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호남선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수출액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불면증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정치학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 경감
    2026-03-0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17
  • 경전철+급행버스시스템으로

    경전철+급행버스시스템으로

    대전도시철도 2호선이 2015년까지 지하철이 아닌 경전철과 급행버스시스템으로 건설된다. 대전시는 1일 다음달 말까지 시민공청회를 거쳐 기본안을 확정한 뒤 정부와 협의,2009년 도시철도 2호선을 착공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노선은 대덕테크노밸리∼엑스포과학공원∼경성큰마을아파트∼도마4거리∼관저지구를 연결하는 19.43㎞ 구간으로 지난 4월 완전 개통된 판암동∼반석동간 지하철 1호선과 X자 형태이다. 경전철 둔산동 갤러리아백화점에서 대덕구 중리동으로 이어지는 6.76㎞의 구간에도 경전철이 추가로 깔린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을 동서로와 서남부지역, 계백로, 자양로 등과 연결시키는 4개 노선에는 34.21㎞의 급행버스시스템이 구축돼 운영된다. 경전철은 도로에 교각을 세운 뒤 레일을 깔아 전동차를 운행하고, 급행버스시스템은 기존도로 중앙에 버스전용로를 만들어 버스를 고속 운행한다. 시는 사업비로 모두 1조 1617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60%를 국비지원을 통해 충당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지난해 말 대전지하철 2호선 건설계획이 정부의 예비타당성 평가에서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하자 대체 수단을 추진해 왔다. 대전발전연구원은 이 노선 외에 2020년까지 호남선 대전통과 구간을 전철화하고 행정도시인 세종시와 청주까지 잇는 경전철 건설방안을 내놓았다. 이 연구원 이재영 박사는 “이 노선이 완성되면 도시철도는 더이상 필요없다.”며 “지하철 1호선 건설부채 1668억여원도 2010년 모두 상환돼 재정부담도 덜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대선주자 25시] 천정배 前장관

    [대선주자 25시] 천정배 前장관

    지난 19일 광주 공항 활주로는 빗물에 젖어 있었다.‘비 내리는 호남선’은 면면한 애상(哀想)인가. 천정배 의원은 마침 내린 ‘호남의 비’에 자신의 정체성을 새삼 깨닫기라도 한 듯 호남을 향한 애상(愛想)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 시민 7400여명의 지지 의사를 전달받으면서 그는 “호남 주민이 호남 출신 대선후보는 안 된다는 패배 의식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쏘았다. 범여권의 거의 유일한 전남 출신 대선 주자가 아니면 감히 던지기 힘든 일성이다.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으로서 호남 출신이라는 신분은 이점일 수도, 한계일 수도 있는 ‘동전의 양면’으로 보통 인식된다. 이 날을 기해 천 의원은 동전의 어두운 면을 아예 지워버리려는 듯 ‘호남 적자(嫡子)론’을 역설하고 나섰다. 그는 작심한 듯했다. 고향 목포에서 천 의원의 적자론은 한껏 고양됐다. 기독교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지난주 대구에 가보니 ‘전라도 사람이면 어떠냐.’는 말을 하더라. 그런데 정작 호남은 과거 지역적으로 소외됐던 기억 때문에 ‘호남 출신을 (대선에)내보내서 되겠느냐.’는 인식이 있다. 참 억울하다. 김대중(DJ) 전 대통령도 그런 고통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 21세기 새로운 시대에는 그런 부당한 차별과 고통을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정말 억울한 듯 목청을 높였다. 거친 표현이 쏟아졌다.“나는 대통령 되려고 환장한 사람이 아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을 밀었던 것처럼 지금이라도 경쟁력 있는 사람이 나온다면 아무리 억울해도 밀겠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더라.” 그러면서 “능력이 되면 밀어달라. 호남이라서 안 된다는 말만은 하지 말아달라. 목숨이라도 바쳐서 완수하겠다.”고 비장감을 내비쳤다. 왜 멀쩡한 적자를 놔두고 다른 데서 대를 이을 자손을 구하느냐고 집안 어른들한테 항변하는 장남의 모양이었다. 전남 신안군의 암태도란 작은 섬에서 태어난 천 의원은 어려서부터 목포가 낳은 천재라는 소리를 들었다. 목포중·고교를 수석 졸업한 데 이어 서울대에 수석 합격했을 때 호남 사람들은 그에게서 DJ 이후 호남의 희망을 봤는지 모른다. 그렇기에 사법연수원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하고도 “전두환한테 판·검사 임명장을 받기 싫어 인권 변호사의 길을 걸었다.”는 그의 선택은 이미 정해진 진로였다고 할 수 있다. 자수성가형의 DJ가 호남의 1세대 브랜드라면, 어느 정도는 호남사람들에 의해 육성된 측면이 있는 천 의원은 2세대 상표라 할 만하다.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각각 1만명 안팎의 지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데는 그에 대한 고향사람들의 기대감이 일정부분 담겨 있는 셈이다. 천 의원 스스르도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어온 정통 민주평화세력의 적장자라고 자부한다. 김대중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최적임자로 자부한다.”는 말로 자신의 출마에 역사성을 부여한다. 그는 ‘본선 경쟁력’을 우선시하는 정치 의식 높은 호남사람들에게 자신의 도덕성과 개혁성을 무기로 제시한다.“한나라당 후보 누구와 붙어도 자신 있는 무결점 후보다.”는 말로 도덕성을,“일관되게 민주·평화·민생·개혁의 비전과 정책을 유지했다.”는 주장으로 개혁성을 부각시킨다. 법무장관 재임 중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의 강정구 교수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한 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단식 농성 등을 개혁 의지의 사례로 든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만들기에 손을 담갔던 그의 대선 전술은 두 경험의 노하우를 망라한다. 그가 연설 앞머리에 붙이는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동지 여러분”이란 인사말은 DJ의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이란 ‘18번’에 로열티를 지불해야 해야 한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한나라당 탈당 전력을 집요하게 비판하면서 자신의 정통성을 부각시키는 전략은 2002년 이인제 후보를 겨냥한 노무현 후보의 그것을 연상시킨다. 그는 아예 ‘노풍’(盧風)에 빗대 ‘천풍’(千風)을 일으키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천 의원의 바람대로 ‘천정배 바람’이 휘몰아칠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직전 노무현 후보는 그래도 2위권을 달리고 있었지만, 지금 천 의원은 범여권 후보 중에서도 하위권이다. 지지율이 좀처럼 뜨지 않는다는 기자의 지적에 그는 “한두달 안에 확실한 두각을 나타낼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천정배가 유일한 희망이자 대안이다.”“나는 호남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후보다.”는 주장을 주술처럼 반복했다. 물론 그의 이런 자신감에 대한 호남의 속마음을 당장 간파할 도리는 없었다. 이날 호남선엔 하루종일 비가 내렸고, 목포 앞바다의 파도는 높았다. 광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어느날 갑자기 사창가(私娼街)서 만난 누나

