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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말 인사이드] 제휴카드 1000원만 써도 1마일 척척… 마일리지로 신혼여행 즐기고 영화도

    [주말 인사이드] 제휴카드 1000원만 써도 1마일 척척… 마일리지로 신혼여행 즐기고 영화도

    지난해 10월 결혼한 개그맨 노우진씨는 항공사 마일리지 때문에 결혼식에 앞서 혼인신고를 했다. 노씨는 예식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SBS ‘정글의 법칙’ 촬영을 하다 보니 항공사 마일리지가 많이 쌓였다”면서 “그걸 신혼여행 때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가족이어야 마일리지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부랴부랴 동사무소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며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비단 노씨뿐일까. 우리 주변에서도 최근 해외 여행이 보편화되고 해외출장 기회가 늘어나면서 비행기를 탈 때마다 쌓이는 마일리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마일리지 적립 방법에 대한 정보와 경제적인 마일리지 사용 후기 등을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 등을 통해 공유하는 스마트 컨슈머들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아직도 우리 주변엔 ‘난 항공 마일리지 쌓기만 했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잘 모르겠는데’라고 느끼시는 분들, 의외로 많다. 그래서 준비했다. 생활 속에서 빈틈없이 항공 마일리지를 모아 보람되게 활용하는 방법 A부터 Z까지를. 항공사 마일리지를 쌓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비행기를 탑승하거나 항공 마일리지와 연계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것이다. 외국을 자주 나가는 사람들이라면 마일리지 제도 도입 취지대로 비행기를 많이 이용해 마일리지를 쌓으면 좋겠지만, 가끔 나가는 사람들이라면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제공하는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편하다. 먼저 항공사별 마일리지 제도를 숙지하자. 대개 항공사들은 일반석, 비즈니스석, 일등석 등 좌석 클래스와 예약 등급에 따라 마일리지 적립률이 달라진다. 일반적인 마일리지 적립률은 일등석 150~200%, 비즈니스석 100~135%, 이코노미석(일반석) 0~100%이다. 다만 무임항공권, 보너스 항공권, 50% 이상 할인된 항공권(24개월 미만 유아 항공권 등 운임 종류에 50% 이상 할인이 명시된 항공권)과 마일리지 적립 불가 조건으로 특별할인된 항공권은 마일리지가 적립되지 않는다. 또 마일리지는 경유지와는 관계없이 출발지와 도착지 기준으로 적립된다. 비행 구간별 적립 마일리지는 일반적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기준을 사용한다. 하지만 항공사별로 약간씩 차이가 있긴 하다. 마일리지 고수들 사이에선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가 대한항공 적립률보다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인천~나리타 노선을 보면 대한항공은 758마일, 아시아나항공은 760마일, 인천~뉴욕 노선은 대한항공 6879마일, 아시아나항공 6882마일, 인천~런던 노선은 대한항공 5652마일, 아시아나항공 5652마일이다. 항공 마일리지를 적립할 때는 한 항공사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게 유리하다. 해당 항공사 노선에 여행지가 없을 땐 항공사별 국제 동맹(스카이팀, 스타얼라이언스 등) 항공사 노선을 이용할 수 있다. 굳이 비행기 탑승을 하지 않더라도 마일리지는 쌓을 수 있다. 항공 마일리지와 연계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신한카드의 대한항공 연계 신용카드 누적 발급은 21만 3362장, 아시아나항공 연계 신용카드는 25만 9500장에 이를 정도로 항공사 제휴 카드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소비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건 씨티은행에서 내놓은 ‘메가마일 스카이패스’와 ‘메가마일 아시아나’다. 카드 사용액 1500원당 1마일씩 무제한 적립되는 데다 특별적립이라는 게 따로 있어서 마일리지족(族)들이 많이 찾는다. 예를 들어 엔터테인먼트는 1500원당 20마일, 여행은 10마일, 라이프는 7마일씩 추가로 적립된다. 월 특별적립 한도는 전월 사용 실적에 따라 달라지는데, 100만원 넘게 쓰면 3000마일리지까지도 가능하다. 씨티카드의 대항마로 등장한 것이 ‘외환크로스마일’이다. 1500원당 1.8마일을 적립해 주는데, 환율우대 서비스까지 제공받는다. 특히 모자란 마일리지가 있다면 최대 2만 마일까지 미리 지급받아 사용할 수도 있다. 신한카드에는 ‘신한 더 클래식’이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택일)를 각각 카드 이용액 1500원과 1000원당 1마일리지씩 적립해 준다. 전월 신용카드 이용액이 200만원 이상이면 적립률이 50% 늘어난다. 우리카드 ’블루다이아몬드’는 아시아나항공 1000원당 1마일, 대한항공 1500원당 1마일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마일리지 적립 한도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연간 사용 금액 1000만원당 1000마일을 보너스 마일리지로 추가 제공한다. 이 외에도 OK 캐쉬백 등 멤버십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바꾸거나 항공사와 연계된 쇼핑몰에서 이용 실적을 마일리지로 쌓을 수 있다. 포인트를 마일리지로 전환할 때 수수료가 발생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차곡차곡 쌓은 마일리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항공 마일리지는 보너스 항공권을 구입하거나 좌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보다 경제적으로 마일리지로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성수기보다 비수기를 노려야 한다. 항공사들이 성수기 때 더 많은 마일리지를 공제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너스 항공권의 경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모두 국내선은 비수기 1만 마일, 성수기 1만 5000마일을, 동남아는 비수기 4만 마일, 성수기 6만 마일을 차감한다. 좌석 승급은 일반석에서 비즈니스석으로 바꿀 경우 차감 마일은 대한항공이 국내선 비수기 3000마일, 성수기 4000마일, 동남아 비수기 2만 5000마일, 성수기 3만 5000마일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은 비수기보다 성수기에 50% 더 많이 차감한다. 노선별로 공제 마일리지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이용 전 항공사 홈페이지를 통해 꼼꼼하게 마일리지 차감률을 살펴봐야 한다. 항공사들은 적립한 마일리지를 본인 이외의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항공사별로 운영 방법이 다르지만, 대개 가족으로 한정하는 경우가 많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직계존비속과 외조부모, 배우자의 부모, 형제 등 가족이 마일리지를 합산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학원생 김성민(34)씨는 지난해 1월 교환학생으로 독일로 6개월간 유학을 가며 가족 합산 마일리지 제도를 통해 왕복 항공권을 구입한 마일리지 고수족이다. 김씨는 “2년 전 결혼할 때 항공사 제휴 신용카드로 3000만원 정도 사용했더니 5만점 정도가 쌓였다. 거기에 아내가 쌓은 마일리지 3만점 정도를 합산한 뒤 7만점을 공제해 인천~프랑크푸르트 구간 왕복 항공권을 구매했다”면서 “마일리지로 보너스 항공권을 구매해 경비를 상당히 아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항공권 구매 이외에도 마일리지 사용법은 다양하다.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회원이라면 마일리지를 이용해 대한항공에서 운영하는 KAL 프레스티지 라운지 입장이 가능하다. 아시아나 역시 마일리지를 통해 인천공항의 퍼스트클래스, 비즈니스클래스 라운지, 김포·김해 공항 라운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수탁물 위탁 시에도 무료 허용량을 초과했을 때 발생하는 요금을 마일리지로 지불할 수 있다. 대한항공 이용 승객이라면 마일리지를 통해 한진관광의 패키지여행 상품, 일명 ‘마일리지 투어’를 이용할 수 있다. 마일리지 투어를 이용하면 왕복항공권과 호텔, 숙박, 현지 여행경비가 포함된 보너스 여행을 즐길 수 있다. 3만 5000마일부터 많게는 43만 마일까지 공제되며 동남아, 일본, 중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등 260여개 여행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도 항공 마일리지를 활용할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 승객이라면 마일리지로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와 메가박스에서 월~목요일 1200마일리지, 금~일요일 1300마일리지를 공제하고 영화를 즐길 수 있다. 금호아트홀과 금호미술과의 공연 및 전시도 마일리지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겨울바다 팔방미인 굴

