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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삼재 의원직사퇴 안팎/‘安風’ 팔짱 낀 黨에 경고메시지?

    ‘안풍(安風)사건’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한나라당 강삼재 의원이 24일 의원직을 던졌다. 강 의원은 이날 오후 마산시 회원지구당 사무실에서 가진 회견에서 “1심 판결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어려워졌다.”면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법원의 결정이지만 국민 앞에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공인으로서 정당한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사퇴 및 정계은퇴의 변을 밝혔다. 강 의원의 전격적인 사퇴선언은 당 지도부와 일절 논의하지 않은 ‘돌발행동’이다.이를 놓고 주변에선 엇갈린 해석이 나온다.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권의 대대적 공세가 예상되자,정계은퇴 카드로 당과의 연결고리를 끊으려 했다는 분석이 하나다.강 의원도 이번 판결에 대해 “당 자금을 지원받은 후보자들을 매도하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해선 안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하나는 안풍 재판에 소극적이던 당에 대한 경고 메시지가 아니냐는 관측이다.자금의 실체가 무엇이든 15대 총선 때 문제의 자금을 지원받은 현역의원이 수십명 포진해 있는 당으로서,이 문제에 관한 한정치적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거듭 상기시킨 것이다. 중앙당은 화들짝 놀랐다.최병렬 대표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가진 끝에 의원직 사퇴와 정계 은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정했다.홍사덕 총무는 “의원직 사퇴도 가당치 않고,정계 은퇴는 더더욱 말이 되지 않는다.강 의원이 무고하게 자기 자신에게 채찍을 가하는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면서 “강 의원에게 당당히 항소하도록 권고할 것”이라고 말했다.최 대표는 “안기부의 계좌추적만 허용하면 예산이 아니었다는 게 가려질 일”이라고 전제한 뒤 “사건의 진실은 (구여권의)5∼6명이 알고 있다.때가 되면 이들이 말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한나라당 지도부의 이같은 방침에 따라 강 의원은 사퇴 선언에도 불구,내년 5월 16대 국회 말까지 의원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강 의원의 사퇴파동에 한나라당이 본격 개입함에 따라 안풍사건은 항소심 추이에 맞춰 내년 4월 총선 때까지 정국의 주요 쟁점으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풍사건이란 한나라당 전신인 신한국당의 강 사무총장이 안기부(현 국정원)의 예산 1197억원을 빼돌려 1996년 15대 총선 때 신한국당의 선거자금으로 쓴 혐의로 기소된 사건을 말한다. 한편 이 사건 재판부인 서울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 이대경)는 강 의원 신병 문제에 대해 “항소하기 전에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1심 재판부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면서 “법정구속된 김기섭 전 안기부 운영차장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구속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하지만 재판부는 “판결 선고 후 피고인의 신분이 달라졌다고 바로 구속영장을 발부하는 사례가 거의 없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 정은주기자 jade@
  • 국민연금 개선 ‘쏟아진 해법’/“국민불만 크다” 국회·노동계·재계 대안 제각각 제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어떤 경우라도 연금은 지급한다.’는 선언을 하는 것은 어떤가.” “단계적으로라도 기초연금제를 도입해야 한다.” 22일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의 국정감사에서는 예상대로 정부가 추진중인 ‘국민연금개편안’이 핫이슈였다.의원들은 정부안에 대해 재계,노동계는 물론 국민들의 불만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갖가지 대안을 제시했다.특히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았다. ●“기초연금제 도입해야” 개혁당 유시민 의원은 “세금으로 재원을 마련해서 누구나 일정 연령(65세)이 되면 일정액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기초연금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윤여준 의원도 “기금 고갈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해소하는 방안으로 기초연금제 도입을 중장기적인 대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같은 주장을 폈다. 같은 당 이원형 의원도 “정부는 기초연금제를 도입할 경우 15조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보고 검토조차 안하고 있다.”면서 “일단 3조∼5조원 규모라도 시작해본 뒤단계적으로 확대하면 된다.”고 가세했다. 이에 대해 김화중 복지부장관은 “모든 국민들에게 연금을 지급하자는 기초연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기왕의 국민연금 기반을 흔들 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김 장관은 또 “민주노총 등이 대표를 참여시켜 15개월간 함께 협의를 해놓고 이런 저런 이유로 (정부안에)반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강변했다.이에 대해 한나라당 심재철 의원은 이례적으로 “정부안(연금개편안)에 찬성한다.”고 동조했다. ●아이디어성 제안 만발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아이디어성 제안도 쏟아졌다. 민주당 김성순 의원은 “적잖은 국민들은 기금이 고갈되면 연금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면서 “장관이 대통령이나 총리에게 건의해 ‘국가의 연금지급 보장선언’을 이끌어낼 용의는 없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김 장관은 이에 대해 “대통령께 한번 건의해보겠다.”고 답변했다. 통합신당 임채정 의원은 “국민연금에 대한 국민들의 광범위한 불신의 배후에는 민간 보험사들의 왜곡과 비방이 자리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들 보험설계사의 구전홍보 등 불신 조장행위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은 “실질체납액은 지역가입자가 직장가입자보다 9.2배나 높다.”면서 “정부는 지역가입자의 초과혜택을 축소해 형평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수기자 sskim@
  • 편집자에게/ “철저한 입주관리시스템 갖춰야”

    -‘영구임대 거주 38% 무자격자’기사(대한매일 9월22일자 11면)를 읽고 영구임대주택의 38%가 비영세민에게 임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읽고 무주택자의 한 사람으로서 더이상 우리 나라의 주택정책을 믿을 수 없을 것 같다. 영구임대주택은 분양 주택과 달리 정부 예산으로 짓는 공공재인 것으로 알고 있다.따라서 영구임대주택은 많은 영세민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야 하고 입주 과정에서 투명성과 형평성이 요구된다.집만 지어놓고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슬럼화되는 것은 둘째 치고 비영세민이 살고 있다는 것은 형평성을 무시하고,입주자 선정 과정에서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과 마찬가지다.발표대로 정부가 비영세민 거주를 방관했다면 이는 직무를 유기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예산 낭비는 물론 주택복지정책이 겉돌고 있다는 증거다.영세민 4만여명이 몇 년째 영구임대주택 빈집만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정부는 하루빨리 철저한 입주관리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정부는 국민임대주택 100만가구를 비롯해150만가구의 임대주택을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특히 국민임대주택은 인기 상승으로 청약경쟁률이 날로 치솟고 있다.국민임대주택 입주 시스템을 만들고 무자격자에게 임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한 때이다. 전병호 경기도 고양시 능곡동
  • 이슈 따라잡기 / 화물운송사업법 정부따로 국회따로

