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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투기 ‘고삐’ 더 죈다

    내년에는 주택 규제정책이 더 조여진다. 최근 정부가 수렁에 빠진 주택시장의 숨통을 터주기 위해 한 쪽의 거래 규제를 풀어준 것을 놓고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기조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주택거래신고제 일부 해제, 지방 도시의 투기과열지구 완화를 경기 부양책 급선회로 보는 견해다. 그러나 내년에 닥칠 규제 정책은 주택시장이 결코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주택거래를 결코 느슨하게 풀어놓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도 읽을 수 있다. 분양가원가연동제, 주택가격공시제도 도입, 개발이익환수제 등의 위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최근의 주택정책 변화를 ‘2보 규제를 위한 1보 완화’로 진단한다. 내년 주택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무늬’만 규제 완화, 효과 미미 최근의 규제완화 정책은 얼핏 ‘10·29대책’의 골격을 흔든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래 활성화를 통한 시장 살리기와는 거리가 멀다. 신고지역에서 풀린 서울 강동구 암사동 등 7개 동(洞)은 아파트 거래가 거의 없는 곳이다. 그린벨트·상수원보호구역 등의 이중규제를 받던 곳이라서 신고지역해제 효과는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 지역 주택시장이 무덤덤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투기과열지구 조치 일부 완화 효과도 지방에만 그쳐 파괴력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물량이 늘고 주택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난 지방 도시의 규제완화에 불과하기 때문이다.‘3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 연기검토’발언도 전체 주택시장에 파괴력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러 채의 아파트를 사들여 재산을 늘리겠다는 인식이 사그라들고 있기 때문이다. ●매머드급 규제, 내년부터 시작 가수요가 일어날 수 있는 수도권에서는 전면적인 신고지역해제를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정부도 “‘10·29대책’의 뿌리와 줄기는 결코 흔들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여기에 내년에는 건설사와 일반 수요자들을 옥죄는 정책이 추가 시행된다. 시장에 가장 큰 충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이 주택가격 공시제도다. 주택가격이 낱낱이 드러나면 이중계약서를 통한 불로소득이 차단되고 정부가 맘만 먹으면 양도차익을 모두 세원으로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년 4월부터 본격 시행될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 역시 주택시장 냉각의 촉매제다. 특히 아파트값 급등을 주도해 온 강남 재건축 단지에 대한 투기수요를 막아 이따금 이뤄졌던 거래마저도 끊길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실시될 원가연동제와 공공택지채권입찰제는 건설사를 옥죄는 정책이다. 분양가를 턱없이 높게 책정하거나 웃돈을 받고 택지를 팔아넘기는 행위가 금지돼 힘 빠진 건설사들을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 청약에는 분양가원가연동제가 적용돼 싼 값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과거처럼 단기차익을 당첨자가 고스란히 챙길 수는 없게 된다. 일정 기간 매매를 금지하거나 이익을 환수하는 규제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도입도 여러 채의 아파트 소유 욕구를 억제, 수요를 누그러뜨리는데 효과 만점이다.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게는 세금을 많이 물려 가수요를 잡겠다는 정책이다. 부동산 거래가를 반드시 실거래가로 신고토록 하는 제도는 내년 7월 도입될 예정이다.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해 부동산을 사고팔 경우 중개업자로 하여금 실거래가를 시·군·구에 반드시 통보토록 하기 때문에 이중계약서 작성으로 양도차익을 속이는 관행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서울 풍납동등 주택거래 신고지역 7곳 해제

    10일부터 서울 송파구 풍납동 등 7개 동(洞)이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풀린다. 부산·대구 등 지방 6개 도시의 아파트 분양권전매금지 조치도 다음달 중순부터 일부 완화된다. 건설교통부는 지방 건설경기의 급격한 위축을 막고 신규 공급 아파트의 실수요자 거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주택거래 규제를 탄력 적용키로 했다고 9일 밝혔다. 분양권전매금지가 완화되는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 가운데 투기 우려가 적은 부산·대구·광주·울산·창원·양산 등이며, 전매금지기간이 ‘소유권이전등기시까지’에서 ‘분양계약후 1년 경과시까지로’로 조정된다. 따라서 내년 초부터는 이들 지역에서는 계약후 1년이 지나면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됐다. 다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분양권전매금지조치는 현행대로 유지되고, 청약 1순위 자격제한, 무주택 우선공급, 주상복합아파트 공개분양, 지역조합·재건축조합 조합원 지위 양도금지 등의 규제도 그대로 남는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일률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재건축 후분양(80% 공정후 일반분양)규제는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 한해서만 적용키로 했다. 건교부는 또 집값 상승 우려가 없는 송파구 풍납·거여·마천동, 강동구 하일·암사(강동시영 재건축아파트 1,2단지 제외)·길동, 강남구 세곡동 등 7곳을 10일부터 주택거래신고지역에서 풀기로 했다. 따라서 지난달 27일 이후 이 지역에서 거래된 아파트 거래는 신고의무가 사라진다. 신고지역에서 풀린 곳은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여 있거나 개발제한구역 및 녹지지역으로 묶여 거래가 뜸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이중규제를 당하고 있었다. 충남 공주시와 충북 청원군은 신고지역 신규지정 대상에 올랐지만 신행정수도 건설 무산 등으로 집값 하락세가 예상돼 신고지역을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권도엽 주택국장은 “주택시장 안정기조를 흔들지 않는 범위에서 규제를 완화할 것”이라면서 “신고지역 해제에 따른 부작용이 없을 경우 시장상황 및 거래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가 해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권 국장은 그러나 “거래 규제는 건설경기 연착륙 및 제도의 탄력운영을 위한 조치일 뿐 ‘10·29대책’의 근간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주택시장 안정기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토지이용규제 ‘지역·지구’ 신설 금지

    2006년부터는 토지이용규제를 수반하는 지역·지구의 신설이 원칙적으로 금지되고, 다른 규제와 겹치거나 꼭 필요하지 않은 도로예정지역 등 15개 지역·지구가 폐지된다. 건설교통부는 토지이용 규제 합리화를 위한 이같은 내용의 ‘토지이용규제기본법안’을 새로 마련,7일 입법예고했다. 이 법안은 내년 2월 국회 심의절차 등을 거쳐 2006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법안은 개별 법률에 의해 토지이용 규제를 수반하는 지역·지구 등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불가피한 경우 토지이용규제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존 지역·지구와 중복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최소한만 허용토록 했다. 법안은 또 지정목적과 기능이 유사한 지역·지구 9개를 3개로 통합하고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지역·지구 9개는 폐지토록 했다.5년마다 모든 지역·지구의 운영실적을 평가해 불필요한 경우 통폐합해 나가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방재지구·재해관리구역이 방재지구로, 지하수보전구역·지하수보전지구·지하수개발제한구역이 지하수관리구역으로, 군사시설보호구역·기지보호구역·해군기지구역·특별보호구역이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각각 통합된다. 또한 임시생태계보전지역, 완충지역, 공장입지금지구역, 고속철도건설예정지역, 공공철도건설예정지역, 댐건설예정지역, 도로예정지역, 신공항건설예정지역, 공항개발예정지역 등 9개는 폐지된다. 전체 298개 지역·지구에서 토지이용규제를 수반하는 것은 182개이며 이 가운데 15개가 줄어들게 됐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경매 물건별 투자전략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이 늘고 있다. 투자자 및 실수요자의 법원 부동산 경매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경매 상품별 투자 전략을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네인즈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아파트 법원의 감정가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인근 중개업소를 통해 시세를 파악하고, 관리사무소에서 관리비 체납 여부 등을 확인해야 한다. 40평 이상 대형 아파트는 금액이 커 타워팰리스의 경우처럼 첫 경매에서는 유찰될 가능성이 많아 싸게 낙찰받을 확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대형 아파트도 대단지 위주로 공략해야 한다. ●다세대·연립·빌라 도심 요지의 지은 지 20년 이상되는 연립주택을 노리는게 좋다. 재건축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노후한 연립주택은 단지 규모가 작아 사업기간이 짧으며 투자금 회수도 빠르다. 조합원수가 적은 만큼 분쟁 소지도 적다. 빌라의 경우 고급빌라는 거래가 활발하지 않으므로 실수요 목적으로 입찰하는 게 좋다. 소형 빌라는 전세금에서 약간만 보태면 낙찰받을 수 있으니 세입자가 적극적으로 응찰해볼 만하다. ●단독주택 지은 지 10년 이상됐는지 확인해야 한다.10년 이상된 집은 건물가가 감정가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싼값에 낙찰받을 수 있다. 반면 10년 미만의 주택은 건물가도 감정가에 포함돼 최저 입찰가가 시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세금 및 각종 비용 등을 감안하여 시세보다 10%이상 싼 값에 낙찰받아야 성공한 투자로 볼 수 있다. ●상가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 서울 및 수도권의 아파트 단지내 상가나 택지개발지구내 단지내 상가가 안정적이다. 대형보다는 소형, 단기 전매차익보다는 안정적 임대수익을 노리는 게 현명하다. ●토지 일반적으로 감정가의 70%선에서 낙찰되는데 환금성이 떨어지므로 여윳돈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 토지 가치를 결정짓는 가장 큰 변수는 도로 유무다. 전원주택 등을 지으려면 최소 폭 4m의 진입도로가 확보된 곳이어야 한다. 보존녹지지역, 그린벨트, 상수원보호구역, 군사시설 보호구역 등 규제에 묶여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며 현장 답사는 필수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긴~ 그리움의 나라 칠레(하)

