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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광화문사거리/함혜리 논설위원

    광화문 사거리의 아침은 활기차다. 싱그러운 샴푸 냄새와 향긋한 화장품 냄새를 맡으며 사람들과 뒤섞여 분주하게 길을 건너다 보면 이 시대에, 이렇게 살아가고 있음에 야릇한 감동이 밀려온다. 반복되는 일상이긴 하지만 오늘은 뭔가 새롭고 즐거운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감도 생긴다. 어제도, 그제도 별다른 변화없이 하루를 마쳤건만 아침이 되면 새 희망을 품고 하루를 시작한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과 차림새는 다양하다. 계절과 날씨의 변화가 고스란히 드러나기도 하고 때로는 사회의 분위기도 읽혀진다. 지금 이 시각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울같다. 그래서일까. 사거리의 횡단보도는 사진기자들이 스케치용 사진을 찍는 단골 장소다. 첫 추위, 첫 눈, 강 추위, 봄같은 겨울 등 날씨가 바뀔 때마다 혹은 연말과 연초에 사진기자들은 길을 건너는 사람들을 향해 카메라 앵글을 맞추고 열심히 셔터를 눌러댄다. 사진 속 어딘가에 들어있을 나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냥 떠밀려 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해리왕자/ 함혜리 논설위원 lotus

    영국 왕실 가족들 중 요즘 가장 빈번하게 대중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혼기가 꽉 찬 미남 윌리엄(24) 왕자와 말썽꾸러기 해리(22) 왕자다. 찰스 왕세자와 고(故) 다이애나 왕세자비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은 상반되는 이미지를 지닌다.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엄마를 쏙 빼닮은 부드러운 미소와 훤칠한 외모에 모범생 스타일이다. 이에 반해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는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파티보이’, 문제아, 열등생이라는 부정적 수식어만 잔뜩 따라붙었다. 런던의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다가 집요하게 따라붙는 사진기자를 과격하게 밀쳐내 상처를 입히는가 하면 마리화나를 피우다 걸리고, 졸업시험 부정 스캔들에 휘말렸다. 한 변장파티에서는 나치장교 복장을 하고 술과 담배를 피우는 대형사고도 쳤다. 왕실 가족의 품위에 맞지 않는 행실로 비판을 받아 온 해리 왕자가 스무살이 지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형의 뒤를 이어 샌드허스트 육군사관학교에 입대하기로 결정한 그는 입대 전 1년의 공백기간을 이용해 오스트리아의 목장, 남 아프리카의 고아원 등지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물론 홍보팀이 기획한 일이지만 거친 땅을 일구고, 아프리카 흑인 어린이에게 부드럽게 미소 짓는 해리 왕자의 모습은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단번에 바꾸어 놓았다. 왕실 근위기병대의 블루스앤드로열스 연대 소속인 해리 왕자가 오는 4월 이라크에 파병된다고 한다. 영국은 모병제 국가이지만 왕실의 남자들은 모범을 보이기 위해 군복무를 지원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전통이다. 하지만 전선에서 근무하는 일은 아주 드물었다. 삼촌인 앤드루 왕자가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 참전하긴 했지만 위험에서는 한발 물러선 상태였다. 해리 왕자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동료들이 전쟁터에서 위험에 놓인 것을 알면서 뒤에 물러서 있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10년전 엄마의 관을 뒤따라가던 12살 어린 소년이 오랜 방황 끝에 의젓한 ‘해리 소위’로 변신한 것이다. 먼나라 이야기이긴 해도 방황하던 한 청년의 반듯한 성장을 지켜 보는 것은 참 흐뭇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주말탐방] 장애인 동계스포츠 열정속으로

    [주말탐방] 장애인 동계스포츠 열정속으로

    앞이 전혀 안 보이는 이금순(17·청주맹학교)에게 은빛 설원은 더이상 캄캄한 곳이 아니다. 지난 22일 봄 기운이 완연한 산 아래와 달리, 살을 에는 칼바람이 몰아친 강원도 정선군 강원랜드 하이원스키장에 마련된 크로스컨트리 1㎞ 코스. 그는 지구력이 떨어지는 일반인도 힘에 벅찰 코스를 거뜬히 완주했다. 목에 건 금메달 빛깔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이금순은 1㎞ 코스를 완주한 14명의 정신지체·시각·청각장애인들과 함께 우승 못잖은 감격을 누렸다. 장애와 편견의 벽을 허문 장애인들의 스포츠 열정이 겨울종목에까지 오지랖을 넓히고 있다. 이날 크로스컨트리 경기는 24일 폐막하는 제4회 장애인 동계체전에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2014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서도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 정식종목인 이 종목 선수 육성이 절실하다. 이날 장애인 선수들의 완주에는 비장애인들의 부축이 필요했다. 또래 스키선수 출신인 길잡이들이 2∼3m 앞에서 코스 방향을 말로 일러줬고, 황지초등학교 축구부 아이들은 줄곧 경적을 불어대 코스로 이끌었다. 정상적인 의사 소통이 어려운 정신지체 2등급 오혜리(15·태백미래학교)는 가벼운 자폐증마저 있어 한순간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내기도 한다. 참가자 가운데 4분13초로 가장 먼저 들어온 임학수(19·청주맹학교)보다 12분 넘어 꼴찌로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가장 큰 갈채와 환호성을 받았다. 벌어진 입을 다물 줄 모르는 혜리는 생전 처음 시상대에도 올라 올림픽 메달리스트처럼 손도 번쩍 들었다. 주위에선 끌어안고 “너도 할 수 있어.”라고 등을 두드렸다. 이충근(35) 교사는 “혜리가 좋아하는 것을 먹이고 달래면서 가르치느라 힘들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코스를 완주해 무척 기쁘다.”고 감격했다. 청주에서 태백 가덕산종합훈련장까지 학생들을 데려와 스키를 가르친 최순일(34) 청주맹학교 감독은 더욱 가슴 벅차했다.“시각장애인 알파인팀도 있지만 시각, 청각장애인들의 한계가 있어 크로스컨트리로 눈을 돌리게 됐다.”며 내년에는 더 나은 성적을 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23일 춘천 의암빙상장에선 ‘빙상계 초원이’로 불리는 이영석(19·밀알학교)의 총알 질주가 계속됐다. 발달장애(자폐) 2등급인 이영석은 1000m에서 2분00초75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일찍이 이영석은 정상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2002년 롯데월드배 300m에서 1위를 차지, 빙상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나가는 아가씨의 손을 덥석 잡거나 링크 조명등을 한번 쳐다보면 꼼짝하지 않아 어머니 김미리(44)씨의 속을 무던히 태웠지만, 지금 이영석의 가슴은 평창 패럴림픽 금메달의 꿈에 부풀어있다. 사연도 가지가지인 이들 장애인 선수들의 꿈은 모두 패럴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하지만 실업팀이라야 강원도청의 아이스슬레지 하키, 청주시청 사격, 대구 달성군청의 휠체어테니스 세군데뿐이어서 이들이 운동에 몰두하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22일 휠체어컬링 부문에 출전한 조애리(23·원주시 종합사회복지관)씨 역시 육가공업체 카운터 일을 보는 등 많은 선수들이 생계 탓에 운동에 매진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현옥(43)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과장은 “연간 2억원 정도면 장애인팀을 육성할 수 있는데도 인식 부족 등으로 안타까운 일이 이어진다.”며 기업 등의 인식 개선을 촉구했다. 정선·춘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들 곁을 지키는 사람들 국내 비장애인 10명 가운데 4명이 생활체육을 즐기는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장애인은 100명 중 4명으로 그 비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운동하고 싶어 집 밖으로 나섰다가 사회복지센터 등의 높은 계단에 좌절하곤 문을 걸어잠그는 일도 빈번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회장 장향숙)의 올해 예산 180억원 가운데 절반 정도가 생활체육에 할애되는 것도 엘리트 선수 발굴과 육성을 위해 장애인 선수의 저변 확대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20%씩은 각각 엘리트 체육과 국제 부문에 쓰고 기관 운용에는 10%가 소요된다. 국고와 체육진흥공단의 기금을 제외하고 기업들의 기부는 꾸준한 신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부족하다. 무작정 손을 벌리기보다 기업들이 스스로 중요성과 의미를 인식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노력이 요구된다. 기업인 손에 기부금 증서를 들게 한 뒤 사진 찍고 신문에 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애 선수들과 어울려 경기를 해보게 함으로써 장애와 편견의 벽을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과 오일호 스포츠토토 사장 등이 장애인들을 돕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사진작가 조세현씨도 빼놓을 수 없다. 장애인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선 연예계 스타 못잖은 스타를 길러내고,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생각에 장애인 선수들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드러내는 캘린더 제작에 열과 성을 다했다. 비장애인이 거리낌 없이 장애인을 바라보고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자리를 갖도록 내년부터 시판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현옥 과장은 “평창 패럴림픽이 치러진다면 장애인 동계스포츠 역시 비약적인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며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춘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아이스슬레지하키의 별 한민수 그는 이번 장애인 동계체전의 도드라진 ‘별’이다. 훤칠한 키에 잘생긴 얼굴, 떡 벌어진 어깨, 시원시원한 성격 어느 것 하나 스타로서의 자질에 부족한 게 없다. 어릴 적 앓은 소아마비가 골수염으로 악화돼 왼쪽 다리를 잘라내야 했던 한민수(36)는 국내 유일의 아이스슬레지 하키팀인 강원도청팀을 주장이자 ‘맏형’으로 이끌고 있다. 21일 장애인 동계체전과 함께 치러진 전국동계체전 개막식에서 평창올림픽 유치 결의문을 낭독하면서 더 유명세를 치렀다. 아이스하키와 달리 아이스슬레지 하키는 하지(下肢)장애인들이 양날이 달린 썰매를 타고 지치며 퍽을 날려 득점하는 과격한 경기. 일본에선 얼마 전 퍽에 맞아 선수가 숨진 일도 있었다.1분만 뛰어도 지치는 경기 특성상 22명 정도의 선수를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강원도청팀은 11명뿐. 한민수는 8년 이상 장애인 역도선수로 활약했고 2000년에 유럽 장애인들의 경기 모습을 지켜본 고 이성근 감독의 권유로 이 운동을 시작했다. 클럽팀을 만든 지 석달만에 이 감독이 작고하자 이영국(44) 감독이 그 빈자리를 대신했고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장애인팀 육성이 필요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팀이 창단됐다. 얼마 안돼 결실이 맺어졌다. 몇년 전만 해도 0-13,0-8로 국가대표 대결에서 무참하게 무릎을 꿇었던 한국이 지난해 일본 국가대표나 다름없는 나가노의 클럽팀을 맞아 0-3으로 뒤지다 3피어리드에서 4골을 몰아넣으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 한민수는 “일본팀에게 골을 넣어본 것도, 이긴 것도 처음이라 그 감격이 대단했다.”고 돌아봤다. 그의 꿈은 2010년 캐나다 밴쿠버 패럴림픽에서 메달을 목에 거는 것.“세계 4위 실력을 인정받는 일본만 꺾으면 동메달도 바라볼 수 있다.”며 실업팀이 많이 생겨 기량을 향상시킬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평창에서 올림픽이 개최될 때쯤, 사이버 대학에서 공부하는 사회복지와 경기지도, 둘 중의 하나를 제3의 인생으로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7) 알고 보면 속빈 ‘패션 강국’

