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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佛 또 총파업… 강도는 약해져

    |파리 함혜리특파원|4일 프랑스 노동계가 최초고용계약(CPE) 백지화를 요구하며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전국 규모의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대화 요구에 학생과 노동계가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 사태해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고 있다. 학생조직 지도자인 브뤼노 쥘리아르는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당분간 CPE가 실행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다면 대화 요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기독교노동자동맹(CFTC)의 자크 부아쟁 위원장도 “젊은이들의 우려를 해소할 만한 조치들이 논의되는 자리라면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대화 제의에 전향적 입장을 보였다. 현지 언론들은 학생과 노동계의 이같은 반응이 지난 2일 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CPE를 포함한 새로운 고용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애초 요구했던 법안 폐기 가능성이 사실상 사라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풀이했다. 정부는 학생과 노조측에 5일 협상을 하자고 제안한 상태다.정부의 이같은 움직임은 니콜라 사르코지 UMP 총재측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파업은 일주일 전에 비해 규모와 강도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AFP 통신에 따르면 출근시간대 파리의 지하철 운행은 정상 상태를 보였다. 전국을 연결하는 초고속 열차도 운행률이 70%대를 기록했다. 항공편도 관제사 파업으로 마르세유, 툴루즈, 낭트에서 출발하는 일부 국내선이 운항차질을 보였을 뿐 최대 공항인 샤를 드골 공항은 정상 운영됐다. 파업에는 항공, 철도뿐 아니라 우체국, 은행, 학교 등의 노조가 참여했다. 파리 등 전국 각지에서도 CPE 철회를 요구하는 150건의 시위가 잇따랐다. 학생들의 시위는 부활절 방학이 시작되는 7일 전후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lotus@seoul.co.kr
  • 시라크타협안 ‘더 커지는 佛’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새 고용법 사태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타협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시라크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저녁 TV와 라디오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새 고용법을 서명·공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문제가 된 최초고용계약(CPE)의 시험채용 기간을 2년에서 1년으로 줄이고, 해고사유 설명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새 법을 즉각 채택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9일 의회에서 채택된 고용법의 핵심인 CPE는 고용주가 26세 미만 직원을 채용한 뒤 첫 2년간은 사유 설명없이 자유롭게 해고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도모해 취업을 늘리려는 뜻에서였다.시라크 대통령은 실업해소를 위해 즉각적인 법 적용을 밀어붙이고 있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와 법 철회를 주장하는 시위대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정교한 타협안을 제시한 셈이다. 하지만 학생들과 노동계, 야권은 ‘이해할 수 없는 응답’이라며 즉각 거부하고 나섰다.CFE-CGC 노조의 장 루이 발테는 “대통령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한쪽으로 법 시행을 주장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다른 법을 원하는 그의 구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학생들과 노동계는 법안을 철회하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예정대로 4일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학생조직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젊은이들이 대통령에 모욕당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성토했다. 노동계도 CPE를 먼저 철회해야 대화에 응하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의회가 CPE를 수정하지 말고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11개 좌파 정당도 1일 회동을 갖고 계속 저항하기로 합의했다.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제1서기는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을 철회하는 것”이라며 CPE를 철폐하기 위한 새 법을 도입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타협안에 반발하는 시위도 이어졌다.31일 밤 파리 시내 바스티유 광장에 모여 시라크의 연설을 듣던 시위대 중 일부가 가두 시위를 벌이며 경찰에 병을 던지고 건물 유리창을 파손했다.1일에도 파리 시내에 2000여명이 모여 유리창을 깨고 차량을 훼손했다. 또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의원 사무실에 계란을 던지고 소르본 대학을 지키는 경찰을 공격하기도 했다. 지방의 리옹, 낭트, 스트라스부르, 보르도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한편 2일자 르파리지앵에 보도된 CSA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62%가 시라크 대통령의 TV 연설 내용을 납득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통령의 수정안에 대해서도 56%가 불만족하다고 응답했다.lotus@seoul.co.kr
  • 佛 노동법 합헌결정 파장 1일 시라크 입에 달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학생들과 노동계의 대규모 시위와 파업을 촉발시킨 프랑스의 새 고용 관계법(기회균등에 관한 법)이 30일(현지시간) 헌법위원회에서 합헌판결을 받았다. 학생들과 노동계, 야권은 ‘시위를 부추기는 결정’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31일 저녁(현지시간)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입장을 발표, 새 법의 핵심인 최초고용계약(CPE)을 둘러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대립이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헌법위는 야당인 사회당이 낸 위헌 소송과 관련, 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위는 “청년고용 증진을 위한 특별 조치는 헌법에 허용되는 것”이라며 “CPE는 헌법에 명문화된 노동권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합헌 판결로 시라크 대통령은 9일 이내에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수 있지만 그대로 공포할지, 다른 유화책을 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여권 소식통들은 대통령이 새 법에 서명하고 공포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1968년 5월 대학생 시위 사태 때의 해결책과 비슷한 고위급 협상 제의로 유화책을 시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시라크 대통령이 직권으로 법안을 의회로 돌려 보내 재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이럴 경우 CPE를 주도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퇴진 가능성이 커진다. 드 빌팽 총리는 ‘재심의하면 사임하겠다.’는 뜻을 시라크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학생 조직인 UNEF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시라크 대통령이 CPE가 포함된 기회균등법을 공포하면 시위대를 멸시하는 조치이자 무책임한 태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lotus@seoul.co.kr
