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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무·경찰공무원 부패 방지교육 받는다

    부패방지위원회가 공무원과 지역 토호(土豪) 등이 결탁한 고질적인 지방 부패 척결에 나선다. 부방위는 특히 부패 취약분야인 세무·경찰공무원에 대해 처음으로 부패방지 교육에 나서는 한편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 부패신고센터를 만들어 부패행위 신고·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부방위는 24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전국을 3개 권역으로 나눠 ‘부패방지 지방순회행사’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부패방지 지방순회 행사를 하고 있는 부방위는 이번에는 세무·경찰공무원에 대한 부패방지 교육을 신설했다.부방위가 분기마다 국민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부패인식도 조사’에서 세무·경찰공무원들에 대한 부패지수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이달 초 부패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행정분야 가운데 세무와 경찰 분야에 대해 응답자의 58.1%와 51.3%가 부패하다고 응답했다. 세무분야의 부패인식도는 지난 3월 58.3%,6월 57.9%에서 크게 나아지지 않았으며,경찰분야도 지난 3월 58.1%,6월 55.4%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이지만 아직도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부패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부방위 관계자는 “세무·경찰공무원들에게 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고,부패행위에 대한 내부공익신고를 당부하는 데 교육의 주안점을 둘 것”이라면서 “부패 인식도가 높은 건설·건축과 법무,국방분야 등으로 교육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패방지 지방순회 행사에는 반부패국민연대와 경실련,흥사단 등 시민단체까지 공식적으로 참여한다. 부방위가 그동안 자체적으로 부패신고를 받았지만 지역적 한계성으로 인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판단에서다. 부방위는 시민단체와 함께 ‘지역단위의 고질적 부패행위에 대한 내부공익신고 활성화 방안’ 토론회를 세 차례 개최하고,부패신고센터도 운영한다. 부패신고센터는 권역별로 영남권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접수하며,중부권은 다음달 10∼15일 청주 충북중소기업지원센터에,호남권은 다음달 24∼29일 전주교원공제회관에 각각 설치될 예정이다. 부방위 관계자는 “지역에서 각종 감시활동을 펴고 있는 시민단체와 공동행사를 할 경우 지역 토착세력과 연계된 각종 비 접수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민주, 발등의 불 끄니 또 ‘불씨’

    민주당이 오는 11월28일 서울 잠실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총선 지도부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연다. 이에 따라 전당대회 개최를 둘러싼 당 지도부와 비상대책위원회간 갈등은 일단 봉합될 것 같다.그러나 일부 의원들의 추가 탈당설이 흘러나와 뒤숭숭한 분위기는 여전했다. ●조기 전당대회로 ‘내홍' 봉합 민주당은 21일 국회 대표실에서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를 갖고 당 개혁안 확정 및 총선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발표시기를 보름 정도 앞당기면서 다음달 28일 개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박상천 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신임 정국에서 전당대회 개최시기를 발표하면 당 지도부의 협상력이 약화된다고 생각해 발표를 미뤄왔다.”면서 “그러나 최근 몇몇 중진의원들에게는 11월 말 전대를 열어야겠다고 말했는데 소문이 나는 바람에 서둘러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대위는 11월19일 이전 전당대회 개최 의견을 모은 뒤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부와 상당한 격론을 벌인 끝에 ‘28일 전대 합의’를 이끌어냈다. 조순형 비대위원장은 “당내 분위기나 당초 합의,신당의 창당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전당대회를 12월로 넘겨선 안된다.” 고 압박했다고 한다.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도 잡음 당 지도부가 예상보다 빨리 전당대회 시기를 발표한 데는 대통령 재신임·이라크 파병 등 현안을 둘러싸고 한나라당과 신당의 대립각에 상대적으로 민주당이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가 깔려있는 듯하다. 일부 의원들의 탈당설도 지도부를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인천 부평을 최용규 의원이 주말쯤 통합신당으로 옮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기·강원·호남 의원 4∼5명도 거취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사고지구당 조직책 선정을 놓고 박 대표가 자기 사람을 심으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박 대표는 이와 관련,“내가 조직책을 다 임명하면 총선 후 있을 전당대회에서 불리해질 것을 염려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내가 아무나 조직책으로 임명할 사람이냐.”고 발끈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파업손실보다 무임금 이익 커” 불법파업 손배소 회사측 패소

    회사측이 “불법파업기간에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며 노조를 상대로 낸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패소했다.특히 파업의 위법성은 인정하면서도 법원이 “파업기간에 입은 손실보다 월급 등을 지급하지 않아 얻은 이익이 더 많다.”고 지적,최근 불거진 회사측의 가압류·손배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민사합의42부(부장 조수현)는 20일 지난해 2∼4월 발전노조 파업과 관련,한국동서발전이 발전노조와 노조핵심간부 10명을 상대로 낸 31억 6800여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파업기간 중 원고의 손실은 호남화력발전소 24억 7000여만원,울산화력발전소 23억여원 등 모두 48억 9000여만원이지만 당진화력발전소·동해화력발전소 등 예방 정비작업을 연기하고 발전기를 가동해 얻은 수익도 58억 3000여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또 원고측이 부담한 파업기간 대체인력비 등 18억 9000여만원에 대해서도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임금 51억원을 지급하지 않았다.”면서 손해를 인정치 않았다. 발전노조는 지난해 2월25일 정부가 주도하는 한전 민영화 및 발전소 매각 정책에 반대하며 40일간 소속조합원 5380명(95.9%)이 파업에 참여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특별법’ 반대 길거리 서명/ 공무원노조원 52명 연행

    공무원노조 특별법안 제정에 반대하는 선전전을 펼치던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 소속 조합원 5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과 종각역에서 서명운동 등 선전전을 벌이던 공무원 52명이 지방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연행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 10개 경찰서에서 분산조사를 받고 있다.지난 6일부터 영·호남지역을 출발,공무원노조 특별법 반대를 요구하는 릴레이 행진을 해온 전공노 소속 200여명은 이날 영등포구청과 송파구청에 집결,특별법 반대를 호소할 계획이었다. 전공노 관계자는 “서명운동과 선전전을 하겠다는 것을 막는 것은 하위직 공무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한편 전공노 각 지부소속 간부 2000여명은 18일 오후 1시 서울 종묘공원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어서 경찰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장세훈기자 shjang@
  • 전남 여수 금오산·사도/서글픈 푸른빛에 처마끝 풍경도 소리를 잊고

