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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영충호 시대를 기대하며/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영충호 시대를 기대하며/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인간 세상은 1000년 전이나, 2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요즘 나는 지금부터 2397년 전에 태어난 아리스토텔레스가 쓴 ‘정치학’ 책을 읽고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읽어내려 갈 때마다 어쩌면 이렇게도 2000년 전과 오늘날의 세계가 똑같을 수 있을까 하고 감탄한다. 그 시대에도 가장 심한 증오의 대상이 된 것이 고리대금이었으며, 모든 종류의 재산 획득 기술 가운데 고리대금이 가장 자연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한 대목에서는 깜짝 놀라기까지 했다. 또한 민주정체의 토대는 자유이고, 자유는 민주정체에서만 누릴 수 있으며 모든 민주정체가 추구하는 목표는 자유를 누리는 것이라는 대목에서 역시 아리스토텔레스는 시대를 초월하는 위대한 철학자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열세 살에 과거에 장원급제한 것을 시작으로 스물아홉이 될 때까지 아홉 번이나 과거에 응시해서 모두 장원급제를 하고, 나중에는 왕을 가르치는 스승이 되었으며, 제자들을 가르치고 백성들을 보살피는 데 헌신적이었던 학자가 있다. 평생 청렴을 넘어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녹봉까지 퍼주며 살았기에 사망한 후에는 수의를 남에게 빌려 입었던 학자가 있다. 그는 서른여섯 살에 청주 목사가 됐고, 부임하자마자 4가지 규칙, 즉 서로에게 착한 일을 권하고, 잘못된 일은 서로 고쳐주고, 서로 바른 예절로 사귀며, 어려운 일을 서로 돕자는 향약을 반포했다. 더불어 백성이 지킬 10가지 규칙을 함께 반포하면서 스스로 지켰고 모든 일을 백성 입장에서 처리했던 학자가 있다. 바로 율곡 이이다. 신사임당 아들로 더 잘 알려진 그가 청주 목사를 지내면서 펼친 행정은 3년 후 황해도 관찰사로 가면서도 이어졌다. 덕분에 청주는 조선에서 가장 살기 좋은, 착한 마음과 아름다운 행실이 넘쳐나는 곳으로 전해지고 있다. 요즘 전국적으로 ‘영충호 시대’라는 표현이 회자하고 있다. 언뜻 낯선 느낌도 있지만 갈등, 대립, 분열을 떠올리는 영호남이라는 말에 비추어보면 왠지 정감이 가기도 한다. 영남과 호남의 중간에서 충청이 조정하고 중재하며 화합을 이끌어낸다는 의미도 있고, 그동안 당연시 여겨져 왔던 수도권 우선이라는 독선적 논리에 대해 충청, 영남, 호남이 힘을 모아 강원과 제주를 포함한 전국 균형 발전을 선도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왕 시작된 영충호 시대라면 과거처럼 물불 가리지 않고 누군가의 희생 위에서 성장과 발전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보다는 서로 돕고, 예의를 갖추고, 착한 일을 권하는 옛 정신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그것도 가장 살기 좋고, 착한 마음과 아름다운 행실이 넘쳐 나는 도시인 청주가 새로운 국가운영의 패러다임이 될 영충호 시대를 선도해야 할 것이다. 충청도는 느린 것으로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나와 내 가족이 살고 있는 청주는 더 느린 것 같다. 자신의 이익과 주장을 앞세우려는 사람에겐 빠른 것이 좋겠지만,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면서 함께 가려는 사람에겐 느린 것이 좋기 때문이리라. 다른 사람을 배려하면서 함께 보듬고 가는 영충호 시대를 기대한다.
  • 열차 타고 만나는 전라도의 맛·자연·사람이야기

    열차 타고 만나는 전라도의 맛·자연·사람이야기

    요즘같이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갯내음을 물씬 풍기며 사람들의 발이 되어 주던 열차가 있었다. 전북 익산에서 전남 여수까지 호남 지역을 지난다는 의미로 이름 붙은 ‘전라선’이다. 그 열차에 기대어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 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16~20일 밤 9시 30분 EBS의 한국기행 ‘전라선’에서 펼쳐진다. 1부 ‘180.4㎞ 갯내도 향긋했네’에선 과거 전라선의 단골 승객인 ‘새꼬막’을 다룬다. 한창 새꼬막 수확철로 분주한 배들이 하나둘 모여드는 선창가를 찾아 살이 오동통하게 오른 새꼬막 선별과정을 살펴본다. 과거 전라선에 실려 내륙으로 보내졌던 말린 문어도 다룬다. 우리나라 참문어의 60%를 생산하는 신기마을을 찾아 문어 잡이로 분주한 김영현씨로부터 문어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본다. 너무 흔하고 못생긴 탓에 찾는 사람이 없어 기차에 실어 보내지 못한 물메기는 요즘 이곳에선 금값이 됐다. 2부 ‘굽은 길과 곧은 길’에선 얼마 전까지 전라선이 관통했던 조화리 마을을 찾는다. ‘돌 위로 핀 꽃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석화는 조화리의 특산품이다. 조화리 석화는 껍질이 얇아 구워먹으면 맛이 그만이라고 한다. 여수 바다 돌 밑에 사는 민꽃게는 우리에게 돌게라는 이름으로 더욱 친숙하다. 살이 단단하고 담백해 간장게장으로 해먹기에 제격이라는 돌게. 미식가들 사이에선 꽃게장보다 돌게장을 더 쳐준다고 한다. 3부 ‘산을 찾아 온 기차’에선 전라선의 구례구역을 찾는다. 문을 나서면 기다렸다는 듯 지리산이 마중한다. 그 속에 살며 지리산을 지키는 김종복 대장을 만난다. 별세한 지리산 지킴이 함태식 옹의 뒤를 이어 피아골 대피소를 지키며 산다. 4부 ‘어머니의 땅’에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의 온전한 연안습지인 순천만을 보여준다. 갈대밭에서는 겨울 철새들을 만날 수 있다. 펄에서는 펄배를 타고 나가는 칠게잡이가 한창이다. 순천만 어머니들은 그 칠게로 자식 공부를 다 시켰다고 한다. 5부 ‘떠나기 좋은 날’은 40년을 쉬지 않고 전라선으로 출근하는 하태구 기관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섬진강 기차마을에서 추억의 증기기관차를 운행하며 많은 사람의 낭만을 만들어 주고 있는 그의 추억 열차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원규 시인에게 전라선은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서울에서 신문사를 그만두고 무작정 전라선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지리산으로 들어왔다. 훈훈한 전라선 이야기에 꽁꽁 언 겨울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김병일 사람과 향기] 정의의 주장보다 따뜻한 가슴부터

