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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 前대통령 국민장] 경호관 “보이지 않는다” 전화 뒤 30분간 봉화산 헤매

    [노 前대통령 국민장] 경호관 “보이지 않는다” 전화 뒤 30분간 봉화산 헤매

    27일 경찰은 2차 수사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당일 오전 사저를 나서 병원으로 후송되기까지의 행적을 전면 재발표했다. 출발시간부터 시작해 이동경로, 투신시간, 발견시간 등이 이전 발표와는 모두 달랐다. 26, 27일 이틀 동안 이병춘 경호관을 상대로 한 조사내용이 바탕이다. 23, 25일 조사를 토대로 1차 발표한 내용과 같은 대목은 ‘담배와 관련된 대화가 오고 갔다.’는 것뿐이다. 경찰의 2차 브리핑에 따르면 폐쇄회로(CC)TV 자료를 통해 밝혀진 노 전 대통령의 사저 출발 시간은 5시47분이다. 1차 브리핑 때 경찰이 발표한 5시50분보다 3분 빠르다. 유서 작성시간과 이 경호관이 ‘등산을 나간다.’는 노 전 대통령의 연락을 받은 시점(5시45분) 등 출발 이전 상황은 이전 조사와 동일하다. 사저를 나선 노 전 대통령과 이 경호관은 등산로 입구 마늘 밭에서 일하던 박모씨를 만나서 간단한 대화를 나눴다. 이어 오전 6시7분쯤 정토원 입구 90m 지점까지 올라갔으나 노 전 대통령이 “힘들다. 내려가자.”고 말해 발길을 돌렸다. 노 전 대통령이 부엉이바위에 도착한 시간은 6시10분쯤. 노 전 대통령은 이 경호관에게 “부엉이바위에 부엉이가 사나?”라고 말한 뒤 “담배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경호관이 “없습니다. 가져오라 할까요?”라고 되묻자 “그럼 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폐쇄된 등산로에 사람이 다니는 모양이네.”라고 말했고 이 경호관은 “그런 모양입니다.”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은 6시14분쯤 이 경호관에게 “정토원에 선(진규) 법사가 계시는지 보고 오지.”라고 지시했고, 이 경호관이 “모셔 올까요?”라고 묻자 “아니, 그냥 확인만 해 봐라.”고 했다. 이 경호관이 선 법사가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부엉이바위에 다시 도착한 때는 6시17분쯤. 노 전 대통령은 자리에 없었다. 이 경호관은 휴대전화를 이용, 사저 경호동에 있는 신모 경호관에게 “심부름을 다녀온 사이 대통령께서 보이지 않으니 내려오시는가 나와서 확인 좀 해라.”고 지시했다. 이 경호관은 이후 마애불 등산로와 부엉이바위 등산로, 호미든관음상, 봉화산청소년수련원을 둘러봤다. 이 과정에서 이 경호관은 나물 캐는 오모(57·여)씨, 젊은 부부 한 쌍 등을 만나 노 전 대통령에 관해 탐문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이어 6시30분쯤 정토원 앞에 다시 도착한 이 경호관은 선 법사가 “무슨 일이냐, VIP 오셨냐.”라고 묻자 “아무것도 아닙니다.”라고 답하곤 부엉이바위로 다시 출발했다. 35분쯤 부엉이바위에 간 이 경호관은 경호동의 신 경호관으로부터 “정토원에 가보라.”는 전화연락에 “아니 없더라.”라고 답하면서 순간적으로 부엉이바위 아래를 떠올렸다고 진술했다. 이 경호관이 약수터 밑에서 부엉이바위 아래 산 아래쪽을 보고 모로 누워 있는 노 전 대통령을 발견한 것은 6시45분. “사고가 났으니 차를 대라.”고 지원을 요청한 뒤, 노 전 대통령을 오른쪽 어깨에 메고 봉화산 아래 공터로 이동해 인공호흡을 두 차례 시도했다. 이후 도착한 차량에 탑승, 52분 김해시 세영병원으로 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경찰은 밝혔다. 창원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공시족’에게 공직이란?…달라진 의식들 “비정규직 차별 임금 차액 전액 지급하라” 인천 도심 난투극 조폭 108명 검거 서울대 주요학과 합격자 출신고 분석하니 올 지방직 9급 시험문제 분석해보니
  • 2500도 불길과 싸우는 대장장이의 삶

    농번기를 앞둔 지금 1년 중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하루 수백 개 농기구를 만들어야 하는 대장장이들이다. 섭씨 2500도가 넘는 불과 싸움을 벌이며 끊임없는 담금질로 쇠에 생명을 불러넣는 대장장이. 이들의 삶을 27~28일 EBS ‘극한직업’이 소개한다. 27일 오후 10시40분에 방송되는 1부는 대장장이 43년 경력의 형 류상준(56)씨와 12년 경력의 동생 류상남(53)씨가 함께 운영하는 도심 속 대장간을 취재했다. 농기구만 제작하던 과거와 달리 이들은 건축자재, 인테리어소품에 TV 사극 소품까지 만드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전과 달리 기계의 도움을 받지만 그래도 결국 제품을 완성하는 건 사람의 손이다. 하지만 대장장이들이 힘든 건 밀려드는 작업량이 아니라 바로 한시도 벗어날 수 없는 화덕의 열기다. 쇠를 달구는 화덕 앞 온도는 60도가 넘지만, 혹시 쇠가 녹아내릴까봐 자리를 비울 수도 없다. 하루종일 돌아가는 선풍기도 이 열기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거기다 메질을 하면서 튀는 뜨거운 쇳가루에 불똥까지, 대장장이의 몸은 곳곳이 화상자국이다. 28일 2부는 경북 상주에서 농기구를 전문으로 50년 동안 대장장이로 일한 홍영두(62)씨를 소개한다. 그는 위험하다는 이유로 다들 떠나간 대장간에 혼자 남아 하루 수백개의 호미, 낫, 괭이 등 농기구를 만들어낸다. 그 역시 허리를 펼 틈도 없는 대장간 일이 말할 수 없이 힘들지만, 그만을 바라보는 가족들이 있기에 일을 그만 둘 수 없다. 농번기 일이 밀려들며 하루 만들어야 할 낫만 해도 250개. 부단히 달군 쇠를 메질하던 홍씨는 과로한 몸이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진다. 그러면서도 “쇠처럼 단단하고 올곧은 마음이 없으면 이 일을 할 수 없다.”면서 그는 대장장이 일에 열정과 자부심을 드러낸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저기 사람 지나가네” 시선 돌린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은 “담배 하나 있느냐…저기 사람이 지나가네.”였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면서 기구한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고, 권양숙 여사의 검찰 출두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자신도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것이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담배 하나 있나” 회한에 찬 목소리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5시10분 유서 작성을 마친 뒤 조금 있다가 사저를 나섰다. 평소와 달리 경호관 1명만 그를 따랐다. 노 전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오르며 정들었고, 평소에도 가끔씩 오르던 뒷산을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자주 찾던 ‘부엉이 바위’ 부근에 섰다. 경호관에게 회한에 찬 목소리로 “담배 하나 있느냐.”고 물었고, 경호관은 “가져올까요?”라고 되물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럴 필요없다.”고 짧게 응대한 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섰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환호의 귀향과 검찰 수사에 이르기까지 60여년 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쳤으리라. 노 전 대통령은 산 아래 마을사람들을 바라보며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담담하게 말한 뒤 곧바로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깜짝 놀란 경호관이 어떻게 손을 써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경호관은 급히 병원에 연락을 하고 부엉이 바위 아래로 달려 내려왔다. 바위 아래 소나무밭에는 노 전 대통령의 처참한 모습이 고꾸라져 있었다. ●봉하마을이 훤히 보이는 바위에서 봉화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바위가 어우러져 경치가 빼어난 산이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도 자주 봉화산에 올라 마을 전경을 감상한다. 노 전 대통령의 어머니가 산 중턱의 봉화사에서 불공을 드렸고, 자신이 젊은 시절 고시 공부를 했던 곳이다. 봉하마을로 내려온 뒤에도 권양숙 여사와 함께 자주 산을 올랐다. 사저에서 봉화산 입구까지는 200여m. 사저를 나와 산 입구까지 가는 길은 감나무밭 사이로 평평하게 나 있다. 산 입구 왼쪽에는 농업용수로 쓰는 마을 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부엉이 바위는 주민들이 ‘부엉이처럼 생기고 부엉이가 많이 찾는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두 개의 큰 바위가 겹쳐 있으며 직각으로 30여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바위 위에는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있다. 다소 가파른 220m 등산로를 따라 130여m쯤 올라가면 바위틈 속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마애불이 나온다. 자연 바위에 조각된 좌불로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0호다. 마애불을 지나 나무다리를 건너 80m쯤 가면 부엉이 바위가 나온다. 나무다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320m쯤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 사자바위에 이른다. 사자바위는 오른쪽으로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비롯한 봉하마을과 마을앞 들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취재하기 위해 한때 카메라기자들이 진을 치던 곳이기도 하다. 사자바위와 부엉이 바위 중간지점 뒤쪽에는 호미를 든 관음상이 우뚝 솟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릴 적 꿈을 키웠던 봉화산을 생의 마감 장소로 택했다.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꿈을 이뤘으나 유년시절에 홀로 앉아 호연지기를 다졌던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림으로써 파란만장한 삶을 마쳤다. 김해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저기 사람 지나가네” 시선 돌린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3일 생애 마지막으로 남긴 육성은 “담배 하나 있느냐…저기 사람이 지나가네.”였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른 아침 집을 나서면서 기구한 자신의 일생을 정리하려고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고 있고, 권양숙 여사의 검찰 출두가 임박한 시점이었다. 자신도 사법처리 대상에 오를 것이 예견되는 상황이었다. ●“담배 하나 있나” 회한에 찬 목소리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5시10분 유서 작성을 마친 뒤 조금 있다가 사저를 나섰다. 평소와 달리 경호관 1명만 그를 따랐다. 노 전 대통령은 어릴 때부터 오르며 정들었고, 평소에도 가끔씩 오르던 뒷산을 올랐다. 노 전 대통령은 힘든 일이 있을 때 자주 찾던 ‘부엉이 바위’ 부근에 섰다. 경호관에게 회한에 찬 목소리로 “담배 하나 있느냐.”고 물었고, 경호관은 “가져올까요?”라고 되물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럴 필요없다.”고 짧게 응대한 뒤 마을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바위 위에 올라섰다.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 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환호의 귀향과 검찰 수사에 이르기까지 60여년 그의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쳤으리라. 노 전 대통령은 산 아래 마을사람들을 바라보며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고 담담하게 말한 뒤 곧바로 바위 아래로 뛰어내렸다. 깜짝 놀란 경호관이 어떻게 손을 써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다. 경호관은 급히 병원에 연락을 하고 부엉이 바위 아래로 달려 내려왔다. 바위 아래 소나무밭에는 노 전 대통령의 처참한 모습이 고꾸라져 있었다. ●봉하마을이 훤히 보이는 바위에서 봉화산은 그리 높지는 않지만 크고 작은 바위가 어우러져 경치가 빼어난 산이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구경하려는 관광객들도 자주 봉화산에 올라 마을 전경을 감상한다. 노 전 대통령의 어머니가 산 중턱의 봉화사에서 불공을 드렸고, 자신이 젊은 시절 고시 공부를 했던 곳이다. 봉하마을로 내려온 뒤에도 권양숙 여사와 함께 자주 산을 올랐다. 사저에서 봉화산 입구까지는 200여m. 사저를 나와 산 입구까지 가는 길은 감나무밭 사이로 평평하게 나 있다. 산 입구 왼쪽에는 농업용수로 쓰는 마을 저수지가 자리잡고 있다. 부엉이 바위는 주민들이 ‘부엉이처럼 생기고 부엉이가 많이 찾는다.’고 해서 이름 붙었다. 두 개의 큰 바위가 겹쳐 있으며 직각으로 30여m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이루고 있다. 바위 위에는 작은 소나무 두 그루가 있다. 다소 가파른 220m 등산로를 따라 130여m쯤 올라가면 바위틈 속에 비스듬히 누워 있는 마애불이 나온다. 자연 바위에 조각된 좌불로 경남도 유형문화재 제40호다. 마애불을 지나 나무다리를 건너 80m쯤 가면 부엉이 바위가 나온다. 나무다리 앞에서 오른쪽으로 320m쯤 더 오르면 봉화산 정상 사자바위에 이른다. 사자바위는 오른쪽으로 노 전 대통령 사저를 비롯한 봉하마을과 마을앞 들판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이 빼어난 곳이다. 노 전 대통령 사저를 취재하기 위해 한때 카메라기자들이 진을 치던 곳이기도 하다. 사자바위와 부엉이 바위 중간지점 뒤쪽에는 호미를 든 관음상이 우뚝 솟아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릴 적 꿈을 키웠던 봉화산을 생의 마감 장소로 택했다.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꿈을 이뤘으나 유년시절에 홀로 앉아 호연지기를 다졌던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내림으로써 파란만장한 삶을 마쳤다. 글 / 김해 특별취재팀 ksp@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손진호 기자 nasturu@seoul.co.kr [관련영상] ☞ 유서 “화장해라.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 충격과 비탄속 노 전대통령 시신 봉하마을에 ☞ 경찰, 盧 추모집회 봉쇄…시청역 ‘충돌’ ☞ 봉하마을 임시 분향소 조문 잇따라…일부에선 몸싸움도 ☞ 서울도 노 전대통령 추모 열기…‘촛불’ 켜졌다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27일부터 원문자 교수 흑백 추상화 개인전