    프랑스 파리에서 매년 1월과 7월에 열리는 오트쿠튀르(고급 맞춤복) 컬렉션과 3월과 10월에 열리는 프레타포르테(기성복) 컬렉션은 세계 최고의 패션 이벤트다. 파리는 여전히 패션 디자이너들이 가장 그리는 꿈의 무대가 되고 있으며 프랑스 브랜드들은 세계의 패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프랑스가 패션의 나라라고 하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하지만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정은 다르다. 우선 파리 패션계에서 프랑스 디자이너들은 눈을 씻고 봐도 찾기 어렵다. 영미계 디자이너들을 비롯해 벨기에, 일본 등 외국디자이너들이 점령해 버렸기 때문이다. 파리 컬렉션은 외국 디자이너들의 잔치이며 이들이 파리패션을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들어선 외국 자본에 패션브랜드의 경영권이 넘어가는 경우도 빈번해지고 있다. 냉정히 말하면 패션계에서 프랑스는 과거의 명성과 이미지에 의지해 잔치를 벌이고, 관객을 모으는 흥행사의 역할에 그치고 있다. ●10년 사이 수석디자이너 ‘지각변동´ 패션에서 디자이너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디자이너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만들고 소비자를 창출한다. 소비자에 앞서 유행을 이끌기 때문에 섬유산업과 문화트렌드에도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한마디로 디자이너는 패션의 꽃이다. 그런데 최근 10년 사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수석 디자이너 자리는 모두 외국인 디자이너들로 채워졌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3대 메이저 샤넬, 디오르, 루이뷔통의 예를 들어보자. 검은색을 우아한 색으로 인식을 바꾸고, 모든 여성이 한 벌쯤은 갖고 싶어 한다는 샤넬 수트를 발표하며 화려한 삶을 살았던 가브리엘 샤넬.1971년 사망한 그녀의 뒤를 이어 샤넬을 살린 디자이너는 독일 출신의 카를 라거펠트다. 어떻게 하면 매스컴의 관심을 끄는지를 잘 알고 있는 라거펠트는 1983년 샤넬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샤넬의 분위기와 철학, 그리고 유행을 적절히 혼합해 ‘샤넬보다 더욱 샤넬스러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패션의 황제’ 라거펠트 덕분에 샤넬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었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1946년 어깨와 허리를 최대한 몸에 맞게 재단하고 치마는 길고 풍성하게 디자인한 ‘뉴룩’을 발표했다. 넓은 어깨, 짧고 타이트한 스커트에 익숙해 있던 여성들은 디오르의 뉴룩에 열광했다.10년 동안 새로운 디자인을 발표하며 파리의 패션을 세계무대에서 상업화하는 데 성공한 디오르가 1957년 사망했다. 이후 장 프랑코 페레 등이 바통을 이어받았지만 디오르가 보였던 역량의 절반에 미치는 사람은 없었다. 디오르의 새로운 주인이 된 거대 럭셔리그룹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은 디오르의 영광을 되살릴 재목으로 영국 세인트마틴 패션스쿨 출신의 존 갈리아노를 선택했다. 지방시의 디자이너로 활약하고 있던 갈리아노는 디오르 설립 50주년인 1996년 전설적인 브랜드의 수석디자이너 자리에 오르는 영광을 누렸다. 가장 프랑스적인 브랜드로 이미지를 구축한 디오르의 수석 디자이너 자리를 영국인에게 맡긴 것에 프랑스 언론은 비분강개했지만 비판도 잠시뿐. 갈리아노가 컬렉션에서 선보이는 환상적인 의상들은 매번 신문의 1면을 장식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오르의 매출은 이전보다 3배나 늘었으며 갈리아노 덕분에 뉴룩 시대에 버금가는 명성을 누리고 있다. ●영미계 디자이너들 맹활약 LVMH그룹의 대표 브랜드 루이뷔통은 10년전 패션 분야로 사업을 확장을 하면서 젊고 부유한 미국의 소비계층을 사로잡을 수 있는 디자이너를 물색했다. 아르노 회장의 선택은 이번에도 프랑스인이 아니었다.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나온 미국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가 1997년 루이뷔통의 수석디자이너로 합류했다. 첫해에는 당연히 프랑스 언론의 혹평을 받았지만 1998년 이래 마크 제이콥스는 기존의 우아하고 화려한 오트쿠튀르의 요소에 스포티하고 발랄한 뉴요커의 감각을 가미,150살이 넘은 늙은 루이뷔통을 한층 젊고 발랄한 패션 브랜드로 변신시켰다. 마크 제이콥스는 절제된 세련미와 사랑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여성의 우아한 이미지가 살아 있는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소비자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디자이너로 꼽힌다. LVMH그룹의 라이벌인 PPL그룹은 이탈리아 브랜드 구치를 인수한 뒤 미국인 디자이너 톰 포드를 영입해 세계 유행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톰 포드는 이브 생로랑의 디자인까지 맡아 맹활약하다 2년 전 PPL그룹과 결별했다. 10여년 전부터 패션계는 영·미 연합군과 프랑스군의 전쟁으로 시끄러웠는데 이 전쟁에서 프랑스는 영·미 연합군의 공세에 무참히 무너졌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영·미계 디자이너는 존 갈리아노와 톰 포드 외에도 많다. 파리의 오트쿠튀르 중 가장 역사가 오랜 랑뱅 역시 미국 출신의 알버 엘바즈를, 셀린은 미국인 마이클 코어스를 각각 선택했다. 비틀스의 멤버 폴 매카트니의 딸인 스텔라 매카트니는 세인트마틴 스쿨을 졸업한 지 3년 만에 클로에의 수석디자이너 자리를 차지했다. ●‘떠오르는 해’에 프랑스 디자이너는 없다 영·미 계열의 디자이너들이 파리 패션계를 주름잡게 된 것은 브랜드의 마케팅 전략이 미국시장을 중심으로 전개된 것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프랑스에서 이렇다 할 재목을 배출하지 못한 탓도 있다. 패션계에서 소위 ‘떠오르는 해’로 분류되는 선두주자들 중에 프랑스 디자이너는 거의 없다. 그나마 장 폴 고티에와 크리스티앙 라크루아가 자존심을 지켰는데 이들을 이을 만한 재목이 나타났다는 뉴스는 아직 없다. 전문가들은 프랑스가 두각을 나타내는 톱디자이너들을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를 패션 교육 시스템에서 찾는다. 영국의 세인트마틴 스쿨과 미국의 파슨스를 비롯해 올리비에 테스켄스와 드리스반 노텐 같은 아방가르드한 디자이너들을 배출한 벨기에 왕립미술학교 등은 업계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가지면서 실질적으로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력과 마케팅력을 두루 갖춘 디자이너들을 배출하고 있다. 이에 비해 프랑스의 패션학교들은 시장의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도제식으로 기술자를 배출하는 데 그치고 있다. 프랑스의 패션계에서는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지만 뚜렷한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힐러리, 루아얄 그리고 박근혜/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힐러리, 루아얄 그리고 박근혜/함혜리 논설위원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는 불가능해 보이는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로서 정치를 실천하는 것이다.”힐러리 클린턴이 웰즐리 여대를 졸업하면서 발표한 졸업사의 한 구절이다. 힐러리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고 있다. 불가능해 보이던 것을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도전하는 또 다른 여성들이 있다. 프랑스의 세골렌 루아얄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다. 남성중심적인 사회에서 이들이 과연 여성이란 핸디캡을 극복하고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가 세계적인 관심사다. 두달 앞으로 다가온 프랑스 대선은 결과가 향후 이어질 한국과 미국의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그런데 당초 가장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던 루아얄이 지지도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초반의 돌풍이 찻잔 속 태풍으로 전락할 처지다. 루아얄은 국립행정학교 출신의 잘 훈련받은 엘리트다. 관료로서, 정치인으로서 오랜 경륜을 다졌다. 세련되고 부드러운 외모도 갖췄다. 프랑스 국민은 12년간 집권한 중도우파의 거듭된 실책과 기존 남성 정치인들에게 식상한 상태였다. 시대는 루아얄을 기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면서 루아얄은 니콜라 사르코지 집권당 후보에 밀리고 있다. 미 일리노이대 총장 조지프 화이트 박사의 이분법적 분류를 따르자면 사르코지는 파충류적인 리더십을, 루아얄은 포유류적인 리더십을 보인다. 위대한 리더는 두 가지 요소를 두루 갖춰야 한다는 것이 화이트 박사의 주장이지만 프랑스의 국민은 온유하고, 배려하며, 친화력이 뛰어난 포유류 스타일의 지도자보다는 냉철하고, 이성적이며, 결단력이 있는 파충류 스타일의 지도자를 원하는 것 같다. 루아얄의 강점은 기존의 남성 정치인들과 대비되는 신선함이었지만 구체적 정책 노선없이 이미지를 등에 업고 인기를 끈다는 비판을 극복하지 못했다. 침체된 경제를 부추기고, 쇠락하는 프랑스의 위상을 되살릴 만한 획기적인 정책을 내놓지 못했으며 잇단 실언으로 비난을 샀다. 재산 문제가 불거져 도덕성에도 흠집이 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CSA의 스테판 로저스 회장은 루아얄과 사르코지가 정반대의 코스를 가고 있다고 평한다. 사르코지는 열정과 재능, 정책의 치밀함, 자신이 내세운 정책에 대한 확신을 보여주면서 카리스마가 강하고 위기 대처 능력이 뛰어난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다져가고 있다. 게다가 ‘화해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했다. 딱딱한 이미지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반면 루아얄은 악재들을 쏟아내면서 초반에 구축한 이미지를 깎아먹고 있다. 결과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지지율은 사르코지가 8% 앞서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나라를 구하기 위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루아얄의 지지도가 떨어지는 이유를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국민은 위기상황에서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를 원한다. 아버지의 후광에 의지할 생각은 버려야 한다. 나약함을 보여서도 안 된다. 흠잡을 데 없는 치밀한 정책으로 경제를 살리고, 안보를 강화할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그런 다음 여성성을 ‘+α(플러스 알파)’로 제시해 보라. 여성 대통령의 가능성은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6) 국가 경쟁력 까먹는 관료집단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6) 국가 경쟁력 까먹는 관료집단

