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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강 사업으로 수질 크게 악화”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을 기준으로 4대강 사업 전후의 수질을 비교한 결과 사업 전 3급수 이상에서 지난해 4급수 이하로 수질이 악화된 곳이 4대강 본류 주요 지점, 보 주변 지점 등 20개 조사 지점 가운데 70%인 14개 지점에 이른 것으로 파악됐다. 환경정책기본법상 3급수는 생활용수로 사용 가능하고, 4급수는 농업용수로 쓰거나 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친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다. 녹색연합은 28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 녹색교육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대강 사업은 수질을 개선하기는커녕 오히려 수질을 크게 악화시키는 사업이었음이 밝혀진 것”이라면서 “특히 낙동강의 경우 산곡·달성 구간 등 9개 지점 중 7개 지점이 4급수 이하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는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을 기준으로 4대강 사업 이후 4대강 수질이 대부분 나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황인철 녹색연합 4대강 현장팀장은 “BOD는 호소(호수나 늪)가 아닌 하천의 수질등급을 나누는 기준”이라면서 “4대강의 경우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돼 하천이 호소로 바뀌었기 때문에 환경정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호소의 수질을 평가하는 기준인 COD를 지표로 사용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감사원도 지난 17일 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COD, 조류농도 등 적절한 수질관리 지표로 관리하는 게 합리적이나 일반 하천의 BOD를 기준으로 관리, 수질 상태가 왜곡 평가·관리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녹색연합은 또 정부가 스스로 제시한 4대강 사업 수질개선 목표조차 달성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2009년 4대강 사업 마스터플랜에서 사업 결과 BOD와 총인(TP) 수치가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녹색연합이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시된 4대강 11개 지점의 2012년 실제 측정치와 정부 목표치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BOD는 7곳, 총인은 5곳에서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영산강은 무안, 광주, 영산포 등 3개 지점 모두에서 BOD와 총인 두 지표 모두 목표에 미달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 연임·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에 설도윤씨

    서울연극협회 박장렬 회장 연임·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에 설도윤씨

    서울연극협회와 한국뮤지컬협회가 21일 나란히 정기총회를 열고 새 수장을 선출했다. 서울연극협회는 제4대 회장으로 박장렬(왼쪽·48) 현 회장을 선출했다. 연극연출가이자 연극동인 ‘혜화동 1번지’ 3기 출신인 박 회장은 연극집단 반 대표, 100연극공동체 위원장,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이사를 맡고 있다. 한국뮤지컬협회의 신임 이사장엔 설도윤(오른쪽·54) 설앤컴퍼니 대표가 뽑혔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종교플러스]

    서울대교구 합창단 5일 연주회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 단체 소속 수아비스 합창단은 5일 오후 8시 서울 혜화동성당에서 연주회를 연다. 창단 이후 첫 연주회인 이날 행사에서는 라인베르거의 ‘Requiem in d op.194’ 초연과 함께 개구리 소리, 임진강, 하늘, 눈꽃송이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특히 그레고리안 선율에 의한 ‘라우다테 도미눔’, ‘우비 카리타스’ 연주가 눈에 띈다. 수아비스 합창단은 합창 음악을 통한 선교와 전례봉사를 목적으로 지난 2010년 창단된 아마추어 합창단이다. 김대선교무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원불교 평양교구장인 김대선 교무가 4일 사단법인 한국언론인연합회에서 주최하는 ‘2012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인권신장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김 교무는 원불교 교정원 문화사회부장과 원림문화진흥회 이사장을 6년간 지내면서 북한 이탈 새터민들의 인권 신장 활동을 통해 국내 정착을 돕고, 종교 간 협력과 남북교류 활동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았다. 한국언론인연합회는 “한국 역사 문화에 대한 강좌와 순례 프로그램 운영, 다양한 법률 지원 등을 통해 탈북민 정착과 인권신장·권익 사업을 전개해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쪽방촌 봉사 한국교회희망봉사단은 24, 25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주민을 대상으로 나눔행사를 갖는다. ‘쪽방 주민들과 함께하는 성탄절’을 주제로 한 나눔행사는 ▲고령의 쪽방촌 주민과 1대1 결연 ▲쪽방촌 주민과의 김장나눔 ▲풀빵손수레 창업지원 ▲쪽방촌 성탄 잔치 ▲성탄문화 공연 등으로 진행된다. 특히 65세 이상 쪽방촌 주민 40명을 대상으로 하는 ‘1대1 결연식’에는 교회 청년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청년들은 이날부터 주민들과 매달 식사, 문화 활동을 같이하는 생활나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나눔축제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6일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제14회 전국불교사회복지대회-한국불교자비나눔 대축제’를 연다. 지난 한 해 자비나눔 활동에 헌신해온 불교 사회복지 실천가들을 위한 축제. 행사는 ‘불교사회복지포럼’과 자비나눔 실천가들을 발굴·포상하는 ‘자비나눔 대법회’, 만찬으로 진행된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되는 ‘불교사회복지포럼’에서는 최경구 경기대 교수를 좌장으로 유승무(중앙승가대)·이성기(인제대)·조기룡(동국대) 교수가 참석해 사회 양극화의 위기 극복과 사회통합 방안을 모색한다.
  • 이제 안전하게 돌아 가세요

