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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숲&쉼’ 여름의 시작 6월… 뜨거운 태양 피해 시원한 휴양림으로 떠날 시간

    ‘숲&쉼’ 여름의 시작 6월… 뜨거운 태양 피해 시원한 휴양림으로 떠날 시간

    여름의 초입 유월이 코앞이다. 뜨거워진 태양을 피해 숲으로 들 시간이다. 한국관광공사에서 ‘휴양림 숲길 체험’을 주제로 6월에 가볼 만한 곳을 선정했다. 강원의 첩첩 산골부터 전남의 난대림까지 두루 아울렀다.1. 사계절 보약 같은 ‘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나무는 울창한 그늘을 만들고, 숲은 끝자락에 길을 내 사람에게 손길을 내민다. 경기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 숲길이 그렇다. 휴양림은 사계절 내내 마음을 다독이는 치유의 숲을 품었다. 산림청 1호 ‘치유의 숲’으로 지정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은 단연 인기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상주하며 이용객을 대상으로 명상, 숲속 체조 등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예약하지 않아도 당일 5인 이상이면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볼거리, 즐길거리도 많다. 휴양림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LOVE 포토 존’과 생태연못 등이 나온다. 산음약수터는 야영객은 물론 먼 곳에서 물맛 소문을 듣고 찾아온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의 목을 적셔 준다. 여기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자연정화 공원 세미원,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의 수숫단 오솔길 등 자연과 어우러진 모든 길이 양평으로 나 있다. 양평군 관광기획팀 (031)770-2068.2. 은둔의 유토피아를 찾아서 - 양양 미천골자연휴양림 백두대간 구룡령 아래 자리한 미천골자연휴양림은 은둔하기 좋은 곳이다. 불바라기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얼음처럼 차가운 계곡에 발 담그면 골치 아픈 세상사는 저만큼 사라지고 만다. 강원 양양의 미천골자연휴양림은 가는 길 자체가 여행이다. 지름길은 인제 진동리에서 조침령 터널 쪽으로 열려 있지만, 다소 돌더라도 홍천에서 구룡령을 넘는 게 낫다. 구불구불 이어진 구룡령 꼭대기에 오르면 백두대간이 파도처럼 물결친다. 미천골에 들면 반질반질한 암반이 펼쳐진 수려한 계곡 덕에 신비의 땅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미천골 1㎞ 위는 선림원지다. 10세기 전후엔 대가람이었던 곳. 이 절집에서 공양을 위해 씻은 쌀뜨물이 계곡을 희게 물들인다 해서 계곡 이름도 ‘미천’(米川)이다. 불바라기약수까지는 5.7㎞ 거리다. 경사가 완만해 3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다. 해담마을에서 수륙양용 자동차를 타고, 송천떡마을에서 전통 떡도 맛볼 수 있다. 양양군 문화관광과 (033)670-2229.3. 싱그러운 초여름의 숲 - 홍성 용봉산자연휴양림 충남 홍성의 용봉산은 해발 381m로 야트막하고, 기슭에 자연휴양림이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다. 아이들이 숲에서 마음껏 뛰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도록 체험 공간도 갖췄다. 숲해설가가 동행하는 체험 프로그램은 늘 예약이 꽉 찰 만큼 반응이 좋다. 등산로는 2시간 코스부터 3시간 30분이 걸리는 종주 코스까지 3개가 있다. 가볍게 산책하고 싶다면 산림휴양관을 둘러싼 숲길이 좋다. 홍성은 오랜 역사만큼이나 문화 유적이 많다. 조선 시대에 축성한 홍주읍성은 옛 성벽 1772m 가운데 약 800m가 그대로 남아 있다. 성의 동문인 조양문을 비롯, 성 안의 홍주아문, 안회당, 여하정 등도 여전하다. 여하정과 연못의 고목이 녹음에 물들 때 특히 아름답다. 안회당은 10월 말까지(공휴일 제외) 차 마시는 공간으로 개방된다. 아울러 한용운 선생 생가터, 한국 현대미술의 거목 이응노 기념관, 천수만 권역의 속동전망대와 궁리포구 등도 함께 둘러보는 게 좋겠다. 홍성군 문화관광과 (041)630-1255.4. 힐링과 모험 ‘마법의 숲’ - 보성 제암산자연휴양림 전남 보성의 제암산(807m)은 정상에 임금 제(帝) 자를 닮은 바위가 있다 해서 지어진 이름이다. 휴양림 안에 숲속의 집 등 숙박 시설과 계곡 물놀이장, 야영장, 산책로, 모험 시설 등을 갖췄다. 대표적인 힐링 주자는 더늠길이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무장애 산악 트레킹 코스다. 5.8㎞ 전 구간이 평평한 데크로 만들어졌다. 초록빛 세상을 따라 바람과 새소리가 흐르는 힐링 로드다. 쭉쭉 뻗은 나무 위를 걷듯 편백 군락지를 지나면 해발 500m인 ‘HAPPY500’ 지점에 닿는다. 임금바위, 요강바위 등 기암괴석이 장관을 펼쳐 낸다. 스릴 넘치는 집라인과 에코 어드벤처도 인기 있는 체험 시설이다. 봇재는 보성 최고의 볼거리인 차밭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득량역에 조성된 ‘추억의 거리’는 197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곳이다. 광주 이씨 집성촌인 강골마을은 돌담을 따라 산책하기 좋다. 최근 문을 연 비봉공룡공원과 홍암나철기념관도 인상적이다. 제암산자연휴양림 (061)852-4434.5. 우리나라 치대 난대림을 걷다 - 완도 수목원 전남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이자 국내 유일의 난대 수목원이다. 사철 푸른 붉가시나무 등 상록수가 주를 이루고, 완도를 대표하는 완도호랑가시가 자란다.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중앙관찰로를 따라 아열대온실과 산림박물관을 거쳐 내려오는 구간이다. 아열대온실엔 열대, 아열대식물 500여종이 전시돼 있다. 원시의 숲을 걷고 싶다면 ‘푸른 까끔길’이 좋다. 까끔은 ‘동네 앞의 나지막한 산’을 뜻하는 사투리다. 주민들이 땔감과 숯을 지고 완도 읍내에 팔러 가던 옛길로, 계곡을 따라 1㎞ 정도 완만하게 이어져 있다. 해가 들지 않을 정도로 숲이 빽빽해 산책 삼아 걷기 좋다. 완도의 상징인 완도타워에 최근 모노레일이 들어섰다. 사방이 유리창이어서 다도해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완도는 해상왕 장보고의 섬이다. 약 1200년 전 동아시아의 바다를 주름잡은 신라인의 위풍당당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았다. 완도군 관광정책과 (061)550-5410.6. 다도해 옆 편백 피톤치드 바다 -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경남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은 227㏊에 이르는 편백과 삼나무 숲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가 힐링을 약속하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공기가 달라진다. 아름다운 남해를 품고 하늘로 솟은 편백이 물결을 이루고 있다. 매표소에서 맑은 계곡을 따라 400m가량 산책로가 이어진다. 계곡과 숲 사이로 난 산책로는 어린아이도 쉽게 걸을 수 있을 만큼 야트막하다. 산책로 입구의 목공예체험장에서는 예쁜 나무 목걸이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산책로를 지나면 멀리 한려해상국립공원의 크고 작은 섬이 보이는 전망대까지 오를 수 있다. 해오름예술촌은 폐교를 예술 공간으로 바꾼 곳이다. 문항어촌체험마을에서는 썰물 때 바닷길이 S자로 갈라지는 장관을 볼 수 있다. 너른 갯벌에서 바지락과 쏙 등 해산물을 캘 수 있다. 마을 체험센터에서 장화와 호미를 빌려준다. 상주은모래비치, 이순신 장군의 가묘가 있는 남해 충렬사 등도 명소다. 편백자연휴양림 (055)867-7881.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 문준용 작가 미디어아트展…24일 靑 인근 금호미술관에서

    문준용 작가 미디어아트展…24일 靑 인근 금호미술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35·티노게임즈 기술디렉터) 작가가 청와대 인근에 위치한 금호미술관에서 오는 24일 개막하는 기획전에 작가로 참여한다.17일 금호미술관에 따르면 문 작가는 7팀(8명)이 참가하는 ‘빈 페이지’(Blank Page)라는 제목의 기획전에서 ‘비행’(플라잉)이라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플라잉’은 인체 골격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가 장착된 카메라를 작가가 프로그래밍한 것이다. 예컨대 관람객이 날아가는 동작을 하면 화면에 추상적 물체가 따라 움직이면서 실제 새가 되어 나는 것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는 콘셉트다. 문 작가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디자인과 기술이 융합된 미디어 아트와 인터랙티브 아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학생 때 작품인 ‘바디펜’에서 훨씬 진보한 방식의 인터랙티브 아트로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체험 기회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문준용, 금호미술관 ‘빈페이지전’ 참여…아버지 당선 이후 첫 전시