    27일부터 원문자 교수 흑백 추상화 개인전

    원래 그의 장기는 화조도(花鳥圖)였다. 이화여대 재학 시절부터 꽃·새·나무·동물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그렸다. 그 그림으로 1970년 국전에서 국회의장상을, 6년 뒤인 1976년에는 국전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화려한 색채를 내세운 구상화인 화조도를 그 뒤로도 13~14년간 더 그렸다. 1989년쯤 되자 화풍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년 전 그린 것이나, 10년 전 그린 것이나, 어제 그린 것이나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었다. 현대적 화조도의 시대를 거쳐 먹과 한지를 활용한 추상화로 전환하게 된 이유다. 원문자(65) 이화여대 교수가 서울 견지동 동산방화랑에서 27일부터 6월9일까지 개인전을 갖는다. 2003년 금호미술관에서 대형 작품을 중심으로 개인전을 연 뒤 6년 만이다. 이번에 전시된 작업들은 색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채 한지를 오브제로 활용하거나 물성을 활용한 작품들과 먹을 이용해 흑백의 강렬한 대비를 활용한 추상화 작품들이다. 원 교수는 “작품이 서양화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먹과 화선지를 평생 떠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나는 동양화가”라면서 “다만 구도에서 현대 서양화를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먹과 화선지를 강조하는 이유는 이것이 문방사우로서, 선비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고 확장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원 교수도 구상에서 추상으로 화풍을 옮겨가면서도 먹과 화선지를 통해 선비의 정신세계와 관념세계를 표현하려는 의지를 포기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서양화에서 흑백의 대조는 차갑거나 강렬하지만, 동양화에서 먹으로 표현하는 흑백은 따뜻하고 순수하다.”면서 “그 차이를 관람객들이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02)733-587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단청기법 그림으로 만나는 박경리 삶과 문학

    단청기법 그림으로 만나는 박경리 삶과 문학

    ‘그러나 내 삶이/ 내 탓만은 아닌 것을 나는 안다/ 어쩌다가 글쓰는 세계로 들어가게 되었고/ 고도와도 같고 암실과도 같은 공간/ 그곳이 길이 되어 주었고/ 스승이 되어 주었고/ 친구가 되어 나를 지켜주었다 ’ 박경리 선생의 시 ‘천성’ 중에서. 동양화가 김덕용(48), 그는 최근 펴낸 소설가 박경리의 유고시집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에 삽입된 그림 작업을 맡았다. 출판사에서 우리 것을 좋아하던 박경리 선생의 고졸한 안목에 맞는 작가를 찾다가 고가구나 고목재를 재활용해 단청 기법으로 그림을 그리는 그를 찾아냈다. 나무에 그리다 보니 단청기법으로 그려도 그림은 지난 세월을 반추하듯 아스라하고 가물가물하다. 또렷하지 않은 그림은 추억처럼 따뜻하고 애틋한 마음을 일으킨다. 이런 인연으로 김 화백은 ‘박경리 선생 추모 1주년’을 맞아 24일까지 서울 강남구 신사동 갤러리현대 강남점에서 ‘박경리 1주기 특별전-박경리와 화가 김덕용’ 전시회를 갖는다. 박경리 선생의 유품들도 시집에 실린 김 화백의 작품, 신작과 함께 전시된다. 1층에는 고인이 평소 사용했던 재봉틀, 호미, 안경, 몽블랑 만년필, 토지 육필 원고, 사전 등 유품이 연보식으로 배열된 사진과 함께 전시된다. 담배 쌈지로 쓴 지갑 안에는 도라지 담배 1개비가 남아 있는데, 박경리 선생이 금세라도 한 대 달라고 해 피울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미 잘 알려져 있듯이 고인은 경남 통영에서 1926년 태어났고, 진주여고를 졸업한 뒤 교사로 잠깐 일하다가 19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문단에 ‘계산’으로 데뷔한 뒤 지난해 돌아갈 때까지 53년간 작가로 활동했다. 작가로 활동한 53년은 남편을 잃고, 외동딸을 키우며 살아온 시간이기도 하다. ‘내 삶이 온전치 못했기 때문에 글을 쓰게 됐다.’던 작가의 말이 떠오른다. 이 전시 공간은 홍익대 안상수 디자인학과 교수가 맡아 연출했다. 2층에는 김덕용의 삽화그림 10여점과 신작 20여점이 전시된다. 전시작은 모두 나무판에 전통 물감을 사용해 단청기법으로 그렸거나 자개를 박았다. “유고시집 그림들은 작업을 맡은 뒤 다시 한 번 더 박 선생님의 작품을 읽으면서 형상화한 것들이에요. 회화적으로 표현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사람 만나기를 꺼리는 것은 저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또 작가로서 자신의 원초적인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셨다는 생각을 갖게 됐지요.” 얌전히 개켜진 색동 이불, 시골 어느 초등학교 졸업 기념사진, 부끄러운 듯 반쯤은 문 뒤에 몸을 감추고 내다보는 소녀 등 이미지 자체도 향수를 자극한다. 박경리 선생을 모델로 그린 삽화를 제외하고 그의 그림 속 인물들은 그를 닮았다. 무덤덤하고 무표정해 보이지만 순진하고 순순한 이미지들이다. 김 화백은 “작가들의 작품활동은 자신을 찾고 나를 발견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02)519-0800.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다문화 가정 어린이도 함께 즐겨요”

    “다문화 가정 어린이도 함께 즐겨요”

    ‘5월 5일은 편견 없고, 차별 없는 아시아의 어린이날!’ 큼지막한 눈에 야트막한 코, 까무잡잡한 얼굴로 늘 싱글벙글하는 민혁이도, 까만 피부에 곱슬머리로 학교에서 ‘대~한민국’을 외치며 축구대표팀을 응원하다가 친구들에게 “니네 나라나 응원해.”라며 핀잔 들었던 성철이도, 초등학교 입학한 지 몇 달이 됐건만 아직도 한글 쓰기가 서툰 석남이도 아직껏 외갓집을 가보지 못했다. 엄마의 고향인 베트남, 말레이시아, 우즈베키스탄 등을 지도에서 겨우 더듬어 손가락으로 짚어봤을 뿐 어떤 곳인지 막연하기만 하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몸으로 느끼는 우리 사회의 벽은 두텁고, 피부색 다른 엄마의 고향을 알고픈 호기심은 여전히 크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2~5일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자라나고 있는 다문화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박물관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문화 어울림 한마당 행사’는 2일 일본의 날, 3일 중국의 날, 4일 러시아·중앙아시아의 날, 5일 동남아시아의 날로 지정해 해당 나라의 민속, 음악, 음식, 춤, 옷 등 문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마당을 활짝 열어놓았다. ●2~5일 박물관 곳곳서 ‘어울림 한마당’ 특히 모든 행사에서 어머니 나라의 문화를 체험함과 동시에 자신들이 살고 있는 한국의 문화를 접할 수 있게 풍성히 준비했다. 2일에는 한국 춤 공연을 대표하여 중요무형문화재 92호 이수자인 박건희가 ‘봄을 물들이다’라는 주제로 한국 전통춤 태평무 등을 선보인다. 신명나는 한국적 가락과 우아한 손놀림이 곁들여진다. 이밖에도 한국전통무예 24반, 태극기 그리기 체험 등을 선보인다. 또한 25일까지 기획1전시실에서 ‘우리 안의 세계’ 특별전을 갖고 10여개 나라의 500여점 생활용품을 전시한다. 전국 다문화가정에서 수집한 것들로 각 민족의 고유한 특성을 보여주고, 이것들이 한국 문화와 자연스레 어우러질 수 있는 보편성을 확인시켜준다. ‘이주의 발자취’, ‘각 민족별 결혼 혼수품’, ‘결혼 이민자의 하루 생활 영상물’ 등이 전시된다. 이밖에 민속박물관은 4일 ‘다문화사회와 박물관의 역할’을 주제로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국제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신광섭 관장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한국 문화를 일방적으로 배우도록 요구하기보다는 어머니 나라와 아버지 나라의 문화를 모두 이해하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래의 다문화 사회를 지향하는 인재로 키우기 위해 지속적인 행사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미곶 등대박물관에선 한지등초롱 만들기 한편 경북 포항 호미곶에 있는 국내 유일의 등대전문박물관인 국립등대박물관에서는 어린이날 야외전시장에서 ‘해양생활 한지등초롱 만들기’, ‘민화 부채 그리기’를 배우고 직접 해볼 수 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스위스 알프스 나체 등산땐 벌금 23만원 부과

