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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대선의 해에 5·18정신을 생각한다

    오늘은 5·18 광주항쟁 27주년 되는 날이다. 군부독재에 항거해 고귀한 목숨을 바친 영령들과 유가족, 부상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다시 전한다.5·18 정신은 인류 보편의 가치를 담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수호, 화해와 통합이 그것이다. 때 되면 기념식을 하고, 정치인들이 몰리는 것으로 5·18을 축소시켜선 안 된다. 광주를 넘어 한반도 전체, 아시아, 그리고 세계로 5·18 정신을 확산시켜야 한다. 연말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상황은 안타깝다.27년 전과 비교해 겉의 민주주의는 성장했으나 속은 그렇지 못하다. 이합집산과 비난전을 거듭하면서 정당정치는 실종되고 말았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는 “광주항쟁 정신을 민중이 정당을 매개로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정치체제로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치권은 5·18 정신에 역행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광주를 방문해 자신이 5·18 정신의 계승자라며 통합을 외치고 있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5·18을 맞은 광주는 대선에서 호남지역 지지세 확보를 위한 세싸움의 장으로 이용당하고 있다. 어제는 남과 북을 떠난 열차가 군사분계선을 넘는 역사가 이뤄진, 감격적인 날이었다. 비록 일회성이라도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향한 큰 걸음이라고 본다. 지금 남의 반쪽도 제대로 통합이 안 되고 이념·지역·정파로 갈려 어지럽다. 남한내의 분열을 극복해 가면서 남북의 화해를 동시에 추구해 5·18 정신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를 우리는 안고 있다.5·18 영령에 부끄럽지 않도록 민족공동체의 번영과 통합의 길을 인내심을 갖고 닦아야 한다. 대선의 해,5·18 기념식이 반짝 행사로 끝나지 않기 바란다. 대선주자를 필두로 정치권은 대오각성, 민주주의 본령으로 돌아와야 한다.5·18 정신을 21세기에 맞게 발전시켜 민주정치와 함께 한반도 평화, 경제민주화를 이루도록 앞장서야 할 것이다.
  • [5·18 민주화운동 27주년] 그 날 그 함성 다시 듣다

    국내외 석학들이 18·19일 이틀 동안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재조명한다. 전남대 등에서 열리는 ‘5·18 민중항쟁 27주년 기념국제학술대회’에는 미국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 교수가 ‘광주항쟁과 한·미관계’, 일본 도쿄대 와다 하루키 전 교수가 ‘동아시아와 두개의 코리아, 과거 현재 미래’, 고려대 최장집 교수가 ‘한국민주주의와 광주항쟁 세 가지 의의’, 서울대 윤영관 교수가 ‘21세기 세계 정치와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표를 한다. 이들은 ‘한국전쟁론’ 등에서 ‘수정주의’ 시각을 보여온 진보 학자로, 미리 배포한 원고에서 5·18과 당시의 국제정세 등에 대해 다양한 담론을 제시했다.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 미국 정부는 한반도에서 안보와 안정을 얻기 위해 전두환 등 독재 세력을 지원하고 5·18 당시 한국군 유혈 진압을 용인했다.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 문제로 어떤 심각한 이의제기도 하지 않는 것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았다. 이는 카터 행정부의 비밀해제 문서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1980년 5월22일 ‘중대한 백악관 회의’에서 국가안보 보좌관 브레진스키는 독재자(전두환)들에 대한 ‘단기적 지원, 정치적 발전을 위한 장기적 압력’을 암시했다. 당시 정책심리위원회는 ‘한국인들이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병력동원이 필요할 경우 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결정했다. 이어 광주시민의 진압에 대해 많은 희생이 따른다면 다시 모여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많은 희생이 발생했을 때, 브레진스키는 또다시 독재자에 대한 인내와 북한의 도발 우려를 조언했다. 그리고 수일 만에 항공모함 미드웨이호가 한국해역으로 출항했다. 카터·홀부르크·브레진스키에서 시작해 1981년 취임한 레이건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전두환이 창조한 ‘새시대’를 ‘환대’하기에 이르기까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치 엘리트들이 전두환의 권력 찬탈을 후원했다. 전두환을 지지했던 유력한 미국인들은 나중에 그들의 수고 대가로 후한 보상을 받기도 했다. 스칼라피노 교수, 스피로 에그뉴 전 부통령, 리처드 홀브루크, 알렉산더 헤이그 등 당시 저명 교수와 관료들이 대우와 현대 등 한국 거대 기업의 고문으로 위촉돼 거액의 자문료를 받은 것이 그 예이다. 커밍스 교수는 미국의 대한국 정책은 일부 정치 엘리트들이 좌지우지한다며 북한을 견제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한국인들의 의지는 존중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광주항쟁은 인권과 정치적 권리를 원한다면 그것을 위해 싸워야 하며, 싸우지 않으면 결코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남겼다.”고 평가하며 “미국 지도자들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지원해 줄 것이라 믿어서는 안 되며 여러분 스스로 민주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전 교수 1894∼1975년 80년 동안 한·중·일과 동남아 지역은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 때문에 이 지역 사람들은 갈기갈기 찢기고 갈라졌다. 남북한이 대립하고 일본과 주변국가들이 지금까지 화합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해 가해자는 사죄하고 희생자의 비애와 아픔이 치유돼야 한다. 손해도 보상돼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움이 극복되고 용서가 이뤄져야 한다.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한 한반도는 중국과 일본, 대륙과 해양을 잇는 가교이다. 유럽공동체와 같은 평화와 공생의 질서가 이 지역에서 구축되는 것이 꿈이다. 동북아 공동체 창설이 필요하며 그 중심에 한반도가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분단과 대립은 동아시아 지역공동체 실현에 걸림돌이다. 다행히 한국은 민주혁명 진전의 결과로 대북정책의 결정적인 전환을 맞게 됐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포용정책을 취하고 남북정상회담을 실현했다. 이 정책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이다. 앞으로 남북한이 함께 지역 평화와 협력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과제다. ●최장집 고려대 교수 광주항쟁은 한국 민주화의 원천이다.‘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도 하나의 축복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항쟁의 결과는 곧바로 민주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군부권위주의의 해체와 민주주의로의 이행을 가져오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었다. 또 민주화 이행으로부터 공고화를 포함하는 전체 민주화 시기를 통해 지속적인 영향력을 갖는 이념과 거대 담론을 창출했다. 구질서에 대한 총체적 안티테제로서, 대안적 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갈등은 ‘민주대 반민주’로 집약된다. 광주항쟁은 그 핵심 구성 요소이자 가치로서 민족·민주·민중이란 세개의 언어를 창출했다. 광주항쟁이 창출한 이들 세개의 중심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항쟁 과정에서 그렇게 인식되고 스스로 자각된 ‘민중’이다. 민중은 한국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적인 시민민중 또는 민중시민의 출현을 의미한다. 한국사회에서도 프랑스혁명을 주도한 시민처럼 민주주의를 지지하고 실행하려는 주체가 등장한 것이다. 이점에서 1980년대 민주화는 그 이전 4·19나 광복 직후 상황과 구분된다. 압도적인 보수 헤게모니가 관철됐던 1980년대 말 이래 민주화가 진전된 것은 광주항쟁을 경험한 호남이라는 민주주의 지지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는 그 후 대선과 총선 등에서 보수세력을 견제하고 민주화세력을 이끈 동력이 됐다. 많은 사람들은 지역당 구조를 ‘망국병’으로 규정하고 부정적 요소를 갖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호남지역 유권자들의 결집된 투표성향은 그들이 광주항쟁을 경험하고 민주화 선봉에 섰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한다. 편견과 차별을 철폐하겠다는 민중적 욕구의 표현이다. 민족·민주·민중 3개의 중심적 거대담론은 민주화운동의 탈동원화와 일상화 과정 속에서 현저하게 쇠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중이 정당을 매개로 삶의 현장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있을 때 민주주의는 보통사람의 사회경제적으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광주항쟁의 정신과 역사적 의미는 민중이 주체가 되는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이를 통해 정치적 민주화를 경제적 민주화로 진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윤영관 서울대 교수 21세기 초 세계정치 구조는 미국의 패권적 지위 유지와 중국의 상대적 권력상승을 특징으로 한다. 미국은 9·11테러 이후 중국과의 우호 증진을 꾀하고 있다. 한편으론 일본·호주·인도 등과 동맹강화를 통한 대 중국 견제전선도 형성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이 이라크전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 동북아·동남아·중앙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조용한 영향력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러시아 역시 자원을 무기로 강대국의 영향력 회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는 북핵 개발로 위기가 진행 중이다. 이 위기가 어떻게 해소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및 동북아의 평화지속 여부가 달려 있다. 강대국의 이해가 달려 있는 북핵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평화정착에 대한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들은 자기비하의식을 버려야 한다. 즉, 한국을 ‘고래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로 바라보는 무기력한 의식부터 버리지 않고서는 결코 우리 문제를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해 나가지 못한다. 한국은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강대국들에 비해 아직도 작은 나라이다. 그러나 아예 처음부터 포기해버린다면 능력 범위 안에서 해낼 수 있는 것도 해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한 우리의 적은 주변 국가들이 아니라 스스로의 패배의식이다. 한국의 상대적 국력 상승을 고려한다면 지금은 새우가 아니라 돌고래 정도는 됐다. 돌고래는 다른 고래들보다 덩치는 작지만 영민한 머리를 갖고 있다. 돌고래처럼 현명하고 영민하게 처신하는 방법을 익히고 미래를 도모한다면 험한 파도가 밀려오는 세계정치의 대양에서도 나름대로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며 활로를 개척해 나갈 수 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朴, 소록도서 ‘한센가족 보듬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17일 소록도에서 열린 ‘소록도병원 개원 91주년 전국 한센가족의 날’ 행사에 참석했다. 특히 박 전 대표의 이날 소록도 방문은 ‘장애인 낙태’ 발언 논란으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과 맞물려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그는 소록도로 가는 배 위에서 기자들과 만나 “감회가 깊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곳 복지관에 2000만원을 기증하셨는데 이것이 어머니의 마지막 유업이 돼버렸다.”면서 “복지관 완공식을 1974년 12월18일 했는데 어머니는 안타깝게 여기에 참석하지 못하셨다.”며 소감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고 육영수 여사 공적비와 육 여사가 세운 양지회관을 둘러본 뒤 축사를 통해 “한센병은 병 자체보다는 잘못된 편견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한센인은 국민기초생활보호법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장애인 등록도 안 된다. 한센인 2세의 교육문제와 정착촌 주민 보건의료문제 등 한센인 여러분이 필요로 하고 아파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소록도 방문에 이어 순천으로 이동, 지역 여론주도층 모임인 ‘섬진강 포럼’에서 특강을 갖고 ‘화합’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영호남을 아우르며 바다로 흘러가는 섬진강처럼 진정한 국민화합이 필요하다.”며 “이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모두 가슴을 열고 손을 잡아 선진화와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다. 우리는 호남도 아니고, 영남도 아니고, 대한민국”이라고 강조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중국간 배슬기, 현지팬 환호에 눈물 ‘글썽’

