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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영화> 칸을 사로잡은 ‘네온 데몬’ 1차 예고편

    <새영화> 칸을 사로잡은 ‘네온 데몬’ 1차 예고편

    다코타 패닝 동생으로 잘 알려진 엘르 패닝의 신작 ‘네온 데몬’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네몬 데몬’은 16살 모델 제시(엘르 패닝)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질투하는 여자들의 위험한 집착을 담았다. 영화 ‘드라이브’(2011년)의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과 엘르 패닝의 만남으로 제작단계부터 화제가 됐다. 예고편에는 엘르 패닝이 “우리 엄마가 나를 뭐라고 불렀는지 알아요? 위험한 것”, “모든 여자들은 나처럼 되려고 목숨도 걸겠지”라는 묘한 대사는 위험할 정도로 치명적인 그녀의 매력에 대해 호기심을 자아낸다. 또한 패션모델들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만큼 화려한 미쟝센, 독특한 분위기와 세련된 스타일, 그리고 오감을 사로잡는 음악이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한편, ‘네온 데몬’을 연출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은 전작 ‘드라이브’에 이어 또 한번 칸국제영화제(제69회, 2016년)에 초청돼는 쾌거를 이뤘다. 영화 ‘네온 데몬’은 오는 10월 개봉 예정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117분. 사진 영상=쇼미 미디어 앤트레이딩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아하!우주] 하트 보내는 명왕성…바다 존재 가능성 확인

    [아하!우주] 하트 보내는 명왕성…바다 존재 가능성 확인

    작년 명왕성에 접근한 뉴호라이즌스호 덕분에 과학자들은 명왕성에 대해서 매우 상세한 자료를 수집할 수 있었다. 덕분에 명왕성에 대한 많은 비밀이 풀렸지만, 동시에 많은 의문점도 생겨났다. 그 의문 가운데 하나는 하트 모양의 거대한 지형인 스푸트니크 평원(Sputnik Planum)이다. 너비 900km에 달하는 이 평원 지형에는 충돌 분화구가 별로 없어 새롭게 생겨난 지형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거대한 지형이 어떻게 명왕성같이 작은 천체에서 새로 생겨날 수 있을까? 이를 설명하는 가설 가운데 하나는 과거 지름 200km에 달하는 소행성이 충돌한 흔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거대한 크레이터가 생기는 대신 오히려 다른 천체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지형이 형성된 이유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브라운 대학의 지질학자 브랜던 존슨(Brandon Johnson)이 이끄는 연구팀은 뉴호라이즌스호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시행해서 어떤 조건에서 이런 지형이 생겨날 수 있는지를 검증했다. 이들이 세운 가설은 명왕성의 얼음 지각 아래 염도가 높은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0~200km 두께의 물이 존재하는 다양한 모델을 시도했다. 그 결과 현재 이 지역에서 관측된 질량 이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30%의 염도와 100km의 두께가 가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지질 물리학 연구 서신(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만약 이들의 연구 결과가 옳다면 태양에서 매우 멀리 떨어진 얼음 천체도 아래에는 바다가 존재할 수 있는 셈이다. 사실 명왕성의 다양한 지형과 지질활동의 증거들 역시 이런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비록 지구의 지각은 딱딱한 암석이지만, 그 아래에는 맨틀과 마그마가 존재해서 화산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지질활동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유로파나 엔셀라두스처럼 수증기 분출이 확인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실제 바다가 존재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은 부분이 있다. 이 미스터리를 푸는 것은 앞으로 명왕성을 다시 방문할 탐사선의 몫이 될 것이다. 아직은 미래의 일이 되겠지만, 인류는 언젠가 다시 명왕성을 방문해서 그 끝없는 호기심을 충족시킬 것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문화마당] 언제나 발랄한 은미씨/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대표

    [문화마당] 언제나 발랄한 은미씨/정재왈 안양문화예술재단대표

    언제나 발랄한 은미씨는 올해 쉰둘이다. 직업은 무용가다. 삭발한 머리에 몸뻬바지는 그녀만의 ‘트레이드마크’다. 그러니 어딜 가나 눈에 확 띈다. 남의 눈을 개의치 않는 자신감과 용기가 몸 전체에서 풍긴다. 엄청난 카리스마 폭발이다. 그녀의 명성은 한국을 넘어 외국 무용계에서도 높다. 특히 프랑스와 독일에서 더 그런 편인데, 옛날 ‘빡빡머리 괴짜 무용가’였던 그녀가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가로 각인됐다. 무용 실력이, 진정성이 통한 결과다. 10여년 전 LG아트센터 초청 공연차 독일 무용가 피나 바우슈(1940∼2009)가 왔을 때, 마치 수양딸처럼 그녀를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걸 보고 감동받은 일이 있다. 발랄한 그녀는 ‘무용가’ 안은미다. 장르 구분 엄격한 한국에선 무용가도 출신에 따라 수식명을 붙이는 경우가 일반적인 예우다. 한국무용 전공자는 한국무용가, 현대무용 전공자는 현대무용가로 부른다. 어쨌든 무슨 무슨 무용가라고 할 때는 무용수를 벗어나 안무(按舞·음악이나 연기에 맞는 춤을 창작하고 구성하는 일) 능력을 갖춘 전문가를 일컫는다. 그런데 안은미가 내놓은 작품을 보면 전공 불문 그냥 무용가라야 어울린다. 늘 상식과 편견을 뒤집고, 도발적인 그녀가 또 일을 냈다. 얼마 전 안은미는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신작 ‘안심땐쓰’를 선보였다. 공연장은 이미 대중 콘서트장으로 이름난 곳. 서울문화재단이 주관하는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의 첫 수혜 공연장과 단체로 만나 선보인 첫 작품이었다. 기존 대중예술 공연장과 톱클래스 예술단체의 어색한 동거는 첫 공연 성공으로 의심 없는 완전체가 됐다. 공연 내용은 더욱 신선했다. 안은미는 이 작품에 여섯 명의 시각장애인을 등장시켰다. 세계에도 유례가 없을 법한 프로 무용수들과 장애인들의 근사한, 사전 설명이 없다면 그 차이를 분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컬래버레이션’(협업)은 무용에 대한 편견과 허무맹랑한 구별 짓기를 거부한 몸짓이었다. 그제야 왜 ‘안심땐쓰(댄스)’인지 알았다. 안은미만이 상상할 수 있는 일이 현실이 됐다. 이런 단적인 예에서 보듯이, 안은미는 대체로 엄숙주의가 팽배한 한국의 예술계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에 서 있다. 나름 무용계의 성골(이화여대) 출신이면서도 일찍이 그 학벌의 테두리에서 벗어난 ‘독립무용가’로 우뚝 섰다. 애초 학창 시절부터 ‘쟤는 제쳐 놓은 애’, 그런데 ‘하는 짓은 볼만한 애’로 인식시켜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면서 안은미는 난해하다는 무용을 대중 속으로 끌고 와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쉼 없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최근 작업에서 그런 특징이 두드러진다. 자신의 무용을 ‘막춤’이라며 일반인을 무용수로 다반사로 기용한다. 특수한 전공 무용수라는 시각으로 보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짓이다. 시각장애인에서부터 노인을 위한 댄스(‘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40∼50대 아저씨 무용(‘아저씨들을 위한 무책임한 댄스’) 등이 이런 파격에서 비롯됐다. 그럴 때마다 안은미 무용은 국내외 불문 주목을 받곤 한다. 내용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어설픈 치기로 치부돼 진작 시들었을 일이다. 아마 안은미의 이런 파격과 도전, 도발은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이기에 가능하리라. 겉모습은 그런 내면을 드러내는 그녀만의 기표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작품을 부탁할 때 주문자의 사정을 고려해 큰 불만 없이 최적화한 결과를 제공하는 걸 보면 참으로 영리한 예술가라는 생각이 든다.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 부조는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도로변 수박을 쪼개 파는 사람들, 참 힘들게 먹고 산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어느 눈 큰 여자도 지 옆에 남자가 찰싹 달라붙어 시종 뭐라고 촐삭대는데도 날 노골적으로 할끔거린다. 이래도 되냐고 한마디 쏘아붙이고 싶었는데 도대체 어느 언어로 쏘아붙여야 통쾌한 반응을 얻어낼지 자신이 안 서 참았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통로 건녀편 여자가 또 할끔거리다 이제는 이를 드러내고 웃는다. 남정네는 잠에 골아떨어졌다. 쯔쯔.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 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테헤란 여행기 3] 토찰산 트레킹과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다

