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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창 전역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전북 고창군은 28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인간과 생물권계획(MAB) 국제조정이사회’에서 고창 전역이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생물권 보전지역(Biosphere Reserve)은 유네스코에서 보전할 가치가 뛰어난 생태계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하는 지역을 뜻한다. 보전지역 등재는 국내에서 설악산국립공원, 제주도, 신안 다도해, 광릉 숲에 이어 5번째이며 행정구역 전체가 등재된 것은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유네스코는 고창 지역 갯벌과 운곡습지 등을 핵심지역으로 정했으며 주변의 산림지, 하천, 염습지, 사구 등은 완충지대로 설정했다. 핵심지역은 생태계 보전이 엄격하게 이뤄지며 완충지대는 핵심지역을 보호하는 역할과 함께 생태계 교육과 연구의 장으로 활용된다. 고창 갯벌은 펄 갯벌과 모래 갯벌 등이 조화를 이루며 저어 생태계를 형성하는 곳으로 흰물떼새, 검은머리물떼새, 민물도요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운곡습지는 2011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됐으며 수달, 삵, 말똥가리 등의 멸종 위기종이 살고 있다. 또 선운산도립공원과 동림저수지 야생동식물보호구역 등도 멸종 위기를 맞고 있는 각종 포유류와 양서류, 조류 등이 사는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고창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위험 물질 불완전 제거 맨몸 작업 작년 98명 숨졌지만 벌금내면 끝

    노동계는 잇따르는 산업장 안전사고와 노동자 피해를 막기 위해 기업 경영진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형법과 산업안전보건법상 원청이 아닌 하청업체 사업주를 처벌하거나 원청에는 소액의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고, 이 때문에 대기업 등 원청은 하청에 대한 안전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게 된다는 게 노동계의 주장이다. 실제로 2008년 1월 발생한 경기 이천시 냉동창고 화재사고의 경우 40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9명이 다쳤지만 원청 대표는 2000만원의 벌금형만 선고받았다. 지난해 8월 LG전자 청주공장 폭발 사고는 사전 안전조치 미흡 및 시설의 정상적인 가동 미준수 탓에 일어났다. 이 공장에서는 인화성 액체인 폐용제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유증기가 정전기에 점화되면서 폭발해 모두 8명의 노동자가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안전조치 소홀로 유해·위험물질인 불산(불화수소) 가스를 누출하고도 지난 2일 또다시 누출하는 사고를 냈다. 노동자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1차 누출 사고는 불산 가스 배기조치 미흡과 적정보호구 미착용 등 사업주의 안전조치 소홀이 원인으로 파악됐다. 또 3명이 다친 2차 누출은 배관 내 잔류 불산 가스를 완전히 제거하지 않은 상태에서 배관 절단 작업을 했고 당시 노동자들은 보호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6명의 사망자와 11명의 부상자를 낸 대림산업 여수공장 저장탱크 폭발 사고 역시 용접 작업 전 잔류 인화성 물질이나 분진 등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고 작업을 강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들의 안전사고 증가는 수치로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고용노동부가 21일 밝힌 화재·폭발·누출사고 통계에 따르면 2009년부터 감소세를 보이던 사고 재해자수가 2012년 증가세로 전환됐고 사망자수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사고에 따른 재해자수는 2009년 1345명, 2010년 1204명, 2011년 1070명으로 줄어들다 2012년 1211명으로 증가했다. 사망자수는 2009년 89명, 2010년 80명, 2011년 71명으로 줄었지만 2012년에는 98명으로 늘었다. 김신범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산업위생실장은 “위험물질을 다루는 작업은 도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해 원청이 직접 처리하도록 하는 등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깔깔깔]

    ●박명수 어록 1.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늦은 거다. 그러니 지금 당장 시작해라. 2. 가는 말이 고우면 얕본다. 3. 즐길 수 없으면 피하라. 4. 고생 끝에 골병 난다. 5. 나까지 나설 필요 없다. 6. 참을 인(忍)이 세 번이면 호구다. 7. 포기하면 편하다. 8. 성공은 1% 재능과 99%의 백이다. 9. 티끌 모아 티끌이다. 10. 대문으로 가난이 찾아오면 사랑은 창문으로 도망간다. 11. 부모 욕하는 건 참아도 내 욕하는 건 참을 수 없다. 12. 감사의 표시는 돈으로 해라. 13. 어려운 길은 길이 아니다. 14. 개천에서 용 난 놈 사귀면 개천으로 빨려 들어간다.
  • [중국통신] 톈진 습지서 물고기 떼죽음

    중국 톈진(天津)의 습지보호구 유역에서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해 철새 보호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중궈신원왕(中國新聞網) 등 현지 언론의 15일 보도에 따르면 최근 톈진의 베이다강(北大港)습지보호구 유역 하천이 말라붙으면서 8일 연속 수면 위로 죽은 물고기들이 떠오르고, 일부는 부패가 시작되어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톈진시 대강구 동남부에 위치한 베이다강 습지보호구는 톈진 최대의 습지자연보호구역이다. 특히 동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오가는 철새들의 주요 이동경로로 먹잇감이 사라지면서 희귀 철새 보호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은 “3일 전부터 4~5명을 고용해 죽은 물고기를 건져올렸다.”며 “지금까지 10t 가까이 건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톈진 다항 야생동물보호센터의 양지원(陽積文) 센터장은 “7, 8일전부터 죽은 물고기들이 발견되기 시작했다.”며 “강수량이 적은 데다가 습지 주변 강의 물이 증발하거나 다른 곳으로 새면서 상황이 악화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물을 보충하고 싶지만 수원이 없고 비용 문제도 있어 해결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벌금과 묵인 사이… 요상한 그린벨트 단속