    문준용, 금호미술관 ‘빈페이지전’ 참여…아버지 당선 이후 첫 전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가 미술 전시에 참여한다.서울 사간동 금호미술관은 24일부터 젊은 미디어아트·설치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빈 페이지’전을 연다고 17일 밝혔다. 문준용 작가는 관객의 반응에 따라 작품 내용이 변화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문 작가는 건국대 시각디자인학과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을 졸업해 미디어 아트 작가로서 활동해왔다.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놀이하는 미술’전에도 문 작가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금호미술관 전시에는 문 작가 외에도 양정욱, 김주리, 박재영, 박여주, 진달래&박우혁, 박제성 작가가 참여한다. 미술관 관계자는 “그 동안 비슷한 맥락의 전시를 계속 해왔고 참여 작가 섭외는 올해 들어 이뤄졌다”면서 “내부에서 고른 후보작가들 중 주변의 설치·미디어아트 전시 경험이 있는 큐레이터들의 추천을 받아 최종 작가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미술관은 8월 31일까지 전시 기간에 전시 참여 작가가 직접 관객에게 작품을 설명하는 ‘아티스트 토크’ 행사를 세 차례 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다우리, 우리네 인생…전북 정읍의 전통장 ‘샘고을시장’을 가다

    정다우리, 우리네 인생…전북 정읍의 전통장 ‘샘고을시장’을 가다

    곳곳에 들어선 대형마트로 인해 많은 전통시장들이 쇠락해 가고 있다. 현대인들의 생활 패턴과 큰 온도 차를 보이는 전통시장을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백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서민들과 애환을 함께해 온 전통시장이 있다.●100년 동안 한자리 지키며 서민 애환 지켜 봐 전북 정읍의 ‘샘고을시장’은 1914년에 문을 연 100년의 역사를 가진 전통시장이다. 시장이 있던 자리에 샘이 많았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이곳은 국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규모의 전통시장이다. 백 년의 세월, 시장 점포들은 현대화되고 도로도 새로 깔렸지만 시끌벅적, 활기찬 시장 풍경은 예전 그대로다. 긴 역사를 이어온 만큼 시장 사람들의 삶과 애환이 진하게 녹아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오래된 방앗간들이 모여 있는 골목이다. 소문난 곡창지대답게 스무 개 남짓 방앗간들이 모여 있는 곳. 어릴 적부터 방앗간 일을 배우기 시작한 대동방앗간의 안정삼씨는 50년 가까이 이 골목을 지키고 있다. 방앗간이 하나둘 사라지고 있는 추세지만, 이곳은 활기 넘치는 기계 소리와 함께 이웃 전주에서도 단골 아지매들이 무리지어 찾아온다.시장 통의 민속대장간 역시 60년째 한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정개동씨는 숙부로부터 물려받은 백 년 넘은 공구들 옆에서 호미를 만드는 작업에 빠져 있다. 정씨는 “기계로 만들면 한 시간 안에 끝낼 수 있지만 하루 종일 함마질을 해서 만든 것만 못하다”며 작업을 계속했다. 나형식씨의 뻥튀기 가게 앞은 뻥~ 뻥~ 터지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구경하는 아이들로 늘 북적인다. 그는 틈날 때마다 시를 쓴다. 콩을 튀기러 온 손님들의 모습에서도, 눈 쌓인 시장 골목길에서도 영감을 얻는다. 나씨는 “곡식을 튀길 때마다 시를 함께 튀기고 있다”며 시적(詩的)으로 말했다.●50년 된 방앗간·60년 된 대장간… 아낙네의 놀이터 시장의 터줏대감인 장금순 할머니는 3대째 같은 자리에서 순댓국집을 하고 있다. 수십 년 단골손님들의 애정은 한결같다. 순댓국으로 점심을 먹고 있던 김옥실씨는 “어릴 적 아버지 손잡고 와서 먹었던 그 맛과 지금의 맛이 변함이 없어 자주 찾게 된다”고 말했다. 10여곳이 한 집 건너 한 집씩, 방앗간 수만큼 많은 미용실은 장 보러 온 아낙네들의 놀이터이자 사랑방이다. 참깨나 들깨, 떡쌀, 고추, 쑥 등을 방앗간에 맡겨 놓고 기름이 짜지고 떡이 쪄지는 동안 꼬불꼬불 멋내기 파마도 하고 오랜만에 만난 이웃 사람들과 자식 자랑 등 수다 삼매에 빠진다.이처럼 백 년의 세월을 지켜온 전통시장엔 시장을 찾는 이들의 추억과 정이 고스란히 쌓여 있다. 상인들은 옛 정취가 그대로 남아 있는 전통시장이 점차 몰락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고광호 시장상인회장은 “먹거리 시장을 활성화하고 친절함을 더해 관광객들을 도심 전통시장으로 유인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우리 재래시장이 살아남는 좋은 본보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시장은 문화와 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지역경제의 실핏줄이다. 지역 주민은 물론 지친 도시인들의 삶까지 위로하는 다채로운 문화의 장과 쉼터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정읍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 [희망 나눔, 행복 두 배]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지영 등 세계적 연주자 배출… 아낌없이 주는 ‘금호악기은행’

    [희망 나눔, 행복 두 배]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지영 등 세계적 연주자 배출… 아낌없이 주는 ‘금호악기은행’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977년 설립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을 통해 음악 영재 양성과 클래식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하고 있다. 특히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2월 제9대 한국메세나협회장에 취임하기도 했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 실내악 전용 홀인 금호아트홀과 신진 작가들의 산실인 금호미술관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오케스트라 초청, 금호음악인상 운영, 연주자 항공권 제공 및 음악 영재 장학금 수여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2015년 6월 30일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기악 부문에서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을 비롯해 권혁주·이유라, 피아니스트 손열음·김선욱 등 우리나라가 배출한 세계적 연주자들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후원을 받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연주자들이 연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1993년부터 고악기를 무상으로 임대하는 ‘금호악기은행’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예술의전당에 30억원의 금호예술기금을 출연해 ‘예술의전당 음악영재 캠프&콩쿠르’를 개최하는 등 국내 문화예술계 발전을 위한 기금 지원 활동도 활발히 해 왔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박 회장은 2014년 ‘몽블랑 문화예술 후원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많은 시민들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관 사옥 1층 로비에서 ‘문화가 있는 날’ 아름다운 로비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시골학교를 찾아가 음악회를 여는 ‘찾아가는 사랑의 금호아트홀’ 등 다양한 행사도 운영한다.
  • [와우! 과학] 키 106cm…인니 난쟁이 ‘호빗’ 기원은 아프리카

    [와우! 과학] 키 106cm…인니 난쟁이 ‘호빗’ 기원은 아프리카

    지난 2003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의 리앙 부아 동굴에서 호미닌(Homonin·초기인류) 화석이 발견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뇌 용량이 현생인류의 3분의 1만한 이 화석은 발견된 지역의 이름을 따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로 명명됐지만 세상에 널리 알려진 이름은 호빗(hobbit)이다. 그 이유는 키가 106cm, 몸무게 25kg에 불과해 마치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반지의 제왕’의 난쟁이족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국립대학 연구팀은 호빗은 250만 년 전부터 170만 년 전 사이 아프리카에 살았던 고인류인 호모 하빌리스(Homo habilis)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그간 호빗을 둘러싼 오래 고고학계의 논쟁에 새 학설을 주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약 10만 년 전 지상에 나타난 호빗은 그간 고고학계에 큰 논란을 안겼다. 이중 하나는 과연 호빗이 왜소증이나 장애를 가진 현생인류의 조상뻘인지, 아니면 멸종한 별개의 종인지 여부였다. 많은 학자들은 호빗이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에서 작은 사이즈로 진화한 종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었으나 일부에서는 새로운 종이 아닌 다운증후군같은 유전적 질환을 앓은 인류의 초기 조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에 연구팀은 호빗의 두개골, 이빨, 다리, 팔 등 총 133개의 화석을 다른 호미닌과 비교 분석한 결과 그 특징이 호모 하빌리스와 유사한 자매종이라고 결론지었다. 최초의 사람 속(屬)에 속하는 호모 하빌리스는 '도구를 만드는 인간’이라는 뜻으로, 현생 인류의 직계조상인 호모 에렉투스와 공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논쟁의 여지는 있지만 호빗은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보기 힘들다는 주장인 셈이다. 연구를 이끈 데비 아규 박사는 "화석을 분석한 결과 신체적 구조 등 호빗과 호모 하빌리스는 독특한 특징을 공유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면서 "이에 반해 다른 종들과는 어떤 공통점도 찾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빗은 최초 아프리카를 기원으로 등장해 아마도 200만 년 전 쯤 고향을 떠나 플로레스섬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했다"면서 "어떻게 아프리카를 떠나 이 지역에 정착했는지는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2018㎞ 달린다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 2018㎞ 달린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성화가 오는 11월 1일부터 101일 동안 전국 2018㎞에 이르는 순례를 시작한다.대회조직위원회는 17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이희범 조직위원장, 김기홍 기획사무차장, 김연아 홍보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화 봉송 경로 및 성화 봉송 주자 선발계획’을 공개했다. 세계에 평창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첫 공식 행사인 성화 봉송은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성화는 오는 10월 24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돼 일주일 동안 그리스 전역을 돈 뒤 10월 31일 아테네 파나티나이코 스타디움에서 평창대표단에 전달된다. 평창올림픽 G-100일인 11월 1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성화는 이후 개회식 당일인 내년 2월 9일까지 17개 시·도와 강원도 18개 시·군 전체를 돌게 된다. 성화 봉송의 테마는 문화(서울), 환경(순천), 평화(최북단), 경제(인천), ICT(대전) 등 특정 지역과 특성을 잇는 5가지로 삼았다. 경북 봉화 산타마을(12월 25일), 대구 ‘제야의 종’ 타종식(12월 31일), 포항 ‘호미곶 해맞이’ 행사(2018년 1월 1일) 등도 찾아 올림픽을 알린다.봉송 거리는 대회 개최 연도를 기념해 2018㎞로 결정했고, 거북선(경남 통영), 증기기관차(전남 곡성), 집와이어(강원 정선), 요트(부산) 등 다양한 봉송 수단을 활용한다. 주자는 남북한 인구수(7500만명)를 상징하는 7500명이다. 보조주자 2018명은 개최 연도를 뜻한다. 조직위는 다문화가정과 장애인, 소외계층, 사회공헌자 등도 성화 봉송 주자로 선발할 계획이다. 봉송 주자는 유니폼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성화봉 구매 권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및 조직위원장 명의의 참여 증서도 받는다. 이희범 위원장은 “성화 봉송은 국민과 전 세계인이 함께 동계스포츠를 향한 꿈과 열정에 새로운 불꽃을 지피는 특별한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평양 르포①/유채색으로 변한 평양과 그 뒷면