    스위스 알프스 나체 등산땐 벌금 23만원 부과

    알프스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스위스 아펜젤 인너로덴(Innerrhoden) 지역 주민들이 나체 등산을 금지하기로 의결했다.  주민들은 26일(현지시간) 나체 등산을 감행하는 등산객이 적발되면 200스위스프랑(약 23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AP통신의 사진을 보면 많은 주민들이 광장에 모여 일제히 손을 들어 자신의 뜻을 밝히고 있다.이런 식의 주민 회의는 ‘란즈게마인데(Landsgemeinde)’라고 한다.  이 방안에 반대하는 이들은 찾아보기 힘들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주민 가운데 나체 등반객을 실제로 본 사람은 거의 없는 점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지난해 봄 독일인을 중심으로 한 수십명의 등산객이 벌거벗은 채 스위스 동부의 알프스 지대를 등반하면서 그동안 적지 않은 논란이 벌어져왔다.  이웃한 아우터로덴(Outerrhoden)도 같은 금지안을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독일의 한 웹사이트는 여전히 나체 등산이 자연스럽고 자유로우며 건강한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부추기고 있다.아울러 이 사이트는 프랑스와 독일의 알프스 지역에선 이런 식으로 나체 등산을 즐기는 행위가 18세기에 이른바 ‘자유로운 몸 문화’운동으로부터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지만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스위스 쪽에선 다소 낯선 등반 형식이기 때문에 반발에 직면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스위스에선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여성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등 매우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다.  BBC는 푸이스톨라 그로텐포쉬란 가명을 사용하는 나체 등반 마니아의 주장을 자세히 옮기고 있다.그는 “누군가를 화나게 할 생각은 전혀 없다.”며 “산에서 나체 산행을 즐기다 만난 사람들도 춥지 않느냐고 물어볼 뿐이며 (내가) 옷들을 걸쳤을 때와 하등 다를 게 없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법조계에선 이날 아펜젤 인노로덴 주민들의 결정이 연방법보다 훨씬 나아갔다며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았다고 보고 있다.대니얼 케티거 변호사는 “스위스 전체를 통틀어 나체 등산객은 20~25명 정도밖에 안 되는데 그들을 체포해 벌금을 물리는 일은 조금 아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주민들이 나체 등반을 금지하겠다고 나선 배경에는 나체 등반의 메카로 아펜젤이 알려질 경우 입게 될 관광산업에의 타격을 우려한 것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후원 좀…” 벌거벗은 채 장대 들고 파리 도심 질주  
  • [문화행사 알림방]

    이루마의 리사이틀 ‘Love Me’ ●울산문예회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이루마의 리사이틀 ‘Love me’를 25일 개최한다. 이루마는 특유의 감성적인 피아노 선율과 해박한 해설을 함께 들려준다. 연주곡목은 테마곡 ‘Love Me’에 이어 ‘Kiss The Rain’ 등이다. 입장권은 6만~4만원. (052)228-6117. 심포니 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 ●부산문화회관 27일 오후 7시30분 대극장에서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 기념 제24회 부산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가 열린다. 민간 오케스트라로 23회의 정기연주회, 부산음악인 시리즈, 청소년 교과서 음악회와 마술피리 부산바다축제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1588-7890. 아카펠라 ‘필리핀 마드리갈’ 공연 ●춘천문화예술회관 26일 오후 5시 세계적인 아카펠라 합창단 ‘필리핀 마드리갈 싱어즈’ 공연이 열린다. 비음악적 재료들마저 음악으로 승화하는 신기(神技)에 가까운 소리와 호흡을 지니고 있어 관객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제15회 호미예술제 개최 ●포항 호미곶 국립등대박물관 25일 제15회 호미예술제를 연다. 행사에서는 연오랑 세오녀 추모제와 특별공연, 초·중·고·일반인이 참가하는 전국 한글 백일장과 미술대회, 편지쓰기 등이 열린다.
  • [캠퍼스 라이프]

    ●충북대 8일 자연과학대학 제4자연관을 개관했다.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8196㎡ 규모로 모두 93억원을 투입했다. ●제주 한라대 금호미술관 1층에 들어서는 ‘공자학원’ 개소식을 가졌다. 공자학원은 중국 정부가 중국어와 문화 보급을 위해 설립을 지원하고 교사를 파견한 공익 교육기관이다. 중국 정부가 기증한 중국학 관련 서적 5000여권을 비치했다. ●전주대 외식산업학과 제1기 졸업생 취업률이 100%를 기록했다. 외식산업학과는 2005년 신설돼 올해 첫 졸업생을 배출했다. 졸업생들은 국내 유수 외식업체 조리파트와 외식 관련 저널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순천대 8일 지하 1층, 지상 3층에 연면적 5864㎡로 단장된 박물관을 열었다. 관람은 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061)750-5042).
  • 지관 총무원장등 불교계 노前대통령 방문

    ‘호미든 관음성상(觀音聖像)’ 봉안 50주년 기념 법회가 제64회 식목일인 5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 근처 경남 김해시 진영읍의 봉화산 정토원에서 열렸다. 이날 법회에는 봉화산 정토원 선진규 원장을 비롯해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운산 스님, 불교신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생존권의 상징도구인 호미를 든 관음성상은 50년전 동국대 불교대학생을 주축으로 한 31명의 불교학도가 “불교가 민중을 선도하고 일깨워 민족 생존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신심·사회·경제·사상개발이라는 ‘4대개발’을 내걸고 김해 봉화산 정상에 식목일인 1959년 4월5일 봉안했다. 당시 동국대에 다니며 이를 주도했던 선진규 원장은 기념사에서 “50년전 오늘 6·25민족상잔이 갓 지나고 초근목피로 연명하던 때에 자유당 정부는 국민을 짓눌러 이를 보다 못한 불교학도들이 뭉쳐 관음성상을 봉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관음성상이 봉안되던 때 중학교 1학년으로 봉화산의 식목행사에 참석한 인연이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법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선 원장은 “봉안 당시 나무를 심은 학생 가운데 한명이었던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방안에 있던 부처가 밖으로 나온 날, 나도 나무를 심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노 전 대통령은 법회가 끝난 뒤 선 원장과 지관·운산 스님 등 큰스님들과 불교신도회 간부 등 20여명의 불교계 인사를 사저에서 접견하고 1시간여 동안 환담했다. 노 전 대통령은 “먼 곳까지 방문해 줘서 송구하고 감사하다.”고 인사한 뒤 큰스님들과 봉화산의 역사, 퇴임 이후 봉하마을의 변화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으나 정치적 상황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었다고 김경수 비서관은 밝혔다. 김해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엄마와 읽는 동화]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송재찬