    ◆12일 토찰산 다라케 계곡으로의 짤막한 나들이 새벽 3시부턴가 시작한 허재 감독 인터뷰 기사를 끙끙대며 결국 낮 12시 조금 못돼 마쳤다. 약간 시장끼는 있는데 그렇다고 딱히 먹고 싶은 생각도 없어 택시 서비스로 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드 뮤지엄 가겠다고 했더니 국경일이라 쉰단다. 이 나라 박물관은 오전이나 오후 한 차례만 열거나 아니면 쉬는 날이 왜 그리 많은지 모르겠다. 대안이 뭐냐고 했더니 산에 가란다. 케이블카도 있고 좋댄다. 시간은 44분 걸린다고 했다. 나중에 보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결코 44분 걸릴 거리가 아니었으며 케이블카는 꿈쩍도 하지 않았고, 사실 가동한다고 해도 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위험해 보였다. 택시가 멈출 때까지 1시간30분쯤 걸렸던 것 같다. 신호만 제대로 지키면 안 그럴텐데 서로 빨리 가겠다고 우겨대니 생기는 현상이다. 또 목적지 근처에 이르자 양쪽에 차를 모두 주차해 길이 좁아 옴짝달싹 못했다. 여튼 택시에서 내렸다. 이 자리에 서 있어 안 그러면 내 손전화로 전화해 어쩌구저쩌구. 기사는 영어를 한 마디도 못하고 난 페르시아어를 하나도 못하니 이런 바보들이 없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헤어질 경우에 대비해 내게 기사 전번을 적어 건넸다. 페르시아의 주인답게 아라비아 숫자 따위는 쓰지 않는데 일일이 숫자를 입으로 세면서 또박또박 ‘09126336256’이라고 써줬다. 처음 편도에 40만리라라고 하더니 내가 왕복한다고 하자 잠깐 머리속으로 계산기를 돌리더니 대기시간 2시간 포함해 100만리라라고 했다. 30달러 정도의 왕복 차비에 2시간 대기가 포함됐으니 이런 호사가 따로 없다. 괜찮은 흥정이었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100m쯤 나아갔을까. 선글래스를 뒷좌석에 놔두고 내렸다는 것을 알았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땡볕이 쏟아졌다. 헐레벌떡 달려가 움직이는 차를 붙잡았더니 이 기사는 내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뒷자리에서 선글래스를 꺼냈더니 그제야 ‘투 아워스, 히어’라고 한다. 토찰산이다. 해발 고도 3972m로 카스피해를 넘은 구름이 부딪쳐 11월만 돼도 흰눈이 쌓인다. 스키장이 여러 군데 있는 것 같다. 내가 간 곳은 다라케 계곡인데 분명 택시 서비스 아자씨는 ‘다르반’이라고 했다. 어느 게 맞는지 모르겠다. 땡볕 아래를 열심히 걸었다. 초반에 조금 무리를 했는지 숨이 차오르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제법 고산증세가 오는 듯 미식거리는 것도 같고 욕지기 같은 것도 올라오는 것 같다. 해발 2000쯤 되는 것 같았다. 여튼 간간이 하릴없는 청춘 남녀나 오래된 부부 같은 이들이 내국인 반, 외국인 반의 비율로 산을 오르내린다. 우리로 얘기하면 설악산 비선대산장과 비슷하게 절의 요사채처럼 꾸며놓은 공간에 톱질 소리가 요란하다. 그 위로는 길이 흐릿하고 더군다나 푹푹 미끄러지는 자갈길이라 자칫 큰일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택시 내릴 때가 오후 2시였는데 이 마을에서 시게를 보니 3시다. 얼추 됐다. 내려간다. 내려왔다. 기사가 탄 차가 안 보인다. 선글래스를 되찾은 지점에 있나 싶어 갔더니 없어 계속 내려가다 한 호텔 앞에서 남자 둘이 노닥거리고 있길래 사정을 설명했더니 친절하게도 전화를 걸어줬다. 기사는 아마도 전화기 건너편에서 자기도 내려온 지 얼마 안된다는 얘기를 하는 듯했다. 그 젊은이는 기사가 나보고 원래 내렸던 자리에 가있으라고 말했다고 한다. 고맙다고 말하고는 그 자리로 힙겹게 돌아 올라갔는데 또 없다. 그렇게 건너편으로 건너가 아까 호텔 앞보다 조금 더 내려간 다른 호텔 앞에서 이번에는 남녀 커플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했다. 첫눈에 보기에도 남의 청 거절 못하게 생긴 녀석이 아 짜증나 하는 것이 분명한 여친을 달래며 전화를 건다. 여자는 내가 기분나빠 할수도 있겠다 싶었는지 눈을 내리깔았다. 엄청 더운 날씨에 선 채로 전화를 걸어 기사 아저씨와 통화하니 나로선 대단히 미안한 일이라 어쩔줄 몰라 했다. 10분인가 20분쯤 뒤에 감격의 상봉을 했는데 이 기사는 또 2시간 전에 헤어진 내 얼굴을 못 알아보는 것이 틀림없다. 연신 자기가 딱 두 시간에 맞추지 못하고 조금 늦었다고 미안해 한다. 아니 웬걸, 난 괜찮은데. 오케이 소리를 열번 이상 외친 것 같은데 그는 호텔에 택시가 도착할 때까지 쏘리쏘리를 해댄다. 속으로 난, 그렇게 오래 기다리게 했으니 팁이라도 좀 내놔 할까봐 나름 조마조마했는데 그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날 돌아보며 손을 꼭 잡으며 굿데이를 외쳐댔다. 씻고 침대에 누워 개기작거리다 오후 7시 식당에 갔더니 중국인 셋이 저녁을 먹고 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조금 이따 일본인 심판들이 들어와 한중일 삼국지가 다시 펼쳐졌다. 동료에게 문자를 보내 함께 먹자고 했지만 그는 일하면서 먹지 않는 습관이 들었다며 나중에 먹겠다고 했다. 오후 8시 시작한 카타르와의 경기를 그와 함께 취재했다. 마침 한국인 응원단이 옆 자리에 있길래 경기장 이름이 왜 ‘1만 2000’이냐고 물었다. 교민 네 분이 계셨는데 잘 모르겠다고 했고 옆의 이란인 친구가 더듬거리는 우리말로 그만한 숫자가 들어와서 그런다고 답했다. 내가 어떻게 이 좌석에 그많은 숫자가 앉을 수 있느냐고 캐물었더니 교민들은 “이 나라에서 그렇게 따지면 안됩니다. 이 사람들이 그렇다면 그런 겁니다”라고 설명해 “아 네”라고 답했다. 호텔에 돌아오니 10시 30분쯤이었다. 동료 혼자 식사하겠다고 해 헤어져 기분좋게 잠에 들었다. 오늘은 잠깐이나마 이란의 척박하지만 나름 매력있는 산자락을 밟아본 행복한 하루였다. ◆13일 돌아오는 날 페르시아 문화의 향기를 설핏 맡아보다 새벽 4시 눈을 떴다. 양호하다. 어제 밤 10시 50분쯤 잠든 것 같은데 이 정도면 충분히 잤다. 발제하고 기사 쓰고 간간이 카톡 주고받으니 6시반쯤 됐다. 동료와 마지막 아침을 함께 먹는다. 택시 서비스 아자씨가 말렉 라이브러리 앤 뮤지엄 간다고 하니까 한참 검색한다. 결론적으로 여기는 아주 찾기 쉽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다. 근처에 볼만한 라이브러리나 뮤지엄이 너무 많아서다. 모두 그게 그거고 비슷한 수준이라고 길 물어본 어느 인간이 얘기해준다. 택시는 부러 내리기 좋은 곳을 찾아 뱅뱅 돌며 노력하는 것이 보였다. 방향 감각 없는 듯 이 사람 저 사람 라이브러리 안내하는 게 달라 혼란스럽다.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특정 단어만 꽂혀 안내하는 듯햇다. 예를 들어 라이브러리면 라이브러리, 뮤지엄이면 뮤지엄 한 단어에만 꽂히는 듯. 결국 네 번째인가 다섯 번째 남자가 따라오라고 해 내셔널 뮤지엄 오브 이란 티켓 창구 바로 앞 라이브러리를 알려준다. 한 중늙은이, 30대 초반에서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앉아 수다 떨다가 웬 동양 떨거지가 이런 데도 다 오는구나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엔사이클로피디아 등 장서의 다양함이나 섹션 분류가 모두 훌륭하다. 사람의 손길을 잘 탔다. 특히 2층은 들어가지 말라고 하는데 첫눈에 봐도 오래된 책들이어서 호기심은 발동했지만 궁금증을 풀 길이 없었다. 이런 때 써먹게 영어를 잘해야 하는데 싶었다. 