마트에서는 산적이나 전 등 일부 상품에 국한됐지만 이번에는 데우지 않고도 바로 먹을 수 있는 ‘명절 음식 완전체’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번 ‘제수용 한상차림’ 메뉴들은 출시 3개월 전 직원 대상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특히 명절 간편식은 롯데마트 ‘푸드 이노베이션 센터’(FIC)에서 ‘요리하다 강화 삼계탕’과 ‘밀 시그니쳐 스토어’ 이후 세 번째로 선보인 결과물이다. 직원 대상 투표 결과를 기반으로 FIC 셰프들이 해당 제품의 레시피 개발과 품평회 등을 거쳐 완성했다. 롯데마트 류경우 밀(Meal)혁신부문장은 “2020년 추석을 맞아 FIC 셰프들이 명절 음식을 다양하게 기획해 선보이게 됐다”며 “고향에 내려가지 않는 고객들은 물론 1인 가구들도 롯데마트의 한상차림을 통해 명절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도 직접 매장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명절 음식 물량을 20% 확대했다. 이날부터 다음달 2일까지 나흘간 전국 83개 매장에서 녹두전·동태전·애호박전 등을 개별 또는 모둠으로 판매한다.●한국야쿠르트, 골라 먹는 한식·양식 상차림 신세계푸드는 추석을 맞아 제수용 가정간편식 ‘대박 메밀전병’을 새로 내놨다. 용량은 800g으로 3~4인 가족이 함께 먹기에도 충분하다. 국내산 메밀가루를 넣어 만든 전병 피에 김치와 돼지고기를 다져 넣었다.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후 약불에서 6~8분 구우면 된다. 향긋한 메밀 향과 쫄깃한 식감의 전병 피, 칼칼한 김치, 육즙 가득한 돼지고기가 잘 어우러진다. 강원도 향토음식 메밀전병의 제대로 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매년 명절마다 가정간편식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제수용 가정간편식 라인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밀키트를 활용한 명절 상차림 세트도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밀키트 브랜드 ‘잇츠온’ 이름으로 ‘온가족 명절세트’와 ‘추석 다이닝세트’ 2종을 출시했다. 각각 한식과 양식으로 구성해 기호에 따라 명절 전통 상차림부터 홈스토랑까지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다. 올해는 전과 떡갈비, 한과 등 제수용품도 새롭게 판매한다. 명절 준비에 대한 고객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새롭게 기획한 제품으로, ‘신궁 전통한과 2종’과 ‘사옹원 부침명장 2종’을 판매한다. ●편의점 CU, 프리미엄 한정식 도시락 판매 편의점 업계도 추석 간편식 라인업을 강화했다. CU는 일품요리들을 가득 담은 한가위 도시락을 비롯해 모둠전, 전통잡채, 밤약밥 등 직접 조리해야 하는 수고를 덜어 줄 명절 음식 6종을 추석 기간 한정 판매한다. ‘명품한가위정식’은 소불고기를 서산의 명물 감태와 함께 싸먹을 수 있도록 구성한 프리미엄 한정식 도시락으로 떡갈비와 명태전, 해물부추전, 오미산적을 볶음김치, 콩나물무침과 함께 담았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직접 만든 전·송편, 마트서 산다

    직접 만든 전·송편, 마트서 산다

    29일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매장에서 직접 만든 전과 송편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추석을 맞아 다음달 2일까지 전국 매장 83곳에서 전을 직접 부쳐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각종 나물도 판매한다고 밝혔다. 녹두전은 개당 3980원, 동태전·오색꼬지전·애호박전은 100g당 3280원이다. 이마트 제공
  • 직접 만든 전·송편, 마트서 산다

    직접 만든 전·송편, 마트서 산다

    29일 이마트 성수점에서 모델들이 매장에서 직접 만든 전과 송편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추석을 맞아 다음달 2일까지 전국 매장 83곳에서 전을 직접 부쳐 판매하는 것은 물론 각종 나물도 판매한다고 밝혔다. 녹두전은 개당 3980원, 동태전·오색꼬지전·애호박전은 100g당 3280원이다. 이마트 제공
  • 영등포 비대면 장보기 통했다…추석 대목에 전통시장 웃었다

