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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칸 황금종려상 ‘보리밭에 부는 바람’

    |파리 함혜리특파원|신(新) 사실주의의 기수로 꼽히는 영국 감독 켄 로치의 영화 ‘보리밭에 부는 바람(The wind that shakes the barley)’이 28일 폐막한 제59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경쟁부문 20편중 최고 영예를 차지한 로치 감독의 ‘보리밭에 부는 바람’은 1920년대 아일랜드 독립 투쟁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심사위원장인 홍콩의 왕자웨이 감독은 이날 오후 열린 시상식에서 9명 심사위원진 만장일치로 수상작이 결정됐다고 소개했다. 로치 감독은 ‘레이닝 스톤’(1993)과 ‘비망록’(1990)으로 심사위원상,‘스위트 식스틴’(2002)으로 시나리오상을 각각 받기도 했으나 황금종려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치 감독은 1960년대부터 지금까지 노동자의 현실과 독립투쟁에 주목해온 현실참여적 좌파 감독으로 꼽힌다. 영화제 기간의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이라크전 등 오늘날 분쟁들에 교훈을 주는 영화”라 이번 작품을 소개하고 “미국과 영국이 주도한 이라크전은 불법전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그는 옥스퍼드대학 졸업 후 연극무대에서 활동하다 텔레비전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사회주의 성향의 작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영국의 국영탄광 무더기 폐쇄조치가 내려지자 탄광촌의 실직 노동자를 그린 ‘레이닝 스톤’을 발표했고, 미국의 남미 불법체류 노동자 문제를 다룬 ‘빵과 장미’를 내놓았다.2001년 선보인 ‘내비게이터’는 영국 열차충돌 참사의 원인으로 논란이 됐던 영국 철도회사 민영화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한편 남우주연상은 프랑스 감독 라시브 부샤레브의 ‘토착민’에 출연한 자멜 데부제 등 북아프리카계 배우 5명에게 돌아갔다. 여우주연상도 스페인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볼베르’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페넬로페 크루즈 등 6명이 공동으로 받았다. 주요 수상작 및 수상자 명단. ▲황금종려상 보리밭에 부는 바람(켄 로치·영국) ▲심사위원대상 플랑드르(브뤼노 뒤몽·프랑스) ▲심사위원상 붉은 길(안드레아 아널드·영국) ▲감독상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나리투(‘바벨’ 감독·멕시코) ▲각본상 볼베르(페드로 알모도바르·스페인)lotus@seoul.co.kr
  • ‘질병과 전쟁’ 야전사령관 지칠 줄 모르는 일 열정

    |파리 함혜리특파원|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를 열흘 앞두고 제네바의 세계보건기구(WHO) 본부에서 이종욱 사무총장을 만났다. 만년설이 덮여 있는 알프스가 저 멀리 보이는 WHO 집무실에서 만난 그는 큰 전쟁에 임하고 있는 야전 사령관을 연상케 했다. 오후 3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이었다. 이 사무총장은 비서가 챙겨준 샌드위치와 사과, 오렌지 주스 한병으로 늦은 점심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전 지구적 역병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면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면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전쟁을 앞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패배’라는 것을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했다. 다른 욕심은 없으나 일 욕심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이 사무총장. 그에게는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었다.AI 확산방지 외에도 에이즈, 말라리아, 소아마비 등 인류를 위협하는 각종 질병을 몰아내기 위해 그는 지난 한해 동안 4개월이나 해외 출장을 가며 동분서주했다. 인터뷰 약속을 위해 겨우 통화가 연결됐을 때도 그는 미국을 거쳐 런던에서 회의를 마치고 제네바로 돌아가는 중이라고 했었다. 갑작스러운 죽음의 배후에는 일에 대한 그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1만명이 넘는 WHO의 직원과 지인들 모두가 수긍하는 부분이다. 이 사무총장은 가장 덩치가 큰 유엔산하 국제기구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로 업무 기획력, 정치력, 친화력이 탁월했다.이 사무총장은 WHO를 변화시켰다. 한국을 바라보는 WHO 직원들의 시선은 다른 국제기구에서 느낄 수 있는 것과 차원이 달랐다. 그건 신뢰와 따뜻한 시선이었다. 그의 가족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일년 중 한두 차례뿐이다. 이 사무총장은 제네바의 외곽 도시인 니용의 작은 아파트에서 홀로 지냈다. 그는 소용 하이브리드카로 출퇴근을 했다. 대형 자동차보다 환경 오염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그는 출장 기간이 아니면 가장 먼저 WHO 본부에 도착했고, 가장 늦게 떠나는 이였다. WHO에서 파견된 보건복지부 권준욱 박사는 “본부 건물 앞에 이 총장의 파란색 자동차가 있는 날은 모든 직원들의 근무 태도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고 말했다.이제 WHO 본부 건물 앞에서 그의 파란색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더 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의 빈 공간만큼이나 ‘큰 자취’를 세계인의 가슴 속에 남기고 갑작스레 떠났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lotus@seoul.co.kr
  • 아난 유엔 사무총장 애도 전문

    |파리 함혜리특파원|코피 아난 유엔(UN) 사무총장은 22일 이종욱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급서를 애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다음은 유엔 유럽본부(UNOG)를 통해 배포된 아난 총장의 애도 전문. 본인은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인 이종욱 박사의 급서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으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 이 박사는 세계보건기구 총회가 개막한 오늘 서거했다. 본인이 서울에 머무는 동안 이 박사와 전화한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우리의 대화는 그가 각별히 관심을 가졌던 에이즈와 말라리아 퇴치 사업에 관한 것이었다. 이 박사는 사스(중증 급성호흡기 증후군)의 여파가 미치던 2003년 WHO의 지휘권을 인수했고 이 기구가 맡은 세계 공중보건 사업들을 강화하는 데 정력적으로 매진했다. 그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막기 위한 선두에 섰고, 에이즈에서 결핵에 이르는 다양한 공중보건 위협에 대처하는 투사이기도 했다. 이 박사는 20여년간 WHO에 봉사했다. 전 세계 WHO 직원들에게 값진 지도자였을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는 개인적으로 소중한 동료이자 친구였다. 본인은 이 박사의 유족과 WHO 직원 그리고 전 유엔 식구들에게 최대한의 깊은 위로를 전한다. 한 지도자, 동료이자 친구의 갑작스러운 상실은 대단히 충격적이다.lotus@seoul.co.kr
  • 이종욱 WHO 사무총장 긴급수술

    |파리 함혜리특파원|이종욱(61)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간) 집무 도중 갑자기 쓰러져 구급차로 제네바의 칸토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뒤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라고 WHO가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밝혔다. WHO는 의료진이 이 총장의 용태를 지켜본 뒤 뇌 속의 혈전을 제거하기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고 결정했으며 지체없이 수술에 들어가 이날 오후 6시15분(한국시간 21일 오전 1시15분)쯤 수술을 마쳤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22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WHO 총회를 앞두고 준비에 몰두해 있었다. 이 총장은 당분간 입원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총회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lotus@seoul.co.kr
  • “美·英등 테러 위험국 한국도 표적 가능성”