책의 향기를 그리워 하는 사람이며 이왕 내셔널 뮤지엄에 들를 계획이라면 공짜이고 이슬람 책 사랑의 편린을 들여다볼 수 있어 강추할 만했다. 티켓 창구에서 20만리라-이슬람 시대, 30만리라-선사시대부터 역사시대까지-두 종류가 있길래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뭐 이런 바보같은 놈이 다 있냐 하는 표정으로 당연히 30만리라를 추천한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다음에 테헤란 들를 일 있으면 당연히 이슬람시대를 추가로 보겠지만. 선사 유적지 발굴 현장과 비화 등을 사진과 상상도 등으로 흥미롭게 꾸며놓았고 전시된 물품의 다양성이 뛰어나다. 페르시아 문명의 독창성, 풍부함을 느끼기에 손색 없었고 특히 이 뮤지엄의 1호 보물이라고 자랑하는 다리우스 황제 즉위식을 묘사한 부조 ‘알현’은 정말 한번은 꼭 볼만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는데 1층이 조금 나중, 다시 말해 청동기와 철기이고 2층이 선사시대라 2층 먼저 보고 1층 내려와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푹 빠져볼 만했다. 뮤지엄 나와 길 건너편 분수대에 앉아 망중한을 즐기는 것도 좋았다. 이어 방향도 모른 채 의자상가, 전자기기 상가 등을 헤매며 과자 사고 과일 샀다. 과자는 공장에서 만들어낸 과자였는데 나중에 먹어보니 꽤 괜찮았다. 과일 장수는 고대 페르시아와 신라, 고려의 문물 교류에 대해 흥미있다며 한국인과의 만남, 특히 농구대회를 취재하러 온 한국 기자와 얘기를 나눈다는 데 대해 많이 들떠 했다. 그의 도움으로 즐거운 쇼핑을 했다. 슈퍼 바로 나와 택시를 탔다. 타고 나니 이 동네가 완전 청과상 골목이다. 꼭 뭐를 찾다가 어쩔 수 없이 하급품으로 만족하면 좋은 것을 파는 가게가 보인다. 역시 올림픽 호텔 하니 못 알아듣고 올람픽 호텔이라고 하니까 급반색, 40만리라쯤 나올 거라고 말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 한 번 길을 묻고 도착한 뒤 미터기를 보니 31만리라쯤이었다. 10만 짜리 석 장 건네고 소액권 찾았더니 관두란다, 나름 길을 돌았다며 미안하다는 표시를 한 것 같았다. 낮 12시 15분쯤 호텔에 도착해 일행에게 과자랑 과일 한 보따리 넘기고 작별 인사하고 체크아웃, 택시 서비스로 가 신청했더니 80만리라, 엄청 비싸다니까 공항이 완전 외곽에 있어서라고 했다. 실제로 가보니 정말 멀었다. 한도 끝도 없이 사막 한가운데를 달리는 느낌, 그렇다고 사막은 아니고, 황무지도 그런 황무지가 없다. 테헤란에 불어오는 모래바람, 전날 밤 호텔에 돌아가면서 봤던 다운타운 상공을 뒤덮은 연무의 실체를 확인하는 것 같았다. 1시 조금 넘어 공항 도착해 체크하고 짐 부치고 과자 사고 캐셔는 유로로 계산해 신용카드 결제하려다 여의치않아힘들어 하길래 달러로 하겠다고 했더니 급반색, 100만리라가 넘었던 것 같은데 35달러라고 해서 50달러와 5달러 건네고 20달러 돌려달라고 했더니 계산 해보고 또 해보고, 애들 참 암산 같은 것 못한다. 카페 가면 와이파이 쓸 수 있을까 해서 커피 사먹으려는데 4달러란다. 웬 과자 봉지 둘을 건네길래 커피는 어디있느냐, 이래갖고 커피를 어떻게 먹느냐고 하니까 씩 웃으며 저쪽 가면 커피준댄다. 진작 얘기했으면 그렇게 정색하고 따지지 않았을텐데. 와이파이 비번 물어보니 다 모른댄다. 이 가게 종업원들인데 그런다. 누가 아느냐니까 밑에 어느 항공사 비즈니스 라운지 가보랜다. 그야말로 구걸을 하라는 얘긴데 커피맛이 좋고 과자맛도 좋아 용서해준다. 과자는 하이바이-HIBYE, 세상에 과자 이름이 독창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가 없다. 그게 과연 무슨 뜻에서 붙인 이름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지는데 투박한 모양치고는 적당히 달고 맛있었다. 시간은 정말 후딱 흘렀다. 어느 순간 불현듯 시계를 보니 얼추 보딩 시간이 가까워온다. 서둘러 비행기를 탔더니 에어버스인데 거진 사람들이 다 앉아, 네가 늦게 오는 바람에 우리가 못 가지 않느냐 하는 표정으로 쳐다본다. 게중에는 정말 태어나서 동양인 50대 남자를 처음 본다는 표정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동 촌놈들이 상당수 있다. 내가 앉고도 20명 정도, 특히 맨 마지막 나타난 190cm에 100kg는 돼 보이는 잘 생긴 40대-이 녀석은 도대체 국적을 가늠할 수가 없다. 생긴 건 할리우드 톱클래스인데 늦어서 마구 뛰었는지 땀을 연신 훔치며 숨을 거칠게 몰아 쉬느라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그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5분쯤 지나자 그제야 비행기가 움직인다. 점심도 안 먹고 커피 한 잔에 과자 두 개 주워 삼키고 비행기에 올랐는데 기내식이 너무 늦게 나온다. 정말 이란 떠난 기념으로 와인이나 맥주 있냐고, 없는 줄 뻔히 알면서 또 물었다. 역시나 없단다. 그냥 물달라고 해서 반쯤 남겼다가 양치에 쓰려고 아꼈다. 이스탄불에 오후 6시 내려 나갈까 말까 고민 한참 했다. 문제는 석양이었다. 낮시간이라면 황홀한 이스탄불 풍광을 즐기기 위해 용기를 냈을 것이다. 그런데 수속 받고 나가면 6시반, 어두워지기까지 90분, 이동하면 끝, 보스포러스 크루즈 탈까 했는데 그것도 너무나 많은 변수-예를 들어 쉬는 날일 수도 있고, 예약자가 너무 많아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테러나 강도당하거나 아니면 봉변 당할 수도 있으니 그냥 공항에 있기로 했다. 공항 내리니 역시나 사람 천지다. 휴대폰 충전하고 약 1시간 남짓 이 여행기를 대충 적었다. 와이파이 연결하려 했더니 위클리 120분이었단다. 7일 새벽에 사용했는데 13일 오후니 기간 만료라는 얘기다. 당시는 분명 원데이 120분이라고만 했던 것 같은데. 불편한 대합실 의자에 길게 누워 잠을 청했는데 환승 공항으로 유명한 이곳에서는 도대체 잠이 들 수가 없다. 어디나 사람이 많다. 저녁 시간 이 공항에 도착해 6시간 이상 환승해야 한다면 반드시 바깥 바람을 코에 불어넣으라고 권하고 싶다. 이렇게 이란 여행기를 갈무리한다. 어느 나라나 그렇지만 취재 틈틈이 엿본 이 나라도 모순 투성이다. 반미 운동의 기지와 같은 곳이었지만 길거리에 영어 좀 하는 여성들이 넘쳐난다. 유럽 어느 여인네 못지 않게 명품 선글래스를 차도르나 히잡과 함께 보여주는 여성들이 많다. 그녀들이 운전하는 모습은 왜 그리 멋져 보이는지 모른다. 호텔 로비의 카페에서 남자와 찰싹 달라붙어 대화를 나누는 여성도 쉽게 눈에 띈다. 그런데 어렵지 않게 앞 자동차와 추돌하며 주차한 차들을 볼 수 있다. 사막으로 둘러싸인 나라에 멋진 분수와 나무들 사이로 지하수들이 흐른다. 길 한복판에서 달러화를 중개하느라 목청껏 소리지르는, 마치 뉴욕 증권거래소를 옮겨놓은 듯한 풍경도 충격적이었다. 한대 맞을까봐 카메라 앵글을 들이대지 못했는데 적잖이 후회된다. 그리고 페르시아 제국의 향기를 품은 많은 박물관들, 나중에 세계여행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테헤란 근교의 토찰산 너머 카스피해 쪽에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는데 돌아봐야겠다. 출장이라 아스파한이나 페르세폴리스 같은 고대 유적 도시들을 찾아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분명 색다른 매력으로 반짝이는 이란을 다시 찾을 날이 올 것이다. 글·사진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더케이투’ 지창욱·송윤아·임윤아, 운명적 3자대면… 얽히기 시작하는 관계 ‘긴장감 폭발’

