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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격 인터뷰] “한국 低복지 국가 맞지만, 복지 위한 증세는 시기상조”

    [직격 인터뷰] “한국 低복지 국가 맞지만, 복지 위한 증세는 시기상조”

    최근 국회를 중심으로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이 불거지면서 세금과 복지 문제가 동시에 수술대에 올랐다. 증세를 해서라도 현재의 ‘저(低)부담·저복지’를 ‘중(中)부담·중복지’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복지 전달체계를 개편해 효율화로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의 문형표 장관은 “우리나라가 저(低)복지 국가인 것은 맞다”면서도 세금을 더 걷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지 수준과 맞추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했다. 대신 잘못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제도 등을 하루빨리 손보고, ‘1인 1연금’ 시대를 열어 부족한 노후소득을 보충하겠다고 했다. 문 장관과의 인터뷰는 22일 서울신문 편집국 회의실에서 진행했다. →증세 vs 복지 논란이 뜨겁다. -그런 논쟁 자체가 의미 없다. 우리나라는 저복지 국가다. OECD의 반도 안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는 사회보장 역사가 짧다. 우리와 OECD를 비교하는 것은 서른 살 먹은 성인과 열 살 먹은 아이의 키를 비교하는 것과 같다. 비록 열 살이지만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10년 후면 서른 살 먹은 국가들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다. 노인 인구는 늘고, 경제활동 인구는 줄고 있는데 복지를 위해 증세를 하면 번 돈의 절반을 세금으로 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후세대를 위해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공적연금을 강화하자는 주장이 많은데. -공적연금을 강화하려고 급여를 올리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대신 전업주부 등 연금 사각지대에 있던 사람들을 제도권으로 끌여들여 자기 연금을 갖게 할 것이다. ‘1인 1연금’ 시대로 가는 게 급여를 올리는 것보다 합리적이다. 한 사람의 연금만으로는 생활 보장이 안 된다. 욕심 같아서는 전업주부의 보험료에 세금 혜택도 주고 싶다. →재정비할 수 있는 복지 사업에는 무엇이 있는지. -일부 요양병원은 수익을 위해 노숙자를 데려와 환자를 늘린다. 허술한 제도가 도덕적 해이를 방조하고 있다. 양육 형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하루 12시간씩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라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무상보육 제도를 급하게 도입하다 보니 일률적 제도가 됐는데, 이를 효율화하면서도 맞춤형으로 서비스의 질을 제고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의료시장의 중동 진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의료시장의 중동 진출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예전에는 다리를 놓고 건물을 지어주는 식으로 교류했는데, 이는 무역 규모만 클 뿐 수익률은 높지 않았다. 현재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 셰이크 칼리파 전문병원(SKSH)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데 상당히 성공적이다. 1년에 2000억원을 받고 있지만, 1년만 하고 끝나는 게 아니다. 장기간 하면 수조원이다. 결코 작다고 얘기할 수 없다. 또 고용을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어 효과가 상당하다. →왜 중동을 택했는지. -중동은 경제력에 비해 보건의료 인프라와 인력이 많이 약해 외국에 거의 의존하고 있다. 보건의료서비스를 확대하고 싶은데 의사가 없다. 우리나라는 보건의료 서비스의 질이 상당히 높고, 인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며 가격 경쟁력도 높다. 사실 중동이 먼저 우리에게 손을 내밀었다. 중동인의 상술은 우리가 못 따라간다. 중동인이 스스로 득이 된다고 생각하니 움직였다고 본다. →의료수출도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공공의료 수준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다. -공공의료를 확대하자는 분들은 민간 병원이 90% 이상이니 공공병원을 더 세우라고 하는데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이미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 의료의 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민간병원에 정부가 돈을 들여 공공 기능을 더 강화하면 된다. 다만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다는 지적은 맞다. 아직 60% 수준이어서 서서히 올려야 한다. →원격의료에 대한 의료계와 보건의료단체의 우려를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부인이 아프면 남편이 대신해 약을 사 가는 대리 처방도 허용하는데, 적어도 의사가 화상으로 집에 누워있는 부인에게 ‘어디가 아프세요, 증상이 어떠세요’라고 물을 수 있다면 더 좋지 않겠나. 의료계가 걱정하는 게 안전성이다. 그래서 위험하지 않도록 만성질환과 경증 환자를 중심으로 원격 진료를 할 계획이다. 이 밖에 민감한 의료정보가 밖으로 나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어 보안 조치를 강화하고 있다. 원격 진료는 동네 의원에만 허용하기 때문에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없다. 