    어느날 갑자기 사창가(私娼街)서 만난 누나

    지난 11월 2일밤. 창백한 고교생이 어릿어릿 춘천(春川)의 사창가를 헤매고 있었다. 『절절 끓는 방이 있어요. 학생 놀다가요』하는 소리에 그 고교생은 고개를 들었다. 「클로스·업」되는 창녀의 얼굴, 『누나…』하는 고함. 이 하늘아래 둘도없는 비통한 어느 오뉘의 사연인즉-. 어둠속에 “학생 놀다가요” 듣던 목소리 돌아다보니 지난 2일. 쌀쌀한 소양강 밤바람이 불어오는 춘천역에 핏기없는 한 고등학생이 내렸다. 어둠이 내려오는 시가지를 보며 고등학생은 한장의 편지봉투를 꺼내 보았다. <춘천시 근화동 X구 XX번지> 난생 처음 와보는 춘천, 근화동이 어느쪽에 붙어 있는지, 또 근화동하면 서울에선 옛날 「종(鍾) 3」으로 통하는 사창가인지는 알길이 없었다. 서울 H고등학교 야간부 3학년에 재학중인 김(金)경호군(가명·18·서울서대문(西大門)구)은 5년동안이나 헤어져 만나지 못했던 누나 김영자(가명·23)를 만나보기 위해 무턱대고 내려온 것이다. 매달 5~8천원 안팎의 생활비를 보내주며 항상 자상하게 몸조심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격려의 편지만을 보내 주었던 누나. 이제 어엿한 사회인으로 직장생활을 한다는 누나가 그리워 가슴까지 설레며 그는 역 광장을 걸어 나갔다. 『근화동이 어느 쪽이죠?』 김군은 행인에게 주소를 물었다. 행인은 잠자코 역의 오른쪽을 가리켜주었다. 김군은 우선 역에서 가까와 좋다고 생각했다. 김군은 게딱지같은 판자집을 지나 근처의 「빌딩」을 기웃거리며 『여기 김영자란 여자가 있읍니까?』하고 찾아헤맸다. 그러나 있을 턱이없었다. 몇시간을 헤매다 보니 어느덧 역뒤에 있는 판자촌까지 이르렀다. 처마가 땅에 닿을듯 나지막한 판잣집들이 줄지어 섰고 그 안에는 밤의 아가씨들이 거의 속옷차림새로 옹기종기 둘러앉아 히히덕거리며 지나는 사람들은 쳐다보는 품이 심상치않게 느껴졌다. 지리하고 긴 사창가를 누비면서도『누나가 많지 않은 월급으로 생활비까지 대자니 자연 이렇게 허술한 판자촌에서 고생을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콧마루를 시큰하게 했다. 바로 그때 벽에 달라 붙어서 있던 한여자가 『학생 놀다가세요』하는게 아닌가. 귀에익은 낮은 음성. 순간 정신이 아찔해졌다. 설마 누나가 이런 곳에서 창녀생활이야 않겠지 하고 자위하려던 믿음의 벽이 산산조각이 나는 것 같았다. 노름에 아편맞던 아버지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자 그렇게 몽매에도 그리던 누나가 또 그렇게 소망스럽고 자랑스럽던 누나가 창녀라니 이 엄청난 사실앞에 5년만에 모처럼 만난 남매는 말한마디 못건네고 그대로 영영 헤어져야하는 운명이 됐다. 『누나』소리에 놀란 영자양은 질겁을 하고 어디론지 행방을 감췄고 경호군은 너무 큰 충격에 그만 미쳐 버리고 말았다. 영자양이 쓰던 방에 들어가 단하나뿐인 「트렁크」를 다 불태워 버리고 벽에 걸린 옷가지는 모두 갈기 갈기 찢어 버렸다. 그리고 그 싸늘한 늦가을 밤을 소양강 백사장에서 뜬눈으로 울며 지샜다. 『제가 돌았나 보죠』라고 오히려 자신의 정신착란 상태를 알고있으면서도 때때로 발작을 일으켜『누나는 창녀다』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맨발로 길위를 뛰어다니기도. 처음에는 그저 미친 놈이니 하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김군의 사연에 차차 동정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찰과 시민들은 백방으로 영자양의 행방을 수소문했으나 영자양은 현재로선 자취를 감춘채 행방이 묘연하다. 이들 남매의 고향은 전남 광주(光州)시 변두리에서 그래도 넉넉하다는 살림에 두남매는 별로 구김살없이 행복하게 살았다. 그러나 이 단란한 가정에도 먹구름이 일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노름판에 미치게된 것이다. 땅문서 집문서등을 모두 가져다 노름판에 버리고 알거지가 됐다. 이를 만류하는 어머니에게 전에없던 욕설과 매질까지 했다. 한섬지기가 넘는 농토와 적잖은 집을 모두 노름판에서 빼앗긴 아버지가 얼마후에는 아편을 맞기 시작했다. 견디다 못한 어머니는 귀여운 자식들조차 버리고 집을 나가 버렸고, 병색이 완연한 아버지는 어린 남매를 데리고 남의집 셋방살이로 들어갔다. 그 때 영자양이 중학교 2학년인 15살때, 경호군은 국민학교 3학년인 10살이었다. 재산을 날리고 어머니까지 쫓아낸 아버지가 원망스러웠지만 아버지는 이미 자식들의 원망을 들을만한 기력도 없었다. 겨울동안 내내 객혈을 하다 다음해 봄에 아버지는 세상을 떴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셋집주인도 폣병환자 가족에게 더이상 집을 빌려줄 수 없다고 거리로 내 쫓았다. 두남매는 그날 밤새도록 거리를 방황하며 울기만 했다. 아무런 계획도 없이 호남선 상행 화물열차를 비집고 올라탔다. 서울역에 내려 먼일가뻘 되는 아저씨집을 찾아들었다. 영자양은 이집에서 월급없는 식모살이를 했고 경호군은 누나덕에 더부살이로 얹혀지내게 됐다. 공부에 미친 동생을 위해 돈 벌 결심으로 몸을 팔아 그러나 경호군이 주인 집 식구들에게는 눈의 가시. 아무일도 않고 밥만 치우는 것이 못마땅해 구박투성이었다. 결국 경호군도 밥벌이 작전에 나섰다. 구두닦이 「검」팔이등 닥치는대로 했다. 밤에는 야간재건학교에도 다녔고. 64년에는 중학입학검정 고시에 합격, 그해 서울 H중학교 야간부에 입학했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부터는 새벽먼동이 틀때 나가 밤10시에 돌아와서는 주인집의 눈치를 살펴가며 전등대신 촛불을 켜놓고 밤새껏 쪼그리고 앉아 공부에 미쳐버리기 일쑤였다. 공부에 미친동생을 볼수없어 영자양이 돈벌이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영자양은 동생에게 거짓말을 했다. 춘천 모회사에서 월급을 많이 주겠다고 하니 취직을 하겠다고 하며 앞으로 힘겨운 구두닦이는 그만 두도록 했다. 이렇게해서 춘천에온 영자양은 제일 손쉬운 사창가에 뛰어 들었다. 이곳 윤락여성들의 친목단체겸 자활단체인 장미회장 박옥자(朴玉子)여인은 『그애는 아직「검」한개 제돈주고 사먹는 일 없었어요. 서울에 동생이 있다는 것도 생활비를 대줬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죠』라고 눈물을 글썽거린다. 김군도 대학 입시 예비고사도 모두 망쳐 버리게 됐다면서 설사 대학은 가지못하더라도 자신 때문에 희생당한 누나를 꼭 찾아야 하겠다고 다짐한다. 편지마다 구구절절이 『참된 사람이 돼라』『남에게 욕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라』고 하던 누나가 창녀였다니 너무 어처구니 없다는 김군은 경찰들의 도움으로 며칠뒤 다시 상경했다. <춘천=김선중(金瑄中)기자> [선데이서울 70년 11월 22일호 제3권 47호 통권 제 112호]
  • 민간기업에 첫 원직복귀 권고

    국가청렴위가 내부공익신고자를 파면한 KT에 이를 취소하라고 권고했다. 청렴위가 민간기업에 내부신고자에 대한 원상회복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청렴위 권고는 KT가 이행하지 않아도 강제할 권한이 없어 원상회복까지는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14일 청렴위에 따르면 2004년 10월 KT에 근무하고 있던 여모(52)씨는 KT가 서울∼대구간 고속철도 주변 전력유도대책 사업을 추진하면서 공사비를 과도하게 책정했다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전력유도전압의 크기를 과잉 산정해 600억원의 예산을 낭비했다고 청렴위에 신고했다. 여씨는 청렴위 신고에 앞서 문제점을 회사 내부에 제기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청렴위에서 이 사건을 이첩받은 감사원은 2006년 6월 여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대구∼부산간, 호남선 구간은 전력유도전압의 크기를 낮추도록 하고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했다. 그러나 여씨는 감사원의 이같은 결과가 나온 지 6일 만에 KT에서 쫓겨났다. 여씨가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회사 경영진을 비방해 명예와 공신력을 실추시켰다는 것이 파면 이유였다. 청렴위 관계자는 이날 권고에 대해 “부패방지법에 신고로 인한 신분상 불이익이나 근무조건상의 차별을 금지하고 있다.”면서 “이런 경우 청렴위 차원에서 해당기관이나 기업에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권고할 수 있다.”고 말했다.그러나 청렴위의 권고가 법적인 구속력은 갖지 않기 때문에 KT가 이를 이행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공기관의 경우 청렴위의 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1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KT와 같은 민간기업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다. 청렴위 관계자는 “KT가 청렴위 결정을 신중히 받아들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민간기업에 대해서도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는 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감사원에서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으며 지난 1일 중앙노동위원회가 여씨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등 지방노동위원회나 중앙노동위원회도 적정하다고 판단한 사항”이라고 반박했다.이 관계자는 이어 “청렴위에 KT의 입장을 소명할 기회가 없었던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청렴위는 그동안 여씨처럼 부패행위를 신고했다가 인사상의 불이익을 받아 청렴위에 보호를 요청한 신고자는 50여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청렴위는 이 가운데 여씨를 포함해 13명의 신고자에 대해 신분보장 조치를 취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경의선 가좌역부근 20m ‘폭삭’

    경의선 가좌역부근 20m ‘폭삭’

    3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경의선 가좌역 부근 지반이 20m가량 무너져내려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주변 도로가 밤새 통제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이날 오후 5시15분쯤 가좌역에서 수색역 방향 50m지점의 ‘경의선 복선전철 제2공구 노반신설공사(시행사 한국철도시설공단·시공사 쌍용건설)’ 현장에서 길이 20m, 폭 30m 넓이의 지반이 지하 20m 아래로 내려앉아 서울역∼수색역 구간 양방향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사고 장소에서는 경의선 복선 전철화 공사 및 가좌역 정차장 신축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 사고로 가좌역 부근 상가 건물 일부가 기울어지는 등 붕괴 위험이 있어 30여개 상점이 문을 닫고 상인 20여명이 대피했으며 증산교와 증산 3교 구간 도로가 밤새 통제됐다. 이와 함께 열차의 수색 차량기지 진출입이 중단됨에 따라 각각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출발하는 경부선과 호남선의 새마을호 및 무궁화호 출발도 15∼30분 정도 지연됐다. 사고 당시 무궁화호 열차가 수색차량기지를 출발해 용산역 방향으로 승객을 태우기 위해 진입하고 있었지만 사령실로부터 사고 소식을 통보받고 멈춰서 대형 사고를 면했다. 공사장 인부들은 사고가 일어나기 30분쯤 전 옹벽이 무너지려는 조짐을 보여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르면 4일밤 임시 복구가 끝날 전망이지만 운행이 전면 정상화되기까지는 상당 시간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경의선 통근열차는 임시복구가 끝날 때까지 운행이 중단된다. 경찰과 철도공사 측은 공사 현장의 옹벽이 무너지면서 흙이 쏟아져나와 지반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임일영 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Local] 고속열차 시험운행 구간 건의

    김진선 강원지사는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철기연에서 개발 중인 시간당 최고 속력 400㎞인 한국형 고속열차 시험운행 구간으로 인천∼화천∼속초간 철도 개설을 정부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시험운행 철도가 개설되면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의 접근성 강화와 금강산,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연계할 수 있어 효율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철기연은 최고 속력이 시간당 350㎞인 고속열차를 개발했다. 오는 2009년 고속철도(KTX) 호남선에 첫 투입할 계획이다.
  • 틸팅열차 2010년 본격 운행