    전남 여수 돌산도 남단에 자리잡은 금오산(金鰲山).동쪽 바다를 향해 엎드린 금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이같은 이름이 붙은 이 산은 마치 거북 등껍질처럼 주름진 바위로 뒤덮여 있다. 많은 사람들은 금오산이란 이름엔 생소하다는 반응을 보이다가도 산 서쪽 중턱에 자리잡은 향일암을 말하면 ‘아 그 산’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마련이다.대부분 향일암까지만 올라갔다가,발길을 돌려 내려와 산 자체의 진면목을 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향일암은 우리나라에서 일출이 가장 아름다운 곳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금오산 산행길의 진수는 향일암을 지나서부터다.해발 323m로,향일암에서 정상까지 불과 30여분의 짧은 산행길이지만,완급의 조화를 이룬 바위길과 시원한 남해 풍광,정상에서 바라보는 황홀한 일몰과 월출이 산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준다. ●월출이 아름다운 ‘향일암' 여수반도 서쪽에 위치한 작은 섬 사도 또한 오동도나 향일암,거문도 등 여수의 큼직한 관광 명소들에 가려 지나치기 쉬운 곳.그러나 한나절쯤 시간을 쪼개면,다양한 기암괴석과 수백개의 공룡 발자국,신비의 물 갈라짐 현상 등 색다른 볼거리를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사도다.남도의 미항 여수 여행에서 빼놓기 쉬운 금오산 정상 산행과 사도 답사에 나섰다. 금오산 오르는 길은 두가지.산행 기점인 임포마을에서 새로 난 향일암 가는 길을 따라 가다가 암자 못미쳐 정상으로 가는 길로 빠지거나,향일암 가는 옛길로 처음부터 올라가면 된다. 새 길을 선택했다.향일암까지는 네댓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걸어도 될 만큼 길이 널찍하게 닦여 있다.길이 넓다보니 돌산의 아기자기함을 체험할 수 없다는 게 아쉬움.새해를 맞을 때마다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이들을 위해서라고 하지만,바위산을 가르는 포장된 큰 길이 영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향일암을 지나고,가파른 철계단과 아슬아슬한 바위길이 이어지면서부터 이같은 불만은 탄성으로 바뀐다.바위길을 한 굽이 돌 때마다 어김없이 나타나는 너럭바위.이마에 흐르는 땀을 잠시 식히면서 시원한 바다 풍광을 감상하기에 그만이다.너럭바위 하나하나는 곧 바다 전망대다.동남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을 따라 펼쳐진 한려해상 국립공원의 자태가 그림같다. 등산로변엔 군데군데 계절을 잊은 듯 바위 틈새로 자란 벚나무가 꽃을 피워 이색적인 분위기를 띄운다. 커다란 바위들로 이루어진 정상에서의 조망은 그야말로 사통팔달이다.서쪽은 이미 붉은 물이 들기 시작했다.마치 광활한 호수를 연상케 하는 가막만 뒤로 펼쳐진 수많은 섬 너머로 만추의 홍시 같은 해가 진다.자그마한 한 섬 위에 걸리는 듯하던 해는 불과 2∼3분 만에 뚝 떨어지고 만다. ●일몰과 월출을 한자리서 누군가 고개를 돌려보라고 재촉한다.동쪽 바다 수평선 위로,정말 쟁반 같은 보름달이 둥실 떠오르고 있다.한 자리에 앉아 일몰 감상 직후의 월출 구경이라니! 저마다 탄성을 토해낸다. 내려갈 때는 향일암에 들렀다.일출이 유명한 곳의 달구경은 어떨까 궁금했기 때문.어둠이 깔린 암자는 적막하기만 하다.사방이 어두워서인가,아니면 청정지역이어서인가.암자에서 보는 달은 푸른빛이 선연하기 그지없다.종루 처마에 달린 풍경(風磬) 너머 걸린 달은 서늘하다 못해 시리게가슴 속을 파고든다.임포마을에서 정상,정상에서 향일암을 거쳐 마을까지 내려오는 데는 3시간이면 넉넉하다. 여수 서쪽 27㎞ 지점에 위치한 사도는 증도·추도·사도·장사도·나끝·연목·중도 등 7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여수항에서 여객선으로 1시간20분 정도 가야 한다. ●공룡 발자국 보며 고생대 체험도 7개의 섬에 사는 주민이라야 수십가구에 불과해서인지,사람 구경하기가 쉽지 않다.하지만 선착장은 깔끔하고 큼직하다.세계 최장의 보행렬(84m)을 포함해 400여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고생태 체험학습을 위한 학생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최근 조성했다. 마침 만조 때라서 수중에 감춰진 공룡 발자국을 볼 수 없단다.미리 시간을 확인해보고 오지 않은 것이 영 후회스럽다.하지만 선착장에서 조금만 가면 공룡 발자국과 서식 흔적을 재현하고 설명해놓은 공원이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다. 사도는 물 갈라짐 현상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음력 정월 대보름,2월 보름 등 연간 5차례 정도 이같은 ‘모세의 기적’이 일어난다고 한다.약 2∼3일간 물이 갈라지는 이때는 7개의 섬이 ‘ㄷ’자로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이때 시간을 맞춰가면 마을사람들과 함께 바닷길에 들어가 지천으로 널린 고둥과 개불,해삼 등을 주울 수 있다. 사도엔 다양한 전설이 어린 기암이 많다.이순신 장군이 나랏일을 근심하며 앉아 있었다는 장군바위,거북 모양의 거북바위,예부터 사도의 여인들이 출산 후 젖이 부족할 때 치성을 드리면 맑은 물이 솟아났다는 젖샘바위,제주 용두암의 꼬리라는 용미바위 등이 볼 만하다. 여수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가이드 ●가는 길 서울,수도권에서 여수까지는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경부∼천안·논산∼호남∼남해고속도로 순천IC 코스가 가장 빠르다.순천IC에서 17번 국도를 타면 여수 돌산도까지 곧바로 갈 수 있다.항공편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매일 5차례 김포와 여수를 왕복 운항한다.여수행 버스는 서울에서 하루 16회,광주에서 40회 있다. 금오산은 17번 국도를 타고 돌산대교를 건너 시덕리에 이른 뒤,1번 지방도를 타면 산 입구에 닿는다.여수항에서 사도로 가는 배편은 하루 두 차례 있다.1시간20분 소요.배삯은 어른 7500원,어린이 3800원.문의 여수시외버스터미널(061-652-6877),여수역(1544-1788),㈜한려수도(061-644-6255). ●숙박 호텔은 여수시내의 여수비치관광호텔(061-662-3131),오동도 인근의 노블레스관광호텔(061-691-1966)이 묵을 만하다.금오산 인근엔 종점모텔(061-644-4737),한솔모텔(061-644-5089) 등 10여개의 여관이 있다.사도에선 사도식당횟집,장석례씨집(061-665-9203) 등 몇몇 식당과 민가에서 민박을 운영한다. ●해넘이 해안 드라이브 돌산도 서쪽 금천에서 항대,모장,평사에 이르는 해안길은 해넘이 드라이브 코스.오른쪽엔 산과 들녘이,왼쪽엔 수많은 섬들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이 구간엔 굴 양식장이 늘어서 있는데,굴이 주렁주렁 달린 모양이 이색적이다.아직은 좀 이르지만 11월에 들어서면 해가 넘어갈 무렵,차를 세우고 굴구이집에 들어가 고소한 굴을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여수시 문화관광과(061-690-2225). 식후경 여수는 남도 먹거리 1번지로 통할 만큼 음식이다채롭다.그래서 식도락가들이 여수에 가면 특유의 한정식을 한번쯤은 맛본다. 오동도 입구의 ‘동백회관’은 맛과 다양함을 함께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 해물 한정식집.음식값은 2인상 4만원,3인 이상은 1인당 1만 5000원이다.음식은 3차례로 나뉘어 나온다.먼저 도미·우럭·전어 등 회와 함께 떡가재 찜,낙지 무침,회초밥,생 피조개 등 30여가지의 찬음식으로 상을 차려낸다.이 음식을 거반 먹을 즈음해서 복어 중심의 뜨거운 요리가 나온다.복 조림,복 튀김,복죽,송이 조림 등이 주된 요리.이 음식을 대충 비우면 그제서야 밥이 나온다.대나무통에 쌀을 넣고 찐 대통밥과 함께 몇가지 나물,젓갈,매운탕이 상에 오른다.이렇게 총 60여가지의 음식이 나온다. 여수 인근 바다에서 나는 재료를 쓰다보니 음식 맛도 일품 요릿집 못지않다.(061)664-1487. 사도에선 선착장 앞의 사도식당횟집에 들러보자.도미,농어 등 자연산 회가 너무 싸다.마리 단위로 회를 쳐주는데,1.5㎏짜리 감성돔 한 마리를 3만원에 먹을 수 있다.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단맛이 나는 감성돔 회맛이 일품이다.(051)666-9199.
  • 높다란 흙돌담 사이로 이방인 하멜의 숨소리…/‘하멜 유배지’ 강진 병영 역사기행