    지난 5월과 8월 두차례에 걸친 화물연대 운송거부로 화물운송 제도의 개선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정부와 국회의원이 제각각 화물운송사업법 개정안을 내놓아 논란이 일고 있다.이는 정부안과 의원들이 내놓은 안이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는 탓이다.정부안은 현행 등록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의 안은 화물차의 허가제를 채택하고 있다.전문가들의 평가를 보면 등록제는 차주들의 의견을 따른 것이고,허가제는 업계의 주장이 많이 반영된 것이다.이에 따라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치열한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정부와 의원 양자 모두 자신들이 만든 법안의 통과를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등록제와 허가제 대치 건교부는 최근 ▲현행 등록기준 차량 보유대수 5대에서 1대로 완화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자동차운송가맹사업제도’와 ‘화물자동차운전자격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집단적인 행동으로 국가경제에 심대한 위기가 초래할 경우 정상적인 운송을 위한 ‘업무복귀명령제’를 도입하는 것 등을 담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건교부는 또 국회 건설교통위의 윤한도 의원과 김경재 의원 등이 등록제의 전환에 대해 검토의견을 물어온 데 대해 ‘부동의’‘수용불가’ 등의 주무부처 의견서를 보냈다. 정부안과 달리,국회의원들은 두가지로 개정안을 마련했다.윤한도 의원 외 27인은 화물자동차업계의 영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현행 화물자동차운송사업 등록제를 허가제로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했다.또 김경재 의원외 8인은 일정한 기준만 갖추면 사업을 무조건 허용하도록 하는 현행 등록제에는 모순이 있다며 수급조절 등을 위해 면허제로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을 발의했다. 김 의원측은 “IMF직후 경제가 어려워 화물운송업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등록제를 실시했지만 오히려 도산과 신규진입의 악순환 등으로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은 물론 서비스의 부재로 국민의 피해가 컸다.”면서 “수급조절 기능을 위해 면허제가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쟁점 및 전망 건교부는 국회에서 발의된 개정안에 대해 ▲면허제로 전환할 경우 물류비 상승을 초래하고 ▲면허제 시행시점까지 차량급증으로 인한 공급과잉의 심화가 우려되며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는 전세버스,여객자동차대여사업,자동차관리업,건설업 등과 형평성에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건교부 관계자는 “직접 규제보다 시장원리에 맡기면서 운전자격제도 등을 강화하면 수급조절에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측은 “등록제 이후 물동량은 8.8% 늘었으나 차량은 60% 증가했다.”면서 “업계는 허가제 등을 통해 진입을 규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문 기자 km@
  • [씨줄날줄] 유리알 지갑

    세금 내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더 무섭다는 얘기도 있다.논어의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에서 유래한 말이다. 공자가 인적이 드문 험한 산중을 지나가다 새로 만든 무덤 앞에서 구슬프게 울고 있는 여인을 만났다.사연을 물어본즉 그 곳이 워낙 깊은 산중이어서 시아버지와 남편이 차례로 호랑이에게 물려가 돌아가셨는데,이번에 또다시 하나뿐인 아들마저 호랑이에게 빼앗겼다는 것이다.“이렇게 무서운 곳을 왜 떠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그 여인은 “그래도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세리(稅吏)들은 피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는 고사가 있다. 세금을 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우리가 빵과 콜라를 사서 먹을 때의 빵값에는 부가가치세가 들어 있으며,콜라값에는 특별소비세가 들어 있다.그리고 택시를 타고 가면 택시요금 속에 부가가치세가 들어 있으며,영화관에서 영화를 감상하는 경우에도 극장입장료에 부가가치세가 들어 있다. 문제는 형평성이다.세금이 지나치면 납세자의 저항을 불러오게 된다.특히 사회가 발전하고 복지수요가 커질수록 사회 구성원들의 ‘조세평등’ 요구는 높아지고 납세자들은 세금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이에 따라 ‘저항이 적고 손쉽게 걷을 수 있는 세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기 십상이다. 봉급생활자들이 바로 그런 경우다.매달 소득이 그대로 명세서에 찍혀나오고 회사가 친절하게도 원천징수까지 하기 때문에 소득을 감추고 말고 할 것이 없다.한마디로 속이 환히 들여다 보이는 투명한 ‘유리알 지갑’이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1998년∼2002년 사이에 자영업자의 세금부담은 30%가 늘어난 데 비해 봉급생활자의 세부담은 그 두배인 60%나 늘었다.그 결과 전체 국세에서 근로자들이 낸 세금의 비중이 지난 1999년 5.7%에서 2001년에는 7.4%로 높아졌다.특히 지난 2000년에는 목표액이 4조 1000억원인데 실제로는 6조 5000억원을 걷어 56% 초과징수를 기록한 사례도 있다. 일부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들의 ‘검은 지갑’이 ‘유리알 지갑’을 가진 봉급생활자들에게 떠안긴 상대적 박탈감을 어떻게 풀 것인가? 염주영 논설위원
  • “유류인상분 반환약속 지켜라”버스·택시업계, 정부에 촉구

    경영난을 겪고 있는 버스·택시업계의 최대 현안은 유가 인상분 100%의 반환 여부다.유가 인상분이란 정부가 유류소비 절약 등을 이유로 2001년 7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유류세(교통세+교육세+주행세)를 단계적으로 올리는 데 따른 버스·택시의 추가 유류비용을 일컫는다.업계는 정부에 대해 당초 약속한 대로 인상분 전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2년이 지나도록 인상액의 50%만 유가보조금 형태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요금인상을 통해 보전해 주겠다며 차일피일 미뤄온 정부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수익성 악화로 한계상황에 직면한 업계의 회생을 위해서는 유가 인상분 100% 반환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7일 경기도 일산 교통개발원에서 열린 ‘운송업 제도 개선 방안’이라는 주제의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였다.재정지원 등을 통해 업계의 어려움을 덜어주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2002년 기준으로 버스업계의 연간 총 적자액은 8396억원,법인택시는 3440억원에 이를 만큼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가 보조금 지급 방법에 대해서는 참석자마다 견해가 다소 달랐다.교통개발원의 강상욱·모창환 책임연구원은 2003년 7월부터 2004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유가 추가인상분에 대해 100%를 지급하고 그뒤는 현행대로 50%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화물연대의 집단운송 거부 사태 수습과정에서 채택된 방안을 원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버스와 택시의 대중적 성격을 고려할 때 화물업종과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업계는 반박했다.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황의종 회장은 “고질적인 버스업계의 적자 구조를 타파하려면 정부가 약속대로 인상분 전액을 업계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회에서 강상욱 연구원은 버스외부 광고사업과 관련,“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수익금을 운전자 처우개선 용도로 활용토록 하려면 광고사업 주체를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로 단일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문기자 km@
  • “선거법위반 의원 관대처벌 원심 잘못”/대법, 솜방망이 판결 ‘경고’