    이제 안전하게 돌아 가세요

    종로구는 28일 기형적인 도로구조와 교통체계로 교통사고 다발지역으로 분류됐던 혜화교차로의 교통개선사업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혜화교차로는 동소문로, 창경궁로, 대학로, 혜화로가 맞닿아 서울시 동북부지역과 도심을 연결하는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다. 도봉·강북·성북구를 종로구와 연결해 주는 역할도 한다. 창경궁로와 대학로는 좌회전과 유턴을 허용하는 지점이 없기 때문에 주변 지역인 동숭동, 이화동, 명륜동, 혜화동 등에서 부득이하게 혜화교차로로 진입해야 해 교통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차량 정체가 심할 뿐만 아니라 접촉 사고도 빈번했다. 구는 서울시와 서울지방경찰청, 혜화경찰서 등 관련 기관과 논의해 교통량과 교차로 내 차량 접촉을 줄이는 방안을 고민했다. 이에 따라 구는 대학로와 창경궁로에 유턴 차로를 설치해 운전자의 편의를 높이는 한편 혜화교차로로 몰리는 차량을 줄였다. 교차로에는 운전자가 진행방향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노면표시와 교통신호기를 정비했다. 아울러 차도를 가로지르는 기둥에 ‘문형식 표지판’을 설치하고 표지판 형식을 통일해 운전자가 손쉽게 진로 방향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종 구청장은 “운전자들이 바뀐 교통안내 표지판과 차로 운영 체계에 적응하면 기존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주민불편사항은 아무리 작고 사소한 것이라도 반드시 개선해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뮤지컬 ‘인당수 사랑가’ 12월 2일까지 서울 동숭동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춘향과 심청이 한 인물이라는 재미있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눈먼 아비를 봉양하는 효녀 춘향, 철부지 소년에서 남자로 성장하는 몽룡, 쓸쓸한 중년 변학도, 감초 역할의 방자와 뺑덕네 등을 동원해 인생의 가치를 찾는다. 동서양 악기가 어우러진 풍성한 음악, 다양한 전통 공예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3만 5000~5만원. (02)766-2937. ●연극 ‘채권자’ 12월 2일까지 서울 혜화동 게릴라극장. 구스타프는 전 부인 태클라에게 복수하기 위해 태클라의 현 남편 아돌프를 찾아가 아내를 의심하게 한다. 아내를 향한 의구심을 키운 아돌프는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스웨덴 극작가 스트린드베리는 부부의 갈등이 얼마나 잔인하고 위험한 전쟁이 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연희단거리패 오동식이 연출했다. 1만 5000~3만원. (02)763-1268. 국악·무용 ●정가극 ‘영원한 사랑, 이생규장전’ 14~18일 서울 서초동 국립국악원 예악당. 조선시대 최초 한문소설 김시습의 ‘금오신화’ 중 ‘이생규장전’에 담긴 죽음을 초월한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정가극으로 만들었다. 김석만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디지털 영상기법으로 환상적인 극으로 연출했다. 안현정 이화여대 교수가 작곡, 황의종 부산대 교수가 음악지도와 편곡, 이희준 서강대 교수가 극본을 맡았다. 1만~3만원. (02)580-3300. ●창작무용 ‘그대, 논개여!’ 16~18일 서울 장충동 해오름극장. 의기(義妓) 논개와 그녀가 죽인 왜장이 인간적으로는 서로 끌렸을지 모른다는 허구적 상상에서 출발했다.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2001년 선보인 ‘논개의 애인이 되어 그의 묘에’를 토대로 장편무용극으로 확장했다. 힘찬 군무가 특징. 2만~7만원. (02)2280-4115. 클래식 ●라 트라비아타 14·15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솔오페라단이 이탈리아 포기아시(市)의 움베르토 지오다노극장과 합작으로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올린다. 19세기 파리 사교계를 무대로 코르티잔(상류사회 남성이 사교계에 동반하는 공인된 정부) 비올레타와 귀족 청년 알프레도의 비극적 사랑을 그렸다. 3만~20만원. 1544-9373. ●서울시향 비르투오소 시리즈Ⅵ 16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미국의 차세대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이 서울시향을 지휘한다. 2004년 게오르그 솔티 국제 지휘 콩쿠르에서 우승한 개피건은 스위스 최고(最古) 교향악단 루체른심포니의 수석지휘자와 네덜란드 방송교향악단의 수석 객원지휘를 맡고 있다. 인상주의 성향이 짙은 관현악 레퍼토리,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 등을 들려준다. 생상스의 첼로협주곡 1번은 중국 첼리스트 왕젠이 함께한다. 1만~6만원. 1588-1210 미술·전시 ●강강훈 개인전 22일까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 일상적으로 부딪치는 주변 인물들을 아주 거대한 화면 크기로, 땀구멍과 솜털까지 세세하게 그려내는 극사실화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작가가 선보이는 신작들이다. 인물화뿐 아니라 이를 반전으로 뒤집어 놓은 작품들까지 함께 선보인다. (02)549-7575. ●김동유 개인전 30일까지 서울 신사동 갤러리현대강남. 메릴린 먼로의 얼굴을 모아 박정희의 얼굴을 만드는 등 독특한 이중 얼굴 작업으로 명성을 누려 왔던 작가가 새로운 시리즈 크랙을 선보인다. 전통적인 서양 명화를 자글자글한 주름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성과 속을 뒤집는 개념의 연장선상에 있다. (02)519-0800.
  • 시장 새 공관, 친일 건축물 논란

    시장 새 공관, 친일 건축물 논란

    서울시가 종로구 가회동 ‘백인제 가옥’을 시장 공관으로 바꾸겠다고 1일 결정했지만 친일파 건축물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부르고 있다. 일제 치하인 1913년 당시 ‘을사오적’으로 꼽힌 이완용의 외조카이자 역시 친일 행적을 남긴 한상룡이 세운 개량 한옥으로 1944년부터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와 후손들이 거주해 왔다. 이후 보존 상태가 양호해 1977년 서울시 민속자료로 지정됐고 2009년 시에서 사들여 지난해 6월부터 개보수 공사를 하다 올해 2월 문화재청의 요청으로 중단된 상태다. 시는 올해 1월 한양도성을 둘러보던 박원순 시장이 “성곽 복원을 위해 공관을 이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이전할 곳을 물색해 왔다. 시 관계자는 “백인제 가옥은 시유 재산으로 이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데다 한옥을 시장 공관으로 쓸 수 있다는 상징성도 있다.”고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주택정책과에 ‘공관조성추진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문화재 현상 변경 심사와 리모델링 공사를 벌일 계획이다. 시멘트로 덮은 마당 우물 등 훼손된 부분도 많고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도 부족해 6~7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실제 입주는 내년 하반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화재위원회 근대문화재분과위원장인 목원대 건축과 김정동 교수는 “친일파와 얽힌 집을 수도 수장의 공관으로 쓰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기대 건축과 안창모 교수는 “시장 공관을 한옥으로 삼으면 한국문화 전파라는 상징성을 띨 수 있다.”며 “게다가 시내에서 시장 공관으로 사용할 만큼 크고 잘 지어진 가옥 중 친일파와 무관한 곳을 찾기란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종로구 혜화동 시장 공관도 1940년대 혜화문 도성 위에 일본인이 지은 건물이어서 논란을 빚었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1년 노력 결실… 구청은 지금 수상의 계절] 종로구청장 건축문화인상

    [1년 노력 결실… 구청은 지금 수상의 계절] 종로구청장 건축문화인상

    김영종 종로구청장이 23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2 한국건축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건축문화인상’을 수상했다. 이번 행사는 국토해양부와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했다. 김 구청장은 2010년 7월 민선 5기 종로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사람 중심 명품도시’를 구정 목표로 모든 행정의 기본을 ‘사람’에 두고 편리하고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특히 전통과 문화, 자연환경이 어우러진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구청장 취임 전 건축사로 활동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의 각종 건축물에 관심을 집중적으로 기울였다. 특히 ▲윤동주문학관 건립 ▲혜화동 한옥청사 복원 ▲근대 상업용 한옥 ‘오진암’ 복원 ▲마로니에공원 재정비 등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아울러 ▲통인어린이도서관 등 작은도서관 건립 ▲장애인복지관인 세종마을 푸르메센터 건립 ▲수성동계곡 복원 등의 굵직굵직한 사업도 완료한 바 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토요일엔 골라서 즐기는 재미 가득!] 젊은 그대, 대학로서 문화축제