    [김병일 사람과 향기] 정의의 주장보다 따뜻한 가슴부터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서거했다. 그의 마지막 길에 세계 지도자들이 몰려들었다. 정상급만 90여명으로 지난 2005년 열린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아프리카 최남단에 위치한 조그마한 나라의 전직 국가원수 장례식에 이처럼 세계인이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남긴 삶의 진한 감동 때문이다. 대부분의 생애를 흑인 인권운동에 바친 만델라의 평생을 관통한 화두는 용서와 화해였다. 오랫동안 엄청난 박해와 탄압을 받은 사람으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화두였지만 그는 이를 훌륭히 실천하였다. 이번 장례식에서 오랜 앙숙 관계인 미국과 쿠바의 정상이 처음으로 악수를 나누었다고 하는데, 이는 그가 남긴 용서와 화해의 정신이 얼마나 전염력이 강한 것인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수년 전 김수환 추기경이 떠날 때의 모습도 비슷했다. 수많은 사람들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명동성당 앞에서 줄을 지어 몇 시간씩 기다려 조문했다. 여기에는 가톨릭교도가 아닌 사람도 많았다. 왜일까? 자신보다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한 추기경의 삶이 많은 이의 가슴에 각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과거 선비들이 그랬듯이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한 박기후인(薄己厚人)의 삶을 몸으로 실천하였다. 그가 생전에 현대적 선비의 표상인 심산 김창숙 선생을 기려 만든 심산상(心山賞) 수상자로 선정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추기경은 부족한 사람이라고 몇 번을 고사하다 수상할 정도로 평생 자신을 낮춘 분이다. 우리는 단기간 많은 성취를 이루었지만 반목과 갈등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사회 각 영역에서 갈등이 갈수록 증가하고 첨예화하는 느낌마저 든다. 민주주의란 원래 떠들썩한 것이라지만 우리는 정도가 너무 심하다. 갈등의 현장에서 나오는 주장과 요구들의 공통점은 자기가 옳다거나 자기편의 주장이 공정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정의’에 대한 요구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 사회가 겪는 갈등은 정의롭게 곧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과연 그럴까? 결코 그렇지 않다. 서로가 생각하고 주장하는 정의의 내용이 매우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정도를 넘어 어떤 경우에는 정반대가 되기까지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만델라와 김수환 추기경이 이미 보여준 것이다. 자기 주장에 앞서 상대방에 대한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길이다. 또 자신이 오래도록 많은 사람으로부터 존경받는 최상의 길이다. 한국유학사의 우뚝한 봉우리들인 영남의 퇴계와 호남의 고봉이 8년간의 치열한 학문적 논쟁을 주고받으면서도 평생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도 이것이다. 26살이라는, 당시로는 부자뻘이 되고도 남을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논쟁이 진행되는 내내 퇴계는 낮춤과 경청의 자세로 고봉을 대했다. 고봉 역시 이에 감동하여 논변을 하면서도 퇴계를 스승처럼 공경하였고, 퇴계 사후에는 묘비명을 손수 지어 마지막까지 흠모의 정을 표했다. 두 분의 후손들은 지금도 가깝게 지낸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거창한 주장이나 정책보다 상대의 입장을 배려하려는 자세 전환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우는 사례이다. 최근 영남과 호남에 지역구를 둔 여야 국회의원들이 지역갈등 치유를 위해 ‘동서화합포럼’을 발족했다고 한다. 우리가 겪고 있는 갈등과 반목의 크기에 비추어 보면 작은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이 창대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갈등이 없었던 시대와 장소는 없다. 문제는 그것을 풀어가는 방식이다. 이것이 한 사회의 성숙도를 결정한다. 이 겨울, 우리 모두 각자 정의를 주장하기에 앞서 상대를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을 갖고 조그만 것이라도 실천하는 것이 어떨까?
  • “지역 의석수 늘리자”… 충청의원 첫 모임 ‘썰렁’

    충청 지역 의석수 확대를 위한 충청권 여야 의원 모임이 12일 첫 회의를 열었지만 출석률이 저조해 썰렁했다. 여야 간의 ‘동상이몽’도 확인됐다. 새누리당 송광호·민주당 양승조 의원 등 충청권 의원 11명은 이날 국회에서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 관련 충청권 간담회’를 가졌다. 의원들은 충청권 선거구 확대를 위한 획정 단일안을 다음 달 15일까지 마련하고 이를 여야 지도부에 충청권 의원 24명 전원 명의로 전달해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상정해 줄 것을 촉구키로 했다. 충청권 여야 시도당 연석회의도 두 달에 한 번씩 열기로 했다. ‘지역주의 조장’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의원들은 신중했다. 변재일 민주당 의원은 “충청권이 자신들의 이익만 얘기한다고 수도권이나 영호남으로부터 공격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고,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은 “불합리한 선거구 획정이야말로 충청권의 최대 현안으로 이보다 중요한 일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남을 기반으로 하는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호남과의 인구 비례를 중점 거론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호남 의석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전국 선거구의 정수 조정’에 방점을 찍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인구가 호남이 많지 않았는데 DJ(김대중 전 대통령) 때 (선거구 획정이) 잘못됐다”면서 “인구 비례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당마다 생각이 달라 출석률은 반 토막에도 못 미쳤다. 명패가 놓인 의원들 좌석은 이가 빠진 듯 듬성듬성했다. 충남 지역 한 새누리당 의원은 “조찬모임이라는 연락만 받고 선거구 획정을 논의한다는 얘기는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치’에 밀리고 낙하산에 치이고 내부승진·전문 경영인은 18%뿐

    ‘정치’에 밀리고 낙하산에 치이고 내부승진·전문 경영인은 18%뿐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 10명 중 6명이 정부 관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경영인으로 영입됐거나 내부에서 올라온 경우는 5명 중 1명꼴이었다. 공무원 출신들이 산하 공공기관의 수장으로 가는 관행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공공기관의 빚더미 경영과 방만 경영에 대한 주무부처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신문이 78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기관장(직무대행 등 공석 7명 제외)의 이력 및 지역을 분석한 결과 공무원 출신이 42명(59.2%)으로 가장 많았다. 전문경영인 및 내부 승진자 13명(18.3%)의 3배를 넘었다. 이어 전·현직 국회의원 등 정치인이 7명(9.9%), 교수·연구원 등 학계 6명(8.4%), 노동계·언론인 3명(4.2%) 등이었다. 기관장의 출신 지역은 영남이 28명(39.4%)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서울·충청 각 11명(15.5%), 호남 9명(12.7%), 경기 5명(7%), 제주 3명(4.2%), 강원 2명(2.8%), 해외·인천 각 1명(1.4%)이었다. 대학은 서울대가 25명(35.2%)으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고려대가 7명(9.9%)으로 뒤를 이었고 성균관대 5명(7.0%), 건국·연세·영남·한양대 각 4명(5.6%), 경북·동아대 각 2명(2.8%)이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임명된 기관장 32명만 놓고 보면 영남 출신이 15명(46.9%)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대학별로 서울대 15명(46.9%)이고 한양대가 3명(9.4%)으로 뒤를 이었다. 연세·영남·인하대가 각 2명(6.3%)이었다. 정부가 지난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한 가운데 전문성 없는 ‘낙하산’ 기관장 임명을 막을 대책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이나 정치인 출신이라고 해서 모두다 낙하산도 아니고, 내부 승진자가 오히려 개혁의 칼날을 들이대지 못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싸잡아서 문제가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가 공공기관에 대한 강도 높은 채찍질을 선언한 출발점이라는 측면에서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의 기관장 선임이 한층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최창규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낙하산으로 온 기관장은 노조의 반대에 부딪히면 이를 무마시키기 위해 과도한 복리후생을 약속해 악순환을 만든다”고 말했다. 노조와 이면 계약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으로 구성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가 정부나 청와대의 입김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7월 발표한 공공기관 합리화 대책에서 올해까지 임추위 독립 강화를 위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내년으로 늦춰진 상태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종면 칼럼] 동서화합의 정치 왜 욕망의 정치로 읽힐까

    [김종면 칼럼] 동서화합의 정치 왜 욕망의 정치로 읽힐까

    대한민국에 정치는 있는가.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면 우리에게 정치는 없다. 갈등의 골이 메워지기는커녕 점점 깊어만 가니 우리 정치는 정치라고 부르기도 민망하다. 정치가 날로 왜소해지고 볼품사나워지고 있다.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집회로 온 나라가 시끄럽다. 마침내 민주당 한 국회의원은 대선불복을 선언하며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하자는 대책없는 주장까지 내놓았다. 새누리당은 당장 의원직 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야 공히 즉물적으로 대응하니 극단의 정치투쟁이 난무한다. 국가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사건으로 촉발된 갈등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를 악성종양이 됐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대응은 무력하기만 하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경북·전남지역 국회의원 십 수명이 지난주 ‘동서화합포럼’ 을 띄우며 동서화합의 물꼬를 트는 데 앞장서겠다고 나섰다. 정파를 떠나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화합을 이루겠다니 반갑다. 하지만 시급한 현안들로 숨이 넘어가는 엄중한 시국에 특정 지역 의원들이 떼지어 영호남 화합을 외칠 때인가는 생각해 볼 일이다. 한가하게 비친다. 두 당의 뿌리지역 국회의원으로 남다른 힘이 있다면 회칠한 무덤 같은 자기 진영 내부의 고질부터 지적하고 나서야 했다. 불통이 만병의 근원이 되고 있음에도 입 한 번 제대로 여는 인사를 찾아 보기 힘든 게 지금의 여당이다. 당론과 다른 소리를 냈다간 이내 돈키호테로 찍히고마는 야당 또한 마찬가지다. 그 많은 의원들의 소신이 다 같지는 않을진대 하나같이 침묵의 나선에 빠져드는 모습이 안쓰럽다. 숨죽인 복지부동의 정치, 영혼 없는 모노톤의 정치가 대세다. 이런 ‘비정상의 일상화’부터 바로잡은 후에 동서화합을 말해도 늦지 않다. 영호남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동서화합을 내세웠지만 선뜻 믿음이 가지도 않는다. 그다지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영호남을 연결하는 88올림픽고속도로의 광주~대구 구간 확장 공사를 조기에 완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는데, 길이 꼭 뚫려야 마음이 뚫리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밀어주는 것이 동서화합의 첫 작품이라니 좀 씁쓸하다. 정부의 SOC예산 절감으로 전국이 끌탕이다. 영호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작 도로건설 같은 지역구 사업으로 표를 모으기 위해 동서화합의 깃발을 든 것은 아닐 것이다. 포트홀 폴리티션(pothole politician)이란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영호남 중심의 정치적 상상력에 갇혀 크게 보지 못한다면 국민대통합의 길은 그만큼 더 멀어진다.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 교차방문도 추진한다고 한다.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선 영호남의 상징적 인물인 만큼 두 지역의 정서적 거리를 좁히는 데 보탬이 될 것이다. 영호남은 이제 막무가내식 증오의 정치로 인한 집단 최면의 허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러나 생가 방문이 단순한 보여주기식 이벤트라면 정치불신을 자초할 뿐이다. 자기희생 없는 동서화합의 몸짓은 허망하다. 영호남 지역주의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같은 존재다. 근래 들어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지만 선거가 닥치면 또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 영호남 국회의원으로서 진정 동서화합을 원한다면 교차방문에 앞서 ‘적지’(敵地) 교차출마를 결심하라. 지역주의는 정치인생을 다 걸어도 해결하기 힘든 과제다. 동서화합 정치는 최근 충청권의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 이상 곁불은 쬐지 않겠다는 충청 정치, 충청 정치인이다. 충청권은 인구비례와 지역대표성을 감안해 충청지역 국회의원 의석수를 늘려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충청권보다 인구가 적은 호남은 물론 영남권 의석수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영호남 의원들의 동서화합 제스처가 예사롭지 않은 ‘충청굴기’에 대한 견제구 성격의 것이라면 또 다른 기득권 정치에 불과하다. 그들만의 정치적 해자를 경계한다. 동서화합이란 이름의 욕망의 정치는 모두에게 독(毒)이다. jmkim@seoul.co.kr
  • [공직열전 2013] 고용노동부 (상)고용·홍보·감사 부문 실·국장급

