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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뒷골목 맛세상] 인사동 맛집

    인사동 학고재의 옆 골목을 따라 끝까지 들어가면 거기에서 경인미술관 후문에서 나오는 길과 만나게 된다. 별로 길지 않은 이 골목은 뜻밖에도 시골의 고즈넉한 고샅길 같아서, 어! 인사동 안에도 이렇게 정이 가는 골목이 있었나 하고 잠깐 놀라게 되는데, 바로 그렇듯 정이 가는 분위기 그대로 여느 손때 고운 살림집 같은 지리산(02-723-7213)이 있다. 얼핏 보면 지리산은 그냥 인사동 골목 안에 흔하디 흔한 한정식집의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그리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도, 나이에 비해 참 곱다며 지나치거나 어쩌다 손님들에게 건네는 밝은 미소가 인상적이다 하고 무심하게 넘길 뿐이다. 그러나 나로서는 지리산이나 주인 되는 이를 결코 무심하게 흘려 넘길 수가 없다. 1997년에 나는 청산(靑山)이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적이 있다. 청산은 일종의 실명소설인 셈인데, 흔히 국선도(國仙道)를 수련하는 이라면 함부로 입밖에 소리 내어 들먹이는 것마저도 외경스럽게 여기는 이름으로, 바로 우리나라에 국선도를 있게 한 이다. 그이는 한때 물속에 들어가서 숨을 멈춘 채 십 몇 분을 있었다거나 혹은 불 속에 들어가서 견뎌낸다든가 하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신비적인 도력으로 유명한 이기도 하다. 국선도는 요즘 들어 어린 초등학생들마저도 모르는 이가 없는 국민적인 영웅 황우석교수가 오랜 기간 수련을 하고 있다고 하여 덩달아 유명해지고, 그런가 하면 일일연속극 같은 데서 주인공들이 국선도 수련을 하는 장면이 곧잘 나오기도 해서, 사람들의 눈이나 귀에 별로 생경한 단어는 아니다. 국선도는 단전호흡을 중요한 수련법으로 한다. 여기에서 단전호흡에 대하여 길게 늘여 설명할 수도 없고 또 그런 자리도 아니지만, 간단하게 한 마디로 하자면, 폐호흡이 아닌 단전이라고 불리는 아랫배호흡을 통해서 건강을 지키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하늘 기운까지 얻는다는 호흡법이다. 마음을 호흡 하나에 모아 호흡 자체가 자신이 되고, 자신에게 불어오는 바람이 되고, 물소리가 되고, 새소리가 되고, 그렇게 마음과 호흡이 흔연히 하나가 되어 하늘에 있는 기운을 얻는다는 것이다. 하늘의 기운이란 선계(仙界)의 기운이기도 한데, 선계는 자신의 몸속에 있는 어떤 우주적인 세계라고 바꾸어 말해도 괜찮을 터이다. ●국선도의 전설 ‘청산’의 부인·동서가 운영 국선도와 함께 여러 신비적인 일화를 만들어냈던 청산은 1980년대 들어 어느날 문득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그리고 한동안 국선도 주변에서는 청산이 마지막 단계의 수련을 위해 다시 산으로 들어갔다거나 혹은 죽었다거나, 혹은 마침내 신선이 되어 하늘에 올랐다는 등 뒷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청산에 대한 뒷소문마저도 잠잠해질 무렵에 인사동 골목에는 슬며시 지리산이라는 한정식집이 문을 열었다. 그런 지리산을 드나드는 손님들 중에서 뭔가 여느 집과는 다른 점을 느낀 이가 있었다면, 그것은 무엇보다도 객석을 오가며 손님들 시중을 드는 이들이 모두 젊은데다가 저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예사롭지 않게 맑고 푸르다는 점이었을 터이다. 그랬다. 그이들은 실제로 지리산 청학동 옆 골짜기에 있는 하동군 청암면 옥종리의 국선도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었고, 주인 되는 모경숙씨는 다름 아닌 청산의 부인이었다. 뿐만 아니라 지리산에 나오는 한정식 차림의 갖가지 산채나물이며 야채들은 모두 지리산 수련원에서 사범교육을 받고 있는 이들이 국선도를 수행하는 틈틈이 기르거나 채집한 것들이었다. 얼굴빛이며 눈빛이 맑고 푸른 이들은, 청산이 증발이라도 하듯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청산의 동서가 되는 고장홍법사가 모경숙씨와 함께 국선도 장래를 위하여 지리산 골짜기에 수련원을 마련하고 전국의 도장에서 유능한 남녀들을 뽑아 들여 특별히 사범교육을 하고 있는 이들이었다. 이들은 얼마간의 기간을 두고 수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인사동 한정식집 지리산에서 주방이며 객실을 맡게 하고 나머지 반은 지리산에서 직접 국선도 수련을 하게 하는 식으로, 이를 테면 인사동 지리산에서는 세상의 가장 밑바닥에 몸을 두면서 세상살이의 공부를 하고 청학동 옆 골짜기의 지리산에서는 단전호흡에 몰두하게 하면서 세상 안팎의 공부를 함께 하는 셈이었다. 한편으로는 청산이 세상에서 모습을 감추어버린 후로 종로3가에 있는 백궁빌딩의 국선도 본원을 위시해서 전국에 있는 국선도 도장들이 한때 어쩔 수 없이 경영이 어려워졌는데, 인사동 지리산은 경영이 어려운 도장을 앞장서서 경제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뜻이 우선이었다. ●지리산 산채·야채 등 토속미 물씬한 한정식 지리산에는 1인분 1만 3000원의 지리산정식이 가장 대중적인 메뉴인데, 각종 모듬전에 시래기와 무나물·콩나물 하루나(평지·유채)를 모아내는 모듬나물, 배추보쌈, 더덕무침, 콩비지, 굴비, 된장국, 단호박찜, 두부김치, 봄나물 물김치, 새송이버섯, 두부와 들깨를 섞어 톳에 무친 톳무침, 돈나물, 청포무침, 고추장아찌, 우엉조림, 멸치생젓, 물김치, 총각김치, 배추김치 등 물경 30가지에 가까운 반찬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나온다. 그러나 그렇듯 넘쳐나는 가짓수보다는 반찬 하나하나의 담백하고 깔끔한 맛이 먼저 돋보인다. 보다 소중한 자리라면 1인분 4만원의 코스 요리인 지리산 한정식이 있는데, 깨죽이며 호박죽같은 죽에서 시작하여 물김치, 야채샐러드, 잡채, 삼색전, 문어회, 꼬치구이, 키조개죽순볶음, 낙지볶음, 두부탕, 갈비찜, 삼색떡, 탕수육 등의 요리에 된장찌개며 굴비에 각종 밑반찬을 곁들인 식사가 나온다. 이밖에도 저녁의 술자리를 위한 안주로는 두부전골, 한방보쌈, 돼지갈비찜, 제주도 돼지족발, 암퇘지볶음, 홍어무침, 홍어회, 굴무침과 회, 조개탕, 녹두전, 감자전, 굴전, 해물전, 해물파전, 모듬전 등이 있는데, 저마다 1만원에서 2만원 안팎이다. 주류로는 시중에 판매되는 술 이외에도 지리산에서 내는 담근 술이 있는데, 칡주, 송이주, 돌사과주, 금귤주, 대추주, 홍매실주 등이 있다. 종로에서 오는 인사동길의 4거리 ‘질경이우리옷’과 ‘서호갤러리’ 사이의 골목에 얼마 전에 ‘여자만’(02-725-9829)이라는 약간 별스러운 이름의 맛집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얼핏 보기에 여자만 전용으로 출입하는 맛집인가 싶어 다시 한번 눈길을 돌리면, 간판 아래에 여자만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전남 고흥과 여수 사이에 위치한 만 이름이 여자만입니다. 고흥 며느리로서 남도음식을 정성껏 만들어보겠다는 일념으로 여자만으로 이름을 정했습니다. 물론 남자분도 들어오셔도 됩니다.(남자만!) 주인장은 산악인 박기성입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박기성 이미례 부부.) 산악인 박기성씨와 함께 여자만의 맛집 부부로 나오는 이미례씨는 일찍이 ‘수렁에서 건진 내 딸’을 찍은 영화감독이다. 왕년의 잘 나가던 영화감독이 뜬금없이 맛집 주인이 되어서 인사동에 나타난 것이다. 인생유전이라면 영화감독이 맛집 주인이 된 그 자체만으로도 드라마틱한 인생유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영화판의 저간의 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예 수긍을 못할 바도 아니다. 오히려 영화판의 이러저런 체면들을 훌훌 털고 생존경쟁의 치열한 삶 속으로 돌아온 그이의 어떤 용기가 눈에 부실 정도이다. 일찍이 동국대학교 영화과를 졸업하고 유현목 감독 밑에서 조감독 생활을 하며 영화인생이 된 이미례씨는 1984년 ‘수렁에서 건진 내 딸’로 데뷔한 이래 물망초·영심이 등 6편의 영화를 찍었다. 그리고 몇 해 전부터 이미 다음 작품을 시나리오까지 끝내고 제작자를 찾았으나, 거의 성사될 듯하다가 결렬되는 식이 서너 차례나 이어졌다. 그러다 보니 그이는 먹고 사는 일의 어려움은 물론이려니와 얼마 전부터 몸도 마음도 더 이상 가눌 수 없으리만큼 지친 상태에서 설상가상으로 우울증마저 찾아왔다. ●벌교꼬막 등 고흥에서 가져오는 풍성한 해산물 그이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영화고 예술이고 간에 우선 살아남고 보자. 이를 테면 이미례씨의 여자만은 그이가 자신의 짧지 않은 생애를 담보로 하여 새롭게 다시 출발하는 자리이다. 그이는 맛집을 해서 돈을 벌면 어디에 쓸 것이냐는 농담 비슷한 질문에 기다리지 않고 대답했다. “물론 영화 만들어야죠.” 재료를 거의 대부분 이미례씨의 시댁이 있는 고흥에서 가져오는 여자만의 요리는 풍성한 해산물들이 우선 눈에 띈다. 피굴탕, 누룽지 해물탕, 매생이국, 벌교꼬막, 낙지볶음, 녹두해물부침, 황태구이, 버섯들깨탕 등의 술안주가 있고, 점심에는 5000원짜리 여자만정식이 있다. 이중에서 여자만이 특히 자랑하는 요리는 이미례씨가 시어머니에게 전수 받았다는 피굴탕이 있다. 피굴탕은 여자만에서 나오는 굴을 껍질 채 물에 데치듯 은은한 불로 삶아서 건져내어 속살을 까내고, 껍질 삶은 물을 앙금을 버리고 우윳빛 나는 윗물만을 국물로 사용하여 다시 속살을 넣고 대파며 깨소금을 넣어서 맑게 한소끔 끓여내는 식이다. 이를 테면 여느 굴탕과는 달리 껍질을 삶아서 국물로 사용하는데,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시원한 국물맛의 비법이 거기에 있는 모양이다. 피굴탕에 이어서 역시 자랑하는 누룽지해물탕은 누룽지를 넣고 끓이다가 찹쌀가루를 넣어 국물을 약간 걸죽하게 만들어 해물의 비린내를 없애고, 조갯살, 키조개, 깐새우, 오징어, 낙지, 홍합 등에 죽순이며 청경채 같은 야채를 넣어 끓여낸다. ■ 유기농 맛집 원조 ‘시천주’ 안국동 로터리에서 인사동으로 들어오는 초입에 있는 크라운베이커리 옆골목이나, 조금 내려와 가나아트스페이스 골목을 들어서면 뒤편 한정식 골목에 시천주(02-732-0276)라는 맛집이 있다. 동학의 시천주(侍天主)를 차음하여 ‘시와 술이 샘솟는 공간’이란 뜻으로 바꿔 쓰고 있는 시천주는 뜻밖에도 신시(神市)라는 유기농산물 유통단체인 녹색세상의 자매점이며 한편으로는 환경을 생각하는 모임인 ‘그린네트워크‘의 일원이다. 그렇듯이 시천주는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유기농 맛집의 원조로 꼽히는데, 유기농쌀, 우리밀, 유기농 야채, 채소, 손수 담은 된장, 유정란, 유기농 차와 주스 등 모든 재료를 신시를 위시한 명동성당의 가톨릭센터 안에 매장이 있는 ’하늘 땅 물 벗‘이라는 유기농가게에서 구매한다. 현재 시천주의 운영을 맡고 있는 주정호씨 또한 일찍이 환경단체인 생태보전 시민모임, 생명의 숲 등에 관계하다 그만 지리산으로 들어가 노고단 산장에서 생태가이드를 하던 중,3년 전에 그린네트워크에 관계된 친구의 권유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저자거리로 내려온 환경운동가이다. 눈이 몹시 맑은 그이는 시천주에 관련되어 매스컴에 이름이 나는 등의 일이 많이 불편한 모양으로, 그만큼 시천주의 운영자가 되어 돈을 버는 따위의 세상일에는 서툴고 어눌한 기색이 역력하였다. 시천주의 메뉴는 담백한 채식 위주의 요리가 특징이다. 나물비빔밥과 된장국, 녹차냉면, 김치두부전골, 야채두부전골, 추억의 간장빠다밥이 있고, 술안주로는 해물부추전, 도토리묵무침, 떡잡채, 오색냉채, 골뱅이소면 등이 있다. 물론 삼계탕이며 불고기버섯전골 같은 육류도 없지 않다. 시천주가 자랑하는 것은 1인분 7000원의 나물비빔밥과 된장찌개다. 고사리, 콩나물, 도라지, 당근, 시금치, 상추, 호박 등의 나물에 유정란을 넣어 비벼먹게 되어 있는데, 미역줄기, 도라지오이무침, 두부부침, 시래기나물, 취나물, 무나물, 감자졸임, 멸치볶음, 배추김치, 야채샐러드 등의 풍성한 반찬에 맑은 된장국이 뒤따른다. 이밖에 시천주에서 자랑하는 술로는 강원도에서 담군 머루주와 경상도 악양 막걸리가 있다. 또한 식당의 한쪽에서는 유기농 제품인 우리밀 곰돌이, 우리밀 햇살콘, 싹낸 건빵 등의 과자류와 우리밀 밀가루, 부침가루, 한라산 고사리, 감골 표고버섯, 지리산 야생 수제차로 뽕잎차, 두충잎차, 구절초차, 산죽잎차, 연잎차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 [주간 물가 동향] 하락 일로 배추·감자 급반등