    [김준의 바다 맛 기행] 겨울바다 팔방미인 굴

    겨울을 대표하는 으뜸 바다음식을 꼽으라면 누가 뭐라 해도 ‘굴’이다. 이유는 두 가지다. 부산 가덕도에서부터 한려해상과 다도해를 거쳐 서해의 백령도에 이르기까지 모든 해역에서 서식한다. 게다가 회, 국, 전, 구이, 젓갈 등 어떤 종류의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바다음식의 팔방미인이다. 그런데 굴의 매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오래전 전남 함평의 갯마을에서 있었던 이야기다. 그때도 엊그제 입춘 한파처럼 몹시 추웠다. 바닷물이 들자 갯벌로 들어간 어머니들이 뭍으로 나왔다. 그리고 순서대로 캔 굴의 무게를 잰 뒤 이를 노트에 적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주민들은 ㎏마다 일정액을 공동기금으로 적립했다. 이렇게 모은 돈은 노인잔치, 화전놀이, 이장 활동비 등에 썼다. 경남 거제나 통영 등 대규모 굴 양식장에선 생각할 수 없는 풍경이다. 이쯤 되면 돌에 붙은 굴(석화)이 갯마을 버팀목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충남 태안에서 본 인상적인 모습도 생각난다. 개목리 마을어장의 걸대에 빼곡하게 굴이 걸려 있었다. 조차가 심해 물이 들면 잠기고 빠지면 노출되는 전형적인 서해안 굴 양식장이었다. 겨울이면 남녀노소 마을주민들이 모여 해안가에 굴막을 지어놓고 굴을 깠다. 그때 필자가 찾았던 굴막에는 달아서 반질반질해진 할머니 조새(굴 채취 어구), 할머니 곁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던 손자며느리 조새, 그리고 살림꾼 며느리 조새 등 ‘삼대 조새’가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 그 마을의 굴밭은 허베이호 기름 유출 사고로 사라졌다. 더 이상 굴막에서처럼 달달한 굴은 맛볼 수 없게 됐다. 당시 손자며느리가 통영산 굴로 지은 굴밥을 그릇에 가득 담아 주었다. 거제나 통영의 굴은 알이 굵어 굴밥을 해도 쌀과 굴 알갱이가 잘 어울렸다. 대신 태안이나 서산의 굴은 어리굴젓에 적합했다. 조차가 큰 서해안의 굴은 물이 빠지면 입을 꼭 닫고 몇 시간을 굶으며 다음 물때를 기다린다. 그래서 알갱이는 작지만 육질이 쫄깃하고 식감이 좋다. 반대로 거제나 통영의 굴은 24시간 먹이를 섭취할 수 있어 알이 굵다. 굴이 산란하는 5월에서 8월 사이에는 독성이 강해진다. 외국에서도 철자에 ‘R’자가 없는 달인 오월, 유월, 칠월, 팔월엔 굴을 먹지 않는다. 이 시기에 굴을 먹으면 탈이 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노로바이러스’ 때문이다. 여름철엔 비브리오균, 살모넬라 등이 많이 활동한다. 설 전후 시기가 가장 안전하고 살도 통통하게 올라 맛이 좋다. 인류의 등장은 굴 요리의 시작과 궤를 같이한다. 부산 동삼동과 여수 안도, 해남 군곡리, 태안 안면도, 안산 오이도 등의 해안을 따라 발견되는 조개무지(패총)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것이 굴껍질이다. 선사시대부터 굴을 먹었다는 증거다. 고려시대 ‘청산별곡’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바라래 살어리랏다. 나마자기 구조개랑 먹고, 바라래 살어리랏다’라는 가사에 나오는 ‘구조개’는 ‘굴과 조개’를 말한다. 조선 중기에 허균의 ‘도문대작’을 비롯해 ‘음식디미방’, ‘규합총서’, ‘증보산림경제’ 등 요리책에도 굴을 날로 먹는 방법이 소개돼 있다. 오늘날처럼 냉장 보관시설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에 굴은 소금으로 갈무리해 젓갈로 보관했다. 그중 진상용으로 고흥의 진석화젓과 서산의 어리굴젓이 유명했다. 모두 석화라고 하는 자연산 굴로 만든 젓갈이다. 진석화젓은 굴의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삭힌다. ‘眞石花’ 즉 진짜 굴젓이라는 말이다. 2~3년은 족히 묵혀 굴의 형태가 완전히 사라지고 누런 액체만 남은 젓이다. 반대로 어리굴젓은 소금을 적게 넣고 고춧가루와 버무린다. 배추나 상추를 얼간해서 먹듯 싱싱한 굴을 금방 간을 해서 고춧가루에 버무려 먹는 것이다. ‘어리다’는 말이 담고 있는 의미다. 서로 으뜸이라고 내세울 필요도 없다. 요리법이 다르니 우열을 가리는 것이 어리석다. 정월 초하루 차례를 지내자마자 충남 바닷가로 향했다. 굴 밭이라면 백령도에서 거제도까지 두루 쏘다녔지만 제대로 된 굴 맛을 보지는 못했다. 이곳저곳을 수소문하다 찾은 곳이 보령의 천북 굴단지였다. 도착해보니 수십 곳의 굴 요리 전문집들이 줄지어 있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했다. 서울에서 가깝고, 안면도 등 매력 만점의 여행지들이 많은데다 꽃게, 대하, 새조개, 갱개미(간재미), 낙지, 키조개, 개조개 등 바다음식까지 풍성하니 뭘 더 바라겠는가. 설 연휴를 맞아 귀성객과 관광객 등이 집집마다 몇 팀씩 앉아 있었다. 저렇게 많이 소비되는 굴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주인 관상을 보며 이집저집 기웃거리다 복씨 성을 가진 안주인의 상술에 넘어가고 말았다. 그녀는 자연산으로 보이는 작은 알굴을 내밀며 맛을 보라고 유혹했다. 굴의 원산지를 묻자 거제, 통영, 여수, 완도에서 올라온 굴이라고 했다. 그리고 힘주어 ‘시화호굴’은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곳 바다는 오염되었다는 것이다. 200여년 전 쓰인 ‘규합총서’(1809년)는 남양(南陽)에서 나는 ‘석화’를 팔도 특산물의 하나로 꼽았다. 굴 중에서도 으뜸이라는 말이다. 남양은 경기 화성 일대를 일컬으니 시화호를 포함한다. 지금 그곳 바다는 반월, 남동, 시화 공단 등 공업단지와 대도시로 바뀌었다. 1억~2억년 전부터 식량으로 사용했던 굴은 불과 몇백년 만에 먹을 수 없게 됐다. 누굴 탓하겠는가. 바다를 깨끗하게 해주는 굴과 조개의 서식지를 모두 파괴했으니. 굴물회와 굴밥을 시켰더니 인심 좋은 안주인이 굴구이와 생굴을 덤으로 내왔다. 불꽃이 몇 차례 석쇠 위로 오르내리자 굴이 노릇노릇 익기 시작했다. 10여년 전 섣달 그믐날 기억이 떠올랐다. 내 생애 가장 맛이 있는 굴구이를 그때 먹었다. 전남 고흥 내로마을에서 세찬을 마련하기 위해 꼬막을 캐기로 한 날이었다. 먼저 온 주민들이 모닥불을 지폈고, 뒤따라온 몇 아낙들은 갯가에서 굴을 주워왔다. 익숙한 솜씨로 불길 위로 주워온 굴을 쏟아 부었다. 그리고 잠시 후 부지깽이로 하나씩 긁어내더니 호미로 굴을 까먹기 시작했다. 그때 모닥불 주위에 앉아서 받아먹던 짭조름한 굴이 얼마나 맛이 있던지. 글 사진 전남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 joonkim@jeri.re.kr [어떻게 먹을까] 껍질에 노란 기운 돌면 바로 꺼내 먹어야 제맛 →요리법 굴구이는 먹는 타이밍이 중요하다. 너무 잘 구워지면 굴껍질 안에 달착지근한 국물이 모두 밭아 굴이 팍팍하고, 너무 익지 않으면 톡 쏘는 알싸한 맛이 강하다. 껍질에 노란 기운이 돌고 칼이 들어갈 만큼 벌어졌을 때 지체 없이 꺼내 먹어야 한다. 아울러 한꺼번에 센 불에 굽기보다 불의 세기에 따라 조금씩 익혀 먹는 게 좋다. 보통 초장을 찍어 먹는데 겨자를 곁들여도 좋다. 굴밥은 쌀을 씻어 솥에 넣고 한소끔 끓인 다음 생굴을 넣고 뜸을 들인다. 이때 사용하는 굴은 알이 굵은 남해안의 거제나 통영산 굴이 제격이다. 쌀밥에 없는 무기질(철, 구리, 칼슘 등)이나 비타민A가 풍부해 영양식으로도 좋다. 천북의 굴단지에서 맛볼 수 있는 새로운 맛은 ‘굴물회’다. 배, 오이, 식초 등 일반 물회를 만들 때 식재료와 다르지 않다. 굴을 소금물에 씻은 다음 식초를 좀 뿌려주면 알이 단단해지고 맛도 좋아진다. 이렇게 해서 만든 굴물회는 얼큰하고 새콤하며 달콤하다. 생굴, 굴구이, 굴국밥, 매생이굴, 굴전, 굴칼국수 등도 맛볼 수 있다. 굴구이는 네 사람이 3만원 정도면 충분하다. 굴밥 등에 어울리는 큰 굴은 거제나 통영 등 남해안 양식장에서 전국의 70% 이상을 공급한다. 이동거리나 유통기간을 고려해 생굴보다는 익힘 요리를 추천한다. 생굴을 원한다면 산지와 가까운 어시장에서 작은 굴을 찾는 것이 좋다. 큰 굴도 산지에서라면 겨울철에 날로 먹을 수 있다. →음식궁합 굴은 무, 배추, 두부와 잘 어울린다. 굴국을 끓일 때 두부와 부추를 넣고 끓이면 좋다. 무와 굴을 넣고 김장양념으로 버무려 만든 ‘무굴무침’도 시원하고 달콤하다. 무 대신 배추 잎을 굵은 소금으로 간을 해서 굴과 양념을 버무려 먹어도 좋다. →고르는 방법 굴은 껍데기도 좌우가 있다. 바위에 붙어 있는 것이 왼쪽 껍데기이고 붙지 않는 곳이 오른쪽이다. 우각이 열고 닫히면서 호흡하고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다. 구울 때 입을 여는 것도 우각이다. 좋은 굴은 껍데기가 꽉 다물어진 굴을 골라야 한다. →맛집 선창굴수산 041-641-2092 충남 보령군 천북면 장은리 천북굴단지, 향토집 055-645-4808 경남 통영시 무전동, 향토집 062-278-1330 전남 목포시 옥암동.
  • [지상파 하이라이트]

