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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 8마리밖에 없다” 초희귀 야생 검은 호랑이, 인도서 발견

    “7, 8마리밖에 없다” 초희귀 야생 검은 호랑이, 인도서 발견

    극히 보기 드문 검은 호랑이가 인도에서 카메라에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타임스나우’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오디샤주(州) 심플리팔 국립공원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한 아마추어 사진작가가 흑호 한 마리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수멘 바지파이라는 이름의 이 작가는 “당시 새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사진을 찍던 중 흑호를 발견했다”면서 “사실 처음에는 내가 본 호랑이가 흑호인줄 몰랐다”고 밝혔다. 작가는 또 “그때 갑자기 숲속에서 호랑이가 나타나 몇 초간 머문 뒤 다시 나무 뒤로 걸어갔다. 야생이나 동물원에서 많은 호랑이를 봤지만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면서 “몇 초라도 직접 볼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인도의 흑호는 벵골호랑이의 유전적 변이로, 1990년대 오디샤주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2007년 이곳 호랑이 보호구역에서 그 존재가 처음 보고된 뒤 대부분이 이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2018년 호랑이 개체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인도 흑호의 개체 수는 급격히 감소했다. 즉 이들 흑호는 거의 멸종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인도 야생동물연구소의 전문가 비바시 판다브 박사는 앞서 타임스오브인디아와의 인터뷰에서 “흑호는 유전적 구조 때문에 특별한 존재”라면서도 “오디샤에 7, 8마리정도밖에 남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흑호는 체모의 무늬가 굵고 짙어지는 가짜 멜라니즘인 ‘아분디즘’(Abundism)이 발현된 것으로 여겨지지만, 난당카낭 동물공원에서는 검은색 줄무늬가 두껍고 짙어 흑호로 여겨지는 크리슈나와 슈브란슈라는 이름의 벵골호랑이 형제가 멜라닌 색소 과다증으로 모든 체모가 검어지는 흑색증인 ‘멜라니즘’(Melanism)이 발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번에 야생에서 발견된 흑호 역시 외모를 보면 아분디즘이 발현한 아분디스틱(abundistic) 호랑이로 보이지만, 인도 쪽 전문가들은 이 역시 멜라니스틱(melanistic) 호랑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아분디스틱 흑호의 탄생은 지금까지 벵골호랑이에게서만 보고됐다. 벵골호랑이 중에서는 이른바 백변증으로 불리는 루시즘(leucism)이 발현한 백호와 아분디즘이 발현한 흑호 사례가 많은데 이런 점으로 볼 때 백호 생산을 위해 호랑이간의 근친교배가 아분디즘 발현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수멘 바지파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첫 ‘더블 도전’ 전북 vs ‘자존심 회복’ 울산…FA컵 최후의 승부

    첫 ‘더블 도전’ 전북 vs ‘자존심 회복’ 울산…FA컵 최후의 승부

    전북 현대의 첫 ‘더블’(2관왕)이냐, 울산 현대의 자존심 회복이냐.2020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을 놓고 올해 프로축구 ‘현대가 더비’의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올해 K리그1(1부리그) 우승팀 전북과 준우승팀 울산이 4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FA컵 결승 1차전을 벌인 뒤 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장소를 옮겨 2차전을 치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은 시즌 막판 울산을 추월하며 거푸 역전 우승, K리그 사상 첫 리그 4연패에 8번째 별을 달았다. 전북이 K리그 ‘절대 지존’으로 떠오르는 데 울산이 발판을 제공한 격이다. 특히 전북은 올시즌 정규리그에서 울산에 3전 전승을 거뒀다. 여세를 몰아 구단 첫 더블에 도전한다. 전북은 2000년, 2003년, 2005년 세 차례 FA컵 정상에 올랐는데 모두 K리그 최강자로 떠오르기 시작한 2009년 이전의 일이다. 반면 골키퍼 조현우, 공격수 이청용, 윤빛가람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영입하며 15년 만에 통산 3회째 우승을 노렸던 울산은 전북에 덜미를 잡히며 또 눈물을 뿌렸다. 준우승 횟수만 9회로 늘렸을 뿐이다.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은 울산은 FA컵 정상도 2017년 한 차례 밟았을 뿐이다. 지난해만 해도 1승2무1패로 전북과 대등했던 울산은 올해에는 유독 전북 앞에만 서면 종이 호랑이로 전락했다. 내년 다시 K리그 우승에 도전하기 위해서라도 전북 포비아를 떨쳐버려야 한다. 지난 2일 FA컵 결승 미디어데이에서 김도훈 울산 감독은 “전북에 올해 세 번 졌으니 이번엔 꼭 이기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면서 “다른 것보다 우린 잃을 게 없다”며 전의를 다졌다. 호세 모라이스 전북 감독은 “하던 대로 우리가 잘하는 것을 하며 자신감 있게 임하겠다“면서 ”2승으로 우승하겠다“고 화답했다. 울산 수비수 불투이스가 “1000%를 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히자 전북의 손준호는 “우리는 1100%를 준비하겠다”고 응수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 세계 단 30마리…中 동물원서 ‘황금호랑이’ 4마리 탄생

    전 세계 단 30마리…中 동물원서 ‘황금호랑이’ 4마리 탄생

    중국의 한 동물원에서 대왕판다보다 더 희귀한 ‘황금호랑이’가 탄생했다. 1일 중국 관영 CGTN은 저장성 후저우시동물원에서 ‘황금호랑이’ 4마리가 태어났다고 보도했다. 동물원 측은 지난달 19일 암컷 벵골호랑이 한 마리가 수컷 3마리, 암컷 1마리 등 새끼 4마리를 출산했다고 밝혔다. 새끼들은 대표적 멸종위기종인 대왕판다보다 희귀한 ‘황금호랑이’로 알려졌다. 옅은 황금색 바탕에 적갈색 줄무늬를 가진 황금호랑이는 아예 다른 종이 아니라, 흰색 바탕에 갈색 줄무늬를 가진 백호처럼 색깔만 다른 벵골호랑이다.동물원 관계자는 “황금호랑이는 열성 유전자 때문에 나타나는 돌연변이”라고 설명했다. 주로 근친교배로 인한 열성유전자가 색깔에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황금호랑이는 백호보다도 번식률이 더 낮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야생에 서식하는 대왕판다는 1864마리 정도로 추정되는데, 황금호랑이는 그 62분의 1 수준인 30마리 정도만이 야생에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부연했다. 황금호랑이는 1932년 인도에서 마지막 두 마리가 총살된 이후 야생에서 아예 자취를 감췄다가 1987년에서야 다시 인도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2014년 인도 카지랑가국립공원에 나타난 암컷 벵골호랑이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인도 황금호랑이다. 파르벤 카스완 인도 산림청장에 따르면 해당 호랑이는 지난 7월까지도 살아있는 것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육 호랑이 중 최초의 황금호랑이는 1983년 미국 플로리다주의 한 동물원에서 태어났다.이번에 중국 동물원에서 태어난 새끼들은 모두 건강한 상태로 확인됐다. 다만 첫 출산이라 아직 경험이 부족한 어미가 모성애를 보이지 않아 사육사가 24시간 돌보고 있다. 사육사는 “새끼들은 보름 정도 인큐베이터에서 생활한 후 외부로 나갈 수 있으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이후부터 관람객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중국에서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이유/김규환 국제부 선임기자