    대법원이 선거법을 위반한 국회의원 당선자를 선고유예로 관대하게 처벌한 하급심 판결을 놓고 전원합의부를 열어 격론을 벌이고 비판한 사실이 17일 밝혀졌다.전원합의부는 양형 문제는 대법원에서 판단할 수 없다는 다수의견에 따라 기각 결정을 내렸지만 일부 대법관은 뉘우침이 없는 선거사범에게 선고유예를 내린 것은 판단을 현저하게 그르친 것이라고 지적하며 파기를 주장했다. 선거사범의 관대한 처벌에 대한 법원 내부의 논란은 서성 전 대법관이 최근 퇴임강연회에서 “대법원 전원합의부가 (선고유예 사건을) 논의한 것은 하급심에 경종을 주자는 의미”라고 언급하면서 공개됐다.하급심 판사들은 대법원 판결문을 찾아본뒤 논쟁을 벌이며 비현실적인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재야법조계는 “양형의 문제라 보고 상고를 기각한 것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일부 대법관이 앞으로 선거사범에 대한 엄정처벌을 당부한 것은 공명선거를 향한 중요한 진전이라 평가된다. ●전원합의부 선고유예 논쟁 대전고법은 2000년 총선 때 학력을 속인 민주당 송영진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에 선고유예 판결을 내렸다.악의적인 범죄로 보기 어려워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을 내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이유였다.검찰은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개전의 정이 현저할 때’ 내릴 수 있는 선고유예 판결을 잘못 내렸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심리는 대법원 1부(주심 이용우 대법관)에서 맡았지만 대법관 4명의 의견이 2대2로 엇갈리자 대법원은 지난 2월 이례적으로 전원합의부를 열었다.올해 대법원에 접수된 1만여건 가운데 대법관 13명이 모두 모여 심리한 사건은 단 3건뿐이다.최종영 대법원장과 박재윤·서성 대법관 등 다수의견은 “징역 10년 이상이 선고된 사건이 아니면 선고유예는 양형의 문제로 대법원이 심판할 수 없다.”는 이유로 기각 의견을 내놓았다. 반면 송진훈·이용우·배기원 대법관은 “원심은 선고유예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선고를 유예한 위법이 있다.”며 원심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소수의견은 특히 “상대 후보의 허위사실 공표는 우리 선거풍토에서 근절시켜야 할 큰 병폐로 법원은 선거법의 입법의지를 존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명선거 위해 엄정판결 필요 재야 법조계는 대법원이 소수의견을 통해 선거사범의 엄정처리를 당부하면서도 결국 상고를 기각한 것에 아쉬움을 나타냈다.한 변호사는 “대법원이 선거법 입법 취지를 명확히 공표할 기회를 놓쳤다.”면서 “사법부가 범죄사실이 아니라 당선직 상실 여부를 기준으로 양형을 결정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대법원에 따르면 16대 총선 이후 재판에 연루된 국회의원은 모두 55명.이 가운데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국회의원은 9명이다.대한변호사협회 김갑배 법제이사는 “법원이 관대한 판결을 내릴수록 후보자들은 ‘법을 위반하더라도 일단 당선되고 보자.’라는 인식을 갖게 된다.”면서 “당선자일수록 엄정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선거법이 비현실적이다 일부 판사들은 “당선자와 일반 선거사범의 형평성을 고려하다 보니 선고유예란 고육지책이 나온 것”이라면서 선거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당선직을 잃게 되는 선거법이 비현실적이고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것이다.이 조항은 지난 87년 이후 한 차례도 개정되지 않았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경직된 기준 탓에 양형 재량에 상당한 제약을 느껴 일반 선거사범과 형평성을 맞추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다른 부장판사는 “당선자에게 판결을 내릴 때 선거법 위반 정도가 의원직을 잃을 만큼 심각했는지 판단한 뒤에 양형을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선고유예를 과감히 허용하든지,당선무효를 결정하는 형을 높여야 판사들이 형평성에 맞는 판결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공무원 ‘민간근무휴직제’ 흔들

    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일정기간 파견 형식으로 취직해 실무경험과 최신 경영기법 등을 배운다는 취지로 지난해 도입된 ‘민간근무휴직제’가 시행 2년 만에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올해 참여 민간기업 수가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이같은 인기하락에는 기업들의 폐쇄적 조직문화와 공무원에 대한 처우문제 등이 얽혀 있는 것으로 본사 취재결과 드러났다. ●신청 기업,지난해의 절반 14일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공무원 채용을 희망하는 민간기업들의 신청을 접수한 결과,모두 10개 기업만이 채용계획서를 제출했다.또 지난주까지 추가로 2개 기업이 신청해 모두 12개 기업이 공무원 채용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신청기업(23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특히 지난해 채용계약 체결을 위한 심사·협의 과정에서 12개 기업만이 통과한 점을 고려할 때,실제로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는 기업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행자부는 조만간 민간기업의 채용계획 등을 각 정부부처에 알린 뒤 공무원들의 지원을 받을 예정이다.이어 민간근무휴직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다음달쯤 휴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서울시의 민간근무휴직제 접수 기간과 겹쳤기 때문에 기업들의 참여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시의 경우 신청 기업이 5곳에 그쳤고,지난해 공무원을 유치했던 기업 가운데 올해 또다시 신청한 기업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이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민간기업 설득해야 참여정부는 민·관 인사교류 활성화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이를 위해서는 민간전문가의 공직참여 통로인 ‘개방형직위제’와 공무원의 민간기업 근무수단인 ‘민간근무휴직제’가 두 축이다.그러나 개방형직위제는 135개 직위가 선정돼 있는 반면,공무원을 채용하고자 원하는 기업은 줄고 있어 문제다. 기업들이 이처럼 민간근무휴직제를 기피하는 데는 기업조직의 폐쇄적 성향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자신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공무원에게 경영 정보를 노출시켜 좋을 리 없다는 판단에서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기업체의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공무원들과 회사의 기밀이나 고급 정보를 공유할 경우 나중에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면서 “언젠가 떠날 사람이 분명한데도,그렇다고 사람을 받아 놓고 주요 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을 수도 없는 노릇 아니냐.”고 반문했다. 또 처우문제에 대한 눈높이가 서로 다른 것도 민간근무휴직제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민간근무를 희망하는 공무원들은 ‘높은 자리,좋은 보직’을 원하는 경향이 있지만,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직원들과의 형평성 등을 감안할 때 그럴 수는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김경두 장세훈기자 shjang@
  • 2004총선 출마예상 단체장 분석/후보들 공직선거법 신경전

    내년 17대 총선은 여의도 입성을 노리는 현직 단체장들의 출마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단체장들이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할 경우,최대 걸림돌은 선거일 180일 전에 사퇴토록 하고 있는 현행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이다. 현행 공선법은 제53조 1항에 공무원의 공직사퇴 시한을 선거일 60일 전으로 제한하고 있다.특히 국회의원이 기초 및 광역자치단체장 또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후보자 등록전 사퇴토록 하고 있다.반면 자치단체장이 국회의원에 출마하는 경우 선거일 180일 전에 사퇴토록 규정해 형평성 시비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공무담임권 제약 지나치다” 국회의원이나 자치단체장이 모두 정무직 공무원인데 공직사퇴 시한에 차등을 두는 것은 자치단체장들의 국회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악법’이고 ‘독소조항’이라는 주장이다.단체장들은 국회의원 입후보시 6개월 전에 사퇴토록 한 조항은 공무담임권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요소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주용학 전문위원은 “유독 자치단체장만 선거일 180일 전에 사퇴토록 하는 것은 국회의원이 지역에서 유력한 경쟁상대인 단체장을 견제하고 통제하는 것으로,민주적이고 공정경쟁이라는 선거의 대원칙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는 ‘자치단체장의 180일 전 공직사퇴시한 규정이 헌법에서 보장한 평등권 위배와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돼 위헌의 소지가 명백하다.”며 지난 2월12일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다.그러나 헌법재판소가 7개월이 지나도록 이에 대한 판결을 내리지 않아 단체장들의 불만이 높아가고 있다.현행 선거법이 그대로 적용될 경우,총선에 출마하려는 단체장은 오는 10월18일까지 사퇴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체장들은 중앙선관위가 발표한 정치개혁안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중앙선관위가 지난 7월20일 발표한 개혁안에서는 단체장 공직사퇴 시한을 선거일 전 120일로 현행보다 2개월 줄였다가 8월26일 최종 확정안에서는 현행과 같이 180일을 유지해 정치개혁 의지가 후퇴했다는 것. 이에 대해 중앙선관위는 단체장이 지역주민에게 자치단체장직을 수행하겠다고 무언의 약속을 하고 당선된 상태에서 단체장직을 버리고 국회의원 선거에 입후보하는 것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만을 고려한 것으로 지방자치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학계 “가처분신청 검토중” 주용학 박사는 “현행 선거법이 개정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서도 판결이 나오지 않을 경우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행 공선법 제53조에 대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의 회장인 김완주 전주시장도 “모든 선거는 궁극적으로 성숙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으로 판가름나는 것이기 때문에 공선법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제에 그쳐야 한다.”면서 “자치단체장 공직사퇴 시한 규정을 바꾸기 위해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월요탐구]도심 공동화 르포