    영등포 비대면 장보기 통했다…추석 대목에 전통시장 웃었다

    영등포전통시장 등 5곳 공동구매 행사구청서 판로 확보… 택배서비스와 연계7일간 제사용품·선물세트 1627건 접수상인들 “시스템 정착 땐 지역경기 도움”“추석 대목을 잃은 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을 위해 비대면으로 상품을 주문하는 시스템을 만들자고 제가 직접 제안을 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전통시장 앞 주차장.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이 임시 만들어 놓은 행사장에 직원들과 함께 등장해 전통시장에서 비대면으로 판매하는 상품들에 손수 주소 태그를 붙이며 이렇게 말했다. 채 구청장 옆에서 같이 일손을 거들던 김태원 영등포전통시장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의 상품을 주민들에게 비대면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굉장히 획기적인 발상”이라면서 “이런 시스템이 자리를 잘 잡으면 침체한 지역경제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구는 이날 영등포전통시장과 영등포청과시장, 대림중앙시장, 영신상가, 우리시장 등 지역 내 5개 전통시장과 함께 추석맞이 전통시장 공동구매 행사를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침체한 지역경제를 돕기 위해 전통시장의 물품들을 택배서비스와 연계해 비대면으로 사도록 하자는 취지다. 판매 품목은 참기름, 과일, 인삼, 농산물 등 제사용품과 선물세트다.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신청을 받은 공동구매 행사는 주민들의 높은 호응도에 힘입어 무려 1627건(약 5000만원 상당)이 접수됐다. 채 구청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이 행사는 구청과 동 주민센터, 전통시장, 택배회사 등이 합심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동 주민센터에서 전통시장 상품 구매 홍보와 주문 접수를 맡았고, 구청 일자리경제과에서 신청 명단을 모아 각 시장에 주문서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입금 내역을 확인하고 물품 준비와 포장을 담당했다. 마지막으로 택배회사에서 상품을 받아 물품을 신청한 주민들에게 배달하게 된다. 소요 예산(470만원)은 롯데마트 상생자금을 활용한다. 구 관계자는 “전통시장에는 네트워크가 없어서 판로를 개척하기 어려운데 구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비대면으로 구매자와 연결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 뒤 채 구청장은 영등포전통시장을 직접 찾았다. 채 구청장은 영등포사랑상품권을 활용해 호박 등 물품을 샀다. 이곳에서 20년째 정육점을 운영했다는 김미숙(58)씨는 “추석을 앞두고 있는데도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썰렁하다”면서 “포장이나 주문량이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 구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역경제 침체가 너무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지역 주민들이 비대면 주문에 적극적으로 참여,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한 컷 세상] ‘신념‘으로 비행하는 호박벌

    [한 컷 세상] ‘신념‘으로 비행하는 호박벌

    가을의 대명사 ‘코스모스´ 꽃송이에서 호박벌이 꿀을 모으고 있습니다. 몸통은 크지만 날개는 작고 가벼운 호박벌은 사실상 날 수 없는 몸의 형태를 지니고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미 하늘을 날고 있다’는 ‘신념´ 하나로 비행을 합니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이 ‘할 수 있다´는 신념 하나로 코로나19를 극복해 나가길 바랍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KGC인삼공사, 정관장 홍삼에 석류도 듬뿍… 우리 가족 면역력 강화 ‘굿’

    KGC인삼공사, 정관장 홍삼에 석류도 듬뿍… 우리 가족 면역력 강화 ‘굿’

    코로나19 상황에서 면역력을 강화하는 건강기능식품은 추석 선물로 제격이다. ‘굿베이스’는 건강식품을 대표하는 KGC인삼공사 ‘정관장’의 또 다른 건강 소재 브랜드다. 정관장의 121년 노하우와 장인 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은 굿베이스는 290여 가지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원료들로 이뤄졌다. 소비자가 안심하고 건강을 챙길 수 있다. 굿베이스는 일반 소재 시리즈와 에센셜케어 시리즈로 분류된다. 일반 소재 시리즈는 정관장 6년근 홍삼이 함유된 ‘홍삼담은’ 라인과 땅이 주는 건강함을 오롯이 담은 ‘땅의 기운담은’ 라인으로 나뉜다. ‘홍삼담은’ 라인에는 아로니아, 블루베리, 석류, 흑마늘 등 18종이 있으며, ‘땅의 기운담은’ 라인에는 호박, 수세미배도라지, 적양배추브로콜리 등 8종이 있다. 에센셜케어 시리즈는 합성합료, 착색료, 감미료 등을 빼고 필요한 영양소만 담은 착한 건강기능식품이다. 주원료뿐 아니라 부형제까지 식품 첨가물 없이 건조 효모, 해조칼슘 등 건강한 소재만을 사용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포토]코스모스 찾아온 호박벌

    [서울포토]코스모스 찾아온 호박벌

    초가을 날씨를 보인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들꽃마루 코스모스밭에서 호박벌이 꿀을 따고 있다. 2020.9.14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 “여성BJ 선물공세로 돈 탕진”…제주 편의점女 살인범 ‘계획범죄’

    “여성BJ 선물공세로 돈 탕진”…제주 편의점女 살인범 ‘계획범죄’