    오는 2010년부터 기존 선로에서도 시속 180㎞로 달리는 열차가 등장한다. 건설교통부는 한국형 ‘틸팅(tilting)열차’의 핵심 기술 및 시험 차량을 만들어 22일 충북 오송기지에서 시승행사를 가졌다. 건교부는 앞으로 2년 동안 한국형 틸팅열차로 10만㎞ 주행시험을 거치면서 기술 신뢰성 검증, 속도 향상 적합성·영향평가, 유지보수체계 구축 및 핵심부품 국산화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고속철도 선로를 제외한 일반 선로에서는 열차가 최고속도 140㎞/h로 운행되고 있으며, 그나마 선로가 굽은 곳에서는 탈선을 막기 위해 속도를 줄이고 있다.KTX도 일반 선로를 이용할 때는 속도를 줄여야 한다. 그러나 틸팅열차를 투입하면 곡선 선로에서도 감속하지 않고 달릴 수 있어 열차 운행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다. 핵심 기술은 한국철도연구원이 개발했다. 한국형 틸팅열차가 운행되면 기존 선로를 개선하지 않고도 속도(새마을호 기준)를 20%정도 올리는 동시에 안정된 승차감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현재 경부선 서울∼부산구간 소요 시간을 4시간 36분에서 3시간 52분으로, 호남선 용산∼목포구간은 4시간 23분에서 3시간 36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틸팅열차 열차가 선로 곡선 부분을 고속으로 달리면 원심력 작용으로 바깥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일어난다. 때문에 곡선 구간에서는 안전을 위해 속도를 줄여야 한다. 틸팅열차는 곡선 구간에서 원심력을 줄이도록 자동으로 열차를 곡선 안쪽으로 약간 기울여 주도록 만든 열차를 말한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차체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으며 승차감도 훨씬 좋아지는 기술이다.
  • “합해도 시원찮을판에 ‘선택’ 바라나”

    5·18 민주항쟁 27주년을 맞은 빛고을에 범여권의 대선주자들이 앞다퉈 모였다.5월 정신이 면면히 흐르는 금남로에서 범여권 통합을 목놓아 외쳤다. 흡사 중앙정치무대가 18일만큼은 광주로 옮겨진 듯하다. 해마다 5월이면 정치 각축장이 돼버린 광주. 특히 올해는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범여권으로선 무너진 지지기반과 지지부진한 통합으로 광주에 거는 기대가 각별할 수밖에 없으리라. 그러나 새벽 기차로 내려간 광주 그 어디에서도 범여권의 통합 물꼬는 터지지 않았다. 다들 ‘민주세력의 위기’를 말하고 ‘5·18정신은 범여권의 단결’이라면서도 실체는 보이지 않았다. 기대를 모았던 대선주자 원탁회의도 성사되지 않았다. 여전히 대통합과 소통합으로 나뉘어 ‘건널 수 없는 강’만 바라볼 뿐이었다. 이들이 말하는 5월 정신은 뭘까. 탱크를 앞세운 군사권력 앞에서도 피를 흘리며 민주주의를 지켰던 그 정신을 무엇으로 계승한다는 걸까. 주먹밥을 나눠 먹으며 서로를 일으켜 세우던 그 정신을 도대체 무엇으로 이어간다는 걸까. 이합집산, 기득권, 사분오열…. 범여권의 현주소 아닌가. 이날 5·18국립묘지에서 항쟁 27주년 기념식에 참가했던 한 시민의 혼잣말이 가슴을 울렸다. 참석자 모두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무렵, 초로의 남자가 “내년 이맘때도 이 노래를 들을 수 있을랑가 모르겄네.”라고 말했다. 항쟁 당시 시민군이었던 강석순(57·운림동)씨였다. 강씨는 “정치적 목표를 두고 싸우면 몰라. 별 차이도 없는 것들이 자리다툼하느라 이 지경을 만들고도 광주의 선택을 기대하다니….”라고 말했다.30여년 동안 택시운전을 했다는 이민천(55)씨는 “합해도 시원찮을 판에 통합하는데 누구는 되고 안 되고 하는 게 어딨어.”라며 분열을 질책했다. 범여권 대선주자들은 이날 저녁 호남선에 몸을 실었다. 무거운 마음이었으리라. 진압작전으로 표창을 받았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아직 훈장을 반납하지 않았다.5·18이 국가기념일까지 됐지만 교육부는 광주정신을 ‘항쟁’이라고 가르치면 안 된다고 한다.5월정신의 정통성을 넘겨받은 범여권이 해결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통합과 정권재창출을 말해야 한다. 지난 14일에 문을 연 5·18추모관에는 80년 5월에 멈춰진 시계가 전시돼 있다. 범여권이 지역주의에 편승해, 정치적 고향이라는 안도감에만 젖어 있다가는 금남로의 시계가 다시 2007년 5월에 멈춰설지 모를 일이다. koohy@seoul.co.kr
  • [Local] 나비축제때 고속열차 함평 정차

    전남 함평군은 26일 “올 나비축제 때(5월3∼8일) 호남선 고속열차(KTX)가 함평역에 하루에 6번 정차한다.”고 밝혔다. 하행선 열차가 함평역에 도착하는 시각은 오전 8시45분,11시40분, 오후 1시20분이다. 또 상행선 열차는 함평역에서 출발 시각이 오후 2시57분,4시57분,7시17분이다. 철도공사는 29일까지 인터넷으로 철도승차권을 산 고객 가운데 300명을 뽑아 나비축제 입장권(2장)을 경품으로 준다. 문의(061)320-3224.
  • 3400만명 설 대이동 첫날 곳곳 정체

    3400만명 설 대이동 첫날 곳곳 정체

    민족 최대 명절인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3400만명이 고향을 찾는 민족대이동이 시작됐다. 예년과 달리 연휴기간이 짧아 고속도로 곳곳에서는 오후들어 본격적인 정체가 시작됐다. 서울 시내 주요 역과 버스터미널, 공항 등은 오전부터 이른 귀성길에 나선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고속도로는 이날 하루 평소 금요일(28만대)보다 7만대 정도 많은 35만여대가 수도권을 빠져나가면서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판교IC∼수원, 기흥∼안산 구간이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조남∼발안 구간 등 곳곳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한국도로공사는 “16일 35만여대,17일 33만 3600대가 서울을 빠져나가는 등 짧은 연휴 탓에 귀성길 정체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귀성길은 17일 오전 9시에서 정오가 가장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로공사는 ‘설 연휴 교통혼잡정보 사이트(www.roadplus.com)’를 통해 시간대별·구간별 예상소요시간을 미리 파악한 뒤 귀성·귀경길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열차의 경우 17일 오후 9시 이후 KTX 하행선 특실 좌석 몇 개를 빼고는 16∼17일 경부·호남선 전 열차가 완전 매진됐다. 상행선은 19일 전 열차가 매진됐다. 한국철도공사는 16∼20일 매일 KTX 164편과 새마을호ㆍ무궁화호 547편을 증편, 하루 평균 46만 6000명(평소 29만 3000명)의 승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서울 반포동 서울고속버스터미널도 평소보다 1.5배가량 많은 승객들이 찾아 부산과 광주, 동대구 등 주요 도시로 가는 예매·판매율이 90%에 육박했다. 터미널 측은 평소 1106대가 운행되는 경부선 버스를 1786대로,646대가 운행되는 호남선은 1149대로 각각 증편했다. 김포공항은 16∼17일 지방으로 가는 전 노선이 매진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특별수송기간 동안 각각 96편과 28편을 증편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우리 조상묘 못 옮깁니다”

    “조상묘는 옮길 수 없다.” 행정도시인 세종시 건설에 따른 분묘 이장을 앞두고 지역 명문가들이 조상묘 이전 반대 운동을 하고 있다. ‘유물과 유적이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조상인 만큼 묘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며 정부기관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9일 행정도시건설청에 따르면 세종시 건설공사를 앞두고 행정중심타운 등이 들어설 곳은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으면 묘가 지장물로 분류돼 오는 6월부터 1년 이내에 이장해야 한다. 행정중심타운이 들어설 충남 연기군 남면 종촌리에 있는 조선시대 거유(巨儒) 초려 이유태(1607∼1684) 선생 문중도 예외가 아니다. 이유태는 우암 송시열, 동춘당 송준길과 더불어 당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경주 이씨 문중은 최근 청와대와 행정도시건설청 등에 탄원서를 냈다. 전국의 유림 1만 5000명이 서명해 문중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이들은 “‘초려선생필첩(충남도유형문화재 104호)’ 등 각종 유물이 문화재로 지정돼 그의 묘도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며 “일제도 옮기지 못한 묘의 이장을 정부가 강행하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이유태 문중은 호남선 철도 및 일제의 방목장 개설에 이어 1966년 조치원 판교선 철도계획 때에도 충청지역 유림까지 가세해 이장을 막았다. 2005년 말엔 그의 묘를 문화재로 지정해줄 것을 충남도에 요청했다. 연기군이 집성촌인 부안 임씨도 같은 해 중시조인 동면 합강리 임난수(1342∼1407) 장군 묘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요청했다. 임난수 장군은 고려 말 최영 장군과 함께 탐라(제주도)를 정복했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자 관직을 버리고 낙향했다. 임 장군의 신도비가 있는 남면 나성리 독락정은 충남도 문화재자료 264호, 임 장군이 심은 남면 양화리 승모각 옆 650년 된 은행나무 두그루는 도 지정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사육신 박팽년(1417∼1456)의 할아버지 묘(전동면 송정리),‘택리지’의 저자 이중환(1690∼1752)의 할아버지 묘(남면 고정리)도 해당 문중에 의해 도 문화재 지정이 신청됐다. 행정도시건설청 문화복지팀 김교년 학예연구관은 “유물과 묘의 문화재 지정은 별개의 문제”라며 “오는 7월 실시설계 전에 보전상태, 당대의 묘제 반영 정도 등 학술적인 가치를 심사하겠다.”고 말했다.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OUR STORY] 눈내리는 플롯폼에 서보셨나요