    [토요일엔 골라서 즐기는 재미 가득!] 젊은 그대, 대학로서 문화축제

    오는 5~6일 이틀 동안 서울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 일대와 인근 도로에서 젊음의 축제 ‘제11회 대학로문화축제’(SUAF 2012)가 열린다. 대학로 문화축제조직위원회와 대학문화네트워크가 주최하고 대학로문화축제기획단이 주관하며 종로구가 후원하는 이번 행사는 ‘남녀노소 누구나 대학로에서 젊음이 되다’를 슬로건으로 해 전 세대가 교감하는 소통의 장으로 꾸며진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대학인의 축제 한마당인 대학로문화축제를 통해 함께 참여하고 만들어 가는 대학 문화를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연극 ‘서바이벌 캘린더’ 10월 7일까지 서울 혜화동 연우무대 소극장. 22세기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시간을 잃어버린 작가가 점차 타임테러리스트로 변해가는 과정을 박진감 있게 펼친다. 고도화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모순을 직설적으로 통쾌하게 풀어낸 작품. 2만원. (02)745-4566. ●뮤지컬 ‘오디션’ 12월 31일까지 서울 신사동 윤당아트홀. 꿈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밴드 복스팝 멤버들의 진솔한 이야기. 콘서트형 뮤지컬로, 소극장 무대에서 라이브의 생생함이 잘 전달된다. 4만원. (02)765-8108.
  • 연극 ‘일곱집매’로 본 기지촌 여성의 삶

    연극 ‘일곱집매’로 본 기지촌 여성의 삶

    “왜 굳이 이런 아픈 기억을 꺼내 들은 거죠?”(관객) “잊고 싶은 기억을 자꾸 끄집어내는 것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연극에서 나온 ‘닿을 수 없는 거리’라는 표현처럼, 슬픔이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깊어 우리는 이해할 수 없어요. 그렇다고 우리가 이 문제를 한국에 있었던 어떤 사건쯤으로 치부해서는 안 될 겁니다.”(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정말 가슴 아픈 이야기이지만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인식에 따라 ‘그래서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요.”(관객) “할머니들의 이야기이면서 현대사의 부침에 시달린 우리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제야 꺼내놓는 이 이야기를 통해서 인식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이 교수) 지난 2일 서울 혜화동 연우소극장에서는 한바탕 토론회가 열렸다. 주제는 과연 1950~70년대 기지촌 여성들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인가, 한국 현대사의 부침 속의 희생양에 불과한가이다. 주제를 던진 것은 이날 무대에 오른 연극 ‘일곱집매’였다. 일곱집매는 주한 미군 캠프인 험프리가 있는 경기 평택시 안정리의 옛 이름이다. 일곱 집이 다정한 자매처럼 살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 군사비행장을 만들기 위해 밀어버렸고, 6·25전쟁 때 미 공군 비행장으로 바뀌어 캠프 험프리가 들어섰다. 이 안정리 기지촌을 무대로, 연극은 이제는 노인이 돼 쓸쓸히 살아가는 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담고 있다. 무대는 할머니들이 사는 작고 허름한 방 7개에 둘러싸인 앞마당이다. 기지촌 아이들의 입양 문제를 주제로 박사논문을 준비하는 한국계 미국인 하나가 이곳을 찾았다. 냉정한 순영 할머니와 발랄한 화자 할머니, 기지촌에서 낳고 자란 청년 춘권, 미군 철수 활동가 상철, 기지촌의 젊은 여성 필리핀인 써니를 만나 그들의 삶을 기록한다. 아들 마이클을 미국으로 입양 보낸 순영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려던 하나는 되레 질문을 받는다. “기자, 작가, 어린 여대생들까지 내 이야기를 듣고 갔지. 하지만 달라진 게 없어. 선생은 뭐에 쓰려고 하지? 박사학위를 따는 거 말고는, 뭐가 달라지는데?” 하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다른 기지촌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등을 거쳐 그가 찾아온 대답은 ‘기록’이다. “인간이 단 한 명이라도 살아 있는 한 영원히 망각될 수 없도록. (할머니) 죽기 전에 슬픔을 새겨두고 떠나요. 사람들이 몰랐다고 말할 수 없도록.” 두 할머니가 털어놓는 이야기는 충격적이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기지촌에 들어온 어린 순영이 미군에게 하룻밤 대가로 받은 돈은 40달러. 살림에 보태고 동생들을 공부시키는데 유용했다. 아버지는 몸을 팔았다면서 때리기 일쑤였지만 돈이 부족하면 또 순영을 찾았다. 당시 정부는 ‘외화벌이 산업역군’이라면서 미군을 ‘손님’으로 받을 수 있도록 성병관리까지 했다. 행여 도망이라도 갈까봐 ‘애국자’라고 부추기고 “나중에 아파트 한 채 받을 수 있다.”는 사탕발림으로 유출을 막았다. 한국 현대사의 부침 속에 시달리던 여성들은 이제는 ‘자발적으로 몸을 판 양공주’라는 오명과 정부의 외면 속에서 힘겹게 생활하고 있다. 연극은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처절하게만 그리지 않는다. ‘눈물을 담아둔 둑을 무너뜨리지 않기 위해’ 애써 욕지거리를 해대면서 유쾌하게 포장하는 화자 할머니가 끊임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덕분에 2시간 30분에 달하는 연극은 지루할 새가 없다. 대본을 쓴 이양구(극단 해인 대표)씨는 “(화자 할머니는)긴 연극을 끌어가기 위해 설정한 인물이 아니라 실제 할머니들에게서 본 모습의 일부”라면서 “너무나 아픔이 깊어서 선뜻 꺼내 들지 못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포장하면서도 늘 죄책감에 사로잡혀 계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1950~70년대 우리나라의 기지촌 문제는 강제냐 자발이냐 이런 차원이 아니라, 국가가 개인에게 준 상처와 제도적·구조적 폭력 문제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정리에서 10년째 기지촌 할머니들을 돌보면서 이 공연을 기획한 햇살사회복지회 우순덕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 대한 관심이 연극 ‘나비’(2005)를 통해서 확산됐듯이 이 연극으로 기지촌 여성들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9일까지. 1만~1만 5000원. 070-8236-0445.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동네 사랑방 ‘작은 도서관’ 잇단 개관