    지방자치단체들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불법 건축물들을 형평성 없이 단속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인접한 두 불법 건축물에 대해 한쪽은 노골적으로 봐주고, 다른 한쪽은 수시로 수천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북한강변은 그린벨트이자 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특별대책구역이라 건축 행위가 엄격히 제한된다. 유명 인사 A씨는 2만~3만㎡의 토지에 ‘손님 접대용 건물’ 등을 갖고 있다. 푸른 물결이 넘실거리는 강가에 있는 작은 건물은 사방이 유리창이며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다. 인근 재벌 별장들보다 입지가 좋다. 하지만 2006년과 지난해 5월 10여 가지 위법행위가 적발됐으나 제대로 된 제재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해 5월 자녀 명의로 편법 농가주택을 신축하다 여러 언론에 뭇매를 맞고, 감사원 감사도 받았지만 무풍지대다. 반면 인접한 B카페는 사정이 다르다.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명소로 유명하지만, 허가 면적을 초과해 영업한다는 이유로 매년 최고가(5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부과받는다. 식파라치들의 단골 타깃도 됐다. 지난해 7월 한 40대 남성이 육개장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다며 배상을 요구해 거절했더니 시에 신고했다. 지난 2월 2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했다. 지난달에는 한 일간지에 소각장 사용 등이 보도돼 5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또다시 내야 한다. 최근에는 인근 별장 주인과 진입로 문제로 다투던 중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아 수억원대의 추징금을 물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견디다 못한 카페 주인은 최근 청와대 신문고에 ‘대통령께 호소드립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남양주시내 동종업계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매일 수천 명의 손님이 다녀가자 남들은 내가 많은 돈을 버는 줄 알지만 빚이 40억원이 넘는다”면서 “이제는 몸도 마음도 지쳐 더 버틸 힘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40여명의 대학생들이 시급 6500원을 받고 수년째 일하고, 노인 30여명은 정년 80세를 보장받고 일한다. 해외에서는 이 정도 명성이면 정부 차원에서 보존시키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흠집 잡기로 폐업을 시키려 한다”면서 고개를 떨궜다. 고양시 덕양구의 C동물원 대표도 마찬가지 심정이다. 연간 40만명의 관람객이 찾지만 그린벨트 지역에 있어 주차장이 부족하다. 온갖 방법을 동원해 주차장을 확보하려 했지만 허사였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구청이 이 잡듯이 뒤져 5000만원과 1000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나눠 부과했다. 지금은 두 손 들고 포천시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근처 대형 음식점 및 유희시설들은 농지를 주차장으로 불법 용도변경하거나 부속 건물을 멋대로 지어 사용하지만 단속이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남양주시 삼패동과 시흥시청 방면 39번 국도변에는 축사로 허가받아 상가나 공장으로 불법 용도변경해 사용 중인 건물이 수십여 동에 이른다. 이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은 그야말로 제멋대로다. 누군가 경쟁 업소를 괴롭히기 위해 시에 민원을 제기하면 수천만원씩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고, 다른 업소들은 묵인해 주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행정이 균형을 잃으면 아무리 좋은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국민들은 따르지 않는다”면서 “‘편파행정’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구리월드디자인시티 3중고 출발부터 ‘삐끗’

    구리월드디자인시티 3중고 출발부터 ‘삐끗’

    연간 7조원 이상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되는 경기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조성사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13일 구리시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된 이 사업은 시와 구리도시공사가 2조 1000억원을 투자해 한강변인 토평동 일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172만 1000㎡를 수용해 도로·공원 설치 등 기초공사를 한 뒤 2016년까지 월드디자인센터, 인테리어 관련 외국기업, 호텔, 외국인 전용 주거시설, 국제학교 유치 용도로 토지를 분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용 2조 1000억원은 시와 구리도시공사가 공사채를 발행하고 외자를 유치해 조달할 예정이다. 현재 사업부지에 대한 그린벨트 해제가 추진 중이며, 이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각종 중첩 규제로 낙후한 경기동부지역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사업비 마련과 그린벨트 해제, 친수구역 지정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2조 1000억원의 총사업비가 일시에 필요하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선 “기초자치단체 산하 공기업인 구리도시공사가 공사채를 얼마나 발행할 수 있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부터, 부동산 및 건설 경기침체로 목적 용지 분양에 큰 기대를 걸기도 어렵다는 게 경기도의 관측이다. 특히 환경부와 인접한 서울시가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환경부는 사업부지가 암사취수장과 1.5㎞, 구의취수장으로부터는 3.9㎞, 잠실상수원보호구역과는 550m 거리에 불과해 수질보전 측면에서 사업 추진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도 “상수원인 잠실수중보 수질 악화가 우려되는 데다, 물이용 부담금 지원 취지에도 배치된다”며 난색을 보인다. 서울시의회는 지난달 30일 ‘구리 월드디자인시티 친수구역 추진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토교통부는 “취수원에 미치는 영향 등을 서울시와 사전 협의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우량 농지가 대규모로 편입된다며 주거용지를 축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발이 만만치 않자 도는 “세부 개발계획이 확정될 경우 마이스산업 중장기 육성계획에 반영해 행정적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재원 및 분양계획, 유치시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구리시는 “서울SH공사는 구리월드디자인시티 개발면적과 비슷한 168만㎡ 규모의 고덕강일보금자리지구 개발사업을 상수원보호구역과 연접해 개발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554만여㎡ 규모의 하남미사보금자리지구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구리시 사업만은 안 된다는 논리는 불합리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인테리어 관련 외국기업들이 아시아권으로 이전하려 하기 때문에 기업유치 문제는 우려하지 않아도 되며, 개발 후에는 지금보다도 한강수질을 더 친환경적으로 유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대구·경북 지자체 ‘낙동강 골프장’ 뒤늦게 철회

    대구·경북 지자체 ‘낙동강 골프장’ 뒤늦게 철회

    대구·경북 지방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4대 강 사업으로 생겨난 낙동강 둔치에 현행법상 어긋나는 골프장을 무리하게 조성해 돈벌이에 나서려 했다가 뒤늦게 이를 철회해 졸속행정이란 비난을 사고 있다. 구미시는 10일 내년까지 고아읍 괴평리 낙동강 둔치 55만㎡에 민간자본 60억원을 들여 36홀(18홀 1곳, 9홀 2곳) 규모의 골프코스를 조성하려던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가 최근 시민 4300명을 상대로 골프장 조성과 관련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환경오염 등을 우려한 반대 여론이 지배적으로 나타난 데다 현행법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는 낙동강 전체 둔치 12㎢ 가운데 8.7㎢를 수변 레저 테마공간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들여 보트 접안시설, 식물원, 오토캠핑장, 승마탐방로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달 중 시민 설명회를 거쳐 계획을 확정한 뒤 내년부터 본격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앞서 고령군도 낙동강 둔치 골프장 조성 계획을 사실상 포기했다. 낙동강 둔치에 골프장을 조성하는 게 현행법에 걸리는 데다 국토교통부의 반대 때문으로 알려졌다. 군은 당초 2015년까지 개진면 인안리 일대 낙동강 달성보 둔치 50만㎡에 예산 20억원을 들여 9홀 규모의 골프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었다. 경남 의령군이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조성해 친환경적으로 운영하는 점을 벤치마킹한 결과였다. 대구 달성군도 낙동강 달성보 주변인 논공읍 하리 일대에 2015년까지 골프장을 조성하려던 계획을 백지화했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재정 확보 방안의 하나로 낙동강변에 골프장을 조성하려 했으나 걸림돌이 많아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낙동강 인근 골프장 건립에 반대해 온 구미YMCA 등 대구·경북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지자체들이 골프장을 지을 수 없는 곳에 골프장을 짓겠다고 억지를 부렸다가 철회한 것은 졸속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은 상수원보호구역의 상류 방향으로 유하거리(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잰 거리) 10㎞ 이내 지역에는 골프장을 건립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구미시 골프장 건립 예정지였던 고아읍 괴평리 낙동강 둔치는 비산동 상수원보호구역에서 유하거리로 3.5㎞에 불과하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현장 행정] 노원구 ‘마을이 학교다’ 프로젝트 추진

