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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野 종부세 개편 목소리, 공론 테이블에 올려야

    [사설] 野 종부세 개편 목소리, 공론 테이블에 올려야

    박찬대 원내대표와 고민정 최고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잇달아 종합부동산세 개편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22대 국회에서 본격 추진될지 주목된다. “부자 감세”라며 종부세 개편을 일축해 온 그동안의 민주당 입장과는 확연히 달라진 분위기다. 종부세는 2005년 노무현 정부 때 부동산 투기 억제를 위해 도입했지만 이중과세 논란과 함께 1주택자에게까지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문재인 정부가 세율과 공시가격 현실화율까지 대폭 올려 “징벌적 과세”란 비판까지 일었다. 고 최고위원은 엊그제 “세수가 목적이라면 다른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종부세 개편을 주장했다. 그에 앞서 박 원내대표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폐지를 주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최민희 당선인이 소셜미디어(SNS)에 ‘공정사회를 실현한다’는 민주당 강령을 올리면서 “고 의원의 종부세 폐지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등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국힘으로 가라”는 강성 지지자들의 비난도 쏟아진다. 그러나 집 한 채 가진 은퇴자들이 종부세를 내려고 대출을 받는 등 부작용이 큰 현실이다.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의 종부세 개편 논의는 불가피해졌다. 윤석열 정부도 이런 문제인식으로 지난해 1주택자 기본공제액을 11억원에서 12억원으로 높이고 공시가 현실화율 상승을 억제하는 등 종부세 부담을 줄여 왔다. 그럼에도 지난해 기준 1주택자 종부세 대상은 11만명을 넘었다. 차제에 중산층의 부담을 줄여 주고 이중과세 논란도 해소할 수 있도록 여야가 본격적으로 개편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다만 ‘똘똘한 한 채’ 쏠림과 저가 다주택자들과의 형평성 등이 불거질 수 있으니 재산세 누진율을 손보는 등 보완책도 함께 논의해야 할 것이다.
  • 전세사기특별법·민주유공자법… 尹, 11~15번째 거부권 줄 이을 수도

    전세사기특별법·민주유공자법… 尹, 11~15번째 거부권 줄 이을 수도

    용산 “先구제 後회수 국민 부담전세사기특별법 거부권 불가피”오늘 재의요구권 뒤 폐기 가능성野, 22대 국회서 재발의 방침 밝혀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당이 반대했던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전세사기특별법)과 ‘민주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안 제정안’(민주유공자법) 등 5개 쟁점 법안을 단독 처리하면서 향후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5개 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이 최대 15번째 거부권까지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 민주당은 벌써 거부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22대 국회에서 재발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전세사기 피해자를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식으로 지원하는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재석 의원 170명에 찬성 170명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전세사기 피해 주택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 임차인을 우선 구제해 주고,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해 비용을 보전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피해 구제를 위한 임차보증금 한도를 현행 3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했고 외국인도 피해자로 인정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회 입법권은 존중해야 하나 헌법상 법률을 집행해야 할 책무는 정부에 있다”며 거부권 제안을 예고했다. 정부·여당은 주택도시기금을 전세사기 피해자에게만 지원하면 형평성 문제가 뒤따르는 데다 사인 간 거래에 국가가 개입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국가 재정에 막대한 부담을 주는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데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가를 위해서라도 대통령 최후의 권한(거부권)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는 ‘선구제 후회수’가 현실화할 경우 1조원 이상의 주택도시기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향후 회수가 안 되면 고스란히 국민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이 이날 본회의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민주유공자법도 ‘뜨거운 감자’다. 민주유공자법은 별도 법률이 제정된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을 제외한 민주화운동 사망자와 부상자, 가족 또는 유가족을 예우해 의료·양로 지원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다. 여당은 ‘운동권 셀프 특혜’라며 반국가단체 판결을 받은 ‘남민전 사건’이나 ‘동의대 사건’ 관련자도 대상이 될 수 있어 가짜 유공자를 양산한다고 반대해 왔다. 민주당은 수정안에서 특혜 논란이 있었던 교육·취업·주택 지원 항목을 대폭 삭제했고, 민주유공자로 인정되려면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강정애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정권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민주유공자 결정이 가능해 자유민주주의의 숭고한 가치가 훼손될 여지가 있다. 대통령께 재의요구권 행사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 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의 의료비 지원 기한을 2029년 4월 15일까지 5년 연장하는 ‘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개정안’, 한우산업 발전을 위해 농가를 지원하는 ‘지속 가능한 한우산업을 위한 지원법 제정안’, 농어업인 대표조직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농어업회의소법 제정안’ 등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유공자법과 이 3개 법안에 대해 “법안은 여야 합의 없이, 사회적인 논의도 거치지 않은 무리한 법인 만큼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 행사를 적극적으로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5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1대 회기 종료일인 29일이 유력하다. 이후 본회의가 열릴 시간이 없으므로 이 법안들은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된다. 다만 민주당은 폐기된 법안에 대해 여소야대의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3개 법안도 본회의에 부의했으나 김진표 국회의장은 “여야 및 정부와의 이견이 커서 의무 숙려기간을 규정하는 국회법 취지에 따라 본회의에서 처리하지 않겠다”며 이 법안들의 상정은 허용하지 않았다.
  • ‘尹대통령 재의 요구’ 채상병특검법, 국회 재표결서 폐기…고비 넘긴 與