    대구시 중구 동인동2가 구청사 뒤편 한옥가.낡은 한옥들이 쓰러질 듯 버티고 있는 이곳이 ‘대구의 얼굴’이라는 중구의 요즘 모습이다.비가 새는지 지붕마다 천막을 덮은 한옥 사이로 이어지는 좁은 골목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직도 도심에 이런 곳이 있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사람들이 간신히 비켜갈 만한 골목에서 만난 이옥분(72) 할머니는 “옛날에는 이곳에 집 한채만 있으면 큰 부자였는데 요즘은 집을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세를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아직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집들도 더러 있다. ●공무원 기피 1순위… 市 교부금 꼴찌 80년대 초 20만명을 웃돌던 중구의 인구는 20년 사이에 8만여명으로 뚝 떨어졌다.신흥 택지개발지인 달서구의 61만명에 비하면 7분의1 수준이다.이 때문에 ‘대구의 정치 1번지’라던 중구는 내년 총선부터 독립 선거구 유지가 어려워 인접구와 함께 선거를 치러야 할 처지다. 화려했던 상권도 침체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서울에선 잘 나가는 ‘밀리오레’가 지난 2001년 8월 대구상권의 핵심이라는 중구 동성로에 진출했지만 갈수록 빈 가게가 늘어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밀리오레 이학균 홍보팀장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탓도 있지만 중구 상권 자체가 회복 불능의 상태에 빠진 증거”라고 말했다. 중구가 공무원 기피 1순위 자치단체로 전락한지도 오래다.구청 직원들은 다른 자치단체에 비해 수당이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올해 중구가 시로부터 받은 교부금은 165억원으로 대구지역 8개 구·군 가운데 꼴찌다.장석준 부구청장은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해 청소와 교통 등의 행정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나 교부금은 단순히 상주인구와 면적 등을 기준으로 하고 있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다.중구는 인구 감소와 도심 슬럼화를 돌파하기 위해 지난해 행정구역 개편이라는 카드를 꺼냈다.인접한 자치구의 일부 동을 편입시키려는 시도였으나 인접구의 반대는 물론 편입대상 주민들이 ‘중구로 가기 싫다.’고 시위를 벌여 무산됐다. ●주차문제 골머리… 밤거리는 썰렁 한때 ‘대한민국 1번지’였던 서울 중구도 공동화로 고민하고 있다.업무용 빌딩이 즐비한 소공동·회현동·명동 등은 낮에는 인파로 발디딜 틈이 없지만 심야에는 거리가 텅비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중구토박이회’ 김성완(72·신당동) 회장은 “70년대 이후 서울 외곽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매일같이 상계동·강남 등지로 떠나 지금은 토박이가 드물다.”고 말했다. 구는 공동화 방지와 상주인구 증가를 위해 2001년 11월 행정자치부에 ‘일반상업지역내에서 주상복합건물에 한해 건축을 허용해달라.’고 건의했지만 형평성 문제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상업지역이 많다 보니 주차문제도 골칫거리다.서울시는 도심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기 위해 97년부터 1급 상업지역내 시설물의 부설주차장 설치규모를 제한하는 ‘주차상한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중구는 전체의 43%인 상업지역이 적용대상이다.구는 남대문시장과 동대문의류상가 등은 승용차보다 승합차·화물차의 주차수요가 대부분인 현실을 들어 시에 탄력적 운용을 수차례 건의했지만 반영되지 않고 있다. 부산 중구도 중산층이상의 주민들이 신도시인 해운대구 등 다른 구로 옮겨가 갈수록 인구수가 줄고 있다.대표적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이 있지만 상인들 대부분이 장사만 하고 밤이 되면 떠나가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구청에서는 옛 부산시청 자리에 제2롯데월드가 들어서면 인구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너도나도 “둔산신도시로” 빈사무실 가속 대전 중구 역시 날로 구세(區勢)가 위축되고 있다.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았고 영업중인 곳들도 파리만 날리고 있다.대흥동에서 백반을 파는 김모(여·46)씨는 “도심 침체에다 경제난까지 겹쳐 장사가 최악”이라며 “주변상인들이 문을 닫고 둔산신도시로 떠났으며 나도 임대기간이 끝나면 그쪽으로 옮길 생각”이라고 말했다.건물이 얼마나 비어 있는지를 따지는 중구의 건물공시율은 지난해 말 현재 12.1%.6%인 둔산신도시의 2배가 넘을 정도로 건물마다 텅텅 비어 있다.대형 건물들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선뜻 매입자가 나서지 않는 상태다. 80년대 말까지 상가·금융기관·유통업·극장 등이 밀집돼 전성기를 누렸던 울산 중구 또한 90년대 들어 개발 한계에 부딪히면서 남구 신정동·삼산동·달동 등에 밀리기 시작했다.올들어 중구에 한개 있던 백화점마저 할인점으로 바뀌었고 호텔 2곳 가운데 1곳도 문을 닫았다. 강한무 울산 중구 지역경제과장은 “중심상가에 10평도 안 되는 점포를 분양받기 위해 집 서너 채를 팔아야 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흘러간 옛노래’”라고 말했다. 서울 황장석·대구 황경근 대전 이천열·부산 김정한·울산 강원식기자 kkhwang@ ■인구 늘리기 백태 중심구들은 인구를 불리기 위해 ‘행정구역 개편’‘내고장 주소갖기 운동’ 등 갖가지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으나 효과는 미미한 실정이다. 최근 5년사이 2만여명의 인구가 줄어든 광주의 도심에 위치한 동구는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 쾌적한 도심환경 가꾸기에 골몰하고 있다.동구는 전입자에게는 전셋집을 알선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광주 동구는 최근 풍향동,두암동 등 인접한 북구지역의 편입을 시에 요구했으나 해당 구의 반발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대구 중구 역시 인구 감소와 도심 슬럼화를 막기 위해 지난해 ‘행정구역 개편’이란 카드를 꺼냈으나 인접 자치구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황이다. 대구 중구는 또 지난해부터 실제로 거주하면서 주민등록이 등재되지 않은 세대 등의 전입을 유도하고 있다.새 전입자에게는 쓰레기 종량제 봉투를 무료 지급하고 출생자에게는 5000원권 출생기념 통장을 만들어 주고 있다. 부산 중구는 대표적 재래시장인 국제시장과 자갈치시장 등의 현대화를 추진하고 자갈치축제 등 문화관광 이벤트,사이버상가 구축 등을 통해 상권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상가 활성화가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대전 중구도 문화동 보급창 부지와 용두동 재개발사업을 추진,아파트단지를 만들어 인구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고 선화동 음식거리,서대전,중고 가구거리,인삼약초거리 등 9개 특화거리를 지정,육성키로 했다. 울산 중구 관계자는 “재래시장과 상가 등을 새로 단장하고 대형 극장 등을 유치,인구 늘리기에 모든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전국 정리 최치봉기자 cbchoi@ ■김홍섭 인천중구청장 인터뷰 “자치단체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지난날 도시의 핵이었던 중심구들이 날로 위축돼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전국 대도시 중심구청장협의회’ 회장인 김홍섭(金洪燮) 인천 중구청장은 중심구들이 과거 위상을 되찾기 위해서는 구 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광역단체나 중앙정부의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심구가 침체되는 이유는. -우선 인구가 줄고 있어요.도시 팽창과 더불어 사람들이 보다 나은 주거환경을 찾아 신개발지로 이주하기 때문입니다.인구가 줄다 보니 주요 관공서가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상권도 죽어 구도심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중심구들은 인구를 다시 늘리기 위해 각종 시책을 펴고 있지만 한번 줄어든 인구는 좀처럼 증가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기초단체의 자구 노력만으로는 극복에 한계가 있지요.현행 도시개발 관련법은 도심공동화 대책이 미비하므로 중앙정부 차원의 특별법 제정과 이에 근거한 특례 지원을 통한 구도심권 활성화가 절실한 실정입니다.그런데 중앙정부는 아직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행자부는 인구 10만 미만 자치단체의 국을 폐지키로 했는데. -이 경우 중심구 상당수의 국이 폐지돼 업무 추진에 차질을 빚게 됩니다.행정기구는 지역 특수성과 유동인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데 인구수만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합니다.인천 중구만 해도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등 주요 기능이 있는데 인구가 적다 해서 국을 폐지하는 것은 모순입니다.이를 시정하기 위해 중심구 구청장들은 지난 4월 행자부에 공동건의문을 제출했습니다. 부구청장 직급도 인구를 기준으로 하는데. -기초단체 부구청장간의 직급이 다를 경우 우열의 문제가 발생하고 조직 구성원의 사기 저하 등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부구청장의 직급은 행정수요를 감안해 조정되어야 합니다. 인천 김학준기자
  • 편집자에게/ “전문직 고소득자 과표 양성화를”

