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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토종웰빙을 찾아서]대구 ‘정대 미나리’

    봄철에는 쓴맛을 즐겨라. 온몸이 나른해 지는 봄날. 입맛을 잃어버렸을 때는 향긋한 미나리가 제격이다. 파릇파릇 미나리를 둘둘 말아 된장을 찍어 한입 가득 넣으면 미나리 특유의 향기와 함께 아작아작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다 주당들은 막걸리 한 사발을 걸치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대구 비슬산 자락의 정대미나리는 해마다 봄철이면 대구사람의 잃어버린 입맛을 되살려준다. 휴일이면 정대미나리를 사러 오는 사람들로 평소에는 한적한 정대골 일대가 자동차로 북적인다. 참꽃이 만개한 비슬산 산행에 나선 등산객들은 하산할 때 너도나도 한 다발씩 사가는 것을 잊지 않는다. 정대미나리는 말 그대로 무공해 무농약 청정 미나리.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대구지역에 식수원을 공급하는 가창댐 상류인 정대골에 미나리단지가 위치해 오염되지 않은 청정한 재배 환경을 확보하고 있다. 해발 500m에 위치한 고산지대의 특이한 기온차이로 줄기가 짧고 잎이 많은 데다 미나리 특유의 향기가 짙은 게 특색이라 할수 있다. 갓 수확한 정대미나리를 한 웅큼 코에다 대면 짙은 향에 취하고 입에 넣어 자근자근 씹으면 달콤한 맛이 입안 가득 퍼져 나간다. 먹고 난 뒤에도 미나리 특유의 향이 입안에 오래도록 여운을 남긴다. 미나리에는 비타민 A,B1,B2,C 등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 단백질, 철분, 칼슘, 인 등 무기질도 풍부한 알칼리성 야채다.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이라고 해 약재로 쓰며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한 증세에 효과가 있다. 이뇨 작용도 있어 부기를 빼 주며, 강장과 해독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가래를 삭이며 기관지와 폐를 보호하는 효능이 있어 황사바람이 불어올 때면 훌륭한 먹을거리로 대접받는다. 정대골의 맑은물로 빚어낸 정대미나리는 요리를 해 먹어도 좋지만 날로 씹어 먹으면 미나리의 참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생 미나리를 된장에 찍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밥과 함께 먹으면 밥 한그릇이 금방 사라져 버린다. 미나리를 2∼3㎝ 정도 길이로 썬 다음 밀가루 반죽을 하고 신선한 조갯살을 곁들여 노릇노릇 전을 부쳐 먹으면 달아난 입맛이 확 되살아 난다. 쓴맛에 익숙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마요네즈 소스에 무쳐 샐러드를 만들어 주면 좋다. 굴과 함께 식초로 무친 ‘미나리생채’, 소고기나 돼지고기 수육을 미나리로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미나리강회’, 상추나 쑥갓쌈에 곁들이는 ‘미나리잎 쌈’으로 먹어도 맛있다. 최근에는 정대미나리로 만든 미나리 엑기스도 생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정대골에서 15년간 미나리를 재배해온 김형대(53·비슬미나리농장 영농조합법인 대표)씨가 계명대 전통미생물자원 개발 및 산업화연구센터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미나리진액 개발에 성공, 특허까지 냈다. 목초액과 효소, 흑설탕 등을 이용해 정대미나리를 1년여 동안 발효시키고 저온창고에서 숙성시킨 진액은 새콤달콤한 맛을 내 먹기에도 좋다. 미나리의 비타민 성분인 리보플라빈과 티아민이 파괴되지 않고 칼슘·인·철분 등이 풍부해 숙취·피로회복·부인병·고혈압 등에 좋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www.minari.net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오늘의 눈] 이해하기 어려운 낙산사 복구지원/임창용 문화부 차장

    ‘화재로 소실된 민간 재산이 문화재라는 이유만으로 정부가 복구비 전액을 대야 하는 것인가?’ 17일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낙산사 화재피해 복구대책을 보면서 생긴 의구심이다. 문화부는 이날 국비 45억 7000만원, 지방비 27억 5000만원, 복권기금 15억 6000만원 등 총 88억 8000여만원을 낙산사 복구를 위해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복구비용엔 소실된 원통보전 등 전각 13개동과 동종 복원은 물론 경내 조경과 안내판 등 각종 시설까지 포함되어 있다. 정부가 단일 화재 지원금액으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거액을 지원하는 근거는 단 한가지.‘문화재’라는 이유 때문이다. 낙산사는 이번 화재로 원통보전과 동종 등 상당수의 문화재를 잃었다. 원통보전 일원은 국가지정보호구역으로 일곽(一廓) 지정되어 있어 낙산사 경내 대부분의 전각은 문화재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화재 피해지역이 ‘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데다 소실 문화재 정비 차원에서 전액을 지원키로 한 것이라고 문화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복구지원대책은 지원 근거나 액수, 그리고 책임 문제 등에서 강한 의구심을 자아낸다. 우선 민간 소유 문화재 망실에 대한 전액 국가 지원의 문제다. 비록 문화재일지라도 그 소유주가 엄연히 민간인 이상 주인으로서 관리·보전은 물론 망실시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수십동의 전각을 소유한 낙산사는 화재보험조차 제대로 들지 않았다. 이번 피해로 5억여원의 보험금만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양양 제1의 관광명소인 낙산사가 거두어들인 문화재 관람료의 100분의1만 보험료로 냈어도 이번 복구비의 상당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재난지역’이란 지원근거도 그 형평성 문제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번 화재로 재난지역에 거주한 주민들은 집이 전소됐을 경우 1500만원 정도를 지원받았다. 똑같은 근거로 복구비 전액을 지원받은 낙산사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미미한 금액이다. 문화재는 소중하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 또한 그 못지않게 소중하다. 향후 다른 사찰이나 단체, 민간인이 소유한 문화재가 이번과 비슷한 이유로 망실될 경우 그때마다 국민의 세금으로 전액 복구해줄 것인가? 잘못된 국고 지원의 선례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 임창용 문화부 차장 sdragon@seoul.co.kr
  • [서울이야기] 애완동물 사육문화

