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혜리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제압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AI 활용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아빠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 철수
    2026-06-1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500
  • 창간99주년 특집2 - 지방분권시대 / 프랑스의 지방분권- EU선정 모범도시 이시 레 물리노 市

    |이시 레 물리노(프랑스) 함혜리특파원|파리 남서부에 위치한 면적 425ha에 인구 5만 3152명의 이시 레 물리노(Issy les Moulineau)시는 20년전까지만 해도 각종 혐오시설과 공장들이 밀집한 슬럼 도시였다.그러나 지금은 사무실 빌딩과 정보통신,디지털산업 등 첨단산업이 밀집하고 깨끗한 환경과 수준높은 복지시설 등을 자랑하는 모범적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이같은 이미지 변신은 1980년 이시 레 물리노 시장으로 당선된 앙드레 상티니 시장과 주민들이 20여년간 추진한 ‘윈윈 게임’의 값진 결실이다.물론 중앙정부의 건전한 감시와 지방정부의 자율성이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프랑스 특유의 지방분권 제도가 밑바탕이 됐다. 이시 레 물리노가 프랑스의 기초자치단체들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시민들과의 완벽한 쌍방향 네트워크로 운영되는 ‘열린 행정’과 미래 지향적인 도시계획의 결실로 얻어낸 활발한 지역경제다. ●쌍방향 열린 행정 이시 레 물리노의 열린 행정은 곳곳에서 발견되지만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2개월에한번씩 열리는 시의회다.도시계획부터 오물처리까지 모든 시운영을 총괄하는 시의회는 인터넷과 케이블의 가정보급이 마무리되면서 지난 97년 이후 완전 쌍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시 레 물리노시는 주민들의 의견을 시정에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해 시의회를 시가 운영하는 케이블TV ‘T2i’를 통해 가정에 생중계한다.보다 많은 시민들이 시정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시의회는 저녁시간에 시작해 밤 늦게까지 열린다.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 시민들은 집에서 TV나 인터넷을 통해 시의 현안들을 청취하고 궁금증이나 건의사항을 즉석에서 시장과 각 분야의 부시장,정당 대표 등에게 전달한다.수신자부담 전화와 팩스,인터넷은 항상 열려있다. 지난달 26일 밤 이시 레 물리노 시청에서는 올 상반기 마지막 시의회가 열렸다.여당 소속인 상티니 시장과 부시장들,야당인 사회당과 공산당 대표 등이 배석한 가운데 시의 행정,재정,교육,문화,도시계획,가정복지,환경 등 16개 분야에서 모두 73개 안건에 대한 열띤 토론이 진행됐다.오후 6시45분부터 밤 12시30분까지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시민들로부터 접수된 질문은 수백건에 이른다. ●구역별 19개 위원회 구성 시의회 생중계를 총지휘하는 소뵈르 마니나는 “시의회 생중계는 시운영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신속하게 시민들에게 알리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라고 설명했다. 시의회 외에도 주민들과의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통로는 다양하다. 각 구역별로 19개의 지역위원회가 구성돼 주민자치가 실시되고 있다.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구성되는 지역위원은 생활하수,환경,아동문제,노인복지 문제 등 자잘한 생활 주변의 문제들을 논의하고 시에 직접 건의한다.11∼19세 청소년들은 청소년위원회를 통해 환경문제 등 관심사항을 토론하고,60세 이상의 연장자들은 시니어 모임에서 그들의 경험을 시정에 활용할 방안을 논의한다.각 모임에서 논의된 사항은 시의회에 전달,발전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활용된다. 이같은 시정운영시스템을 갖춘 이시 레 물리노는 프랑스 정부가 주는 우수 자치단체상을 휩쓴 것은 물론 유럽연합(EU) 주관 ‘지방정부와 시민네트워크 강화 모범도시’에 선정됐다. ●모든 교통 파리로 연결 이시 레 물리노는 프랑스에서 보기 드물게 정보통신 등 현대적인 인프라를 완벽하게 갖춘 도시다.인터넷 보급률도 80%로 프랑스에서 가장 높다.지방도시 가운데 가장 먼저 시 웹사이트(www.issy.com)를 구축,민원과 전자투표 등 모든 행정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시 레 물리노는 20여년 전만 해도 파리 시내에 있는 병원에서 나오는 폐기물들을 소독하는 표백공장 등 유해한 화학공장과 무기제조공장 등이 밀집돼 있고 빈민층이 거주하는 공단지역이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또 프랑스 공산당이 장기 집권하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은 엉망이었다. 특히 1차 석유파동으로 공장들까지 문을 닫으면서 도시는 급속하게 슬럼화됐다.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주민 6000명이 떠났고,40만㎡가량의 공장지대가 버려졌다.우파 소속인 상티니가 처음 이곳 시장으로 당선된 1980년의 상황이었다. 상티니 시장은 버려진 공장지대와 유해산업 공장을 주택과 기업들의 사무공간으로 바꾸기로 전략을 세우고 전문가들을 불러 도시발전계획을 수립했다.파리와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쾌적한 사무공간을 싼 임대료에 제공한다면 파리의 비싼 임대료를 걱정하는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였다.기업을 유치하면 그들이 내는 세금으로 시 재정을 확보해 시민들이 살기좋은 도시로 꾸밀 수 있고,일자리도 창출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110만㎡에 이르는 면적에 총 17개의 특별계획구역을 지정했다.각 특별계획구역은 업무지역,상업지역,주거지역,공공시설,녹지공간을 적절히 배치하고 케이블,광통신망,중앙 열공급시스템 등 현대적인 인프라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했다.지하철 외에 전기기차,도시고속철도 등 파리 시내와 연결하는 교통망도 확충했다. 프랑스에서는 모든 도시계획이 지방정부의 자율로 이뤄지기 때문에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계산은 맞아떨어졌다.지난 20여년간 추진된 도시 재개발 결과 이시 레 물리노에는 현재 존슨앤존슨,코카콜라 등 다국적 기업의 유럽 본사가 입주했고 출판(마리클레르 그룹,레키프),인터넷 관련기업(시스코 시스템스,그룹 와나두),방송사(Arte,제5채널,유로스포츠),컴퓨터 관련기업(컴팩,휼렛 패커드 프랑스,스테리아)등이 이시 레 물리노에 본사를 두고 있다.통신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진 덕분에 입주기업의 56%가 첨단산업이다.현재 시 재정의 47%가량이 기업들이 내는 세금으로 충당된다. 일자리도 늘어나고 주민들의 수도 증가했다.현재 주민수 5만 3152명에 일자리는 7만개에 달한다.지난 1990∼99년 10년간 주민은 14% 증가했고 일자리는 2배로 늘어났다. lotus@
  • 佛 공기업 방만운영 도마에/의회 “전력·텔레콤社 파산직면” 비판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대표적 공기업인 전력공사(EDF)와 프랑스 텔레콤의 방만하고 무책임한 경영이 의회에서 무차별 공격을 받았다. 15일(현지시간) 프랑스 의회는 지난 수개월간에 걸쳐 이뤄진 프랑스 공기업에 대한 실사보고를 통해 “프랑스의 근대 역사와 함께 한 대표적 공기업인 EDF와 프랑스 텔레콤은 새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지 않는 구태를 보이며 표류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실사위원회 위원장인 UMP(대중운동연합)의 필립 두체 블라지 의원은 160페이지에 달하는 ‘공기업 경영실태 보고서’를 통해 “두 기업의 경영상태는 한 마디로 파산상태”라며 “납세자들이 낸 돈을 함부로 사용한 경영진은 마땅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사임한 미셸 봉 프랑스 텔레콤 전 사장이 지난달까지도 급여를 받아갔으며,프랑스 텔레콤 경영진이 지금까지 추진한 국제화 사업은 비정상적이고 졸속으로 이뤄져 부채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전력공사에 대해서도 프랑스와 루슬리 사장이 재정상태나 시장에 대한정확한 분석을 하지 않은 채 이탈리아,아르헨티나에 투자하는 모험을 하는 등 비효율적이고 경솔하게 경영했다고 비판했다. 두체 블라지 의원은 “공기업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 시스템을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서는 민영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야당인 사회당의 장 마르크 에이로 대표는 “여당이 추진 중인 공기업 민영화는 프랑스의 유산을 외국에 팔아넘기려는 행위이며 공공 서비스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고 공격했다. 집권 우파 정부는 추가적인 재정수입 확보를 위해 공기업의 신규 및 추가 민영화를 추진중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민영화위원회를 결성한 데 이어 7월에는 에어 프랑스,프랑스 텔레콤,르노,크레딜리요네 등 13개 공기업의 정부지분에 대한 추가 상장 및 신규개방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lotus@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 혼전동거는 파리지앵 ‘삶의 코드’