    ■긴급출동 24시(KBS1 밤 10시 55분) 5000만명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수호자들의 눈부신 활약상과 생생한 그 현장을 함께한다. 경찰, 소방관, 119구조 요원, 해경 등 국민의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 곳곳에서 임무를 다하는 사람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를 담아낸다. 몸을 사리지 않고 공익을 위해 몸을 날리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들을 만나본다. ■해외걸작드라마 아틀란티스:운명으로 얽힌 인연(KBS2 밤 12시 50분) 이세우스가 사라진 딸 데미트리아를 찾아달라며 제이슨을 찾아온다. 제이슨 일행은 데미트리아가 디오니소스 신을 믿는 신녀들에게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니사’ 숲으로 향한다. 숲에서 사티로스에게 홀린 헤라클레스는 어떤 신녀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건진다. ■키즈 CSI 과학수사대(MBC 오후 3시 10분) 과학적 지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최고의 과학수사대원들이 떴다. 이번 사건의 주인공은 연속 경기 홈런 신기록 신화를 이어가는 이대포 야구선수다. 세계신기록 달성을 앞둔 오늘 누군가 이대포 선수의 징크스를 노리고 음모를 꾸민다. 과연 과학수사대원들은 의문의 사건을 무사히 풀어낼 수 있을까. ■백세건강시대(SBS 오전 5시 10분) 치아 교정기를 끼고 다니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교정기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는 치아가 틀어지거나 위턱과 아래턱이 맞지 않아 생기는 부정교합 때문이다. 사실 부정교합은 단순히 미관상으로 보기 흉하기 때문에 교정을 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정교합의 문제점에 대해 알아본다. ■요리비전(EBS 밤 8시 20분) 맛 좋은 동해의 겨울 문어. 해안을 따라 돌이 많고 바닷물과 민물이 섞이는 곳이 적은 동해안은 문어가 살기에 최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넓고 깊은 동해가 키워낸 문어는 거친 바다를 닮아 크고 씩씩하다. 문어로 유명한 포항 호미곶 대보항에서 이길봉 선장님을 만나 갓 잡아 온 문어로 싱싱한 문어 요리를 함께한다. ■힐링로드 만남(OBS 밤 11시 5분) 도심 속 사람들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경이로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만나본다. 고단한 일상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쉽게 접할 수 없는 자연을 직접 찾아가 보기도 한다.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자연 속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경인지역 소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담았다.
  • [사설] 저임금 좇아 동남아 공장 진출 러시 재고할 때

    최근 동남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기업에서 현지 노동자들의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적잖다. 국제공동조사단은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 진압 사태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연루됐는지 여부에 대해 13일부터 18일까지 조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결과에 따라 파장이 클 수도 있어 주목된다. 나라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무심코 있다가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해외 공장에서 세계 10위권인 무역대국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부당노동행위나 인권 침해가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캄보디아와 방글라데시의 한국 봉제기업에서 발생한 시위가 임금 상승 문제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와 이로 인한 정정 불안으로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가 점점 떨어지고 있어서다. 중국은 이미 저임금의 매력이 크게 줄었다. 중국 정부는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외국기업에 대한 혜택을 대폭 줄이고 있는 실정이다. 태국이나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임금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한다. 이제 국내 기업들은 국제 노동시장의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 저개발 국가 노동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값싼 노동력이 원가 절감의 요인이 되는 시대는 지나고 있다. 외국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만 주면 별문제가 없다거나 노조를 만들면 해고하면 된다는 생각은 접어야 한다. 신흥국들의 정정 불안과 물가 폭등, 생활 수준 향상,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이후 경제 위기 등을 고려할 때 임금 인상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제너럴일렉트릭(GE), 애플, 포드 등 미국의 간판 기업들은 속속 해외에서 철수하고 있다. 지난해 이후 본토 귀환을 결정한 대기업만 10여곳에 이른다. 일본휴렛팩커드(HP)도 중국의 노트북 생산기지를 도쿄로 옮겼다. 유턴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정책 탓도 있지만 해외 진출에 따른 저임금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도 유턴기업에 대해 법인세 감면 등의 혜택을 주고 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턴기업은 일부 소규모 업체에 국한될 정도다. 대기업까지 포함해 많은 기업들이 국내에 돌아와 고용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노동집약적 산업의 유턴을 기대한다.
  • 안녕하라! 2014 대한민국

    안녕하라! 2014 대한민국

    갑오년(甲午年) 새해 첫날인 1일 시민들은 저마다 감격스러운 첫 순간을 맞이했다. 전국의 일출명소에 모인 해맞이 관광객들은 첫해가 떠오르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희망과 행복을 기원했다. 첫 해는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데 이어 울산 간절곶 수평선 위로 힘차게 솟아올랐다. 간절곶에서는 수평선에 깔린 옅은 구름과 안개 때문에 당초 예정된 오전 7시 31분 23초보다 8분가량 늦은 7시 39분쯤 붉은 자태를 드러냈다. 전국에서 모인 12만명의 인파는 해무를 뚫고 해가 솟아오르자 눈을 감고 손을 모은 채 소원을 빌거나 탄성을 내뱉으며 휴대전화 카메라 등으로 첫 일출을 담았다. 경북 포항 호미곶 해맞이 광장에는 20만명이 찾아 한 해 안녕을 빌었다. 호미곶과 영일대해수욕장 누각에서는 수만명이 일출 이후 독도 수호의지를 담아 ‘굿모닝 독도’를 주제로 동해를 바라보며 애국가 함께 부르기 등 대규모 플래시몹을 펼쳐 장관을 연출했다. 서울 도심 남산에는 새벽부터 일출이 잘 보이는 ‘명당’을 차지하려는 1만여명(용산구 추산)의 시민이 몰려들었다. 연인과 함께 남산을 찾은 김세은(30·여)씨는 “새해에는 돈을 열심히 벌어 꼭 결혼하고 싶다”며 웃었다. 서울 강남구 차병원과 서울 중구 제일병원에서는 제야의 종소리와 함께 새해 첫 아기의 울음소리가 울렸다. 기쁨을 맛본 주인공은 김현태(35)·어희선(33·여)씨 부부다. 이날 0시 0분에 2.8㎏의 딸을 낳은 어씨는 “기다렸던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 대견하고 기쁘다”며 “역동성을 상징하는 청마의 해에 처음으로 태어난 만큼 밝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결혼 5년 만에 3.415㎏의 딸을 얻은 김이규(34)·강민경(32·여)씨는 “특별한 시간에 많은 사람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아이인 만큼 씩씩하게 자라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과메기·포항초·양미리·관동 8경 빛나는 800리 동해안 옛길

    과메기·포항초·양미리·관동 8경 빛나는 800리 동해안 옛길

    동해안을 따라 펼쳐진 ‘해파랑길’. 송강 정철이 지은 ‘관동별곡’의 배경이기도 한 800리 동해안 옛길이 EBS의 한국기행 5부작 ‘해파랑길’을 통해 소개된다. 내년 1월 3일까지 매일 밤 9시 30분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은 31일 밤 ‘2부’에서 구룡포를 다룬다. 30일 울산 주전항에서 시작된 여정이 이맘때면 과메기향으로 가득한 구룡포로 이어진다. 예부터 청어, 오징어, 꽁치 등 풍부한 수산물 덕에 황금어장이라 불렸던 이곳의 대표적인 먹거리는 국수다. 어업이 성행하면서 발달한 음식문화로, 먼 항해를 떠난 어부들이 조업을 하며 끼니를 해결하기에 이만한 음식이 없었다. 덕분에 구룡포에는 9개의 국수공장이 들어서 있다. 가장 대표적인 국수는 시락 국수다. 전국 과메기 생산량의 80%를 차지하는 구룡포 과메기 덕장도 이곳만의 명물이다. 산바람과 바닷바람이 교차해 과메기를 말리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구룡포. 지금은 청어 대신 꽁치가 과메기의 인기를 대신하고 있다. 새해 1월 1일 ‘3부’에선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호미곶을 찾는다. 사람들은 밭에서 일출을 보며 새해가 주는 선물을 수확하느라 분주하다. 뿌리가 빨갛고 해풍과 햇빛을 받고 자라 단맛이 강한 것이 포항초만의 특징이다. 시금치 중에서도 포항에서만 난다 해서 포항초란 이름이 붙었다. 새해의 떠오르는 해처럼 밝은 얼굴로 조업을 나가는 어부들의 속내도 들어본다. 금어기가 풀린 이즈음 어부들은 대게를 잡으러 나선다. 울진에선 바닷속의 섬, 왕돌초가 대게 어획량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2일 ‘4부’에선 도루묵과 함께 동해바다에서 제철을 맞은 생선 양미리를 소개한다. 매일 아침 양미리 가르는 작업을 하는 아낙들은 추운 바람에 꽁꽁 언 손을 뜨거운 물에 녹여가며 작업을 한다. 추운 곳에 오랜 시간 앉아 일하지만 노랫가락으로 시름을 잊는다. 3일 ‘5부’에선 백두대간의 동쪽인 관동 지방을 찾아 정철이 읊었던 관동 8경을 돌아본다. 강릉에는 정철이 즐겨 먹었던 ‘꾹저구탕’이 있다. 꾹저구는 그가 직접 지은 물고기 이름. 어민들이 대접할 음식을 찾다가 연곡천에서 잡은 물고기로 탕을 끓여냈다. 지금도 찬바람이 불면 추억을 되살려 사람들은 꾹저구탕을 맛본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커버스토리] 해맞이 경제학

    [커버스토리] 해맞이 경제학

    해맞이 명소를 둔 전국 지자체들이 갑오년 새해 첫 일출을 맞는 행사를 풍성하게 준비하고 있다.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울산 간절곶과 부산 해운대, 포항 호미곶, 강릉 정동진 등의 일출 명소는 ‘해맞이 특수’에 벌써 들뜬 분위기다. 해맞이 행사는 1억~4억원 정도의 저예산을 투입해 최대 500억원대의 경제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추산되는 데다 지역 호감도를 높이는 부대 효과까지 기대돼 지자체들이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행사장 주변 숙박업소와 음식점은 이미 예약이 완료됐고 찻집과 특산품점 등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 해맞이 명소는 반짝 특수에 그치지 않고 드라마, 영화 촬영으로 이어져 시티투어 등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기도 한다. 새로운 천년이 시작된 2000년 이후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하는 곳은 전국 150여곳에 이른다. 산업도시 울산은 2000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부각해 일출 도시로 자리 잡았다. 작은 어촌이었던 울주군 서생면은 간절곶 해맞이 행사 뒤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인기를 누리며 울산 시티투어를 이끌고 있다. 또 해양 스포츠·관광 지역으로 변신했다. 해운대와 호미곶, 정동진 등도 주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을 주고 있다. 행사 1~2개월 전에 숙박업소 예약이 완료되면서 바가지요금까지 극성을 부린다. 수산물 어획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던 충남 당진 왜목마을은 2000년 밀레니엄 해넘이·해돋이 축제 개최 뒤 매년 10만명이 찾아 200억원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상호 부산대 교수는 “해맞이 축제는 지자체 중심에서 벗어나 민간단체와 전문가, 기업 등이 함께 참여해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해야 한다”며 “외지 관광객이 하루 이상 머물며 관광을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커버스토리] 새해 아침, 전통의 해맞이 명소 동해·남해에선