    [현장 행정] 노원구 ‘마을이 학교다’ 프로젝트 추진

    “우리 마을이 곧 학교다.” 노원구가 부모의 경제력, 학교 환경 등과 관계없이 지역 내에서 모든 교육 활동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186억원의 예산을 들여 교육행정과 자치행정을 통합한 ‘마을이 학교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7일 밝혔다. 노원구민 45만명이 15만명의 초·중·고교 학생들의 교육 멘토가 돼 아이들의 학업 능력 고취는 물론 학업중단이나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선다는 취지다. 구는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지속 가능한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는 ‘마을이 학교다’ 프로젝트를 위해 5대 분야 27개 정책 과제를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먼저 마을학교지원센터를 만들어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개개인의 봉사·동아리·진로·독서 활동 등을 ‘마을학교 인증프로그램’에 입력해 학생들의 성장 이력을 통합관리할 계획이다. 특히 학생이 어릴 때 무엇에 관심이 있었고 어떤 비(非)교과 활동을 했는지를 보여 주는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작성해 학교 측에 보내면 학교 생활기록부에 내용이 등재되도록 할 방침이다. 마을학교 설립 등 교육 인프라도 확충된다. 구는 개인·기관·단체 등 누구든지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활용해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마을학교 200개교를 올해 안에 개설할 계획이다. 또 현재 183명의 재능나눔 강사를 5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재능나눔 강사에게는 시간당 2만원의 수당이 지급된다. 서울영어과학교육센터 등 교육영향평가제로 인증된 청소년체험장도 60곳으로 확대한다. 청소년들에게 살아 있는 직업체험의 기회와 이를 통한 자립을 지원하기 위해 진로·직업 체험장을 1000개까지 발굴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구는 ‘하루 20분 한 달 2권 책 읽는 마을’을 목표로 ‘북적북적 도서관’을 운영, 연령·단계별로 ‘컬렉션 서가’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최초로 운영하는 ‘휴먼라이브러리’(종이책 대신 사람이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 사업도 확대해 올해까지 ‘휴먼북’ 100명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별 초등학교마다 마을운동회 개최, 동아리 200개 지원, 청소년 테마공원과 가족 캠핑장 조성, 자살 예방을 위한 힐링학교 운영 사업도 올해 시작할 예정이며 어린이들의 안전한 등·하교를 위해 어린이 보호구역을 180곳으로 확대하고 폐쇄회로(CC)TV를 늘리기로 했다. 김성환 구청장은 “학교와 마을이 협력해 청소년들이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는 교육공동체를 만들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한강수계기금 서울·인천 “못 내” 수질 개선 어쩌나

    수도권 상수원 물 관리를 위해 조성되고 있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이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납부 거부로 중단 위기를 맞고 있다. 3일 강원도에 따르면 서울과 인천시가 “한강수계관리기금이 당초 취지대로 운용되지 않고 부담금 비율도 높다”는 이유로 기금으로 사용될 지난달분 물이용부담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기금 조성이 끊기면 강원을 포함해 경기 팔당댐 상류, 충북도 등 상류 지역 지자체들이 맑은 물 관리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하수·분뇨 처리장 등의 환경기초시설과 생태하천 복원, 친환경 청정사업 등이 줄줄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서울과 인천시는 “한강수계관리기금 부과 목적이 상수원 상류의 수질을 맑게 하는 것인데, 지원 대상이 감소한 데다 수질 개선을 위한 기반시설도 포화 상태에 달해 부담금 인하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달분부터 물이용부담금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들 지자체가 납부하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은 전체 기금의 절반인 67.2%를 차지하고 있어 기금 납부 거부가 이어지면 상류 지역 수질 개선 사업 등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1999년부터 시작된 한강수계관리기금은 한강유역환경청이 수자원공사와 서울 및 인천, 경기 팔당 하류 지역 지자체들로부터 t당 170원씩 물 이용 부담금 명목으로 해마다 4400억~4500억원씩 거둬들이고 있다. 이렇게 조성된 기금은 상류 지역인 강원도와 경기 팔당댐 상류, 충북 지역의 맑은 물 관리를 위해 지급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기 팔당댐 상류 지역에 2070억원(48%)을 비롯해 강원도 1039억원(24%), 충북도 330억원이 지급됐다. 기금 혜택 지역인 강원·충북도 등은 “불합리한 기준으로 경기도에 절반 가까이 배정하고 있는 한강수계관리기금을 형평성 있게 개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납부를 거부하게 되면 한강 상류와 하류 지역 모두 공멸할 것”이라면서 “상수원보호구역 재조정과 한강수계관리기금 배분 재검토 등을 통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스쿨존 교통범칙금 인상 검토”

    “스쿨존 교통범칙금 인상 검토”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은 2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에서의 교통법규 위반에 대해 범칙금 추가 인상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오전 서울 성북구 석관초등학교를 방문, 스쿨존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라 스쿨존에서 법규를 위반한 경우 범칙금과 과태료를 두 배가량 가중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추가 인상도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 장관은 “구체적인 강화 수준은 추후에 논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초등생들과 면담하며 정책 아이디어를 얻는 등 현장을 점검했다. 이 학교 6학년 조하늘(12) 양은 유 장관에게 “학교에 지각해 건널목을 건너다보면 신호등 바뀌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몰라 위험할 때가 있다”면서 “깜빡이는 화살표보다는 숫자로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명확히 표시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성희(11) 양은 “등하굣길에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데 나무와 벤치 때문에 위험한 순간이 많다”면서 “자전거 길을 정비해 달라”고 제안했다. 이에 유 장관은 “나무를 옮기기는 어렵지만, 벤치나 전신주 등은 옮길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위험한 시설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대답했다. 안행부는 또 스쿨존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효율적으로 줄이기 위해 교통안전시설 정비를 추진한다. 우선 정비 대상은 연 2건 이상의 교통사고나 사망사고가 발생한 초등학교 97곳( 2011년 기준)이다. 이들에 대해 과속방지턱과 방호울타리 정비 등이 우선 추진된다. 또 이들 학교에는 등하교 시간에 어른이 어린이와 함께 보행하는 ‘보행안전지도사’ 사업이 실시된다. 2010~2012년 분석 결과 5월에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사망은 전체의 12.8%에 이른다. 스쿨존 내 교통사고는 2011년 751건에서 지난해 511건, 사망자 수는 같은 기간 10명에서 6명으로 감소 추세이지만, 지난달 스쿨존 내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5월에는 유동 인구가 많아지며 사고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죽은 어미 곁 떠나지 못하는 새끼 코끼리 감동