    산티아고에서 칼라마로 가는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풍광은 온통 황토빛 세상이다. 메마른 사막. 개미보다 작게 보이는 차가 뽀얗게 꼬리를 드리우고 달린다. 그래도 고고학자들에겐 바싹 마른 이곳이 세계 어느 곳보다 귀중한 ‘풍요의 땅’이다. 또 수많은 화산의 흔적들, 지금도 수백개의 구멍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물과 수증기, 조각 같은 암석과 거대한 소금들판, 황홀한 플라밍고의 자태…. 관광에 관한 한 칠레 북부 사막지대는 가히 보석 같은 존재다. 이같은 보석을 줍기 위해 사람들은 트레킹과 바이킹, 등산, 혹은 좀더 편안한 사륜구동 자동차 드라이빙에 나선다. 현재 트레킹에 이용되는 수많은 길은 예전에 사막에 드문드문 자리한 마을을 잇는 물물교환 루트였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칠레 북부를 여행하는 사람들의 아지트와 같은 곳. 이 독특한 마을을 중심으로 다양한 형태의 여행과 탐험이 이루어진다. 이곳에 점포를 둔 수많은 여행자 오피스와 에이전시가 여행자들을 돕는다. ‘Catus Tour’(55-851-534),‘Southen Cross Adventure’(55-851-416) 등 여행 에이전시에 문의하면 관련 투어 및 가이드를 소개받을 수 있다. 숙박료 100달러 정도의 호텔도 몇 개 있지만 유스호스텔인 ‘Hostelling International’(55-851426) 등을 찾으면 30∼40달러에 싸게 묵을 수 있다. ●산 페드로 공항이 있는 칼라마에서 동쪽으로 차로 1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는 흙의 도시다.2만여명이 거주하는 도시지만 2층 건물 하나 찾아보기 힘들다. 도회지라기보다는 시골의 큰 마을이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듯싶다. 시내에 가득 들어찬 집과 점포, 담장 등 대부분은 흙벽돌로 지어진 것들이다. 대로든 골목길이든 포장이 안돼 역시 황토빛 일색이다. 처음엔 ‘예산이 없어 포장도 못하고 있구나.’하는 동정심이 일었으나, 이 모두가 의도된 것이라는 것을 곧 알게 됐다. 가능한 한 옛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불편을 감수하면서 예전의 건축재료만 고집하고, 도로 포장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차가 지나갈 때마다 뽀얗게 날리는 먼지를 그대로 들이마시면서도 그 자체를 상품으로 생각하는 관광마인드가 참 놀랍다. 그래서 시내는 그냥 거닐기만 해도 즐겁다. 처음 보는 이국적인 골목과 집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시내엔 다양한 레스토랑과 환전소, 인터넷방, 토산품가게 등이 가득 들어서 있다. 그중 중앙 광장 맞은 편의 토산품 시장은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 대부분 각 가정에서 직접 만든 수천 종류의 공예품이 가득 쌓여 있어 눈을 휘둥그렇게 만든다.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꼭 들러보아야 할 곳이 있다. 파드레 르 파이제 고고학박물관. 입구에 발견자 구스타포 파이제의 동상이 있다. 이 벨기에인 수도사는 1955년 이 마을 교구 책임자가 됐다. 이어 그는 귀중한 물건들의 수집 및 안데스의 고고학 연구에 착수했고, 이는 이 박물관의 토대가 됐다. 그는 1980년 사망했다. 아타카마인들, 즉 사막지대에 오랫동안 살았던 옛 거주자들은 이웃 문화, 특히 중앙 안데스의 큰 제국들인 잉카와 티와나쿠 제국의 영향을 받았다. 이같은 사실은 산 페드로의 오아시스에서 발견되는 고고학적 유물·유적들, 이를테면 BC 8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가는 원형집들과 같은 것에서 발견된다. 박물관은 총 3만 8000여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모두 1만 1000년 역사를 가진 아타카마인들의 문화를 증언해 주는 것들이다. 그중 일부가 8각형의 중앙홀과 여덟개의 긴 전시 통로에 전시돼 있다. 그중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것들도 있는데, 특히 도자기류가 눈길을 끈다. 그들의 발전적 단계에 따라 3개의 컬렉션에 포함된 미라들과 의복, 생활도구 및 장신구, 금 유물들도 볼만하다. 첫번째 미라는 파드레 르 파이제에 의해 발견됐다. 두번째는 라라체서 발견됐다.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티와나쿠시대의 산페드로에 있는 교회구역의 중앙부에 있는 묘지에서 발견됐다. 수천, 수백년 전의 미라들과 유물들이 온전하게 발견되는 것은 순전히 사막 특유의 메마른 환경 덕분이다. ●툴러마을 툴러는 산 페드로 아타카마 인근에서 가장 오래된 주거의 흔적이다. 이곳은 BC 800년부터 A.C 500년까지 연대가 올라간다. 산 페드로에서 9㎞ 떨어져 있는 툴러는 마을을 덮은 모래에 묻혀 기적적으로 보전됐다. 모래 밖으로 간신히 노출된 곳에서 꼼꼼하게 묘사된 원형 그림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을 지탱했던 벽으로, 둥그렇다. 현재 이 마을의 10%는 1982년 있었던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상태다. 이곳에선 걸으면서 둘러보거나 오두막집 입장과 관람을 함께 할 수 있다. ●문밸리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27㎞ 떨어져 있다. 이곳은 직경 500m 정도의 자연보호구역으로, 소금기가 섞여 있고 날카롭게 각이 진 인상적인 언덕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다. 이곳은 또한 5467㏊에 달하는 거대한 국립 플라밍고 보존구역 내에 위치해 있다. 문밸리 구성물들은 지각변동 현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수위가 낮은 호수 바닥이 융기해 접히면서 일어난 이 현상은 코딜레라 라 살로 알려진 산맥을 낳았다. 문밸리는 마치 조각처럼 아름다운 모양의 암석과 땅을 갖고 있다. 또 소금이 암석처럼 굳은 층이 포함돼 있으며, 여러 개의 굴도 볼 수 있다. 침식현상에 의해 생긴 ‘죽음의 협곡’도 볼 만하다. 붉고 흰색의 대비가 특히 아름답고 신비하다. 문밸리는 관광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트레킹 코스다. 비죽비죽 솟아 있는 암석이 이어지는가 하면 고운 모래언덕이 끝없이 펼쳐지며 발바닥을 간질인다. 제법 높아 보이는 언덕을 힘겹게 올랐는가 싶으면, 깎아지른 벼랑이 오금을 저리게 한다. 벼랑 아래는 조각처럼 깎이고 닳은 붉은색 사막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사막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거센 바람에 행여라도 벼랑 아래로 떨어질라, 벼랑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주저앉은 사람들은 한동안 멍하게 바라보기만 할 뿐 말이 없다. ●솔트플랫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30분 거리에 있다. 칠레의 가장 큰 소금지대로,2305m의 고도에 30만㏊의 거대한 규모다. 이곳은 수백만년 전에 일어난 지각변동 과정에서 바다가 호수가 되고,1만 1000여년 전 호수의 물이 증발하면서 생겼다. 이곳은 산페드로강으로부터 물을 공급받아 아직 군데군데 얕은 호수를 이루고 있다. 이 강물은 안데스의 산 위에 쌓인 만년설에서 내려오는 것으로, 산 밑에 형성된 수많은 수맥을 통해 솔트플랫까지 온다. 이곳에선 여러 성분이 섞인 소금을 생산하다가 1975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소금 생산도 중단됐다. 두께가 4m에 달하는 이곳 소금 침전물은 세계 리튬 매장량의 40%를 차지한다. 또 칼륨, 붕사, 기타 소금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솔트플랫 주변의 공기는 거의 절대적으로 건조하다. 그래서 거대한 솔트플랫 한쪽 끝에 서면 다른쪽 끝이 보일 정도로 시야가 맑다. 동틀 무렵 도착한 솔트플랫은 플라밍고들이 차지하고 있었다. 연한 핑크빛을 띤 플라밍고들. 사진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제로 보니 아름다운 핑크 빛깔이 훨씬 고와 보인다. 총 5종류의 플라밍고가 있다는데, 이곳에 있는 놈들은 대부분 인디언 플라밍고라고 가이드가 설명해준다. 솔트플랫에만 3000여마리가 서식한다고. 핑크빛 몸체에 크기는 너비가 1.2m, 키는 90㎝ 정도다. 큰 몸집에 비해 무게는 2.5㎏으로 가벼워, 걷는 모습이 하늘하늘 춤추는 것 같다. ●게이저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즉 해발 4321m에 위치한 온천지대다. 이 온천들은 산 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94㎞ 떨어져 있다. 그러나 험한 비포장길이다 보니 차로 2시간은 족히 걸린다. 높은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엘 타티오 화산에 근접해 있다. 새벽 5시 숙소를 출발해 동트기 직전인 7시쯤 게이저스에 닿았다. 수많은 땅속 구멍으로부터 뜨거운 물이 뽀얀 김과 함께 뿜어져 나오는 풍경은 황홀경 그 자체. 구멍 주변의 흙엔 물에 섞인 소금과 구리 등 다양한 금속 성분과 미네랄이 침전돼 있다. 뿜어져 나온 물은 매우 뜨거워 가까이 다가가면 위험하다. 각종 성분이 섞인 주변의 흙은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운 색조를 띠고 있다. 특히 높이 뿜어져 나오는 물과 김이 어둠을 헤치고 나온 첫 햇살에 반사되면서 그려내는 영롱한 빛깔은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아름답다. 온천지대 인근에는 사람들이 목욕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곳도 있는데, 대표적인 곳은 퓨리마타 핫 스프링이다. 특급호텔인 엑스플로라 내에 설치된 이 온천탕은 산페드로 아타카마로부터 28㎞ 떨어져 있다. 요금은 1만 페소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시설이 매우 고급스럽다. 산페드로 아타카마에서 게이저스로 가는 길은 메마른 사막이지만 풍광이 아름답다. 사막을 덮고 있는 식물의 주인공은 단연 ‘코이로아’란 풀. 메마른 환경을 뚫고 자라선지 그 억세기가 마치 철수세미 같다. 하지만 메마른 사막에 아름다움을 주는 고마운 존재다. 멀리서 보면 코이로아가 덮고 있는 사막은 영락없이 황금빛을 띠며 환상적인 풍광을 뽐낸다. 코이로아 말고도 초록 카펫을 돌에 덮어놓은 듯한 차레타, 노란 꽃을 피운 빙고빙고, 스위티한 냄새와 맛을 내는 리카리카 등을 볼 수 있다. 척박한 환경을 이겨낸 강한 생명력을 품고 있어선지 이 식물들은 대부분 피를 맑게 하거나 위장병 등에 효과가 높은 약재로 쓰인다. ●마스칸티호수 산 페드로 아타카마에서 1시간 정도 동쪽으로 이동하면 해발 4300m 높이의 고원지대에 호수 두 개가 있다. 면적이 15㎢에 달하는 광활한 라구나 미스칸티, 그리고 미스칸티의 10분의1 정도의 크기인 미니케 호수. 주변엔 높이 해발 5600m의 미스칸티 볼케이노와 미니케 볼케이노 등을 포함한 5개의 화산이 호수를 에워싸고 있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에 만년설이 덮인 볼케이노 봉우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고도가 4300m에 달해 고산증세가 나타날까 우려했는데, 별로 낌새가 없다. 경험상 3000m 이상 올라가면 증세가 나타났었는데, 어지럼증도 거의 없고 숨도 별로 가쁘지 않다. 현지 가이드 ‘알루’의 설명. 이곳엔 코이로아 등 억센 생명력을 가진 식물들이 사막을 덮은 채 산소를 내뿜고 있어 다른 지역의 고산지대보다 산소량이 훨씬 많다고 했다. 역시 이유가 있었다. ●산티아고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는 칠레의 중부에 위치해 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온난하고 주변이 옥토로 둘러싸여 칠레 인구의 절반 가까운 600만명 이상이 모여 산다. 하지만 안개가 많이 끼어 연중 절반 이상은 오후에도 안데스의 눈 덮인 경관을 보기 어렵다. 시 중심부엔 근대 고층빌딩과 국립박물관, 시립극장, 대통령 관저 등이 정연하게 서 있다. 특히 산타루치아 언덕은 시 중심에 솟은 곳으로 16세기 초 스페인의 데드로 발디비아가 칠레 점령때 요새를 구축한 곳이다. 가장 훌륭한 시내 조망권을 제공한다. 시내관광은 구시가지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광장 주변으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16세기 세워진 대성당 ‘더 캐더럴’을 비롯해 중앙우체국과 시청사,1808년 건축된 궁전을 이용한 국립역사박물관, 산티아고 박물관인 ‘카사 콜로라다’ 등이 볼 만하다. 특히 성당 ‘더 캐더럴’은 규모의 장대함과 독특한 외양뿐만 아니라 아름다운 장식과 조각, 그림으로 가득한 내부에도 볼거리가 가득하다. 국립박물관엔 7만여점의 칠레 역사를 담은 유물이 전시돼 있다. 이밖에도 광대한 자연공원인 산크로스타발 언덕, 군사학교박물관, 중앙시장, 모네다궁전, 시립공원 등이 가볼 만한 시내 명소로 꼽힌다. 매주 일요일 아르마스광장을 기점으로 시내를 둘러보는 프로그램을 시에서 주관한다. 여행 에이전시 및 여행자사무소로는 ‘Sernatur’(02-236-1420),‘Chillean Travel Serve’(02-251-0400) 등이 있다.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본 재미 있는 풍경 두가지. 개와 한국 자동차가 참 많다는 것이다. 거리나 골목, 특히 공원에 가면 웬놈의 개가 그렇게 득실거리는지. 작고 귀여운 것도 아니고, 한국이라면 ‘식용’으로나 적합할 것 같은 개들이 시내를 누빈다. 칠레의 도시는 꼭 한국차 박물관 같다. 한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포니부터 스텔라, 르망, 엘란트라, 엑셀 등이 용감하게 거리를 누빈다. 특히 칠레의 택시 중엔 르망이 유독 많다. ■ 안데스산맥 바라보며 칠레포도밭도 둘러볼까 ●칠레의 와인 칠레에서 와인이 빠질 수 없다. 칠레의 식도락 전통은 해물요리와 바비큐의 일종인 ‘패릴라다스’로 특징지어진다. 이같은 특별요리들은 대개 좋은 칠레와인을 곁들여 먹기 마련이다. 와인은 칠레의 국가적 상징 중 하나요, 칠레 전통의 한 부분이다. 또 국제적 명성을 얻은 뒤로는 국민적 자부심의 원천이기도 하다. 메를로트, 카베르네트 사우비그논, 사우비그논 블랑크, 샤로도나이 등 다양한 와인들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와인 페어에서 상을 받았다. 칠레 포도밭의 역사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 칠레의 가장 오래되고 전통이 있는 포도밭들이 생겼다. 당시 그들은 유럽인들로부터 기술적 가르침을 받았으며, 좋은 품종의 포도나무를 수입해 자체적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칠레 와인이 실제적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은 20세기 후반부이다. 그것은 칠레 산업에 있어서의 급격한 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와인산업은 이때 새로운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시장으로의 성공적인 진입을 이루어냈다. 통계를 보면 칠레 와인의 폭발적 성장세를 알 수 있다.80년대 연간 1500만달러어치의 와인이 수출되던 것이 90년대 후반엔 5억달러를 넘었다. 산티아고 외곽지대는 와인의 주 생산지다. 이곳엔 과일이 널려 있고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다. 동쪽으로는 안데스산맥, 서쪽으로는 해안과 경계를 이루며 펼쳐진 광활한 계곡. 이 지대는 포도 재배에 지리적, 기후적으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중 콜차구아 계곡의 와인 순환로는 가장 유명하며, 이 길을 따라 하루코스의 투어도 마련되어 있다. 그곳에 가면 포도밭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고,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또 콜차구아 또는 휴이큐박물관을 방문하고 지역 예술인의 작품들과 점심식사도 즐길 수 있다. 이 투어는 산티아고 아르마스광장에서 출발하며, 남쪽으로 170㎞쯤 가야 한다. 산페드로(칠레) 글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행정플러스] 행정절차법 시행령 개정안 의결

    정부는 2일 국무회의에서 행정절차법시행령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현행 행정절차법은 예고대상이 국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사항으로 포괄적으로 규정했으나, 시행령 개정을 통해 예고대상을 구체적으로 예시하고 예고절차를 보완했다. 의견을 들어야 할 사항으로는 ▲국민생활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정책·제도·계획 ▲환경보전지역·문화재보호구역의 지적 등 일정한 지역에서 국민의 이해가 상충되는 정책 ▲상수도의 단수 등 국민생활과 관련이 있어 많은 국민에게 불편이나 부담을 주는 정책 또는 계획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의 건설·설치, 학사제도·전용차로제의 조정 등 국민의 의견수렴이 필요한 정책 등이다. 행정예고 전에도 관계기관의 의견을 10일 이상 듣도록 명시했다.
  • ‘갯벌의 변신’ 송도신도시 조경착수