    [주간 물가 동향] 하락 일로 배추·감자 급반등

    농산물 가격이 극심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노지(露地)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물량이 쏟아지는 바람에 개별 품목의 수요 증감에 따라 등락이 교차하고 있다. 22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채소 가격은 대부분 떨어졌다. 대파와 애호박은 할인행사로 각각 190원이 내린 760원 및 1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실제 거래가는 850원과 1400원. 무·상추·풋고추도 250·20·140원이 내린 450원과 240원,690원에 마감됐다. 이에 비해 연일 곤두박질치던 배추와 감자는 큰 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배추는 지난주보다 230원이 상승한 1200원, 감자는 400원이 뛴 170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2100원,4200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반토막이 나 있는 상태이다. 백오이는 보합세를 보이며 전주와 같은 400원에 거래됐다. 고영직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노지 작업이 끝나면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물량이 대거 출하되는 바람에 수요 증감 여부에 따라 채소 가격의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며 “대파·백오이 등 대부분의 채소값이 멀지않아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고기 가격도 돼지고기를 빼고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농협하나로클럽에서는 가격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덕분에 고기 가격이 26∼50% 인하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는 실제 3100∼3450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할인행사로 목심은 2280원, 양지는 2580원에 내놓았다. 차돌박이는 보합세를 보이며 지난주와 같은 3440원에 거래됐다. 돼지 삼겹살·목심은 실제 1300∼1600원에 마감됐으나 800원과 900원에 판매된다. 특히 생닭은 실제 거래가 5120원보다 50% 할인된 2560원에 팔리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도심서 즐기는 숲속 봄나들이

    일요일, 가족·친구·동료들과 함께 인근 숲을 찾아 봄기운을 만끽해 볼 요량이라면 이왕이면 숲해설가와 함께 하는 숲속여행을 미리 신청해 보자. 서울시 푸른도시국에서는 4월부터 11월까지 첫째·셋째주 일요일에는 ▲남산▲관악산▲아차산▲대모산▲청계산에서 ‘즐거운 숲속여행’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둘째·넷째주 일요일에는 ▲인왕산▲안산▲수락산▲호암산▲앵봉산▲서울대공원 에서 ‘…숲속여행’을 운영한다. ●숲 별로 참가자 매주 60명 안팎 모집 숲마다 매주 60명 내외의 참가자를 선착순 모집한다. 참가자들은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숲해설가와 함께 2∼3㎞의 숲길을 걸으며 산에 얽힌 역사와 문화를 배울 수 있다. 또 나무·꽃·곤충·조류에 대한 생동감 넘치는 설명도 들을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 홈페이지(www.seoul.go.kr)나 숲속여행 홈페이지(san.seoul.go.kr)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또 해당구청(공원녹지과)이나 사업소(남산, 서울대공원)에 직접 전화해 신청하면 된다. 최용호 시 푸른도시국장은 “11개 숲마다 특징이 있다.”면서 “숲은 항상 상쾌한 곳이지만 숲 해설가와 함께 한다면 더 유쾌·상쾌한 곳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11山 11色’알아보기 남산에서는 이 곳의 상징이기도 한 소나무 숲을 즐기고 감상할 수 있다. 소나무 숲은 다른 곳에도 있지만 남산 소나무는 애국가에도 등장할 정도로 의미가 남다르며 다른 곳에 비해 훨씬 더 울창하다. 관악산에는 고려시대의 명장 강감찬 장군과 관련된 낙성대·안국사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참나무 숲, 사시나무 군락지 등이 있다.아차산에서는 곳곳에 남겨진 고구려 온달장군의 전설을 숲해설가로부터 들을 수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에 걸쳐 있는 대모산은 서울시내 유일한 황토산으로 이곳에서 건강맨발걷기 체험도 할 수 있다.청계산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 구분하기, 호박꽃의 암수 구분 등을 배울 수 있으며, 계곡 물 속의 도롱뇽·개구리 등 수서생물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직공원에서 출발해 단군성전, 황학정,101·103초소 앞을 지나 인왕천 약수터까지 약 2㎞ 코스인 인왕산에서는 확학정에서 국궁회원들의 시범을 감상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돼 있다.안산에는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지금까지 살아 남아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는 안산의 유래와 주변에 얽힌 역사를 배운다. 서울 노원구와 의정부시, 남양주시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수락산에서는 노원골 계곡을 중심으로 수양버들·도롱뇽·개구리·송사리 등을 관찰하고, 박새·곤줄박이·딱따구리 등의 봄맞이 모습을 볼 수 있다. 호암산에서는 사마귀·무당벌레 등 겨울을 난 곤충들을 관찰할 수 있고, 국수나무 군락지를 지나며 키작은 나무의 종류와 특성을 알아보고, 식물을 이용한 조상들의 지혜를 들어보게 된다. 규암지대가 넓게 분포된 앵봉산에서는 규암의 생성과 용도에 대해 들어보고 맨발로 걷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숲속여행 코스가 대공원 내에 있기 때문에 유일하게 입장료를 내야 하는 서울대공원은 총 4㎞코스로 가장 길며, 숲속탐방 외에도 동물원과 식물원을 관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서울 압구정동 ‘셀빔’

    [이집이 맛있대] 서울 압구정동 ‘셀빔’

    ‘셀빔’의 식탁은 일단 화려한 색깔로 압도한다. 메뉴도 ‘샤이니 우드 그린’‘패션 마운틴 레드’‘파퓰러 시티 퍼플’‘골든 아일랜드 옐로’‘퓨어 랜드 화이트’ 등으로 이름만 들어서는 뭐가 어떤 것인지 아리송하다. 알고 보면 샐러드와 비빔밥을 합한 것. 지단으로 감싼 비빔밥 위에 초록, 빨강, 보라, 노랑, 흰색의 과일과 채소를 섞은 샐러드를 얹었다. 셀빔이란 이름은 샐러드 밑의 비빔밥이란 뜻에 세포를 치료하는 광선이란 의미도 동시에 지녔다. 화이트 요고나 그린 푸르츠 소스를 과일과 야채에 조금씩 부어 먹으면 온몸 가득 신선한 기운이 퍼진다. 이어 노란색 지단에 싸인 고사리, 당근, 호박, 도라지, 표고버섯 비빔밥이 나타난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경기 특미를 소이 레드나 소이 블랙 소스에 비벼먹으면 기분좋은 포만감이 찾아온다. 소스는 보통의 요거트나 고추장, 간장 소스가 아니라 인삼, 과일, 잣 등을 넣어 훨씬 깊은 맛이 난다. 딸기·토마토·적파프리카를 얹은 레드 셀빔 ‘패션 마운틴 레드(7900원)’는 노화를 막아준다. 단호박·말린살구·파인애플을 얹은 ‘골든 아일랜드 옐로(6900원)’는 식욕을 촉진시킨다. 키위·브로콜리·고구마를 얹은 ‘샤이니 우드 그린(5900원)’은 피를 맑게 하고, 강낭콩·포도·적치커리를 얹은 ‘파퓰러 시티 퍼플(7900원)’은 면역성을 키워준다. 치즈·배·양송이를 얹은 ‘퓨어 랜드 화이트(6900원)’는 몸을 맑게 한다. 샐러드와 비빔밥을 합한 메뉴는 한국 사람의 몸에 가장 좋은 음식이 어떤 것인지를 고민한 끝에 개발됐다. 모든 식재료는 초미세 육각수로 씻어 잔류농약을 최소화한다. 식당 내부도 천연도료와 무공해 자재를 사용했다. 변비로 고생하는 여성 가운데 셀빔에서 식사한 후 속이 편해졌다는 이들도 꽤 있다. 모든 메뉴의 열량은 300㎉이하.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울릉도 “독도야 고맙다”

    독도가 국민들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울릉도에 때아닌 관광특수가 일고 있다. 21일 ㈜대아고속해운에 따르면 지난 19일 경북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썬플라워호를 타고 울릉도로 들어간 여행객은 721명으로 평상시 주말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또 포항∼울릉도, 강원도 동해∼울릉도를 연결하는 여객선의 오는 4월 주말 일반실 승선권도 매진됐다. 울릉도 전문 여행사인 대아여행사 관계자는 “정부가 독도 입도를 전면 허용하면서 독도 관광여행을 문의하는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여행사들이 울릉도 여객선 승선권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 울릉도∼독도를 오가는 관광선인 삼봉호는 4개월여 만에 운항을 재개했다. 지난해 6월 첫 운항에 들어간 삼봉호는 독도 관광객이 없어 지난해 11월 14일부터 운항을 중단했다. 울릉도 지역의 호텔과 여관, 민박집 등 숙박시설과 울릉도 지역 음식점에도 관광객으로 넘쳐나고 있다. 40개의 객실이 있는 울릉호텔의 경우 도동항 및 저동항과 거리가 가까워 독도 방문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관광 비수기임에도 전체 객실의 30∼40% 정도가 활용되고 있다. 이밖에 울릉도 특산물인 오징어나 약초나물, 호박엿 등을 제조·판매하는 점포나 식당 등에도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 취재진, 관광객이 몰리면서 지난해 이맘 때와 비교했을 때 매출이 평균 15% 이상 늘어났다. 울릉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마니아]경품 타내기 의기투합한 모임 ‘프리죤’

    [마니아]경품 타내기 의기투합한 모임 ‘프리죤’