    화신(和珅·1750~1799)은 고금을 통틀어 가장 유명한 탐관오리로 꼽히는 인물이다. 과거에 낙방하고 만주족 가문의 관직을 물려받은 그는 26살 때 포목창고 관리를 맡아 뒷날 천문학적 재산을 끌어모았다. 한때 청백리로 명성을 떨쳤던 화신은 대학사 이시요(李侍堯)의 부패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그의 재산을 몰래 빼돌리며 부패라는 단맛을 맛보았다. 이때 적발되기는커녕 뒷처리를 잘했다는 상찬을 들은 것이 그를 ‘세계 최고의 탐관’이라는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건륭제(乾隆帝)가 큰아들 풍신은덕(豊紳殷德)을 부마로 삼으며 화신의 권세는 날개를 달았다. 조정 대권을 거머쥔 그는 재산을 모으는 데 혈안이 됐다. 뇌물을 무람없이 받고 황제 진상품을 가로챘다. 전국 상인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시정잡배를 동원해 윽박질러 그의 손 안에서 춤추게 만들었다. 대상인으로 자처한 화신은 수백곳에 이르는 전당포와 은행 격인 은호(銀號)를 소유하며 동인도회사, 대외무역 독점기관 광동십삼행(廣東十三行)과 거래를 터 사복을 채웠다. 덕분에 화신은 18세기 세계 최고의 부자에 등극했다. 건륭제는 사돈을 너무 총애한 나머지 그의 부패를 모른 체했고 조정 대신들은 두려워 고발하지 못했다. 건륭제가 붕어하자 그의 국정농단을 곁에서 지켜본 가경제(嘉慶帝)가 죄목 20개항을 선포하고 집을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백은(白銀)이 자그마치 8억냥에 이른다.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 이상 담당하던 부국 청나라의 연간 조세수입은 7000만~8000만냥에 지나지 않았다. 화신이 청나라 조세수입 10년치를 꿀꺽한 것이다. 화신이 탐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중국의 관료제가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수나라 때부터 귀족제의 폐해를 없애려고 개인 능력을 보고 관리를 등용하는 과거제를 실시했다. 과거 급제는 돈과 권력, 명예를 한꺼번에 움켜쥐는 티켓이었다. 과거 급제자를 내려고 온 집안이 매달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과거 급제자는 희생한 가족에게 보답해야 했다. 그러나 관리의 봉록은 형편없었다. 황제는 세금을 줄여 주는 게 선정(善政)을 베푸는 척도로 여겼다. 나라 곳간은 비었고 관리들은 녹봉을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관리들은 각종 뒷돈을 받아 배를 불렸다. 벼슬을 얻으면 곧 재물이 생긴다는 ‘승관발재’(升官發財)라는 고사성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당나라 때 측천무후(則天武后)도 과거 급제자에게 일일이 ‘승관발재’를 축하해 줬다는 얘기도 있다. 20세기 신해혁명으로 왕조시대는 무너졌지만 부패만큼은 좀비처럼 살아남았다. 국공내전기 군벌의 부패는 말할 것도 없고 월등한 군사력을 지녔던 국민당이 공산당에 패해 대만으로 쫓겨난 것도 관리들의 부패 때문이다. 너무 가난해 부패할 수 없었던 마오쩌둥(毛澤東) 시대를 지나고 개혁·개방 이후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부패는 시나브로 고개를 들었다. 왕조시대엔 과거 급제가 관리의 조건이었다면 21세기에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문대를 나와 공산당원이 되는 게 지름길이다. 당원이 돼 관리가 되기만 하면 ‘눈먼 돈’은 사방에 널려 있고…. 중국에서 지난 9월 한 달 부정부패 혐의로 1만 7000여명의 관리를 처벌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직무유기 등 관료주의 사례 6760여건이 적발돼 1만여명이 처벌받았고, 뇌물수수·공금유용 등 부패 사례 5160여건에 7200여명이 징계받았다. 2012년 최고 지도자에 오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취임 일성으로 반부패운동을 높이 외쳤다. 당중앙 정치국 상무위원을 지낸 저우융캉(周永康) 등 ‘호랑이’와 지방 말단 관리인 ‘파리’까지 8년 동안 무자비하게 때려잡았으나 부정부패는 끊이질 않는다. 중국의 부패가 없어지기를 기대하기보다 황하(黃河)의 황토물이 맑아지기를 바라는 게 더 빠를 것 같다. khkim@seoul.co.kr
  • 동물원에서 숨진 동물의 넋 위로...서울대공원 동물위령제

    동물원에서 숨진 동물의 넋 위로...서울대공원 동물위령제

    ‘오는 세상은 천국에서 누려다오. 고마원 넋들이여!’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에서 살다가 숨진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는 ‘동물 위령제’를 28일 열었다. 이 위령제는 서울 종로구에 있던 옛 창경원 동물원(1909∼1983년)과 경기 과천시에 있는 현 서울대공원(1984년∼)에서 살던 동물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다. 1995년 남미관 뒤편에 동물위령비를 건립하고 제1 회 추모행사를 가진 것으로 시작됐다. 동물원에서 사는 동물들은 야생동물의 평균 수명보다 오래 사는 경우도 있지만, 선천적인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로 죽는 경우도 있다. 올해 숨진 동물 중에는 물개(마음이), 시베리아 호랑이(호국), 맨드릴, 큰유황앵무 등이 있다. ‘호국’은 시베리아 호랑이 백두와 청자가 2006년에 낳은 3남매(맹호·용호·호국) 중 하나로, 함께 지낸 호랑이들을 챙겨주는 든든한 친구였으나 올해 8월 폐사했다고 대공원 측은 전했다. 위령제에서는 호랑이 담당 사육사가 추모 편지를 낭독한다. 이번 행사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최소 인원으로 진행하고, 생명의 존엄과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자 온라인 위령제를 함께 연다. 서울대공원 홈페이지와 ‘온라인 동물위령제’ 페이지에서 다음달 1일까지 댓글로 참여할 수 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치사해도 버텨주세요” 윤석열 응원했던 조국, 비난글 퍼와

    “치사해도 버텨주세요” 윤석열 응원했던 조국, 비난글 퍼와

    대검찰청 국정감사가 열린 22일 조국 전 법무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앞서 조씨는 박근혜 정부 당시엔 윤 총장에게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란 글을 올린 바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횡령·사기 혐의를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옥중 서신’과, 이를 논평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포스팅했다. 정청래 의원의 글은 김 전 회장의 서신 중 특정 부분을 강조하며 “조국 장관의 선견지명이 고맙다”고 윤 총장을 비판하고 조 전 장관을 칭찬한 글이다. 김봉현 전 회장은 서신에 “검찰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총장님 휘하에 있던 수사관이 대검 감찰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그 당시 대검 감찰부서에 전화해서 ‘야 감찰은 조직을 깨라고 있는게 아니고 지키라고 있는거야’ 한마디에 감찰을 멈추고 제 식구들을 지켰다는 일화를 들었습니다”라고 썼다. ‘윤 총장 휘하에 있던 수사관’이 감찰을 ‘제 식구 감싸기’로 이용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다는 얘기다. 또 사기 혐의를 받는 김 전 회장이 확인되지 않은 ‘익명의 전언’을 밝힌 글이지만, 정 의원은 이 부분을 따로 뽑아 “내가 주목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조국의 선견지명과 백두산 호랑이 총장님“이라며 “(윤 총장의 대검이) 비위 사실이 있던 없던 제식구 감싸기가 (있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윤 총장이) 조직으로부터 존경을 받았다는 건데...”라며 “여기서 검찰조직의 악의 발생 발화점이 아닐까?”라고 썼다. 이어 “조국 전 장관은 이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훈령을 바꿔 검찰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가 할 수 있도록 해놓고 떠났다. 조국 장관의 선견지명이 고맙다”고 썼다. 조 전 장관은 해당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옮겨와 포스팅했다.조 전 장관은 과거 ‘검찰 내부 조직 논리에 따르지 않는’ 윤 총장을 응원한 바 있다. 윤 총장은 2013년 ‘국정원 댓글조작’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장 시절, 검찰 수뇌부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체포·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고,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하다 ‘영장 청구 사실을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에서 배제됐다. 당시 조 전 장관은 트위터에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라며 윤 총장을 응원했다. 한편 윤석열 검찰총장은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검찰총장이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는 위법하고 부당한 게 확실하다”는 등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로 라임 사건 수사를 총책임지게 된 박순철 서울남부지검장까지 이날 오전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렸다”는 글을 올리고 사퇴하며 “추 장관이 검찰총장 지휘배제를 한 수사지휘의 배경이 된 주요 의혹들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지적함에 따라 추 장관의 수사지휘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질 전망이다. 또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수사권 지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평소 생각했던 속내를 여과 없이 쏟아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尹 국감 출석 전날 사과 촉구한 秋… 김봉현은 ‘여당 지원사격’ 노렸나

    尹 국감 출석 전날 사과 촉구한 秋… 김봉현은 ‘여당 지원사격’ 노렸나

    추미애 “檢, 여권 정치인 캐묻고 조사” 野 “秋, 검찰 비루먹은 강아지 만들어” 金 “검찰, 尹총장 ‘백두산 호랑이’라 지칭역린 건드린 거 아닌가 두려워 괴롭다”감찰 관련 ‘제식구 감싸기’ 사례도 밝혀법조계와 정치권은 라임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봉현(46·구속 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2차 옥중 입장문’과 관련해 그 내용은 물론 시기와 형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야당과 일부 보수 언론 등이 지난 16일 서울신문을 통해 처음 보도된 김 전 회장의 폭로와 관련해 ‘사기꾼의 소설’이라는 주장을 펴는 가운데 2차 옥중 입장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21일 오후 공개되면서다. 현직 검사에 대한 술접대와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에 대한 금품 로비 등의 내용을 담은 폭로의 진실성이 의심받는 상황에서 국감 하루 전날 이를 공개해 여당의 도움을 받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검찰에 대한 공격을 극대화하면서 판을 흔들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서울신문에 A4 용지 14장 분량의 ‘호소문’을 보내면서 “제가 다시 호소문을 쓰게 된 이유는 더이상 수없이 많은 추측과 잘못된 사실들로 인해 추가 피해가 어느 누구에게도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입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공개된 김 전 회장의 옥중 입장문은 ‘사건 개요 정리’라는 제목으로 그간 자신이 언제 누구에게 어떤 로비를 해 왔는지 등이 메모 형식으로 작성됐다. 하지만 2차 입장문은 1차 때보다 구체적으로 자세하게 설명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A변호사 소개로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주장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접대받은) 이들은 예전에 대우조선해양 수사팀에서 함께 근무했던 동료들”이라며 “최근 법무부 감찰 조사에서 사진으로 두 명을 이미 특정했고, 다른 한 명은 사진으로는 80% 정도 확실하다 생각해 특정 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들을 통해 전해 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그는 “검찰에서 윤 총장님을 백두산 호랑이라고 칭한다고 들었다”며 “(내가) 검찰들에게 존경받은 백두산 호랑이 같은 분의 역린을 건드린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있어 심적으로 괴롭다”고 말했다. 윤 총장의 검찰 조직을 보는 시각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그는 “윤 총장이 자신의 휘하에 있던 수사관이 대검 감찰을 받은 일이 있었는데 윤 총장이 감찰 부서에 전화해 ‘감찰은 조직을 깨라고 있는게 아니고 지키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고 제 식구를 지켰다는 일화를 들었다”고 밝혔다. 여당은 22일 대검 국감에서도 김 전 회장의 2차 입장문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 총장과 검찰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추 장관은 이날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김 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를 언급하며 “대검이 국민을 기만했다”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김봉현이 구속된 이후 석 달 사이 66회나 불러 여권 정치인에 대해 캐묻고 회유하는 조사를 반복했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야권 정치인과 검사들에 대한 향응 제공 진술은 지검장의 대면 보고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관련한 야권 등의 비판에 대해 “국민을 기만한 대검을 먼저 저격해야 한다. 총장은 ‘중상모략’이라고 화부터 내기 전에 성찰과 사과를 먼저 말했어야 한다.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 장관이 검찰을 비루먹은 강아지로 만든다”고 비판하며 특별검사제 도입을 재차 촉구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열흘간 68개국 192편 상영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열흘간 68개국 192편 상영