  • [월드 리포트] 외국 기업들 “굿바이 프랑스”

    프랑스에서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들은 직원 한명 해고하기가 이혼하는 것보다 힘들다고 푸념한다. 그런가 하면 실직상태인 젊은이들은 일자리 잡기가 결혼하기보다도 힘들다고 불평한다. 프랑스에서 논란이 불거진 최초고용계약(CPE)은 한번 채용하면 해고하기가 어려운 경직된 노동시장을 완화시키려는 뜻에서 나왔다. 고용주의 신규채용을 장려해 청년 실업자들에게 좀더 많은 취업의 기회를 갖도록 해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법적 장치다. 그러나 이처럼 좋아보이는 의도와는 달리 노동계와 학생들은 새 조치가 고용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근로자의 권리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CPE 반대시위와 파업이 한달 넘게 지속되면서 프랑스의 대외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지난해 말 교외지역에 살던 일자리가 없던 이민 2세들의 소요사태로 프랑스가 전세계 언론에 오르내린 지 불과 몇 개월 만에 프랑스는 또다시 외국 언론의 주목을 끌고 있다. 돌과 최루탄이 오가는 대규모 시위, 시위의 혼란을 틈타 기승을 부리는 폭력 청소년들의 파괴행위, 시민의 발을 묶는 공공부문 파업 등은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는 뉴스들이다. CPE를 둘러싼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갈등은 프랑스와 프랑스인에 대해 “혼란스럽고 위험한 나라”“개혁이 불가능한 나라”“일하기 싫어하고, 권리만 주장하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물론 언론에 비치는 혼란과 소요는 부분적인 현상이다. 한쪽에서는 시위를 하지만 프랑스의 일상은 평온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프랑스에 대한 부정적인 뉴스가 지속될수록 다른 나라 사람들은 프랑스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베레모를 쓰고, 손에는 바게트 빵을 든 낭만적인 프랑스 남자의 고전적인 이미지는 이제 두건을 쓰고 손에 야구 방망이를 든 모습으로 바뀔 지경에 이르렀다. 감미로운 샹송 대신 관광객들은 시위대의 함성과 최루탄 터지는 소리를 상상한다.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는 해외투자자들의 투자기피를 불러올 게 분명해 보인다. 기업가연합회(MEDEF)의 로랑스 파리조 회장은 “이번 사태는 프랑스 경제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프랑스의 이미지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CPE의 가장 큰 피해자는 직접적 이해당사자인 26세 미만의 젊은이들로 한정되는 게 아니라 전체 프랑스 사람들인 것 같다. 함혜리 파리 특파원 lotus@seoul.co.kr
  • 프랑스 새달 4일 또 전국파업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학생들과 노동계가 다음달 4일 다시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대하는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를 벌여 정부를 압박하기로 한 가운데 CPE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한 헌법위원회가 30일 소집됐다. 피에르 마조 위원장을 포함해 모두 9명 위원들은 로저-제라르 슈바르첸베르크 사회당 의원의 위헌소송 제기에 따라 이날 CPE를 규정한 기회균등법 8조가 헌법에 위배되는지를 논의했다. 위원회 판결이 위헌으로 나올 경우 CPE는 즉시 철회된다.CPE를 주도한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에게는 큰 모욕이 되겠지만 정부가 신속히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다. 사회당은 CPE가 26세 미만 근로자들을 차별하며, 국가 참사원의 심의를 거치치 않은 점을 문제삼고 있으나 헌법 전문가들은 이 법이 소수자의 이익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채택된 만큼 위헌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합헌으로 결정되면 시라크 대통령은 9일 안에 기회균등법을 공포하게 된다. 다만 위원회가 수정 권고와 함께 합헌 결정을 내리면 대통령은 법안의 재심의를 의회에 회부할 수 있다. 이 방안은 양측 체면을 모두 살려줄 수 있으며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여겨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도 마르세유, 렌, 몽플리에, 낭트 등 지방 도시에서 CPE 철회를 요구하며 고속도로와 철도 등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실력 행사에 나섰다. 노동계는 시라크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CPE를 철회하고 CPE가 포함된 기회균등법을 의회에서 재심의하라고 촉구했다.lotus@seoul.co.kr
  •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월드이슈] 이민 ‘빗장’ 다원성 잃어가는 美·유럽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은 이민자들이 세운 국가이지만 9·11테러 이후 이민이 가장 까다로운 나라로 변했다. 지난해 3월 현재 불법체류자는 111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불법체류자 처리문제를 놓고 최근 미국사회에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미국의 이민 정책은 지난해 11월28일 조지 부시 대통령이 발표한 ‘이민 개혁을 통한 국가 안보’ 정책안에 따라 종합적인 개편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제시한 이민 개혁안의 핵심은 ▲국경 통제 강화 ▲불법체류자에 대한 단속 확대 ▲초청 노동자(Guest Worker) 프로그램 도입 등 세가지다. 백악관이 발표한 정책안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체류자들 가운데 테러리스트가 섞여 있을 가능성을 무엇보다 우려했다. 또 지난 수십년 동안 불법이민자들을 정기적으로 ‘사면’해 주는 관용적인 정책 때문에 법 질서가 훼손된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나 이같은 부작용 때문에 이민을 통제하기만 할 경우 우수한 두뇌와 값싼 노동력이 들어오는 게 끊기게 된다. 이에 따라 임시 근로자의 입국을 허용하는 초청 노동자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이다.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정책적 발의가 나오자마자 하원은 지난해 12월16일 기다렸다는 듯이 이민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하원의 이민법안은 ‘극단적’으로 흘렀다. 이 법안은 외국인 불법체류자 전원을 형사범으로 간주해 추방하고 이들을 인도적으로 도와주는 주민이나 단체들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현행 법에 따르면 불법체류자는 형사범이 아니라 민사범이다. 하원이 이처럼 강경한 이민법안을 제시한 데는 9·11 이후 이민자를 꺼리는 미국 사회, 특히 보수층의 정서가 배경으로 깔려 있다. 하원안을 주도한 제임스 센센브레너 법사위원장은 중북부인 위스콘신주 출신으로 이민자들에 대한 ‘혐오감’을 감추지 않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를 법사위원장에 임명한 것도 강경한 이민법을 밀어붙이려는 보수파의 전략이었던 것 같다고 의회 소식통은 말했다. 하원이 이민법안을 통과시키고 나흘이 지난 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조지워싱턴대학 초청 연설에서 “새해에는 지난 수십년 동안 실패해온 이민정책을 종식하겠다.”