    |파리 함혜리특파원|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 최신호(18일자)는 월드컵 전체 64개 경기 중 테러 위험이 있는 경기를 21개로 지목했다. 잡지는 독일연방범죄수사국(BAK)의 비밀보고서를 인용, 미국, 영국 등 이라크 전쟁을 수행한 나라와 한국 등 이라크에 파병한 국가들의 경기가 이슬람 테러조직의 테러 목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본선 진출 32개국 중 알카에다 등 이슬람 테러조직의 공격을 경험한 나라는 미국, 영국, 스페인, 사우디 아라비아, 튀니지 등이며 이들 국가는 이번 월드컵에서도 고위험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또한 한국을 비롯, 이탈리아, 폴란드, 호주, 일본, 체코 등은 이라크에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어 테러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안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아프가니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테러조직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 당국은 오는 6월9일 뮌헨에서 열리는 독일-코스타리카 개막전과 7월9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벌어지는 결승전이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에 테러 공격 목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lotus@seoul.co.kr
  •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명문대 교육혁명] (6) 프랑스 에콜 폴리테크니크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자비에 뒤샤텔(22)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2학년생이다. 어려서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 특히 수학과 물리에 뛰어났던 그는 명문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의 준비학교를 거쳐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모이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에 2004년 가을 입학했다. 자비에는 1학년 때의 인성교육 및 리더십 실습과정을 거치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말했다.1학년 때 6개월 동안 해외 파병군이 배속된 육군에서 부지휘관으로서 장교경험을 했다. 그는 “정확한 판단력을 지닌 리더가 있을 때 조직이 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것을 배웠고,1000명이나 되는 조직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를 조금이나마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입학전 7개월간 軍·사회단체 등 활동의무화 프랑스의 자존심으로 불리는 최고의 명문 그랑제콜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교육은 이렇게 삶의 현장에서 시작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철저한 이론 교육과 함께 4년 교육과정 중 15개월을 현장 실습에 할애한다. 종합적이고 균형적인 시각, 현장감각을 지닌 전문 엘리트를 만들기 위해서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매년 500명의 신입생을 선발한다. 이중 400명은 프랑스 국적이고,100명은 외국인 학생이다. 올해 프랑스 국적 400명 선발에 5000여명이 응시했다. 지난 10∼15일 필기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구두시험(6월14일∼7월11일)과 체력테스트까지 거쳐야 한다. 엄격한 선발과정을 통과한 학생들이 입학과 함께 시작하는 것은 학교공부가 아니다. 학생들은 9월에 입학하면 1개월 동안 알프스의 산악지대에 있는 군 훈련소에서 합숙하면서 체력단련과 지도와 나침반 등으로 길을 찾는 오리엔티어링 등 훈련을 받는다. 팀워크가 무엇인지를 배우는 게 합숙훈련의 주요 목적이다. 팀별로 과제를 달성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것을 배운다. 어려움에 처한 동료를 돕는 것도 익힌다. 이후 7개월 동안 학생들은 군대에서 지휘관 훈련을 받거나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학교 등에서 일을 한다.70% 정도가 육·해·공군의 군사훈련에 지원해 지휘관의 역할을 익힌다. 나머지 30%는 변두리 지역의 학교나 경찰서, 적십자, 응급구조대, 재활병원 등에서 팀의 리더를 맡아 일한다. 첫 실습이 끝나면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의 본격적인 학교수업이 시작된다.1학년 말 4개월 동안 고등수학, 물리학, 기계학, 컴퓨터공학 등 수업을 받은 뒤 2학년에 올라가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이공계 학문과 함께 경제학, 철학, 상식, 외국어 등을 익힌다. 교환학생으로 에콜 폴리테크니크 3학년에 재학중인 박진형(카이스트 수학과 4학년)씨는 “한국에서 대학 1∼3학년 때 배우는 내용을 이미 준비학교에서 입학시험 준비를 하면서 완벽하게 익혔기 때문에 수학과 물리에서 학생들의 기초가 매우 탄탄하다.”면서 “이곳 2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수준이 한국의 대학원 수준 정도로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일반 군인이나 사회단체의 조직을 리드하는 경험을 한 학생들은 3학년에 올라가기 직전 방학 때 1개월 동안 또 다른 삶의 현장을 체험한다. 개인별 전공분야(복수전공)를 선택하는 것은 기초과목을 모두 섭렵한 뒤인 3학년(영·미식 석사과정)에 올라가면서다. 전공분야를 늦게 선택하도록 하면서 모든 과학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10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6개월의 전공 심화 수업을 받으면 학교 수업은 모두 끝난다.3학년의 나머지 3개월 동안 학생들은 자기 전공분야와 관련 있는 기업체나 연구소에서 현장 실무교육을 받는다.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들의 경우 보통 3년 과정이지만 에콜 폴리테크니크에서는 1년간의 전문화 과정이 추가된다. 학생들은 6개월 동안 다른 이공계 그랑제콜이나 외국의 대학에서 연수를 받고,6개월 동안 국내외 기업현장에서 실습을 해야 모든 과정이 마무리된다. ●4년과정 중 15개월 실습… 전문화과정도 1년 길어 그랑제콜 출신들은 해당 학교를 졸업하면 곧 관리직이나 관료집단에 들어간다. 어린 나이에 사회 저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이 관리자가 되기 때문에 현실성이 결여된다는 지적을 받는다. 철저한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위주의 교육으로 이런 결함을 극복하고 있다. 크레퐁 부총장은 “최고의 엘리트 공학도가 되려면 이공분야에서 전문적이고 종합적인 지식을 갖는 것뿐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 필요한지를 알아야 한다.”면서 “에콜 폴리테크니크 졸업생들이 정부 조직이나 각 기업체에서 환영받는 이유는 탄탄한 전문지식과 현장감각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소속인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국가공무원의 신분이 된다. 무상 교육 외에 국가로부터 매달 700∼750유로(약 84만∼90만원)의 봉급을 받는다. 일정기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하지만 기업에 취직해 산업현장이나 금융계로 가는 경우가 절반을 넘는다. 졸업생들의 진로는 산업체 30%, 행정부처 25%, 연구소 15%, 금융분야 13%, 엔지니어링 서비스 분야 9% 등이다. 현재 프랑스 증시에 상장된 5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최고경영자가 에콜 폴리테크니크 출신이다. lotus@seoul.co.kr ●프랑스 그랑제콜이란 프랑스는 자유와 평등사상에 투철하지만 교육에서는 평준화에 치우치지 않고 수월성을 중시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대학까지 무료로 다닐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서도 분야별 전문 엘리트들을 배출하는 그랑제콜(Grandes Ecoles)을 육성하는 이유다. 그랑제콜은 18세기 말과 19세기에 국가의 다양한 필요에 맞는 엔지니어와 기술관료들의 교육을 담당하려고 세워진 특수학교들이다. 이공, 인문, 경영,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쳐 전국에 300여개가 국립, 관립, 사립 등의 체제로 운영된다. 그랑제콜은 바칼로레아(대입자격시험)를 통과한 학생이면 누구든 진학할 수 있는 대학과는 다르다.2∼3년의 준비학교 과정을 거친 뒤 입학시험(콩쿠르)을 통과해야 입학할 수 있다. 그랑제콜 1학년은 미국대학 3학년에 해당한다. 준비학교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다. 프랑스에서는 매년 80만명이 고등학교를 졸업한다. 이중 과학 바칼로레아를 통과해 고등교육 기관으로 진학하는 학생은 13만명 정도. 이 가운데 상위 8∼10%(약 1만∼1만 3000명)의 학생들만이 전국 480개 고교가 개설한 그랑제콜 준비학교에 들어가 실력을 쌓은 뒤 원하는 학교에 복수 지원한다. 상위 50위내에 들어가는 명문 국립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하는 학생들도 많다. 아예 포기하고 대학에 편입하는 학생들도 있다. 재불과학자 최경일(유텔삿 근무) 박사는 “정부나 기업체의 요직을 그랑제콜 출신들이 독식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병폐라고 지적될 수 있지만 대다수 프랑스 국민들은 그랑제콜 출신들의 능력을 인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 우수 인재·기업과 ‘두뇌교류’ 활발 |팔레조(프랑스)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인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를 ‘X’라는 별칭으로 부른다. 수학문제가 X라는 기호에 담긴 비밀을 풀어내야 하듯이 기술장교를 배출하려고 특수사관학교에서 출발한 이 학교는 1794년 개교 이래 프랑스가 풀어야 했던 많은 문제들의 해답을 제공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파리에서 남서쪽으로 15㎞ 떨어진 팔레조에 있다. 녹색의 잔디와 쭉쭉 뻗은 플라타너스, 잔잔한 호수가 어우러진 캠퍼스를 둘러보면 이 학교의 학생들에게 프랑스가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를 알 수 있다. 8개의 대강당과 50여개의 소강의실, 학생 식당 등이 있는 본관 건물 외에 연구단지,1000명의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기숙사, 도서관, 보건소 등이 갖춰져 있다. 특히 조정, 승마, 축구, 럭비, 수영 등 16가지의 스포츠 시설은 완벽에 가깝다. 규모와 시설면에서 프랑스에 있는 일반 대학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이 학교의 총장인 자비에 미셸 장군은 “지난 200여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으나 탄탄한 전문지식과 진취적인 세계관을 지닌 미래의 지도자를 배출한다는 설립취지는 변하지 않았다.”면서 “엄격한 선발과정을 거쳐 입학한 프랑스 최고의 인재들이 최고의 전문 엘리트가 되도록 최고의 환경에서 교육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콜 폴리테크니크는 국제사회에서 세계 명문대학들과 경쟁하기 위해 최근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기 시작했다. 외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확보하기 위해 2년 전부터 20개 분야에 마스터클래스(석사과정)를 개설했다. 박사과정도 운용 중이다. 외국의 이공계 명문대학과 교환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산학협동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과 특정 주제에 대해 공동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부터 이 프로그램에 동참했다. lotus@seoul.co.kr ■ 외국학생 전액장학금… 생활비도 제공 |파리 함혜리특파원|진예진(26)씨는 ‘X2001’이다. 프랑스에서도 가장 들어가기 힘들다는 에콜 폴리테크니크의 2001년도 입학생이다. 이 학교의 학부과정에 한국국적으로 정식 입학해 ‘엥제니외르(매니징 엔지니어)’ 학위를 획득한 사람은 진씨가 유일하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어머니, 형과 함께 프랑스에 조기유학을 왔다. 고등학교와 준비학교 2년을 마치고,1년의 재수 끝에 이 학교에 입학했다. 지난 3월 졸업과 동시에 유럽 최대의 종합건설자재회사인 생고뱅의 자동차 유리제조 파트 ‘생고뱅 세퀴리트’에 입사,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 ▶수업과정에서 특이한 점은. -수업내용은 다른 그랑제콜과 비슷하지만 실습과 운동이 많은 것이 특이하다. 실습을 매 학년마다 한번씩 가야 한다. 운동시간은 일주일에 6시간이나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현장 감각을 갖게 된다. 팀워크도 기르게 되는 것 같다. ▶학비문제는. -프랑스 학생들은 입학과 동시에 군 공무원 자격을 얻어 학비도 면제되고 봉급도 받는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학비(3년에 2만 1000유로)를 내라고 하지만 형식적인 주문에 불과하다. 사실은 ‘에콜 폴리테크니크 기금’에서 장학금을 지원해 학비와 숙식을 제공해 준다. 생활비도 학교에서 받았다. ▶한국인이라는 점 때문에 불이익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취업할 때엔 한국인이라는 점이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한국을 거점삼아 중국으로 진출하려는 생고뱅에서는 한국말과 프랑스어를 하면서도 프랑스의 문화를 이해하는 엔지니어를 찾았다.(그래서)적임자로 뽑혔다. lotus@seoul.co.kr
  • ‘파피’ 교도소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의 ‘파피붐’은 감옥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노인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고령화 사회를 맞은 프랑스에서 교도소의 수감자들도 고령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일간 르피가로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프랑스의 전국 교도소에 있는 60세 이상의 수감자수는 2006년 4월 말 현재 2240명 정도로 지난 1996년(400명 미만)보다 6배 가까이 늘어났다. 60세 이상 수감자들의 연령분포는 60∼70세가 74.9%로 가장 많고,70∼80세 21.1%,80세 이상 4%다. 2006년은 2차 세계대전 후의 첫 베이비 붐 세대가 60세가 되는 해로 프랑스에서는 이들의 고령화로 인한 여러가지 사회 현상을 ‘파피(papy·할아버지라는 뜻) 붐’이라고 부른다. 프랑스는 현재 전체 인구의 35%가 60세를 넘긴 고령자들이다. 르피가로는 최근의 이같은 현상은 전반적으로 노령 인구가 늘어나는데다 노인들의 미성년자 성범죄와 같은 윤리적인 범죄를 예전보다 훨씬 엄하게 대처하는 게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위생 시설, 장애인 시설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프랑스 교화시설의 모범처럼 비쳐지는 리앙쿠르 제 2교도소와 달리 1교도소에서는 83세의 최고령 수감자 등 소수가 독방을 사용할 뿐 대부분 60∼70세의 수감자들은 칸막이만 간단하게 설치된 공동침실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 lotus@seoul.co.kr
  • 우즈 연수입 850억원 최저임금자의 4600년치