    ‘갯벌의 변신’ 송도신도시 조경착수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단일 조경공사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인천 송도신도시 2·4공구 공원·녹지 조성공사가 11월중 착공된다. 바다 갯벌을 매립, 조성돼 허허벌판에 불과한 송도신도시의 도시경관을 형성하는 이 작업은 기나긴 신도시 조성 역정의 ‘화룡점정’에 해당된다. 과연 눈을 제대로 찍어 신도시라는 ‘용’이 화려하게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뛰어난 녹지율 송도신도시는 경관·생태도시를 표방하는 도시답게 2·4공구 176만평 가운데 23%인 41만평이 공원·녹지로 꾸며진다. 인천의 기존 시가지 녹지율(7.3%)의 3배에 해당된다. 세계적으로도 뉴욕의 공원율이 20.6%, 도쿄 2.7%, 런던 10.8%, 싱가포르 3.7%인 점을 감안할 때 손색이 없는 녹지율이다. ●특이한 조경기법 송도신도시는 매립지라는 특수성 때문에 일반 조경기법과는 다른 방법이 동원된다. 공원 등에 그냥 나무를 심을 경우 지하에 있는 갯벌 염분이 지면으로 스며들어 나무가 제대로 자랄 수 없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매립지반 위에 암거(배수관)를 설치한 뒤 그 위에 자갈로 된 쇄석층(50㎝)을 분포하고, 다시 1.5∼5m의 고운 흙을 덮는 등 이중삼중의 장치를 마련한다. 공원과 길가에 심는 나무도 염분에 강한 품목으로 선택됐다. 해송·이팝나무·팽나무·회화나무 등 39종 18만주의 교목과 산철쭉·해당화·개나리 등 33종 62만 6000주의 관목이 선보인다. 갈대 등 지피식물 역시 59종 172만 2000본이 심어지며 잔디는 32만 9600㎡에 깔린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전문가 자문을 거쳐 2년간 이러한 수종에 대한 염분 적응시험을 거쳤다. 시공을 맡은 풍림산업은 연말까지 가로수 일부를 식재한 뒤 내년부터 공원 등에 수목 식재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테마를 지닌 공원 신도시에는 근린공원 5개, 어린이공원 6개, 미관광장 2개 등이 꾸며지는데 공원별로 테마를 지녔다.2공구 아파트단지(테크노빌)와 지식정보산업단지(테크노파크) 사이에 들어설 1호근린공원(6만 4649평, 길이 960m, 폭 230m)은 중앙공원답게 신도시가 지향하는 ‘정보화’‘국제화’를 상징한다. 공원 가운데는 국제교류광장이 설치되고, 그 위 좌우로 통신을 주제로 한 놀이시설인 ‘통신놀이공간’과 과학놀이 체험시설인 ‘과학놀이공간’이 각각 들어선다. 교류광장 왼쪽에는 ‘정보의 바다’를 상징하는 대형 연못이, 그 옆에는 신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높이 30m의 인공동산이 조성된다. 아울러 공원 곳곳에는 통신시설의 발달사를 보여주는 봉수대, 파발마, 우편, 전화, 인터넷이 이미지화돼 전시된다. 4공구 입구에 들어설 2호근린공원(4만 8430평, 길이 960m, 폭 160m)은 반대로 인천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전통문화마당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인천8경중 바다와 관련이 있는 4경(팔미도를 도는 범선, 옥기섬 어민들의 피리소리, 장도의 단풍, 계관섬의 바위)을 은유화한 ‘미추홀바다’와 전통놀이 공연장인 ‘열린마당’이, 오른쪽에는 인천8경중 산과 연관이 있는 4경(문학산 아지랑이, 청룡산 구름, 오봉산 달, 호구포로 지는 해)을 표현한 ‘비류산’이 각각 들어선다. 조각 또는 그림으로 형상화될 8경은 전문가들에게 용역을 의뢰해 추진되는데, 시민들이 잘 모르는 ‘인천 8경’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줄 전망이다. ●공원이 생태학습현장 기존 시가지와 신도시를 잇는 길목에 위치한 23호근린공원(26만 915평, 길이 2800m, 폭 300m)은 공원보다는 생태학습현장에 가깝다. 공원 가운데 유수지를 두고 왼쪽에는 야생조류·식이식물 서식지와 조류관찰소 등이 있는 조류생태공원이, 오른쪽에는 양서류·나비 서식지와 습생초지 등을 갖춘 습지생태공원이 각각 조성된다. 야생화와 건생초지를 관찰할 수 있는 야생화원과 자연천이관찰원도 들어선다.5호근린공원과 6호근린공원에는 자전거도로·테니스장·롤러스케이트장·게이트볼장·배드민턴장·체력단련장 등 각종 체육·휴게시설이 집중돼 있다. ●녹지축이 하나로 연결 송도신도시 조경의 또 다른 특징은 모든 녹지축이 연결된다는 점이다.11개에 이르는 공원과 2만 8815㎡의 완충녹지가 거미줄처럼 정교하게 이어져 환경을 최우선시하는 기법을 선보였다는 평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이 송도신도시 조경사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환경과 생태를 중시하는 조경의 신기원을 이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치열했던 입찰경쟁… 1000억대 풍림에 낙찰 송도신도시 조경사업은 사상 최대의 공사답게 시공자 선정 과정부터 치열했다. 공개경쟁 입찰에는 풍림산업, 쌍용건설, 화성산업, 롯데건설, 고속도로관리공단, 현대산업개발, 남해종합개발, 삼성물산, 현대건설, 삼호, 삼성에버랜드 등 11개사가 참여했다. 모두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건설업체들이다. 이들은 인천지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가산점을 받을 수 있기에 지역업체 ‘모시기 경쟁’이 펼쳐졌다. 공사를 발주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대한 많은 지분을 지역업체에 할당한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선정해줄 것을 입찰을 담당한 조달청에 공문으로 요청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실적 외에 지역업체 참여 여부가 시공자 선정에 큰 변수로 작용하자 지역업체를 둘러싼 뜨거운 물밑경쟁이 펼쳐졌다. 인천에 조경면허를 가진 건설업체가 30여개에 불과한 것도 선택의 여지를 없애, 이들은 오랜만에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기에 이르렀다. 입찰참가 업체들은 지역업체를 대상으로 “우리와 함께 갈 경우 공사를 맡을 수 있다.”는 파상공세를 편 결과 11개사 가운데 삼성에버랜드를 제외한 모두가 지역업체 2∼3개를 30%의 지분으로 참여시킨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데 성공했다. 국가계약법은 국가 산하기관이 공사비 243억원 이상의 국제입찰시 지역업체를 최소 15%, 최대 30% 범위 내에서 참여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재무상태와 시공경험 측면에서 11개사 가운데 가장 뛰어나지만 지역업체 지분율이 낮아 점수면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인천의 건설협회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가 뛰어난 경영실적만 믿고 자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거의 다 만점을 기록한 채 본선에 해당되는 가격입찰(지난 6월25일)에 참가한 업체들은 치열한 두뇌싸움의 ‘2라운드’를 전개한 끝에 공사예정가(1115억원)의 75.82%인 741억 4700만원을 써낸 풍림산업 컨소시엄이 낙찰됐다.1000억원 이상 공사의 경우 최저 낙찰가가 공사예정가의 72.99%인데 풍림이 제시한 금액이 이에 가장 근접한 결과다. 풍림산업은 SK임업 및 지역업체인 원광건설, 송림건설, 송산ENC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지분율은 풍림 36%,SK 34%, 원광 13%, 송산 10%, 송림 7% 등이다. 이밖에 30여개의 업체가 이들로부터 하청을 받아 공사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04 美대선] 군소 후보들 “우리도 있소”

    |워싱턴 AFP 연합|이번 미국 대선이 공화당 조지 W 부시ㆍ민주당 존 케리 후보의 양자 대결로만 보이지만 역대 선거 때처럼 다양한 이념을 내건 군소정당 소속이나 무소속 후보들도 무더기 출마했다. 이들 중 이번 대선의 향방에 가장 큰 변수가 될 만한 후보는 무소속의 랠프 네이더. 그는 지난 대선에 이어 올해도 출마해 34개 주와 워싱턴 DC의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 민주당의 눈총을 받고 있다.2000년 대선에서 네이더는 2.74%를 얻어 박빙 승부 끝에 낙선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의 표를 갉아먹었다는 비난을 받았다.135년 역사를 자랑하는 금주(禁酒)당의 얼 도지(72) 후보는 25일 당선되면 1919∼1933년의 금주법을 재도입하고 이민법을 강화하며 낙태를 금지하겠다고 공언했다. 평생 술을 입에 댄 적이 없다는 그는 “우리도 현실주의자들이며 제3당에서 대통령이 나온 적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입후보를 통해 우리의 이념에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당의 다이앤 템플린 후보는 미국이 많은 돈을 내면서도 작은 나라들에 비해 충분한 발언권을 갖지 못하고 있다며 유엔 등 각종 국제기구에서 탈퇴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평화자유당은 1975년 사우스다코타주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연방수사국(FBI)요원 2명을 살해한 혐의로 종신형을 받고 복역 중인 아메리칸 인디언계 레너드 펠티어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 이밖에 개인선택당은 작가인 찰스 제이, 전직 포르노 배우 매를린 체임버스를 정·부통령 후보로 내세웠고, 헌법당의 마이클 페루카는 미국을 성서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한 군주공화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군소 후보들은 지난 15일 테네시녹색당의 주선으로 테네시주에서 공동 유세를 했지만 부시·케리 TV 토론에 가려 전국적 조명을 받지 못했고,50개 주 중 상당지역에서 투표 용지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역대 미국 대선에서 제3당 출신이나 무소속 후보 중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후보는 개혁당을 만든 텍사스의 갑부 로스 페로로 1992년 대선에서는 19%,1996년 대선에서는 9%의 지지를 얻었다.
  •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문학이 머문 풍경-시인 김남주

    시인 김남주는 글로 ‘지금’을 말한다.‘당신은 묻습니다/언제부터 시를 쓰게 되었느냐고/나는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투쟁과 그날 그날이 내 시의 요람이라고’(‘시의 요람 시의 무덤’에서) ‘김남주 평전’을 쓴 대구가톨릭대 강대석(철학과) 교수는 “시인은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혁명가로서 불꽃같이 살다 갔다.”고 평했다. 시인 스스로도 “나는 사랑하고 증오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고 시에서 적었다. 이처럼 사랑과 증오를 삶의 원동력으로 삼아 지난 70∼80년대 독재정권에 맞서 저항한 민중시인 김남주. 1994년 2월,48세로 사망(췌장암)하기까지 길지 않은 고단한 삶 속에서 그는 470여편의 시를 남겼다. 감옥생활 9년3개월 동안 칫솔을 갈아 우유곽에 300여편의 시를 눌러냈다. 암울한 시절, 햇볕으로 나온 시들은 희망의 메시지로 퍼져나갔다. ●제도권이 싫다. ‘해남의 수재’이던 시인은 광주의 명문고교에 들어가지만 사회과학서적과 더 가까워졌다.1965년 2학년 때, 한·일회담 반대 데모가 한창이었다.“좋은 학교, 우수한 학생들이 교실에서 책상만 지켜야 되겠느냐.”며 시위 참가를 소리쳤지만 메아리로 끝났다. 번민하던 그는 이후 학교를 그만뒀다. 같은 고향이자 해남의 2대 수재였던 평생 친구 이강(58)씨는 “시인은 마음씨가 선(善) 그 자체였다. 오죽했으면 박석무(광주 5·18기념재단이사장) 선배가 남주한테 ‘물봉(호구)’이란 별명을 지어줬겠느냐.”고 웃었다.“하지만 결단을 내리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뜻을 꺾지 않던 사람”이라고 털어놨다. 시인의 삶은 저항과 투쟁의 연속이었다.1946년 전남 해남군 삼산면 봉학리에서 3남3녀의 둘째로 태어났다. 머슴살이로 중농을 이룬 부친으로서는 남주가 그의 분신이자 희망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유달리 영어를 잘했던 그는 영국시인 바이런의 시를 암송하던 꿈 많은 문학소년이었다. 고교 때 광주 미문화원에서 미국을 비난하는 원서를 훔쳐 읽었던 일화도 있다. 시인이 전남대 영문과를 택한 것도 외국의 진보적인 서적을 맘껏 읽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대학생활 내내 강의실에 나온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이고 밖으로만 돌았다. 강대석 교수는 “시인은 끝까지 지식인과 혁명가의 순결을 지키며 살았다.”고 그의 평전에 기록했다. ●나는 꿈꾼다. 고등학교 때 늘상 자취방에서 함께 뒹굴었던 이강씨는 “당시 광주 계림동에 헌 책방이 즐비했는데 책을 유달리 좋아했던 남주는 시간만 나면 이곳에 들러 서적을 탐독했다.”고 말했다. 시인의 엄청난 독서량은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사상적 토대로 자리매김된다. 이씨는 “당시 남주의 인식론은 아나키즘적 경향을 보였던 것 같다. 반미주의자라고는 할 수 없지만 국내 모순의 근원을 미국에 두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주변에서 그를 지켜본 지인들은 그를 완벽주의자로 봤다. 허점을 보이지 않고 피해를 안 주려고 부단히 노력했다. 시인은 늘 “글쓰는 사람들이 재주는 있지만 동·서양 고전을 아우르는 철학사상이 빈곤한 게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교시절 싹튼 독재정권에 대한 저항은 대학 졸업반이던 73년 3선개헌 반대운동의 불쏘시개가 된 지하신문 ‘함성’으로 이어졌다. 반공법 위반으로 첫 구속되는 계기다.75년 인혁당 관련자들에 대한 사형집행은 김남주를 투사의 길로 들어서게 했다. 그의 데뷔작인 ‘진혼가(1974년)’에서 ‘공포(고문)야말로 인간의 본성을 캐내는 데 가장 좋은 무기’라고 정의했다. 78년 남조선민족해방전선 준비위(남민전)에 참여해 소식지인 ‘민중의 소리’를 제작해 돌렸다. 이듬해 체포돼 15년형을 선고받고 9년만인 88년 가석방된다. 이 해 연인이자 동지였던 박광숙(교사)씨와 가정(1남·현재 14살)을 꾸리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상임이사 등으로 5년가량 모처럼 창작세계에 몰두하게 된다. 스스로 ‘시인’으로 불리기를 바라던 시인이 대학시절,“그래도 얘기가 통하는 친구”라고 말했다는 이경순(전남대 영문과) 교수의 회고다.“그는 글쓰기를 좋아했고 스스로 시인이라고 했어요. 시인이 되고 싶다고 늘 말했지요. 그의 빼어난 언어감각이나 해독 능력에 혀를 내둘렀어요.”지난 74년 이래 시인과 두터운 교분을 유지했던 염무웅(영남대·민족문학작가회의회장) 교수는 “그가 살았던 때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고 읊어야 할 만큼 가혹했다. 자신이 몸으로 겪은 그 시대를 꾸미지 않은 목소리로 외친 김남주의 삶이 곧 시였고 투쟁”이라고 말했다. ●김남주를 알자. 시인의 생가에는 현재 동생인 덕종씨가 살고 있다. 전국에서 그의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지난 2월 시인의 10주기를 맞아 민족문학작가회의는 김남주의 실천적 삶과 정신을 기리는 추모 문화제를 열었고 출판계에서는 그의 평전과 시선집을 잇따라 펴냈다. 염 교수는 ‘꽃 속에 피가 흐른다’라는 시선집을 출간했다. 혁명가로서 뼈대를 갖추기 전에 써낸 소박한 시에서부터 옥중시, 현실의 고뇌를 담은 시 등 120편을 골라냈다. ‘민중시인 김남주 해남기념사업회’의 김경윤(해남공고 교사) 회장과 지역회원 80여명이 김남주 문학관 건립에 힘쓰고 있다.2000년 5월에는 광주시립 민속박물관 앞쪽에 시인의 시비도 세워졌다. 해남군도 내년부터 2년으로 잡고 11억원을 들여 생가 터에 전시관과 창작실, 소공원 등을 만든다. ■시인의 주요시집 ▲ 진혼가·잿더미(74년) ▲ 나의 칼 나의 피(87년) ▲ 조국은 하나다(88년) ▲ 산이라면 넘어주고 강이라면 건너주고(89년·옥중서한집) ▲ 사랑의 무기·솔직히 말하자(89년) ▲ 학살(90년) ▲ 사상의 거처(91년) ▲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91년) ▲ 이 좋은 세상에·저 창살에 햇살이(92년)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비취빛 비경-中 주자이거우·황룽