    단비네는 서울 생활을 전부 정리하고 엄마, 아빠 고향인 산동네로 이사를 왔습니다. 아빠가 다니던 회사가 문을 닫았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다닌 초등학교야.” 엄마를 따라간 ‘돌마당 초등학교’는 나무가 많고 운동장이 넓었지만 단비는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서울 학교가 그리웠어요. 조금도 기쁘지 않았습니다. 시무룩한 단비는 돌마당 초등학교 2학년 1반이 되었습니다. “엄마 우리 반은 모두 열두 명밖에 안돼. 내가 다니던 학교 한 분단밖에 안돼. 정말 시시해.” “열두 명? 단비는 정말 좋겠다. 나도 그런 학교 다녔음 좋겠다. 아빠랑 엄마가 다닐 때만 해도 서른 명쯤 되었는데. 단비야, 너무 속상해하지마. 엄마도 너처럼 2학년 때 이리로 이사 왔는데 여기서 아빠랑 만나 결혼도 했어. 너도 곧 여기가 좋아질 거야. 훌륭한 친구들도 만날 거고.” 단비는 속이 상해 울고 싶은데 엄마는 환한 얼굴입니다. 이사하길 너무 잘했다고 손뼉이라도 치고 싶은 얼굴입니다. 단비는 그런 엄마 때문에 또 속이 상했어요. “좋긴 뭐가 좋아요. 너무 작아서 진짜 학교가 아니고 장난감 학교 같은데. 애들도 다 그래. 맘에 드는 친구가 한 명도 없어.” “어쩜 엄마가 전학 왔을 때랑 똑같은 소릴 하니? 나도 너처럼 투덜거렸는데 김영철씨 만나고 나서 학교가 좋아졌어. 너도 곧 이 학교가 좋아질 거야.” 김영철씨란 단비 아빠입니다. “엄마, 엄마가 여기 이사올 때 2학년이었어? 아빠는?” “아빠도 2학년. 아빤 2학년에서 달리기를 제일 잘했어. 노래도 잘하고.” “그래서 아빠랑 결혼했어?” “2학년 땐 그 생각을 못했는데 그냥 친하게 지내다 보니까 결혼까지 하게 됐어.” 단비는 엄마 이야기를 들으며 자기네 반 남자 아이들을 떠올렸습니다. 2학년 1반 열 두 명 중에 남자는 여섯 명입니다. “엄마, 우리 반에 있는 남자 아이들은 아빠처럼 멋진 아이가 하나도 없어.” “전학 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그런 소리를 해. 나도 아빠가 멋진 사람인 걸 한참 후에야 알았어.” “훌륭한 사람인지 아닌지 아는 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그럼. 어떤 사람이 훌륭한지 아닌지 알려면 1년도 걸리고 10년도 걸려. 너희 반에도 분명 훌륭한 친구가 있을 거야. 눈여겨서 잘 찾아 봐.” “열 두 명밖에 없는데 훌륭한 친구가 어디 있어. 이런 산골에 훌륭한 친구가 있을 리 없어.” 그래도 단비는 이튿날부터 자기네 반 친구들을 한 사람씩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살펴보아도 훌륭한 친구는 눈에 띄지 않았어요. 공부를 아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고 아빠처럼 키가 크고 달리기를 잘하는 친구도 없는 것 같았어요. 단비는 새 학교가 맘에 들지 않아서 재미가 없었습니다. 3월 중순이 지나자 차갑던 바람은 훈훈해졌습니다. 올해는 다른 해보다 봄이 더 일찍 오고 있다고 했어요. 단비네 반 아이들은 교재원으로 꽃씨를 뿌리러 갔습니다. 아이들은 몇 없는데 교재원의 꽃밭은 작은 운동장처럼 넓어요. “자 여기다가 여러분의 꽃밭을 만들어 보세요. 선생님이 여러 가지 꽃씨를 많이 준비했으니까 필요한 만큼 가져다 뿌리세요. 먼저 호미로 땅을 파서 흙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세요.” 체육복 차림의 선생님 앞에는 여러 가지 꽃씨 바구니와 호미 같은 농기구가 놓여 있었습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아이들 수만큼 꽃밭을 갈라 아이들 이름이 적힌 팻말까지 미리 꽂아 놓았습니다. “내 꽃밭은 여기!” “내 꽃밭은 여기다! 난 뒤쪽이니까 키 큰 해바라기 씨앗을 뿌릴 거야.” “내가 제일 앞쪽이네. 그럼 키 작은 채송화를 뿌려야지.” 아이들은 큰 선물이라도 받은 아이들처럼 환한 얼굴로 선생님이 준비해 놓은 호미를 가져다가 땅을 정성껏 팠습니다. 모두들 처음이 아닌 듯 익숙하게 땅을 팠어요. 단비는 그런 아이들을 따라 호미를 들고 ‘김단비’라고 써 있는 꽃밭으로 갔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지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호미를 들고 기뻐하는 아이들의 마음이 단비에게 파도쳐 온 것 같았어요. “단비야, 너 꽃밭 처음 가꾸지?” 단비 꽃밭 옆에서 땅을 파던 창섭이가 벙긋 웃으며 말을 걸었습니다. 단비가 뭐라고 대꾸할 틈도 주지 않고 단비 꽃밭을 호미로 벅벅 긁었습니다. “이렇게 땅을 파 주어야 땅이 부드러워져서 식물이 잘 자라.” 창섭이는 마치 어른처럼 땅을 척척 팠습니다. 단비도 창섭이를 따라 같이 땅을 팠어요. “재미있다.” 단비와 창섭이는 단숨에 땅을 일구고 흙덩이까지 잘게 부순 다음 편편하게 골랐습니다. 꽁꽁 얼어붙었던 단비 마음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었습니다. “단비야, 넌 여기다 무슨 씨앗 뿌릴 거야?” 창섭이는 마치 선생님처럼 물었습니다. “난 잘 몰라. 뭐, 뭐가 있는데?” 단비는 세상에 태어나 흙을 파고 꽃씨를 심는 게 처음입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었습니다. “꽃씨는 여러 가지인데 여기가 꽃밭 중간쯤이잖아. 그러니까 맨드라미하고 백일홍 심으면 어떨까? 백일홍은 여름부터 꽃을 볼 수 있고 맨드라미는 가을에 피는데 서리가 내릴 때까지 볼 수 있어. 우리 학교 맨드라미는 꽃이 크고 예뻐. 선생님이 준비한 꽃씨들은 다 여기서 거두어 들인 건데 작년에 정말 예뻤어. 난 여기다 봉숭아 심을 거야.” “봉숭아도 있어? 내가 봉숭아 심을게. 야호! 손톱에 물들여야겠다.” “그럴래? 그럼 내가 백일홍 심을게. 넌 처음이니까 봉숭아하고 맨드라미 심어.” 봉숭아라는 소리에 단비는 힘이 났어요. 시골 친척네서 손톱에 봉숭아 물을 들인 아이들을 보고 부러워했었습니다. 단비는 더 열심히 땅을 팠어요. 교실에서는 말도 잘 안 하고 책도 더듬더듬 읽는 창섭이지만 꽃밭에 나오자 전혀 다른 사람 같았습니다. 단비는 솔직히 창섭이가 좀 모자란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했었어요. “창섭아, 넌 꽃 박사 같다. 꽃에 대해 모르는 게 없네.” 단비는 진심으로 말했습니다. “꽃 박사는 무슨. 우리 아빠가 꽃을 좋아해서 다른 아이보다 조금 더 아는 편이야. 자 다 되었다. 선생님께 가서 꽃씨 받아 와.” “니 꽃밭은 아직 다 못 팠잖아.” “괜찮아. 혼자서도 금방 할 수 있어.” “아냐. 같이 하자. 땅도 같이 파고 씨앗도 같이 심고.” “그럴까?” 단비와 창섭이는 꽃밭을 같이 일구고 씨앗도 같이 뿌렸습니다. 단비 입가에 자꾸 웃음이 걸렸습니다. “다 끝낸 사람은 비닐하우스도 만들어 주세요!” 선생님이 돌아다니며 작은 이불만 한 비닐 한 장씩을 허리춤에서 쓱쓱 뽑아 나누어 주었습니다. “이 건 또 뭐니?” 비닐을 받고 나서 단비가 묻자 창섭이는 친절하게 말했습니다. “봄이지만 또 갑자기 기온이 내려갈지 모르고 쥐들이 돌아다니며 꽃씨를 파 먹어 버릴지도 모르니까 비닐로 덮어두는 거야. 식물들의 포근한 집이야.” 창섭이는 이번에도 단비 비닐하우스부터 만들어 주고 나서 자기 것을 만들었습니다. “이제 다 되었어. 단비야, 이제부터 날마다 니 꽃밭을 들여다 봐. 꽃씨들도 주인이 관심을 가져주면 더 빨리, 더 튼튼하게 솟아나온대.” “알았어. 니 꽃밭도 날마다 들여다 봐 줄게.” 단비는 갑자기 시골 학교가 좋아졌어요. 집에 가서도 창섭이 이야기를 끝없이 늘어놓았습니다. 그날 밤 단비는 여러 가지 꽃이 만발한 꽃밭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새 학교 새 교실 아이들 열 두 명이 모두 꽃밭에서 같이 놀았습니다. 서먹서먹하던 아이들과도 모두 신나고 즐겁게 놀았습니다. 단비는 이튿날부터 날마다 꽃밭에 나가 작은 비닐하우스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단비만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등교하자마자 비닐하우스에 들러 싹이 텄는지 들여다보았습니다. 하루 이틀 사흘…꽃밭 출입을 하는 동안 단비는 아이들과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꽃씨는 싹을 틔우지 않았습니다. 단비는 그만 시들해졌어요. 기다려도 기다려도 싹이 나오지 않자 비닐하우스에 가는 게 재미가 없어 졌어요. 발길을 뚝 끊고 말았습니다. 봄비가 이틀이나 내리고 개나리가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비가 그치자 봄바람은 더욱 훈훈해졌어요. 그러던 어느 날 단비는 등교하자마자 교재원으로 발을 돌렸습니다. 운동장에 들어서는데 누가 교재원에서 부르는 것 같았어요. 자기 비닐하우스가 가까워지자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단비는 급하게 자기 이름이 붙은 비닐하우스 곁으로 가서 허리를 굽혔어요. “어머!” 빨간 기운이 도는 새싹과 연둣빛 작은 새싹이 힘차게 땅을 뚫고 올라 온 게 보였습니다. “났다, 났어! 새싹이 났어.” 단비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머리만 얌전히 내민 것도 있고 두 잎을 두 손처럼 벌린 새싹도 있습니다. ‘빨간 새싹은 맨드라미일까? 봉숭아일까?’ 난쟁이들이 쓰는 조그만 연필심 같은, 빨간 싹이 뾰족뾰족 귀엽습니다. 단비는 그처럼 아름답고 귀한 것을 처음 봅니다. 서울에서 보았던 어떤 장난감보다 가슴을 울렁거리게 했습니다. 창섭이 비닐하우스도 야단이 났습니다. 작고 귀여운 것들이 앞 다투며 흙을 뚫고 나왔습니다. “창섭아!” 단비는 교실로 냅다 뛰었습니다. 온몸이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았습니다. 온몸에서 새싹 같은 기쁨이 뾰족뾰족 돋는 것 같았습니다. ●작가의 말 해마다 봄이 오면 아이들과 꽃씨를 뿌린다. 아이들은 새싹을 보며 기쁨과 희망을 한꺼번에 찾아낸다. 공을 차는 아이, 책을 읽는 아이도 아름답지만 꽃을 가꾸는 아이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작년 가을 학교 꽃밭에서 거두어들인 꽃씨를 꺼내며 즐거웠던 새봄을 동화로 써 보았다. ●약력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당선 ▲세종아동문학상, 이주홍 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방정환문학상 수상 ▲‘무서운 학교 무서운 아이들’, ‘돌아온 진돗개 백구’, ‘주인없는 구두 가게’, ‘노래하며 우는 새’, ‘이 세상이 아름다운 까닭’, ‘하얀 야생마’, ‘아버지가 숨어사는 푸른 기와집’, ‘나는 독수리 솔롱고스’, ‘비밀족보’, ‘우리 다시 만날 때’, ‘새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등의 작품집이 있음. ▲현재 서울신묵초등학교 교사
  • 여성·개에 대한 헌사