    ‘尹대통령 재의 요구’ 채상병특검법, 국회 재표결서 폐기…고비 넘긴 與

    윤석열 대통령이 앞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채 상병 특검법)이 28일 21대 국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재표결됐지만 부결되면서 폐기됐다. 국민의힘은 단일대오를 형성해 반란표를 최소화하며 레임덕 위기를 피했지만, 민주당은 특검법을 22대 국회의 당론 1호 법안으로 다시 내놓을 계획이어서 양측의 충돌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채 상병 특검법은 이날 본회의에서 출석 의원 294명 중 찬성 179명, 반대 111명, 무효 4명으로 부결됐다. 재적의원 296명 중 수감 중인 무소속 윤관석 의원과 민주당을 탈당한 이수진(동작을) 무소속 의원을 제외한 전원이 참석했다. 재의 안건이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의 찬성이 필요한데, 가결정족수(196명)에 17명이나 부족했다. 이날 재표결이 국회법 112조 5항에 따라 무기명으로 진행돼 세밀한 분석은 어렵지만, 앞서 채 상병 특검법 찬성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 5명(김웅·김근태·안철수·유의동·최재형)이 실제 찬성표를 던졌다면, 이들을 제외한 모든 여당 의원이 단결해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 안팎에선 ‘이탈표가 10명까지 늘었다’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과는 달랐다. 만일 여당의 공개 찬성 5명 중 일부가 기표소에 들어가 반대표를 던졌다면, 오히려 범야권에서 이탈표가 나왔다는 해석도 여권에서 나온다. 179명의 찬성표 자체도 범야권(180석)의 의석수를 밑돈다는 것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론으로 정했던 사안에 대해 어긋남이 없이 단일대오에 함께 해주셨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공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등 수사기관에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 결과를 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막판까지 이번 총선에서 낙선, 낙천, 불출마한 현역 의원 58명을 대상으로 본회의 출석을 독려했고, 소속 의원 100%가 참석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들을 대상으로 찬성표를 던져달라고 설득했지만 결과를 뒤집지는 못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야권에서 이탈 가능성은 없고, 여당에서 특검법 찬성을 공언했던 5명 가운데 1명만 찬성하고 4명은 기권한 것이 아닌가 보고 있다. 호기롭게 기자회견을 하더니 결국 ‘쫄보’아니냐”고 해석했다. 이번 특검법의 부결로 야당이 강행 처리한 뒤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와 폐기된 법안은 8개로 늘었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지만 여야 합의로 독소조항을 제거한 뒤 통과된 이태원 참사 특별법이 유일한 예외다. 대통령실은 채 상병 특검법의 부결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당초 예상대로 5명 외에 추가 이탈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채 상병 사안에 대해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점이나 특검법안에 독소조항이 포함된 점, 야당의 일방적인 독주 등에 대해 여당과 대통령실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당과 대통령실은 국가 대의를 위해 책임을 다하는 공동운명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당이 22대 국회에서 마주할 현실은 더 팍팍하다. 22대 국회에서는 범야권 6당의 의석수가 192석이어서 여당 의원 중 8명만 이탈해도 대통령의 거부권이 무력화된다. 또 국민의힘에서 소신투표가 확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에서 다섯 번째로 찬성 입장을 표명한 김근태 의원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채 상병 특검의 핵심은 군의 안일했던 지휘체계가 어떻게 국방의 의무를 다하던 장병을 죽음에 이르게 했는지 밝혀내고, 해병대 수사단 활동에 외압이 있었는지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일련의 사태를 바라보며 우리나라의 국방과 사법 체계의 의문을 표하게 된 국민을 납득시켜 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찬성표를 예고했던 안철수 의원도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지금 멀어져 있는 국민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당과 더 가깝게 만들 수 있겠느냐는 고민의 일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민과 함께 반드시 채 상병 사망 사건의 진상 규명을 해내고 그에 더해 정부·여당이 왜 이렇게 극렬하게 진상 규명을 방해하는지에 대해서도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나가겠다”며 여권을 압박했다. 민주당, 정의당, 새로운미래, 조국혁신당, 기본소득당, 진보당 등 야 6당 의원들은 국회 본회의가 정회되자 로텐더홀에서 규탄대회를 열었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채 상병 특검을 재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본회의에서 민주당의 주도로 전세사기특별법이 단독 처리됐다. 재석 170명, 찬성 170명으로 만장일치로 가결됐으며,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해당 법안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게 보증금을 먼저 돌려준 뒤 나중에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하는, ‘선(先)구제, 후(後)회수’가 핵심 내용이다. 이에 대해 정부·여당은 도시주택기금을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하는 것에 따른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하며 별도의 정부 구제책을 마련했다.
  • 野 오늘 처리 vs 정부안 맞불… ‘전세사기특별법’ 또 다른 화약고?

    野 오늘 처리 vs 정부안 맞불… ‘전세사기특별법’ 또 다른 화약고?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침을 담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해당 방안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이를 제외한 정부 개정안을 별도로 내놓으며 맞섰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통과를 위한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 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엄청난 재정 소요가 있을 것처럼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특별법을 6개월마다 한 번씩 개정한다고 약속했는데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세사기특별법은 지난해 5월 선구제 후회수 방안이 빠진 채 국회를 통과했고, 6개월마다 법의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전제가 달렸다. 선구제 후회수는 전세사기 피해자인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일부를 우선 정부기관이 돌려주고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비용을 보전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여야는 피해자 선구제 부문에서 평행선을 달렸고, 야당은 단독으로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렸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구제 후회수 방안에 대해 “무주택 서민들의 청약저축으로 조성된 주택도시기금을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하는 것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개인 간 거래에 국가가 개입하는 데 따른 문제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전세사기 관련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세사기 피해지원 정부 대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처럼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대신 주거안정 방안으로 선구제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먼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피해 주택을 경매로 사들인 뒤 그 주택을 공공임대로 최장 20년까지 제공한다. 경매 과정에서 LH가 감정가보다 낮은 낙찰가로 사들였을 경우엔 그 차익을 피해자 임대료로 차감하고 피해자가 퇴거할 때는 남은 차익을 보증금 손해 회복에 지원한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 1년이 다 되도록 LH 매입임대는 한 건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통과시키고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병역특례 논란, 발상의 전환을

    [세종로의 아침] 올림픽 병역특례 논란, 발상의 전환을

    파리올림픽이 다가오면서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김종철 병무청장은 지난 13일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병역특례) 제도 개선 추진과 인구절벽에 따른 병역자원 확보 문제 등 새로운 해법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국방부와 병무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이달 말까지 구성해 “병역특례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는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지난해 열렸던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과 관련, 4월 말 현재 병역특례로 편입된 인원은 35명이다. 병역특례를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이기식 전 병무청장이 “예술체육요원을 포함한 보충역 제도는 도입할 당시와 비교해 시대환경, 국민 인식, 병역자원 상황 등의 측면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예술체육요원 병역특례 제도의 폐지 가능성을 거론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논란이 거세지자 기찬수 전 병무청장이 “병역자원이 안 그래도 부족한데 병역특례 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형평성에 맞는지부터 검토하려고 한다”고 발언한 바 있다. 2013년에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비정상의 정상화’ 추진계획 80개 과제 가운데 하나도 ‘예술체육요원 병역기준 개선’이었다.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3주 동안 기초군사훈련만 받으면 된다. 사실상 병역 면제라고 할 수 있다. 운동선수들을 위한 병역 혜택이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한 제도는 1973년 ‘병역의무특례 규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시작됐다. 국위 선양에 이바지한 선수들에게 혜택을 주자는 취지였지만 메달을 따는 선수가 늘어나면서 이미 1980년대 후반부터 폐지 논의가 계속됐다. 메달과 병역 혜택을 교환하는 제도의 존립 근거는 ‘국위 선양’이다. 하지만 메달을 따야만 국위 선양인지, 왜 금메달이어야만 하는지 설명이 갈수록 궁색해지는 게 사실이다. 어떤 면에선 방탄소년단(BTS) 멤버들이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하면서 국위 선양 논란은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최소한 BTS가 올림픽 금메달보다 국위 선양을 덜 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체육요원 제도를 전면 폐지하는 것만이 대안이라고 보기도 힘들 듯하다. 운동선수들이 가진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선수들은 대체로 20대가 전성기다. 유럽파 축구선수들이 군대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장기 계약이 불발되는 것은 여러모로 안타까운 일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올림픽 금메달에만 병역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줘 특혜 시비를 자초하는 것보다는 군복무 시기와 방법에 유연성을 발휘하는 방법이 더 긍정적이지 않을까. 다시 말해 군입대를 위해 국내 복귀를 해야 하는 시한을 현행 27세에서 37세 혹은 40세 정도로 충분히 연기해 주되, 그 이후에 일반병사보다 복무 기간을 더 늘려 병역의무를 이행하도록 한다면 메달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도 해결되고 메달이 갖는 본연의 가치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수들 역시 마음 편하고 떳떳하게 운동에 전념할 수 있지 않을까. 병역의무 방식도 발상의 전환이 가능할 듯하다. 가령 손흥민이나 김민재 같은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은퇴한 뒤 군인 자격으로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을 지도한다면 축구 발전은 물론 국가에 대한 신뢰까지도 높일 수 있으니 생각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 않을까 싶다. 강국진 문화체육부 차장
  • 野 28일 처리vs정부안 맞불…전세사기특별법 또 다른 ‘화약고’?

    野 28일 처리vs정부안 맞불…전세사기특별법 또 다른 ‘화약고’?