    중국간 배슬기, 현지팬 환호에 눈물 ‘글썽’

    ’복고댄스 퀸’ 배슬기가 중국도 점령할 태세다. 드라마 ‘징우시지에(競舞世界·경무세계)’ 촬영차 지난 23일 상하이에 도착한 배슬기는 폭발적인 팬들의 반응에 놀랐다. 상하이 푸동국제공항이 배슬기의 중국팬 300여명으로 가득차 “페세이기(배슬기의 중국식 발음)!”를 외쳤던 것. 이날 팬들은 배슬기의 도착시간에 맞춰 일시에 몰려드는 바람에 공항 마비사태까지 발생해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또 팬 100여명은 현지 제작사 사무실까지 찾아와 예정에 없었던 긴급 팬사인회까지 열 정도였다. 뿐만 아니다. 한 팬은 배슬기와 그의 할머니 사진을 재현한 도자기를 선물하고 또 다른 팬은 더 빨강 시절 앨범의 수록곡을 한국어로 완벽히 열창해 배슬기를 눈물이 글썽일만큼 감동시켰다. 배슬기의 소속사인 로지엔터테인먼트와 중국 현지 기획사 ‘MG 쇼(SHOW)’는 “SBS-TV ‘X맨’과 ‘연애편지’가 중국 현지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배슬기의 인기도 높아졌다. 현재 중국의 한 연예사이트에는 한류 여자연예인 순위 1위에 랭크돼 있다”고 밝히며 “이번에 촬영을 시작하는 드라마 ‘징우시지에’가 방송을 시작하는 10월과 11월이 되면 배슬기가 중국 현지 톱스타 대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슬기는 ‘징우시지에’에서 주인공 슈페이잉(蘇菲英·소비영)역을 맡아 중국의 인기배우 장슈(長旭·장욱)와 호흡을 맞춘다. 중국 현지 제작사 C&C가 제작하는 ‘징우시지에’는 MBC-TV에서 방영했던 ‘오버 더 레인보우’를 연상케 하는 힙합드라마. KBS-2TV ‘풀하우스’와 MBC-TV ‘대장금’을 방영했던 후난(湖南·호남)TV와 ‘연애편지’를 방송했던 제지앙(浙江·절강)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또 이후에는 대만과 홍콩 등 중화권 전역 방송도 기획되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 고재완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고개 드는 ‘민주 독자후보론’