    [커버스토리] 새해 아침, 전통의 해맞이 명소 동해·남해에선

    갑오년(甲午年) 새해 첫날, 동해바다를 뚫고 힘차게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동해안과 남해안은 ‘해맞이객’만 족히 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속초해변에서는 새해 첫날 ‘2014 속초 해맞이’가 준비돼 있다. 오전 6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행사에서는 신년 메시지 발표와 불꽃놀이, 무용단 공연에 이어 1000여개의 등에 소원을 담아 하늘에 날리는 ‘풍등 띄우기’가 진행된다. 속초 앞바다에서는 집어등을 밝힌 오징어 채낚기 어선들의 해상 퍼레이드도 펼쳐진다. ●용왕님께 안녕 빌고 - 양양 동해신묘 양양 낙산사에서는 1월 1일 0시 새해 시작을 알리는 범종 타종식이 열린다. 이어 불꽃놀이 행사가 낙산항에서 펼쳐지고 오전 6시 50분 양양 조산리 동해신묘(용왕신을 모신 곳)에서 새해 국태민안과 풍농, 풍어를 비는 제례가 올려진다. 일출 직전 낙산해변에서는 해맞이를 위해 바닷가를 찾는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소망 기원용 양초 6000여개를 나눠 준다. 낙산사에서는 추위에 꽁꽁 언 해맞이 인파를 위한 사랑의 떡국 나누기 행사도 준비됐다. 강릉 경포해변에서는 해변 말 달리기 퍼포먼스와 진또배기 소원 빌기가 펼쳐진다. 국내 대표 해맞이 장소인 정동진에서는 텐트와 난로 설치, 커피와 녹차 제공 등의 무료 봉사와 행정봉사실 운영 등 해맞이 관광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춰 불편함이 없게 할 예정이다. 우리나라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답고 해돋이로 유명한 정동진, 추암, 양양 낙산사 의상대와 하조대 등은 시끄러운 행사를 하기보다는 조용하게 일출을 맞이하도록 배려한 모습이 눈에 띈다. ●팡팡 축포 배경 삼아 - 사천 삼천포대교 한려수도의 중심이며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에 선정된 경남 사천에서는 ‘2014 삼천포대교 해맞이 축제’를 연다. 풍물패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사물놀이가 펼쳐지고 대방굴항 앞 신방파제에서는 신년 축포를 쏘아 올려 해 뜨기 전 시민과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불꽃놀이를 감상할 수 있게 한다. 모둠북 공연, 다리밟기 등의 다양한 행사도 진행된다. 관광객에게 보온 장갑을 제공하고 소망 떡국 나눠 먹기 행사도 마련된다. 천혜의 아름다운 남해 풍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통영 욕지도 새천년기념공원에서 열리는 해맞이 행사에서는 주민과 관광객 등 1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영신음악회를 시작으로 기원제, 축하 노래 제창, 새해 메시지 전달, 소망 풍선 날리기 등이 진행된다. 식혜, 막걸리, 두부, 다과류도 제공된다. 남해군 상주은모래비치와 망산 일출전망대에서는 물메기 축제가 열린다. 경북 포항 호미곶에서는 오는 31일부터 새해 오전까지 ‘제16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열린다. 행사에서는 육당 최남선의 ‘조선십경가’에 나오는 ‘나날이 새롭힐사 호미일출’이란 구절을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새천년기념관 원형 벽면에 레이저 빛으로 만든 영상 ‘천마의 비상’이 화려하게 연출되고 뮤직 불꽃쇼, 대박 터트리기 이벤트도 마련됐다. 새해 아침에는 지난해 타임캡슐을 개봉하고 지구촌 돕기 나눔 행사, 민속놀이, 소원 단지 만들기, 1만명 떡국 나누기 등으로 해맞이객을 반긴다. 영덕 강구 삼사해상공원에서는 ‘경북의 빛, 영덕의 울림’이란 주제로 ‘2014 영덕 해맞이 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8회째다. 전야제로 영해 별신굿, 무형문화재 민속놀이인 월월이 청청 공연, 송년음악회, 멀티미디어쇼 등이 마련돼 관광객을 유혹한다. 본 행사로는 제야의 경북대종 타종과 한 해의 액을 떨치고 소망을 기원하는 달집태우기, 불꽃놀이가 열린다. 새해 아침에는 새해 여명을 깨우는 대북 공연, 2014개의 희망 소원 풍선 날리기도 진행된다. ●가장 먼저 뜬 해 보니 - 울주군 간절곶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간절곶에서도 다양한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울산시는 새해 첫날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일대에서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를 주제로 ‘2014년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연다. 간절곶의 새해 첫날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31분 23초로 부산 해운대, 포항 호미곶, 강릉 정동진보다 빠르다. 신년 행사는 소망 풍선 날리기, 일출 카운트다운, 떡국 나눠 먹기, 전국에서 가장 큰 소망우체통에 편지 쓰기 등으로 다채롭게 진행된다. 전야제에서는 인기 가수가 참가하는 송년 콘서트가 마련되고 울산시 홍보관, 신년 휘호관, 신년 운세관 등이 운영되며 농특산물 나누기, 떡국 나누기, 행운 추첨 한마당 등의 행사가 벌어진다. 갑오년 말띠 해를 기념해 간절곶에는 말을 상징하는 조형물도 설치된다. 관광객 수송 편의를 위해 31일 오후 3시부터 새해 첫날 오전 10시까지 울산대공원 동문, 울산온천, 한전연수원 주차장 등 3개 지역에서 간절곶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는 일출 전 행사로 미술마당, 모둠북 타악 공연, 창작연 날리기(민속연 제작 및 연날리기 시연), 말 체험전(경마공원 말 전시 말먹이 주기 등) 등이 열리고 일출과 동시에 부산경찰청의 모둠북 공연, 밴드 공연, 새해 인사, 헬기의 축하 비행, 해맞이 바다 수영 행사가 진행된다.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는 1일 오전 6시부터 소망의 차 나눔, 희망 풍선 날리기를 비롯해 소원을 적은 쪽지를 새끼줄에 엮는 이벤트가 진행된다. 서구 송도해수욕장에서는 대북 퓨전 공연과 민요 한마당, 난타공연 등이 펼쳐진다. 서구청은 이날 참여 시민에게 떡국 등을 제공한다. 금정산 북문광장에서는 오전 6시 30분부터 기원제에 참석한 주민들이 만세 삼창을 한 뒤 다과를 먹으며 소원을 빈다. ●말의 해 소원도 껑충껑충 - 여수 향일암 전남에서는 ‘제18회 여수 향일암 일출제’ 행사가 31일부터 1월 1일까지 열린다. 행사 첫날인 31일 오후 5시 ‘향일암 금빛 노을과 함께’를 주제로 금오산 정상에서 해넘이를 감상하는 탐방객 환영 행사를 시작으로 각설이 공연과 지역민 가수왕 선발대회 등의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고 향일암 스님, 탐방객, 여수 우도풍물굿보존회 등이 나서 무사 안녕을 기원하는 소원 성취 기원 행진도 이어진다. 우주선 발사 기지로 유명한 고흥군 영남면 남열해돋이해수욕장 백사장에서는 ‘소망 풍등 날리기’ ‘2014 행운을 잡아라 댄스 페스티벌’ ‘전통예술 공연’ ‘성악가와 인기 가수의 라이브 콘서트’ 등이 펼쳐진다. 관광객에게는 굴떡국과 유자차를 무료로 제공하며 캠프파이어, 불꽃놀이, 연날리기 등도 즐길 수 있다. 수려한 해안 절경을 자랑하는 남열해맞이 행사장 주변에는 고흥 10경에 속하는 ‘용바위’와 ‘미르마루 둘레길’ 그리고 기(氣)가 넘치는 ‘기바위골’이 위치해 해마다 해맞이 관람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해남 땅끝마을에서는 31일 오후 땅끝 어울림 품바 한마당 공연을 시작으로 관광객들과 함께 음식을 나눠 먹는 인정 나누기, 소망과 염원을 담은 촛불의식, 잡귀와 액을 쫓는 의식인 달집태우기, 땅끝마을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불꽃놀이 등의 해넘이 행사와 1월 1일 아침 통기타와 색소폰이 함께하는 신년 음악회로 진행되는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떡국 나눔과 해남 명품 특산물 황토고구마, 돼지고기, 막걸리 등 다양한 먹거리가 준비돼 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의 흥을 돋운다. ●따끈한 떡국에 몸은 녹네 - 순천만 화포해변 순천만 인근인 별량면 학산리 화포해변에서도 장엄한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ㄷ’ 자로 생긴 순천만의 아랫부분이라 광활한 갯벌과 구불구불한 리아스식 해안선을 따라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멋진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화포해변 해맞이 행사는 1일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따뜻한 떡국을 맛볼 수 있으며 새해 소망 풍선 날리기와 소망 기원문 낭독, 풍물패 공연, 달집 점화, 소망 기원제 등이 열린다. 종합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익숙한 듯 낯설다, 둔갑술 풍경화