    7년 동안 330여 차례나 기차여행을 한 사람이 있다.1주일에 최소한 한번 이상은 기차를 타야만 가능한 숫자다. 거리로는 22만 2000여㎞. 지구를 다섯바퀴 돌고도 남는 거리를 국내선 기차로만 여행한 셈이다.1999년 이후 모아온 기차표가 1200여장에 달하고, 기차역 주변 음식점 명함만 600여장이다. 가슴에 KTX 1호 승객이란 ‘훈장’도 달고 있다. 이만하면 우리나라에서 기차여행 좀 ‘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든다면 이런 건 어떨까. 의자 하나만 달랑 놓인 간이역을 비롯해, 경전선과 영동선 일부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 보기도 했다. 폐선이 된 기차역을 찾아가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축구를 워낙 좋아해 전북 현대의 경기가 열리는 곳이라면 불원천리, 기차를 타고 찾아 간다. 홈구장인 전주까지는 461호 첫 열차부터 마지막 열차인 489호까지 시간대별로 모두 타보았다. 직업상(그의 현재 직업은 기차여행 가이드다) 다녀온 것을 제외하더라도, 강원도 정동진역에 내린 것만 무려 80여회에 달한다. 32세의 청년 박준규. 우리나라 기차여행의 대표선수다. 그와 함께 강원도 북부의 고원도시 태백시를 다녀왔다. 글 사진 태백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박준규씨와 떠난 기차여행 아침 8시. 배낭하나 멘 단출한 차림의 박준규씨와 함께 청량리에서 강원도 강릉까지 가는 무궁화 열차에 올랐다. 갑자기 추워진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차 안은 포근하고 안락했다. “기차를 처음 탄 것은 유치원 때였어요. 지금은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경북 문경시 가은읍의 외가에 가기 위해서였죠. 초등학교 시절에는 혼자서 문경까지 다녀오곤 했어요.” 당시 기차는 그에게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 그가 오롯이 기차여행을 한 것은 중학교 2학년때. 진주행 통일호 열차를 타고 구례구역에서 내려 5박6일 동안 지리산 종주를 한 것이 그의 첫번째 기차여행이었다. 이후 기차는 그에게 따로 뗄 수 없는 삶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는다. 왜 그렇게 기차여행이 좋은지 궁금했다.“내 집은 기차라고 할 만큼 기차여행이 편하고 즐겁기 때문이죠. 기차여행은 세상사의 축소판인 것 같아요. 다양한 사람과 일들을 만나고 경험하게 되죠. 어떤 사람과 함께 여행을 하게 될지 막연한 기대감 같은 것도 있고요. 의자를 돌려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보며 이야기도 나누고,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보이는 산과 들, 강 등 경치를 감상하는 것이 참 좋아요.” 양평역에서 단체관광에 나선 촌로 10여명을 태운 기차는 다시 강원도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모처럼 나들이에 나선 노인들이 열차에 오르면서 조용하던 객실 분위기가 한순간 왁자지껄해졌다. 마치 어린아이들처럼 들뜬 모습이다. 승객이 별로 없어, 맞은편 의자에 다리를 뻗은 채 이야기를 이어갔다. “대학교 1학년 때인 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기차여행을 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취미가 직업이 될 만큼 빠지게 될 줄은 몰랐어요. 대학 3학년때는 기차로만 4박5일 동안 여행한 적도 있어요. 거리로는 5000㎞ 정도 됐고요. 군대를 제대한 다음 그야말로 기차여행에 굶주렸던 때였죠.‘한붓 그리기’처럼 청량리에서 출발해 강릉, 부산, 목포를 돌아 대전, 천안까지 간 다음 다시 장항, 군산을 거쳐 서울로 오는 코스였어요. 중앙선과 태백선, 경전선, 동해남부선, 호남선, 장항선 등 거의 전 노선을 한번에 돌았던 거죠.” 원주를 지난 기차는 어느덧 태백준령을 향하고 있다. 금교 신호장과 치악역 중간에 있는 ‘금대 2터널´은 루프식 터널. 일명 ‘또아리 굴´로 불린다. 경사가 급해 직선으로는 오르지 못하고, 용수철처럼 빙글빙글 돌아서 가야 한다.‘유령굴’로도 불리는 치악터널을 지날 때는 괴기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왠지모를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는 태백-영동선. 청량리역까지 오는 1640호 열차의 경우, 강릉역 등 이 구간에 있는 모든 역에서 출발해 보기도 했다.“우리나라의 원초적인 지형을 지나는 코스예요. 평균속도가 60㎞ 이하여서 느긋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죠. 이 코스의 백미는 흥전에서 나한정 구간이에요. 경사가 급하고 고도차가 400m에 달해 열차가 스위치 백으로 운행해야 하죠. 내년 하반기에는 루프식 터널로 바뀐다고 하니, 아쉽네요. 영동선은 정동진역 다음부터가 정말 좋아요. 열차가 바다와 나란히 달리죠. 안인역의 해돋이도 좋고요.” 두번째로 좋아하는 코스는 정선선.“‘느림의 미학’을 한껏 맛볼 수 있는 구간이죠. 구불구불한 조양강을 따라 증산에서 아우라지까지 1시간 정도 가는데, 역마다 펼쳐지는 시골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어요. 자그마한 간이역과 북한강의 경치가 이어지는 중앙선도 둘째가라면 서럽죠. 특히 경북 의성역에서는 반드시 자장면을 먹어봐야 해요. 맛이 정말 일품이에요. 기차에서 어떻게 자장면을 시켜 먹냐고요? 제 홈페이지(www.traintrip.wo.to)에 오시면 알려 드릴게요.” 기차가 가뿐 숨을 내쉬며 강원도 영월땅으로 접어 들었다. 옛날 큰 물난리 때 삼척에서 떠내려 왔다는 전설을 간직한 삼척산과 단종의 유배지 청령포 등 수려한 풍광이 차창 밖으로 잇달아 펼쳐졌다. 서강에서는 큰고니 4∼5마리가 물위에 뜬 채 한가로이 유영하고 있다. “기차를 타고 가다 처음으로 여자친구를 만나기도 했어요. 지금은 없지만요.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훨씬 좋아요. 수학공식으로 표현하자면 ‘여친 기차’죠. 축구와 비교하자면 ‘여친 축구’쯤 될까요.”이렇게 얘기했던 그도 기차가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촬영지였던 함백을 지나자 아련한 눈망울로 ‘새비재’오르는 길을 바라보았다. 새비재는 ‘그녀’와 견우가 타임캡슐을 묻은 소나무가 있는 곳. 그는 정말로 여자친구보다 기차가 좋은 걸까. ● 기차여행 고수되기 첫째:사전준비를 철저히 하라. 열차나 버스 등의 출발정보가 담긴 ‘월간 시각표’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공하는 팸플릿 등을 반드시 챙길 것. 둘째:각종 할인혜택을 꼼꼼히 챙겨라. 철도회원에 가입해 일정 포인트를 적립하면 무료여행도 가능하다.KTX의 경우 비즈니스 카드 할인(주중 30%, 주말 15%), 역방향 할인(5%), 자동발매기 할인(1%) 등을 합치면 최대 36%까지 싸게 여행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사전예매 할인, 철도회원 카드 할인, 얼리 버드(early bird)할인 등 다양한 할인혜택이 있다. 셋째:장시간 여행에 필요한 것들은 반드시 챙겨라. 물 등 간단한 먹거리와 디지털 카메라, 각종 충전기 등을 가져갈 것. 밤열차는 춥기 때문에 작은 담요 등도 가져가면 좋다. 