    높은 담은 예나 지금이나 부와 권위의 상징.가진 것을 지키고,위세를 부려보고 싶은 마음에서 담장을 높이 높이 쌓았을 것이다. 그런데 전남 강진군 병영에 가면 이같은 상식을 깨는 마을이 있다.자그마한 초가와 무늬만 기와집인 누추한 주택들이 2m 정도의 높은 담에 감춰져 있기 때문이다.병영은 또 조선 중기 네덜란드의 하멜 일행이 7년간이나 머물렀던 마을로,곳곳에 이들의 고단했던 삶의 흔적이 묻어 있어 애잔함을 더한다. 지금 병영은 가을이 무르익었다.높은 흙돌담 위로 펼쳐진 새파란 가을,그림을 그리듯 하늘을 수놓은 담 위의 홍시가 나들이객을 반긴다.높다란 흙돌담 사이로 마을을 가르는 ‘한골목’엔 이따금씩 촌로 혹은 아낙네들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며 무료함을 던다. 가진 것도 없으면서,부릴 위세도 없으면서 담은 왜 이렇게 높이 쌓았을까?.궁금증은 마을의 역사를 들으면서 비로소 풀리기 시작한다. 병영(兵營)이란 지명은 1417년 왜구 침입에 대비해 마천목 장군이 지은 병영성에서 따왔다.병영면 성동리 일원은 전라도 53주6진을 관할한 호남 육군 최고 지휘부가 자리했던 군사지역이었다. 높은 담은 말 탄 군사들로부터 집안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쌓았던 것으로 전해진다.군관이나 병사들이 수시로 말을 타고 마을 골목을 지나 인근의 수인산성으로 순시를 나갔기 때문에 아낙네가 있던 집집마다 이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담을 높게 쌓았던 것이다. 높은 담장 사이로 마을 중심을 가로지르는 ‘한골목’은 마을의 중심길로,크고 긴 골목이라는 뜻.이맘때면 집집마다 담장 안에서 자란 감나무에 매달린 선홍색 홍시들이 골목길의 운치를 돋운다.예전의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돼 옛모습이 많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집들이 흙과 짚을 이겨 쌓아올린 아름다운 돌담을 유지하고 있다. 옛날엔 한골목에서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골목을 사이로 편을 갈라 줄다리기를 했다고 한다. 이방인 하멜 일행의 한이 서린 병영 성동리 중심엔 높이 30m,둘레 7m의 은행나무가 서 있다.800년 동안 마을의 풍상을 고스란히 품고 보아온 나무.하멜은 지금도 남아 있는 이 나무 밑의 돌에 앉아 하염없이 향수를 달래곤 했다고 그가 쓴 ‘하멜표류기’에 전해진다. 하멜 표류기를 써 조선의 존재를 서양에 상세히 알렸던 하멜 일행 32명은 타이완을 떠나 일본 나가사키로 가던 중 배가 난파돼 1653년 제주도 모슬포에 피신했다가 13년간 조선에서 모진 고초를 겪게 된다.그중 7년간 이곳 병영에서 유배생활을 했다. 남씨 성을 받은 이들은 스님들의 도움으로 돌담 쌓기,나막신 만들기 등으로 생활했고,흉년이 들면 거리에서 춤판을 벌여 걸식으로 연명했다고 하니 그 고초가 가히 짐작이 간다. 이들중 일부는 이곳에 뼈를 묻었고,하멜을 비롯한 8명은 1966년 여수에서 탈출에 성공,나가사키를 통해 일본으로 돌아가게 된다. 하멜의 자취는 병영의 흙돌담에도 남아 있다.진흙을 이겨 돌을 빗살무늬 형태로 쌓아올린 것은 그때까지 보이지 않던 독특한 방식으로,병영 주민들은 당시 하멜 일행의 담쌓기에서 유래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끝인 목포나들목으로 나와 2번 국도를 타고 영암을 거쳐 814번 지방도를 타면 작전을 지나 병영면으로 갈 수 있다.광주에서 병영행 직행버스가 하루 10여차례 있다.광주에선 나주를 거쳐 영암에서 835번 지방도를 타면 갈 수 있다. 병영엔 묵을 곳이 마땅치 않으므로 강진이나 영암의 숙박업소를 이용하는게 좋다.영암 월출산관광호텔(061-473-6311)이 온천욕도 즐기면서 가을 풍광이 아름다운 월출산 산행도 할 수 있다.병영면사무소 인근 설성식당(061-433-1282)의 고추장 삼겹살구이(1인분 5000원)가 먹을 만하다.문의 병영면사무소(061-430-3610). 강진 글·사진 임창용기자 sdargon@
  • 盧대통령 시정연설 / 盧, 원고外 언급

    노무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최도술씨 사건에 대한 보도를 보았을 때 눈앞이 깜깜했다.”면서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 그러나 허물이 드러나는 것은 또 다른 충격”이었다고 말해 최씨가 SK비자금을 수수한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음을 밝혔다.노 대통령은 이날 “호남과 영남에 선 경계인”으로 스스로를 규정하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13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저의 재신임 선언이 정말 무모하게 쉽게 내린 결론은 아니다.”면서 그 원인이 최씨의 비리에 있음을 밝혔다.그간 청와대는 “언론보도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부인으로 일관해오던 중 강금실 법무장관이 최근 법사위에서 “9월 초 보고했다.”고 밝혀 거짓말 논란이 일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평소 스타일대로 “원고에 없는 말씀,한두 말씀 보태겠다.”면서 이렇게 재신임 선언의 결단이 이뤄지기까지 과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는 “당장 한국에 돌아가야 할 텐데 국민들을 어떻게 볼까.국정연설이 예정돼 있는데 그 준비했던 많은 말들이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국무회의를 주재해야 하는데 여기에서는 옳은 소리,바른 소리를 항상 해야 하는데 무슨 낯으로 국무위원들에게 옳은 소리,바른 소리를 할 수 있을 것인가.참으로 참담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안희정,노건평,이기명,장수천사건에 대해 “정말 감당하기 힘든 공세에 시달렸지만 그러나 부끄러움이 없었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나 최도술씨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아·태경제협력체(APEC)에 가서 세계적인 정상들과 만나서 무슨 떳떳한 일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더욱이 저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매우 취약하고 국민들 지지도 매우 낮지 않으냐.여소야대 정치를 정말 모범적으로 한번 성공시켜 보고 싶었다.”는 희망을 말한 뒤 “지난날 대통령들께서 야당의원을 빼오기 하고 정계를 개편하고 했던 그 심정이 어렴풋이 이해가 되기도 했다.”고 토로했다.노 대통령은 “저는 호남인도 영남인도 아닌,그 경계 위에 서서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이런 정치적 토대 위에 있다.”고 애매한 위치를 안타까워했다. 노 대통령은 “제게 임기를 채우지 못하는 불행이 있더라도 우리 정치를 바꾸는 조그만 계기가 될 수 있다면 그나마 제 할 몫을 어느 정도는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재신임’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 盧 재신임 정국/여론조사 전문가 분석