    “공짜 싫어하는 분 있나요?” 셀 수도 없이 많은 경품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날마다 쏟아지고 있다. 사행심을 조장하는 풍조라는 비판도 함께 쏟아진다. 하지만 경제난이 심각할수록 홍보엔 경품 내걸기를 뛰어넘을 만한 게 없으며, 소비자들 역시 이왕 필요한 것을 잘만 하면 공짜로 손에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영 무관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대한민국 대표 공짜 동아리를 자처하는 모임이 있다. 그러나 사회봉사 활동도 활발해 요즘같이 인색해지기만 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공짜로 벌어 공짜로 이웃을 돕는 사람들이니 무엇보다 ‘사회 환원’ 하나만큼은 확실히 책임을 지는 셈이다. 다름 아닌 프리죤(Free-zone)이다. 타이틀도 프로들 모임에 걸맞게 ‘왕창 싹쓸이’라고 내걸었다. ●공짜, 양잿물도 마신다? 지난 1월 창립 다섯 돌을 맞은 ‘프리죤’ 회원은 현재 1만 5000여명이다.20∼30대가 주를 이루지만 살림살이에 애쓰는 주부가 많은 점이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열리는 경품 행사에 대한 정보는 이들의 손 안에 있다고 해도 결코 지나치지 않다. 동호회 대표인 황홍식(33·회사원·서울 광진구 자양동)씨는 “아무래도 여럿이 모이다 보니 정보가 많다.”고 운을 뗐다. 그리고 경품이 걸린 행사에는 때때로 작전도 필요하다고 살짝 알려줬다. 응모한 사람이 얼마나 많으냐를 잘 따져보고 마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회원들이 일제히 참가하는 ‘벌떼 작전’은 성공 가능성을 훨씬 높인다. 마라톤의 페이스 메이커처럼 서로 힌트를 주고받으며 돕기도 하고, 엉뚱한 힌트를 내보내는 ‘방해작전’도 때로는 필요하다고 한다. 정기 모임이 있을 때면 즉석 복권을 받아 한 사람에게 몰아주기로 끈끈한 동료애를 발휘하기도 한다. ●호박이 덩굴째 들어와요 황 회장은 “이렇게 해서 가장 큰 경품을 탄 사례로는 2002년 어느 회원이 30평대 아파트를 낚은 것을 비롯해 자동차 등 수두룩하다.”고 웃었다. 그는 “그러나 흔히 연상할 수 있듯이 아무리 같은 회원이라고 해도 일일이 밝히지는 않아 누가 무엇을 받았는지 알기는 어렵고 굳이 물어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보통 한달에 30만원 정도 수입(?)을 올리면 고수로 불린다. 부산에서 사는 40대 회원 부부를 포함해 몇몇은 한해에 3000만원 이상 거뜬히 건진다고 귀띔했다. 주변에서 색안경을 쓰고 삐딱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반면엔 그 방면에 대해 공부를 하는 셈이니 당당한 실력파라 할 만하다는 게 회원들의 얘기다. 황 회장은 “가벼운 글 쓰기가 취미인데, 직장의 한 동료가 값비싼 경품을 타는 것을 보고 1999년 어느 날 ‘펜팔 테크닉 이벤트’라는 행사에 응모한 게 경품 마니아로 들어선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듬해인 2000년 1월 회원 10여명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었다. ●웬만한 건 공짜 노리기 회원 가운데 고수로 손꼽히는 70여명은 거의 일주일에 3∼4개씩 경품을 택배로 받는 일이 기본적이다. 최근에 가입한 새내기 한명은 며칠 사이에 노트북을 비롯해 컬러 휴대폰, 순금 목걸이, 배낭, 티셔츠 등에 당첨됐다. 노트북을 빼고는 모두 벼룩시장에 올렸고, 순금 목걸이를 공짜로 주변에 있는 사람에게 선물했다. 한달에 한 차례 갖는 모임에는 30여명이 모인다. 영화 등 문화·공연 티켓을 경품으로 받은 회원이 공짜로 동료들에게 나눠주거나, 나아가 다함께 관람하면서 우의를 다진다. 고수들에게는 경품을 타낼 수 있다, 없다 ‘냄새’를 맡는 능력이 있다고 한다. 주제를 보고 게임이면 게임, 글쓰기면 글쓰기, 방송 프로그램 등 여러 부문에 따라 실력을 발휘하는 주특기도 따로 있다. 그러나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20∼30분 정도면 충분하단다. 일부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무조건 공짜를 탐내는 것은 아니라는 자부심 아닌 자부심이 배어 있다. ●어르신들 말벗 돼드리기 “아침 10시 복지관에 왔는데 이른 시각이어서인지 아무도 안보여 먼저 2층에 올라갔습니다. 목욕 끝나신 분 옷갈아 입히고 식사 도와 드리면서 오랜만에 가슴이 뿌듯했어요.” 아이디 ‘사라제로’는 지난 6일 40회 봉사활동을 다녀온 소감을 이렇게 털어놨다.“디지털카메라, 휴대전화, 김치냉장고 등 경품시장에 나오는 생활필수품은 절대 돈을 주고 사들이는 일이 없다.”는 프로 아니랄까봐 아이디 자체에 그런 이미지를 새겨놓았다. 프리죤은 매월 첫째주 일요일이면 무조건 노인복지관을 찾아간다. 사회봉사가 의무화돼 있는 것이다. 이날도 치매를 앓는 노인들을 위해 식사 마련, 청소 등으로 바쁘게 움직였다. 2001년부터 ‘서울역 헌혈의 집’을 찾아가 헌혈한 뒤 경기도 일산에 있는 홀트복지회로 옮겨 봉사를 했는데,2003년 노인복지관으로 그 대상을 바꿨다. 좀 더 손길을 아쉬워하는 어려운 이웃이 분명 주변에 많을 것이라는 생각에 수소문한 뒤부터다. ●“경품, 사랑의 디딤돌” 홍 회장은 “봉사활동을 하리라는 데 생각이 미친 것은, 먼 얘기지만 고교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별난 학생으로 꼽혔는데 졸업하기 직전에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던 터에 성탄절 때 거리 캐럴 공연으로 10여만원을 모아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썼던 게 그나마 좋은 일을 해보게 된 인연”이라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프리죤 회원들이 가장 보람을 느끼는 때도 봉사활동을 하는 일요일 하루 2∼3시간이다. 거꾸로 가장 힘든 때도 역시 봉사활동 시간인데, 참여자가 적으면 힘이 빠진다고 한다. 많게는 20여명이 참여해 정모(정기 모임) 때와 엇비슷한 숫자가 된다. 지난 6일 서울 관악구 봉천1동 동명노인복지센터에서 실시한 40회 사회봉사 활동에는 7명이 동참했다. 이날 모임에도 참여자가 적어 아쉬움이 적잖았다고 회원들은 고개를 떨군다. 강홍구(36) 봉사부장은 “뜯어보면 경품 잘 타는 비결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욕심만 챙기지 않고 사정이 좋지 않은 이웃에게 베풀수록 더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다 황 회장은 지난해 동호회를 운영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디지털 인맥’이라는 책자를 펴냈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공간은 잘못 쓰면 독약이 되지만 잘만 활용하면 본인은 물론 사회적으로도 아주 좋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다양한 업종끼리 교류가 가능해져 특정 부문 전문화에 성공하면 동호회 활동 경력이 취업난 뚫기에도 직효가 분명 나타난다는 소신을 담았다. 최근에는 동호회 운영 노하우에 대한 글로 제2탄이라 할 글들을 엮어 탈고 했다. 다음달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그는 “각 지역을 돌아가며 갖는 정모 때에도 회원들이 타낸 경품을 내걸고 노래자랑 등 장기 경연대회를 여는 등 공짜를 매개로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친분을 나누게 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소개했다. 과연 프리죤이 공짜 마니아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공짜를 즐기는 사람들이 공짜를 많이 받기 위해 모인 이 동아리로서는 사회활동이라는 뜻깊은 일에 무게가 실렸다. 각박해져만 가는 사회 분위기에 그나마 위안을 안겨주는 셈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고수들이 말하는 당첨비법 마냥 공짜를 바라지 않고 노력해서 경품을 타낸다는 뜻으로 아이디를 ‘예술도둑’으로 붙인 프리죤 황 회장은 당첨 노하우를 이렇게 들려준다. (1)온라인에서 벌어지는 행사들은 마니아들을 악용하려는 업체들 때문에 이따금 ‘배달 사고’도 일어나고 엄청난 숫자가 달려들어 확률도 낮다. 대신 길거리 이벤트나 장기자랑에는 무조건 참여하는 게 좋다.(2)글을 쓸 때는 튀는 제목을 달아라.(3)무슨 응모든지 노력한 흔적이 잘 보이도록 한다.(4)지어낸 얘기더라도 진짜 있었던 일인 것처럼 상상력을 발휘해 보여준다. 고수들은 첫째, 매일매일 몇개의 상품을 지급하는 경품 행사는 자정 직후 응모할 경우 확률이 높다고 조언한다. 대개 시간대별로 상품을 지급하도록 프로그래밍돼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이럴 경우 하루가 시작돼 응모자가 적고, 당첨자가 정해지지 않은 경품이 많이 남은 0시 직후를 공략하면 좋다. 둘째로 이벤트 기간이 짧은 것, 행사 기간에 비해 당첨 인원이 많은 것은 적극적으로 응모해야 한다. 특히 까다로운 문제를 내거나 유별난 조건을 내거는 이벤트의 경우 힘들다고 생각하지 말고, 기회라고 생각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두손을 들어버리기 때문에 당첨 확률은 더 높아지는 것이다. 평범한 진리에 충실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시 말해 홈페이지를 만들거나, 자기 생각을 글로 띄우거나, 자기 사진을 올려서 추천을 많이 받으면 경품을 받는 이벤트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최선을 다한 만큼 효과를 거두려면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이벤트를 가려내는 게 우선이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채소·과일 대부분 하락세

    [주간 물가 동향] 채소·과일 대부분 하락세

    농산물 가격 하락세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지(露地)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품질이 떨어지는 농산물의 출하량이 늘어나며 소비 수요가 크게 부진한 탓이다. 16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대파를 제외한 채소 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를 탔다. 상추는 지난주보다 50원이 내린 260원, 애호박은 400원이 떨어진 1400원, 백오이는 100원이 하락한 400원, 풋고추는 130원이 내린 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대파는 품질이 좋은 하우스 제품이 출하된 데 힘입어 전주보다 100원이 오른 950원에 거래됐다. 배추와 감자는 가격할인행사로 420원과 550원이 떨어진 550원·1300원에 마감됐고, 무는 보합세를 보여 전주와 같은 700원에 거래됐다. 과일 가격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참외와 감귤은 지난주보다 70원·100원이 떨어진 420원,5200원에 거래가 마감됐고, 딸기는 가격할인 행사로 900원 급락한 2450원에 거래됐다. 사과는 보합세를 보여 전주와 같은 5300원이었다. 고영직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채소의 경우 노지 작업이 마무리돼 상품성이 떨어진 물량이 대량 출하되면서 소비가 부진하고, 과일류는 사과·배에서 딸기·참외 등 대체과일로 소비가 분산되는 바람에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배추·무 등 채소값은 머지않아 품질이 좋은 저장물량이 나오면서 소비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고기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돼지고기는 할인행사로 하락세, 닭고기는 상승세, 한우고기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돼지 삼겹살·목심이 지난주보다 540원·410원이 떨어진 900원과 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닭고기 생닭은 260원이 오른 5110원,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는 전주와 같은 3100∼3450원에 마감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서울 마포 ‘목포세꼬시’