    비취빛 비경-中 주자이거우·황룽

    남태평양의 에메랄드빛 바다에 한국의 10월 비취빛 하늘이 내려앉았다면? 더구나 이같은 환상적 풍광이 해발 3000m가 넘는 첩첩산중에 펼쳐져 있다면 과연 믿는 이들이 있을까.중국 쓰촨(四川)성 북단 아바 창(藏)족·창(羌)족 자치주에 자리잡은 주자이거우(九寨溝)와 황룽(黃龍).두 곳을 둘러보고나서 기자는 신비스러우면서도 약간은 황당하게 다가오는 느낌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한국인들에겐 낯설지만 두 풍경구는 유네스코의 ‘세계자연유산’ 및 ‘세계생물보호구’,‘21세기 녹색환경구’ 등 굵직한 타이틀을 3개나 보유한,세계에서도 손꼽히는 비경지역이다.중국인들에게 흔히 ‘신비의 동화세계’로 불리는 주자이거우와 황룽으로 안내한다. 쓰촨성의 성도(省都)인 청두(成都)국제공항을 출발한지 30분 남짓 흘렀을까.도착지인 주자이황룽 공항에 곧 도착한다는 기내방송이 나오고,승객들이 앞다퉈 창밖으로 눈을 돌린다.바다를 이룬 구름을 비집고 우뚝 솟은 설산(雪山)이 마치 남극바다에 떠 있는 빙산 같다.해발 2000∼5000m의 험산과 고원지대로 이루어진 주자이거우는 미처 발을 딛기도 전 이렇게 방문객을 사로잡고 있었다. 주자이황룽 공항.비행기를 빠져나와 바쁘게 100여m쯤 걸었을까.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면서 숨이 차다.“천천이 걸으세요.공항의 해발고도가 3500m예요.” 일행중 고도계와 기압계를 겸한 시계를 차고 있는 이가 뒤에서 소매를 잡으며 말한다.평지에서 1을 가리키던 기압이 0.63을 가리키고 있다.어쩐지 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하더라니. 공항에서 주자이거우까지는 버스로 1시간30분 거리.최근 포장된 듯한 아스팔트길이 꼬불꼬불 끝없이 이어진다.고산 반응으로 가뜩이나 어지러운데 마치 꽈배기를 꼬아놓은 듯한 도로를 가다보니 모두 제정신이 아니다. 버스 창 밖으로 막 가을색이 들기 시작한 고원의 풍광이 펼쳐진다.노랑과 연주홍,연초록이 띠를 두른 듯한 고원지대.사람들은 어지러운 가운데서도 연신 ‘곱다.’를 연발하며 눈을 떼지 못한다. 주자이거우(九寨溝)를 한자로 풀어보면 아홉개의 성채가 있는 해자다.과거 이 협곡을 중심으로 9개의 티베트족(창족) 마을이 있었다고 한다.지금도 창족들이 주류를 이루어 산다. 주자이거우는 해발 4528m의 최고봉을 중심으로 Y자형의 협곡을 이루고 있다.신생대 4기 빙하기가 지나면서 엄청난 규모의 물줄기가 쏟아져 내려오면서 협곡을 만들었고,그 과정에서 수많은 폭포와 호수를 형성했다고 한다.계곡 주변의 원시림은 중국이 자랑하는 판다의 고향이다. 관람은 3개 코스로 나누어 할 수 있다.첫번째 코스는 계곡 입구부터 Y자형 계곡의 삼거리격인 낙일랑폭포까지,두번째는 폭포부터 왼쪽 계곡 끝의 장해(長海)까지,세번째는 폭포부터 오른쪽계곡 끝의 원시림 입구까지다. 코스를 따라 100여개의 크고 작은 호수와 폭포들이 펼쳐지며 탄성을 자아낸다.하나하나에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이름을 지어놓았다.워낙 과장이 심한 게 중국 풍경과 요리 이름이라고 하지만,주자이거우에선 이같은 과장이 결코 거부감을 주지 않는다. 특히 5㎞에 걸쳐 갖가지 모양의 호와 소가 이어지는 수정군해(樹正群海),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양이 작은 불꽃이 꽃을 이루고 있는 듯한 화화해(火花海),한 마리의 용이 물속에서 꿈틀거리는 듯한 와룡해(臥龍海),해발 3100m에 마치 남태평양의 바다를 옮겨놓은 듯한 장해(長海)는 주자이거우 관람의 핵심 포인트다. 폭이 325m,높이 35m에 달하는 낙일랑폭포와,벼랑에 오색 비단을 걸어놓은 듯한 진주탄(珍珠灘)폭포에 이르면 거대한 물줄기가 토해내는 굉음과 아름다움에 취해 모두들 할말을 잃는다. 주자이거우의 비경은 국내에 개봉됐던 중국영화 ‘영웅’에서 일부 소개됐다.비록 잠깐 스치듯 지나갔지만 주인공 이연걸이 수면을 차고 솟구치며 기상천외한 무공을 펼치던 오묘한 빛깔의 호수가 바로 주자이거우의 전죽해(箭竹海)다. 주자이거우 풍광의 핵심은 물색이다.온세상의 옥을 모두 거두어다가 이곳에 녹여놓았는지,호수들은 한결같이 투명한 연둣빛을 띠고 있다.가이드 설명에 따르면 신비스러운 물빛을 설명해주는 키워드는 탄산칼슘이다.석회암 지역에서 빠져나온 탄산칼슘 성분이 물에 녹아 이같은 빛깔을 낸다고 했다. 주자이거우 투어는 계곡내에서 운행되는 셔틀버스를 타야만 한다.오염을 막기 위해 다른 차는 출입이 엄격히 금지된다.다만 시간이 넉넉할 경우 버스를 타지 말고,나무를 깔아 만든 등산로를 이용해 트레킹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총 80㎞가 넘는 3개의 코스를 트레킹으로 둘러보려면 사흘은 잡아야 한다.입장료는 3∼10월 145위안,11∼2월 100위안. ■오색호수 영롱 天土 정원 황룽 주자이거우 숙박촌에서 동쪽을 향해 버스로 2시간쯤 가면 황룽(黃龍)이 나온다.황룽은 창족어로 ‘써얼취’라고 불리는데,‘오색영롱한 호수’란 뜻이다. 마치 한국의 산간 오지의 다랑논에 비취빛 물을 담아놓은 듯하다.크고작은 수백개의 연못이 계단을 이루듯 계곡을 메우고 있고,그안엔 한결같이 연녹색 또는 황금색 물이 가득 들어있다.이곳은 주자이거우와 달리 걸어서만 계곡을 오를 수 있다.해발 3000m부터 시작되는 계곡을 따라 3600m 높이까지 왕복 8.2㎞의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다.길 바닥은 약간의 쿠션감이 느껴지는 황토를 깔았다. 길 양편으로 계속 이어지는 연못들은 대부분 군락을 이루고 있다.각 군락마다 분경지(盆景池),영월채지(映月彩池) 등 저마다 그럴듯한 이름으로 불린다.황룽의 수십개 연못군락중 백미는 가장 꼭대기(해발 3600m)에 자리잡은 오채지(五彩池)다. 고색창연한 사찰 황룽사 위쪽에 연못이 타원형 군락을 이루고 있는 오채지.‘천상(天上)의 정원’이 있다면 아마 이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까.연못에 담긴 물들은 바닥의 티끌까지 보일 정도로 맑다.10월 중순에 이르면 연못 주위의 숲이 빨갛게 물들면서 아름다움이 절정이 이른다고 한다. 이렇게 이름다운 연못이 어떻게 다랑논처럼 계단을 이루고 있을까.비밀의 열쇠는 놀랍게도 나뭇잎과 석회가루다.나뭇잎이 물에 떠밀려 내려오다가 얕은 곳에서 정지하면 물에 용해된 석회성분이 달라붙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둑이 형성된다고 가이드가 설명한다. 오채지를 한바퀴 돌아 하산길로 접어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황룽사에 들르게 된다.고대부터 신성한 터로 여겨진 곳으로 현재 사찰의 면모는 명대에 완성됐다고 안내판에 씌어 있다.규모는 작지만 불교신자들에겐 상당히 유명한 절이라고 한다. 내려갈 때는 속도를 빨리해 주차장에 닿았다.인근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하는데,일행들의 얼굴이 백지장 같다.고산반응이 본격적으로 나타난 듯했다.일부는 올라갈 때 휴대용 산소까지 사서 마셨는데도 마찬가지다. ●주자이거우의 사람들,창(藏)족 주자이황룽 공항에 도착하면 이색적인 풍광 하나가 궁금증을 자아낸다.마치 시골 초등학교 운동회때 운동장을 가득 덮은 만국기처럼 오색띠가 여객청사를 장식하고 있다.빨강,황금,청,초록,하양.이 다섯가지 색깔은 바로 주자이거우의 자연,그리고 이곳 주인공인 창족의 생활을 내포하고 있다. 빨강은 권위,황금은 수확,청은 하늘과 바다,초록은 초원,흰색은 청결함과 순수함을 뜻한다.주자이거우에선 가정집,호텔,시장 등 어디를 가든 이 오색깃발이 펄럭인다. 예로부터 유목과 농경에 종사해온 창족은 독특한 관습을 가진 독실한 불교도들이다.그래서 둘째아들은 무조건 승려로 출가시킨다.창족은 놀랍게도 일처다부제 전통을 갖고 있다.남자는 유일하게 장남만 정식 결혼을 할 수 있다.두 사람은 나머지 남동생들을 데리고 살아야하며,형수는 시동생과도 잠자리를 같이한다.결혼하지 못한 여자와 남자가 많다 보니 강간이 많이 일어나는데,관습상 죄를 묻지 않는다고 한다.지금은 중국의 법률에 따라 불법에 해당되지만 아직도 상당수는 이같은 관습을 따른다고 한다. 매장 방식도 독특하다.매가 시체를 먹게 하는 조장(鳥葬·천장으로도 불림),물에 띄워보내는 수장,높은 탑에 놓아두는 탑장,불태우는 화장,땅속에 묻는 토장 등 다섯가지.죽은 자의 지위에 따라 방식을 달리하는데,가장 지체가 높은 사람은 조장,가장 낮은 이들은 토장으로 묻힌다. 창족의 집은 화려하다.그들의 상징인 오색을 적절히 섞어서 장식하기 때문이다.집은 지금도 현대적 측량기구 없이 짓는다.고산에서 흘러내린 타원형 돌(‘어란석’이라고 불림)로 집의 기초를 세우고,2층은 목재를 이용해 짓는다.보통 1층은 창고와 동물 우리로 쓰고,사람은 2층에 거주한다. 주자이거우 숙박촌에 가면 창족의 전통공연을 볼 수 있다.19곳에서 매일 열릴 정도로 성황을 이루는데,상당히 박진감 있으면서 재미 있다.공연장에 입장할 때 얇은 흰색 머플러를 하나씩 준다.관객들은 공연중 마음에 드는 창족 가수나 무용수의 목에 이 머플러를 걸어준다.공연 관람료는 20달러 정도. ●청두도 둘러 보세요 주자이거우에 가려면 청두(成都)에 하루쯤 묵게 마련이다.청두는 2∼3세기 삼국시대 촉한의 수도였던 쓰촨성의 성도(省都).쓰촨성은 기름진 분지지형에 자리잡고 있으며,사시사철 온화한 기후로 혹한과 혹서가 없는 중국 최대의 곡창지대다.사방이 험준한 산악으로 둘러싸여 있는데,주자이거우도 여기에 해당한다.그중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했던 고촉도(古蜀道·촉한의 청두와 위나라 시안을 잇던 산악길)가 바로 여기다. 청두 시내엔 제갈량의 위패와 유비의 묘가 있는 무후사(武侯祠)가 있다.또 당나라 때 시성으로 불리는 두보가 안사의난을 피해 피란을 와서 기거하던 두보초당이 있어 사시사철 관광객들이 몰린다.청두에서 버스를 타고 남쪽으로 두시간쯤 가면 러산(樂山)시다. 작은 산이 하나의 불상을 이룬 러산타포(낙산대불)가 있다.벼랑을 깎아 만든 이 불상은 높이가 71m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석각불상.당나라 시기(712년) 만들기 시작해 90년이 지나 완성됐다고 한다. ■ 꼭 챙기세요 ●항공편 및 환전,기후,시차 주자이거우로 들어가는 중국 국내선 항공편중 90% 이상이 청두에서 출발한다.청두까지는 인천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1588-8000)이 주 3편(화·목·일 오전 9시45분) 비행기를 띄운다.3시간30분 소요.청두에서 주자이거우까지는 하루 수차례 국내선이 뜬다.50분 소요.주자이거우와 황룽은 위도상 아열대지역임에도 해발 2000∼4000m의 고지대라 기온이 10∼15도 정도로 낮다.긴팔 옷과 두꺼운 자켓이 꼭 필요하다.한국 원화는 쓰기 어렵기 때문에 중국 위안화로 바꿔가야 한다.1위안은 150원.시간은 한국보다 1시간 늦다. ●여행상품 모두투어(www.modetour.co.kr)에서 주자이거우와 황룽,러산을 묶은 4박5일 상품은 109만 9000원,주자이거우와 황룽,두보초당을 묶은 3박4일 상품은 89만 9000원에 각각 판매중.(02)7288-376. ■ 양고기바비큐도 맛보세요 유명한 쓰촨요리는 청두에서 마음껏 맛볼 수 있다. 대부분의 식당에서 마파두부 등 다채로운 쓰촨요리를 내는데,값도 저렴한 편이다.주자이거우에는 각국 관광객들의 입맛을 고려해 덜 매운 퓨전형 쓰촨요리가 많다.주자이거우 숙박촌엔 양고기집이 많다.특히 양을 통째로 굽는 양고기바비큐가 먹을 만하다.미리 주문하면 숯불에 5∼10시간 서서히 구워 부위별로 잘라서 내준다. 고산지역에서 자라 양 특유의 냄새를 거의 느낄 수 없다.특히 갈비 구이가 맛있다.1마리 요리해주는데 1000위안(15만원) 정도.20여명이 실컷 먹을 수 있다. 주자이거우(중국 쓰촨성) 글 · 사진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차이나 리포트 2004] (36)인재를 잡아라