    죽은 어미 곁 떠나지 못하는 새끼 코끼리 감동

    ”엄마 일어나!” 새끼 코끼리가 죽은 어미 곁을 떠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순간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해 말 케냐 마사이 마라 국립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촬영된 이 사진은 최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을 통해 뒤늦게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사진을 촬영한 야생 전문사진 작가 사라 스키너(38)는 “이 장면을 지켜 본 순간 마치 목에 무엇인가 걸린 것 처럼 울컥했다.” 면서 “슬프고 마음이 아팠지만 무척 엄숙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스키너에 따르면 어미 코끼리가 죽은 이유는 사자의 습격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어미 곁을 졸졸 따르던 새끼가 어미의 죽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 새끼는 어미가 잠자는 줄 알고 계속 깨우려고 노력했으나 일어나지 않자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결국 다른 코끼리들이 하나둘씩 몰려들기 시작했고 마치 조의를 표하듯 죽은 어미와 새끼 주위를 빙 둘러섰다. 조용하고 엄숙한 의식이 끝나자 코끼리들은 모두 자리를 떠났으나 새끼는 마지막까지 어미 곁을 지켰다. 스키너는 “날이 어두워지자 사자들과 하이에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면서 “새끼는 죽은 어미를 지키기 위해 밤새 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인터넷뉴스팀 
  • 11개월여 허송세월… 감사받아야 할 감사원

    11개월여 허송세월… 감사받아야 할 감사원

    감사원이 1일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팔당상수원보호구역에서 편법으로 허가받은 A씨의 별장형 농가주택에 대한 감사결과를 공개하자 ‘봐주기 감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이날 감사결과 공개는 서울신문이 “개발이 엄격히 제한된 팔당에서 연면적을 편법으로 늘린 별장형 농가주택이 난립하고 있다”고 보도<2012년 5월 29일자 14면>한 지 11개월여 만에 이뤄졌다. 또 지난해 5~6월 때마침 지역 토착비리를 기동점검하던 감사원 특별조사국이 인허가 과정에 위법 부당한 행위가 있었는지 3일간 조사에 나선 지 10개월여 만의 일이다. 그러나 거의 1년 만에 내놓은 감사결과치고는 부실하기 짝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감사원은 “남양주시가 상수원보호구역 내 건축 특례규정을 임의로 적용해 주택건축을 특혜허가했다”고 결론지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이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는 농업인만이 각각 100㎡ 이하 규모의 단독주택과 농가용 창고를 설치할 수 있는데, 시는 건축주 A씨가 농업인이 아닌데도 2010년 7월 건축허가를 내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석우 남양주시장에게 인허가 당시 관련 공무원 3명을 징계처분하라고 통지했다. 이에 대해 B씨와 C씨 등 10여명의 주민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이들 주민은 “우리 마을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식수원과 접해 있어 개발이 매우 엄격해 재벌들의 별장터에도 건물이 단 한 채뿐인데 시의 특혜로 A씨만 이번에 세 채를 추가로 개축하거나 신축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번에 주택 세 채를 포함해 2만~3만여㎡ 규모의 부지에 모두 네 채의 집을 갖게 돼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대 부동산 가치 상승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마을에서 강이 보이는 대지 시세는 3.3㎡당 500만원 내외이며 강이 안 보이면 200만~3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들의 별장이 몰려 있는 이 마을은 개발제한구역이자 상수원보호구역, 수질보전특별대책지역 1권역 등에 해당돼 강이 보이는 대지를 시세대로 구하기란 쉽지 않다. 이 밖에 감사원은 A씨가 관리사 한 채를 주택으로 개축하고 아들·딸 명의로 한 채씩 농가주택을 신축했는데도 이번 감사 결과 공개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다. 당초 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할 정도의 사안이라고도 밝혔으나 징계 수위를 명시하지 않아 경징계로 그칠 수도 있다. 주민들은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허가를 받아 공사하면 나중에 적발돼도 그만이란 나쁜 선례를 남기게 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팔당상수원보호구역에서는 사실상 1층짜리 중·소형 농가주택만 신축할 수 있는데 A씨는 바닥에 석축을 쌓고 복토해 지반을 인위적으로 높였다. 여기에다 필로티(건물을 지면보다 높이 받치는 기둥)를 만들어 부설주차장으로 설계하면 건축 연면적에 포함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북한강이 조망되도록 3층 규모의 원주막형 농가주택을 허가받아 신축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감사 결과 보고서를 내지 않고 우물쭈물한 6개월 사이에 남양주시가 준공승인을 내줬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감사원 측은 “다른 지역 사안과 함께 조사해 신중하게 발표하느라 공개 시점이 늦은 것이고 (유명인사와 관련한) 봐주기 감사는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위법행위가 명백한 만큼 사전에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놓고 감사를 진행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감사 결과를 예측할 수 없었고 시에서 판단할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또 스쿨존 비극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4세 여아가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낮 12시 25분 충북 청주시 분평동 한 상가 앞 도로에서 권모(30)씨가 몰던 SM5 승용차가 이모(4·여)양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이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사고는 초등학교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스쿨존 지정 지역에서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권씨는 “갑자기 어린아이가 도로로 튀어나와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서울 상도동의 한 어린이집 앞 도로에서 5세 남아가 승합차에, 지난해 11월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는 초등학생 한 명이 승용차에 각각 치여 숨졌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유네스코 세계유산 나스카 라인 훼손됐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유산을 훼손한 공장이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페루 문화부는 최근 성명을 내고 “나스카 라인을 훼손한 시멘트공장을 형사고발했다.”고 밝혔다. 훼손된 부분은 나스카 라인 사다리꼴 부분의 끝머리다. 돌이 많고 약간은 돌출돼 있는 부분에 걸쳐 있는 라인 일부가 훼손됐다. 문화부는 지난해 하반기 나스카 라인이 점차 훼손되고 있다는 현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현지에 기술자를 급파, 원인을 조사했다. 범인은 인근에 자리잡고 있는 시멘트공장이었다. 공중에서 촬영한 사진만 봐도 훼손된 부분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페루 문화부는 고대문명 유산을 훼손한 혐의로 문제의 시멘트 공장과 관계자들을 형사고발했다. 관계자는 “문제의 시멘트공장이 나스카 라인 보호를 위해 지정한 보호구역 내 들어서 있다”면서 “이번 사건을 문화유산에 대한 테러로 규정하고 사건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나스카 라인은 마야문명 전 번영한 나스카문명이 남긴 유적으로 450k2 규모의 사막지대에 그려진 커다른 그림이다. 1994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5000원 베팅해 120만원 대박… 불행의 시작 사채까지 쓰며 수천만원 빚더미…“돈·꿈 다 잃었다”