    익숙한 듯 낯설다, 둔갑술 풍경화

    평범한 풍경화에 익숙했던 관람객이라면 다소 당황할 수 있다. 작가 황지윤의 작품 ‘달빛 그림자’는 언뜻 보면 전통 산수화의 멋들어진 구도를 갖췄다. 하지만 화폭 앞으로 바짝 다가서면 깜짝 놀라게 된다. 나무다리는 큰 뱀이고 흰 구름은 새떼이며 나뭇잎은 청설모다. 이른바 ‘둔갑술 풍경’이다. 동서양의 다양한 회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가는 기존 풍경화를 재해석했다. 5개 색을 적절히 섞어 쓰며 이질적인 요소로 화면을 가득 채운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의 금호미술관은 내년 2월 9일까지 풍경화의 독특한 맛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낸 화가 8명을 한자리에 모아 ‘경계의 회화’전을 이어 간다. ‘설악산 화가’로 불리는 김종학부터 임동식, 민정기, 공성훈, 김보희, 김현정, 황지윤, 허수영 등 원로와 신진 작가를 아울렀다. 미술관 측은 “주목받는 작가들의 풍경화가 어떤 식으로 관람객에게 해석되며 이런 수용을 가능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황지윤의 둔갑술 풍경 옆에는 중견 작가인 공성훈의 작품이 내걸렸다. 산과 하늘, 바다를 담은 화면은 큼직한 풍경 그 자체다. 작가는 “아름답기보다는 시대의 정서를 담은 풍경”이라고 설명했다. 또 강렬한 원색에 속도감 넘치는 붓질로 유명한 김종학의 작품 옆에는 식물에 추상성을 부여한 김보희의 작품이 나란히 걸려 있다. 김현정은 평범한 일상 풍경에 감정과 느낌을 풍부하게 불어넣고, 허수영은 한 권의 동식물도감 이미지를 중첩시켜 특별한 회화를 만들었다. 임동식은 주변 풍경을 섬세하게 담아내 눈길을 사로잡고 민정기의 풍경화에는 역사가 스며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길섶에서] ‘짝퉁’의 반격/문소영 논설위원

    ‘진저 백’(ginger bag)은 ‘위트 넘치는 프린트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그림과 같은 팝아트적인 아이디어에서 시작’ 됐다. 나일론 천에 해외 유명브랜드 가방 사진을 프린트한 것인데, 자세히 보지 않으면 원본과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똑같다. 해외 유명브랜드의 가방이 수천만원에서 수백만원인데 진저 백은 수십만원대로 대단히 저렴하다. 일명 ‘페이크(fake) 패션’ 으로 유명브랜드 즐기기다. 영화 ‘블루 재스민’에서 몰락한 상류층과 대비되는 이혼녀 진저의 출연은 진저 백과 맥락을 같이한다. 해외 브랜드 가방이나 옷이 넘쳐난다. 그 탓에 희소성이 사라지고 시시해졌다. 에르메스(Hermes)를 호미(Homies)로, 셀린(Celine)을 펠린(Feline)으로, 구찌(Gucci)를 부찌(Bucci)로 바꿔 프린트한 티셔츠 등 페이크 패션이 인기를 모으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같은 페이크 패션이지만, 진저 백이 욕망을 실현한다면 부찌 티셔츠 등은 욕망을 조롱한다. 짝퉁 삼색줄 슬리퍼를 부끄러워한 세대로서 짝퉁에 대한 적극적 사유가 유쾌하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사도세자가 그렸다는 개그림 보시오…옛그림인줄 알았더니 인문학 보이오

    사도세자가 그렸다는 개그림 보시오…옛그림인줄 알았더니 인문학 보이오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고연희·김동준·정민 외 지음/태학사/552쪽/3만 5000원 화폭 정중앙에 큰 개가 태산처럼 자리하고 있다. 작은 개 두 마리가 반갑게 달려오는데도 고개만 돌려 바라볼 뿐 무덤덤한 표정이다. 얼핏 그냥 보아 넘길 수 있는 그림이지만 그린 이가 사도세자라면 그림 속 구도는 달리 보인다. 엄격한 아버지 영조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광증으로 뒤주에 갇혀 목숨을 잃은 사도세자의 비극적 운명이 이 한 장의 그림 안에 오롯이 담겨 있는 듯 느껴진다. 학자보다는 예술가적 기질이 강했던 사도세자는 그림 그리기를 즐겼다. 정병설 서울대 교수는 사도세자가 그렸다는 말이 전해지는 이 ‘개 그림’에서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의 아픔과 절규, 왕실의 애환을 읽어 낸다. 따뜻한 부정을 느끼고 싶어 한 사도세자의 안타까운 마음과 아들을 부자 관계가 아니라 군신 관계로만 대했던 영조의 냉정한 태도를 비유적으로 보여 준다고 풀이한다. 이 그림이 진짜 사도세자의 것인지 정확한 기록이 없고, 큰 개와 작은 개의 품종이 다른 점이 미심쩍긴 하나 매우 흥미로운 해석임에는 틀림없다. ‘한국학, 그림을 그리다’는 인문학자 32명이 옛 그림 속 풍경에서 당대의 풍속과 시대상, 가치 등을 탐사한 책이다. 2년 전 ‘한국학, 그림과 만나다’를 펴낸 계간 ‘문헌과 해석’ 팀이 다시 한번 의기투합해 그림을 통한 한국학 탐구의 속편을 낸 것. 마음, 감각, 사연, 표상, 소통 등 5개 키워드로 나눠 그림을 그린 사람의 마음부터 한·중·일 동아시아 3국의 교류까지 그림에서 읽어 낼 수 있는 한국학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정우봉 고려대 교수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마르지 않는 창작의 원천인 어머니의 마음에 주목한다. 신윤복의 부친 신한평이 그린 ‘자모육아’는 어린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의 자애로운 모습을 담고 있다. 동생을 질투하듯 투정을 부리는 큰아들과 의젓하게 혼자 놀고 있는 딸을 좌우에 배치해 단란한 가족의 한때를 포착해 냈다. 신한평은 실제 윤복·윤수 두 아들과 외동딸을 두었는데 이를 근거로 그림 속 울고 있는 아이를 신윤복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어머니의 애틋한 모습은 현대에 들어 박수근의 ‘모자’(母子)로 이어졌다. 잎이 크고 넓은 파초는 남국의 열대식물처럼 보이지만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에서 일찍부터 재배됐고, 제주도에선 자생했다. 그런 덕에 옛 문인들의 시문과 그림 속에는 파초가 자주 등장한다. 은자의 정원, 도사의 정원, 문인의 정원에는 늘 파초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강혜선 성신여대 교수는 파초 그림 중에서 가장 시원하게 그려진 예로 겸재 정선의 ‘척재제시’를 꼽았다. 사방이 신록으로 빽빽하게 에워싸인 사랑채 정원에서 탕건 차림을 한 흰 수염의 주인이 선물을 들고 온 방문객을 맞는 정다운 모습이 눈을 즐겁게 한다. 왕조와 국가의 권위를 표현하는 정치적 표상은 미술 분야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정민 한양대 교수는 한반도 형상과 관련한 담론의 흐름을 다양한 도판과 함께 짚었다. 지금은 호랑이 지도론이 당연시되지만 일제시대에 유포된 토끼 형상은 꽤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토끼 형상은 1903년 일본 도쿄국제대학의 고토 분지로가 주장한 데서 비롯됐다. 하지만 포항시 호미곶면 대보리 호미등이란 지명이 보여 주듯 이전부터 한반도 호랑이 지도론은 존재했다. 정 교수는 “호랑이 모양 지도가 토끼 모양으로 돌변한 것은 급변하는 근대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를 표상하는 이미지가 함께 흔들렸음을 보여 주는 대표적인 예”라고 했다. 책에는 이 밖에 1795년 수원 행차 시 정조가 왜 600명의 수행 인원을 대동했고, 안산시 단원구와 단원 김홍도의 관계는 무엇이며, 소설의 안팎에서 그림을 그린 조선 여인들의 삶은 어떠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분석들을 소개한다. 글 하나가 20여쪽 안팎으로 한 번에 읽기 적당한 분량인 데다 총 230여개의 도판이 촘촘히 실려 있어 읽는 맛과 보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이달 막바지 알짜분양 쏟아진다

    이달 막바지 알짜분양 쏟아진다

    지난달에 이어 이달에도 아파트 분양이 홍수를 이룬다. 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는 2만 6000여 가구에 이른다. 특히 서울 강남3구, 위례신도시 등 청약 경쟁이 치열한 지역에 나오는 아파트도 1만 7000여 가구나 된다. 서울에서는 삼성물산이 강남구 대치동 청실2차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청실’ 아파트 1608가구를 내놓는다. 전용 59~151㎡로 일반분양 물량은 162가구이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분당선·3호선 환승역인 도곡역이 5분 거리에 있다. 대중교통편이나 학군·생활편의시설도 풍부해 입지가 빼어나다. 분양가는 3.3㎡당 3000만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서초구 반포동에서는 대림산업이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한 ‘e편한세상한신’ 아파트 1487가구를 공급한다. 59~230㎡ 면적으로 설계됐다. 일반공급 분은 667가구. 아파트 동(棟)이 한강변을 따라 길게 늘어져 한강변 아파트는 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유명 강남학군인 데다 지하철 3, 7, 9호선 역세권이다. 고속도로와 올림픽도로 진출입도 쉽다. 분양가는 3.3㎡당 4000만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법조타운이 조성되는 송파구 문정동에서 ‘송파파크하비오푸르지오’를 분양한다. 84~151㎡짜리 아파트 999가구와 22~59㎡짜리 오피스텔 3527실이다. 이곳에는 487실 규모의 고급 호텔도 함께 들어선다. 300m 규모의 스트리트형 상가가 조성되고, 스파와 물놀이 시설, 공연장, 컨벤션, 전시장 등 복합편의시설도 갖출 예정이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에 붙어 있다. 위례신도시에서 분양되는 아파트도 눈길을 끈다. 경기도시공사는 75~84㎡짜리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 아파트 1540가구를 분양한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동 시공한다. 지하철 8호선 우남역이 가깝다. 현대건설도 위례신도시에서 주상복합 아파트 484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 역시 주상복합 아파트 495가구를 분양한다. 두 업체 모두 85㎡가 넘는 중대형으로 설계됐다. 지방에서도 9573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남구 용호만 매립지에서 ‘더 위’(The W) 주상복합 아파트 1488가구가 나온다. 동래구 사직동에서는 재건축 단지인 ‘롯데캐슬 사직’ 아파트 1064가구를 내놓는다. 일반분양분은 764가구이다. 대전 유성 문지지구 ‘경남아너스빌’ 1142가구와 세종시 ‘모아미래도’ 1211가구, 충북 청주 호미지구 ‘호미 우미린’ 1291가구도 눈에 띈다. 조성근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올 연말 양도세 5년 감면 혜택이 종료되는 만큼 주택건설업체들이 올해 안에 분양을 서두르면서 연말 공급 물량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서울 강남지역, 위례신도시 아파트가 인기를 끌었던 것으로 미뤄볼 때 입지가 빼어난 지역의 아파트 청약 경쟁은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환경재앙 딛고 돌아온 태화강 바지락·재첩… 연말부터 식탁 오른다