    [서울이야기] 애완동물 사육문화

    “매일 두번 먹이 주기, 대소변 치우기, 털 빗기기, 운동시키기, 매주 목욕시키기, 매년 3∼4회 예방접종과 털 깎기.” 이상은 40대 박씨가 가족과 같이 여기는 애완견을 기르는 모습이다. 그의 애완견 기르기는 부인과 외아들이 ‘조금 적적하다.’는 하소연에서 비롯되었다. 동물 기르는 것이 자녀 양육 못지않게 까다롭고, 동물을 기르면 장시간 집을 비우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사육을 결정하기까지 박씨의 고민은 많았다.1년여의 고심 끝에 박씨는 강아지를 구입해서 사육을 시작하였으며, 지금은 이를 잘한 결정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족 모두에게 공통된 화젯거리가 생겼고 아들은 먹이 주기, 부인은 목욕 시키기, 자신은 운동 시키기 등 가족간에 역할을 분담하는 계기가 마련되었기 때문이다. 박씨의 경우 개를 사육하고 있지만, 애완동물은 개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고양이, 관상용 어류, 구관조·앵무새 같은 조류는 일찍부터 가정에서 길러지기 시작했다. 어떤 집에서는 수입용 토끼를 기르기도 하며, 아이들의 성화에 못 이겨 병아리나 거북 등을 아파트 베란다에서 기르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 싱싱한 야채만 주면 자라는 야생의 달팽이도 예외가 아니다. 관세청의 수입목록을 보면 도마뱀의 일종인 이구아나, 몸집이 작은 돼지 등도 애완용으로 수입되고 있다. ●서울에서 사육되는 애완동물 수 사람이 태어나면 출생신고를 하는 것처럼 일부 국가에서는 개나 맹수를 사육할 경우에도 등록을 해야 한다. 사육자는 물론이고 동물도 등록대상이다. 그러한 국가에서는 사육되는 애완동물의 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서울에 얼마나 많은 애완견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추정만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동물관련 단체에서는 사료판매량을 토대로 서울에서 약 60만 마리의 애완견이 사육되고 있다고 추정하고 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은 1000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약 80만 마리의 개나 고양이가 사육된다고 추정했다. 서울시민 10가구 중 6가구 정도가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또 다른 조사결과도 서울에 애완동물이 많이 사육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떨까. 예측하건대, 증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가구구조와 소득변화 추세가 애완동물 사육이 보편화된 구미와 유럽지역의 일반적인 특징을 닮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즉 가구당 인구는 감소하고 독신가구, 노령인구, 가구당 월소득은 늘어날 때 애완동물 사육이 증가하는데, 우리나라의 통계지표 또한 이 방향으로 변하는 징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애완동물은 하나의 산업 분야로도 자리잡고 있다. 애완견 판매점, 먹이나 액세서리를 파는 용품점, 동물병원 등이 대표적이며 심지어 애완동물 호텔, 동물애호가들이 모여 사는 공동주택, 애완동물 장례전문업체 등도 등장하고 있다. 애완견 사육가정이 매달 약 4만 6000원의 사육비를 지출한다고 하니 서울에서만 연간 3500억원 정도의 연관산업이 형성되며, 일부에서는 전국적으로 1조 2000억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우리 사회가 애완동물을 사육할 수 있는 잠재력과 기반을 갖춘 사회로 바뀌어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애완동물의 증가세가 멈춰지거나 감소하기보다는 늘어난다고 보는 전망이 타당할 것이다. ●애완동물, 이웃에게도 사랑받고 있는가? 공원을 걷다 보면 애완동물을 동반한 사람끼리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가끔 본다. 물론 대부분 개와 관련된 얘기다. 평소 알고 지내지 않았어도 애완동물을 기르는 사람들 사이에는 자연스럽게 유대관계가 형성되는 모양이다. 외국에서 노년층들이 애완동물을 많이 사육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개만큼 함께 외출할 수 있을 정도로 통제하기 쉬운 동물도 드물다. 그렇다면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는 이웃도 애완동물을 사랑할까? 물론 스쳐 지나갈 때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호기심과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그러나 이웃의 애완동물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당국에 불만을 호소하거나 설문조사에서 응답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애완동물에 대해 공포감을 갖는 경우도 있다. 2003년 속초에서는 유치원생, 안동에서는 할머니가 개에 물려 사망했다. 같은 해 서울에서도 개에게 물리는 사고가 5건 접수되었으며 소음, 털날림, 냄새, 배설물 등으로 인해 363건의 피해 호소가 있었다. 서울시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000가구 중 52%가 애완동물로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했다. 애완동물은 사육자로부터는 사랑을 받는다. 하지만 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모든 이웃들로부터 동일한 사랑을 받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애완동물 사육, 공공질서에 부합하고 있는가? 어떤 택시기사가 자신이 태웠던 승객 때문에 불쾌했던 경험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애완견을 가슴에 안고 있었는데 승객이 내린 후에 보니 뒷좌석에 동물의 털이 수북하게 쌓여 있더라는 것이다. 자신이 종일 일할 공간이고 다음 승객의 불쾌감을 생각해서 세차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 승객은 택시기사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한 것이다. 또 애완동물의 털도 흡연·먼지 등과 마찬가지로 천식을 악화시킨다는 의사들의 견해에 따른다면 그 승객은 남에게 또 다른 피해를 줄 수 있다. 이러한 단편적인 사례 말고도 애완동물 사육은 공중보건, 환경, 공공행정의 측면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광견병은 애완견과 관련하여 우려되는 대표적인 인수(人獸) 공통질병이다. 우리나라는 광견병 간헐발생지역으로 분류되고 있으며, 경기북부지역 등에서는 지금도 광견병이 가끔씩 발생하고 있다. 당연히 예방접종이 필요한데, 주기적으로 접종하지 않는 사육자들이 많다. 애완동물의 배설물에서 세균과 기생충이 검출되었다는 보고, 개 회충에 감염된 어린이가 실명되었다는 것 등은 애완동물에 의한 타인의 건강상 피해를 경고하고 있다. 외국과 같이 애완동물 묘지나 전용 화장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동물사체를 생활공간 주변에 묻게 되면 지하수 오염원으로 작용하게 된다. 탈주 고양이가 새·다람쥐 등 작은 야생동물들을 공격하는 모습도 흔히 발견되는데, 남산에서 야생고양이 포획작업이 벌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의도적으로 버려지거나 탈주한 애완동물, 이른바 유기(遺棄)동물은 지금까지 나타난 애완동물의 가장 대표적인 사회문제다. 유기동물은 통제받지 않고 이동하면서 위에서 언급한 모든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들에 의해 서울시민의 11%가 교통사고 위험에 직면한 적이 있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서울시의 각 자치구가 유기동물을 붙잡아 보호하는 시설을 운영하는 데 많은 예산과 행정인력을 투입하고 있지만, 매년 그 수가 늘어 2003년에는 7389마리가 포획되었다. 애완동물의 사육에는 공공질서에 대한 배려도 필요한데, 모든 사육자들이 이를 준수한다고 보기 어려운 사례들이 자주 발견되고 있다. ●또 다른 사회구성 요소로 정착되기 위한 조건 애완동물은 지금 많이 사육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렇지만 사육자와 이웃이 서로 반목하고 공공비용의 지출을 요구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애완동물은 결코 이웃과 사회로부터 사랑받는 존재가 될 수 없다. 오히려 사회적 에너지를 낭비하는 요인으로 전락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려면 사육자, 판매업자, 이웃, 정부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먼저 사육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애완동물을 기를 때 필요한 행동, 돌볼 시간, 주변여건, 재정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사육을 결정해야 한다. 남이 선물로 주는 경우에도 이와 같은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품종은 주거환경에 맞추어 선정하고, 건강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무계획적인 증식은 책임감 없는 사육자에게 애완동물이 분양돼 결과적으로 동물학대와 유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신중을 기함이 좋다. 대중이 많이 모이는 곳, 식품취급업소, 어린이보호시설, 자연보호구역 등의 출입은 삼가며, 외출 시에는 반드시 목줄을 걸고 분뇨를 치울 수 있는 도구를 휴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동물의 보건과 위생상태를 철저하게 관리하고, 소음 등에 의해 이웃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배려한다. 무엇보다도 애완동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사육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판매업자는 사육에 필요한 토대를 제공해야 한다. 건강한 동물을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어느 정도 형성된 시기에 맞춰 판매해야 한다. 사육과정에서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질병이 있는 동물은 격리시킨다. 판매할 때는 구매자에게 동물의 건강상태, 습성, 질병의 예방접종시기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사육자가 동물을 빠르게 이해하고 바르게 사육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정부에서 정한 애완동물 사육에 관한 각종 규정도 제공하면 사육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정부는 애완동물로 인하여 파생될 수 있는 공중보건과 환경적인 피해를 방지하는 대책을 중점적으로 마련하도록 한다. 가장 시급한 것이 광견병에 대한 예방접종이다. 모든 애완견은 정기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도록 하여야 하며,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더욱 좋다. 접종사실을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모든 애완견 사육자와 판매업자를 대상으로 애완동물을 등록케 하는 절차가 필요할 수도 있다. 등록증을 부착하면 탈주동물이 발생할 경우 소유자를 찾기도 쉬워진다. 유기동물이든 탈주동물이든 복합적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포획하여 격리시켜야 하며, 이 역시 정부에서 담당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공중보건과 안전을 위해 애완동물 출입금지지역의 지정도 고려할 수 있으며, 죽은 동물의 사체가 위생적이고 경건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동물장례업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 애완동물에 대해 역사가 긴 외국의 관리경험은 우리 사회의 애완동물 관리시스템 마련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웃은 건전한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을 이유로 불만을 제기하는 행동은 자제해야 한다. 사육자들이 자신보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강하고 사육자도 많은 고민 끝에 사육을 결정한다는 점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사회적 규범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냉정한 비판은 건전한 애완동물 사육문화 정착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유기영 서울시정개발 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씨줄날줄] 아웃사이더 김기덕/이용원 논설위원

    김기덕 감독의 데뷔작 ‘악어’를 개봉관에서 만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었다. 영화를 담당한 지 얼마 안 된 1996년 어느날 팩스 한장이 날아들었다. 생소한 감독의 작품을 시사한다는데 기회는 한차례뿐이었다. 마침 할리우드 대작의 시사회와 겹치는 시간이어서 포기했다. 며칠뒤 왠지 찜찜한 마음에 뒤늦게 개봉관을 찾았다. 비가 억수로 쏟아진 그날 관객은 나까지 세명이었다. 영화는 충격적이었다. 한강에서 익사체를 건져내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도시 부랑자의 삶, 그가 사회를 향해 내뿜는 강렬한 증오, 게다가 화려한 색채와 이미지의 조합은 기존의 한국영화 문법과 전연 달랐다. 영화는 일주일만에 간판을 내렸지만 ‘김기덕’ 이름 석자는 가슴에 남았다. 김 감독을 직접 만난 것은 이듬해 프랑스에서였다. 칸영화제 50주년 행사를 취재하고 귀국하는 길에 파리 근교에서 두번째 작품 ‘야생동물보호구역’을 촬영 중인 그를 찾아갔다. 김 감독은 말수가 적은, 다소 수줍어하는 사람이었다. 해병대 팔각모를 쓴 모습도 특이했다. 스스로 학력은 내세울 것 없고 제대후 그림을 배우러 파리에 왔다가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밝혔다. 데뷔작의 흥행 참패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해외 올로케로 두번째 작품을 만들게 됐다는 건 영화계 주류에게서 인정을 받았다는 증거이기도 했다. 문제는 ‘야생동물보호구역’의 기자시사회 이후 터졌다. 대부분의 언론이 작품의 완성도를 그리 높게 쳐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영화평이 일제히 나간 날 밤 각 언론사에 팩스를 넣었다.‘이같은 풍토에서는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팩스 사건’은 흐지부지 넘어갔지만 김 감독과 언론·평단과의 관계는 그후 매끄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데뷔한 지 10년째, 김 감독은 이제 국내보다는 세계시장에서 더욱 알아주는 명장(名匠)이 되어 있다. 모자가 해병 팔각모에서 운동모로 바뀌었을 뿐 분위기는 데뷔 초와 다름없다. 그런 그가 새 작품 ‘활’을 단관 개봉하겠다고 나섰다. 주류에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스스로 아웃사이더로 남으려는 그다운 발상이다. 새로운 실험이 성공해 독립·예술영화의 배급에 숨통을 트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儒林(33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儒林(338)-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제3부 君子有終 제3장 慕古之心 그러는 사이 퇴계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김해 허씨가 세 아들을 낳고 죽었으며, 또한 안동 권씨와 재혼하였다. 전혀 수입도 없이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정진하던 이 무렵 퇴계의 생활은 실로 빈곤하고 처연하였다. 퇴계의 언행록에는 ‘선생은 21세 때에 부인 허씨를 맞이하여 공경하기를 손님처럼 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고, 퇴계의 손자 이안도는 ‘허씨 부인의 집은 자못 넉넉하였다. 선생은 어머니를 봉양하는 여가를 타서 가끔 오가곤 했었는데, 항상 여윈 말을 타고 다녔다. 부인의 집에는 살찐 말이 있었지만 그 말을 타지 아니하였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듯이 퇴계는 심지어 부유한 처갓집에 기대어 더부살이하는 것도 꺼렸던 것 같다. 퇴계의 제자 김성일은 이러한 퇴계의 검약 정신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부인 허씨의 논밭은 영천군에 있어서 자못 넉넉하였는데, 선생의 집에는 오직 변변하지 못한 밭이랑이 있을 뿐이었으나 끝내 부인의 전장(田莊)에 가서 살지는 않았다.” 심지어 언행록에는 이 무렵 퇴계의 궁핍한 생활을 엿보게 하는 내용이 하나 남아 전하고 있다. 제자 이덕홍의 글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농사짓는 일에도 일찍이 때를 놓치는 일이 없으며, 수입에 따라 지출을 지켜 뜻밖의 일에 대비하였다. 그러나 집은 못내 가난해서 가끔 끼니를 잇지 못하고 온 집안은 쓸쓸하여 비바람을 가리지 못했으며 때문에 남들은 견디기 어려운 것이었으나 선생은 항상 넉넉한 듯이 여기셨다.” 전처 허씨가 죽고 후처로 정신이 흐린 권씨를 맞이함으로써 제자 이평숙에게 준 편지처럼 ‘심신이 극히 번거롭고, 어지러워 견디지 못할 때’가 있었으며, 특히 세 어린 아들과 끼니를 거르는 빈한 생활을 하는 것은 견디기 어려운 고난이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를 보다 못한 어머니 박씨가 퇴계에게 과거 볼 것을 권유하였던 것은 그것이 어쩔 수 없는 최상책이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평소 어머니 박씨는 퇴계의 뜻하는 바가 높고 깨끗해서 세상과 야합하지 못할 것을 살피고 일찍이 ‘너의 벼슬은 지방의 주나 현이 마땅하니 높은 벼슬에는 나아가지 말라. 세상이 너를 용납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하였다고 언행록은 기록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쩔 수 없이 퇴계는 호구지책으로 과거를 보기로 결심하였던 것이다. 이에 대해 김성일은 다음과 같이 퇴계를 변호하고 있다. “선생이 일찍이 아버지를 잃자 어머니는 궁하게 살았는데, 선생이 과거를 본 것도 사실은 그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함이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마침 장인의 죄로 말미암아 벼슬에 나갈 수가 없었는데, 얼마 안 있어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셨다. 그래서 선생은 육아(蓼莪)와 풍수(風樹)의 슬픔을 품고 있어서 제자들의 이야기가 부모를 섬기는 일에 미치면 반드시 슬퍼하면서 자기를 죄인이라고 일컬으셨다.” 퇴계가 ‘풍수의 슬픔’을 지니고 있었다는 말은 공자의 말에서 비롯된 고사이다. 공자가 어느 날 길을 가다가 한 사람이 슬피 우는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묻자 그 사람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객지에서 돌아오니 부모가 이미 돌아가셨습니다. 나무가 가만히 있고자 하나 바람이 끊이지 않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樹欲靜而風不止 子欲養而親不待)” 퇴계가 자신을 죄인이라고 부르고 ‘풍수의 슬픔’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하였던 것은 이처럼 어머니에 대한 죄책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불만세력 될라” 中 유랑농민 달래기