    선수단과 취재단은 지난 2일 서울을 출발해 베이징을 경유, 한국보다 30분 느린 북한시간으로 3일 오후 5시30분에 도착했다.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까지 가는 길은 평양의 변화를 알려주는 쇼케이스 같았다. 취재진을 태운 버스는 곧 개장할 예정인 ‘고층빌딩 숲’ 려명거리를 시작으로 만수대의사당과 김일성-김정일 동상, 김일성 광장, 개선문 등을 휘저은 뒤 미래과학자 거리의 화려한 건물을 마지막으로 거치고 호텔에 도착했다. 익히 들은 것처럼 취재진 사이사이엔 대남관계 전문 기관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의 참사 6명이 동승, 사실상 감시했는데 그들 중 한 명은 “려명거리 어떻습니까. 선생님들이 믿지 않겠지만 저 건물엔 전부 노동자들이 삽니다. 간부는 안 삽네다”며 “기회가 되면 꼭 가보셔야 할 텐데…”라고 권유했다. 하늘색 연두색 갈색으로 채색된 두 거리의 다양한 모양, 다양한 높이의 건물들은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다만 외신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됐기 때문에 ‘억~’하고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남측 일행 중엔 2005년에 평양은 한 차례 방문했던 인사가 있었는데 그는 “천지개벽할 정도로 바뀌었다. 당시 평양은 말 그대로 회색도시였다. 페인트된 건물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거리의 초등학생에게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 가방이 이쁘다”고 하자 북측 인사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아이들에게 드는 가방 대신 메는 가방을 줘라. 색깔도 분홍색 남색 등 여러 개를 골라 학생들이 선택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평양 곳곳을 자세히 관찰하면 두 거리 이면에 숨겨진 어둠이 드러난다. 30~40년은 족히 되어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낡은 아파트에서 화분 하나 내다놓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거리를 촬영할 때면 “선생, 어디에 쓰려고 사진을 찍는 겁니까”란 제지가 이어졌다. 평양을 조금만 벗어나면 어떤가. 순안공항에서 숙소를 오갈 때, 방문 나흘 째 평양 외곽으로 이동할 때가 그랬는데 나이 든 노인들이 호미 하나 들고 길거리에서 나무 심는 모습은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온 나라와 전민이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유훈 통치’는 한 나라의 중심을 잡아주고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는 효과로 연결되지만 평양의 경우는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소개한 문구들이 평양 시내 주요 건물들에 내걸렸는데 정작 지금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의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평양은 해가 지면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북측에서도 “전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낄 땐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곳이 있다.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가 그렇다. 취재진 숙소 앞 대동강 건너편이 바로 북한이 자랑하는 대학, 김책공대인데 캄캄한 밤이 되면 두 부자의 초상화만이 은은하게 빛을 뿜어낸다. ‘유훈 통치’를 넘어 ‘유령 정치’에 가깝다. 4월15일 김일성 생일이 다가오면서 취재진이 평양을 떠날 무렵엔 김일성 광장에도 번쩍번쩍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북측 인사는 생일 관련 경축 행사를 연습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김일성-김정일주의’ 말고 가장 많이 본 단어는 ‘만리마 속도전’과 ‘결사옹위’다. 북측은 “려명거리의 건물이 7시간에 한 층이 올라간다”는 얘기 등으로 ‘만리마 속도전’을 홍보했다. 장비가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주민과 군인들의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결사옹위’는 말 그대로 ‘죽을 힘을 다해 김정은을 지킨다’는 뜻이다.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제일총폭탄이 되자’, ‘강경엔 초강경으로’ 등의 문구에선 남한 및 미국과 초긴장 대치를 이루는 상황 속에서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목숨 걸고 이뤄내겠다는 처절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코리아는 코리아였다. 지난 3일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순안공항에 내린 뒤 가장 먼저 마주친 이는 수화물 찾기 전 복도 끝에서 제복을 입고 서 있는 공항 여직원이었다. 그는 취재진은 보더니 “안녕하십네까”라며 미소를 짓고 인사했다. 수화물 검사는 예상대로 까다로웠지만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은 “인천은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습네까?”, “평양 날씨가 더 추울 텐데 감기 조심하십시오” 등의 말을 건네며 경직된(?) 남측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려 애썼다. 북한은 이번 여자아시안컵 예선을 국제대회 시리즈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오는 7월 22세 이하(U-22) 아시안컵 예선의 평양 개최가 확정됐고, 10월엔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 예선 유치 신청도 해 놓았다. 그런 와중에 남측 인사들이 왔으니 사고 없이 보내면서 최대한 성의를 보여주려 했다. 기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인터넷 문제도 큰 무리 없이 해결됐고, 메신저 서비스나 SNS 등을 통해 기사와 사진 동영상이 송고됐다. 호텔과 김일성경기장,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 개선문 등에서 미소와 친절이 이어졌다. 말이 통하고 음식이 같고, 화제가 비슷하다보니 마음도 금세 통했다. 민화협 젊은 인사들과는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마음을 터 놓았다. “딸이 세 돌이라 아직 멀었다”는 말을 건네자 민화협의 한 참사도 “저도 아들이 이제 네 살인데 언제 키워서 장가 보냅네까. 우리 둘이 똑같습네다”라며 웃었다. 버스를 탈 때마다 남과 북의 남자들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순안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취재진과 민화협 인사들은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 북측 인사는 “지금 북.남 관계가 너무 팽팽하지만 조만간 나아지지 않겠습네까”라며 꽁꽁 얼어붙은 양측의 교류가 곧 재개되기를 바랐다. 체류 기간 내내 취재진은 달러를 썼는데 잔돈을 거의 대부분 중국 위안화로 받았다. 심하면 껌으로 받는 경우도 있었다. 북한 돈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평양에서 머무는 기간 내내 취재진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바로 내달 9일 열리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가였다. 남측 기자들이 10명이나 오다보니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는 그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취재진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어떻게 북측 분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압니다”와 같은 말로 받아치곤 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 [고진하의 시골살이]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고진하의 시골살이] 너와 나를 살리는 녹색의 시간