고 강경책을 뒷받침했다. 처토프 장관은 “불법이민 문제는 미국이 직면한 매우 심각한 과제”라면서 “불법 이민자들을 최대한 저지하고 줄여 나가는데 이민정책의 초점을 맞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정도를 넘어선 하원의 이민법안은 미 의회 안팎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켰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50만명의 이민자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상원에서는 하원의 안과는 다른 보다 ‘현실적’인 안들이 모색됐다. 지난 27일 존 매케인 상원의원(공화당)과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이 제시한 공동안을 중심으로 상원 법사위안이 마련됐다. 이 안은 대체로 부시 대통령이 제시했던 정책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하원안보다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따라서 미국의 이민 정책 논란은 일단 하원안과 상원안(법사위)간의 대결 구도가 됐다. 물론 법사위 안이 상원 전체 회의에서 바뀔 가능성도 있다. 미국에서는 법안이 상원과 하원을 모두 통과해야 법으로 공포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상·하원은 각자의 안을 갖고 조정을 해야 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dawn@seoul.co.kr |파리 함혜리특파원|“세상의 모든 잘못된 일이 예수 책임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당신 생각은?”“1848년 프랑크푸르트 파울교회에서 소집된 회의에서는 무얼 논의했나요?” 유럽 국가에서 태어나 자라난 이들도 대답하기 어려운 이 질문들은 독일 바덴뷔르템베르크주와 헤센주에서 치러진 이민 신청자 시험에 나왔다. 프랑스 다음으로 관용이 존중된다는 네덜란드에서도 마찬가지다.“여기선 왜 나체 수영이 합법이라고 생각하는가?”와 같은 질문이 이민 시험에 출제됐다. 남성 동성애자들이 입을 맞추는 동영상을 구입하도록 한 뒤 이민 신청자의 반응을 살펴 본다. 유럽의 이민 정책이 빗장을 잠그는 쪽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이슬람 세력의 확장으로 유럽이 과격의 온상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와 공포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말 현재 유럽에 머무르고 있는 무슬림은 3790만명으로 추정된다. 2004년 3월 마드리드 테러에 이어 11월 암스테르담에서 발생한 영화감독 테오 반 고흐 살해 사건, 지난해 7월 런던 테러와 11월의 파리 소요, 지난 1∼2월 마호메트 만평 파문 등을 겪으면서 유럽 국가들은 이슬람 세력의 확장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폴란드 외무장관들은 지난 24일 이민 희망자에게 서구적 가치와 관습을 존중할 것을 서약하는 ‘이민 계약서’를 의무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이 안이 실현되면 25개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각국이 빗장을 잠그게 된 데는 이민자들을 겨냥한 사회통합 정책에도 불구하고 무슬림들이 점점 더 자신들의 종교를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마호메트 만평으로 홍역을 치른 덴마크는 지난해부터 언어 및 생활문화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 또 비유럽인과 결혼하려면 주거지 소유 증명을 제시해야 하며 7년간 8000유로(약 960만원)를 은행에 예치하도록 했다. 유럽에서 이민자가 가장 많은 독일의 경우 지난해 1월부터 고도로 숙련된 노동자에게만 이민 문호를 개방하는 법률을 시행 중이다. 오스트리아는 지난해 망명 관련 법과 위장 결혼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극우진영은 무슬림 이민자 억제를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영국 정부는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외국 기술자를 선별해 이민을 허용하는 기술이민 점수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스페인은 취업 이민 쿼터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프랑스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인 598만명쯤 된다. 유럽에서 무슬림이 가장 많은 프랑스는 지난달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되는 이민자만 선별하는 내용의 이민법안을 마련했다. 이 법안은 풍부한 경험과 숙련된 직업 기술을 보유한 이민자에게 3년간 유효한 취업 비자를 발급한다는 조항과 프랑스에서 학위를 받은 후 모국으로 돌아갈 것을 약속하는 유학생에게 예전보다 쉬운 입국을 보장한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또 이 나라에 이미 머무르고 있는 이민자가 본국 가족을 초청하려면 충분한 수입이 있어야 한다는 점도 명시했다. 특히 튀니지에서 96㎞밖에 떨어지지 않은 이탈리아 남부 시실리 섬과 람페투사 군도는 EU 국가로 들어오려는 난민들의 단골 밀항지로 꼽혀 이탈리아 당국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매년 법령을 통해 EU 이외 지역 외국인 근로자의 수용 상한을 정하고 있다. 올해는 17만명이다. lotus@seoul.co.kr ■ 美 한인 40만~46만명 불법 체류 ‘내쫓길 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의회의 이민법 개정은 한국인 불법 체류자들에게 ‘희망’이 될 수도 있고 ‘악몽’이 될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회의 조동진 사무국장은 29일 “이민법안에 불법체류자들이 궁극적으로 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규정이 포함됐기 때문에 일단 희망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 국장이 말하는 법안은 27일 상원 법사위원회를 통과한 안이다. 그러나 독소조항이 많은 하원의 이민법안에 가까운 이민법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에는 불법체류 한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추방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따라 한인사회는 미 의회 지도부에 전화와 편지, 이메일, 팩스 등을 통해 “극단적인 이민정책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압력’ 행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관계자는 밝혔다. 또 일부 총영사관에서는 미국 당국과 협의해 불법체류 한인들에게 임시 신분증을 발급해 주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 신분증을 이용해 한인 은행에 계좌를 열고 기본적인 생활을 이어가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신분을 다소나마 공식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현재 미국내에 한국인 불법체류자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현재 전체 교민은 200만∼230만명이다. 이 가운데 20%정도가 불법 체류자일 것으로 추정만 할 뿐이다. dawn@seoul.co.kr