    [공직열전 2013] 고용노동부 (상)고용·홍보·감사 부문 실·국장급

    2010년 7월 정부과천청사 1동 입구의 ‘노동부’ 현판이 내려졌다. 그리고 고용노동부라는 새 이름이 걸렸다. 1981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 산하 노동청에서 노동부로 승격된 지 29년 만의 개칭이었다. 고용노동부는 이후 약칭조차 노동부 대신 고용부를 고집할 만큼 고용 분야에 애착을 드러냈다. 1990년대 중반까지 주로 노사분규 중재 등 노정 업무에 주력했던 고용노동부는 1997년 외환위기로 수많은 퇴직자가 길거리로 내몰리자 고용 업무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올해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 우선 고용부에서 고용 정책을 이끄는 실·국장급 간부와 대변인, 감사관을 소개한다. 고용부 고위공무원단(옛 1~2급)은 배경이 다채로운 게 특징이다. 행정고시 29~36회가 포진한 국장급 이상 간부의 면면을 보면 특정 학연과 지연 등의 쏠림이 뚜렷이 포착되지 않는다. 고용부 관계자는 11일 “인사 안배를 일부러 하지는 않았지만 전문성에 맞춰 배치하다 보니 우연히 균형을 이뤘다”고 말했다. 장·차관을 포함한 본부 소속 국장급 이상 간부 18명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경기 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고, 영남 5명, 호남 4명, 충청 3명 등으로 고루 분포됐다. 출신 대학은 서울대가 5명으로 가장 많았다. 고려대·성균관대·연세대·한국외국어대 각 2명, 서강대·영남대·전남대·한양대 각 1명씩이다. 조철호(58) 감사관은 대학을 나오지 않았다. 실·국장 간부 16명 가운데 절반인 8명이 대학 때 사회학 또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한 것도 눈길을 끈다. 고용 분야 수장인 이재흥(53) 고용정책실장은 요즘 김밥으로 식사를 때우는 일이 잦다. 박근혜 대통령이 ‘고용률 70% 달성’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던져 준 터라 ‘최전방 야전사령관’으로서 쉴 틈이 없다. 행정고시 31기로 고용부의 실장급 간부 3명 가운데 가장 늦게 공무원에 임용됐다. 이재갑 전 고용부 차관을 이을 대표적 ‘고용통’으로 전문성을 인정받은 덕에 국장 승진 이후 선배와 동기를 앞서 갔다. 임서정(48) 노동시장정책관은 직장협의회가 뽑는 ‘베스트 간부’의 단골손님이다. 부드러운 스타일로 직원들을 잘 아우른다. 공직 생활 동안 고용 업무를 주로 맡았고 실적이 좋았던 까닭에 향후 고용정책실장 등을 맡을 간부로 평가받는다. 주정미(45) 보건복지부 국장(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 대한민국정책센터 파견)과는 잉꼬부부로 알려져 있다. 신기창(52) 인력수급정책국장은 카리스마형 간부로 조직 장악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처리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꼼꼼한 스타일이다. 사무관 때는 근로감독 등을 담당했던 멀티플레이어다. 차기 실장 후보로 곧잘 거론된다.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동서 부부의 자녀(1남1녀)를 2008년 입양한 사실이 관가에 알려져 애틋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영돈(50) 직업능력정책관도 사무관 때부터 고용 업무에 잔뼈가 굵었다. 고용 분야 전문가들과 인적 관계망을 잘 구축해 의견을 나누며 맡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현재 직업훈련 분야를 총괄하고 있으며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 양성 체제 구축 등에서 성과를 냈다. 국장급 간부 가운데 ‘막내 기수’인 황보국(49) 고용서비스정책관은 고용부 내 행시 36기 가운데 승진 등에서 선두 주자로 꼽힌다. 호탕한 성격에 상황 판단력이 뛰어나 꼬인 고용 난제를 비교적 쉽게 해결한다는 평가다. 고용노동부의 ‘입’인 박성희(45) 대변인은 정현옥(56) 차관에 이어 고용부 내 여풍을 이끌고 있다. 여장부 스타일로 김경선(44) 전 대변인(현재 외부 교육 중), 하미용(50)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과 함께 여성 국장 트로이카를 형성하고 있다. 조철호 감사관은 비고시 출신 공무원의 ‘롤 모델’이다. 9급 공채로 시작해 임용 38년인 지난해 국장급 간부 자리를 꿰찼다. 고용부 본부와 지방청을 오가며 일처리를 깔끔히 했고 전임 이채필 장관이 학력 등과 무관하게 인사를 하면서 고위공무원에 발탁됐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영·호남 같이 걷자” 남도순례길 본격 추진

    “영·호남 같이 걷자” 남도순례길 본격 추진

    경남 삼랑진에서 전남 순천까지 168.97㎞에 이르는 경전선 폐선 부지를 ‘동서통합 남도순례길’로 조성하는 사업이 추진된다. 경남 창원시는 10일 동서통합 남도순례길 추진위원회(전남 대표 강용재, 경남 대표 허정도)와 영호남 8개 시·군이 경전선 복선전철화 사업에 따라 생기는 폐선 부지를 동서통합 남도순례길로 조성하는 사업을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진위와 8개 시·군 단체장 등은 지난 9일 진주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영호남 민간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경전선이 지나가는 경남 창원시·김해시·진주시·사천시·함안군·하동군, 전남 순천시·광양시 등 8개 지자체가 선언문에 참여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경전선 철길은 남도인의 삶과 역사가 자리한 훌륭한 문화공간으로 영호남 화합과 소통의 통로로 삼고자 한다”면서 “녹색의 순례길로 조성해 동서 갈등의 마침표를 찍고 남도인 특유의 여유와 서로를 배려하는 상생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박완수 창원시장은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경전선을 국민의 품으로 끌어들이는 남도순례길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 “국책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게 지자체가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광양시는 관련 시·군으로부터 동의서를 받아 국토연구원에 ‘동서통합지대 남도순례길 조성 정책 제안서’를 제출했다. 지난 6월 발족한 추진위도 “경전선 폐선 구간을 지자체가 제각각 개발하지 말고 생태·레저·관광·문화 인프라를 공동으로 구축해 세계적 명물로 만들자”며 지난달 국민대통합위원회 등에 사업을 제안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전남 여수도 관광객 1000만 시대 열었다