    대선후보를 낼 수 없는 ‘불임정당’으로 불려온 민주당 내부에서 자체 후보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 박상천 대표의 발언도 이와 맥을 함께 하고 있으며 구체적 후보군까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의 이런 분위기는 향후 정계개편이 대선 후보 중심으로 갈 가능성이 높은 상황과 맞물려 있다. 민주당이 끝까지 ‘지분’을 행사하려면 후보가 필요하다.이런 배경과 4·25 재보선 이후 민주당의 몸값이 높아진 점을 종합해 보면 ‘민주당 대선후보론’은 현실화될 수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1일에 “대통령 선거운동 막바지에 우열의 차이가 현저히 드러났을 때 후보를 단일화하는 노력을 해도 된다.”며 선(先)독자후보, 후(後)후보단일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민주당 내 잠재 후보로는 조순형·이인제 의원, 박상천 대표, 한화갑 ·장상 전 대표, 추미애·김민석·김영환 전 의원 등이 꼽힌다. 숫자로만 보면 열린우리당에 뒤지지 않는다. 개인별로도 나름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조 의원은 ‘MR. 쓴소리’라는 별명을 갖고 있고 충남 천안 출신으로 ‘민주당=호남당’ 인식을 불식시킬 수 있다. 추 전 의원은 인지도와 젊은층의 지지도가 높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내 인사들은 파괴력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조 의원과 추 전 의원을 꼽지만 역시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폴컴 윤경주 대표는 “열린우리당 후보가 ‘국정 책임론’에서 자유롭지못한 것처럼 ‘탄핵 책임론’이 두 사람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제3지대에서 후보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열린세상] 대통령과 대통합/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열린세상] 대통령과 대통합/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대선을 앞두고 온통 난리다.‘잘되는 집’ 한나라당은 잘돼서 싸우지만,‘안되는 집’이라고 조용한 것도 아니다. 대통령과 측근들은 ‘원칙없는 지역주의 회귀는 안 된다.’며 일갈하고, 구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들은 ‘뽑아준 국민을 모욕하지 말고 대선판에서 빠지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얼핏 보면 난투극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통합’이라는 것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갈등이기도 하다. 대통합을 추진하는 이들의 주장이 만만치 않다. 탈당한 현직 대통령의 임기 말 정치개입은 비정상이라는 것이다. 옛날이든 외국이든 최고지도자가 임기 말에 목소리를 낮추는 것은 자신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다음 사람에게 새로운 정치를 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최소한의 예의로 여겨진다. 게다가 책임정치라는 차원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가능케 한 지지기반, 즉 호남과 충청의 유권자를 무시하지 말라는 논리도 어느 정도 공감이 간다. 또 기득권을 버리고 국민에게 사랑받는 새로운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실제 여론조사(KSOI,5월8일 조사)에서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라는 의견이 높게 나타나고,‘열린우리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응답도 수개월 전보다 높아지고 있어 차기 대선주자들이 주장하는 대통합의 당위성에 수긍하는 여론이 나타난다. 그러나 대통령이 저러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정치인 노무현’의 삶 자체가 망국병이라던 지역주의 타파였기 때문이다. 그가 김영삼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90년에 감행한 3당 합당에 반대해 외톨이가 된 것도 그 때문이다.2000년 16대 총선에서 지역구인 종로를 버리고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해 떨어진 것 역시 지역주의에 굴복하지 않으려는 소신 때문이라 할 수 있다. 그런 그가 보기에 지금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비(非)한나라당 진영에서 추진하는 대통합이라는 것은 노무현만 배제한 호남신당으로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인 노무현’의 한국 정치에 대한 피끓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한 여론은 별로 좋지 않다. 조금 더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지난 5월8일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그동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 이후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던 지지도가 다시 내리막으로 반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이유를 분석하자면 복잡할 것 같지 않다.‘국정운영 안 하고 왜 또 저러냐.’는 것이다. 그동안 ‘싸우면 이긴다.’며 불패신화를 자랑하던 노 대통령이지만 지금까지의 여론흐름만을 보자면 판정패인 셈이다. 다만 국민 입장에서는 범여권이든 구여권이든 그들이 추진하는 대통합이라는 것이 어정쩡한 것만은 분명하다.‘우리가 이기려면 통합해야 한다.’는 논리는 그들만의 명분일 뿐이다. 또 기껏 모을 수 있는 세력도 예전에 뿌리치고 나온 민주당뿐이어서 ‘서부연합 정당’ 복원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총선 때도 민주당 없이 과반을 얻어 풍성한 의석수를 자랑하던 열린우리당이 이제 와서 ‘호남이 하나되어야 한다.’는 논리 역시 감동을 주지 못하는 소리이다. 지난 3년 동안 열린우리당이 보여주었던 무능과 혼란의 ‘잡탕’ 이미지는 정당정치의 근간인 노선과 정책의 모호함 때문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차기 대선주자들은 새로 만드는 대통합 신당이 ‘이기기 위해 노무현을 배제하는 것’ 말고 어떤 원칙, 어떤 노선, 어떤 비전으로 만들어지는지를 먼저 밝힐 필요가 있다. 만일 서로 견주어 봐서 노선과 이념이 다르다면 일단 각자의 길을 가는 것도 정상의 정치이다. 원칙 없이 합쳐 놓고, 안 뜨면 또 싸워서 갈라서는 모습만은 더 이상 안 봤으면 좋겠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
  • [부고] 요정정치 원조 ‘장원’ 창업주 주정순씨