    |파리 함혜리특파원| 프랑스의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의 연봉은 1500만유로(약 180억원)로 프랑스 최저임금 봉급 생활자가 1000년간 벌어야 하는 규모라고 르 피가로 마가진 최신호가 보도했다. 이 잡지는 고액을 벌어들이는 ‘스포츠 행성의 외계인들’이 기업체 사장, 명문 학교 출신의 정치 지도자, 연예계 스타들을 제치고 최고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연 수입 순위는 미국의 골프선수 타이거 우즈가 7000만유로(약 850억원)로 압도적인 1위다. 독일의 자동차 경주 선수 미하엘 슈마허는 6500만 유로(약 790억원)나 된다. 프랑스 출신 스타들의 수입 순위는 지단에 이어 미국 프로농구리그에서 활약 중인 토니 파커 1050만유로, 프로축구 선수 티에리 앙리 1000만유로이다. 한편 타이거 우즈의 연수입은 오언 존스 전 회장이 9년간, 최저임금 생활자가 4600년간 버는 규모와 같다.lotus@seoul.co.kr
  • [저출산 이대론 안된다] (하)해외사례 분석

    ■ 일본 “우선 자금지원”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은 지난 주말에도 아이를 적게 낳는 소자화(少子化·저출산)에 대한 대책을 내놓는 등 출산율 높이기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일본에서 출산율·인구쇼크는 계속되고 있다.1989년 출산율이 1.59를 기록하자 ‘1.59쇼크’라는 용어가 등장한 뒤 2004년에는 예상 보다 빨리 출산율이 1.29로 떨어졌다. 이것이 ‘1.29쇼크’다. 이어 지난해에는 인구통계 개시 이래 처음으로 전체 인구가 2만명 정도 줄어든 인구감소쇼크가 이어졌다. 내년에는 대입정원이 지원자 수와 같아진다. 소자화의 그림자가 점차적으로 현실화되어 가는 분위기다. 최근 일본 총무성 통계에서는 조사 시작 이래 15세 미만 어린이들의 인구가 25년 연속 줄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어린이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달 현재 13.7%로 32년 연속 최저치였다.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인구는 20%를 넘었다. 인구재앙, 소자화의 재앙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앞으로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본인구는 2050년에는 1억 59만명으로 줄어든 뒤 2100년에는 6000만명선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6세까지 의료비 무료지원, 임신중 검진비용 부담 경감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들도 출산장려대책을 내놓았지만 소자화에 제동은 걸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다급해질 수밖에 없다.1994년부터 본격적으로 육아지원 정책들을 실시해 왔지만 아이낳기 기피 현상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엔 소자화담당 각료까지 임명, 출산율저하 방지 대책을 마련중이다. 최근 열린 일본 정부의 ‘사회보장의 존재방식에 관한 간담회’에서는 소자화가 사회보장에 미칠 영향을 지적하며 “사회보장 급부비용에서 70% 정도를 차지하는 고령자 관련 급부 중 일부를 소자화대책에 돌릴 필요가 있다.”는 요구도 있었다. 이는 소자화 재원마련의 어려움을 말해준다. 대대적인 출산장려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는 일반회계 외에 고용보험적립급 1000억엔(약 8400억원)과 도로특정재원 등 특별회계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긴급히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하지만 졸속대책이라면서 반발도 적지 않다. 현행 부양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는 등 소득세 감세대책을 내년 세제개편 방안에서 반영하기로 했다. 출산장려를 위해 아동수당과 별도로 0∼3세 유아에게도 수당을 지급할 방침이다. 출산을 위해 병원에 입원할 때는 당장 돈이 없더라도 입·퇴원할 수 있도록 출산·육아 지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일본에서는 일단 출산한 뒤 의료보험조합에 비용을 청구하면 신생아 1명당 30만엔을 받지만 먼저 본인이 돈을 내야 하므로 저소득층에게는 큰 부담이라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임산부가 현금이 없어도 부담없이 입원과 퇴원을 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이와는 별도로 인구 및 노동력 감소 대책의 하나로 일본계 페루인, 브라질인 등 외국인을 ‘가족동반’ 등 조건을 붙여 수용, 노동력난을 해결하고 있다. 또 필리핀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서는 거동불편자를 돕는 개호사와 간호사 인력을 받아들이기로 하는 등 제한적 외국인력 도입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고민은 끝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800조엔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진 국가채무로 인한 심각한 재정난이 걸림돌이다. 실제 지난해부터 차세대육성지원대책 추진법에 근거, 각 지자체가 육아지원을 위한 ‘지방행동계획’을 마련, 이달로 시행 1년을 맞았지만 재원마련 문제로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다.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에 대한 예산지원을 전체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이다. taein@seoul.co.kr ■ 유럽 “육아·직장 병행”|파리 함혜리특파원|평균 출산율이 1.5명인 유럽은 다양한 출산 장려책으로 인구 감소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유럽의 출산 장려책은 여성들이 육아와 직장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특징이다. 출산율과 관련한 많은 연구 결과 여성들이 수월하게 일할 수 있도록 유아원 확대, 보조금 등 제도를 갖출수록 출산율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성공국가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자녀보육 수당, 교육 수당, 세금감면 등 지속적인 출산장려책으로 1995년 1.71명까지 떨어졌던 출산율을 1.91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가톨릭 인구가 많은 아일랜드(1.99)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가톨릭에서는 피임을 반대하고 있다. 프랑스는 올 7월부터 셋째 아이를 낳는 여성이 육아 휴직을 할 경우 매달 750유로(약 9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획기적인 출산장려책을 실시한다. 출산율이 인구감소를 막을 수 있는 최저 출산율 2.07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스에서는 직장 근무 경력이 1년 이상인 모든 여성은 출산 전후에 6개월간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 둘째 아이부터는 아이가 3살이 될 때까지 무급휴가(1년씩 3회까지 연장 가능)를 받으면서 월 512.64유로(약 61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새 제도는 두 아이를 가진 가정에서 셋째 아이를 갖고 싶어도 경제적 부담이 크고, 지원을 받으려면 아예 직장생활을 중단해야 하는 고충을 덜어주기 위한 것이다. 산모들은 짧은 기간 기존의 제도보다 50% 이상 많은 경제적 지원을 받고, 조속히 직장으로 돌아가 직장 경력 관리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 수 있게 된다. 탁아소를 설치하는 직장도 늘고 있다. 자녀를 가진 여성들이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들도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여성들이 육아와 직장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제도를 갖춘 나라는 프랑스 외에 스웨덴과 덴마크를 꼽을 수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1960년대에 양성 평등의 이름으로 육아시설을 확대해 여성들이 풀타임으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빌렘 아데마 연구원은 “네덜란드, 스위스, 독일 등 일부 서유럽국가에서는 여전히 아주 어린 아기들에 대한 전일 육아제도가 확보되지 않아 어린 자녀를 가진 여성들은 육아와 직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이 부분에서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영국도 1.74명에 불과한 출산율을 높이려고 지난해 여성과 남성이 모두 장기 무급 육아휴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노동법과 가족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영국 남성들은 15일의 유급 육아휴직을 할 수 있었다. 여성들의 육아휴직기간은 6개월에서 9개월로 늘었다. 급여수준에 관계없이 주당 155유로(약 18만원)의 육아 보조금을 받는다. 아기 엄마가 6개월의 육아휴직 후 복직을 원할 경우 나머지 3개월은 아빠가 이용할 수 있도록 탄력성을 두었다. 영국 정부는 오는 2010년에는 여성 육아휴직을 1년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프랑스 다음으로 출산율이 높은 나라는 핀란드(1.80), 덴마크(1.78), 스웨덴(1.75), 영국(1.74) 등 제도가 확립된 나라들이다. 반면 독일은 1.37, 스페인은 1.2에 그친다. 스위스에서는 72%의 여성이 경제활동을 하지만 절반이 시간제 근로를 선택한다. OECD의 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와 독일의 경우 고등교육을 받은 40세 여성의 40%가 자녀를 두지 않고 있다. 가족사회학자인 잔 파그나니 박사는 “여성들이 직장과 육아 중에서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면 대부분 출산을 자제하고 직장생활을 계속하는 것을 선택한다.”며 “각국의 출산장려책은 유아원 및 탁아원 확대, 육아보조수당, 자녀 수당 등 제도를 확대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lotus@seoul.co.kr
  • 佛서도 反이민법 시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선택적 이민자 수용’에 역점을 둔 프랑스 정부의 새 이민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3일(현지시간) 파리 시내에서 벌어졌다. 시위대는 이날 레 뷔블리크 광장에 모여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이 의회에 제출한 법안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최측은 3만 5000여명이 시위에동참했다고 주장했다. 새 법안은 기본적인 프랑스어 테스트 통과 뒤 영주권 부여, 가족 이민 조건 강화,‘10년 거주자에 자동 영주권 부여’ 관행 폐지, 외국인 숙련 근로자 적극 수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야권과 인권단체들이 학력과 빈부에 따른 차별이라며 거세게 반발하는 가운데 의회는 17일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의 다수가 새 법안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르 피가로에 보도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이민자에게 프랑스어 구사 능력과 시민 소양 교육을 요구하는 법 조항에 찬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lotus@seoul.co.kr
  • 국가경쟁력 38위로 급락