    지난 이틀간 긴급 실시된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을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이 일단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최근의 낮은 지지도와 상반된 결과로,대통령 궐위에 대한 불안심리와 함께 결정적인 불신임 사유를 찾지 못한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지도와 재신임 역전현상 대한매일이 12일 자체 네티즌 조사와 다른 언론사 여론조사를 종합 분석한 결과 ‘재신임하겠다.’는 응답은 대략 42∼60% 선으로,‘불신임하겠다.’는 응답 24∼44%보다 3∼23%포인트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분석 대상 9개 여론조사 모두 ‘재신임’이 ‘불신임’보다 높았다. 이는 지금까지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도를 묻는 조사결과와 정반대 현상이다.즉,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8일 내일신문 조사 때의 16.5%를 비롯해 최근 잇따른 조사에서 30%를 밑돌았다.‘지지도’와 ‘신임도’가 뒤바뀐 것이다. 이는 국민들이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에는 낮은 점수를 주면서도 대통령직은 계속 유지하기를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국정불안 심리가 최대 이유 전문가들은 ‘지지도’와 ‘신임도’의 전도(顚倒)현상이 일차적으로 ‘대통령 궐위에 따른 불안심리’와 ‘온정주의’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송덕주 여의도리서치 이사는 이날 “막상 국민투표를 한다니까 국민들이 겁이 나는 것”이라고 말했다.“정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가 되다보니,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도 향후 벌어질 혼란에 걱정이 앞서고,뭔가 안정감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심리가 기저에 깔린 것”이라고 분석했다.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도 “지지도와 재신임 조사는 근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며 “불신임됐을 경우의 국정중단 사태를 국민들이 심각히 우려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같은 분석은 지역별 분석에서도 드러난다.민주당 분당사태 이후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급격히 떨어진 호남에서 ‘재신임’여론이 ‘불신임’보다 높게 나타났다.여론조사기관 리서치 & 리서치의 노규형 대표는 “호남 민심의 이반이 노 대통령 지지도 하락의 큰 요인이었는데 재신임을 묻는 질문에는 호남에서도 재신임이 높게 나타났다.”며 국정난맥과 함께 대안 부재에 대한 불안심리를 요인으로 꼽았다. 김형준 국민대 겸임교수는 “‘뽑은 지도 얼마 안 되는데…’하는 우리 정치문화 특유의 온정주의도 재신임 강세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특히 10일 여론조사보다 11일 여론조사에서 ‘재신임’ 응답이 높았던 이유로 “당시 오전에 있었던 내각 및 청와대 비서진 총사퇴가 불안심리를 더욱 자극한 결과로 보인다.”고 말하고 “그러나 국민들이 안정을 되찾으면 재신임과 불신임의 격차가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NS 박동현 부장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국회 및 언론환경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에 공감하는 여론이 형성되는 것 같다.”고 반대의견을 내놓았다. ●재신임 질문내용이 주요변수 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국민투표에 담을 질문내용과 국민투표 방식이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한다.심지어 “질문이 투표결과를 담보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김형준 교수는 “‘재신임하느냐,불신임하느냐.’는 식으로 막연히 묻거나,국민 모두가 공감할 정치개혁방안을 제시하면서 지지 여부를 묻는 방식은 안된다.”고 말했다.정치개혁에 공감하지 않을 국민이 없고,국정혼란에 대한 불안심리 때문에 결과가 뻔하다는 얘기다.그는 “때문에 노 대통령은 당초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의혹에 대해 재신임 얘기를 꺼낸 만큼 그동안의 지지도 하락 및 도덕적 신뢰 하락과 연관된 질문으로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태 교수는 “여러 전제를 달면 질문 자체에 각 정파가 합의하기가 어려운 만큼 ‘대통령이 잔여임기를 채우는 데 찬성하느냐.’는 식으로 간단명료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경호 박정경기자 jade@
  • 盧 재신임 정국/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선언은 일단 여론조사 결과로만 볼 때는 소기의 성과를 거둔 듯하다.선언이 있던 지난 10일에는 국가를 볼모로 도박을 한다는 비판이 거셌다.하지만 다음날인 11일 소수정권의 ‘상황’을 호소한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후에는 동정적 여론과 국정불안 우려가 가미된 표심이 일기 시작했다. ●재신임률 지지도와 괴리 그러나 다소 높은 재신임 비율이 현재 바닥을 기는 지지도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지지하지는 않지만 대안이 없어 재신임을 택한 국민들도 상당수이기 때문이다.10일 세계일보-리서치&리서치 조사에서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 가운데 3분의1 가량이 재신임을 택했다. 11일 한국일보-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32.1%로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 65.1%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그러나 이 조사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재신임 비율은 52.4%로 불신임 39.2%보다 13% 포인트나 높게 나타나 오차범위(±3.1%P)를 크게 벗어났다. 같은 날 실시한 KBS-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도 재신임이 51.4%로 불신임 41.1%보다 높지만 국정수행 지지도 면에서는 ‘잘 한다.’ 35.3%,‘잘못 한다.’ 61.3%로 취임 6개월 때보다 4.7%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재신임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다른 대답이 나왔다.10일 한겨레-리서치플러스 조사 결과 ‘재신임 받을 것’이란 응답이 36.3%로 ‘못 받을 것’ 55.0%에 크게 못 미쳤다. ●호남·충청,젊은층 재신임 높아 이처럼 노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신임은 하겠다고 응답한 경우는 호남과 충청권에서 두드러진다. KBS 조사에서 호남 지역의 재신임률이 6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서울에서는 불신임 비율이 52.6%로 재신임보다 높았다. 세대별로는 20대가 60.2%,30대 54.1%로 재신임이 높았고,40·50대에서는 불신임 비율이 더 높았다.그러나 노 대통령의 지지층이 얕은 60대 이상에서 재신임률이 높아 역시 안정희구가 강한 것을 엿볼 수 있다. 10일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광주·전라 지역의 재신임 비율이 58.6%로 불신임 28.4%보다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대전·충청에서도 재신임이 50.5%로 불신임 44.3%보다 크게 높아 행정수도 이전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부산·경남 지역에서 재신임이 48.7%로 불신임 43.6%보다 높다.11일 경향신문-현대리서치 조사에서도 부산·울산·경남의 재신임률이 52.2%로 호남(49.0%)보다 높게 나왔다. 그러나 10일 MBC-코리아리서치 조사에서는 이 지역의 불신임이 높게 나타나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세대별로는 중앙일보와 경향신문 모두 20·30대에서 재신임을,40·50대에서 불신임을 택한 응답자가 더 많았다. ●‘재신임 묻겠다.’는 잘한 일 중앙일보 조사에서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나선 것이 ‘잘한 일’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48.0%로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한 사람 35.3%보다 훨씬 많았다.같은 날 조선일보-한국갤럽의 조사(835명 대상)에서도 재신임을 묻는 것이 ‘적절하다.’가 50.2%,‘부적절하다.’ 38.8%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앙일보 조사에서 유일하게 광주·전라 지역은 ‘잘한 일’이 37.1%로 ‘잘못한 일’ 41.4%보다 낮게 나타났다.그런데 ‘잘한 일’이라고 응답한 사람 가운데는 노 대통령 지지자도 있지만 불신임하겠다는 뜻으로 택한 경우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또는 총선 전 국민투표 선호 재신임을 묻는 방법으로는 KBS 조사에서 국민투표가 50.6%로 여론조사 21.8%,총선 결과 19.4% 순으로 나타났다. 재신임을 묻는 시기는 ‘올해 안에’가 38.0%,‘내년 초’ 29.9%,‘내년 총선 이후’ 28.0% 순으로 대체로 총선 전에 재신임 문제를 매듭짓는 것을 선호했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국민투표 방법이 58.1%로 반수를 넘었다.국회에서 신임을 묻는 방법은 8.3%,내년 총선을 통한 방법은 30.1%였다.시기는 ‘국정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해야’가 44.3%,‘공론 수렴을 위해서는 내년 총전 전후까지’가 53.5%로 문항의 내용에 따라 다소 다르게 나타났다. 한겨레 조사에서는 ‘올해 안’이 30.8%,‘총선 이전’ 36.6%,‘총선 이후’ 26.5%였다. 한편 정당지지도는 KBS 조사에서 한나라당 24.7%,민주당 19.5%,통합신당 10.7% 순으로 무응답층이 41.0%에 이르렀다. 박정경기자 olive@
  • 盧대통령 ‘재신임’ 선언 / 영호남 반응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이 발표되자 영호남 지역 주민들은 국민의 신뢰회복 없이는 국정운영에 한계가 있다는 대통령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신중치 못한 행동이라는 반응을 보였다.특히 북핵문제,내년 총선 등 굵직한 국정 현안이 많은데다 가뜩이나 경제마저 어려운 시점에 나온 충격적인 선언에 당혹스러워 했다. ●호남 지난 대선때 노무현 대통령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냈던 광주,전남지역 주민들은 “노 대통령의 ‘심정’은 이해하나 성급한 결정”이라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선대 오수열 교수(정치학과)는 “너무 경솔하다.부패척결에 대한 의지의 표시라고 받아들이고 싶으나 ‘재신임’을 묻겠다고 한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며 “대통령이 이럴 때일수록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민 김모(40·사업·광주시 서구 염주동)씨는 “장기간 불황과 함께 북핵문제,내년 총선 등 굵직한 현안이 많은데 대통령이 흔들려서야 되겠느냐.”며 “재신임 여부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서민생활 챙기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자치21 박광우 사무처장은 “최측근의 수뢰 의혹,지지율 하락,지지부진한 개혁 등 난마처럼 얽힌 정국을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그러나 취임 1년도 안된 상황에서 스스로 재신임을 받겠다고 나선 것은 신중하지 못한 처사이며,이로 인해 국정 혼란이 초래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영남 부산경제살리기 박인호 상임의장은 “내각책임제도 아닌 대통령제 아래서 일국의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겠다고 발표한 것은 상식밖의 행동”이라며 “총선을 앞둔 ‘선거용’이라는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박 의장은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이 우선인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 손병윤 부의장은 “대통령이 그동안 즉흥적으로 말을 자주해 재신임을 묻겠다는 말도 다분히 즉흥적 정치적으로 들린다.”면서 “만약 재신임을 묻는다면 현실적으로 국민투표가 어려운 만큼 내년 총선을 통해 재신임을 물으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참여연대 윤종화 사무국장은 “도덕적 리더십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심정은 이해하나 재신임 발언은 상당히 당혹스럽다.”면서 “이번 기회에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라는 시대적인 요구에 대한 정치권의 반성과 개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고향표정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은 조용했다.노 대통령 취임 초기에 관광객들로 북적거렸던 봉하마을에는 요즘들어 주말이 아니면 외지인을 구경하기조차 힘들 정도다.주민들은 “대통령이 오죽했으면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화살을 언론과 야당에 돌렸다.마을이장 조용호(46)씨는 “고뇌에 찬 결단으로 생각하며,앞으로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짧게 말했으며,진영읍 번영회장 박영재(48)씨는 “적법하게 뽑은 대통령인 만큼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면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시기이므로 국민들이 힘을 보태는 것이 도리”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는 “동생의 발언에 별로 관심이 없다.지켜볼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목소리는 침울했다.건평씨는 이날 오전 진영읍내에서 발언을 전해듣고,노 대통령과의 통화를 시도했으나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건평씨는 직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만약 통화했다면 ‘잘 한 것이다.촌에 내려와 농사나 같이 짓자.’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모든 걸 체념하고 마음 편히 살자고 말하고 싶다.국민이 뽑은 대통령인데 국민들에게 미안한 생각도 있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대통령의 속내는 전혀 알지 못하고 하는 말”“이 상황에서 왜 건평씨가 나오나.감정적으로 국민을 호도하려는 것”이라는 등 10여건의 의견을 올렸다. 전국
  • 盧心 실린 정대철 前대표 신당으로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가 이번 주말쯤 탈당,통합신당에 입당한 뒤 백의종군할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고민을 거듭해온 신당측은 정 전 대표가 합류할 경우 신당의 대세몰이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중도파 가운데 몇 명이 신당에 동행할지,아니면 홀로 가게 될지도 관심사다.이날 현재까지는 수도권 중도파 의원 일부가 동행자로 거론되며,물밑 정지작업이 활발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포착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오전 시내 개인사무실에서 참모 회의를 소집,“노무현 대통령을 만든 선대위원장이었기 때문에 노 대통령이 조금 잘못했다고 해도 떠나면 안된다.”면서 “신당에 가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국정감사 일정이 모두 끝나면 ‘특별한 사정 변경이 없는 한’ 12일 전후 민주당을 탈당,신당에 입당키로 하고 참모들에게 ‘탈당의 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고 한다.또 “김원기 창당주비위원장과 힘을 합치면 대통령이 잘 할 수 있도록 보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광재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잡음이 있는 386참모진의 2선후퇴를 포함한 국정운영 개선 방안을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는 전언이다. 정 전 대표는 호남 민심이 신당과 노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고 있는 현상과 관련,“전주 등 호남지역 어디라도 다니면서 호남민심을 설득할 것”이라면서 민주당과 신당의 재결합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특히 그는 신당 내에서 자신이 당의 간판을 맡는 것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는 점을 감안,자리나 역할을 보장받지 않은 채 내년 총선에서도 지역구인 서울 중구에 출마해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백의종군을 선언한 셈이다. 정 전 대표는 최근에도 청와대 핵심부와 교감하면서 민주당 요직을 맡고 있는 중진들과도 양당의 재결합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그의 신당행 파장은 적지 않을 것 같다.김상현 고문 등 민주당 중진들은 그에게 대표와 전국구 자리를 보장하며 잔류를 설득해왔다. 이춘규기자 taein@
  • 영동~광주 내륙철도 추진/4개시·도 7개시군합의