동네 의원이 환자를 수시로 보고, 필요하면 서울의 큰 병원과 원격 협진을 하면 된다. 1차 의료를 살리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것인데, 의료계는 믿지 못하겠다고 한다. →원격의료의 본격 시행은 언제쯤으로 예상하는지. -당초 올해 상반기까지 시범사업을 하고 하반기 입법과정을 거쳐 내년에 시행할 계획이었는데 의료계가 협조하지 않고 국회에서도 논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해 연금 고갈 시점이 당초 예상인 2060년보다 15년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감사원이 지적했는데. -국민연금 재정 추계를 하려면 이자율과 물가상승률, 임금상승률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은 이자율이 계속 낮을 것이라는 가정 하에 추계를 했다. 이자율이 낮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의 늪에 빠졌다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임금상승률만 높을 순 없다. 즉 감사원의 추계는 임금상승률은 그대로 두고 이자율로만 계산한 것이다. 나도 추계를 해봤는데 국민연금 고갈 시점은 2060년에서 고작 1~2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를 독립 공사로 만드는 것과 운영본부 조직의 내실화를 기하는 것 중 어떤 방안이 연금기금 운용에 더 효율적인가. -전문성을 가진 분들이 연금기금을 운용하고, 대표성을 가진 분들이 이를 감시하는 시스템을 짜야 한다. 그러려면 전문가가 필요한데, 현재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위원회는 전문성이 약하고 대표성이 강하다. 이래서는 연금기금 500조원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다. 국민연금은 세계 3대 기금이고 곧 2대 기금으로 올라갈 것이다. 이 기금을 공단 내의 기금운영본부가 잘 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 제도의 성패는 이 500조원을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에 달렸다. 수익률을 1%만 올려도 보험료를 2~3% 낮출 수 있다. 내가 맡긴 500조원이 잘 운영된다는 믿음이 있다면 국민연금 제도에도 신뢰가 생긴다. 불안하면 불신하게 된다. 그래서 선진 운영체계를 갖추고 대한민국 최고 전문가들이 기금을 운용해야 한다. 수익을 잘 내려면 재무전문가가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고 기금을 보호하며 수익을 내는데 집중해야 하는데, 우리 역사를 보면 정치적으로 혹은 정책적으로 간섭받은 적이 많다. 몇몇 사람의 판단에 기금을 맡기기에는 기금 규모가 너무 크다. 전문성이 부족한 만큼 이를 보강하고 독립성을 보장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담배 경고그림 도입 방안은 재추진 가능한가. -담배 경고그림 도입은 2005년 우리가 세계보건기구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가입하면서 약속했던 것이다. 2008년까지 경고그림을 도입하고 5년 내에 광고를 금지하겠다고 했는데, 아직도 못 지키고 있다. FCTC 의장국을 한 나라로서 창피한 일이다. 노력이 부족해서인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났지만, 끝까지 국회를 설득해 4월 임시국회 때 경고그림 도입을 재추진하겠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은 연내 이뤄질 수 있을까.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선거가 있어)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개편 시기를 구체적으로 논의하지는 못했지만 개편을 늦출 생각은 없고, 가급적 연내에 할 것이다.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는건가. -고소득자의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 인심 쓰는 정책이라고 할 것이다. 형평성 제고라는 기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 →폐쇄회로(CC)TV 설치 외 어린이집 학대를 막을 대안은. -부모들이 언제든지 어린이집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창문을 개방해야 한다. 부모가 복도에서 수업을 지켜보고 배식을 도와주고 종종 일일교사를 하면 의심의 소지가 없어진다. 현재 여러 방면의 종합 대책을 만들고 있다.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이 근본적 대안이 아닐까.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해도 기존의 민간 어린이집이 문제다. 그래서 민간 어린이집도 교육의 질을 높이면 정부가 인건비를 지원해 준 국공립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 올해도 이런 공공형 어린이집 200곳 정도를 준비 중이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방에 ‘비보호’ 세종시…안전은 스스로 챙기세요

    전방에 ‘비보호’ 세종시…안전은 스스로 챙기세요

    “악!” 사고는 순식간에 벌어졌다. 지난 6일 오후 9시 30분 산업통상자원부 백모(49·여) 주무관은 평소처럼 시에서 대여해 주는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달려오던 택시에 치여 쓰러졌다. 남은 일을 마치기 위해 정부세종청사 부근에서 식사를 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자전거가 전복되면서 바닥에 머리를 크게 부딪힌 백씨는 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뇌사 판정을 받은 백씨는 심장, 간, 폐, 신장 등 장기를 기증하고 홀연히 세상을 떠나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사고가 나기 열흘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법제처 박모(32·여) 사무관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다. 박씨는 오후 10시 30분쯤 일을 마치고 청사 앞 횡단보도를 지나다 돌진하는 차량에 부딪혀 그대로 나동그라졌다. 당시 횡단보도 신호등의 불은 꺼져 있었으며 차량이 일단정지하고 지나가야 하는 빨간 점멸등 상태였다. 골반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은 박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다 다행히 최근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최근 법제처로 전입했다. 소속 부처인 법제처가 지난해 12월 세종시로 내려온 지 불과 두 달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인구 7만여명 증가에도 교통안전 담당자 1명만 추가 세종시 입주민들이 떨고 있다.