  • 佛집권층 ‘노동법 균열’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노동계와 학생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최초고용계약(CPE·새 노동법)을 놓고 집권층의 균열이 나타나고 있다. 시위대의 원성을 한몸에 받고 있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28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 학생들과 노동계들에 거듭 대화를 촉구했다. 그는 “대화를 제의했으나 학생들과 노조는 ‘선(先) CPE 철회’를 요구하면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CPE 내용 중 두 가지 점을 조정할 용의가 있다.”고 거듭 말했다. 고용주가 26세 미만 사원을 채용한 뒤 2년간은 사유 설명 없이 해고할 수 있게 허용한 CPE에서 나이와 기간을 수정할 용의가 있음을 의미한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내에는 드 빌팽의 라이벌인 사르코지 총재 겸 내무장관에 동조하는 세력이 형성되고 있다. 사르코지 장관은 4월로 예정된 CPE 시행을 보류하고 적극적으로 대화의 문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드 빌팽 총리가 사실상 CPE를 주도했기 때문에 차기 대권을 노린 사르코지 장관의 견제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 한편 28일 파리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학생들과 노동자들의 평화적인 가두시위에 교외 지역에서 온 아랍 및 아프리카의 이민자 2,3세인 청소년들이 참여하면서 일부 폭력 행위도 벌어졌다. 이탈리 광장 부근에서 폭력 청소년들은 카페 유리창을 부쉈고, 쇠파이프 등 흉기도 갖고 있었다. 이들은 경찰에 병과 돌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해 소요 사태의 재발을 우려한 경찰은 최루탄으로 맞섰다. 경찰은 파리 주변에서 500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700여명의 폭력시위자들을 체포했다. 노동계는 300여만명이 거리로 나섰다고 주장했으나 경찰은 100만명으로 추산했다.AFP 통신은 이날 시위가 현대 프랑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시위중 하나라고 보도했다.50여명의 학생들은 AFP 본사에 진입해 시위 기사 중에 ‘파괴자들’이란 표현에 항의하기도 했다.lotus@seoul.co.kr
  • 유럽 ‘파업 소용돌이’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은 파업중’ 유럽 대륙이 파업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28일 프랑스 노동계가 정부의 최초노동계약(CPE) 도입에 반대해 전국적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영국과 독일, 그리스에서도 연금개혁과 임금인상 등의 문제로 파업이 잇따랐다. 프랑스 국영철도 SNCF의 노조가 27일 저녁부터 24시간 파업에 들어간데 이어 28일 항공, 우체국, 전기·가스(EDF-GDF), 프랑스 텔레콤, 병원 노조들이 파업에 가세했다. 운송부문 역시 사실상 마비됐다. 일반 열차는 5대 중 2대, 초고속 열차 TGV는 차량의 3대 중 2대꼴로 운행됐다. 파리 등 71개 도시 대중교통의 절반 이상이 운행을 중단했다. 교사들도 파업에 들어가 대부분 학교가 문을 닫았다. 신문 발행이 중단되는가 하면 국영 라디오와 TV 방송국도 파행운영을 면치 못했다. 르몽드는 공무원과 민간 기업 노조원 등 500만여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29일 노동계 및 학생들과 CPE의 부분수정 등을 논의하기 위해 대화를 가질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150만명에 이르는 지방정부 노동자들이 연금문제로 24시간 파업에 들어갔다. 학교 수천곳이 문을 닫았고 교통편 운행이 차질을 빚었다. 런던에서는 런던타워가 문을 닫았고 시내 학교 70%가 휴교했다. 지방공항 일부도 직원들의 시위참가로 운영차질을 빚었고 북아일랜드에서는 버스와 기차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독일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도 임금인상을 압박하기 위한 경고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는 자동차메이커 BMW의 라이프치히 공장 노조원 1000여명 등 전국의 산하노조들이 가세했다.340만명의 노조원을 보유한 금속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5%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용자측이 1.2% 인상을 고집, 난항을 겪고 있다. 그리스 정부의 은행 연금기금 개혁안에 반발, 국영 엠포리키 은행이 27일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그리스 은행노조도 산하 사업장에 파업지침을 하달했다.lotus@seoul.co.kr
  • 佛 28일 전국파업… 교통대란 비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새 실업 정책인 최초고용계약(CPE)을 둘러싼 프랑스 정부와 학생·노동계의 갈등이 2개월째 지속되는 가운데 28일 전국적인 파업과 시위로 혼란이 예상된다. 이날 파업에는 철도, 항공, 교사, 우체국, 병원, 금융, 통신 노조들이 다수 참여해 공공 서비스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파리의 지하철과 교외선 RER 차량의 절반 이상이 파업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또 이미 상당수의 대학과 고등학교가 폐쇄되는 등 파행 운영되는 가운데 28일엔 교사 파업까지 겹쳐 사태가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프랑스 국철(SNCF)과 파리교통공사(RATP) 노조는 29일 오전 8시까지 24시간 파업을 벌인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TGV) 3대 중 2대, 일반 철도노선은 40%, 교외선은 51%만 운행된다. 파리 시내 지하철도 절반만 정상운행된다.에어프랑스, 드골 및 오를리 공항의 관제사 및 기술자, 안전요원 등 8개 노조가 파업에 참가해 국제선 운항도 차질이 예상된다. 강경파 노조인 CGT는 “이번 파업은 지난 2003년 연금개혁 당시 전국적인 파업보다 훨씬 참여도가 높다.”고 밝혔다. 시위는 전국적으로 200여건이 예정돼 있다. 사회당과 공산당을 포함한 야권도 시위에 참여하기로 했다. 주요 노조인 FO의 장 클로드 마이 위원장은 “28일 밤 정부로부터 긍정적인 응답이 없으면 반발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29일 오전 회동해 앞으로의 행동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논란이 되는 CPE법의 부분 수정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주요 학생 조직들과 노동계는 “CPE를 먼저 철회해야 대화에 응하겠다.”면서 맞서고 있다. 드빌팽 총리는 지난 24일과 25일 노동계 대표 및 학생조직 대표들과 잇따라 협상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했다. 학생들은 28일 노학(勞學) 연대 파업과 시위에 이어 30일에는 기차역과 주요 도로를 점거하는 실력 행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또 다음달 4일에도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많은 학교에서 수업이 정상 진행되지 못해 5∼6월의 기말 시험이 9월로 연기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lotus@seoul.co.kr
  • 파리 ‘대혼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새 노동법의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발하는 시위가 폭력과 차량 방화로 얼룩지고 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북아프리카 출신 무슬림들이 “일자리가 없다.”면서 벌였던 소요사태가 재현되는 양상을 띠고 있다. 23일(현지시간) CPE에 항의하는 3만여명의 학생과 노조원들이 프랑스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420여명이 체포됐다. 시위대와 경찰 양측의 인명 피해도 속출했다. 파리 중심부의 앵발리드 인근에서는 300여명이 경찰과 충돌했으며 이 과정에서 외교부 인근 건물 출입문과 차량 10여대가 불탔다. 차량 방화는 나폴레옹 무덤이 있는 앵발리드에서 불과 200여m 떨어진 곳에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진화에 나선 소방대원들을 향해 돌과 각목, 유리병들을 던지며 저항했다. 20여명의 극우파 스킨헤드는 “백인들을 보호하자.”“프랑스는 우리의 땅”이라고 외치며 시위대에 뒤섞인 흑인들과 북아프리카인들을 공격, 혼란은 극에 달했다. 파리뿐만 아니라 마르세유와 리옹, 렌, 투르, 오를레앙, 그르노블 등 전국적으로 시위가 이어졌다. 학생 22만명이 시위에 가담했고 일부 지역의 10대들은 마구잡이로 폭력을 행사했다. 파리 교외에서 온 청년 바티스트는 “경찰은 적이다. 폭력은 우리의 뜻을 전하는 유일한 수단이다.”고 외쳤다. 그는 “CPE가 뭔지도 모른다. 경찰을 공격하는 것이 나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여학생은 “폭력을 휘두르는 젊은이들은 시위와 무관하다.”면서 “폭력에는 반대하지만 계속되는 시위가 효과를 발휘하지 않는다면 우리(학생들)도 그들(폭력배)과 같은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는 오는 28일 전국 파업을 앞두고 노조측에 대화를 제의했다.24일 협상이 시작될 예정이다. 빌팽 총리는 학생 대표들에게도 회담을 제안했다. lotus@seoul.co.kr