    [부고] 요정정치 원조 ‘장원’ 창업주 주정순씨

    한국 현대 정계의 유명 인물들이 드나들면서 ‘막후정치’,‘밀실정치’라는 말을 탄생시켰던 고급 한정식집의 본산 ‘장원(莊園)’의 창업주인 주정순 여사가 12일 저녁 9시 종로구 내수동 자택에서 지병으로 별세했다.86세. 고인은 지난 1958년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장원을 개업한 뒤 신문로 ‘향원’과 현재의 필운동 ‘장원’으로 자리를 옮기며 영업을 해왔다. 지난 2004년 큰딸인 문수정씨에게 물려주고 은퇴할 때까지 반세기 가까이 고급 한정식집의 전통을 이어온 업계의 ‘대모’였다. 고인은 광주 출신으로 한번 잔치가 벌어지면 보통 열흘 이상 가는 목포의 만석꾼 집안에 시집을 가 부엌일을 맡으면서 호남 전통음식을 익혔다. 장원을 개업한 뒤 특유의 손맛과 친절함에 반한 당대의 정·관계 실력자들을 단골손님으로 유치해 장안 최고의 한정식집으로 자리매김됐다.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도 찾았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등 재벌 총수들까지 거물들이 단골로 드나들면서 한때 ‘한국 정·재계의 중요한 일은 장원에서 결정된다.’는 말까지 나돌았을 정도다. 고인은 음식 맛과 고객관리, 종업원 관리에 엄격해 장원은 ‘한정식집의 사관학교’로도 불렸다. 유명 한정식집인 ‘미당’,‘늘만나’,‘수정’ 등의 주인들은 주 여사 문하에서 음식을 배워 독립했다. 큰딸 문씨는 “어머니는 식사 자리에서 보고 들은 얘기는 절대로 바깥으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가르쳤다.”며 “최근에도 옛날 거물들의 뒷얘기를 들려 달라고 하면 조용히 가슴에 묻고 가겠다는 말씀만 하셨다.”고 회고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였던 고인은 숨지기 전 ‘화장’을 당부, 유해는 평소 고인이 다녔던 교회의 납골당에 안장된다. 빈소는 서울대 병원, 발인은 15일 오전 10시.(02)2072-2012.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뺄셈’의 권력투쟁 朴대博, 그리고 盧心

    대선을 겨냥한 정치권의 권력투쟁이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 갈등은 서로의 공약수를 줄여 차이를 부각시키는 ‘뺄셈의 정치’라는 성격을 띠고 있다. 상대를 굴복시키고 내쫓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식의 이전투구가 이들에겐 권력의지와 정치생명을 건 승부수인 셈이다. 통합하고 덧셈을 해야 할 범여권에서는 참여정부 장관 출신의 일부 주자가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꾀하면서 노골적인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지율 10%의 문턱을 넘는 사람에게 여권 지지층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범여권 주자에게는 떨칠 수 없는 ‘유혹’이자 악수를 자초하는 ‘독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나라당엔 이번 주가 ‘박(朴)대 박(博)’의 분열 또는 봉합의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을 전국위원회에 상정할지를 결정하는 15일 상임전국위원회가 중대 고비가 된다.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어느 한쪽이 밀려나가고, 정치생명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느냐, 이 전 시장이 대타협을 선택하느냐의 두 가지 가능성을 상정할 수 있다.”면서 “휴일과 주초 여론조사에서 이 전 시장이 불리해지면 타협이 모색될 것이고, 박 전 대표의 지지율이 무너지면 극단적 선택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대선구도의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한나라당이 분열하고, 범여권이 ‘호남·충청 연합’을 중심으로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3자구도론,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따로 출마해도, 비노(非盧)와 친노(親盧)의 분열로 정권교체가 가능하다는 4자필승론, 이 전 시장과 ‘반이(反李)’연합이 격돌하는 양자구도론, 박 전 대표의 산업화 세력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는 영·호남 연대론 등이 그것이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는 “한나라당의 내홍은 정치권의 모든 세력에게 대선 국면에서 다양한 전략적 선택이 가능하다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면서 “대선 구도 자체가 상당히 역동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범여권에서는 열린우리당 김근태·정동영 두 전직 의장과 친노 진영의 대립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두 전직 의장이 노 대통령과 통화한 내용이나 회동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면서 감정의 골은 더 깊어지고 있다. 갈등의 본질은 ‘노심(盧心)’으로 압축된다. 두 전직 의장은 청와대 주변에서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정치 동선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친노 진영의 영남신당설,‘선(先)정체성·후(後)대선론’ 등이 의혹의 배경이다. 청와대는 펄쩍 뛴다. 한 고위관계자는 “노심은 각개약진해서 뽑히는 사람을 추인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노 대통령의 유시민 장관 인물평도 같은 맥락이다.“재능이 있고, 노무현 정치에서 일탈한 적이 없지만, 내가 마음에 둔다고 범여권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정치 고수인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마음에 둔 후보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최근 노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특정후보를 거론하거나 노심으로 오해받을 언급을 자제토록 당부한 것도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사이의 간극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ckpark@seoul.co.kr
  • 現정권책임론 탈피용 ‘의도된 反盧’?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김근태·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공격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주자를 공개 비판하는 일도 전례가 없지만, 범여권 대선주자가 대통령에게 대놓고 반발하는 것도 과거엔 볼 수 없었던 현상이다. 두 사람의 전의(戰意)를 부추기는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은 ‘고건·정운찬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는 생존본능 차원일 수 있다. 김 전 의장은 13일 “노 대통령의 공격에 고건 후보가 좌초됐고, 정운찬 총장이 그만뒀다. 정동영과 김근태 역시 공격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독재정권이라고 비판했던 전두환 대통령조차 정권창출을 위해서는 자신을 밟고 가라며 길을 열어줬다.”는 말도 곁들였다. 정 전 의장도 “(노 대통령이)‘정동영 나가라.’고 한 것은 너무 심한 말이다. 어떻게 정동영에게 나가라고 할 수 있느냐.”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더 이상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두 사람의 강경행보를 규정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 이상, 친노(親盧)를 포기하고 반노(反盧)로 가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법하다.”고 했다. 친노의 강을 건너면 그 대안(對岸)엔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있다. 기댈 언덕이 있는 것이다. 마침 그 언덕은 비노(非盧)의 숲으로 무성하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사실 범여권의 주류는 호남”이라며 “이런 사실이 두 사람에게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호남과 DJ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최근 두 사람의 행보는 우연이 아니라는 얘기다. 반노의 강화를 통해 자신들을 옥죄고 있는 ‘2선 퇴진론’의 불식을 노린다는 관측도 있다. 범여권 관계자는 “둘의 대권행보에서 가장 큰 멍에는 현 정권 책임론”이라며 “그들은 지금 친노 이미지를 탈색 중”이라고 했다. 두 사람의 열악한 지지율도 사나운 공격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금 두 사람은 워낙 바닥이기 때문에 뭘 해도 잃을 게 없다.”며 “역설적으로 요즘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고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요며칠 청와대가 비교적 잠잠한 데는 ‘맞서봐야 두 사람만 좋은 일 시킨다.’는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맞물린다. 하지만 반전의 기회를 잡은 두 사람이 공세를 당장 멈출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공격은 더 정교해지고 있다.“역사상 유례 없는 현직 대통령의 여권후보 죽이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김 전 의장의 13일 발언은 ‘피해자 이미지’를 환기시킬 수 있다. 정 전 의장측 정청래 의원은 이날 노 대통령의 측근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으로 공격 대상을 확장했다.“유 장관이 홈페이지에 정동영·김근태 후보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조사를 했는데, 이것은 자당 후보와 대통령을 욕보이는 것이므로 해임과 출당조치를 해야 한다. 간신을 내쳐야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명박 “협상 더 없다”