    경찰, 20대 살인 피의자 오늘 검찰 송치“돈이 급해 우발적으로 저질렀다”는 꼼수시신은닉 정황까지…“계획적으로 준비” 제주국제공항 인근 밭에서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A씨가 검찰에 송치된다. A씨는 인터넷방송 BJ에 빠져 재산을 탕진한 후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오후 1시 피의자 A씨를 강도살해, 시신은닉 미수, 신용카드 부정사용, 사기 혐의 등을 추가해 검찰에 송치한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30일 오후 6시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 이면도로 옆 호박밭에서 B씨(39·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당초 강도질을 하려다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으나 경찰 조사 결과 A씨의 주장을 뒤집는 정황들이 포착됐다. A씨는 여성 BJ에 고액 후원을 이어가다 모아둔 돈을 전부 탕진하고 신용카드마저 정지되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개인적인 빚을 청산하지 못해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상황이었다. A씨는 피해자에게서 빼앗은 신용카드로 편의점에서 생필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A씨가 범행 5시간 뒤 다시 범행 장소를 찾아 시신을 은닉하려던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B씨 살해 5시간 후인 지난달 31일 0시~0시30분쯤 범행 장소를 다시 찾아 시신을 옮기다 포기하고 현장을 떠났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 탑차를 청산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생계형 범죄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당장 돈이 필요해 범행을 계획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피해자 아버지 국민청원 “교통비 줄이려 걸어서 퇴근하던 딸…” 자신을 피해자의 아버지라고 밝힌 청원인은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피의자의 계획 살인을 주장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그는 “저의 딸(피해자)은 편의점에서 주말도 쉬지 않고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했다. 집에서 편의점까지는 걸어서 약 1시간30분이 걸리는 거리”라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버스를 이용하면 교통비가 많이 들어 그 비용이라도 반으로 줄여 저축하기 위해 눈이나 비가 안 올 때는 걸어서 퇴근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해자는 1톤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그런 끔찍한 일을 할 수가 있느냐”며 “요즘 막노동만 해도 하루 일당으로 일주일은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교통비를 아끼며 출퇴근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흉기로 살인했다는 게 너무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가을이 넝쿨째… 자태 뽐내는 호박

    가을이 넝쿨째… 자태 뽐내는 호박

    9일 경북 영천농산물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경매로 나온 가을의 상징인 호박을 살펴보고 있다. 영천 뉴스1
  • [포토] 465㎏ 슈퍼호박

    [포토] 465㎏ 슈퍼호박

    경남 의령군 용덕면 하늘내린농장 양재명·백철숙씨 부부가 수확한 초대형 호박이 무게 465㎏으로 비공식 국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의령군 제공
  • [포토]거대호박이 나타났다

    [포토]거대호박이 나타났다

    경남 의령군 용덕면 하늘내린농장 양재명?백철숙씨 부부가 수확한 초대형 호박이 무게 465㎏으로 비공식 국내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2020.9.4 연합뉴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꽃과 줄기, 잎… 버릴 게 없는 호박의 매력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꽃과 줄기, 잎… 버릴 게 없는 호박의 매력