    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전남 여수시가 1000만명 관광객 시대의 꿈을 이뤘다. 지난달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이뤄낸 성과다. 9일 여수시에 따르면 올해 지난 8일 현재 여수를 찾은 관광객은 목표치인 1000만명을 돌파한 1003만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지난해와 비교해 48.4%, 2011년보다는 51.6% 증가한 것이다. 월별로는 지난 8월 157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관광지 가운데는 오동도가 241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2위 엑스포해양공원으로 172만명, 3위 아쿠아플라넷으로 83만명, 4위 향일암 72만명이며 해양수산과학관, 흥국사, 디오션워터파크, 금오도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관광객이 증가한 것은 세계박람회 이후 높아진 인지도와 도로·교통·숙박 등 관광인프라가 잘 갖춰졌기 때문인 것으로 시는 분석한다. 또 여수 시티 투어와 유람선 투어, 거북선 야경 투어, 해양레일바이크 등 타 도시와 차별화된 관광상품과 여수세계박람회의 명물 ‘빅오(BIG-O)쇼’ 재개장, 에스 트레인(S-train) 등 철도관광 상품도 잇따라 출시하는 등 여수에 호감을 느끼고 재차 방문할 수 있도록 동기 부여를 제공했다. 그 결과 시는 한국능률협회 선정 2013 여름 가고 싶은 호남 휴가지 1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천혜의 비경을 자랑하는 거문도·백도는 ‘한국관광 100선 중 3위’에 꼽혔다. 시는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만들기 위해 세계박람회장을 중심으로 오동도와 만성리 검은모래 해변을 잇는 엑스포관광문화벨트와 국제 마리나 항만 조성, 1년에 1200만명의 외지인들이 수술을 받기 위해 찾는 애양원 등을 연결하는 메티칼 투어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충석 여수시장은 이날 시청에서 ‘오! 여수 관광비전’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이뤄낸 오늘의 쾌거를 발판삼아 여수가 세계 4대 미항으로 우뚝 서 ‘365일 치유(힐링) 관광 시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결집하자”고 말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인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도서관 기획연수부 총무과장 김영원 ■공정거래위원회 △입찰담합조사과장 유성욱△건설용역하도급개선과장 오행록 ■대·중소기업협력재단 △기업협력본부장 이상경△정책기획본부장 박영수△기업협력본부 기술보호지원부장 형준호△정책기획본부 기획경영부장 박유석△정책기획본부 동반협력부장 국신욱 ■환경보전협회 △사무총장 이상팔 ■한국원자력의학원 △방사선치료연구부장(방사선의학정책개발센터장 겸임) 김미숙 ■동아일보·채널A ◇동아일보△편집국장 김차수◇채널A△보도본부장 박제균 ■우리금융지주 ◇승진△시너지추진부장 허연욱△홍보실장 권광석◇신규△경영감사부장 이용재 ■우리은행 ◇상무 승진△스마트금융사업단 박기석△마케팅지원단 김종원◇영업본부장 승진△강남1 홍현풍△강북 이진희△영등포 김동기△중랑노원 김원배△경기중부 김진우△경남 이기회△본점2기업 신현석△중앙 강병모△종로 김선규△여의도기업 배인환◇영업본부장대우 승진△전략기획부 김정기△기업회생부 김영재△여신서비스센터 이상채◇영업본부장 이동△송파 최정훈△용산 한인수△부천 안재동◇영업본부장대우 이동△수신서비스센터 양승태 ■삼성증권 ◇부사장△상품마케팅실장 안종업△고객지원실장 차영수◇전무△경영지원실장 김남수△리테일본부장 이상대◇상무△상품전략담당 정영완△강남1권역장 이보경△강남2권역장 장선호△국내법인사업부장 사재훈△SNI본부장(SNI강남사업부장 겸임) 이재경△운용사업부장 박번△온라인사업부장 김도완△리스크관리담당 장원재△퇴직연금사업부장 김주황△고객자산운용담당 심재은△부산/경남권역장 정재화△강북권역장 안승찬△리서치센터장 신동석◇권역장 및 담당△마케팅담당 조한용△강서권역장 전기수△호남권역장 김태현△대구/경북권역장 이철영△충청권역장 유직열△경기권역장 권오열△강원권역장(원주지점장 겸임) 고영만△인천권역장(인천지점장 겸임) 이재문△정보시스템담당 대행(정보전략팀장 겸임) 김도형△고객지원담당 김범구△분당권역장 박완정 ■이트레이드증권 ◇상무 승진△온라인영업본부장 김학훈△오퍼레이션본부장 박경근△멀티-스트래터지본부장 이주한 ■아모레퍼시픽그룹 ◇승진 <상무>△HR실 정형권△인재원 임한혁△홍보1팀 이희복◇전보 <상무>△그룹홍보실 김정호 ■아모레퍼시픽 ◇승진 <전무>△R&D부문 한상훈<상무>△스킨케어연구실 강병영△피부과학연구실 이존환△럭셔리사업부문 방판사업부 이우동△프리미엄사업부문 라네즈사업부 권금주△매스사업부문 유통사업부 한재신△매스사업부문 해피바스&메디안사업부 백석윤△매스사업부문 에이전트사업부 이영운△신성장사업부문 심재완△신성장사업부문 TR사업부 나정균△SCM부문 SCM지원실 최숙△경영지원부문 HR실 김대호△경영지원부문 재경실 이상목△부산지역사업부 최명종△대구지역사업부 공문건◇전보 <부사장>△경영지원부문 배동현<전무>△SCM부문 강병도<상무>△매스사업부문 려&미쟝센사업부 임혜영△SCM부문 개발&구매실 임원길△경영지원부문 GIANT TF 성중용<사업부장>△R&D부문 HBO실 김왕기△럭셔리사업부문 AP&프리메라사업부 김영소△SCM부문 오설록생산실 이성우 ■에뛰드 ◇승진 <사업부장>△마케팅사업부 홍지선△에쁘아사업부 이지연 ■이니스프리 ◇승진 <부사장>△대표이사 안세홍 ■퍼시픽패키지 ◇승진 <상무>△대표이사 이동순
  • 다양성 추구 속 ‘깜짝카드 없고 수혈 한계’ 중평

    다양성 추구 속 ‘깜짝카드 없고 수혈 한계’ 중평

    안철수 무소속 의원은 8일 발표한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의 공동위원장 인선을 통해 시민운동가와 학계, 기존 정치인 출신들로 다양성을 추구했지만 ‘깜짝 카드’는 없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게다가 민주당 출신 인사 2명이 포함되면서 인재 수혈의 한계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선은 안 의원이 일단은 자신의 주지지층인 수도권과 민주당의 텃밭이자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의 민심 공략에 집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정당과 1대1로 맞서는 데 체급적으로 한계를 느낀 안 의원 측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보다는 민주당과의 승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큰 대목이다. 안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추가로 합류할 공동대표단이 있다”면서 “새정치추진위가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인재를 모으는 것이다. 앞으로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드릴 테니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인선은 내년 6월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출마를 고려한 인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별로 보면 호남 2명, 수도권 2명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야권의 승패를 좌우할 거점 지역의 출신들이라는 점에서다. 윤장현 광주비전 21이사장은 일찌감치 안철수 신당의 광주시장 후보로 거명되던 인물이다. 광주 출생으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 광주시민연대 대표,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등을 지낸 시민운동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의 심장이기도 한 광주가 새 정치에 대한 요구가 큰 만큼 기존 정치인보다는 비정치인을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효석 전 의원은 16대부터 전남 담양·곡성·구례에서 3선을 지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남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19대 총선 때 지역구를 서울 강서을로 바꿨다가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고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역임하는 등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으로 꼽혔다. 안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전 의원에 대해 “대립보다 대화를 추구하는 합리적인 정치인으로 평가받아 왔다”고 소개했다. 이계안 전 의원은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회장을 역임한 기업인 출신으로 17대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을 지낸 뒤 사단법인 2.1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새정추에 참여하기 위해 최근 민주당을 탈당했다.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한 전력이 있어 안 의원 측 서울시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박호군 한독미디어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과 참여정부 당시 과학기술부장관을 역임한 과학기술인이다. 인천 출생으로 인천대총장을 지냈다는 점 때문에 인천시장 후보를 염두에 둔 인선으로 여겨진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이슈&이슈] 광주 軍 공항 이전