    국가경쟁력 38위로 급락

    |파리 함혜리특파원|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10일 발표한 2006년도 세계경쟁력순위에서 한국은 전체 조사대상 61개 국가 및 지역 중 38위를 기록, 전년(29위)보다 9단계나 떨어졌다. 한국의 경쟁력은 국민의 정부 마지막 해였던 2002년에는 29위, 참여정부가 출범한 2003년에는 37위,2004년에는 35위였다. 요즘 무서운 기세로 경제성장을 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경쟁력은 19위로 지난해(31위)보다 12단계나 뛰었다. 인도의 순위는 29위로 지난해보다 10단계 올랐다. 종합 순위 1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미국이었다. 홍콩, 싱가포르, 아이슬란드가 뒤를 이었다. IMD는 지난 1989년 이래 매년 세계 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하고 있다.IMD는 각국의 경제운용성과, 정부효율성, 기업효율성, 인프라 수준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한국은 국내 경기가 약간 되살아나 경제운용성 면에서 지난해 43위에서 41위로 조금 진전했을 뿐 다른 면에서 지난해보다 후퇴했다. 특히 정부효율성은 지난해 31위에서 올해 47위로, 기업효율성은 지난해 30위에서 올해 45위로 각각 16단계와 15단계나 미끄러졌다. 기업효율성 중 노사관계 부문은 지난해와 같이 조사대상국 중 꼴찌였다. 인프라 수준은 기술 및 과학 인프라가 확충된 덕분에 24위(지난해 23위)에 랭크됐다.‘대학교육이 경제주체들의 수요를 충족하는가.’를 묻는 조사에서 한국은 50위로 여전히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IMD는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보호법규 취약, 인종·성 차별, 환율 불안정, 보호주의 팽배, 노사관계의 비생산성, 중소기업의 불안정성 등을 취약점으로 지적했다. lotus@seoul.co.kr
  • “시라크 日에 540억원 비자금”

    |파리 함혜리특파원|자크 시라크 대통령이 일본에 비밀계좌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으로 번지면서 프랑스 정가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의혹은 사르코지 등 유력인사가 룩셈부르크 금융기관인 클리어스트림의 비밀계좌를 이용해 무기판매 리베이트를 관리했다는 제보로 촉발된 정치스캔들을 둘러싸고 사법당국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불거져 향후 추이에 관심이 쏠린다. 프랑스 시사 주간지 르 카나르 앙셴은 10일자에서 시라크 대통령이 1992년에 일본의 도쿄소와은행(東京相和銀行)에 비밀 계좌를 개설해 3억프랑(540억원)을 예치하고 있다고 고위 정보 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전직 국방부 산하 정보국장을 역임한 필립 론도는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가 과거 대권 라이벌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비밀 계좌 조사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조사하고 있는 판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카나르 앙셴은 전했다. 론도는 참고인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시라크 대통령 명의로 개설된 이 계좌에는 지난 수년간 ‘문화 기금’이란 명목으로 거액의 금액이 예치됐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이 아니라 ‘우연히’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자크 시라크 대통령은 자신이 일본에 비밀 계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의혹을 단호히 부인하고 나섰다. 시라크 대통령은 “지금까지 일본의 소와뱅크에 어떤 계좌도 보유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그와 가까운 측근들이 전했다. 론도는 카나르 앙셴의 보도 후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별도의 성명을 내고 “언론 보도는 자신의 발언을 있는 그대로 전하지 않고 특정 부분만 인용했다.”면서도 시라크 대통령의 계좌보유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1997∼2005년 프랑스 국방부 산하 정보국장으로 재임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정국은 현직 총리가 대권 라이벌을 표적수사했다는 이른바 ‘프랑스판 워터게이트’ 사건에 이어 크게 요동치고 있다.lotus@seoul.co.kr
  • 佛 ‘노동자의 천국’

