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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세상만사 온갖 시름 여기 물안개 품속에 살포시 놓고 가세요

    전남 나주(羅州)의 옛 이름은 금성(錦城)이다. 이게 고려 왕건 때 나주로 바뀐다. 이름은 바뀌었으되 뜻은 변한 게 없다. 금(錦)이든 나(羅)든 비단을 이르는 건 똑같으니 말이다. 대체 뭐가 그리 곱길래 비단 같다는 고을 이름을 늘 달고 다닐까. 나주는 어향(御鄕)이라 불린다. 임금을 낳은 고을이란 뜻이다. 여기엔 버들잎 전설이 깔려 있다. 목마른 남정네에게 버들잎 동동 띄운 물을 건넨 지혜로운 규수 이야기 말이다. 나주시청의 김종순 학예연구사가 전한 이야기를 정리하면 이렇다. 나라 안 몇몇 곳에 비슷한 내용의 버들잎 고사가 전하는데, ‘나주 버전’의 주인공은 고려 태조 왕건과 나주 호족 오다린의 딸이다. 무대는 현 나주시청 앞 완사천이다.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니 건너뛰자. 중요한 건 만남 이후다. 두 남녀는 필경 ‘선수’였던 게다. 만난 첫날밤에 오씨 처녀(훗날 장화왕후)와 왕건은 서둘러 ‘원인’을 만든다. 그로부터 열 달 뒤 ‘결과’를 얻는데, 그가 바로 고려 2대왕 혜종이다. 당시 왕건은 군사 3000여명을 이끌고 후백제의 후방 지역인 금성(나주)을 공략하러 온 참이었다. 주변 다른 지역과 달리 나주는 왕건의 편에 섰고, 이 공로로 고려 성종 때 목(牧)으로 승격된 뒤 일제강점기 전까지 1000여년간 전라도 지역의 핵심 도시로 번성할 수 있었다. 나주시가 내건 슬로건 ‘천년 목사(牧使) 고을’도 이 같은 역사에 기댄 표현이다. 나주의 풍경을 가르는 건 영산강과 금성산이다. 나주를 대표하는 명소들이 대부분 이 강과 산에 깃들여 있다고 보면 틀림없다. 도시 뒤엔 금성산이 우뚝하고, 가운데로 흐르는 영산강이 남북을 가르는 모습, 어딘가 익숙하지 않은가. 한양의 모습을 빼닮았다. 나주를 작은 서울 소경(小京)이라 부르는 이유다. 나주를 가르는 영산강은 전남 담양에서 발원해 광주와 함평, 무안 등을 두루 적신 뒤 목포에서 바다와 만난다. 길이는 136㎞. 한강(515㎞) 낙동강(522㎞) 등에 견주자면 보잘것없는 크기지만 교통로로서의 비중은 결코 뒤지지 않았다. 1970년대 말 강줄기 끝자락에 영산강 하구둑이 세워지기 전까지만 해도 뱃길은 목포항에서 강물을 따라 73㎞나 거슬러 올라갔다. 강줄기를 따라 수많은 나루터가 세워졌는데, 그중 하나가 영산포다. 흑산도 옆 영산도 주민들이 고려 조정의 공도정책에 따라 이주해 살면서 홍어 산지로 이름을 알렸던 바로 그 포구다. 영산포는 일제강점기 무렵 번성했다. 비옥한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내가던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영산포 일대에는 대지주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가 살던 집과 동양척식회사 문서고 등 일본풍의 건물들이 많이 남아 있다. 구로즈미의 집은 나주시에서 인수해 최근 보수를 마쳤다. 올해 말부터 숙소로 사용될 예정이다. 동양척식회사 문서고는 찻집으로 쓰인다. 아름드리 팽나무 아래서 커피 마시는 재미가 쏠쏠하다. ‘S라인’을 그리며 유장하게 흘러가는 영산강을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특급 포인트가 있다. 신곡리 봉곡마을 인근의 정자 금강정이다. 예서 샛길을 따라 10분 정도 오르면 사방이 툭 트인 강 언덕이 나온다. 물안개가 자주 끼는 이맘때면 발 아래로 영산강과 물안개가 함께 흐르는 ‘비단결 같은’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너른 들녘을 하얗게 칠한 물안개는 희롱하듯 강변 산자락을 품었다가 떨쳐 내길 반복하는데, 단언컨대 이 풍경 앞에서 탄성을 내뱉지 않을 사람은 없다. 이 언덕은 가급적 이른 아침에 오르길 권한다. 물안개의 두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선경은 대개 오전 9시를 전후해 홀연히 사라지고 만다. 이제 금성산을 밟을 차례다. 451m로 높지는 않으나 나주의 진산 대접을 받는 산이다. 제가 품은 고을은 진작 나주로 이름을 바꿨지만 스스로는 여태 옛 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금성산에 들면 먼저 다보사를 찾을 일이다. 산비탈을 따라 세워진 소담한 절집이다. 김종순 학예사는 “일제가 대처승 제도를 도입하는 등 조선 불교를 흠집 내고 탄압할 때 꿋꿋하게 이를 거부하며 한국 불교의 법맥을 이어 온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다보사에서 잊지 말고 봐야 할 게 대웅전과 명부전의 불단을 장식하는 조각품이다. 꽃병 등을 조각해 뒀는데 이게 한국식 꺾꽂이의 원형이라는 것. 이는 꽃꽂이가 일본에서 시작돼 전파됐다는 주장을 뒤집는 증거라고 한다. 수수하면서도 정교한 대웅전 꽃문살도 빼어나다. 보물(제1343호)로 지정된 괘불탱도 아름답다던데 아쉽게도 이를 직접 볼 기회는 없었다. 다보사 앞쪽의 금성산 둘레길을 따라 휴양림 방향으로 15분쯤 걸어가면 난데없이 초록빛 세상이 펼쳐진다. 야생 차밭이다. 사방이 단풍으로 불붙고, 흰 눈에 덮여도 늘 푸른 빛을 잃지 않는 공간이다. 고려시대 임금께 진상했던 뇌원차도 이곳에서 비롯됐다. 흰빛의 녹차꽃은 10월부터 피기 시작해 12월이면 대부분 진다. 면적은 8㏊에 이른다. 자박자박 걸으며 푸른 빛을 완상하기 좋다. 이맘때 볼거리 딱 세 가지만 더 얘기하자. 메타세쿼이아길, 쌍계정, 노안천주교회다. 메타세쿼이아길은 전남산림환경연구소 진입로에 조성됐다. 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숲길에 견줘 짧지만 폭이 좁고 안온해 ‘사진발’을 잘 받는다. 쌍계정은 영암의 구림, 정읍의 태인 등과 더불어 조선시대 호남의 3대 명촌으로 꼽혔던 노안면 금안 마을에 있다. 세월의 흔적 더께로 쌓인 정자도 좋지만, 건물 앞뒤를 지키고선 아름드리 푸조나무와 느티나무의 자태가 더없이 빼어나다. 노안천주교회는 쌍계정과 이웃했다. 나주 최초의 성당으로, 근대문화유산 제44호로 지정된 붉은 벽돌의 단층 건물이 인상적이다. 교회가 깃든 마을 이름은 ‘이슬촌’이다. 주민 대부분이 천주교 신자인 마을이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때 이색 마을 축제를 연다. 글 사진 나주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지역번호 061) →가는 길: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천안논산고속도로를 이용해 호남고속도로 광주요금소를 지난 뒤 광산이나 산월 나들목으로 나와 광주 제2순환도로를 탄다. 순환도로 요금소를 빠져나와 13번 국도를 타고 들어가면 나주에 닿는다. 서해안고속도로 함평나들목을 이용할 수도 있다. KTX를 타고 가는 방법도 있다.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3시간 걸린다. →맛집:영산포 홍어의 거리에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337-5000) 등이 이름 났다. 나주곰탕은 시내 목사내아 일대에 몰려 있다. 하얀집(333-4292), 노안집(333-2052), 남평식당(334-4682)이 유명하다. 구진포 쪽엔 장어거리도 조성돼 있다. 영산나루(332-2131)는 동양척식회사 문서고와 한 울타리에 있는 찻집이다. 영산포 등대 바로 뒤에 있다. →잘 곳:단연 ‘목사내아’다. 옛 나주목사가 기거하던 한옥집인데 리모델링을 마치고 곧 문을 열 예정이다. 330-8831. 나주시청 부근과 동신대 일대에도 깔끔한 모텔들이 몰려 있다.
  • “대권, 야망의 목표 아니다… 열심히 걸어가다 보면 미래 보일 것”

    “대권, 야망의 목표 아니다… 열심히 걸어가다 보면 미래 보일 것”