    바지락과 재첩이 넘쳐 났던 풍요의 상징 ‘울산 태화강’. 1970년대부터 급속히 진행된 산업화로 공단과 도심에서 쏟아낸 오폐수가 여과 없이 흘러들었다. 태화강은 중금속 물질로 뒤범벅되면서 ‘죽음의 강’으로 변모했다. 풍요의 상징인 바지락과 재첩도 서서히 모습을 감췄다. 그로부터 20여년이 흐른 2013년 여름 1급수로 회복된 태화강에서는 평일 수십명, 주말·휴일 수백명의 시민들이 몰려들어 돌아온 바지락과 재첩을 캤다. 28일 울산 남구 여천동 태화강 하구. 1년 전까지 제방을 따라 길게 늘어섰던 무허가 판자촌(41개)이 사라진 곳에는 40여척의 어선을 정박할 수 있는 물양장(선착장)이 건설됐다. 남구는 길이 120m, 너비 7.5~14m의 물양장에 선박 계류시설과 바지락 경매장(165㎡)을 설치했다. 이로써 26년 만에 다시 식탁에 오를 태화강 바지락을 채취할 준비가 모두 끝났다. 내수면어업 허가권을 위임받은 울산수협이 오는 12월 본격적인 조개 잡이에 앞서 어민(33명)들과 시설 운영 및 판매 등에 대한 협의만 완료하면 된다. 수협 측은 다음 달까지 어민과 협의를 완료하고 바지락 캐기에 본격 나설 예정이다. 태화강 바지락이 채취 금지조치 이후 다시 식탁에 오르기까지는 26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렸다. 1970년대까지 태화강 바지락은 이름이 나면서 전국 바지락 종패의 6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런 태화강의 풍요도 잠시. 1960~1970년대 산업화로 들어선 각종 공장이 365일 끊임없이 뿜어낸 산업폐수와 팽창한 도심의 오수가 여과 없이 태화강으로 쏟아졌다. 수질오염으로 신음하던 태화강은 생명력을 잃어 갔다. 1급수 하천이 죽음의 강으로 변모한 것이다. 중금속 물질 등 각종 오염물로 뒤덮인 강은 수생생태계 파괴로 이어져 사람들의 발길조차 끊겼다. 자연히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던 태화강 바지락도 치명타를 입었다. ‘중금속 바지락’의 위험성 때문에 1987년부터는 바지락 채취가 금지됐다. 일부 어민이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을 피해 잡은 바지락을 산지 표시 없이 몰래 시중에 유통하기도 했다. 그런 과정에서 태화강 바지락은 옛 명성을 완전히 잃었고 존재감마저 사라졌다. 울산시는 신음하는 태화강을 살리려고 2001년부터 오폐수 차단에 나섰다. 공단과 도심의 주요 지점에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변에는 빗물에 쓸려오는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우수토실까지 설치했다. 여기에다 물의 흐름을 막았던 방사보(길이 600m)를 철거하고, 수년간 강바닥의 퇴적오니(오염물질)를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벌였다. 생명을 잃었던 강에 산소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1996년에 ℓ당 11.3㎎까지 치솟았던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하수처리장을 만들고 강바닥 오니 등을 걷어내자 2001년부터 ℓ당 5.5㎎로 낮아지기 시작했다. 이후 2005년에 2.9㎎, 2010년에 2.0㎎, 2012년에 1.9㎎, 올 들어 1.4㎎로 좋아졌다. 윤영찬 울산시 태화강관리단장은 “우리 식탁에 태화강 바지락이 많이 올라올 수 있도록 수질관리와 수생생태계 회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전국의 하천 가운데 유일하게 태화강에 바닷조개인 바지락이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관리로 개체 수를 늘리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수질개선 효과에 힘입어 바지락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바지락 증가가 알려지면서 2000년대 중반부터 다시 캐자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시는 어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2006년 울산시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 바지락의 ‘인체 유해성’(중금속 함유량) 조사를 벌여 안전성을 확인했다. 2009년에는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수산연구소가 ‘자원평가 및 이용방안 연구조사’에 들어가 1450t가량의 바지락이 서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남구는 이 조사를 토대로 연간 400t씩(번식기 6~8월 제외) 채취할 수 있도록 허가할 예정이다. 어자원 보호 차원에서 채취량을 줄인 것이다. 앞으로 2년마다 바지락 자원량 재조사를 통해 조업량을 점차 늘려 갈 계획이다. 어민 김세근(69)씨는 “태화강 하구에서는 바지락과 재첩 등 다양한 조개가 많이 잡혀 당시 중구 염포·성내·내황은 물론 남구 여천·삼산 등 100가구 이상이 조개 잡이로 생계를 이었다”면서 “어릴 때 강에 들어가 발가락으로 모래를 몇 번 차면 조개가 올라왔다”고 말했다. 그는 “조개 잡이가 금지된 이후 처음에는 단속을 피해 밤에 조개를 잡는 어민들도 많았다”면서 “해경과 행정기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불법 조업도 사라지고 조개도 잊혀져 갔다”고 밝혔다. 그는 연말부터 조개 잡이가 공식 재개되면 어민들에게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바지락 잡는 방법도 세월만큼이나 달라졌다. 과거에는 호미로 강바닥을 긁어서 잡았지만, 요즘에는 배 위에서 기계를 내려 긁어 모은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어서 일손도 줄었다. 남구는 연간 400t의 바지락을 채취하면 12억원의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 1인당(33명) 3000만원의 소득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연말 바지락이 본격 개발되면 국내 바지락 종패시장의 30%가량을 점유하고, 일본 등 해외에 성패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두겸 남구청장은 “예전에 태화강 하구는 조개섬으로 불리는 곳이 있을 정도로 조개가 아주 유명했다”면서 “생태하천으로 되살아난 태화강의 명물인 바지락을 지역 특산물로 활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지락과 함께 돌아온 재첩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태화강 재첩은 기수재첩(일본재첩), 공주재첩, 재첩 등 3종류다. 이 가운데 기수재첩이 전체 9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기수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해 염분이 적은 기수 지역에서 자라는데 우리나라 패류도감에는 일본재첩으로 표기돼 있다. 태화강 재첩은 1960~1970년대 많았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조개섬(노벨리스 코리아 울산공장 앞)을 중심으로 재첩 잡이가 성행했다. 60년대만 해도 조개섬 일대는 재첩을 사려는 장사꾼들로 붐볐다. 그런 재첩은 수질오염으로 70년대 초부터 자취를 감췄다. 40여년 만인 올여름 명촌교 아래 태화강 하구에서는 수십에서 수백명의 시민이 몰려 재첩을 잡았다. 수심 1m 안팎에서 재첩을 잡는 인파가 낯선 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복순(71·여·울산 북구)씨는 “어릴 때 강에서 놀며 재첩을 많이 잡았는데 이렇게 다시 잡을 수 있게 돼서 좋다”며 “맛있는 재첩을 먹을 수 있어 좋았고, 옛날 생각도 많이 하게 해줬다”고 말했다. 양지근(67·울산 동구)씨는 “태화강 재첩으로 국을 끓였더니 쫄깃한 맛이 뛰어나 지난여름 태화강에서 살았다”면서 “더위도 식히고 재첩을 잡는 재미도 즐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2011년 동해수산연구소 조사 결과 태화강 하구 4.8㎞ 구간(태화교~명촌교)에는 38t가량의 재첩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1.1㎝ 크기였던 재첩이 2년여 세월이 흐르면 3~4㎝ 크기로 자랐다. 조사 당시보다 매장량도 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 재첩으로 유명한 섬진강의 자원량(580t)보다는 아주 적다. 하지만 사라졌던 재첩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족하다며 시민들은 기뻐하고 있다. 한편 생명을 되찾은 태화강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세 가지 보물(三寶)’을 간직하고 있다. 삼보는 ‘백로 서식지’, ‘까마귀 월동지’, ‘바지락 종패공급지’이다. 여기에다 연어, 수달, 황어 등이 돌아와 생태하천으로 거듭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데스크 시각] 대선의 유령/박홍환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대선의 유령/박홍환 정치부장