    올해로 25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BIFF)가 21일 개막을 시작으로 열흘간의 일정에 들어갔다.코로나19 여파로 개·폐막식 없이 영화 상영 중심으로 열린다. 레드카펫 행사가 펼쳐지는 개막식 없이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올해 초청 영화는 68개국 192편이다. 300편 안팎을 상영하던 예년에 비해 대폭 줄었지만 초청 작품의 질은 훨씬 높아졌다는 것이 영화계 평가다. 개막작 ‘칠중주:홍콩 이야기’는 이날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상영된다. 이 작품은 훙진바오(홍금보),쉬커(서극) 등 홍콩의 거장 7명이 만든 영화 7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다. 10∼15분 남짓의 짧은 영화 안에는 1950년대 이후 홍콩 사회의 단면과 감독 각자가 품은 추억들이 아기자기하게 담겼다. 폐막작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조제,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감독 타무라 코타로)이 선정돼 30일 오후 야외극장에서 상영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선정작인 ‘스쿨 타운 래퍼(태국)’와 ‘은밀한(베트남)’등 2개 작품은 부산과 현지에서 동시상영한다.양국 관객이 동시에 온라인으로 함께 하는 특별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5월 개최를 계획했다가 코로나로 열지 못한 칸국제영화제의 선정작 56편 중 23편을 비롯해 베를린 영화제,베네치아 영화제 등 세계 주요 영화제의 초청작·수상작 등 여러 화제작을 대거 만날 수 있다. 코로나 확산 예방을 위해 극장 수와 관람객 수는 제한한다. 기존 37개 안팎에 이르던 상영관 수는 영화의전당 6개 관으로 축소했고,상영 횟수도 영화 한 편당 2∼3회에서 1회 상영으로 제한했다. 초청 영화 상영 외 비즈니스 및 포럼,2020 아시아필름어워즈,아시아콘텐츠어워즈 시상식 등은 온라인으로 열린다. 이용관 BIFF 이사장은 “코로나로 해외 유수 영화제는 개최가 취소됐지만,부산은 관람객의 시민의식,방역 시스템을 믿고 개최를 결정했다”며 “방역 당국의 예방수칙에 맞춰 안전한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운영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달콤한 사이언스] 사람들 음식에 맛들인 육식동물이 생태계 붕괴시킨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가왕 조용필의 대표곡 중 하나로 중년 남성들이 노래방에만 가면 불러댄다는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첫 구절이다. 다른 육식동물이 먹다 남긴 썩은 고기가 아닌 굶더라도 육식동물다운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호랑이는 굶어도 풀을 뜯지 않는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선진국가들을 중심으로 출산율이 줄고 있지만 전 지구적으로는 꾸준히 인구는 늘고 있으며 인간의 활동영역은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인간의 활동범위가 넓어지면서 인간과 접촉하는 야생 육식동물이 늘고 있고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야생 육식동물에 의해 생태계가 더 급속하게 붕괴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삼림·야생생태학과, 뉴멕시코대 생물학과 공동연구팀은 사람의 거주지와 가까운 곳에 사는 육식동물들은 사람에 의해 개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음식 절반 이상을 사람의 식재료에서 얻게 되면서 생태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고 17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PNAS’ 13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미국과 캐나다 국경지역인 오대호 일대에 살고 있는 회색늑대, 코요테, 밥캣(시라소니), 여우, 회색여우, 담비, 미국담비 7종의 육식동물700여 마리의 식생활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미네소타, 위스콘신, 뉴욕, 미시건주 소속 생물학자들과 시민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국립공원처럼 외진 지역부터 인근 대도시 지역까지 동물의 분포를 계산하고 뼈와 털을 수집해 화학분석을 실시했다. 인간의 음식에는 옥수수와 설탕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자연에 서식하는 동물에 비해 뼈나 털에 독특한 탄소 발자국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비교하는 것이다. 그 결과 육식동물들이 사람이 사는 도시나 교외농장에 더 가까이 살 수록 사람이 먹는 음식을 먹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육식동물들이 먹는 식사의 25%가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며 일부 지역에서 서식하는 육식동물들은 식단의 50%가 사람이 먹는 음식이라는 사실로 알려졌다.동물별로보면 밥캣이나 회색늑대는 상대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지역까지 내려오지 않아 인간의 음식을 먹는 경우는 적었고 담비나 코요테, 여우 등은 식단의 50% 이상이 사람의 음식으로 채워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간의 생활영역이 좁아 육식동물들이 주로 자연에서 먹잇감을 찾을 때는 각기 서로 다른 영역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람의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육식동물간 식량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서로의 서식지가 겹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들 동물들이 인간이 사는 지역에 자주 나타나면 사람들의 공격에 쉽게 노출될 뿐만 아니라 육식동물간 경쟁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생태계 전체 먹이사슬을 교란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먹이사슬 구조가 붕괴되면서 비정상적인 생태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우려했다. 조나단 파울리 위스콘신 메디슨대 교수(야생생태학)는 “‘당신이 먹는 음식을 보면 당신이 누군지를 알 수 있다’는 말처럼 동물들이 무엇을 먹는지를 통해 그들의 생태계와 그 미래를 엿볼 수 있다”라며 “이번 연구의 충격적 결론은 인간의 생활영역 확장에 따라 야생 생태계가 어떻게든 붕괴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B급 감성의 울림

    [장인주의 춤추는 세상] B급 감성의 울림

    지난주 한 TV 음악프로그램에서 한글날을 기념해 ‘조선의 DNA, 내 안의 K흥’을 특집으로 꾸몄다. 국악계의 내로라하는 힙스터들이 총출동했는데 소리꾼 이자람, 김준수와 밴드 악당광칠, 두번째달, 상자루 등 국악에서 출발해 동시대적 감각까지 겸비한 최고의 퓨전 국악인들이 모였다.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출연해 큰 화제가 된 밴드 이날치,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는 특히 반가웠다.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7월 30일 서울·부산·전주를 소개하는 홍보영상 ‘필 더 리듬 오브 코리아’ 세 편을 유튜브에 올렸는데 페이스북, 틱톡 등의 플랫폼까지 합쳐서 2개월 만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전체 조회수가 2억 6000만 뷰를 넘겼다. 한마디로 ‘대박’이 난 거다. 먹거리나 한류스타가 나오는 기존의 홍보영상과는 전혀 다른 콘셉트로 ‘키치’ 감성을 더한 국악을 내세웠는데 그것이 통했다. 그동안 정부기관에서 만든 홍보영상이 히트를 친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시청자들은 주로 MZ세대의 여성들이라고 하는데, K팝, K뷰티 등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는 독자들이 K흥에도 빠진 것이다. 심각하거나 심오한 것은 멀리하고, 어떻게든 웃음거리를 찾는 MZ세대에게 중독성 강한 ‘B급 감성’이 적중했다. 온라인상에서는 참신하고 신선하다는 댓글이 쏟아지고 기획자에게 상여금을 주라며 여전히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추가 영상 요청이 많아서 목포·강릉·안동 등 3편을 더 찍어 조만간 업로드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울상이 돼 버린 관광업계와 공연예술계 모두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 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 같은 앞다리…’ 홍보영상 ‘서울 편’에 나오는 ‘범 내려온다’ 도입부다. 용왕이 몸이 아파서 거북이에게 토끼 간을 구해 오라고 했는데 거북이가 실수로 토생원 대신 호생원을 부르는 바람에 호랑이가 내려온다는 재미난 가사만큼이나 소리꾼 4명과 베이스 2명, 드러머 1명이 만들어 내는 반복적인 리듬이 귀에 쏙 들어오면서도 신난다. 1분 36초짜리 영상에서 귀만큼 눈을 사로잡는 건 단순하면서 통통 튀는 춤동작이다. 전통 장신구와 선글라스, 트레이닝복 위에 입은 배자가 원색적이고 우스꽝스럽다. ‘장난기 많은 도깨비들 같다’는 댓글 평이 딱 들어맞는다. 영화 ‘기생충’에 나와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자하문터널과 동대문 디자인플라자, 청와대, 덕수궁을 배경으로 찍은 한 편의 뮤직비디오에서 춤은 ‘백댄스’가 아니라 ‘힙’댄스다. 커버댄스, 리액션 영상까지 등장할 정도니 여느 아이돌이 부럽지 않다. 이날치와 앰비규어스의 합작품이 대박을 터뜨린 데는 기획자의 아이디어도 중요했지만, 리더들의 숨은 내공이 큰 몫을 했다. 이날치 리더 장영규는 1990년대 초 현대무용가 안은미와의 협업으로 공연계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어어부 프로젝트, 비빙, 씽씽 등 음악그룹에 참여해 국악계의 신기류를 만들었으며 영화 ‘도둑들’, ‘타짜’ 등의 음악감독으로도 유명하다. 앰비규어스 리더 김보람은 백댄서 출신 현대무용가다. 춤동작의 의미보다 리듬과 감각에 집중하는 음악성이 뛰어난 안무가다. 기교 대신 ‘단순ㆍ변형’의 원리로 동작을 만든다. 그가 만든 춤은 쉽게 따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엄청나게 연습을 해야 ‘폼’이 난다. 전통예술은 보전해야 하고, 동시대예술은 공감받아야 한다. A급ㆍB급, 순수예술ㆍ대중예술. 등급이나 경계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고 있는 독창성이다. 개성이 감성을 건드렸을 때 비로소 소통은 이루어진다. 지금은 B급 감성이 대세다.
  • [법인의 활발발] 고사성어와 도토리묵