    지난 23일 충남 천안에서 열린 안희정(49)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에는 정계 거물 등 3000여명이 몰려 최근 그에게 쏠리고 있는 ‘정치적 무게’를 실감케 했다. 안 지사는 최근 충청권의 차세대 인물로 부상하면서 중앙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회의록 논란 과정에서 문재인 의원의 정치적 입지가 축소되고 다른 경쟁 주자들이 뚜렷하게 부상하지 못하면서 민주당 내 안 지사 역할론도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그런 만큼 그의 행보와 말에 실린 정치적 ‘함의’는 요즘 정치권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안 지사는 2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 의향 등 대권과 관련해 “야망의 대상으로 가져야 할 목표는 아니다”라며 “제가 도지사가 될 줄 누가 알았나. 지금 열심히 걸어가면 나오는 것이 미래”라고 여운을 남겼다. 그는 또 진보와 보수 진영으로 가르는 20세기적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를 해 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강조했다. →출판기념회에 3000명이 모였다. 그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지방정부 책임자로서 3년 반 동안 느낀 소회를 대한민국에 보고드리고 싶었고 제안드리고 싶었다. 긍정적으로 평가해 줘 보람을 느낀다. →현실은 냉혹하다. 충남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매우 낮은데 극복할 수 있겠나. -충남 도민들이 정당 지지율과 상관없이 지지해 주시고 있다. 자기가 가진 소신만큼 열심히 하다 보면 시대의 쓰임새가 있다면 쓰일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또 다른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것 이외에 다른 고려는 없다. 연임이 허용된 지자체장들은 그동안 해 왔던 일들을 계속 추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냐고 물어야 하는 게 의무다. 그동안 벌여놓은 일에 대한 책임이기도 하다. 첫 번째 임기의 연장성과 일을 성실히 하는 게 연임에 도전하는 목적이고 이유이기 때문에 별도의 선거 전략은 없다. →정치인 안희정의 장단점은. -모진 소리를 잘 못한다. 예전에는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생각했는데, 하나의 소신으로 삼고 있다. 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정치 영역에서 남의 얘기를 하거나 남을 비판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국민의 합의를 얻어 내는 게 논쟁이다. →책 속에 ‘더 좋은 민주주의’라는 말이 나오는데. -지나온 역사가 악하다고 지울 수 있겠는가. 지울 수 없다. 역사는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하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과거에 대해 각자가 인정하는 것만 인정해 국가의 역사 통합성이 떨어지고 있다. 생산적 논의를 토대로 더 좋은 민주주의를 만들어 가자고 제안한 것이다. →민주당 내에서 친노(친노무현)의 강경함이 얘기되는데. -그것도 너무 표피적이면서 있지도 않은 사실에 기초한 지적이다. 친노가 어디까지냐고 물으면 아무도 답을 못 한다. 민주당과 야권의 분열을 바라는 분들이 올가미식으로 지어낸 것이다.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멀고 가까운 사람이 있다. 모든 정치인과 국민들께서 ‘너는 누구파’라고 이름을 짓는데, 구체적인 정책과 내용으로 그룹 짓는 것이 필요하다. →친노는 폐족이라고 말했었는데. -정파의 존재로서 친노는 없다. 친노라고 하면 제가 대표적인 친노 아니겠나. 애매하다. 일부에서는 안희정은 다르다고 말한다. 폐족이라고 한 것은 마지막까지 참여정부를 지켰던 분들이 책임 있는 반성을 해야겠다는 의미였다.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 개념이 아니다. 여의도에서 친노를 하나의 정파처럼, 실체처럼 이야기하는데 참여정부 이후 의미가 없다. →친노나 안희정에게 노무현이란. -그것은 너무 오래전 이야기다. 어찌 됐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의 정체성 자체다. →1987년 개헌 이후 보수 10년, 진보 10년, 보수 10년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정권 교체의 역사로 보면 그럴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모두 독재 대 반독재, 민주화 대 독재, 성장과 분배, 안정과 민주화 등 20세기 개념으로 편을 나눴다. 20세기 진보·보수로는 현실 문제를 아무것도 풀 수 없다. 조선시대 복식 논쟁이나 마찬가지다. 복식 논쟁을 한다고 해도 조선의 국운이 결정되는 것도 아니었다. 20세기 때의 패러다임을 가지고 싸우면 그것은 현실의 문제에 대답해 줄 수 있는 정치가 안 된다. 그래서 새 정치가 안 되는 것이다. 20세기의 잔영 속에서 국가를 운영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새 정치는. -정치의 혐오 의식을 기반으로 출발해서는 오래가지 못한다는 충고를 했을 뿐이다. 국민들이 사랑해 줘서 안철수가 있는 것이니 존중해 줘야 하고, 어떻게 힘을 모으고 어떻게 연대해야 하는지 지도자들이 노력해야 한다.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주문을 해 달라. -가장 쉬운 대화가 중요하다. 힘으로 제압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제압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건 제압되는 게 아니다. 대화를 통해 여당과 집권 세력은 맏이가 돼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국가보안법, 사학법 개정 때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4~5개월 데모하니까 대화를 통해서 풀어 가지 않았나.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 화끈하게 멱살 잡고 끌고 가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집권 세력이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이끌어 가야 한다. 좀 더 야당과 대화하는 자세로 국정을 이끌어 줬으면 좋겠다. →충청 인구가 호남보다 늘어 의석수가 늘어야 한다고 한다. 충청권이 주목받는 데 대한 소회는. -충청도는 개방화된 지역이다. 개방성과 통합성이 특색이다. 지역주의를 극복하는 중심 지역이 될 것이다. 통합과 개방을 확대해 갈 것이다. →중앙 정치 무대에서 충청권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 안 지사도 대망론의 대상으로 거명되는데. -거론해 주시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 그런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내린 결론은 그걸 목적하고 그걸 바라고 뛸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야망의 대상으로 가져야 할 목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제가 도지사가 될 줄 누가 알았나. 우리 사회 구성에서 정치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내가 가진 현실에서 최선을 다해 걸어왔고 여러 가지 이유로 도지사를 시켜도 좋다고 생각해서 된 것 아닌가. 지금 열심히 걸어가면 나오는 것이 미래다. 좋은 평가가 있지만 먼 얘기처럼 들린다. →도지사로서의 3년간을 평가해 달라. -한국의 지방자치가 아직 완성되지 못한 것이 현실임을 여실히 느낀 3년이다. 중앙정부가 기획, 설계권을 가지고 있어 지방정부의 한계가 많다. 그럼에도 민관 협치 행정이나 마을의 주민자치, 풀뿌리 지방자치 등을 열심히 실천한다고 자부한다. →한·일 관계가 좋지 않다. -충남은 일본 구마모토현과 30년간 교류하고 있다. 올해 30년 기념식은 양측 지사가 상대 측을 방문해 도민들과 함께 했다. 한·일 관계가 좋지 않은데 이럴 때일수록 민간과 지방자치단체들의 교류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국가 이데올로기로는 부딪치지만 아시아 지역 주민들로서는 부딪치지 않을 주제다. 일본 정치인들이 국가주의라는 낡은 이념으로 정치를 하기 때문에 국가 간 분쟁이 된다. 일본도 한국에 투자해야 하고, 한국도 마찬가지이기에 교류를 심화시켜야 한다. 일본 국가 지도자들의 잘못된 정치 신념에 대해서는 국가적으로 대응할 것은 하더라도 주민 차원의 교류는 확대해야 한다. 진행 이춘규 선임기자 홍성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2013 공직열전] 보건복지부 (상) 실장 및 기획조정실 국장급

    [2013 공직열전] 보건복지부 (상) 실장 및 기획조정실 국장급

    보건복지부는 최근 사회적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정부 부처 중 하나다. 2005년 50조원 수준이던 복지지출 규모는 내년에 106조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기초연금 도입 문제를 비롯해 4대 중증질환, 무상보육, 진주의료원, 저출산고령화, 영리병원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정책이 모두 복지부와 관련돼 있다. 복지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정책추진은 그만큼 힘들어지고 있다. 여전히 ‘성장이냐 복지냐’라는 이분법과 ‘복지는 낭비’라는 일부의 편견을 극복하는 것이 만만치 않은 과제로 남아 있다. 우선 복지부 정책을 총괄하는 실장들과 기획조정실 소속 국장급들을 소개한다. 복지부에는 21명의 실·국장이 있다. 원래는 24명이지만, 최근 인사 이동으로 3자리는 공석으로 남아있다. 양병국 전 공공보건정책관은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류호영 사회서비스정책관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장으로, 이원희 인구아동정책관은 국민연금공단 기획이사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실·국장의 면면을 살펴보면 두 가지 특징이 눈길을 끈다. 먼저 현재 직책을 오랫동안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2년째 일하는 건 보통이고 2년을 훌쩍 넘긴 간부도 적지 않다. 그만큼 전문성이 요구되는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진영 전 복지부 장관도 대규모 인사를 하지 않고 기존 실·국장을 큰 틀에서 중용했다. 두 번째는 호남 출신과 성균관대 졸업자가 다른 부처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성균관대 출신은 7명으로 최대 학맥이다. 지역별로 호남 출신이 7명으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정부 부처에서 흔치 않은 사례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지금은 다르지만, 오랫동안 계속된 호남차별과 ‘복지부는 힘없는 곳’이라는 현실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 당시 많은 정부부처에서는 참여정부에서 중용됐다거나 호남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사에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적지 않았지만 복지부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다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전만복 기획조정실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과정에서 보건의료 부문 협상을 무리 없이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미 대사관을 비롯한 오랜 해외 경험 덕분에 국제통상 쪽을 접해본 것이 큰 힘이 됐다. 주경야독으로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도 받았다. 합리적인 성격으로 직원을 잘 포용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최영현 보건의료정책실장은 4대 중증질환과 보건산업 수출 등을 지휘하고 있다. 건강보험정책관과 장애인정책국장,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 등 복지 업무를 많이 다뤘다. 기초생활보장과장으로서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준비할 당시 ‘재산소득환산제도’를 도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박용현 사회복지정책실장은 선비 스타일로 건강보험정책관, 노인정책관 등을 역임했다. 2005년 중국산 김치의 기생충 알 파문 이후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 정책홍보관리본부장에 임명돼 사태 수습을 이끌었고 이후 복지부 대변인도 역임했다. 이태한 인구정책실장은 사회복지통합관리망(행복e음)을 구축한 주역이다. 전산직 못지않은 정보통신 전문가로 통한다. 사무관 당시부터 사무실 컴퓨터가 고장 나면 그를 찾았다는 얘기는 지금도 유명하다. 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와 포괄수가제 도입을 총괄했다. 최성락 대변인은 식품안전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식품정책과장과 식약청 식품안전국장 등을 거쳤고 ‘식품위생법의 이해’(2002년)라는 책도 집필했다. 지난해 1월부터 2년 가까이 대변인으로 일하고 있다. 이상인 감사관은 복지부 실·국장 가운데 유일한 7급 공채 출신으로 노인지원과장과 기초노령연금과장, 보육기반과장 등을 거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감사담당관으로 일하다 올해 6월 감사관으로 승진했다. 장재혁 정책기획관은 건강보험정책관으로 일할 당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직접 글을 올려 포괄수가제를 설명하는 등 업무 추진에 저돌적인 면이 있다. 2011년 부임한 이경렬 국제협력관은 외교부 경제기구과장과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지낸 외무관료 출신이다. 한·미 FTA에 따른 보건의료 현안 등 국제통상 쪽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인사]