    하늘엔 국경이 없구나. 거침없이 날아온 스모그로 온통 뿌옇다. 맑은 날이면 잘 보이던 앞산의 삿갓봉우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거니 말거나 텃밭에 나가 오전 내내 어정거렸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도 완전히 풀려 일찍 돋아난 봄풀들이 연둣빛 고개를 쳐들고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부르는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꽃다지, 광대나물, 냉이, 개망초, 민들레 등 풀들이 내 발소리를 들었는지 저마다 색색의 꽃미소를 살랑거리고 있었다. 그렇게 텃밭에서 어정거리고 있는데, 삐걱 대문이 열리며 아내가 곁으로 다가왔다. 오늘 이발하셔야죠? 며칠 전부터 아내는 내 긴 머리에 시비를 건다. 나는 긴 머리가 좋은데, 아내는 짧고 단정한 머리를 선호한다. 새뜻한 성품의 아내는 뭐든 구중중한 걸 못 참는다. 성깔이 살아 있던 젊을 때 같으면 그냥 냅두슈 했겠지만 이젠 그런 걸로 다투지 않는다. 하여간 아내는 내 머리칼이든 뭐든 자기 존재의 일부로 여기는 것 같다. 나는 곧 고물 스쿠터를 끌고 나와 부릉부릉 시동을 건다. 이발을 하려면 면 소재지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얼굴이 환해진 아내에게 손을 흔들어 주고 이발소로 향한다. 납작한 슬레이트집, 드르륵 나무문을 열면 담배 찌든 냄새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로 시작되는 푸시킨의 낡은 시 액자가 정겨운 예스런 이발소. 오늘따라 손님이 별로 없는 듯 백발의 이발사가 ‘어서 오쇼, 고선상’ 하며 주름 가득한 미소로 반겨 준다. 의자에 앉아 지그시 눈을 감고 재게재게 가위질하는 소리를 듣다 보면 50년 경력의 능숙한 솜씨가 전해져 온다.머리 손질이 끝나 돈을 지불하고 나오려는데, 문득 이발사가 벽시계를 쳐다보며 중얼거린다. 어, 벌써 소중한 한나절이 다 갔네. 그동안 이발하러 올 때마다 도인 같은 언사로 놀라게 했던 이발사를 돌아보며 내가 큰 눈을 뜨자 한 말씀 더 보태신다. 그렇잖아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이잖아요. 암요, 그렇다마다요. 집안이 가난해 초등학교 문턱도 못 넘어 봤고, 평생 남의 머리만 만지고 살아온 이발소 주인, 늙어 백발이 성성해도 살아가는 지혜는 시들지도 않고 언제나 파릇파릇하다. 스쿠터를 타고 돌아오는 내내 이발소 주인의 말씀, ‘소중한 한나절이 다 갔네’가 귓가에 쟁쟁거린다. 좋아하는 심보르스카의 시구도 문득 겹쳐 떠오른다.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두 번은 없다’) 집에 도착하자 아내는 텃밭에 나와 땅을 호미로 파고 뭘 심느라 분주하다. 머리를 깎고 온 날 쳐다보더니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공치사를 늘어놓는다. 거봐요, 십 년은 젊어 보이잖아요. 그건 그렇고 뭘 하는 거예요? 차풀 씨를 뿌리고 있어요. 작년 늦가을에 받아 둔 차풀 씨다. 당신이 오늘은 군말 없이 내 비위를 맞춰 줬으니, 이야기 선물 하나 줄게요. 그러면서 아내는 주저리주저리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차풀이나 괭이밥은 저녁이 되면 잎을 오므리고 잠을 잔단다. 그런데 이렇게 잠을 자는 식물들은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그게 사실이오? 거 참 신기하네. 우리 가족은 잡초 연구에 폭 빠져 있지만, 식물의 세계는 정말 알면 알수록 무궁무진이다. 나는 아내를 거들어 땅에 쪼그리고 앉아 차풀 씨를 뿌린다. 차풀 씨를 다 뿌린 뒤엔 쇠비름 씨도 뿌린다. 쇠비름 씨도 작년 여름에 뙤약볕 아래 쪼그리고 앉아 구슬땀을 흘리며 정성껏 받아 둔 것이다. 하여간 씨를 심는 시간이야말로 세상에서 무엇보다 소중한 시간이 아닌가. 모든 씨앗은 너와 나를 살리는 시간의 종자(種子)가 아니던가. 내 주변에는 토종 씨앗을 모으고 연구하는 아름다운 녹색 모임도 있다. 이마빼기가 새파랄 땐 나도 몰랐다. 생명의 씨앗을 모으고, 그 씨앗을 땅에 넣느라 쪼그리고 앉아 땀 흘리는 일이 그렇게 소중한 일인 줄. 하지만 이제는 안다. 아무리 천대받고 괄시를 당해도 씨앗을 넣어 생명을 가꾸는 농사일이야말로 천하에 으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것을. 까짓 내 머리야 길게 기르나 짧게 깎으나 백발이지만, 지구의 머리는 항상 푸르러야 함을.
  • 젊은 예술가 4인의 색다른 실험, 눈에 띄네

    젊은 예술가 4인의 색다른 실험, 눈에 띄네

    서울 삼청로 금호미술관에서 ‘2017 금호영아티스트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엔 손경화, 이동근, 최병석, 황수연 등 4명의 작가가 지하 1층부터 3층까지 4개의 전시공간에서 각자 개인전을 갖는다.① 최병석, 기발한 상상이 녹아든 예술 기발한 상상으로 발명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최병석은 한 가정의 가장이자 작가로서의 삶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과 그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에 반응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입체적으로 표현했다. 그는 “최근 가족이 기거할 집을 지으면서 세 사람분의 삶을 책임지는 ‘3인용’ 예술가로서의 갈등과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더 큰 물과 배’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느낀 감정과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을 가시화한 설치작품들을 선보였다.② 황수연, 내밀한 물성에 깃든 생명력 작가 황수연은 물질에 관심이 많다. 모래, 알루미늄 포일, 종이, 고무줄, 파스텔과 같이 가장 기초적인 성질을 집요하게 탐색하면서 이 재료들을 조각화하고 다시 물질로 돌리는 작업을 반복한다. 작가는 재료를 두드리고 자르고 뭉치고 칠하면서 내밀한 물성을 끄집어낸다. ‘도는 달걀’이라는 제목으로 작가에 의해 새로운 생명력을 갖게 된 조각 및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 전반을 채우는 검은 조각 ‘종이얼굴, 종이몸’은 언뜻 단단한 재료로 된 조각처럼 보이지만 실은 연약한 종이로 만들어진 인체의 형상이다. 작가는 모래에 본드를 부어 굳히거나(‘더 무거운’), 알루미늄 포일을 망치로 무수히 두드려 원래의 기능과 형태를 짐작하기 어려운 덩어리들을 만들었다(‘더 단단한’).③ 이동근, 미지의 세계·장소 조형화 이동근 작가는 불완전한 이해와 정보가 촉발하는 상상의 가능성에 대해 실험하고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화한다.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 한번도 가보지 않고 경험하지 못한 장소에 대해 정보를 채집하고 추정과 상상을 더해 조형화한다. 상상의 결과는 회화와 조각, 혹은 소설과 같이 텍스트가 되기도 한다. 그는 “살고 있는 장소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많고 정보 속에서 살면서 가보지 않고도 느낄 수 있는 것이 있다”면서 “이색적인 풍광과 풍습을 지닌 그린란드를 전시장에 구현했다”고 말했다. ‘미지를 위한 부표’는 작가가 지난 몇 년간 정보를 채집하고 상상해 온 미지의 장소 그린란드를 향한 여정의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④ 손경화, 도시산책 프로젝트 구현 작가 손경화는 ‘사이의 공간: 언어, 시간, 이미지’라는 제목으로 미디어와 사운드, 텍스트와 드로잉 등의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도시산책 프로젝트를 구현했다. ‘그 사이; 여기 있음, 없음’은 화사한 톤의 밝은 빛이 가득한 홀로그램 천 장막이 직선과 원, 곡선의 형태로 드리워져 있는 설치 작품이다. ‘어디에도 없는 파편의 공간; 이름없는 사물, 실체없는 이름이 있는 곳’이라는 제목으로 LED 막대조명으로 추상적인 풍경을 만들고 각기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사운드작업으로 공간을 채웠다. 2004년 시작된 금호영아티스트 프로그램은 공모를 통해 잠재력이 돋보이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것으로 지금까지 총 65명의 작가가 선정됐다. 전시는 4월 2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정찬주의 산중일기] 산중의 봄맞이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이른 봄 개구리 소리는 청아하다 연못가에는 매화가 꽃을 피웠지만 향기는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보름 전에 마당가 연못이 바닥을 드러내 물을 댔다. 그러자 겨울잠에서 깬 개구리들이 어김없이 연못으로 모여들었다. 알을 낳기 위해서다. 산방 부근에 사는 개구리들의 출생지는 아마도 마당가 연못이 아닐까도 싶다. 연못에는 벌써 개구리 알들이 듬성듬성 무리 지어 있다. 물이 나오는 소나무 홈통은 젊은 김 목수가 선물한 수제품이다. 산중 농부들은 ‘연못을 파면 개구리들이 뛰어든다’고 말한다. 경험에서 우러난 말인데 때로는 흥미로운 비유로 바뀐다. 산방을 짓고 난 뒤 내가 텃밭을 하나 장만하려고 서둘렀더니 한 농부가 연못을 팠으니 개구리들이 뛰어들 거라며 만류했다. 산방에 가만히 있어도 밭주인들이 자기 땅을 사라고 찾아올 거라는 귀띔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돼 버린 그 농부 덕에 나는 착한 값을 치르고 텃밭을 장만했다. 그늘진 밭 윗부분에는 차밭을 조성했고 밭이랑 끝에는 매화나무와 뽕나무, 블루베리 몇 그루를 심었다. 또 밭두둑에는 고구마와 고추 농사를 1년마다 번갈아 지어 자급자족했으니 얼치기 농사꾼으로서는 최고의 텃밭인 셈이다.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생활을 하면서 왜 굳이 텃밭을 일구고 땀을 흘렸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다산은 거처를 초당으로 옮기면서 텃밭을 하나 갖고 싶어 했다. 실학자다운 계산도 있었겠지만 농사지으면서 자연의 섭리와 농부의 수고를 알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물론 다산은 선비의 책무를 다하고자 부지런히 강학하고 제자를 가르쳤다. 그 결과 초당 제자가 열여덟 명이나 됐다. 나 역시 텃밭 농사를 지으면서 깨달은 것이 많다. 귀동냥한 지식은 남의 것이지만 체험 속에서 자각한 지혜는 내 것으로 쌓였다. 줄기와 잎이 지나치게 무성한 고구마는 허장성세, 민망할 정도로 부실한 뿌리를 보여 주었으니 말이다. 서울에서 방일했던 내가 꼭두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든 것도 산중 농부들 덕분이리라. 17년 전 낙향했을 때였다. 나야말로 얼마나 게으른 사람인지 자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농부들은 동창이 훤해질 무렵까지 자던 나와 달리 새벽부터 다랑이 논밭에서 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20리밖에 있는 면 소재지로 나가 호미 한 자루를 사와 방벽에 걸어 두고 ‘지금 나는 무엇을 하나?’라고 스스로 묻곤 했는데, 그 무렵의 나를 항상 잊을 수가 없다. 조광조가 능주로 유배 와서 사약을 받은 뒤 처음으로 묻힌 곳이 있다. 내 산방에서 1㎞쯤 떨어진 서원터 마을이다. 옛날에는 조대감골로 불렸다고 한다. 그곳에 사시는 팔십대인 구씨 농부도 나에게는 고마운 분이다. 내 산방으로 오르는 길이 가파르고 구불구불하여 구 노인의 밭을 사서 길을 넓혀야만 손수레라도 다닐 수 있었다. 구 노인은 선뜻 자신의 밭에서 길이 될 부분만 팔겠다고 허락했다. 그러면서 길은 그냥 내어주는 법이라며 몹시 미안해했다. 그런데 그날 밤 구 노인 부인이 찾아와 길 부분만 떼어내 팔면 쓸모없는 땅이 된다며 밭을 다 사라고 하소연했다. 내가 듣기에는 노파의 부탁도 일리가 있었다. 결국 나는 원래의 평당 가격에다 구 노인의 선한 마음까지 보태 후한 값을 치르고 밭을 샀는데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미소가 지어진다. 오늘따라 구노인의 안부가 자못 궁금하다. 연못에 햇볕이 비쳐 드는지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이른 봄에 듣는 개구리 울음소리는 곡진하고 청아하다. 한겨울 내내 참았다가 터트리는 소리이니 절절할 수밖에 없으리라. 때마침 연못가에서는 백매, 홍매, 청매가 다투어 꽃을 피우고 있지만 도시에 사는 지인들에게 향기를 보낼 수 없으니 안타깝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서울의 소식에 마음이 격동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어느 쪽이든 눈물 흘릴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불가의 자비란 말을 풀어 본다. 자(慈)는 측은지심이고 비(悲)란 틀린 것을 아니라고 바로잡고 심판하는 마음이 아닐까. 이제는 어떤 주장을 폈든 자비 안에서 화합하기를 갈망하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이 자와 비를 상징하는 듯하다. 결코 잊어버려서는 안 될 우리 민족의 빼어난 진면목이 거기에 있는 것 같다.
  • ‘역적’ 김상중, 천민 역으로 ‘인생 연기’ 홍길동 향한 절절한 부성애