    이명박 “협상 더 없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경선 룰과 관련한 당 내분사태에도 불구하고 대권행보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 전 시장은 13일 광주 망월동 국립묘지에 참배하고,5·18마라톤 대회에 참가해 5㎞구간을 뛰었다. 전날 광주·전남 당원들과 무등산 등반 대회를 갖는 등 이틀째 호남에서 대권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대선 출마 공식 선언 후 당 내분사태에서 한발 비켜서는 모습을 보이며 대선고지를 향한 ‘마이웨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전 시장은 강재섭 대표가 자신의 중재안이 수용되지 않거나 대선주자간 합의가 없을 경우 대표직과 의원직까지 사퇴하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에 대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면서 “저쪽(박근혜 전 대표측)에서 들어오지 않겠나.”고 반문했다. 강 대표가 대선주자간 합의를 압박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이야기하다 보니까 그렇게 나왔겠지. 생각이야 자유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처음에 (중재안을 수용함으로써)공을 저쪽으로 넘겼다.”며 이번 사태의 키(key)는 박 전 대표가 쥐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 ‘캠프 내부에 양보하자는 기류가 있지 않으냐.’는 질문에 “그런 어리석은 사람이 있나.”라고 반문해 박 전 대표측과 협상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전 시장측은 강 대표의 중재안을 수용한 만큼 더 이상 경선룰에 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강 대표가 자신의 사퇴시한을 상임전국위가 열리는 15일로 못박은 상황이라 그 전에 이 전 시장이 어떤 식이든 결단을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관측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 양金의 유산/이목희 논설위원

    기자로서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을 취재하다 보면 복잡한 감정이 생긴다. 태산을 마주한 듯한 경외감과 동시에 언제까지 한국 정치가 양김씨 그늘에 갇혀 있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금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의 대립 양상은 대통령이 되기 전 양김씨 행적을 빼닮았다. 양김정치는 일정 국민의 지지를 반(半)영구적으로 확보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영·호남이라는 지역기반과 함께 오랜 세월 민주화투쟁을 통해 쌓은 결과물이다. 양김씨는 충성도 높은 지지층을 바탕으로 국회의원을 당선시킬 능력을 갖게 되었다. 특정지역에서 양김씨의 공천은 당선이었다. 때문에 양김씨가 어떤 결정을 해도 수하 세력은 따라왔다. 수시로 당을 깨고 만들 수 있는,‘정치적 신(神)’의 경지에 이르렀던 셈이다. 양김씨는 고정지지층을 바탕으로 선거판을 요리했다.4자필승론,3당합당,DJP 지역연합 등 30% 안팎의 지지율로 당선되는 비법을 다양하게 추구했다. 범여권이 지리멸렬하자 이명박·박근혜씨가 45∼20% 지지율로 오랜 기간 1,2위를 달리고 있다. 여기서 착시현상이 생긴다. 자신의 지지층 대부분은 고정불변이라고. 양김씨처럼 버티고, 깨고, 붙일 능력이 있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다. 1992년 대선을 앞두고 한때 이종찬씨의 인기가 YS를 앞질렀다. 이씨는 탈당했지만 지지층은 따라가지 않았다.97년 대선에선 이인제씨가 비슷한 환상을 갖고 독자출마의 길을 걸었다. 그 역시 실패의 쓴 잔을 마셨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얼마전 이번 대선을 전망하는 책을 냈다. 대선 핵심포인트를 10가지로 요약했는데 첫번째가 ‘대세론은 견고하지 않다.’였다. 양김씨 이후 대선 레이스를 ‘롤러코스터’로 봤다. 누구라도 내리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분의 본질은 경선 룰에 있지 않다. 이·박 두 사람이 그들의 위상을 양김씨와 동렬에 놓는다면 어떤 이유로든 당은 깨진다. 그러나 두 주자는 고정지지층을 놓고 불안해한다. 다자구도의 강렬한 유혹 속에서도 한나라당을 떠나면 패배한다는 심중을 내비친다. 이·박의 최종선택을 지켜볼 일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부모는 납치범 유인… 경찰은 3중 포위망

    30대 가장이 초등생을 납치했으나 부모의 침착함과 경찰의 기민한 초동수사로 검거됐다. 아이는 별 외상 없이 무사하게 풀려났다. 8일 오후 6시28분쯤 충남경찰청으로 남모(8·J초 2년)군의 부모에게서 “아이가 납치됐다.”는 전화가 왔다. 남군의 부모는 6분 전 자신의 아들을 납치한 김모(37)씨로부터 “3000만원을 내놓지 않으면 아이를 영영 못볼 줄 알라.”는 협박전화를 받았다. 관할경찰서인 대전 둔산경찰서는 강력7팀과 과학수사팀을 남군 집에 급파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줄기차게 추적하면서 남군 부모에게 가급적 시간을 끌어달라고 요청했다. 김씨는 남군을 차에 태우고 대전시내를 돌아다니며 20여차례 전화로 협박했다. 집요한 협상 끝에 남군의 어머니가 “지금 집에는 750만원밖에 없다.”고 하자 9일 0시30분쯤 호남고속도로 유성IC 부근에서 돈과 남군을 맞바꾸기로 했다. 경찰은 접선 장소가 정해지자 주변지역을 3중으로 에워쌌다. 어머니가 탄 차 뒤에 일반 승용차로 가장한 경찰 차량 1대가 뒤따랐다. 남군의 어머니는 “대전 노은지구에 최근 이사를 와 반석역밖에 모른다.”면서 범인을 반석역 인근으로 유인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결국 납치범 김씨는 역 주변으로 나와 현금 750만원을 받고 남군을 풀어준 뒤 달아났지만 경찰 70여명이 둘러친 3선 포위망을 뚫지 못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茶의 시배지 하동 화개