    ■LG전자 ◇부사장 승진△SCM그룹장 강태길△세탁기사업담당 이호△창원생산그룹장 한주우◇전무 승진△평택생산그룹장 김주형△MC연구소플랫폼그룹장 김형정△MC미국마케팅담당 마창민△중남미지역대표(파나마법인장 겸임) 박세우△세무통상담당 배두용△브라질법인장 변창범△MC북미영업담당 이연모△TV사업담당 이인규△특허센터 특허전략·상표디자인팀장 전생규△미국법인장 조주완△노경담당 황상인◇상무 신규선임△남경디스플레이생산법인장 구호남△미국법인 산하 AE담당 김영은△사업기획담당 산하 김종현△세탁기드라이어사업실장 김종호△냉장고개발담당 산하 김현진△경영전략담당 노진서△GSMO B2B그룹 산하 민승홍△중국법인 화서담당 박승민△VE선행담당 박태화△CTO기획관리담당 배동수△사우디법인장 안득수△MC연구소 P2산하 여인관△대외협력담당 윤대식△MC피쳐폰담당 윤동진△HE연구소 선행연구실장 이기동△SBC컨텐츠담당 이상우△PC연구실장 이성호△GSMO브랜드매니지먼트담당 이정석△TV&AV북미영업담당 이천국△MC Sprint KAM 정수헌△MC연구소 P1산하 정호중△HE사업개선담당 조광희△세탁기생산담당 조재래△유럽B2B법인장 최영준△MC연구소 D1산하 최용수△한국커머셜기업담당 허재철△CTO실리콘밸리연구소장 사무엘 창 ■LG하우시스 ◇전무 승진△최고재무책임자(CFO) 김홍기◇상무 신규선임△품질·안전환경담당 박노웅△연구소장 이민희△표면소재사업부장 김광진△정도경영담당 이기혁◇전입△신유통·마케팅부문장(전무) 김명득 ■LG디스플레이 ◇부사장 승진△TV 사업부장 황용기△OLED 패널 그룹장 차수열◇전무 승진△TV개발 그룹장 김명규△기술전략 그룹장 송영권△OLED TV 개발1담당 오창호△IT·모바일 영업·마케팅 그룹장 이동선◇상무 승진△중국경영관리담당 강승모△IT·모바일 개발5담당 김성호△TV 개발2담당 김점재△TV 마케팅담당 박종선△OLED 패널 개발담당 신우섭△연태법인장 이중희△IT·모바일 영업4담당 이창원△LTPS 기술담당 최홍석 ■GS에너지 ◇상무 신규선임△경영기획부문장 이태형 ■GS칼텍스 ◇전무 승진△생산2공장장 이두희△GS엠비즈 대표이사 장인영◇상무 신규선임△수급부문장 장창수△RM부문장 최우영△HCR부문장 오영철△영업기획부문장 이강영△서부소매사업부문장 하홍식△대외업무부문장 이영원◇전입△북경법인장 김태오 ■GS파워 ◇전무 승진△마케팅부문장 조효제◇상무 신규선임△기획·재무부문장 한기훈 ■해양도시가스 ◇전입△대표이사 고춘석 ■서라벌도시가스 ◇전입△대표이사 조항선 ■GS리테일 ◇전무 승진△전략부문장 김준경◇상무 신규선임△수퍼사업부 SD부문장 남시원△경영지원본부장 오진석 ■GS홈쇼핑 ◇상무 신규선임△해외사업부장 김원식 ■GS EPS ◇상무 신규선임△영업전략부문장 이재덕 ■GS글로벌 ◇상무 신규선임△생활물자사업부장 안운진 ■GS건설 ◇전무 승진△건축사업본부장 우무현△전력사업본부장 강철희△재무본부장 김태진△인재개발실장 박병창△UAE수행담당 승태봉△ERC프로젝트담당 안선식◇상무 신규선임△통합공무구매실장 최귀주△마리나 사우스 PD 백휘△남아시아엔지니어링센터장 임종민△플랜트구매1담당 오민석△홍보담당 허태열△토목1담당 박정수△플랜트해외영업지원담당 이우찬△건축기전담당 이용우△플랜트 서브사하라지역담당 서광열△토목프로포절담당 조성한△토목해외프로포절담당 고병우△플랜트수행설계2담당 이몽룡△KLPE 프로젝트 PM 서상수△PP-12복합화력발전소건설공사 PM 이동민△플랜트공사담당 이광일
  • 이계안 민주당 탈당 안철수 진영 합류할 듯

    이계안 전 의원이 지난 26일 민주당에 탈당계를 제출해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에 합류할 것으로 27일 알려지면서 안 의원의 독자 세력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28일 안 의원의 신당 창당 관련 기자회견을 계기로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 러시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3선의 김효석 전 의원도 민주당을 탈당해 안 의원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당초 안 의원 측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비호남권 출신의 민주당 중진 의원 일부와 장세환 전 의원, 앞서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수 전 의원 등은 안 의원 측 합류 가능성을 부인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전북 완주 공약이행률 95% 호남권 ‘으뜸’

    임정엽 전북 완주군수가 전국에서 공약을 가장 잘 지킨 자치단체장으로 선정됐다. 21일 완주군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따르면 임 군수는 최근 3년간 공약을 잘 지킨 전국 기초단체장 8명 가운데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임 군수는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5개 분야 56개 사업을 민선 5기 공약으로 제시해 95.2%의 공약이행률을 보이고 있다. 이는 호남권 기초단체장 가운데 최고의 성적이다. 분야별 공약이행률은 복지정책 99%, 농업분야 94.5%, 교육정책 95% 등이다. 임 군수의 공약이행률이 높은 것은 표를 의식한 무모한 공약을 배제하고 자치단체의 재정여건 등을 감안해 실현 가능한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 매니페스토 약속대상 최우수상을 시작으로 임 군수는 2011년 매니페스토 일자리 분야 최우수상, 지난해 매니페스토 공약이행분야 최우수상에 이어 올해까지 4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임 군수는 오는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매니페스토실천본부 주관 우수사례 도서발간 출판기념회에서 이 같은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지난 3년간 민선 5기 기초단체장 공약 1만 1035개 가운데 1차로 139개 사례를 우선 대상으로 선정해 엄정한 심사를 거쳐 24개 우수사례를 선정했다. 선정된 우수사례는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지역 자치구 15개와 경주시 등 5개 시, 완주군을 비롯한 4개 군이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광주 수완지구 ‘골드클래스’ 모델하우스, 21일 개관

    광주 수완지구 ‘골드클래스’ 모델하우스, 21일 개관

    (주)골드클래스가 21일 광주 서구 쌍촌동(956-7번지)에 ‘수완2차 골드클래스 에듀파크’ 견본주택을 개관한다. ‘수완2차 골드클래스 에듀파크’는 수완지구에 공급된 적이 없는 전용면적 68㎡와 77㎡ 중소형 228세대로 구성돼 있다. 전 세대 정남향 판상형 배치로 통풍과 채광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중소형평수이지만 짜임새 있는 수납공간과 각방구조로 대형과 같은 여유를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 중에서도 1층, 2층, 4층은 복층형 구조로 다락 크기의 넉넉한 수납공간을 마련해 주부들의 편의를 도모한 점이 눈길을 끈다. 단지 바로 앞에 도보통학이 가능한 고실초, 성덕초•중•고교가 있어 교육여건이 우수하며 신완공원이 맞붙어 있어 쾌적한 자연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자녀들의 생태교육까지 가능하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수산유통센터 등 복합문화시설이 인접해 있고 병원, 관공서, 금융기관 등 편의시설 및 중심상업지구와의 접근성도 우수하다. 특히 취득세, 양도소득세 감면 등 새 정부의 부동산정책의 수혜대상이기도 한 골드클래스는 경기변동에 강한 중소형인 만큼 신혼부부, 인근지역 전세거주자, 노후안심투자처, 주택임대사업 등에 가장 적합한 주택상품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수완지구에 더 이상 아파트를 공급할 부지가 없다는 점에서 수완지구의 마지막 가치로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수완지구에 골드클래스 1차를 입주시킨 (주)골드클래스는 중흥건설, 호반건설 등과 함께 호남지역을 대표하는 주택전문건설업체로서 2001년 설립 이래 호남권 및 인천 청라지구부터 울산, 세종 등 전국에서 우수한 사업실적을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품질과 구조면에서 매번 호평을 받아온 우수건설업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野 “朴대통령, 대선공약 파기·불통” 與 “서울시, 땅 투기꾼들 이익 대변”

    野 “朴대통령, 대선공약 파기·불통” 與 “서울시, 땅 투기꾼들 이익 대변”

    19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야당은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박근혜 대통령을 겨냥해 맹공을 가했다. 여당은 박원순 서울시장 ‘때리기’와 함께 정홍원 국무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종북세력’의 이적행위에 대한 의견을 물으며 우회적으로 야당을 비판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은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 “이명박 전 대통령 등 전임 정부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며 특검 도입을 주장했다. 이에 정 총리는 “범죄 혐의가 있다면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하리라고 보고, 성역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완곡하게 반대했다. 정 총리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른바 ‘신386’(30년대생으로 80대를 바라보고 있는 60년대 사회진출 인사들) 인사들의 기용에 대해서는 “경륜과 경험, 전문성을 갖춘다면 나이에 구애받을 일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또 정부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심판 청구를 박 대통령의 해외순방 중에 한 이유에 대해 “법무부에서 그 무렵 결론이 났고, 박 대통령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의 대선공약 파기와 ‘불통’ 문제도 집중 제기했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박 대통령은 대한민국을 불신과 불통의 ‘쌍불’ 시대로 만들었다”면서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순방정치’에만 몰두하며 지지율 올리기에 급급하다”고 힐난했고, 양승조 의원은 “박 대통령의 공약이 이렇게 수정될 줄 알았다면 국민들은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을 것”이라면서 “이건 공약 파기가 아니라 사기이며,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또 “이번 정부 장·차관급 인사 195명 가운데 부산·경남(PK) 출신만 39명(20%)에 달한다”며 박 대통령의 편중 인사도 꼬집었다.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박 시장을 집중 공격했다. “구룡마을 게이트에 대해 고발하고자 한다”고 운을 뗀 김 의원은 “현재 1200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국내 최대 무허가 판자촌 개발사업과 관련해 박 시장이 자신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땅 투기꾼의 이익을 대변하며 대토지주만 배불리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 서울 동작구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조성과 종로구 세운상가 리모델링 사업에 각각 500억원, 1000억원의 예산 낭비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등 박 시장만을 겨냥해 집중타를 날렸다. 그러자 민주당 의원석에서 “김 의원은 서울시의회로 가라”는 비난이 날아들었다. 이장우 의원은 구룡마을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와 국정조사를 요구하며 김 의원을 거들었다. 이 의원은 또 “충청권이 호남보다는 인구가 많은데 의석수는 다섯 자리 적다”며 지역별 의석수 불평등 문제를 지적했고, 정 총리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 국회에서 논의해 달라”고 답했다. 노철래 의원(새누리당)은 “종북의 숙주 역할을 했던 민주당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종북 척결에 앞장서라”고 촉구했고, 이철우 의원(새누리당)은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충청 의석수 憲裁 판단 앞서 공론화로 풀어야