    중국의 눙민궁(農民工)은 먹고살기 힘든 농촌에서 도시로 흘러 들어온 노동자들을 통칭한다. 이들은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등 주로 대도시 근처에 몰려 있다. 숫자만도 1억명 안팎이다. 실업자가 되거나 각종 범죄조직에 연루되면서 최하층 빈민으로 전락,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하는 것이 눙민궁의 현주소다. 이런 눙민궁이 중국 국무원이 노동절 전야인 지난달 30일 표창장을 수여한 전국 모범 노동자 2969명 가운데 23명이나 포함됐다. 건국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중국 언론들도 2일 눙민궁들을 ‘새로운 산업역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들의 ‘인간 승리’를 앞다퉈 보도했다. ‘왕푸징(王府井)의 근위병’으로 불리며 이번에 모범 노동자가 된 셰하이바오(謝海寶·30)가 대표적이다. 그는 중국에서도 오지로 불리는 산시(山西)성 출신으로 10년전 고교 졸업 후 무작정 베이징에 올라 왔다. 먹고 살기 위해 온갖 잡일을 다하다가 보안서비스 회사에 경비로 취직, 그동안 400명이 넘는 소매치기와 좀도둑을 잡았다. 베이징시가 주는 공로상도 4번이나 수상했다. 중국 언론들은 2000위안(26만원) 안팎의 월급에도 불구하고 ‘무도둑 천하’를 만들겠다는 그의 당찬 포부를 전하면서 이 시대의 진정한 ‘모범 노동자’라고 극찬했다. 안후이(安徽)성 빈농 출신인 룽화(龍華·35) 역시 18년전 베이징으로 올라와 산전수전 다 겪은 건설 노동자다. 그는 눙민궁들을 배려해 준 정부 당국에 고마움을 표시하며 “수도 베이징 건설을 위해 신명을 바치겠다.”고 감격해 했다. 눙민궁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시각 변화는 우선 ‘민궁황(民工荒)’으로 불리는 노동력 부족현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지인들의 도시 진입을 막았던 ‘호구제도’가 폐지 쪽으로 가닥을 잡고 처우개선과 인권보호를 앞세워 노동력 이동 활성화에 초점을 맞춘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생계형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눙민궁들의 사회불만 세력화를 사전에 막겠다는 의도도 감지된다. 이른바 4세대 지도부의 소외계층 끌어안기다. oilman@seoul.co.kr
  • [열린세상] ‘은둔의 나라’ 부탄에서 배워야 할 것들

    담배를 팔지 않고 모든 공공장소에서 흡연이 금지된 나라가 있다고 하면 모두 설마하면서 의아스럽게 생각할 것이다.2004년 7월 히말라야의 작은 왕국 부탄의 의회는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지난해 12월17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인구 70만명이 사는 부탄에서는 어디서든 담배를 살 수 없으며 공공장소 어디를 막론하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불법이다. 만약 이 법을 위반한다면 벌금으로 225달러를 지불해야 하는데,1인당 평균 소득이 630달러에 불과한 부탄 국민으로서는 엄청난 액수라 아니할 수 없다.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외국에서 비싼 관세를 물고 수입할 수는 있으나 오로지 자신의 집 안에서만 흡연할 수 있다. 흡연하는 관광객에게는 입국할 때 20갑까지 허용된다. 부탄이 세계 최초로 담배 판매를 금지하게 된 배경에는 담배가 건강에 나쁜 점은 물론이고, 담배 연기와 꽁초로 인해 자연환경이 더럽혀지는 것도 고려되었다고 한다. 부탄의 친환경정책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부탄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들을 자랑하고 있지만 나라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삼림을 보호하기 위해 등산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부탄 의회는 1995년에 나라 면적의 60%가 삼림화되어야 하며 이 중 26%는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명시하였다. 부탄은 ‘샹그릴라’라는 별명으로 불리는데 이는 제임스 힐턴이 1933년 발표한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에 나오는 히말라야의 유토피아를 지칭한 이름이다. 부탄은 아직도 가난한 나라이다. 이들도 관광객을 많이 받아들이고 등산을 허용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지만 그들만의 삶의 방식을 방해 받지 않고,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관광객 수를 매년 6000명으로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관광객이라 할지라도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없으며 가이드와 함께 허용된 구역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남미와 아시아의 국가들이 경제개발을 위해 숲을 파괴하면서 개간을 하는 것과 대조를 보이는 이유는, 이들은 여전히 자연을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경외의 대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작은 은둔의 나라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겠지만 담배를 판매 금지시킨 결단과 용기에 주목해야 할 것 같다. 담배는 수십종의 독성 발암물질이 담긴 독극물이다. 시판되는 식품에 발암물질이 하나만 들어 있어도 흥분하면서 밝혀진 발암물질만 69종인 담배를 파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은 매우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람들에게 담배의 생산 및 판매를 금지해야 한다고 하면 일부는 찬성하지만 일부에서는 너무 심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담배회사가 문을 닫을 경우 경제적으로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어떤 이는 국가 세수를 걱정하기도 한다. 부탄의 엄격한 자연보호가 경제 발전을 더디게 한다는 지적이 있을 때마다 부탄의 왕축 국왕은 “국가총생산(GNP)보다도 국가총행복이 더 중요하다.”고 누누이 공언해 왔다. 이제 우리는 담배 판매 금지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서 왕축 국왕의 말을 ‘국가총생산보다도 국민총건강이 중요하다.’는 말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너무나도 익숙하게 생각하는 담배 판매에 대해서도, 앞으로 수십년 지난 뒤에는 아무리 돈벌이가 된다 하더라도 발암 물질을 버젓하게 팔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납득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 [28일 TV 하이라이트]