    ‘애호박 4480원.’ 올여름 긴 장마가 한반도를 지난 후 치솟은 채소값에 모두들 경악했다. 대파, 배추, 시금치, 상추, 깻잎 등이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중 유독 애호박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하나에 1000원대 중반이었던 애호박이 4000원까지 급등한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애호박이 이슈가 되니 문득 궁금해졌다. 호박이라는 채소가 우리 삶에 그토록 중요한 위치에 있었던가. 곰곰이 생각해 보니 너무 흔하고 익숙한 나머지 호박에 대해 딱히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호박도 종류와 그 쓰임새가 무궁무진한 흥미로운 식재료인데. 호박은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분류법도 식물학적으로 나누거나 동양과 서양 지역으로 구분하는가 하면, 시기에 따라 나누기도 한다. 흔히 호박이라고 하면 기다란 녹색 애호박보다는 크고 둥그렇고 딱딱한 주황색 늙은 호박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두 호박은 종도, 수확기도 다르다. 서양의 분류를 따르면 애호박처럼 껍질이 얇고 수분이 많으며 비교적 속이 부드러운 덜 자란 호박을 여름 호박, 좀더 자라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속 수분이 적은 늙은 호박류를 겨울 호박으로 나눈다. 유통되는 호박의 종류가 많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계절별 분류보다 종별로 분류하는 편이다.호박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박과 채소다. 박은 그 옛날 흥부가 톱질을 하고 말려서 바가지로 쓰던 그 박이다. 호박은 박 앞에 오랑캐 호(胡) 자가 붙는다. 즉 외국에서 건너왔다는 말이다. 호박은 생물학적 고향은 멕시코가 위치한 중앙아메리카다. 학계에 따르면 인류는 호박을 8000년 전부터 길러 왔다고 한다. 이는 옥수수와 콩보다 무려 4000년이나 앞선 것이다. 열매뿐 아니라 줄기와 잎, 꽃까지 먹을 수 있는데 맛도 순하고 빠르게 자라니 식량으로서는 유용했을 것이다. 아시아에도 호박은 아니지만 자생하던 박과의 식물이 있었다. 호박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이후 무역과 전쟁을 통해 자연스럽게 중앙아시아, 동아시아로 흘러 들어왔다. 한국에는 임진왜란을 전후로 한 조선시대에 일본과 중국을 통해 호박이 전래한 것으로 보고 있다. 흥미로운 건 호박이 기존의 박의 자리를 서서히 대체했다는 점이다. 기존 박에 비해 과육도 부드럽고 많을뿐더러 맛도 좋고 수확량도 많아 한국 땅에 쉽게 자리잡았다. 넝쿨째 굴러온 호박이 박힌 박을 빼버린 격이다. 주키니 호박은 19세기 이탈리아 북부에서 개량된 서양 호박으로 한국 애호박과 비슷한 특성을 갖고 있다. 다만 애호박이 수분이 많고 조직이 치밀하지 않아 요리하면 금방 물러지는 것과 달리 주키니는 익혀도 비교적 형태를 유지하는 게 차이다. 이탈리아가 원산지인 만큼 이탈리아 북부와 인접한 프랑스 남부에서 요리 재료로 많이 쓰인다. 주키니는 가지처럼 잘라 구운 후 치즈를 뿌려 먹거나, 잘게 편으로 썰어 올리브유에 살짝 볶아 허브를 가미한 간단한 여름철 요리로 사랑받는 식재료다.호박은 열매를 주로 먹기도 하지만 줄기와 잎, 꽃잎까지 모두 식용이 가능한 알뜰한 채소다. 샛노란 호박꽃은 긴 자루처럼 생긴 까닭에 속에 간 고기나 채소를 채워 튀기거나 구워 먹기도 한다. 신선한 호박꽃은 은은한 호박의 향과 단맛이 있어 어느 재료로 속을 채우더라도 잘 어울린다. 요즘 간간이 눈에 띄는 새로운 품종의 호박으로는 땅콩 호박이 있다. 생김새는 전혀 땅콩처럼 생기지 않은 땅콩 호박은 서양에서 버터넛 스쿼시라고 부른다. 운동경기가 먼저 떠오르는 이름이지만, 영어권에서 호박을 일컫는다. 펌프킨은 스쿼시 중 우리가 잘 아는 노랗고 둥근 늙은 호박을 뜻한다. 버터넛 스쿼시는 이름처럼 기름지고 견과류의 고소한 맛이 난다. 호박에서 기대하는 단맛도 있지만 짭짤한 맛과 더 잘 어우러진다. 다른 호박류가 그렇듯 속을 파낸 후 익혀 곱게 갈아 퓌레로 만들거나 소스, 수프로 많이 활용하는 호박이다. 이탈리아의 남쪽 섬 시칠리아에서 주방 일을 하던 당시 호박을 이용한 요리는 빠지지 않았다. 시장에 가면 쿠쿠차라고 불리는 무지막지하게 긴 호박이 늘 존재감을 뿜어냈다. 긴 것은 1m가 넘는 쿠쿠차 열매보다는 오히려 저렴한 잎과 줄기를 요리에 더 많이 사용했다. 쿠쿠차의 줄기와 잎은 테네루미라고 따로 부른다. 호박잎을 사용하듯 잎은 데쳐서 쌈처럼 사용하고, 줄기와 남은 잎은 끓는 물에 익혀 갈아 진한 퓌레로 만들었다. 단맛은 없지만 호박이 갖고 있는 향과 알싸한 맛이 풍부하다. 이탈리아에서 진짜배기 시칠리아 식당이라면 테네루미를 이용한 요리는 하나쯤 있어야 하는 게 불문율이다.
  • “생활비 마련하려”...‘제주 30대 여성 흉기 살해’ 용의자 20대 검거

    “생활비 마련하려”...‘제주 30대 여성 흉기 살해’ 용의자 20대 검거

    제주국제공항 인근에서 발견된 30대 여성의 살해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1일 제주서부경찰서는 살인 혐의를 받는 용의자 A씨(29)를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쯤 제주시 도두1동 제주민속오일장 후문과 제주국제공항 사이의 이면도로 옆 호박밭에서 B씨(39·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B씨의 가족들은 B씨가 일을 마치고 퇴근한 후 집으로 돌아오지 않자 지난달 31일 자정쯤 경찰에 미귀가자 신고를 접수했다. 이후 B씨는 지난달 31일 낮 12시쯤 밭 인근을 지나던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당시 옷은 모두 입은 상태였으며 흉기에 수차례 찔린 흔적이 나왔다. 소지품 중에는 지갑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발견된 장소는 B씨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힌 제주시 외도동에서 3km 이상 떨어진 곳이었다.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벌이던 경찰은 시신이 발견된 당일 오후 10시 48분쯤 서귀포시의 한 주차장에서 용의자 A 씨를 검거했다. A 씨는 생활비 마련 등을 위해 B 씨를 살해했다고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 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공장 굴뚝과 문화예술의 건강한 공존