    새누리당 충청 지역 의원들이 의석 증원의 당위성을 주장하며 그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충청 지역과 호남 지역의 인구는 지난달 기준 각각 526만 8000명과 529만 1000명 남짓인데 국회의원 의석수는 충청 지역이 25개인 반면 호남 지역은 30개나 된다는 것이다. 충청 지역 주민의 참정권을 제한하고 헌법상 평등원칙을 위반한 것이니 헌재(憲裁)가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 헌소(憲訴)의 요지다. 나아가 제20대 총선을 치르는 2016년에는 충청 지역 인구가 호남권 인구보다 30만명 이상 많아지는 상황이 된다고 강조한다. 헌소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당의 충청 지역 의원들도 다르지 않은 생각인 듯하다. 이들도 표의 등가성과 지역 대표성을 고려해 선거구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는 뜻을 이미 지도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충청권 의석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동안 국회는 총선이 있을 때마다 인구 변동을 감안해 선거구를 조정해 왔다. 인구가 크게 늘어난 선거구는 나누고, 인구가 줄어든 선거구는 이웃 선거구와 합치는 작업은 합리적으로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여야는 정치적 이해에 따라 선거구를 새로 짜곤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민간인으로 이루어진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하는 의견을 듣는 절차가 있지만 형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이었으니 당 내에서 목소리가 큰 영남과 호남 지역 의원들이 선거구 획정에서도 상대적인 이익을 누려 온 것이 사실이다. 여당 충청권 의원들이 헌소과 함께 당내 ‘역할론’을 펴고 있는 것은 이런 분위기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치권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헌재의 판단에 맡기는 것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여당 충청 지역 의원들도 호남 의석수를 줄이자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 만큼 얼마든지 대화로 풀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 여야는 선거구 문제에 대해 하루빨리 머리를 맞대기 바란다. 또다시 총선에 임박해 쫓기듯 마주 앉아 불합리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될 것이다. 선거구획정위를 정치권에서 독립시켜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선거구획정위의 결정에 구속력이 있어야 의원 개개인의 이해관계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 與 충청 중진의원들 당권 꿈꾸나… 세싸움 가시화

    새누리당 내 충청권 목소리가 한층 커지면서 충청 중진의원들의 세(勢) 싸움도 가시화되고 있다. 10·30 재·보선으로 당에 복귀한 서청원 전 대표에 이어 3선 정우택(충북 청주상당) 최고위원, 이완구(충남 부여·청양) 의원이 충청 의석수, 세종시 지원을 내걸고 경쟁을 시작했다. 이들은 영남권이 절대계파인 당내에서 ‘캐스팅보트’ 주자가 아닌 잠재적 당권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14일 헌법재판소에 국회의원 의석수의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는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올해 충청권 인구가 526만명으로 호남권을 1만여명 추월했는데도 의석수는 충청권(25석)이 호남권(30석)보다 5석이나 적어 헌법상 평등권과 참정권이 침해당했다는 주장이다. 정 최고위원은 전날 충청권 의원 25명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충청권 표가 홀대받고 있어 선거구 조정이 필요하다”면서 “표의 등가성과 형평성 부분에서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충청 후보 띄우기’에도 골몰하고 있다. “서울에 호남권 인구가 35%, 영남권이 27%이지만 충청권 출신도 22%나 된다. 이들을 결집시키지 못하면 내년 서울시장은 승산이 없다”는 게 정 최고위원의 논리다. 앞서 이완구 의원은 ‘세종시 연대’를 고리로 한발 치고 나간 모양새다. 그는 자신과 동향인 6선 이해찬(세종) 민주당 의원과 13일 오찬 회동을 하고 세종시설치특별법 및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 등 세종시 법안의 연내 처리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두 사람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1차 남북정상회담 때 국회 대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함께 방북한 인연을 갖고 있다. 이완구 의원은 “세종시에 관한 한 여야가 따로 없다”며 외연을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충남도지사 시절인 2009년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해 지사직을 사퇴하는 등 세종시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면서 “당내 세종시 지원특위 위원장으로서 정몽준·이인제·정희수 의원 등 중진들을 직접 섭외해서 모셨다”고 말했다. 내년 전당대회와 차기 총선을 앞두고 ‘충청권 대표론’도 곧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합당으로 새누리당에 복귀한 6선 이인제 의원도 당내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하며 활동을 재개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新야권연대 출범] 일단 한발만 걸친 安…참여한다, 올인은 아니다

    “참여는 한다. 하지만 올인은 아니다.” ‘신야권연대’의 주요 변수가 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태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안 의원의 행보에 대해 한 정치권 인사는 10일 “거대 정국 이슈에 존재감 부재를 지적받았던 안 의원이 신야권연대로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독자 세력화를 추구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안 의원은 신야권연대에 사안별 참여를 주장하면서 범야권 공조 등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날도 안 의원은 민주당이 국가기관의 불법 대선 개입에 대한 특검을 수용한 것에 대해 환영하면서도 “특검을 관철하는 수단으로 국회 일정을 미루거나 예산안과 연계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 측은 “‘특검’이 국회 정쟁의 수단이 되는 것을 반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8일 국가기관의 대선 불법 개입에 대한 특검 도입을 요청하며 국회 일정을 하루 보이콧했다. 안 의원은 “국회는 국민의 삶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있다. 어떤 이유로도 정치가 그 임무를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개별 세력화에는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 네트워크 ‘내일’의 지역 조직을 담당할 전국 12개 권역 466명의 실행위원 명단을 추가로 발표했다. 이미 발표한 1차 호남 지역 실행위원 68명을 포함해 실행위원은 총 534으로 늘어났다. 아직 발표하지 않은 강원·대구·경북 지역의 실행위원도 이달 중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실행위원들은 상당수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행위원에는 김귀동 전 전주지방법원 판사, 김성연 동아대 통계학과 교수, 김지희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 도누안 애밀리아 통역사, 변영철 변호사, 송귀근 전 광주시 행정부시장, 신명식 대전시 시민아카데미 대표, 신언관 전 전국농민단체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 내일 측은 “개방성·전문성·참신성을 두루 고려했고 정치권 인사에 편중되지 않고 여성·청년·시민사회·학계·노동계·법조계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고루 참여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뉴스 분석] ‘新야권연대’ 12일 출범…정치권 또 강대강 대치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 사건 대응 범야권 연석회의’가 12일 출범한다. 민주당, 정의당,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참여하고 일부 시민단체와 종교계도 가세했다.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형성된 ‘야권 연대’와 유사한 형태로, ‘신(新)야권연대’라 할 수 있다. 현안 누적으로 강대강 대결이 첨예화되고 있는 여야 관계나 연말 정기국회 법안 및 새해 예산안 처리 등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정치적 연대는 한번 결성되면 어느 일방이 비난을 감수하고 손을 떼지 않는 한 상당한 지속력을 유지하면서 선거나 특정 현안을 고리로 강한 응집력을 나타내기도 한다는 점에서다. 신야권연대는 당장은 특검을 고리로 모였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에서의 공조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 연대도 선거를 위한 결합이라는 측면이 강했다. 다만 이 연대는 진보당의 지난해 경선 부정으로 인한 폭력 사태와 이석기 의원 내란 음모 혐의 기소 등 특수한 상황에서 와해됐다. 지난 9일 민주당의 마지막 장외 집회와 진보당이 주도하는 국정원 시국회의가 시간 차를 두고 서울광장에서 열렸지만 민주당은 시국회의의 집회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신야권연대의 발전 가능성에서는 1차적으로는 안철수 의원의 행보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사안별 연대’로 선을 그은 안 의원은 선거 연대로 비치는 것에 대해 경계하고 있다. 장외 집회에도 참석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에는 민주당 일각에서 특검 도입 문제를 예산·법안 처리와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데 대해 반대했다. 안 의원은 정치공학적 단일화를 거부해 온 데다 내년 선거에서 호남과 수도권에서 민주당과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벌써 안 의원과의 연대설이 나오는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도 11일 출범한다. 국민동행에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인 김덕룡 전 의원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인 권노갑 전 의원 및 재야 인사 등 원로 그룹 60여명이 참여한다. 여야 관계는 새로운 전선이 형성된 만큼 한동안 타협의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신야권연대는 특검 도입을 목표로 결성된 것이므로 일단 이를 관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특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신야권연대를 정치적 야합이라며 공격하고 나섰다. 특검은 정치세력 간 힘겨루기의 결과로 운명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회에서는 1차 목표인 새해 예산안이 법정 시한인 다음 달 2일은 물론 연내에 처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안철수, 홍어냄새 난당께”…사이버사 요원 ‘오유’ 댓글 의혹

    “안철수, 홍어냄새 난당께”…사이버사 요원 ‘오유’ 댓글 의혹

    지난해 7월 신규 채용된 국군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인터넷 사이트 ‘오늘의 유머’(오유)에 집단으로 가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사이트는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씨 등 심리전단 요원들이 댓글을 올린 곳으로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대선 개입에 대한 파문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김광진 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류모씨(8급) 등 사이버사령부 요원 8명이 같은해 8월 7일부터 9월11일까지 각자 ‘오유’에 가입해 야당 인사들을 비난하는 등의 글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7월 1일 임용된 7급에서 9급 요원들이다. 이들 가운데 박모씨(8급)은 박씨는 지난해 10월4일 ‘안철수의 뿌리는? 홍어냄새가 난당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박씨는 이 글에서 “안철수의 고향은 전라도이다. 안철수의 부인 김미경은 순천 출신이고 따라서 영호남 결혼이니 어쩌구 하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썼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친으로부터 쇄뇌(세뇌)되어진 정치 성향은 평생을 두고 바꾸기가 힘든 것”이라며 방송인 김제동, 탤런트 김여진 등 안철수 의원을 지지하는 외부 인사들이 호남 출신이면서 영남이 고향인 것처럼 신분을 세탁했다고 주장했다. 또 글 말미에는 “왜 당당하게 전라도 사람이라고 말하지 못하는가! 안철수는 더 이상 그런 정신줄 놓은 짓을 하지 말고 이쯤에서 사퇴하는 것이 본인 신상에 좋을 듯하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이들이 다른 정치인들을 비난한 글들도 많이 있다”면서 “지난해 사이버사령부 입사자 48명 중 실명이 확인된 사람만 8명이다. IP를 추적해 봤더니 8명보다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이버사령부 요원들이 임용과 동시에 특정 인터넷 커뮤니티에 집중적으로 가입해 정치글을 올렸다는 것은 군이 조직적으로 온라인상에서 대선개입 활동을 벌였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쉼을 품은 나… 가을의 선물 남도 단풍