    [커버스토리-불법 온라인 도박의 함정] 5000원 베팅해 120만원 대박… 불행의 시작 사채까지 쓰며 수천만원 빚더미…“돈·꿈 다 잃었다”

    사방이 환했다. 저녁을 먹고 컴퓨터에 앉은 것 같은데 12시간이 금세 지났다. 눈은 퀭했고, 빨갰다. 재떨이의 담배꽁초는 수북했다. 사설 스포츠토토는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았다. 간밤에도 그랬다. ‘손해본 것만 만회하면 바로 나와야지’라며 로그인했다. 저축은행에 이어 대부업체까지 손을 벌려 마련한 돈이었다. 반전을 꿈꾸며 클릭을 거듭했지만, 해가 밝았을 때는 다시 빈털터리였다. 3년째 되풀이 된 불면의 밤. 청년은 “돈과 시간, 꿈과 건강과 인간관계까지 모든 걸 잃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19일 인터뷰에 응한 서울대 졸업생 김용진(가명·28)씨는 사설토토에 빠져 지낸 지난 3년을 힘겹게 곱씹었다. 시작은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사설토토를 즐기는 친구를 보고 재미 삼아 시작했다. 2010년 가을, 프로야구 포스트 시즌 때였다. 어차피 학교 수업 끝나면 집에서 매일 야구를 보는 그였다. 딱 5만원 걸었을 뿐인데 짜릿함은 배가 됐다. 투수의 공 하나, 타자의 방망이질 한 번이 달리 보였다. 스포츠의 세계가 무한해지는 느낌이었다. 이후 김씨는 종종 사설토토를 했다. 전보다 흥미진진하게 스포츠 중계를 볼 수 있었다. 중독되기 시작한 건 첫 베팅 후 3개월이 지났을 무렵. 여느 때처럼 푼돈을 걸었는데 대박을 쳤다. 프로농구(KBL)·여자농구(WKBL)·미국프로농구(NBA) 몇 경기의 승패, 언더-오버, 핸디캡 등 12개 결과를 모두 적중시킨 것이다. 베팅한 돈 5000원은 채 1분이 안 돼 현금 120만원으로 통장에 꽂혔다. 심장이 펄떡거렸다. 씀씀이는 점점 커졌다. 쉽게 번 돈인 만큼 부담 없이 마구 질렀다. 며칠 뒤에는 농구 언더-오버에 걸었던 100만원이 285만원으로 돌아왔다. 김씨는 “초반에 그렇게 몇 번 따니까 힘들게 직장생활 할 필요 없이 사설토토로 돈을 벌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회상했다. 승산이 있다고 믿었다. 행운에만 의존하는 도박이 아니라 공부하면 정복할 수 있는 주식 같았다고 했다. 사전정보가 있고 그 정보를 세밀하게 분석한다면, 본인만 잘한다면, 충분히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았다. 전문 돈벌이로 사설토토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김씨는 변수와 이변이 적고 베팅종류도 많지 않은 해외 축구를 집중적으로 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는 기본이고, 덴마크·핀란드·칠레·크로아티아·파라과이·에스토니아·사우디아라비아 등 제3세계 축구까지 닥치는 대로 챙겼다. 경기를 본 게 아니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배당률과 씨름했다. 상대전적, 홈·원정 승률, 주요 선수 컨디션 등을 꼼꼼하게 살폈다. 경기정보가 빼곡한 분석사이트(베트익스플로어러, 오즈포털)와 외국 베팅업체 사이트(벳365, 188벳, 윌리엄힐),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모든 경기의 점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라이브스코어 사이트를 분주하게 오갔다. 공책에 베팅업체별 적중률, 배당률의 흐름·변화주기 등을 빼곡하게 적으며 자기만의 비책을 만들었다. 그렇게 추려진 통계 정보로 항상 경기시작 1분 전에 베팅했다. 한 경기에 20만~30만원씩, 확신이 있을 땐 최대 베팅금액인 100만원을 걸었다. 평일엔 6~7경기, 주말엔 10경기를 분석해 다양한 조합으로 베팅했다. 최고 1000만원을 딴 적도 있었지만 바로 베팅에 쓰거나 유흥비로 탕진했다. 몇 번의 ‘잭팟’은 흔히 말하는 초심자의 행운이었다. 환희보다 탄식과 분노, 오기가 일 때가 더 많았다. 사설토토는 ‘돈 먹는 하마’였다. 김씨는 인생에서 열심히 해서 정복하지 못할 건 없다고 믿었고 그렇게 살아왔다. 재수 1년만에 수능점수 120점을 끌어올려 서울대에 입학한 의지의 사나이였다. 분석 결과가 빚나가 돈을 잃을 수록 오기가 생겼다. “내가 호구 같이 돈을 뜯기고 있다는 기분을 참을 수 없었어요. 이기고 싶었고, 이길 수 있을 것 같았죠.” 야무지게 부딪혔지만 매번 돈을 잃었다. 평범한 대학생 용돈으로는 적자 폭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돈이 필요했다. 인터넷으로 계좌를 조회하다 부모님이 김씨 이름으로 붓던 적금을 발견했다. 적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농협에서 100만원씩 야금야금 빼냈다. 대출한도액 1500만원은 금세 바닥을 드러냈다. 그래도 끊을 수 없었다. 저축은행에서 금리 25%짜리 대학생 신용대출로 600만원을 빌렸다. ‘잭팟’ 한 번이면 빚을 모두 갚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갇혔다. 번번이 실패. 결국 김씨는 지난해 11월, 무려 30% 이자를 내야하는 일본계 대부업체에서 200만원을 빌렸다. 더러는 땄지만, 대부분 돈을 잃었다. 빚은 2500만원까지 늘었다. 김씨는 눈이 침침해질 때까지 담배를 뻐끔거리면서 불면의 밤을 보냈다. 친구들과 낄낄대면서 마시던 소주도 전혀 생각이 안 났고, 연애도 귀찮게만 느껴졌다. 때론 ‘내가 지금 뭐하는거지?’ 하는 자괴감이 들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김씨는 “생활은 피폐했고, 항상 비참했다. 밤일을 하니까 인간관계가 단절됐고, 결국 고독함의 극치를 맛봤다”고 회상했다. 더러운 기분을 잊으려고 더욱 토토에 매진했다. 악순환이었다. 매일매일 그만하려고 노력했다. 심지어 사이트 비밀번호는 ‘akwlakr’. 키보드를 한글로 치면 ‘마지막’이란 뜻이다. 굳게 마음먹고 사이트 탈퇴신청을 한 적도 있다. 회원가입된 상태면 자제하기 힘들 것 같아 아이디(ID)를 없애달라고 업체 측에 요청했지만, 계정은 2주가 지나도 안 없어졌다. 끊임없이 유혹메시지가 왔다. 아침마다 후회와 공허함을 느끼면서도 김씨는 저녁이면 어김없이 사이트에 접속했다. 손을 털게 된 계기는 어머니였다. 적금을 담보로 친동생에게 돈을 빌려주려던 어머니는 김씨가 이미 대출을 받아갔단 사실을 알게 됐다. 지난 2월 말의 일이다. 사실이 발각된 뒤 김씨는 일주일간 집을 나가 방황하다가 다시 돌아와 무릎 꿇고 빌며 “주식에 손을 댔다”고 둘러댔다. 빚 2500만원도 있다고 털어놨다. 순간 위기는 모면했지만, 어머니의 눈물은 내내 잊히지 않았다. “엄마 얼굴을 떠올리니까 다 되더라”고 했다. 김씨는 그날 이후 사설토토를 끊었다. 그는 지난 3년을 어떻게 정의할까. “친구들은 다 취업해서 번듯한 회사를 다니는데, 나는 뭐했나 싶어요. 갈 데까지 갔는데 도박의 마지막은 엄청난 외로움만 남더군요. 공허하고 황폐하고 고독하더군요. 해봤자 별거 없다는 걸 알았으니까 앞으론 남들보다 두 배로 열심히 살겁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5세 어린이 숨져