    프랑스는 2005년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조 1250억달러로 미국·일본·독일·영국에 이어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다. 핵무기도 보유하고 있고, 문화유산도 엄청나다. 국민들의 절반이 고등교육을 받을 정도로 교육수준도 높다. 남북한을 합친 면적의 2.5배나 되는 국토는 어디 한 곳 버릴 데가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비옥하다. 그렇다면 프랑스의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스위스 국가경영개발원(IMD)의 국가경쟁력 지수에서 프랑스는 지난해 61개 국가 중 35위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도에 비해 다섯 계단 하락한 것이다.1996년에 비해서는 열다섯 계단이나 떨어졌다. 프랑스의 국가경쟁력이 이처럼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공공부문의 비효율성에서 상당부분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경쟁력 하락은 90년대 중반 대부분 유럽국가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였다. 지난 10년간 영국·스위스·덴마크·룩셈부르크·아일랜드 등은 개방화, 노동시장 유연화를 통해 세계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경쟁력을 회복했지만 유독 프랑스만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했다.IMD의 스테판 가렐리 교수는 프랑스의 국가경쟁력 하락에 대해 “국가 주도의 경제활동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개혁이나 변화가 제때에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국가의 모든 업무를 중앙에 집결시키는, 강력한 중앙집권제를 실시하는 나라다. 프랑스 중앙집권제의 역사는 17세기 루이 14세 시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재무장관이었던 콜베르는 왕이 임명하는 관료들을 지방에 파견해 세금을 거둬들이고 행정을 담당하도록 했으며, 그 전통은 지금도 도(道)와 도지사의 제도로 유지되고 있다. 중앙집권제는 대혁명을 통해 민주주의를 뿌리내리는 방편으로 여겨지며 더욱 강화됐다. ●관료적이고 무책임한 공무원들 프랑스에서는 모든 중요한 일을 결정하는 데 국가가 개입한다. 기간산업은 대부분 국영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강한 국가’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잘 훈련되고, 능력있고, 충직한 공직자들이 필요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프랑스에는 국가, 지방, 군(軍), 교육, 의료·복지 등에 모두 500만명의 공무원이 있다. 군 공무원을 제외한 중앙·지방·의료 및 복지 공무원의 100명당 비율은 8.1%나 된다. 프랑스가 공무원에 쏟아붓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40%가 된다. 이들은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된 직장에 각종 혜택을 누린다. 평균 월급도 민간 기업보다 많이 받는다. 그런 만큼 행정이 잘 돌아가느냐 하면 아니다. 참으로 더디게 돌아간다. 무책임하고 관료주의 색채가 강한 탓이다. 프랑스에서 관공서에 가면 분통이 터질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모든 일은 ‘원칙대로’ 해야 하고, 자기 업무가 아니면 ‘내가 알 바 아니다.’라고 말한다. 자기 권리 주장에는 한치의 양보도 없다. 일을 하다가도 시간이 되면 칼같이 일어선다. 우체국이나 기차역에서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어도 시간이 됐다고 창구를 닫아버리기 일쑤다. 기차를 놓치거나 말거나 상관하지 않는다. 서비스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다. 잘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6개(CFDT,CGT,FO,FSU, 솔리대르,Unsa)나 되는 노조가 든든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80%가 노조에 가입해 있다. ●공기업 민영화 10년간 추진 프랑스는 2차 대전 종전 후 도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을 소생시키기 위해 자동차·화학·통신 등 주요기업들의 국영화를 추진했다. 여기에 사회당의 미테랑 대통령이 집권 후 금융, 에너지, 철강, 전자, 화학, 통신, 우주·항공을 포함한 공공사업 분야를 국유화하면서 1983년 당시 프랑스의 국영기업은 3275개에 이르렀다. 이들 공기업은 경제활동 인구의 9%에 해당하는 190만명을 고용했다. 제조업 총 매출의 31%, 고용의 23%, 국가 수출의 30%, 기업 투자의 50%가 공공부문에서 이뤄졌다.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국영기업들이 경쟁에 약한 것은 당연하다. 내 돈이 아니니 아끼지 않아도 되고, 적자가 나더라도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는 식으로 운영하다보니 경쟁력은 취약해졌다. 대부분 국영기업들은 방만한 경영으로 적자투성이가 됐다. 이런 부담은 고스란히 재정부담으로 돌아왔다. 이에 따라 1986년 총선으로 첫 동거정부를 구성한 우파는 부채상환과 공기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국영기업에 대한 민영화작업을 서둘렀다. 지난 10년간 민영화 작업을 추진한 결과 공기업은 현재 1512개 업체로 줄었고 고용인원도 111만 8000명으로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국가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프랑스는 재정적자를 GDP대비 3%범위 내에서 운영해야 한다는 유럽연합(EU)의 성장안정협약을 3년 연속 위반했다. 우파정부는 국가재정 확충과 부채상환을 위해 에너지, 보험, 금융, 방위산업 등 국영으로 남아 있는 주요 공기업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민영화를 추진 중이다. 프랑스텔레콤과 국철(SNCF), 전기 및 가스(EDF·GDF), 로켓엔진 생산업체인 스넥마, 프랑스 공항공사 등이 주식공개를 마쳤거나 추진 중이다. 민영화 작업과 동시에 공무원 수 감축에도 나섰다. 드 빌팽 총리는 올해 1만 5000명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감원된 공무원 수(5300명)의 3배나 되는 숫자다. 인구분포에 따라 교사직 5000개를 없애고, 각 부처별로 재정부 3000명, 국방부 4400명, 교통부 1300명이 각각 감원될 예정이다. 향후 5년 내에 총 8만∼10만명을 감축한다는 방침이다. 저항체질이 강한 프랑스인들이 가만 있을리 없다. 자신들의 ‘철밥통’이 깨질 위기에 처한 프랑스 공무원들은 7일 전국에서 대규모 시위를 가졌다. 교사들과 철도원, 우체국 직원, 전기·가스 공사 직원 등 수만명이 거리에 나서 감원반대와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프랑스가 2차 대전 이후 국가재건에 성공하고 유럽의 열강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강력한 국가의 리더십과 잘 훈련되고 능력있는 공무원들의 역할이 컸다. 공기업은 프랑스 발전의 추진동력이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글로벌 시대의 무한경쟁 속에서 지나치게 비대한 공무원 집단과 공기업은 프랑스의 발목을 잡고 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위로가 되는 궤변/함혜리 논설위원