    쉼을 품은 나… 가을의 선물 남도 단풍

    여기저기서 단풍 예찬이 한창이다. 일상이 바쁜 당신, 어떻게든 시간을 내 가 보고는 싶은데 명소가 너무 많다 보니 정작 어디로 가야 할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럴 때 고민을 덜어 주는 단풍 명소들이 있다. 언제 가도 아름답고 단풍철이면 더 고혹적인 곳, 전북 고창의 선운사와 전남 장성의 백양사다. 명소를 넘어 ‘단풍의 전설’이 돼 가는 두 절집을 다녀왔다. 지난주에도 절정은 아니었다. 절집 안팎을 둘러친 ‘애기단풍’들은 이제야 발그레해지기 시작했다. 두 절집 간 거리도 멀지 않아 1박 2일로 묶어 돌아볼 수도 있다. ‘애기단풍’들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까지 한껏 무르익은 자태를 선보일 듯하다. 남도 단풍은 이제부터가 절정이다. ‘구름 속에서 참선하기’(선운·禪雲)란 애당초 글렀다. 사방을 둘러친 단풍 숲의 자색이 이리 고우니 참선은 고사하고 정신줄 놓지 않게 꽉 붙들어 매야 할 판이다. ‘호남의 내금강’ 선운산 이야기다. 선운산은 낮다. 최고봉이 불과 336m다. 그 주변으로 300m 안팎의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이 ‘크레용팝’의 춤사위처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도 근동에선 내금강 운운하며 제법 명산 대접을 받는다. 수려한 산세와 웅장한 암벽 등 산에 깃든 옹골찬 풍경 덕이다. 산의 원래 이름은 도솔산이었다. 불가의 시선으로 보자면 미륵보살이 머무는 정토(淨土)다. 산 아래로 흐르는 개천은 도솔천, 그 주변은 도솔계곡이다. 이게 선운산으로 바뀌었다. 도솔산 들머리를 타고 앉은 절집 선운사가 명찰의 반열에 오르면서 주변 산의 이름마저 바꿔 놓은 거다. 높이로만 따진다면 선운산의 체급은 경량급이다. 한데 사람을 놀라게 하는 재주는 중량급이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절정은 역시 단풍철이다. 선운사 주변 도솔계곡 일대가 물감을 칠한 듯 붉고 노랗게 변한다. 이 장면을 도솔천이 또 한번 비춰 낸다. 감동 두 배의 풍경이다. 산이 높지 않으니 오르는 것에 대한 부담도 덜하다. 동네 야산을 산책하는 것보다 조금 더 힘을 쓰는 정도다. 예닐곱 시간씩 걸리는 선운산 일주산행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선운사에서 도솔계곡 안쪽으로 들어가 도솔암~내원궁~낙조대~천마봉을 거쳐 다시 도솔암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호한다. 풍경과 역사를 고루 엿볼 수 있는 핵심 코스다. 거리는 주차장에서 천마봉까지 약 4.7㎞. 빠른 걸음으로 3시간 안팎에 오갈 수 있는 거리다. 선운사와 도솔암, 내원궁 등을 천천히 돌아본다 해도 4~5시간이면 충분하다. 개중엔 도솔암 내원궁까지만 보고 되돌아가는 경우도 흔하다. 한데 천마봉 오르는 길에서 굽어보는 풍광을 놓친다면 단언컨대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 도솔암 뒤편 산자락을 10분 남짓 오르면 낮은 산이 선사하는 큰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도솔계곡이 왜 국가 지정 명승이 됐는지도 여실히 알게 된다. 선운사 주차장에서 보행자 전용 통로를 따르면 곧 일주문이다. 여기 단풍도 좋다. 노란 은행나무와 애기단풍 등이 잘 어우러졌다. 길은 도솔계곡과 절집 담장 사이로 이어진다. 울긋불긋 제 빛깔을 내는 단풍나무도 있긴 하나 선운사 단풍의 백미로 꼽히는 도솔계곡 주변의 거목들은 여태 푸른빛을 띠고 있다. 이번 주말쯤 완전히 붉어진 뒤 이달 중순까지는 절정의 자태를 이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선운사의 아침은 사진작가들이 연다. 단풍이 절정에 이를 때면 이를 카메라에 담으려는 작가들로 도솔계곡 주변은 발 디딜 틈이 없다. 사진작가들 가운데는 홍콩, 중국 등에서 온 외국인도 있다. 남도 단풍의 빼어난 자태가 인근 나라들에도 알려진 것. 바야흐로 ‘단풍 한류’가 도래하려는 게다. 사진작가들처럼 특정한 시간대에 선운사를 찾지 않아도 되는 여행자라면 점심 무렵 방문하기를 권한다. 머리 위까지 올라온 해가 도솔계곡 이곳저곳에 고르게 볕을 비출 때라야 단풍의 제 빛을 감상하기 좋다. 느릿느릿 선운산 단풍을 눈에 담은 뒤엔 낙조대에 오른다. 물론 해 지기 전에 올라야 한다. 운이 좋다면 멀리 서쪽 바다 너머로 펼쳐지는 기막힌 저물녘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선운사를 휘휘 돌아 계곡 옆으로 나오면 도솔암으로 향하는 길과 만난다. 길은 평탄하다. 야트막한 오르막은 있지만 된비알은 없다. 무엇보다 단풍 든 풍경과 동행할 수 있어 좋다. 도솔암까지 줄곧 이런 길이 이어진다. 선운사길은 보은길 혹은 소금길로도 불린다. 여기엔 사연이 있다. 백제 위덕왕 24년(577) 검단선사가 선운사를 창건할 당시 선운산 주변엔 산적들이 들끓었다. 검단선사는 이들에게 소금 굽는 법을 가르쳐 도적질을 그만두게 했다. 양민이 된 산적들은 해마다 봄, 가을 두 차례 검단선사에게 보은염(報恩鹽)을 보냈다. 그때 소금을 운반했던 길이 바로 선운사길이라는 거다. 지금도 선운사 일대에선 이를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선운산은 문화재를 여럿 품고 있다. 동백나무숲(184호), 장사송(354호) 등은 천연기념물이고 선운사 대웅전(290호)과 도솔암 마애불(1200호) 등은 보물이다. 도솔계곡 자체가 ‘보물’이기도 하다. 국가지정 명승(54호)이다. 이 모습은 계곡 밖에서 봐야 한다. 도솔암에서 천마봉 쪽으로 난 철제 계단 옆의 무명 바위가 전망 포인트다. 벼랑 위에 아슬아슬하게 기댄 도솔암 내원궁과 늙은 호박처럼 동글동글하게 어깨를 마주한 암벽들, 그 아래로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한 도솔계곡 단풍들이 눈에 들어찬다. 절정의 풍광이다. 예서 천마봉까지는 20분 정도면 오를 수 있다. 천마봉 정상은 너른 너럭바위다. 다리쉼하기 딱 좋다. 내원궁은 도솔암 위쪽, 천마봉 맞은편에 있다. 이번 단풍 여정에서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곳이기도 하다. 내원궁은 수령이 오래된 단풍나무들이 에워싸고 있는 작은 암자다. 단풍나무 잎은 어린아이 손톱만 하다. 이른바 애기단풍이다. 한데 나뭇잎들이 파랗다. 저 나무들이 죄다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객이 쏟아내는 탄식으로 암자 앞 뜨락이 가득 찰 판이다. 내원궁까지는 161개 계단을 올라야 한다. 108번 참회하고 53번 선지식을 친견하는 심정으로 디뎌야 마음이 정갈해진다는 뜻에서다. 내원궁에서 마주하는 천마봉과 낙조대 등의 풍광도 제법 옹골차다. 도솔암의 자랑은 마애불이다. 내원궁을 떠받친 암벽 칠송대(七松臺)의 한쪽 벽면에 조각돼 있다. 높이는 13m, 너비는 3m다. 고려 초에 유행한 거불 양식이 잘 살아 있는 미륵불이다. 여태 선명한 얼굴과 두 손을 보자니 수백년 세월이 새삼스럽다. 불상의 배꼽에는 검단선사가 봉해 둔 비결이 숨겨져 있다는 전설이 전해 온다. 미당시문학관이 있는 선운리 돝움볕마을(안현마을)도 둘러볼 만하다. 마을 뒤편 산자락이 국화와 구절초 등으로 화사하게 단장됐다. 시인 서정주의 묘도 이 산기슭에 있다. 온통 샛노란 국화꽃밭에 서면 벽화마을로 이름난 돝움볕마을과 그 너머 하전갯벌 등이 아슴아슴 펼쳐진다. 선운사에서 8㎞쯤 떨어져 있다. 대산면 성남리 일대에서도 오는 18일까지 국화축제(063-564-9779)가 열린다. 그야말로 수억 송이의 국화와 만날 수 있다. 입장은 무료다. 글 사진 고창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선운산 나들목으로 나가 선운사 방면으로 좌회전하고 다시 삼인교차로에서 좌회전해 곧장 가면 선운사다. 선운산관리사무소 (063)560-8681. 백양사는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나들목으로 나와 담양 방면으로 9.6㎞를 달리다 장성군 북하면 소재지에서 891번 지방도로를 타고 4㎞ 정도 더 가면 된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백양사무소 (061)392-7288. →맛집 선운사 주변은 죄다 장어구이집이다. 어림잡아 40곳은 족히 넘는다. 연기식당, 할매집, 신덕식당, 산장회관, 명가풍천장어 등이 알려졌다. 백양사 초입 별궁민속식당은 산채정식이 유명하다. 풍미회관은 한정식, 단풍두부는 두부전골, 산골짜기는 꿩샤부샤부로 각각 이름났다. →잘 곳 선운사 초입에 선운산 관광호텔(063-561-3377)과 선운사 유스호스텔(063-561-3333)이 있다. 송악모텔, 청원모텔 등도 깔끔하다. 백양사 쪽에선 백양관광호텔(061-392-2114), 은혜가족호텔(061-392-7200) 등이 깨끗하다.
  • 지역쇠퇴 농촌·중소도시서 대도시로 확산

    지역쇠퇴 농촌·중소도시서 대도시로 확산

    지역 쇠퇴 문제가 지방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에서 대도시로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지역쇠퇴분석 및 재생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과 2010년의 지역 쇠퇴 정도를 분석한 결과, 쇠퇴가 심화된 순위가 30위 이상 상승한 18개 지역 가운데 17개가 서울과 광역시의 자치구로 분석됐다. 순위 변동이 가장 큰 지자체는 강원 양양군으로 쇠퇴 순위가 2005년 92위에서 2010년 34위로 58위나 올랐다. 그다음은 부산 북구(114위→62위)와 대구 북구(182위→134위) 등으로 광역시 자치구에서 순위 변동이 심했다. 연구원은 인구 이동과 노령화 지수, 평균 교육연수 등이 포함된 인구·사회 영역과 재정자립도, 지가변동률 등을 반영한 산업·경제 영역, 노후주택과 신규건축 비율 등을 반영한 물리·환경 영역 등을 지표화하고 시·군·구별로 가중치를 달리해 종합 쇠퇴지수를 측정했다. 이 결과 2010년 쇠퇴지수 상위 30%에는 부산 서구·북구, 대구 남구 등 광역시 자치구들이 새롭게 포함됐다. 특히 산업·경제 영역에서 쇠퇴 상위 30%에는 서울·광역시 자치구와 군 단위 지역이 혼재했다. 인구 감소는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었다. 과거 중심지였던 대구 서구는 평리2동 주민 수가 2005~2010년 7.4%나 줄어든 반면 노령인구와 기초생활수급자 수는 오히려 증가하며 인구·사회 영역에서 쇠퇴지수 상위 지역으로 분류됐다. 대구 수성구와 동구 등으로 도시 개발이 집중되며 서구의 산업적 경쟁력이 떨어진 것도 원인으로 지목됐다. 반면 충청지역은 5년 사이 쇠퇴 상위 30%를 벗어난 지역이 많아졌다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최근 인구 수에서 호남을 추월하는 등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손성진 칼럼] 그래도 정치인을 미워하지 말자