    ●어여쁜 당신(KBS1 오후 8시25분) 인영은 한약을 먹다 헛구역질을 하고, 서둘러 찾은 병원에서는 뜻밖에도 임신이라는 기쁜 소식을 전해준다. 인영은 기준을 찾아가 임신 소식을 알려주고, 기준은 뛸듯이 기뻐한다. 한편, 인철은 선미가 선을 본다는 사실에 미칠 것만 같아, 급기야는 호텔 커피숍에 들어가 선미를 데리고 나온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오후 8시55분) 전북 순창의 도로 가운데에 이상한 물체가 나타났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교통수단, 바로 아흔 살 할아버지가 손수레를 타고 달리는 희한한 현장을 순간포착했다. 제주도의 빙초산 여인, 모든 음식에 빙초산을 듬뿍 넣어 먹는 여인의 별난 빙초산 사랑 속으로 들어가본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1시25분) 관광특구로 지정된 베트남 호찌민시 북쪽의 ‘나짱’지역이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최근의 한류 열풍과 베트남전 당시 백마부대, 십자성부대 주둔지였던 한국과의 인연을 관광객 유치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낙후된 관광시설과 바가지요금 등 과제도 적지 않다는데…. ●TV정치교실-정치자금법 개정 1년(EBS 오후 11시40분) 2004년 정치자금법이 개정된 지 1년이 지났다. 각종 비리와 불법 정치자금으로 얼룩진 우리의 정치를 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바꾸기 위한 중요한 변화가 시도된 후 1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정치제도를 위한 가능성과 대안들을 고민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굳세어라 금순아(MBC 오후 8시20분) 금순이 해준 잔뜩 뽀글거리는 머리가 마음에 안들어 정심은 입이 잔뜩 나와 있다. 때맞춰 들어온 시완에게 머리가 어떻냐고 묻지만 시완은 성란의 이혼 경력과 아이 문제를 대답해야 하는 걱정 때문에 그런 질문에 관심이 없다. 영옥은 장 박사에게 두고 온 핏덩이 얘기를 하며 눈물을 짓는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코야는 마법세계로 돌아가면서 아라에게 전문을 주고받는 예가족의 마법 노트를 선물하고, 마법세계의 소식을 전해온다. 한편, 호구는 매번 주비의 반대로 뜻을 펼치지 못해 불만이 쌓여가던 중, 꿈속에서 곧 인간세계로 돌아온다는 지배자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안동환기자의 현장+] 독도 경비대와 보낸 2박3일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의 요란한 울음소리가 독도경비대 막사까지 들려온다. 아니나 다를까. 저녁 무렵 먹구름이 몰려오고 세찬 비바람이 분다. 새벽녘에 강풍과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뱃길마저 끊겼다. 기자가 울릉군으로부터 받은 체류 허가는 24시간. 자연 앞에 무력해질 수밖에 없는 이곳에서 관청의 허가는 무용지물에 지나지 않았다. 식사 대용으로 가져온 초코파이도 다 떨어졌다. 지난 19일 만 하루를 기약하고 독도에 들어간 기자는 풍랑에 묶여 21일까지 염치없게 경비대원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내무반에서 생활했다. 밤새 뒤척이다 밖으로 나가자 바닷바람이 온 몸에서 선 잠을 툭툭 털어내준다.“독도야 잘 잤니?” ●대한민국 독도 경비대. 오버! “독도는 ‘전국구’입니다.”2003년 경찰대를 졸업하고 독도에 자원한 성대규(26·경위) 경비대장과 서울 근무를 마다하고 독도에 온 석장준(35·경장) 부대장의 자부심이 배인 말이다. 대장부터 막내 대원까지 37명 모두가 섬 생활이라곤 해 본 적 없는 전국에서 모여든 뭍사람들이라는 뜻일게다. 등대원 3명과 종일 심드렁하게 누워 있는 천연기념물 368호 삽살개 곰이(수컷)와 몽이(암컷)도 외지에서 왔다. 대한민국 동쪽 땅끝. 해발 98.6m 동도(東島) 정상은 사방을 둘러봐도 바다뿐이다. 대원들은 24시간 수평선을 마주한 채 경계근무를 선다. 독도는 울릉경비대 소속인 6개 소대가 2개월씩 돌아가며 근무한다. ‘우리 땅’ 독도이지만 반경 12해리를 지나는 배는 외국 상선이 10척 중 9척꼴로 훨씬 많다. 외국 상선과의 무전 교신은 우리의 독도 주권을 확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This is Korea Police Dokdo dispense station.Welcome to Korea.(여기는 대한민국 경찰 독도경비대. 한국에 온 것을 환영한다)”상황실에서 교신을 시도하자 외국 상선은 즉각 국적과 항로를 말하며 화답한다.“Thank you.(고맙다)” 20일 새벽 2시. 온 몸을 때리는 비바람 속에서의 경계근무. 칠흑같은 어둠에 잠긴 적막한 순간이다. 이날 오전 최대 순간풍속은 22.7㎧. 몸을 가누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초소 양 옆은 천길 낭떠러지다. 대원들의 가장 큰 적은 일본 순시선도 괴선박도 아닌 험준한 지형과 외로움이다. 근무 중 추락 사고 등으로 사망한 젊은 대원만 6명에 달한다. ●“돌 하나씩만 집어가도 독도는 없어져요.” 지난 3월부터 독도 입도가 허용되면서 경비대는 바빠졌다. 오전과 오후 하루 두차례 독도에 들어오는 인원은 모두 140명. 울릉도에서 출발한 삼봉호가 접안을 할 때마다 경비대의 ‘선박 경계조’가 출동한다. 주 임무는 관광객의 안전을 챙기고 통제구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감격에 겨운 관광객 1명이 해안가에서 검은 돌 하나를 집어들자 석 부대장이 제지한다.“여러분이 돌 하나씩만 가져가도 독도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니다. 독도는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된 섬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토양이 절대적으로 부족한데다 화산암으로 이뤄진 독도는 풍화작용만으로도 계속 깎여 나가고 있다. 보급선에서 물을 공급받는다는 기자의 잘못된 상식과 달리 경비대는 바닷물을 사용하고 있었다. 기계로 걸러낸 식수의 최대 담수용량은 3t. 물탱크를 가득 채워도 경비대의 일주일 사용량에 불과하다. 대원들은 샤워도 순번대로 한다. 한번 사용한 물과 빗물은 그냥 버리는 법 없이 화장실과 청소에 사용한다. ●불어라 “북동풍아….” 독도에 머문 지 사흘째에 불과한 눈썰미로도 파도와 바람 방향만 보고도 배가 뜰지 안 뜰지, 접안이 가능할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일반인이 독도에 들어갈 수 있게 된 지난 3월 24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울릉도∼독도간 유람선 삼봉호(106t·정원 210명)의 운항횟수는 40회. 이 중 23회는 독도 접안에 성공했으나,17회는 실패했다. 삼봉호 선장 송경찬(50)씨는 “북동·북서풍이면 독도가 바람을 막아 접안시설 인근에 파도나 너울(바다의 크고 사나운 물결)이 거의 일지 않게 돼 접안이 가능하지만, 남동·남서풍이면 해풍을 막아 줄 아무런 시설물 등이 없어 2∼4m의 높은 파도가 일어 접안이 불가능하다.”고 귀띔했다. 21일 오후 삼봉호가 독도를 향해 출발했다는 소식에 짐을 꾸렸다. 그러나, 높은 파도에다 풍향은 여전히 접안에 맞지 않는다. 삼봉호의 접안이 불투명해지자 경비대가 체류 시한을 24시간 이상 넘긴 기자를 울릉도로 보내기 위해 인근에 머물던 오징어잡이 배에 연락을 취했다.‘기자 독도 방출 작전’은 파도가 잦은 독도의 반대편에 위치한 옛 접안 시설에서 어선을 타고 바다에서 삼봉호로 옮겨 타는 것으로 계획이 잡혔다. 숨가쁘게 달려간 옛 선착장. 어선은 보이지 않고 입도에 실패한 삼봉호가 우리를 발견했다. 별안간 ‘뿌∼웅’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방향을 튼 삼봉호. 선착장 1m 앞까지 접근하자 몸을 날린 기자를 뱃머리에서 붙잡는다. “자랑스러운 우리의 독도야. 인간의 욕심에 상처입지 말고 이 땅의 모든 생명들에게 푸르게 푸르게 생명 그대로 살아가는 법을 보여주렴.”한 점으로 작아져가는 독도를 향해 기자는 두손을 모았다. ● 76년 접안시설 기념글엔 유신흔적이… 기자는 독도경비대가 주둔하는 동도(東島)의 통제구역에서 독도의 여러 모습을 찾아냈다. 접안 시설인 물량대에서 동도 정상까지 난 외길을 타고 들어가, 독립문 바위 동쪽 방향으로 계단을 내려가면 옛 접안시설 부근에 새겨진 한 글귀가 있다.‘총화로 단결하여 유신과업을 완수하자.’1976년 7월 18일 울릉경찰서가 접안시설을 준공한 기념으로 새긴 글이다. 뱃사람들이 오가는 이곳에 유신이라니…. 참담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게 된다. 독도는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이다. 독도에 마을이 생긴다면 ‘괭이부리말’이라고 부를 성 싶다.4월 산란기를 맞은 괭이갈매기들은 이방인에게 호의적이지 않다.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동쪽 계단은 그들의 둥지가 됐다.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기는 기자에게 괭이갈매기는 여지없이 ‘똥벼락’을 날린다. 그들 나름의 불청객 퇴치법이다. 유난히 상징물이 많은 독도. 경비대 막사 앞에 새겨진 ‘韓國領(한국령)’이라는 글자는 예전 ‘독도의용수비대’가 새긴 것이다. 그러나, 물량대 인근에서 발견한 한 비석은 오랜 세월에 ‘대한민국 경상북도 울릉군 독도’라는 글자만 보일 뿐 누가 세웠는지는 글자가 희미해 분명치 않았다. 괭이갈매기의 텃세를 피해 경비대 막사 지붕에 자리잡은 한 쌍의 비둘기. 동해 묵호항에서 울릉도까지는 161㎞, 독도는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9.5㎞ 거리에 있다. 통신을 목적으로 훈련시킨 전서구(傳書鳩)로 추정된다. 글 독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양평·가평·연천 전원주택지 ‘들썩’

    양평·가평·연천 전원주택지 ‘들썩’