    [차이나 리포트 2004] (36)인재를 잡아라

    ‘축소인봉(築巢引鳳·둥지를 만들어 봉황을 끌어들인다.)’ 중국의 해외 유학인력 유치 정책을 요약하는 키워드다.‘봉황’은 전 세계에 퍼져 있는 중국 유학생을,‘둥지’는 이들이 능력과 열정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최고의 기업환경을 가리키는 말이다.중국이 최근 몇년간 축소인봉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그동안 귀국에 걸림돌이 됐던 모든 제도가 이제는 유학생을 돌아오게 하는 순풍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6월24일 오후 베이징 중관춘 지역에 자리잡은 국제부화원 2층 베이징사지과기유한공사.정보보안분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지난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춘절을 제외한 올 상반기 넉달 동안 300만위안의 매출을 거뒀다.최근에는 하얼빈과 미국에 사무실을 추가로 열었다.26명의 직원을 둔 이 회사의 대표는 29살의 헨리 리우.대표적인 해외귀국파(해귀파海歸派)다.해귀파는 해외에서 공부를 마친 뒤 중국에 돌아온 전문인력을 가리키는 말이다.10년 전 가족을 따라 미국에 건너간 그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MBA를 거쳐 2001년 12월 고국에 돌아와 창업했다.그를 돌아오게 한 것은 중국 정부의 창업 지원책이었다.10년만에 찾은 고국은 180도 달라져 있었다.그는 “전략적으로 창업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에 이곳에서 창업을 결정했다.”면서 “미국 국적을 마케팅에 최대한 활용하겠지만 중국 국적을 다시 가질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이곳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베이징 상디 지구 유학인원발전원.국제부화원이 해외 유학생 창업인들을 위한 인큐베이터라면,이곳은 이들이 ‘엄마 품’을 떠나 홀로서기를 하는 곳이다.현재 이곳에는 40여개의 해귀파 기업이 입주해 있다.이곳에서 인터넷 전화 프로그램 및 셋톱박스 개발업체인 ‘차이나비즈원’을 경영하는 수이즈민(46)은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미국 기업에서 10여년 동안 정보기술(IT) 관련 기술을 개발하다가 2000년 귀국했다.창업우대정책이 마음에 들어서였다.3년간의 부화원 과정을 2년만에 마치고 지난해 3월 이곳에 입주한 뒤 직원 40명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그는 “현재 미국과 일본에서 주문이 밀려오고 있는데다 발전 가능성도 높다.”면서 “첨단기술 기업들이 근방에 밀집돼 있어 이곳을 당분간 떠나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귀파 창업자들은 대학 인력과도 직접 연계해 활동하기도 한다.위성항법장치 관련 교육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베이징동방위성과기유한공사는 허베이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사장을 포함해 직원 3명의 작은 회사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대학원생 제자 겸 직원을 두고 있다.이 회사 사장인 장쥔린(48)은 ‘학생 직원’에게 첨단기술을 전수하는 것은 물론 대학원 성적까지 매긴다.대학원생 리우즈지앙(25)은 “사장님이 일도 가르쳐주고 논문지도까지 해준다.”면서 “국내에서는 배우기 어려운 것들을 해귀파 선배에게 자세히 배울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베이징 중관춘에서도 가장 큰 규모인 하이뎬위안구(區)에 속해 있다.올 상반기 이 지역에서 등록한 창업기업 수는 모두 1만 100개.5분마다 하나씩 기업이 생기는 셈이다.하이뎬위안 위쥔 부주임은 “이 가운데 해귀파 기업이 3000여개에 이른다.”면서 “이 지역에서만 지난해 7억 9500만달러어치의 외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해귀파 유치정책은 전 국가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국가인사부 정책국 왕커리앙(41) 부국장은 “중국의 인력강국 전략의 핵심은 개혁과 개방,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이라면서 “투자이민법과 기술이민법을 포함,첨단기술과 금융,법률,국제무역,관리,기초연구 등 6개 분야에서 최고급 기술인력을 끌어오기 위한 ‘인재귀국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일화 하나.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관련,미국 방문길에 올랐던 1999년 주 전 총리가 시간을 쪼개 MIT를 찾았다.그는 중국 유학생들에게 “모든 것은 내가 책임진다.조국으로 돌아오라.”며 호소했다.현재까지 귀국한 해귀파는 18만여명.중국은 향후 20만명을 더 유치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외국에서 공부하고 창업했던 그들이 돌아오면 한 개인이 아닌,자본·첨단기술·인적 네트워크가 함께 들어온다는 판단이다.“인재 유치는 중국의 생존과 직결돼 있다.” 최근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가 인재공작회의에서 강조한 결론이다. 베이징 김재천특파원 홍성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sbhong@stepi.re.kr ■ ‘해귀파’ 창업 원스톱서비스 |베이징 김재천특파원|중국 정부의 ‘해귀파’ 지원책은 모두 6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그린 패스’(Green Path·녹색통로)’는 해외 유학생들의 중국 정착을 돕기 위한 첫 유인책이다.베이징 거주민임을 증명하는 베이징 호구를 주고,자녀 입학 문제,차량과 주택 등 의식주를 해결하는 단계다.100㎡ 미만 규모의 집에 대해서는 집 값이 40만위안을 넘지 않으면 할부로 구입하도록 지원한다.자동차 세금은 전액 면제다. 창업자에게는 기업 세금을 면제해준다.특히 하이테크 기업으로 분류되면 3년 동안 기업세금을 전액 면제해주고 있다.이는 해외에서 학사 학위 이상을 받은 유학생 전원에게 적용된다.유학한 지역과 전공은 상관없다.기업 등록에는 단 3일이 걸린다.일반적인 기업들이 5∼6일 걸리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기업을 설립하려는 유학생들은 전문기구가 법률,시설,등록 등 창업에 드는 번거로운 행정 사항을 원스톱으로 해결해준다.국적이 외국인으로 돼있다 하더라도 10만위안이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다. 둘째는 유학인원창업서비스총부에서 주관하는 서비스 체계다.미국 실리콘밸리와 메릴랜드대,캐나다 토론토,일본의 도쿄,영국의 런던 등 해외 5개 네트워크에서 유학생들의 귀국을 돕는다.인큐베이터 체계는 유학생들의 창업을 말 그대로 부화하는 단계다.중관춘 하이뎬위안 창업원과 왕징 창업원 등에서 총괄적으로 지원하고 생명과학원,소프트웨어원 등에서는 전문 분야별 지원을 맡는다. 대학 공유 체계는 중국 내 대학과 기업의 자원을 공유하는 산학협력 방안이다.대학 근처에 창업 관련 기관을 밀집시켜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유도한다.프로그램 보급 체계는 매년 1월과 5월 투자상담회를 열어 창업을 희망하는 유학생과 투자자를 1대 1로 연결시켜주는 정책이다.베이징의 경우 베이징 지적재산권거래소에서 투·융자를 전담한다. 자금지원 체계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기업들에 무상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이다.다양한 조건과 평가에 따라 최고 10만위안까지 아무런 조건 없이 지원한다.과학기술부의 중소기업 창업기금,인사부의 우수기업 창업기금 등 부처별 기금 외에 8·53기금,9·73기금 등 정부 프로젝트에 의한 기금은 별도로 신청할 수 있다.프로젝트별 기금 대상자로 확정되면 정부 지원액의 50%를 기업이 속한 부화원에서 추가 지원한다. patrick@seoul.co.kr ■ 해외 전문인력 영입에 총력 해귀파와 함께 중국의 인재 유인책의 또하나의 축은 해외 기술인력 유치전략이다.지난해 10월 중국 인사부와 상무부,국가공상총국 등은 ‘중외합자 인력중개기구관리 잠정 규정’을 발표했다.이는 일정 조건만 맞으면 외국인 인력 중개업체가 중국과 합자회사를 세울 수 있게 한 것으로,외국의 헤드헌트 기업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인 결정이었다. 광둥성은 지난해 말부터 외국인의 자녀교육과 사회보장을 위해 내국인과 같은 대우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그린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베이징시(市)는 지난해부터 주요 외자기업 임원들에게 승용차 및 주택구입비를 보조하고 있다.헤이룽장성의 하이린시(市)도 관내에서 1년 이상 사업한 외국인 석·박사에게 연간 3만위안의 장려금을 준다. 중국 기업들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높은 실업률로 첨단 전자·기계전기 분야에서 수십만명씩 쏟아져 나오는 일본의 고급 인력에 침을 흘리고 있다.언어가 통하는 타이완·홍콩계 첨단 인력들도 주 선호 대상이다.타이완에 3∼5년 뒤지고 있는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LCD)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 D) 관련 기술인력을 모셔오는 것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중국의 대표적 정보통신 기업인 화웨이(華爲)는 앞으로 인도 소프트웨어 전문인력 1500명을 유치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전문인력을 수입하지 않고는 고속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국내 하이테크 인력의 해외 이직 규모는 2001년 3000명에서 2002년 4200명,지난해 5100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이 가운데 반도체와 LCD,플랜트,통신기기,자동차 설계 등의 전문 기술인력 비중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하이닉스의 경우 지난해와 올 들어 반도체 설계 부문 핵심 기술인력 20여명이 중국과 타이완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대부분 외환위기 당시 실직했던 인력과 최근의 경제상황에 따른 실직자들이 중국 기업들의 스카우트 목표가 되고 있다. 홍성범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장 sbhong@stepi.re.kr
  • 유네스코 세계유산 시리즈/마르코 카타네오 등 지음