    [손성진 칼럼] 그래도 정치인을 미워하지 말자

    개인적으로 선거에 불참한 적이 많다. 소중한 국민의 권리를 내팽개쳤다고 비난하겠지만 나에게도 그만한 이유가 있다. 극도의 정치 혐오증으로 누구에게도 표를 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선만 되면 사리사욕에 눈이 머는 그들에게 넌더리가 난 것이다. 새 정부 이후 나의 정치 혐오증은 더 깊어졌다. 나 말고도 정치 혐오자들은 더 늘고 있다. 여덟 달이 넘도록 결론 없는 소모전을 그치지 않는 정치인들 탓이다. NLL이니 국정원이니, 오로지 당의 명분과 이익을 좇는 데 골몰하고 있다. “경제를 위해! 서민을 위해!”를 외치며 표를 읍소했던 그들에게 정치 혐오자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더 급한 일들이 널려 있는데 말이다. 막말, 흠집 내기, 중상모략, 비방…. 쌍팔년식 구태가 난무한다. 시절이 어느 땐가. 2000년 하고도 13년이 흐른 지금이다. 민생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소재는 단지 그들의 목적을 위해 동원되었다. 목적은 무얼까. 권력을 유지하거나 잃은 권력을 되찾으려는 것임이 뻔하다. 그런 욕심의 발로다. 일찌감치 서두르는 게 좋다는 생각일까. 지금부터 두들겨서 운신을 어렵게 해 놓아야지, 아니면 다음 번 시합에서 당당한 상대로 링에 오를 것이라고 걱정해서일까. 정치 혐오와 무관심은 늘고 있는데 정치는 점점 과잉되고 있다. 정치 과잉은 마구잡이식으로 증인들을 불러놓고 호통을 치는 국감장에서 올해도 목도했다. 진정으로 국정을 살피겠다는 의원은 몇 안 되었다. 국감을 자기 과시나 정쟁의 연장으로 이용하는 행태는 변함없다. 누가 뭐라든 자기주장만 떠들어대면 그만이다. 목소리만 크면 제일이다. 정치 과잉의 원인은 멈출 수 없는 집권욕이다. 집권욕은 선동으로 이어진다. 대중을 업지 않은 정치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선동의 방편은 편 가르기다. 여야를 가르고, 보수와 진보를 가르고, 영남과 호남을 가른다. 기성정치를 그대로 옮긴다. 겉으로는 지역감정 타파를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패거리를 지어 감정을 부추긴다. 선동하는 그들에게 몽매한 대중은 휩쓸린다. 그러면서 프로 정치인을 능가하는 정치꾼이 되어간다. 이렇듯 나쁜 정치가 더 나쁜 이유는 대중에게 전염시키기 때문이다. 대중은 모방에 능하다. 내 편, 네 편을 서슴없이 가른다. 영남은 ‘내 편’이고 호남은 ‘네 편’이다. 얼마 전 광주(光州)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는데 댓글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수많은 댓글의 요지는 ‘역시 광주였네’였다. 대구였다면 반대편이 ‘역시 대구였네’라고 했을 게다. 정치란 국민을 담보로 잡히고 대출을 받아 줄행랑을 치는 짓이라면 지나친 해석일까. 상환 불능의 대출은 결국 국민이 떠안는다. 속는 줄 알면서도 대중은 함정에 빠진다. 사탕발림에 현혹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면서도 막상 닥치면 속는다. 알고도 속는다. 과연 정치는 필요하기나 한 것일까. 박봉을 턴 세금으로 국회의원들에게 세비도 주고 차도 제공해 주어야 하는 것일까. 정치란 누구의 말처럼 기만 위에 세워진 누각일까. 의문에 빠진다. 우문(愚問)에 우답(愚答)이지만, 그럼에도 정치의 필요성을 부인하지 않겠다. 정치의 존재 의미는 분명히 있다. 절대 권력을 무너뜨린 것은 정치의 힘이었다. 정치가 없었다면 민주주의도 없다. 자유와 평등, 인권이라는 가치의 실현은 정치 때문에 가능했다. “정치는 먹을 것을 충족시켜 주고 병사를 튼튼히 하며 백성이 믿게 하는 것이다.” 2500년 전 공자님 말씀대로 정치는 사실 단순하다. 정치인들이 약속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정치 혐오증은 치유되지 않을까. 하루하루 생존 투쟁을 하고 누구에게도 기대를 걸지 않는 빈곤·소외 계층에게 정치란 사치다. 그렇다고 무관심하면 정치는 더욱 악해진다. 정치 혐오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잘못 가는 정치를 바른길로 인도할 책임은 우리 모두에게 있다. 눈을 부릅뜨고 참여해서 유권자의 힘을 보여주어야 한다. sonsj@seoul.co.kr
  •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국내여행 | [trekking seoul] 가을, 서울을 거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서울의 길은 매번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이 늘 먼저였다. 하지만 더는 미루지 말자. 걷기 좋은 가을이 아닌가. 성곽길 + 홍제동 서울의 어제와 오늘을 걷다팔도 각지의 명산마다 둘레길 조성이 한창인가 싶더니 서울에서도 새로운 길이 조성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홍제동 개미마을에서부터 인왕산 성곽길까지, 서울의 어제와 오늘이 녹아 있는 길을 걸었다.도심 속에서 자연을 만나다 성곽길 성곽길의 존재는 낯설지 않다. 북악산, 인왕산, 낙산, 남산을 잇는 18km의 길로 삼청동, 성북동의 맛집을 찾으러 갔다가 한번쯤 스쳐갔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본격적인 도보여행을 떠나야 할 이유가 있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산 성곽길이 개방되고, 인왕산 성곽길도 새로운 모습으로 복원됐다. 서울시는 201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목표로 성곽길을 차례로 정비하고 있다. 서울에 살면서도 서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꽤 의미 있는 일이리라. 게다가 성곽길을 오르는 일은 과거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는 일이다. 서울이 서울이기 이전, ‘한양’으로 불리던 시절 말이다. 도심 한복판에 14세기 한양 도성을 품고 산다는 것은, 집 안 가장 좋은 자리에 가족사진을 걸어두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은 현재의 서울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로 연결된다. 성곽길은 걷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성곽길이 자리잡은 능선은 아무리 높아도 400m를 넘는 곳이 없다. 북악산과 인왕산이 300m, 남산이 200m이고 낙산은 100m에 불과하다. 반나절, 아니 2시간만 할애하면 충분하다. 현재 성곽길은 총 4구간으로 이뤄져 있다. 그중 이번에 오른 길은 가장 최근에 복구를 마친 인왕산 성곽길이다. 정상은 해발 338m로 성곽길이 있는 산 중에서는 북한산 다음으로 높다.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점점 도시는 멀어지고 자연이 가까워진다. 인왕산 정상에 다다르면 도시는 어느덧 아득해진다. 서울의 상징이 사방에 펼쳐져 있다. 청와대와 남산 타워, 서울을 가로지르는 한강 물줄기는 물론이고 도심을 감싼 관악산, 북한산, 남산 등도 조망할 수 있다. 꼬불꼬불 휘어진 성곽길 너머로 자연과 도심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무심히 발걸음을 옮기며 마주한 성곽길이 인왕산 풍경 속에 녹아들며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선을 만들어낸다.▶travie info 성곽길 4구간의 총 거리는 6km이지만 복원된 성곽을 오롯이 걸으려면 자하문에서부터 사직터널까지 걷는 게 좋다. 자하문~사직터널 길은 약 3.5km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사직터널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1번 출구에서 사직로를 따라 도보로 10분, 자하문에서 출발할 경우,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0212, 1020, 7022번 버스로 환승, 자하문고개 정류장에서 하차한다.하늘과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 인왕산 성곽길에 오르는 다른 길도 있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에서 시작하는 길이다. 좀 의아할 수 있겠다. 홍제역은 인왕산 양끝점인 사직터널, 자하문 중 어느 곳과도 가깝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인왕산 등산로를 따라 30분~1시간 정도 산행을 해야 성곽길에 합류할 수 있다. 산책처럼 걷기에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길을 선택한 이유는 단 하나,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마을, 홍제동 개미마을을 보기 위해서다. 개미마을은 소위 달동네라 불리는 마을이다. 한국전쟁 이후 임시 거처를 찾아 나선 사람들이 인왕산 자락에 천막을 치고 살았다. 그 모습이 영락없이 미국 서부 인디언 같아 ‘인디언촌’이라고도 불렸다. 물론 지금은 천막이 사라지고 마을의 이름도 바뀌었지만 여전히 이곳은 서울에서 가장 가난한 동네 중 하나다. 임시 거처 대신 판잣집이 들어서고 얼기설기 얽힌 전깃줄이 마을을 가로지르고 있다. 그러던 마을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4년 전, 한 기업의 후원으로 마을 담벼락에 크고 작은 벽화를 그리게 된 것이다. 경사진 마을 벽을 따라 집 지키는 강아지, 시들지 않는 해바라기, 낮에도 밝게 빛나는 밤하늘이 수놓아졌다. 주민들이 내다놓은 화분, 꽃무늬 계단은 벽화와 절묘하게 어울렸다. 마을에 대한 소문은 입에서 입을 타고 흘러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결국 이 마을을 바꾸어 놓은 건 재개발이 아닌 ‘예술’이었다. 개미마을은 최근 영화 <7번방의 선물>에 등장하면서 영화 촬영 명소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마을이 유명해졌다고 해서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 여전히 슈퍼는 하나뿐이고(마을 초입 버스정류장의 동래슈퍼가 유일한 상점이다), 마을버스가 아니면 오고가기 힘든 곳이다. 관광객이 몰리면서 주민들은 불편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고요한 개미마을을 떠나며 생각한다. 우리는 단지 잠시 그곳을 들른 이방인일 뿐이라고. 개미마을 찾아가기 3호선 홍제역 2번 출구에서 07번 마을버스 타고 종점 하차▶travie info 개미마을에서 성곽길 오르기 개미마을 끝에 서면 인왕산 등산로가 나타난다. 인왕산 정상으로 오르는 초입이다. 인왕산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고 가파른 바위도 많다. 산행 내내 기묘한 암벽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소나무 숲의 정경을 관람할 수 있다. 절정은 정상 부근에서 온다. 인왕산의 상징이기도 한 기차바위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압권이다. 사진촬영이 금지된 청와대 부근과 그 너머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경리단길 + 팔각정 서울의 밤, 불야성의 틈새를 찾아서밤이 길어졌다. 