    수도권 토지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벗어난 곳은 거래량이 늘고 땅값 오름세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팔자 물건이 많지 않아 호가는 계속 오르는 추세다. 입지가 아무리 빼어나도 거래 규제가 따르면 투자자들의 발길을 잡지 못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거주지 시·군을 벗어나 땅을 구입하기가 어렵다. 투기지역에서는 실거래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내야하므로 투자 수익이 높지 않다. ●비거래허가구역+복선 전철 호재 수도권 대부분은 허가구역이나 투기지역으로 묶여 있다. 이중으로 제재를 받는 곳도 많다. 하지만 이런 규제를 피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땅값 상승률이 높으면서도 거래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으로 양평·가평·연천을 꼽는다. 양평과 가평은 한강을 끼고 있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있다. 강가에 붙은 땅을 대규모로 개발하거나 상수원 수질에 영향을 주는 시설을 설치하거나 재배할 수 없다. 하지만 거래는 자유롭다. 이중삼중 규제를 피하기 위해 거래는 자유롭게 터주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양평 토지 투자자들은 주로 한강 주변 서종·양서·강하면 일대 전원주택지를 찾았다. 수요가 몰리다 보니 길가 관리지역은 전답이라도 평당 100만원을 넘어 새내기 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하기 어려웠다. ●양평은 양동·단월·청운·지제면 등 유망 전문가들은 투자자금이 적은 초보자라면 용문에서 약간 벗어난 지역을 권한다. 양평읍을 기준으로 동북쪽인 양동·단월·청운·지제면 일대다. 남서쪽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곳이다. 양평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용문을 지나 홍천쪽으로 이어지는 곳으로 땅값이 상대적으로 싸다는 것이 장점. 남서쪽에 비해 매물도 많아 원하는 형태의 땅을 고를 수 있다. 관리지역 전답은 평당 10만∼15만원만 주어도 살 수 있다. 대지도 평당 20만∼30만원짜리가 나왔다. 고국환 한국개발컨설팅 사장은 “용문역까지 중앙선 복선전철이 계획돼 2∼3년 안으로 땅값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설악 IC 주변은 길가 논밭도 평당 70만~120만원 호가 가평 일대도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설악면과 외서면 일대가 투자 유망지다. 설악면은 서울∼춘천 고속도로건설 호재를 안고 있는 곳이라서 값이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설악IC 주변은 팔자 물건이 달린다. 길가는 논밭도 평당 70만∼80만원을 부른다.100만∼120만원을 호가하는 땅도 많다. 오는 2009년 개통 예정인 경춘선 복선전철공사도 호재로 작용한다. 전철이 개통하면 서울 접근이 쉬워져 출퇴근도 가능해진다. 가평에서 청량리까지 40분 거리로 단축된다. 중개업자들은 가평읍 남이섬(달전리)일대를 추천한다. 역사까지 걸어서 5분이면 닿을 수 있는 데다 북한강이 펼쳐져 최고급 전원주택지로 꼽힌다. 평당 60만∼70만원에 거래된다. 땅값이 비싸 부담되면 북면 도대리·적목리·백둔리 일대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평당 20만∼30만원이면 전원주택지를 살 수 있다. ●연천, 백학면 등 장기 투자 적합 연천군 일대도 거래가 자유롭다. 고양·파주 일대 개발붐을 타고 지난해 땅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곳이다. 최근에는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매물이 많이 소화된 데다 오를 만큼 올랐다는 경계심리가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백학면 일대 관리지역도 평당 20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유인직 백학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파주에 비하면 땅값이 월등히 저렴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묻어둘 장기 투자자에게 권할 만하다.”고 말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25일 TV 하이라이트]

    ●바람꽃(KBS1 오전 8시5분) 인표는 영실에게 친남매가 아니라는 사실을 털어놓고 그동안 말 못하고 지켜온 사랑을 고백한다. 같은 시각, 진우 역시 영실을 사랑한다고 명희에게 말한 뒤 도와주겠다는 명희의 말에 몸이 다 나으면 영실에게 고백하겠다고 다짐한다. 한편, 정님은 인표와 영실의 만남 때문에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오픈 스튜디오(SBS 오후 4시10분) 공부가 지겹고 힘들다는 상식을 뒤집고 재밌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 우등생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있다고 한다. 공부의 의미와 함께 공부를 잘하기 위해 필요한 원리는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고, 아이들 학습에 있어 부모에게는 어떤 역할이 필요한지 이야기 해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온 가족이 함께 과학의 신비로 빠져보자. 과학을 좀 더 쉽고, 가깝게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바로 과학축제가 아닐까?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렸던 2005가족과학축제를 찾아가 가족로봇경연대회, 극지체험관, 팔도로봇전시회, 과학영화, 우주관 등 재밌고 흥미로운 행사들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10시50분) 인형 애니메이션의 전설적인 감독, 이지 트릉카의 1959년작 ‘한여름밤의 꿈’을 만나본다.‘한여름밤의 꿈’은 이지 트릉카 감독의 마지막 장편이자 체코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작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스크린 가득 펼쳐지는 인형들의 이야기는 한 편의 꿈처럼 환상적이다. ●김약국의 딸들(MBC 오전 9시) 박의원이 정국주네 부부와의 상견례를 미루고 서울로 돌아가자 김여사는 마리아와의 혼사가 깨지는 게 아니냐며 걱정한다. 홍섭은 용빈과 결혼을 하든 마리아와 결혼을 하든 신경 쓰지 말라고 화를 낸다. 한편, 홍섭의 사랑을 굳게 믿은 용빈은 한실댁을 찾아가 홍섭을 용서해주라고 부탁한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지배자가 돌아왔다는 호구의 말을 의심하던 주비는 지배자를 흉내 낸 계란장수의 목소리가 담긴 녹음기를 발견하게 된다. 코야는 사라를 만나 다른 마법사들 몰래 아라를 만나야 한다고 부탁하고 마침내 아라를 만나게 되지만, 때마침 나타난 마패와 장미로 인해 다음을 기약한다.
  • 전통사찰 신·증축 내년 허용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전통사찰의 신·증축이 허용되는 등 공익용 산지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또 자연휴양림 시설에 산악승마코스, 산악자전거코스 등 레포츠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22일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토지이용 활성화 방안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자연공원, 상수원보호구역, 보안림 등의 목적으로 지정된 공익용 산지에 대해 환경친화적 개발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또 산림청이 각각 분리해 맡고 있는 채석 및 토사채취허가 제한지역을 통폐합하기로 하는 한편, 채종림과 시험림은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묶여 함께 관리하기로 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독도 붕괴 위험] 본지기자 르포

    [독도 붕괴 위험] 본지기자 르포

    독도 동도(東島) 정상부의 균열은 심각한 상태였다. 균열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지지대가 없는 상황에서 균열은 수직으로 갈라져 한 눈에 보기에도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지난 19일 독도에 들어온 기자는 20일 오전부터 강풍 및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사흘째 독도에 체류하고 있다.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당일 독도의 최대 순간풍속은 22.7m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런 자연조건을 감안하면 강한 비바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정상 부분의 균열이 언제든지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균열이 진행되는 곳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양쪽에 나 있는 동도의 정상 부분이다. 독도경비대가 주둔하고 있는 막사에서 직선거리로 80m남짓 떨어진 곳이며 가장 가까운 시설인 레이더 철탑까지는 채 50m도 되지 않는다. 막사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오른쪽에는 3명의 등대원이 근무하고 있는 독도 등대가 자리잡고 있다.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왼쪽에는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시설과 반경 12해리를 관찰할 수 있는 레이더 철탑이 서 있다. 정상으로 들어가는 길은 하나이다. 그 길로 접어들면 정상 부분에서 옛 접안 시설이 있는 동쪽 지역으로 이동하는 통로가 나온다. 균열 위치는 경비대원이 경계근무를 위해 이동하는 너비 80㎝의 통로 안쪽인 천장굴 방향에 자리잡고 있다. 붕괴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이곳에서 5∼6m 정도 떨어진 곳에 대공포가 설치돼 있다. 대공포의 방향은 동도에서 동쪽으로 161㎞ 떨어져 있는 일본 오키 군도를 향하고 있으며 그 옆에는 1.5m 아래로 파인 지하 초소가 있다. 결국 대규모 균열이 정상부에서 발생한 만큼 붕괴될 경우 인공구조물이 함께 무너지면서 동도 정상의 지형 자체가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독도경비대는 날마다 한 차례씩 균열을 측정하고 있다. 정밀 계측장비가 따로 없는 만큼 양쪽 틈에 고정된 플라스틱자로 측정하는게 고작이다. 정상부에서 시작된 일자(一字) 모양의 균열은 10여m 아래로 수직으로 뻗어 나가고 있다. 마치 빙하의 ‘크레바스’처럼 갈라져 거대한 화산 분화구 형태인 천장굴과 접해 있다. 균열 아래 부분은 급경사를 이룬 절벽으로 괭이갈매기의 집단 서식지가 되고 있다. 독도경비대는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이나 야간에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균열이 진행되고 있는 정상 지역이 아닌 서쪽 등대 지역에서 경계 근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비대 관계자는 “균열이 급속도로 진행되거나 무너질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경비대가 마땅히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균열 크기를 측정하고 상급 기관에 보고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97년 설치된 현재의 접안 시설에서 동도 정상으로 올라오는 길에는 붕괴에 대비한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돌출된 절벽 부분 아래에 있는 지지대는 시멘트와 철근으로 만들어졌지만 누가 언제 세웠는지는 독도경비대나 등대원도 알지 못했다. 독도는 1982년 천연기념물 336호로 지정된 섬 자체가 천연보호구역이다. 동도와 서도 등 두 개의 큰섬과 30여개의 크고 작은 돌섬으로 이뤄진 화산 군도이다. 서도가 동도보다 더 크지만 경사면이 모두 절벽에 가까워 독도경비대와 독도 등대,500t급의 선박이 들어올 수 있는 접안시설 등 인공 구조물은 모두 동도에 자리잡고 있다. 독도의 심각한 균열 우려는 지난 2001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돼 이듬해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등이 지질상태에 대한 실태파악을 한 바 있다. 각종 시설공사와 풍화작용에 의해 부분적으로 침식되거나 붕괴될 가능성이 높아 개발 여부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동도 곳곳에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균열 외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이로 인해 현재 동도의 유일한 거주자인 경비대원과 독도 등대원들의 불안감도 크다. 독도 등대 관계자는 “지형이 약한데다 그동안 섬 곳곳에서 보수공사가 끊이지 않았으며 강한 해풍 때문에 과거보다도 균열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정상 부분이 무너지면 독도에 있는 등대와 경비대 시설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독도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서울이야기] 거듭나는 뚝섬 ‘서울숲’