    -‘개인사업자 건강보험료 소득공제’기사(대한매일 9월5일자 2면)를 읽고 정부가 개인사업자의 건강보험료(건보료)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주기로 내부방침을 세웠다는 보도는 환영할만하다.이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건의했던 내용이기도 하다. 현행법상 근로자가 낸 건보료는 전액 소득공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사업자는 이같은 혜택을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영세한 개인사업자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과세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건보료는 소득 재분배를 위한 공과금적 성격이 강하다.국민연금 보험료에 대해서는 이미 소득공제 혜택을 주면서 유독 건보료만 제외하고 있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일본은 개인사업자가 자신을 위해 낸 건보료 등 사회보험료는 전액 소득공제해주고 있다.미국의 경우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소득의 15.3%를 연방사회보장세로 납부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50%를 필요경비로 인정받고 있다.따라서 우리나라도 개인사업자가 자신을 위해 낸 건보료 전액을 단기적으로는 필요경비,장기적으로는 소득공제 항목으로 인정해줘야 한다. 물론 이같은 혜택을 주게되면 변호사·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도 덩달아 ‘수혜’를 보는 문제점이 생긴다.이들의 소득이 투명하게 노출돼 있지 않아 일부 국민들의 반발이 예상된다.따라서 정부는 전문직 고소득자들의 과표 양성화를 좀 더 철저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연석 대한상공회의소 상무
  • 교육부 성토장된 학원법 공청회

    5일 오후 서울 양재동 서울시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학원법 개정에 대한 공청회는 학원 관계자들의 강한 반발로 교육부 성토장으로 바뀌었다.전국에서 올라온 500여명의 학원 관계자들은 학원법 개정 시안에 반발하며 자신들의 주장을 폈다.이해 관계에 따라 비난의 높낮이를 달리했다.특히 심야학원 교습시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어기면 강력히 처벌하는 쪽으로 개정 시안의 가닥이 잡힌 데 강력 반발했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최지희 부연구위원은 “심야교습학원과 기숙학원 등이 편법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법적 근거가 없어 체계적으로 규제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규제뿐만 아니라 학원장의 요건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종면 교육부 평생직업교육국장은 인사말에서 “각종 학원이 세분화되고 있지만 이에 따른 법 체계가 정비되지 않아 결국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학원법을 합리적으로 정비,형평에 어긋나는 일이 없도록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주제발표가 끝나자 학원측은 곧바로 개정 시안은 졸속이라며 ‘반격’에 나섰다.서울 강남학원운영협의회 임영기 회장은 “청소년 보호 차원에서 교습시간을 규제하고 있지만 이는 학교 보충수업과 자율학습,개인과외도 모두 마찬가지”라면서 “개정안은 실효성과 형평성을 무시한 행정편의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그러나 임 회장은 학원 영역을 침범하고 있는 개인과외에 대해서는 “학원과는 달리 설립자격과 비용의 기준,처벌 기준 등에서 거의 완전한 자유를 누리고 있다.”며 규제 강화를 주장했다. 대전에서 입시학원을 운영하는 장두운씨는 “학생들이 공부하겠다는데 무조건 시간을 규제하는 것은 모순”이라면서 “현행 규정에 ‘안전귀가 조치를 취할 경우 시간규제는 예외로 한다.’는 조항만 추가하면 된다.”며 대안을 내놓았다.학원총연합회 김병화 대구지회장은 “준비없는 학원법 개정이 학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면서 “교육기관의 법적 위상과 책무성을 감안할 때 성인 대상학원의 설립은 현행 등록제를 유지해야 한다.”며 개정 시안에 반대했다.울산의 한 음악학원장은 “온갖 이름의 무허가 학원들이 난립하고 있지만 교육청들은 눈이 있는지 없는지 인가받은 학원들만 박살내고 있다.”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반면 참교육학부모회 윤지희 정책위원장은 “불법 과외방과 미등록 학원이 적발됐을 때 부담이 될 정도의 벌금과 두 차례 이상 적발시 등록을 취소하는 등 강력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며 민·관 합동감독체제를 제안했다. 공청회는 오후 3시쯤 주제발표가 끝난 직후 전국유아미술학원연합회 소속 회원 200여명이 유아학원 지원근거규정의 신설을 촉구하며 항의하는 바람에 1시간여 동안 진행이 중단되자 교육부 관계자들은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형평성·효율성 논란