    茶의 시배지 하동 화개

    학승(學僧) 두 명이 조주선사를 찾아왔다. 한 학승에게 묻는다.“이곳에 와 본 적이 있는가?” “없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또 다른 학승에게 묻는다.“자네는 와 본 적이 있는가?” “있습니다.” “차나 한 잔 마시게.” 옆에 있던 원주가 이상해서 묻는다.“온 적이 있는 이나 없는 이나 어찌 차 한 잔 하라고 하십니까?” 물끄러미 원주를 바라보고는 “자네도 차나 한 잔 마시게.” 중국 당나라시대 선승 조주선사의 선문답, 끽다거(喫茶去)다. 우리말로 풀자면 “차 한 잔 하시지요.”쯤 될까. 존재의 근원에 대한 심오한 의미를 담은 선문답이라고 하나, 범부(凡夫)의 재량으로는 깊은 뜻을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다. 말 그대로 차나 한 잔 마실 일이다. 우리나라 차의 시배지(始培地)로 알려진 경남 하동의 화개면을 찾았다. 영·호남의 젖줄, 섬진강을 품고 있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지리산 자락을 타고 푸른 융단을 깔아놓은 듯 넓게 펼쳐진 야생차 재배지가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 요즘은 우전차를 지나 세작이 한창 출하되는 시기다.‘한국 최고(最古·最高) 차나무’인 천년차나무가 있는 정금리 도심마을을 비롯, 지리산에 기댄 마을마다 여린 찻잎을 따는 일손들로 분주하다. 하동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섬진강 따라 화개장터에서 쌍계사에 이르는 십리 벚꽃길. 초봄을 화사하게 장식했던 벚꽃이 지고, 그 자리에 자라난 초록잎은 터널이 되어 초여름 더위를 식혀주고 있다. 화개면 등을 중심으로 한 하동지역은 전남 보성권, 제주권 등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차 생산권역을 이룬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재배면적은 많지만, 단위면적당 찻잎의 수확량과 총생산량은 적다. 기계화된 대량생산보다 가내 수작업 형태의 고급 잎차 생산에 치중하고 있다는 뜻이다. ‘명산에 명차 난다.’는 말이 있듯, 지리산 화개지역은 ‘명차’가 날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동군 녹차클러스터기획단 이종국 단장의 설명이다. “지리산 남쪽의 화개, 악양 등 지역은 호리병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따뜻한 공기가 오래 머물지요. 연간 1800㎜에 달하는 강수량과 적당한 일조량도 차가 성장하는 데 적합한 조건을 제공해 줍니다. 장년층 풍화토 지역에 서식하는 야생차의 높이는 20∼30㎝에 불과하지만 뿌리는 2∼3m에 달합니다. 토지의 영양성분을 고르게 흡수해 특정 영양소 결핍현상 등이 없죠.” 천혜의 자연환경 외에도 가가호호 대(代)를 이어 전해져온 덖음기술(제다법·製茶法) 또한 하동을 차 명산지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매화와 벚꽃향기가 자취를 감춘 하동엔 지금 그윽한 다향(茶香)이 절정이다. 글 사진 하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이곳·이것만은 꼭 챙기세요!! # 길성도예 이도다완(井戶茶碗)을 완벽하게 부활해냈다고 평가받는 길성(64)씨가 운영하는 도예공방이다. 이도다완은 은은한 비파색(붉은 황토색)에 매화피(굽에 생기는 결정체)가 특징인 고려시대 다기(茶器).‘도자기 전쟁’이라고도 불려지는 임진왜란 이후 우리나라에는 단 한 점의 사금파리도 남아 있지 않지만, 수많은 도공과 함께 이도다완을 약탈해간 일본은 이를 국보로 지정해 놓았다. 400여년 동안 재현에 공을 들였으나, 실패했다. 길씨가 빚은 찻사발은 국내외 전문가들로부터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건너간 이도다완 진품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055)883-8486. # 맛집 화개면 운수리 쌍계사 입구의 단야식당(055-883-1667)은 스님들이 1년에 한두번씩 별미로 먹었다는 사찰국수(5000원)로 유명한 집. 인공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들깨가루와 버섯 등을 재료로 만든다. 지리산 자락에서 캔 나물들로 만든 각종 요리들도 미각에 신선한 선물을 안겨준다. # 잘 곳 화개면 용강리 쉬어가는 누각(055-884-0151∼2)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 스테이’ 숙박업소. 읍내에서 떨어져 있어 조용하고 한적하다. 건물 앞쪽으로 섬진강 상류의 계곡물이 흐르고, 맞은편 산자락에는 야생차밭이 펼쳐져 있다.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대전 비룡분기점→대전∼통영간고속도로→진주분기점→남해고속도로→하동 나들목
  • 정동영, 이번엔 ‘참여정부 포럼’ 맹공

    노무현 대통령과 ‘막나가는’ 공방을 벌여온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작심하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여기에 정동영계 인사들도 총공세를 펼치며 ‘노-정’ 갈등이 다시 확산일로로 치닫고 있다. 정 전 의장은 9일 청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2·14 전당대회 합의를 깨고 전직 관료 200∼300명과 함께 열린우리당을 사수하기 위한 진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즉각 해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청와대 정무팀이 “대통령은 통합을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힘에 따라 꺼져가는 것처럼 보였던 공방의 불씨에 정 전 의장이 기름을 부은 셈이다. 이는 수개월째 지지율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그냥 무너질 수는 없다.’는 판단하에 대통령과의 대립 구도를 통해 정치적 반등을 노리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는 또 “호남과 충청 연합의 지역주의 정당으로는 승리할 수 없다는 발언이야말로 지독한 지역주의”라며 “DJ(김대중 전 대통령), 노무현을 지지했던 호남·충청의 민심이 지역주의였다는 말이냐.”고 따져 물었다.이날 서울에서는 정동영계 의원들이 기자간담회를 자청, 정 전 의장의 청와대 공격에 보조를 맞췄다. 정 전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박명광 의원은 “현 지도부 중심이라면 수용하겠다는 이유가 지역주의(회귀 반대)도 포기하겠다는 것이냐.”면서 “청와대는 이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청와대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어 박 의원은 “그동안 곡해되고 와전되는 부분만 해명하고 대응했지 (대통령과의)정쟁 개념으로 생각 안 했다.”면서 “하지만 지킬 입장을 지키는 데 음해하고 도전하는 세력에는 응당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을 지낸 김현미 의원은 “‘참여정부 평가포럼’은 이것은 명백하게 열당 사수 전위대”라면서 “반(反)통합 인적 자원 풀(pool)로 준비되고 있다.”며 참여정부 포럼이 정치세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2년 대선 때 인터넷에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당시 노무현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이상호씨는 ‘국민참여1219’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친노가)지금은 사수파로 변종되어 증오와 분열의 정치를 또 준비하고 있다.”며 “(대통령은)친노파들을 지금이라도 물리치십시오.”라고 적었다. 한편 정 전 의장의 주장에 대해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참여정부평가포럼 김만수 집행위원장은 “정 전 의장도 참여정부의 통일부 장관이었던 만큼 아무런 오해 없이 참여정부가 올바로 평가받는 데 힘을 쏟아주길 바란다.”며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우리동네 맛집] 광진구 노유동 ‘벌교집’

    [우리동네 맛집] 광진구 노유동 ‘벌교집’