    |파리 함혜리특파원|세실(23·여)과 질(25)은 프랑스 파리의 11구에 있는 서민 아파트에 3개월 전 보금자리를 마련했다.100년이 넘은 오래 된 아파트여서 엘리베이터도 없이 삐걱거리는 계단을 걸어서 4층까지 올라가야 하고,집이라야 고작 부엌과 침실밖에 없는 작은 공간이지만 이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다.이들은 물론 결혼을 하지 않았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고,각자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던 차에 아예 함께 살기로 했지요.” 프랑스의 자동차 회사인 푸조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는 질은 “사랑하는 사람을 언제나 볼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며 “지난 2년간 사귀던 것보다 지난 3개월간 함께 살면서 서로를 훨씬 더 많이 이해하고,정신적으로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세실은 파리 1대학에서 예술사 석사를 마친 뒤 공연기획사에서 견습생으로 일하고 있다.프랑스 중부의 르망이 고향인 세실은 파리에서 대학을 다니는 동안 조부모와 함께 지냈다. “우리는 독실한 가톨릭 집안이지만 개방적인 편인 데다 주변에 남자친구와 함께 사는 사촌들이 많아서인지 동거를 시작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며 “오히려 좋은 남자 친구를 만나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된 것을 부모님들이 기특하게 생각하신다.”고 말했다. 2세를 갖는 것에 대해 질은 “세실만 동의한다면 아기를 갖고 싶다.”고 했다.반면 세실은 “넓고 깨끗한 아파트도 마련하고,안정된 직업을 갖게 되면 그때 갖겠다.”고 한다. 이들은 결혼과 동거의 차이를 묻자 “결혼은 당사자뿐 아니라 두 집안의 결합이고 훨씬 신중해야 한다.하지만 리스크가 많다.동거는 단지 두 사람의 사랑을 바탕으로 한 개인적인 관계일 뿐이다.동거를 통해 성격이 맞는지 안 맞는지를 가릴 수도 있기 때문에 일종의 테스트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0만쌍이 비 결혼 동거커플 프랑스에서 결혼 전 동거(concubinage)는 보편화된 사회 현상이다.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약 200만쌍 정도가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이성 커플이다.개인의 신상을 적는 모든 서류에도 결혼,독신,이혼,사별과 함께 동거 항목이 있을 정도다. 1999년 11월15일자 법규(시민연대법·Pacte Civil de Solidarite)는 동거를 법적으로 인정해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동거 커플들에게 주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1960년대까지는 동거가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를 지녔었다.미혼의 두 남녀가 단순하게 동거하는 것보다는 내연 관계에 의한 동거로 인식됐기 때문이다.하지만 전통적인 부르주아 가치관에 정면으로 도전한 1968년 사회문화혁명을 계기로 법적으로 미혼인 남녀의 동거는 보편화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태어난 68혁명 세대들은 결혼은 가부장제를 유지하고 사회로부터 여성의 소외를 야기하는 제도라며 매우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었다.68년의 사회문화혁명은 동거가 지닌 부정적인 이미지를 불식하는 대신 하나의 가치 선택의 문제로 이해하도록 했다. 동거 커플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1954∼1968년 3%에 그치던 동거 커플 비율은 1990년에는 12.4%에 달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20∼49세 남성의 19.7%,여성의 18%가 결혼하지 않고 동거생활을 하고 있다.물론 이 통계는 동거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을 얘기하는 것이다.함께 살다가 결혼하는 커플은 이보다 훨씬 많다.1960년대에는 혼전 동거 비율이 10%에 불과했으나 30년이 지난 1990년대에는 90%로 높아졌다.대부분 커플들이 결혼에 앞서 동거의 기간을 거친다고 보면 된다.함께 살아보지도 않고 결혼하는 것은 실패할 확률이 훨씬 높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결혼 전에도 아이는 갖겠다” 동거가 일반화되면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갖는 커플들도 많다. 국립통계연구소(INSEE)의 집계에 따르면 2001년 기준으로 36만명의 아기가 결혼하지 않은 부모에게서 태어났다.이는 전체 출생 아기의 45%에 해당하는 수치다. 갓 태어난 10명의 아기 가운데 5명이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모로부터 태어난 셈이다.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아이들이 학교에 가고,사회보장 혜택을 받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엄밀히 따지면 사생아에 해당되지만 일반 부모들이 갖는 친권을 행사할 수 있다.가족 수당도 사실혼이든,결혼이든 법적으로 결혼한 관계이든 상관없이 소득과 자녀 수에 따라지급된다. 동거 커플의 아이 출산이 많아지면서 자기 부모의 결혼식에 참석하는 아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10살이 돼서야 정식으로 법적으로 부부가 된 부모의 호적에 편입된 아이는 1980년 6.9%에서 1993년 20.7%로 높아졌다. ●사랑으로 뭉친 자유로운 결속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고,아이도 낳고 하는 동거 커플을 점잖은 프랑스어로 유니옹 리브르(union libre),즉 ‘자유로운 결속’이라고 한다.남자나,여자나 법적으로 모두 미혼이다.아이는 아빠를 아빠라고 부르고,엄마를 엄마라고 부르지만 부모인 남녀는 서로 부부지간이 아니다.상대를 소개할 때도 남편이나 아내라고 하지 않고 남자친구,혹은 여자친구라고 한다. 법적인 효력을 지닌 부부관계가 아니므로 돌아서면 남이다.하지만 그렇다고 한눈을 파는 것은 서로간에 용납되지 않는다.어느 쪽이든 바람을 피운다는 것은 중요한 결별의 사유가 될 수 있다. 4살난 아들을 둔 소피는 “결혼은 강력한 구속력을 지니는 한편 부담감을 준다.”며 “오히려 긴장감을 늦추기 않고 살기 때문에 결혼한 사이보다사랑이 오래 지속된다.”고 말했다.동거는 전반적으로 성에 개방적인 프랑스 사람들이 경험으로 터득한 현명한 삶의 방식인 셈이다. lotus@ ■이성·동성간 동거 인정 시민연대법 99년 제정 |파리 함혜리특파원|1999년 10월 의회를 통과한 시민연대법(Pacs)은 이성이나 동성간 사실혼 관계가 보편화된 프랑스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법안이다. 이 법은 당초 에이즈로 죽어가는 동거인을 끝까지 곁에서 지켰지만 동거인의 사망 후 함께 살던 집에서 쫓겨나 거리로 나앉게 된 동성연애자의 사건을 계기로 ‘커플을 이루고 사는 호모 커플들에게도 최소한의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사회당의 일부 진보적인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진됐다.호모 커플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긴 했지만 지속적이고 안정된 성격의 사실적 결합을 이루고 있는 모든 동거 커플에 적용되고 있다. ●동거증명서 있으면 세제 혜택 Pacs는 자유로운 형태의 동거와 구속력이 강한 결혼의 중간쯤에 해당하는 일종의 계약관계를 사회가 인정해주는 것으로 각종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기때문에 동거 커플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안전 장치다. 1999년 이 법이 제정된 이래 6만 5000쌍이 Pacs를 통해 동거관계를 신고했다.100쌍이 결혼하는 동안 8쌍이 연대계약을 맺은 셈이다.2002년 1∼9월 집계에 따르면 2001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 늘어난 1만 7000건이 접수됐다. 동거 증명서는 거주지 관할 시청에서 2명의 증인 참석 하에 간단하게 취득할 수 있다.두 개인이 공동생활을 하는 것을 입증하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동거 증명서는 사회보장기관이나 철도청,우체국과 같은 행정기관 이용시 필요하며 임대차 계약시에도 이용될 수 있다. 신고된 Pacs 동반자는 은행에 통합계좌를 열 수 있으며 재산세의 경우 계약에 서명한 날로부터 공동 과세대상이 된다.또 계약 후 만 3년이 되면 소득세에 대해서도 공동 과세대상이 된다.증여세나 상속세율도 낮게 적용 받는다.주택 계약의 명의 이전도 가능하고 육아휴직 등 사회보장제도의 혜택도 결혼한 부부와 마찬가지로 누릴 수 있다. Pacs로 맺어진 동반자는 경제적 도움을 비롯해 상부상조해야 하지만당사자들은 자신의 지출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결혼한 부부와 달리 모든 급여를 가정 생활비에 우선적으로 충당할 의무는 없지만 가족 부양 및 자녀 교육비용 지출에 있어서는 이같은 자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또 임대료,관리비,공과금 및 전기,전화 등의 사용료는 당사자 쌍방에게 연대 책임이 있다. ●동거인은 관계 소멸후 위자료 없어 동반자 관계의 소멸도 이혼보다 훨씬 간단하다.합의에 의한 종결의 경우 거주지 관할 법원에 문서로 된 신고서만 제출하면 되고 일방적인 종결은 법원 집달리에 의해 발부된 고지를 통해 상대에게 알리면 3개월 뒤 관계는 소멸된다.그러나 이혼과 달리 동거인은 관계 소멸 후 부양비 혹은 위자료를 받을 수 없다.
  • 공연예술가·무대기술자노조 동맹파업 / 아비뇽 연극제 무산위기