    ‘역적’ 김상중, 천민 역으로 ‘인생 연기’ 홍길동 향한 절절한 부성애

    ‘역적’ 첫 회가 배우 김상중의 열연으로 포문을 열었다. 30일 첫 방송된 MBC 새 월화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1회에서는 아들 홍길동을 향한 남다른 부성애를 드러내는 아모개(김상중)의 모습이 그려졌다. ‘역적’ 첫 회에서는 백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홍길동(윤균상)과 폭군 연산(김지석)의 대립,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장녹수(이하늬)와 길동의 연인 송가령(채수빈)의 모습이 강렬하게 등장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에 궁금함을 더했다. 이어 길동의 어린시절로 돌아갔다. 길동의 아버지 아모개는 양반댁의 씨종(대를 이어 노비인 천한 태생)이지만 아들에게 천한 이름이 아닌 길동이란 이름을 붙이며 부성애를 표현했다. 하지만 길동은 어린 시절부터 호미를 구부리고, 큰 장독을 혼자 옮기는 등 ‘아기장수’의 기질을 보이기 시작했고, 아들의 목숨을 걱정한 아모개는 생각없이 힘을 뽐내는 길동을 꾸짖으며 “천한 것들에게서 아기장수가 나오면 가만히 두지 않는다. 절대 힘 자랑 하지마라”고 당부했다. 또 아모개는 길동 때문에 곤경에 처한 아내(신은정)와 가족을 위해서 무리한 조건을 감수하고 먼 길을 떠나 고생을 자처했다. 하지만 아모개는 우연히 포졸들에게 쫓기던 소부리(박준규) 일당을 도와주며 인연을 맺게 됐고 이들의 일을 도와주다가 되려 배신당했지만, 남다른 기지와 베짱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역적’ 첫회에서 극을 이끈 이는 김상중이었다. 평소 젠틀하고 지적인 이미지의 김상중은 천민 역할도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또한 절절한 부성애 연기로 안방극장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31일 시청률조사회사 TNMS 집계결과에 따르면 ‘역적’ 1회 시청률은 8.3%(전국방송가구기준)를 기록해 월화드라마 2위에 올랐다. SBS ‘피고인’이 12.8%를 기록하며 월화극 1위를 차지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20만년 전 호미닌, 이쑤시개 사용 흔적 발견

    120만년 전 호미닌, 이쑤시개 사용 흔적 발견

    인간은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손기술과 지능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비록 침팬지를 비롯한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인간처럼 복잡한 수준의 사용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쑤시개의 사용처럼 간단한 일도 동물에게는 쉽지 않다. 그런데 과연 언제부터 그랬을까? 최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오래된 조상 그룹이 120만년 전 이쑤시개를 사용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 카렌 하디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120만 년 전의 호미닌(Hominin·사람과에 속하는 인류와 그 조상 그룹)의 이빨 화석에서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이빨 사이의 이물질을 제거한 증거를 발견해 이를 저널 '자연과학'(The Science of Nature)에 발표했다.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이쑤시개의 증거는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서 발견된 것으로 4만9000년 전의 것이었다. 최초의 이쑤시개가 어떤 것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아마도 작은 나뭇조각 혹은 뼛조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쑤시개가 화석으로 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발견된다고 해도 이쑤시개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이쑤시개 사용의 역사는 이를 사용한 이빨 화석에 남겨져 있다. 다행히 이빨은 가장 단단한 부분으로 화석화가 쉬우며 표면에 치석과 흠집,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을 연구해 무엇을 먹고살았는지 분석하기 쉽다. 연구팀은 스페인 북부에서 발견된 호미닌의 이빨 화석을 면밀하게 연구하여 이들이 이쑤시개를 이용했던 흔적을 찾아냈다. 이들의 치석과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 그리고 치아 표면의 미세 흔적은 비록 간접적인 증거긴 하지만 이쑤시개를 사용했던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요리했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불을 이용해서 요리하는 것 역시 인간과 그 조상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옳다면 인류의 조상 그룹은 불을 사용하기도 전부터 이쑤시개를 사용할 줄 알았던 것이 된다. 불과는 달리 이쑤시개의 발명은 대단치 않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 된 것은 어느 한순간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의 결과였다. 이쑤시개의 사용 역시 그 긴 진화의 과정 중에 발견된 것이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이쑤시개는 점차 인간으로 진화되는 인류의 조상을 보여주는 증거 가운데 하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新전원일기] 장인이 키운 사과, 아내가 키운 체험농장…구름속 가족 와이너리로 초대합니다