    어린이집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5세 어린이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17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쯤 서울 동작구 상도 3동 소재 한 구립 어린이집을 나서던 최모(5)군이 지모(50)씨가 몰던 스타렉스 차량에 치였다. 최군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 지점은 최군이 다니던 어린이집 바로 앞에 놓여진 차도로, 당시 최군은 어머니와 함께 귀가 중이었다. 경찰은 “안전대가 설치되지 않은 구간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며 “아이가 넘어졌는데 스타렉스 차량이 그 위를 그대로 지나갔다고 목격자가 진술했다”고 전했다. 지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시속 20㎞로 운전했다”며 “아이가 넘어져 있는 것을 미처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씨에 대해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속 보이는’ 투명 개구리…올챙이도 투명할까?

    생명의 신비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유리 개구리, 일명 ‘투명 개구리’의 생생한 모습이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위스의 사진작가인 토마스 마렌트(46)가 콜롬비아의 자연보호구역에서 포착한 이 투명 개구리는 구슬을 연상케 하는 노란색 눈과 언제 봐도 신기한 투명한 피부가 눈길을 끈다. 유리 개구리는 심장 등 장기와 붉은 혈관이 모두 비칠 정도로 투명한 피부를 가진 것이 특징이며, 습한 산악지대에서 드물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에 포착한 유리 개구리는 막 낳은 알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겉은 평범한 개구리 알처럼 투명하지만, 그 안에 든 올챙이 역시 피부에 투명함을 띠고 있어 더욱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마렌트는 “나뭇잎 아래에서 자신이 막 낳은 알들이 마르지 않게 감싸고 있는 암컷 유리 개구리를 발견했다.”면서 “몸이 투명해서 나뭇잎과 쉽게 구별되지 않았지만, 투명한 피부 밖으로 비치는 신체 장기들 때문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고 신비로운 생명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유리 개구리는 양서류 생물학 및 보존정보 검색서비스사이트인 ‘엠피비아웹‘(AmphibiaWeb)에서 통상 7000번 째 신종 양서류(글라스 개구리, 학명 Centrolene sabini)로 등록된 바 있다. /인터넷 뉴스팀
  •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하)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