    여성·개에 대한 헌사

    중견 여류 작가들이 여성과 개에 대한 헌사를 각각 내놓았다. 전통 채색 기법과 한지를 활용해 1999년부터 종이부인 연작을 선보여 온 작가 정종미(52·고려대 교수)의 개인전이 3월1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제목은 ‘역사 속의 종이부인’이다. 전시 작품들은 합판 위에 전통 염료로 염색한 한지나 삼베 등을 입히고 여성의 얼굴을 그린 뒤 종이나 비단으로 직접 만든 옷을 콜라주 기법으로 붙인 것들이다. 콩즙, 들기름 등 특유의 재료도 사용했다. 예전의 작업이 보통의 여성, 어머니를 표현했다면 이번에는 이름값이 있는 여인들이다. 고구려 주몽의 어머니인 유화부인, 신라의 선덕여왕, 격동의 시대를 살다간 명성황후, 황진이, 신사임당, 논개, 유관순, 나혜석 등 역사에 이름을 남긴 여성 11명이다. 영정이 있거나, 사진 등으로 얼굴이 남아 있는 경우도 있어 이번 작업은 장삼이사의 어머니를 만들 때만큼 쉽지 않았다고 한다. 정 작가는 “명성황후를 작업하던 지난여름에는 그의 험난한 인생이 눈에 밟혀 마치 접신을 하듯 몸이 아프고 고통스러웠다.”고 소개했다. 작가는 역사 속 여성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 “얼굴을 찾아주고 죽은 영혼들에게 행복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인지 적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투신한 논개는 푸른 바탕 위에 거꾸로 떨어지는 모습을 새처럼 자유롭게 표현했다. 나혜석의 경우는 마치 어린애가 장난친 듯 엉성한 그림이 인상적이다. (02)720-5114. 국내 대표적인 페미니즘 미술 작가인 윤석남(70)은 학고재에서 24일까지 ‘유기견에 대한 진혼제’를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9~11월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전시된 ‘윤석남 1025-사람과 사람없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윤 작가는 2004년 버려진 개를 거둬 기르는 이애신 할머니를 만난 뒤 나무를 개 모양으로 조각하기 시작했다. 남편과 자식을 돌보느라 자신을 희생한 여성을 형상화해 온 윤 작가가 이번에는 버려진 개들의 부당하게 대우받은 삶에 촛점을 맞춘 것이다. 1025는 이애신 할머니가 돌본 유기견의 숫자다. 페미니즘과 유기견의 연결 고리는 무엇일까. 윤석남은 “여성을 보살핌이라는 성격으로 한정할 수는 없지만 유기견 작업은 보살핌이라는, 여성에게 내재된 요소와 맥락이 닿아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백팔번뇌를 상징하듯 108마리의 개를 작품화하고 있다. 이미 80마리는 작업이 끝났고, 이번 개인전에서는 약 40마리가 전시된다. 구관에는 아르코 전시 때의 옛날 작품이, 신관에는 신작이 소개됐다. 신작의 특징은 개에게 날개를 달아주거나 촛불, 자개를 박은 화려한 꽃 조각을 곁에 놓아주었다는 것이다. 개들의 해탈과 구원을 소망하는 작가의 마음 때문이다. (02)720-152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멋과 맛이 있는 여행 ①] 우리는 구룡포로 간다

    [멋과 맛이 있는 여행 ①] 우리는 구룡포로 간다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다. 바다는 원래 하나지만 동해, 서해, 남해 그 바다에 각기 다른 색깔이 있다. 우리 바다는 3색의 바다인 것이다. 낙조가 아름다운 서해는 눈물의 바다다. 울고 싶을 때 찾아가는 바다다. 다도해가 아름다운 남해는 맛의 바다다. 바다의 맛은 대부분 남해에서 나온다. 그렇다면 동해는? 해가 뜨는 동해는 신화의 바다다. 당신이 《삼국유사》를 읽었다면 연오랑 세오녀, 만파식적, 처용의 신화가 동해바다에서 나온 것을 기억할 것이다. 동해가 신화의 바다가 될 수 있는 것은 그 바다에서 날마다 해가 뜨기 때문이다. 어둠을 뚫고 솟구치는 해는 때로는 신화가 되고 때로는 희망이 된다. 이런 말도 있다. 사랑을 할 사람은 동해로 가고 이별을 할 사람은 서해로 가라고. 나도 사랑을 하기위해 동해로 간다. 거침없는 바다와 정열적인 파도가 동해의 멋이라면 동해의 맛은 그 멋 속에서 나온다. 당신이 당신의 삶에 지쳤다면 이 여행의 동행이 되길 바란다. 동해로 떠나는 여행은 잃어버린 희망을 바다에서 다시 건지러 가는 여행이다. 경제가 어려워서인지 올 겨울은 유난히 춥다. 체감온도가 수시로 빙점 이하로 떨어진다. 하지만 동해는 겨우 그 정도로 엄살이냐고 우리를 나무란다. 바닥이 있어야 치고 오르는 맛이 있는 것이라고 우리를 위로한다. 자신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은 남도 사랑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구룡포’다. 한반도 지도를 보면 호랑이 꼬리인 호미곶이 있다. 호미곶 아래에 장기반도가 있다. 장기반도에 구룡포가 있고, 구룡포 바다가 있다. 행정적으로는 경북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이다. 구룡포읍 구룡포리가 구룡포의 중심이다. 구룡포 항도 그곳에 있다. 구룡포 항은 작은 만이다. 거기다 수심이 깊어 동해안의 주요 어업전진기지다. 꽁치, 대구, 방어, 오징어 등이 많이 잡히며, 미역과 전복 양식장이 많다. 구룡포 항은 어선이 많고 수산물이 많아 늘 풍성하다. 내 기억 속의 구룡포는 언제나 풍성하다. 피데기 오징어가 그렇고 요즘 제철인 과메기가 그렇다. 바다를 마당처럼 펼쳐놓고 사는 구룡포 사람들의 인심도 풍성하다. 어느 식당에서든 푸짐하고 또한 싱싱하다. 구룡포는 ‘피데기 오징어’의 본향이다. 피데기 오징어란 동해 청정바다에서 잡은 오징어를 산지 신선한 해풍으로 70%쯤 건조시킨 오징어를 말한다. 구룡포 말로 ‘피득피득 말린다’는 것이다. 바짝 말린 마른 오징어보다는 피데기 오징어가 노화방지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하지만 요즘은 피데기 오징어보다 과메기가 제철이다. 이제는 동해한 별미가 아니라 ‘국민 음식’이 되어버린 과메기도 구룡포가 본향이다. 과메기를 만드는 꽁치는 원양에서 잡아오지만 구룡포 해풍과 햇살에 말려야 상품(上品)이 된다. 과메기는 꽁치를 여러 차례 얼리고 말린 것이다. 북태평양 냉동꽁치를 녹이고 손질해 내다 걸어 3~10일 동안 얼고 녹기를 반복하여 말린다. 그러면 꽁치가 과메기로 변신한다. 과메기는 주로 경상북도 지방에서 먹던 음식인데, 과메기라는 말은 청어의 눈은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한다. 과메기도 역사가 있는 음식이라는 것이다. 옛 책인 《규합총서(閨閤叢書)》에도 ‘비웃(청어)을 들어 보아 두 눈이 서로 통하여 말갛게 마주 비치는 것을 말려 쓰는 그 맛이 기이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다. 지금도 청어 과메기만을 과메기로만 인정하는 식도락가가 있다. 하지만 근래에는 청어가 많이 잡히지 않고 값도 비싼 데다, 건조기간이 오래 걸려 지금은 꽁치로 만든다. 물론 구룡포 근해에서도 국내산 꽁치가 잡힌다. 국내산 꽁치는 기름기가 적어 건조 때 살이 푸석푸석해진다. 과메기 본래의 맛이 나지 않는다. 그러나 북태평양산 냉동꽁치는 배에서 바로 잡아 급냉해 선도가 그대로 유지되고 녹고 얼고를 반복할 때마다 육질이 야무지게 변한다. 맛도 시대 따라 변하는 법이다. 청어면 어떻고 원양꽁치면 어떠랴. 국민의 사랑을 받을 때 그것이 다시 국민의 맛을 차지하는 것이다. 2009년 새해의 멋과 맛의 트렌드는 명품이 아니라 대중적인 것에 있다. 값이 비싼 명품이 더 이상 대세가 되지 못한다. 예를 들자면 바로 과메기 같은 것이 사랑을 받을 것이다. 꽁치 과메기는 주머니 부담이 없어서 편하다. 맛도 뛰어나다. 꽁치 과메기 20마리 한 줄에 1만 2천 원 내외를 받는다. 4~5인이 푸짐하게,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양이다. 과메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냉동꽁치를 먼저 자연 상태에서 하루 동안 해동을 시킨다. 꽁치를 통째로 말리는 ‘통마리 과메기’는 짚에 엮어 그냥 걸어둔다. 반으로 가르는 ‘배지기 과메기’는 일일이 내장과 뼈를 추려내는 작업을 사람의 손으로 한다. 기계에 맡기면 꽁치 본래의 살결이 그대로 살아나지 않는다. 요즘 소비자들이 통마리보다는 배지기 과메기를 선호하기에 구룡포 주민들의 손은 쉴 틈이 없다. 자연 해동된 꽁치는 해저에서 퍼 올린 해수로 깨끗이 씻어낸 다음 손가락 굵기의 곧은 시누대에 걸어 그늘 깊은 응달에서 말린다. 통마리는 영하 2~영상 5도의 기온 사이에서 약 15일간 건조한다. 배지기는 영상 5~8도 사이에서 바닷바람에 얼고 녹고를 3~5일 정도 반복시킨다. 그러면 생선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과메기는 어떻게 먹는가? 과메기는 본래의 맛도 맛이지만 생미역과 김, 겨울배추에다 쪽파, 미나리, 고추, 마늘을 얹어 달콤한 초장에 찍어 먹어야 제맛이다. 과메기가 예전엔 주로 겨울철 바닷사람들의 술안주였지만 요즘은 무침, 구이, 튀김, 초밥 등 다양한 요리방법이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의 맛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과메기는 왜 좋은가? 과메기는 원재료인 청어나 꽁치보다 영양가가 높다. 생선 자체보다 과메기로 만들었을 경우 DHA와 오메가3지방산의 양이 상당히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과메기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핵산이 점점 많이 생성되어 피부노화, 체력저하, 뇌쇠퇴 방지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영덕이나 울진에서도 과메기를 만든다. 그래도 과메기는 구룡포 과메기를 최고로 친다. ‘구룡포 과메기는 달라요’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구룡포에서는 육지에서 부는 북서 계절풍과 영일만 바닷바람이 교차한다. 그 때문에 동해안 어느 지역보다도 적절한 기온과 겨울바람이 최상의 과메기를 만들어낸다. 그보다도 중요한 것은 과메기를 만드는 구룡포 사람들의 정성스러운 손이 있다. 과메기가 일본에까지 소개됐다. 최근 일본의 유력지인 《요미우리》신문에 소개되면서 일본열도에 널리 알려졌다. 구룡포에는 일제 적산가옥들이 많아 남아 있다. 구룡포 일출을 보고 낮에는 천천히 적산가옥이 있는 이국적인 풍경 사이를 거닐어 본다면 구룡포만이 가진 멋에 저절로 취할 것이다. 자, 떠나자. 주머니 걱정일랑 하지 말고 구룡포에서 푸짐하고 영양 많은 과메기 맛에 취해 보자. 자, 지금 우리는 구룡포로 가고 있다. 글·사진 정일근 기획위원
  •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김형준 정치비평] 국정운영의 ‘스마트 파워’