    [新전원일기] 장인이 키운 사과, 아내가 키운 체험농장…구름속 가족 와이너리로 초대합니다

    ‘라스 누베스’(las nubes)가 구름을 뜻하는 스페인어라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구름 속의 산책’을 본 사람이라면 천사의 날갯짓과 커다란 나무통, 그 안에서 뛰노는 여인들의 모습을 잊는 일도 그만큼 어려울 테다. 서리가 내리던 밤, 라스 누베스 농장의 농부들은 커다란 날개를 달고 포도밭 사이를 걷는다. 활활 타오르는 장작의 열기를 포도밭으로 보내기 위해서다. 허공을 가르며 춤추는 투명한 날갯짓, 날갯짓만큼이나 느린 농부들의 발걸음, 어둠을 밝히는 장작 난로의 붉은 불빛, 모든 게 너무나 아름답다. 커다란 나무통 안에서 그해 수확한 첫 포도를 으깨는 여인들의 몸짓과 웃음소리 역시 그렇다. 그 환한 활기와 아름다움은 십여 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다. 현실의 무게를 배제할 때라야 영화에서 구현하는 낭만이 가능해진다. 이런 이유로 영화는 종종 거짓된 동경과 도피처로서 기능하지만 현실에서 영화 속 낭만을 구현하는 일이 그리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충남 예산군에 위치한 ‘은성농원’의 정제민(51)·서은경(48)씨 부부를 보면 저절로 그런 기대와 확신이 생긴다. 좁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왼쪽으로 야트막한 마을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진 사과밭을 만난다. 그리고 그 길의 막다른 곳에 정체불명의 건물 한 채가 놓여 있다. 레스토랑인 것도 같고, 게스트 하우스인 것도 같고, 누군가의 작업실이나 별장인 것도 같다. 겨울이라 인적이 드문 탓도 있겠으나 빨간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고 사람들이 북적거린다 해도 쉽사리 깨질 것 같지 않은,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주변을 감돌고 있다. 구름 속인 듯 낯설고 몽롱한 분위기도 느껴졌다. 처음 만난 정 대표의 분위기가 꼭 그랬다. 장소와 공간이 그곳에 사는 사람들과 만나고,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는 동안 서로 닮아갔기 때문이리라. # 캐나다에서 6차 산업을 꿈꾸다 정 대표는 1989년 캐나다로 이주해 13년 만인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한국이 그리웠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어린 시절을 한국에서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 귀국을 서두르게 만들었다. 캐나다에서의 삶은 너무 단조로워 기억나는 게 별로 없으나 현지 농장을 둘러보며 느낀 점들이 많았다.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의 농업은 농사라는 1차 산업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런데 캐나다는 농사뿐 아니라 생산물을 가공하고 그것을 체험관광 산업으로 연결지어 종합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재창출하고 있었다. “주로 포도농원과 와이너리를 찾아다녔는데 정말 부럽더라고요. 포도밭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지어 놓고 체험과 관광을 결합해서 레스토랑을 운영하거나 그곳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해요. 관광객들이 직접 과실도 따고 파이나 잼도 만들죠. 농작물을 재배하고, 가계에 전해 내려오는 비법에 따라 가공하고, 모두 함께 먹고 마시면서 그것을 축제처럼 즐기는 거예요. 그런 일들이 대대로 전해지죠. 농업이란 것이 지역성은 물론이고 그 지방의 문화와 역사까지 담고 있는 걸 보면서 나도 저런 걸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예부터 가정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이 존재했다.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방에 따라, 가문에 따라, 또 빚는 사람의 솜씨에 따라 다양한 가양주들이 빚어졌고 이를 가정 행사나 손님 접대에 이용하는 일도 많았다. 각 지방의 대표적인 토속주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으나 시중에 유통되는 술의 대부분은 대기업에서 생산한 공산품이다. 술뿐이 아니라 고추장이나 메밀, 천일염이나 젓갈류도 지역 이름을 따기만 했을 뿐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일이 많다. 향토성이나 토속성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것이다. # 사과밭 거닐며 가족 연대의 뿌리를 보다 정 대표가 꿈꾸었던 것이 ‘라스 누베스’ 농장은 아니었을까. 포도 뿌리 하나만 갖고 스페인에서 멕시코로 이주해 거대한 포도농장을 일군 애러곤 가문, 항상 포도가 불러서 잠을 설친다는 돈 페드로, 그들에게 구름 농장의 포도 뿌리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이자 흩어졌던 가족을 부르고 하나의 뿌리로 엮는 마술 같은 존재다. 정 대표가 운영하는 은성농원도 이와 흡사하다. 정 대표가 캐나다에서 귀국한 후 바로 농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이민유학 비즈니스를 운영했다. 그러나 사무실 공간은 15평인 데 비해 와인 만드는 작업공간은 80평이나 됐을 정도로 와인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급기야 포털에 ‘와인 만들기’라는 동호회를 만들고 ‘와인 만들기 초보자 교실’을 운영했다. ‘와인 만들기 원정대’를 꾸려 회원들과 전국 포도 산지를 순례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자신의 이름을 가진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생겨났고, 외국의 와이너리처럼 가족 비즈니스로 성장시킬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확신이 서자 35년째 사과밭을 경작하는 장인을 설득했다. 1년 내 땀 흘려 사과 농사를 지어봐야 유통 마진으로 인해 제값을 받기도 힘들고 때로는 밭떼기로 헐값에 넘기는 일이 다반사였던 만큼 장인도 사위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정 대표는 사과밭 옆에 카페테리아와 체험교육장, 게스트 하우스와 생산시설이 모두 들어 있는 복합적인 공간을 구상했고 2008년에 건축을 시작해 2010년에 완공했다. 이미 2004년부터 ‘예산사과와인축제’를 진행해 문화적 기반을 다져왔기 때문에 건물이 완공된 후에는 본격적인 와인 생산과 홍보에 전념을 다했다. 홍보의 일환으로 수덕사나 덕산온천을 방문하는 관광객을 유입해 직접 사과를 따고 아이들은 파이나 잼을, 어른들은 와인을 만드는 등의 체험을 하도록 유도했다.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은 물놀이 시설에는 수조 안에 사과를 띄워 놓거나 와인을 뿌려 놓아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 우수사례’,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다. “가장 효과적인 홍보는 다녀간 사람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 같아요. 왔던 사람이 다시 오고,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과 동행하는 식이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어요. 방문객들이 체험 과정을 모두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면 그것을 보고 새로운 사람들이 오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늘 방문객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어떻게 하면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지, 즐길 수 있을지, 흥미를 가질 수 있을지, 그런 것들에 대해 늘 생각하죠.” # 예산 사과와인, 지역 가공식품의 꿈을 열다 과실에 알코올을 첨가해 만드는 과실주와 달리 와인이 탄생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사과를 수확한 후 선별과 세척, 발효와 숙성 등의 과정을 거쳐 병입하기까지, 꼬박 1년 이상이 걸린다. ‘와인은 사람이 아니라 세월이 만든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예산사과와인’은 현재 신세계백화점과 인천공항 면세점, 광명 와인동굴 등에 입점해 있다. 광명 와인동굴에서는 1년에 3000~4000병의 판매량을 올리고 있고, 백화점보다는 면세점 판매량이 높은 편이다. 중국 관광객을 타깃으로 금가루를 넣은 것이 주효했던 것 같고, 이달 중국에 1000병 수출을 앞두고 있다고 말하는 정 대표의 목소리에 설렘과 자부심이 묻어났다. 그의 자부심은 자신이 만든 사과와인의 맛과 향에서 나온다.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2012년 대상, 2013년 최우수상, 2015년 대상을 수상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은성농원의 전체 면적은 1만 5000평으로 사과 재배 면적이 7000평, 와이너리를 포함한 건물 면적이 450평 정도를 차지한다. 와이너리가 완공된 2010년 와인 매출액은 2000만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4억 5000만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사과 판매액도 2010년 1억 5000만원이었던 것이 지난해는 3억원으로 두 배 늘었다. 지역 농산물로 가공품을 생산하고 이를 체험관광과 연결지어 농업을 육성시켜 보자는 정 대표의 계획이 결실을 본 것이다. 장인이 사과 재배를, 아내가 체험관광을, 정 대표가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식으로 가족 비즈니스 체계를 갖춘 게 성장의 원동력이 됐다. # 외국인도 부러워 할 ‘와이너리 가문’ 키운다 정 대표는 환경이나 문화재와 마찬가지로 농업도 보호해야 할 대상이라고 말한다. 당장은 대부분의 농산물 소비를 수입에 의존한다고 해도 무역은 변수가 많기 때문에 국내 농업을 육성시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과 위주의 지원제도에 대한 성찰과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이 중요하다. 정 대표가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내주면서까지 교육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농업의 범주가 넓어진 거잖아요. 예전엔 호미로 땅 파고, 비료 주고, 곡식 일구는 게 전부였는데 이젠 그것을 가공하고 유통하고 판매하는 일도 농업이거든요. 포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디자인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에 대한 고민도 농업에 포함돼요. 조금만 시선을 돌리면 농업에 포함시키고 적용시킬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해요. 커피를 내리거나 빵을 굽는 일도 농업과 결합시킬 수 있어요. 모든 게 농업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우리가 너무 오래 잊고 있었던 거죠. 젊은 사람들이 이 점을 상기할 수 있도록, 피부에 와닿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정 대표에게 남은 바람이 있다면 외국 관광객들에게도 자신 있게 보여 줄 수 있는 와이너리를 만드는 것이다. 예산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예산 사과와인’이 될 수 있도록 예산의 대표적인 술로 거듭나는 것. 그리고 대를 이어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보다 견고하게 구축하는 것 말이다. 꿈을 향해 걷는 정 대표를 뒤따르자니 어느 순간 서늘한 기운이 몸을 감쌌다. 거대한 탱크와 오크통이 즐비한 와이너리다. 처음엔 살짝 맛만 보자 했던 것이 과도한 목축임으로 이어지고 어느 순간 사과와인에 흠뻑 빠지고 말았다. 주차해 둔 차를 지나쳐 사과밭 속으로 들어간다. 천사의 날개가 돋는다. 두 팔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사과나무 사이를 걷는다. 문득, 이런 곳에 와 살고 싶다는, 태어나 한 번도 한 적 없는 생각에 몸을 부르르 떤다. 글쓴이 소설가 진연주 200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房)으로 등단. 2015년 ㈜문학동네에서 장편소설 ‘코케인’ 출간.
  • 120만년 된 이쑤시개의 역사…치아 화석 통해 발견 (연구)

    120만년 된 이쑤시개의 역사…치아 화석 통해 발견 (연구)