    [이집이 맛있대] 서울 마포 ‘목포세꼬시’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도 바닷가 같은 분위기에 젖어볼 수 있는 횟집이 있다. 서울 마포구 홀리데이인서울 뒤쪽 목포세꼬시는 어느 선창가의 인심이 좋은 부부가 하는 횟집처럼 허름한 분위기다. 어찌보면 선술집같은 느낌이지만 방송·연예인들의 서명이 벽에 가득할 만큼 소문났다. 목포세꼬시의 대표적인 메뉴는 잡어세꼬시. 뼈째 썰어 먹는 생선회인 세꼬시는 생선의 선도와 함께 조리사의 칼끝에서 한 맛이 더 난다. 주인 겸 조리사 이건영씨는 서울과 캐나다 토론토의 특급호텔 일식집에서 20년간 칼을 잡았다. 여기서 독립한 지는 6년째. 쓰는 생선은 계절마다 바뀌는데 모두 뼈째 쓰는 까닭으로 뼈가 지나치게 세지 않은 작은 생선을 쓴다. 요즘은 게르치·부세·줄돔·도다리·모치(숭어새끼) 등이 3종류 이상 나온다. 잡어는 모두 경남 삼천포항 등 남해안에서 가져온 자연산이다. 이집의 세꼬시는 씹는 맛이 약간 거친 듯 투박하다. 뼈를 아작아작 씹어보면 고소한 맛이 난다. 살집은 졸깃하면서 담백하다. 참치처럼 부드러운 듯 물컹한 맛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정도. 회를 한 접시 주문하면 개불과 해삼·오징어 등 곁들이는 음식도 푸짐하다. 깻잎·상추·당근 등 야채와 함께 나오는 호박고구마도 별미다. 산뜻하면서 시원한 미역국이 일품이다. 또 한가지는 홍어회. 주인 이씨는 “홍어는 국산이 아니라 중국산”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국산은 귀하고 칠레산은 냉동인 반면 중국산은 싸게 생물로 들어오기 때문에 쓴단다. 국산이라고, 흑산도산이라고 주장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믿음이 간다. 삭힌 정도가 코를 뚫리게 할 정도로 강하진 않지만 혀끝은 톡 쏜다. 점심시간에 찾을 수 있는 메뉴는 생태찌개. 하얀 동태 속살이 풀리지 않고 그대로다. 온갖 야채를 많이 넣은 까닭에 맛이 담백하면서 시원하다. 고춧가루를 풀어 벌겋게 나온다. 생태찌개는 1인분을 팔지 않는 것이 흠이다. 글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사진 도준석기자 pado@seoul.co.kr
  • [패션+α]

    ●태평양은 서울 압구정 ‘디아모레 갤러리’에서 전통보석과 금·은 세공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회 ‘빛남에 아름다움을 더하여‘를 개최한다. 태평양박물관이 소장한 옥을 깎아 만든 ‘옥삼천주단작노리개’, 간결한 호박 디자인의 ‘밀화단작노리개’, 산호의 자연스러운 형태가 살아있는 ‘산호뒤꽂이’ 등 보석 공예품과 금·은 공예품 100여점을 전시한다.4월1일까지, 관람료는 무료다. 관람시간은 오전 11시∼밤 9시(일요일은 낮 11시부터). ●미샤는 기미, 주근깨 등의 생성을 억제하는 알부틴을 함유한 미백 화장품 ‘일루미네이팅 알부틴 스킨케어’를 출시한다. 토너(135㎖)·에멀전(135㎖)·크림(55㎖)은 각각 8300원, 에센스(35㎖)는 8900원.080-080-4936. ●DHC코리아는 자외선차단제 ‘DHC화이트 썬스크린 SPF35’를 출시했다. 끈적임없는 밀크타입으로 피부에 얇게 발라지며, 올리브버진 오일을 함유해 피부를 촉촉하게 유지시킨다. 출시 기념으로 3월31일까지 제품을 20% 할인한다.30㎖ 2만 5000원.080-7575-333,www.dhckorea.com ●스프리스는 20일까지 ‘스프리스반을 찾아라’ 행사를 연다. 전국 150여개 매장에서 신청서를 접수하면 추첨을 통해 당첨자의 같은 반 학생 전원과 담임교사에게 상품을 증정한다. 당첨자는 28일 홈페이지(www.spris.co.kr)를 통해 발표할 예정. ●리틀브렌은 전자파 차단 의류와 비타민 가공 의류 등 신상품 2종을 출시했다. 다기능 섬유로 만들어진 전자파 차단 티셔츠는 2만 9900원, 비타민E와 아로마 오일을 마이크로 캡슐에 담아 섬유 사이에 투입시킨 비타민 가공 티셔츠는 1만 6900원. ●ABC마트는 18일 명동 2호점을 개장한다. 오픈 당일인 18일부터 20일까지, 명동 2개 매장 중 한 곳에서 정상제품을 구매하고 당일에 다른 매장에서 추가로 제품을 구매하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제공할 계획. 또 신상품을 30% 할인하고, 회원카드를 가진 고객에게는 5∼30%의 할인혜택을 줄 예정이다.
  • [수도권플러스] 햇병아리·나비 봄나들이 보세요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수많은 나비의 군무와 병아리들의 종종 걸음을 볼 수 있는 ‘햇병아리와 나비들의 봄나들이’ 행사를 31일까지 개최한다. 나비생태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오리새끼들과 함께 옛날 교실과 연못 등에서 뛰어다니는 101마리의 갓 깨어난 병아리들이 선보인다. 또 배추흰나비, 남방노랑나비 등 1일 300여마리의 나비들이 서양뒤영벌, 호박벌 등 각종 벌과 누에나방에 뒤섞여 화려한 날갯짓을 펼치게 된다.
  • [길섶에서] 빨부리/심재억 문화부 차장

    영어의 ‘파이프’보다 휠씬 맛깔스런 우리말이 빨부리 일 것이다. 어렸을 때 아버지의 애장품이었던 손가락만한 상아 ‘빨부리’는 끽연의 소도구라는 것 말고 다른 용처도 있었다. 느닷없이 ‘딱’하고 내 이마를 때려 졸음을 쫓거나, 과실을 꾸짖는 일상의 죽비였던 셈이다. 일 끝에 담배 한 대를 맛나게 피운 아버지. 나락 털린 볏짚에서 초리를 뽑아 빨부리를 청소하곤 했다. 담뱃진이 눅진하게 엉겨붙어 냄새는 고약했지만 그 진이 하얀 상아에 배어들어 빨부리 주둥이가 마치 호박처럼 고운 담황색으로 물들어 눈길을 끌었다. 그 은은한 색조의 깊이를 따라 노동의 힘겨움이 사그라졌고, 또한 아버지의 한 시절도 시들어 갔으니…. 세월이 흘러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상방(喪房) 영전에 놓인 빨부리에 눈길이 닿아 한동안 움직일 수 없었다. 아버지는 책을 읽다가 이내 졸음에 빠지곤 하는 내 이마를 그 빨부리로 튕기신 뒤 이렇게 놀리곤 하셨다.“잠귀신이 씌면 종국에는 빌어먹지도 못하게 되니, 내가 미리 잡도리했다.” 그런 내가 요새는 잠에 빠지면 헤어나지를 못하니 아무래도 그때 아버지의 축귀(逐鬼)가 잘못된 건 아닐까. 심재억 문화부 차장 jeshim@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학교 개학… 급식 수요 늘어 채소 반등

    [주간 물가 동향] 학교 개학… 급식 수요 늘어 채소 반등

    채소 가격이 일제히 오름세로 돌아섰다. 설 대목이 끝나면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으나, 개학으로 학교 급식 수요가 크게 늘어 가격을 끌어올렸다. 8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무를 제외한 채소값이 지난주에 비해 소폭 올랐다. 배추는 100원 오른 980원, 대파는 50원 상승한 800원, 상추는 50원 오른 310원, 감자는 100원 상승한 2250원, 애호박은 100원 오른 1800원, 백오이는 70원 상승한 500원, 풋고추는 40원 오른 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무는 가격 할인행사로 지난주(350원)와 변동이 없었으나, 실제로는 8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채소 가격이 오름세로 돌아섰으나, 대파와 감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2000원,4500원)에 비해 반토막이 나 있고, 배추와 무, 애호박 등도 크게 못미쳐 농민들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고영직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겨울철 채소가 막바지에 접어들어 출하량이 줄고 있는 데다 학교 급식 등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채소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섰다.”며 “감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채소값이 당분간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일 가격은 산지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참외와 감귤이 소폭 떨어지고, 사과·배·딸기 등은 보합세를 보였다. 참외는 전주보다 40원 내린 490원, 감귤은 200원 떨어진 5300원에 마감됐다. 가격 할인행사 중인 사과와 배, 딸기는 1만 9500원,2만 8500원,3900원으로 변동이 없었다. 고기 가격도 닭고기만 내렸을 뿐, 변동이 없었다. 닭고기는 전주보다 90원 떨어진 4850원에 거래됐다. 한우는 목심·차돌박이·양지가 3100∼3450원, 돼지 삼겹살·목심이 1210∼144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 분당 채식뷔페 ‘이파리’

    [이집이 맛있대] 분당 채식뷔페 ‘이파리’

    발아현미밥에 삼색무순, 알팔파, 적양배추싹 등 8가지 새싹을 비벼 먹으면 구수하고 신선한 맛에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이파리’는 육류 하나 없이 모든 음식이 채식으로만 꾸며진 뷔페다.50가지 이상 내놓는 메뉴도 보통 뷔페 이상으로 화려하다. 스파게티, 밀불고기, 부추잡채, 콩가스, 표고버섯 탕수육, 밤호박찜, 야채만두, 콩소시지 등 뷔페에서 인기있는 대부분의 메뉴를 갖췄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콩과 밀로 만든 콩소시지와 콩가스. 고기는 전혀 들어있지 않지만 보통 소시지나 돈가스와 똑같은 맛이다. 콩소시지는 고소한 느낌이 더 강하다. 밀불고기는 밀로 만든 고기에 갈비뼈 대신 우엉을 꽂았다. 씹는 질감은 소고기와 약간 달라 훨씬 쫀득쫀득하다. 표고버섯 탕수육도 바삭바삭한 튀김과 쫄깃한 버섯의 맛이 어울려 버섯을 싫어하는 어린이들도 좋아할 만하다. 콩으로 돼지창자를 만들고, 선지 대신 비트를 쓴 콩순대는 새로운 인기메뉴. 비트는 살짝 데쳐 먹으면 좋고 진한 붉은 빛의 야채인 만큼 빈혈이나 수술환자 회복식으로도 좋다. 강덕원(36) 사장은 한때 위궤양을 앓았던 자신의 건강을 채식으로 회복한 후 다른 사람들에게도 건강식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열었다. 그래서 화학조미료는 쓰지 않고 올리브유를 사용한다. 야채는 지리산 기슭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한 것만 쓴다고 한다. ‘이파리’의 회원으로 등록하면 지리산 구례평야의 친환경땅 1평 경작권을 빌려준다. 여기서 생산된 농산물은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100평 식당 공간에 회의실과 회의장비를 갖추고 있으며 건강강좌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뒷골목 맛세상] 공덕동 시장안의 인심