    |파리 함혜리특파원|유서깊은 연극축제인 아비뇽 연극제를 비롯한 프랑스의 올 여름 공연예술 행사가 줄줄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비정규직 공연예술가들과 무대장치 기술자 노조가 제 57회 아비뇽 연극제 개막일인 8일 동맹파업을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연예술 분야의 최대 노조인 전국노동연맹(CGT) 공연예술 분과는 30일 “정부가 추진중인 실업보험제 개혁은 창작예술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개혁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오는 8일부터 영화 및 시청각 관련 기술자들은 28일까지 연속적인 파업을 강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비뇽에서는 연극제 개막을 일주일 앞둔 현재 연극 무대장치를 담당하는 기술자들이 연속적인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이대로 가다간 많은 연극들이 막을 올리지 못하거나 무대장치 없이 공연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일년 중 가장 큰 행사인 아비뇽 연극제가 무산될 위기에 놓이면서 연간 매출의 40%를 축제를 통해 올리고 있는 현지 상인들과 숙박업자들은 울상이다.아비뇽 연극제뿐 아니라 무용·전시·음악 등 공연예술과 관련한 여름 축제들이 모두 무산될 위기다.2일부터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마르세유 현대예술축제 주최측은 비정규직 공연예술가들의 파업결의로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앞서 액상프로방스에서 열릴 예정이던 가곡 축제와 몽펠리에 무용제도 취소됐다. 이번 파업은 정부가 추진 중인 비정규직 공연예술 관련자들의 실업보험 개혁이 그 원인이다.프랑스에서는 다른 문화장르와 마찬가지로 공연예술가들의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1969년부터 이들에게 일을 하지 않는 기간 중 실업수당을 제공해 왔다. 실업수당을 받으려면 지금까지는 1년간 507시간만 일하면 됐지만 오는 10월부터는 기술자들은 10개월,예술가들은 10개월 반에 507시간 노동을 입증해야 한다.문화부는 CFDT 등과는 지난 27일 협상을 마무리했으나 가장 큰 규모의 CGT는 현재 수혜자들의 30%가 실업수당을 못받게 된다며 강력반발하고 있다. lotus@
  • 국제 플러스 / 한국학생 읽기·수학·과학 ‘우수’

    |파리 함혜리특파원|한국 학생들의 읽기,수학,과학 능력이 핀란드,홍콩,일본 등의 학생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우수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가 최근 조사대상국인 세계 43개국의 15세 학생 4500∼1만명을 대상으로 읽기,수학,과학 능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핀란드,홍콩,일본 등과 함께 3개 부문에서 고르게 우수한 수준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한국은 과학 부문에서 학생들의 평균 이해도가 조사대상국 중 가장 우수했으며 일본,홍콩,핀란드,영국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 佛경제 ‘깊어지는 주름살’/ 올 경제성장률 0.8% 실업률 9.6% 이를듯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의 올해 경제 성장률이 0.8%에 머물고,올 연말 실업률은 9.6%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프랑스 경제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프랑스 국립통계연구소(INSEE)는 최근 발표한 경제상황 전망자료에서 프랑스 국내 경제가 강한 유로와 약한 달러의 영향으로 비관적인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소는 “프랑스 경제가 하반기 들어 약한 회복세를 보이고,동시에 성장 기반도 다져지는 등 긍정적인 징후가 나타나겠지만 성장률은 0.8%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같은 성장률은 지난 1993년 이래 최저치로 프랑스 경제가 다른 유로지역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음을 시사한다.프랑스 정부는 올해 예산편성시 성장률을 2.5%는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낙관적인 전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프랑스 정부 여당도 최근 들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대책을 강구 중이다.의회의 재정분야 검토회의에서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필립 마티니 위원장은 최근 경제활동의 침체와 저조한 세수,재정지출 및재정적자 증가 등 프랑스 경제가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토로한 바 있다.이에 앞서 프랑시스 메르 재무장관도 재계 관계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낮출 필요성이 있음을 간접 시사한 바 있다. 이미 지난 3월부터 심각한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률 전망치 수정을 주장해 온 경제학자들과 분석가들은 프랑스 경제가 올 2·4분기 이후 경계를 요구하는 수준으로 침체됐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INSEE의 전문가들은 “2·4분기 이후 투자가 정상화되면서 경제가 전반적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했으나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인근 국가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유로의 강세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하면서 프랑스 경제도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성장 전망을 이처럼 비관적으로 만든 가장 결정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는 유로화의 급격한 가치상승이다.지난 11월 이후 유로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11%나 올랐다. 9.6%나 되는 높은 실업률도 경제 성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높은 실업률은 당연히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저해하기 때문이다.프랑스는 지난 4월까지 실업률 9.3%를 유지했었다.그나마 긍정적인 요인은 물가상승률이 올 연말 1.5%에 그칠 것이라는 점이지만 이 역시 외부로부터 요구되는 견고하고 점진적인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며,현 정부의 재정 및 사회 정책이 여전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INSEE는 지적했다. lotus@
  • 함혜리 특파원 유럽은 지금 / 파리 동성애자들 ‘긍지의 행진’

    “우리는 단지 다른 방식으로 사랑할 뿐이다.우리에게는 다른 삶의 방식을 택할 권리가 있다.” 6월 마지막 주말인 28일 파리 시내 이탈리아 광장에서는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 등 수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긍지의 행진’이 열렸다. 귀를 쩡쩡울리는 음악속에 64개의 관련 단체들이 마련한 가장행렬 차량행렬이 꼬리를 물고,구경꾼들로 광장에서는 한바탕 축제가 벌어졌다.화려한 의상에 속눈썹을 붙이고 진하게 화장을 한 채 구경꾼들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는 성전환자들,요란한 음악에 맞춰 춤을 추다가 서로 부둥켜 안고 입을 맞추기도 하는 동성애자들의 모습은 흥미로움 그 자체였다. ‘게이 프라이드’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파리 동성애자 행진은 올해가 13번째.지난 해부터 남성 동성애자뿐 아니라 여성 동성애자,양성애자,성전환자까지를 아우르기 위해 ‘긍지의 행진’으로 명칭을 바꿨다.올해는 장애인 동성애자들도 처음으로 행진에 동참했다.이들은 매년 특정한 주제를 정해 자신들의 주장을 알리는데 ‘동성애 혐오와의 투쟁 강화’가 올행사의 주제다. 성전환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단체인 PASTT의 카미유 카브랄은 “성전환자들은 일상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같은 행사를 통해 일반인들이 우리의 고충을 이해하고,정치인들로 하여금 권익옹호를 위한 제도마련을 촉구하는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이들은 동성애자들이 동거자들에게 상속,세금,사회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법적 지위를 부여한 시민연대협약(PACS)의 개혁과 함께 헌법에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금지 조항을 명시할 것 등을 주장하는 전단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행진에는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베르트랑 들라노에 파리시장,자크 랑 전문화부 장관,도미니크 부아네 녹색당 출신 전 장관,장 폴 위숑 등 좌파 정치인들이 참여해 동성애자들의 권익강화에 동조했고 우파에서는 장 뤽 로메로가 대중운동연합(UMP)을 대표해 참석했다. 동성애자들의 목소리가 어느덧 사람들의 일상에 깊숙이 파고들어와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lotus@
  • 장기 경기침체·기업 투자위축으로 국민 외면 / 강성 유럽노조 힘 빠졌다