    동네 사랑방 ‘작은 도서관’ 잇단 개관

    종로구가 이화동 주민센터 2층 새마을문고를 ‘이화마을 작은 도서관’으로 단장해 1일부터 주민에게 개방했다. 올해 안에 모든 주민이 걸어서 10분 이내에 읽고 싶은 책을 접할 수 있도록 10곳의 작은 도서관을 확충한다는 청사진을 걸었다. 이화마을 작은 도서관은 93㎡의 면적에 4000여권의 장서를 비치했다. 서가와 프로그램실, 일반열람공간 외에도 아이들이 머무를 수 있는 열람실도 갖춰 지역 주민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매주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엔 오후 1~5시 이용할 수 있다. 적은 예산으로 생활 속 도서관을 확충하기 위해 김영종 구청장이 적극 추진하는 ‘마을문고의 작은 도서관 전환사업’의 첫 결과물이다. 이달 중 청운효자동, 평창동에 작은 도서관이 들어서고 다음 달에는 무악동과 종로5·6가동, 혜화동, 창신1·2동에도 마련된다. 10월에는 교남동 마을문고가 작은 도서관으로 전환된다. 삼청공원 매점 부지에도 북카페 형식의 도서관을 만드는 ‘삼청공원 숲속 도서관’ 공사를 벌여 12월 준공할 예정이다. 삼청공원 산책로를 따라 정자나 벤치가 있는 3~4곳에 간이 도서관 형식의 ‘참 작은 도서관’을 만들어 산책하면서 자유롭게 책을 읽는 공간도 만든다. 내년에는 인왕산공원 안에 전통한옥으로 꾸민 ‘인왕산 문학도서관’을 완성해 최근 개관한 윤동주 문학관과 연계할 계획이다. 김 구청장은 “마을 도서관들이 젊은 교육도시로 가기 위한 길목의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아시아 가톨릭 중고생들이 인권·환경을 말한다

    아시아의 가톨릭 중·고교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권과 환경 문제를 고민하는 뜻깊은 행사가 서울에서 열린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관으로 오는 6∼15일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에서 열리는 ‘2012 국제가톨릭학생회 아시아회의’. 한국을 비롯해 타이완,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등 아시아 13개국 가톨릭학생회 중·고등학생 대표와 인솔자 등 130여명이 참가한다. 국제가톨릭학생회는 중·고등학생들이 자기반성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교황청 산하 학생자치 운동단체. 전 세계 85개국에 400만 회원을 두고 있으며, 한국이 속한 국제가톨릭학생회 아시아본부는 국제회의와는 별도로 3년마다 모임을 열어오고 있다. 올해 12번째인 서울 아시아회의는 ‘아시아의 빛으로 부름 받은 학생들이여, 신앙 안에서 새로워진 아시아를 향해 나아가자’라는 주제 아래 소주제로 택한 아시아 공동의 인권과 환경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 학생들은 미리 준비한 국가별 보고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논란이 있는 국내 기관과 단체를 방문해 사회조사 활동을 펼친다. 여기에는 장애인인권침해예방센터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을 비롯해 경기도 여주 이포보와 팔당 유기농지 등이 포함돼 있다. 학생들은 이 같은 현장 관찰·조사와 전문가 강의를 통한 교회적 시각을 토대로 아시아 가톨릭 학생들이 지켜나갈 생활 속 실천계획과 결의문을 작성할 예정. 아시아회의에서 확정된 학생들의 결의문은 국제가톨릭학생회 국제사무국을 통해 전 세계 가톨릭학생회로 전달된다. 한편 이번 아시아회의는 대륙별 순환 개최 원칙에 따라 차례가 돌아온 동아시아 가톨릭학생회원국 가운데 가장 활동이 활발한 한국이 적합하다는 판단 아래 아시아본부 측이 한국을 개최지로 최종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회의의 총 책임을 맡은 한국가톨릭학생회(KYCS) 담당 김인권 신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아시아지역 가톨릭 학생들이 여러 나라의 회원들과 만나면서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통해 성숙한 세계시민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혜화동 주민센터 전통한옥청사 복원

    혜화동 주민센터 전통한옥청사 복원

    종로구가 혜화동 주민센터를 국내 유일의 전통 한옥청사로 복원해 다음 달 1일 개청식을 갖는다고 30일 밝혔다. 혜화동 주민센터는 2006년 11월 전국 첫 한옥 주민센터로 들어서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1930년대에 지어져 오래 사용하다 보니 근대 한옥으로 많이 변형돼 지난해 7월 전통 한옥으로 되살리기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청사는 담장을 낮추고 화려한 조경 대신 우리 전통 한옥에 어울리는 마당을 들여놓은 게 특징이다. 다소 현대적인 모습이었던 내부도 사랑방과 대청 등 전통 양식으로 복원했다. 기둥과 서까래, 사주문, 담장, 나무 한 그루까지 한옥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담아 손님을 맞이하게 됐다. 민원실뿐만 아니라 전통 문화 프로그램을 담은 ‘다도교실’과 향토 장터 및 전통문화재 전시공간 등으로 구성해 전통미를 한껏 살렸다. 김영종 구청장은 “혜화동 전통 한옥청사는 어느 곳보다 종로구에 어울리는 공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공익재단-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현실과 한계 (1)국내재단 실태…이사장 2인을 만나다