    더불어민주당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침을 담은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정부와 국민의힘은 해당 방안에 형평성 문제가 있다며 이를 제외한 정부 개정안을 별도로 내놓으며 맞섰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박주민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전세사기특별법 통과를 위한 전세사기 피해자 단체 간담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엄청난 재정 소요가 있을 것처럼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특별법을 6개월마다 한 번씩 개정한다고 약속했는데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비판했다. 전세사기특별법은 지난해 5월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이 빠진 채 국회를 통과했고, 6개월마다 법의 미비점을 보완한다는 전제가 달렸다. ‘선 구제 후 회수’는 전세사기 피해자인 임차인의 전세보증금 일부를 우선 정부기관이 돌려주고, 정부기관이 추후 임대인에게 구상권을 행사해 비용을 보전하는 방안이다. 하지만 여야는 피해자 선구제 부문에서 평행선을 달렸고, 야당은 단독으로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렸다. 반면 정점식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에 대해 “무주택 서민들의 청약저축으로 조성된 도시주택기금을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지원하는 것에 따른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며 “개인 간 거래에 국가가 개입하는 데 따른 문제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여당은 전세사기 관련 법안을 22대 국회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이날 ‘전세사기 피해지원 정부 대안’을 내놓았다. 민주당처럼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대신 주거안정 방안으로 ‘선구제’ 효과를 내겠다는 취지다. 우선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피해자로부터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피해 주택을 경매로 사들인 뒤 그 주택을 공공임대로 최장 20년까지 제공한다. 경매 과정에서 LH가 감정가보다 낮은 낙찰가로 사들였을 경우엔 그 차익을 피해자 임대료로 차감하고 피해자가 퇴거할 때는 남은 차익을 보증금 손해 회복에 지원한다. 그러나 특별법 시행 1년이 다 되도록 LH 매입임대는 한 건에 불과하다. 민주당이 전세사기특별법을 단독 통과시킬 경우 이에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다면 해당 법안은 21대 국회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된다.
  • 인천, 물병 투척 자진신고한 124명 ‘무기한 출입 금지’

    인천, 물병 투척 자진신고한 124명 ‘무기한 출입 금지’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운동장 안으로 물병을 투척한 관중 124명에 대한 최후의 조치로 ‘홈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결정했다. 하지만 매 경기 모든 관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입장시킬 수 없기 때문에 ‘봉사활동 100시간 이수’로 탈출구를 열어 뒀다. 인천은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FC서울과의 홈경기 종료 직후 물병을 투척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관중 124명에 대해 홈경기 출입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제재금 2000만원 및 5경기 홈 응원석 폐쇄 징계를 내린 지 일주일 만에 자체 조치한 것이다. 인천 홈팬들은 지난 11일 서울과의 경인 더비에서 1-2로 패한 뒤 상대 골키퍼 백종범이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포효하자 경기장 안으로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인천 선수들의 중재에도 더 많은 물병이 날아들었고 서울 주장 기성용 등이 급소를 맞아 쓰러지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인천은 이틀 뒤부터 자진 신고를 받았는데 7일 동안 124명이 응답했다. 구단 이사진을 비롯해 법조 전문가, 인천시 관계자 등이 22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무기한 출입 금지’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경기장 청소, 입장 관중 물품 검사, 구단 캠페인 참여 등 구단이 지정한 봉사활동을 100시간 이수하면 징계를 해제해 준다. 또 자진 신고자에게 연맹 제재금에 대한 자발적 모금도 받기로 했다. 이를 어길 시 손해액 구상권 청구 등의 조치가 추가될 예정이지만 120명이 넘는 관중을 매 경기 솎아 내는 데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인천 관계자는 “25일 홈경기 전까지 자진 신고한 124명을 불러 징계 내용을 안내하고 서약서를 받을 예정”이라며 “모든 출입 관중의 신원을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으로 퇴로를 열어 줬다”고 설명했다. 홈 응원석 폐쇄도 K리그1 5경기와 코리아컵 1경기 등 연맹 징계보다 많은 6경기로 늘렸다. 인천은 다음달 19일 김천 상무와의 코리아컵 16강전을 포함해 7월 5일까지 홈 응원석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한다. 물품 규정도 강화해 입장 시 페트병 등의 병마개를 제거하고 대형 깃발, 현수막 등은 미리 신고해야 한다. 한편 서울은 백종범에게 부과된 ‘700만원 제재금’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지난 16일 ‘비신사적인 행위’를 이유로 인천 홈팬을 자극한 백종범을 징계했다. 서울은 결과가 나오자마자 형평성에 맞지 않다면서 이의를 제기했고 팬들도 모금에 나섰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백종범이 경기에 전념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선수의 뜻을 따르는 게 구단의 역할이라 판단했다”며 “모아 주신 성금은 수호신(서울 응원단)과 협의해 의미 있는 곳에 쓰겠다”고 전했다.
  • 尹 “반도체가 민생” 26조원 지원한다

    尹 “반도체가 민생” 26조원 지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반도체가 민생”이라며 “금융·인프라·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중소·중견기업까지 아우르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중 전략경쟁이 불을 댕긴 ‘칩 워’(반도체 전쟁)에 일본과 유럽연합(EU), 대만까지 참전해 수조~수십조원대의 정부 보조금을 퍼붓는 상황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국가 재정을 통한 현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정부는 ‘정책금융·민간펀드·세제지원’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열고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총 26조원 규모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밝힌 ‘10조원’에서 두 배 이상 커졌다. 정부는 지원액의 70%인 18조 1000억원을 금융지원(17조원)과 펀드 조성(1조 1000억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산업은행에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관련 기업들에 우대금리로 대출한다. 기존 3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조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공장 신축, 라인 증설과 같은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다 보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산업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데 필요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는 2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 경기 용인에 조성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에 걸리는 기간은 7년(2024~2031년)에서 절반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 보조금이고 문제 대응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D·인력 양성에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5조원 이상 투입한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들인 3조원에서 2조원 증액했다. 최 부총리는 “첨단 패키징, 미니팹(fab·공장) 구축 등 R&D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시행 중인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K칩스법)와 R&D 세액공제 혜택을 부각하며 현금성 보조금 지원엔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R&D와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환급해 주는 것으로 보조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몰되는 세액공제를 연장해 기업이 R&D와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세액공제 방식 지원이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의 7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지원으로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기업 수익이 늘고 국민은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누리게 된다”면서 “세액공제로 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세수 결손만 생기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세수를 창출해 결국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수도 확충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책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26조원’이 실질적인 지원액이 아닌데도 마치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착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은 현금이 많이 필요해 보조금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현금이 확보돼야 기술력을 유지하고 대기업도 혜택을 보게 돼 국산 반도체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반도체 산업 환경에선 직접 보조금보단 세제지원이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반도체 보조금’은 특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지어도 3~4년은 걸리기 때문에 당장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발전과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세제 혜택이나 기금, 저리 대출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정부 “전세사기법 개정안 작동 힘들어…‘선구제’조차 불가”

    정부 “전세사기법 개정안 작동 힘들어…‘선구제’조차 불가”