    주변에 혼기를 넘긴 여자들 중 괜찮은 여자들이 무척 많다. 변호사, 펀드매니저, 공무원 등 자기 영역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은 센스도 있고 성격도 싹싹하다. 이리저리 뜯어봐도 나무랄 데 없다. 독신주의를 부르짖는 것도 아니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아직 혼자인 이유가 궁금하다. 최근 한 모임에서 이런 얘기를 들었다. 남자는 결혼 상대를 찾을 때 모든 면에서 자신보다 조금 떨어지는 여자를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1등급 남자는 2등급 여자를 택하고,2등급 남자는 3등급 여자를 택하고…. 이러다 보면 가장 조건이 안 좋은 남자와 가장 조건이 좋은 여자만 남게 된다는 것이다. 여자를 중심으로 같은 논리를 전개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여자들은 자기보다 좀 더 나은 상대와 결혼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란다. 그럴 듯하게 들렸다. 왠지 위로도 됐다.“말이 된다.”고 맞장구를 쳤는데 다른 사람들은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다.‘남아 있는 남자는 모두 불량품이란 말인가.’라고 항의하는 것 같았다. 그러고 보니 그건 아니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하노이 제인/함혜리 논설위원

    1972년의 미국은 베트남전 반대시위로 하루도 잠잠한 날이 없었다. 반전뉴스에서 빠지지 않는 인물 중 한명이 할리우드의 반체제 스타 제인 폰다였다. 폰다는 그해 2월 개최된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청중을 향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오늘은 안 하겠다.”라고 말하고는 퇴장해 버렸다. 폰다는 같은 해 7월 미국정부의 거듭된 만류를 무릅쓰고 공산 베트남의 본거지인 하노이에 들어가 적극적인 반전운동을 펼쳤다. 하노이에서 베트남 전통 복장 차림으로, 베트남군의 대공포앞에서 반전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부르는 폰다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하노이에서 행한 반전 활동으로 그녀는 논란의 한복판에 섰다. 반역자라는 비난 속에서 그녀에게는 ‘하노이 제인’이란 닉네임이 붙었다. 명배우 헨리 폰다의 딸이며 피터 폰다의 누나인 제인 폰다는 좌파 자유주의자로 60년대말∼70년대 초 인종차별 철폐와 반전, 여성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초기의 통속적인 영화와 달리 전성기에 출연한 인형의 집(1973년), 줄리아(1977년), 귀향(1978년) 등은 좌파 자유주의자인 그녀의 성향을 대변해 주는 영화들이다. 연기 활동 외에도 80년대에는 에어로빅 운동법을 전파하며 건강한 미국의 중년을 상징하는가 하면 미디어 재벌 테드 터너와의 재혼과 이혼 등으로 꾸준히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녀가 어느덧 고희를 맞았다. 그런데 여기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하노이 제인’이 34년만에 다시 반전운동의 선봉에 나섰다는 소식이다. 폰다는 지난 27일 워싱턴 내셔널몰에서 열린 대규모 이라크 반전 시위에 모습을 드러냈다. 폰다는 “나에 대한 거짓된 이야기들을 우려해 지난 34년간 반전집회에서의 연설을 삼갔지만 이제 침묵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다.”면서 “베트남전 철군 결정을 내리는 데 6년이 걸렸다. 이라크전은 3년이면 충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 연말이면 만 70세가 되는 할머니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함과 아름다움을 간직한 폰다. 그녀는 여전히 멋졌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피에르 신부/함혜리 논설위원