    [이슈&이슈] 광주 軍 공항 이전

    광주시가 군 공항 이전에 시동을 걸었다. 올해 초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고 지난 10월 시행령이 공포되면서 이전에 가속도가 붙었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던 군 공항 이전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광주를 비롯해 수원, 대구 등 도심에 공군 전투비행장을 낀 지방자치단체의 행보도 덩달아 빨라지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전문가, 주민 등 32명이 참여한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이전방안 마련을 위한 여론수렴에 착수했다. 내년 10월까지는 관련 용역을 납품받아 국방부 장관에게 이전을 건의할 방침이다. 군 공항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소음과 도시개발, 도시안전, 교통 등의 측면에서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전투기 소음에 따른 주민 피해다. 광주공항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소음도를 보인다. 광산구 등 3개 구에 걸쳐 30여만명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특히 민간공항 소음도 기준인 75웨클(항공기 소음측정단위) 지역에 15만명, 80웨클 이상 지역에 2만명, 85웨클 이상인 경우만 해도 8000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TV 시청은 물론 일상적인 대화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난청에 시달리는 주민도 많다. 심한 지역에서는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울 정도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10여년 전부터 수차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나서는 등 집단민원을 제기해 왔다. 군 공항은 인구가 밀집한 도심의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도 야기한다. 공군 전투기가 상시 상공을 날며 훈련비행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8월에는 공군 전투기가 광주 도심 지역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군 조종사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투기가 인구 밀집 지역에 추락할 경우 막대한 인적·물적 피해가 예상된다. 장기적인 도시발전도 가로막고 있다. 공항은 과거엔 도시 외곽에 자리했지만 급속한 도심 팽창으로 현재는 도심 한복판에 놓이게 됐다. 공항 주변의 인구도 조성 당시엔 7만 1000명에서 지금은 25만여명으로 대폭 증가했다. 이로 인해 광주의 중심축이 동서 방향으로 단절돼 기형적인 도시개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015년 호남선 고속철(KTX) 개통 등과 연계한 광주시의 새로운 발전 거점으로 활용하는 데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면적의 비행안전구역 설정으로 구역 내에 거주하는 주민의 재산권 행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그럼에도 군 공항 이전에는 적잖은 문제들이 따른다. 특별법상 군 공항을 이전하려면 자치단체장의 군 공항 이전 건의→ 국방부 장관의 예비 이전 후보지 선정→ 이전 후보지 선정→ 이전 주변 지역 지원계획 수립→ 이전부지 선정→ 사업추진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걸림돌은 대체 부지 선정 문제다. 군 공항 이전을 바라는 자치단체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이전을 건의하면 국방부 장관은 군사 작전과 입지의 적합성 등을 따져 이전 부지를 선정하게 된다. 이전 대상 후보지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투표를 거치게 돼 있다. 군 공항의 전투기 소음 피해가 이미 공론화된 상황에서 주민투표를 쉽게 통과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오히려 군 공항 이전 후보지 선정을 놓고 자치단체 간의 갈등만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이전 작업에 최소 10~2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또 사업추진의 방식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규정하고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가 이전 사업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거대한 사업을 자치단체가 직접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특히 천문학적인 예산은 최대 걸림돌이다. 지난해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신규공항 건설비를 3조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거대 민원을 잠재우기 위해선 주변 지역 지원 규모가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광주시는 지난해 기준 군 공항 토지 매각 비용이 71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3조원을 이전 비용으로 계상할 경우 2조원이 넘는 예산을 추가 투입해야 한다. 대구와 수원은 상대적으로 군 공항 부지의 땅값이 높은 만큼 각각 7조~9조원이 남을 것으로 추정되며,이를 국방부에 돌려줘야 한다. 광주시는 이에 따라 이들 3개 공항 이전을 하나로 묶어 예산의 효율적인 분배를 요구해 왔다. 또 최근 ‘군 공항 이전, 민 공항 존치’ 방침에서 ‘공항 전체’ 이전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민 공항을 존치할 경우 전체 공항 면적의 3분의1 이상을 놔두고서는 이전 비용 마련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광주시는 이런 논리로 국방부를 설득해 지자체가 부담하는 비용을 최소화하고, 수원, 대구 등 형편이 비슷한 지자체들과 이전 문제를 공동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한편 광주 군 공항은 광산구 도호동, 신촌동 일원 831만 1000㎡(251만평)에 걸쳐 조성돼 있으며 1964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安신당 모태’ 새정치추진위원장 이계안·김효석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신당 창당을 위해 8일 출범시키는 새정치추진위원회 위원장에 이계안·김효석 전 의원을 내정했다. 실제 안 의원과 이계안 전 의원 등은 최근 서울 마포구에 있는 ‘내일’ 사무소에서 회의를 진행하며 향후 전략을 논의했다. 새정치추진위는 4명의 공동위원장과 소통위원장으로 구성된 ‘4+1’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소통위원장은 송호창 무소속 의원이 맡기로 했다. 안 의원 측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금태섭 변호사는 대변인을 담당한다. 새정치추진위원회는 30여명 규모로 강인철 변호사, 박인복 전 안철수캠프 국정자문지원실장, 정기남 비서실 부실장 등 안 의원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의 기획위원들이 대거 참여한다. 나머지 두 명의 공동위원장 중 한 명으로는 모 대학의 총장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6일 “모 대학의 총장이 막판까지 고심하고 있어 4인 공동위원장 체제가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면서 “영입이 어려워지면 ‘플랜B’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예정보다 새정치추진위 인선 발표가 늦어진 이유도 모 총장을 포함, 참여자들의 결정이 늦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공동위원장 중 두 명이 민주당 전 의원인 점은 안 의원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계안 전 의원은 전문 경영인 출신으로 17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으로 여의도 정치에 입문했다가 최근 민주당을 탈당했다. 김효석 전 의원은 호남에서 3선을 지냈고, 민주당 정책위의장과 민주정책연구원장을 지낸 당내 대표적인 정책통이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내년 지방선거 D -180… 3大 정치적 함의

    6일로 2014년 6월 4일 지방선거까지 꼭 6개월 남았다. 내년 지방선거는 우선 박근혜 정권의 ‘1차 변곡점’이 되는 동시에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큰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의 윤곽은 아울러 각 당의 역학 구도에도 변화를 불러올 전망이다. 또한 이번 선거를 통해 안철수 신당이 제3당으로 부상하느냐도 가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역대 지방선거는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진행돼온 만큼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여권의 ‘안정적 발전론’이 충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방선거는 대선 직후에 치러진 1998년 지방선거에서만 여당이 유일하게 승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 외의 지방선거는 정권 출범 뒤 일정한 시간이 지나 치러졌으며 야당의 승리 또는 우세로 판가름났다. 한편에서는 내년 선거는 시기적으로는 정권 출범 1년 3개월여만에 치러져 정권 심판론이 힘을 받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평가보다는 기대감이 높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대선과 이후 논란을 거치면서 보수·진보 진영의 결집이 탄탄해져 생각보다 정권 심판론이 먹히지 않을 수 있다. 여전히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50% 이상 나오고 있고 새누리당의 지지율도 탄탄한 상황이다. 현재까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은 차기 대권주자군은 지방선거를 통해 인물 평가 등을 거치면서 유력 후보군으로 부상하게 될 전망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도지사, 송영길 인천시장,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도 재선에 성공하면 대권후보 반열에 좀 더 가까워지게 되며, 초선에만 성공해도 강력한 인물로 떠오를 수 있다. 이런 만큼 2014년에 들어서면 각 당의 역학구도가 조금씩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서청원·김무성·최경환·이완구·정우택 의원 등 차기 당권 후보군들이 활동을 본격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도 친노무현계와 손학규계, 정세균계 간의 긴장감이 높아지는 동시에 ‘안철수 신당’의 명암에 따라 전체적인 주도권의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야권과 정치권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신당도 남은 6개월간의 선거구도 자체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과 수도권에서 어떤 성적을 내느냐는 이후 정치 지형에 어떤 변수보다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안 의원 측 핵심 관계자는 5일 “광역단체장 선거 한두 곳에서 승리를 거둬 대안 세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박정희·김대중의 이름으로… 영호남 의원들 뭉쳤다