    ‘더케이투’ 지창욱·송윤아·임윤아, 운명적 3자대면… 얽히기 시작하는 관계 ‘긴장감 폭발’

    tvN 금토드라마 ‘THE K2’가 지창욱, 송윤아, 임윤아의 운명적 3자대면을 예고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3일 첫방송된 ‘더 케이투’는 첫 회부터 쉴 틈 없는 액션과 배우들의 열연으로 평균 3.8%, 최고 5.0%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최정예 요원 출신인 김제하(지창욱 분)의 실감 넘치는 액션과 자애로운 미소 뒤 야망을 품고 있는 최유진(송윤아 분), 수녀원에서 필사의 탈출을 감행한 고안나(임윤아 분)의 이야기가 그려져 앞으로 펼쳐질 스토리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다. 오늘(24일) 방송에서는 세 사람의 운명적인 3자대면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THE K2’가 공개한 스틸컷에는 지창욱이 송윤아의 머리에 총구를 겨눈 일촉즉발의 상황이 포착돼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창욱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는 단호한 눈빛으로 송윤아를 몰아붙이고 있고, 송윤아는 동요하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표정으로 상황에 대한 궁금중을 유발하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서는 송윤아와 임윤아의 팽팽한 기 싸움이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송윤아는 임윤아의 얼굴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며 미소를 짓고 있으나 이면에는 그녀를 이용하려는 속내가 숨겨져 있어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 임윤아 역시 송윤아에게 적대적인 눈빛을 보내며 응수하고 있어 두 사람 사이 숨겨진 과거는 과연 무엇인지에 대한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제작진은 “오늘 방송에서는 지창욱, 송윤아, 임윤아 세 사람이 본격적으로 서로 얽히기 시작하며 긴장감이 고조될 예정”이라며 “이와 동시에 그들을 둘러싼 감춰진 과거에 대한 실마리가 서서히 드러날 것”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편 ‘THE K2(연출 곽정환, 극본 장혁린)’는 전쟁 용병 출신의 보디가드 ‘K2’와 그를 고용한 대선 후보의 아내, 그리고 세상과 떨어져 사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보디가드 액션 드라마다. 매주 금, 토요일 저녁 8시 방송.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수업시간 선생님 눈을 봐야 하는 이유…기억력 높아져 (연구)

    수업시간 선생님 눈을 봐야 하는 이유…기억력 높아져 (연구)

    학교에서 선생님 눈을 쳐다보면서 수업을 듣다 보면 머릿속에 내용이 쏙쏙 박히는 경험을 한 번쯤을 해봤을 수 있다.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는 ‘아이컨택’은 어떤 힘을 가졌을까. 프랑스 파리대학교와 핀란드 탐페레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각인시키길 원한다면 사진이나 이메일이 아닌 얼굴을 직접 마주보고 아이컨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컨택의 효과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아이컨택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키는지에 대해서는 학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과거 한 연구에서는 아이컨택으로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것이 일종의 흥분과 호기심 등을 자아내면서, 이 과정에서 주고받는 정보를 더욱 잘 기억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리대학교 연구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두 사람이 마주보며 이야기 할 경우, 이때 나누는 정보가 자기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즉 마주보는 행위가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더욱 친절하게 행동하게끔 유도하고, 동시에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게 해 당시 나누는 정보를 더욱 잘 기억하게끔 돕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를 이끈 파리대학교의 로렌스 컨티 교수는 “직접 눈을 마주보는 것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더욱 인식하게 만들며, 이러한 과정은 기억과 의사결정, 지각능력 등의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포스터를 제작할 경우, 포스터 속 인물과 포스터를 보는 사람의 눈이 마주치게 하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상대방에게 비친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인식은 결과적으로 친사회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며, 이런 행동은 상대방이 주는 정보를 더욱 잘 받아들이게 돕는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전문지인 ‘의식과 인지 저널’(Journal of Consciousness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온다 고령 사회…뜬다 어른 소비