    |파리 함혜리특파원·김균미기자|유럽에서 강성 노조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사정이 어려워진 국민들이 강성 노조를 외면하는 것이다.독일 최대의 금속노조는 28일(현지시간) 동·서독 지역 노동시간 평준화를 요구하며 4주째 벌여온 파업을 스스로 철회한다고 선언했다.프랑스에서도 연금개혁에 반대하며 지난달 중순부터 파업과 시위를 벌여온 공공노조는 국민들의 파업 지지 및 노조원들의 파업 참여율 하락으로 힘을 잃고 있다. ●獨 금속노조 50년만에 첫 파업 자진 철회 클라우스 츠비켈 금속노조 위원장은 28일 사용자측과 노동시간 단축을 내건 16시간의 마라톤 협상이 결렬된 뒤 “파업이 실패했다.”고 밝혔다.그는 30일 이사회에서 4주째 계속 중인 파업의 철회를 공식 선언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말했다.금속노조가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채 파업을 철회하기는 1954년 이후 50년 만이다. 260만명의 조합원을 둔 독일 최대 강성노조인 금속노조가 협상 결렬에도 불구,파업 철회를 결정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 속에 노조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금속노조는 현재 주당 38시간인 옛 동독지역 금속업계 노동자들의 근로시간을 서독지역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인 주당 35시간으로 단축할 것을 요구하며 이달 초 파업에 돌입했다. ●투자 축소,실업 증가 우려로 노조 기반 약화 이번 금속노조의 파업 철회 결정은 근로자의 천국으로까지 일컬어지던 독일에서 노조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파업의 피해가 심했던 옛 동독지역 국민들은 서독지역보다 2배나 높은 19%의 고실업에 시달리고 있다.3년째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사정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게다가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파업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거나 아예 철수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확산되며 파업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했다.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독일의 자동차메이커 BMW와 전자회사 지멘스는 동독지역에 대한 신규투자계획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독일에서는 지난 10년간 노조에 가입하는 사람들이 급감하면서 노조 영향력도 줄어들었다.심지어 노조를 최대의 지지기반으로 하는 사회민주당마저 경제가 어려워지자 노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복지제도와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파업에 넌더리내는 프랑스인들 프랑스 사람들은 지난달부터 계속되는 노조의 파업과 시위에 신물을 내고 있다. 국영철도회사(SNCF)와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의 파업으로 발이 묶였던 파리 시민들은 지난 10일 파리 콩코드 광장에서 벌어진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중부 리옹에서는 전기공급이 끊겨 TGV 운행이 몇 시간씩 지연됐고,남부 마르세유에서는 계속되는 청소원들의 파업에 견디다 못한 한 시민이 쓰레기 더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일부 과격 교사들은 대입자격시험장을 봉쇄하는가 하면 잘못된 문제를 배포,수험생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깨지는 노조 불패 신화 1996년에는 정부의 연금개혁안이 노동자들의 3주에 걸친 파업으로 백지화됐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프랑스 언론들은 전통적인 노조 불패의 신화가 이번에는 깨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제 2의 노조인 프랑스민주노동동맹(CFDT)이 이미 정부의 연금개혁안을 수용키로 결정했고,노동총동맹(CGT)의 일부 지부도 최근 일시적으로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정부는 의회가 휴회하는 다음달 중순 이전에 입법화한다는 방침이며,여당이 상하원을 장악하고 있어 개혁안 통과는 무난할 전망이다. kmkim@
  • 세계인 - 우리는 이렇게 산다 / 프랑스인들은 사치스럽고 과시욕 강하다? 천만에요‘빵 부스러기 시장’ 인기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프랑스는 명품과 패션,포도주,영화,미술 등 우아하고 화려한 것들을 우선 떠오르게 한다.따라서 프랑스 사람들도 무척 사치스럽고 과시욕이 강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대부분의 프랑스 사람들은 무척 절제되고 검소한 생활을 한다.프랑스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검소함과 절제된 모습은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빵 부스러기 시장(마르셰 오 미에트)’은 프랑스 사람들의 검약함을 생생하게 살펴 볼 수 있는 기회다.이 시장은 그야말로 집에 있는 빵 부스러기까지 모두 내다 판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프랑스의 독특한 서민문화다. |파리 함혜리특파원|시장은 대개 마을 축제 기간중에 열리는데 사람들은 일년에 한두번 정도 주어지는 이 기회를 이용해 다락이나 창고에 쌓아 두었던 안 쓰는 물건들을 처분하는 기회로 활용한다.필요없는 물건은 내다 팔고,그 돈으로 꼭 필요한 물건을 산다.특히 용돈을 거의 받지 않는 프랑스의 어린이들에게는 이 시장이 필요한 현금을 자기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안쓰는 물건 내다팔고 필요한것 구입 지난 15일 파리 교외의 작은 도시 아르퀘이에서도 마을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빵 부스러기 시장이 섰다.따가운 햇살 아래서 좌판을 펼쳐 놓고 물건을 파는 사람들도,혹시 필요한 물건을 싸게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산보삼아 나와서 구경하는 사람들도 모두 즐거운 표정이다. 사람들은 아이들의 배냇 저고리부터 입지 않는 옷가지,커튼,신발,헌 책,유모차,디스크,책상,스탠드,시계,짝이 맞지 않는 그릇 등을 내다 놓고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괜찮은 물건들도 많지만 어떤 것들은 누가 이런 걸 돈 주고 사갈까 사는 생각이 들 정도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애지중지 아끼던 장난감과 인형,로봇,장난감 자동차,구슬,그림책과 만화책 등을 들고 나와 진지한 표정으로 앉아 흥정할 준비를 하고 있다. 가격도 물론 무척 싸다.티셔츠,스웨터 등 옷가지는 무조건 1유로(1500원),접시가 1유로,자그마한 그릇은 50센트,사발 5개에 2유로,청바지가 2유로,구두 2유로 등이다.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사는 것보다 비교할 수 없이 싼 가격이다.주인 마음이니까 잘 흥정하면 값을 깎아 주기도 한다.파장할 무렵이 되면 떨이로 물건값이 절반으로 또 떨어진다. ●파장무렵이면 물건값 반으로 매년 이 시장이 서기를 손꼽아 기다리던 사람들은 아예 커다란 해변용 파라솔과 등받이 의자 등을 설치하고 느긋하게 앉아 손님을 맞는다.처음 나오는 사람들은 땡볕에서 고생을 하지만 일광욕을 하는 셈 친다. 엄마는 헌옷과 그릇,아빠는 헌책과 디스크,아이들은 인형과 장난감을 가지고 나와 좌판을 벌인 가족들의 모습이 정겹다. 바로 집앞에 판을 벌인 한 소녀는 동생들과 나란히 앉아 소꿉장과 인형을 팔고 있다.물건들을 팔아 번 돈을 은행에 넣었다가 책을 사보겠다는 야무진 포부를 밝힌다. 11살된 로벵이라는 소년은 로봇 등 장난감을 잔뜩 가지고 나왔다.이날의 소득은 150유로 정도.새로 나온 게임보이를 살 계획이라고 했다. 우체국에서 일한다는 로랑 레비 부부는 1950년대의 ‘파리마치’지를 잔뜩 들고 나왔다.50년 넘게 세월이 흐른터라 잡지는 색이 누렇게 바래긴 했으나 보존 상태는 무척 깨끗한 편이다.데뷔 시절의 소피아 로렌,모나코 왕과 갓 결혼한 그레이스 켈리 등 당시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이 표지에 실린 파리마치는 레비의 아버지가 애지중지 했던 물건들이라고 한다. 레비는 “영화 관계 일을 했던 아버지가 자료로 수집했던 것”이라며 “내게는 별로 필요가 없고 무엇보다도 다락의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해서 이번 기회에 팔러 나왔다.”고 말했다. 50년된 파리마치가 한권에 1.5유로인데 여러 권을 사면 값을 깎아 주겠다고 했다. 오래 된 수동식 카메라 수집이 취미인 레비는 수집품 중의 하나인 1920년대의 카메라도 30유로에 내놓았다.가죽 케이스까지 있는 것은 구하기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20여개의 구식 카메라를 수집했다는 그는 “모두 다 정리해서 최신형 디지털 카메라를 살 계획”이라고 말했다. 멀리서 일부러 이곳을 찾아 왔다는 어떤 노부인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 아다모의 디스크 3장을 2유로에 구입했다.”며 만족해 한다. ●어린이들도 장난감 팔아 용돈마련 프랑스 사람들의 중고품문화는 싸고 좋은 물건이 넘쳐 나는데 굳이 중고물건을 사서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특히 남이 쓰던 물건을 집에 들여 놓는 것을 금기시하는 우리나라 문화와는 사뭇 다르다. 체면치레를 위해 돈이 모자라도 무조건 명품이나 브랜드 제품을 찾고,작고 실속있는 것보다는 큰 것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풍경은 사뭇 낯설겠지만 절제되고 검소한 생활이 몸에 익은 프랑스 사람들의 삶에서 남이 좀 쓰던 물건을 싸게 사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생활의 단면이다.파리 북부의 포르트 드 클리냥쿠르에 있는 ‘벼룩시장’이 날로 번창하면서 관광명소가 된 것만 봐도 중고물건을 대하는 이나라 사람들의 의식이 얼마나 자연스러운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식탁보와 접시·옷가지 등을 들고 나온 50대의 한 부인은 “제대로 쓰지 않고 집에 쌓아두는 물건들이 너무 많아서 정리하기 위해 이곳에 나왔다.”며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사람들에게 파는 것은 내게 작은 즐거움이고,사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주니 좋다.”고 말했다. lotus@ ■파리의 유명 벼룩시장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쓰던 물건을 사는데 주저함이 없다.아직 쓸만 한데다 값도 새 물건의 절반정도로 싸다면 금상첨화다.중고물품이나 골동품을 파는 ‘벼룩시장’도 프랑스가 원조로 알려져 있다.벼룩시장은 불어로 ‘마르셰 오 퓌스’라고 하는데 퓌스(puces)가 바로 벼룩들이란 뜻이다. 이 명칭은 벼룩의 색깔이 오래 된 갈색이어서 붙여졌다는 얘기도 있고,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벼룩과 함께 물건의 주인이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바뀌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하여튼 파리의 서민적인 모습과 다양한 물건들로 가득 차 있는 벼룩시장은 그냥 한번 찾아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기 때문에 진귀한 물건을 찾으며 주말을 즐기려는 프랑스 사람들과 프랑스 냄새가 나는 독특한 물건들을 구입하려는 관광객들로 언제나 북적거린다. 주말에 열리는 파리의 상설 벼룩시장은 4곳에서 서는데 약간씩 다른 특징들이 있다.가장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은 파리 북쪽의 클리냥쿠르 벼룩시장이다. 1920년대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은 생투앙시장이라고도 부른다.규모도 엄청나게 클 뿐 아니라 단추부터 고서적,골동품,의류,전자제품,아프리카의 조각품까지 그야말로 없는 물건이 없다. 생산이 중단된 LP디스크나 30∼40년대의 장식품,액세서리,그릇들도 자주 눈에 띈다.외국인들에게 이 시장은 생활용품을 싸게 장만할 수 있는 알뜰 장터다. 규모가 커지면서 클리냥쿠르 시장에는 가짜 골동품들도 등장해 문제가 되고 있다.비싼 값을 치르고 섣불리 샀다가는 낭패를 보기 일쑤다.100년전 그릇이라고 하지만 실제는 갓 구워낸 뒤 들판에서 며칠 비를 맞은 것들이 대부분이다.철공소에서 금방 만든 조각품이나 촛대는 화학약품으로 녹을 입혀 팔고 있다. 도난 물품들까지도 한 귀퉁이에서 버젓이 팔리고 있다. 동쪽에 있는 몽트뢰이 시장도 저렴하고 오래된 의류나 생활용품,일용잡화 등을 살 수 있다.남쪽에 있는 방브 벼룩시장은 소규모지만 재수가 좋으면 잡동사니 속에서도 숨겨진 보물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에 골동품 애호가들에게 인기가 있다.중고 가구나 품질좋은 골동품·고서적·그림 등을 살 수 있다.
  • 함혜리 佛특파원 오늘 부임