    유네스코 세계유산 시리즈/마르코 카타네오 등 지음

    세계유산은 1972년 유네스코의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정부간 회의인 세계유산위원회의 결정으로 지정된 각국의 유산을 말한다.‘문화유산’과 ‘자연유산’,그리고 문화와 자연 특성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으로 분류된다.1978년부터 지정해온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건수는 2004년 7월 현재 134개국에 걸쳐 788건.이 중 문화유산은 611건,자연유산은 154건,복합유산은 23건이 올라 있다.한국은 종묘,해인사 팔만대장경,불국사·석굴암,창덕궁,수원 화성,경주역사유적지구,고창·화순·강화 고인돌 유적 등이 등록돼 있다.북한의 고구려 고분 유적은 올해 새로 지정됐다. 인류문화의 보고인 ‘세계유산’을 화보와 함께 소개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시리즈(전 3권,마르코 카타네오 등 지음,생각의 나무 펴냄)가 출간돼 관심을 모은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유네스코 세계고대문명’ 등으로 나눠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꾸몄다. ●유럽도시부터 남아메리카까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600여 개의 유산 가운데 절반 이상은 구세계,즉 유럽에 속해 있다.하지만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김충선 옮김)은 특정국가나 문화에 치우치지 않고 유럽의 도시부터 남아메리카의 바로크 양식 성당에 이르기까지 고루 다룬다.종교라는 모티프는 유럽 각지에 스며들어 있다.책에 소개된 포르투갈 리스본의 성 히에로니무스 수도원이나 그루지야의 바그라티 대성당은 종교로부터 영감을 얻은 대표적인 경우다.세계유산 목록에 등재된 아메리카 대륙의 유산은 50여개.그러나 아메리카 토착문명을 보여주는 곳은 푸에블로 인디언들이 살고 있는 미국 뉴멕시코주 푸에블로 데 타오스 하나뿐이다. ●오세아니아 고유한 생물 이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손수미 옮김)은 유네스코에 등록된 세계자연유산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보호구역 100곳을 골라 실었다.유네스코 세계유산 중 복합유산의 수를 합해도 자연유산의 수는 전체 유산의 25%를 넘지 않는다.문화유산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하다.자연유산을 확보하고 보존해 나가는 일이 무엇보다 절실함을 일러주는 대목이다.이 책에서는 태초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자연유산을 소개한다.특히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륙인 오세아니아에서는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고유한 생물상을 만날 수 있다. ●스페인 알타미라동굴 벽화도 ‘유네스코 세계고대문명’(이은정 옮김)은 세계의 고고학 유적지를 다룬다.‘역사 이전의 시스틴 성당 벽화’라는 명예를 얻기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인 고대 회화의 걸작 스페인 알타미라 동굴과 프랑스 라스코 동굴 벽화를 비롯,몰타와 키프로스처럼 완전히 고립된 지중해의 섬에서 발달한 독특한 고대 문명,인도네시아 산기란 고고 유적지와 중국의 저우커우뎬 유적지 등 지적 모험의 장으로 독자를 안내한다.시리즈는 대형판형의 고급 수제본 양장으로 각권 9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태권도 ‘UP’ 박진감 ‘얍’

    4년 뒤 베이징올림픽에서는 아테네올림픽 때 문대성의 왼발 뒤후려차기 KO승 대신 오른손 주먹공격 KO승을 볼 수 있게 된다.또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전자호구 등이 도입될 전망이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F) 총재는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012년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는 재미와 판정의 공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주먹 공격을 사실상 허용하고,전자호구 도입과 부심을 3명에서 4명으로 늘리는 것 등을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의 규정에도 주먹에 의한 득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주먹으로 몸통을 정확히 가격했을 때는 1점이 주어진다. 그러나 주먹으로 얼굴을 치는 것은 경고사항.더구나 통상적으로 득점 인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공격 방법이었다. 만일 주먹 공격이 인정된다면 태권도는 복싱이나 유도 등 다른 격투기 종목 못지않게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될 전망이다.WTF는 대한태권도협회와 국기원 등 국내단체와 해외 협회 관계자 등 국내외 태권도인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구성,다음달 중순부터 전반적인 룰 개정에 착수한다. 한편 WTF는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업체인 N사와 함께 전자장치가 부착된 몸통 보호대와 헤드기어,센서 장치가 달린 경기용 신발 등 전자호구를 적극 도입하기로 했다.전자호구는 국내 업체에 의해 이미 개발됐지만 공격의 강약을 구별하지 못해 사용이 보류돼왔다.또 사각을 없애기 위해 부심을 4명으로 늘리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서울성곽 주변 시민 휴식처로

    노후주택이나 경작지로 방치된 서울 성곽의 외곽 구역이 시민들의 산책로와 휴식공간으로 바뀐다. 서울 성북구는 서울성곽 가운데 성북동과 삼선동 2.4㎞구간에 접한 20∼50m의 토지를 매입해 산책로와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서울성곽 주변 정비방안’을 추진한다고 30일 밝혔다. 연말까지 민간에 의뢰한 ‘서울성곽 보존 및 정비사업’에 대한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문화재청의 심의를 거쳐 서울성곽 바깥지역에 인접한 건물과 토지를 산책로와 휴식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18㎞의 서울성곽 가운데 성곽의 안에 해당하는 종로구에는 낙산공원과 와룡공원이 조성됐으나 성곽의 바깥지역인 성북구는 노후건물이나 경작지가 그대로 방치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와 문화재청은 지난 1963년 사적 제10호로 지정돼 문화재보호구역에 해당하는 성곽에서 20∼50m에 이르는 구역을 장기적으로 사들인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현재 숙정문에서 성북초등학교에 이르는 1.4㎞의 구간에는 성곽에서 주택간 이격거리가 5∼20m,혜화문에서 낙산공원까지 1㎞ 구간에는 1∼4m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찬교 구청장은 “성곽 안과 밖이 차별 관리된다는 주민들의 지적이 많다.”면서 “국유지보다는 사유지가 많기 때문에 토지매입이 관건이며 장기적으로는 사라진 성곽도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유종기자 bell@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5)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에서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5)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에서

    필리핀 북쪽의 암초인 오키노토리시마는 ‘더블베드’ 크기다.태평양 복판 쪽으로 혀를 내민 미나미토리시마도 산호초에 불과하다.그러나 이들 암초에 대한 일본의 투자는 융단폭격에 가깝다.무인도에 불과한 조어대,일명 센카쿠 열도로 험난한 중·일 분쟁을 야기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독도 역시 일본의 장기적 해양 영토전략에서 시비가 붙고 있을 뿐 우연한 ‘독도망언’이란 없다. ●일본에 비해 수동적인 우리네 해양관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200해리 배타적경제수역(EEZ)으로 연안국에 광대한 해양관할권을 인정하는 국제해양질서가 성립된 작금의 추세는 일본의 해양력 강화에 매우 유리하다.해양을 포함한 일본의 영토는 실로 엄청나며 우리와 비할 바가 아니다.그러한 점에서 독도는 바둑으로 치면 일본과 맞상대하는 동해판수의 화점(花點)이다. 감성적으로야 독도를 ‘작은 점’,‘손톱만한 섬’이라 지칭해도 무방하겠지만 오키노토리시마 따위와 비견하면 엄청 큰 섬이다.유치환 시인은 울릉도조차도 ‘심해선 밖의 한점 섬’으로 묘사하였지만,대해양 시대의 역사관으로 볼 때는 매우 가깝고도 큰 섬이다.그만큼 우리 사회의 바다관이 수동적이란 증거이리라. 대한민국 국민 김성도씨가 주민등록을 전입했으며,수많은 이들이 호적을 둔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리 산 1-37번지’를 찾은 것은 지난 9월19일.국회바다포럼과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바른정치연구모임 소속의 국회의원,해양연구원,해양수산개발원,수산과학원 등의 해양전문가들이 울릉도에 속속 모여들었다.‘울릉군 독도리’로 떠나기 전날,‘해양강국 발전 모색과 영토주권 수호’ 세미나를 갖던 차에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대한 예의 불만이 쏟아져 나왔다.자기 나라 섬을 방문하는 것도 막는 지경이니 할 말 잃은 표정들이었다. 예의 ‘내 마누라론’이 재론되곤 한다.어차피 내 마누라인데 제3자에게 내 마누라임을 애써 강조할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논리다.독도를 주유하는 부정기 노선의 관광객들도 3시간여를 달려와서 먼발치에서 되돌아가야 한다.까다로운 입도신청서를 작성하고 허가를 기다려야 하는 데다가 날씨마저 궂기 때문에 상륙이 쉽지 않다.돌이켜보면 2000년 독도선착장 준공식에 공사를 책임졌던 해수부장관도 외교문제를 빌미로 참석하지 못하였다.그러하니 내 나라 내 땅에 발을 디디면서도 감격스러울 수밖에! ●대견하고 고맙기만 한 섬 해경 함정으로 울릉도 저동항을 떠난 지 2시간여.독도는 그야말로 ‘불현듯’ 눈앞에 나타났다.섬 그림자의 실루엣이 드러나길 30여분.가파른 바위산으로 솟구친 섬이라 그야말로 도발적으로 다가온다.많은 섬을 다녀 보지만 독도처럼 대견하고 고마울 데가 또 어디 있으랴.조물주의 능력이 오묘한지라 동해에 처음으로 독도를 만들어 놓고 섬이 너무 작아서 마음이 안되었던지 훗날 울릉도를 만들어 주었다.누군가 농을 던진다.“이왕이면 독도 같은 섬 수십개만 쭉 뿌려 주셨더라면! ” 독도수비대에 앞서 토종 삽살개가 마중한다.사람이 그리운지 살갑기가 그지없다.가파른 층계를 올라가면 예의 태극기 휘날리는 경비대 막사와 헬기장,등대 등이 나타난다.초병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망망해대를 지켜볼 뿐이다. “고향이 어딥니까?” “전라도에서 왔습니다.”참 멀리서도 왔다.2개월을 지키다가 울릉도 본부로 나가 임무교대한다.행동반경이 지극히 좁은 섬이라 감옥에 갇힌 폭이다.추석 귀향행렬에 끼지 못하는 이들은 비단 휴전선에만 있는 것이 아니니 독도경비대 역시 전쟁터에 서 있는 셈이다. “참으로 좋은 날에 오셨습니다.” 이런 날이 별로 많지 않단다.가을바람은 독도에도 어김없이 불어 해국(海菊)이 보랏빛 자태를 드리운다.화산섬에 수백만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어디선가 식물들이 안착하여 무려 60여종이 자라고 있다. ●본섬 외에도 78개 암초로 이루어져 동도 정상에서 굽어보니 서도의 가파른 절벽 사이로 장군바위·감바위 등이 초록빛 바다 위에 떠 있다.울릉도에서 오는 뱃길은 거의 검푸른 빛깔이었는데 동도와 서도 사이의 야트막한 바다는 그야말로 초록빛이라 뛰어들고픈 충동이 불끈 솟는다.독도를 단독섬으로 알고 있는 이들이 많지만 동·서도 본섬과 무려 78개의 암초가 대가족을 이룬다. 독도하면,민족문제와 결부되어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오지만,실상 독도의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머나먼 동해 가운데에 이처럼 불쑥 튀어나왔다는 점도 참으로 절묘하지만 여러 암초를 거느린 가장답게 늠름하고 의연하기가 이를 데 없다.동도와 서도가 거의 비슷한 크기로 중심을 딱 잡고 버틴 가운데 자잘한 암초들이 주변 풍경을 장엄하게 해준다. 괭이갈매기,흑비둘기,멧비둘기 등 60여종에 달하는 새들도 살고 있어 ‘외로운 섬’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다.감태와 모자반,대황군락이 수중림을 형성하는 가운데 난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자리돔 같은 물고기도 쉽게 눈에 띈다.그 자체로 동해의 꽃이며 종다원성의 보고이자 천연보호구역답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90여㎞ 떨어진 울릉도가 선명하게 다가온다.독도를 자신들의 관할에 두고 있다고 주장하는 오키섬은 무려 160㎞나 떨어져 육안 관찰이 불가하다.가시거리에서 조업하는 울릉도민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오키 어민보다 역사적·현실적 지배력을 지니고 있음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460만년 전에 형성… 제주도의 맏형격 많은 사람들의 오해 가운데 하나가 독도를 ‘동해의 막내’라고 부른다는 점.약 460만년 전에 형성된 독도는 250만년 된 울릉도,120만년 된 제주도의 맏형이다.족보상으로도 어엿한 형일뿐더러 독도를 떠받치고 있는 해저지형은 독도와 울릉도가 비슷한 크기임을 알려준다.육안으로 보이는 독도는 지극히 일부분이다.그러한즉 1965년 한·일협상 과정에서 귀찮은 존재이니 차라리 비행기 폭격으로 지구상에서 없애 버리자고 한 정치인의 발언은 그 얼마나 황당하며 무지에 가까운 망언인가. 돌이켜보면 독도는 지금껏 위정자들보다는 민중의 손으로 지켜왔다.성호 이익이 성호사설에서 ‘안용복은 영웅에 비길 만하다.’고 극찬하였듯이,동래 출신의 일개 어민이 일본까지 건너가 섬을 사수하였다.한국전쟁의 빈틈을 찌르면서 침범하던 일인들을 온몸으로 막아낸 홍순칠 대장 이하 의용수비대 역시 국가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몸을 던진 민중이었다.지금도 사이버공간에 들어가면 갖가지 독도사이트들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이쯤되면 국가가 한 일이 무엇인가를 곰곰 되묻지 않을 수 없다.‘울릉도 동남쪽 뱃길따라 이백리,외로운 섬 하나 새들의 고향’으로 시작되는 ‘독도는 우리땅’조차 금지곡에 오를 정도였으니! ●‘독도 지키기’ 나라는 무얼 했는가 의용수비대원으로 생존한 몇분 중의 하나인 정원덕(76)옹은 아주 간단하게 말한다.“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지요.늘상 배 타고 나가서 미역 뜯고 전복 따던 곳이지요.”울릉도민들에게는 ‘일상의 바다밭’일 뿐이란 말이다.울릉도 사람들,더 나아가 강원도 묵호,경상도 울진 사람들도 출어하던 황금어장이다.따라서 일제가 통감부 지배를 시작하던 1905년에 시네마현(島根縣) 고시40호로 독도를 임의 편입조치하고 토지대장에 기입한 것을 근거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망언은 역사적·현실적 지배를 무시한 국제법상의 명백한 도발에 불과하다. 독도에서 물개바위를 바라보노라니 돌연 귀엽기만한 강치 생각에 마음이 찡하다.물개과의 수만마리 하얀 강치들이 일본업자들에게 학살당하여 씨를 말렸다.그 학살의 책임은 누가 지겠는가.1948년에는 미군 폭격기에 의해 독도에서 고기 잡던 울릉도민들이 학살당하고,1952년에는 한국산악회 독도조사단이 피습을 당한다.우연일까,아니면 재일본미군사령부와 일본의 은밀한 묵계에 의한 것일까.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천년대계의 해양력 설계, 독도에 달려있어 1880년 북경조약으로 두만강 녹둔도가 러시아로,간도협약으로 간도가 중국에 넘어갔다.동북공정으로 고구려와 발해사가 초미의 관심인데 일본은 기회만 있으면 독도망언을 내뱉는다.지극히 조직적인 ‘정치적 망언’이라 치고 빠지기 수준을 뛰어넘는데,우리에게 독도는 아직도 ‘머나먼 당신’이다.피동적인 ‘내 마누라론’만으로 우리들의 당신을 지켜낼 수 있을까.저동항으로 돌아오는 뱃전에서 누구나 합치된 의견이었으니,이제 ‘마누라타령’은 용도폐기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해군 전략이론가이자 19세기의 가장 뛰어난 해군역사가인 마한이 ‘해양력이야말로 역사의 진로와 국가 번영을 이루는 중요한 고리이다.’라고 하였을때,독도는 우리의 해양력을 시험하는 잣대임이 분명하다.러일전쟁터가 독도 근해였음은 제국의 각축이 언젠가 다시금 독도에서 재현될 수 있음을 시사해 준다.일본 자위대의 무력적 위협이 현실화되는 동해판수의 화점에서 우리는 바둑돌을 어떻게 놓을 것인가.그야말로 천년대계의 해양력을 설계할 일이다.
  • [후진타오 시대] (중)개혁 탄력붙나