    [명사가 걸어온 길] (8) 한국 스포츠외교 산증인(하) 김운용 前 IOC 부위원장

    인생의 큰 변화는 예고 없이 들이닥쳤다. 외교관을 꿈꾸던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군인의 길로 들어선 것이 첫 터닝 포인트였다면, 청와대 경호실 차장으로 지내면서 태권도와 인연을 맺은 것이 두 번째 변화의 계기였다. 김 전 부위원장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체력은 국력이라고 했지만 체육회 1년 예산은 문교부에서 나온 1억원이 전부였다. 돈이 없는 경기단체의 장에 정치적 실력자를 배정하다피시 했다. 사격은 박종규(대통령 경호실장), 복싱은 김택수(국회의원), 축구는 장덕진(농수산부 장관) 하는 식이었다. 나는 정치적으로 들어간 건 아닌데 좌우간 (경호실 차장으로) 힘이 있을 때니까 호주머니 털어서 (선수들을) 여관에 합숙시키곤 했다”고 돌아봤다. 태권도와 어떤 접점도 없었던 그가 이런 행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비전 때문이었다. ‘체력은 국력’이란 강령 아래에선 국위 선양할 것이 태권도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미국에만 사범이 10명 있을 정도로 해외에 사범들이 많았지만 국내에는 중앙 도장도 없고 세계연맹도 없고 어디로 갈지 모르는 상태였다.” 1971년 1월 대한태권도협회장으로 취임할 때만 해도 협회에 체계라곤 없었다. 30개 파로 나뉘어 제각각 단증을 발급하는가 하면 사범 교육 제도도 전무했다. 김 전 부위원장은 어수선하던 태권도계에 국기화, 세계화, 국위 선양의 기수, 호국의 기수란 네 가지 비전을 제시하고 기틀을 잡아 나갔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70년대를 관통한 불도저식 개발은 태권도계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협회장 취임 일성으로 중앙 도장인 국기원 건립을 내세운 그는 막강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인다. 청와대 경호실 차장이란 직함이 그 추진력에 연료를 제공했을 터. “호주머니 털고 친구에게 용돈 뜯어다가 지었다. 땅은 양택식 서울시장에게 빌렸는데 그것도 옥신각신했고. 돈이 없으니까 여기저기서 기부도 받았다. 이병철 삼성 회장 300만원, 정인영 현대건설 부사장 200만원 등등…. 청와대 경호관 월급이 2만원일 땐데, 그때 그 돈이면 굉장한 거다. 철근은 인천제철에서, 지붕은 벽산에서 슬레이트를 갖다 놨다. 동창들 찾아가서 (사정해서) 지었다. 시멘트 한 포가 270원, 철근 1t이 2만원 할 때다.” 72년 중동 오일쇼크가 덮쳤지만 국기원은 그해 11월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모습을 드러낸다. 그가 취임한 지 1년 10개월 만의 일이다. 다음 목표인 세계화를 위해 73년 5월 국기원에서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대회 직후 국기원에 20개국 대표가 모여 세계태권도연맹이 만들어진다. 이로써 태권도의 국내 보급을 맡은 대한태권도협회, 세계 각국에 태권도를 전파하고 외국 협회를 관리하는 세계태권도연맹, 태권도란 무도의 본산으로서 두 단체를 지휘하는 국기원이란 지금의 체계가 비로소 갖춰졌다. 태권도의 기반을 닦은 주인공이기에 지난 2월 태권도의 올림픽 핵심 종목 잔류 결정에 대한 감회가 남다를 법했다. 그는 “스위스 로잔 집행위원회 전에 (주변에) 전화로 물어보니 ‘레슬링은 총회에 가서 어떻게 될지 모르겠는데 태권도는 그런 염려가 하나도 없다’는 얘기를 듣고 안심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태권도가 (1994년 파리 IOC 총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들어갔을 때 찬성 85표, 반대 0표로 들어갔지 않았나. 최근에는 찬성표만큼 반대표가 나온다고 그러는데 그래도 (그때의 힘이) 아직은 남아 있다. 현재 IOC 부위원장인 세르 미앙 능(싱가포르), 토마스 바흐(독일), 크레이그 리디(영국)와 존 코츠(호주) 집행위원은 그때 모두 태권도를 도와준 사람들이다. 그런데 레슬링은 힘이 하나도 없다. 겉으로 내세우지는 않지만 (이런 일은) 힘을 갖고 하는 것”이라고 은근히 자신의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태권도가 계속 살아남으려면 복싱에서 헤드기어를 따온 것, 펜싱을 보고 전자호구를 도입한 것처럼 앞으로도 끊임없는 개혁을 해야 한다. 마케팅과 국제적 감각이 아직은 부족하다.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세계태권도연맹을 도와줘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태권도에서 외연을 넓힌 그는 74년 2월 대한체육회 부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부위원장으로 취임, 스포츠 외교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그는 영화 제목을 본뜬 ‘동방불패’(東方不敗)란 말을 들을 정도로 굵직굵직한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한편 국제 스포츠 무대의 요직을 차지한다. 83년 암으로 사망한 김택수 IOC 위원에 이어 2년 뒤 박종규씨마저 같은 병으로 세상을 뜨자 그는 86년 10월 17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91차 IOC 총회에서 위원으로 선출된다. 일주일 뒤 국제경기연맹총연합회(GAISF) 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그는 88년 IOC 집행위원, 92년 IOC 부위원장으로 뽑혔고 97년 무주·전주 유니버시아드, 99년 용평 동계아시안게임,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를 유치하느라 숨 가쁘게 세계를 누볐다. 그는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에 이어 2000년 시드니 대회를 통해 태권도를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진입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것으로) 내가 할 일은 다 했다”고 말할 정도로 그는 이것을 최고의 업적으로 손꼽는다. 시드니 대회에서는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정치적 이벤트까지 성사시키며 99년에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스캔들(개최지 선정을 둘러싸고 IOC 위원 매수와 금전 살포가 있었음이 밝혀져 위원들이 대거 제명되고 개혁안이 통과)로 인한 타격을 만회하는 노련미를 발휘한다. 그러나 자신의 지지기반이 상당히 떨어져 나간 이 스캔들 때문에 김 전 부위원장이 30년 동안 쌓아 온 명성과 입지에 금이 가기 시작한다. 2001년 IOC 위원장에 도전했다가 자크 로게 현 위원장에게 밀려 쓴잔을 마시고, 이듬해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김동성 실격 사건’에도 불구하고 대회 조직위원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해 구설에 올랐다. 여기에 더해 2003년 프라하 IOC 총회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일은 조금씩 그의 쇠락을 부채질한다. 결정타는 2003년 12월에 시작된 검찰 수사였다. 그는 세계태권도연맹 등의 공금 38억원을 2000년쯤부터 빼돌렸고 각종 청탁과 함께 8억여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2004년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추징금 7억 8800여만원이 선고된 뒤 이듬해 1월 대법원에서 원심 확정 판결을 받았다. 구치소에서 그는 “정치적 누명을 쓴 것”이라며 IOC에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 노력을 했지만 IOC는 2005년 2월 그를 제명하는 권고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해 7월 총회에서 제명될 움직임이 보이자 그는 두 달 전에 부위원장직을 자진 사퇴한다. 6월 30일 가석방으로 풀려난 그는 지금도 자신을 몰락시킨 검찰 수사를 “평창 유치 실패의 책임을 돌리기 위한 정치세력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IOC 위원들 얼굴만 보면 ‘태권도’, 또 보면 ‘평창’, 이러고 다녔다. 체육회장을 하면서 ‘한국이 스포츠 강국이 되려면 동계올림픽도 유치해야 한다’고 판단했지만 한국의 성적은 형편없었다. 쇼트트랙밖에 없었다. 평창(을 위한) 테스트로 시작한 게 99년 용평 동계아시안게임이었다. 그렇게 시작했는데 밴쿠버와 평창의 시설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김진선 당시 강원도지사나 따라온 국회의원들은 나만 믿고 되는 줄 알았는데 (실패하니) 내용도 모르고 내가 부위원장 (재선)하려고 (유치에) 방해를 놓았다고 했다. 나는 평생 태권도, 올림픽 하면서 한국 체육을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사람인데 방해를 놓았다고 하니 말이 안 된다고 했지만 정치세력 힘이라는 게 사람을 잡더라.” 세간의 시선과 그의 입장에는 이렇게나 큰 간극이 있다. 정치권에 대한 커다란 피해 의식을 감추지 못했다. “평창이 2007년 과테말라 총회에서 세 번째로 도전했을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오지철씨와 변양균씨를 시켜 (현장에) 오지는 말고 팩스와 전화로 도와달라고, 그러면 사면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노무현 정부가 사면을) 안 해 주고 나갔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자마자 (특별사면) 했다. 정치하는 사람들, 나쁜 사람들이다.” 한국 스포츠와 함께 격동의 40여년을 보낸 뒤 그는 활동하던 단체들의 고문직을 맡으며 2선으로 물러난다. 최근에는 집필과 특강에 전념하고 있다. 1년에 절반은 집을 떠나 세계를 떠돌던 현역 시절에 비하면 요즘은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노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농을 던졌다. “이제는 명예회복도 많이 되고 (사람들이) 업적도 많이 알게 되고…. 편하다. 일본과 한국의 여러 대학에 특강도 나가고 가만히 있어도 석좌교수 해 달라는 데(명지대·조선대)도 있다.” 소년 시절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그는 좋아하는 피아노 덮개도 다시 열었다. “고등학교 때나 대학 시절 독주도 많이 했는데…. 쇼팽을 가장 좋아한다. 집사람도 (이화여대) 피아노과를 나왔고 우리 딸(차녀 혜정씨)도 피아노를 전공했다.” 겉으로 보면 세계 무대를 향한 열정의 파랑(波浪)은 잦아든 듯했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IOC 무대와 한국 스포츠 외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자신의 뒤를 이을 스포츠 외교 전문가가 없음을 걱정하고 있었다. “내가 나간 뒤 스포츠 외교를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해야 한다며 체육인재육성재단(2007년 설립)이라는 게 생겼던데 그게 잘 되겠나? 인재가 저절로 키워지나? 현장에서 커야지. 인품도 있어야 하고 교양도 있어야 한다. 상대방 문화도 알고 우리 문화와의 차이를 초월해 마음을 끌고 와야 하는 게 스포츠 외교다. 나는 누가 키웠나?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뛰고 IOC에서 올림픽 치르면서 사람 사귀면서 커진 거지 누가 돈 대줘서 키운 게 아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별’들의 마지막 봉사