    충북,전북,전남,광주 등 전국 4개 시·도 7개 시·군이 내륙철도 건설을 위해 공동 노력키로 했다. 충북 영동군,전북 무주·장수·남원·순창과 전남 담양군,광주광역시 건설교통관계자들은 최근 전북 무주에서 실무회의를 열고 내륙철도건설협의회를 구성했다.회장으로는 강현욱 전북지사를 선출했다. 이들 자치단체는 영동∼무주∼장수∼남원∼순창∼담양∼광주를 잇는 187㎞의 내륙철도건설사업이 21세기 국가철도망 구축 기본계획에 반영되도록 공동 대처키로 했다.〈지도 참조〉 이 사업에는 총사업비 2조 73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참석한 자치단체 관계자들은 충청·호남·영남 주민들의 화합과 지역발전 촉진,문화교류,친환경적 레저관광 개발,생태도시 건설,중남부 내륙지역의 물류 소통 등을 위해 내륙철도 건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내륙철도건설은 지난 7월 영동∼무주∼장수∼남원을 잇는 117㎞ 철도를 신설해줄 것을 해당 광역·기초자치단체장과 지역구 의원 등이 공동으로 건설교통부와 철도청에 건의하면서필요성이 대두됐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3개 시골초교 교장의 학교살리기/ 원어민 교사·무용·골프 교육… 폐교 살린 특성화교육 “전학 간 학생들이 돌아와요”