    1954년 2월1일 정오. 낯선 목소리가 라디오뤽상부르 방송의 전파를 타고 흘러나왔다.“형제, 자매 여러분. 방금 한 여인이 얼어 숨졌습니다. 담요 3000장과 대형텐트 300개, 난로 200개가 당장 필요합니다. 여러분이 도와준다면 오늘 밤 아스팔트 위나 강 둑에서 잠을 자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노숙자 보호를 촉구하는 이 목소리의 주인공은 엠마우스 공동체를 세운 아베 피에르(피에르 신부)였다. 나치 독일에서 해방된 지 10년이 가까워 오면서 프랑스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었지만 절대 빈곤층의 주거난과 생활고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을 때였다. 피에르 신부의 호소는 전 프랑스를 움직이게 만들었다. 엠마우스 본부가 있는 로체스터관의 홀은 순식간에 전국에서 온 구호품으로 넘쳐났다. 보석, 모피코트, 가재 도구, 초콜릿, 통조림 등 가릴 것 없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치인, 사업가, 연예인, 예술가, 노동자 등 각계 각층에서 성금이 몰려들어 은행에서는 로체스터관에 창구를 개설했을 정도였다. 하루는 자그마한 체구의 남자가 와서 200만프랑을 현금으로 기부하고 갔다.“이 돈은 드리는 게 아니라 돌려주는 겁니다. 내가 속해 있던 거리의 사람들 것입니다.”찰리 채플린이었다. 이렇게 모아진 구호품은 300t이나 됐고 성금은 5000만 프랑이나 됐다. 전국 각지에서 보내진 성원의 편지도 30만통이나 됐다. 아베 피에르 재단이 만들어졌으며 노숙자 수용시설들이 세워졌다. 정부는 이 일을 계기로 월세를 내지 않는 세입자라도 한겨울에는 집에서 내쫓지 못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 이 일은 ‘54년 겨울’이라는 영화의 소재로 다뤄지기도 했다. 베레모에 검은 수도사 망토를 걸치고 ‘선의의 반란’을 일으키며 평생을 살아온 피에르 신부가 22일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프랑스인의 존경과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그의 장례식은 26일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국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새삼 그가 남긴 말이 가슴 깊이 와닿는다.“산다는 것, 그것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다.” 오늘밤에도 지하도에서 새우잠을 청해야 하는 우리의 노숙자들에게는 누가 사랑을 나눠줄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서울광장] 중국이 정말 부러운 이유/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중국이 정말 부러운 이유/함혜리 논설위원

    중국의 약진이 눈부시다. 각종 경제지표들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다. 지난해 2월 말 8536억달러로 일본을 앞지르고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국이 된 중국은 지난해 말 1조 663억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규모다. 올해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수출국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중국의 질주는 여기에 머물지 않는다. 최근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서비스 무역협정을 맺고 18억명 단일시장을 향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아세안뿐 아니다. 중국은 아랍, 중앙아시아, 아프리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들 지역과의 친교를 통해 안정적으로 천연자원을 공급받고, 국제사회에서의 발언권도 강화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우주공간도 예외일 수 없다. 중국은 지난 11일 위성공격용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상으로부터 약 859㎞ 떨어진 대기권 궤도를 돌던 자국 기상위성 ‘펑윈’을 격추시켰다. 전세계가 놀랐지만 특히 미국은 충격에 빠졌다.20년전 미·소 냉전체제가 와해된 이후 미국이 독점하고 있던 우주무기 개발경쟁에 중국이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2003년 유인우주선 선저우호를 발사했을 때 이미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이 정도로 빨리 발전할 줄은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중국은 개혁 개방을 통해 각 분야에서 이처럼 경이로운 성공신화를 일궜다. 그런데도 모자라 전문가들은 ‘제2의 천지개벽’에 관한 예측 시나리오들을 쏟아내고 있다. 증권사 CSFB(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는 중국이 2014년쯤 미국을 제치고 세계경제의 최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의 미국 추월을 단지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고속성장에 따른 부작용도 많은데 이런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는 이유는 왜일까.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의 박한진 차장은 저서 ‘10년 후, 중국’에서 “수많은 불확실성을 압도하는 강력한 어떤 밑그림이 숨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떤 밑그림이란 덩샤오핑이 생전에 마련한 ‘국가경영대계’를 일컫는다. 원바오(溫飽), 샤오캉(小康), 다퉁(大同)으로 구분되는 이른바 3단계 발전론이다. 원바오는 1979년부터 20년동안 춥고 배고픈 문제를 해결하자는 단계다.2000년부터 2020년까지 이르는 샤오캉은 좀더 여유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단계다. 다퉁은 2020년 이후의 시기로 세계 선두권의 현대화된 복지국가 건설이 목표다. 중국은 치밀한 전략과 강력한 추진의지로 원바오 단계를 무난하게 통과했으며 지금은 샤오캉 단계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정권의 주역이 바뀌어도 이 밑그림을 절대 훼손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덩샤오핑이 천명한 연경화(年輕化)원칙에 따라 중국에서는 자연스럽게 권력의 세대 교체가 이뤄졌다. 하지만 밑그림은 유지됐다. 장쩌민의 ‘국가어젠다 21’‘국가 지속가능발전 보고’, 후진타오의 ‘중국현대화 보고’ 등은 모두 3단계 발전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전술적 차원의 조치들이다. 이렇게 시대를 관통하는 일관성은 중국만이 지닌 경쟁력이다. 오늘의 중국은 미래를 바라보는 든든한 밑그림과 이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려 나가는 강력한 리더십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그 아무것도 변변하게 가진 것이 없는 우리로서는 부럽지 않을 수 없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지구종말시계/함혜리 논설위원

    허무맹랑하고 근거없는 종말론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점점 더 극성을 부린다. 현대에 들어서는 과학계까지 합세해 종말을 화제 삼는 일이 부쩍 늘었다. 태양과 태양계의 행성들이 십자 형태로 배열되면서 지구가 폭발한다는 ‘그랜드크로스설’, 우주를 떠도는 소행성과 지구가 충돌하여 멸망에 이른다는 행성충돌설, 인구폭발과 식량부족으로 인한 식량부족설, 환경과 생태계가 파괴됨으로써 도래되는 환경파괴 종말설들이 난립한다.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이들 종말론과 달리 인류를 공멸에서 구하자는 뜻에서 과학자들이 고안한 장치가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에서 발행하는 ‘핵과학자회보(The 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세계 곳곳의 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라는 것을 발표한다. 여기서 말하는 ‘운명의 날’이란 핵전쟁으로 지구가 멸망하는 날을 의미한다. 때문에 이 시계는 핵시계, 또는 지구종말시계라고 불린다. 1947년 미국의 원폭개발계획인 ‘맨해튼 계획’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주축이 된 핵과학자회는 핵전쟁으로 인해 인류가 종말을 맞는 시각을 자정(0시)으로 규정하고, 핵위험 정도를 표시하는 시계를 시카고대에 설치했다. 처음 11시53분을 가리켰던 이 시계는 지금까지 17차례 이동했다. 자정에 가장 가깝게 다가갔던 것은 미국이 수소폭탄 실험을 했던 1953년 11시58분이었다.1991년 미국과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상에 서명하고 핵무기 보유국들 사이에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을 당시 17분 전까지 조정됐다. 핵과학자회는 17일부터 지구종말시계를 밤 11시55분으로 2분 더 앞당긴다고 밝혔다.2001년 9·11 테러사건으로 이전보다 자정에 2분더 앞으로 다가선 11시53분으로 조정된 지 4년 11개월만에 ‘종말’에 한발 더 다가선 셈이다.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야욕 탓이다. 지구종말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다분히 상징적이다. 의지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거꾸로 돌릴 수도 있다는 것을 북한과 이란 같은 골칫거리 나라들이 알아줬으면 좋으련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2) 파리선 개똥을 조심하세요