    서울 마포구 공덕동 시장 안에 간판도 없는 서너 평 남짓한 선술집이 있었다. 주로 시장 안의 상인들이 목이 마르면 선 자리에서 막걸리 한 사발이나 혹은 소주 한 병을 신김치나 술국을 안주 삼아 벌컥벌컥 마시고는 곧장 가게로 달려가는 곳이었다. 이 간판 없는 술집의 소중한 값어치를 소위 글쟁이들 중에서도 눈 밝은 어떤 이가 발견하였다. 1980년대 초였는데, 둥근 드럼통을 잘라 만든 술탁 3개가 전부인 그 선술집을 글쟁이들은 멍청이집이라고 불렀고, 술집 아주머니를 일러 멍청이아줌마라고 불렀다. 당시 40대 언저리의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들의 그런 호칭을 전혀 개의하지 않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멍청이집과 멍청이아줌마는 글쟁이판은 물론 신문사 문화부의 문학이나 출판 담당 기자들이며 영화판이나 굿판 같은 딴따라판에서까지 꽤 유명한 집이 되고 말았다. ●간판조차 없었던 선술집 ‘멍청이집’ 글쟁이판에서 가장 먼저 멍청이집을 발견한 것은 당시에 공덕동 시장 가까운 골목에 있는 금성출판사의 주간이자 시인인 강민, 시인인 유제하, 이병희, 성귀영, 지금은 문학동네 발행인으로 있는 강태형, 시조시인 김원각, 작가 이채형 등 소위 ‘금성사단’이었다. 그 뒤로 나를 위시한 시인 이시영이며 윤재철, 윤중호, 김사인, 작가 윤후명, 김민숙, 김상렬에 이어 영화감독 이장호, 장선우 등이 줄을 섰다. 하루 종일 시장 상인들을 상대로 고작 잔술이나 팔던 버릇을 해서 워낙에 안주에 대한 개념이 없던 멍청이아줌마에게, 우리 같은 글쟁이들은 얼핏 상상이 안 되는 특별한 손님이었다. 적어도 글쟁이들이 드나들기 전에는 술국이나 신김치 이외에는 전혀 안주가 필요하지 않던 술집이어서 미리 준비한 안주가 없던 터라, 우리가 안주를 시키면 그때야 부랴부랴 시장에 있는 생선가게로 달려가고는 했는데, 안주감도 꼭 우리가 시키는 데 맞추어, 꽁치며 고등어, 생태, 오징어, 주꾸미, 낙지 등속을 사왔다. 그리고 나중에 계산을 할 때면 약간 더듬거리는 어눌한 말투로 미안한 듯 말했다. “저기, 꽁치나 고등어 같은 것은 탄불에 굽기만 했으니께, 기냥 생선가게에서 산 대루 주기만 하면 되구라우, 오징어하고 쭈꾸미는 양념값 오십원을 따로 보탰구먼이라우. 그렁께 쏘주 네 병에다가 이거저거 모다 합치먼, 오메, 삼천원이 넘는 갚소잉?” 멍청이아줌마의 술값은 으레 자신이 시장에서 사온 생선값에 양념값 얼마를 더하는 식이었고, 이런 계산법에서 바로 멍청이란 호칭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처음에는 우리 또한 이런 계산법에 서투른 나머지 차라리 멍청이아줌마의 계산에 얼마를 더하는 우리 식의 계산법이 따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1980년 당시에는 주꾸미며 낙지 같은 해산물을 양념을 발라 석쇠에 올려 연탄불에 구워먹는 소위 주꾸미양념구이나 낙지양념구이 같은 요리는 시중에 아직 개발되지 않고 있었는데, 엉뚱하게도 멍청이집에서 비롯되었다. 처음에 내가 낙지며 주꾸미를 양념에 발라 구이를 해먹겠다고 하자 멍청이 아줌마는 대뜸 손사래부터 쳤다.“오메, 우찌께 낙자나 쭈구미 같은 물것을 탄불에다 꾸어 잡순다요? 물것은 기냥 데쳐서 잡사야제, 탄불에 꾸먼 오그라들어 맛이 없을 거인디.” 멍청이 아줌마가 손사래를 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내가 숙수로 나섰는데, 우선 주꾸미를 생물로 한번 굽고 약간 꼬들꼬들해졌을 때 고추장이며 고춧가루에 설탕이며 파 마늘, 간장을 넣어 갠 양념장을 발라 탄불 위에 올려 불을 쏘이자마자 그대로 먹는 식의 주꾸미 양념구이가 만들어졌다. 그러자 다 만들어진 주꾸미양념구이를 한 점 맛본 멍청이아줌마가 큰소리를 냈다. “오메, 쭈꾸미가 우찌께 이런 맛이 다 난다요?” 멍청이아줌마는 주꾸미 한 점과 곁들여 당연히 우리가 따라주는 소주 한 잔도 곁들였는데, 그러다보면 에라, 모르겠다, 하고 아예 우리 자리에 퍼질러 앉아 함께 어울리며 술자리의 흥을 더하기도 하였다. 멍청이집에서는 이런 식으로 주꾸미에서 비롯해서 낙지까지 몇 가지 요리가 더 만들어졌는데, 이를테면 낙지를 살짝 데친 다음에 애호박을 채 썰어서 역시 살짝 데쳐내어 식초와 설탕 고주장, 고춧가루에 마늘이며 파 같은 갖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먹는 낙지회무침 같은 것이었다. ●글쟁이 술꾼들이 안주 개발하기도 멍청이아줌마로서는 파천황의 대사건이 일어난 것도 그 무렵이었다. 그날따라 일행이 많아서 모두 대여섯 명이 탁자에 둘러앉아 낙지연탄불구이며 낙지회무침을 위시해서 평소보다 많은 안주를 시켰는데, 어느 순간부터 멍청이아줌마가 좌불안석으로 우리 곁은 빙빙 돌더니 더 이상 못 참고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술 잡숫는디, 죄송하제만이라우.” “예, 뭐 잘못된 것이라도 있는가요?” “그거이, 그거이.....” “말씀하세요.” “오메오메, 시방 술값이 만원이 넘었당께요.” 멍청이아줌마로서는 선술집을 시작한 후로 술값이 만원을 넘은 손님은 내가 처음이었던 것이다. 이 마음씨 좋고 정이 넘쳐나던 멍청이아줌마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풍을 맞는 불행한 일을 당해 반신을 못 쓰게 되는 바람에 가게 문을 닫았고, 아울러 글쟁이들의 흥겨운 공덕동 시절도 시들해져 버렸다. 멍청이아줌마의 추억이 담겨 있는 공덕동 시장은 20년이 지난 오늘에 이르러서는 주변에 대형 빌딩들이 들어서는 바람에 대부분이 먹자골목으로 변했다. 지하철 5·6호선이 만나는 공덕역 5번 출구를 빠져나오면 우선 유명한 최대포집이 나오고, 거기서 비롯하여 마포골뱅이 골목, 마포오향족발이며 궁중족발, 소문난영양족발 같은 족발 골목, 마포할머니빈대떡이며 청학동부침개의 모듬전 골목 등이 이제 막 시장기를 느끼기 시작한 손님들의 걸음을 멈추게 할 터이다. 바로 마포할머니빈대떡 골목을 들어서서 10여 미터 시장 안으로 들어오면 수건만한 크기의 아크릴 간판에 전주식당(02-711-0238)이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전주식당은 4000원짜리 가정식백반이 유명한데, 가게방으로는 모자라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노점에 앉아 불편하게 식사를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마포 일대의 빌딩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 사이에 점심 무렵이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가게방 모자라 노점서 식사해도 장사진 전주식당의 인기는 무엇보다도 전주출신인 주인 아주머니 김정자씨의 큰 손에 있다. 무슨 반찬이든지 접시에 수북수북 쌓이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그이가 가정식백반에 담아내는 반찬은 생굴무침, 조기구이, 고사리나물, 봄똥김치, 묵은김치, 고구마순, 시래기무침, 감자샐러드에 한번 맛보면 손님들이 누구나 빠져드는 청국장의 깊은 맛이 곁들인다. 그러나 전주식당의 참맛을 알려면 아무래도 저녁이 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저녁이면 홍어삼합이며 홍어회, 아구찜을 파는데, 여기에서 비로소 주인 되는 이의 큰 손과 맛에다가 넉넉한 인심과 넘치는 정이 제대로 빛을 내는 것이다. 홍어삼합의 경우 커다란 대형 접시가 넘칠 정도로 전라도의 묵은김치며 돼지고기, 홍어가 가득히 나오는데, 네댓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이 3만원이고, 서너 명이 먹을 수 있는 양은 2만원이다. 게다가 곁들여 나오는 홍어탕은 진한 맛이 일품인데, 두세 번 얼마든지 시켜도 된다. 홍어회며 아구찜도 같은 값인데, 양 또한 넘쳐날 정도인 것은 물론이다. 얼마 전에 환갑을 지난 김정자씨는 술자리가 어우러지면 어느 새 소주 한 병과 생선찌개를 들고 천연덕스럽게 손님자리에 끼어든다. “옛수, 요건 서비스요오.” 그리고 손님이 술을 권하면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 마시고는 어느 새 술자리를 이끌어 나간다. 이를테면 그이는 천성적인 놀이꾼이자 신명꾼이다. 아니, 그이만이 아니다. 남편되는 칠순의 조과영씨마저도 어쩌다 가게에 들리면 기꺼이 손님들과 어울린다. 그렇게 부부가 신명이 오르면 김정자씨가 소리친다. “장사 때레치우고 노래방에나 갑시다아.” 지하철 5호선 마포역 1번 출구를 나와 용강동길로 접어들면 한화오벨리스크 뒤편이자 마포주차장 건너편 먹자골목 어귀에 주꾸미집(02-719-8393)이 있다. 무슨 옥호도 없이 간판이 그저 주꾸미집이다. 그런데 이 단순한 주꾸미집이라는 이름에 대한 주인 되는 이진숙씨의 생각이 뜻밖에 철학적이다. “이름을 뭘로 해야 주꾸미를 가장 잘 나타낼까 고민 많이 했제라우. 근디 주꾸미한테다가 벨 이름을 다 붙에봤자 주꾸미가 살아나덜 안해라우. 그래서 할 수 없이 기냥 주꾸미집이라고 했어라우. 그라고 낭께 주꾸미 파는 집서 주꾸미집처럼 잘 어울리는 이름이 달리 없더랑께요. 아자씨는 생각이 어쩌요?” 주꾸미집은 과연 주꾸미집답게 메뉴가 주꾸미숯불구이에다가 왕새우구이가 다다. 아니, 주꾸미숯불구이를 시키면 따라 나오는 해물된장이 더 있다.1인분에 8000원 하는 주꾸미숯불구이는 그 양이 만만치 않아서, 만일 양이 적은 사람이라면 혼자서 1인분을 다 먹기가 약간 부담스러울 정도이다. 양념한 주꾸미를 석쇠 위에 올려 숯불에 구워내는 식인데, 특이한 것은 무슨 상추나 배추 같은 야채에 싸서 먹는 것이 아니라 생김에 싸먹는다는 것이다. 마늘이며 고추를 곁들여서 주꾸미를 생김에 싸먹는데, 그것들이 입안에서 어울려드는 맛이란 뜻밖으로 환상적이다. 이따금씩 커다란 냉면사발 한 가득 얼음이 둥둥 뜬 동치미로 입가심을 하고 나면 아무리 배가 불러도 저절로 다시 주꾸미에 손이 간다. ●생김에 싸먹는 주꾸미구이 맛 환상적 저녁 무렵만 되면 손님이 붐비기 시작하는데, 달리 종업원을 두지 않고 주인 내외가 눈코 뜰 사이 없이 어지럽게 움직인다. 돈도 많이 버는데 종업원 좀 두지 그러냐는 질문에 바깥주인 되는 문태복씨가 엉뚱하게 메뉴판을 손짓해 보였다. “종업원을 두면 나야 펜하제만, 저걸 감당하지 못항께요.” 무슨 뜻인지, 하고 눈으로 묻자 그이는 뒷말을 이었다. “종업원 한 사람 두면 아메도 저 팔천원이 만원으로 올라갈 꺼이요. 안그러면 양이 적어지던가. 나가 주꾸미집을 하는 한 그짓은 못하겄소. 기냥 몸으로 때워야제.” 주인 내외가 고향인 전라남도 나주시 공산면을 떠나온 것은 1976년이었다. 원래 한 마을의 위아랫집에서 처녀총각으로 살았는데, 어쩌다가 밀밭이며 방앗간을 오가면서 정분이 났다. 결국 마을에 소문이 나는 바람에 처녀총각이 밤보따리를 싸고 말았다. 그리하여 서울이며 경기도 일대의 변두리를 전전하는 인생유전의 고생이 시작되었다. 내외는 부천 오정동, 약대동, 광명시 철산동, 서울의 왕십리 등 무려 25번을 이사한 끝에 마포 도화동에 대지 15평짜리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내외는 그때 하도 돈에 포한이 져서 큰딸 이름을 봉황이라고 지었는데, 한문이 봉우리 봉(峯)에 황금 할 때의 황(黃)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돈에 포한이 진 주인 내외라지만, 표정은 구김살 하나 없이 밝은데, 거기에 대한 안주인의 대답이 또한 걸작이다. “우리 내외가 둘 다 워낙에 놀기롤 좋아헌단 말이요. 아무리 없이 살어도 노는 디라면 빠지지 않고 다니제라우. 글다본께 남들 눈에는 근심걱정 한나도 없는 사람으로 비치는 모양입디다.”
  • 도심서 만나는 내고향 특산물장터