    ‘선(先)구제 후(後)회수’ 방안을 담은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이 야당 주도로 오는 28일 국회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정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작동이 힘들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선구제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미비하고,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이 부실채권이다 보니 후회수도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김규철 국토교통부 주택토지실장은 23일 서울 서초구 한국부동산원 강남지사에서 열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종합 토론회’에서 “선구제 후회수를 통해 전세사기 피해자를 지원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법안이 작동하기 위한 구조가 충분히 갖춰졌느냐 하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법적 안전성이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개정안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이 전세사기 피해자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먼저 구제한 뒤, 비용은 경·공매와 매각을 통해 추후 회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그런데 ‘공정한 가치 평가’를 거쳐 채권을 매입한다고만 규정해 해석이 분분하고, 재원 마련 방안도 불명확하다는 지적이 많다. 김 실장은 “전세사기 특별법은 내년 5월까지 기한을 둔 한시법인데, 개정안이 시행되면 법적 분쟁이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코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주택도시기금을 채권 매입 예산으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 목소리를 냈다. 김 실장은 “선구제에 소요되는 재원이 무주택 서민들이 청약을 위해서 잠시 맡겨둔 돈을 가지고 지원을 해주겠다는 구조이기에 자금의 목적하고도 맞지 않는다”면서 “회수 되지 않는 구조로 인해서 다른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법안이 개정되면 당장 한 달 뒤부터 효력이 발생하는 데 주택도시기금 활용이 불가능하다는 문제의식도 나왔다. 이장원 국토부 피해지원총괄과장은 “새로운 목적으로 수조 원의 기금을 사용하려면 국회 승인이 필요하다”면서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한다 해도 22대 국회 원구성이 되고 기금운용계획 승인이 떨어져야 지출할 수 있기 때문에 한 달 뒤 시행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 간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 과장은 “특별법은 내년 5월 30일 효력이 다 하는 그 이후 발생한 피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고민해봐야 한다”면서 “선구제 후회수라는 명칭은 좋지만 선구제가 어렵고 후회수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패널 토론을 맡은 안형준 법무법인 감동으로 변호사도 “선구제 후회수 관련 부동산 임대인이 두 가구 이상 임대차를 체결했을 때만 도움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평등권 침해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채권 매입과 자금 회수 업무를 담당하게 될 HUG는 예상 낙찰가를 파악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선순위 채권 할인을 매입하도록 한 규정이 재산권 침해 가능성이 있는 등 개정안 시행을 부정적으로 봤다. 이에 더해 조직 인력 충원 등 운용 비용만 1000억~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부는 기존 전세사기 피해 지원을 보완하고 예방할 수 있는 현행법보다 강화된 거주 지원 방안책을 조만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가 민생, 시간이 보조금”

    윤석열 대통령 “반도체가 민생, 시간이 보조금”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반도체가 민생”이라며 “금융·인프라·연구개발(R&D) 분야는 물론 중소·중견기업까지 아우르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미중 전략경쟁이 불을 댕긴 ‘칩 워’(반도체 전쟁)에 일본과 유럽연합(EU), 대만까지 참전해 수조~수십조원대의 정부 보조금을 퍼붓는 상황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다. 일각에선 ‘국가 재정을 통한 현금 지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지만, 정부는 ‘정책금융·민간펀드·세제지원’ 방식을 고수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2차 경제이슈점검회의를 열고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총 26조원 규모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0일 밝힌 ‘10조원’에서 두 배 이상 커졌다. 정부는 지원액의 70%인 18조 1000억원을 금융지원(17조원)과 펀드 조성(1조 1000억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산업은행에 17조원 규모의 반도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해 관련 기업들에 우대금리로 대출한다. 기존 3000억원 규모로 조성 중인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조 1000억원으로 확대한다. 윤 대통령은 “기업이 공장 신축, 라인 증설과 같은 설비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다 보니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다”면서 “산업은행의 지원 프로그램으로 어려움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데 필요한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지원에는 2조 5000억원을 투자한다. 경기 용인에 조성되는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에 걸리는 기간은 7년(2024~2031년)에서 절반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시간이 보조금이고 문제 대응 속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D·인력 양성에는 내년부터 2027년까지 3년간 5조원 이상 투입한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들인 3조원에서 2조원 증액했다. 최 부총리는 “반도체 관련 첨단 패키징, 미니팹(fab·공장) 구축 등 R&D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그 결과를 내년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현재 시행 중인 반도체 시설투자 세액공제(K칩스법)와 R&D 세액공제 혜택을 부각하며 현금성 보조금 지원엔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R&D와 설비 투자금의 일정 비율을 국가가 환급해 주는 것으로 보조금이나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 일몰되는 세액공제를 연장해 기업이 R&D와 설비 투자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 사안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세액공제 방식 지원이 ‘부자 감세’라는 비판도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반도체 산업 종합지원 프로그램의 70% 이상은 중소·중견기업이 혜택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지원으로 기업 투자가 확대되면 기업 수익이 늘고 국민은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누리게 된다”면서 “세액공제로 보조금을 준다고 해서 세수 결손만 생기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세수를 창출해 결국 우리 경제 규모가 커지고 세수도 확충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대책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26조원’이 실질적인 지원액이 아닌데도 마치 ‘보조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착시를 일으킨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반도체의 국산화율을 높이려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중요하고, 소부장 기업은 현금이 많이 필요해 보조금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현금이 확보돼야 기술력을 유지하고 대기업도 혜택을 보게 돼 국산 반도체가 급변하는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도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 반도체 산업 환경에선 직접 보조금보단 세제지원이 적합하다는 견해도 있다.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등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 ‘반도체 보조금’은 특혜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조금을 받아 공장을 지어도 3~4년은 걸리기 때문에 당장 어려움을 타개하는 것보다 지속적인 발전과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세제 혜택이나 기금, 저리 대출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인천 ‘물병 투척’ 124명에 ‘무기한 출입 금지’…“매 경기 확인 어려워 봉사활동 퇴로”

    인천 ‘물병 투척’ 124명에 ‘무기한 출입 금지’…“매 경기 확인 어려워 봉사활동 퇴로”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가 운동장 안으로 물병을 투척한 관중 124명에 대한 최후의 조치로 ‘홈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결정했다. 하지만 매 경기 모든 관중을 일일이 확인하고 입장시킬 수 없기 때문에 ‘봉사활동 100시간 이수’로 탈출구를 열어뒀다. 인천은 23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2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 종료 직후 물병 투척한 사실을 자진 신고한 관중 124명에 대해 홈 경기 출입을 무기한 금지한다”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8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제재금 2000만원 및 5경기 홈 응원석 폐쇄 징계를 내린 지 일주일 만에 자체 조치한 것이다. 인천 홈 팬들은 지난 11일 서울과의 경인 더비에서 1-2로 패한 뒤 상대 골키퍼 백종범이 관중석을 향해 두 팔을 벌리며 포효하자 경기장 안으로 물병을 던지기 시작했다. 인천 선수들의 중재에도 더 많은 물병이 날아들었고 서울 주장 기성용 등이 급소를 맞아 쓰러지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자 인천은 이틀 뒤부터 자진 신고를 받았는데 7일 동안 124명이 응답했다. 구단 이사진을 비롯해 법조 전문가, 인천시 관계자 등이 22일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무기한 출입 금지’로 의견을 모았다. 다만 경기장 청소, 입장 관중 물품 검사, 구단 캠페인 참여 등 구단이 지정한 봉사활동을 100시간 이수하면 징계를 해제해 준다. 또 자진 신고자에게 연맹 제재금에 대한 자발적 모금도 받기로 했다.이를 어길 시 손해액 구상권 청구 등의 조치가 추가될 예정이지만 120명이 넘는 관중을 매 경기 솎아내기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인천 관계자는 “25일 홈 경기 전까지 자진 신고한 124명을 불러 징계 내용을 안내하고 서약서를 받을 예정”이라면서 “모든 출입 관중의 신원을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봉사활동으로 퇴로를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홈 응원석 폐쇄도 K리그1 5경기와 코리아컵 1경기 등 연맹 징계보다 많은 6경기로 늘렸다. 인천은 다음 달 19일 김천 상무와의 코리아컵 16강전을 포함해 7월 5일까지 홈 응원석 관중 없이 경기를 진행한다. 물품 규정도 강화해 입장 시 페트병 등의 병마개를 제거하고 대형 깃발, 현수막 등은 미리 신고해야 한다. 한편 서울은 백종범에게 부과된 ‘700만원 제재금’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는 지난 16일 ‘비신사적인 행위’를 이유로 인천 홈팬을 자극한 백종범을 징계했다. 서울은 결과가 나오자마자 형평성에 맞지 않다면서 이의를 제기했고 팬들도 모금에 나섰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백종범이 경기에 전념하고 싶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선수의 뜻을 따르는 게 구단의 역할이라 판단했다”며 “모아 주신 성금은 수호신(서울 응원단)과 협의해서 의미 있는 곳에 쓰겠다”고 전했다.
  • 이스라엘·하마스 동시에 겨눈 ICC…서방 국가들 “형평성 어긋나” 반발