    국내 대표적 공익재단을 이끄는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과 이석준(58)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은 우리 재단 문화를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이다. 송 이사장은 미국의 앤드루 카네기처럼 피붙이 같은 사업체마저 정리해 재단에 사재를 쏟아부었고, 이 이사장은 아버지가 설립한 국내 최대 장학재단을 의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어떤 이들처럼 위법 행위 탓에 입방아에 오르자 과징금 내듯 재단을 설립한 것도 아니다. 국내의 공룡 재단을 이끄는 두 이사장을 만나 이들이 생각하는 자선관과 부자의 역할, 재단의 미래 등에 대해 물었다. ■송금조·진애언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 부부 “기부금이 공돈 입니까… 정부 감독 아쉬워” 송금조(89) 경암교육문화재단 이사장은 구순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정정했다. 18년이나 입은 짙은 카키색 콤비 상의에 밝은 노란 줄무늬가 들어간 셔츠 차림으로 지난 11일 부산 서면 로터리의 재단 사무실에 들어선 송 이사장은 수천억원대의 자산가라기보다 검소함이 몸에 밴 인자한 교장 선생님 같았다. 부인 진애언(67) 재단 상임이사가 1시간 30분가량 진행한 인터뷰 내내 곁에서 질문을 다시 묻고 답을 ‘재촉’하며 ‘통역사’ 아닌 통역사 역할을 했다. 사실상 송 이사장 부부의 공동인터뷰가 됐다. 송 이사장 부부가 속을 끓이고 있는 부산대와의 ‘기부금 소송’부터 물었다. 평생 한푼도 허투루 써 본 적이 없는 ‘구두쇠’였기에 자신의 기부금 195억원을 애초 약속했던 양산 캠퍼스 부지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쓴 부산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올 초 새 총장이 취임하면서 부산대와 화해 가능성이 나오는데. -(진 이사가 대신 대답) 사실이 아닙니다. 회장님(송 이사장 지칭)은 지금도 하루에 한 번씩은 ‘이 일을 우짤꼬, 내 살아 생전에 끝나겠나’ 하십니다. (송 이사장)부산대 양산캠퍼스 부지대금으로 준 건데 거기 안 쓰고 딴 데 썼다는 것이 유감이었습니다. →남은 110억원은 대학 측이 사과하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면 기부하실 건가요. -(진)지금까지는 그럴 생각이었는데, 그건 앞으로 지켜봐야 알겠습니다. →부산대 소송을 계기로 기부금이 공돈이 아니라는 경종을 울린 것은 의미가 큰데. -그렇습니다. 이 소송은 김인세 전 총장과 부산대의 잘못을 밝히고 기부금이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도록 하기 위해 내린 결단이었습니다. →앞으로 다른 대학에는 기부를 안 하실 건가요. -정부의 책임 있는 관리 감독이 없는 한 더 이상 대학에 대한 직접 기부는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재산을 물려줄 자녀가 없어 재단을 세웠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자식이 있었어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재산을 자식한테 주면 게을러져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것은 자기가 해야죠. 공부는 시켜주고, 집 한 채는 사줘야죠(웃음). 자식이 돈 있다고 해서 더 행복한 건 아닙니다. →앞으로 재단 운영 계획은. -경암재단을 한국의 ‘노벨재단’으로 키워 나가는 게 마지막 희망입니다.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운영한다면 50년, 100년 뒤에도 잘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 수상자들, 젊은 사람들이 잘해 나가지 않겠나 싶고, 내가 세상 떠나기 전에 모든 힘을 다해 재정을 넉넉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경암재단은 연간 부동산과 이자 수입 30억원으로 경암학술상 등을 시상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부자들이 왜 존경받지 못한다고 보십니까. -(돈)있는 사람들이 그동안 잘하지 못해서 그렇게 된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부자가 존경받으려면 부를 축적하는 과정이 정직하고 생산적이어야 합니다. →재단을 만들고 운영하는 게 만만치 않은데 그래도 주위에 권하시겠습니까. -물론이죠. 나누면 행복해집니다. 공익재단이 늘어나고 발전하려면 정부가 기부를 독려하기 이전에 기부에 대한 인식이 변해야 합니다. 기부금이 공돈이라는 인식부터 바뀌어야 하고요. 기부 관련 분쟁에 적용할 수 있는 법령을 정비하고 기부금 집행실태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뒤따라야 합니다. 돈을 버는 것 못지않게 잘 쓰는 것이 어렵다는 송 이사장은 50년 넘게 한 집에 살고 있고, 어지간한 옷은 20년이 다 됐다. 해외 여행이라고는 평생 사업상 다녀온 게 전부다. 여름에 여행이라도 다녀오자는 부인의 말에 “텔레비전으로 보면 안 되나, 이 사람아.”라고 응수할 정도로 근검과 절약이 몸에 배어 있다. 부산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기부왕 이종환의 장남’ 이석준 관정교육재단 이사장 “기부는 사업 자극제… 비움이 채움을 낳아” ‘기부왕’ 이종환(89) 삼영화학그룹 회장은 최근 10년간 국내 사회공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은 ‘스타’다. 2000년 이후 사재 8000억원을 출연해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을 일궜다. 전 재산의 95%다. 최근에는 “도서관 짓는데 쓰라.”며 서울대에 600억원을 쾌척했다. 기부왕의 아들이 누군지 궁금했다. 재력을 갖춘 원로들이 자선을 머뭇거리는 가장 큰 이유가 “자녀에 재산을 물려줘야 한다.”는 정서 때문이다. 이 회장은 자서전 ‘정도’에서 “(재산의 사회환원) 결단은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큰아들에 대해서는 “(재단 설립 문제로 아내와 갈등을 벌일 때) 장남 내외의 헌신적인 효심이 없었다면 노부부 갈등을 쉽게 녹일 수 없었을 것”이라고만 표현했다. 국내 최대 자선가의 장남 이석준(58·삼영화학그룹 부회장) 관정교육재단 이사장을 17일 서울 혜화동의 재단 사무실에서 만났다. 언론과 인터뷰는 처음이라고 했다. 원초적인, 그래서 가장 궁금한 속내부터 물었다. →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서운하지 않았나요. -저도 인간인데 전혀 서운하지 않았다고 하면 위선이겠죠. 하지만(아버지의 사재 출연이) 오히려 자극제가 돼 후세가 사업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재산이야 이미 다 (손에서) 떠난 것이잖아요. 번 돈을 모두 사회에 내놓았으니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비워야 앞으로 나갈 공간도 생기고. →중견기업인 삼영화학그룹보다 큰 대기업 오너들도 이렇게 큰돈을 출연하지는 않는데. -천운이 있어 재벌이 됐다면 오히려 다른 생각이 들었을지 모르죠. 우리는 비록 이름도 없는 회사지만, 우리식 사재 출연을 보고 대기업들이 사회 환원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면 국가 발전에 공헌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이사장과 아내도 기업 지분을 팔아 재단에 내놓으셨지요. -아버지와 상의해서 내린 결정입니다. 지금은 재단을 좀 더 반석 위에 올려놓아야 하는 시점이니까. 사업에 어려움이 있으면 여윳돈을 동원해 주식을 다시 살 수도 있겠죠. 이 이사장은 이미 ‘통달’한 듯 답변을 이어갔다. 구순을 앞둔 아버지 이 회장이야 ‘만수유 공수거’(滿手有 空手去·세상에 태어나 손을 가득 채운 뒤 빈손으로 떠난다.)를 설파할 수 있겠지만, 이 이사장은 사업가로 한창 욕심낼 시기 아닐까. 삐뚤어진 답변을 채근해 봤다. →‘정답’만 말씀하셔서 보통 사람들 마음에는 별로 와 닿지 않을 수 있겠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자식 입장에서 서운하지 않으냐.”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안분(安分·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킴)이라는 게 있잖습니까. 제 나이 쉰여덟인데 주어진 분야에서 하고 싶은 건 다 해봤어요. 34살에 캐파시터 필름(전자제품의 축전·절연에 필요한 소재) 생산에 도전, 성공했고 외환위기 때는 오히려 잘 나갔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가 그 정도까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관정교육재단은 특색있는 장학 철학으로 유명하다. 엘리트 지원을 우선으로 한다. 가정 형편이 좋아도 공부 잘하고 품성만 훌륭하면 지원한다. 이 기준에 맞춰 10년간 4670명이 836억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장학 철학이 색다릅니다. -아버지는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 2명만 나와도 한국이 경제 대국이 될 수 있다.”고 늘 강조하셨습니다. 저희 재단은 1등 인재 육성을 목표합니다. →아버님 계획에 더해질 부회장님의 재단 운영 계획이 궁금합니다. -삼영화학 공장이 있는 중국의 학생들에도 지원할 겁니다. 중국의 명문대 5곳을 지원할 예정인데 3주 전 항저우 저장대와 장학금 협약을 맺었어요. 50명의 학생에게 2000달러씩 3년간 지원할 겁니다. 또, 가칭인데 ‘관정아시아상’을 만들어 노벨상 못지않게 키울 겁니다. 공학상과 이학상 외에 관정상을 더해 인류와 국가에 이바지한 사람들에 줄 예정입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어르신, 안녕히 주무셨어요?