    [후진타오 시대] (중)개혁 탄력붙나

    후진타오(胡錦濤)의 ‘개혁 프로그램’이 장쩌민(江澤民)의 퇴임을 계기로 보다 안정적으로 순항할 수 있게 됐다. 기득권세력의 견제를 받아왔던 지방간·계층간 ‘형평’과 ‘균형’을 중시하는 일련의 ‘균형 발전’정책이 탄력을 받게 된 것이다.장쩌민시대의 성장 일변도 정책이 빚어놓은 부작용을 치유하며 ‘지속적인 성장’의 틀을 다져나가겠다는 것이 ‘후진타오 프로그램’의 골자다. 경제성장에 따른 급격한 빈부격차 및 사회의 불균형적인 발전이 공산당의 존립 기반을 갉아먹고 사회안정을 흔드는 ‘발등의 불’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부동산투기,가전·자동차 등 일부 산업부문의 중복 투자 등으로 국가 재원이 낭비되고 성장 잠재력이 떨어지는 등 경제운영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문제의식도 깔려있다. 체제 안정에 정책의 우선 순위를 두고 있는 후진타오 정부가 더 이상 경제성장의 소외계층과 소외지역이 불만세력으로 커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하고 있다.노후된 대형 국유기업이 몰려있는 동북3성 지역이 임금체불 노동자와 양산된 실업자들의 데모및 관공서 점거 등으로 들썩거리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1980년대 샤하이(下海·돈벌러 대도시로 나가는 것)가 유행했지만 1990년대부터는 샤강(下崗·실업)이 이를 대체했다.”는 현지인들의 비아냥처럼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기속에 일부 부유층을 제외한 민초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최대 과제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충.공공교육제도 확대,과열 경기해소,부패 척결도 자연스러운 정책 목표가 되고 있다.농민과 도시 빈민에 대한 의료보장제도 및 공공교육의 확대,농촌에 대한 대출확대 및 보조금 지급,빈부 격차 완화,부동산 투기억제 등 일련의 정책들이 더욱 체계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힘을 받게 됐다. 또 다른 핵심 과제중 하나는 농촌문제.도시로 밀려드는 ‘농민공’(農民工)이 빈부격차의 주요 원인 제공자라고 보기 때문이다.도농간의 공식 소득격차는 3.7대 1.사회보장 등을 고려할 때 6배이상 차이가 난다.해마다 1억 2000만명 이상의 농민이 도시로 밀려들고 이 가운데 상당수가 돌아가지 못하고 도시빈민으로 남게되면서 각종 사회문제를 일으킨다.긴축정책의 시행이나 농민과 도시민을 구분하는 호구제도의 폐지 등도 궤를 같이한다.부패공직자에 대한 사형 등 강력한 조치도 일반 서민들의 상대적 빈곤감과 박탈감을 무마하려는 측면도 있다. 그렇다고 후진타오가 성장보다는 분배를 선택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덩샤오핑(鄧小平)의 선부론(先富論)은 유지하되 그 부작용에 대해선 정책적 수단을 통한 치유·보완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해마다 2600만개의 취업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이에 따라 발전서 소외돼온 내륙지역에 보다 많은 재원 집중을 통한 균형발전 전략이 예상된다.지린(吉林),랴오닝(遼寧),헤이룽장(黑龍江)등 동북3성 개발 계획과 서부 대개발사업도 더 활기를 띠게 됐다. 고대 김익수교수는 “과열경기를 막기 위해 추진중인 긴축정책도 당분간 별다른 변화없이 유지될 것”이라면서 “지방정부가 세를 거둬 이중 일부를 중앙정부에 납부하는 재정시스템 아래에서 중앙의 지방통제와 과열경기 억제가 쉽지만은 않다.”고 후진타오의 과제가 만만치 않음을 지적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빈집’ 수상으로 한국영화 올 3대 국제영화제 석권

    한국영화가 ‘꿈의 그랜드슬램’을 이뤄냈다. 김기덕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함으로써 올해 우리 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의 주요 부문을 석권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김 감독 ‘사마리아’),5월 칸국제영화제(박찬욱 감독 ‘올드보이’)의 수상에 이어 한국영화의 상복이 터진 셈이다.세계영화제에서 우리보다 앞서 주목받아온 일본 중국 타이완 이란 등 아시아권 ‘영화제 강국’들도 세우지 못한 이색기록이다.이번 수상은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무엇보다 세계 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의 독자적 입지를 확실히 굳혔다는 점이다. 사실 김 감독의 ‘빈 집’이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됐을 때 수상을 점친 사람은 거의 없었다.한 감독의 작품이 국제영화제에서 한 해 연거푸 주요상을 받은 사례는 거의 없었다.은근히 자존심 경쟁을 벌이는 3대 영화제가 경쟁영화제의 수상 감독에게 잇따라 굵직한 상을 몰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제가 진행되면서 이례적인 수상기록의 조짐은 연기를 모락모락 피워올리기 시작했다.현지 호응이 기대치를 훨씬 웃돌자 국내 영화관계자들은 ‘빈 집’이 영화제의 경쟁부문(베네치아 61)에 ‘깜짝초청작’(Film Sorpresa)으로 특별대우를 받으며 진출한 대목에 새삼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했다.김 감독의 ‘상복’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고 영화계는 입을 모은다. 한국영화가 세계시장에 이른바 ‘감독 브랜드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하는 평가가 지배적이다.1990년대 말부터 거의 해마다 한국영화가 세계 3대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온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한국영화를 보는 세계의 눈은 크게 달라졌다.지난 5월 제5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그 분위기는 단적으로 읽혔다.당시 경쟁부문에 진출한 우리 영화는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등 2편.칸영화제 경쟁부문에 한국영화가 복수로 진출한 첫 사례였다.최근 몇년 동안 한국영화는 임권택 이창동 박찬욱 홍상수 임상수 송일곤 등 작가주의 ‘브랜드 감독’군을 형성한 영화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저예산 영화제작으로 정평난 김 감독은 대자본,스타 캐스팅에 의존하는 충무로 제작관행에도 일침을 가한다.이춘연 영화인회의 대표는 “저예산에 독자적 시스템을 채택하는 김 감독의 제작행태는 충무로에 교훈이 될 만하다.”면서 “그러나 소자본으로 해외영화제에서 주목받은 작품이 국내흥행에서도 밀리지 않는 영화보기 풍토가 확립돼야 제2,제3의 김기덕 감독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김기덕은 누구인가 “스태프들과 사랑하는 가족,제가 살아온 인생에 감사드립니다.” 제61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이 현지 시상식에서 밝힌 소감이었다. ‘파격’과 ‘실험정신’으로 무장한 그의 작품세계는 한국영화계에서 늘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눈을 감게 만드는 극악한 화면,소외된 인간군상을 부각시키는 등 낯설고 과감한 표현법으로 팬과 ‘안티팬’이 뚜렷이 엇갈려온 감독이었다.“살아온 인생에 감사한다.”는 수상소감은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확신을 완곡어법으로 표현한 것인지도 모른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1996년 ‘악어’로 감독데뷔했다.영화계에 입문하기 이전에 정식으로 영화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중학교를 중퇴하고 해병대에서 군복무를 마친 감독은 1990년 그림공부를 하러 무작정 파리로 떠났다.“정식학교에 등록하지 않은 채 2년여 그곳에서 자유롭게 미술공부한 경험이 영화 화면 구상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고 밝힌 적이 있다.‘파란대문’‘나쁜 남자’‘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에 드러난 강렬한 장치는 바로 감독의 이같은 감식안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있다. ‘야생동물보호구역’(1997) ‘파란대문’(1998) ‘섬’(2000) 등을 거쳐,‘빈 집’은 그의 11번째 작품.한 부랑자의 밑바닥 삶을 그린 데뷔작 ‘악어’가 그랬듯 그는 매춘여성 등 소외받는 아웃사이더들을 주요 캐릭터로 동원해 왔다.‘섬’‘파란 대문’‘나쁜 남자’ 등은 여성비하 문제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동정없는 끔찍한 화면방식으로도 유명하다.지난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진출한 ‘섬’의 한 장면은 현지 시사회장에서 관객을 졸도시켰다. 그러나 그에게 가장 먼저 따라붙는 수식어는 뭐니뭐니해도 ‘저예산 감독’.50억원이 평균치가 된 한국영화 제작현장에서 그는 주류 영화시장의 자본논리와 멀찍이 떨어져 소예산 제작을 고수했다.‘빈 집’의 순수제작비도 불과 10억원.‘사마리아’때부터는 아예 독립제작사(김기덕필름)을 차렸다. 스타배우에 기대지 않고 신인 등 과감한 캐스팅을 하는 것도 ‘김기덕 스타일’이다.‘빈 집’에서도 위안부 누드 파문에 휩싸인 이승연을 뜻밖에 여주인공으로 캐스팅해 화제를 모았다.그가 국제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 ‘섬’이 출품되면서부터.이후 ‘수취인불명’(2001,베니스) ‘나쁜 남자’(2002,베를린) 등 지금까지 5차례 3대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출품해 왔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 연보 ▲2004년 ‘빈 집’ 베니스영화제 감독상▲〃 ‘올드보이’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사마리아’ 베를린영화제 감독상▲2003년 ‘YMCA야구단’ 후쿠오카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바람난 가족’ 스톡홀름영화제 여우주연상·촬영상▲〃 ‘살인의 추억’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최우수감독상·신인감독상▲〃 ‘지구를 지켜라’ 모스크바영화제 감독상▲2002년 ‘집으로‘ 블라디보스토크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나쁜 남자’ 후쿠오카아시아영화제 대상▲〃 ‘오아시스’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신인배우상▲〃 ‘취화선’ 칸영화제 감독상▲1999년 ‘오!수정’ 도쿄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1996년 ‘돼지가 우물에 빠진날’ 밴쿠버영화제 용호상▲1993년 ‘서편제’ 상하이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92년 ‘하얀전쟁’ 도쿄영화제 대상▲1991년 ‘은마는 오지 않는다’ 몬트리올영화제 감독상·여우주연상▲1989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로카르노영화제 그랑프리▲1989년 ‘아제 아제 바라아제’ 모스크바영화제 여우주연상▲1987년 ‘씨받이’ 베니스영화제 여우주연상▲1961년 ‘마부’ 베를린영화제 특별은곰상
  • 집값 “상승세 不容” “사실상 부양”

    집값 “상승세 不容” “사실상 부양”