    뚝섬에서는 지금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5월이면 푸른 도시 서울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인 ‘서울숲’이 뚝섬에 태어난다.‘서울숲’이 조성되는 뚝섬은 한강과 중랑천이 합치는 범람지역에 인공제방을 쌓아 침수지가 주택 및 공장지대로 바뀐 곳이다. 고려시대에는 호랑이가 나타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입혀 강감찬 장군이 물리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조선시대에는 태조임금의 매 사냥터로 자주 찾던 전관평(箭串坪)으로, 군의 무예검열장과 큰 깃발을 설치했으며 봄·가을로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뚝섬은 깃발의 이름인 ‘독(纛)기’에서 유래해 ‘독도’ 또는 ‘독백(禿白)’으로 불려오다 ‘뚝섬’이라고 불렸으며, 도성민(都城民)들이 여가를 즐기던 곳이기도 했다. 근대에 와서는 1908년 서울 최초의 정수장인 뚝도정수장이 자리잡았으며,1940년 뚝섬유원지,1954년 서울경마장,1986년 체육공원 등으로 변천해왔다. 그 밖에도 뚝섬나루터는 한강 뱃길의 길목으로 물물교환이 분주했던 곳으로, 조세로 거둔 곡식을 나르는 세곡선(稅穀船)이 드나들고, 사람과 물자가 강남·북을 오가던 곳이다. 또한,1960∼1970년대 교통이 불편하던 시대에는 바닷가로 피서를 떠날 수 없었던 서민들이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물놀이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의 뚝섬 일대는 서울의 도심부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35만평 대규모의 미개발지로 최근 서울시 청사 건립, 돔구장 건설, 문화관광타운 조성 등 여러가지 개발계획이 추진됐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들 계획을 모두 백지화하고 시민을 위한 대규모의 ‘숲’ 조성에 들어가 현재 공사가 마무리단계에 있다. ●도심속 서울 숲 이렇게 태어났다 서울시는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 조성을 위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2003년 3월 기본계획안을 결정하고, 이를 발전시켜 2004년 2월 최종설계안을 확정했다.2004년 4월에 본공사를 착공한 후 1년만인 오는 30일 완공된다.‘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시민이 함께 만드는 참여의 숲, 누구나 함께 즐기는 기쁨의 숲’을 강조하고 있다. 숲은 ‘수풀’의 준말로서, 숲에는 나무만 있는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안에는 많은 풀과 여러 가지 동물들도 함께 살고 있다. 따라서 ‘자연과 함께 숨쉬는 생명의 숲’ 개념은 ‘서울 숲’이 생물을 부양하는 생명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녹지, 또는 공원이라는 말을 두고 왜 꼭 숲이어야 하나. 숲이란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곳으로서, 녹지(풀이건 나무건 식물로 덮여 있는 토지)보다 좁은 의미의 말이다. 한편 도시공원은 자연경관의 보호와 시민의 건강·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 조성한다. 이처럼 공원은 시민의 이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그 안에 도로 또는 광장, 놀이시설, 운동시설, 야외음악당, 주차장 등 다양한 시민이용시설이 주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러한 시설면적을 제외하고 공원에 조성된 녹지에는 대개 잔디밭 또는 꽃밭 등이 들어서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숲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를 들어, 올림픽공원에는 숲이 얼마나 있을까. 가보면 광대하게 펼쳐진 잔디밭과 체육시설에 감탄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무가 무성하게 들어찬 숲을 찾기는 쉽지 않다. 이처럼 도시공원에서조차 숲은 흔치 않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생물 부양효과, 도시 열섬 완화효과, 수자원 함양효과, 대기오염 저감효과 등 다양한 측면에서 숲이야말로 풀밭에 듬성듬성 몇그루 나무가 서 있는 보통의 녹지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가장 가치 있는 지역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도시 외곽의 산에 있는 숲, 다시 말해 산림은 많지만 평지 숲이 거의 없는 우리나라 실정에서 대규모 숲이 평지에, 그것도 도심 한가운데 조성된다는 사실은 획기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생명의 숲 조성을 위한 구체적 방법으로는 우선 크고 높게 자라는 나무를 심어 울창한 숲을 조성했다. 숲이 생태적으로 건강하도록, 그리고 아름답게 돋보이도록 숲을 관통해 흐르는 물길과 연못 등 물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터전을 만들었다. 여기에다 풍부한 녹음 속에서 나무와 꽃의 계절적 변화와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고, 촉감과 향기 등 작고 사소한 발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감성적 공원이 되도록 하였다. 이와 함께 바닥포장재를 물이 잘 스며드는 자연재료로 하고, 공원 내 모든 건물의 옥상을 녹화하였으며, 지열과 태양열을 활용한 냉난방시스템과 태양열 조명을 도입하는 등 자연에너지 활용에도 공을 들였다. 숲은 정부 주도 하에 추진된 그동안의 공원 조성과는 달리 계획과정에서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시민들이 참여하고, 다양한 시민계층의 기부금으로 조성됐다. 시민들의 자원봉사로 관리된다. 참여의 숲인 셈이다. 실제로 사업추진과정에 다양한 전문가집단과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참여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시민의 참여와 봉사를 바탕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 환경운동단체로서, 도시화와 산업화로 회색도시가 되어버린 서울시에 녹색생명을 불어넣고, 다음 세대를 위하여 시민 1인당 녹지 1평을 늘리는 그린트러스트 운동을 펼치고 있는 곳이다.2004년까지 총 4회의 시민 나무심기행사를 개최했고, 총 1만 3860평에 4만 7892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개인·가족·모임·단체·기업 등의 자발적인 참여로 서울트러스트기금 28억원이 모금됐다.‘서울숲’ 조성 후의 관리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함께 하는 방안이 현재 검토되고 있다. ‘기쁨의 숲’ 개념은 서울시민의 일상적 문화를 담는 장소로 조성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이 어우러져 도심에서 한가로이 휴식하는 곳, 생활주변에서 예술체험이 이루어지는 곳, 시민들이 사시사철 다양한 행사와 이벤트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서 일상의 기쁨을 체험하는 숲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했다. ● 미리 가본 서울숲 ‘서울숲’은 구역별 토지여건과 주제에 따라 문화예술공원, 생태숲공원, 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한강수변공원 등 모두 5개 구역으로 구분, 조성됐다. 이제부터는 상상의 나래를 펴고,‘서울숲’을 한번 둘러보기로 하자. #문화예술공원 지하철 2호선 뚝섬역에서 내려 5분 정도 울창한 가로수 길을 걸으면 별안간 시야가 시원하게 열린다. 양옆으로 길게 늘어선 높다란 나무 장막 사이로 넓은 광장이 보이고, 광장 끝에서 저 멀리 응봉산 자락까지 끝없이 펼쳐진 듯한 잔디밭이 응봉산을 배경으로 한 눈에 들어온다. 광장을 지나 과거 골프장 잔디밭을 활용해 조성한 가족 피크닉장으로 들어서면 두 개의 응봉산과 접하게 된다. 하나는 진짜 응봉산이고 또 하나는 장방형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다. 연못에 비친 응봉산이 시들해져 눈을 돌리면 이번엔 나무 장막 사이로 좁게 느껴졌던 잔디밭이 사방으로 넓게 퍼지면서 우리를 반긴다. 다시 멀리 두었던 시선을 거두고 귀를 기울이면 졸졸 자연스럽게 흐르는 시냇물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시냇물 소리와 넓은 잔디밭을 통과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한가롭게 한참을 거닐다 보면 숲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던 또 다른 세상과 만나게 된다. 이번엔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장대한 연못이다. 물의 세상이다. 이쯤 오면 분위기도 무르익고, 흥도 나니 한 박자 쉬어 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공원레스토랑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걸어온 길이나 걸어온 인생길을 습지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진 예쁜 연못 너머로 되짚어 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에 온 보람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문화예술공원에서는 시간과 장소별로 흥미롭고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기 때문에 다양한 이벤트를 자유롭게 이용하고 참여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장식화단에서는 봄꽃축제가, 스케이트파크에서는 X-Game 대회·인라인스케이트 및 자전거교실이, 가족마당에서는 민속놀이가, 야외무대에서는 각종 문화예술공연이, 숲속의 빈터에서는 바둑과 장기대회가, 숲속 산책로에서는 추억 만들기 사진촬영 대회가 각각 개최된다. 그리고 체육시설에서는 체육대회가, 열린 아틀리에에서는 청소년 사생대회가 개최된다. 지름길로 오느라 못 들러본 장식화단, 야외공연장, 숲속 쉼터, 야생초화원, 숲속 갤러리, 사슴우리, 숲속 놀이터 등은 돌아가는 길에 들러리라 다짐을 하면서, 가던 길을 계속 가보자. 그런데 레스토랑에서 나오니 길이 세 갈래로 갈라져 어디로 가야 할지 갑자기 난감해진다. #생태숲공원 레스토랑에서 나와 사방을 둘러보면 서쪽으로 곧게 뻗은 길이 먼저 우리를 유혹한다. 이 길을 곧장 걸어가면 터널을 지나게 되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오면 사방이 억새밭인 언덕 위에 서게 된다. 언덕에서 바라본 광경은 장관이다. 길게 뻗은 전망보행교를 제외하고는 온통 자연이다. 저 멀리 강남의 빌딩 숲과 발 아래 울창한 숲, 이 두 가지 서로 다른 경관이 섞이지 못하도록 푸른 한강물이 선명하게 갈라놓고 있다. 강변북로에 접해 있으면서도 강변북로를 따라 전 구간에 5∼7m 이상의 흙을 돋우고 장대한 나무를 심어 도로 소음도 신경에 거슬리지 않는다. 전망보행교를 반쯤 건너 숲 중앙에 이르면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또 다른 풍경이 눈 아래 펼쳐진다. 이번에는 자연이 살아있는 연못이다. 잠자리·나비가 우리의 눈을 바쁘게 하고, 개구리 합창이 도시 소음에 찌든 우리의 귀를 즐겁게 한다. 아마 저 멀리 갈대밭 사이로 연신 머리를 처박는 청둥오리는 식사 중인 모양이다. 운이 좋다면 겁먹은 표정으로 잠시 물가에서 물만 먹고 숲으로 도망치는 노루나 고라니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쌍안경과 카메라를 가지고 오지 않은 것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체험학습원 이번에는 공원 레스토랑 앞 세 갈래 길에서 남쪽으로 길을 잡아 문화예술공원의 사슴우리와 숲속놀이터를 지나고 다시 가파른 오솔길을 올라서면 숲 사이로 용비교와 뚝섬길을 잇는 도로가 길게 보이고, 이제야 이 언덕과 숲이 도로 위를 덮어 조성된 것임을 알게 된다. 언덕을 내려서면 이번에는 인간의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에 다다른다. 과거 정수장 시설을 개조해 만든 체험학습시설을 둘러볼 수 있다. 작은 시냇물을 따라 갤러리정원을 거쳐 나비온실, 그리고 주제별로 각종 풀과 꽃을 모아 놓은 정원과 야생의 풀과 꽃만 모아 놓은 정원 등이 제각각 발길을 붙잡을 것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년 미술작품축제, 나비축제, 곤충교실 등 체험학습이 이루어질 예정이므로, 아이와 함께 오면 즐거움이 두배가 될 것이다. 이곳을 다 둘러본 뒤 여유가 있다면 길을 반대방향으로 틀어 남쪽에 조성된 지킴이 숲을 방문, 서울이 고향인 나무와 서울시 각 자치구의 상징나무를 둘러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를 줄 것이다. # 습지생태원 아까 머물렀던 공원레스토랑에서 이번엔 북쪽으로 가보자. 개울과 나란히 구불구불 이어지는 울창한 숲 속 길을 걸어가노라면, 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놓은 예쁜 꽃밭이 우리를 반긴다. 어느덧 마주친 터널을 지나면 이곳부터는 습지생태원이다. 터널에서 나와 숲속 길을 조금 더 걸어가면 또 다른 연못을 만나게 된다. 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금까지 만났던 연못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유수지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흔히 보던 유수지와는 전혀 다르다. 인접한 중랑천 철새보호구역의 새들이 즐겨찾는 습지식물과 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에서는 환경놀이터와 야외자연교실을 거쳐 조류관찰대를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입구의 관리소에서 허락한다면, 습지초화원(습지에서 자라는 풀과 꽃을 모아 심어 놓은 곳)과 정수식물원(물 속에 뿌리를 두고 물 위로 자라는 식물이 있는 곳)도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다. #한강수변공원 생태숲공원 바람의 언덕에서 시작된 전망보행교를 따라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산책하면서 생태숲공원을 가로질러 강변북로를 넘어가면 시원한 강바람과 함께 넓은 강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된다면, 선착장으로 내려가 유람선을 타거나 수상스포츠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것이다. ■ 서울 숲 개장을 기다리며 이제 5월이 되면, 옛날 옛적에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함께 살다가 환경오염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던 사슴·노루·고라니·원앙·청둥오리 등이 다시 돌아와 주인이 되는,‘생명의 숲, 참여의 숲, 기쁨의 숲’이 지하철 2호선 뚝섬역 5분 거리에 모습을 드러낸다. ‘서울숲’은 서울의 중심인 시청앞 서울광장에서는 청계천 수변공원을 따라, 분당·강남에서는 탄천·양재천을 이용하여, 그리고 방화·난지지구 등 한강의 어느 곳에서든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시민들이 모이는 중심이 될 전망이다.‘서울숲‘은 뉴욕의 센트럴파크, 런던의 하이드파크와 함께 한국의 수도 서울을 대표하는 세계적 공원으로 남게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앞으로 ‘서울숲’과 같은 숲이 서울에 더 많이 만들어져 푸른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 조용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 폐수·매연에 신음하는 두만강