    어르신, 안녕히 주무셨어요?

    종로구가 혜화동에서 노인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안부전화를 하는 ‘효도전화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2일 종로구와 혜화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담당공무원과 자원봉사자 7명이 지난 4월부터 75세 이상 노인 570명에게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에 전화를 하는 주민감동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안부 묻기는 물론 건강상태 체크, 생활 불편사항 해결, 복지정책 안내, 말벗되기 등의 서비스를 통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종로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은 13.9%로 서울시 25개 자치구(평균 10%) 가운데 가장 높다. 구는 위급사안이 발생할 경우 즉각 119구급센터나 노인학대 예방센터에 연결한다. 저소득층에 음식을 나눠주는 푸드뱅크나 치매예방센터와의 연계 서비스도 운영 중이다. 외로움이 많은 독거노인에게는 구에서 활동하는 ‘독거노인 도우미’를 연결해 일상생활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즉시 처리가 어려운 생활비나 난방비, 의료비 지원사항은 민간 기부나 후원자를 적극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앞으로도 ‘모든 이의 모든 것’ 되려 노력”

    “앞으로도 ‘모든 이의 모든 것’ 되려 노력”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81)이 14년간의 명동성당 생활을 마치고 혜화동 가톨릭대 신학대학으로 거처를 옮겼다. 정 추기경은 15일 오후 2시 서울대교구 주교좌성당인 명동성당에서 대구대교구 이문희 대주교를 비롯한 각 교구 주교들과 사제단, 수도자, 신자들과 함께 서울대교구장 이임 감사 미사를 봉헌했다. 정 추기경은 미사에서 강론을 통해 “사목을 하면서 상본성구로 선택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모든 이의 모든 것’이 되겠다고 다짐하며 살았지만 되돌아보면 부족함이 너무 많아 송구하다.”면서 “명동을 떠나 혜화동에서도 지금처럼 교회와 교구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봉사하며 생활하겠다.”고 밝혔다. 정 추기경은 교구청과 신학교를 비롯해 모든 분야에서 활동 중인 사제와 원로사제, 평신도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특히 신자들을 향해 “모든 사제들이 사제서품 때의 마음으로 한평생을 살 수 있도록 항상 기도하고 사랑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홍준 평신도사도직협의회장은 송별사를 통해 “정 추기경님이 전임 교구장인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장엄한 낙조’로 언급한 대목이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며 “정 추기경님이야말로 장엄한 낙조의 아름다운 모습을 남겨주셨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1961년 명동성당에서 사제 서품을 받은 정 추기경은 1970년 한국 교회 최연소 주교로 임명돼 청주교구장으로 재직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로 임명된 뒤 교회일치와 친교, 생명 존엄성 수호와 가정 사목에 주력했으며 고 김수환 추기경에 이어 2006년 한국교회의 두 번째 추기경이 됐다. 한편, 정 추기경은 후임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의 착좌식이 열리는 25일까지 교구장직을 이어간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LG복지재단, 무료 진료시설에 의료기 기증

    LG그룹이 의료 혜택을 받기 힘든 소외 이웃을 위한 전국 무료 진료시설 6곳에 의료기기를 무상으로 기증했다. LG복지재단은 2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무료 진료시설 ‘요셉의원’에 치과 진단용 촬영 장비인 디지털 파노라마를 기증했다. 또 성북구 하월곡1동 ‘성가복지병원’과 종로구 혜화동 ‘라파엘클리닉’, 대전 중구 은행동 ‘대전 이주외국인 무료진료센터’ 등에도 의료기기 소독기와 이비인후과 내시경, 혈구분석기, 저주파 물리치료기, 치과 소독기 등을 각각 기증했다. LG복지재단은 2005년부터 무료 진료시설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매년 1억원 상당의 의료기기를 지원해 오고 있으며 8년째인 올해까지 총사업비는 7억 7000만원에 달한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성년·부부의 날 겹친 ‘이벤트 데이’] 휴일 백화점·영화관 인파… 꽃배달 폭주

    20일 오후 전국 각지의 백화점과 영화관은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선 정원 초과를 알리는 ‘삐~’ 소리가 울려댔고, 영화관은 매진 행렬이 이어졌다. 21일 성년의 날과 부부의 날을 하루 앞두고 부부와 연인들이 미리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외출에 나섰기 때문이다. 명동·신촌·코엑스몰·강남역 주변 등 서울의 주요 번화가는 물론 대형 마트도 고객들로 북적였다. 서울 은평구 불광동에 사는 이모(25)씨는 올해로 만 20세가 되는 여자 친구 선물을 사러 명동의 한 백화점을 찾았다가 적잖은 시간을 소비했다. 영화를 보려고 오전에 서울 광진구 자양동 스타시티를 찾은 최모(34)씨 부부는 “자리가 없어 저녁 7시 30분 상영관 앞쪽 자리를 예매했다.”고 말했다. 꽃집은 어버이날, 스승의 날에 이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꽃집을 하는 김모(42)씨는 “때 아닌 대목을 만났다.”면서 “정확한 숫자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요 며칠 주문량이 평소의 5배가량인 300건은 넘은 것 같다.”고 말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혼도 빠지지 않았다.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성년이 되는 그날엔 특별한 선물 19금 초특가 성인용품’이라는 광고와 함께 피임기구를 판매했다. 복합영화관 CGV도 ‘성년의 날 추천 영화’라면서 배우의 노출이 심한 영화를 홍보하기도 했다. 서울 곳곳의 숙박업소도 일찌감치 21일 예약이 끝났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의 한 모텔 업주는 “성인식(?)을 치르려는 학생들이 많아 인근 모텔 대부분의 21일 저녁 방 예약이 한 달 전쯤에 마감됐다.”고 전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인도 품바’ 대학로서 만나자