    이스라엘·하마스 동시에 겨눈 ICC…서방 국가들 “형평성 어긋나” 반발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이 가자전쟁 당사국 지도부에 전쟁범죄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청구한 데 대해 서방국가가 일제히 비판하고 나섰다. 이스라엘을 전쟁을 촉발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이 전쟁범죄라는 판단이 나오면 지지층 이탈을 감수하면서 이스라엘을 지원해 온 명분이 사라져 재선 가도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카림 칸 ICC 검사장은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왼쪽)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 하마스의 야히야 신와르(오른쪽), 무함마드 알 마스리, 이스마일 하니예 등 5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칸 검사장은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은 가자지구 내 민간인을 굶기는 것을 전쟁무기로 삼고 이들에게 공격을 지시했다”고 했고, 하마스 지도자 3명은 “이스라엘인 학살, 인질 납치, 강간, 고문 등의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CNN 방송 인터뷰에서 “법 위에 있는 사람은 없다”면서 “판사들 앞에서 자유롭게 이의를 제기해도 좋고 이는 내가 권고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ICC 재판부가 네타냐후와 신와르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면 국가원수급에 대한 네 번째 체포영장 사례가 된다.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전 대통령(2009·2010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알 카다피(2019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2023년)에 이은 것이다. ICC는 체포영장 발부 시점을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해 푸틴 대통령의 체포영장 발부까지는 24일이 걸렸다. 체포영장이 실제로 집행될 확률은 ‘0’에 가깝다는 게 중론이다. 이스라엘은 미국, 중국, 러시아처럼 ICC 설립에 대한 ‘로마규정’ 당사국이 아닌 데다 이스라엘과 가자지구 사법당국이 자국 원수 체포에 나설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이날 체포영장 동시 청구에 대해 영국과 독일 등은 반대 의견을 명확히 밝혔다. 독일 외교부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대한 체포영장 동시 발부는 잘못된 형평성”이라 했고,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휴전이나 인질 구출, 인도적 지원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벨기에 외무장관은 “가자지구 내 범죄에 국가에 관계없이 동등한 잣대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청구에 찬성 의사를 보였다. 지난 1월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집단학살 혐의로 고발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국제법은 극악무도한 범죄자에게 동등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ICC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스라엘의 라파 침공을 두고 대립각을 세워 온 바이든 대통령은 “ICC의 결정은 터무니없고 형평에 맞지 않는다”면서 네타냐후 편을 들었다. 가뜩이나 재선 가도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적용된 전쟁범죄 혐의로 바이든 캠프의 선거 전략이 더 꼬일 수 있는 탓이다. 이스라엘 지원 명분이 약해지는 데다 진보 유권자의 이탈을 가속화할 수 있다. 그렇다고 ICC 검찰의 체포영장 청구를 비판하지 않으면 유대인 표심을 잃을 수도 있다. 가자전쟁 휴전 협상을 중재 중인 미국의 노력을 수포로 만들 공산도 크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휴전 협정 타결의 큰 장애물인 하마스 지도부를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 시끄러울 때만 반짝… 선거관리법안 ‘낮잠’[복마전 선관위]

    시끄러울 때만 반짝… 선거관리법안 ‘낮잠’[복마전 선관위]

    지난해 선거관리위원회 감독 강화를 위한 법안들이 쏟아졌지만 여전히 국회 상임위원회의 문턱조차 넘지 못했다. ●비리 의혹 후 11건 발의… 통과 1건 2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선관위 채용 비리 의혹 이후 발의된 선관위법·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모두 11건이었다. 이 중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선관위법 개정안 1건만 통과됐다. 이마저도 선관위 비상임위원의 활동비 지급을 위한 것으로, 채용 비리 방지책 등과는 거리가 있다. 나머지 법안은 상임위에서 한 차례 논의되는 데 그쳤다. 이에 의원들이 선관위를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 국회의원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선관위에 밉보여서 좋을 게 없었다”며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보자고 하면서 사실상 여야 짬짜미로 끝났다”고 말했다. ●형평성·신중 검토 없이 부실 법안도 부실한 법안 내용도 문제로 꼽힌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발의한 선관위법·국가공무원법 개정안은 장관급인 선관위 사무총장 임명 때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도록 하는 게 핵심 내용이다. 그러나 국회 사무총장·법원 행정처장·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 다른 헌법기관 유사 직위의 경우 인사청문회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은 5급 이상 선관위 공무원의 경우 선관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면하고, 6급 이하 공무원은 선관위원장이 임면하는 선관위법 개정안을 발의했으나 해당 법안을 검토한 전문위원은 헌법기관인 선관위 공무원을 대통령이 임면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 툭하면 ‘졸속’… 여전히 ‘네 탓’ [뉴스 분석]

    툭하면 ‘졸속’… 여전히 ‘네 탓’ [뉴스 분석]