충분한 수면을 위해선 안대가 필수다. ■ ‘문화재급’ 추억의 간이역 10곳 간이역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등 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된 20세기의 역사이자, 그 시기를 살아간 세대들의 애환이 서려 있는 곳이다. 번듯하지는 않지만, 허술한 겉모습에서 외려 푸근함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간이역의 사전적 의미는 역무원이 없고 정차만 하는 역. 철도법에서는 역원배치 간이역과 무배치 간이역 이하 등급의 철도역사라고 규정하고 있다. 전국 650여개의 기차역 중 400여곳이 간이역이다. 다음은 박준규씨가 추천한 가볼 만한 간이역들이다.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는 등 언론보도를 통해 익히 알려진 곳은 제외하고, 아직 소개가 덜 된 ‘문화재급’ 간이역으로만 선정했다. 1. 구 전라선 서도역 한 문학가의 작품이 역사(驛舍)를 살려낸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고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주요 배경지. 혼불문학관이 인근에 위치하면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1930년대 지어진 목조역사를 최근 대대적으로 보수해 예전모습 그대로 복원해 놓았다. 주변 풍경이 수려하고, 현 서도역에서 도보로 5분이면 도착하는 곳이어서 접근하기도 수월하다. ▲가는 길 용산이나 영등포역→여수행 열차→남원역→75번 버스→서도역. 무궁화가 하루 10회, 새마을호는 3회 운행하고 있다. 현재 서도역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는다. 2. 구 전라선 오수역 붉은 벽돌로 지어진 1950년대 중반의 전형적인 간이역. 지금은 기차가 새로 지은 오수역으로 다니고 있다. 주인을 구한 개 이야기로 유명한 이곳은 지역이름 또한 오수(獒樹·개나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개의 무덤에 꽂아 놓은 지팡이에서 싹이나 커다란 나무가 되자, 이 나무를 오수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 영화 ‘광복절특사’에서 주인공들이 탈출하기 위해 이용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가는 길 용산, 영등포역→여수행 열차→오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9회 운행. 오수역에서 구오수역까지는 도보로 이동해도 될 만큼 가깝다. 3. 중앙선 문수역 1941년 7월1일 현재의 역사가 만들어졌다. 작은 마을 앞을 흐르는 하천과 철길이 어우러진 풍경이 좋다.65년 된 역사도 아름답지만, 역사 옆에 있는 보선반 건물도 비슷한 세월의 깊이를 간직한 옛 건물이다.30년 전 폐역된 승문역까지 철길을 따라 이어지는 1차선 포장도로는 트레킹하기에도 좋다. 경북 영주시에서 가까워, 부석사 등 관광후 들러볼 만하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문수역. 무궁화호가 하루 1회 운행. 4. 영동선 하고사리역 강원도 삼척시 골짜기에 위치한 곳으로, 하루 단 한번 열차가 선다. 상상속으로만 그리던 그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두평 남짓한 맞이방(대합실)과 무인 간이역, 그리고 역사앞에 가지를 내린 채 서있는 수양버들이 하고사리역의 전부지만, 철도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성지처럼 여겨지는 곳이다. 어쩌면 철거될지도 모르는 곳이어서 더욱 더 아쉬운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영주역→강릉행 열차로 환승→하고사리역. 무궁화열차가 하루 1회 운행. 영주발 강릉행 열차는 아침 6시5분에 출발하기 때문에 영주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영주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5. 구 수인선 송도역 10년 전 운행을 중단한 협궤철도 수인선의 종착역. 어천역과 소래역 등과 함께 아직까지 남아 있는 수인선의 3대 역사 중 한 곳이다. 현재는 일반기업체의 사무실로 활용되고 있다. 인천 도심에 있어 경관이나 운치는 다른 간이역에 비해 덜하지만, 과거 수원과 인천을 오가던 협궤 꼬마열차의 추억이 어려있는 곳이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동인천역→6-1번,46번 버스→송도역 삼거리. 6. 정선선 나전역 꼬마열차로 유명한 정선선의 4대 간이역 중 한 곳. 과거 석탄을 나르던 정선선이 이제는 관광객을 나르는 철길로 바뀌었고, 그 중심에 나전역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보기드문 목조역사인데다, 성신여대 미대 학생들이 그린 도깨비그림이 인상적이어서 철도마니아뿐 아니라,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는 곳이다. ▲가는 길 청량리역→강릉행 열차→증산역 →아우라지행 통근열차로 환승→나전역. 증산과 아우라지를 오가는 통근열차는 하루 2회 운행. 청량리역에서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열차를 타면 증산역에서 오후 2시에 출발하는 통근열차와 연결된다. 7. 경원선 서빙고역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내에 남은 역사 중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다.1958년에 지어졌다. 전철 서빙고역과 맞붙어 있다. ▲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서빙고역 하차. 8. 동해남부선 거제역 1940년대에 지어진 일제시대 간이역. 철도역사가 플랫폼 위에 서있는 몇 안되는 역사 중 한 곳이다. 부산광역시 거제동에 섬처럼 자리잡고 있다. 동해남부선 이설 및 광역 복선전철화 작업과 함께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동해남부선 철길과 맞닿은 벽화도 볼거리다. 철도에 관한 시와 귀여운 그림들이 그려져 있다. ▲가는 길 서울역, 영등포역→포항, 울산행 열차 →경주역 하차→거제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3회 운행. 9. 중앙선 우보역 중앙선에는 유난히 1940년대 초반에 지어진 역사가 많이 남아 있다. 그중 경북 군위군에 위치한 우보역과 화본역이 추천할 만하다. 두 곳 모두 시골 한적한 마을을 감싸안은 모양으로, 하루 4∼5회 열차가 선다. 기차가 아니면 접근이 쉽지 않은 깊은 산 속 간이역이다. 아담한 간이역사 외에도 오래 된 화물홈의 모습과 역장의 친절함이 인상적인 곳. ▲가는 길 청량리역→안동행 열차→안동역 하차→부전행 열차→우보역. 무궁화 열차가 하루 1회 운행. 10. 구 문경선 진남역 석탄산업이 한창이던 1960년대 문경선과 가은선의 분기점이자 신호장역으로 개업한 곳이다.60년대 지어진 곳으로는 보기 드물게 목조역사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다. 현재는 레일바이크 매표소로 쓰이고 있다. 문경 레일바이크를 타기 위해서는 가은선 가은역 앞 가은농공단지, 또는 문경선 진남역을 이용하면 된다. 진남교반과 그 아래를 흐르는 영강의 경치가 일품인 곳. 여행과 레저를 겸할 수 있는 멋진 간이역이다. ▲가는 길 서울역→김천역 하차→영주행 열차(하루 3회 운행)→점촌역→가은, 문경행 시내버스→진남휴게소.
  • [주말탐방] 대전역 어제와 오늘