    미국 스탠퍼드대의 조지 교수는 정부의 국정 운영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인으로 인지 스타일, 효능감,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 등 대통령의 개성을 지적했다. 정보를 저장하고 인출하고 평가할 때 선호하는 방식으로서의 ‘인지 스타일’은 대통령이 통치 환경에서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인식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며, 새로운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만약 대통령이 자신의 신념과 경험만을 믿고 민심과는 동떨어진 정보를 토대로 상황을 인식할 경우 잘못된 정책 결정에 노출되기 쉽다. 어떤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자신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무엇인가를 성취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서의 대통령 효능감은 소통 방식과 정부의 역할을 규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대통령의 자신감이 지나치게 강할수록 장관이나 참모와의 쌍방향 소통보다는 이들에게 자신의 믿음과 생각을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소통에 치중할 개연성이 크다. 정치 갈등에 대한 정향은 대통령이 정치에 대한 태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 정치를 필요하고 유용한 게임으로 인식하면 정치 갈등을 해결할 때 다양한 견해, 분석, 충고들에 대한 공개적이고 무제한적인 표출을 용인한다. 반면, 정치를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으로 인식하면 정치인이나 전문가보다는 비선 조직과 직관에 의존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여하튼 조지 교수는 국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정확한 정보에 접하고 근거 없는 낙관주의에 매몰되지 말고, 민감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정치를 통해 해결하라고 충고한다. 이러한 충고는 집권 2년차 개각을 단행하고 설 이후 새로운 각오로 국정을 운영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이 깊이 음미해 볼 만한 내용이다. 대통령은 보다 낮은 자세로 설 민심을 정확하게 파악해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해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은 용산 철거민 참사가 지난 김영삼 정부 때 발생한 성수대교 붕괴에 버금가는 국정운영의 결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 국회에서 172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소수 정권임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지난번 입법전쟁과 이번 용산 참사에서 보듯이 MB 정부는 겉으로는 거대 정당의 지지를 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박근혜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사태가 정부의 의도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갔음을 유념해야 한다. 친박의 도움 없이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없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MB 정부의 내재적 한계는 혹독한 현실이다. 이와 같은 취약한 통치환경에서는 ‘단순한 속도전’보다는 ‘스마트한 속도전’에 바탕을 두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 지난해 촛불시위로 허비한 시간을 한번에 만회해 보겠다고 의욕만 앞세워 철저한 준비 없이 속도에만 치중할 경우 국민과 야당을 설득하지 못한 채 오히려 국정이 장기간 표류할 수 있다. 더구나 정치로 풀어야 할 문제를 법치만을 내세워 강경하게 나갈 때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을 수 없게 된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가 사실상 불가피해졌다. 설 직전에 실시된 TNS 조사에 따르면 용산 참사에 대해 ‘과잉 집안’ 때문이라는 응답이 58.1%로 ‘과격시위’가 원인이라는 응답(32.4%)보다 훨씬 많았다. 정부 여당은 설 이후의 정국을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추궁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받아들이는 대담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더불어 제2, 제3의 용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개발 철거민 보호 대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 그래야만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가 힘과 속도에만 의존하는 하드 파워에서 소통과 통합의 ‘스마트 파워’로 바뀌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갱상도에 묵을 거 없다꼬 누가 글카데?

    갱상도에 묵을 거 없다꼬 누가 글카데?

    “여행이건 답사건 집을 떠난 사람에게 가장 큰 어려움은 어디 가서 잘 것인가이고, 그 다음 문제는 무얼 먹는가이다. … 그런데 경상도 음식이 짜고 맛없다는 사실은 경상도 사람만 모르고 전국이 다 아는지라 경상도 답사에서는 애당초 기대할 것이 없는데….”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나오는 경상도 음식에 대한 혹평이다. 물론 문장의 여운으로 짐작했듯이 반전은 있다. 작가는 안동의 향토음식을 발견하고 꽤 흡족해한다. 흔히 맛의 고장이라면 주저없이 전라도를 꼽는다. 경상도는 늘 먹거리와 관련해 홀대를 받았다. 이제 이런 편견이 조금씩 억울해지고 있다. 소수만이 즐겨 먹던 특별식에서 ‘4000만의 영양식’으로 등극한 과메기의 고향이 어디인가. 제철 맞은 박달대게의 본산은 또 어디인가. 제주가 아니라면 해녀들이 캐온 자연산 참전복을 어디서 맛볼 수 있단 말인가. 때마침 꽁치 과메기의 형님 격인 청어까지 돌아와 전국 맛객의 눈과 입이 쏠리고 있는 동해안. 넉넉한 바다를 품고 있는 경북 4개 시·군의 ‘사해진미(四海眞美)’를 찾아 다녀왔다. ● 전복탕과 해삼무침 도심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는 큼지막한 자연산 전복 3마리가 온전한 몸채로 국물에 폭 잠겨 있는 뚝배기 앞에서 그만 입이 헤벌어지고 만다. 경주 감포 앞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명당 자리에 20년 동안 둥지를 틀어 온 해송정(054-771-8058)의 대표음식인 전복탕이다. 마늘, 대추를 함께 넣고 1시간 이상 푹 고아 국물이 뽀얗다. 고소한 참기름 향까지 피어올라 수저 잡은 손에 힘이 불끈 들어간다. 미역국보다 10배는 시원하고 진한 맛이랄까. 칼집을 내어 국물이 잘 배어든 전복살은 야들야들 쫄깃쫄깃하다. 국물 한 방울 남지 않도록 깨끗이 비워 본 것이 얼마만인지. 쉰 살을 훌쩍 넘긴 해송정의 주인 아주머니는 감포에서 몇 안 남은 해녀. 보통 한 달에 1~2차례 물질을 나간다고 한다. 이렇게 채취한 전복은 1㎏(8~9개)에 12만원, 전복탕은 4만원이다.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한다. 전복탕보다 먼저 상을 차지하고 있던 해삼무침(3만~5만원)도 놀라운 맛의 발견이었다. 자연삼 해삼을 쫑쫑 썰어 청포묵을 무치듯 무, 오이, 고추, 김, 참기름과 함께 버무렸다. 무심하게 한 젓가락 집어 들었더니 새콤, 달콤, 시원, 담백, 바다의 맛과 향이 확 퍼져 들었다. ● 전국구가 된 과메기 과메기의 본향 포항 구룡포로 가는 길마다 꽁치를 말리는 풍경 일색이다. 11~2월이 제철인 과메기는 저장 방법과 택배의 발달로 이제 사계절, 전국 어디에서건 즐길 수 있게 됐지만 역시 추운 겨울, 본고장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해돋이 명소의 하나인 포항 호미곶에 위치한 호미곶 회타운(054-284-2855)의 꽁치 과메기는 유난히 기름기가 좔좔 흘러 애주가들을 더욱 동하게 한다. 마른 김, 미역, 상추와 더불어 겉절이로 많이 해먹는 봄동이 함께 나오는 것이 특이했다. 과메기의 쫄깃함이 봄동의 아삭함과 썩 잘 어울린다. ● 영덕의 자랑 박달대게 영덕에서 울진으로 넘어가다 과메기의 원조 청어를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었다. 영덕읍 창포리 일대였다. 과메기를 말리는 방법은 두 가지. 머리까지 통채로 건조하는 것을 통마리, 배를 갈라 뼈와 내장을 제거하고 말리는 방식을 배지기라고 한다. 금의환향한 청어가 통마리로 건조되고 있는 드문 풍경을 보니 저절로 걸음이 설 수밖에. 개풍식당(054-733-5674) 주인 박병호씨는 청어 과메기 맛을 잊지 못하던 전국의 미식가들이 서로 보내 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청어가 우리 돈 좀 벌라고 왔는 갑다.”며 껄껄 웃었다. 식당 앞에 산처럼 쌓아둔 청어를 보니 손님 맞을 형편이 아니다. 심히 미안해하다가 인정에 끌려 급기야 도로변에 간이로 상을 차렸다. 통통한 놈 서너 마리가 제물로 간택됐다. 20일 밤낮을 꼬박 외풍을 견딘 놈들이다. 껍질을 벗기니 속에 알이 꽉 들어찬 암놈이다. 수놈의 살과 함께 접시에 내자마자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살짝 얼어 톡톡 터지는 알과 쫀쫀한 살이 함께 씹히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 수온 변화로 꽁치에 자리를 내줬던 청어의 귀환에 왜 이리들 호들갑인지 알 만했다. 한 접시에 1만 5000~2만원. 1두릅 10마리 1만원으로 택배비(4000~5000원)를 내면 전국 어디로든 배송한다. 영덕 하면 떠오르는 대게. 그 중에서도 살이 박달나무처럼 야물게 꽉 들어찬 박달대게는 영덕의 자랑이다.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가 대게잡이 계절. 이 기간 동안 영덕 강구항에서는 매일 오전 9시30분쯤부터 위판 현장을 볼 수 있다. 대게는 크기에 따라 등을 땅에 댄 채 가지런히 눕혀진 뒤 차별 없이 바코드가 달린 ‘완장’을 달게 된다. 강구근해자망선주협회에서 제작한 보증수표다. 제3자가 사용할 수 없도록 저작권, 상표권 등록까지 돼 있고 위조 방지를 위해 매년 색상을 바꾸는데 올해는 붉은색이다. 항구에서 직접 산 뒤 인근 식당에 가서 먹을 수도 있는데 대게값의 10%를 찜값으로 받는다. 자릿세와 밥값 등 이것저것이 달라붙는다. 겉모양만 보고 골랐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 차라리 식당 이용이 편하다. 박달대게는 수입 대게와 달리 마리로 계산하는데 3만~18만원이다. 강구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대게종가(080-733-3838)는 속빈 대게를 즉각 바꿔 주는 서비스로 손님들을 끌고 있다. ● 건강철철 해천탕 울진군에서 최근 열린 요리경연대회에서 아쉽게 2위를 차지한 해천탕. 1인분에 5000원인 코다리찜의 대중적인 가격에 밀렸다고 한다. 해천탕의 가격은 4인분 기준 5만 5000원. 들어가는 식재료를 보면 비싸다고 입 내밀 일이 아니다. 울진군 근남면 진복리에 위치한 해오름(054-783-0300) 식당의 김정애 사장이 5년 전 개발했다는 이 요리는 울진의 새로운 별미로 대접 받는다. 양도 식재료도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할 만하다. 자연산 전복, 자연산 송이, 게껍질을 먹인 토종닭이 주인공 3인방. 황기, 두충 등 8가지 한약재에 은행, 대추, 밤, 가리비 등이 조연이다. 웬만한 보양식도 울고 갈 판이다. 토종닭에서 빠져나온 진한 육수와 한약재의 쌉쌀한 맛이 어우려져 겨울철 허한 기운을 달래고픈 어른신들과 숙취 해소를 원하는 술꾼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2시간 전에 예약을 해야 푹 고아진 진한 국물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단다. 해천탕 국물에 야채와 찹쌀을 넣어 끓인 걸쭉한 죽은 입가심으로 제격이었다. 글 경주·포항·영덕·울진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2009 대한민국 행복을 말하다] 이외수·최윤희·김형성·조광제 4색 좌담