    군사시설보호구역과 군 협의 업무가 많은 접경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장성 출신을 안보정책자문관으로 잇따라 채용하고 있다. 경기 양주시는 21일 각종 군 협의 업무를 자문해 줄 관군협력관에 지난 1월 말 예편한 손기화 전 육군 65사단장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사무관(5급) 대우 계약직이지만 현삼식 양주시장은 손 협력관을 예우해 시장 접견실을 집무실로 내줬다. 이같이 군과의 협의가 많은 접경지역 지자체 가운데 양주시처럼 군 장성 출신을 계약직 공무원으로 채용한 곳은 경기도, 김포시, 파주시, 포천시 등 확인된 곳만 5개에 이른다. 도는 2006년 10월 육·해·공군 및 해병대 예비역 장성 4명을 안보정책자문관으로 임용해 을지연습 및 군 관련 업무 협의 때 교량 역할을 맡기고 있다. 파주시는 2010년 10월 투자진흥과 군관협력팀에 예비역 소장 출신의 군사정책자문관 1명을 배치, 각종 군 협의 업무에서 조언을 받고 있다. 포천시는 2010년 12월부터 총무국에 3년 계약직의 군협력관을 두고 있으며, 김포시는 지난해 10월부터 행정과 소속으로 5급 상당의 안보자문관을 배치했다. 채용된 자문관들은 대부분 해당 지역 사단장 출신이라 지역 사정에 정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해당 지자체가 산업단지 조성이나 대학·종합병원 유치 때 큰 도움을 받고 있다. 국책 또는 시책사업과 관련한 대형 시설의 입지 가능 여부를 사전 심사할 경우 보통 수개월이 걸린다. 가장 큰 쟁점은 군 작전계획에 지장을 주느냐인데, 이들 자문관이 간단히 가부를 판단해 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군부대와 협의 때 윤활유 역할을 한다. 실제 시 면적의 91%가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인 파주시에서는 군사정책자문관 역할이 두드러진다. 곡릉천 등 대형 하천에 30~40년 전 설치된 대전차 장애물인 용치가 물 흐름을 방해해 집중호우 때 제방 붕괴나 농경지 침수 등의 피해를 입혀 왔으나 관할 군부대 반대로 철거를 못 해왔다. 그러나 자문관이 2011년 용치를 대체할 수 있는 개선안을 마련해 관철시켰다. 파주LCD기숙사 신축, 적성산업단지 조성, 영태리 훈련장 이전 등 군 작전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각종 숙원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문관들은 보통 매주 20~24시간 근무하며 2000만원대 낮은 연봉을 받고 있으면서도 일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종기 파주시 군사정책자문관은 “파주에서 오랫동안 군 생활을 하다 보니 제2의 고향이 됐다. 현역 때 군인과 지자체 공무원들이 서로의 입장을 잘 이해 못하는 게 늘 안타까웠다. 마침 집도 파주에서 가까워 국가와 국민을 위해 뭔가 역할을 더 할 수 없을까 고민하던 중 직급 등 대우에 상관없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윤명채 파주 투자진흥과장은 “학식과 덕망이 높고 공사가 분명해 군 협의 업무뿐 아니라 6·25 전적지 조사 및 서적 발간 등 기타 업무에도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보조금 받는 고객은 좋은데… 소외된 소비자 불신 ‘눈덩이’

    보조금 받는 고객은 좋은데… 소외된 소비자 불신 ‘눈덩이’

    ‘17만원(2012년 9월)→13만원(2013년 2월)→1000원(2013년 3월)’ 지난해 9월 삼성전자의 갤럭시S3 ‘17만원 사태’로 촉발된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는 되레 1000원짜리 갤럭시S3를 만들어 냈다. 17만원 잡으려다 1000원짜리를 부른 셈이다. 갤럭시S3 롱텀에볼루션(LTE) 출고 가격은 99만 4000원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100만원 수준인 스마트폰을 싸게 살 수 있으니 싫지 않다. 반대로 한 달 또는 며칠 차이로 제값을 다 주고 산 소비자는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 휴대전화 보조금 과다 지급 논란은 여기서 비롯된다. 14일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정상영업에 들어갔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과도한 휴대전화 보조금 경쟁으로 이통 3사에 내린 영업정지 제재는 오히려 영업정지 기간에 보조금 경쟁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사태 해결은커녕 방송통신위원회와 이동통신 시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만 커졌다. 방통위는 보조금을 허용하지만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는 보조금은 금지한다. 현행법상 보조금은 불법이 아니다. 2003년 보조금 금지를 규정한 전기통신사업법 조항이 생겼다. 그러나 2006년 소비자에게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로 18개월 이상 가입자를 대상으로 부분적으로 허용하되 2008년 3월까지 규제 철폐를 유예하는 쪽으로 법 개정이 이뤄졌다. 2008년 이후에는 사실상 보조금 규제를 직접 명시한 법 규정이 사라졌다. 다만 방통위는 2010년 마케팅비 규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조금 상한선을 27만원으로 정하고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이를 준수할 것을 권고하는 실정이다. 보조금 상한선인 27만원을 넘으면 보조금 혜택을 많이 받는 사람과 적게 받는 사람 간 차별이 일어난다고 보고 규제를 가하는 것이다. 보조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같은 제품을 남보다 비싼 가격에 샀다며 손해를 봤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늘어난다. 보조금 혜택을 받으려고 지나치게 비싼 요금제에 가입하는 바람에 매월 다 쓰지 못한 음성·데이터·문자 요금을 지불하는 사례도 속출한다. 따져 보면 싸게 산 소비자도 통신요금을 통해 낼 돈은 다 내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원짜리 갤럭시S3 사례 등으로 소비자들 사이에는 이미 “스마트폰을 제값 주고 구입하면 호갱”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호갱’은 ‘호구’와 ‘고객’을 합친 말로 어수룩해서 속이기 쉬운 손님을 뜻한다. 일부 오프라인 매장은 스마트폰 가격 체계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약정 할인금이 기기 할인 금액에 포함된 것으로 속여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스마트폰을 판매하기도 한다. 결국 보조금 과다 지급 경쟁으로 골탕먹는 쪽은 소비자들이다. 이통사도 보조금 경쟁이 무의미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과잉 보조금이 소비자 차별이라는 폐해도 낳지만 이통사도 수익 악화라는 피해를 보고 있다”며 “보조금만 잡으려고 하지 말고 근본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회에는 보조금 경쟁과 관련해 강력한 제재 방안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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