    정부가 국가통합인증마크(KC) 미인증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금지를 추진하다 역풍을 맞고 사흘 만에 철회했지만 여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3월부터 해외직구 종합대책 범정부 태스크포스(TF)에 참여했던 14개 정부기관은 논란이 커지자 약속이나 한 듯 “우리 담당이 아니다”란 식으로 책임 공방에서 비켜서려는 모양새다. 설익은 대책 발표와 철회에 이어 정책 혼선에 대한 무책임까지 맞물린 볼썽 사나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20일 서울신문이 접촉한 산업통상자원부 등 해외직구 TF 참여 부처의 담당자들은 “이번 일은 국무조정실과 (KC 인증을 담당하는) 국가기술표준원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실무를 담당했던 국표원 관계자는 “(상급 기관인) 국조실이 보도자료와 발표 자료까지 직접 작성했다”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6일 국정 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대책을 직접 발표했지만 국조실도 오롯이 책임을 인정하진 않았다. 이정원 국조실 국무2차장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갑자기 해외직구를 차단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검토하지도 않았다”면서 KC 미인증 제품 전면 금지 방침은 ‘오해’라고 밝혔다. 16일 발표를 전면 부인한 것임에도 국민과 언론의 이해도 부족을 문제삼았다. 국조실 관계자는 “국민 편의성 문제에 있어 정책이 세심하지 못하고 부족한 점도 있었으나 언론과 여론을 통해 국민 안전과 관련한 정부 대책을 신속하게 마련해 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만큼 이 원칙에 따라 총리실이 빠르게 각 부처 간 이견을 조율했다는 점을 봐 달라”고 말했다.책임을 인정하는 기관은 없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면세 제도 관련만 담당했다”고 말했고 공정거래위원회 측은 “문제가 된 건 소비자 안전 분야인데, 우리는 소비자 보호만 맡았다”고 밝혔다. TF 회의에 직접 참여한 정부기관 관계자는 “TF에서 유해한 직구 제품에 대한 강화된 조치를 논의했고, 전면 차단이 아니라 집중 모니터링을 실시한 뒤 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는데 발표 과정에서 갑자기 ‘금지·원천 차단’이라는 과한 표현이 들어갔다”면서 “이럴 거면 합동 브리핑을 왜 했나 싶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파문은 애초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대답만 하면 돼) 방식의 접근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발암물질 범벅’ 제품으로부터 국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제재한다는 방향성이 처음부터 확고했다는 것이다. 현 정부와 껄끄러운 중국의 플랫폼이었기에 가능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는 동안 ‘소비자 안전’에 과몰입한 정부는 정작 해외직구가 일상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놓쳤다. KC 미인증 제품 반입 금지 결정으로 소비자 선택권이 침해당할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사회 변화에 둔감한 관료 조직이 ‘탁상행정’에서 벗어나지 못해 생긴 일이란 지적도 나온다. 16~18일 직구족들의 분노가 쏟아지고 여권 유력 정치인들마저 호응하자 당국자들은 “이렇게 반발이 거셀 일이냐”고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고물가에 초특가 해외직구로 생활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다. TF에서 “소비자 반발이 예상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정부는 20여번의 회의 과정에서 ‘소비자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KC 인증을 의무화하면 제품 가격이 올라 국민 부담이 커진다는 점도 고려하지 못한 결정이었다. 실제 정부 대책 발표 이후 해외직구 카페와 블로그에서는 영양제·피규어·전자기기·유아용품·전자책·가방 등을 해외직구하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하는 글이 쇄도했다. 총선 민심에 호되게 당한 뒤 여론에 더욱 민감해진 여당과도 정책 발표 전 아무런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전문가 자문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것도 패착이었다.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출신인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앞으로 정부 각 부처는 민생 각 정책, 특히 국민 민생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당과 충분히 협의해 주길 촉구한다”면서 “당정 협의 없이 설익은 정책이 발표돼 국민 우려와 혼선이 커지면 당도 주저하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를 낼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여과 없이 수용한 것도 악수가 됐다.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C커머스의 초특가 공습에 “국내에서 제품을 팔려면 일정 비용을 내고 반드시 KC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해외직구 제품은 KC 인증을 받지 않기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2월 고광효 관세청장과의 간담회에서 해외직구 플랫폼과 국내 소상공인 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직구 상품에 대한 과세 ▲KC 인증 의무 부여 ▲연간 결제 한도 설정 등을 요청했다. 정부는 국내 소상공인이 역차별당한다는 판단 아래 ‘해외직구 제품 KC 인증 의무화’를 수용했다. 소상공인을 지원한다는 명분만 생각하다가 침묵하는 소비자의 선택권에 미칠 파급효과는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소상공인 권익을 대변하는 대한상의는 “해외직구 제품 KC 인증 의무화를 정부에 공식 건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 정부 들어 ‘아님 말고식’의 정책 발표 및 철회는 처음이 아니다. 박순애 전 교육부 장관은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자고 주장했다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현실을 도외시한 ‘주 최대 69시간 근로제’도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지난해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가 1년 만에 복원하기로 한 것도 대표적인 정책 실패 사례로 꼽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위’에서 방향성을 정해 두고 가는 정책에 대해서는 일부 문제가 있더라도 부처에서 큰 줄기를 틀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 군인·소방관 문신 되고 경찰관은 안 된다, 왜?

    군인·소방관 문신 되고 경찰관은 안 된다, 왜?

    어릴 적부터 경찰관을 꿈꿔 온 강호진(27·가명)씨는 최근 경찰 채용 시험을 포기했다. 20대 초반 친구와 함께 허벅지 안쪽부터 무릎까지 17㎝가량 길이로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사자성어를 ‘우정 문신’으로 새겼는데 이게 걸림돌이 됐다. ‘문신이 있으면 경찰관이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피부과 여러 곳을 돌며 상담했지만 제거 시술은 2년에 걸쳐 20회 이상, 비용은 600만~800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경찰관의 꿈을 접었다. 강씨는 “다른 공무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왜 경찰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신은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이 됐지만 경찰관 채용 시 불이익을 받는 규정은 그대로다. ‘문신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하는지 여부’에 대한 채용 평가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명확한 크기 제한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공무원 채용 시험에 관한 규칙의 신체검사 세부 기준을 들여다본 결과에 따르면 채용 응시자에게 ‘경찰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신이 있으면 불합격된다. 얼굴, 목, 팔, 다리 등을 포함해 경찰 제복 착용 시 외부에 노출되는 문신이 있을 때 해당된다. 문신 내용에 대한 판단 기준은 ▲혐오성(폭력적·공포감) ▲음란성(성적 수치심) ▲차별성(인종·종교·성별) ▲기타(공직자 직업윤리에 어긋난 이미지) 등이다. 하지만 ‘경찰의 명예 훼손’이라는 문구가 추상적인 데다 유사한 문신이 있거나 문신을 지운 흔적이 있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등 기준도 들쑥날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올해에는 손가락과 왼팔 등에 문신을 새겼다가 제거 시술을 받은 지원자가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해에는 팔과 어깨 등에 문신을 지운 자국이 있는 지원자도 합격했다. 더욱이 소방관이나 일반 공무원은 신체검사 등 채용 과정에서 문신 여부를 별도로 문제삼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군인도 ‘신체 부위의 문신 합계 면적이 120㎠ 이하’라면 간부로 선발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경찰관의 업무 특성상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문신이 대중화됐다고 해도 경찰관 몸에 문신이 있다면 과거 조직폭력배처럼 시민에게 불안감과 공포감을 심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문신의 크기, 제거 시술을 받았을 때의 노출 정도 등 세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언했다.
  • 경찰은 왜 ‘우정타투’도 안 돼요? “채용 기준 불명확” 지적