    박정희·김대중의 이름으로… 영호남 의원들 뭉쳤다

    여야의 영남과 호남 출신 의원들이 2일 ‘동서화합포럼’이라는 모임을 만들고 교류의 폭을 넓혀 나가기로 했다. 첫걸음으로 두 지역의 상징적 인물인 박정희·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순차적으로 방문하기로 했다. 꼬일대로 꼬인 정국을 푸는 데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 새누리당의 대구·경북(TK) 지역, 민주당의 전남 지역 의원은 2일 오전 국회에서 ‘민주당·새누리당의 뿌리지역 전남·경북 국회의원 화합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조찬 모임을 했다. 새누리당 경북도당위원장인 이철우 의원과, 민주당 전남도당위원장인 이윤석 의원이 주도했으며 여야 8명씩 모두 16명의 의원이 자리했다. 의원들은 이날 모임을 포럼 형태로 발전시켜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어 내년 1월 첫 공식 회의를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3월 세 번째 회의는 경북 구미에 있는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열기로 합의했다. 또 광주와 대구를 연결하는 88올림픽고속도로의 구간 확장 공사를 조속히 완공해야 한다는 데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박지원(전남 목포) 민주당 의원은 “수년간 계속된 88고속도로 개보수가 끝나지 않아 광주에서 대구까지 다섯 시간이나 걸린다”면서 “교류가 부족하다 보니 마음이 더 멀어지는 현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병석(경북 포항) 국회부의장도 “동서 간 유일한 소통의 연결고리가 88고속도로인데, 대구에서 광주까지 왕복 2차선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4차선으로 확장되면 더 원활한 영호남 소통의 핵심적 도로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모임이 꽉 막힌 정국 해소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이철우(경북 김천) 의원은 “양당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경북과 전남 지역 의원이 먼저 힘을 합하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다 보면 문제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석(전남 무안) 의원은 “오늘 모임이 국회 정치를 복원하는 촉매제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양당 의원들은 또 국민 대통합을 위해 국회에 관련 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국내여행 | S-트레인 타고 광주도 가고 부산도 가고

    국내여행 | S-트레인 타고 광주도 가고 부산도 가고

    오래된 철길은 굽이굽이 굴곡이 많고 속도도 느려 찾는 사람이 드물었다.이제 사람들은 그 느린 속도와 평화로운 풍경을 먼저 찾아 나선다.경전선을 타고 전라도 광주에서 경상도 부산까지, 남쪽 고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S-트레인에 올랐다.경전선의 새로운 발견우리나라 남도의 끝과 끝을 이으면 경전선의 길이 된다. 영남과 호남 사이에서 한때 수많은 사람을 실어 날랐지만 점점 그 이용률이 떨어져 중간의 수많은 역들이 사라졌고 운행일정도 느슨해졌다. 그렇게 사람들에게서 멀어지는가 했는데, 섣부른 생각이었다. 새 옷을 입고 단장을 마친 S-트레인이 경전선의 새 출발을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9월27일 첫 운행을 시작한 S-트레인은 부산에서 여수엑스포(250.7km), 광주에서 마산(212.1km)을 잇는 두 코스로 달린다. 하루 한 번씩 호남과 영남을 왕복하는 기차는 구불구불한 남South도의 해안 모습과 바다Sea, 느림Slow의 뜻을 가지고 S-트레인이라 이름 붙여졌다.동백꽃 가득 핀 S-트레인기차 앞머리는 거북선의 모양을 본땄고, 내부는 남도를 상징하는 동백꽃과 학, 쪽빛 문양으로 가득하다. 기차에 들어서자마자 빨강과 초록, 파랑의 강렬한 이미지가 머릿속에 자리잡는다. 다소 화려한 색감의 내부는 디자인 각각에 의미를 담고 있다. 한옥의 서까래 이미지를 옮긴 천장이나 섬진강 조약돌 이미지를 옮긴 바닥, 전통 교자상으로 만들어진 카페실의 테이블 등 구석구석 눈여겨볼 것들이 많다.S-트레인은 힐링실, 가족실, 카페실, 다례실, 이벤트실 등 기능에 따라 총 5개 구역으로 나뉘어진다. 다례실에서는 전통차를 내리는 다도법을 시연하고 시음도 할 수 있는 이벤트가 열린다. 제대로 우려낸 보성 녹차의 맛은 깊이부터 남다르다. 이벤트실에서는 마치 깜짝선물처럼 공연이 열린다. 통기타연주, 오카리나연주, 판소리, 마술 등의 공연은 여행시간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지역 예총에서 재능기부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정규 일정이 짜여 있지는 않지만 앞으로 정규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남도를 진하게 느끼는 방법S-트레인과 연계된 여행 프로그램은 좀더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트레킹, 레일바이크, 관광지 등 역별로 즐길 수 있는 19개 코스를 코레일 홈페이지(www.korail.com)에서 소개하고 있다.무엇보다 여행에서 먹거리가 빠질 수 없는 법. 특히 음식으로 유명한 남도지방을 여행할 때는 더욱 그렇다. 지역별 대표적인 먹거리를 중심으로 검증된 맛집 46곳을 확인하면 실패 없는 미식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긴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31곳의 우수 숙박업소를 참고하면 된다.게다가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더 자유롭고 편리하게 일정을 짤 수 있다. 부산, 광주, 순천, 하동, 보성, 진주, 마산, 광주송정, 창원중앙, 득량 등 10개 역에서 카셰어링을 이용할 수 있는데 총 32대가 운영되고 있다. 대여료는 1시간에 6,000원(연료비 190원/km 별도)으로 저렴하다. 멈춰가자 남도 구석구석S-트레인의 정차역은 이름만으로도딱 떠오르는 이미지를 가진 곳이 많다.그만큼 관광지도 매력적이다.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남도 구석구석을 살펴보자. 벌교역‘꼬막’ 하면 떠오르는 그곳, 벌교. 손꼽아 주는 남도 음식에 쫄깃쫄깃하고 탱탱한 벌교꼬막을 곁들이면 이보다 더 맛있는 게 있을까. 5일장이 서는 날에는 울긋불긋 파라솔을 친 전통시장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보성역한국 차 생산의 40%를 담당하고 있는 보성. 초록의 차밭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은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놀랍도록 아름다운 풍경 31선’에 들기도 했다. 매년 5월에는 보성녹차대축제가 열리니 시기를 맞춰 찾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순천역바람에 누웠다 일어나는 갈대숲의 소리를 들어 보자. 때묻지 않은 순천만의 풍경은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을 때 소화제가 된다.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낙안읍성 등 즐길거리가 많은 것도 특징. 넉넉하게 시간을 두고 즐긴다면 더욱 좋은 장소다.득량역1970년대의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역 앞의 풍경은 추억 속으로 들어온 것처럼 낭만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디자인프로젝트로 특색을 입게 된 이곳은 그 시절의 학교, 문방구, 이발소 등으로 꾸며졌다.북천역하루 이용객이 10명도 채 되지 않아 폐쇄될 뻔했던 북천역은 그곳만의 비밀병기로 폐쇄 위기를 극복했다. 바로 역 주변에 지천으로 펼쳐진 코스모스. 가을이면 새파란 하늘에 형형한 코스모스의 빛깔들이 눈을 부시게 한다고.창원중앙역진해군항제, 주남저수지, 해양박물관, 팔용상돌탑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창원. 특히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에서는 때가 되면 찾아드는 수많은 철새들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날개짓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연꽃단지, 코스모스길 등이 꾸며져 있어 계절마다 다른 아름다움을 뽐낸다.부산역부산의 매력이야 다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부산역에서 나와 길만 건너도 유서 깊은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는 차이나타운, 시원한 밀면집, 유명한 초량동 돼지갈비, 산책하기 좋은 초량동 이바구길 등의 숨은 명소가 지천이다.☞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트레인을 이용하는 똑똑한 방법 뚜벅이 여행보단 자전거 여행 조용하고 한적한 남도의 작은 마을들은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둘러볼 때 그곳만의 진한 향기를 더욱 잘 느낄 수 있다. 기차여행에 자전거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S-트레인에는 10개의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돼 있다는 사실. 척 걸어놓기만 하면 되니 이 기회에 자전거를 여행 친구로 만들어 보자. 카셰어링이 대세 자동차로 이동하는 편리함을 누가 싫어할까? S-트레인 정차역 10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카셰어링 서비스는 특별히 더 머물고 싶은 정차역이 있을 때 더욱 유용하다. 정차역 주변의 관광지를 미리 알아두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구석구석 알뜰하게 돌아볼 수 있다. 표시된 곳에서 가능하다. 별표 세 개 S-트레인 패스 중부권에 사는 사람들 혹은 중부권 여행도 함께하고 싶은 여행자라면 S-트레인패스를 기억하자. 호남선, 전라선(익산 하행역부터 이용 가능), 경부선(동대구 하행역부터 이용 가능)과 연계된 일반열차(KTX 제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 또한 숙박, 관광지 입장, 렌터카 등에서 할인도 받을 수 있다. 성인 기준 1일권 4만8,000원, 2일권 6만3,800원. 글 차민경 기자 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코레일 www.korail.com 지금 트래비 이벤트에 참여하시면 S-트레인 탑승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응모는 11월 15일까지>>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북 완주 삼례 예술촌