    |파리 함혜리특파원|4일 일하고 3일 쉬고,4일 일하고 3일 쉬고…. 올해 프랑스의 5월은 연휴의 연속이다. 프랑스 근로자들은 근로자의 날인 1일과 전승 기념일인 8일이 모두 월요일인 덕분에 2주째 연휴를 즐겼다. 더구나 종교축일인 25일(예수 승천절)이 목요일이어서 대부분 직장인들은 징검다리 휴일을 계획하고 있다.8일 일간 르피가로에 따르면 5월중 근로자들이 일하는 날은 고작 19일밖에 안된다. 이 신문은 휴식도 좋지만 지나치게 휴일이 많아 경제활동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국립통계청(INSEE)의 분석결과를 인용, 지적했다. 프랑스의 국경일 및 종교축일 중 9일이 주중에 있는 올해의 법정 근로일수는 251일로 2003년과 같다.2004년(255일)보다는 4일이나 적다.INSEE에 따르면 2004년의 경제성장률은 2003년보다 0.2∼0.3% 높았다. 이는 근로일수가 전년도보다 4일 많았기 때문이다. 같은 논리를 2006년에 적용하면 정부가 예측한 경제성장률(2∼2.5%)에 0.1∼0.2%의 감소 효과를 가져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측한 프랑스 경제성장률(2%)에는 0.2%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INSEE는 분석했다. 프랑스의 법정 공휴일수는 연간 10일로 8일인 네덜란드와 영국보다는 많지만 14일인 포르투갈과 스페인,15일인 사이프러스보다는 적다. 이 때문에 법정 공휴일수가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프랑스의 법정 근무시간은 주당 35시간으로 다른 유럽연합(EU)회원국의 38시간보다 짧은 데다 유급 정기휴가, 연월차 휴일까지 합치면 연간 총 근무시간은 1568시간에 불과하다는 게 문제다. 이는 유럽 평균(1697시간)보다 129시간이 짧아 ‘노동자의 천국’이라는 미명 아래 국가 경쟁력이나 생산성 저하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고 르피가로는 전했다.lotus@seoul.co.kr
  • 美·英·佛 정상 “울고 싶어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파리 함혜리특파원|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도미니크 드빌팽 프랑스 총리의 지지율이 똑같이 추락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미국민들의 지지도가 또다시 추락,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가 갤럽과 지난달 30일 미국 성인 10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34%에 불과했다. 한달 전보다 2%포인트 더 떨어졌다. 유에스에이 투데이와 갤럽의 공동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는 지난 1월에는 43%,2월에는 39%였다. 이라크전과 잇따라 터져나오는 각종 게이트에다 최근에는 고유가까지 겹쳐 지지율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9%에 그친 반면 민주당을 찍겠다는 답변은 54%나 됐다. 블레어 총리의 사정도 부시 대통령보다 특별히 나을 게 없다. 블레어 총리는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는 각료들의 실책과 추문 탓에 12년 전 노동당 총재로 취임한 이래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선데이 타임스가 27·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64%는 “총리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33%만이 “잘 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 57%는 “노동당 정부가 저속하고 무능하다.”고 비판했다.58%는 “(노동당)정부는 거의 죽어가는 신세”라고 말했다. 노동당에 대한 지지율은 32%로 한달 전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1987년 총선에서 대패배 이래 19년 만에 최악이다. 응답자의 3분의1은 노동당 각료들의 실책과 추문으로 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노동당에 표를 던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지난달 26일 내무부의 외국인 범죄자 관리 소홀, 부총리의 혼외 정사, 보건부의 의료인력 삭감에 대한 반발 등 부정적인 뉴스가 한꺼번에 터진 ‘검은 수요일’의 여파를 반영한 것이다. 최초고용계약(CPE) 파동 때 사실상 백기(白旗)를 든 드빌팽 총리의 지지율도 끝이 없이 떨어지고 있다. 좌파일간지 리베라시옹은 2일 LH2 여론조사 결과 드빌팽 총리의 지지율은 한달 사이 5%포인트 떨어진 20%를 기록, 제 5공화국 최저치의 총리 지지율에 근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총리 가운데 가장 낮은 지지율은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 시절의 여성총리 에디트 크레송의 지지율(18%)이다. 드빌팽 총리는 CPE 파동에 이어 최근에는 대권 후보들을 겨냥한 음해성 스캔들의 중심인물로 주목되면서 4개월만에 지지율이 29%포인트나 떨어졌다. lotus@seoul.co.kr
  • 佛 학교폭력 충격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에서 교사들에 대한 학생들의 폭력 수위가 점점 높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수업시간 중 한 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는 장면이 휴대전화로 촬영된 뒤 언론에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일간 르파리지앵의 일드프랑스 지역판은 26일(현지시간) 파리 남서쪽 교외에 있는 포르슈빌 직업고등학교에서 한 학생이 여교사에게 의자를 던지고, 벽으로 몰아세워 협박하며 발길질을 하는 사진들을 게재했다.이 사진들은 젊은이들 사이에 유포된 비디오에서 따온 것으로 폭행 학생과 같은 반의 학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인근 마을 망트라졸리에 있는 친구에게 보냈던 것들이다. 학생들에 따르면 사회과 담당인 여교사(34)로부터 평소 지각, 수업태도 불량에 대해 지적을 당했던 이 학생(18)은 사건 당일인 25일에도 수업이 시작된 뒤 뒤늦게 교실에 들어왔다. 학생은 교사에게 다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폭행을 했다. 여교사의 비명소리를 듣고 달려온 다른 교사들이 뜯어 말려 다행히 여교사는 큰 부상을 당하지 않았지만 심리적으로 많은 충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이 학교 티에리 칼베 교장은 말했다. 베르사유 검찰은 사건 당일 문제의 학생을 훈방 조치했으나 폭행장면이 신문에 공개된 뒤 “사건에 대해 판단을 잘못했다.”면서 이 학생을 폭행혐의로 구속했다.폭행장면을 찍어 비디오를 유포한 학생도 교사의 사생활을 침해한 혐의로 수배 중이다.lotus@seoul.co.kr
  • 佛 인종차별·정치쇼 논란