  • 北인권국제대회 유럽서 열려

    |브뤼셀 함혜리특파원| 북한의 인권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개선을 촉구하기 위한 북한 인권국제대회가 22일(현지시간) 브뤼셀 크라운호텔에서 열렸다. 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지난해 7월 워싱턴과 12월 서울에 이어 세번째로 열렸다. ‘국경없는 인권회’ 등 유럽과 미국, 한국의 비정부기구(NGO)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기조연설, 기록영화 ‘꽃동산’ 상영, 탈북자 증언, 전문가 토론의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23일 북한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연대 활동을 한차원 높인다는 내용의 ‘브뤼셀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이스트반 젠트-이바니 유럽의회 한반도위원회 부위원장은 기조연설에서 “인권은 전세계의 보편적이고 무조건적인 인간의 기본 권리”라면서 “유럽의회도 북한인권에 관심을 갖기 시작할 정도로 국제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자 증언에 나선 김태산(54·2003년 탈북)씨는 북한 경공업성 책임지도원으로 조선체코 신발 기술합작회사 책임자를 맡았을 당시 자신이 목격한 해외 근로자의 노동력 착취사례를 고발했다.1998년 탈북, 중국서 5년 동안 탈북자 생활을 거쳐 2003년 남한으로 온 이신(27)씨는 중국내 탈북여성들의 참혹한 현실을 증언하고 인권향상에 국제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행사에는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 위원장, 데이비드 호크 전 국제 앰네스티 미국지부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저지하기 위해 브뤼셀에 온 한반도 평화통일 원정대(단장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의장)는 이날 행사장 인근과 미 대사관 앞 등에서 집회를 갖고 이번 행사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열리는 미국식 인권패권정책의 일환이라며 성토했다.lotus@seoul.co.kr
  • [월드이슈] 2050년엔 초고령사회…선진국에선 어떻게

    [월드이슈] 2050년엔 초고령사회…선진국에선 어떻게

    2050년 한국의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41.2%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 41.7%에 이르게 된다. 이탈리아(41.3%)를 포함, 유럽도 사정은 마찬가지. 고령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선진 각국은 정년 연장을 비롯, 다양한 고령자 취업 대책을 앞다퉈 마련하고 있다. 이들이 실직할 경우 국가 재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까봐 연금 제도를 개혁하는 한편, 재취업 교육 시스템 정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선진국의 고령자 취업 대책을 짚어본다.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는 고령자 취업 문제가 고용(노동)과 복지의 두 가지 방향에서 함께 다뤄지고 있다. 한국이 1990년대 중반 제정한 ‘고령자 고용에 관한 법률’을 통해 노동 측면만을 강조해온 것과 차별화된다. 미국의 정책은 지난 1970년대 제정된 ‘미국 노인법’을 근간으로 삼고 있다. 의회가 복지부를 주무 부서로 상정해 만든 이 법에 따라 노인 고용 프로그램(SCSEP)이 마련됐다. 그러나 실제 집행은 노동부 몫이다. 이처럼 미국의 고령자 고용 정책 시스템이 다소 복잡해진 것은 노인 정책을 둘러싼 논쟁의 역사 때문이다. 1950∼60년대 초까지 미국은 고령자 고용을 노인 복지 차원에서 다뤘다. 그러나 1960년대 중반부터 출산율 감소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노동력 감소가 예견되자 산업계에서는 고령자를 노동 시장에 투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활발하게 일었다. 그러다가 다시 1980년대에 와서 “많은 수의 노인이 노동 시장에 남아 있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론이 다시 제기된 것이다. SCSEP의 주요 내용은 정부와 기업은 55세 이상 미국인에게 파트타임 일자리를 제공하고, 직업 훈련을 받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책의 초점이 저소득층 노인에 맞춰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50개 주마다 지역 상황에 맞는 갖가지 고령자 고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주미대사관 관계자는 미 정부가 여성과 장애인, 국가유공자의 경우는 고용 측면에 더욱 중점을 두고, 고령자의 경우는 복지 측면을 좀더 강조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미국의 고령자 고용 정책에는 반드시 재원 문제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지난해 10월 허브 콜(위스콘신주 민주) 상원의원이 제출한 ‘고령 노동자 기회 법안’도 고령자를 채용하는 기업의 의료보험 비용 등에 대한 세제 혜택과 고령자 취업 교육 확대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또 이 법안 심사는 복지나 노동이 아닌 금융위원회에 배정됐다. 2005년을 기점으로 미국의 65세이상 고령자 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15%에 접근해가고, 올해부터는 아직도 활기찬 베이비붐 세대가 60대에 접어들자 복지 측면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능력’을 내세워 일자리를 찾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노인직업은행처럼 고령 구직자와 능력있는 고령 노동자를 찾는 기업을 연결해주는 서비스도 활발하게 등장하고 있다. 노인직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미국의 50대는 결코 스스로를 노인으로 여기지 않는다.”면서 “60대에도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으며, 심지어 70대 구직자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어느 정도 생활이 안정된 노인들은 굳이 직업을 찾기보다는 지역사회 등에서 할 수 있는 자원봉사 활동 쪽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dawn@seoul.co.kr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유럽 국가들은 고령화라는 공통된 과제를 안고 고민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면서 연금 재정의 고갈로 재정이 크게 압박받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의 호아킨 알무니아 통화 담당 집행위원이 EU 재무장관 회의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화에 따른 회원국 정부의 예산 압박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2020∼2040년 공공 재정 지출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국가들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정년 연장과 고령자 재취업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다. 퇴직 연금 지출을 줄여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경제 성장을, 단기적으로 EU가 제시한 재정적자 기준(국내총생산의 3% 이내)을 맞추기 위해서다. 독일 정부는 국가 재정에 큰 부담이 되는 퇴직 연금 지급을 줄이기 위해 새 연립정부 구성 때 정년을 65세에서 67세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최근에는 고령 실업자의 취업을 촉진시키기 위해 ‘50세 이상 취업 촉진책’을 발표했다. 