    서울 광진구 노유동에 있는 ‘벌교집’은 서울에서 좀처럼 맛보기 힘든 새조개 샤부샤부 집이다. 새조개가 많이 잡히지도 않지만 신선도 유지가 어려워 산지에서나 제 맛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벌교집을 추천한 정송학 광진구청장은 상당히 조심스러워했다. 하고 많은 지역 맛집 중 한 곳을 꼽는 게 마땅치 않아서다. 그럼에도 새조개 샤부샤부를 선택한 까닭은 ‘고향의 맛’이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의 고향은 보성군 벌교읍과 이웃한 전남 함평. 함평에서는 새조개가 많지 않다. 결국 어릴 적에 먹어본 새조개는 귀한 추억의 맛이다. 새조개는 한마디로 발이 달린 조개다. 이 발을 이용해 날아다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크고 두툼한 이 발을 식용한다. 서해안에서도 나지만 크기가 작고 살이 얇아 벌교, 여수, 순천의 개흙(영·호남 사투리는 뻘)에서 잡히는 것만 못하다고 한다. 이 집 새조개는 매일 새벽 고속버스를 통해 직송돼 오후 2시쯤이면 상에 오른다. 물 좋은 새조개를 먹으려면 초저녁 시간이 알맞다. 하루 직송량은 40인분 정도인 20㎏. 국물에도 비결이 있다. 김정국(60) 사장은 황태머리, 다시마와 댕기 등 약초를 넣고 매일 6시간씩 푹 끓여둔다. 이 국물에 새조개를 살짝 데쳐서 먹는다. 간간이 미나리, 팽이버섯, 대파 등을 함께 익혀 먹으면 새조개의 고소하고 쫄깃쫄깃한 맛이 한결 산다. 여수에서 실어나르는 갓김치도 감칠 맛을 더한다. 꼬막무침은 별미. 다만 새조개는 12월에서 이듬해 5월 말까지만 맛볼 수 있다.6월부터는 산란기라 먹을 수 없다. 그래서 이 기간 중에는 주요 메뉴가 짱뚱어탕, 서대회, 갑오징어회로 바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산이 좋아 산으로] 전남 영암 월출산

    평지의 저편에서 바라보는 월출산은 더할 나위 없이 강파르다. 인내나 포용 따위와는 함께 할 수 없음을, 산은 제왕의 권좌처럼 거칠 것 없이 솟아오른 능선으로 말한다. 낮게 깔려 있는 평야의 중앙, 산은 하늘을 향해 비수라도 들이대듯이 홀로 솟구쳐 있다. 그러나 산은 그렇게 생뚱맞게 홀로 솟구친 것이 아니다. 넓은 평야가 땅 밑으로 힘을 모아 이곳에 이르러 하늘을 향해 힘차게 치받아 오른 것. 이 땅의 지심(地心)이 월출산을 만들었다. 달뜨는 산 월출산의 원래 이름은 ‘달나산’. 달을 낳는 산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신라 때는 월내악, 고려 때는 월생산(月生山)이라 했다. 이 산의 북쪽과 서쪽 발치에 사는 영암 사람들에게 달은 언제나 사자봉, 매봉, 천황봉, 구정봉, 향로봉이 불꽃처럼 솟아오른 ‘달나산’ 위로 떠오른다. 1988년 스무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월출산은 전라남도 영암군과 강진군에 접해 있다.812.8m의 낮은 높이에도 불구하고 영암벌 들판 한가운데 웅장하게 솟구쳐 있는 모습 때문에 예로부터 신령한 산으로 추앙받았다. 국립공원 가운데 가장 적은 면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그 안에 설악산, 금강산, 북한산, 속리산 등 여러 명산의 절경을 한데 모아 놓은 것 같은 다양한 풍광을 간직하고 있다. 국보 13호 극락보전이 있는 무위사, 국보 50호 해탈문이 있는 도갑사, 구정봉 밑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마애여래좌상(국보 144호) 등의 문화재도 월출산의 자랑이다. 봄에는 도갑사 입구의 벚꽃길이 아름답고, 여름철에는 금릉경포대 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는다. 특히 가을 월출산은 호남의 금강산이란 별명처럼 기암괴석과 단풍이 어우러져 사랑을 받는다. 미왕재 주변 억새밭과 겨울철 상고대 핀 산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천황사∼구름다리∼천황봉∼바람재∼구정봉∼억새밭∼도갑사’ 코스는 북동쪽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월출산의 주능선을 밟는 대표적인 종주 코스다. 천황사에서 도갑사 쪽으로 가는 방향이 조망도 뛰어나고, 문화재관람료도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 곳으로 산을 오른다. 천황사에서 구름다리까지는 오름길이 가파르다. 그리고 가파른 오름 길마다 급경사의 쇠사다리가 놓여 있다. 통천문을 통과해 오르는 천황봉 정상은 넓은 암반으로 되어 있고 조망이 좋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쉰다. 그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정상부는 어느 산이나 빨리 지나가는 게 예의다. 천황봉에서 내려가는 길 곳곳에 전망 좋은 바위 쉼터가 있으므로 좀 더 다리품을 판 뒤에 쉬는 것이 좋다. 통천문 오르기 직전과 천황봉 아래 남근바위 지나 있는 바람재에서 금릉 경포대 계곡으로 내려갈 수 있다. 바람재를 지나면 베틀굴을 가기 직전에 구정봉으로 올라가는 길과 곧장 향로봉 쪽으로 이어지는 길이 나뉜다. 오랜 시간 오르내리기를 반복해 힘이 빠질 즈음이지만 월출산에서 베틀굴과 구정봉을 보지 않는 것은 후회할 일이다. 구정봉 아래 마애여래 좌상을 보려면 500m 정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한다. 억새밭이 아름다운 미왕재까지는 편안한 내리막길이다. 이곳에서 도갑사까지는 계곡을 따라 걸어 내려간다. 총 산행시간은 7시간 정도 걸린다. 글 이영준 사진 김도훈(월간 MOUNTAIN기자) # 여행정보 영암의 유명한 음식으로는 갈낙탕을 들 수 있다. 전라도 한우와 개펄에서 잡은 낙지로 만든 탕인데, 영암의 별미로 꼽힌다. 영양탕을 대신할 만큼 건강식으로까지 평가받고 있으며 맛이 진하다. 학산면 독천리에 갈낙탕과 세발낙지 음식점이 많으며 영암군은 앞으로 이 지역을 낙지거리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갈낙탕으로 유명한 집은 독천식당 064)472-4222, 영명식당 472-4027 등이 있다. 하눌타리가든에서는 생오리 소금구이와 토종닭 양념불고기와 닭육회를 맛볼 수 있으며 식사 후 나오는 흑임자죽 맛이 일품이다.
  • 시청자불만처리위원장 임동훈씨

    방송위원회는 8일 전체회의를 열어 임동훈 방송위원을 신임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했다. 이는 강동순 방송위원회 상임위원이 ‘호남비하, 방송장악’ 녹취록 파문 이후 시청자불만처리위원회 위원장을 사임한데 따른 것이다. 신임 임 위원장의 임기는 강 전 위원장의 잔여 임기인 8월20일까지다.
  •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와 DJ