불야성의 도시는 점점 더 밝고 소란스러워지고 있다. 진정 도심에서는 고요하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없을까. 거대한 인파가 파도처럼 치고 빠지는 종로와 이태원에서 감히 그런 공간을 찾아보았다. 이 번잡스러운 도시의 틈새를.팔각정 달빛기행 달빛기행이라는 것이 있다. 달이 꽉 찬 보름 무렵에 서울 4대 고궁을 활보하며 야경을 즐기는 것이다. 그러나 엄청난 인파가 몰리는 탓에 고즈넉한 야경 감상은 말할 것도 없고 표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9월부터 10월까지 열리는 창경궁 달빛기행은 1분 만에 표가 매진됐다고 한다. 이쯤 되면 나만의 달빛기행을 개척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팔각정은 어떨까. 북악스카이웨이를 따라 올라가며 드라이브를 하고 팔각정에서 야경을 즐기는 코스는 최고의 데이트로 꼽힌다. 팔각정에 오르면 탁 트인 시야로 서울의 야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구불구불 긴 도로를 거슬러 올라온 뒤라 도심이 제법 멀어져 있다. 망원경을 한번 잡으면 한동안 손에서 떼지 못하는 이유다.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느린 우체통’에 편지를 넣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서 담은 추억이 1년 후 시간의 세례를 거쳐 도착하게 될 것이다. 팔각정에 이르기 전 부암동에서의 데이트는 덤이다. 부암동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에서부터 색색의 손만두로 유명한 ‘자하손만두’ 등 가볼 만한 곳이 지천이다. 그러나 행여 소화를 시키겠다는 마음으로 북악스카이웨이를 걸어 오르겠다고 했다간 도중에 오도가도 못하고 후회하기 십상이다. 특히 밤에는 길이 제법 어둑어둑하니 차량을 이용할 것. 여백의 야경이 주는 맛 경리단 길 가장 먼저 떠오른 곳은 ‘소월길’이었다. 고요한 밤 여유롭게 산책하기 원한다면 이 길만한 곳도 없다. 남산 하얏트 호텔에서 경리단 길로 내려가기 전에 잠시 들르면 좋다. 꼼데가르송 건물 옆 나무데크를 따라 소월길에 오르면, 빽빽한 나무 사이 좁다란 길이 이어진다. 인적도 드물고 소리도 차단되어 마치 세상과 격리된 기분마저 든다. 드문드문 보이는 가로등만이 불빛의 전부. 마치 초현실주의 화가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처럼 이질적이고도 환상적이다. 그러다가 길을 빠져 나오면 시원하게 쭉쭉 뻗은 6차선 도로에서 차들의 불빛이 일렁인다. 여기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며 경리단 길로 진입할 수 있다. 경리단 길에는 오래전부터 이곳의 터줏대감 역할을 하던 ‘가야랑’이 있다. 마을버스 정류장의 이름이 됐을 정도로 전통 있는 집이다. 지금은 전라도식 한정식을 내놓는 ‘호남정’으로 바뀌었지만 각종 세계 음식점 사이에서 한정식을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이다. 맞은 편 ‘비스테카’도 미식가들 사이에서는 정평이 난 곳이다. 비스테카는 이탈리아어로 ‘스테이크’라는 뜻이다. 특히 이곳의 디저트인 티라미스는 맛있기로 유명해 이 티라미스만 백화점 식품관에서 판매한다. 한식이든 양식이든 배불리 먹고 난 뒤엔 야경을 즐길 차례다. 비스테카에서 조금 아래 위치한 마을버스 정류장에 서면 해방촌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옹기종기 모인 주택가의 불빛은 화려하지도 눈부시지도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다. 가만히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오랜 시간 무수한 곡절을 겪어 온 해방촌 마을의 이야기가 속닥거리는 것만 같다. 연남동 둘레길 발견하는 골목의 재미그 어느 곳보다 소박한 동네가 있다. 스스로 ‘둘레길’이라는 이름을 단, 연희동의 남쪽 연남동이다. 홍대에는 없는 이야기, 둘레여서 더 매력적인 연남동 골목을 구석구석 기웃거려 보자.얼마 전부터 들려오는 소식. 홍대 앞 예술가들이 떠나고 있다.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하고 인근 상수동, 합정동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다. 연남동도 그중 하나다. 크고 화려한 건물 대신 그들이 선택한 곳은 골목 사이사이의 작은 건물들이다. 세탁소 옆에 갤러리가, 주택가 사이에 비누공방이, 문 닫은 재래시장 건물에 카페가 문을 열었다. 시장 골목의 착한 커피 커피 리브레 ‘착한 커피집’으로 유명한 곳이다. 조그맣게 세운 입간판을 제외하면 간판도 없다. 미닫이로 된 낡은 뒷문에는 ‘혼수이불’이라는 글자가 남아 있고 한약방에서 약재를 보관하던 수납장은 원두 진열대가 됐다. 아이스커피든 우유가 들어간 커피든 가격은 4,000원으로 동일하고 원두를 사면 그나마도 무료다. 주인장이 직접 산지에서 커피를 사와 ‘공정무역’을 실천하고 있으니 착한 커피집이 맞다. 인테리어나 홍보에서 거품을 뺀 대신 커피 맛은 발군이다. 특히 향긋한 원두 향미를 잘 살려낸 카페라떼가 추천 메뉴. 영업시간 오후 1시~오후 9시 휴무 매주 월요일 주소 서울특별시 마포구 연남동 227-1 문의 02-334-0615허름해서 더 매력적인 툭툭 누들타이 툭툭 누들타이는 홍대 인근 거주자들이 입을 모아 추천하는 곳이다. 어두컴컴한 실내 천장에 커다란 팬이 돌아가고 있고, 오픈 키친에서는 태국인 주방장들이 요리에 열중해 있다. 적당히 허름한 테이블과 의자는 태국 여행의 기억을 불러오기 충분하다. 인기 메뉴인 팟타이에 라오맥주를 곁들이면 최상의 궁합이 될 것이다. 이곳에서는 태국 요리에 쓰이는 소스도 판매한다. 팟타이 9,000원, 뿌님 팟퐁커리 2만4,000원. 영업시간 낮 12시~밤 11시 휴무 매주 월요일, 매월 세 번째 일요일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7-37 B1 문의 070-4407-5130227-17번지로 GO! 피노키오책방+은나비공방 동진시장 골목에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차지한 세탁소, 그 뒤편에 재미있는 공간이 있다. 북디자이너의 작업실 ‘형태와 내용 사이’, 동네 책방 ‘피노키오’, 액세서리 가게 ‘은나비공방’이다. 이 세 가게가 모여 있는 건물이 바로 227-17번지다. 그중에서도 그래픽 노블과 그림책만을 판매하는 피노키오책방은 연남동 주민들의 사랑방 같은 곳. 만화방에는 없고, 서점에서는 비닐에 싸여 있어서 읽을 수 없었던 책들을 이곳에서는 마음껏 읽을 수 있다. 심지어 아예 바닥에서 편하게 읽으라고 인조잔디를 깔아놓았다. 은나비공방은 상담과 예약이 필요하다. 주로 은을 이용해 주문 제작하는 이곳은 철저히 사전주문으로 제작되며, 홍대 프리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27-17 문의 피노키오책방 070-4025-9186, 은나비공방 070-8627-9254 낮술 한잔 할까요 토끼바 동진시장 골목에 채 진입하기 전, 토끼바라는 이름의 독특한 가게가 있다. 풀네임은 ‘토끼바: 바닥병 가끔은 제정신’. 수상한 이름의 기원은 두 주인장에게서 나온 것. 홍대에서 각기 ‘바닥’과 ‘병’이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그들이 연남동과 연희동으로 자리를 옮겨 ‘토끼바’와 ‘가끔은 제정신’을 운영했다. 그 이름들을 다 갖다 붙여 만든 게 지금의 토끼바다. 간판 밑에는 아무렇게나 써 놓은 ‘낮술’ 두 글자가 눈에 들어온다. 낮술 마시고 거나하게 취해 벌러덩 드러누워도 전혀 눈치볼 필요가 없다. 호프냉장시스템을 도입하여 언제나 신선한 맥주를 제공한다. 다크에일의 이름은 ‘몸’. 바이젠 맥주의 이름은 ‘마음’이다. 하우스맥주 6,000원, 안주 1만원대. 영업시간 오후 1시~밤 12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383-93 문의 010-9838-5768 메뉴판 없는 레스토랑 Grammo “예약은 필수, 메뉴는 날마다 다릅니다.” 이탈리안 파스타, 프렌치 가정식, 스페인 오믈렛 등 유럽 가정식을 기반에 둔 그람모 키친은 메뉴판이 없다. 그날의 메뉴는 SNS를 통해 공지한다. 당일의 신선한 재료를 기반으로 메뉴를 결정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더 이상 만들지 않기 때문. 식전에는 파티셰가 직접 구운 호밀빵과 오렌지꽁포트를 제공한다. 감자 뇨끼(파스타의 일종)를 주문하니 “강원도에 계신 아버지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 100%로 만든 뇨끼”라고 알려준다. 평일에는 단품 요리만, 월요일에는 르 꼬르동 블루 출신의 최병구 셰프의 코스요리를 맛볼 수 있다. 런치 코스는 2가지 메인요리, 디너 코스는 3가지 메인요리가 제공된다. 1만9,000원, 꼬꼬뱅 2만2,0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29 문의 010-5146-3030짜장면 없는 중국집 연남동 차이나타운 예전에도 연남동은 그리 낯선 동네는 아니었다. 화교들이 운영하는 중식당이 작은 차이나타운을 이루고 있어 대만식, 중국식 가정식을 맛보기 위해 알음알음 찾아오는 동네였다. ‘락락’, ‘향미’, ‘하하’, ‘띵하우’ 등은 2대, 3대에 걸쳐 제대로 된 ‘요리’를 선보인다. 대만식 우육탕면을 맛보고 싶다면 향미로,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군만두가 당긴다면 하하로, 식사 후 간단히 한잔 하고 싶을 때는 저녁에만 띵하우로 향하면 된다. 정식 요리는 1만원대며, 간단히 맛을 보고 싶을 때는 5,000원 미만의 요리를 시키면 술안주로 적당하다.커피의 맛, 책의 향기 The Story Book Cafe 연남동 주민센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문을 연 지 갓 한 달된 북카페가 있다. 카페에 들어서면 ‘더 클래식 세계문학전집’이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미르컴퍼니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북카페로 모든 책을 5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여행 에세이 등도 꽂혀 있지만 문학서적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말소리도 음악도 거슬리지 않는 편안한 공간이어서 세계문학 전집을 독파해 보겠다는 야심을 실현시킬 수도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카노 2,900원. 영업시간 평일 오전 9시~밤 10시30분, 주말 낮 12시~밤 10시 주소 서울시 마포구 연남동 239-18 오색 지하보도의 변신 연남지하보도 연남동보다 더 낱낱이 파헤쳐 보고 싶다면 연남지하보도에서 길을 시작할 것. 어둡고 칙칙한 지하보도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여행자를 맞아들인다. 지하보도를 지나 연남동 주민센터까지 산책하듯 걸어간다. 초행이어도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방향이 아리송해질 무렵이면 작은 카페들이 나타나 이정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렇듯 연남동에는 한적한 동네를 예쁘게 수놓는 카페들이 퐁당퐁당 자리하고 있다. 지하보도의 약도를 떠올리며 골목을 헤매는 것도 좋다.글·사진 Travie writer 전은경
  • 군위 오리나무군락 등 4곳 ‘생태·경관 보전’ 지정 추진