    인간은 복잡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손기술과 지능을 가졌다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비록 침팬지를 비롯한 동물들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인간처럼 복잡한 수준의 사용은 어렵기 때문이다. 이쑤시개의 사용처럼 간단한 일도 동물에게는 쉽지 않다. 그런데 과연 언제부터 그랬을까? 최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인류의 오래된 조상 그룹이 120만년 전 이쑤시개를 사용한 증거가 있다고 한다. 카렌 하디 등 스페인 연구자들은 120만 년 전의 호미닌(Hominin·사람과에 속하는 인류와 그 조상 그룹)의 이빨 화석에서 이쑤시개를 이용해서 이빨 사이의 이물질을 제거한 증거를 발견해 이를 저널 '자연과학'(The Science of Nature)에 발표했다. 이전에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이쑤시개의 증거는 네안데르탈인의 유골에서 발견된 것으로 4만9000년 전의 것이었다. 최초의 이쑤시개가 어떤 것인지는 알기 어렵지만, 아마도 작은 나뭇조각 혹은 뼛조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쑤시개가 화석으로 남기 어려울 뿐 아니라 설령 발견된다고 해도 이쑤시개 용도로 사용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초기 이쑤시개 사용의 역사는 이를 사용한 이빨 화석에 남겨져 있다. 다행히 이빨은 가장 단단한 부분으로 화석화가 쉬우며 표면에 치석과 흠집,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을 연구해 무엇을 먹고살았는지 분석하기 쉽다. 연구팀은 스페인 북부에서 발견된 호미닌의 이빨 화석을 면밀하게 연구하여 이들이 이쑤시개를 이용했던 흔적을 찾아냈다. 이들의 치석과 미세한 음식물 잔류물, 그리고 치아 표면의 미세 흔적은 비록 간접적인 증거긴 하지만 이쑤시개를 사용했던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들이 식물성 음식을 많이 먹었지만, 요리했던 흔적이 없다는 것이다. 불을 이용해서 요리하는 것 역시 인간과 그 조상만이 가진 고유한 특징이다. 이번 연구 결과가 옳다면 인류의 조상 그룹은 불을 사용하기도 전부터 이쑤시개를 사용할 줄 알았던 것이 된다. 불과는 달리 이쑤시개의 발명은 대단치 않게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간이 된 것은 어느 한순간에 정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진화의 결과였다. 이쑤시개의 사용 역시 그 긴 진화의 과정 중에 발견된 것이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이쑤시개는 점차 인간으로 진화되는 인류의 조상을 보여주는 증거 가운데 하나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정유년, 해야 솟아라…해동 용궁사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정유년, 해야 솟아라…해동 용궁사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김종길, '설날 아침'에 中 일부) 시인 김종길(80)은 새해를 맞이하는 소망으로 ‘슬기로움’을 들었다. 2017년 정유년 (丁酉年)의 새해에는 바로 이런 슬기로움을 통해 ‘세상은 살 만한 곳’이 되기를 염원한다. 항상 새해 일출을 수많은 인파를 뚫고 허위허위 앞 사람 고갯짓 사이로 보았다면, 이맘때쯤이면 늘 망설여지는 것이 해돋이 장소 고르기다. 동쪽 깊은 바다 속에서 떠오르는 해를 바로 보고 싶다면 정동진 모래시계 공원, 속초 동명항, 양양 하조대, 포항 호미곶, 울산 간절곶 등이 대표적인 일출 장소이다. 하지만 이곳들과는 달리 좀더 독특한 일출 장소를 원한다면, 아는 사람 다 안다는 해돋이 명소가 있다. 바로 부산과 울산 사이에 있는 기장 해동 용궁사다. 해동 용궁사는 워낙 입지가 독특하다 보니 여수의 향일암 풍광에 버금가는 사찰로 나름 유명세를 떨친다. 또한 늘 새해에는 ‘해가 제일 먼저 뜨는 절’이라는 자부심 가득한, 바닷가 절벽 위에 솟은 일출 명소이기도 하다. 해동 용궁사는 의외로 역사도 오래된 절이다. 고려시대 1376년(우왕 2)에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懶翁) 혜근(惠勤)이 창건하였다. 꿈에 용왕이 나타나 점 찍어둔 장소에 절을 지었는데, 이 때 절 이름을 보문사(普門寺)라 하였다. 후일 임진왜란으로 인해 사찰이 거의 소실되어 절로서의 명맥만 유지하다가, 1930년대에 이르러 통도사의 운강(雲崗) 스님이 중창하였다. 이후 1974년 정암(晸菴) 스님이 꿈에서 흰 옷을 입은 관세음보살이 용을 타고 승천하는 것을 보았다 하여 절 이름을 지금의 해동 용궁사로 바꾸게 된다. 해동용궁사에는 여느 절과는 달리 독특한 불상 및 여러 특이한 장소가 있어 관람객 입장에서도 흥미롭다. 우선 대웅전 옆 미륵전에 있는 미륵좌상 석불은 창건 때부터 있는 불상으로 자손이 없는 사람이 발원하면 자손을 얻게 된다 하여 ‘득남불’이라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또한 단일 석재로 만든 불상 중에서는 한국 최대의 석상인 약 10m 높이의 해수관음대불이 바다를 향해 미소짓고 있다. 이외에도 교통안전기원탑, 12지상, 달마상, 약수터 등이 있어 다른 사찰과는 달리 방문객들이 그리 심심하지 않다. 특히 바닷가 절벽 위에서 일출 체험을 한다면 붉은 해의 기운이 온전히 2017년 한 해를 따뜻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 용궁사의 새해 일출 시간은 오전 7시 32분이다. 부디 놓치지 마시길. <해동 용궁사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독특한 바닷가 절집을 찾는다면. 부산의 해운대, 태종대, 국제시장 등지를 다 보았다면 한 번쯤은 시간 내어 갈 수도 있다. 2. 누구와 함께? -나이드신 부모님들과 함께. 바다 풍경이 속 시원하다. 3. 가는 방법은? -제일 간단한 대중교통은 부산 지하철역 해운대역에서 내려 181번 버스를 타는 것이 제일 낫다. 연말연초에는 동부산관광단지 일대가 교통체증이 엄청나다.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넉넉히 시간을 맞추고 가야 한다. (부산광역시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416-3번지) 4. 감탄하는 점은? -단연 바다 풍광이다. 절집 너른 마당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은 특이하고 이채롭다.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사찰로서의 입지보다 관광지로서의 입지가 강한 느낌이다. 충분히 유명할만하다. 6. 꼭 봐야할 장소는? -연말 연초에는 단연코 일출(日出)이라 적혀진 바닷가 절벽 위.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백주부(?)의 방송에 나와 더욱 유명해진 국수 가게 '시골의 맛'(723-5889)/ 한정식집 '흑시루'(722-1377), '바우덕이'(722-3636)/일본식 라멘집 '호타루'(724-1288)/ 한우와 육회 '철마한우'(722-9339) 지역번호는 051 8. 홈페이지 주소는? -www.yongkungsa.or.kr/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단연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대변항, 달맞이고개,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 10. 총평 및 당부사항 -용궁사 들어가는 초입부터 교통적체가 이루어지니 될 수 있는 한 시간을 넉넉히 두고 해돋이를 갈 것. 굳이 해돋이 바위가 아니라도 해동 용궁사 일대가 해돋이 체험장소가 된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붉은 닭의 첫 울음, 정유년 새 아침 깨운다