    [함혜리의 8년 체험 ‘프렌치 리포트’] (12) 파리선 개똥을 조심하세요

    파리에 오면 모두들 아름답고 낭만적인 도시의 풍경에 넋을 잃는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꿈 속을 걷는 듯하다. 이쪽을 보면 그림엽서요, 저쪽을 보면 영화 속의 한 장면이다. 이러다 보면 갑자기 발에 뭔가 ‘물컹’하고 밟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개똥이다. 국제적인 관광도시이자 멋과 낭만이 넘치는 예술의 도시 파리에서 개똥이 웬말이냐고 하시겠지만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국적과 나이, 성별을 불문하고 파리에 처음 온 외지인이 신고식을 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거리에서 개똥을 밟는 것이다.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에서 주인공 캐리가 꿈에 그리던 파리에 와서 개똥을 밟는 장면이 괜히 들어간 게 아니다. 이렇게 신고식을 치러야 비로소 파리지앵이라고 명함을 내밀 수 있다.‘개똥을 밟으면 행운이 온다.’고 선배 파리지앵들이 위로하지만 역시 기분은 불쾌하다. ●파리시내 개 배설물만 하루 16t 프랑스인들은 개를 무척 좋아해서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한다. 덩치 큰 라브라도부터 작고 귀여운 요크셔테리어나 성격좋은 시추 등 자신의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파리지앵들의 모습은 참 낭만적이다. 햇볕이 따뜻한 오후 시간에 애완견을 데리고 나와 함께 수다를 떠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평화와 여유 그 자체다. 그런데 실상은 다르다. 파리 사람들이 애완견을 데리고 산보하는 주목적은 용변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대부분의 프랑스인들은 개의 용변을 거리에서 처리하도록 한다. 개 배설물 때문에 집안이 더럽혀지는 것을 피하고, 집에 갇혀 있던 ‘투투(귀여운 강아지나 개를 일컫는 말)’가 바깥 바람을 쏘이며 운동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다. 문제는 배설물이다. ●연간 수백만명 관광객에 골칫거리 프랑스인들이 키우는 개는 전국에 800만마리 정도 된다. 파리시의 경우 애완견 수는 20만마리에 달한다. 파리시 통계에 따르면 이 개들이 하루 약 16t, 연간 5840t의 배설물을 보도에 방출한다. 파리시는 특수 차량까지 동원해서 열심히 청소를 하지만 3t가량은 방치된다고 한다. 연간 수백만명의 관광객을 맞아야 하는 파리시의 입장에서 여간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개 배설물은 도시미관을 해치고, 행인들에게 불쾌감을 줄 뿐 아니라 안전사고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연평균 650건의 낙상사고가 개똥 때문에 발생한다는 통계도 있다. 때문에 파리시에서는 20여년 전부터 정색을 하고 개똥과의 전쟁을 벌여오고 있다. 우선 의식개혁 정책을 보자. 아름다운 도시를 자랑하면서도 애완견의 배설물로 길거리 더럽히는 것을 그다지 부끄러워하지 않는 파리 시민들이 무척 많다. 파리시가 시민을 대상으로 계도를 시작한 것은 1984년이다. 유인물 배포와 거리 게시판을 이용해 각종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애완견의 배설물을 치우도록 유도했다. 산책을 나가기 전에는 반드시 개똥 수거용 봉지를 지참토록 하고, 보도 위가 아니라 보도변 청소용 물이 흐르는 도랑에서 ‘일을 보도록’ 하라는 등의 내용을 담아 ‘개주인을 위한 지침서’도 만들었다.‘파리를 사랑한다면 이것만은 하지 말아 주세요.’라는 호소성 슬로건까지 채택했다. 심지어는 공원의 풀밭에서 개똥을 갖고 노는 어린 아이, 지팡이를 더듬으며 개똥 위를 지나가는 시각 장애인 등 코믹하면서도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내용을 담은 포스터도 제작했다. 그런데도 자기 주장이 매우 강하고 간섭받기 싫어하는 파리지앵들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의식개혁을 위한 홍보사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1992년에 지방위생법규에 벌금제도를 도입하기에 이른다. 법적인 규제정책과 의식개혁 홍보를 동시에 펼치기로 한 것이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파리의 주택가 보도의 가로등에 설치된 간판들이다.1999년 파리시는 거리의 가로등 450곳에 개똥 수거하는 그림과 함께 ‘나는 내가 사는 구역을 사랑한다. 그래서 줍는다(J’AIME MON QUARTIER,JE RAMASSE).’라고 적힌 소형 간판을 설치했다. 이 간판에는 지방위생법규 99조 2항에 의거, 개똥을 치우지 않는 경우 최고 457유로(57만원 정도)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경고문구가 들어있다. 2002년 4월부터는 파리시장령으로 주인이 반드시 수거할 것을 의무화했다. 파리 청소과 직원이 청소실행 감독관이라는 직함으로 시내를 순회하다가 위반사례를 적발하면 그 자리에서 조서를 작성해 경찰 재판소에 보내도록 하는 등 강경한 조치를 내렸다. ●파리 시장령으로 배변수거 의무화 개똥 청소를 위한 인력과 설비, 장비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파리는 빗자루와 물로 도시를 쓸고 닦는다. 파리시청 청소과 소속의 청소부 4400명은 매일 아침 빗자루로 청소를 한 뒤 도로변의 중수도 파이프를 통해 나오는 물로 오물을 씻어내는 작업을 하는데 이 때 개똥을 하수구로 흘려 보낸다. 길다란 집게를 단 개똥수거 오토바이가 인도와 녹지를 수시로 순회하며 오물을 치운다. 시내 일부 도로변과 개 출입이 허용된 녹지공간을 개똥 수거용 비닐봉지 설치구역으로 지정해 ‘투투넷’이라는 지급기를 설치했다. 개들의 권리를 존중해 전용 배변구역도 지정했다. 도로상 주차 공간의 일부, 폭이 넓은 보도상의 화단 옆, 그리고 산책로의 잔디 한 구석과 인도 옆이나 녹지공간 안에 특별히 설치된 배변공간에서 견공들은 눈치 안보고 용변을 볼 수 있다. 역시 ‘애완견의 천국’다운 발상이다. 이런 제도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개똥은 여전히 파리의 또 다른 상징물로 남아 있다.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결별 선언/함혜리 논설위원

    인터넷을 뒤지다가 ‘일을 재밌게 하는 방법 10가지’라는 것을 발견했다. 구구절절 옳은 이야기들이었다. 가장 마음에 와 닿았던 것은 ‘쓸데없이 내 기운을 빼는 것과는 과감히 결별하라.’는 것이었다. 오래 고여서 좋지 않은 냄새를 풍기는 웅덩이물 같은 것들을 과감하게 버리라고 충고했다. 아까운 생각이 드는 것, 버리기 힘든 것들을 버려야 버리는 재미가 더욱 크다고 했다. 당장에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미워하는 마음, 섭섭했던 마음, 이루지도 못하고 부담만 안겼던 계획들, 오래 전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습관들이 결별해야 할 대상으로 꼽혔다. 쉽지는 않겠지만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인간관계도 중요한 정리대상이다. 주소록을 들여다보니 3년 넘도록 서로 아무 연락을 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그득하다. 이들에게는 결별을 선언하기로 했다. 새 주소록에 옮겨 적지 않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많은 사람들과 복잡하게 맺어진 인간관계 때문에 마음 상하는 일도 줄어들 것이고, 정말 소중한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을 테니까.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오해/함혜리 논설위원