    주택시장에서는 이번 정부 조치가 집값을 잡는데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보면서도 때늦은 감이 없지 않아 부작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정책을 일찍 내놓았더라면 쉽게 집값을 잡을 수 있었을 것이지만,지금껏 쓸데없는 대책들만 늘어놓다가 결국은 정부가 쓸수 있는 처방은 모두 나열한 꼴이 됐다.자칫 시장을 죽이는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할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장에서 가장 먼저 제기되는 것은 형평성 문제.불과 며칠,몇개월의 차이로 같은 저밀도,비슷한 지역의 아파트간에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서울 화곡 등 사업추진이 늦은 저밀도지구와 강남의 저밀도지구 아파트는 같은 저밀도 지구이면서도 사업추진이 늦어진 화곡 등은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이미 사업승인이 난 도곡 주공2,3차나 잠실 주공1,2,3,4차단지의 경우 이번 조치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이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집값이 뛸 것으로 보인다.그렇지만 이들 주택에 대한 대책은 빠져 있다. 또 서울 강남 집값 상승에서 비롯된 초강경조치가 강남보다는 강북이나수도권 재건축,나아가 주택시장에 부담을 안길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중대형 수요가 많은 강남에 중소형 주택을 많이 짓도록 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된다. 강남의 S공인 관계자는 “세계 어느 도시에서도 집값이 비싼 주거지에 작은 평형을 끼워넣는 사례가 없다.”면서 “집값 잡기에 급급해 정부가 도시계획을 포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전문가들은 “정부가 너무 서두른 감이 없지 않다.”면서 “앞으로 불거질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시론] 부동산보유세 올바른 이해

    며칠 전 정부의 부동산 보유세제 개편 추진방안이 발표되었다.건물 재산세의 시가 반영도를 높이고,현행 종합토지세 구조를 둘로 쪼개 국세 항목의 종합부동산세를 신설하겠다는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여러 내용들이 복합돼 다소 혼란스러운 데다,신설되는 국세의 명칭이 기존의 종합토지세와 구분지어 ‘종합부동산세’로 하다 보니 과세 대상이 토지뿐 아니라 건물까지 포함한 것으로 오해됐다.이 때문에 ‘부유세'에 대비됐고,이중과세에 따른 법적 논란도 야기했다.그러나 전국 토지를 합산해 누진부분에 대해서만 국세로 걷는 것이고,과세 주체도 달라 이중과세의 소지는 적다. 부동산 보유세가 지방세이며 법 개정의 주무부처는 행정자치부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서,우리는 이번 개편안을 통해 다음과 같은 정책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첫째,그동안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발표에서 나타난 부처간 갈등 및 이견들이 어느 정도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보유세 부담을 높여야 한다는 중앙 경제부처들의 주장에 대해,지방세제 당국은 ‘해당 시군구가 원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정책세제로 활용하느냐.’며 공방전을 벌여왔다.이 공방전의 해법으로 도출된 것이 바로 종합토지세의 이원화 방안이다.정책세제적 기능은 국세로서의 보유세를 신설해 세제당국이 담당하면서,세수는 중립적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기초자치단체인 시군구의 세입 기능에 충실한 ‘지방토지세’ 부분과 중앙정부의 정책세제 기능에 충실한 ‘종합부동산세’로의 이원화 방향은,조세의 목적 또는 기능과 수단을 일치시켜 세제 운영을 정상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둘째,건물 재산세와 토지세의 과세표준을 국세청 기준시가에 보다 근접하도록 현실화하겠다는 뜻도 담고 있다.하지만 건물과표만을 통해 토지와 건물을 합친 시가를 반영하기가 매우 어렵고,당장 내년부터 일부 지역의 세금 부담 급등으로 조세저항의 문제점이 있을 수 있다.나아가 이러한 건물세 부담 증가가 세후 투자수익률을 끌어내려 얼마나 보유 수요를 낮출지는 의문스럽다.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가 비록 지방세라도 세 부담의 전국적 형평성을원하는 만큼 과도기에 시행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정책당국은 판단한 것 같다. 이같은 정부의 개편안을 보면서 기존의 조세 틀 내에서 왜 해당 조세들이 도입 당시 기대했던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했는지 등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확인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13년간 운영되어온 공시지가가 과연 토지의 ‘정상 시장가격’(fair market value) 또는 시가를 제대로 반영하는지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보았는가.지방세 과세당국이 토지에 대한 종합토지세 과표를 개별 공시지가의 3분의1 정도를 곱한 수준으로 정한 이유가,공시지가의 시가 대비 정확도가 지역별 및 토지용도별로 들쑥날쑥하는 바람에 그랬던 것은 아닌가. 재건축 원가비용 개념의 건물과세 평가방식이 토지에 대한 과세평가와 결합하여 토지·건물 일괄 평가액과 근접하는지 등에 대한 재검토도 같은 맥락이다. 앞으로 정책세제로 운영할 종합부동산세는 어차피 경제 행위자의 행태를 바꿀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므로 경제적 효율성의 훼손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다만 사전증여를 통해 자손들에게 토지소유를 분산하면 토지 과다보유자에서 벗어나 쉽게 조세회피를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과세 평가체계 개편 및 조세회피 방지라는 두 측면은 앞으로의 구체적인 추진과정에서 조세저항 극복 및 정책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선결과제인 만큼 이 문제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고민을 기대해 본다. 노 영 훈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 기고 / 외국인 투자 유도하는 세제개편을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된다.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그러나 지금 주변에서 발생하는 경제활동을 우리나라로 끌어들인다는 원대한 꿈을 꾸면서 주변을 돌아보니 투자환경에 있어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임금은 높고 땅값도 비싸고,조세제도를 보아도 세율은 높고 조세체계는 복잡하다. 금년도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외국인 임직원에 대한 근로소득세 과세체계 개편안’은 이러한 관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외국인투자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투자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다국적 기업이 이웃한 두 지역 중 어느 지역에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할 때,거기서 일할 임직원들이 생활하기 편리한 곳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외국인투자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으로 자본에 대한 세부담을 감면해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임직원의 납세 편의를 제고해 주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하여야 한다.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들은 그동안 부양가족 수에 따른 인적공제와,교육비·의료비·주거비 등각종 증빙자료를 구비해 소득공제를 받는데 어려움이 있으며,공제를 충분히 받지 못해 세부담이 많다는 불만을 제기해 왔다.이에 대해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세금을 내는 방법과 각종 공제를 하기 전의 총급여에 대해 17%의 단일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납부하는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납부제도의 도입이 개편안으로 제시되었다.이 안(案)을 적용할 경우 외국인 CEO들의 세부담이 얼마나 변할지는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다.그렇더라도 최소한 세부담이 낮은 국가로 유명한 홍콩과 비슷한 수준의 세금을 납부하면 된다는 점에서 한국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임직원들이 크게 환영할 만한 변화라고 생각된다. 사용언어 등을 고려해 아예 한국을 부임지로 고려하지 않는 외국인에게는 큰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다른 여건들을 다 고려한 이후에도 우리나라와 홍콩,싱가포르 등 인근 지역간의 선호도가 비슷한 외국인 CEO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는 이 조치가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이런 변화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조세체계에 주는 영향이다.지금은 외국인 임직원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세계화의 진전에 따라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외국인과 내국인의 구분은 점차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그리고 외국인에게만 적용되는 조세지원제도의 장기적인 생존 가능성은 희박하다.그러므로 외국인 임직원에게만 적용되는 소득세의 선택적 납세제도가 장기적으로 어떤 제도로 변해갈 것인지,국내 조세제도에는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에 대해 정책당국이 신중하게 검토하고 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금년도 세제개편안 중 외국인투자와 관련된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외국인투자에 대한 조세지원의 적용범위 확대와 지원규모 축소다.지원대상의 확대는 내년부터 적용된다.또 지원규모의 축소는 2005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현행 제도는 좁은 범위의 대상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보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도록 하는 대신 평균적인 지원규모는 축소하게 된 것이다.일단 단기적인 적용대상 확대는 긴급한 투자증대 정책의 필요성에 근거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2005년부터 적용되는 평균적인 지원규모의 축소는 내국인과 외국인간의 형평성을 고려해 나온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이번 세제개편을 계기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외국인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제도로 발전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안종석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
  • [열린세상] 국민건강과 시장원리