    ‘위기는 기회’ 학생수가 줄어 폐교 위기에 몰렸던 시골 초등학교들이 특성화 교육을 통해 극적으로 회생하고 있다. ●전교학생 32명서 145명으로 1945년 개교한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마장2리 마장초교는 한때 재학생이 400여명에 이르렀지만 지난 2000년 5월엔 32명으로 줄어 폐교 대상으로 지정됐다. 99년 부임한 최일성(62) 교장은 “학교를 꼭 살리겠다.”고 매달렸지만 읍내 중심지 가평초등학교를 향한 학생들의 ‘엑소더스’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최 교장은 2000년 5월 교육청에 요청,전교생에게 컴퓨터를 마련해줬다.7월엔 학교운영위원회와 협의,영국식 영어에 능통한 남아프리카 출신 20대 흑인 원어민 교사를 채용했다. 아이들은 외국인과 어울려 공을 차고 뛰놀며 자연스레 영어와 가까워졌다.한달에 수십만원을 주고 영어를 배우는 읍내 어린이들의 부러움을 사기에 충분했다. 최 교장은 내친김에 5·6학년을 제외한 1∼4학년의 복식수업을 해소했다.강사로 활동하는 퇴직교사의 인건비 100여만원을 충당하기 위해 종이 한장도 아꼈다.최 교장은관내 스포츠센터와 협상,한달 20만원의 강습비를 6만원으로 깎아 희망학생 20여명에게 수영을 가르쳤다.이중 3학년 이소현·이소희 쌍둥이 자매는 해군참모총장배와 동아수영대회 싱크로나이즈드 부문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냈다. 전교생에게 방과후 학교 복도와 가평농업기술센터 강당 등을 빌려 스포츠댄스·풍물놀이·한국무용 등 특기 교육을 실시했다.마장초교 이야기는 가평군 전역으로 퍼졌고 전학갔던 어린이들의 U턴이 시작됐다.30명을 겨우 넘었던 학생수는 현재 145명(유치원 20명)으로 불어났다. 내년 이 학교에서 43년간의 교직생활을 접게 될 최 교장은 “학생수가 줄면 교직원은 좌절하고 학부모는 전학을 궁리하고,교육청은 폐교를 추진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진달래화전 등 요리·눈조각 수업도 경기 여주군 북내면 장암리 운암분교장도 ‘자연과 함께하는 특화교육’으로 폐교 위기를 넘겼다.시골학교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진달래를 이용한 화전 만들기 요리수업을 비롯해 별자리관측,야외영화상영,눈조각 수업 등 철따라 다양한 수업 프로그램을 마련했다.학부모들도 경험이나 직업을 살려 농사짓기,도자기만들기,미술감상,글짓기 등 특기교육 지도에 나섰다.도시 학교에서 볼 수 있는 집단따돌림 등도 이곳에선 먼나라 얘기처럼 들렸다.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근 여주읍내는 물론 멀리 서울과 호남·충청지역에서도 학생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해 학생수가 65명으로 늘어났다. ●전국에서 학생들 모여들어 3년째 분교장을 맡고 있는 교사 김한석(49)씨는 “지극히 정상적인 교육을 하고 있을 뿐이다.”며 “기존 교육방식에 지친 학부모들이 이곳을 안식처로 생각하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경기 양평군 단월면 단월초등학교도 운동장 한 편에 길이 20m,폭 10m 크기(3타석)의 골프연습장까지 만들어 학생적성교육에 나서고 있어 학부모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가평 한만교·여주 김병철기자 mghann@
  • “宋교수문제 원숙하게 처리”盧대통령 기자간담회

    노무현(얼굴) 대통령은 3일 재독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 문제와 관련,“관계기관에서 적절히 판단해 처리할 것”이라면서 “이런 문제를 원숙하게 처리하는 것이 한국사회의 수준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3면 노 대통령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송 교수 같은 사람이나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은 분단체제 속에서 생산된 것”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송 교수 건으로 불필요한 이념공방이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한나라당의 정치공세를 겨냥해 “(송 교수건을)정치적 공방거리로 삼는 게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런 것을 갖고 건수 잡았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여부와 관련,“주한 미군 재배치와 북한핵 문제를 이라크 파병과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또 “제일 우려하는 것은 만약 파병 결정을 했는데도 6자회담이 열리지 않거나 열렸더라도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문제 등으로 강공책을 펴는 돌발사태가 생겨,한반도 안보상황이 위기로 가는 것”이라며 “최악의 시나리오를 면밀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어제 핵재처리 완료 발표를 한 것처럼 일종의 ‘폭탄선언'을 하는 등 대통령 당선자 시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면서 “파병 문제를 빨리 결정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관련,“내가 광주·전남지역 언론간담회에서 말한 몇 대목을 갖고 오해가 있고,실제로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있다.”면서 “지엽적인 말 꼬투리를 잡아서 지역구도를 부추기면 안된다.”고,일부 민주당 의원들을 공격했다.이어 “지역감정을 잘 이용하는 정치인은 재미를 보고,국민은 속골병든다.”면서 “내 마음속에 호남사람을 비난하는 생각을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가)새롭게 재편되지 않으면 한국정치는 한발짝도 나가지 못한다.”면서 “이런 정치판을 갖고는 한국정치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없다.”고 역설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강남 부동산가격이 다른 곳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근본대책을 세우겠다.”면서 “지금 대책으로 부족하면 그 이상 강도높은 대책을 언제든지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여수 산업단지는 ‘화약고’

    지난 1971년 조성된 뒤 대형 사고가 잇따르면서 ‘화약고’로 일컬어진 여수석유화학 국가산업단지에서 또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3일 오후 6시5분쯤 전남 여수시 중흥동 여수산단내 호남석유화학㈜ 제1공장 폴리에틸렌(PE)3공정 생산라인에서 폭발과 함께 큰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작업 중이던 이 회사 직원 이광호(40·폴리에틸렌공정)씨가 숨지고 문병관(43·여수시 선원동),이상오(31·울산시 남구),한상기(29·여수시 충무동),안효상(32·여수시),김정민(27·여수시 중흥동),정선호(35·여수시 여서동)씨 등 6명이 중화상을 입고 전남대병원,여천 제일병원 등에서 치료 중이다.이중 생명이 위독한 문씨와 김씨,정씨 등 3명은 화상치료 전문 병원인 서울 한강 성심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날 사고가 난 공장 안에는 호남석유화학 직원 12명과 하청업체 직원 2명 등 14명이 근무 중이었고 사상자를 뺀 나머지 7명은 안전하게 피신했다. ●주민 수백명 대피… 안전대책 요구 시위 사고 현장 인근의 주민 수백명은 4㎞가량 떨어진 흥국체육관 등으로 대피했으며,이 가운데 일부는 여수시청으로 몰려가 밤늦게까지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연좌시위를 벌였다. 이번 화재로 폴리에틸렌 3공정이 전소되고 1,2공정도 안전진단이 요구돼 연간 36만t(국내 생산량의 20%) 규모의 폴리에틸렌 생산에 차질이 예상된다. 이 회사 이정표 공장장은 “생산라인을 청소하던 중 인화성이 강한 물질인 헥산(화학제품 원료)이 누출되면서 스파크가 발생,파이프 안 잔류가스에 옮겨 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경찰은 공장장 등 회사 관계자와 목격자 등을 불러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장치업체 즐비, 대형사고 위험성 높아 현재 여수산단에는 702만평에 70개 업체가 입주해 있으며 모두 1만 2000여명이 일하고 있다.그러나 공장 대부분이 유독물질을 취급하는 데다 입주 시기도 70년대로 시설이 낡아 주민들로부터 ‘화약고’로 불리고 있다.특히 대형 장치업체인 LG칼텍스정유,남해화학,호남석유화학,금호석유 등의 공장은 규모도 커 상대적으로 대형사고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에는 호성케멕스㈜에서 폭발사고가 발생,6명이 숨지고 19명이 중·경상을 입었으며,이번에 사고가 난 호남석유화학에서 지난 2001년 10월에도 폭발이 발생,3명이 숨지는 등 참사가 이어졌다.이밖에도 크고 작은 폭발이나 화재,가스 누출 등으로 인해 90년대 중반 이후에만 70여건의 사고로 75명이 숨졌다. 여수 최치봉 남기창기자 cbchoi@ 여수산업단지 주요 사고 일지 ▲1989.10 럭키화학 폭발 16명 사망,17명 부상 ▲1996.8 한화바스프 폭발 4명 부상 ▲1997.6 여산 화재·폭발 2명 사망 ▲1999.8 LG칼텍스정유 가스누출 5명 부상 ▲2000.8 호성케멕스 폭발 6명사망,19명 부상 ▲2000.12 LG화학 폭발 5명 부상 ▲2001.9 한화석유화학 폭발 1명 사망,1명 부상 ▲2001.10 호남석유화학 화재 3명 사망,1명 부상 ▲2001.10 여천NCC 폭발 1명 사망,1명 부상
  • 기자간담회 분야별 내용/盧 ‘송교수 이념공세 불편””