    한평생 다른 분야에서 살아온 ‘이방인’들이 대한민국의 행복 지수를 진단하려고 만났다. 국회 입법조사처 처장 김형성씨, 행복학 강사 최윤희씨, 한국프랑스철학회 회장 조광제씨가 강원도 화천 감성마을에 사는 소설가 이외수씨를 찾아갔다. 인문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삶이 나아지려면 정치와 법, 사회지도층이 어떤 일을 해야 할지 토론하는 자리였다. 첫 만남이었지만, 오래된 친구처럼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불행한 것에 안타까워하며 밤늦도록 찻잔과 술잔을 기울였다. 한국입법학연구소가 최근 마련한 이색 좌담에 서울신문이 동행했다. →2009년 대한민국은 어떤 행복을 꿈꾸고 있습니까. 이외수 우리 사회는 행복을 몰라서 불행하다. 사람끼리 관계에서도 이득을 따지고 물질적 풍요가 행복을 좌지우지한다고 착각하고 있다. 물질의 풍요도 도덕성과 조화를 이뤄야 가치를 지닌다. 전 세계 범죄자의 공통점은 딱 하나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것.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 것이 진정한 행복인데…. 배려 없는 성공을 지향하면 대한민국은 불행해진다. 최윤희 달팽이가 나팔꽃을 찾아가는 과정을 보자. 느린 달팽이가 나팔꽃에 도착하면 꽃은 이미 죽어 버린다. 그럼 달팽이는 불행한 것일까. 나팔꽃은 죽었지만, 달팽이는 찾아가는 과정에서 행복을 느끼지 않았을까. 행복이라는 파랑새는 산이나 무지개 너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곁에 자리하고 있다. 행복은 블록버스터나 스펙터클이 아니다. 행복은 먼지처럼 쌓여가는 것이다. →행복한 삶을 위한 토대인데도 잊혀 가는 것들이 있다면. 조광제 지난 100년간 외세 침략, 전쟁, 독재정권 등을 거치면서 살아남으려면 흔히 말하는 백(후원자)이나 줄을 잡는 것이 지상과제였다. 도덕성을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개성과 자유가 희생당하고, ‘돈 돈 돈’ 하는 가치관이 누적됐다. 이걸 이제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참 어려운 과제다. 경제 성장도 하면서 경쟁 구조를 완화하고 정신적 가치와도 조화를 추구하느냐, 우리 모두 고민하고, 고민해야 한다. 이외수 다른 이를 배려하면서 돈을 버는 것과 나만 잘 되려고 돈을 버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즐거울까. 응당히 남도 즐겁고 나도 즐거운 것을 선택해야 한다. 나만 즐겁고 남을 배려하지 않는 것은 범죄와 다르지 않다. 진정한 성공이 아니다. 인생의 아름다운 목표가 없으니까 좌절만 하면 완전한 무기력에 빠진다. 30,40대에 직장 하나 없어졌다고 지하도로 가는 게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어려워졌다고 자식을 보육원에 맡기고 부부가 쉽게 갈라서는 것도 마찬가지다. 직장 하나 잃은 걸로 인간답지 못한 길을 너무 쉽게 선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김형성 능력이나 재주가 뛰어난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만물의 영장인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인성 본성이다. ‘제국의 미래’라는 책에서도 미국이 선도 국가로 남으려면 관용과 배려의 정신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세계의 리더로 자리하기가 어렵다는 이야기다.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본다. →대한민국이 행복해지려면 정치인 등 지도층의 역할이 중요할 텐데. 김형성 당연하면서도 쉽지 않은 얘기인데,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특히 지도층이 명확한 소명의식을 지니는 것이 중요하다.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스스로 자신이 해야 할 일만 해주면 이 사회의 행복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까 싶다. 이외수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한번 보자. 흥부는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보고 매우 불쌍하게 여겼다. 제비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보는 측은지심을 지녔다. 놀부는 부자가 될 욕심으로 제비의 다리를 분질러 다시 고쳐주겠다고 생각한다. 제비와 내가 별개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조상은 예부터 밭을 매다가도 돌덩이가 나오면 ‘네가 여기 있으니까 호미에 찍히지 않느냐, 저기 가서 편히 쉬라.’ 하며 돌멩이를 던졌다.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기는 흥부 같은 마음이 정치든 법이든, 어느 분야에서든 잊히지 말았으면 좋겠다. 조광제 언제든지 비판받고 책임진다는 의식으로 자리에 서야 하는 게 아닐까. 권력이 커지는 만큼 자기비판, 자기성찰이 더욱 빛나야 하고, 권력이 아닌 권한이 오로지 국민 복리를 향해 애틋하게 쓰이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절실하다. 최윤희 소박하고 평범하지만, 의미 있는 작은 멘토를 많이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칭찬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문근영이나 김장훈이 남몰래 기부를 했는데 여기에 무슨 비딱한 시선과 색깔을 들이댈 것인가. 리더가 꼭 나이가 많고 학식·지위가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타인을 위해 일하면서도 티를 내지 않는 분들의 감동적인 모습을 찾아내 알리고 본받아야 한다. →법이 대한민국을 행복하게 만드나. 이외수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은 사실 있으나마나 한 것이다. 예를 들면 촛불시위 때 유모차에 아기를 데리고 나갔다고 아동학대로 처벌한다면 우리나라 헌법 제1조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거짓말이 될 것이다. 헌법이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용하는데도 법을 행사하는 사람(경찰)이 오히려 법을 이해되지 않게 적용하고 있다. 정말 심각한 문제고 현행법이 잘못된 거다. 법은 인간의 행복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다. 행복이 사랑과 인간다움, 아름다움과 맞닿아 있기에 법도 처벌에 파묻히지 말고 행복한 것, 아름다운 것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쓰여야 한다. 법이 예술과 창작, 표현과 사상의 자유를 너무나 많이 억압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법 때문에 예술이 위축되는 경우가 숱하게 있었다. 국가보안법이 그렇고 장정일, 마광수씨가 휩싸인 외설 논쟁이 그렇다. 불안해서 글을 못 쓰게 된다. 법이 보호해야 할 활동이 오히려 법 때문에 발전하지 못하는 것이다. 김형성 법이 동양에서 질서·의무로 인식된다면, 서양에서는 개인의 권리 보호로 여겨진다. 사회 질서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해주는 방향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 법이 자기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인식보다는 뭔가 하고 싶은 일을 못하게 하고, 금지하고 의무를 부과시키는 것으로 이해하기에 법이 멀게 느껴진다. 법이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데 중요한 기준이고, 공동체가 제대로 돌아가도록 해주는 요소라는 인식을 하도록 바뀌어 가야 한다. →행복하게 사는 법을 젊은이들에게 알려준다면. 최윤희 거북이가 토끼와 경주할 때 승리한 것은 목표가 달랐기 때문이다. 토끼의 목표는 거북이를 이기는 것이었다. 그래서 거북이를 앞지르자 중간에 잠들어버렸다. 그러나 거북이 목표는 토끼가 아니라 산꼭대기였다. 그래서 쉬지 않고 묵묵히 걸어갈 수 있었다. 젊은이들도 인생의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 올바른 목표를 갖고 초긍정으로 살아라. 나도 시련과 실패를 경험했기에 열심히 다시 뛰어보자고 말하고 싶다. 이외수 젊은 세대들이 무통분만, 불로소득만을 꿈꾸는 것 같다. ‘질풍노도’의 시기부터 ‘질풍 로또’가 되기를 바란다고나 할까. 인생을 길게 보고 과정을 소중히 여기며 훌륭한 작품을 만드는 끈기와 열정, 노력이 아쉽다. 무조건 일 열심히 해서 돈 많은 나라가 되기보다는 전 세계에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는 게 중요하지 않은가. 정리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워싱턴 입성 오바마 출발 전부터 삐걱 ‘신상’ 공중전화 “한달 천원밖에 못 벌어 퇴출 걱정” 역술인 이철용 “흙기운 센 해…무리하면 불벼락” 박근혜 “국민에 고통”에 “그동안 뭘했다고” 미네르바 “난 악마의 도구…IMF때 도움 못 돼 조국에 죄송”
  • 달집태우기서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달집태우기서 오케스트라 공연까지