    도심서 만나는 내고향 특산물장터

    서울 중구 새서울 지하상가와 을지로 지하상가에 처음 선보인 ‘내고향 특산물 장터’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향맛’을 그리는 중·장년층과 ‘토종 한국산’을 찾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지난달 3일 문을 연 내고향 특산물 장터는 경기도 양평, 강원도 화천·원주·대관령·평창, 경남 하동·함양·산청·합천, 경북 영덕, 충남 부여, 충북 수안보, 전북 정읍·고창, 전남 영광 등 15곳이다. 이곳에서는 영광 굴비, 영덕 과메기 등 산지에서 직송해 온 특산물들을 시중가보다 20∼30% 정도 싸게 팔고 있다.‘대관령 원예농업 샐러드바’의 박선영 지점장은 “하루 평균 80∼100여명이 방문하며,130명 넘게 찾아올 때도 많다.”고 말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측은 “이달중 충남 천안·아산시, 제주도 특산물 장터가문을 열고, 지역 축제와 연계된 이벤트도 수시로 펼칠 계획”이라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는 새서울 지하상가에는 ‘세계 풍물 장터’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도심 한가운데서 내 고향 장터를 만난다.’ 서울 중구 을지로 지하상가와 새서울 지하상가에 처음으로 선보인 ‘내고향 특산물 장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2일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3일 화천·함양·수안보·부여·양평·정읍·산청·원주·영광·고창·합천·대관령·평창·영덕·하동 등 전국 15개 시·군 특산물 장터를 연 데 이어 이달중 천안·아산시, 제주도 특산물 장터도 문을 열 예정이다. 김준식 상가경영처장은 “개장한 지 1개월도 안 됐지만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보여 추가로 입점하려는 지자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앞으로 을지로 지하도상가를 국산 농산물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는 매장으로 특화시킬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곳에 ‘내고향 특산물 장터’를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29개 지하도상가를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비어 있는 도심 지하공간을 농수산물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하는 장터로 활용키로 하고, 입점할 지방자치단체를 모집했다. 그 결과 지난달 화천과 영광, 영덕 등 15개 지자체가 장터를 개설, 각 지역의 특산물을 직송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함께 문을 연 전통문화홍보관은 명장들의 도자기·한복·자개장 등을 선보였다. ●‘향수’ 느끼는 중·장년층에 인기 도심한 가운데 ‘내고향 장터’가 생기자 가장 관심을 보인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타향살이’를 하고 있는 중·장년층이다.“기왕이면 내고향 상품을 사고 싶은 게 당연한 거 아닌가요?” 합천군 농협매장에서 분말청국장(500g)을 1만 5000원에 구입한 박복순(55·여)씨는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는데, 지나다가 고향 특산물을 판다기에 반가워서 들렀다.”며 “다른 매장보다 값이 싼 것 같다.”고 말했다. 을지로 지하상가 내고향 장터의 경우 위치가 사무실 밀집지역인 을지로 일대인 데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에서 2·3호선 을지로 3가역으로 이어지는 지하 통로여서 오고가는 직장인들의 발길도 잦은 편이다. 경기도 양평군청 매장에서 판매를 맡고 있는 안광원씨는 “근처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싸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가 단골 손님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나 농협이 직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일반 매장보다 20∼30%나 더 싸다.”고 말했다. ●‘진짜’ 국산 아니면 ‘퇴출’ 이곳에서 파는 양평군 지재면산 된장·고추장 등 장류는 6000∼1만원대, 충남 부여군의 밤(1㎏)은 5000∼6000원 정도. 한 봉지에 1만∼1만 2000원 정도인 영덕·영해산 과메기와 20마리에 1만∼7만원대인 영광 굴비는 가격도 싸고 진짜 국산이라는 신뢰를 받아 인기를 끌고 있다. 국산만 판매한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시설관리공단측은 국산이 아닌 제품을 파는 것으로 적발되면 내고향 장터에서 아예 ‘퇴출’시키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 김진석 상가경영팀 과장은 “단순히 판매 장터라기보다는 각 지방의 특산물과 축제를 홍보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산지 물건이 아닌 제품을 판다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하지만 아직 자체적인 검증 시스템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소비자나 관련 단체에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 문화 체험장, 지역 축제 이벤트도 열려 새서울 지하상가는 서울광장·덕수궁·명동 등 관광지와 백화점, 재래시장, 호텔들과 인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왕래가 많다. 이런 특성을 살려 새서울 지하상가의 내고향 장터는 ‘세계 풍물 장터’로 특화할 예정이다. 올해 안에 강원 화천군청과 경남 함양군청의 특산물 매장 옆에 ‘세계 풍물 장터’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원주 치악제·효석 문화제·평창강민속축제 등 지역축제와 연계한 이벤트도 진행된다(표 참조). 고로쇠 축제가 열리는 3월에는 양평군·하동군·산청군 매장 등이 참여한 고로쇠 시음행사가 열린다.7월에는 화천군·부여군·수안보농협·원주신림농협 매장에서 삼복행사 및 은어 맛보기 행사도 마련된다. 서재희 고금석기자 s123@seoul.co.kr ■ 대관령 웰빙 샐러드 눈길 을지로 지하상가 대관령 원예농협의 ‘샐러드바’가 눈길을 끌고 있다. 단순히 상품을 진열해 놓고 판매하는 다른 장터들과는 달리 ‘샐러드바’라는 독특한 컨셉트로 매장을 꾸몄기 때문이다. 알록달록한 색으로 치장된 세련된 분위기의 샐러드바지만, 이곳 역시 음식의 재료만은 ‘토종’을 고집하고 있어 젊은 층 뿐만 아니라 중·장년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달새 두번이나 들렀다는 이근복(56)씨는 “웰빙이 유행이라는데 이런 곳에서 젊은이들처럼 웰빙 음식을 맛볼 수 있으니 신선하다.”고 말했다. 박선영 지점장은 “산지 물건을 수시로 직송해 들여와 샐러드로 만들어 팔고 있다.”며 “하루 130명 넘게 찾아올 때도 많아 대관령 농협 측에서 아예 체인점 형식으로 지점을 확장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뉴는 10여가지로 그리 많지 않은 편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단호박, 고구마, 감자 고로케는 2개 1000원, 군고구마는 한개 1000원, 메밀꽃 차, 녹차, 허브차도 1000원이다. 과일, 그린 샐러드 역시 한 접시에 1000원, 햄과 토마토 샐러드는 1500원이면 맛볼 수 있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채소 출하량 늘어 전반 약세

    [주간 물가 동향] 채소 출하량 늘어 전반 약세

    배추와 대파, 감자 등 채소 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산지 출하량은 늘어나는 데 비해 수요가 되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상추를 제외한 채소 값이 소폭 떨어졌다. 배추·대파·감자·백오이는 지난주보다 70원·200원·50원·70원이 하락한 880원,750원,2150원,43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배추와 대파, 감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1300원·1900원·4600원)보다 32%,60%,53%나 급락했다. 이에 비해 애호박과 풋고추는 보합세를 보이며 전주와 같은 1700원,920원에 마감됐고 상추는 40원이 오른 260원에 거래됐다. 고영직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시장 출하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데, 소비 수요는 증가하지 않아 배추·대파·감자 등의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며 “냉해 피해를 입은 배추와 대파의 경우 앞으로 질좋은 상품이 출하되면 소비가 되살아나 강세로 돌아설 전망이나, 감자는 소비 기반이 너무 취약해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일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사과와 딸기 값은 떨어진 반면, 배와 감귤은 올랐다. 사과는 전주보다 4000원, 딸기는 600원이 하락한 3만 9900원과 3900원에 거래됐다. 배와 감귤은 1000원·300원이 오른 2만 8500원과 5500원에 마감됐다. 단감은 전주와 같은 4500원. 고기 가격도 별다른 변동이 없었다. 닭고기만 소폭 떨어졌을 뿐, 쇠고기와 돼지고기값은 지난주와 같은 보합세였다. 닭고기는 250원이 내린 4940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3450원)보다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가 3100∼3450원, 돼지 삼겹살·목심이 1210∼1440원에 거래됐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이집이 맛있대]수원 신갈오거리 ‘두울 샤브칼국수’

    [이집이 맛있대]수원 신갈오거리 ‘두울 샤브칼국수’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상큼한 향기를 머금은 봄바람은 어디로든 떠나라고 부추긴다. 이럴 때, 드라이브에 나선다면 맛집 하나쯤은 미리 챙겨야 한다. 한국 민속촌을 향한 드라이브라면 국물 맛이 일품인 ‘두울 샤브 칼국수’를 권할 만하다. 얼큰하고 시원한 샤브샤브 국물이 두울 맛의 자랑이다. 보통의 샤브샤브가 멀건 국물을 끓여 고기를 넣어먹는 데 비해 이 집의 국물은 양념장을 풀어 벌겋다. 소고기 육수에 고추장·고춧가루·간장·물엿·버섯가루·간 민물새우를 섞은 양념장을 새우와 사골을 우려낸 국물에 풀어 맛을 냈다. 오병한(32) 사장이 추천하는 대표 먹을거리는 명품 샤브모듬 칼국수. 감자 호박 미나리 쑥갓 적채 팽이버섯 느타리버섯 등 신선한 10가지 야채와 싱싱한 낙지, 새우, 가리비, 홍합살의 해물이 쟁반 가득 담겨 나온다. 샤브샤브 국물이 끓으면 제일 먼저 해물을 넣어 먹어 보자. 부산항에서 매일 공수해온 신선한 해물이 얼큰한 국물과 어우러져 속이 시원해진다. 다음은 야채와 고기 차례. 얇게 저민 소고기를 하나하나 넣어 먹다 보면 국물은 더욱 맛이 깊어진다. 국물이 끓어 양이 줄어도 짜지지 않고 깊은 맛을 내는 것은 국물에 푼 양념장 배합의 비밀. 맛있는 샤브샤브를 정신없이 먹다 보면 국물에 잘 어울리는 칼국수와 볶음밥을 놓칠 수 있으니 양을 조절해야 한다. 칼국수를 넣어 국물맛을 끝까지 즐기고 난 뒤 약간 남은 국물로 만든 고슬고슬한 볶음밥은 입가심용이다. 사장에게는 손해요, 손님에게는 이득으로 여겨지는 것이 바로 오 사장의 큰손.3명이 찾았다면 2인분만 시켜도 충분할 만큼 양이 많다. 사장의 또 다른 추천메뉴는 해물파전. 간 대구와 명태살을 튀김가루와 섞어 만든 어묵용 반죽으로 파전을 만들어 씹히는 느낌이 부드럽고 쫄깃하고 뒷맛은 고소하다. 가까운 거리에 한국민속촌, 경기도 박물관 등이 있어 가족, 또는 연인들이 나들이 후 들러서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 놀이방을 따로 만들어 놓아 가족단위 모임은 물론 단체 회식도 충분하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2030 온라인 사장님 4인] 사이버 세상서 숨은 금맥 캔다