    [법인의 활발발] 고사성어와 도토리묵

    실상사 작은학교 1학기는 신영복 선생의 ‘강의’를 교재로 동양철학을 공부했다. 학생들은 공자에서 묵자, 노자에서 장자까지 그런대로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고 공감했다. 그런데 문제는 한자였다. 학생들이 한자를 모르니 개념을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심지어 확실하게 아는 한자는 본인의 이름과 월화수목금토일을 합해 열 개라고 한다. 나는 크게 웃었지만 학생들은 못내 마음에 걸린 표정이다. 9월 한 달, 고등 1학년생들과의 집중수업에 앞서 의견을 나누었다. 무엇을 배우고 싶으냐고 물으니 한문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한다. 그 속내를 이해할 듯했다. “그럼 내가 먼저 공부 방식에 대해 의견을 내면 너희들이 듣고 우리 서로 합의하자.” 선생이라고 해서 학생들을 억지로 끌고 갈 수는 없으니 적절한 동의가 필요하다. 나는 먼저 이렇게 말했다. 공부란 새로운 지식을 알아가는 것만이 아니다. 무언가를 극복할 힘을 기르는 것도 공부다. 그러니 힘들고, 어렵고, 낯설고, 하기 싫고, 자신이 없고, 관심사가 아니라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기꺼이’ 해 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힘든 몸을 이겨내야 하고,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생각을 넘어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공부라고 역설했다. 고맙게도 학생들은 한번 해 보겠다고 했다. 집중수업 과목은 ‘고사성어’. 입식이 아닌 좌식으로 오전·오후 6시간 공부하기로 했다. 사자성어를 낭랑하게 읽고 필사적으로 외우기로 했다. 놀랍게도 이 또한 동의했다. 그런데 한 가지 제안은 거절했다. 하루에 한 끼만 먹고 공부하자고 하니 그것만은 절대 못 하겠다고 한다. 마침내 수업 첫날을 맞았다. 모두 열두 명의 학생이 모였다. 교재는 고사성어 150개를 적은 종이 한 장이 전부다. 먼저 여러 번 낭독했다. 가정맹호, 격물치지, 측은지심, 빈자일등, 청출어람, 백아절현, 동병상련, 마부작침…. 도덕과 윤리, 정치와 사회경제, 철학 등의 뜻이 담긴 교사들을 그저 읽고 외웠다. 읽고 외우는 공부는 주입식이 아니라 사고의 정립과 창의력의 텃밭이다. 외우고 나서 고사성어의 대략적인 뜻을 설명해 주었다. 이어 학생들이 돌아가며 고사의 유래를 읽었다. 고사가 있는 책을 학생들에게 일부러 주지 않았다. 요즘은 모두 화면에 의존한다. 그래서 청각을 통해 경청하는 힘을 길러 주고자 하는 의도로 시도한 것이다. 고사 유래를 듣고 나면 학생들은 그 내용을 말했다. 내 의도가 어느 정도 통했다고 내심 자족했다. 온고지신이라고 했다. 그저 옛 문헌을 알고 기억하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가정맹호가 무슨 뜻이지요?” 술술 대답한다.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뜻입니다.” “오늘날 국가의 세금은 그리 가혹하지 않습니다만 가정맹호가 곳곳에 있습니다. 그걸 생각해 보세요.” 학생들은 답을 하지 못한다. 내가 예를 들어 주었다. 오늘날 건물주의 도가 넘는 월세가 바로 현대판 가정맹호에 해당한다고. 학생들은 아하~ 하고 이해한다. 이렇게 진정한 고전 공부는, 지금의 나와 사회를 연결하는 눈을 길러야 한다. 이후 학생들은 고사와 현실을 잘 연결해 나름 견해를 말한다. 가르치는 기쁨이 여기에 있다.작은학교 주변에 도토리가 많이 떨어졌다. 학생들에게 주워서 묵을 만들어 실상사 공동체 식구들에게 공양하자고 했다. 다들 찬성했다. 학생들이 틈틈이 도토리를 줍기로 했다. 그런데 다음날 정말 놀랐다. 도토리를 담을 상자 위에 이런 문구가 놓여 있었다. 무용지용(無用之用), 쓸모없는 것의 쓸모, “평소에 밟고 지나갔던 도토리의 재탄생.” 대기만성(大器晩成), 큰 그릇은 오랜 시간 끝에 만들어진다, “도토리가 묵이 되려면 우리들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다익선(多多益善),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4학년 일동. 그리고 이렇게 마무리하고 있다. #법인 스님께서 제안해 주셨어요. 도토리를 모아 묵을 만들어 인드라망 식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주에는 나와 학생들이 정성으로 모은 도토리를 가루로 만들 예정이다. 내가 만드는 법을 알려주면 학생들이 묵을 만들 것이다. 이런 사연으로 만들어진 묵무침을 먹으며 환하게 기뻐할 대중들의 얼굴이 그려진다.
  •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조선 공업의 산실… 대형 솥단지만 남긴 ‘영등포 맥주史’