    기상청, 1월 1일 ‘구름 조금’ 예보 전국 대부분 일출·일몰 관측 가능 AI 확산 우려… 탐방 자제 요청도 지진, 폭염, ‘최순실 국정 농단’, 대통령 탄핵 등 한 해 동안 국민의 어깨를 짓눌렀던 병신년(丙申年)이 저물고 있다. 한쪽에서는 붉은 닭의 기운을 품은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국정 안정, 경기 회복, 가족 건강, 취업, 시험 합격 등 새로운 희망을 기원하는 국민의 마음은 벌써 일출 명소로 향하고 있다. 다만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확산해 중앙·지방정부 모두 해돋이 명소 탐방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고 있다.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다. 올해 마지막 날 해넘이도 구름 사이로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새해 첫날인 1월 1일 전국 날씨를 ‘구름 조금’으로 예보했다. ●한반도 가장 이른 해 뜨는 울산 간절곶 28일 한국천문연구원에 따르면 정유년 새해 첫 일출은 2017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울산 간절곶에서 시작된다. 울산 간절곶, 부산 해운대, 포항 호미곶, 강릉 정동진, 제주 성산일출봉 등에는 각각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해돋이를 즐길 것으로 예상한다. 병신년 마지막 해는 오는 31일 오후 5시 40분 전남 신안 가거도에서 볼 수 있다.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는 말로 유명한 울산 간절곶은 한반도 육지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뜬다. 해마다 1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다. 관광객은 매년 12월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하룻밤을 꼬박 새워 해를 맞는다.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을 보면서 경기 회복, 가족의 건강, 자녀의 취직, 연인의 사랑, 학생 수능 합격 등을 기원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소망우체통에 엽서를 보내면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는 속설도 있다. ‘2017년 해돋이 행사’는 AI로 취소됐지만, 편의시설은 정상 운영된다. ●부산 해운대·통영 미륵산·포항 호미곶 부산에서는 일몰과 일출을 함께 즐길 수 있다. ‘2017 해맞이 부산축제’가 해운대에서 열린다. 해운대 백사장에 모인 관광객들은 새해 첫해를 보고, 새로운 한 해를 맞는 뜨거운 마음을 바다수영으로 식히기도 한다. 해맞이 행사는 축하 공연, 새해 인사, 해맞이 감상, 헬기 축하비행, 바다수영 순으로 진행된다. 경남 통영의 미륵산 케이블카에서 맞는 일출도 명품이다. 정유년 첫날 케이블카 탑승권을 1일 오전 5시부터 판매하고, 탑승은 오전 6시부터다. 탑승 예약은 받지 않는다. 1인당 구매 한도도 50장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미륵산에 올라 보는 일출이 장관이다. 해발 1915m의 지리산 천왕봉에선 7시 35분 장엄한 일출을 볼 수 있다. 지리산 모든 대피소의 ‘31일 숙박 예약’은 이미 끝났다. 경북 포항 호미곶도 전국적인 해돋이 명소다. 매년 새해 첫날 10만명 이상이 호미곶을 찾아 붉게 떠오르는 일출을 보며 새해 희망을 기원했다. 올해는 AI로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포항시는 1일 새벽 수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들 것을 대비해 호미곶 새천년광장 일대에 차량 안내원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한다. ●강릉선 동계올림픽 성공 기원 행사 강릉 경포 해변 특설무대에서는 해넘이·해돋이 행사가 이어진다. 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기원 오륜기 촛불 밝히기, 무사 기원 신년 운세 보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도 선보인다. 정동진 모래시계공원에서는 지름 8.06m, 폭 3.20m, 모래 무게 8t로 세계 최대 규모의 모래시계 시간을 다시 돌리는 모래시계 회전식이 새해 첫날 화려한 불꽃놀이와 함께 열린다. 속초 해변에서는 오징어채낚기 어선 해상 퍼레이드,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공 개최 붐 조성 문화도민카페 등 관람객을 위한 부대행사가 진행된다. 동해 망상해변, 양양 낙산 해변, 등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제주 한라산·고흥 팔영산 코스도 인기 제주 한라산에서도 새해 첫 일출을 볼 수 있다. 정유년 첫해를 맞으려는 탐방객을 위해 1월 1일 0시부터 성판악 탐방로를 개방한다. 1950m 남한 최고봉인 한라산 정상에 올라서면 제주 전역에 있는 360여개의 봉긋한 오름과 그 사이로 해가 솟아오르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성판악 탐방로를 제외한 나머지 탐방로는 오전 6시 이전 입산을 제한한다. 제주 올레길 일출도 매력적이다. 특히 제주올레 1코스가 장관이다. 1코스 말미오름 정상에서는 성산 일출봉 앞 푸른 바다를 뚫고 솟아오르는 붉은 태양과 만날 수 있다. 전남 고흥의 해돋이도 좋다. 고흥 1경 팔영산에서 편백건강숲, 남포미술관, 우주발사전망대, 커피마을, 중산일몰전망대로 이어지는 1박 2일 코스가 인기다. 우주발사전망대에는 연간 수십만명이 찾는 명소다. 해돋이 이후에는 커피마을에서 한국산 커피를 맛보면 좋다. 해남 땅끝전망대에서는 일출, 일몰을 한 장소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서울 도심 곳곳서도 ‘소원 빌기’ 등 행사 서울에도 수백만명의 인파가 몰려 일출을 즐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서울 도심에 있는 남산과 인왕산에서는 소망 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소원지 작성 등의 행사가 펼쳐진다. 남산 팔각정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관광 명소로, 합창 및 중창단 공연, 주민 새해소망 영상, 소원지 작성 등을 마련한다. 인왕산 청운공원에서는 풍물패 공연을 시작으로 소망박 터트리기, 가훈 써 주기 등을 진행한다. 서울 도심의 해맞이 행사 장소로는 성동구 응봉산, 동대문구 배봉산, 성북구 개운산, 서대문구 안산, 양천구 용왕산, 강서구 개화산 등이 있다. 응봉산 팔각정은 한강, 서울숲, 잠실운동장 등 서울 동부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으로 해맞이 장소로 제격이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강릉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AI 비상에 ‘닭의 해’ 맞이 행사 줄줄이 취소

    AI 비상에 ‘닭의 해’ 맞이 행사 줄줄이 취소

    “정유년(丁酉年) 새해 해맞이 행사를 취소합니다.” 조류인플루엔자(AI)를 차단하려고 지방정부들이 제야의 타종식을 비롯해 새해 해맞이 행사까지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 해맞이 등의 행사에 인파나 차량이 몰렸다가 흩어지면 산업기반 붕괴가 거론되는 양계농가 등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탓이다. AI는 현재 경북과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 농장으로 확산했다. 경북도는 매년 새해 첫날 포항시 남구 호미곶과 영덕군 강구면 삼사해상공원에서 개최했던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한다고 27일 밝혔다. 도 관계자는 “AI로부터 청정구역 경북을 지키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덧붙였다. 호미곶과 삼사해상공원은 1997년부터 시작해 매년 10만명 이상이 찾는 경북의 대표 해맞이 명소다. 행사 취소는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 지역에는 아직 AI 발생 농가는 없지만, 경산의 폐사한 야생 큰고니 분변에서 AI가 검출됐고 경주 형산강변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배설물에서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안동시와 김천시, 경주시도 자체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시민·사회단체 등이 주최하는 해맞이 행사도 최대한 자제하도록 했다. 새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떠 국내 최대 해맞이 행사가 열리는 울산 간절곶도 올해는 축제를 취소했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AI로 전국적으로 살처분된 가금류가 2730만 마리이고 인체 감염 우려도 있어 해맞이 축제 등 많은 인파가 모이는 각종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면서 “AI를 억제하려는 불가피한 조치로 시민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대적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AI가 발생한 경남 지역의 해맞이 행사도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경남도는 AI 발생에 따라 도내 모든 시·군에 해맞이 행사를 취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창원시는 철새도래지인 주남저수지 해맞이 축제를 이미 취소했고 함양군과 합천군도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사천시와 산청·남해·거창군 등 다른 시·군들도 해맞이 행사를 아예 취소하거나 축소를 검토 중이다. AI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세종과 충남 지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충남에서는 천안·보령·논산·계룡·아산시와 서천·예산·태안군 등이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고 도내 다른 시·군들도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당진시는 시 단위 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마을 자체 행사로 축소했다. 공주시는 금강신관공원에서 ‘직원 새해 다짐행사’로 규모를 축소해 진행한다. 세종시도 애초 호수공원에서 예정됐던 제야 행사와 해맞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청주·충주시와 음성·진천·괴산군 등의 지자체 역시 일체의 해맞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오리와 닭 사육 농가가 밀집한 전남 나주시와 영암군, 지난 11월 16일 AI가 최초로 발생한 해남군은 일찌감치 해맞이 행사를 비롯한 모든 행사를 취소했다. 전북도도 군산 비응항, 김제 성산공원, 임실 운암 국사봉, 고창 대산면 등에서 열릴 예정이던 해맞이 행사와 익산 웅포, 고창 구시포 해수욕장 해넘이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반면 전주시 제야의 종 타종행사, 익산 해맞이건강기원축제, 진안과 장수 해맞이 행사는 예정대로 개최한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이통사 “연말연시 통신 불능 걱정 마세요”

    이동통신 3사가 연말연시 이동통신 트래픽(통신량) 급증에 대비해 기지국 용량을 증설하고 특별 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다. 10차 촛불집회와 새해 타종 행사가 서울 도심에서 겹치는 오는 31일이 ‘둠스데이’(운명의 날)이 될 것이란 전망 속에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통신 불능 사고를 피하겠다는 의지다. SK텔레콤은 오는 30일부터 1월 1일까지 이용자들이 전화, 문자, 인터넷 검색 등 통신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시도가 평소보다 최대 4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26일 밝혔다. 특히 타종 행사가 열리는 1월 1일 자정이나 오전 해돋이 시간이 되면 지역에 따라 최대 400%가 넘는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 시도가 전망된다. 이에 SK텔레콤은 주요 번화가, 쇼핑센터, 스키장, 고속도로 등을 중심으로 이동 기지국을 설치하는 등 기지국 용량 증설 작업을 마쳤다. KT도 지난 23일부터 내년 1월2일까지 총 11일을 ‘네트워크 특별 관리기간’으로 정하고, 과천 네트워크관제센터를 비롯해 전국 주요 지역에 평균 200여명의 인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도 서울 보신각, 부산 용두산 공원, 강릉 정동진, 포항 호미곶, 제주 성산일출봉 등 연말·연초 행사가 열리는 주요 거점에 이동 기지국을 증설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100년 된 연산대장간… “시간이 걸려도 똑바로 만들라”

    [그 책속 이미지] 100년 된 연산대장간… “시간이 걸려도 똑바로 만들라”

    여행의 품격/박종인 지음/상상출판/384쪽/1만 6000원 백제 장수 계백의 ‘5000 결사대’가 최후를 맞은 충남 논산 황산벌의 연산시장에는 100년 된 대장간이 있다. 황해도 구월산 사람인 1대 대장장이 류영찬과 2대 장인 류오랑, 그리고 3대 성일, 성필, 성배 세 형제가 가업을 잇고 있는 ‘연산대장간’. 아버지가 생전에 가르친 건 “시간이 걸려도 똑바로 만들라.” 그 한마디가 전부였다. 스스로 기술을 익힌 세 형제는 아버지의 연장을 들고 오늘도 쇳덩이에 메질을 가하며 벽채호미, 긴낫, 풀낫, 조선낫, 약초괭이, 두발괭이를 만들어 낸다. 연산대장간 호미는 2000원짜리 중국산 호미보다 네 배나 비싸지만 야물기로 유명하다. 상상출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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