    폐수·매연에 신음하는 두만강

    폭 1m의 작은 물줄기로 시작해 북한과 중국, 러시아 국경을 끼고 돌아 516㎞의 거대한 강으로 변모하는 두만강. 두만강 유역은 백두산 지역의 울창한 산림과 대형 사구, 습지 등 다양한 생물들이 터를 잡고 살아가는 최적의 요건을 갖춘 생물 유전자의 보고다. 하지만 최근엔 각국의 경제개발정책으로 인한 공장 폐수와 매연 때문에 두만강의 자정능력은 한계점에 다다랐다. 케이블·위성 다큐멘터리 채널인 Q채널은 11일 오후 6시 자연다큐멘터리 2부작 ‘두만강’을 방영한다. 제작진은 두만강 유역의 생태환경과 오염실태를 살펴 환경친화적인 개발 방향을 모색한다. 이를 위해 3개의 팀을 투입,180여일간 두만강 전역을 돌며 취재했다. 1부 ‘국경없는 야생보호구, 두만강’에서는 유네스코로부터 국제생물권보호구로 지정된 백두산과 두만강 하구의 해양 보호구 등을 조명한다. 백두산에는 꽃사슴, 호비우리, 칼새, 쥐토끼 등 1300여종의 식물종이 거대한 야생화원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두만강 하류의 대형 습지에서 뿔논병아리와 물닭 등 수면성 조류들이 짝짓기와 구애를 하는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특히 하구에서 생태계 균형을 파괴하는 중-러간 국경 철책의 문제점을 짚는다. 이밖에 반달가슴곰과 대가슴, 바다사자, 물범 등의 모습도 공개된다. 2부 ‘두만강의 두얼굴’편에서는 두만강의 오염 실태를 집중 조명한다. 백두산 원시림은 무분별 대형 산림장에 의해 벌건 흙을 드러내고 중류지역은 철광·석탄 광산의 토사 유출과 수질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국내 보신 관광객들까지 몰려 밀렵까지 행해지고 있다. 반달가슴곰의 가슴에 구멍을 뚫고 쓸개즙을 빼내는 현장이 카메라에 잡혔다. 하지만 두만강을 살리자는 국가 및 민간 차원의 노력도 활발하다. 한국, 북한, 중국, 러시아, 몽골 5개국이 참여하는 환경친화적인 개발 프로그램 UNDP와 ‘연변녹색연합회’의 두만강 살리기 노력을 소개한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광주 송정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될까

    ‘수년째 논란이 지속돼 온 광주시 광산구 서봉동 일대 ‘송정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여부에 또다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주시가 ‘장기민원’인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여부를 가리기 위한 용역을 발주키로 했기 때문이다. 10일 광산구에 따르면 황룡강 수계인 이곳 일대 상수원은 지난 1976년 보호구역(유역 면적 3㎢)으로 지정된 뒤 1996년까지 하루 2만t씩 수돗물을 생산했으나 지금은 주암댐 계통 정수장 확장으로 취수가 중단됐다. 광산구는 ▲주변 어등산 및 선운지구 택지개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대한 이중 규제 ▲장성댐 건설에 따른 유수량 감소로 더이상 상수원 기능을 할 수 없는 만큼 ‘보호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산구는 특히 인근 어등산에 추진중인 ‘빛과 예술의 테마파크’ 개발 사업과 연계해 이곳 황룡강 일대에 주민 휴식 공간과 놀이시설 설치를 추진중이다. 광산구는 황룡강 물의 취수 중단 이후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를 광주시에 수차례 건의했다. 시는 이에 대해 “이곳은 장기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주민의 재산권 행사문제 등 각종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비상용으로 필요한 만큼 당장 해제를 추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그러나 최근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해제 검토’를 시사했다. 환경단체들은 향후 송정취수장이 폐쇄되고 상수원 보호구역까지 해제될 경우 난개발로 인한 황룡강 수질오염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보호구역에서 해제될 경우 위락시설 등이 들어서면서 수질오염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편 광주시는 다음달 ‘상수도시설 기술 진단 및 재정비 용역’을 발주, 송정취수장 존치 및 상수원 보호구역 해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황영조, 정재은과 ‘독도수호 뱃길 마라톤’

    “올림픽에서 일본 선수를 제치고 우승했던 마음가짐으로 독도가 대한민국의 영토라는 것을 세계에 알리겠습니다.”‘몬주익의 영웅’ 황영조(35)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 정재은이 4일 오전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요트를 타고 ‘독도 수호 뱃길 마라톤’에 나섰다. 대한요트협회 회원 등 14명도 참여했다.8∼10인승 요트 2척에 나눠 탄 이들은 6일 독도에 상륙, 독도 방문객들과 함께 ‘독도 수호와 나라꽃 무궁화 사랑’캠페인을 펼치고 8∼9일쯤 부산으로 돌아온다. 황 감독은 “당초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식목일에 맞춰 무궁화 나무를 심을 계획이었는데, 독도가 문화재보호구역이어서 캠페인만 하기로 했다.”며 아쉬워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60회 식목일]조연환 산림청장 인터뷰­