    공장 굴뚝과 문화예술의 건강한 공존

    서울과 인천을 잇는 국도를 경인로라고 부른다. 부천 소사로 복숭아를 먹으러 간 기억이 있는 세대에게는 경인가도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국토의 대동맥이라면 자연스럽게 경부고속도로가 떠오르지만 19세기 개항 이후 오랫동안 우리 산업의 대동맥은 경인로였다. 전국 곳곳에 대형 산업단지가 줄지어 들어선 오늘날에도 수도권 서남부지역 일대로 확대된 경인공업지대는 여전히 한국 최대의 산업단지라는 지위를 잃지 않고 있다. 경인로의 서울 쪽 시발점인 영등포 일대는 경인공업지대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경인선 철도는 경인로와 나란히 놓였다. 경부선 철도는 서울역을 출발해 경인선과 같은 선로를 타고 달리다가 영등포역을 지나 구로동에 이르면 남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그저 경인선과 경부선의 분기점 노릇만 하던 곳에 1974년 서울지하철 1호선이 완공되면서 구로역이 지어졌다.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4회 ‘문래창작촌’은 구로역 광장에서 출발해 영등포역이 바라보이는 문래동 창작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차산업의 발상지인 경인공업지대가 3차산업 시대에 어떻게 적응해 가고 있는지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산업단지가 클수록 노동자의 희생도 비례해 컸던 만큼 모순을 극복하려 했던 노력의 일단을 확인한 것도 소득이다.구로라는 땅 이름에선 ‘산업 발전의 메카’ 같은 긍정적 이미지보다는 ‘처절한 생존의 현장’처럼 다소 어두운 이미지가 감도는 것도 사실이다.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단지와 가산디지털단지로, 구로공단역이 구로디지털단지역으로 이름을 바꾼 것도 상당 부분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구로역은 여전히 구로역이다. 역사는 환승역의 기능에 충실하다. 서울지하철 1호선은 개통 당시 청량리에서 인천과 수원과 오가는 두 갈래 노선이었다. 구로역은 우리나라 최초의 전철 환승역이라는 의미를 부여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럼에도 지하철을 타고 구로역에 내리는 순간 이곳에서는 왠지 즐거운 만남보다는 슬픈 이별이 더 많았을 것 같은 느낌이 스쳐 지나갔다. 여전한 남아 있는 선입견 탓이었다. 하지만 3번 출구로 나서 환하고 깨끗한 광장에서 마주친 사람들의 표정에서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절함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한쪽에서는 아주머니 한 분이 텃밭에서 길렀음 직한 채소를 광주리에 조금씩 담아 팔고 있다. 고구마순이며 애호박이 구매욕을 자극하지만 참는다. 광장 앞 경인로 건너편에는 우리 목적지의 하나인 구로기계공구상가단지가 사거리 좌우로 나뉘어 펼쳐져 있다. 건널목에서 녹색 신호등이 켜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줄지은 초대형 곡물저장고에 CJ제일제당의 로고가 보인다. 이전에는 1960년대 건빵 한 품목으로 당시 7대 기업에 오른 동립산업의 밀가루 공장 라인이었다고 한다. 이 공장 터는 조만간 복합 문화 공간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그 길 건너에는 하동환자동차 공장이 있었다. 1954년 창업한 버스 제조 회사로 1966년 베트남과 보르네오에 버스를 수출한 기록을 남겼다. V자 날개 모양 가운데 H자가 새겨진 로고를 달았던 하동환 버스가 기억났다.구로기계공구단지는 일대 산업단지의 지원 공단 역할을 톡톡히 하는 듯했다. 1981년 세워진 국내 최초의 산업용품 유통단지로 5만종 남짓한 기계 관련 부품과 공구가 품목별로 블록을 달리해 배치돼 있다. 4개 블록 24동 건물에 모두 1920개 업체가 들어 있는데, 기계·전기·광산·목공·화공·용접에 소방까지 산업 관련 기자재라면 없는 것이 없다고 큰소리친다. 궂은 날씨에도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골목을 오가는 화물차며 오토바이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불황을 말하는 사람이 많지만 상가 입주율은 여전히 100%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기계공구단지를 나서 동쪽 신도림역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넓게 뚫린 경인로 양쪽으로 플라타너스가 우람하다. 과거 경인로는 왕복 2차로의 길 양쪽으로 일제강점기에 심은 플라타너스가 인상적인 곳이었다. 이제 노거수로 자라난 플라타너스는 당시의 흔적이다. 신도림역에 접근해 가면서 오른쪽에 2011년 세워진 디큐브시티가 보인다. 호텔과 백화점, 뮤지컬 공연장, 영화관, 대형서점, 식당가, 일반 주거시설이 밀집한 복합 공간이다. 40~50층의 고층건물이 밀집해 들어선 이곳은 대성연탄 공장 터다. CJ제일제당의 밀가루 공장 터도 아마 이런 방식으로 탈바꿈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연탄 공장이 뮤지컬 전용 공연장으로 탈바꿈한 것을 극적 변신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 삶의 양상 역시 이렇듯 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디큐브시티를 지나며 돌아보게 된다. 