    [한종태 정치전문기자의 정가 In&Out] 손학규와 DJ

    연말 대통령선거에 임하는 김영삼(YS) 전 대통령과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행보는 역시 차이가 난다.1987년 야권 분열 이후 늘 그렇듯 YS는 행동 우선주의이고,DJ는 복심을 드러내지 않는 심사숙고형이다. YS는 일찌감치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적임자로 마음에 두고 있다. 이 전 시장의 정치적 행사에 참석할 정도로 공개 지지로 봐도 무방하다. 상도동 식구인 서청원 전 한나라당 대표의 박근혜 캠프 행(行)에 대해서도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인 것은 다 알려진 사실. 문민정부의 청와대 비서실장 출신인 박관용 전 국회의장 등이 전직 대통령답게 당내 경선 때부터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는 게 낫겠다는 건의를 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와 민주계 적자(嫡子)라고 생각하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많이 섭섭해 했다. 반면 DJ는 범여권 후보군들의 많은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아직 누구를 지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만이 한나라당에 정권을 내주지 않는 길이라는 점을 여러차례 밝히고 있을 뿐이다. 그런 탓에 DJ의 명시적 지지를 이끌어내기 위한 범여권 후보군들의 애타는 손짓도 점차 노골화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과 갈라서기로 작정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의 행보가 그 중에서도 돋보인다. 정 전 의장은 최근 DJ의 핵심 측근인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을 세 번이나 찾아가 화해를 시도했다고 한다. 국민의 정부 시절인 2000년 12월 DJ가 소집한 민주당 최고위원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권 전 고문의 일선 후퇴를 주장했던, 그래서 ‘배은망덕’의 대표적 사례로까지 꼽히는 정 전 의장이다. 권 전 고문은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 전 의장을 ‘용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DJ의 지지와 곧바로 연결되지 않았다는 게 정설이다. 동교동계의 핵심 인사는 “정 전 의장의 대선 경쟁력에 관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정 전 의장은 DJ가 만든 민주당을 형해화한 장본인 아니냐.”는 말도 덧붙였다. 정 전 의장과 같이 갈 수 없다는 박상천 민주당 대표의 최근 언급과도 맥이 통한다. 이런 와중에 DJ측이 주목하는 인물이 손 전 지사다. 명시적 의사표시는 아니지만, 우호적 시선을 보내고 있는 징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직·간접적인 의사소통은 충분히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박 대표는 손 전 지사는 좋은 파트너라며 따뜻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손 전 지사도 화답하듯 햇볕정책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선진·평화와 연결짓는다. 한·미 FTA가 생존과 번영의 문제라면, 햇볕정책은 남북 또는 동북아 평화를 위해 계승 발전시켜야 할 정책이라고 강조한다. 손 전 지사는 9일 남북 경제협력 세미나를 위해 평양을 방문한다. 그는 한나라당 탈당 후 호남지역에도 상당한 공을 들여왔다. 정치권 빅뱅 조짐이 있는 5월 하순쯤부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겠다는 손 전 지사다. 자신의 지지세력인 ‘선진평화연대’ 주비위도 6월 초에는 햇빛을 보게 한다는 계획이다. 당분간 독자 세력 확장에 주력한 뒤 10월 말이나 11월 초쯤 있을 범여권 후보단일화 게임에 상수(常數)로 등장한다는 복안이다. 물론 손 전 지사측은 새 정치를 하는 마당에 ‘옛날 때’를 묻히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DJ측에서 호감을 갖고 있는 것이 싫지 않은 표정이다. DJ와 손 전 지사의 협력관계가 언제 가시화될지, 이번 대선의 또다른 관전포인트다. jthan@seoul.co.kr
  • 노대통령, 왜 열린우리당 간판 집착하나

    “(집단탈당으로)당이 껍데기만 남으면 내가 복당해서라도 당을 지키겠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게 했다는 말이다. 탈당이 명분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역설적인 언급이란 설명이 붙긴 했지만, 과거 자신이 몸담았던 당에 이만큼 애착을 보인 대통령이 있을까. 노 대통령은 왜 이토록 열린우리당에 ‘집착’하는 것일까. ●‘전국 정당´ 우리당은 자식같은 존재 노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퇴임을 앞둔 대통령은 자신이 역사에 어떻게 남을지, 자신이 정치사에 무엇을 남길지에 노심초사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자신이 창업하다시피 한 열린우리당이 사라지는 것 자체를 ‘정치사 속에서 노무현의 소멸’로 받아들일 만하다는 분석이다. 범여권 관계자는 “지역구도 타파를 정치역정의 제1 명분으로 내세워온 대통령에게 ‘전국(全國)정당’인 열린우리당은 자식과도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했다. ‘호남’과 ‘DJ’(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치적 흡인력은 이런 노 대통령을 한층 예민하게 만들 법하다. 범여권은 어차피 호남이 대주주이기 때문에 열린우리당 간판을 내리는 순간 호남과 DJ를 기반으로 한 ‘옛 민주당’으로 회귀할 것이 뻔하고, 이것은 결국 ‘노무현 시대의 실종’으로 연결될 것이란 우려다. 실제 노 대통령은 통합 움직임에 대해 “결국은 ‘도로 민주당’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수차례 표출해 왔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어떤 측면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공간을 위협하는 가장 큰 그늘은 DJ일 수도 있다.”고 했다. ●DJ 중심 ‘도로 민주당´ 회귀 우려 이런 관측은 노 대통령이 ‘민주당 세력’에 적개심을 품고 있다는 얘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영남 출신의 노 대통령은 호남이 주류인 민주당에서 수모에 가까운 소외를 당했고, 이 때문에 동교동계를 비롯한 옛 민주당 주류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면서 “2002년 대선에서 후보로 선출된 뒤 후보교체론에 시달린 게 단적인 예”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이 이강철·김두관씨 등 영남권 측근들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당 사수’를 고집한다는 분석도 있다. 호남 중심의 범여권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이들 영남권 출마자들은 전멸할 것이란 우려의 발로라는 얘기다. 문제는 열린우리당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이같은 집착이 ‘도로 민주당으로의 집권보다는 차라리 한나라당 집권 하에서 야당하는 게 더 낫다.’는 논리로 비화된다는 점이다. 목포 출신 천정배 의원은 얼마전 사석에서 “노무현의 원칙을 지킬 수 있다면 한나라당에 정권을 넘겨 줘도 좋다는 사람을 보면 귀싸대기를 올려 붙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금의 ‘열린우리당 사수-해체’ 논쟁은 범여권내 영남 중심론 대 호남 중심론, 노무현 중심론 대 DJ 중심론의 충돌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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