    [주말탐방] 대전역 어제와 오늘

    KTX가 104편 운행되고, 역 이용객만 주말 5만명. 역사내 회의실이 생기고, 새달 철도빌딩을 신축하며 철도 메카 위용을 뽐내지만 때론 아이들의 놀이터… 때론 노인들의 휴식처… 때론 학생들이 시위하던 광장, 그 희미한 옛추억의 블루스가 그립다. ‘역’은 ‘이별’을 연상케 한다. 만남과 새로운 출발의 의미도 있지만 대중가요에 실린 기차역은 아쉬움의 상징으로 표현돼 있다. 3남지방의 관문이었던 대전역.1959년 발표된 ‘대전부르스’의 무대이면서 전국에서 가장 넓은 광장(3500평)으로 유명했지만 지금은 전설(?)이 돼 버렸다. 정치와 시위·집회로 들끓었던 광장은 국내 최초의 대중교통 환승시설로 탈바꿈했다. 대전부르스는 기념비만으로 그 존재를 알리고 있을 뿐이다. 고속열차 개통과 전국 곳곳에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서는 시대의 변화속에 교통의 중심지인 대전역을 뒷배경으로 위풍을 자랑하던 중앙시장도 그 위세가 크게 꺾였다.1905년 역사 신축 이후 100년 가까이 모습을 지켜 오던 대전역사는 2004년 지상 4층의 초현대식 건물로 단장하면서 과거와 완전 단절됐다. ●민족의 아픔 간직한 대전역 대전역과 사라진 광장은 일제시대 수탈 물자의 집산지, 광복 뒤에는 교통의 요충지, 6·25전쟁 당시는 피란민들의 이별 현장이라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만큼 넓은 장소가 없다 보니 17대 총선을 앞두고 정당 후보의 옥외연설회가 금지되기 전까지는 각종 정치행사장으로 유명세를 탔다.80년대에는 대학생과 노동계의 시위장소가 됐고 낮에는 아이들의 놀이터로, 저녁에는 노인들의 휴식처로도 애용됐다. “잘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되는 불멸의 히트곡 ‘대전부르스’의 배경인 대전발 0시50분 목포행 완행열차는 사라진 지 오래다. 이 노래가 만들어질 당시는 호남선도 대전역을 거쳐 서대전역으로 향했지만 회덕 분기점이 생기면서 필요성이 없어졌다.0시 50분 열차는 1960년 03시 05분 열차로 변경됐지만 수명은 오래가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금은 오전 6시 20분 대전역을 출발하는 무궁화호가 목포행 완행열차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노래가 만들어지는데 결정적인 소재가 된 새벽녘 역에서의 남녀간 이별은 이젠 영화에서나 만나볼 수 있는 추억이 됐다. 대전역의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중앙시장이다. 삼남을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부상한 대전역 주변 중앙시장은 삼남지역에 생활물자를 공급하는 도매상 역할을 했다. 전국에서 상인과 손님이 몰리면서 동대문과 남대문 시장과 견줄 만큼 위세를 날렸지만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 다만 오전 6시30분부터 9시까지는 남쪽 택시 진입로를 중심으로 인근 도시에서 보따리를 이고 모여든 노점상들이 좌판을 벌여 과거 화려했던 상권의 현장을 기억하게 만든다. 광장을 가득 메웠던 비둘기도 대부분 사라졌다. 옛 정취라야 홍합과 어묵, 가락국수 등을 파는 역 광장 입구의 포장마차가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역을 오가는 이들의 발길을 잡는 정도다. 대전역의 명물 가락국수의 정취도 많이 달라졌다. 열차 정차시간이 짧아지면서 극적인 ‘국수넘기기’가 불가능해졌고 인스턴트화되고 먹을거리가 다양해지면서 국수를 찾는 이들도 중장년층이 주고객이다. 역 구내에 다양한 편의시설이 생기고 교통시설이 역에 가까워지면서 역 주변 상권도 크게 위축됐다.30여년간 역전에서 가게를 열고 있는 낙원다방 여주인은 “열차를 기다리거나 친구를 만나기 위한 손님이 북적거리던 때가 눈에 선하다.”면서 “요즘은 예약이 활성화되고 역 안에 커피숍 등이 생기면서 역 손님보다는 단골 손님들만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철도의 허브…현대화의 고통도 대전역은 KTX 104편 등 하루 평균 260여대의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10개의 선로 중 2개만 화물선로이고 나머지 8개는 여객열차가 운행된다. 역 이용객은 평일 3만 5000명, 주말에는 5만명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대전역 지하 동서관통도로가 개통되고 택시와 자가용 진입로가 들어서면서 대전역 광장은 기능을 완전히 상실했다. 과거 시내방향인 동쪽에서만 역으로 진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동서 양쪽이 모두 오픈됐다. 대전역에서는 다양한 경험이 가능하다. 대전 사람조차 호남선은 서대전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지만 대전역에서도 하루 2차례 호남선이 시발·종착한다. 오전 6시20분 목포행과 오후 4시40분 광주행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하고 오후 4시5분, 오전 5시45분 각각 도착한다. 바쁜 현대인을 위해 역사내 회의실을 빌려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국토의 중심, 교통의 요충지로서 장점을 한껏 살린 사업으로 회의에 필요한 이동거리나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들어 11월 현재 1억 6600만원의 짭짤한 부수입을 올렸다. 대전역의 발전은 더욱 가속화될 듯하다.2010년 경부고속철도가 완전 개통돼 열차수 증가가 예상되고 특히 다음달 철도빌딩 신축을 계기로 역세권 개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철도의 축인 한국철도공사와 한국철도시설공단의 동거는 대전을 명실공히 철도의 메카가 되는 것이고 대전역은 그 관문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장흥진(54) 대전역장은 “대전역의 중요성을 감안해 현재 1만 1417㎡인 역사를 2010년까지 1만 4264㎡로 증축할 계획”이라며 “이용객 편의를 위한 편의 확대뿐 아니라 소규모 공원과 공연장 등도 조성될 예정이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대전역의 개발은 현대화의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시설이 좋아지면서 노숙자가 크게 증가했다. 열차가 운행하지 않는 오전 3∼5시까지만 역을 폐쇄하다 보니 노숙자 관리의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겨울철이 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해졌다. 대전역이 동서로 오픈되면서 역이 시민들의 이동 통로가 됐다. 당연한 서비스로 생각하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대합실이 만남의 장소로, 대화의 장으로 돌변하다 보니 간혹 열차 이용객들의 불만을 사기도 한다. 노점상 문제는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 도로가에 노점이 펼쳐지다 보니 사고 위험이 상존하는데다 주변 시장 상인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구청에서는 관할권이 철도공사에 있다며 단속을 미루고 있지만 백발이 성성한, 하루 몇천원을 벌겠다며 집을 나선 이들을 대책없이 무작정 쫓아낼 수만도 없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 역장은 “아무리 현대화되고 첨단화되더라도 역의 애환과 정취는 사라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가락국수는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은 열차 정차시간이 대부분 2분이어서 후다닥 내려 가락국수를 먹는다는 것이 불가능해요.” 대전역 하행선 매점에서 16년째 국수를 판매하는 박선자(53·여)씨는 운행중인 열차에 탑승한 승객은 대전역에서 가락국수를 먹을 생각을 아예 하지 말라고 야박하게도 경고했다. 대전역과 연상되는 것 중 대표적인 하나가 ‘가락국수’다. 특히 요즘 같이 찬바람이 휘몰아칠 때면 모락모락 따사로운 김이 올라오고, 새빨간 고춧가루가 면발 위에 내려앉은 가락국수는 생각만으로도 군침을 돌게 한다. 그래서 ‘삼순이’마저 가락국수를 먹으러 대전역을 찾았다. 완행열차가 사라지고 최고급 열차가 새마을호에서 KTX로 바뀌었듯 대전역 가락국수의 역사도 변화됐다. 봉지면에 양념, 육수까지 인스턴트화되면서 이론적으론 전국 역내 매점의 국수맛은 동일해졌다. 가락국수라는 이름도 사라지고 우동으로 통일됐다. 유부·튀김 등 삽입 재료에 따라 이름만 다르다. 대전역에는 상·하행선에 각각 1곳씩 우동집이 영업중이다. “여기 유명한 가락국수집이 어디냐.”고 물으면 상행선 우동집 주인마저 박씨집을 추천한다. 4평 남짓한 작달막한 박씨의 가게안은 의자가 4개뿐이지만 앉고, 선 사람들이 우동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연신 ‘호호’ 불어내느라 밖에서 보면 새벽 안개 낀 들판처럼 희뿌연하다.3000원의 행복가치는 충분하다. 손님도 변했다. 통일호와 무궁화호, 새마을호가 운행될 적엔 열차 탑승객이 주 고객이었다. 열차가 정차하자마자 뛰어내리는 손님이 많아 항상 ‘5분’대기조였지만 지금은 열차를 기다리는 손님이 고객이다. 박씨는 “같은 반죽이라도 끊이는 시간이나 불꽃크기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면서 “옛날처럼 퉁퉁 부은 면은 없지만 국물맛을 잊지 못해 손님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을철 주말에는 하루에 700여그릇을 팔던 때가 있었다. 요즘은 150∼200그릇이 최고지만 그래도 매출은 KTX 개통 이후 나아지고 있다. 가락국수 손님은 뜨내기가 없다고 했다. 먹어본 고객이 잊지 않고 다시 찾는다. 며칠, 몇달, 몇년 만에 방문한 고객이라도 기억나는 얼굴이 수백명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녀만의 영업 노하우. 플랫폼 영업은 초단위로 움직이기에 계산기나 영수증 사용이 불가능하다. 고객이 1만원이나 5000원을 낼 것을 대비해 항상 잔돈을 준비해 놔야 한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철도요금 새달 9.3% 인상

    한국철도공사는 새달부터 철도운임을 평균 9.3% 인상한다고 24일 밝혔다. 인상 폭은 KTX 9.5%, 새마을호 8%, 무궁화호 9%, 통근열차 8%, 화물열차 10% 등이다. 이에 따라 KTX는 서울∼부산이 4만 4800원에서 4만 8100원, 용산∼목포가 3만 8000원에서 4만 700원으로 인상된다. 새마을호는 서울∼부산이 3만 6800원에서 3만 9700원, 용산∼목포가 3만 4200원에서 3만 7000원으로 오른다. 무궁화호는 서울∼부산이 2만 4800원에서 2만 7000원, 용산∼목포가 2만 3100원에서 2만 5100원으로 뛰어오른다. 철도공사는 요금인상과 함께 화∼금요일 오전 5시∼6시30분에 출발하는 경부선 8개와 호남선 4개 등 KTX 12개 열차의 요금을 내년 1월까지 한시적으로 평균 8.5% 할인하는 ‘얼리버드 스페셜’을 도입한다. 철도공사는 2007년까지 단계적으로 철도운임을 현실화한다는 방침이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KTX 경부선에 열차 4편 추가

    11월부터 KTX 경부선에 열차 4편이 추가된다. 토·일요일에만 운행하던 오후 10시 서울발 부산행과 오후 7시20분 부산발 서울행 KTX열차는 금요일에도 운행한다. 반면 경부선 일반열차는 노선이 크게 단축된다. 또 오전 6시35분 용산발 목포행 KTX 첫차는 오전 5시50분으로 앞당겨지고, 용산∼광주에 새마을호가 신설된다.호남선 계룡역에 정차하는 KTX는 2개에서 4개로 늘어난다. 용산∼여수간 새마을호가 주말 2회 신설되고, 경의선 서울∼임진강 구간은 새마을호 열차가 주중 하루 2차례 왕복 운행한다. KTX와 일반열차의 환승체계도 수정됐다. 진해∼대구에 새마을호를 투입해 진해·창원 지역민들이 밀양역에서 KTX로 환승이 가능토록 했다. 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번 개편은 1년 동안 노선·구간·요일·시간대별 이용추이를 분석해 마련한 것”이라면서 “KTX는 장거리, 일반열차는 중·단거리로 역할을 나누는 한편 연계체계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추석연휴 새달 3~6일 KTX 하루8편씩 증편

    한국철도공사는 본격적인 추석 귀성이 이뤄지는 새달 3∼6일 경부선 6편과 호남선 2편 등 하루 8편의 KTX를 추가 투입한다고 18일 밝혔다. 추가 추입되는 열차의 승차권은 21일 오전 9시부터 전국의 역과 여행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철도공사는 또 새달 3∼8일 KTX와 새마을호에 객차 1량에 5명씩 입석승차권을 판매한다. 귀경이 집중되는 새달 8∼9일 인천·수원·안산·일산·의정부 방면 수도권 전철은 도착역 기준 오전 2시까지 연장 운행한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세계는 지금 철도전쟁중] (1) 유럽 교통판도 뒤바뀐다