    온다 고령 사회…뜬다 어른 소비

    새 인간 관계 겪으며 소비 패턴도 변화 경제 사정 좋은 베이비붐 세대 노려야 2020 시니어 트렌드/사카모토 세쓰오 지음/김정환 옮김/한스미디어/392쪽/1만 7000원피파세대 소비심리를 읽는 힘/전영수 지음/라의눈/479쪽/1만 8000원 고령화 사회는 이미 닥쳤거나 머지않아 도래할, 유례없는 인구 구조의 큰 변화로 압축된다. 50대 이상 인구가 절대적으로 많아지는 시대에 맞춘 선진국들은 ‘시니어 마켓’에 눈길을 돌려 적지 않은 성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지역에서 ‘시니어 마켓’은 잘 알 수 없고 망설여지는 영역이다. 일본 ‘새로운 어른 문화연구소’ 총괄프로듀서가 쓴 ‘2020 시니어 트렌드’와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펴낸 ‘피파세대 소비심리를 읽는 힘’은 블루오션 시니어 마켓을 분석한 책들로 눈길을 끈다. 일본 사례로 실상과 전망을 풀었지만 일본과 닮은꼴의 인구 추이며 사회 변화를 겪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고령자들이 뭘 원하는지 정확히 알 때 실효를 거둘 수 있고 전망도 밝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2008~2015년 일본의 40대부터 70·80대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분석한 ‘2020…’는 고령화의 실체며 전망을 소상히 볼 수 있는 가이드라인으로 주목된다. 우선 그 조사 결과는 일반 인식과는 사뭇 다르다. “이들은 상상 이상으로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려 한다.” 그래서 고령자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생각을 빨리 버리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고령자를 향한 시장의 대체적인 인식은 “경제력이 부족해 소비자로서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쯤으로 여겨진다. 어떻게 바꿔야 할까. 책의 특징은 정년퇴직과 자녀 독립에 부닥치는 고령자 입장에서 풀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방식 변화에 주목한 점이다. 자녀에게 헌신하던 삶을 뒤로하는 고령자들은 혼자를 포함해 어른 두 사람, 친구·동료, 어머니와 딸, 손자와 조부모 등의 인간 관계에 새롭게 들어간다. 종전과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보이고 이에 따라 소비 패턴도 바뀐다는 것이다. 특히 세대 교체가 아닌 세대 교류 측면에서의 대안 도출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어머니와 딸의 관계를 보자. 보호자·피보호자였던 모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성인 여성 관계로 변한다. 함께 쇼핑하고 여행을 떠나거나 최신 트렌드·패선을 놓고 이야기를 나눈다. 이에 맞는 새로운 소비 패턴이 나오게 마련이다. ‘모녀 소비’는 대표적 현상이다. 다른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임을 주장하는 저자는 “편견을 버리면 새로운 시장이 보인다”며 “새로운 ‘어른 소비’가 차세대 경제를 형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피파세대 소비심리를 읽는 힘’ 역시 편견을 버리고 실체를 보라고 강조한다. ‘2020…’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실상, 전망을 다룬 반면 가난하고(Poor), 고립되고(isolated), 몸이 아파 고통스러운(Aged) 세대, 즉 피파(PIPA)를 둘러싼 성공과 실패의 사례 비교로 지척의 초고령 사회를 들춰 도드라진다. 시니어 고객 상대의 골프클럽 ‘화이즈’를 개발했다가 실패한 일본 기업 브리지스톤과 같은 시니어 고객을 타깃으로 120만엔짜리 초고가 여행 상품 ‘보스턴 1개월 여행’을 내놓아 성공한 시니어 여성 전문잡지 ‘이키이키’의 비교가 흥미롭다. 이키이키 여행 상품은 초고가이지만 나이가 들어도 뭔가 시작하고픈 시니어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여행과 영어를 결합해 성공했다. 몸매에 자신 없는 중장년 여성 심리를 배려한 마케팅으로 성공을 거둬 한국까지 진출한 일본 여성 전용 피트니스클럽 ‘커브스’도 주목할 사례로 꼽힌다. 이것 말고도 책에는 고령화 사회에 먼저 진입한 일본 사례들을 통한 ‘시니어 시프트’가 세밀하게 풀어진다. 편의점의 시니어 상품 구비와 동선, 전기포트를 활용한 안부 확인 서비스, 구매나 가사대행 서비스…. 특히 고도성장기의 수혜를 광범위하게 입고 이전, 이후 세대에 비해 경제 사정이 훨씬 좋다고 여겨지는 베이비붐 세대는 기존 노년과 다르다는 점에서 미래가 밝다고 전망된다. 그런 차원에서 저자는 “피파세대는 지금 소비 여력이 없어 보이는 시장이지만 여기에 기회가 있다”고 단호히 말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24일 개막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24일 개막

     서울 서초구의 연중 최대행사인 서리풀 페스티벌이 24일 오후 7시 반포한강공원 잔디광장(달빛무지개분수 남측)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식 1부 행사는 구 홍보대사이자 재능기부단체 서초컬처클럽(SCC) 일원인 방송인 김승현씨의 사회로 펼쳐진다. 2부 개막공연으로는 KBS 열린음악회가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현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트와이스, 스피카, 케이윌, 다이나믹듀오, 봄여름가을겨울, 소프라노 이종미, 재즈보컬 그레고리 포터 등 11팀의 클래식·재즈·K-pop 공연이 가을밤을 수놓는다. 이날 녹화분은 다음달 9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서초구는 이날 공연에 문화소외계층인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을 위해 특별좌석을 마련하고, 수화통역사 보조진행으로 장벽없는 행사가 되도록 지원했다. 서리풀페스티벌 3대 콘셉트인 ‘나눔, 참여, 환경’ 중 ‘나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마련한 것이다. 또 푸드트럭 20대가 한강공원 일대에 모여 특색있는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초동 용허리공원에서는 반려견 1000만 시대를 맞아 동물사랑 등 인식전환을 위해 ‘서초 반려견 축제’가 열린다. ‘이쁜견 콘테스트’를 비롯, 반려견 건강검진, 미용서비스가 무료로 진행된다. 또 잠원동 잠원체육공원에서는 제5회 잠원나루축가 개최된다. 왕비친잠행사, 서울365패션쇼, 사이클링 패션쇼, K-pop댄스,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양한 연령대 주민들이 재능기부로 함께 즐긴다. 특히 서울시와 동주민센터의 첫 협업 패션쇼인 서울365패션쇼는 주민 참여형 행사다. 잠원동 주민이기도 한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출신 박혜인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한 부분으로 진행된다. 또 대학생 예비 디자이너 15명이 컬래버레이션 패션쇼에 나서고, 서울시가 뉴딜일자리 사업의 일부분으로 선발한 모델지망생들이 실제 쇼모델로 데뷔하는 자리다. 친환경을 주제로 한 업사이클링 패션쇼는 폐현수막, 커피자루를 의상·가방으로 재활용한 의상, 소품을 잠원동 거주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직접 입고 패션쇼 모델로 나선다.  왕비친잠행사는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곳인 ‘잠원’의 지역 유래를 보여줌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루터, 누에, 뽕나무를 테마로 누에 생태 체험관을 운영해 아이들 호기심을 채워주고, 아빠와 줄넘기 등 가족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축제의 백미는 마지막날인 다음달 2일 오후 3시 반포대로 10차선을 막고 열리는 ‘지상최대 스케치북’과 ‘서초강산퍼레이드’ 행사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한국판 에든버러 축제인 서리풀페스티벌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행사들을 체험해 보시라” 고 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24일 개막

    서초 서리풀 페스티벌 24일 개막

    서울 서초구의 연중 최대행사인 서리풀 페스티벌이 24일 오후 7시 반포한강공원 잔디광장(달빛무지개분수 남측)에서 막을 올린다. 개막식 1부 행사는 서초구 홍보대사이자 재능기부단체 서초컬처클럽(SCC) 일원인 방송인 김승현씨의 사회로 펼쳐진다. 2부 개막공연으로는 KBS 열린음악회가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이현주 아나운서의 사회로 트와이스, 스피카, 케이윌, 다이나믹듀오, 봄여름가을겨울, 소프라노 이종미, 재즈 보컬 그레고리 포터 등 11개 팀의 클래식·재즈·케이팝 공연이 가을밤을 수놓는다. 이날 녹화분은 다음 달 9일 KBS 1TV를 통해 방송될 예정이다. 서초구는 이날 공연에 문화소외계층인 사회복지시설 수용자들을 위해 특별좌석을 마련하고, 수화통역사 보조진행으로 장벽 없는 행사가 되도록 지원했다. 서리풀페스티벌 3대 콘셉트인 ‘나눔, 참여, 환경’ 중 ‘나눔 축제’의 장이 되도록 마련한 것이다. 또 푸드트럭 20대가 한강공원 일대에 모여 특색있는 먹거리도 즐길 수 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초동 용허리공원에서는 반려견 1000만 시대를 맞아 동물사랑 등 인식전환을 위해 ‘서초 반려견 축제’가 열린다. ‘이쁜견 콘테스트’를 비롯해 반려견 건강검진, 미용서비스가 무료로 진행된다. 또 잠원동 잠원체육공원에서는 제5회 잠원나루축제가 개최된다. ▲왕비친잠행사 ▲서울365패션쇼 ▲사이클링 패션쇼 ▲케이팝 댄스 ▲오케스트라 연주 등 다양한 연령대 주민들이 재능기부로 함께 즐긴다. 특히 서울시와 동주민센터의 첫 협업 패션쇼인 서울365패션쇼는 주민 참여형 행사다. 잠원동 주민이기도 한 서울패션창작스튜디오 출신 박혜인 디자이너의 패션쇼가 한 부분으로 진행된다. 대학생 예비 디자이너 15명이 컬래버레이션 패션쇼에 나서고, 서울시가 뉴딜일자리 사업의 일부분으로 선발한 모델지망생들이 실제 쇼 모델로 데뷔하는 자리다. 친환경을 주제로 한 업사이클링 패션쇼는 폐현수막, 커피자루를 의상·가방으로 재활용한 의상, 소품을 잠원동 거주 어르신들과 아이들이 직접 입고 패션쇼 모델로 나선다. 왕비친잠행사는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곳인 ‘잠원’의 지역 유래를 보여줌으로써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루터, 누에, 뽕나무를 테마로 누에 생태 체험관을 운영해 아이들 호기심을 채워주고, 아빠와 줄넘기 등 가족이 어울릴 수 있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축제의 백미는 마지막 날인 다음 달 2일 오후 3시 반포대로 10차선을 막고 열리는 ‘지상 최대 스케치북’과 ‘서초강산퍼레이드’ 행사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한국판 에든버러 축제인 서리풀페스티벌에서 매일매일 새로운 행사들을 체험해 보시라”고 권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길섶에서] 자작나무/강동형 논설위원