    [2030 온라인 사장님 4인] 사이버 세상서 숨은 금맥 캔다

    “열린 사이버 세상, 대박 아이템이 숨어 있는 틈새를 노려라.” 벤처 및 창업 붐으로 속출한 ‘젊은 사장님’들이 장기간 지속된 경기불황으로 하나 둘씩 도태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창업으로 ‘숨은 금맥’을 캐고 있는 이들이 있다. 새털처럼 많은 인터넷 쇼핑몰 사이에서 차별화 전략으로 승기를 잡은 이들은 “젊은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온라인 창업은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무한경쟁의 사이버 공간에서 알찬 성공을 일구고 있는 ‘2030 온라인 사장님’ 4명을 만나봤다. ■ 여행경비 벌려 시작한 日 디카 판매…월 매출 수천만원 경희대 관광학부 4학년에 다니는 신중근(27)씨는 한달에 수천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는 경매전문 인터넷 사이트 ‘옥션’에서 일제 디지털 카메라를 팔고 있다. 신씨가 처음 ‘디카’판매에 나선 것은 2002년말. 일본 여행을 갔다가 디카가 국내보다 훨씬 싼 가격에 판매되는 것을 보고 사와서 주변 사람에게 되팔았다. 이렇게 여행경비나 마련하자고 시작한 ‘장사’는 디카 대중화 시대와 맞물려 자리를 잡아갔다. 신씨가 내세운 차별화 전략은 희소성을 강조하는 것.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제품이나 재고가 부족해 가격이 오른 인기제품을 주력상품으로 내놓았다. 단종직전에 가격이 급락한 제품도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한몫을 했다. 시장조사도 철저히 했다. 전공도 살릴 겸 지난해에는 6개월 가까이 후쿠오카, 오사카 등 일본 곳곳으로 다니며 먹힐 만한 물건을 찾았다. 산지에서 매입하다 보니 경쟁자들보다 1원이라도 싼 값에 물건을 내놓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디카 동호회와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디카를 판매하던 신씨는 지난해 여름부터 옥션 사이트를 이용하게 됐다.10∼20대로 시작한 경매는 이제는 한 차례 100대를 훌쩍 넘긴다. 지난 23일에는 경매 성사 1500건을 돌파했다. 판매 규모가 커지면서 물건을 들여올 때 치르는 운송비, 관세사 비용, 세관창고비 등 까다로운 절차도 꼼꼼히 공부하게 됐다. 시험기간이나 학과 일정이 바쁠 때는 판매를 아예 중단할 수밖에 없어 ‘고무줄 수입’이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서면 한달 매출은 4000만원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신씨는 이제까지의 성과는 “또다른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큰 욕심을 부리기보다 차근차근 분수에 맞게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원하는 위치에 다다르게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면서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보잘것없었던 시작이었지만 자신감과 신념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말했다. ■ 세상에서 하나뿐인 인테리어 소품으로 승부 인터넷 종합쇼핑몰 ‘아이세이브존’에서 블로그숍 ‘엄마와 딸(blogshop.isavezone.com/ssyssh)’을 운영하는 송순양(39)씨는 영문 번역·감수와 인테리어 소품 판매를 병행하는 ‘비전문 경영인’이다. 장사가 서툰 송씨가 블로그숍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매출액 증가보다 다른 곳에서 구할 수 없는 상품을 판매하는 것. 엇비슷한 물건을 파는 쇼핑몰과 오프라인 상점 사이에서 살아남으려면 ‘하나밖에 없다.’는 ‘유일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송씨는 블로그숍에 올리는 제품 사진을 모두 자신의 집을 배경으로 직접 찍는다. 물건을 최대한 돋보이게 하기 위해 매번 세팅을 다르게 하는 등 세심한 주의도 기울인다. 그는 “작은 쓰레기통 하나라도 나한테밖에 없는 물건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면 고객들은 끌리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상품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다. 송씨가 ‘믿는 구석’은 10년 동안 미국에서 유학하면서 사들인 물건들이다. 1999년 귀국한 뒤에 포장도 뜯지 않았던 물건을 요즘 하나둘씩 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송씨의 판매신조는 “내가 만져본 물건만 판다.”는 것. 판매상품 가운데는 송씨가 쓰던 중고품도 많다. 그는 “무조건 많이 파는 것보다 고객과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내가 써본 물건은 일단 품질이 보증되고, 가격도 저렴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엄마와 딸’은 아직 큰 매출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송씨가 발품을 팔아 부지런히 다른 블로그숍에 홍보를 한 덕에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손님과 모녀 사이처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의미로 블로그숍의 이름을 정했다는 송씨는 “수익의 절반은 장애아 후원단체에 기부, 손님이 물건을 사면서도 봉사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면서 “내가 고객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면 고객만족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전공살린 액세서리 제작 ‘미니홈피 홍보’ 적중 인터넷 액세서리 쇼핑몰 ‘스위트팩토리’(www.sweet-factory.co.kr)를 운영하는 홍여정(29)씨는 상품 기획, 디자인, 제작, 홍보를 혼자 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홍씨는 2001년 상명대 섬유디자인과를 졸업하고 곧바로 액세서리 관련 회사에 취직해 액세서리 디자인 업무를 담당했다. 제작에서 판매까지 전과정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그는 지난해 2월, 직접 쇼핑몰을 오픈했다. 홍씨의 액세서리는 앤티크 스타일. 흔치 않은 디자인의 수공예 액세서리를 찾는 여성이 타깃이다. 웬만한 손재주라면 취미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비즈 액세서리는 경쟁력이 없고, 백화점에서 파는 수공예 액세서리는 너무 비싸 선뜻 구매하지 못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 틈새를 노렸다. 홍씨는 “수출용 액세서리 제작 경험을 살려 조금 더 저렴한 원료로 비슷한 질의 상품을 만들고 있다.”면서 “다른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 제작과 판매를 모두 직접 관리하면서 가격 경쟁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상품 홍보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를 이용한다. 처음엔 미니홈피 사진첩에 디자인한 작품을 시험삼아 올리다 반응이 좋아지자 매일 새로운 제품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미니홈피 방문객은 하루 평균 100여명. 미니홈피 방문객은 다시 쇼핑몰을 찾기 마련이다. 한달 매출은 300만∼400만원이다. 홍씨는 하루 평균 10여개의 액세서리를 만든다. 손님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조금 버겁지만, 손으로 하나하나 ‘작품’을 만드는 시스템을 바꿀 생각은 없다. 하루에 소화할 수 있는 분량을 정성을 다해 만드는 것이 고객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한다. 애프터 서비스(AS)와 신속한 배송은 기본이고, 선물받는 느낌이 나도록 액세서리를 담는 박스까지 직접 디자인한다. 홍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을 다하는 고객관리”라면서 “인터넷을 이용한 창업의 기회는 많지만, 자신있는 분야를 살려 차별화에 주력하는 것이 성공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 “불경기엔 먹을거리 장사” 대박난 간식 쇼핑몰 김지선(31)씨는 건빵, 쿠키, 건어물, 호박엿, 뻥튀기, 강정 등을 파는 온라인 간식 쇼핑몰 ‘개미몰(gemimall.com)’을 운영하고 있다. 김씨가 쇼핑몰을 연 것은 2003년 8월. 충북 옥천에서 고교를 졸업한 뒤 꼬박 8년 동안 직장생활을 하며 모은 2000만원으로 열었던 대전의 속옷가게가 문을 닫은 직후였다. 하지만 속옷가게에서 가까운 곳에 과자 공장이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우연히 들른 과자 공장의 사장은 “가장 경기를 타지 않는 것이 먹는 장사이고, 간식류라면 수입도 짭짤할 것”이라면서 “온라인 쇼핑몰을 열면 맛있는 간식류를 공급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마우스 사용법도, 이메일 보내는 법도 몰랐을 만큼 ‘컴맹’이었던 김씨지만 컴퓨터 공부를 통해 어렵사리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 서민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건빵을 팔기 시작했다. 처음 두달은 좌절의 연속이었다. 쇼핑몰 홍보는 어려웠고, 어쩌다 판 것도 과자가 부서지는 바람에 반품되기 일쑤였다. 김씨는 “먹을거리 소비자는 절대 오래 기다리지 않고 작은 실수에도 민감하다.”면서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그때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가장 빠른 배송사를 물색해 당일에 어디든 배달할 수 있는 유통구조를 갖추었다. 과자 공장에도 건빵에 계란을 넣어 더 좋은 맛을 내도록 주문했다. 오전 8시30분 출근해 자정을 훌쩍 넘겨서야 퇴근하는 생활이 이어졌다. 소비자들은 양질의 제품과 빠른 서비스에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는 15명의 직원이 한달에 1억 5000만∼2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세 차례 이상 제품을 주문한 단골만 3000명을 넘는다. 김씨는 “또래와 같이 일하다 보면 꿈을 향해 매진하지 못하고 여가생활을 너무 따지는 것 같다.”면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온라인 사업도 노력하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머리에 담아두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유지혜 이재훈기자 wisepen@seoul.co.kr
  • [주간 물가 동향] 대파 1주일만에 50% 가까이 뛰어

    [주간 물가 동향] 대파 1주일만에 50% 가까이 뛰어

    채소 가격이 극심한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설 대목이 끝나면서 소비가 크게 줄어듦에 따라 산지 출하량이 가격을 좌우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 따르면 대파·애호박·백오이·풋고추는 오른 반면, 배추·상추·무는 떨어지는 등 채소가격이 혼조세를 보였다. 대파는 지난주보다 300원이나 급등한 950원, 애호박은 400원이 상승한 1700원, 백오이는 100원이 오른 500원, 풋고추는 220원이 뛴 92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배추는 50원이 내린 950원, 상추는 40원이 하락한 220원, 감자는 200원이 떨어진 2200원에 마감됐다. 고영직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 채소부 대리는 “설이 지나면서 채소에 대한 수요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바람에 채소 가격이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그러나 기습적인 한파와 폭설로 산지 출하량이 줄어든 품목들이 더러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당분간 약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과일 가격은 설날 이후 수요가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산지 출하량이 급증하는 바람에 일제히 하락했다. 대표적인 제수 과일인 사과·배와 감귤은 크게 떨어졌고 단감·딸기는 보합세를 보였다. 사과는 지난주보다 3000원이나 떨어진 3만 1500원, 배는 2400원이 하락한 2만 7500원, 감귤은 300원이 내린 5200원에 거래됐다. 단감과 딸기는 전주와 같은 각각 4500원에 마감됐다. 고기 가격은 지난주와 변동이 없는 보합세였다. 한우 목심·차돌박이·양지가 3100∼3450원, 돼지 삼겹살·목심이 1210∼1440원, 닭고기는 5190원에 거래를 마쳤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뒷골목 맛세상] 탑골의 따뜻한 맛집들