    서울 영등포가 서울에 편입된 것은 1936년이다. 조선총독부의 ‘대경성 도시계획’에 따라 경기도 시흥군 북면에서 갈라져 나온 영등포읍이 경성부의 출장소가 된 것이다. 영등포역은 남경성역으로 한동안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이미 명실상부한 ‘조선 최대의 공업지대’로 떠오른 영등포였다. 서울사람들에게 한강 남쪽의 중심이 영등포라는 인식이 뚜렷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의 제20회 주제는 ‘영등포의 추억’이다. 해설자로 나선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는 영등포에서 나고 자랐다고 한다. 그는 ‘진짜 강남’은 영등포라고 강조한다. 가수 문희옥의 ‘서울의 거리’가 나온 것이 1989년인데, 그때까지도 지금의 강남은 ‘영동’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실제로 강남초등학교는 상도동에 있고, 강남교회는 노량진에 있으며, 강남맨션도 영등포에 지어졌다고 한다. 당산역 앞 래미안아파트가 강남맨션 자리라고 설명한다. ●110일 만에 쌓아올린 윤중제 투어는 서울 지하철 여의도역 1번 출구 앞에서 시작됐다. 여의나루길을 따라 여의도샛강 쪽으로 걷다 보면 짙푸른 그늘을 드리우는 가로수가 인상적이다. 나무도 여의도 개발의 역사만큼이나 나이를 먹은 탓이다. 여의도를 둘러싼 윤중제는 1967년 불과 110일 만에 쌓았다고 한다. 여의도 개발은 1966년 발표한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에 따른 것이다. ‘대경성 도시계획’이 인구 110만명의 도시를 상정했다면 ‘대서울 도시기본계획’의 목표 인구는 550만명이었다. 땅이 필요했고, 비행장으로 쓰다 방치돼 있던 여의도는 적지였다. 개발 과정에서 밤섬을 파괴한 것은 윤중제를 쌓기 위해 골재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개발지의 규모를 키울수록 강폭이 줄어드는 만큼 한강의 흐름을 조금이라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 불가피했을 것이다.윤중로를 건너 윤중제 아래로 내려서면 샛강생태공원이다. 샛강공원의 길이는 6㎞ 남짓이라고 한다. 1997년 조성 당시 사진을 보면 인공 공원의 모습이 뚜렷했는데 이제는 버드나무가 우거지고 갈대가 무성한 자연습지의 모습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있다. 샛강공원에 사는 생물들의 바이오리듬을 깨지 않으려 밤에도 불을 켜지 않는다고 한다. 놓아 기르는 비단잉어가 아닌 야생의 누런 토종잉어가 떼 지어 헤엄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 지도사의 어린 시절 샛강은 겨울이면 스케이트장이 됐다고 한다. 하긴 필자도 그 시절 경복궁 경회루며 창경궁 춘당지로 스케이트를 타러 다녔던 기억이 있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자리에 있던 서울운동장 야구장도 겨울이면 바닥에 물을 가둬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경회루에서 스케이트를 타며 어묵이며 떡볶이를 사 먹었으니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이다. 샛강공원에서 여의도와 신길동을 잇는 샛강문화다리로 올라선다. 문화다리는 샛강의 곡선을 거스르지 않도록 곡선으로 지어졌다. 문화다리를 하늘에서 보면 학이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하늘이 아니라 땅에서 봐도 학이 날개를 편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혼자 웃었다. 문화다리 전망대에 서니 여의도의 동쪽은 금융가의 고층 건물이 즐비하다. 반면 서쪽은 국회의사당과 KBS를 비롯해 나지막한 건물만 보이는 게 새삼스럽다. ●강점기 일본인 모여 살았던 영등포 문화다리를 건너면 지하철 1호선 신길역이다. 투어단은 영등포로 지하에 놓인 굴다리를 건넜다. 영등포 토박이가 아니면 잘 알기 어려운 샛길이다.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다세대주택이 많이 들어섰지만, 일제강점기 지은 일본식 주택도 눈에 띈다. 이 일대는 과거 수해 상습 피해지역이었던 영등포 일대에서 비교적 지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영등포가 공장지대가 되면서 일본인들이 이 주변에 모여 살았다고 한다.물론 일본인들이 몰려들기 전에도 일대 언덕은 사람이 사는 지역이었다. ‘방학곳지 부군당’의 존재도 이런 사실을 알려준다. 부군당이란 마을의 수호신을 모셔 놓은 신당을 말한다. 주로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마을굿당을 이렇게 불렀다. 방학곳지라는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다. 서울지명사전에는 샛강 나루터에 돌출된 바위가 있어 바위곶이라고 했던 것이 방학곶이나 방학곳이로 변했다고 설명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암곶(바위곶이)이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주변 나루터는 방학호진이라고도 불렸다. 한강 본류의 마포앞을 서호, 압구정 앞을 동호라고 했듯 일대 여의도 샛강은 방학호라 부른 듯하다. 이번 투어에서 찾지는 못했지만 주변에는 ‘방학호진 터’를 알리는 표석도 2016년 세웠다고 한다. 서울 시내의 부군당은 대부분 사라진 상황에서 방학곳지부군당은 그래도 굿당 하나는 남아 있다. 하지만 마당도 없이 굿당만 달랑 철재 울타리에 갇혀 있는 모습이 애처롭다. 부군당은 방학나루를 건너는 사람들의 뱃길 안전을 비는 역할도 없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하지만 그보다 상습 수해 지역에서 물난리를 벗어나고자 하는 기원이 더 절실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 동네에는 윤정승이 한강물이 넘치는 바람에 물살에 휩쓸렸을 때 잉어가 나타나 등에 태우고 강기슭에 내려주었다는 설화가 전한다. 이후 후손들이 한 해 3차례씩 부군당에 제사를 지냈다는 것이다. 부군당 옆에는 이런 설화를 담은 벽화도 그려져 있다. 영등포문화원은 이 설화를 ‘잉어가 사람 구했네’라는 마당놀이로 만들어 공연하기도 했다. ●추억으로만 남은 한국 맥주의 역사 부군당 골목을 나서 신길로를 건너면 영등포공원이다. 오비맥주가 있던 자리로 공장이 1997년 경기 이천으로 옮겨가자 공원을 조성했다. 공원에는 1933년 만들었다는 대형 담금솥이 있다. 맥아와 홉을 끓이는 데 썼던 대형 솥이다. 조금 더 서쪽으로 걸어가 영등포역을 지날 무렵 왼쪽에 나타나는 푸르지오 아파트 단지는 오늘날의 하이트맥주인 크라운맥주 공장이었다. 과거 기차를 타고 주변을 지날 때면 크라운맥주 공장의 왕관 모양 상징물이 눈길을 잡아끌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맥주의 추억’은 남아 있지 않다. 일본 삿포로에는 ‘삿포로 팩토리’가 있다. 1876년 지어진 삿포로 맥주공장이 이전하자 1993년 건물 일부와 굴뚝을 살려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굴뚝은 삿포로를 상징하는 명물이 됐다. 우리도 이런 방식으로 맥주 공장을 보존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생각도 없지 않다. 오비맥주의 전신은 소화기린맥주, 크라운맥주의 전신은 대일본맥주로 오늘날 아사히맥주로 명맥이 이어지고 있다. 삿포로의 경우와 다른 것은 영등포의 맥주 역사가 한국 맥주의 역사이면서 동시에 일본 맥주의 식민지 진출 역사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등포 맥주 역사의 흔적이 솥단지 하나만으로 남아 있는 것은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오비맥주 공장이 있던 영등포공원에서 크라운맥주 공장이 있던 방향으로 걸으면서 상상 속에서 맥주냄새가 진동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른바 ‘맥주 문화 거리’로 이보다 좋은 입지조건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장소가 또 있을까. 영등포공원도 좋고 골목길도 좋다. 작은 ‘맥주 역사박물관’을 하나 세우면 어떨까. 그리고 오비 공장에서 크라운 공장으로 이어지는 맥주의 거리를 조성하는 것이다. 영등포역에 내려 타임스퀘어가 보이는 광장의 반대편으로 나서면 바로 나타나는 골목이다. 지하철이 닿는 수도권 주민 전체가 고객이 될 것이다.●441개 쪽방에 500명 주민 거주 답사단은 크라운맥주 공장 터 앞에 놓인 구름다리로 철길을 건너 영등포역 북쪽으로 간다. 계단을 내려서면 ‘쪽방도우미봉사회’의 무료 급식 봉사를 알리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온다. 영등포 쪽방촌이다, 441개 쪽방에 500명 남짓한 주민이 살고 있다고 한다. 한 사람이 간신히 몸을 누일 수 있는 크기의 방이 대부분이다. 1960년대 형성됐던 집창촌이 퇴락하면서 저소득계층의 월세방촌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대부분 공동화장실과 공동샤워장을 쓰며 절반이 넘는 주민이 휴대용 가스버너로 취사를 해결한다. 그러니 영등포 쪽방촌은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음에도 원형 보존보다는 큰 폭의 생활환경 개선이 필요하다. 쪽방촌에서 경인로로 나서면 영등포역 방향에서 비스듬하게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볼 수 있다. 영신로다. 이 길을 따라 영등포역 고가도로가 놓여 있다. 영등포에는 과거 기와공장과 벽돌공장만 있었지만, 1911년 지대가 높아 물난리 피해가 적었던 당산동에 조선피혁 공장이 들어섰다. 이에 따라 영등포역에서 조선피혁을 잇는 철도 인입선이 건설됐는데 영신로는 이 철도부지를 따라 난 길이다. 그 철길 초입의 서쪽은 대선제분 터다. 1940년 세워진 일청제분 밀가루공장이 전신이다. 대선제분은 영등포공장 설비를 2013년 아산공장으로 옮겼는데 1만 8963㎡ 넓이의 공장터와 곡물저장고를 비롯한 건물 일부는 조만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한다. 영신로의 동쪽이 타임스퀘어다. 초입에는 집창촌이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메리어트호텔, CGV아트홀이 몰려 있는 첨단 복합 유통단지가 자리잡고 있으니 그 불균형이 놀라울 뿐이다. 경방이 운영하는 타임스퀘어는 이 기업의 전신인 경성방직이 있던 자리다. 경성방직은 일제강점기 면방직업계에서 한국인이 세운 유일한 대기업으로 1923년 영등포 사옥과 공장을 완공했다.투어는 문화재청이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한 타임스퀘어의 경성방직 사무동을 둘러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사무동 건물은 지금 젊은이 사이 이른바 ‘빵지순례’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빵집 ‘오월의 종’이 쓰고 있어 하루 종일 손님으로 북적인다. 근대문화재 활용의 모범사례가 아닐 수 없다. 필자를 비롯한 일행 몇몇은 투어가 끝나고 영등포소방서 옆 중국집 송죽장에서 짬뽕이며 짜장면을 먹었다. 송죽장은 오래된 가게지만 젊은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는 명소가 됐다. 이렇게 영등포의 문화적 저력은 간단치가 않다. 글 서동철 문화재 위원 해설 한이수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 - 제21회 몽마르뜨 공원 가든길 ●출발 일시 10월 17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인터넷으로 고양이 주문했는데 멸종위기 호랑이가 왔다”…佛서 논란