    |파리 함혜리특파원|프랑스가 인종차별과 외국인 혐오주의 논쟁으로 시끄럽다. 논쟁의 발단은 극우 정치인인 필립 드 빌리에 프랑스운동(MPF) 당수가 펴내는 신간 ‘루아시의 이슬람사원들’이다.2007년 대통령선거 주자 중 한 사람인 드 빌리에는 이 책에서 프랑스의 이슬람화를 비난하면서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르와시의 드골 공항에 침투하고 있어 테러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7일 출간되는 저서와 언론 회견을 통해 드골 공항에 이슬람 과격분자들이 취업해 수하물에 폭탄 설치, 항공기 납치 등 테러를 저지를 위험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또 공항내의 일반인 접근금지 구역에 드나들 수 있는 ‘알라의 일꾼들’이 수백명에 이른다고 주장하면서 활주로 지하 통로들에 비밀 이슬람 기도소들이 25개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주장이 나온 직후 터무니없는 낭설이라는 지적과 함께 대선을 겨냥한 ‘정치쇼’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경찰 정보당국은 드 빌리에가 인용했다는 정보 보고서가 실제로는 경찰이 작성한 것이 아니라고 반박하면서 저서에는 많은 모순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드골 공항 노조 중 하나인 쉬드 아에리앵은 성명에서 ‘대선 후보가 정치적으로 이목을 끌기 위해 벌인 행위’로 규정했다. 노조는 드 빌리에가 이슬람 과격주의자들에 관한 인종차별주의 및 편집증적인 주제를 개발, 극우 진영의 표를 확보하려고 시도한다고 비판했다. 프랑스내 최대 무슬림 단체인 프랑스무슬림신앙평의회의 다릴 부바케르 의장은 드 빌리에가 이슬람을 터무니없이 희화화했다고 비난하면서 수사를 촉구했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이민 통제 정책을 펴는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발언이 또 다른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총재이기도 한 사르코지가 지난 22일 신규 당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프랑스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주저없이 프랑스를 떠나라.”는 취지로 말했다.lotus@seoul.co.kr
  •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세계대학 경쟁력 탐사보고서-명문대 교육혁명] (2) 영국 옥스포드·케임브리지대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를 사람들은 간단하게 ‘옥스브리지’라고 부른다. 옥스브리지는 섬나라 영국 속의 또 다른 섬과 같은 엘리트 집단으로서 영국 지성계의 양대 축이다. 세계적인 명문으로 전통과 명성을 유지하며 수백년 동안 영국의 ‘인재풀’ 역할을 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학생, 교수, 연구원 등 옥스브리지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튜터(Tutor) 시스템이라고 하는 개별지도 방식이 그 해답이었다. 두 대학은 실체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많다. 수도원을 중심으로 한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에서 출발한 두 대학은 모두 보수적인 전통을 중시한다. 수많은 칼리지들이 모여 이뤄진 거대한 대학의 형태를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이 모두 기숙생활을 하는 학료(學寮)제도를 택하고 있다. 특히 튜터 시스템은 이들 두 대학이 오래 전부터 유지해 온 특별한 교육시스템이다. 중세의 학문적 공동체를 그 원형으로 삼아 16∼17세기에 발전된 이 교육방식은 빛의 속도로 정보가 오가는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두 대학의 교육적 토대가 되고 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학생들은 대학(전공)과 각 칼리지의 소속이 된다. 대학에서 일반적인 전공 강의 커리큘럼을 짜고, 강의를 진행한다. 시험도 대학이 주관한다. 반면 개인지도 수업은 각 학생이 속한 칼리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지도교수들을 옥스퍼드에서는 튜터라고 부르고, 케임브리지에서는 슈퍼바이저(Supervisor)라고 부르는 차이는 있으나 소그룹으로 진행되는 지도방식은 같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의 학생들은 재학 중 에세이 위기(essay crisis)라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매주 지도교수와 얼굴을 맞대고 수업하는 개별지도 시간을 위해 에세이를 작성해야 하는데 이에 따른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한 탓이다. 학생들은 담당 지도교수를 포함해 학기당 3∼5명의 개인지도가 있다.1주일에 2∼3차례씩 진행되는 개인 수업에서 교수들은 전공 과목의 진도에 맞춰 학생들에게 관련 서적, 논문을 지정해 주고 다음 시간까지 특정 주제에 대해 4∼5쪽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도록 한다. 학생들은 자신이 작성한 에세이에 대해 교수에게 왜 이렇게 썼는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기존 학설에 대해서는 어떤 견해를 갖는지 등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옥스퍼드대의 엘리자베스 팔레스 교육담당 실무 부총장은 “학생들은 일찍부터 전공 분야의 최고 석학들과 그들의 수준높은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그룹의 일원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튜터 시스템은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교육시스템의 핵심”이라며 “교수의 숫자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관리비용이 많이 들어가지만 좋은 학생들을 제대로 교육시키는 가장 좋은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학생들이 1년에 쓰는 에세이는 평균 50편 정도. 이를 제대로 쓰려면 최소 3권의 책과 2편의 전문 저널을 읽어야 한다. 학부 3년 동안 150편의 에세이를 쓰려면 읽어 치워야 하는 책은 전문저널을 포함해 적어도 750권은 넘는다는 얘기가 된다. 옥스퍼드에서 PPE(철학·정치학·경제학)를 전공하는 김진아(21·세인트 힐다스 칼리지)씨는 “한 문제에 대해 완전하게 이해하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갖출 때까지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함께 토론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면서 “적당히 준비했다가는 교수들로부터 면전(面前)에서 엄청나게 공격받기 때문에 심리적 부담이 심하다.”고 토로했다.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의 장하준 교수는 “실력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많이 읽고, 쓰는 훈련을 거듭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죽을 맛이지만 이 수업방식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지식을 쌓게 될 뿐 아니라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터득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앨리슨 리처드 케임브리지 부총장은 “개인에게 집중된 교육시스템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도록 유도하고, 학문적 질문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의 결론을 도출해 내는 능력을 키워준다.”며 “이런 방식은 경쟁력이 뛰어난 전문직업인이나 유능한 연구인력이 되기 위한 훌륭한 준비과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영국의 대학 입시제도는 선(先)지원·후(後)시험 방식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들 두 대학은 우수한 학생들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선발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학생들은 고교졸업을 1년 앞둔 10월부터 서류 접수에 들어간다. 학생들은 AS레벨 점수, 지도교사의 추천서, 자기 소개서, 수학 계획서 등을 첨부해 대입업무 총괄기구인 UCAS를 통해 응시원서를 낸다. 서류심사에 합격한 학생들은 12월 초 대학에 가서 면접을 치른다. 이를 통과하면 A레벨 테스트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경우 최종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부 입학허가’를 이듬해 1월에 받는다.8월 A레벨 테스트의 성적이 대학이 제시한 조건에 맞으면 최종으로 입학이 허가된다. 워낙 뛰어난 학생들이 지원하기 때문에 최종선발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데 A레벨 테스트 점수 외에 중요한 것은 교수들과의 면접이다. 케임브리지의 케이트 프리티 실무 부총장은 “완성된 지식은 중요하지 않다. 