    [세계는 지금 철도전쟁중] (1) 유럽 교통판도 뒤바뀐다

    우리나라는 경부고속철도 개통으로 세계 4번째 고속열차 보유국으로 발돋움했다.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의 연결도 추진하고 있다. 부산에서 시베리아횡단철도를 거쳐 파리에 닿는 것이 결코 허황된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보다 앞서가는 ‘철도의 대륙’ 유럽에서는 속도와 서비스를 내 건 ‘소리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유럽의 철도 선진국을 찾아 우리 철도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살펴 보았다. |파리 박승기특파원|파리 동역은 런던을 오가는 ‘유로스타’나 네덜란드행 기차를 탈 수 있는 북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역이 동쪽이나 북쪽에 있다는 뜻이 아니라,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는 기차를 탈 수 있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동역에서는 지금 새로운 고속열차(TGV)가 시험운행을 하고 있다. 파리와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뮌헨, 스위스 취리히, 룩셈부르크를 연결하는 국제 노선이다. 프랑스국유철도(SNCF)는 이 TGV-EST(동선·東線)을 내년 6월 정상운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는 파리 동역에서 지난달부터 시험운행에 들어간 TGV-EST에 올랐다. 새로운 노선이지만 투입된 열차는 새 것이 아니었다.1993년 만들어져 12년 동안 북부도시 릴을 오가던 TGV-R(북선)의 객차를 개량했다. 패션 디자이너 크리스티앙 라크르가 디자인한 실내는 미래지향적인 분위기가 물씬했다. 여기에 TGV를 들여온 경부고속철(KTX)에서도 불만스러웠던 의자 간격도 넓혀 쾌적함을 더했다. 바퀴식 고속열차의 최고 속도는 세계 철도의 화두.1988년 독일의 ICE가 406.9㎞를 돌파한 것을 시발로 1989년 프랑스의 TGV-A가 515.3㎞,2003년 일본이 581㎞로 신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는 2009년 호남선에 투입될 한국형 고속열차 KTX∥가 2004년 시험주행에서 354.4㎞를 기록했다. 기존선로를 이용하여 시험운행을 하고 있는 TGV-EST는 160㎞에 불과해 속도감은 크게 떨어졌으나 승객들에게는 편안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TGV-EST는 기존 객차에 신형 동력차 POS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30년인 수명을 10년 이상 늘렸다고 한다. 동승한 권병구 한국철도공사 파리사무소장은 “전혀 새로운 TGV를 개발한 것처럼 보인다.”면서 “신호장치만 업그레이드시켜 차량 성능을 개선시킨 기술이 놀랍다.”고 평가했다. SNCF는 내년 TGV-EST가 정상운영될 시점까지 북동부도시 메츠까지 새로운 고속철도 선로의 건설을 끝마칠 계획이다. 하지만 이후에도 해외구간은 기존선로를 이용하게 된다. 영국에 2층버스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듀플렉스(Duplex)라는 2층 고속열차가 있다. 듀플렉스는 10량 1편성에 좌석은 545개로 기존 TGV의 2배에 이른다. 최고 영업속도는 일부구간에서 320㎞를 낸다. 파리 리옹역에서 마르세유행 듀플렉스에 올랐다. 승차권에 표시된 좌석은 1층이었으나 2층으로 올라갔다. 방음벽에 가려 답답했던 시야가 훤하게 트였다. 휴가를 떠난다는 가브리엘씨는 “듀플렉스 노선에서는 반드시 2층 좌석을 예약한다.”면서 “전혀 불안하지 않다.”고 만족해했다. 듀플렉스 차량은 우리나라 고속철에도 그대로 투입할 수 있다.KTX의 수요가 늘어난다면 듀플렉스를 투입하는 것만으로도 수송력을 2배로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차량가격은 듀플렉스의 10량 1편성이 350억원이다.KTXⅡ는 300억원이다. 수송력 증대량에 비하면 매우 경제적이다. 프랑스의 고속열차 산업은 단순히 빠르기나 승객의 편의에만 매달리는 것은 아니다.SNCF는 매달 1편성의 열차를 주문한다. 우리나라 처럼 몇년 동안 필요한 열차를 한꺼번에 입찰에 붙이는 방식이 아니다.SNCF가 차량 구입 방식을 바꾼 것만으로도 제조 및 부품 업체들로 하여금 지속적인 생산 및 연구개발의 동력을 제공한다. 유럽에서 국제열차는 일반화되어 있다. 파리와 런던, 런던과 브뤼셀을 오가는 유로스타와 파리와 암스테르담을 오가는 탈리스는 TGV의 사촌 격이다. 유로스타는 TGV가 운영에 참여하고 있고, 탈리스는 TGV의 자회사가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TGV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에도 고속철도를 공급했다.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독일의 ICE는 후발주자이다. 내년에는 TGV의 심장부인 파리에 입성한다. 이미 ICE-3의 프랑스구간 시험운행이 마무리됐고 320㎞로 달릴 수 있도록 승인도 이뤄졌다. 경쟁상대인 두 고속철 강대국이 ‘상생을 통한 윈윈전략’을 선택한 것이 이채롭다.ICE는 스페인 고속철에도 진출한다. 철도는 지금 유럽의 교통판도를 바꿔놓고 있다.TGV는 최북단 칼레에서 최남단 마르세유까지 1000㎞가 넘는 거리를 3시간29분에 주파했다. 파리에서 브뤼셀을 오가던 항공편이 없어졌고, 파리에서 마르세유를 잇던 저가항공사 이지젯의 노선도 폐지됐다. 파리와 릴 사이 240㎞는 TGV와 A1고속도로가 나란히 달린다. 도로 곳곳에는 “TGV와 경주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낡은 교통수단이 아닌 미래의 교통수단으로 철도의 가능성을 상징하는 문구로 읽혀졌다. skpark@seoul.co.kr
  • 한나라 ‘호남행’ 재시동

    한나라당이 ‘호남선 열차’에 다시 몸을 싣는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호남 정서를 등에 업지 않고는 내년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절박함 때문이다. 특히 한나라당의 호남행은 7·26 서울 성북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민주당 조순형 의원이 당선된 이후 정계 개편의 방향이 ‘반(反)노무현-반(反)한나라당’으로 전개될 조짐을 보이는 데 대한 대응책이기도 하다. 강재섭 대표는 오는 9일 전북 전주와 김제를 방문하는 데 이어 전남 목포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10일 광주를 찾는다. 하한기 민생투어의 일환으로 호남지역을 찾는 것이지만 당에서는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방문에서는 이례적으로 강 대표가 열린우리당 김완주 전북지사와 민주당 박광태 광주시장을 잇따라 만나 지역 현안을 논의한다. 강 대표는 이들 광역단체의 내년 예산 확보를 위한 당 차원의 적극 지원을 약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 대표는 지난달 20일 염창동 당사에서 박준영 전남지사와 정책간담회를 갖고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강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호남 지역에 대해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이나 민주당보다 잘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호남지역 광역단체장들을 만나 예산확보 등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고민하고, 이를 위해 당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게 강 대표의 뜻이다. 강 대표는 특히 취임 한달을 맞는 10일 새벽 목포 수산시장을 돌아본 뒤 농가를 찾아 제초작업을 벌이는 등 호남지역 주민들과 한데 어우러져 한나라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도 광주에서 가질 계획이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호남 민심을 얻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왔다. 박근혜 전 대표가 재임 당시 틈만 나면 호남을 찾았고, 강 대표도 취임 다음날인 지난달 12일 첫 대외행보로 전남 여수의 수해현장을 방문했다. 당 지도부가 호남의 중요성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강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2석 가운데 1석을 호남 출신인 한영 전 최고위원에게 재배정하고, 대표 비서실 차장 2명을 전남과 전북 출신 인사로 채운 것도 호남 안배 차원이었다. 특히 ‘호남 비하’ 발언과 호남지역 지자체와의 자매결연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이효선 광명시장을 지난 3일 끝내 탈당 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호남 출신으로 광주 서구을 당협운영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정현 수석부대변인은 “한나라당의 호남에 대한 인식과 의지는 분명히 변하고 있고, 호남인들이 ‘OK’할 때까지 변할 것”이라며 “박 전 대표 이후 한나라당 지도부의 지속적인 호남행으로 점차 진정성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지금 전북에선] 브레이크 걸린 김제공항 건설사업