밀가루 공장은 또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찾아올지 기대하게도 된다. 35만㎡에 이른다는 디큐브시티 곁에는 대성그룹 계열사 간판을 달고 있는 주유소도 보인다. ‘연탄 공장이 엄청나게 넓었던 모양이군’ 하고 혼잣말을 했다. 투어단 일행이 걷고 있는 왼쪽, 곧 디큐브시티 건너의 대우푸르지오 오피스텔은 한국타이어 공장이 있던 자리다. 주변 조흥화학과 삼영화학 터에는 동아아파트·종근당·동일제강이, 기아특수강 자리에는 대림아파트·롯데아파트·태영아파트가 각각 자리잡았다. 구로구 최대 공장 밀집 지대가 이제는 구로구 최고 주거단지가 됐다. 주민들의 자부심이 높다고 한다. 도림천을 건너 도림교 사거리에서 경인로를 건넌다. 신도림역이 있는 도림천 서쪽이 대형 공장지대였다면 도림천 동쪽 블록에는 지금도 작은 철공소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경인로 남쪽 골목으로 들어섰다. 층고가 높은 작업장 2층에 반원형 혹은 박공 모양의 삼각형 다락이 딸린 건물이 줄지어 있는 전형적인 ‘영등포식 공장지대’가 시작된다. 외지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위한 카페는 보이지 않는다. 일대 철공소 종사자가 끼니를 해결하는 식당과 주점은 몇 개 보인다. ‘엄마밥상 호프’가 눈길을 끈다. 옆에서 걷던 일행에게 “된장찌개가 끓는 백반이 떠오르는 엄마밥상과 치맥이 생각나는 호프는 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네” 하고 말을 건네니 “점심에는 백반을 하고 저녁에는 치맥을 파나 보지, 뭐”라는 답이 돌아온다. 그런지 아닌지 확인해 보지는 못했다. 그럴수록 세련미와는 거리가 있는 이 동네의 레트로 감성이 조금은 매력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문래동사거리에서 도림동성당에 가려면 도림고가차도로 경부선과 경인선 철길을 건너야 한다. 1921년 영등포공소로 출발한 도림동성당은 명동 종현성당과 중림동 약현성당, 혜화동 백동본당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역사를 갖고 있다고 한다. 야트막한 언덕에 자리잡은 지금의 건물은 1963년 지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아파트 단지가 둘러싸기 전에는 멀리서도 바라보였을 것 같다. 도림동성당의 역사는 우리나라의 가톨릭노동청년회가 1960년 이 성당을 중심으로 창설됐다고 적고 있다. 공장지대에 자리잡은 성당에서 가톨릭노동운동이 태동한 것은 자연스럽다. 가톨릭노동청년회는 이후 우리 노동운동사에 적지 않은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제는 그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대신 회랑이 아름다운 이 성당은 최근 혼배성사의 명소로 떠올랐다고 한다. 비가 뿌리는 이날도 결혼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도림고가차도를 다시 건너 문래동으로 간다. 문래동사거리에서는 우성특수강 건물과 연결된 이웃 우진스텐 건물 옥상에 올라가 볼 일이다. 높지 않은 3층짜리 건물이지만 문래창작촌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철공소 밀집 지역답게 검붉은 색깔이 주조를 이루는 지붕 사이사이에 창작촌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예술가들의 작업이 가까이, 또 멀리 보인다. 철공소와 예술가가 공존하는 문래창작촌은 2003년부터 자연 발생적으로 형성됐다고 한다. 초창기에는 철공소 색채와 예술가들의 원색 작업이 강렬한 콘트라스트를 이루면서 특유의 매력을 뽐냈다지만, 세월이 흐름에 따라 원색이 바래면서 또 다른 조화를 이뤄 내고 있다. 문래창작촌은 벌써 문래카페촌이 됐다. 창작촌이 이름을 알리기 날리기 시작하자 홍대 앞과 대학로 등 서울 중심부에서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밀려난 카페와 음식점들이 아파트형 공장으로 이전한 철공소의 빈자리에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명성이 높아지는 만큼 임대료도 오르면서 이제는 또 다른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개성 있는 카페와 음식점 거리는 이웃 블록으로 확장되고 있다. 규모는 다르지만 홍대 앞 문화가 망원시장으로 연남동으로 넓어진 현상과 닮은꼴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이번 투어에서는 문래창작촌의 명성을 다시 한번 실감했지만, 경인공업지대의 시발점으로 문래동 철공소 동네의 성가도 변치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래창작촌의 의미를 퇴락해 가는 공장지대를 예술과 문화가 대체하는 것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문래동 철공소들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고 우리 산업에서 굳건하게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문래동 현상’은 이질적으로 보일 뿐 대표적인 2차산업과 대표적인 3차산업의 건강한 공존으로 해석하고 싶다. 2차산업의 중심이었던 구로공단은 3차산업을 추구하는 가산디지털단지로 발 빠르게 성격을 바꿨지만, ‘문래동의 공존’은 훨씬 더 오래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서동철 문화재위원회 위원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제15회 서울풍물시장 ●일시 : 9월 5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유일한의 ‘의기’ 신영복의 ‘울림’… 오류동선 타고 흐른다