지적인 잠재력을 지닌 학생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춰주는 것이 바로 대학과 교수들의 몫”이라고 강조한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 옥스포드 총리만 25명 배출 ‘정치 지도자 산실’ 케임브리지 노벨상 수상자 80명 ‘자연과학 메카’ |케임브리지·옥스퍼드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는 자연과학에서, 옥스퍼드는 인문학에서 각각 전통과 권위를 자랑한다. 중세의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한 고색창연한 케임브리지의 칼리지들을 둘러보다 보면 ‘현대 과학이 케임브리지 없이 과연 존재할 수 있었을까.’하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케임브리지는 지금까지 모두 8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케임브리지가 자연과학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트리니티 학자들의 공이 크다.31개 칼리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31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나왔다. 자연과학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데 큰 역할을 한 또 다른 원동력은 1873년 설립된 카벤디시 연구소다. 세계 최고 수준의 물리학 기초연구소로 정평이 난 카벤디시 연구소는 29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혁신의 전통은 젊은 과학자들에 의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1975년 트리니티 칼리지가 설립한 영국 최초의 사이언스 파크는 컴퓨터 공학과 바이오테크닉 분야에서 영국 최고의 중심지로 꼽힌다. 세인트존스 칼리지도 1987년 기술혁신을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설립해 대학의 기초적인 연구와 기업의 경제적 효용을 하나로 묶는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수백년의 학문적 전통과 미래기술이 결합된 케임브리지의 창조적 환경에 매료된 세계최고의 갑부 빌 게이츠는 유럽의 다른 도시를 제쳐두고 케임브리지에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를 설립했다. 소니, 올리베티,AT&T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케임브리지를 유럽 연구거점으로 삼고 있다. 케임브리지에 대한 세계적 기업들의 재정지원은 매년 8% 이상씩 늘고 있다. 현재 4000여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39개의 칼리지로 구성된 옥스퍼드는 노벨상 수상자 수에서는 46명으로 케임브리지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전통과 함께 토니 블레어 현 총리를 비롯해 역대 영국 총리 25명을 배출한 것으로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영국뿐 아니라 인디라 간디 인도 전 총리, 맬컴 프레이저와 밥 호프 전 호주 총리,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옥스퍼드 출신이다. 옥스퍼드의 학생 토론클럽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는 미래 정치지도자들의 역량을 확인하는 데뷔무대 역할을 한다.1823년 귀족출신의 학생 몇몇이 가까운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옥스퍼드 연합토론협회가 모태다. 옥스퍼드 유니언 소사이어티에서 윌리엄 글래드스턴 등 5명의 총리들이 정치가의 삶을 시작했다. lotus@seoul.co.kr ■ “하루 일과 오직 공부… 공부” |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케임브리지의 트리니티 칼리지는 아이작 뉴튼을 배출한 명문으로 수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한다. 조태준(23)씨는 이곳에서 수학을 전공하는 몇 안되는 한국인 유학생 중 유일한 학부생이다. 다른 케임브리지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칼리지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는 태준씨의 하루 일과는 매우 단순하다. 졸업반인 태준씨는 오전 시간은 전공강의를 듣는 데 모두 할애한다. 오후와 저녁은 밀린 공부와 ‘슈퍼비전’이라는 개인지도 수업 준비로 보낸다. “학생들은 하루를 대개 오전, 오후, 저녁으로 쪼개서 생활하는데 세 부분 중 적어도 두 부분은 공부에 할애합니다. 계획한 대로 마치지 못한 분량이 있으면 나머지 시간에 채워야 하기 때문에 하루를 거의 공부하는 데 보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3학기로 나뉘어 진행되는 한 학년 동안 순수 및 응용수학, 이론물리학, 확률·통계 과목을 10∼12개 수강해야 하는 빡빡한 강의 일정에 슈퍼비전까지 제대로 따라가려면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형편이지만 밤새 공부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는 “케임브리지의 신입생들이 가장 먼저 익히는 것은 시간을 잘 활용하는 법”이라며 자신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라고 덧붙였다. 태준씨는 중학교 3학년때 혼자 조기유학을 왔다. 케임브리지에 있는 고등학교를 거쳐 2001년 트리니티 칼리지의 공학부에 입학했다.1년을 다닌 뒤 순수학문인 수학에 매료돼 ‘뉴턴의 후예’가 되는 길을 택했다. “자연의 현상을 수학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흥미롭다.”는 태준씨는 “자기 분야에서 확고하게 자리가 잡혔지만 끝없이 연구하는 교수님들과 머리가 비상하면서도 엄청난 노력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큰 자극을 받는다.”고 말했다. lotus@seoul.co.kr ■ 명문대로 살아남기 “기부금이 경쟁력” |옥스퍼드·케임브리지 함혜리특파원|옥스브리지가 전통과 권위를 살리면서 미국의 명문대학들 틈에서 톱클래스 대학으로 살아 남기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는 대학의 재정 확충문제다. 옥스브리지는 영국에서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고의 명문이지만 하버드나 예일·MIT 등 미국의 명문대보다는 재정이 취약해 21세기에 선도적인 역할을 지속하기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영국대학들의 재정이 취약한 중요한 이유는 기부금 규모가 미국의 라이벌 대학에 비해 턱없이 적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현재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의 기부금 규모는 각각 54억달러와 47억달러다. 미국대학 중 기부금 1위인 하버드대(255억달러)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옥스브리지 졸업생들은 미국 명문대 졸업생보다 기부금을 내는 데 소극적이다.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은 케임브리지의 경우 10%다. 반면 미국 명문사립인 프린스턴대는 60%에 가깝다. 케임브리지는 기부금을 내는 졸업생의 비율을 3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개교 800주년을 맞는 2009년까지 기부금 10억파운드(약 1조 7000억원)를 모금하는 ‘케임브리지 개교 800주년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예일대의 재정담당관을 지낸 앨리슨 리처드 부총장이 캠페인 총책을 맡았다. 리처드 부총장은 “케임브리지가 미국의 대학들을 제치고 과학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연구시설 등 인프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기부금은 미래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투자계획을 진행하는 데 안정적인 재정 기반이 된다.”고 강조했다. 케임브리지는 이공계 학과의 연구단지를 구성하는 웨스트캠퍼스 개발계획과 남쪽의 아덴브룩병원을 중심으로 한 생의학 단지조성 계획 등 6억파운드(약 1조원)의 투자계획을 세웠다. 옥스퍼드도 런던 금융가에 진출한 졸업생들을 중심으로 기부금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다. 옥스퍼드의 빌 맥밀런 기획담당 실무부총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안정적인 재정과 재정적 독립성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브리지는 또 미국대학들보다 낮은 기부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미국 대학들에 일반화된 최고투자책임자(CIO) 영입도 서두르고 있다. 기부금을 유명 투자회사에 맡겨두고 학내 투자위원회를 통해 감사만 하던 기존의 소극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CIO를 앞세워 헤지펀드 사모펀드(PEF) 등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았던 고수익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미국 명문대에 맞서기 위해 옥스브리지는 해외 우수인재들을 유치하는 것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최근 경제력이 커지면서 국제적인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의 인재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lotus@seoul.co.kr
  • 佛 사회당 루아얄 “대선 도전” 공언