    ‘인도 품바’ 대학로서 만나자

    종로구는 오는 6~7일 혜화동 대학로에서 인도 민속음악 ‘바울’을 주제로 한 거리공연(Good Street:INDIA)을 선보인다고 3일 밝혔다. 인도문화원이 후원한다. 인도 벵골 지방의 전통음악인 ‘바울’은 산스크리트어로 ‘바람에 사로잡힌 자’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방황하는 음유시인’이라는 의미도 있어 ‘품바’를 연상시킨다. 비유나 수수께끼를 넣어 다소 내용이 난해할 수 있지만 인생의 비애나 남녀의 사랑, 삶과 죽음 등 철학적인 의미를 다양하게 품었다. 1913년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인도 시인이자 사상가 타고르(1861~1941)에 의해 바울의 시적 표현법과 음악적 가치가 재평가됐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대학로 타고르 흉상 설치 1주년 기념으로 마련됐다. 타악기 ‘태고’를 반주로 사용하고 ‘에크타라’, ‘코모크’ 등 현악기도 동원해 노래하고 춤추며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거리공연은 6일 오후 5시와 7시 각각 한 시간씩 마로니에공원 좋은공연안내소 앞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7일에는 오후 4시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타고르 흉상 앞에서 공연을 갖고 7시 30분부터는 연건동 대학로극장에서도 행사가 열린다. 미국의 팝 가수 밥 딜런(71)과 함께 공연하며 음악적 영감을 선사한 음유시인 ‘푸르나 다스 바울’도 무대를 빛낸다. 김영종 구청장은 “종교적 전통을 바탕으로 낯설면서도 신선한 인도음악을 만날 수 있는 드문 기회”라고 말했다. 또 “많은 시민이 가족과 함께 이색 공연을 관람하며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벽안의 한옥 지킴이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벽안의 한옥 지킴이 로버트 파우저 서울대 교수