    강과 나무가 어우러진 한적한 시골 산책길. 아담하게 조성된 공원에는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자전거를 타는 아이, 텐트에서 담소를 나누는 사람들, 강가에서 조개를 잡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한 오후. 어디선가 비가 오는 청량한 소리가 들렸다. 강물을 봐도, 길 위를 둘러봐도 빗방울이 떨어진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뭔가에 홀린 듯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펴 봐도 빗방울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분명히 비가 내리는 소리는 들리는 데 비는 오지 않았다. 강가에 홀로 선 자작나무에서 나는 소리였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자작나무 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서로 부딪치며 자작자작 소리를 내고 있었다. 여러 그루였다면 쏴 하는 소나기 소리였겠지만 한 그루에서 나는 소리는 영락없이 빗방울이 듣는 소리였다. 불에 나무가 타면서 유독 자작자작 소리가 많이 난다고 해서 자작나무라 했다지만 바람에 자작나무 잎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어 본 사람이라면 이 주장에 의문을 품게 될 것이다. 모처럼 호기심이 발동해서일까. 폭염 탓이었을까. 자작나무 소리에 취해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몇 번이고 자작나무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연정훈, 채정안 반할 만 한 훈훈함 “한가인도 반할만 하네”

    연정훈, 채정안 반할 만 한 훈훈함 “한가인도 반할만 하네”

    연정훈 채정안이 드라마 ‘맨투맨’에서 호흡을 맞추는 가운데 연정훈의 훈훈한 일상이 공개됐다. 연정훈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David!! is this “drink” button for Hibiki or Yamazaki? #t2motorsports”라는 글과 함께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서 연정훈은 차량 안에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연정훈은 꾸미지 않은 듯한 편안한 차림으로도 완벽한 비주얼을 자랑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연정훈은 JTBC 드라마 ‘맨투맨’에서 배우 박해진, 박성웅, 채정안 등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연정훈은 극중 카리스마를 가진 재벌 3세로 등장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아하! 우주] NASA “유로파서 놀라운 ‘무엇’ 찾았다”…26일 중대발표

    [아하! 우주] NASA “유로파서 놀라운 ‘무엇’ 찾았다”…26일 중대발표

    만약 태양계 내에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지구 외 가장 유력한 후보지가 있다. 바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유로파 사진을 분석한 결과 '놀라운 활동의 증거'를 발견했다"며 오는 2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NASA 측이 기자회견 예고까지 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유로파에서 중대한 무엇인가가 발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나 NASA는 그 '증거'가 유로파의 표면 밑에 숨어 있을지도 모르는 바다와 관련된 것이라고만 짧게 언급해 호기심을 자아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다음주 발표될 증거가 3년 여 전 허블우주망원경으로 관측된 유로파의 수증기 기둥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유로파의 남반구 지역에서 거대한 물기둥 2개가 각각 200㎞ 높이로 치솟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현상은 유로파가 목성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생겼으며, 목성에 가까이 다가갔을 때는 발생하지 않았다. 곧 이는 지구와 달의 ‘밀물-썰물’처럼 목성과의 거리에 따라 유로파의 표면에 덮인 얼음이 갈라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추측됐다. 특히나 이 현상은 유로파 표면 밑에 거대한 '바다'가 숨겨져 있을 합리적인 가능성을 제기하며 더 나아가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낳았다. 결과적으로 이번에 NASA는 유로파 표면 밑에 숨겨진 바다를 증명하는 또 하나의 증거를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에 발표될 증거가 사실인지,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이를 위해 NASA는 오는 2020년대 중반까지 유로파의 얼음 지각을 뚫고 그 아래 잠수정이나 로봇을 내려보내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NASA의 계획은 2020년대 중반 탐사선을 유로파에 보내 근접비행하며 데이터를 모으고, 9개의 과학장비들을 바다에 투척 장비 중에는 고해상도 카메라를 포함해 얼음 투과 레이더, 열감지기 등이 포함돼 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낭만닥터 김사부’ 출연, 네티즌 “구멍 없는 캐스팅”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낭만닥터 김사부’ 출연, 네티즌 “구멍 없는 캐스팅”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임원희, 진경이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출연을 확정지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 시대의 ‘낭만닥터’ 김사부와 그로 인해 성장하게 되는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성장 낭만 메디컬’ 드라마다. 동시간대 유일한 의학 드라마로 방송 전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극 중 한석규는 의학계의 괴짜 은둔 고수 ‘김사부’ 역을 맡게 됐다. 2년 만에 안방 극장으로 컴백하는 만큼 그의 연기에 기대가 모아진다. 유연석은 자신만만한 외과의사 ‘강동주’ 역을, 서현진은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의사가 된 섬세한 캐릭터 ‘윤서정’ 역을 연기하게 됐다. 제작사 삼화 네트워크 측은 “한석규, 유연석, 서현진 등을 비롯해 최고의 배우들이 드라마를 함께 하게 돼 기쁘다. 더욱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할 것”이라며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최근에 드라마 확정 기사 중 라인업 최고인 듯”, “신의 한 수지 이건! 믿고 본다 한석규 연기”, “연기 구멍 없는 캐스팅 대박이네요” 등 댓글들을 달았다. 한편, SBS 새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는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후속으로, 오는 11월 7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 클로버컴퍼니, 킹콩엔터테인먼트, 점프엔터테인먼트,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젠스타즈 제공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인어동상 뒤편의 ‘썩소’와 조소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인어동상 뒤편의 ‘썩소’와 조소들/손원천 문화부 전문기자