    |파리 함혜리특파원|사회당 소속 세골렌 루아얄(53) 의원이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사회당내 경선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2일(현지시간) 뉴스전문채널 LCI가 기획한 인터넷 실시간 대담에서 루아얄 의원은 ‘대선에 도전할 것이냐.’는 네티즌의 질문에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전망이 단순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루아얄 의원이 공개적으로 대선 도전의사를 명확하게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녀는 사회당 인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강력한 대선 주자로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최근까지 말을 아껴왔다.루아얄 의원은 “좌파의 승리를 이끌 만한 더 강력한 후보가 나올 때에는 대권도전을 포기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차기 대선에 도전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11일과 12일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 루아얄 의원은 ‘지금 대통령선거가 치러지면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질문에서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 총재 겸 내무장관을 앞섰다.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루아얄은 사회당 주자 중 지지도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루아얄은 지난 6일 공개된 CSA의 조사 결과에서 41%의 지지율로 2위인 리오넬 조스팽 전 총리(21%)를 크게 앞섰다.lotus@seoul.co.kr
  • 프랑스 새노동법 철회

    |파리 함혜리특파원|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0일 학생들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산 고용평등법 중 최초고용계약(CPE) 조항을 폐기하고 청년들의 취업을 장려하는 조치들로 대체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에서 “대통령은 기회균등법 8조(CPE조항)가 청년들을 어려움에 처하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청년층 취업장려책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의 결정은 집권 대중운동연합(UMP) 지도부로부터 의견을 들은 뒤 도미니크 드 빌팽 총리의 제안을 기초로 나온 것이라고 성명은 덧붙였다. 지난달 말 시라크 대통령의 타협안 제시 뒤에도 학생들과 노동계의 시위가 잇따르자 사르코지 내무장관 등 UMP 소속 의원들은 이달 초부터 학생·노동계와 협상을 벌여 왔다. 대통령의 발표 직후 학생·노조 조직은 시위의 승리라며 만족을 나타냈다. 대학생연합의 브뤼노 쥘리아르 회장은 “젊은이들의 단결된 힘을 보인 ‘거리의 목소리’가 승리한 것”이라고 환영했다. lotus@seoul.co.kr
  • 서울 ‘삶의 질’ 세계89위

    |파리 함혜리특파원|서울은 ‘삶의 질’ 기준으로 세계 215개 도시 가운데 89위로 평가됐다.10일 국제적 컨설팅 업체인 머서 휴먼 리서치 컨설팅(MHRC)이 발표한 ‘삶의 질’ 평가에서 서울의 순위는 지난해 공동 90위에서 올해는 단독 89위로 한 계단 올라갔다.휴먼 리서치 컨설팅은 ▲정치·사회 ▲경제·환경 ▲의료·보건 ▲교육 ▲공공 서비스 ▲레크리에이션 ▲소비재 ▲주택 ▲자연환경을 기준으로 각국 도시들의 삶의 질을 평가했다. 미국 뉴욕(100)을 기준으로 상대적 평가를 했다. 원주민이 아니라 다국적기업의 해외 파견 인력을 위한 목적인 것이 조사의 특징이다. 뉴욕과 비교한 서울의 평점은 83.0이었다. 올해 조사에서 스위스의 취리히(평점 108.2)가 1위에 올랐다. 스위스의 제네바, 캐나다의 밴쿠버가 뒤를 이었다. 오스트리아의 빈(4위)과 뉴질랜드의 오클랜드(5위), 독일의 뒤셀도르프(6위)와 프랑크푸르트(7위), 뮌헨(8위), 스위스의 베른, 호주의 시드니(공동 9위)가 10위 안에 포함됐다. 아시아 도시 중에는 싱가포르가 34위로 가장 높았다. 도쿄는 35위, 홍콩은 68위, 타이베이는 81위, 상하이는 103위, 방콕은 107위였다. 이라크의 바그다드는 3연 연속으로 삶의 질이 가장 떨어지는 도시에 꼽혔다.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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