    “인터넷으로 고양이 주문했는데 멸종위기 호랑이가 왔다”…佛서 논란

    인터넷으로 주문한 고양이가 멸종위기 호랑이로 밝혀지면서, 구매자를 포함해 모두 9명이 구속됐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지방지 76악츄(76Actu)는 검찰이 멸종위기 호랑이 인터넷 불법거래 의혹과 관련해 예비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검찰은 6일 멸종위기 수마트라호랑이를 밀거래한 9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2018년 9월 멸종위기 수마트라호랑이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노르망디 항구도시 르아브르에 사는 구매자 부부는 당시 온라인 광고를 보고 6000유로(약 813만 원)에 희귀 ‘사바나캣’을 주문했다. 아프리카 야생 고양이인 서벌종과 집고양이를 교배해 만든 사바나캣은 교배 자체가 어려워 매우 희귀한 품종에 속한다. 얼마 후 도착한 새끼 사바나캣은 그러나 고양이라고 보기에는 어딘가 모르게 낯설었다. 그 생김새가 미심쩍었던 부부는 일주일 넘게 고양이를 데리고 있다 경찰에 자진 신고했다. 조사 결과 부부가 주문한 사바나캣은 생후 3개월 된 수마트라호랑이였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만 서식하는 수마트라호랑이는 현지 국립공원에 약 500마리, 그밖에 세계 각지의 동물원에 235마리가 생존해있다. 멸종위기종으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 ‘사이테스’(CITES)에 따라 보호받는다. 인도네시아 정부 공문 없이는 운송도 불가능하며, 개인 사육도 금지돼있다. 고양이 한 마리를 주문했다가 졸지에 멸종위기 호랑이 밀거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된 부부는 신고 전까지 호랑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고 항변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해당 호랑이가 부부에게 판매되기 전 인근 지역에서 촬영된 영상에 등장한 사실을 알아냈다. 하지만 인도네시아에서 프랑스까지 어떤 경로로 밀매됐는지는 밝혀내지 못했다. 그 후로 2년에 걸쳐 끈질긴 수사를 벌인 경찰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호랑이 밀거래에 가담한 7명을 붙잡았다. 지난 6일 구매자 부부와 밀거래 조직원 등 총 9명을 구속한 검찰은 이튿날 구매자 부부를 석방하고 남은 7명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판매 당시 생후 3개월 된 새끼였던 호랑이는 프랑스 생물다양성사무소가 위탁해 보호하다 최근 새 보금자리를 찾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매자 부부가 애초 입양하려 했던 ‘사바나캣’ 역시 야생 유전자를 얼마나 물려받았느냐에 따라 사이테스 제약을 받는다. 4대손(F1~F4)까지는 개인이 사육할 수 없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황대호 경기도의원, 행정사무감사 공개 제보 받아

    황대호 경기도의원, 행정사무감사 공개 제보 받아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황대호 의원(더불어민주당·수원4)은 올해 행정사무감사를 한 달가량 앞두고 도민들을 대상으로 도와 도교육청으로부터 위법 또는 부조리한 처분을 받은 전력이나 현재 시행 중인 정책사업의 예산 낭비 등 부당행위 신고, 정책개선 제안 등을 오는 29일까지 공개 제보받는다고 밝혔다. 황대호 의원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공개제보 접수에 많은 도민들이 참여해주신 덕분에 심도 있는 감사를 실시할 수 있었다”며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많은 도민들이 재난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만큼, 제보받은 내용을 토대로 도와 도교육청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미진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점검하고, 이 외에도 정책 집행과정에서 부당·위법한 행정적 대우를 받은 도민이 있다면 강력하게 시정조치를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전반기에 이어 제10대 의회 후반기에도 교육행정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대호 의원은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도교육청의 슬로건처럼 공정하고 정의로운 교육행정을 실현하기 위해 도교육청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경기교육의 다양한 일면들을 파헤쳐 왔다고 전했다. 황대호 의원은 전반기 학교체육비리 소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면서 학교운동부 운영에 관한 허위보고서 조작 경위 파악에 나서며 학교체육의 부패, 비위 개선에 앞장서야 할 도교육청이 그간 취해온 방관자적인 행태를 고발하는가 하면 운동부가 아닌 학생들도 누구나 체육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학교 스포츠클럽 모델’을 통해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상생하는 학교체육 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왔다. 또 영어회화 전문강사, 스포츠강사, 운동부 지도자 등 비정규직 교육공동체와의 정기적인 정담회 개최를 통해 이들이 처한 부당한 근무환경 듣기도 했다. 비정규직 처우개선 문제와 경기꿈의학교 관련 불투명한 사업운영자 선정과 원칙 없는 지원예산 산정 등 불합리한 운영 사례를 제보받아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시정 요구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황대호 의원은 직업계고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과 직업계고 학생들의 취업 지원을 위한 도교육청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업계고 학생들이 실습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고, 예년보다 훨씬 좁아진 취업문으로 인해 진로·진학에 걱정만 늘어가고 있다는 직업계고 학생들의 고민 청취를 통해 도교육청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하기도 했다. 황대호 의원은 “행정사무감사는 올 한 해 동안 도교육청이 얼마나 공정하고 정의롭게 경기교육을 이끌어왔는지 검증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서수원 출신의 큰 호랑이로서 누구보다도 날카롭게 집행부의 행정에서 부당·위법행위는 없었는지, 예산낭비나 정책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없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학교운동부 운영 및 학교체육정책, 비정규직 교육공동체의 처우개선, 경기꿈의학교 운영, 직업계고 인식개선과 직업교육정책 등 경기교육 가족들이 어려움을 겪거나 개선이 필요한 어떤 부분이든 제보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황대호 의원은 “현재 후반기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 정책조정위원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을 함께 맡고 있는 만큼 도청과 도 산하기관의 예산낭비 및 부당·위법한 행위에 대한 사항도 함께 제보해주시면 향후 도 정책수립과 예산심의과정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정사무감사 공개제보는 황대호 의원의 개인 이메일 주소(jakaldaeho@hanmail.net)를 통해 받을 예정이며, 제보자의 개인신상 등은 철저히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 개, 고양이 할 것 없이 포유동물 무차별 감염시킨다

    [사이언스 브런치] 코로나19, 개, 고양이 할 것 없이 포유동물 무차별 감염시킨다

    ‘코로나는 감기와 비슷하다’, ‘마스크는 필요할 때만 쓰면 된다’는 등의 비과학적 망언을 일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얼마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 소식은 코로나는 세계에서 가장 힘있는 사람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경우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최근 과학자들이 유인원은 물론 개나 고양이, 양, 염소, 소, 돼지 등 사람과 가깝게 지내는 동물까지 포유류는 대부분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영국 런던대(UCL) 구조·분자생물학과, 말레이시아 국립대 생물정보학과 공동연구팀은 포유동물의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 유발 바이러스인 ‘SARS-CoV-2’에 취약하다는 연구결과를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츠’ 5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사람 이외의 215종의 다양한 동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숙주에 침투할 때 활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하는 ACE2 단백질의 결합 안정성을 확인했다. 코로나19가 신체에 효과적으로 침투하기 위해서는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숙주 체내의 ACE2 단백질과 안정적으로 결합될 수 있어야 하는 만큼 두 단백질 사이의 결합 안정성에 따라 바이러스의 감염 가능성이 달라지는 것이다. 분석 결과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보노보 같은 유인원과 양은 물론 개, 고양이 같이 사람들과 생활공간을 공유하는 동물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쉽다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사람들과 접촉이 잦은 26종의 포유동물들은 감염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람이 동물을 감염시킬 뿐만 아니라 동물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쥐, 마카크 원숭이, 고양이, 개, 밍크, 사자, 호랑이 등 기존의 실험실 연구에서 확인한 코로나19 감염 결과와 일치한다. 또 조류나 어류, 파충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은 포유동물에 비해 눈에 띄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 가축에 의해 사람들이 감염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멸종위기에 처한 포유동물을 위협하는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동물들은 인간과 달리 박쥐처럼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바이러스만 보유하고 있는 ‘병원균의 저수지’ 역할을 하며 인간을 재감염시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조앤 산티니 UCL 교수(미생물학)는 “이번 연구는 동물 뿐만 아니라 사람에게 재감염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반려동물이나 농장에서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대규모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동물의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그동안 사람들이 수행해 왔던 것과 방역법과 크게 다르지 않고 일단 감염된 사람이나 동물은 격리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시진핑의 경고?… 中 ‘2인자’ 왕치산 前보좌진 비리 조사