    얼마 전 경남 거제의 지심도를 찾았을 때 일이다. 선착장에 내려서자마자 파란색의 청동 인어상이 외지인을 맞았다. 신기해서 그랬는지, 이 사람 저 사람 ‘인증샷’ 찍느라 동상 앞이 붐볐다. 하지만 그도 잠시, 사람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서둘러 시선을 거둔 뒤 자리를 떴다. 어울리지 않는 자리에 억지춘향으로 세운 조형물에 금세 싫증이 난 거다. 이 장면에서 의구심이 생겼다. 왜 지심도에 인어동상을 세워야 했을까. 예부터 섬에 전해지던 인어 전설 하나 없는데 말이다. 뚜렷한 근거 없이 세워진 인어상을 본 관광객들 입가엔 하나둘 ‘썩소’와 조소가 피어올랐다. 당시 선착장 끝자락엔 자리그물이 세워져 있었다. 이름 그대로 자리돔을 잡는 그물이다. 사람들의 시선에서 비켜난 곳이어서 처음엔 관심이 뜸했지만, 한 주민이 그물을 손질하기 시작하자 여럿이 몰려들어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이 모습을 지켜봤다. 이들이 몰려든 건 대략 두 가지 이유에서일 것이다. 우선 제주에서나 보던 자리그물이 거제에 있다는 것이 희한했을 것이고, 둘째는 어떤 식으로 자리돔을 뜨나 궁금했을 것이다. 대개의 그물이 수면 아래 넓게 펼쳐져 물고기를 잡는 것과 달리 자리그물은 군집한 자리돔 무리의 위 혹은 아래에 순간적으로 펼쳐져 잡는다. 우산을 접었다 펴는 장면을 연상하면 좀 더 알기 쉽겠다. 그래서 자리돔의 경우 ‘잡는다’고 하지 않고 ‘뜬다’고 표현한다. 사람들이 자리그물 손질하는 이에게 호기심을 가졌던 건 이 같은 토속적인 풍경과 만나는 순간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번 상상해 보라. 근본 없는 인어동상 자리에 자리그물질하는 어부 조각상이 세워진 모습을, 혹은 자리그물 모양의 조형물 아래서 햇빛과 비를 피하는 당신을 말이다. 혹은 거제 출신 인물들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조각해 두거나, 거제 특산물인 멸치 찌는 장면을 형상화하는 것도 좋았을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거제에만 있는 건 물론 아니다. 나라 안을 돌다 보면 이보다 더 쓴웃음 짓게 하는 풍경들을 만나는 일이 흔하다. 기자가 만일 나라의 세금을 집행하는 자리에 있다면 국적 불명의 조형물은 죄다 걷어치우고 향토색 짙은 조형물을 세우는 지자체에 국비를 아낌없이 나눠주겠다. 아름다운 풍경만이 여행의 전부는 아니다. 여행지 주변에 얽힌 이야기와 이를 다양한 형태로 꾸며 놓은 것들 또한 여정을 풍성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문제는 조악한 ‘포장’이다. 국내 여행객들의 의식은 꾸며진 관광지를 별생각 없이 둘러보고 가는 수준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영화 ‘서편제’ 촬영지였던 청산도 당리의 청보리밭 돌담 너머에 국적 불명의 ‘언덕 위의 하얀 집’을 세워 놓는다 해서 감동할 이는 이제 없다는 얘기다. 지심도에 인어동상을 세운 건 과유불급이었다. 차라리 없는 게 나았다. 조악하게 꾸며진 곳을 한 번은 찾아도, 두 번 찾지는 않는다. 관광시장에서 개별관광객(FIT)이 늘수록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극대화될 게 분명하다. 개인이 제 돈 들여 제 집 꾸미는 거야 어쩔 수 없다 치자. 하지만 세금 들여 짝퉁 풍경 세우는 일만은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 angler@seoul.co.kr
  • 달의 연인 이준기, 살인사주 비정한 모정에 ‘황제’ 욕망 “짠내 폭발”

    달의 연인 이준기, 살인사주 비정한 모정에 ‘황제’ 욕망 “짠내 폭발”

    비정한 모정이 결국 황제의 자리를 마주하게 했다. ‘달의 연인’ 이준기가 차기 황제의 자리를 갖고 싶어 황태자 살인을 사주하는 비정한 어머니로 인해 ‘황제’ 자리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내며 욕망에 눈떴다. ‘피의 군주 광종’임이 암시된 이준기의 진짜 미래가 그려지고 있다. 2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조윤영 극본, 김규태 연출, 이하 달의 연인) 8회에서는 4황자 왕소(이준기 분)가 기우제 제주로 비를 내린 뒤 황제 태조 왕건(조민기 분)에게 신임을 얻고 황태자 정윤(김산호 분)을 보좌하는 황실일원으로 인정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에서 4황자 왕소는 비를 내린 하늘의 사람으로 단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사람들의 따뜻한 환대와 시선에 상처 받은 마음을 치유하며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공을 치하하는 황제에게 ‘아버지’라 불렀다는 사실을 해수(이지은 분)에게 전하며 아이 같은 해맑은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4황자 왕소는 자신에게 두려움의 시선을 보내는 해수 앞에서 내리는 빗물을 손으로 느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폐하를 아버지라 불렀어. 15년 만에 처음으로 내 눈을 보시면서 더 당당해지라 하셨다. 듣고 보니까 여태까지의 설움은 온데간데 없어졌어”라며 “정윤의 온전한 조력이 되어야겠지. 모두가 나한테 고맙다고만 해. 무섭다고도 짐승이라고도 안 한다. 우습지만 난 이런 내가 좋아지려고 한다. 그리고 날 이리 만든 건 해수 바로 너야”라며 좋아했다. 그런 그의 감정을 폭주하게 만든 건 어머니 황후 유씨(박지영 분)였다. 황제가 호시탐탐 정윤의 자리를 노려온 3황자 왕요(홍종현 분)에게 목숨을 담보한 임무를 주며 군사권을 빼앗아 4황자 왕소에게 이를 넘겼고, 황후 유씨는 4황자 왕소를 초대해 진수성찬을 차려 그의 마음을 뒤흔들어 놨다. 3황자 왕요와 4황자 왕소, 그리고 14황자 왕정(지수 분)까지. 처음으로 모인 형제들은 그렇게 어색한 식사를 했고, 황후 유씨는 고기를 좋아하는 4황자 왕소의 밥 위에 고기 한 점을 올려주어 그를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호의는 거기까지였다. 식사를 마친 뒤 황후 유씨는 본색을 드러내 4황자 왕소에게 “정윤을 죽여달라”고 말했던 것. 이같은 황후 유씨의 말에 4황자 왕소는 “정윤을 없애 드리죠. 그런 다음 제가 황위에 오르겠습니다. 어머니께선 저라도 상관 없잖아요. 형님과 정이는 결코 건드리지 않겠습니다”며 맞받아쳤다. 이 같은 4황자 왕소의 말에 황후 유씨는 비소를 보냈고 결국 4황자 왕소는 농이었음을 드러내며 “자꾸 다른 생각이 드네요. 황제. 모두가 탐내는 그 자릴 내가 가져보면 어떨까”라고 말했다. 분기가 탱천한 황후 유씨는 “고작 붓칠 몇 번에 뵈는게 없어졌어. 정말 너가 뭐 라도 된 듯 싶니? 넌 정윤의 화살받이고 액받이야. 아비가 교묘하게 이용한 줄도 모르고”라며 4황자 왕소의 가슴에 또 다시 비수를 꽂았다. 4황자 왕소는 “이용 당한 게 아니고 알아서 기어들어간 겁니다”라며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홀로 이 모든 일을 회상하며 눈가가 촉촉해진 채 “뭘 기대한 거냐..”라고 말해 그의 또다시 상처 난 마음을 들여다보게 했다. 이처럼 4황자 왕소가 비정한 모정에 황제의 자리에 호기심을 넘어선 관심을 갖게 되는 한편, 해수는 4황자 왕소에게서 또 다시 ‘피의 군주 광종’의 모습을 봤다. 10황자 왕은(EXO 백현 분)이 대장군 박수경(성동일 분)의 딸 순덕(지헤라 분)과의 혼인을 해 황자들이 한데 모였는데, 그 속에서 10황자 왕은과 순덕의 죽음을 보게 됐고 미친 듯 포효하며 칼을 휘두르는 4황자 왕소의 모습을 본 것. 이에 해수는 심장을 옥죄어 오는 불안감과 두려움에 떨며 4황자 왕소를 멀리하려 했는데, 상처 받은 4황자 왕소는 자신의 사람이라 여기는 해수를 찾아온 것. 4황자 왕소는 “쉬고 싶다”며 해수를 안았고, 자신을 거부하는 해수에게 감정을 폭발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이렇듯 4황자 왕소가 황제에 자리를 마주하게 하는 과정들이 긴장감 넘치게 펼쳐진 ‘달의 연인’ 9회는 각각 황자들의 욕망까지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황권다툼’의 서막이 열렸다. 4황자 왕소 뿐 아니라 본래 황태자 자리가 자신의 것이라 여기는 야욕의 3황자 왕요, 그리고 해수로 인해 자신의 욕망과 마주한 8황자 왕욱(강하늘 분)까지. 앞으로 이들에게 벌어질 일들이 무엇일지, 해수가 본 4황자 왕소의 진짜 미래는 무엇일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최고치로 끌어올린 한 회였다. 이같은 극적인 이야기들을 펼쳐낸 ‘달의 연인’ 9회는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큰 화제를 모았다. 21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달의 연인’ 9회는 수도권 기준 7.9%, 서울 기준 8.6%의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편 ‘달의 연인’ 10회는 오는 26일 월요일 밤에 방송된다. 사진=‘달의 연인’ 방송화면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새영화] 이병헌+강동원+김우빈 ‘마스터’ 예고편