    [60회 식목일]조연환 산림청장 인터뷰­

    1946년 식목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된 후 60회 생일을 맞았다. 더욱이 올해는 백두대간이 1000년만에 법적 지위를 회복해 더욱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고, 북한 산림 황폐화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람은 30년을 한 세대로 보는데 비해 나무는 60년이 한 세대다. 서울신문 오풍연 공공정책부장이 식목일(5일)을 하루 앞둔 4일 조연환 산림청장을 만나 치산녹화 과정과 앞으로의 산림정책을 들어봤다. 60회 생일을 맞아 산림 및 임업분야 수장으로서 의미가 남다를텐데. -지난 한 세대는 민둥산에 나무를 심어 푸르게 만드는 시간이었다.1962년부터 2001년까지 407만㏊에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었다. 이같은 노력으로 유엔 식량농업기구로부터 ‘녹화성공국’으로 평가도 받았다. 앞으로 60년은 제대로 가꿔서 산림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데 집중할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 산 중 황폐지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양적(울창함) 확대가 이뤄졌다. 이제는 질적 측면에서 우리 국민소득 수준에 걸맞은 모습을 갖추도록 하겠다. 제 2의 치산녹화가 필요하다. 다만 현재 20∼30대 연령층은 나무를 심고 가꾼 역사를 모르고 경험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이 요구된다. 산림청으로서는 동부와 남부청이 국장급 기관으로 승격했다. 동부청의 경우 80년만에 자기 자리를 찾는 영광을 안게 됐다. 내년부터는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된다. -많은 임업인들이 “이제 나무를 다 심었으니까 없어지는 것”으로 인식해 크게 아쉬워하고 있다. 그나마 기념일로 남는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식목일의 내실화에 치중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관공서와 학교, 기업체 등이 ‘식목일’을 잊지 않도록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를 계기로 식목의 개념과 행사도 ‘심는 날’에서 탈피해 ‘심고 가꾸는 날’로 전환될 것으로 본다. 과거와 달리 식재 수종이 변하고 있는데 무슨 이유라도 있는가. -숲의 구조를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보다 고급 나무를 심는 것이다. 과거에는 녹화에 치중하다 보니 묘목 기르기가 쉽고 나쁜 토양에서도 잘, 그리고 빨리 자라는 낙엽송과 리기다소나무·잣나무 같은 침엽수가 많았다. 그러나 목재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수원(水源) 함량 등에서 활엽수가 그 기능이 뛰어나고 ‘종의 다양성’도 월등한 것으로 평가된다. 현재 침엽수와 활엽수 비중은 4.5대5.5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일률적인 나무심기도 지양하고 있다. 지역·마을·거리마다 지역 환경에 맞는 식재와 숲을 만들어갈 계획이다. 북한의 산림 황폐화가 심각하다고 한다. 남한에 미치는 영향 및 산림협력사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북한 산림(916만㏊)의 18%인 163만㏊가 황폐지로 추정된다. 원인은 다락밭 조성과 연료 등 개발, 솔잎혹파리 피해, 산불 등으로 파악된다. 산림 황폐화에 따른 홍수 빈발은 남한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줄 우려가 높다. 다행히 임진강 수해를 계기로 황폐지 복구 합의가 이뤄졌지만 북한이 나오지 않음에 따라 현재 민간의 지원만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차원의 공조가 시급하다. 특히 우려되는 것은 솔잎혹파리의 피해 여부이다. 긴급 방제가 안 되면 산림의 재앙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정부업무 심사평가에서 ‘숲다운 숲가꾸기’ 사업이 우수 정책사례로 선정됐는데, 그 내용은. -우리 숲이 고통받으며 죽어가고 있다. 나무만 심어놓고 방치하다 보니 몸집만 커져 동물이 움직일 수 없고 바람도 통하지 않게 됐다. 우리 숲의 나무가 밑가지부터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 숲다운 숲이란 숲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주자는 것이다. 숲은 가꾸는 것만으로 나무 생장을 5배 증가시키고, 연간 3조원의 경제적 효과도 유발시킨다. 올해부터 2008년까지 100만㏊의 숲을 가꿀 계획이다. 특히 올해 2000명을 시작으로 2008년에는 5000명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게 된다. 재선충병이 확산 중이다. 국민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데. -1988년 부산에서 첫 발생한 재선충병은 현재 40개 지역으로 확산됐고, 피해면적이 여의도의 6배인 4961㏊에 달한다. 다행히 올해 정부의 집중지원 속에 자치단체들이 방제에 적극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특히 국산 백신이 개발돼 고무적이다. 임상실험 결과 살충률이 97%에 달하고, 가격도 일본제품의 50분의1인 그루당 4000∼5000원 수준이다. 올해 3개 지역(15㏊)에서 실연사업을 실시한 뒤 내년부터 공급할 계획이다. 특별법이 제정되면 확산 원인으로 지적된 인위적 이동에 대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된다. 법 제정은 4월쯤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멸도 자신있다. 백두대간보호특별법의 핵심인 보호구역이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7개월간 1차 초안을 만들어 지자체와 주민, 환경단체들과 최종 조율 중이다. 일부 지자체가 개발계획을 수립한 지역을 놓고 이견이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4월 중 법 개정을 통해 이를 보완한다면 상반기 중 절차가 마무리될 것이다. 산림휴양 수요가 늘고 있다. 고객 만족도 제고책은 있나. -휴양림은 심고, 가꾸고, 보호에 집중되던 산림행정의 새로운 영역이다. 주 5일 근무와 웰빙 열풍이 가세하면서 서비스 개념도 도입됐다. 무엇보다 현재 90개인 휴양림을 200개소로 확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산림문화·휴양법’을 6월 중 제정할 방침이다. 정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1295만평 재산권 규제풀려

    유사시 항공기 이·착륙을 위해 고속도로에 설치한 비상 활주로 5개가 올해 안에 군 작전시설에서 모두 해제된다고 합동참모본부가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 비상 활주로 주변 45만평은 군사시설보호구역에서,1250만평은 비행안전구역에서 각각 해제돼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가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해제되는 비상 활주로는 경부고속도로 신갈(경기도 수원), 성환(충남 천안), 구미(경북 구미), 언양(울산광역시)지역과 호남고속도로 정읍(전북 정읍) 등 5곳이다. 지난 1973년 고속도로상에 약 2㎞ 길이로 설치된 비상 활주로는 1980년대까지만 해도 팀스피리트 등 한·미 연합훈련 때 실제로 이용됐다. 하지만 이후 차량 통행이 급증하면서 비상 활주로는 제대로 훈련에 활용되지 못한 채,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아온 주민들의 민원 대상으로 전락했다. 군 당국은 우선 비상 활주로 인근 탄약고와 비행관제시설의 경계병력을 철수하고 장기적으로 이들 시설을 철거할 방침이다. 하지만 군 당국은 국도 5곳에 마련된 비상 활주로는 유사시를 대비해 계속 유지할 방침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29일 TV 하이라이트]

    ●현장르포 제3지대(KBS1 밤 12시) 차세대 개그맨을 찾아라! 2005년 KBS공채 개그맨 모집에 전국 각지의 ‘웃기는 사람’ 1500명이 모였다.‘웃기는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그들만의 치열한 대결.100대 1의 경쟁을 뚫고 개그맨으로 태어나려는 사람들, 그들이 펼친 7일간의 열띤 도전 현장을 찾아가 본다. ●불량주부(SBS 오후 9시55분) 아내 미나와 마주친 수한은 소리를 버럭 지르며 화를 내지만 미나는 기죽지 않고 오히려 남편 수한에게 큰소리를 친다. 미나는 기획실장 선우를 만나서 어렵게 자기가 만든 기획안을 전달한다. 은미는 우연히 선우가 놓고 간 미나의 기획안을 보고는 그걸 가로챈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아프리카 보츠와나에서는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줄여보자는 취지의 ‘미스 HIV대회’가 열려 관심을 모았다. 보츠와나는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에이즈에 감염된 곳. 대부분 에이즈 상담자나 의료계 종사자들인 이번 대회 참가자들도 모두 HIV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다. ●생방송 60분-부모(EBS 오전 10시)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산만함은 피할 수 없는 숙제인가. 수업시간에 산만하다고 번번이 지적받는 아이들은 당연히 학습에 대한 결과물도 기대만큼 좋을 수 없다. 일상적으로 많은 아이들이 겪게 되는 산만함과 학습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 적절한 대응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원더풀 라이프(MBC 오후 9시55분) 다섯살이 된 신비. 제대한 승완은 복학했고, 세진은 취직하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간다. 비행교육원 시험을 통과한 승완은 진지한 눈빛으로 수업에 집중한다. 교수는 승완에게 유부남이니 특히 성적과 자기관리에 신경쓰고, 체력안배를 잘 하라고 타이르고, 그 말에 학생들은 키득거린다. ●마법전사 미르가온(KBS2 오후 6시40분) 호구는 주비가 걸어놓은 마법에 걸려 벽에 달라붙게 된다. 한편 예지는 가온이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지만, 혼자 먹으라고 준 것도 모르고 몽땅 친구들과 나눠 먹고 만다. 속상해 하는 예지를 위해 미르는 가온이와 예지가 친해질 수 있도록 텔레파시가 통하는 마법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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