    시진핑의 경고?… 中 ‘2인자’ 왕치산 前보좌진 비리 조사

    시진핑(67) 중국 국가주석의 고위층 사정 작업을 뜻하는 ‘호랑이 사냥’이 재개됐다. 이번에는 시 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던 왕치산(72) 국가부주석의 핵심 보좌진이어서 중국 전역이 시끄럽다. 중국 지도층의 일거수일투족을 잘 아는 왕 부주석에게 사정의 칼날이 겨눠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4일 대만 빈과일보는 “중국 공산당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국가감찰위원회가 중앙기율위 고위직을 지낸 둥훙(67)을 붙잡아 심각한 기율·법률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둥훙은 1998년부터 광둥성과 하이난성, 베이징 등에서 왕 부주석과 함께 일했다. 특히 시 주석 집권 1기(2012~2017)에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기율위 서기(위원장)를 맡은 왕치산을 도와 반부패 사정 작업에 앞장섰다. 지난달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 시 주석을 ‘벌거벗은 광대’라고 비난한 런즈창(69) 전 화위안그룹 회장에게 징역 18년형을 선고했다. 런 회장은 왕 부주석과 막역한 사이다. 일각에서는 왕 부주석의 측근들이 잇따라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두고 시 주석이 ‘무언의 경고’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는 시 주석이 집권하자 곧바로 반부패 드라이브에 나서 보시라이(71) 전 충칭시 서기와 저우융캉(78) 전 정치국 상무위원 등 거물을 낙마시켰다. 공식 서열에 관계없이 늘 ‘2인자’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녔다. 하지만 2017년 6월 미국으로 망명한 억만장자 궈언구이(50)가 “왕치산이 엄청난 재산을 해외로 빼돌렸으며 영화배우 판빙빙(39)에게 성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해 타격을 입었다. 그럼에도 이듬해 3월 시 주석은 ‘7상 8하’(67세까지 공직을 맡고 68세 이후로는 은퇴) 원칙을 깨면서까지 그를 국가부주석에 임명해 논란이 됐다. 시 주석이 중국 고위층의 부패 내역을 샅샅이 알고 있을 왕 부주석을 쉽게 내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이를 반영하듯 왕 부주석은 지난달 30일 열린 국경절 경축 만찬에도 시 주석 등 중국 최고지도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 있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덧붙였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 놀잇감 된 사자의 복수…쇠창살 사이로 쑥 들어온 손 물고 안 놓아줘 (영상)

    놀잇감 된 사자의 복수…쇠창살 사이로 쑥 들어온 손 물고 안 놓아줘 (영상)

    놀잇감이 된 사자의 아찔한 복수 장면이 포착됐다. 2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아프리카 세네갈의 한 동물원에서 우리 안 사자가 직원의 손을 무는 소동이 있었다고 전했다. 뒤늦게 화제를 모은 영상은 지난 2월 세네갈 수도 다카르의 동물원에서 촬영됐다. 관람객을 이끌던 동물원 가이드는 사자 우리 앞에서 멈춰 섰다. 울타리를 넘어 사자 우리로 다가간 그는 장갑을 낀 오른손을 쑥 쇠창살 사이로 집어넣었다. 심기가 불편해진 사자는 가이드의 손을 꽉 잡아 물었다. 당황한 가이드는 손을 빼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사자의 치악력(무는 힘)을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놀란 건 관람객도 마찬가지였다. 보기 드문 구경거리를 기대했던 이들은 비명을 질러댔다. 가이드를 직접 돕는 대신 사자에게 돌을 던지는 일부 관람객도 있었다.20시간 같은 20초가 흐른 후, 사자는 가이드의 왼손에 머리를 맞은 뒤에야 이빨을 거두었다. 장갑에서 팔만 빼낸 가이드는 울타리에 기대어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하마터면 팔 한 쪽을 영영 잃을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우리에 갇힌 동물이 직원을 공격한 사례는 또 있다. 지난 7월 스위스 취리히동물원에서는 55세 여성 사육사가 관람객이 보는 앞에서 시베리아 호랑이에게 물려 숨졌다. 취리히동물원은 응급구조팀이 출동해 호랑이를 우리 밖으로 유인한 뒤, 다친 사육사를 구조했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앞서 5월 호주 시드니 동물원에서는 우리를 청소하러 들어갔던 여성 사육사 2명이 사자에게 물려 크게 다쳤다. 전문가들은 특히 식육목 고양잇과의 맹수처럼 넓은 영역이 필요한 동물은 동물원에 갇혀 살면서 필연적으로 공간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지적한다. 때문에 사육 관리상 작은 허점이라도 있으면 언제든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오리온, SK 누르고 KBL컵 초대 챔피언 등극

    오리온, SK 누르고 KBL컵 초대 챔피언 등극

    이승현 23점 폭발… 로슨·허일영 활약종료 2분여 남기고 두 자릿수 점수 차우승 이끈 강을준 감독 새 시즌 기대감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고양 오리온이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며 한국농구연맹(KBL) 컵대회 초대 챔피언에 올랐다. 오리온은 27일 전북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컵대회 결승에서 서울 SK에 94-81로 승리하며 컵대회 정상을 차지했다. 강을준 감독은 9년 만의 프로 사령탑 실전 복귀 무대에서 우승을 일구며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오리온은 ‘두목 호랑이’ 이승현이 23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디드릭 로슨이 22점 17리바운드 7어시스트, 허일영이 22득점 3리바운드로 고르게 활약했다. 이번 시즌 오리온에 자유계약선수(FA)로 새로 합류한 이대성은 43표 중 25표를 얻어 최우수선수(MVP)로 뽑혔다. SK는 자밀 워니가 25득점 10리바운드 3어시스트, 변기훈이 20득점 2어시스트로 활약했지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선형과 최준용 등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빠진 공백이 컸다. 한 자릿수 득점 차이로 진행되던 경기는 3점슛에 갈렸다. 오리온이 81-76으로 앞서고 있던 4쿼터 종료 5분여를 앞두고 허일영이 3점을 꽂아 넣으며 점수 차를 8점으로 벌린 것. SK는 이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지 못해 고전하다 경기 종료 2분 44초를 남기고 이대성에게 3점을 또 한 방 얻어맞아 점수 차가 11점이 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승리를 거둔 강 감독은 “오늘은 모든 선수가 영웅”이라며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믿음을 주니 믿음으로 돌아왔다”며 공을 돌렸다. 이대성은 “처음으로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뛰면서 우승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고 했다. 오리온은 우승 상금으로 3000만원을 수상하게 됐다. 또 이번 대회는 1골당 1만원의 기부금이 적립돼 우승팀의 이름으로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된다. 총기부금은 2440만원이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부인 눈 감자마자 여친에게 편지 쓴 美대통령, 들킬까봐 버저 달기도