    [새영화] 이병헌+강동원+김우빈 ‘마스터’ 예고편

    배우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 출연작 ‘마스터’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마스터’는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조 단위 사기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쫓는 지능범죄수사대와 희대의 사기범, 그의 브레인까지, 속고 속이는 추격전을 그린 범죄오락액션 영화다. 공개된 예고편은, 각자의 목적을 향해 어디론가 향하는 세 인물의 등장이 시선을 모은다. 이어 희대의 사기범 ‘진회장’(이병헌)과 그를 잡으려는 지능범죄수사팀장 ‘김재명’(강동원)의 팽팽한 대결 구도가 긴장감을 높인다. 여기에 진회장의 브레인 격인 ‘박장군’(김우빈)의 “자, 레이스 들어갑니다”라는 위트 있는 대사가 사건의 시작을 알린다. 기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화 ‘마스터’는 ‘감시자들’을 연출한 조의석 감독의 차기작이다. 이병헌 강동원, 김우빈의 만남으로 올해 최대 기대작 중 하나다. 여기에 오달수, 진경, 엄지원의 출연으로 작품의 신뢰도를 높인다. 오는 12월 개봉 예정. 사진 영상=CJ엔터테인먼트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몬스터 정보석 “벼랑 끝 욕망 폭발” 성유리에 총 겨눈 채 미소 ‘섬뜩’

    몬스터 정보석 “벼랑 끝 욕망 폭발” 성유리에 총 겨눈 채 미소 ‘섬뜩’

    ‘몬스터’ 정보석이 폭주의 끝을 달린다. 20일 방송되는 MBC 월화드라마 ‘몬스터’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변일재(정보석 분)가 오수연(성유리 분)에게 총을 겨누며 악행의 끝을 달리는 모습이 긴박하게 그려질 전망이다. 치명적인 약점 노출로 살얼음판을 걸어왔던 변일재는 이날 자신과 야합했던 황재만(이덕화 분)과 사이가 벌어지면서 급속도로 자멸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지난 2004년 수도병원 이사장 부부를 살해한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벌였던 온갖 악행들이 만천하에 낱낱이 드러날 상황에 놓이기 때문. 특히 오수연이 방송을 통해 ‘판도라의 상자’ 제보자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며 더욱 숨통이 조여지게 된 변일재는 오수연에게 총구를 겨누는 극단적 선택으로 상황을 파국으로 몰고 간다. 공개된 스틸컷에는 사악한 미소를 지으며 또 한 번의 살인을 저지르려는 변일재의 섬뜩한 얼굴과 함께 공포에 질린 오수연의 모습이 담기며 일촉즉발 위기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변일재에게 달려들어 온몸으로 오수연을 구하려는 도건우의 모습 또한 이어지며 악연과 미련으로 이어진 세 사람의 관계 결말에 대한 호기심을 극대화 시켜 주목된다. ‘몬스터’ 관계자는 “모든 것을 잃고 폭주기관차로 돌변한 변일재의 벼랑 끝 욕망이 최종회에서 급기야 폭발하고 만다. 파괴적 욕망의 끝을 달리는 변일재의 최후와, 모든 것을 잃더라도 오수연만은 지키고 싶어 했던 도건우의 마지막 사랑이 만나 어떤 파열음을 내게 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몬스터’는 변일재와 도도그룹에 처절한 복수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철저히 숨긴 채 복수의 칼을 갈고 있는 강기탄(강지환 분)의 파란만장 인생이 담긴 드라마. 20일 밤 10시 49,50회를 연속 방송하며 막을 내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눈 맞추며 이야기하면 정보 기억력 높아져 (연구)

    눈 맞추며 이야기하면 정보 기억력 높아져 (연구)

    서로의 시선이 마주치는 ‘아이컨택’은 어떤 힘을 가졌을까. 프랑스 파리대학교와 핀란드 탐페레대학교 공동 연구진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각인시키길 원한다면 사진이나 이메일이 아닌 얼굴을 직접 마주보고 아이컨택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아이컨택의 효과는 익히 알려져 있지만, 아이컨택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집중력을 강화시키는지에 대해서는 학계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과거 한 연구에서는 아이컨택으로 두 사람이 마주 보는 것이 일종의 흥분과 호기심 등을 자아내면서, 이 과정에서 주고받는 정보를 더욱 잘 기억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파리대학교 연구진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두 사람이 마주보며 이야기 할 경우, 이때 나누는 정보가 자기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즉 마주보는 행위가 타인에게 비춰지는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우리가 더욱 친절하게 행동하게끔 유도하고, 동시에 반사회적 행동을 줄이게 해 당시 나누는 정보를 더욱 잘 기억하게끔 돕는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를 이끈 파리대학교의 로렌스 컨티 교수는 “직접 눈을 마주보는 것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더욱 인식하게 만들며, 이러한 과정은 기억과 의사결정, 지각능력 등의 강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컨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포스터를 제작할 경우, 포스터 속 인물과 포스터를 보는 사람의 눈이 마주치게 하면 더욱 오래 기억에 남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면서 “상대방에게 비친 스스로의 모습에 대한 인식은 결과적으로 친사회적이고 이타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며, 이런 행동은 상대방이 주는 정보를 더욱 잘 받아들이게 돕는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전문지인 ‘의식과 인지 저널’(Journal of Consciousness and Cognitio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정형돈, 100억원 규모 한·중 합작 웹영화 참여 “정식 작가로 데뷔”

    정형돈, 100억원 규모 한·중 합작 웹영화 참여 “정식 작가로 데뷔”

    정형돈 작가 데뷔 소식이 화제다. 19일 영화제작사 에이치제이 필름 측은 “개그맨 정형돈이 배우 신현준과 함께 한중 합작 웹영화를 통해 작가로 정식 데뷔한다”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정형돈은 MBC ‘무한도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MBC에브리원 ‘주간 아이돌’ 등 국내 대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을 펼치다 건강상의 이유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기약 없는 긴 휴식의 시간을 가져왔던 정형돈은 최근 ‘주간아이돌’로 첫 복귀 소식을 전한 바 있다. 이와 더불어 100억원의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한중 합작 웹영화 작가로 파격 데뷔, 새로운 도전으로 복귀에 정점을 찍을 예정이라 더욱 주목된다. 특히 이번 작품은 영화배우 신현준이 대표로 있는 한국의 에이치제이 필름과 중국의 뉴파워 필름(대표 류텐(陆添))이 공동 제작에 나선 코믹 판타지물로, 양국에 얼마나 큰 웃음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호기심과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한국 측 프로듀서에는 영화 ‘터널’을 기획한 유재환 PD가 맡아 더욱 완성도를 높일 전망이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역시 도니형 똑똑해”, “잘됐으면 좋겠다 작가 잘할 것 같음”, “하고 싶은 거 다 해요! 응원할게요” 등 댓글들을 달았다. 한편 두 사람이 의기투합한 한중 합작 웹영화는 내년 상반기에 크랭크인 될 예정이다. 임효진 인턴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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