    흔히들 건강을 잃게 되면 건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싸구려 식당의 벽에 허술하게 걸린 아무 의미도 없을 법한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라는 문구도 건강을 잃어본 사람에게는 매우 의미심장한 철학적 의미로 다가옴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이러한 깨달음은 아마 인간사에서 만고의 진리가 아닐까 생각도 해본다.그래서인지,일찍이 (1877년) 벤저민 디스라엘리는 ‘국민의 건강은 국가의 힘과 행복의 근원이다.’라고 건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가치관이 변하여도 그 중요성에 있어서 건강한 삶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우리 인간사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주장할 수도 있을 법하다. 디스라엘리의 표현처럼 국가가 부강해지고 국민이 행복하려면 국민이 건강해야 하는데,그때의 국민은 소수의 선택된 계층이 아닌 대다수 국민을 의미한다.즉,국민이 건강해야 한다는 것은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골고루 건강하여야 함을 의미한다.그래서 국가마다 대다수 국민을 건강하게 만들기 위한나름대로의 장치를 제도적으로 구비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우리나라도 헌법 제36조에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명기함으로써 국민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있다.헌법의 건강권에 의해서 우리 사회는 모든 국민의 보건의료에의 공평한 접근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보건의료 제도에서 형평성의 개념이 중요시되는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건의료의 형평성은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우선 의료전달의 측면에서 누구나 쉽게 경제적·지리적·심리적으로 의료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그리고 의료보장에 소요되는 재정은 각자의 능력과 처지에 맞게 공평하게 부담하여야 함을 의미하기도 한다.즉 바람직한 의료보장 제도는 개인의 유전적 소인뿐만 아니라 경제적·사회적 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는 건강상의 위협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여 개인과 사회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여야 한다. 전국민을 포괄하는 우리네 건강보험 제도는 위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그 제도적 가치가 충분히 있으며,앞으로 그사회적 역할이 증대되리라 기대된다.그러나 최근 의료계를 중심으로 민간 의료보험의 적극적 도입과 민간 의료기관의 지원 및 육성의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으며 정부 일각에서 그러한 주장을 경청하는 분위기이다.서구 선진국의 경우와는 사뭇 다른 현상들이다. 주지하다시피 민간 의료는 이윤동기를 근거로 자본주의식 접근을 한다.보건의료에 대한 자본주의적 접근이 옳다면 서구 선진국들이 일찍이 자본주의적 접근을 택하였을 것이다.OECD 대부분의 국가는 시장경제에 대한 의존도나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강한 나라들이다.그러나 보건의료 제도의 운용 원리로 그들 대부분이 시장원리를 사용하지 않으며,이는 나름대로의 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보건의료를 자본주의 논리로 풀어가는 나라로 미국과 싱가포르의 예를 들 수 있는데,미국은 보건의료 제도의 잘못된 선택으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고 있음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으며,도시국가 싱가포르는 내국민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회안전망으로 보호하면서 주로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이윤추구식 제도운영을 하고 있다.만일 우리나라가 민간 의료보험이나 혹은 민간 의료를 더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의 가닥이 잡힌다면 우리의 선택은 두 가지 중에 하나가 되어야 한다.싱가포르와 같이 국민 모두의 공평한 접근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을 완벽하게 갖추든지,아니면 미국과 같이 국민총생산의 15% 이상을 보건의료에 부어 넣을 각오를 하는 것이다.이 둘 중 어느 것도 현실적으로 택하기 어렵다면 우리의 선택은 결국 다른 서구 선진국의 형태로 귀착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적어도 필자가 아는 한 다른 묘안이 있을 법하지 않다. 양 봉 민 서울대 교수 보건경제학
  • 신협도 10월부터 개인대출/ 藥인가 毒인가

    오는 10월말부터 일반인도 신용협동조합에서 1인당 최고 6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신용평가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신협들이 개인대출 시장에 적극 뛰어들 경우,신용불량자 양산을 더욱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정치권이 신협중앙회에 개인대출을 허용해준 결과다.전문가들은 “1997년 예금보호대상 금융기관에 신협을 ‘정치논리’로 포함시켰다가 약 5조원의 공적자금 투입을 야기한 잘못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신협의 개인대출 부실화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완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재정경제부는 2일 신협중앙회의 개인대출 취급 허용 등을 핵심으로 하는 신협조합법 시행령 개정안을 3일 입법예고해 10월31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비조합원도 1인당 최고 6억원까지 현재 일반인이 신협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반드시 조합에 가입해야 한다.앞으로는 비조합원도 자유롭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이같은 혜택을 이미 주고 있는 농협과의 형평성을 맞춘 조치다.또 일반 개인이 개별(단위) 신협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한도(동일인 대출한도)가 꽉 차 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할 경우,신협중앙회에서 추가 대출을 받을 수 있다.지금은 중앙회는 일절 개인대출을 취급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단위신협의 동일인 대출한도는 자기자본금(평균 16억원)의 20% 또는 총자산의 1%이다.평균 3억원가량 된다.중앙회의 개인대출 한도는 1인당 최고 3억원(법인 80억원)이다.따라서 개인은 통틀어 6억원 안팎을 신협에서 빌릴 수 있다. ●대출심사허술… 信不者 양산 우려 신협중앙회는 개인대출을 취급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돈을 빌려주기에 앞서 개인의 신용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얘기다.‘허술한 대출심사→부실여신 증가→신용불량자 양산’의 악순환이 초래될 수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재경부와 금융감독원 등 감독당국은 신협중앙회의 개인대출 허용을 강력히 반대했다.하지만 여·야 의원들은 정부안(案)에도 없던 개인대출 허용 조항을 신협법 개정안에 추가했고,결국 국회를 통과했다. 재경부 박재식(朴在植) 보험제도 과장은 “신협중앙회의 부실대출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금융전문가 한 사람을 반드시 영입하도록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산운용의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전문가 1인으로 대출 리스크(위험) 관리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신협의 평균 연체율은 지난해말 8.6%에서 올 6월말 현재 10.9%로 급등했다.신협중앙회가 안고 있는 누적 적자액만 지난 6월말 현재 7223억원에 이른다.중앙회측은 “이같은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사업 발굴이 절실하다.”며 개인대출 취급의 불가피성을 주장한다. ●내년부터 예보 대상서 제외 요주의 신협은 내년부터 정부가 보장하는 예금보호대상 금융기관에서 빠진다.그렇더라도 중앙회가 자체 조성한 예금보호 기금으로 최고 5000만원(이자 포함)까지 보장해 준다.보호 대상은 예탁금,적금,공제금 등이다.논란이 됐던 조합원 출자금은 예탁금과 마찬가지로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점을 감안해 중앙회장이 ‘보호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했다. 금감원측은 “단위조합이 고객의 상환 요구에 대비해의무적으로 중앙회에 쌓아둬야 하는 상환준비금 비율을 현행(50% 이상)보다 더 높이는 등 거래의 안전성을 높였다.”면서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체 예금보호 기관인 만큼 고객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
  • 법사위 여야간사가 합의한 ‘국회서 검찰국감’/전체회의 “없던일로”