    심심함은 재미의 시작이다. 옛날이다. 임금이 밤중에 심심하면 경복궁 오른쪽(서쪽)에 사는 사람들을 몰래 불렀다. 엊그제 청나라에 다녀온 역관한테는 뒷얘기를 들었다. 청나라 옥좌는 어떻게 생겼고, 신하들의 태도는 어떠했는지, 그리고 어떤 맛있는 음식이 나왔는지, 술은 어떤 것이었는지 궁금증이 한두 가지가 이니었다. 그 다음에는 중인, 아전, 화가, 서예가 등을 차례로 불러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들었다. 경복궁 왼쪽(동쪽)에 사는 양반들은 뻔한 얘기를 하기 때문에 서쪽 사람들의 얘기가 훨씬 진솔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양반들보다 글솜씨가 뛰어난 ‘송석원’ 같은 문집을 보며 세상의 진솔한 이치와 푸짐함을 느꼈다. 요즘 서촌(西村)이 주목을 받는다. 경복궁 서쪽 마을이다. 동네가 여럿이다. 효자동, 누하동, 누상동, 통인동, 옥인동, 필운동, 청운동, 체부동, 적선동 등 10여개 동네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서촌은 서인, 그중에서 소론이 살았다. 세종대왕 이도가 서촌에서 태어났고 필운 이항복, 겸재 정선, 추사 김정희, 시인 윤동주, 화가 이중섭이 서촌에 살면서 예술적 끼를 맘껏 발산했다. 근래 들어서는 한국화가 이상범, 박노수 가옥이 유명하고 소설가 박완서가 다닌 매동초등학교, 육영수 여사가 다닌 배화여고, 고(故) 정주영 현대회장의 부인 변중석 여사,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등이 단골로 드나들었던 유정미용실 등은 여전히 얘깃거리가 되고 있다. 아 참, 또 있다. 영화 ‘효자동 이발사’로 알려진 형제이발관이 오롯이 추억을 말해 준다. 서촌에는 한옥 663가구가 있다. 서울 한복판에, 그것도 옛날 임금님이 살던 경복궁 바로 옆에 추억과 역사를 도도히 품고 세월속에 알뜰하게 존재해 있다. 이러한 가치를 위해, 이러한 보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것도 외국인이다. 2008년 국내 최초로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가 된 미국인 로버트 파우저(51)가 주인공이다. 1년 전부터 서촌주거공간연구회 회장을 맡아 서촌지역 한옥 보존에 앞장서고 있다. 파란 눈의 이방인이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시작했다고 하지만 서촌의 난개발이 안타까워 그 길을 택했다. 지난 23일 오후 경복궁 옆 서촌 길가에서 만났다. 점퍼 차림에 웃는 모습인 그는 “사진도 찍나요. 그럴 줄 알았으면 옷을 달리 입을걸.”이라고 말한다. 이럴 때 정감이라는 말을 쓰는 것일까. 수더분한 표정이 인상적이다. 약속 시간보다 다소 늦은 탓에 그는 “신문사도 마감을 중요하게 여기지요. 다문화 사회에 대해 원고를 쓰느라 좀 늦었습니다.”라고 양해를 구한다. 사는 집이 어디냐고 물었더니 “북촌에서 살아요.”라고 답한다. 서촌을 사랑하는 사람이 왜 북촌이냐고 했더니 “그렇게 질문하는 사람 많아요. 원래는 서촌에 살았지요. 그런데 집 근처에 빌딩을 세우고 난개발을 하더군요. 그래서 북촌으로 집을 옮겼습니다.”라고 까닭을 말한다. 북촌 집은 방이 세칸 딸린 한옥이다. 미국과 일본에 있는 친구들이 한국에 올 때면 자신의 집에서 재우며 한옥 자랑을 한다. 그와 함께 서촌 골목을 다니며 이야기를 나눴다. 먼저 누하동 일대를 갔다. 마침 10층 빌딩을 짓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청계천 발원지 복원·생태보존 건의 성사 “저거 보세요. 인왕산과 북악산을 가리잖아요. 한옥 보존지역이라고 해놓고서는 저런 건물을 지으면 어떡하지요. 경관이 막혀서…. 한옥의 가치가 뭔지, 햇빛을 가리고, 뉴욕 같으면 이런 일이 절대 있을 수 없어요. 아마 2~3층 정도면 몰라도 말입니다.” 시인 노천명의 가옥 앞으로 장소를 옮겼다. 파란 눈의 이방인이 한옥 사랑을 얘기하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얼핏 생각난다. 개발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이라면 어떻게 바라볼까. 그는 2009년 누하동에 1년 동안 살다가 집 인근에 빌딩이 들어서는 바람에 “성질 나서” 북촌으로 이사했다. 그런 다음 2011년 서촌주거공간연구회를 설립했다. 서촌 한옥과 아름다운 골목들을 지키기 위해 매일 서촌 사람들과 만나 ‘서촌의 가치’를 설득하기 위해서다. 처음에는 미약했으나 지금은 회원이 500여명에 이른다. 이들 중 정회원 30명은 2주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만나 서촌 발전을 위해 토론을 한다. 서촌을 어떻게 하면 잘 지킬까. 정보교환도 하고 소식지도 발간한다. “연구회 모임에는 3개 분과가 있습니다. 이야기 분과, 한옥 분과. 자연생태 분과 등으로 나눠져 있지요. 그동안 어떤 일을 했냐고요. 청계천 물줄기의 발원지인 수성동 계곡을 복원하면서 원래 그대로, 그러니까 자연생태를 보존하도록 서울시에 건의해 성사되도록 했습니다. 또 천재 시인 이상의 집 철거계획을 유보시켰지요. 서촌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세미나도 열고 동네 공동체 활동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참, 지난 주에는 벚꽃축제를 함께 열었고 시각 장애인 가족들, 환경연합 가족들과 씨앗 나눠 주기 행사도 했습니다.” 한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었을까. 미시간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그는 일본에서 10년 정도 살았다. 그러면서 1983년 서울대에서 1년 동안 한국어 공부를 했고 1987~88년 카이스트(KAIST)와 고려대에서 영어 강사를 했다.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살던 그는 2008년 서울대에서 연락을 받고 다시 한국으로 왔다. 우리나라 최초로 외국인에게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직을 맡게 했던 것이다. 그는 이후 서울대 학부와 대학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법을 강의하고 있다. “일본에 있을 때에도 아파트에 살기 싫었습니다. 한국에 오면서 지도를 들고 북촌도 가보고, 삼선교도 가보고, 필동도 가보고 그러다가 보통 사람들이 사는 서촌의 한옥을 정했습니다. 마침 이웃에는 미술을 하시는 분, 글을 쓰시는 분, 건축을 하시는 분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서촌 한옥은 옛날 한옥과 비슷해서 추억하기 딱 좋습니다. 그런데 개발을 하는 바람에 북촌으로 떠나긴 했지만 올해 말에는 다시 서촌으로 집을 옮길 예정입니다.” ●한옥 손대고 고치면 역사성 못 느껴 괴물 그에게 한옥이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물었다. 웃으면서 “어제 다르고 오늘 다르다. 오늘은 오래된 한옥이 역사성을 가진다는 것을 알았다. 오래되지 않은 것은, 중간에 손대고 고친 것은 역사성을 못 느낀다. 괴물 같은 느낌이다.”라고 말한다. 서촌은 한옥의 미래를 간직한 곳이란다. 그러더니 “서울시가 생각하는 한옥은 조선시대의 것을 축소시키려 한다.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데….”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어 한국 사회에 대한 소감을 잠시 피력한다. “한국 교수사회에 대해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젊었을 때 성공, 성공 하는 말을 자주합니다. 올라가는 것도 좋지만 어느 정도 이너프(enough, 충분) 단계에 이르면 나눠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삶의 질이란 그런 것이고 태어나 살면서 사회 공헌도 해야 하거든요. 서촌주거공간연구회 모임도 그런 차원입니다. 앞으로 다문화 사회, 열린 사회를 위해 기여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소망이자 바람이지요.” 그가 가르치는 제자(한국어 교사 지망생)들에게 항상 이런 내용을 강조한다고 했다. 전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장차 어떻게 가르치느냐 하는 부분에 중요성을 더 둔다는 것이다. 미시간에서 태어난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아버지가 일본으로 파병된 인연으로 일찍 동아시아 쪽에 관심을 두었다. 대학에서 일문학을 전공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일본 교토에선 1950년대 지은 비좁은 흙집에서 살았어요. 한국의 서촌도 교토와 느낌이 비슷해요. 좁은 골목이라든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모습들이 그렇습니다. 북촌은 요즘 영화 세트장처럼 변했어요. 빨리 서촌으로 이사해야지요(웃음).” ●서촌 개발 갈등 조정해 한옥 잘 지킬 것 경복궁과 청와대 서쪽인 서촌은 192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삶의 형태가 간직된 근현대 생활박물관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요즘 평화로운 마을에 한옥 열풍과 ‘제2의 삼청동’ 바람이 불어닥쳤다. 부동산 투기와 개발 바람을 타고 한옥의 가치가 상승하자 이를 비싸게 매입한 투자자들이 다시 대규모 투자를 통해 한옥을 바꾸려고 한다. 때문에 서울시와 원주민, 새로 이주해 온 사람들 간에 복잡 미묘한 갈등도 더러 생겨나고 있다. 파우저 교수는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여 서촌주거공간연구회를 통해 이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기존의 한옥을 잘 지키며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자는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그에게 꿈을 물었다. 그랬더니 빙그레 웃는다. 촌스럽게 그런 질문을 하느냐는 표정이었다. 다시 물었다.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것이냐고. “꿈은 없었요. 썰렁하죠(웃음). (잠시 생각하더니)꿈이 꼭 있다면 저와 함께하는 회원들이 열린 공간 속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들을 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옥과 관련된 연구를 하고 책도 내고 그런 일을 할 생각입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로버트 파우저 교수는 1961년 미국 미시간 주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2차대전 때 일본에 파병한 까닭으로 일찍 동아시아에 관심을 두었다. 1983년 미시간 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1986년 박사학위(언어학)를 받았다. 1983~84년 서울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했다. 이후 일본에서 10년 동안 살면서 1987~88년 카이스트 영어강사, 1988~89년 고려대 영어강사 등을 지냈다. 이때 서울 약수동과 혜화동, 안암동 등 한옥에서 살았다. 2008년 미국인 최초로 서울대 국어교육과 교수로 채용된 그는 현재 외국인과 내국인 교사 지망생들을 상대로 한국어 교수법을 가르치고 있다. 아울러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 개론서를 교육하고 있다. 주요 번역서로 ‘한국 문학의 이해’가 있으며 이는 해외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미국에 동생이 살고 있어 가끔 고향을 다녀온다. 파우저 교수는 아직 미혼으로 한옥을 사랑하는 여인을 좋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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