    유일한의 ‘의기’ 신영복의 ‘울림’… 오류동선 타고 흐른다

    지구본을 놓고 돌려 보면 이 세상에 안 가 본 나라가 정말 많다. 사실 대한민국이라고 다르지 않아서 가 보지 않은 곳이 수두룩하다. 그렇다면 서울은 어떨까? 이상하게도 활동 반경은 늘 비슷한 곳, 익숙한 곳을 맴돈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서 긴 세월을 살아도 한 번도 안 가 본 곳이 많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는 참 고맙게도 서울의 구석구석까지 우리를 이끌어 준다. 긴 장마가 끝나고 푹푹 찌는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22일 진행된 ‘제13회 항동철길’ 편은 서울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자주 다니기 쉽지 않은 구로구 항동과 오류동 일대의 숨은 이야기와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즐거움을 안겨 줬다. 답사 지역의 서울미래유산은 항동철길이 유일하지만 주변 곳곳에 의미 있는 볼거리가 가득하다. 경기 부천시와의 경계에 있는 오류동과 온수동 인근 마을 답사는 온수역(지하철 1호선)에서 출발했다. 온수(溫水)동이란 지명은 예전에 더운물이 나와서 얻은 것이고, 오류(梧柳)동은 오동나무와 버드나무가 많아서 유래했다. 더운물은 온천이니 병 치료에 좋고, 오동나무는 가구를 만드는 데 유용한 나무다. 버드나무는 해열·진통제 성분을 지녀 약용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버들 류’(柳)자가 들어간 유한양행을 설립한 유일한(1895~1971) 박사가 세운 유한공업고 교정에 있는 그의 묘소가 이날 답사의 첫 행선지다. 견고하게 우뚝 서 있는 교사 건물을 뒤로하고 교정 중앙에 잘 다듬어진 묘역이 있다.‘참된 인간, 기술연마, 사회봉사’를 교훈으로 삼은 유한공고 교정 선생의 동상 앞에는 그의 어록 중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눈으로 남을 볼 줄 아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러나 귀로는 남의 이야기를 들을 줄 알고 머리로는 남의 행복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사람은 더욱 훌륭한 사람이다.’ 민족의 행복을 늘 염두에 뒀던 선생은 1895년 평양에서 태어났다. 어릴 때의 본명은 유일형이었다. 9살 때인 1904년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유학을 떠나 1916년 미시간주립대학 상과에 입학했다. 아르바이트로 무역업을 하던 중 3·1운동 소식을 접했다. 미국 동부 필라델피아 리틀극장에서 4월 14일부터 사흘간 열린 한인자유대회에 대학 4학년이던 선생은 대의원 자격으로 서재필, 이승만, 조병옥, 임병직 등과 참가해 실무적인 일을 맡았다. 1926년 귀국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민족의 실력 양성과 경제적 자립을 염두에 두고 미국에 유학을 보낸 부친의 뜻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었고 선생이 품고 있던 민족적 대업을 도모하기 위해서였다. 유한양행은 의약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위생용품, 농기구, 염료 등을 수입해 민중의 건강과 생활 향상에 주력하고 우리나라 특산품인 화문석, 도자기, 죽제품 등을 미국에 수출해 민족자본 형성의 기초를 닦았다.그러나 1930년대 들어 일제의 만주 침략과 중일전쟁 도발 등으로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선생은 1930년대 후반부터 미국에 체류하며 유럽과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1941년 4월 해외 독립운동단체들이 연합해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개최한 해외한족대회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선생은 그해 12월 7일 일제의 진주만 폭격으로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자 미군 전략정보처(OSS)의 한국 담당 고문으로 활약하기 시작했고 1945년엔 OSS가 수립한 냅코작전에 참여한다. 냅코작전은 반일 민족의식이 투철한 재미 한인을 선발해 한국과 일본에 침투시켜 후방을 교란하는 작전이었다. 핵심 요원으로 선발돼 훈련을 받고 1조 조장으로 임명돼 작전명령을 기다리던 중 일제의 항복으로 이 계획은 실행되지 못했다. 선생은 광복 이후 1946년 7월 귀국한 뒤 유한양행을 재정비하고 사장과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초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1952년 고려공과기술학교, 1964년 유한공고를 설립했다. 소유 주식을 각종 장학기금으로 출연하는 등 자본의 사회 환원에 앞장섰던 선생의 공훈을 기려 정부는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을 추서했다. 선생은 1936년 가족을 위해 천왕산 아래에 붉은 벽돌로 양식 건물을 지었다. 대한성공회가 1914년 강화에 개교한 성미카엘신학원의 새로운 교사로 이 집을 포함한 부지를 1956년 매입해 1961년부터 이곳에서 신학대학원 과정을 시작했다. 한때 신학원장의 사택으로도 사용되던 이 집은 1970년대 이후 집회시설로 전환됐고 1973년 이래 민주화를 위한 젊은이들의 연구집회 장소로서 민청학련 사건의 산실이 되기도 했다. 성공회대에서는 연세대와 성미카엘신학원 교수로 우리나라의 신학교육 발전에 헌신한 구두인(찰스 굿윈) 신부를 기리기 위해 이 집을 ‘구두인관’으로 명명하고 보존하고 있다. 