    부인 눈 감자마자 여친에게 편지 쓴 美대통령, 들킬까봐 버저 달기도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재선을 노리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따금 터져나오는 성추문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취임 전의 얘기이고, 백악관은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샐리 헤밍스, 포르노 스타 스토미 대니얼스 등이 대통령이 아니었던 트럼프와 밀회를 즐겼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미국 대통령들, 현직에 있을 때도 추잡하고 난잡한 성생활을 즐긴 이들이 적지 않았다. 3대 대통령이며 독립선언서를 기초했고 공화당의 창당 주역인 토머스 제퍼슨부터 노예 소유주로서 초야권을 이용해 흑인 노예들을 겁탈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초대 조지 워싱턴 대통령도 죽을 때 318명의 노예를 남긴 것으로 유명하다. 2005년 ‘왕들과의 섹스(Sex With Kings)’란 책을 써 유럽 왕가의 침실 얘기를 적나라하게 펼쳐 보였던 뉴욕 타임스(NYT) 베스트셀러 작가 앨리노어 허먼이 속편 격인 ‘대통령들과의 섹스(Sex With Presidents)’를 내놔 백악관의 침실을 들여다봤다. 그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피플 인터뷰를 통해 “이 나라를 이끌게 된 대부분의 남성들은 수많은 자아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는데 그들은 나르시스트”라며 “갑자기 많은 권력을 쥐게 된 남자가 에고에 가득찬 나르시스트가 되면 차츰 미쳐가게 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몰래 즐기는 정사는 “권력을 추구하는 과정의 짜릿한 스릴과 별반 차이가 없어지며, 자신에게 열광하며 황홀해 하는 팬들의 함성과 뒤섞이게 된다. 백악관을 향해 몸을 던지는 저돌성과 압박은 여성들과 밀회를 대놓고 즐기는 무모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책에 썼다. 가장 먼저 우드로 윌슨 28대 대통령. 첫 부인 엘렌이 1914년 희귀병으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금세 쓸쓸함을 느낀 대통령은 몰래 사귀는 중이었던 여자친구 매리 펙에게 “이렇게 외롭고 가슴이 허물어지는 것을 상상조차 못했소” 어쩌구하는 편지를 썼다. 엘렌이 눈을 감은 지 몇 시간 되지 않아서였다. 일년 뒤 재혼했는데 펙이 아니라 버뮤다 여행 갔을 때 만난 젊은 이혼녀 에디스 볼링 갤트였는데 조카 헬렌 본스의 친구였다. 물론 둘은 결혼 전에 열정적인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윌슨은 에디스가 “연인에게 몸을 돌려 문을 활짝 열어, 아니 아직 충분히 문을 연 것은 아니지만 진정한 사랑이 깃든 달콤하고 신성한 곳들을 보여줬다”고 남사스럽게 썼다. 그는 그녀가 “완벽한 애인”이라며 모든 편지에 스스로 붙인 별명 “호랑이(Tiger)”라고 서명했다.윌슨 대통령의 후임이며 얼마 전에도 혼외 딸의 아들이 관 뚜껑을 열어서라도 자신이 할아버지의 손자임을 증명하게 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해 화제가 됐던 워런 하딩 29대 대통령은 자신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을 데리고 백악관 밖으로 나가 정부와의 밀회를 즐겼다. 오하이오주의 신문사를 경영하는 잘생긴 남자가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예전으로 돌아가자(return to normalcy)”며 압도적으로 당선돼 1921년 취임했다. 그의 사생활만 예전으로 돌아갔다. 두 여인과 동시에 사귀기도 했는가를 둘러싸고 오래 논쟁이 이어졌다. 오하이오주 백화점 주인의 아내 캐리 풀턴 필립스와 엘리자베스란 혼외 딸을 낳은 비서 낸 브리튼이다. 나중에 엘리자베스는 ‘대통령의 딸’이란 책을 써 자신의 어머니 얘기를 만천하에 알렸다. 금주령 속에서도 하딩 대통령은 창녀들과 놀면서 술에 취하곤 했다. 충직한(?) SS 요원들만 데리고 밤에 몰래 백악관을 빠져나갔다. 하루는 백악관 근처 K 스트리트에 있던 윤락업소에서 한 창녀가 샴페인병으로 머리를 얻어맞는 사고가 있었는데 “그녀 친구들은 살려내려 애쓰는데 하딩이 몸을 가누지도 못해 벽에 기댄 채로 있다가 SS 요원들이 그를 간신히 건물 밖으로 피신시켰다”고 허먼은 적었다. 워싱턴 DC의 부자들은 여름에 부인과 자녀들을 시원한 별장에 보내고, “여름 아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으레 있는 일이었는데 전무후무할 4선 연임 기록을 세운 프랭클린 D 루즈벨트 32대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부인 앨리노어의 비서였던 루시 페이지 머서 러더퍼드란 여성과 바람을 피웠는데 부인과 자녀가 여름 별처로 떠난 1917년 함께 드라이브를 하거나 요트를 탔다. 허먼에 따르면 테디 루즈벨트의 딸인 앨리스 루즈벨트 롱워스는 둘이 마음놓고 만나라고 자신의 별장을 빌려줬다. 왜 그런냐고 묻는 식구들에게 롱워스는 “프랭클린은 좋은 시간을 보낼 자격이 있어요. 앨리노어와 결혼했으니 까요”라고 답했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앨리노어는 둘의 편지들을 발견하고 “내세상의 한 부분이 바닥까지 떨어진 기분이다. 솔직히 난생 처음 스스로와 내 주변, 내 세계를 마주한 느낌”이라고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 적었다. 루시와의 관계가 끝나자 새 여성이 FDR의 인생에 들어왔다. 마거리트 앨리스 “미시” 르핸드였는데 개인 비서로 들어온 아주 젊은 여성이었다. 1920년부터 사귀기 시작해 임기 내내 이어졌다. 아들 엘리엇은 1973년 펴낸 책에다 둘의 밀회를 알고 있었다고 썼다. “아버지는 미시에 대한 감정을 숨기려 하지도 않았다.” 허먼은 미시가 대통령 무릎에 앉는 일도 여러 번 있었으며 “FD”라고 애칭을 부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부인 앨리노어 역시 여기자 로레나 힉콕과 비밀스러운 관계를 즐겼다. 둘이 주고 받은 편지에는 동성애 표현이 넘쳐났다. 1933년 힉콕에게 보낸 편지에다 “당신에게 키스할 수 없어 사진에다 잘 자라고, 좋은 아침이라며 키스를 한답니다. 당신이 몹시 그립고 많이 사랑해요”라고 적었다. 36대 대통령 린든 존슨은 영부인 버드 몰래 여인들을 오벌 오피스에 숨겨들게 했다. 심지어 어느날 은 비서 중 한 명과 관계를 갖는데 버드 여사가 오벌 오피스로 접근하자 SS 요원들이 버저를 눌러 알리게 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모르는 난봉꾼이었다. 흉악한 속마음으로 여인들을 고용한 뒤 즐기다 싫증나면 해고하는 식이었다고 허먼은 적었다. 라이프 잡지 기자 할 윙고는 존슨 대통령이 “당신은 내가 백악관에 있는 동안 몇몇 여성의 침실을 들락거리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 하나는 기억해라. 그건 당신이 상관할 일이 아니다”는 말을 직접 들었다고 했다. 왜 대선을 눈앞에 두고 이런 책을 내느냐, 이런 시선이 신경 쓰였던 모양이다. 투표하기 전 후보의 성적 경력을 확인하고 지지할지 결정해야 하느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허먼은 그렇지는 않고 다만 재미있게 읽어달라고 당부했다. “후보들의 정책, 일자리나 세금, 누가 아이들을 위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 것이냐는 등 정책을 갖고 한 표를 행사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심판할 자격이 있느냐? 대부분의 미국인이 그렇고, 하지 말아야 할 불륜을 저지르곤 한다. 어쨌든 그건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했다고 피플은 전했다. 역시 독자가 다르니, 책을 쓴 저자도 이런 말을 서슴치 않고 내뱉고 잡지도 스스럼 없이 전하는 것 같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슈퍼엠 “케이팝 어벤저스 ‘시너지’…뚜렷한 우리 색깔 찾았죠”

    슈퍼엠 “케이팝 어벤저스 ‘시너지’…뚜렷한 우리 색깔 찾았죠”

    “데뷔 앨범으로 ‘빌보드 200’ 1위라는 성과를 거둬 부담이 많이 됐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서 어려운 시기에 저희가 조금이라도 힘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백현) SM엔터테인먼트의 대표 보이그룹 멤버 7명이 뭉친 슈퍼엠은 25일 첫 정규앨범 발매를 기념해 가진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신곡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이같이 전했다. 지난해 10월 첫 미니앨범으로 미국 시장에 도전장을 낸 이들은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과 카이, 엔시티(NCT)127의 태용과 마크, 중국 그룹 웨이비의 루카스와 텐 등 화려한 구성으로 등장부터 화제가 됐다. 특히 아시아 가수 최초로 데뷔 앨범이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핫 200’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썼다. 이 때문에 25일 발매한 첫 정규앨범 ‘슈퍼 원’(Super One)에도 큰 관심이 쏠렸다. 이날 간담회에서 리더 백현은 “슈퍼엠의 색깔이 이제야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앨범을 소개했다. 카이는 SM 특유의 강렬한 퍼포먼스를 일컫는 ‘SMP’(SM 뮤직 퍼포먼스)를 “슈퍼엠의 존재 의미”라고 표현하며 “중점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부분”이라고 전했다. 앨범명 ‘슈퍼 원’은 “우리는 모두 특별한 존재로 각자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하나 된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타이틀곡 ‘원’(Monster & Infinity), 선공개 싱글 ‘100’(헌드레드)와 ‘호랑이’(Tiger Inside) 등 총 15곡이 실렸고, 특히 타이틀곡 ‘원’은 2번 트랙 ‘인피니티’와 3번 트랙 ‘몬스터’를 합쳐서 만들어 시너지를 냈다는 설명이다. 각국의 프로듀싱 팀이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온라인 송캠프’로 만들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작업에 참여한 스웨덴 프로듀싱 팀 문샤인(Moonshine)은 “서울, 스톡홀름, 런던, LA, 텍사스라는 5개의 시차가 공존하는 상황”이었다고 영상을 통해 전했다. 정규 앨범 발매와 함께 마블과 콜라보한 머천다이즈(팬 상품)도 선보인다. 슈퍼엠 멤버들을 마블 캐릭터처럼 표현했다. 마크는 “미국에서 처음 데뷔할 때 이수만 선생님이 케이팝 어벤져스라고 소개해 주셨는데 진짜 마블과 콜라보를 하게 됐다”며 “마블의 팬으로서 너무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태용은 슈퍼엠의 해외 인기 비결에 대한 질문에 “이수만 선생님의 훌륭한 프로듀싱 덕분”이라며 “각자의 활동 경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또 다른 색깔과 ‘케미’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했다. 태민은 “일차적으로는 댄스곡을 하는 퍼포먼스형 그룹 느낌이지만, 목소리나 감정선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충분히 다재다능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4일 오전 미국 NBC 토크쇼 ‘엘렌 드제너러스 쇼’에서 첫 무대를 선보인 이들은 앨범 발매를 기념해 웨이브 오리지널 웹 예능 ‘슈퍼엠의 M토피아’, tvN 특집쇼 ‘원하는대로’ 등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백현은 “‘비욘드 라이브’ 같은 온라인 공연으로 전세계의 팬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지만, 빨리 이 시기가 좋아져서 오프라인으로 눈빛을 마주하고 무대를 꾸렸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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