    1.송두율교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휴일을 맞아 3일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방문해 주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질문을 받았지만,특히 송두율 교수 문제를 말하고 싶어하는 분위기였다.문희상 청와대 비서실장은 “노 대통령은 송 교수 문제로 남남갈등과 이념공방이 심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이 송 교수 문제에 대한 ‘원숙한 처리’를 강조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노 대통령은 “그냥 생각했던 것보다 (송 교수에게)여러가지 불리한 사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의외”라면서 “그것이 이념공세의 빌미가 되니까 좀 불편하다.”고 다소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공세로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도 피력했다.“입국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송 교수)초청 문제가 나왔을 때 별 관심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전혀 관여하지 않아도 이 문제를 가지고 어떻게든 대통령을 한번 흔들어 보려고 공격을 해대는 상황인데,(처리)문제에 관해서 상식적인 의견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모든 상식적인 의견도 다 흠을 잡아서 공격하면 공격거리가 된다.”면서 “이 상황에서는 대통령은 지켜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송 교수의 사법처리 여부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은 유보했지만,과거의 냉전적인 잣대에서는 탈피하자는 생각이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이 문제가 검찰·법원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검찰에서도 그 정도의 판단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검찰에)맡기자.”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2.파병·北核 문제 노 대통령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유엔결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유엔결의가 있고 없음에 따라 (파병)결론은 안 바뀐다 할지라도,그 결정의 앞이냐 뒤냐에 따라 의미가 많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이라크 파병문제는 경제적 이익,주한미군 재배치,북핵 등과 연계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지만,‘성공적인 6자회담’ 등 북핵으로 인한 한반도의 불안정성이 해소되는 것이 최대 고려사항임을 거듭 강조했다.노 대통령은 “파병을 안 한다할 경우도 생길 수 있는 일들이 또 그렇게 만만치 않게 많고,했을 경우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면서 “면밀히 조사한 뒤 신중하게 시간을 두고 논의해가는 게 옳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이 ‘폐연료봉 재처리 완료’를 선언한 것과 관련,“거기에 대한 평가는 미국도 한국도 다르게 하고 있지만,이런저런 돌발사태가 끊임없이 있어왔다.”면서 “그것을 안정적으로 우리가 해석해왔기 때문에 상황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것이지,우리가 과민하게 반응하면 훨씬 더 긴박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에게 이라크 파병과 관련해 발언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지만,김진표 경제부총리의 ‘파병 찬성’ 등의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국무위원들의 조심스러운 의견 개진이 민주사회에서 의견수렴과정이라면 나무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현실과의 관계에서 국무위원들이 각자 알아서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문소영기자 symun@ 3.정치 문제 노무현 대통령은 3일 ‘호남배신론’을 제기한 민주당 국회의원들을 겨냥,“그 말 가지고 국회의원 계속하겠다는 것 아니냐.양심들 있어야지.”라며 다소 격렬한 말투로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아울러 현 국회에 대해서도 “감정을 자극하는 발언으로 가득한 구도이고,그 구도에서 재미보자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노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광주·전남언론인 합동인터뷰에서 한 발언이 일부 국회의원들에 의해 ‘호남사람들이 나 좋아서 찍었나.이회창 후보 싫어서 찍었지.’라고 와전된 것과 관련,“꼬투리만 잡아서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아무리 그래도 내가 호남 사람 모아놓고 그렇게 말할 수 있겠나.대통령이 되기 전부터,아무런 신세 지기 전부터 호남사람들에게 충성이라고 표현하면 충성이라고 할 만큼 모든 정성 바쳤다.하물며 대통령 당선되는 데 호남이 결정적으로 기여했는데 내가 왜 배신하나.”고 반문했다. 노 대통령은 신4당체제 출현에 대해 “대통령들이 정계를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기 편하도록 정계를 개편해왔지만,저는 그렇게 하지는 않았다.”면서 “그러나 정치구도가 지역분할이라는 바람직하지 못한 기득권 구조이기 때문에,그것이 스스로 와해돼 새롭게 재편되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이어 “단언컨대 지역구도가 계속 유지되면 정치인만 재미를 보고 국민들은 그야말로 속골병이 든다.”면서 “지역구도가 이런 식으로 굳어지면 호남 역시 이대로 빛을 볼 수 있나 묻고 싶다.”고 말했다. 문소영기자
  • 황산벌 / 계백 “황산벌 꼭 사수한당께” 김유신 “백제 함 붙어보자카이”

    영화의 상상력에는 마침표가 없다.660년.황산벌 전투에서 계백과 김유신 장군이 질펀한 사투리로 맞붙었다면 어떤 그림이 연출될까. 오는 17일 개봉하는 ‘황산벌’(제작 씨네월드)은 상상의 꽃이 만개한 한국영화의 기획력을 웅변하는 역사코미디다.지난해 할리우드 진출작 ‘찰리의 진실’을 선보였던 박중훈,‘와일드 카드’로 흥행배우 반열에 오른 정진영이 백제의 계백장군과 신라의 김유신 장군을 각각 연기했다. 신라와 당나라가 연합군을 결성해 백제를 공격하기 직전의 시점에서 영화는 왁자한 수다를 풀어놓는다.TV시트콤으로 코믹연기를 인정받은 오지명이 정치적 수세에 몰린 백제 의자왕 역.구부정한 자세에 눈을 위로 치뜬 채 호남사투리로 질펀한 욕지거리를 내뱉는 그의 연기가,사극의 심상찮은 코미디 강도를 예감케 한다. 그러나 섣부른 상상력으로 역사적 사실에서 적당히 코믹요소만 뽑아내고 얼버무릴 영화라고 넘겨짚었다간 오산이다. 당나라 사령관 소정방과의 협상에서 밀린 김유신 장군은 서해 덕물도 앞바다까지 조공을 운반해야 하고,백제군과의 정면대결은 불가피해진다.의자왕의 간청으로 황산벌 사수에 나선 계백장군과 대립구도를 이루면서 영화는 조금씩 정색을 하기 시작한다. 영화의 가장 큰 장기는 생생한 영·호남 사투리로 탄력을 받은 ‘입담’이다.“거시기혀야겄다.”“거시기할 때까지 갑옷을 거시기한다.”식의 암호 같은 사투리 대사들이 영화의 온도를 높이는 데 주효했다. 두 장군 진영의 갈등이나 전투의 비극상황에 감상의 주파수를 맞추기보다는 자꾸만 배우들의 ‘입’만 쳐다보게 된다. 아쉬운 대목도 눈에 띈다.특히 박중훈·정진영의 ‘투톱’구도를 그리려 했으되 내용상으로는 드라마의 구심체 역할을 제대로 못해 캐릭터들 비중이 지나치게 분산된 느낌이 든다.계백 진영의 이름없는 병졸 ‘거시기’역을 맡은 조연 이문식이 오히려 더 강렬한 이미지로 기억될 정도다. 주변 캐릭터들은 꾸준히 코믹한 상황을 엮어가는데,언제나 혼자만 심각해뵈는 계백의 캐릭터는 물위의 기름처럼 빙빙 겉돈다. 황산벌 세트나 전투장면 등 사극으로서의 외형적 스케일은 크다.옥신각신 패를 나눠 주고받는 병사들의 욕싸움 등 잘게 쪼개진 에피소드들은 충분히 유쾌하다. 하지만 선굵은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했음에도 끝내 감동의 부피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건 왜일까.수많은 캐릭터들이 선악의 개념없이 일직선상에 나열되는 것도 약점인 듯하다. 황수정기자 sjh@
  • [열린세상] 민심을 똑바로 읽어라