    함혜리 대한매일 프랑스 주재 특파원이 5일 현지에 부임한다.함 특파원은 프랑스 및 유럽전역의 생생한 기사를 송고하게 된다.대한매일은 IMF경제위기 때인 지난 1998년 프랑스 특파원을 철수한 이래 5년여만에 이를 다시 부활시켰다.
  • 유로화 가치 올들어 10% 급등 / 美시장서 고전… 유럽경제 비상

    달러가치 하락에 반비례해 유로화 가치가 급상승세를 타면서 유럽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럽 국가들이 하나같이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면 해외에서의 유럽제품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려 수출 둔화를 가져오고,이는 경기부진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올해 초에 비해 약 10%,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약 24% 하락했다. ‘달러약세·유로강세’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는 유럽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다.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BMW,다임러크라이슬러,포르셰,폴크스바겐 등은 북미 시장에서 현격한 매출감소세를 기록중이다.다임러와 포르셰의 경우 전체 매출의 40%를 북미시장에서 올리고 있으며 BMW는 30%,폴크스바겐은 약 20%를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재정위기분석 전문그룹인 리스크메트릭스의 분석가 마이클 톰슨은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BMW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주가는 8∼9% 떨어진다.”면서 “달러 가치는 더 떨어질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미국 의존도가 높은 유럽 자동차 생산업체들에는 위험이 남아있다.”고 우려했다.반면 미국의 제조업자들은 유럽산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보스턴의 투자은행 스테이트스트리트의 러스 코이스트리히는 “결국 약한 달러는 미국내 제조업자들에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학대… 방임… 내 아이는?