    경찰은 왜 ‘우정타투’도 안 돼요? “채용 기준 불명확” 지적

    어릴 적부터 경찰관을 꿈꿔온 강호진(27·가명)씨는 최근 경찰 채용 시험을 포기했다. 20대 초반 친구와 함께 허벅지 안쪽부터 무릎까지 17㎝가량의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사자성어를 ‘우정 문신’으로 새겼는데 이게 걸림돌이 됐다. ‘문신이 있으면 경찰관이 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피부과 여러 곳을 돌며 상담받았지만 제거 시술은 2년에 걸쳐 20회 이상, 비용은 600만~800만원이라는 얘기를 듣고 꿈을 접었다. 강씨는 “다른 공무원은 문제가 되지 않는데 왜 경찰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문신은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이 됐지만, 경찰관 채용 시 불이익을 받는 규정은 그대로다. ‘문신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하는지’라는 채용 평가 기준이 너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명확한 크기 제한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일 경찰공무원 채용시험에 관한 규칙의 신체검사 세부 기준을 보면, 채용 응시자에게 ‘경찰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문신이 있으면 불합격이 된다. 얼굴, 목, 팔, 다리 등을 포함해 경찰 제복을 착용했을 때 외부에 노출되는 문신이 있을 때 해당된다. 문신 내용에 대한 판단 기준은 ▲혐오성(폭력적·공포감) ▲음란성(성적 수치심) ▲차별성(인종·종교·성별) ▲기타(공직자 직업윤리에 어긋난 이미지) 등이다. 하지만 ‘경찰의 명예 훼손’이라는 문구가 추상적인데다 유사한 문신이 있거나 문신을 지운 흔적이 있더라도 다른 결과가 나오는 등 기준도 들쑥날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예컨대 올해 손가락과 왼팔 등에 문신을 새겼다가 제거 시술을 받은 지원자가 신체검사에서 불합격 처분을 받았지만, 지난해는 팔과 어깨 등 문신을 지운 자국이 있는 지원자는 합격했다. 더욱이 소방관이나 일반 공무원은 신체검사 등 채용 과정에서 문신 여부를 별도로 문제 삼지 않아 형평성 논란도 제기된다. 군인도 ‘신체 부위에 문신 합계 면적이 120㎠ 이하’라면 간부로 선발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경찰관의 업무 특성상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건수 백석대 경찰학과 교수는 “문신이 대중화됐다고 해도 경찰관 몸에 문신이 있다면 과거 조직폭력배처럼 시민에게 불안감과 공포감을 심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이웅혁 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문신의 크기, 제거 시술을 받았을 때 노출 정도 등 세부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립해야 논란이 줄어들 것”이라고 제언했다.
  • [그러니까] 당근마켓에서 안 쓰던 노트북 팔았는데…종합소득세 내야 할까?

    [그러니까] 당근마켓에서 안 쓰던 노트북 팔았는데…종합소득세 내야 할까?

    전자제품을 좋아하던 A씨는 지난해 노트북 등 사용하던 전자제품을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올려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판매했다. 그런데 최근 A씨는 국세청으로부터 5월 안에 종합소득세를 납부하라는 안내 연락을 받고 깜짝 놀랐다. 중고 판매로 얻은 수익이 개인 사업자가 벌어들인 사업 소득으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18일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국세청은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의 일부 이용자들에게 종합소득세 신고·납부 안내문을 발송했다. 지난해 중고거래를 통해 일정 수준 이상의 사업 소득을 벌어들였다면 종합소득세 신고 기한인 이달 말까지 신고·납부하라는 내용이다. 지난해 2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국세청은 7월부터 당근마켓 등 전국 100여개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 내역 자료를 제출받았다. 이 자료를 토대로 국세청이 추산한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은 약 500여명이다. 당근마켓 이용자가 1900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거래 소득이 높은 일부 이용자에 한정된 셈이다. 그러나 국세청이 자칫 과세의 거래 기준선을 설정하는 것처럼 보일까 우려해 과세 대상의 구체적인 거래 횟수나 규모 등을 밝히지 않으면서 이용자들 사이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A씨와 같은 경우라면 종합소득세를 내야 할까. 서울신문은 중고 거래와 관련된 주요 내용과 궁금한 점을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Q. 중고 거래 시 종합소득세를 내야 하는 기준은 A. 사업성을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창출했는지 여부다.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온라인에서 특정 분류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계속적이고 반복적으로 판매하는 경우 사업자로 규정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익을 창출할 목적이 없이 사용하던 물품을 시중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했다면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아니라는 뜻이다. 예를 들어 옷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파는 의류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마진을 남기며 판다고 했을 때, 단 한 건만 판매하더라도 오프라인 거래와의 연속성이 있다고 보고 거래 금액을 사업 소득으로 취급한다. 반면 혼자 살던 사람이 결혼을 하면서 기존에 갖고 있던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전자제품 여러 개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시중가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한다면 거래 건수가 많고 판매 금액이 크더라도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거래 건수와 규모, 본업인지 부업인지 여부 등과 상관없이 이득을 취할 목적으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한다면 사업자로 보는 것”이라며 “가지고 있던 물품을 버리기 아까우니 판매하는 것인지, 이익 창출의 목적으로 판매하는 것인지 납세자 스스로는 알고 있기 때문에 후자의 경우 가산세가 붙기 전 자진해서 신고하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Q. 플랫폼상에 ‘999만 9999원’ 등 거래 금액을 허위로 입력한 경우는 A. 판매자가 물품의 가격을 정하기 어려울 때 플랫폼상 허위로 금액을 작성한 뒤 실제로는 구매자가 제시하는 더 낮은 금액으로 거래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기재한 금액이 허위이고 이익을 창출할 목적으로 한 거래가 아니라면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또 하나의 제품을 여러 게시글로 올린 경우에도 사업성이 없다면 신고하지 않아도 된다. 이때 국세청은 1차적으로 해당 거래가 실제 이득을 남길 수 있는 거래인지 아닌지를 판단한 후 사업성이 있는 거래로 보이면 추후 판매자에게 소명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국세청에서 소명을 요구하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실제 거래한 대화 내역 등 관련 자료를 첨부해 반복적인 판매가 아니란 점, 이익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소명하면 된다. Q. 일반적인 중고거래 플랫폼 이용자에겐 헷갈리는 제도다. 왜 올해 시행하게 된 건가 A. 중고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일반 이용자인 척하는 사업자에게 정당하게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다. 낮은 가격으로 명품을 사들인 뒤 수요에 의해 가격이 뛰면 다시 판매해 이익을 챙기는 ‘리셀러’ 등이 대표적이다. 또 실제 오프라인 매장이나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보유한 사업자도 소비자를 가장해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제품을 판매하면서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사업소득이 잡히지 않다 보니 종합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한 조세 회피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아도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지속해서 이득을 본다면 세법 측면에서는 사실상 플랫폼 안에 가게를 연 것으로 간주한다”며 “모든 국민이 사업 소득이 있으면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중고거래 플랫폼까지 확대 적용해 조세를 회피할 여지를 막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광장] 전세사기 줄이려면