    전북 완주군 삼례읍이 문화예술의 도시로 화려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 호남평야의 젖줄인 만경강을 낀 삼례읍은 조선시대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호남 최대의 역참지. 1894년 동학 농민군이 운집해 2차 봉기를 했던 저항의 현장이자 일제강점기에는 수탈의 대상이 됐던 뼈아픈 역사를 간직한 지역이다. 1980년대 이후 전주시의 위성도시로 전락하면서 쇠락의 길을 걷던 이곳이 최근 들어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군과 문화예술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다. 예술적 생명을 불어넣은 조그만 읍지역이 문화예술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만경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 건설했던 철도 역사와 양곡 보관창고들은 예술적 주제를 풀어내는 장소로 변신했다. 옛 삼례역은 막사발미술관으로, 양곡 보관창고는 문화예술촌으로 거듭났다. 전라선 복선화로 철로가 옮겨가면서 기능을 잃은 옛 건물들을 군이 사들여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2년여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6월 문을 열었다. 삼례문화예술촌은 1920년대 지은 창고 5동과 1970~80년대 지은 창고 2동으로 구성됐다. 2010년 이후 기능을 잃은 이 창고들은 지방자치단체와 예술가들이 힘을 모아 노력한 끝에 예술촌으로 재탄생했다. ‘삼삼예예미미’라고 이름 붙였다. 예술촌은 건물의 옛 모습을 최대한 살리면서 변신을 꾀해 근현대 예술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외관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내부는 현대 미술로 채웠다. 오랜 세월 풍화작용으로 낡은 벽체, 녹슨 함석지붕 등은 어느 유명한 예술가도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대신 높은 천장을 지탱하기 위해 구조물을 세우고 통풍과 습기 제거를 위해 내부 벽면에 ‘W’자 모양으로 둥근 기둥을 설치했다. 또 ‘H’자 모양 사각 나무 기둥으로 벽면을 장식했다. 이 때문에 예술촌은 밖에서 볼 때는 낡고 거대한 창고에 지나지 않지만 안은 완전 딴판이다. 허름한 양곡창고가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대반전에 보는 이들은 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예술촌은 책박물관, 책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뮤지엄, 미디어아트 갤러리, 김상림 목공소, 문화카페, 서점 등이 어우러져 있다. 책박물관은 서울과 강원 영월에 있던 박물관과 서점을 옮겨왔다. 책의 시대별, 주제별로 4개 전시공간으로 구성됐다. 어린 학생에게는 책에 대한 흥미를, 전문 연구자들에게는 감동을 주는 전시를 연출한다. 1999년 영월에서 책박물관을 시작했던 시절부터 삼례로 옮겨오기까지 과정을 전시로 구성했다. 옛 교과서, 교과서 삽화 등 흥미로운 전시물이 가득하다. 국내 최초의 무인 서점도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정직한 서점’으로 헌책방이다. 책값은 한 권에 2000원 이상 내키는 대로 내면 된다. 정직한 서점에서 종종 열리는 고서, 헌책, 문방구를 사고파는 재활용 벼룩시장도 인기다. 정직한 서점은 가정과 기관에서 푸대접받는 책 기부를 연중 환영한다. 책 공방 북아트센터는 전시와 체험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책을 만드는 각종 기계와 도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책의 인쇄와 제본, 제책작업 등 책 제작 전 과정을 체험하고 견학하는 인파들이 줄을 잇는다. 직접 책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스크랩북, 티셔츠 인쇄, 가족앨범북 만들기 등 초·중·고생을 위한 방과후 특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디자인 뮤지엄은 삼례문화예술촌 탄생의 논의가 시작된 자리다.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가 주최하는 국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수상 작품을 전시할 공간이 없어 안타까워했던 예술인들이 양곡창고를 문화예술창작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논의를 한 게 예술촌 탄생의 배경이 됐다는 후문이다. 디자인 뮤지엄은 다양한 산업디자인 제품, 세계적 대표성 디자인, 역사성 디자인, 모자 디자인, 패션 디자인, 학생들의 졸업작품 등 다양한 작품을 전시해 디자인의 시대적 변천사를 정리해 놨다. 김상림 목공소는 책과 관련된 다양한 목가구의 전시, 제작 체험 공간이다. 사람 모양으로 깎아 만든 자목상, 못을 사용하지 않은 짜맞춤 가구, 장인들이 사용하던 공구들을 전시하고 있다. 목수교실, 목공교실도 운영해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다양한 목공예품 제작 체험도 가능하다. 미디어아트 갤러리에서는 시각 미디어, 설치·조각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나를 찾는 미술여행’이란 테마로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창의 인성교육도 한다. 예술촌에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옛 삼례역사는 막사발미술관으로 꾸몄다. 김용문씨 등 작가 20명이 제작한 막사발과 해외 작품 등 300여점이 전시됐다. 이곳에서는 세계막사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막사발 도예교실을 운영하는 등 막사발 연구와 체험활동을 펼치고 있다. 막사발을 굽는 재래식 불가마도 있다. 이같이 지자체가 사라질 위기를 맞은 애물단지 시설물을 예술촌으로 재생시키면서 삼례읍은 이제 완주군의 필수 관광코스가 됐다. 한국관광공사가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할 정도다. 삼례읍 외곽도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 만경강을 굽어보는 비비정(등록문화재 221호) 옆에는 전망대를 겸한 휴게 공간 ‘비비낙안’이 들어섰다. 삼례와 익산 주민들에게 물을 공급하던 옛 양수장 옆에는 주민들이 직접 운영하는 ‘농가레스토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완주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옛것을 지키고 보존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400년 동안 한지를 만들어 왔다고 전해지는 소양면 대승리 한지마을에 공예공방촌을 개관했다. 내년에는 구이면에 주류박물관을 열고, 국내 최초의 담배박물관도 건립할 계획이다. 담배박물관 건립사업은 관련 자료 8만여점을 모은 소장자와 협의를 하고 있다. 임정엽 완주군수는 1일 “과거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받아들여 미래를 위해 과거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지역 재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옛것들을 오늘에 되살려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공간으로 풀어내고 이를 지역의 대표 상품으로 육성하겠다”고 청사진을 펼쳐 보였다. 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주말 인사이드] 돈 안된다며 추억마저 멈췄던 ‘계륵’ 힐링 휴식처로 여행자 발길 붙잡다