    “공부해라” 중압감도 결국 ‘학대' 직장여성 ‘육아뒷전' 후유증 커 조기교육,영재교육 등 잘 키우겠다는 부모의 욕심 때문에 아이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이런 아이들이 과연 “부모 잘 만나 질 높은 교육을 받는다.”고 할 수 있을까.공부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주는 것이 결과적으로 아이들을 학대하는 것은 아닐까.직장을 가진 여성들이 늘면서 아이들을 방임하는 경우가 많다.직업적 성취를 위해 아이가 잠들고 나서야 귀가하는 직장 여성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아이들이 느끼는 외로움은 누가 달래줄 것인가.학대와 방임 사이,내 아이는 지금 어디에 서있는가. ●잘 키우고 싶다 강영은(34·가명·서울 서초구 반포동) 씨는 6살 난 딸 혜리를 자랑하는 재미에 살아왔다.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 똑똑한 딸에게 한 달에 무려 100만원씩 쏟아 부으면서도 늘 새로운 교육정보를 얻으려고 교육에 관심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신문 사이에 끼워진 광고 전단지까지 빠짐없이 살핀다. 그런데 최근 영재 판별을 받기 위해 교육전문상담소를 찾았더니혜리는 엄마 뒤에 딱 붙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했다.순간 강씨는 화가 치밀어 “왜 이래 바보같이!”라고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았고,그 순간 착하기만 하던 아이가 엄마를 꼬집고 때렸다. 이와 관련,전문가들은 “부모를 때렸을 정도라면 분리불안이 심하고 충동 조절이 되지 않는 등 마음에 심각한 병이 있다는 증거”라면서 “두 돌이 되기 전부터 시작된 국어학습지,수학학습지가 아이의 마음을 지치고,병들게 한 것“이라고 조기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그러나 어머니 강씨는 “요즘 아이들,다 그렇지.”라며 아이의 영재성만을 확인받고 싶어했다. 김연홍(36·서울 강남구 대치동)씨는 7살,5살 두 아이의 교육을 위해 지난해 일산의 집을 팔고 전세를 얻어 이사했다.한 달에 두 아이의 교육비로 150만원이 조금 넘게 든다.그래도 부족하다 싶어 집으로 미국인 강사를 초빙해 영어공부를 시작,이달부터는 60만원이 더 지출된다.남편의 월급이 보통 직장인보다 많아서 그나마 가능한 일이란다. “제가 집을 팔고 전세를 사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심해요.아이들을 위해 투자할 수 있는 대로 최대한 하는 게 부모의 도리라고 생각하니까요.이 험한 세상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키워줘야죠.” 한국은행이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소비자동향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입의 절반 이상을 교육비로 쓰는 부모들은 “생활이 어려워도 교육비는 더 늘리겠다.”고 응답했다.국어·수학·영어 학습지는 기본,피아노,미술,두뇌계발 등 초등학교도 입학하기 전부터 6∼7가지씩 이어지는 아이들의 조기교육을 부모들은 ‘교육투자’라 말한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 만들어진,수입된 조기교육 교재·교구들은 마치 이것들을 다루지 않으면 ‘당신의 아이는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협박하듯이 집요하게 다가온다.아이들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20개월부터 시작되는 수학공부와 ‘상상력을 자극해 논리적 사고와 기억력을 키워준다.’는 두뇌계발형 교구들이 장난감을 대체하고 있다. “교육은 0세부터,아니 태교부터 영어로 한다.”든가 “값비싼 교재를 사용했더니 또래보다 목도 먼저 가누고,옹알이도 먼저 시작했다.주변에서 이렇게 빠른 아이는 처음 본다고 말한다.”고 자랑하는 젊은 엄마들의 체험담은 또래를 키우는 엄마들을 흥분시킨다.“우리 애만 뒤떨어지는 것은 아닐까?” ‘속도’가 아이들의 세상에도 중요한 척도가 되면서 아이들은 병들고 있다.어쩌면 풍부한 물질,좋은 환경에서도 아이들은 ‘학대’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릴 때부터 명품으로,특별하게 ‘잘 키운다’는 말 속에는 아이들을 최고로 잘 입힌다는 것도 포함된다.청담동 명품상가 뒤편에는 아이들을 위한 명품매장이 늘어섰다.보통 사람들로서는 오금이 저려 들어서지도 못할 정도의 값비싼 옷이 ‘공주’와 ‘왕자’들을 기다리고 있다.손바닥만한 옷이 20만∼30만원,원피스 한 벌에 100만원짜리도 드물지 않다.아이 옷을 잘 차려 입히는 것이야말로 ‘내 아이는 특별하다.’는 증거로 부모들은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유치원과 어린이집 교사들을 괴롭히는 것 중 하나는 바로 이 ‘비싼 옷’이다.강남의 한 유치원 교사는 “편한 옷을 입혀서 보내 달라고 당부하지만 어머니들은 예쁜 옷을 사서 입혀 보낸다.때로는 옷을 더럽히지 말라는 당부를 교사에게 하기도 한다.무엇이 중요한지를 정말 부모들은 모른다.”고 말했다.물론 변두리라고 예외는 아니다.안산의 한 어린이집 원장 역시 “야외활동을 하는 날이라고 고무줄 바지를 입혀 보내 달라고 당부해도 한두명은 반드시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혀서 보낸다.그러면 그 아이는 제대로 활동을 할 수도 없을 뿐 아니라 옷이 잘 벗겨지지 않아 실례를 해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옷을 더럽히자 “엄마가 야단친다.”고 너무나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이며 다른 아이를 때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고급 옷을 입히는 것이 아이에 대한 사랑인지,일종의 구속인지 모르겠다고 교사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았다. ●사랑으로 자라는 나무 성공한 직장인 나혜선(43·가명)씨는 자신이 ‘나쁜 엄마’라는 자책에 빠져 있다.고등학생인 아들 경호(18·가명)는 혼자 늘 방에 틀어박혀 사람들과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매사에 의욕이 없어 공부는 물론 “아무것도 하고 싶은 게없다.”고 말해 부모와 함께 학습장애클리닉을 찾았다.그러나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어릴 때 아이의 특성을 말해 보라.”는 질문을 받고는 말문이 막혔다.“아무것도 기억나는 게 없었어요.너무 바빴기 때문에 아이는 아주머니에게 거의 맡겼죠.별 문제도 없었고….”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으로부터 산만하다는 말을 들은 것이 거의 유일한 아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이었다.경미한 자폐증을 앓아온 것으로 밝혀지자 나씨는 “너무 힘들고,바빠서 아이에게 사랑을 제대로 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흐느꼈다. 여성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아이들을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다.성공한 남자의 업무 책상 위에 놓은 가족사진은 그가 가정적인 남자라는 증거지만,일하는 여성이 가족사진을 책상 위에 내놓는다면 그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영락없는 아줌마’라는 말을 듣기 때문이다.그래서 직장에서 성취하고 싶은 여성들은 아예 육아에 눈을 돌리지 않기도 한다.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영(33·가명) 씨는 7살 난 딸을 시어머니에게 맡겨 키우고 있다.자신보다 할머니가 더 잘 키운다는 게 그녀의 ‘변명’이다.그러나 실제로 김씨가 아이를 데려오기를 미루는 것은 “야근도 많고 해외출장도 잦은데 아이가 있으면 사회생활이 제대로 안 될 것 같다.”는 게 주된 이유다.어린이 집 종일반에서 저녁 6시까지 지내는 딸을 생각하면 가슴 아프고,단 1시간이라도 더 빨리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지 않는 시어머니에게 섭섭하다.최근에는 아이가 “할머니가 자꾸 엄마 흉본다.”면서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도 안하고 우울증세를 보여 어린이집 교사가 상담치료를 권했다. 김유영(43·가명·경기 성남시 분당구)씨는 5대 독자인 ‘귀한 아들’을 시어머니가 도맡아 키웠기 때문에 ‘할머니 식’에 맞게 자란 아이에게 거리감을 느낀다.중1인 아들은 최근 가족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정신과를 찾았다.“남편과 시어머니에 대한 섭섭함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투영된 것 같다.아무리 아쉬움없이 자라도 사랑의 결핍은 채울 수 없는 것 같다.”며 김씨는 부부싸움과 가족간의 불화로 인해 아이가 희생됐다고,결국 자신이 아이를 ‘방임’했다고 후회했다. 허남주기자 hhj@ ■저소득층 아동학대 심각 당신은 학대받는 저소득층 아이들의 고단한 삶을 아십니까?그들은 매맞고 굶주리는 것은 물론 내버려져서 심성마저 달라져 있습니다.우리 사회는 이들을 어떻게 배려해야 좋겠습니까? 정식(가명·8살),정우(가명·6살)형제는 현재 한국수양부모회의 보호를 받고 있다.부모가 이혼 한 뒤 1년반 동안 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굶거나 겨우 생라면을 뜯어먹으며 주린 배를 채웠던 아이들은 오랜만에 ‘사람 대접’을 받고 있다.그러나 두 아이는 다른 아이를 때리는 등 이미 폭력을 학습하고 있었다. 유정(12·가명)이는 우울증과 학습장애를 앓는 아이다.7살때,어머니의 가출로 인해 술을 마시기만하면 딸을 때리는 아버지를 피해,할머니댁에서 살다가 할머니마저 “아이를 돌볼 형편이 아니다.”며 수양부모회에 도움을 청했다.아이는 극심한 우울로 인해 누구와도 눈을 맞추지 않는다.공부에도 관심 없고,학교생활도 재미없어서 자꾸 결석한다. 박영숙 한국수양부모회 회장은 “사랑으로 아이를 보듬어안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아이들에 대한 학대와 방임은 제도적으로 금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역촌동에서 저소득층 아이들을 돌보는 공부방 ‘꿈이 있는 푸른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한윤희(36)씨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대부분 환경탓에 자아 존중감은 가질 수도 없어 폭력적으로 변하고 또한 사람에 대한 애정도 없다.실제로 아이들을 낮에 데리고 있으면 늘 불평만 하고,왜 제대로 도와주지 않느냐는 불만에 차있다.때로는 섭섭함도 느꼈지만 그것이 바로 아이들이 처한 환경으로 인해 심성마저 달라진 것임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2002년 아동학대신고전화 ‘1391’에 접수된 2498건 가운데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무려 80%나 된다고 발표했다.피해아동의 74.9%가 11세 이하의 아동으로,아동학대유형은 방임과 신체학대,정서학대와 유기 등 다양했다.그중 아동을 굶기거나 제대로 입히지 않는 등 방임형 학대가 36.3%로 전년에 비해 4.4%나 늘어났다.한편 부자나 모자가정,즉 한부모 가정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이 48.0%로 양부모 가정 2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아동학대 피해자 숫자가 무려 45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그러나 경제적 어려움이 아닌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아동학대까지 포함한다면 그 숫자는 얼마나 될까. 신의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엄밀한 의미의 아동학대는 경제적 어려움을 기저에 깔고 있지만,우리 사회의 지나친 교육열로 인한 학대까지 포함한다면 우리 사회의 어린이들은 거의 대부분 피해자일지도 모른다.학대받은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의 주인공이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우리 사회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허남주 기자
  • 달러 ‘휘청’ 유로 ‘쾌청’