    [지금 전북에선] 브레이크 걸린 김제공항 건설사업

    “되는 일이 없다.” 전북도민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전북지역에서 추진되는 굵직한 숙원사업들이 대부분 무산되거나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사업, 방폐장유치, 군산자유무역지역 지정 등 대형 국책사업마다 구호만 거창할 뿐 가시화되는 사업은 없어 도민들의 소외의식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도민들의 피해의식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는 표심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김제공항 건설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도가 지난 1999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지난 2004년 이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공항 없는 전북 전북에는 민간 공항이 없다. 이 때문에 외국여행을 떠나는 도민들은 대부분 인천공항까지 가야 한다.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버스로 4시간이나 걸린다. 인천공항에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도쿄까지 1시간30∼40분이 걸리지만 전북에서 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훨씬 길다. 제주도를 가는 도민들도 인접지역인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 전북도민들은 도내에도 하루빨리 공항이 건설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항이 없는 곳은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첨단산업을 유치하거나 관광산업을 육성하려 해도 공항이 없는 곳은 오지나 다름없이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전국에서 인구 50만 이상인 중규모 도시 가운데 공항을 끼지 못한 곳은 전북 전주시가 유일하다. ●부지만 매입하고 중단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거론된 것은 10년 전인 1996년 전북도가 건설교통부에 전주권 신공항 건설을 건의하면서부터다. 교통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에 이어 1998년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김제시 백산면·공덕면 일대에 1474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길이 1800m, 너비 45m짜리 활주로 1개와 보잉 737급 여객기 3대가 이용할 수 있는 계류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또한 2001년 말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02년에는 건설업체도 선정했다. 전북도는 2002년부터 부지 매입에 들어가 지난해 말까지 46만 5000평의 편입용지 보상을 완료했다. 부지매입에 이미 39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타당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사업은 감사원에 의해 공식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감사원은 지난 1998년 11월 건설교통부 감사에서 공항건설에 따른 경제성 분석과 공공성·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발여부를 결정하라고 처분했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호남선 전철화 등 육상교통체계 변화에 따른 항공수요에 대해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교부와 전북도는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강행했다.1999년 6월부터 9월까지 교통개발연구원의 항공수요 재검토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시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2003년 9월 항공수요 재검토에 대한 감사에서 수요예측 및 경제적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사업 착공시기 조정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지난 2004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전북도 “공공기관 입주하면 항공수요 늘 것” 전북도는 감사원 지적사항인 항공수요가 최근 급증해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조기에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지난해 200만명이던 관광객이 2010년에는 465만명,2020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혁신도시 건설로 한국토지공사 등 14개 공공기관이 입주하면 항공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김제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대거 전북으로 입주하고 있는 것도 항공수요 여건이 변화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내세운다. 최근 3년간 1717개사가 도내에 입주해 외국인 투자기업의 유치여건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산 GM대우자동차와 완주 현대상용차의 수출물량 증가,LS전선 본사와 50개 협력회사 이전을 계기로 해외 바이어들의 전북 방문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공항이 없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부정적 전북도는 이같은 항공수요 변화를 근거로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2007년 재개해 2010년 완공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내년 예산에 공항터미널과 활주로 기반공사에 필요한 50억원을 반영해 줄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측은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혁신도시 건설 등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는 2012년쯤에나 공항 건설계획을 재검토한다는 구상이어서 도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수요예측등 엉터리… 예산낭비 불보듯 감사원은 김제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애초부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감사원은 두 차례 감사를 통해 김제공항 건설사업의 근간인 교통개발연구원의 용역결과가 한마디로 ‘수요예측과 경제적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예측이 부풀려진 엉터리 용역결과를 토대로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논리다. 감사원은 호남선 고속전철이 운행되면 실제 항공수요는 65% 이상이 감소하는데, 교통개발연구원은 이를 17%밖에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육상 교통수단 발달로 항공수요에 많은 변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48%포인트나 높게 예측한 것은 중대한 오류라는 지적이다. 김제공항의 2030년 항공수요도 연간 324만 6000명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36만 9000명이 적정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 분석도 부정적이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편익비용(BC)값을 1.19로 분석했지만 감사원은 0.63에 지나지 않아 투자한 만큼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001년 실시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1219억원에서 1688억원으로 38.5%인 469억원이나 증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역균형발전 차원 공사 조속 재개를” “전북지역은 항공노선의 사각지대 입니다.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하루빨리 추진돼야 합니다.” 전북도 박은보 교통행정과장은 11일 김제공항은 전북 발전을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전북의 공항건설 여건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과 혁신도시 건설 등 항공수요를 창출하는 대형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박 과장은 늦어도 내년부터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2010년쯤 완공돼 혁신도시 등 각종 항공수요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건설교통부가 혁신도시가 완공된 2012년 이후에 김제공항 건설계획을 재검토할 경우 크게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는 논리다. 특히 민선 4기를 맞은 전북도가 중국시장 개척과 대기업 유치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공항 건설사업은 더욱 절실한 지역개발 사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비행기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늘길은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각종 지역개발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감사원의 항공수요 예측 잘못 지적은 이미 해소됐다는 게 박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경북 울진과 전남 무안공항 건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건교부도 이제 김제공항을 건설할 여력이 생겼다며 공사의 조기 재개를 촉구했다. “부지매입을 이미 마무리했고 시공업체도 선정한 마당에 공사를 2년째 중단하는 것은 전북지역에 대한 푸대접이라고 봅니다.” 박 과장은 김제공항 건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국가경제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 만큼 내년부터 당장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지금 전북에선] 브레이크 걸린 김제공항 건설사업

    [지금 전북에선] 브레이크 걸린 김제공항 건설사업

    “되는 일이 없다.” 전북도민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전북지역에서 추진되는 굵직한 숙원사업들이 대부분 무산되거나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만금사업, 방폐장유치, 군산자유무역지역 지정 등 대형 국책사업마다 구호만 거창할 뿐 가시화되는 사업은 없어 도민들의 소외의식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도민들의 피해의식은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는 표심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김제공항 건설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도가 지난 1999년부터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지난 2004년 이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공항 없는 전북 전북에는 민간 공항이 없다. 이 때문에 외국여행을 떠나는 도민들은 대부분 인천공항까지 가야 한다. 인천공항까지 가려면 버스로 4시간이나 걸린다. 인천공항에서 베이징이나 상하이, 도쿄까지 1시간30∼40분이 걸리지만 전북에서 공항까지 가는 시간이 훨씬 길다. 제주도를 가는 도민들도 인접지역인 광주공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불편을 겪고 있는 전북도민들은 도내에도 하루빨리 공항이 건설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공항이 없는 곳은 지역발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첨단산업을 유치하거나 관광산업을 육성하려 해도 공항이 없는 곳은 오지나 다름없이 취급을 당하기 일쑤다. 전국에서 인구 50만 이상인 중규모 도시 가운데 공항을 끼지 못한 곳은 전북 전주시가 유일하다. ●부지만 매입하고 중단 김제공항 건설사업이 거론된 것은 10년 전인 1996년 전북도가 건설교통부에 전주권 신공항 건설을 건의하면서부터다. 교통개발연구원의 타당성 조사에 이어 1998년 공항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을 고시했다. 김제시 백산면·공덕면 일대에 1474억원을 들여 2007년까지 길이 1800m, 너비 45m짜리 활주로 1개와 보잉 737급 여객기 3대가 이용할 수 있는 계류장을 건설한다는 계획이었다. 또한 2001년 말까지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2002년에는 건설업체도 선정했다. 전북도는 2002년부터 부지 매입에 들어가 지난해 말까지 46만 5000평의 편입용지 보상을 완료했다. 부지매입에 이미 39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초기부터 타당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 사업은 감사원에 의해 공식적으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감사원은 지난 1998년 11월 건설교통부 감사에서 공항건설에 따른 경제성 분석과 공공성·효율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개발여부를 결정하라고 처분했다. 또 서해안고속도로 건설, 호남선 전철화 등 육상교통체계 변화에 따른 항공수요에 대해 추가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건교부와 전북도는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강행했다.1999년 6월부터 9월까지 교통개발연구원의 항공수요 재검토 결과를 근거자료로 제시했다. 그러나 감사원은 2003년 9월 항공수요 재검토에 대한 감사에서 수요예측 및 경제적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했다며 사업 착공시기 조정을 요구했다. 이 때문에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지난 2004년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전북도 “공공기관 입주하면 항공수요 늘 것” 전북도는 감사원 지적사항인 항공수요가 최근 급증해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조기에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으로 지난해 200만명이던 관광객이 2010년에는 465만명,2020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혁신도시 건설로 한국토지공사 등 14개 공공기관이 입주하면 항공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김제공항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대거 전북으로 입주하고 있는 것도 항공수요 여건이 변화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내세운다. 최근 3년간 1717개사가 도내에 입주해 외국인 투자기업의 유치여건이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군산 GM대우자동차와 완주 현대상용차의 수출물량 증가,LS전선 본사와 50개 협력회사 이전을 계기로 해외 바이어들의 전북 방문이 급격히 늘고 있지만 공항이 없어 불편하다고 호소하는 실정이다. ●정부는 부정적 전북도는 이같은 항공수요 변화를 근거로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2007년 재개해 2010년 완공해 줄 것을 정부에 건의했다. 내년 예산에 공항터미널과 활주로 기반공사에 필요한 50억원을 반영해 줄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기획예산처와 건설교통부측은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건교부는 혁신도시 건설 등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되는 2012년쯤에나 공항 건설계획을 재검토한다는 구상이어서 도민들을 애태우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수요예측등 엉터리… 예산낭비 불보듯 감사원은 김제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애초부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감사원은 두 차례 감사를 통해 김제공항 건설사업의 근간인 교통개발연구원의 용역결과가 한마디로 ‘수요예측과 경제적 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요예측이 부풀려진 엉터리 용역결과를 토대로 대형 국책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논리다. 감사원은 호남선 고속전철이 운행되면 실제 항공수요는 65% 이상이 감소하는데, 교통개발연구원은 이를 17%밖에 감소하지 않는 것으로 예측했다고 밝혔다. 육상 교통수단 발달로 항공수요에 많은 변화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48%포인트나 높게 예측한 것은 중대한 오류라는 지적이다. ■ 박은보 道 교통행정과장 “지역균형발전 차원 공사 조속 재개를” “전북지역은 항공노선의 사각지대 입니다. 김제공항 건설사업은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하루빨리 추진돼야 합니다.” 전북도 박은보 교통행정과장은 11일 김제공항은 전북 발전을 위해 더이상 미룰 수 없는 필수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들어 전북의 공항건설 여건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방조제 완공과 혁신도시 건설 등 항공수요를 창출하는 대형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박 과장은 늦어도 내년부터 김제공항 건설사업을 다시 시작해야 2010년쯤 완공돼 혁신도시 등 각종 항공수요에 대비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건설교통부가 혁신도시가 완공된 2012년 이후에 김제공항 건설계획을 재검토할 경우 크게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어렵게 된다는 논리다. 특히 민선 4기를 맞은 전북도가 중국시장 개척과 대기업 유치 등 경제 살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에 공항 건설사업은 더욱 절실한 지역개발 사업이 됐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도 이제 경비행기 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하늘길은 그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각종 지역개발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감사원의 항공수요 예측 잘못 지적은 이미 해소됐다는 게 박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경북 울진과 전남 무안공항 건설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이른 만큼 건교부도 이제 김제공항을 건설할 여력이 생겼다며 공사의 조기 재개를 촉구했다. “부지매입을 이미 마무리했고 시공업체도 선정한 마당에 공사를 2년째 중단하는 것은 전북지역에 대한 푸대접이라고 봅니다.” 박 과장은 김제공항 건설에 들어가는 예산이 국가경제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지 않고 장기적인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인 만큼 내년부터 당장 공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김제공항의 2030년 항공수요도 연간 324만 6000명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136만 9000명이 적정하다고 지적했다. 경제성 분석도 부정적이었다. 교통개발연구원은 편익비용(BC)값을 1.19로 분석했지만 감사원은 0.63에 지나지 않아 투자한 만큼 기대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001년 실시설계 결과 총사업비가 1219억원에서 1688억원으로 38.5%인 469억원이나 증가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