    지난해 대통령 선거는 진정 뜨거웠다. 야권의 후보 단일화가 이뤄져 사실상 양자대결이었던데다 이념 논쟁 등 화끈한 이슈들로 선거전은 어느 때보다 과열됐다. 대선 막판에 터진 국가정보원 직원의 댓글 의혹 사건으로 인해 승부가 끝까지 예측불허로 치달아 ‘관중’들을 긴장시켰다. 축구의 ‘인저리 타임’, 야구의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 스리볼’ 상황처럼 손에 땀을 쥐며 승부를 지켜봤다. 그렇게 뜨거웠던 선거전은 어김없이 막을 내렸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100여만표 차로 승리했다.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란 예측이 빗나가자 문재인 민주당 후보도 깨끗이 결과에 승복했다. 그렇게 대선이 끝난 지 10개월이 지났다. 그런데도 ‘시계’는 지난해 12월, 그 뜨거웠던 순간에 그대로 머물러 있는 듯하다. 24일자 거의 모든 신문 1면을 봐도 그렇다. 헤드라인에는 ‘대선’이라는 단어가 선명하다. ‘지난해 대선은 불공정했고, 박근혜 대통령이 그 수혜자’라는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작심발언’에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격앙된 목소리로 “국정을 이리 흔들어도 되느냐”며 ‘본심’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부정선거를 부정선거로 말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여권의 반응을 ‘유신시대 논리’에 비유했다. ‘대선불복’ 대 ‘부정선거’의 논리 싸움이다. 양측 모두 “밀릴 수 없다”는 사생결단의 자세다. 정치권은 이처럼 뜨거운데 정작 박 대통령은 ‘오불관언’이라는 듯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24일 “대선 때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며 대선 후 처음으로 국정원 사건을 언급한 뒤 넉 달간 이 문제에 관한 한 공식석상에서는 침묵 모드다. 정치권의 ‘진흙탕 싸움’에 발을 담그지 않겠다는 뜻이겠지만 이젠 무슨 얘기라도 내놓아야 할 때인 것 같다. 무엇보다도 경쟁상대였던 문 의원이 박 대통령을 ‘불공정 대선의 수혜자’로 지목했다. 문 의원은 “(박 대통령이) 미리 알았든 몰랐든”이라며 ‘원죄론’ ‘결과론’까지 꺼내들어 국정원 사건에 대한 답을 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박 대통령으로서는 억울한 일일 수도 있다. 전임 정부 권력기관에서 벌어진 일로 자신을 다그치는 게 못마땅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육성’은 아니지만 여권 관계자들이 내놓고 있는 “그깟 댓글로 선거 결과가 바뀌었겠느냐”는 항변도 이해못할 바 아니다. 하지만 ‘취임 1년 증후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국정원 사건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 대선 때 약속했던 각종 민생 관련 정책은 정쟁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면서 표류하고 있다. 한때 개선되는 듯했던 남북관계는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다. 국내 상황이 혼란스럽다 보니 해외 세일즈 외교에 치중하고 있지만 이는 곧바로 성과가 나타나기 어렵다. 벌써부터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일을 ‘가래’로도 못막을 정도로 키운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얘기했듯 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은 적 없다면 지금이라도 국정원 사건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고 ‘대선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대선의 유령’에 사로잡혀 곤욕을 치를 것인가. 이 혼돈은 박 대통령만이 바로잡을 수 있다. stinger@seoul.co.kr
  • ‘이별 통보’ 내연녀 얼굴에 청양고춧가루물을…

    경남 합천경찰서는 21일 변심한 내연녀의 얼굴에 고춧가루 물을 뿌리는가 하면 흉기로 위협해 차량에 감금한 혐의로 조모(49)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19일 밭에서 일하고 있던 A(여·44) 씨의 얼굴에 고춧가루 물을 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는 또 도망가는 A씨를 쫒아가 호미로 머리 등을 때린 뒤 흉기로 위협해 차량에 태우고 다니며 4시간 가량 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조씨는 6개월 정도 사귄 A씨에게 이별을 통보를 받자 강제로 데려오기 위해 동네 선·후배 2명을 동원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A씨의 얼굴에 뿌린 고춧가루 물 역시 사전에 청양고추를 구입해 준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미술계의 이단아’ 구도자가 되어 돌아오다

    ‘미술계의 이단아’ 구도자가 되어 돌아오다

    “한 평론가가 저를 ‘이단아’ ‘반항아’라고 불렀죠. 제 모습하고 딱 맞아떨어졌는지 그때부터 주변에서 절 그렇게 바라보더군요.” 커다란 수조에 시커먼 먹물을 붓던 김호득(63) 영남대 미술학부 교수는 머리를 세차게 가로저었다. 점점이 내걸린 20여장의 한지 밑에 설치된 길이 11m, 폭 4m의 대형 수조에선 그의 움직임에 따라 잔물결이 춤을 췄다. 막 뿌린 먹물 향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자 한 폭의 동양화 속에 들어온 듯 마음이 정갈해진다. 설치 작품 ‘흔들림, 문득-공간을 느끼다’는 전시장 벽과 한지에 비치는 수조의 물결을 통해 명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 3층에서 마주한 작가는 몸놀림이 예사롭지 않았다. “이게 바로 물에 그리는 수묵화죠. 먹물이 변해 가는 것, 물이 일렁이는 것, 광선에 따라 다르게 연출되는 것…. 이런 게 모두 재미있는 요소예요.” 한국화의 개량을 추구하며 지필묵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펼쳐 온 작가는 오랜 시간 화단에서 ‘이단아’로 불렸다. 작품 활동 초기만 해도 실경 산수화나 인물을 주로 그렸지만 삶의 큰 고비를 넘긴 뒤 구도자처럼 점을 찍거나 선 긋기를 즐기며 추상적 이미지를 구현하는 데 집중해 왔다. 작가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건강 얘기다. 거침없는 붓질로 폭포나 계곡 같은 자연 속 사물을 즐겨 그리던 그는 술을 한잔 걸치면 붓질이 힘을 받는다며 유독 술을 즐겼다. 그러다 1990년대 후반 간경화와 폐렴으로 쓰러졌고, 2009년에는 다시 식도암 수술을 받으며 즐겨 하던 작품 활동이 위협받았다. 몸을 회복하고 술을 끊더니 작업하는 모습도 달라졌다. 거침없던 붓질은 취기가 빠지자 점을 찍고 선을 긋는 데 집중했다. 요즘은 아예 회화의 기본 요소들을 추상화해 표현하곤 한다. 찰나의 깨달음이랄까. 화폭에는 우주와 존재에 대한 개념이 담겼다. 사람 형상의 ‘人’자 한 쌍을 거꾸로 세운 듯한 작품 ‘거꾸로’는 현대인의 고독을 빗대어 표현한 것이다. 폭포를 뒤집어 그린 듯한 그림 옆에는 ‘폭포’ ‘쏴’ ‘쉬’ 등의 글자가 거꾸로 혹은 비스듬히 새겨졌다. 희한한 타이포그래피 같은 작품에는 인간사가 모두 뒤틀렸다는 뜻이 담긴 것인가. 작가는 굳이 이런 해석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거꾸리’ 작품에는 남다른 사연이 숨어 있다. “왼손잡이인데 그림을 그릴 때마다 오른손잡이와 뭔가 느낌이 다르더군요. 계속 신경이 쓰였는데 나이가 드니 이젠 거리낌조차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왼손으로 거침없이 작업했는데, 결과물이 이렇게 나왔습니다.” 광목 천에 먹으로 표현한 그림들에도 사연은 담겼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미술대학을 다니려니 늘 캔버스 살 돈이 없었죠. 그래서 좀 사는 집안 여학생들이 쓰다 버린 캔버스를 주워 와 천만 따로 떼어내 쓰곤 했습니다.” 작가는 캔버스에 아크릴을 먹처럼 쓴 작품 ‘겹-사이’를 통해 색다른 실험 의지를 엿보인다. 이 같은 실험 의지의 정점은 1층에 전시된 강정보 설치 작품. 지난해 가을 낙동강 강정보 근처에 길이 10m의 대형 천 다섯 장을 설치한 뒤 강물과 바람이 남긴 흔적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런데 비릿한 냄새에 코부터 막게 만드는 이 작품은 묘한 매력을 품었다. “작가들이 이맘때쯤 경북 달성군에 모여 스스로 설치 작업을 하다 지난해에는 지자체의 초청을 받고 설치했던 작품입니다. 천들을 거둬들이니 녹조와 흙 자국이 자연 물감처럼 번져 있더군요. 4대강 사업으로 오염된 자연을 고발하는 작품이라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디다(웃음).” 작가는 다음 달 3일까지 금호미술관에서 초대전 ‘겹-사이’를 이어 간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전관을 쓰는 대규모 전시다. 이번 전시는 빛과 어둠, 시간과 공간 등 ‘사이’라는 개념의 ‘겹’이 주제다. 강렬한 느낌의 먹물 회화뿐 아니라 먹물 수조와 한지가 등장해 여러 사물 간의 관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베벌리힐스의 ‘가로수 길’ 프리미엄 한류 디자인하다