녹색 담쟁이넝쿨이 붉은 벽돌과 멋진 조화를 이룬 구두인관은 담쟁이에 빨갛게 단풍이 든 가을에 한층 더 운치가 있을 것 같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구로구의 근대건축물로 사랑받고 있다.성공회대 뒷산에는 이 학교 교수로 생을 마친 신영복(1941~2016) 교수가 잠들어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육사에서 경제학 교관으로 재직하던 중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에 연루돼 구속,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20일 동안 수감 생활을 하다가 1988년 특별가석방돼 출소했다. 이후 작가로, 교수로 많은 글과 강의를 통해 사람에 대한 애정을 토대로 한 관계론을 설파했다. 그가 수감 중 지인들에게 보낸 옥중 편지를 모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노트를 정리한 ‘담론’ 등에는 깊은 울림을 주는 글귀가 가득하다. 어릴 적부터 할아버지 슬하에서 붓글씨를 배운 뒤 민중의 글씨체를 모색하던 중 어머니의 필체에서 영향을 받아 ‘어깨동무체’라고도 불리는 ‘신영복체’를 만들어 적지 않은 작품을 남겼다.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로 연결되는 천왕산의 성공회대 순환길 산책로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강조했던 신 교수를 기리기 위해 ‘더불어 숲’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그가 남긴 시화를 담은 팻말 36개가 세워져 있어 사색하며 걷기에 아주 좋다. 가장 먼저 만나는 글은 낯익은 ‘처음처럼’이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추운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 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신 교수의 묘소에서 잠시 숨을 고른 뒤 숲길을 이어 걸으면 푸른수목원과 항동철길을 만나게 된다. 푸른수목원은 서울시 최초로 2013년 조성된 시립수목원이다. 구로구 항동 일대 10만 3000㎡의 부지에 2100여종의 다양한 식물과 25개 테마원으로 꾸며졌으며 작은 도서관, 숲교육센터 등 생태학습장도 갖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방에 하늘을 가리는 것 없이 서울시내에서 보기 드문 시골 같은 풍경을 보존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바로 옆에 항동지구 아파트가 들어서 아쉬움을 안긴다.드디어 서울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항동철길로 들어선다. 2015년 항동철길 아트 프로젝트 때 만들어진 간이역 ‘항동철길역’이 앙증스럽다. 항동철길의 정식 명칭은 오류동선이다. 오류선, 경기화학선이라고도 불린다. 구로구 오류2동에서 부천시 소사구 옥길동까지 연결된 단선철도로 1957년 9월 26일 착공해 1959년 5월 30일 준공된 산업철도다. 우리나라 최초의 비료회사인 경기화학공업주식회사(현 KG케미칼)가 1957년 옥길동에 설립되면서 원료 및 생산물을 운송하기 위해 설치했다. 너비 3m에 총연장 4.5㎞인 이 철로는 삼천리 연탄공장과 동부제강 등이 있던 때에는 하루 10여 차례 화물열차가 오갔으나 점차 이용 빈도가 줄어들었고,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2016년 항동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을 시작하면서 운행이 잠정 중단됐다. 항동지구 개발사업 완료 후 국방부와 구로구, 코레일, 한국도시철도공단 등 관련 기관들이 철도 운행 재개 문제를 논의했으나 이해관계가 달라 아직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철길 인근의 푸른수목원과 함께 산책로가 조성돼 도심 속 걷기 좋은 길로 꼽히지만 운행이 재개되면 산책로는 폐쇄해야 한다. 빼곡하게 들어선 아파트와 빌라, 다세대 주택들이 병풍처럼 둘러진 가운데에 류순정·류홍 부자 묘역(서울시 기념물 제22호)이 있다. 서울시내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조선 중기의 부자 2대 공신묘역을 나와 몇 블록을 지나면 항동철길의 정비가 되지 않은 구역과 만난다. 철로 주변은 동네 주민들의 텃밭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돌을 걸러 내고 화전을 일구듯 가꾼 밭에서는 장맛비 속에서 살아남은 호박, 옥수수, 콩 등이 철길에 내리쬐는 햇살을 머금고 여물어 가고 있었다. 글 함혜리 칼럼니스트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구로 일대 서울미래유산 구로디지털단지역 1968년 무역박람회를 위해 설치된 간이역 가리봉시장 구로공단의 배후지로서 주요 고객이었던 공단 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이 담겨졌던 시장 가산디지털단지역 1968년 무역박람회를 위해 설치된 간이역 ----------------------------------------------------------------------------------------------- ●다음 일정 : 제14회 문래창작촌 ●출발 일시 : 8월 29일 오전 10시 ●신청(무료) :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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