    살다 보면 오해를 하기도 하고, 오해를 사기도 한다. 때로는 뜻하지 않게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도 있다. 아침 출근길에 버스 안에서 일어난 일이다. 그날따라 더욱 차안이 혼잡해 서 있기도 불편했다. 버스가 급정거하는 순간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뒤로 기우뚱하면서 등이 내 얼굴에 부딪혔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남자의 검은색 반코트 등에 파운데이션과 립스틱이 그대로 묻어버린 것이다. 코트색깔이 검은색이어서 화장품 자국은 도장처럼 선명하게 드러났다. 눈치채지 못하도록 살짝 털어봤지만 지워질 생각도 안 했다. 경복궁 지하철역이 있는 정거장에서 내렸는지 그의 모습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다. 누군지도 모르고, 얼굴도 못봤지만 참 미안했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수근대는 것은 둘째 치고 집에 들어가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상상하니 걱정스럽기까지 했다. 영문도 모르고 있다가 아내로부터 “어디에서 누구 만나고 온 거냐?”는 소리를 들을 것이 분명하다. 달려가서 “그건 오해”라고 말해줄 수도 없고….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씨줄날줄] 배아은행/함혜리 논설위원

    1997년 제작된 영화 ‘가타카’는 인간의 유전자에 의해 신분이 결정되는 미래사회가 배경이다. 제목 ‘가타카(GATTACA)’는 DNA를 구성하는 염기 아데닌(A), 티민(T), 시토신(C), 구아닌(G)을 이용해 조합한 것이다. 우수한 유전자만을 지닌 맞춤형 아기들만이 주류사회에서 엘리트로 성장할 수 있는 세계에서 주인공 빈센트 프리먼은 열성인자가 제거되지 않은 ‘신(神)의 아이’로 부적격자로 분류된다. 우주항공회사 가타카에서 청소부로 일하던 주인공은 자신의 운명에 맞서기로 하고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수영선수 제롬 유진 머로의 우성인자를 빌려 우주비행사의 꿈을 이룬다는 줄거리다. 이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유전자를 지닌 인간 자체라는 것이다. 맞춤형 아기의 탄생은 유전공학과 의학의 발달로 더 이상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다만 난자와 정자의 수정 이후 어느 시점부터 생명체를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생명을 상품화하는 것은 생명윤리에 어긋나기 때문에 실현하지 않을 뿐이다. 그런데 영화 속의 상황이 실제로 일어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불임부부나 독신여성 등 자연스런 방법으로 아기를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난자와 정자 제공자의 신상 정보 등을 검토한 후 마음에 맞는 배아(胚芽)를 골라 임신할 수 있는 배아은행 서비스가 등장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주의 샌안토니오에 설립된 에이브러햄 생명센터는 세계 최초로 한 백인 여대생으로부터 기증받은 난자와 정자은행에서 구한 백인 남성 변호사의 정자로 22개의 배아를 만들어 2명의 여성에게 각각 배아 2개씩의 임신 시술을 마쳤다. 이 회사는 항공사 여승무원 난자와 의사 남성의 정자로 만든 배아를 곧 주문여성에게 판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유전자 정보는 부모에게서 물려받아 복제를 거듭하면서 대물림된다. 이것이 자연의 순리다. 이를 거스르고 우성인자만을 골라내겠다는 발상이 얼마나 위험한 결과를 내는지는 역사를 통해 이미 배웠다. 우리는 자연을 함부로 바꾸려 하지만, 자연도 우릴 바꾸려 할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말아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신문 읽는 재미와 도식적 기사/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올해 중앙지 신춘문예 작품들을 분석한 1월5일자 25면의 기사 제목은 ‘밥상은 커졌지만 맛은 별로’이다. 이런 비유적인 제목은 요즘 한국 신문의 문제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 같다. 한국 신문의 지면은 많이 늘었는데 지면의 내용은 오히려 황폐해졌다. 신문들은 지난 10여년간 경쟁적으로 지면을 늘려 갔지만 독자들은 신문 읽는 재미가 별로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급기야 신문 읽는 시간이 형편없이 줄어들면서 신문을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신문 구독률은 40%를 밑돌고 있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신문이 사람들에게 신문 읽는 재미를 예전만큼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취향이 변하고 인터넷과 같은 경쟁 매체가 속속 등장했는데도 신문은 별로 변한 게 없다. 관급 기사와 도식적인 기사 쓰기가 여전하다. 아침에 신문을 펼쳐 보면 대부분 이미 인터넷이나 휴대전화 문자를 통해 접한 뉴스여서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 분석기사나 기획기사에서도 참신한 시각이나 예리한 분석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주장을 담은 사설이나 칼럼도 제목만 봐도 뻔한 경우가 많다. 또다시 해가 바뀌었지만 신문들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신년특집을 편집하고, 연중 시리즈 기사를 기획한 뒤, 곧이어 일상적인 취재와 보도로 돌아간다. 지난해에 했던 신문사의 일은 올해도 반복된다. 관행과 도식이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해오던 일이라 편리하고 편안하다는 이유만으로 거의 무의식적으로 반복한다. 진정한 위기는 위기가 무엇인지를 모를 때 찾아오는 법이다. 새해 들어 신문들이 지난해 했던 것처럼 도식적인 뉴스를 무심코 만들어 내는 것을 보고 나는 신문 위기의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 서울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새해 들어 서울신문을 읽으면서 나는 그다지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았다. 눈에 들어오는 기사가 많지 않았고 눈에 띄는 기사도 정작 기사 본문을 읽다 보면 예의 식상한 뉴스의 도식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나마 1월 1·2일자 ‘신년특집 여론조사 분석기사’와 8년간 파리 특파원을 역임한 함혜리 논설위원이 시리즈 기사로 쓰고 있는 5일자 16면의 ‘프렌치 리포트’-나랏빚 늘어도 복지축소는 ‘NON’, 연세대 허경진 교수를 외부필자로 해서 2일자부터 시작한 특집기사 ‘조선의 테크노크라트, 한양의 중인들’은 다른 신문에서 읽을 수 없는 분석과 재미를 제공했다. 언뜻 사회적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기획기사처럼 보이지만 도식적인 기사 쓰기에 빠져 식상해진 사례는 5일자 9면 ‘대학생 46% 여친폭행한 적 있다’ 기사이다. 이 기사는 최근 신혼 탤런트 부부의 폭행 결별 사건을 계기로,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자칫 은폐되고 사회적 문제가 되기 어려운 데이트 폭력의 심각성을 알리려는 좋은 의도를 가졌을 것이다. 기사는 그러나 데이트 중인 남자가 행하는 언어적 모욕까지 포함한 데이트 폭력 경험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인용하면서 제목을 ‘46% 여친 폭행’으로 달아 마치 남자 대학생의 절반 정도가 폭력을 행사한 것처럼 오해하게 만들었고,“우리 사회에 일상화된 ‘데이트 폭력’이 위험 수위에 이르렀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서술함으로써 사실상 선정·과장·왜곡 보도가 됐다. 이처럼 심각하고 구조적인 사회적 문제를 금방 눈에 띄는 큰 사건처럼 보도하는 것은 한국 언론의 해묵은 사건보도 관행으로 신문사 편집국에서 능력있는 기자가 되는 길이기도 한다. 하지만 독자들은 이제 이런 기사로 문제가 진정 해결된 적이 별로 없다는 점을 잘 알고 있고 더구나 이러한 과장과 선정·왜곡 보도에 관심도 흥미도 없다. 독자들은 신문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하는 기사에 목말라하고 있을 뿐이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 [씨줄날줄] 지식 기부/함혜리 논설위원