    달러화가 수개월째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반면 유럽중앙은행(ECB)이 단기 금리를 동결시키기로 결정하면서 금리차를 노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져 달러에 대한 유로화의 가치는 연일 상승하고 있다.달러에 대한 엔화의 강세도 이어지고 있다. ●금리차로 유로화에 매수세 집중 8일 ECB는 정례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의 연 2.5%에서 동결하기로 했다.이는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지난 6일 동결키로 결정한 연방기금(FF) 금리 1.25%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투자자들이 약세인 달러를 내다팔고,대신 금리가 높은 유로화를 사들인 결과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미국 달러화에 대해 전날의 유로당 1.1358달러보다 0.0148달러(1.25%) 오른 1.1506달러에 거래됐다.이는 지난 99년 1월 유로화 출범 이후 최고치다.영국은행(BOE)도 이날 현행 금리수준을 3.75%로 동결하기로 함에 따라 유로화는 최고치인 유로당 71.87펜스에 거래됐다.엔화에 대해서도 134.59엔으로 전날의 132.20엔에 비해 2.39엔이나 올라 지난 99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유로존과 미국 및 일본과의 금리 격차가 계속 벌어지면서 유로화에 대한 투자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는 분석이다.바클레이스캐피털의 분석가 제인 폴리는 이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곳으로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유로화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정부는 엔화강세 저지에 나서 달러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다.지난 해 2월부터 시작된 장기적 하락추세(엔화강세)는 바닥을 모르는 상황이다.다우존스 칼럼니스트 앤드루 토치아는 최근 분석보고서에서 FRB가 통화정책을 완화할 기미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국 정부의 강한 달러정책에 대한 의구심 등이 증폭되면서 달러화는 조만간 ‘민감한 수준’인 115.50엔까지 내려설 것이라고 예측했다. 일본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설이 강력 제기되면서 뉴욕에서 엔·달러 환율은 8일 달러당 117.17엔을 기록,전날의 116.44엔에 비해 0.73엔 올랐다.딜러들은 “재무성과 일본은행 등 일본 정책 당국들이 지속적으로 엔화의 지나친 평가절상을경고해 왔다.”며 일본 은행권의 달러화 매수와 외국계 딜러들의 추격매수가 이어지면서 달러화 약세에 제동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달러화 약세 지속 전망 분석가들은 달러화 가치가 당분간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전후 미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는데다 미국 국채의 주요 수요자인 아시아 국가들의 대미투자 가능성이 감소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FRB의 FOMC(공개시장위원회)가 미국의 경기둔화를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시장 거래자들의 ‘달러매도’심리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씨티뱅크의 한 분석가는 “시장의 외환거래자들은 FRB가 조만간 금리를 최소 0.25% 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안전자산으로서 달러화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통상 정세가 불안해지면 안전한 자산 중 하나인 달러화의 수요가 커지지만 미국의 이라크전을 계기로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는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함혜리기자 lotus@
  • 뉴스야? 광고야?/크롱카이트 등 美방송앵커 약품 홍보물 출연 윤리논란

    ‘저널리즘인가,광고물인가.’ 미국을 대표하는 전설적인 앵커 월터 크롱카이트(사진)와 CNN방송의 아론 브라운 등 대중적인 인기와 신뢰를 얻고 있는 유명 방송기자들이 진행하는 건강·의약 비디오물의 순수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7일 크롱카이트와 브라운이 WJMK라는 비디오홍보물 제작회사가 만든 ‘뉴스 브레이크스’에 출연한 것과 관련,이 비디오물들이 시청자들로 하여금 마치 뉴스 프로그램을 보는 것처럼 믿게 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뉴스 브레이크스’는 2∼5분 분량에 뉴스진행 방식을 빌려 특정 제약회사에 대한 설명과 함께 그 회사의 제품을 설명하고 있으며 지역 공중파 정규 프로그램들 사이에 방송됐다.이 비디오물 제작을 위해 제약사들이 1만5000달러를 WJMK측에 지불했다. 비슷한 사례로 의약품 전문 홍보회사 ‘헬소로지’는 지방의 텔레비전 및 라디오 방송기자들을 고용해 웹사이트 전용 의약품 홍보물을 제작했다.기자들이 의사와 환자를 인터뷰해 특정 제품에 대한 반응을 들어보는 이 홍보물은로스앤젤레스타임스,필라델피아인콰이어러,마이애미헤럴드 등 유력지의 웹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믿을 만한 앵커들이 출연한 비디오물을 시청자들은 뉴스인 것처럼 착각하고 그들이 말하는 내용을 모두 ‘신뢰’하게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크롱카이트의 변호사 로널드 코네키는 “크롱카이트는 비디오물이 교육적인 목적으로 제작되는 것을 전제로 출연 제의를 수락했으며,그렇지 않을 경우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암에 안걸리는 쥐 대량번식 성공 / 美 연구진 “암 정복 중대 단서”

    미국 웨이크포리스트 대학의 쿠이 젱 박사팀은 암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 아무리 암세포를 투입해도 암에 걸리지 않는 쥐를 대량으로 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미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쿠이 박사는 일단의 쥐들에 암세포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유독 수컷 쥐 한 마리만이 암세포를 거듭 투입해도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을 발견,이 쥐를 다른 쥐와 교배시킨 결과 새끼의 약 절반이 암에 대한 저항력을 물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과학자들은 이 연구결과가 암 세포의 전이를 중단시키는 데 있어 면역기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암 정복에 중대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사스 7명중 1명 사망 가능성”

    사스의 치사율이 지금까지 알려진 수치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BBC방송 인터넷판은 26일 런던 임페리얼대학의 로이 앤더슨 교수가 홍콩의 사스 감염자 14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연구 결과,치사율이 8∼15%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이는 심할 경우 사스 환자 7명 중 1명꼴로 죽음에 이르게 됨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그동안 사스 치사율은 5∼6%이며,세계 각국이 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경우 이를 근절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앤더슨 교수는 “WHO가 발표한 사스 사망자 및 환자수를 주의깊게 살펴보면 치사율이 10%에 이르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많은 다른 요인들이 환자의 사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치사율이 높다고 해서 이를 가장 중시해야 할 사안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방송은 앤더슨 교수를 전염성 질병 분야에서 상당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인물로 소개하면서 WHO의 한 대변인도 그의 이번 연구결과가 정확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함혜리기자lotus@
  • 전세계 확산 상황·대책 / 아세안·中 29일 ‘사스 정상회담’

    베이징에 이어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 상하이에서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확산 징후가 나타나 중국 전역이 사스 태풍권에 들었다. 열악한 병원시설로 사스가 일단 전파되면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북한도 준전시체제에 돌입하는 등 사스 공포가 세계 각국을 휩쓸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및 중국·홍콩 관리들과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사스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25일 콸라룸푸르에서 사스대책 회의를 갖는 등 사스 퇴치를 위한 공동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각국 피해상황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5일 현재 전세계 사스 사망자는 하루 새 13명이 더 늘어 277명으로 늘어났고 감염자와 의심 환자도 4641명으로 불어났다.국가별로는 중국이 2602명 감염에 사망자가 115명으로 가장 많고 홍콩이 1510명 감염에 사망자는 115명으로 집계됐다.아시아권 이외 최대 피해국은 캐나다로 감염자는 140명이고 15명이 사망했다. 중국 본토와 홍콩 등 감염자가 많은 지역 사람들은 심리적인 공황상태에 빠져있으며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특히 가장 먼저 사스 태풍을 맞은 홍콩에서는 관광산업이 도산했고 주가가 5% 정도 하락했다.중국 등에 생산시설을 둔 일부 다국적기업들은 시설 이전을 검토하고 박람회 개최 일정을 취소 또는 연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4일 전했다. ●사스 확산 저지 공동노력 아시아 국가들은 콸라룸푸르 사스 대책회의에서 예방과 통제대책들을 폭넓게 협의한 후 26일 열리는 보건장관 회의에 보고한다.이어 29일엔 방콕에서 10개 아세안 회원국과 중국이 사스 정상회담을 열어 대책을 협의할 예정이다. 저명한 과학자들도 사스 퇴치전선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월스리트저널 인터넷판은 에이즈 치료 선구자인 중국계 미국인 과학자 데이비드 호 박사가 사스 치료법과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24일 보도했다.노스캐롤라이나대학의 동물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 랄프 S 바리크 박사도 사스 연구에 발벗고 나섰다.그는 백신 개발을 위해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를 연구실 세균에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함혜리기자
  • 사스 예방·치료 문답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수많은 인명을 앗아가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사스.정확한 감염 경로는 물론 진단법과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한 상황에서 사스 바이러스로부터 어떻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가 최대의 관심사다.세계보건기구(WHO·www.who.int/csr/sars)와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www.cdc.gov.ncidod/sars)는 사스전용사이트를 개설해 궁금증을 풀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발생원인은. -CDC 과학자들은 일반적인 감기 원인균으로 알려진 바이러스의 일종인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스 원인균으로 추정했다.WHO는 원숭이실험 결과를 인용,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를 일으키는 병원균이라고 단정지었다.그러나 캐나다 위니페그에 있는 국립미생물학연구소의 프랭크 플러머 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해 혼선을 빚고 있다. 어떤 증상을 보이나. -사스 잠복기는 일반적으로 2∼7일 정도이나 10일인 경우도 있다.이 병은 38℃ 이상의 고열로 시작돼 두통,인후통,근육통,기침 등 독감 환자들이 보이는 증상을보인다.일부 환자들은 폐렴으로 발전,호흡 곤란을 호소했으며 어떤 환자들은 병원에서 인공호흡까지 해야 했다.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나 어린이가 젊은이나 건강한 어른들보다 증세가 심하다.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환자가 재채기나 기침을 할 때 나오는 작은 침방울들에 의해 전염될 가능성이 크다.홍콩의 한 아파트단지 집단감염 사례를 볼 때 괴질이 독감처럼 공기 또는 상하수 물에 의해 전염될 가능성도 일부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감기나 독감 환자처럼 코나 입을 만지고 공중전화나 승강기 버튼을 누른 후 비감염자가 이것들을 다시 접촉할 경우 감염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예방할 수 있나. -사스는 전염성이 매우 높아 환자를 치료한 병원 의료진들도 예외없이 피해를 입고 있다.CDC는 비누와 세척용 알코올을 이용해 손을 자주 씻을 것을 당부했다.공기 전염 우려도 있는 만큼 마스크를 착용하면 당장은 피할 수 있지만 예방효과 정도는 분명치 않다.중국과 홍콩,베트남 등 사스 위험지역에 대한 여행은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 치료제나 백신 개발 전망은. -‘리보비린’이란 항바이러스제나 스테로이드제의 복합 치료시 효과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아직 이렇다 할 치료제는 없다.WHO가 사스 원인균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단정한 뒤 치료제나 예방백신 개발의 길이 열렸다는 관측도 있었으나,바이러스가 계속 진화하면서 전염성과 독성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개발 전망은 불투명하다. 함혜리기자 lotus@
  • “사스, 亞 제2의 IMF 부를수도”