    베벌리힐스의 ‘가로수 길’ 프리미엄 한류 디자인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노스 베벌리힐스 드라이브. 유명인사들이 모여 사는 부촌이자 명품 브랜드가 밀집한 로데오거리 바로 옆길이다. 이곳에 다음 달 중순 한국 중소기업 전용매장인 ‘K소호 베벌리힐스’(조감도)가 들어선다. 이 일대에서 하나뿐인 스타벅스와 커피빈, 공용주차장이 K소호 매장을 둘러싸고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것이 장점이다. 지난 13일 찾은 매장은 내부공사가 한창이었다. 건너편 스타벅스의 야외 탁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던 글로리아 브릴리언트(43·중학교 교사)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매우 만족스럽다”면서 “다른 한국제품도 품질이 우수할 것 같다. 매장이 열리면 꼭 찾아가 구경하겠다”고 말했다. K소호는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롯데면세점의 공동 프로젝트다. 중소기업들이 월마트, 코스트코 등 해외 대형유통에 진출하기 쉽도록 시장조사 목적의 안테나숍 매장을 해외 주요 거점에 만들자는 아이디어는 중소기업청이 냈다. 올해 관련 예산을 100억원 확보했다. LA K소호에는 이 중 10억원이 투입된다. 중기중앙회는 LA에 특화된 점포를 구상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난해 12월 미국 뉴저지주 가든스테이트 플라자몰에 문을 연 ‘K히트’는 다양한 중기제품을 팔고 있다. 하지만 LA에는 이미 한국산 제품을 수입해 파는 소상공인이 많아서 자칫하면 지역 골목상권을 침해할 수 있다. 김재진 중기중앙회 LA사무소장은 “유행에 민감한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패션잡화, 주얼리, 화장품 등을 중점적으로 입점시켜 고급스럽고 차별화된 매장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242㎡(약 73평) 크기의 K소호는 가로와 세로가 각 10m, 40m로 긴 직사각형 형태의 매장을 살려 신사동 가로수길이나 뉴욕의 소호갤러리 같은 느낌을 줄 예정이다. 거리를 걷는 기분이 나도록 바닥에 보도블록 모양의 카펫을 깔고 천장에도 유리와 간접조명을 사용한다. 인테리어 디자인과 매장 배치, 제품 진열 아이디어 등은 롯데면세점이 동반성장 차원에서 기부 형태로 지원했다. 입점업체는 제이에스티나(주얼리), 육심원(디자인 캐릭터상품), 웨더비(휴대전화 액세서리), 토리모리(화장품), 당크(잡화), 호미가(핸드백), 셀렙(여성복), 셀리시스(의료 화장품) 등 8개 업체다. 이들은 3년간 입점할 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미국 내 자체 매장 확대, 법인 영업망 확장, 미국 대형유통업체 입점 등의 방법을 추진해 자생 능력을 갖춰야 한다. 8개 브랜드 외에 멀티숍 공간을 따로 만들어 신예 디자이너의 제품이나 눈길을 끄는 아이디어상품 등을 소개하고 판매할 예정이다. 중기중앙회는 기업들의 해외대형유통 진출을 위해 지난달 초 외환은행, 무역보험공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월마트 등 해외업체는 매입대금을 45일 후에 결제해 주기 때문에 우리 업체들이 수출을 꺼리는 요인이 돼 왔다. 외환은행은 수출대금을 즉시 지급하고 해외 업체에 대금을 떼일 경우 무역보험공사와 외환은행이 반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중기중앙회는 미국에서 한국제품 총판대리점을 운영하는 상인들과 코스트코에 등록된 벤더 등과 함께 미국 유통매장에 한국 기업의 제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달 말 참여기업 신청을 받았는데 350곳이 지원해 200곳이 선정됐다. 이달 말 시범적으로 5개 컨테이너 분량의 샘플 상품을 받아 유통업체 바이어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로스앤젤레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인터넷과의 전쟁’/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특파원 칼럼] 시진핑의 ‘인터넷과의 전쟁’/주현진 베이징 특파원

    “중국의 언론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위해 일하는 선전 도구다. 그러므로 무엇을 선전하고 무엇을 선전하지 말지는 당의 방침과 지도에 따라야 한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 언론의 사명으로 제시한 ‘정치가판보’(政治家辦報·당의 시각으로 신문을 만들다) 정신은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주요 언론 사상 중 하나다. 그런데 이것이 시진핑(習近平) 시대에는 인터넷으로 확대 적용되는 분위기다. 언론 못지않게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서 활동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여론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주석 집권 첫해에 열리는 전국선전사상공작회의에서는 새 지도자의 언론관 격인 선전 지침이 발표되는데 시 주석은 인터넷 통제를 첫손에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8월 19일 열린 이 회의에서 강력한 인터넷 부대를 조직해 뉴미디어를 장악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달 초 홍콩의 사우스모닝포스트가 회의 참석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실제로 당국은 전국선전사상공작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유언비어를 유포했다는 이유로 유명 블로거들을 공공질서 문란 혐의로 속속 체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에서 유포한 악성 루머가 500회 이상 재전송(리트위트)되거나 5000번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는 처벌 규정까지 마련했다. 당국이 이처럼 인터넷 통제에 혈안이 된 것은 인터넷상에서 이뤄지는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이겨야 공산당의 일당 독재를 지켜낼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웨이보에서도 민주와 헌정 등의 정치개혁을 요구하거나 보편가치 등을 촉구하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공산당을 위협하는 공작이라고 중국 당국자들은 판단하고 있다. 앞서 관영 언론들이 구 소련의 몰락은 민주주의 도입에 따른 결과라며 정치개혁 요구를 ‘중국 분열’을 위한 서방의 음모라고 몰아붙인 것도 이 같은 조바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유명 블로거들이 공공질서 문란죄로 체포되거나 성매수 혐의로 끌려가는 장면이 TV 화면에 공개되는 등 인터넷 여론 통제가 강화되면서 정치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인터넷 제보를 통해 활발하게 이뤄지던 부패 공직자 고발이 어렵게 된 것은 물론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 발언하거나 당을 조롱하는 말을 감히 할 수 없는 ‘공포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불만이 들끓고 있다. 개혁파인 인민일보 부총편집 출신의 저우루이진(周瑞)은 최근 한 학술지에 게재한 글에서 ‘인터넷 통제’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정권이 언로를 막으면 더 큰 화를 입게 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한 진리라는 것이다. 공산당 일당 독재가 중국인을 위한 최적의 제도라는 자신이 있고 실제로 사람들이 그렇게 믿도록 정권을 운영한다면 반대 여론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마오가 ‘정치가판보’ 정신을 주창한 것은 집권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반(反)우파 투쟁을 벌였던 1957년의 일이다. 지금은 21세기 정보화 시대지만 당이 일련의 조치를 내린 이후 웨이보 발언율은 급감하는 분위기다. 인터넷 옥죄기가 공산당의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jhj@seoul.co.kr
  • 서초 ‘대심도 빗물 처리’ 서명운동으로 압박

    서초 ‘대심도 빗물 처리’ 서명운동으로 압박

    “강남역 상습 침수에 서초구 주민들 뿔났다.” 집중호우 때마다 되풀이되는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의 상습 침수 문제를 놓고 서초구민들이 대심도(大深度) 빗물 저류시설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섰다. 강남역 상가와 서초구 주민자치위원회 회원을 중심으로 지난달 12~31일 ‘강남역 상습침수 방지를 위한 대심도 빗물 저류시설 설치 촉구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대심도 빗물 저류시설 설치를 촉구하는 주민서명운동을 펼친 결과 구민 전체 44만명의 25%인 11만 5455명이 서명했다. 강남역 대심도 빗물 저류시설 설치 촉구 주민위원회 위원 30명은 12일 서울시청 신청사를 찾아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낭독한 뒤 주민서명부를 시장에 전달했다. 이들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박 시장이 지난 11일부터 필리핀 해외 출장 중인 관계로 성사되지 못했다. 이원종 추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강남역 일대의 침수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2011년 8월 4일 강남역과 한남대교 남단을 직선으로 잇는 지하 대심도 빗물 저류시설 설치를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는 교대역에서 반포천까지 자연유하식 하수터널을 설치하는 것으로 강남역 일대의 침수를 해결하려고 한다”면서 “이 방법으로는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서초구의 사당역 및 방배역 주변의 빗물과 강남역 주변의 빗물이 한곳으로 집중돼 반포천 범람을 부를 것이며 저지대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을 포함한 반포 전 지역이 침수돼 시민의 안전만 위협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강남역 일대는 인근 역삼동, 논현동 지역보다 해발고도가 17m 낮은 분지형 지역인 데다 반포천의 암거 통수능력은 초당 210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빗물이 역류하는 현상이 발생해 집중호우때마다 상습적으로 침수되곤 한다. 서울시와 서초구는 강남역 일대의 상습침수 피해 대책을 놓고 2년 넘게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예산절약 차원에서 2015년까지 강남역 일대에서 반포천까지 핫라인 우수관을 만들어 빗물 처리 능력을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대심도 시설 공사의 경우 1300억원 이상이 투입되는 반면 우수관 신설은 300억원만 들기 때문이다. 반면 서초구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한강으로 직송하는 대심도 시설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우수관 설치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울진까지 덮친 적조… 강원 동해안도 위험

    울진까지 덮친 적조… 강원 동해안도 위험

    남해안에서 시작된 적조 현상이 강원 동해안 코앞까지 북상했다. 해양수산부는 8일 고밀도 적조가 경북 울진까지 확산됐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이날 포항 남구 호미곶등대∼울진군 기성면 사동항 일대에 적조 경보를 신규 발령했다. 이로써 적조경보가 내려진 곳은 전남 고흥군 내나로도 동측∼경남 거제시 지심도 동측, 부산 해운대구 중동 청사포항∼울진군 기성면 사동항으로 늘어났다. 영덕과 포항 호미곶, 경주 양남 연안에서는 유해성 적조생물인 코클로디니움이 1500∼1만 개체/㎖가 검출될 정도로 적조 밀도가 높아졌다. 더구나 이 일대 냉수대가 사라져 적조가 북상하기에 유리한 환경으로 변하고 있어 청정 바다인 강원 동해안까지 적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 밖에 남해안 일대 적조 현상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거제시 지심도 동측∼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이견대를 잇는 바다에는 적조주의보가 내려졌다. 통영 산양 저도 일대는 코클로디니움 최대 2만 4700 개체/㎖의 고밀도 적조가 계속되고 있다. 통영 욕지도, 연화도∼한산과 거제 서부 해역에도 코클로디니움이 1만 개체/㎖ 이상 검출되고 있다. 남해도와 거제 동부, 울주군은 적조생물 밀도가 떨어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전남 여수와 경남 고성, 포항 등지는 며칠 전과 유사한 밀도를 유지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영도구, 수영구, 해운대구, 기장군 해역에서도 소규모 적조띠가 발견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은 바닷물 흐름이 빨라지는 시기이기 때문에 밀물 때 남해 연안에 고밀도 적조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경북 연안 일대에 나타난 적조가 강원 연안으로 북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산과학원은 “동해 남부 연안은 냉수대 소멸로 연안으로 접안하는 적조가 확장될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고 있다”며 “적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피해 예방 요령에 따라 양식장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세종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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