    국민이 혼란과 불안감에 빠져있다.먹고 살기 힘든 경제적 이유나 지난번의 태풍 ‘매미’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다.차라리 이것은 운명적이거나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고 위로받을 수 있는 것이다.그러나 요즘의 혼란과 불안의 근원은 정치권의 태만과 무책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더욱 분노하게 된다.며칠전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당 탈당으로 전에 없는 새로운 실험과 창조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말 대통령 선거에서 거대한 한나라당을 제치고 한편의 드라마와 같은 승리를 쟁취했다.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할 수 있는 지난해 6월 지방자치 단체 선거에서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참패당하고 국민으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그 때문에 대선 당시 민주당의 승리는 매우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그리하여 많은 동지들이 배신과 변절을 거듭하기도 했다.그러나 일반 국민은 보다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민주당과 그 후보자를 선택했다.이것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국가의 운명이고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집권 후 민주당은 국민의 뜻을 받들어 정치개혁을 착수했어야 했다.그런데 정치개혁을 위한 통합과 관용보다는 갈등과 분열의 연속이었다.이것은 진정한 개혁과 발전을 위한 진통이라기보다는 사실 코드에 맞는 사람들끼리의 친소관계에 의한 감정싸움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었다.민주당의 신당파와 구당파의 분열이 현재의 국내외적 위기나 과제보다도 더 중요한 일이었을까.노 대통령까지 여기에 가세하여 분열을 재촉한 것이다.위기의 시대에 대통령은 국가의 대표자로서 통합과 관용으로 중심을 잡고 나가야 한다. 가까운 중국 현대사에서 제1,2차 국공합작의 역사적 사실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서로 다른 이념과 목표를 가진 국민당과 중국공산당이 타락한 군벌과 제국주의 일본을 물리치기 위해 목전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서로 손을 잡고 연대했다.다시 말하면 국내외적 위기와 과제 앞에 공동의 적을 물리치기 위해 국민당과 공산당이 함께 손을 잡은 것이다.서로 같은 뜻과 목표를 가지고 모인 민주당이 그것도 어렵게 집권하고 나서 다시 분열한다는 것은 국가와 국민보다는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우선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민주당을 박차고 나와 새롭게 탄생한 ‘국민참여통합신당’은 지역구도타파와 정치개혁을 전면에 내걸고 새 살림을 차렸다.자신이 몸담고 커왔던 정당을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고 무책임하게 부정하고 나와서 또 다른 개혁정당을 만든다는 것이 꼭 당위성을 갖는 일이었을까.자신이 걸어온 역사를 부정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을 배반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기존의 것을 부정하는 것만이 항상 개혁의 능사는 아니다.다산 정약용 선생의 말대로 기존의 제도나 법에서 가장 잘못된 것(악폐)을 점차로 고쳐나가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라고 했다.모든 폐단을 일시에 제거해 놓고 그 뒤를 잘 이어가지 못한다면 시작은 있으되 마무리가 없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지금의 민주당은 과거 수십년의 핍박과 설움의 야당 역사 속에서 성장해 왔다.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의 승리로 민주당은 이미 지역구도를 타파했고,약간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국민경선제를 통해 정치개혁을 시작했다.갈등과 분열 때문에 민주당이 졸지에 모든 구악을 짊어지고 청산해야 할 몹쓸 정당으로 비쳐지고 있다.그렇다면 지금까지 민주당을 지지했던 국민은 무엇인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권력을 따라 깃발만 선명하게 나부낀다고 국민은 노예처럼 쉽게 따라가지 않는다.성실하게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겸허하게 실행해 나갈 때 언제나 국민은 그들의 편에 서 있을 것이다.국민을 더 이상 불안과 혼란속으로 빠져들게 하지 말라. 신 일 섭 호남대 교수 동양사
  • ‘北시장 한국쌀 거래’ 동영상 공개

    북한민주화네트워크(NKnet·대표 한기홍)와 일본의 비정부기구인 RENK(대표 이영화)는 1일 서울 종로구 NKnet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남한과 미국 등에서 지원한 식량이 북한 양강도 혜산시 장마당에서 거래되는 모습(사진)을 공개했다. 지난달 중순 촬영한 동영상에는 장마당 곳곳에서 ‘대한민국’이라는 국명이 표시돼 있는 40㎏짜리 남한산 쌀포대가 찍혀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NKnet 관계자는 “지난 7월 군산항과 목포항을 통해 보내진 쌀을 담은 포대”라고 설명했다.특히 쌀포대 위에 놓여 있는 마분지에는 ‘호남쌀 190원’이라는 가격까지 표시돼 있었고,남한산 쌀은 중국산 ‘특백미’보다 40원 정도 값이 비쌌다. 이도운기자 dawn@
  • 고속철개통 D-6개월/개통준비 차질없나

    내년 4월 고속철이 개통되면 경부·호남선의 경우 서울∼대전은 고속철 전용 신선(新線)구간을 이용하게 된다.이후에는 경부선의 경우 대전∼대구간은 신선과 기존선을 혼용하고,대구∼부산간은 기존선만을 우선 이용한다.호남선의 경우 대전∼목포간은 개량된 기존선 구간을 이용하게 된다.기존선 이용률이 서울∼부산간은 46.7%,서울∼목포간은 67%에 이른다. ●투입될 차량 시운전 순조 철도청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신선건설과 고속철 역사,그리고 기존선 개량작업을 포함한 건설부문은 모두 96.6%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전체 개통 준비일정을 놓고 볼 때 71.6% 수준이다. 내년 4월 개통 때 투입될 차량은 모두 46편성(編成)으로 철도청이 현재 시운전중인 차량은 41편성이다.나머지 5편성은 11월중 넘겨받는다. ●남은 일정과 문제점 현재 서울∼대전간 통합 시운전을 갖고 있으며 오는 11월부터는 두 달 동안 서울∼부산,서울∼목포간 통합 시운전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 1월부터 3월 말까지 상업시운전을 시행할 계획이다.이때에는 4월 개통 이후의모든 실제상황에 맞춰 시운전을 하게 되는데 1일 82회,주말에는 최대 92회까지 상업시운전을 하게 된다. 건국 이후 최대의 국책사업이다 보니 지역민원도 계속되고 있다.지난 8월 건교부가 4-1공구역을 ‘천안아산( )역’으로 결정했으나 아산시민들은 “아산지역에 ‘천안’이 왜 들어가느냐.”며 항의농성 중이다.또 평택·김천·구미·울산·오송지역 주민들이 정차역 설치를 꾸준히 요구하고 있어 건교부가 추가역을 확정할 경우 예산추가가 예상된다. 아울러 정차역이 늘어날수록 고속주행이 어려워진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시운전 과정에서 발견된 선로의 진동 등의 문제점을 시급히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객차별로 분리가 안돼 개통 후 승객이 있든 없든 편성당 20량의 객차를 무조건 매달고 달려야 하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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