    ‘기차가~서지 않는~ 간이역에~ 키~작은 소나무 하나, 기차가 지날 때마다 가만히 눈을 감는다. 남긴 이야기만 뒹구는 역에… 사람들에게 잊힌 이야기는 산이 되고 우리들에게 버려진 추억들은 나무가 되어….’ 한국인에게 간이역(簡易驛)은 ‘추억과 낭만’의 공간이다. 오래전 시골의 작은 마을에 사람과 물건을 옮겨주는 유용한 교통수단이었고, 정보의 통로 역할을 했다.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되고 문학·음악 작품의 소재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DNA가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간이역은 또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철도가 식민지시대 물자 약탈과 젊은이들의 징용, 노동력 착취의 수단으로 건설된 것과 궤를 같이한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도역인 익산 춘포역사를 비롯해 철도관련 시설물 63곳이 등록문화재(서울역은 지정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간이역은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으며 규모가 작은 역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철도에서는 ‘역장이 없는 역’을 통칭, 규모와는 관계없다. 간이역은 역무원이 있는 역원배치역과 역원무배치역으로 구분한다. 2013년 11월 현재 간이역은 281개로 이 중 역원 무배치역이 213개(76%)다. 운영 측면에서 간이역은 ‘계륵’과 같다. 이용객이 없는 역 운영에는 비용이 수반되기에 효율성이 떨어지는 역은 폐쇄해야 하나 지역의 반발과 보존 문제 등이 겹치면서 해법 찾기가 쉽지 않다. 코레일은 고육지책으로 활용도가 적은 역을 귀농자들의 보금자리로 무상제공할 계획까지 검토하기도 했다. 최근엔 힐링여행이 부상하고 지방자치단체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간이역이 관광자원으로 재조명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원형을 보존한데다 역사를 갖고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 강점이다. 지자체의 관심, 주민들의 애향심, 철도의 노력이 더해져 사라질 위기에서 명소로 재조명을 받고 있는 간이역들을 찾았다. 용왕도 맛 보지 못한 ‘토끼간빵’ 경북 예천에 있는 경북선 용궁(龍宮)역은 하루에 영주~부산을 운행하는 열차 4편이 서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28년 11월 문을 연, 85년 역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용객이 줄면서 2004년 12월 간이역으로 격하됐다. 지난해 지자체의 제안에 기업이 동참하고, 코레일이 장소를 제공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용궁역에서는 용왕님도 결국 맛보지 못한 ‘토끼간빵’을 만날 수 있다. 지명과 연계한 스토리텔링의 일환이다. 용궁면은 육지 속 섬마을인 회룡포와 용궁순대가 유명한 곳이다. 지난 4월 사회적기업인 회룡포주식회사가 용궁역에 입점, 토끼간빵 사업을 시작하면서 호응을 얻고 있다. 겉모습이 경주 황남빵과 비슷한 토끼간빵은 수작업으로 이뤄져 배달이 안 되는, 용궁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희귀성이 있다. 빵에는 간에 좋은 헛개나무와 호두·밀·팥 등을 사용하는데 재료는 모두 예천에서 생산되는 것을 사용한다. 입소문을 타면서 월 매출이 수천만원에 달하는 등 지역의 명소로 부상했다. 지역과 철도역이 손잡고 ‘윈윈’한 상생모델이다. 코레일은 입점 업체가 청소를 비롯한 역 관리를 해줘 이미지가 좋아졌고, 업체는 특화된 판매장소를 확보해 매출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지역에서 고용이 창출되고 지역생산품이 소비되면서 지역경제에도 기여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아름다운 ‘귀향’ 남평역 파수꾼 광주에 인접한 전남 나주의 남평역은 경전선이 지나는 무배치 간이역이다. 1930년에 지어진, 우리나라 역 중 유일하게 역사가 선로 아래에 있어 대합실에서 선로가 보이지 않는데다 곡선에 지어진 희귀한 역 배치가 이채롭다. 역사 앞에 나무를 세운 일본식 정원의 원형이 그대로 보존돼 있다. 2006년 등록문화재(제299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시인 곽재구의 ‘사평역에서’의 배경이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가운데 한 곳이지만 열차가 서지 않기에 존재감이 미미했다. 지난해 9월 티월드 신천운(63) 대표가 위탁운영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신 대표는 ‘차(열차)와 차(Tea)의 만남’을 주제로 차갤러리를 열었다. 전시장을 열기에는 협소한 장소지만 고향에 대한 정(情)으로 위탁관리를 맡았다. 남평이 고향인 신 대표는 중·고교 6년간 남평역에서 광주로 통학했다. 당시는 하루 250여명이 이용하던 역이었지만 점점 이용객이 줄면서 결국 2011년 10월부터 열차가 서지 않는다. 사실상 역으로서 수명을 다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다기를 전시한 갤러리를 열고, 지난 9월 S 트레인(광주~마산)이 개통하면서 하루에 2번 열차가 15분씩 정차하면서 남평역을 찾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수익은 없지만 차 문화를 알리고 여행자의 휴식처, 지역주민들의 쉼터로 기능을 다하는 것에 만족한다. 남평역에서 신 대표에게 차를 얻어 마시면서 남평의 역사를 듣지 못했다면 그저 역을 스쳐 지나온 떠돌이 관람객이 된 것이다. 남평역이나 다기 등에 관심을 보이면 굳이 청하지 않더라도 신 대표의 따스한 초대를 받을 수 있다. 꽃차나 보이차 등을 마시며 남평의 역사를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자칫 얘기에 빠져 시간이 지체돼 일정이 변경될 수 있다. 식민지 수탈의 현장 호남선과 전라선에는 일제시대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간직한 철도 시설이 남아 있다. 전북 익산의 춘포역(등록문화재 제210호)은 1914년 건립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역이다. 개통 당시에는 대장역으로 불렸는데 일본인들이 거주했고 마구간(11개)과 창고, 정미소 등이 위치해 있었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선 간이역으로 2004년 무배치 역으로 전환된 뒤 2007년 무정차,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선로가 이설되면서 현재는 건물만 남아 있다. 연산역, 폐쇄역의 화려한 부활 호남선과 전라선이 하루 11회를 운행하는 충남 논산의 연산역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로 역을 되살렸다. 2007년부터 직원들이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체험학습 참가자가 4만 9000여명에 달한다. 지난 10월 한 달간 열차 이용객이 1910명인 데 비해 체험학습 참가자는 3466명이다. 체험 프로그램이 열차 이용 확대 및 역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산역에서는 1911년에 건립돼 남아 있는 석탑으로는 가장 오래된 급수탑(등록문화재 제48호)에서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원리를 배울 수 있다. 기찻길 보수를 위해 자재나 사람을 운반했던 트로리 체험과 누리로호 목업차량을 활용한 기관사 체험도 가능하다. 기차의 방향을 바꿔주는 선로전환기와 사라진 에드몬슨식 승차권 발권 및 개표, 집표 등도 아이들의 관심이 높은 프로그램이다. 방학 중에는 신청을 받아 일일명예 역장 행사를 진행하는데 지금까지 369명이 참여했다. 이 밖에 충북선 달천역과 중앙선 화본역, 경전선 득량역, 경부선 직지사역, 영동선 분천역 등도 최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간이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코레일은 공공서비스 제공 및 역 보존을 위해 간이역을 무상제공할 계획”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통의 장소로 역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 사진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安 최대 고민은 ‘사람’… 보수·진보 인사 아우르며 영입 박차

    安 최대 고민은 ‘사람’… 보수·진보 인사 아우르며 영입 박차

    요즘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최대 관심사는 사람이다. 최대 고민 역시 사람이다. 안 의원은 지난 4월 국회 입성 뒤 여야 정치권을 아우르는 인물들을 접촉하면서 인재 영입에 나섰지만 구체적인 인물 영입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안 의원은 결국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이상은 정치 세력화를 미룰 수 없었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28일 독자 세력화를 선언하면서 ‘깃발’을 먼저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간의 행보를 통해 ‘안보는 보수, 경제사회는 진보’라는 깃발 아래로 “모이자”고 외친 셈이다. 합류가 예상되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이름도 과거와 달리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민주당 출신의 이계안·류근찬 전 의원 등이 민주당을 탈당해 안 의원 측 합류가 예상되는 정도다. 김효석 전 의원도 탈당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친안철수 인사’들이 상당수 포함된 정치 원로들의 모임인 ‘국민동행’에 이름을 올린 김덕룡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부영·정대철 민주당 상임고문, 이철·장세환·조배숙·조성준·최인기 전 의원 등도 자의와는 상관없이 합류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안 의원은 개혁 성향의 전직 의원 모임인 ‘6인회’ 소속의 홍정욱, 정태근, 김부겸, 정장선, 김영춘 전 의원 등과 원희룡 새누리당 전 의원, 강봉균 민주당 전 의원 등에게도 공을 들여 왔다. 다만 지난 5월 진보정의당에서 탈당한 강동원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현직 의원들의 합류는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역 의원 중 비호남권 출신 민주당 중진인 김영환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은 합류 가능 인사로 거론되고 있지만 정작 본인들은 현 시점에선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안 의원측 핵심 인사도 “현직 국회의원 가운데도 오고 싶은 사람은 많지만 불확실한 상황이 있으니 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현재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는 안철수 개인에 대한 호감이나 기대감이 반영된 측면이 크다”면서 “이 가상의 지지율이 실제 지지율로 변환되는 것은 얼마나 대중성 있고 참신한 인물들을 참여시키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안 의원이 인물난 속에서 지방선거를 치를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현역 의원의 이동 등 가시적 정계개편 움직임은 내년 6월 지방선거 등에서 안철수 신당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 광주 軍공항 이전 추진 본격화

    광주시가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해 시민과 각계의 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공항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최근 구성된 ‘광주 군 공항 이전을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가 1차 회의를 열고 관련 용역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서기로 했다. 범시민추진위에는 주민 대표, 교수, 경제인, 시민단체, 의회 의원, 공무원 등 31명이 참여했다. 시는 ‘군 공항 이전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군 공항 이전 건의서 작성을 위해 최근 용역을 발주했다. 이 건의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이 국방부 장관에게 신청하는 것으로 부지 활용 방안, 지원 사업 시행 방안, 재원 조달 등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야 한다. 시는 범시민추진위의 의견 등을 토대로 내년 10월까지 세부 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시는 최근까지 군 공항 이전을 추진하되 민간 공항은 존치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러나 호남선 고속철(오송~광주)이 완공되는 2015년부터 국내선 공항의 기능이 현저히 쇠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민간 공항까지 이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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