    무자년(戊子年)의 ‘멍에’를 벗고,기축년(己丑年)의 새 ‘희망’을 쏜다. 극심한 경제불황 속에서 맞는 기축년 새해의 해맞이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새해 첫날 독도를 시작으로 떠오르는 태양은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를 빚은 서쪽 끝 태안반도까지 한반도 전역을 장엄하게 비춘다.붉게 솟아오르는 새해 첫 일출을 가족,친지,연인 등과 함께하는 것도 좋다. ●보내는 ‘아쉬움’ 전남 해남군 송지면 땅끝마을에서는 31일 오후 5시부터 1일 오전 9시까지 한 해의 악운을 떨쳐버리는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행사는 해넘이제,땅끝마을 송년 음악회,국악음악회,난장,달집태우기 등으로 진행된다.활활 타오르는 달집을 보면서 한 해의 아쉬움을 날려보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인천 강화군 화도면 장화리는 해넘이를 감상할 수 있는 수도권 제1의 명소다.끝없이 펼쳐진 갯벌에서 노니는 철새와 수평선 넘어 떨어지는 낙조가 장관이다.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에서도 2008년을 보내는 시민·관광객들의 마음이 모아진다.길놀이를 시작으로 소망풍선 날리기,연날리기,연주회,불꽃쇼 등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듀! 2008 울산’(31일 오후 9시~1일 오전 0시20분)은 울산대공원 울산대종 앞 광장에서 열린다.송년음악회,제야행사,울산대종 타종,신년행사,가훈 써주기,불꽃놀이 등은 무자년의 시름을 잊기에 충분하다. ●맞이하는 ‘희망’ 기축년 첫 일출은 1월1일 오전 7시26분 한반도의 동쪽 끝 독도에서 장엄하게 펼쳐진다. 독도에 이어 육지 해안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울산 간절곶에는 오전 7시31분 붉은 태양이 모습을 드러낸다.울산시는 이날 오전 7시부터 모듬북 난타,재즈 팝 오케스트라 공연,새해 카운트다운,해야! 솟아라 기원무,희망기원,소망 연날리기,해상 선박퍼레이드,사랑의 떡국 나눠먹기 등으로 희망찬 일출을 맞는다.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 2009’가 열리는 포항 호미곶은 한반도 호랑이 꼬리 또는 과메기 동네라는 명성에 걸맞게 높이 6m,폭 2m의 호랑이 모형 조형물과 8m 높이의 과메기 탑을 설치돼 해맞이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경남 통영 충무유람선협회는 이날 오전 6시10분 도남관광지안 유람선선착장에서 유람선 8척을 띄워 매물도 앞바다에서 해맞이를 한다.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해돋이의 명소로 주목받는 강릉 정동진(오전 7시39분)은 대형 모래시계의 회전행사로 정해년 마지막을 보내고 모듬북,퓨전 발레,연예인 공연 등 젊음의 열기로 기축년 첫 새벽을 연다. 전국종합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선박 밤길 안전안내 100년

    선박 밤길 안전안내 100년

    동해를 오가는 선박들의 밤길을 안내해주는 경북 포항 호미곶등대가 20일 ‘점등 100돌’을 맞는다. 18일 포항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동해안 영일만의 호미곶 끝단에 있는 이 등대는 1908년 12월20일 첫 불을 밝혔다. 호미곶등대는 프랑스인이 설계를,중국인이 건축을 맡았다.1908년 4월 착공해 같은해 11월 준공됐다.등대는 높이 26m에 벽돌로만 지어졌으며,각층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 문양인 오얏꽃이 새겨져 있다.출입문과 창문은 고대 그리스 신전 건축의 박공양식으로 장식돼 있다. 12초 간격으로 깜박거리는 등대 불빛은 50여㎞까지 도달하며 건립 이후 원형이 잘 보존돼 있어 경상북도 기념물(제39호)과 등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포항해양항만청은 점등 100돌을 맞아 ‘100년의 빛,호미곶!’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기념행사를 연다. 19일 등대 옆 해맞이 광장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김관용 경북도지사,박승호 포항시장 등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점등 100돌 기념식을 갖는 것을 시작으로 ▲해병의장대 시범 ▲포항시립합창단 공연 ▲난타·가요공연 ▲등대지킴이 화합의 한마당 등을 마련한다. 특히 호랑이 형상인 우리 국토를 의미해 호랑이 꼬리로 감싼 모습의 상징 조형물을 제작해 제막식을 갖는다. 등대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호미곶등대와 포항시의 지난 100년 변천사를 담은 ‘100돌 기념 특별전’이 열리며 ▲구룡포 과메기와 돌문어 직거래장터 ▲독도주민에게 사랑의 엽서 보내기 ▲수중스쿠버 바다청소 등 행사도 열린다. 또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선 호미곶등대 100돌을 기념해 ‘등대,아름다운 세상을 밝히다.’를 주제로 기념음악회도 연다. 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축제와 해넘이 해돋이 명소

    축제와 해넘이 해돋이 명소

    한 해가 시나브로 저물어 갑니다.저마다 각별한 송구영신의 자리가 될 장소를 물색하는 때이기도 하지요.어디건 좋을 겁니다.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라면 말입니다.지는 해와 솟는 해를 모두가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본다는 것,가슴 뻐근한 감동이자 가장 행복한 순간 아니겠습니까. 전국의 해맞이·해넘이 명소들을 모았습니다.겨울 축제 등 볼거리가 더해진 곳들입니다. ●수도권 ▲경기 파주 31일 오후 4시부터 자유로변 심학산 일대에서 ‘2008 파주 해넘이 축제’를 연다.심학산은 임진강 너머 해넘이 풍경이 곱기로 소문난 곳.시는 등산로 주변에 청사초롱을 설치해 송년 분위기를 돋울 계획이다.조덕배·나무자전거 공연,소원풍선 날리기 등 행사가 펼쳐진다. ▲경기 가평 상면 행현리의 아침고요수목원은 새해 2월28일까지 100만개의 전구에 불을 밝히는 ‘오색별빛 정원전’을 연다.매일 오후 5시~8시30분 수목원 내 나무와 꽃에 설치된 갖가지 색깔의 전구들이 화려한 빛을 발한다. ▲강원 고성 최북단 통일전망대에서 1일 오전 7시 해돋이 축제가 열린다.범종 타종식과 군악대 연주,전자바이올린 공연 등의 행사가 준비됐다. ▲강원 태백 새해 일출산행을 말할 때 가장 앞줄에 서는 산이 태백산이다.특히 겨울철 설경과 일출이 어우러지면 선계가 따로 없을 비경을 펼쳐낸다.해돋이를 보려면 야간산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젠 등의 장비는 필수적으로 지참해야 한다.새해 1월30일~2월8일 ‘태백산 눈축제’가 태백산 도립공원,오투리조트 등에서 열린다. ●충청권 ▲충남 당진 석문면 교로리 왜목마을, 한진한나루 등에서 31일~새해 1일 해돋이 축제를 연다.특히 왜목마을은 전남 순천 와온마을,전남 무안 도리포구,충남 서천 춘장대 등과 더불어 일출과 일몰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으뜸가는 명소로 꼽힌다.야트막한 석문산 정상에 올라 장고항 용무치와 국화도 사이로 떠오르는 해를 감상하는 맛이 일품. ▲충북 청원 문의면 문의문화재단지 일대에서 새해 1일 해맞이 행사를 연다.문의문화재단지는 ‘대통령의 별장’ 청남대와 대청호 등을 아우르고 있는 곳.특히 대청호에서 맞는 일출 풍경이 빼어나다. ▲충북 영동 19~21일 영동읍 부용리 난계국악당 등에서 곶감페스티벌이 열린다.나만의 감 잼 만들기,감잎·감껍질 물에 족욕하기 등 체험행사와 감·곶감 시식행사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됐다. ●영남권 ▲부산 31일~새해 1일 용두산공원에서 새해소망 적기와 소망풍선 날리기,새해맞이 불꽃쇼 등의 행사가 열린다.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해상선박퍼레이드와 헬리콥터 축하비행 등이 펼쳐진다. ▲경북 포항 대보리 호미곶은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유명세를 떨치는 일출 명소.바다 한가운데 솟아오른 상생의 손과 등대박물관 등 볼거리도 많다.31일~새해 1일 1만명 떡국만들기 체험행사 등이 열린다. ▲경남 사천 남해에서는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곳이다.특히 해안을 따라 펼쳐진 실안~사천간해안관광도로변 어디서고 해가 벌이는 빛의 축제와 마주할 수 있다.새해 1일 오전 6시부터 삼천포대교 일대에서 사랑의 엽서보내기(1만 3000장),새해 소망떡국 나누어 먹기(1만 3000인분) 등의 행사가 열린다. ●호남권 ▲전남 목포 31일 로데오광장 주변에서 퍼레이드와 패션쇼 등 거리축제가 열린다.새해 1일 오전 5시 퀸메리호를 타고 영암호까지 다녀오는 선상 해맞이 행사도 마련했다.해군 군악대 공연 등 다채로운 선상 프로그램이 함께 한다.참가인원은 3000여명.참가비 1만 2000원. ▲전남 완도 청해포구 촬영장에서 31일 해넘이축제를 연다.군내리 동망산에 조성된 다도해 일출공원을 찾는 것도 좋겠다.2만명 정도가 동시에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공간이 한정된 공원 내 완도타워는 추첨을 통해 입장객 130명을 선정한다.19일까지 완도군 인터넷 홈페이지와 우편 등으로 신청받는다. ▲전남 해남 31일~새해 1일 땅끝마을 일출전망대와 땅끝탑 일대에서 해넘이·해맞이 축제가 열린다.‘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은 빼어난 해넘이 풍광을 자랑하는 곳.남도의 거찰 미황사도 빼놓을 수 없다.발 아래 펼쳐진 다도해 사이로 지는 해를 조망하는 맛이 일품이다.케이블카를 타고 두륜산에 올라도 좋겠다.날이 좋을 땐 멀리 제주도까지 조망할 수 있다. ▲전북 전주 31일~새해 1일 풍남문 일대에서 제야축제를 연다.한벽예술단의 난타공연,비보이 공연,타종행사 등 송년행사가 펼쳐진 뒤 불꽃놀이,세찬(歲饌)나누기 등 새해맞이 행사가 이어진다. ●알아서 손해볼 것 없는 연말 이벤트 연말연시 알뜰여행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한국관광공사는 새해 1월7일까지 ‘겨울 여행 추천 e-메일 보내기 이벤트’를 벌인다.관광공사 홈페이지(visitkorea.or.kr)를 통해 주변의 고마운 분들에게 국내 겨울 여행지를 추천하는 이메일을 발송하면 된다.참가자들에게 추첨을 통해 노트북·MP3 등을 제공한다. 우리테마투어는 해돋이여행 기획상품을 선보였다.강원도 정동진과 대관령목장,경북 강구항 등 일출 명소들을 찾아가는 상품이다.특히 차량 정체가 심한 강릉~정동진 구간을 바다열차로 연결해 편의성을 더했다.20,24,26,31일 출발.4만 5000원~6만5000원.(02)733~0882.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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