    지난 해 11월에 열린 민족문학작가회의 30주년 기념식에서는 약간 색다른 공로상이 발표되었다. 민족문학작가회의에서 한 술집 주인에게 공로상을 주기로 한 것이었다. 이 공로상은 주인공이 나타나지 않아 끝내 시상을 하지 못하고 말았는데, 기념식에 참석한 문인들은 한결같이 안타까운 빛이 역력했다. 공로상의 주인공은 한복희라는 이로 탑골이라는 카페의 주인이었다. 카페 탑골은 이름 그대로 탑골공원 뒤편 골목에 자리해 있었는데,1980년대부터 주로 문인들을 위시한 예술인들이 마치 제집 안방처럼 무람없이 드나들던 곳이었다. 탑골을 드나들던 문인들로는 위로는 시인 신경림·민영·김지하, 작가 황석영을 비롯해서 시인 이시영, 작가 박범신·김성동이며 나를 거쳐 아래로는 시인 강형철·이영진·박철·김사인, 작가 김영현에 이르기까지 적어도 작가회의에 적을 둔 문인들로서는 한두 번 이곳을 드나들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술집 주인에 공로상… 한가닥 미안한 마음 달래 미처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인들이 드나들었다고 해서, 작가회의가 굳이 탑골 주인에게 공로상까지 마련한 것은 아닐 터이다. 지금에 와서도 1980년대의 탑골시절을 돌이키면, 저 암흑 같은 시절을 과연 탑골이 없이 제대로 견딜 수 있었을까 하고 의구심이 들고는 한다. 이를테면 탑골이야말로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져 허우적대는 문인들에게는 참으로 제집 안방처럼 아무 때나 무람없이 찾아들어 술이며 안주로 배를 채우고, 더 나아가 지친 몸을 기대고 쉴 수 있는 공간이었다. 15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 문인들이 한낱 술집 주인에 불과한 한복희씨에게 기꺼이 공로상을 주기로 한 데에는, 너나없이 그이에 대한 그리움과 함께 한 가닥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랬다.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한 문인들이 얼마든지 외상으로 굶주린 배를 채울 수 있고, 게다가 술청의 아무데나 쓰러지는 식으로 잠자리까지 해결할 수 있는 곳은 탑골 말고는 달리 없었으리라. 탑골이 문을 닫은 후에, 오죽하면 문인들 때문에 결국 탑골이 망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을까. 1980년대의 탑골 풍경에 대해서는 시인 이시영이 ‘김사인의 흰고무신’이라는 산문시에서 다분히 해학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날 밤은 모든 것이 예정된 것처럼 보였다. 폭우 속을 뚫고 김사인이가 왔었고 흰고무신을 신고 있었고, 새로 막 시작된 술자리가 새벽으로 이어지고 있을 때였다. 천둥소리 속에 밖에서 누가 희미하게 나무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놀란 설연이가 귀를 쭝긋 세우고 달려가 문을 열었더니 송기원과 나의 처가 거센 빗줄기 속에서 기세등등 들이닥치고 있었다.“복희년 나오라고 그래!” 바로 그때였다. 나와 송 사이에서 묵묵히 고개를 떨구고 있던 사인이가 갑자기 일어나 문밖으로 내빼는데 흰고무신 신은 발이 비호처럼 빨랐다. 그리고 빗속을 번개처럼 가르며 사라졌다. 복희씨가 졸린 눈을 뜨기도 전에, 송과 나의 처가 시퍼렇게 걷어붙인 팔을 풀기도 전에 일어난 아주 순식간의 일이었다.’ 1980년대라면 개인적으로는 30대에서 40대로 접어든 언저리의 나이이다. 그리고 이미 살아낸 삶은 물론이려니와 또한 앞으로 살아내야 할 적잖은 부피의 삶이 너무 무거워서 비단 술에 취하지 않아도 거의 날마다 어쩐지 걸음이 비틀거리던 나이이다. 그렇듯 비틀거리는 걸음은 때로는 지극히 퇴폐적인 행태로, 때로는 황폐한 스캔들로 나타나 탑골 주변에 숱한 에피소드를 남겼다. 그러나 스스로 돌이켜보면 그렇듯 퇴폐적이고 황폐한 나이에 내가 그나마 사람냄새를 풍길 수 있었다면 그것은 순전히 탑골 덕분이었다. 나의 사람냄새 속에는 분명히 탑골의 따뜻하고 넉넉한 분위기와 주인되는 이의 너그러운 품성이 깃들어 있을 터이다. ●골목 어느집이든 2000~3000원이면 한끼 해결 기이하게도 탑골공원 주변에는 카페 탑골 비슷한 분위기의 식당들이 적지 않다. 이를테면 돈을 버는 장사라고 여기기에 앞서, 우선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이 만든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앞서는 식당들이다. 탑골공원 담벼락을 끼고 돌아 낙원상가가 시작되는 어름에서 카페 탑골로 들어가는 바로 입구에 있는 유천식당(02-764-2835)은 아예 간판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영업합니다’ 하고 무슨 구호처럼 써놓았다. 식당에 들어가서 한 그릇에 2500원짜리 설렁탕이나 돼지머리국밥을 시켜보면 그 구호가 결코 빈말이 아닌 것을 알 수가 있다. 설렁탕이며 돼지머리국밥은 양도 양이지만 맛 또한 여느 5000원이나 6000원짜리 식당보다 뒤지지 않는다. 게다가 한 그릇으로 양이 부족한 이라면 시쳇말로 얼마든지 리필이 가능하다. 밥보다 술이 우선인 손님이라면 한 접시 수북이 쌓아올린 3000원짜리 돼지고기에 소주 한 병이나 막걸리 한 주전자면 충분하다. 이 유천식당이 탑골공원 뒷골목에 한 그릇에 1500원짜리 추어탕의 소문난추어탕집이나 2000원짜리 황태해장국의 황태식당이나 2000원짜리 선지해장국의 고향집 등을 있게 한 원조격이다. 유천식당의 주인되는 문용춘씨는 80이 가까운 나이인데, 여전히 정정한 몸으로 주방을 맡고 있다. 벌써 40년이 넘게 한 자리에서 설렁탕과 돼지머리국밥만으로 식당을 해온 그이는 평안남도 덕천에서 1·4후퇴때 월남한 피란민 출신인데, 어릴 적부터 하도 배고프게 자라서 자신만이 아닌 남들까지 실컷 배불리 먹이는 것이 소원이었고, 그 소원이 자연스럽게 식당을 하게 했다. 일찍이 할아버지로부터 비롯하여 자신은 물론 자신의 아들까지 벌써 4대째 독실한 천도교 집안인 그이는 자신이 만드는 음식 속에는 ‘사람이 하늘이다’는 천도교의 인내천(人乃天)사상이 들어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그이로서는 식당을 처음 열었을 때 한 그릇에 500원이었던 설렁탕 값이 40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2500원으로 오른 것이 못내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한 모양이었다. 그런 그이는 평생토록 집 한 채 마련해본 적이 없이 지금도 일산의 백석동에서 셋방살이를 하고 있다. ●10년동안 가정식 백반 한상에 2500원 고수 지하철 5호선 종로3가역에서 내려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쪽으로 20m쯤 걸어오면 길 건너편에 낙원장모텔과 세느장모텔 골목이 있다. 이 낙원장모텔 골목을 굽어돌면 수련집이니 찬미식당이니 남양식당이니 하는 난데없는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들이 나온다. 그리고 그 끝에 바로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이 있게 한 원조격인 부산집(02-744-2331)이 숨어 있다. 부산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집인 것은 마찬가지다. 가정식백반에는 병어조림이며 조기조림에서부터 미역무침, 김, 콩나물, 갓김치, 배추김치 같은 반찬들이 수북수북 나오고 미역국에 고봉밥까지 곁들여 한 상을 이루는데, 이 푸짐한 한 상에 2500원이라는 사실이 전혀 믿어지지 않는다. 이 집 또한 밥이며 반찬이 손님의 양에 따라 얼마든지 리필이 된다. 부산집에는 가정식백반 이외에도 3000원짜리 돼지갈비탕이 있는데, 만일 몸은 물론 마음까지 함께 허한 이라면 마땅히 돼지갈비탕을 권하고 싶다. 돼지갈비탕도 반찬은 가정식백반으로 나오는데, 주인의 인정이 함께 전해 와서 허한 마음이 저절로 채워질 터이다. ●국수보다 해물이 더 많이 들어간 칼국수 얼핏 주방을 올려다보면 전통 한옥의 대청마루에 떠억 하니 자리잡은 주방 한 가운데에서 주인되는 이영자씨가 눈이 마주치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듯이 말을 걸어온다.“뭐 좀 더 드려?” 환갑 언저리에 이른 그이의 넉넉한 자태와 반말 비슷한 말투가 어쩐지 마음 한 쪽에 따뜻하게 스며오는 것을 느끼며 수저를 들면, 자칫 목이라도 멜 것 같은 기분이 되고 만다. 그이는 10년 전에 이 골목에 2500원짜리 가정식백반집을 차린 후에 단 한번도 값을 올린 적이 없이 그대로 지켜내고 있는 고집불통이기도 하다. 모르기는 해도 단골손님들의 이제 그만 밥값을 올리라는 주문은 한마디로 내칠 것이다.“올려서 뭐하게?” 역시 지하철 5호선의 종로3가역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오피스텔 앞으로 오면 건너편에 희망상회가 있는데, 바로 그 골목에 찬양집(02-743-1384)이라는 칼국수집이 있다. 찬양집 또한 돈 버는 장사에 앞서 배고픈 손님에게 자신의 음식을 베푸는 즐거움이 우선인 것은 당연하다. 주인되는 김옥분씨는 환갑 언저리에 이른 고운 자태인데, 어쩌다 반가운 단골손님이라도 오면 처녀같은 수줍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진한 표정이기도 하다. 나로서는 카페 탑골 시절부터 비롯하였으니 20년 가까운 단골이기도 한데, 나보다 오랜 단골손님들 중에는 800원부터 시작한 칼국수값이 지금 3500원으로 올랐다는 것에 대해 누구 하나 토를 다는 이가 없다. 오히려 칼국수 한 그릇에 국수보다 더 많이 들어가는 듯한 갖은 해물들을 대하다 보면, 이것을 정말로 3500원만 받아도 장사가 될까 하는 걱정을 앞세울 뿐이다. ■사랑의 칼국수 ‘찬양집’ 찬양집에 가면 1990년대 초에 내가 어느 일간지 칼럼에 썼던 이 집에 대한 기사가 그대로 스크랩되어 벽에 걸려있다. 이제 노랗게 빛이 바래 글씨조차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기사를 힐끔거리다 보면, 비틀거리던 40대 언저리의 내가 그대로 되살아오는 기분이기도 하다. ‘종로3가에서 낙원상가로 빠지는 한옥 뒷골목에 내가 잘 가는 칼국수집이 있다. 좁은 공간을 최대한 살리느라고 벽을 빙 둘러가며 송판을 붙여 탁자를 대신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행인들이 지나다니는 골목길에까지 탁자를 마련하였다. 내가 이 칼국수집을 다니기 시작한 지도 5년 남짓 되었다. 주로 몇 십년을 다니는 이 집의 단골들의 경력에 비하면 나는 어쩌면 단골이랄 수도 없을지 모른다. 내 스스로도 어쩌지 못하는 병적인 감정 중의 하나로, 이따금씩 자신이 사람이라는 것 자체가 싫어서 못 견디는 순간이 있다. 한편으로는 어디 발길에 굴러다니는 돌멩이 하나에라도 정을 쏟고 싶은 마음 여린 순간도 있다. 그럴 때면 나는 이 칼국수집을 찾는다. 그리하여 칼국수가 마련되는 동안 주인아주머니가 밀가루반죽을 밀어 칼국수를 만드는 것을 구경하다가 마침내 칼국수를 먹는다. 그렇게 칼국수를 먹으면서 이따금씩 한두 방울 눈물을 찔끔거리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나는 언제 그렇듯 못견뎌 했냐 싶게 기분이 좋아져 있다. 스스로는 역시 세상은 살 만한 곳이라고까지 생각한다. 물론 칼국수 만들기에 바쁜 주인아주머니는 손님에게서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고는 터럭만큼도 짐작하지 못할 것이다. 나 혼자서 칼국수 한 그릇에 그렇듯 감동을 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이 집이 지니고 있는 선의(善意)이다. 자, 우선 칼국수 한 그릇에 들어가는 재료 좀 보아라. 화학 조미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은 채 멸치를 끓여 우려낸 국물에는 커다란 대합 한 마리에, 맛살조개에, 미더덕에, 미역에, 호박에, 감자에, 깻잎에, 김가루에… 이런 건더기들이 오히려 수제비보다 많을 지경이다. 그리고 2000원만 내면 양은 먹을 수 있는 한두 그릇도 좋고 세 그릇도 좋다. 독실한 신앙인인 주인아주머니는 살아가는 일이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죽을까 하던 어느 날 기도 중에 예수님이 나타나 바로 칼국수집을 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풀라고 일렀다는 것이다. 나 같은 무신론자 비슷한 사람에게도 이런 경우 예수는 참 재미있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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