    홍콩과 중국 등 아시아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가하고 있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태풍이 세계 경제를 강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이라크전 여파로 허덕이는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 격이다. 사스 확산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아시아지역에서는 제2의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가능성마저 높아지고 있다. 사스 파문이 확산되면서 중국과 홍콩발 아시아 경제위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중국과 홍콩,타이완 증시가 사스 확산과 함께 폭락하고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회수할 조짐을 보이는 등 외환위기 직전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경제전문가들은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공장 가동이 타격을 받고 있으며 중국 경제가 휘청거리면 인근 아시아 국가들도 피해를 보는 등 연쇄 파급효과를 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콩의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는 최근 아시아 경제권이 사스 확산으로 입을 경제적 손실과 관련,가장 낙관적으로 산정하더라도 106억달러에 달하며 장기화한다면 전체 손실은 500억달러로 전체국내총생산(GDP·2002년 기준)의 0.8%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 케네스 로고프는 지난 9일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사스가 3개월 정도 더 지속되면 아시아지역 평균 성장률이 0.25%포인트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었다. ●전세계 경제적 피해 300억달러 전망 아시아발 사스 충격은 세계 경제에 만만치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미국 모건스탠리증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는 최근 올해 경제성장률을 2.5%에서 2.4%로 낮춰잡았다.그는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고 있다.특히 사스와 같이 전염성이 강한 질병이 유행하면서 전망을 더욱 어렵게 한다.”면서,사스로 인한 피해가 전세계적으로 3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23일 발표한 ‘세계무역통계’ 보고서에서 세계 무역이 올해 2∼3%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면서,사스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같이 저조한 교역 신장률은 지난 90년대 평균 신장률인 6.7%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다. 마이클 핑거 WTO 대변인은 “지금 당장은 역내 무역이 활발한 동아시아 지역에만 영향이 국한돼 있지만 모든 것이 상호 연관돼 있는 상황에서 그 영향이 점차 세계로 확대되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WTO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상품 수출과 수입이 20% 이상 증가,영국을 제치고 세계 5대 교역국으로 부상했다. ●관광·항공수송업계 피해 가시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23일 공개한 최신 ‘베이지북’에서 사스로 인해 샌프란시스코와 댈러스 등 미국 일부 지역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항공수송협회(ATA)도 보고서에서 사스 때문에 항공 수요가 많은 부활절과 유월절 매출이 크게 줄었다면서,특히 아시아 노선 타격이 컸다고 분석했다.지난 20일로 끝난 한 주간에 마일당 항공승객매출(RPMs)은 한해 전에 비해 10.5% 줄었으며,태평양 노선의 경우 감소폭이 39.6%에 달했다.대서양 노선도 25.8%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업감원등 연쇄피해 우려 아직까지 경제적 손실은 항공,숙박 등 관광업종과 외식·오락 등 서비스 산업에 국한되지만 경제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사스 피해가 확산돼 기업의 감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초래될 것임을 우려한 보고서도 나왔다.고용시장 전문분석기관인 챌린저,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는 기업들이 사스를 우려해 해당 지역에 대한 출장과 비즈니스 협의를 줄이면 이것이 감원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소비도 위축되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함혜리기자 lotus@
  • ‘한국현대미술사전´ 내는 在佛 큐레이터 에스라 주

    “프랑스 사람들에게 한국은 일본이나 중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나라로 여겨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하지만 현대미술에 있어서만은 다르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몇몇 우리 작가들을 선호하는 층도 생겼을 정도로 인지도도 생겼습니다.” 재불 큐레이터 에스라 주(38·한국명 주승란)씨는 한국과 프랑스를 오가며 한국 문화,특히 한국 현대미술을 프랑스에 알리는 ‘문화 메신저’로 활약하고 있다. 12살 때 부모님을 따라 프랑스로 건너가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사립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주씨는 취미삼아 전시 기획일을 시작했다.하지만 10년을 넘다 보니 어느 새 국경을 넘나드는 전문 큐레이터로 자리매김했고,지난 2월에는 제4회 한불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도 안았다.한불문화상은 한국과 프랑스 두 나라의 문화계 인사들로 구성된 한불문화자문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주불 한국대사,후원기업의 대표 등으로 구성된 한불문화상협회가 확정하는 상이다.제2회에는 정명훈씨가 수상했었다. 주씨는 지난 93년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한국의 해’ 전시를 공동기획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10년간 다양하고 수준높은 전시회들을 기획,한국작가들을 프랑스에 소개해오면서 민간 외교사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특히 1998년 프랑스·독일·스위스 국경지대에 있는 몽벨리야르에서 열린 ‘은둔의 왕국과 침묵의 화가들’ 전시회는 한국의 높은 문화수준을 프랑스 사람들에게 본격적으로 소개한 첫 전시회로 현지 언론의 극찬을 받았다. ‘은둔의 왕국’에서는 17세기부터 조선 말기까지의 예복과 한복,보자기를 통해 한국 전통미의 높은 수준을 알렸고 ‘침묵의 화가들’에서는 이강소,이우환,박서보,서세옥 등 전통을 현대와 접목시켜 나가는 8명의 유명 작가를 소개했다.이듬해 니스 아시아예술미술관 개관 기념전 ‘조용한 아침의 나라’에서 재현된 이 전시회의 도록은 두 권의 책으로 엮어져 좋은 반응을 얻었다. 주씨의 대표적인 기획작으로는 이밖에 2000년 파리의 주드폼 국립미술관에서 열린 조덕현 전시회,2002년 국회의사당에 있는 팔레데콩그레 전시관에서 열린 이강소 화백의 전시회 등이 있다.올해 말 주드폼 국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씨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 화가인 김창렬 화백의 2인전도 주씨의 단독 기획작품이다. 지난해 파리 시내에 갤러리 ‘에다에스 세비라’를 오픈한 주씨는 프랑스의 젊은 작가들을 한국에 알리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일방적인 전달은 문화교류라고 할 수 없습니다.지금까지 우리는 일방적으로 외국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데 급급했지만 이제는 우리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진정한 문화교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씨는 요즘 한국 현대예술을 유럽 사회에 널리 알리기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불·영·독어 등 3개 국어로 된 ‘한국 현대미술 사전’ 발간을 준비 중이다. “한국의 현대미술은 미술 애호가들에게 새로운 관심분야로,한국 작가를 선호하는 화랑들도 많아졌지만 작가들을 소개하는 자료들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10년간의 일을 총정리하는 의미에서 제대로 된 한국 현대미술 소개서를 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혜리기자 lotus@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