취업촉진책에 따르면 기업이 55세 이상의 실직자를 새로 채용할 경우 해당 취업자의 재교육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기로 했다. 기업이 부담하는 실업수당 적립금도 면제해준다.50대의 실업자가 취업할 경우 정부와 기업이 급여를 분담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스페인도 사람들이 더 오랜 기간 노동시장에 머물러 있도록 하고, 조기 퇴직을 줄이는 방향으로 연금 개혁안을 추진 중이다. 호세 루이스 자파테로 총리는 최근 현행 법정 퇴직연령인 65세에 퇴직하는 사람보다 66세에 퇴직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연금혜택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최소 근로기간이 30년은 돼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해 조기 퇴직을 줄일 방침이다. 벨기에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퇴직 연령을 2008년부터 현행 58세에서 60세로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혁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근속 연수 하한선은 25년 이상에서 2008년 30년,2012년 35년 이상으로 각각 높아진다. 영국도 정년 연장을 추진 중이다. 영국 연금 위원회는 재정 붕괴를 피하려면 퇴직 연령을 2050년까지 68세로 높여야 한다고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터너 위원장은 “고령화 추세를 감안할 때 효과적인 연금 제도를 유지하려면 2050년에는 수혜 개시 연령이 67∼69세가 돼야 한다.”며 2030년에는 66세로,2040년에는 67세로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년 연장 방안은 지금까지 노후의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꼬박꼬박 세금을 낸 근로자들과 복지 및 연금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정년 연장 반대론자들은 고령자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정년을 연장할 경우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사라진다며 반대하고 있다. lotus@seoul.co.kr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65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2003년에 19%를 넘어섰다.5명 중 1명이 고령자인 세계 최고의 노령 사회로 치닫고 있다. 특히 2차대전 직후인 1947∼49년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단카이(團塊·덩어리) 세대’ 680만명 가운데 500만명 정도가 2007년부터 대량으로 퇴직하면서 기능 전수의 단절, 소비 위축, 연금 재정 바닥 등 갖가지 부작용이 우려된다. 인구의 5%를 차지하는 단카이 세대가 3년새 한꺼번에 퇴직하면 연금 부담이 너무 막중해져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들이 몇년이라도 더 이들을 품에 안아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2004년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개정,60세에서 65세까지 고용을 연장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우선 다음달부터 62세를 시작으로 고용 연장에 착수, 단계적으로 나이를 올려 2013년엔 65세까지 고용 연장을 확보한다는 장기 계획이다. 다만 기업들에 대한 강제성은 약해 정부의 의도가 관철될지는 미지수다. 법률 위반 사업주에게는 조언, 지도, 권고만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주에게 조성금을 지원하고, 정년 연장을 위한 연수나 상담 서비스도 지원하는 당근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기능 전수라는 자체 필요에 의해 고용 연장을 단행할 전망이다. 후생노동성이 4월 고용연장을 의무화한 법률 시행을 앞두고 종업원 300명 이상 기업 1만 2000여곳을 대상으로 지난 2월 조사한 결과,97.9%가 고용 연장 등의 대응조치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이 가운데 93.6%는 재고용을 하거나 근로조건을 바꿔 채용 계약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일할 수 있게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년을 연장하겠다는 업체는 5.9%였으며, 정년을 폐지하겠다는 업체는 0.5%에 불과했다. 재채용때 봉급은 이전의 60% 안팎을 지불할 계획이라고 했다. 대다수 기업이 일률적 정년 연장에 따른 부담을 꺼리기 때문에 고용 연장 대상자를 선별하기 쉽고 임금도 대폭적으로 낮출 수 있는 1년 단위 재고용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원칙적으로 60세 정년을 맞는 모든 직원이 일정 자격을 갖추면 65세까지 재고용키로 하고 재고용된 이들을 ‘숙련 파트너’로 명명, 선택적으로 일할 수 있게 했다. 소니의 경우 50세가 된 관리직 사원들은 신사업 개발을 위한 직무에 뛰어들 수 있게 했다. 산요전기는 고용 연장제를 도입,60세 이후 임금 등의 처우는 이전과 상관없이 철저히 능력에 따라 받게 만들었다. 정부는 또 지진이나 화산 폭발보다 더 무서운 재앙으로 불리는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대처하기 위한 재원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800조엔(약 6600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채무 때문에 연금 지급연령을 65세로 단계적 상향하고 노인 의료 혜택을 축소하는 개혁을 서두르고 있다. taein@seoul.co.kr
  • “EU ‘北인권’ 공식적 관심 첫걸음”

    |브뤼셀 함혜리특파원| “유럽 사회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공통적 견해를 나타낸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3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의회의 첫 북한인권 청문회를 주최한 이스트반 젠트-이바니 의원(EU의회 한반도 위원회 제 1부위원장)은 22일 “유럽의회 청문회는 북한 인권문제가 인류 공통의 관심사로 인식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며 “보다 실질적인 접근을 통해 인권향상을 도모하는 방안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헝가리 외무차관을 지낸 젠트-이바니 의원은 2004년부터 진보좌파 성향의 ALDE소속으로 유럽의회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유럽의회와 유엔총회가 북한인권결의문을 채택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다.▶유럽의회 청문회가 갖는 의미는.-유럽에서는 북한인권이 열악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크게 관심이 없었다. 이번 행사는 공식적인 관심표명의 첫 출발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북한인권에 대한 EU의회 내부의 평가는.-북한이 고립된 공산주의 국가라는데 모두 공감하지만 정확한 실상을 알지 못하고 있다. 대북지원국으로서 의회는 정확하게 누가 혜택을 입는지, 얼마나 주민들의 생활이 향상되는지, 인권 향상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니는지를 모니터하고 싶어한다. 정확한 실태파악이 안된다면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북한 인권과 관련한 앞으로의 활동방향은.-유럽은 유엔이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앞으로도 북한인권문제 향상을 위한 국제적 공감대 형성을 유도하고 의회차원에서도 북한인권문제가 개선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는 개인적인 동기는.-나는 공산주의 체제하에서 태어나 자랐기 때문에 자유가 훼손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있다. 모든 사람에겐 인권을 존중받고 민주주의를 향유할 권리가 있다.lotus@seoul.co.kr