    국회 법사위가 검찰총장을 국회 국정감사장에 세우려던 ‘야심찬 계획’을 황급히 접었다.법사위는 2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법원 및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국회에서 실시하는 방안을 집중 논의한 끝에 종전대로 해당기관에서 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여야 간사간 전날 합의를 뒤집은 것이다.법사위가 내세운 이유는 ‘검찰 길들이기’ 논란이다.한나라당 심규철 의원은 “정치적 독립기관인 검찰총장을 국회로 부르면 국회의 권위를 세우는 게 아니라 검찰 길들이기라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주장했다.민주당 조순형 의원도 “최근 정치권에 대한 일련의 검찰수사로 입법부와 검찰간에 논란을 빚고 있는 때에 장소를 바꾸면 불필요한 오해를 살 것”이라고 가세했다. 민주당 정대철 대표와 박주선 의원,한나라당 박명환·박재욱 의원 등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상황에서 검찰총장을 국회에 세우는 것은 자칫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여야 간사인 함승희·김용균 의원은 “다른 부처와의 형평성 및 공무원 편의를 위해 검토했으나 오해가 있다면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발을 뺐다. 그러나 법사위 주변에서는 “자칫 검찰을 길들이려다 거꾸로 더욱 거센 검찰의 사정태풍을 맞을 것을 우려한 때문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더욱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 검찰을 자극해 도움이 될 게 없다는 판단도 정치권을 움츠리게 한 이유로 꼽힌다.검찰이 모처럼 여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수사하는 마당에 공연히 발목을 잡을 필요가 없다는 한나라당 내부의 판단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송광수 검찰총장은 오전 기자들과 만나 “피감기관장으로서 국회에 출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을 밝혔다.언뜻 국회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으로 비쳐지나 정작 당사자인 정치권은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다.검찰총장이 국회 출석을 계기로 ‘법대로’만을 외치고 나선다면 결코 정치권이 안녕할 수 없다는 판단인 것이다.실제로 검찰 내부에서는 전날 법사위 간사간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성역없는 정치인 수사를 다짐하는 등 반발조짐이 일었다고 한다. 진경호기자 jade@
  • 서울시 노인교통수당 차등지급/내년부터 저소득 노인 올리고 나머지는 동결

    서울시는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동일하게 지급돼온 노인교통수당을 내년부터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1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재벌 총수라 할지라도 65세 이상 모든 노인은 신청만 하면 분기마다 3만 6000원씩 연간 14만 4000원(시내버스 요금 600원 기준 월 20회 승차분)의 교통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어 형평성 논란이 있었다.버스요금이 인상될 때마다 교통수당도 함께 올랐다. 반면 내년부터는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경로연금 지급대상자인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저소득 노인들에게만 버스요금 인상과 연계해 교통수당이 지급된다. 이에 따라 저소득 노인 4만 7547명은 내년부터 올해 인상된 버스요금인 700원을 적용받아 분기당 4만 2000원씩 연간 16만 8000원의 교통수당을 받는다.나머지 일반 노인들은 올해와 똑같은 교통수당을 받게 되며,앞으로 버스요금이 올라도 인상분을 지급받을 수 없다. 노인교통수당 및 지하철무임수송 보조금은 시 노인복지 예산 2100억원의 40%(83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시와 각 자치구,지하철공사 및 도시철도공사가 분담하는 올해 교통수당 및 지하철 무임수송 보조금은 1975억원으로,현행대로라면 2020년에는 5312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시는 절감된 예산은 치매시설 등 다른 노인복지사업에 사용하는 한편 보건복지부 등과 협의해 교통수당 수혜 연령을 65세 이상에서 70세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류길상기자
  • 땅부자 5만~10만명 중과세

    현행 지방세인 종합토지세가 2006년부터 시·군·구에서 부과하는 종토세와,토지 과다보유자에 대해 전국 합산에 의해 누진과세하는 국세인 ‘종합부동산세’로 이원화된다. 빈부격차 해소와 부동산 투기억제 등을 위해 종합부동산세와 비슷한 국세를 신설하는 것은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가 두번째다. 부동산 과표도 2006년부터 공시지가의 50%를 적용토록 법정화하고,2005년까지는 해마다 3%포인트씩 인상하는 등 과표현실화가 적극 추진된다. 행정자치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부동산 보유세를 강화하고 현실화하는 방향으로 지방세법을 개정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 ▶관련기사 3·21면 개편방안에 따르면 현행 종토세는 2006년부터 해당 시·군·구에서 관할구역 내 토지에 매기는 종토세와,2단계로 토지 과다보유자에 한해 전국 합산에 의한 신설 누진과세 방식의 종합부동산세로 바뀐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신설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을 빚을 가능성이 적지 않은 데다,일부 계층의 조세 저항과 함께 부동산 투기 억제효과의 실효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재정경제부와 국세청은 이 방안에 대해 “새로운 세금을 만드는 것보다 누진율 강화 등의 다른 방법으로도 과다보유자에게 중과할 수 있다.”며 반대의사를 피력했었다. 김두관 행자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재산세 부담의 형평성을 높이고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확충에 도움을 주는 한편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해 부동산 보유세를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으나 5만명에서 10만명으로 추산되는 토지 과다보유자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행자부 관계자는 밝혔다. 정부는 국세로 징수한 종합부동산세 전액을 지자체에 전달,지방재정 확충에 활용토록 할 계획이다. 또 건물면적과 건축연도 등을 기준으로 부과되던 재산세의 경우 시가를 반영하는 방법으로 부과해 비싼 집에 사는 사람이 재산세를 더 많이 내도록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내년 재산세부터 국세청 기준시가의 가감산율에 따라 과표를 산정하고 2005년부터 건물과표의 기준가인 ㎡당 17만원을 국세청 기준시가 수준인 ㎡당 46만원으로 적용,시행키로 했다. 행자부는 시가를 반영해 재산세를 부과하면 강남의 아파트 재산세는 지금보다 60∼70% 오르지만 강북과 수도권,지방의 일부 아파트는 20∼30% 내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종락 장세훈기자 j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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