    환경부는 오리나무군락 등 보전가치가 높은 전국 4곳을 발굴해 법정 보호구역 지정을 추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영호남지역의 ‘생태·경관 우수지역 발굴조사’를 한 결과, 생태 보전가치가 높은 4곳을 추가 발굴했다고 설명했다. 법정 보호지역으로 지정을 추진 중인 곳은 경북 군위의 화산을 비롯, 전북 장수의 장안산, 경남 함양의 황석산, 경북 영양의 일월산 등이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친박 당권경쟁… 암중 모색… 신당 창당… 정치권 지각변동 시작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정치권이 지형 변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권에서는 특히 지방선거와 내년 전당대회를 겨냥한 중진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주류의 새로운 모임인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 이달 중 출범한다. 충청권에서는 다음 달 김종필 전 총리의 아호를 딴 ‘운정회’의 공식 출범이 예정돼 있다. 원조 친박계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의 복귀는 당내 세력 변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야권에서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내는 한편 지난 대선 때 손을 잡았던 문재인 민주당 의원과 안 의원 간 진실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가 참여하는 정치 모임 ‘평화민주국민행동’도 이달 중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與 ‘국가경쟁력모임’ 곧 출범… 당내 입지 굳힐 듯 10·30 재·보선을 끝낸 여권이 부쩍 부산해졌다. 내년 지방선거와 당권 경쟁을 겨냥한 당내 중진들이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어서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곧 출범할 ‘국가경쟁력강화모임’(가칭)이다. 당내 친박(친박근혜) 주류, 비주류는 물론 구 친이(친이명박)계까지 아우르고 있다. 모임을 주도하는 것은 이완구, 유기준 의원으로 각각 충청·부산권에서 대표성을 확보하려는 인사들이다. 친박 핵심인 최경환 원내대표는 “개인 자격으로 참가한다”며 몸을 낮췄지만 유력한 차기 당 대표 주자 중 한 명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한 핵심 의원은 3일 “수도권, 충청은 물론 젊은 초·재선 의원들도 가입을 희망하고 있어 전국적 대표성을 띠는 모임으로 커질 것”이라면서 “18대 국회 때 ‘여의포럼’ ‘선진사회연구포럼’ 등 친박 의원 모임이 있었지만 이번처럼 당내 전 계파와 지역을 아우르는 모임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 서청원 전 대표가 가세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이미 당내의 확고한 모임으로 자리 잡은 김무성 의원의 ‘근현대사역사교실’도 지속적인 모임으로 결속력을 강화해 나가려 하고 있다. 지난 9월 출범 당시 119명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당내 최대 모임으로 등극한 가운데 우편향 역사교과서 논란 비판, 국가 부채 논쟁 등 보수우파 이념 확대의 전도사로 자리를 굳히는 중이다. 국정감사 이후 오는 6일 재개되는 모임에서 김 의원은 강규형 명지대 교수를 초청해 기존 7종의 고등학교 근현대사 교과서의 좌편향 왜곡 실태를 파헤치겠다는 구상이다. 한편에선 당내 목소리가 부쩍 커진 충청권 의원들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6선 이인제, 3선 이완구·정우택 의원 등 중진들이 대거 참여하는 ‘운정회’는 내년 지방선거,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역 결집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충청권 의석수 증원 공론화를 고리로 각자의 외연을 넓혀 갈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각각 ‘포스트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충청권 맹주’를 자처하며 당권에 대한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내비친 상태다. 이와 별도로 이인제 의원이 주축인 ‘통일을 여는 국회의원 모임’ 역시 차기 주자들이 집결해 있다. 정몽준(서울시장), 남경필(원내대표) 등이 주인공이다. 최근 당내 세종시 특위 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의원은 정몽준, 이인제 의원을 영입해 시선을 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민주, 지도부 vs 친노 갈등… 수면 아래서 노선 투쟁 민주당의 친노(친노무현)계와 지도부의 갈등이 ‘정중동’이다. 민주당은 국정감사가 막을 내리는 이번 주부터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민생 살리기를 동시에 앞세워 정부, 여당을 압박하는 데 당력을 모으기로 했다. 대여 투쟁 강화(친노)와 민생 살리기(지도부)라는 양측의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것이다. 겉으로는 잠잠하지만 대여 투쟁을 둘러싼 당내 노선 투쟁은 언제라도 다시 수면 위로 등장할 분위기다. 당 지도부가 정기국회 동안에는 원내 활동에 무게를 두자는 입장인 반면 친노 강경파 의원들은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 없이 국회 일정에 무조건 동참할 수는 없다’며 강경한 주장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강경파 의원들은 원내외 병행 투쟁 전략의 변경과 대여 강경 투쟁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재선의 이목희 의원은 “민주주의를 향한 국민 요구가 수용되지 않는다면 국감 직후든 대정부 질문 직후든 당의 명운을 걸고 국민과 함께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당내의 전반적인 기류는 지도부의 원내외 병행 투쟁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10·30 재·보선 패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은 예상보다는 조용한 편이다. 선거구가 두 곳에 불과했고 두 곳 모두 당초부터 새누리당에 유리했던 지역이어서 지도부에 직격탄을 날리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갈등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표면화됐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의 종합상황실장이었던 홍영표 의원의 비망록은 때아닌 대선 패배 책임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새로운 갈등의 핵이 되고 있다. 당내는 물론 야권 전체가 후폭풍에 휩싸였다. 당장 친노 내에서 선거 패배에 대한 내적 성찰보다 책임을 외부로 돌렸다는 반발과 비판이 나왔다. 지난해 대선 캠프에서 동행2본부장을 맡았던 강기정 의원은 “(홍 의원의 책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고 지적했고, 유성엽 의원도 공개 서한을 통해 “정권 교체를 못 한 우리는 죄인이고 지금은 말을 아낄 때”라고 말했다. 국가정보원 개혁 방안을 ‘지렛대’로 삼아 안철수 무소속 의원 등과 ‘신야권연대’를 구상하고 있던 지도부로서는 홍 의원의 때아닌 폭로에 계획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安, 이르면 이달 창당선언… 내년 6월 지방선거 승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이르면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유력한 로드맵으로는 ‘11월 창당 선언 및 창당주비위원회 출범→12월 창당준비위원회 발족→2월 초 창당’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3일 “아무리 늦어도 12월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출범시켜야 내년 6월 지방선거에 뛰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측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 의원은 창당준비위 출범에 앞서 이달 안에 창당 선언을 하고 창당주비위원회를 출범시키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창당주비위는 창당준비위를 구성할 때까지 발기인 모집 등 기초 작업을 하는 기구로 법적인 조직은 아니지만 “깃발부터 내걸어 분위기를 모아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4일 안 의원의 제주 방문 이전에 창당 선언을 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후 지역 순회를 시작하면서 시·도당을 구성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안 의원 측은 경기, 인천, 충청, 전북 등에 이어 곧 서울과 강원, 대구·경북 등에서 지역 조직을 담당할 실행위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실행위원들은 창당준비위가 공식화되면 창당 발기인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창당 기획위원장은 송호창 의원이 맡고 있으며 금태섭 변호사, 이태규 전 진심캠프 미래기획실장, 박인복 전 국정자문지원실장 등이 기획·정무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조직팀은 정기남 전 진심캠프 비서실 부실장과 윤석규 전 열린우리당 원내기획실장이 맡고 있으며 지역별로 20여명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창당의 핵심인 인재 영입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신당의 새 얼굴을 발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의 핵심인 광주시장 후보로 누가 나설 것인지 지역사회의 눈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안 의원이 최근 옛 동교동계 인사인 박광태 전 광주시장을 만나고 갔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광주·전남 지역 단체장 후보와 관련해서도 사회운동가는 경제 등의 전문성이 부족하고 관료 출신은 구태 이미지가 강해 쉽사리 잠정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광주 한상대회 사상 최대 수출협약

    호남권 최초로 광주에서 열린 제12차 한상대회가 사상 최대의 수출 협약 실적을 남기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광주시와 재외동포재단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31일 열린 한상대회에서 국내 기업과 한상은 광주지역 투자 8건, 1억 300만 달러와 수출협약 18건, 2억 8750만 달러 등 총 26건, 3억 9050만 달러의 투자 및 수출협약을 체결했다. 또 기업전시회의 비즈니스 프로그램을 통해 5201건의 상담(기업전시회 3844건,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1331건)이 이뤄져 9900여만 달러의 상담실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이번 광주 한상대회에서 모두 5억 달러를 웃도는 투자 및 수출상담 실적을 올리면서 최근 5년 새 최대 규모의 실적을 냈다. 이는 지난해 서울대회 1억 6000만 달러의 3배에 달한다. 광주상공회의소와 국제한인식품주류상총연합회를 비롯한 한상단체 간의 우호협력 4건과 전남대 등 광주·전남지역 대학과 한상기업인 간 우호협력 15건도 이뤄졌다. 또 다른 성과는 ‘영비즈니스리더’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참여로 신진 한상의 활동폭이 크게 넓어진 점이다. 실제 그동안 대회에서 포럼 참여 등에 그쳤던 젊은 한상들은 광주 대회에서 지역 기업들과의 사전 미팅 등을 통해 수출협약을 성사시켜 대회가 양적으로도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인 지난달 31일에는 ‘제24차 리딩CEO 내부회의’와 ‘리딩한상 비즈니스 미팅 및 기업전시회 투어’가 진행됐다. 이번 대회에는 45개국의 국내외 경제인 3000여명이 참여했다.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폐회사에서 “이번 대회는 실질적인 비즈니스 성과 창출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의 장이 된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한상대회는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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