  • 佛총리 “CPE 수정 용의”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최초고용계약(CPE) 법안에 반대하는 학생과 노동계의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21일(현지시간)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법안의 일부 조항을 완화할 뜻이 있음을 내비쳐 주목된다. 빌팽 총리는 이날 청년 실업자들과 만나 “정부 법안은 뼈대를 제공할 뿐, 세부 내용은 사회적 합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계는 이날도 파리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를 계속하며 정부를 압박했다. 반면 팡테온 밖에서는 시위와 학교 폐쇄에 반대하는 우익 학생 300여명이 모여 “이만하면 충분하다.”며 시위 중단을 요구했다. 남동부의 한 법원은 그르노블 관내 3개 대학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하루 벌금 50유로씩을 부과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lotus@seoul.co.kr
  • “28일 전국파업” 佛 개혁 진통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 정부의 청년실업 해소정책을 놓고 정부와 학생·노동계가 한치의 양보 없는 정면 대결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20일(현지시간) 논란 대상인 최초고용계약(CPE) 시행 의지를 재확인하자 학생과 노동계는 오는 28일 전국에서 파업과 시위를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28일 파업에는 공공부문 근로자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무기한 진행되는 ‘총파업’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는 28일 파업을 ‘시위·파업·업무 중지의 날’로 부르며 사실상 ‘총파업’은 마지막 수단으로 남겨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18일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 과정에서 한 노조원이 크게 다쳐 의식불명인 것으로 알려져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이날 압둘라 요르단 국왕과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 자리에서,CPE 고수 입장을 밝히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했다. 빌팽 총리도 여당인 대중운동연합(UMP)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민주적으로 표결된 공화국 법률들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 “노동시장 자유화와 기회 균등을 위해 CPE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요 학생 및 노동계 단체는 자신들이 정한 최후통첩 시한이 왔는데도 CPE 철회 조짐이 없자 이날 회의를 열어 28일 파업과 가두 시위를 결정했다.21일엔 학생 시위,23일엔 대규모 가두 시위가 예정돼 있다. 시위의 여파로 현재 16개 대학이 휴업 중이다. 다른 수십개 대학과 고교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일간 리베라시옹에 보도된 여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5%가 CPE 철회를,38%가 수정을 원했다. 한편 빌팽 총리를 만난 재계 지도자들은 이날 빌팽 총리가 CPE 시행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보완을 위한 대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lotus@seoul.co.kr
  • 한총련등 70명 브뤼셀 원정시위

    |브뤼셀 함혜리특파원|미국의 인권단체 프리덤 하우스가 주관하는 제3차 북한 인권국제대회를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한총련과 통일연대가 연합한 한반도 평화원정시위대가 브뤼셀에서 규탄집회를 여는 등 맞불작전에 돌입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의장을 단장으로 한 원정대는 이날 브뤼셀 시내 실켄벨레몽 호텔에서 원정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인권을 패권 정책의 또다른 도구로 사용하는 미국을 강력 비난했다. ‘반미, 반 부시’ 구호로 시작된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의장은 “미국은 적대적인 대북정책에 인권문제를 추가로 압박해 정권교체를 시도한다.”면서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 노력을 적대정책으로 훼손하는 미국을 국제사회에 알리고자 원정시위대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장수경 반미여성회 집행위원장은 “미국처럼 인권을 들먹인 나라도 없지만 미국만큼 인권 훼손에 앞장선 나라도 없다.”면서 “미국의 패권주의를 물리치기 위해 전 세계 민중이 하나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장에는 한국에서 자원한 원정대원 70여명이 ‘한국은 자주·평화를 원한다.’ ‘전쟁 중단, 살인 중단’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라.’ 등 반미구호가 쓰여진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장을 가득 메웠다. 이번 통일원정대는 이날 기자회견 후 유럽의회를 방문해 의견서를 전달했다. 또 브뤼셀 미디역과 부르스 지하철역 인근에서 유인물 배포 등 홍보전과 풍물공연 등 문화제도 펼쳤다. 22일 오후에는 브뤼셀 주재 미 대사관 앞 행진과 미군의 포로학대 퍼포먼스 등 반미 규탄 집회를 열 예정이다. 통일연대 한현수 정책위원장은 “북한인권에 관한 자극적인 정보들이 한반도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lotus@seoul.co.kr
  • [클릭 지구촌 이곳!] 파리 위조상품 박물관

    [클릭 지구촌 이곳!] 파리 위조상품 박물관

    |파리 함혜리특파원|‘짝퉁(위조 상품)’의 역사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어떤 상품들이 주로 위조돼 유통되고 있을까? 파리 16구(區)의 퍼장드리로(路) 16번지에 있는 위조상품 박물관(Musee de la Contrefacon)은 이같은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 수 있는 곳이다. 주택가에 자리 잡은 이 박물관은 지난 1951년 설립됐다. 위조·변조 상품을 막기 위해 설립된 제조업연합회(www.unifab.com)가 위·변조 상품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세웠다. 이 곳에는 명품 브랜드의 가죽제품, 선글라스, 포도주, 주류, 시계, 음반,DVD, 향수, 스포츠 의류 등 일반 소비재부터 의약품, 식품, 담배 등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까지 400여 제품의 진품과 가짜가 나란히 진열돼 있다. 진품은 초록색 스티커를, 가짜는 붉은색 스티커를 부착해 진품과 짝퉁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 입구에 들어서면 첫 번째 진열장에는 고대 로마시대의 흙단지와 생석회로 만들어진 뚜껑이 전시돼 있다. 뚜껑에는 ‘MC LASSISUS’라는 마크가 찍혀 있다. 이는 고대 로마시대의 유명한 이탈리아 포도주 생산자 이름이라고 한다. 진품 뚜껑 옆에는 진흙으로 만들어진 위조 뚜껑이 놓여 있다. 모두 기원전 27년에 프랑스 남부 아를르 지방에서 발견된 것들이다. 지금은 프랑스 포도주의 품질이 세계 최고로 알려져 있지만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을 당시 갈리아지방(현재의 프랑스와 북이탈리아)에는 아직 포도주 생산법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아 이탈리아산 포도주를 최고로 쳤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 가짜 이탈리아산 포도주가 많이 나돌았다고 한다. “위조품의 역사는 2000년이 훨씬 넘는다.”면서 “산업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조품을 막는 것이 이 박물관이 설립된 목적”이라고 박물관 직원은 설명했다.2004년 한 해 동안 유럽연합(EU) 회원국 세관이 압류한 위조상품 물량은 총 1억 300만개다.2003년보다 12% 늘어난 수치다. 현재 가장 널리 위조되는 상품은 핸드백·벨트 등 가죽제품. 이 박물관의 진열장에도 란셀, 디오르, 펜디, 샤넬, 루이뷔통 등 명품 브랜드의 핸드백들이 가득 전시돼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정품과 구분되지 않지만 정품과 나란히 비교해 놓고 보니 역시 위조품은 소재, 바느질, 장식품 등에서 확연하게 가짜 티가 났다. 