    [서울광장] 전세사기 줄이려면

    2008년 금융위기 때부터 자주 쓰여 알려진 용어 중 ‘약탈적 대출’이 있다. 사실상 갚을 수 없는 주택담보대출이 결국 집을 압류하고 대출자의 삶을 망가뜨리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최근 몇 년간 집행된 전세자금대출 일부도 그렇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제도로, ‘주거사다리’ 역할을 한다. 좋은 제도일수록 악용 세력에겐 좋은 먹잇감이다. 당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장치가 필요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부동산 거래 정보의 활용 범위와 주체를 넓혀야 한다. 정보는 사건이 발생하면 증거 능력을 갖지만, 미리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피해를 막을 때 더 큰 가치를 갖는다. 올 1월 정부가 발표한 자료 중에는 압류돼 있고 세입자가 있는 집 12채를 한 사람이 모두 산 것이 이상해 조사하다가 적발된 전세사기가 있다. 계약과 무관하게 매도자와 중개보조원 사이에 반복적으로 자금이 오간 정황, 매매가와 비슷한 전세가 등 깡통전세가 의심돼 수사 의뢰됐다. 매수자는 ‘바지사장’이었다.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지키기 위해 확정신고를 했다. 확정신고에는 임대인 정보도 들어간다. 전세자금대출은 세입자가 아닌 임대인에게 직접 입금된다. 수백 채, 수십 채 전세사기에서 임대인은 같았다.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에서 혜택을 받고 임대보증금 보험 가입 의무도 있다. 서울보증보험 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보험을 들어야 했지만 전세사기 피해 건물은 그렇지 않았다.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무작위로 한두 건이라도 조사해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지자체가 하는 일은 임대사업자의 위반 사항에 대한 세입자 신고를 받는 것에 그쳤던가 싶다. 전세사기는 공인중개사가 있어서 가능했다. 2022년 7월부터 10개월간 정부 특별단속에서 적발된 전세사기 의심자 970명 중 공인중개사·중개보조원이 414명(42.7%)이다. 10명 중 4명이다. 중개업소는 거래가 완성되면 공제증서를 준다. ‘공제금액 2억원’이 그해 중개한 모든 계약에 해당하고, 사고가 터져도 중개사의 고의나 과실이 증명돼야 하며 계약자의 주의 의무를 따지느라 실제 지급된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은 대규모 전세사기가 발생한 이후에 알려졌다. 전세사기뿐만 아니라 많은 부동산 계약에서 고객은 그런 사실을 몰랐다. 대국민 기망에 가깝다. 공제증서를 발급하면서 보험료를 받은 중개사협회는 그 돈으로 뭘 하는가. 동일인이 반복적으로 전세사기에 가담하는 행태가 적발되고 있다. 그런 행위를 경찰이 일일이 적발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협회가 핫라인이든 신고센터든 자정기구를 만들어라. 공인중개사 대다수는 부동산을 제대로 확인하고 매수자와 매도자 사이에서 보다 나은 결과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그들의 노력을 비웃는 사기 가담자들을 막는 것이 회원을 보호하는 일이다. 계약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현장을 잘 아는 협회가 만들면 어떤가. 임기가 열흘가량 남은 21대 국회 본회의에 전세사기 피해자에 대한 ‘선 구제 후 회수’를 담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이 부의돼 있다. 다른 사기와의 형평성, 재정 문제 등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다. 선례가 남아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개정안이 아니라 약탈적 대출 방지 방안과 보다 적극적 피해자 구제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정부가 인정한 ‘경제적 살인’ 피해자 1만 5433명의 공통적 어려움부터 해결하자. 전세자금대출은 임대인의 신용위험을 안고 있다. 상대적 약자인 세입자가 이를 모두 떠안는 구조는 옳지 않다.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대출 금융사와 보증기관이 정기적으로 크로스체크해 최소한 모니터링이라도 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감사원이 전세사기가 집중 발생한 지자체(인천 미추홀구, 서울 강서·관악구), 국토교통부와 HUG, 금융당국에 대한 공익감사를 진행 중이다. 문제점 파악을 넘어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전경하 논설위원
  • [마감 후] 그녀가 온다

    [마감 후] 그녀가 온다

    “방금 저에게 질문하신 분, 잘 안 들려요. 조금 더 크게 말해 주실래요?” 2022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2’에서의 일이다. 세계 각국에서 엄선된 스타트업 가운데 현장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영국 로봇기업 엔지니어드아트가 선보인 휴머노이드 로봇 ‘아메카’였다. 아메카는 많은 방문객들이 쏟아내는 질문에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갔다. 눈동자를 굴리거나 잠시 생각에 잠기고 미간을 찌푸리기도 하는 등 놀라울 정도로 사람과 비슷한 대화 패턴을 보였다. 아메카는 금속과 플라스틱, 전선 등으로 구성된 몸체에 얼굴만 회색 실리콘을 씌운 형태로 제작됐다. 인간과 너무 닮은 휴머노이드에 공포를 느끼는 현상인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피하기 위함이라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었다. 이는 ‘사실적으로 만들려면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도 보였다. 아메카가 더 인간스러워지기 위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사이 또 다른 인공지능(AI) 신인류가 등장했다. 창조주는 생성형 AI 챗GPT 개발로 글로벌 AI 개발 경쟁에 불을 지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사람처럼 ‘보고 듣고 말하는’ 새로운 AI 모델 ‘GPT-4o’를 공개한 뒤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그녀’(her)라는 단 한 단어만 올렸다. 이는 AI 비서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성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her’의 스토리를 빌려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GPT-4o를 조금 더 대중적인 영화 속 사례로 비유하자면 아이언맨 시리즈와 어벤져스 시리즈의 AI 비서 ‘자비스’와도 흡사하다. 사용자의 질문과 요구를 시각, 청각 정보로 입력해 추론하고 그 결과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사람처럼 다양한 감정 표현까지 가능하다. 문제는 AI 산업의 눈부신 발전 속에 한국 기업들이 관전자 혹은 조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AI 산업계는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새로운 AI 소프트웨어를 선보이면 국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 AI 모델에 적합한 AI용 반도체 개발과 고객사 수주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이런 경쟁도 녹록지 않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와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미국의 반도체 생태계 조성 정책에 따라 미국 반도체의 10나노미터(1㎚·10억분의1m) 이하 첨단공정 비중이 2022년 0%에서 2023년 28%로 늘어나며 한국(9%)을 제치고 대만(47%)에 이어 2위에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 구조 급변에도 우리 정부와 정치권은 여전히 느긋하다. 미국, 유럽, 일본과 같은 직접적인 ‘보조금’ 지원 요청에도 ‘타 산업군과의 형평성’, ‘대기업 퍼주기 비판’ 등을 내세우며 세제 지원 정책 유지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 보조금 관련 질문에 “시간이 보조금”이라고 했다. 직접 보조금 불가론을 ‘속도감 있는 사업 지원’ 정도로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그 시간 역시 막대한 보조금을 푸는 경쟁국에서 더 빠르게 흐르고 있다. 우리에게는 이것저것 따질 여유가 더는 없다. 박성국 산업부 차장
  • [사설] 의정 갈등 해결 절박하나 원칙은 잃지 말아야

    [사설] 의정 갈등 해결 절박하나 원칙은 잃지 말아야

    의대 증원에 반발해 휴학원을 내고 수업을 거부 중인 의대생들의 ‘집단유급’을 막기 위해 정부가 ‘1학기 유급 미적용’ 특례 규정을 검토 중이다. 의사 국가시험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40개 의대의 재학생 대부분이 학교를 떠난 상황에서 집단유급으로 발생할 대규모 의료 공백과 교육 파행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 타 전공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따지는 지적과 학사 운영 원칙을 허물어선 안 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의 어려움을 모르지 않지만 ‘특혜성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결정했으면 한다. 의과대를 운영하는 전국 37개 대학은 그제까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의대 학사운영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정부가 앞서 집단유급 사태 등을 막기 위해 탄력적인 학사 운영 등을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제출된 안은 1학기 원격수업 전면 확대 및 한시적으로 유급기준 미적용, 1학기 미취득 과목 2학기 이수 기회 부여, ‘학기제’의 ‘학년제’ 전환 등을 담고 있다. 9월부터 두 달간 진행되는 의사 자격시험 실기전형을 연기하거나 내년 1월로 예정된 필기전형과 순서를 바꾸는 방안도 들어 있다. 의대 학사 규정은 한 과목이라도 F학점을 받은 의대생은 유급 처리하도록 하는 등 엄격하다. 한데 학사 운영 유연화를 넘어 유급 미적용이나 학년제 전환 등 학칙까지 바꾸는 것은 학사 운영의 대원칙을 깬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실제로 2020년 정부가 의대 증원을 추진하다 의대생들의 반발로 국시 일정을 미루고 이듬해 응시 기회를 준 데 대해 아직까지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조치들이 ‘특혜’가 아니라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임시방편으로 원칙을 허물기보다는 어렵더라도 의료계와의 협상을 통해 갈등을 봉합하는 게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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