    미국에서 두번째 부자인 워런 버핏은 지난 해 6월 소유재산의 85%인 370억달러를 자선기금으로 내놓겠다고 선언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버핏이 내놓은 기부액은 빌 게이츠 부부가 2002년부터 2006년까지 기부한 33억 5000만달러의 10배가 넘는 액수다.‘투자의 현인’으로 불리지만 기부에 인색하다는 평을 들었던 버핏은 단번에 카네기, 록펠러, 게이츠와 함께 ‘존경받는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나눔으로써 더욱 존경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 나눠주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처럼 물질적 기부를 통해 살맛나게 쓰는 기쁨을 만끽할 수 없는 사람들은 자원봉사를 통해 자신의 시간과 능력을 나누어 주는 행복을 맛본다. 최근들어 무형의 자산인 지식을 나누는 지적 자선운동도 확대되고 있다. 학비가 비싸기로 유명한 미국 동부의 명문대학인 아이비리그에 속하는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는 웹사이트(ocw.mit.edu)를 통해 강의를 공짜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MIT는 공개강좌프로그램에 따라 2002년부터 이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올 연말까지 대상강좌를 18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MIT의 무료강좌 프로그램에는 세계 각국에서 한달 평균 140만명이 접속한다. 상아탑 밖에서도 배우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면 누구에게나 자유롭게 전파하기 위해 시작된 공개강좌 프로그램 운동은 존스홉킨스대, 미시간 주립대, 유타대를 포함해 전세계 120개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다. 버클리음대와 줄리아드 등 미국의 유명 음악교육 전문기관들도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소년들에게 무료 음악교육을 제공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지적인 활동을 통해 발전했다. 문학, 철학, 과학, 예술 등 각 분야에 걸친 지적인 결과물들이 전파되지 않고 그 시대, 그 인물의 주변에 머물렀다면 아무 의미가 없다.“지식이 공개적으로, 그리고 자유롭게 공유되고 운영될 때 교육이 가장 잘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MIT 공개강좌프로그램 운영자의 말을 되새겨 볼 만하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길섶에서] 빨간 코트/함혜리 논설위원

    아주 오래 전에 빨간색 코트를 장만했다. 색깔이 산뜻한 것이 눈에 들어 코트를 샀는데 결국은 너무 튀는 색깔 때문에 입지 못하고 옷장 속에 걸어만 두었다가 올겨울 아주 즐겨 입고 있다. 본전은 이미 다 뽑았다. 코트를 입고 나서면 “색깔 참 곱다.”“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런 남들의 칭찬도 듣기 좋지만 이 코트를 입으면 얼굴이 환해 보여서 기분이 좋다. 같은 옷인데 이렇게 바뀐 것은 왜일까. 예전에 중년 여성들이 입술에 빨간색 립스틱을 바르는 것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색을 칠하는지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화려한 색을 좋아하는 어머니에게도 이왕이면 고상한 색을 고르라고 잔소리를 했던 적도 많았다. 이제 나도 빨간색이 잘 어울리는 나이가 된 모양이다. 검은색이나 무채색을 좋아했는데 요즘은 화려한 색에 손이 먼저 간다. 어두운 색을 입으면 괜히 기분도 처지고 자신감도 없어진다. 밝은 색을 입어야 마음이 놓인다. 그러고 싶지 않지만 행동의 이모저모에서 나이든 티를 낸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관훈클럽 새 임원진 구성

    중견 언론인들의 연구·친목단체인 관훈클럽은 4일 함혜리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편집위원으로 선임하는 등 제54대(2007년도) 임원진을 구성했다. 다음은 새 임원진 명단.●운영위원 ▲총무 이재호(동아일보 논설위원실장) ▲서기 양상훈(조선일보 논설위원) ▲기획 전영기(중앙일보 정치부문 부장대우) ▲회계 최영범(SBS 정책팀장) ▲편집 오재석(연합뉴스 편집국 부국장)●감사 ▲이승철(경향신문 논설위원) ▲이재숙(KBS 보도국 국제팀 선임데스크)●편집위원 ▲윤영철(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정병진(한국일보 논설위원) ▲김종구(한겨레 미디어사업단장) ▲조현재(매일경제 편집국 국차장) ▲함혜리(서울신문 논설위원) ▲김현경(MBC 통일전망대팀장)
  • [서울광장] 사람 떠나는 걸 무서워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사람 떠나는 걸 무서워하라/함혜리 논설위원

    지난 6월 스위스 로잔에 있는 국제경영개발원(IMD)을 찾았었다.IMD 산하 국제경쟁력연구소(WCC)의 스테판 가렐리 소장은 국가경쟁력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한국이 그동안 구조조정하느라 허리띠를 졸라매고 개혁하느라 피눈물을 흘렸는데 국가 경쟁력은 도리어 후퇴한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국가 경쟁력이 왜 중요한지를 물었다.2006년 한국의 경쟁력은 61개 경제권(국가 및 지역) 가운데 38위로 지난해보다 9계단 내려앉았다. 중국이 12계단, 인도가 10계단 각각 상승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가렐리 소장은 올림픽 경기의 100m달리기에 비유해 국가경쟁력을 설명했다.“내가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남이 더 빨리 달리면 뒤처지는 것은 당연하다. 비교한다는 것은 가혹하지만 경쟁 사회에선 비교우위를 지녀야 살아남을 수 있다.”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든 것이 하나의 틀 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한 국가가 번영을 이루는 방법은 경쟁력을 키우는 것 외에는 없다. 그렇다면 국가 경쟁력은 누가 키우나?바로 사람이다. 달리기 경주에 나갈 선수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지식기반 사회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기업은 물론 각국 정부가 고급 인재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근호는 기획특집 ‘브레인파워 전쟁(the battle for brainpower)’에서 요즘 고급 인재난이 1990년대 말 닷컴 붐이 일었을 때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거에는 미국이 전세계 인재들의 블랙홀이었지만 최근 들어선 중국과 인도가 더 무서운 기세로 인재들을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이 두나라에 진출한 자동차, 유통, 미디어, 제조업, 텔레콤, 금융 서비스 분야의 외국기업들 사이에 최근 R&D 투자붐이 일면서 인력 수요는 엄청나다. 두나라 정부도 경쟁하듯 각종 인센티브를 제시하며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중국 인사청은 해외 헤드헌팅 연락사무소를 대폭 늘리고 해귀파(해외유학 귀국파)들에게 각종 지원을 해준다. 인도에는 최첨단 주거시설과 교육시설을 갖춘 해외거주 인도인(NRI·Non-Resident Indians) 단지가 곳곳에 들어서고 있다. 한국의 현실은 어떤가. 세계의 인재들이 대거 모여드는 중국이나 인도와는 정반대로 핵심인력들이 속속 빠져 나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로 나간 고급기술인력은 9000여명에 이른다. 중국 기업들은 정보통신, 자동차, 선박, 디자인 등 한국의 고급 기술인력을 사냥한다. 일본도 노령화로 인한 일손 부족을 한국에서 메우려 한다. 해외 유학생은 급증하고 있지만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많아 두뇌 유출로 연결된다. 인재유출은 위기의 신호다. 조직이든 국가든 마찬가지다. 인재들은 당장에 좋은 보수와 대우를 찾아 떠난다. 하지만 이들이 떠나는 근본적인 이유는 희망을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핵심인력의 유지 여부는 기업에 있어서는 시장가치와, 국가에 있어서는 경쟁력과 직결된다. 인재 없이는 국가의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 뇌가 비어 있는 사람을 상상하고 싶은가?인재 없는 국가를 상상하고 싶은가?그렇지 않다면 사람들이 떠나는 것을 무서워해야 한다. 그리고 인재들을 어떻게 확보하고, 유지하고, 관리할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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