고급 포도주와 샴페인도 단골 위조제품이다. 고급 샴페인의 대명사인 동페리뇽(Dom Perignon)은 ‘동페링농(Dom Peringon)’, 혹은 ‘페리농(Perinon)’이라는 위조 상표가 부착된 것부터 샹파뉴(Chamoagne·샴페인의 프랑스어 발음) 대신 ‘샤르망(Charmant)’이라고 살짝 바꾼 것까지 다양하다. 가짜 주류는 이처럼 제품명 일부를 따다 쓰거나 병모양을 같은 것으로 사용한 경우, 상표를 혼동이 가도록 만든 경우, 아예 진품 빈 병에 가짜를 담아 파는 경우 등 다양하게 소개돼 있다. 스포츠 의류로는 가장 많은 위조상품이 제조되는 아디다스, 나이키, 리복 제품이 전시돼 있다. 스포츠 의류 위조품은 중국에서 59%가 나온다고 한다. 타이완(16.3%), 이집트(5%), 터키(3.9%), 이탈리아(3.5%), 포르투갈(3.3%) 등에서도 위조품이 생산된다. 한국산 위조품의 비율도 1.1%를 차지한다는 설명이 전시 코너에 붙어 있다. 향수의 경우도 위조품이 세계 시장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전시장에는 켄조의 ‘플라워’, 디오르의 ‘파렌하이트’, 이브생로랑의 ‘오피움’ 등 단골 위조상품들이 진품과 나란히 전시돼 있다. 위조상품들은 화학공학의 발달로 진품과 비슷한 향취가 나지만 안전성 테스트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일으키기 쉽다. 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말하자면 가짜 향수에 의한 피부 알레르기는 애교스럽다. 노키아 휴대전화의 위조품은 동남아시아에서 제조돼 남미, 아프리카, 중부유럽 등으로 수출되는데 잘못하면 폭발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위조품들을 질리도록 보고 박물관을 나서려는데 진회색 ‘이브생로랑’ 양복을 차려입고 쇼핑백을 든 마네킹이 서 있다. 가슴에 달고 있는 붉은색 명찰에 뭔가 적혀 있어 자세히 읽어 보니 내용은 이랬다.“내가 걸치고 있는 것은 양복부터 쇼핑백까지 모조리 가짜입니다.” lotus@seoul.co.kr
  • 佛 새 노동법 강경대치 계속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주요 노동단체는 19일(현지시간) 논란이 일고 있는 최초고용계약(CPE)을 정부가 철회하지 않으면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거듭 경고했다.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지 CPE를 철회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양측의 대치는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강경 좌파 노동단체인 CGT의 베르나르 티보 위원장은 프랑스 앵테르 라디오와의 회견에서 “정부가 CPE 강행을 고집하면 하루 동안의 총파업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트로츠키파 지도자인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노조들과 좌파세력은 23일의 총파업을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lotus@seoul.co.kr
  • 佛시위 노동자·야당 가세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 정부의 새 실업해소 정책(새 노동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18일(현지시간) 전국적으로 150만명(경찰추산 50만)이 참여한 가운데 이어졌다. 지난달 초 시위가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전국 160건의 시위 중 최대 인파가 동원된 파리 시위(주최측 35만명 참가주장)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 과격양상을 띠었다. 나시옹과 소르본 대학이 있는 캬르티에 라탱 구역에서는 밤 늦게까지 산발적인 시위가 계속됐다. 그동안의 시위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날 시위에서는 노동계와 사회당과 공산당 등 야당 지도부까지 가세하며 정부를 거세게 압박했다. 학생들과 노동계는 이날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최초고용계약(CPE)을 48시간내(현지시간 20일)에 철회하지 않으면 더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평화적인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의 시위는 그러나 집결지인 나시옹 광장에서 시위대 중 일부와 경찰이 충돌하기 시작하면서 과격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일부 시위대는 광장에 있는 상점의 유리창을 깨뜨리고 자동차를 불에 태우는 등 폭력적인 행동을 보여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 시위가 격화되자 시라크 대통령은 CPE를 의욕적으로 내놓은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에게 학생 및 노동계 대표와 신속한 대화를 할 것을 주문했다. 진압경찰과 시위대가 약 4시간 동안 최루탄과 돌, 병, 골프공 등으로 공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경찰관 9명과 시위대원 17명이 다쳤다.166명이 체포됐다. lotus@seoul.co.kr
  • 낮에도 전운… 밤되면 폭력사태로

    |파리 함혜리특파원| 18일(현지시간) 저녁 파리의 소르본 대학 앞. 평소 젊은이들의 활기로 넘쳐나는 이곳의 분위기는 마치 결전을 앞둔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 상점의 유리는 곳곳에 금이 가 있고 길옆 바닥에는 방화된 차량의 잔재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으로 프랑스 아카데미를 상징하는 소르본 대학 앞 광장에는 높은 바리케이드가 쳐져 있었다. 소르본 대학은 최근 정부의 실업해소 정책인 최초고용계약(CPE)에 반발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강의실 점거 농성, 경찰의 강제해산 등으로 폐쇄된 상태다. 경찰들이 삼엄한 경비를 벌이는 가운데 학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날 낮 파리에서 벌어진 대규모 시위의 평화적인 분위기와는 사뭇 달리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낮에는 사고 없이 시위가 진행되지만 밤이 되면 시위가 폭력성을 띠기 때문이다. 경찰은 학생들이 모여 있으면 곧바로 다가가 과격한 행동을 하는 기미가 보이는지 살폈고, 지나가는 젊은이들의 신분증과 짐을 검사하며 현장을 떠나도록 했다. 파리에서는 이날 수십만명의 학생, 노동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동참해 정부의 CPE 철회를 요구했다. 프랑스에서는 시위가 일상화돼 있지만 주로 평화적인 가두행진의 형식을 띤다. 이날 낮 시위도 대규모의 국민 축제 같은 분위기가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시위가 끝날 무렵 급격하게 과격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날도 가두행진 종착지인 나시옹광장에서 오후 6시쯤부터 경찰과 일부 시위대의 본격 대치가 시작됐다. 빈병과 돌, 최루탄이 오가며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과격한 젊은이들은 근처 가게에 돌을 던지며 유리창을 박살내고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다. 소르본대 재학 중이라는 벤자민(철학전공)은 “시위에 참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과격한 극우파 젊은이들, 사회에 불만이 있는 젊은이들이 가담하면서 경찰과 충돌해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낮시간에 평화시위에 동참했었다는 프랑크는 “모든 프랑스 젊은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CPE 정책에는 반대하지만 시위가 폭력적인 양상으로 가는 것도 반대한다.”며 “빨리 정부가 해결책을 찾아내 학교가 문을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의 눈길은 어느새 바리케이트에 가려진 소르본 대학을 향해 있었다. 이날 밤 소르본대 앞에서는 학생 500여명이 바리케이트를 무너뜨리려고 시도하다 경찰의 물대포에 밀려난 뒤 해산했다.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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