    “집값 현수준 유지”라는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사실상 부양 의지의 완곡한 표현이라며 지금이 집값 바닥이라는 관측과,대통령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로서는 어느 쪽이나 달갑잖은 해석이지만 더 가슴이 철렁한 것은 전자(前者)다.이같은 시장의 확대해석을 경계한 때문인지 6일로 예정됐던 주택거래신고지역 해제를 유보하기까지 했다.그렇다고 추가지정을 한 것도 아니었다.한마디로 향후 부동산정책은 더도 덜도 아닌 ‘지금 이대로’의 추이를 지켜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집값 더 떨어질 것” vs “지금이 바닥” 대통령은 지난 5일 한 방송사와의 토론에서 “집값을 더 떨어뜨리지 않겠다.”고 했다.내집마련정보사 김영진 사장은 “정부는 부인하지만 대통령의 종전 발언은 집값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이었다.”면서 “더 떨어뜨리지 않겠다는 것은 사실상 (부동산시장을)부양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김 사장은 “(정부정책이)급회전하면 불필요한 충격을 줄 수 있어 완곡하게 돌려 표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다만,시장에 정부의 각종 규제책들이 워낙 누적돼 있어 조금씩 심리가 안정됨과 동시에 급매물이 줄면서 내년부터나 회복세에 들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집값은 지금이 바닥”이라는 얘기다. 이에 반해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대통령의 발언 이면에는 어떤 경우에도 집값 상승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저간의 의지가 담겨 있다.”면서 “새삼스러울 게 없어 집값 하락세는 2∼3년 더 지속될 것”이라고 관측했다.2002년 하반기부터 늘기 시작한 공급물량이 임대료 하락과 맞물리면서 공급과잉을 낳았고,지난해 극심했던 ‘빈집 현상’은 2006년 상반기나 돼야 해소될 것이라는 지적이다.“대통령의 의지(정책 완화기조)가 집값 하락속도를 늦출 수 있을지는 몰라도 하락세 자체를 멈추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김 연구위원은 “정부의 연착륙 방안에도 불구하고 건설업의 급랭이 예상된다.”며 “연말연시쯤 중소·중견 건설사의 부도사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올들어 아파트값 0.8% 상승 재정경제부가 국민은행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주택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0.4% 하락했다.그러나 주된 투기대상인 아파트값만 따지면 같은 기간 0.8% 올라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특히 서울 전역(1.2%)과 강남(1.5%) 아파트값은 여전히 상승세다.강경 일변도로 치닫던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올들어 다소 느슨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세값 하락세는 적잖이 심각하다.올 1∼7월 가격이 지난해 말에 비해 전국(1.7%)·강남(2.9%) 할 것 없이 크게 떨어졌다.지난해 ‘10·29대책 이후’와 비교하면 3∼5%나 하락했다.재경부 조성익 정책조정국장은 “집값 폭등세는 확실히 꺾였다.”면서 “그러나 추가적인 집값 하락은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부실채권 양산 등을 야기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재차 강조했다.이어 “올 하반기에 집값이 2%가량 추가하락한다는 분석이 있으나 정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며 “집값의 하방경직성과 이사철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집값은 현 수준에서 미세한 등락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과잉해석하지 말라” 정부는 그러나 ‘집값 추가하락 방지=부양’은 결코 아니라고 펄쩍 뛴다.건설교통부가 이날 주택거래신고지역 부분해제를 유보한 것도 이 때문이다.건교부는 당초 전국 주택거래신고지역 6곳 가운데 서울 송파구 풍납동·강동구 암사동 등 문화재 보호구역 등으로 이미 묶여 있어 추가규제의 실효성이 없는 지역을 조기해제하려 했었다.건교부 박상우 주택정책과장은 “자칫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일단 해제를 유보했다.”면서 “집값 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부의 정책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물론 시장상황에 따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주택거래신고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를 예고한 대로 부분해제한다는 방침이다.재경부가 “추가적인 건설업 연착륙 방안은 없다.”고 못박고 있는 것도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해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18) 향로봉을 걷다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 (18) 향로봉을 걷다

    이번 생태탐사의 마지막 방문지는 향로봉(1296m)이다.어디에서 DMZ 생태탐사의 대미를 장식할까 궁리했지만 어렵잖게 선택할 수 있었다.한반도 생태축과 관련한 각별한 상징성 때문이다.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1470㎞를 민족의 정기를 담고 뻗어내린 백두대간 산줄기 가운데 하나인데다,155마일 휴전선 동쪽 끝자락에 우뚝 솟아오른 큰 봉우리가 향로봉이다.다시 말해,DMZ 생태축과 백두대간 생태축이 이곳에서 서로 교차하면서 남녘 백두대간의 종착점이 되고 마는 것이다. ●한반도 생태축의 요충지 향로봉을 오르는 길은 강원도 고성군 진부령에서 시작된다.초입 길은 진부령 포병대대가 지키고 있는데,민간인의 출입은 여기서부터 통제된다.그런데,부대를 알리는 표지판이 이색적이다.‘청정! 백두대간 환경지킴이,정예 을지부대’ 군인이 환경을 지킨다…,그럴 만한 사정이 있다.향로봉과 그 위쪽의 건봉산 일대를 아우르는 8331만㎡는 천연기념물(제247호)이자 천연보호구역이다.수달과 사향노루,산양,곰,하늘다람쥐,삵 등 여러 멸종위기 동물과 풍부한 식생 그리고 각종 곤충의 보고로 확인되면서 1973년 지정됐다.군부대 입간판은 이런 사정을 감안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정작 정상까지 꼬불꼬불 나선형으로 25㎞ 남짓 이어진 길은 그저 밋밋할 따름이다.깊은 산속으로 들어간다는 느낌만 전해져 올 뿐 야생동물도,눈을 낚아채는 그럴 듯한 경관도 없다.군용트럭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인 비포장 군사도로를 1시간여나 달렸을까,드디어 목적지에 다다랐다.안내장교가 “향로봉 정상입니다.”라고 일러주지 않았다면 전혀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봉우리 꼭대기는 널찍하고 평평하게 펼쳐져 있다. 그러나 정상에 발딛고 둘러본 경관은 가히 장관이었다.등산의 지루함과 실망감을 한꺼번에 보상하고도 남았다.하필이면 날씨가 흐려 조금은 아쉬웠지만 북으로 금강산,남으로 설악산의 백두대간 산줄기,그리고 오른편으론 동해바다가 발 아래 깔린 운무 너머로 장대하게 펼쳐졌다.마산과 신선봉,칠절봉,둥글봉 등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들이 향로봉을 옹위하듯 주변을 둘러 서 있다.사통팔달….도무지 거칠 것 없는 웅혼함 앞에 절로 옷깃이 여며진다. ●나무와 꽃으로 물든 향로봉 더는 북으로 갈 수 없어 온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 일만 남았다.느린 걸음의 하산길에서 비로소 향로봉 생태의 진수가 드러났다.산을 오르며 스쳐 지나치는 바람에 놓쳐버린 향로봉 생태계의 비경은 실상을 알려면 눈과 귀를 가까이 대도록 요구했던 것이다.향로봉은 과연 식생의 보고였다.도로변에선 사람 키만한 나무조차 찾기 어려웠지만 깊숙이 파인 골짜기는 수십년 자란 원시림으로 온통 뒤덮여 있다.분비나무와 고광나무,신갈나무,굴참나무,사스레나무,층층나무,물푸레나무,흰정향나무,백당나무 등 온갖 나무들과 거기에서 피는 꽃들은 서로 어울리거나 외따로 떨어진 채 그윽한 향기를 뿜어내며 향로봉을 물들였다. 흐드러진 꽃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동행한 신준환 박사는 신나게 설명을 잇는다.“함박꽃은 우리나라 목련 종류 가운데 유일하게 향기를 내지요.땅을 향해 꽃잎을 피우는 개다래는 그 대신 잎사귀를 하얗게 물들여 나비를 유인합니다.외래종인 라일락보다 향기가 더 고운 꽃개회나무와 햇빛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 자라는 금마타리,8월쯤 꽃을 피우는 금강초롱은 모두 우리나라 특산종입니다.” 암벽에 오밀조밀 붙어 있는 아기 손바닥 같은 바위떡풀은 6월 중순 한낮의 더위 탓인지 잎을 뒤집으며 축 늘어져 있다.도로변 비탈에 비스듬히 누운 채 자리잡은 산벚나무는 벌써 잎새에 단풍이 들어 기묘한 느낌을 자아낸다.“도로를 내면서 흘러내린 흙이 쌓이는 바람에 나무가 스트레스를 받아 그런 것”이라는 설명에 비로소 고개가 끄덕여진다. 향로봉 정상에서 한참을 내려오다 갑자기 신 박사가 탄성을 내질렀다.꽃 가운데 가장 진화한 형태를 갖춘 특이종,왜솜다리 군락을 발견했기 때문이다.군락은 500여m 이어져 있다.신 박사는 “에델바이스와 비슷한 종류로 분류되지요.원래는 이곳에 바글바글했는데 예전보다 개체 수가 크게 줄었습니다. 길을 닦으며 마구 파내는 바람에 많이 없어진 것 같아요.”라며 연신 안타까워했다. 3시간여 꽃과 풀과 나무와 거기에서 뿜어나오는 향기에 취한 채,그렇게 하산길은 끝이 났다.향을 피어올리는 화로,향로봉(香爐峰)의 이름이 왜 그렇게 붙여졌는지 산을 내려오고서야 알 듯했다.하지만 그 향기는 비단 자연에서만 비롯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남북 백두대간이 철책에 끊기지 않고 온전히 이어지길 염원하는 향도 이곳 향로봉에선 조용히 태워지고 있다.백두산 호랑이가 금강산과 향로봉을 거쳐 저 백두대간 끝 지리산 천왕봉에서 ‘어흥’ 하고 울 날을 고대하면서…. 고성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전문가 칼럼] 향로봉의 왜솜다리와 한민족 정신 향로봉은 이름 그대로 균형이 잘 잡힌 산세에 적당히 솟아올라 하늘을 경배하기에 알맞은 곳이다.향로봉 이름과 안성맞춤인 식물은 왜솜다리다.왜솜다리의 꽃차례는 향로를 닮았는데 쇠붙이가 아니라 날렵하게 빚어 구운 고려청자 향로를 연상하게 한다. 고려청자는 백두대간과도 어울린다.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이 땅의 중심이 되는 산줄기로,고려가 정통성을 확보하면서 형성된 개념이다.고려는 지금 외국인들이 우리나라를 부르는 이름,코리아가 되었으므로 고려 정신의 기본이 되는 백두대간은 다시 한민족 정신의 기둥이 된다.그러나 지금 고려 정신이 갈수록 엷어지듯이 왜솜다리도 희귀해지고 있다.그나마 향로봉을 따라 수㎞에 걸쳐 대군락이 나타나고 있으니 불행 중 다행이다.이 군락은 필자가 본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왜솜다리가 잘 자라는 곳은 향로봉에서 칠절봉까지 백두대간을 내달리는 군사작전 도로 기슭이다.왜솜다리는 약간 마른 곳에서 잘 자라니,도로가 나지 않았으면 이렇게 많은 왜솜다리는 형성되지 못했을 것이다.왜솜다리만큼 집단적으로 자라지는 않지만,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1속 1종이 있는 금강초롱과,역시 우리나라에만 나타나는 종인 금마타리는 도로 사면을 따라 더 길게 이어진다.자연성이 높은 곳에 분포하는 종들이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곳에는 도로 변에도 흔하게 나타났다. 향로봉 주변에는 쟁탈의 역사가 있다.전문용어로 ‘하천쟁탈’이라고 하는데,북한강과 북한의 고성으로 빠지는 남강이 서로 유역 다툼을 하여 남강이 북한강의 상류를 빼앗은 것을 말한다.이는 민물고기를 조사하여 알아낼 수 있다.동해로 빠지는 남강유역에는 한강과 금강 등 서해로 흘러가는 수계에만 살고 있는 금강모치가 출현한다.동해로 흘러가는 수계에는 없던 금강모치가 남강유역에 서식한다는 것은 과거에 한강의 상류가 남강의 유역에 합쳐져 거기서 살던 물고기가 남강유역에도 살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그러나 이것을 사람이 흉내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이것은 대체로 수천년 이상 걸리는 장구한 과정이기 때문이다.이런 오랜 변화는 생물의 분화를 촉진하여 생물다양성을 풍부하게 하지만,인간의 파괴는 그리도 순식간에 일어나 생물다양성을 훼손하지 않던가. 신준환 박사·국립산림과학원 산림환경부장
  • 인천 4부두 주변 준공업지역으로

    인천시 중구 항동7가 인천항 4부두 배후지 14만평이 연말까지 준공업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되고,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1일 정부가 2002년 자유무역지역 예비지역으로 지정한 4부두 배후지 14만평을 오는 12월까지 공람공고와 의견청취 등을 거쳐 항만시설보호구역에서 준공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키로 했다고 밝혔다. 4부두 주변 지역은 그동안 창고·하역업 등 단순 물류 업종만 설립이 가능했으나 용도가 변경되면 일반 제조업체도 들어설 수 있게 된다. 또 내달 말까지 도로 및 울타리 등의 공사를 끝내고 산업자원부에 이 지역을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이미 예비지역 지정 당시 현장 실사를 마쳤기 때문에 정부가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국내기업은 물론 외국기업의 진출이 잇따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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