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교통사고 위험 때문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은 세종시를 차 없는 안전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자전거도로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건설하는 등 공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교통신호체계를 비롯한 기반시설과 안전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서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공무원들은 “안 죽으려면 밤에 세종시를 돌아다니지 않는 게 상책”이라고 말할 정도다. 실제 세종시의 교통사고 건수는 2012년 출범 이래 유입 인구가 증가하면서 계속 늘고 있다. 2012년 372건이었던 교통사고 건수는 2013년 441건, 지난해 482건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행정자치부가 발표한 ‘차량 1만대당 교통사고 사망자수(2013년 기준)’에서도 세종시는 3.02명으로 8개 특별·광역시 가운데 1위에 올랐다. 17개 시·도에서도 여섯 번째로 사망자수가 많았다. 최근 3년간 세종시에서는 62명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교통사고는 세종시 인구 증가에 따라 덩달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에 따르면 출범 전인 2011년 9만 5325명 수준이었던 인구는 지난달 기준 17만 2618명으로 7만여명 늘었다. 전체 인구의 42.6%에 달하는 7만 3612명은 세종시 전체 면적(465㎢)의 6.2%에 불과한 한솔동, 아름동, 도담동 등 청사 부근 3개동에 몰려 있다. 교통사고가 청사를 중심으로 늘고 있는 이유다. 세종시에선 왜 교통사고가 잦은 걸까. 한상진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연구그룹장(연구위원)은 “도시가 완전히 안정화된 상황에서는 운전자들도 보행자들도 조심하려 하는데 성장 중인 세종시는 도시교통문화가 정착이 안 된 상태”라며 “차도 사람도 별로 없다는 인식이 운전자에게 은연중에 생기면서 신호 위반이나 과속 위험성에 대해 다른 도시보다 느슨(태만)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로망·교통신호체계 등 시스템 구축 제대로 안 돼 이선하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역시 “도시가 건설 중이다 보니 도로망, 교차로, 신호체계 등 전반적인 교통시스템이 제대로 구축이 안 돼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사고 확률이 높은 교차로에 유턴 표시가 제대로 안 돼 있거나 자전거도로를 만들어 놓고도 조명시설이나 전용 신호등 설치가 미비해 안전한 이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외곽 공사가 많다 보니 화물차 등 대형차들이 과속하거나 신호 위반을 하는 것도 위협 요인이다. 한 경제부처 공무원은 “밤에는 인적마저 끊겨 신호를 무시하고 달리는 차가 많은데 시에서는 안전모도 마련해 놓지 않고 좁은 도로에서 자전거를 많이 이용하라고 하니 사고가 안 날 수 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세종시를 설계할 때 차가 아닌 자전거가 안전한 도시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다는 진단이다. 행복청은 승용차가 아닌 버스, 공공 대여 자전거 등 대중교통수송분담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2030년까지 장기적으로 공공자전거 대여소 500곳에 6000대의 자전거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세종시가 운영하는 공공자전거 대여소는 29개, 자전거 대수는 320대다. 안전모와 관련해 세종시 관계자는 “안전모를 지급할 계획이 없다”며 “반납이 안 되거나 위생상 관리도 어려워 자전거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보호장구까지 국가에서 책임져 달라는 것은 맞지 않다”고 못 박았다. 행복청은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들어 국민안전처, 행자부 차원에서 안전모 착용을 의무화하는 정책적 결정을 하면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는 만 13세 이하면 안전모를 착용해야 한다. 이 교수는 “대중교통수송분담률 70%는 현실적으로 어려운데도 이를 근거로 주차대수를 산정하다 보니 주차공간도 적어졌다”면서 “자전거는 사고 위험이 높은 운송수단이기 때문에 사고를 예방하고 줄이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름동에 사는 한 30대 주부는 “대중교통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린아이를 자전거에 태워 병원에 가고, 장을 보고 할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도로가 좁고 주차시설이 부족하다 보니 불법 주차도 많아 교통사고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세종시에서 실시한 세종시 사회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세종시민의 절반 이상(54.8%)이 자가용을 통근·통학용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전거 이용 빈도는 아이러니하게도 출범 이전 22%에서 출범 이후 21%로 오히려 줄었다. ●市, 기반시설 미비에도 자전거 이용 독려·안전모 지급도 “불가” 불법 주차는 운전자의 시야를 가릴 수 있어 어린이 등의 교통사고에 특히 위험 요소이지만 시(과태료)와 경찰(범칙금)의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력과 예산 부족 때문이다. 세종경찰서에 따르면 2012년 세종시 출범 전 교통안전 담당자는 4~5명이었으나 인구가 7만명으로 늘어났음에도 추가된 인원은 1명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적은 인원으로 집회시위, 총리경호, 단속업무까지 도맡아야 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해 세종시 보고서에서 교통사고에 대해 ‘안전하다’고 응답한 세종시민은 27.7%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교통안전공단이 조사한 교통문화지수에서도 드러난다. ‘교통안전’ 영역에서 세종시는 30점 만점에 23.35점으로 8개 특별·광역시 중에 꼴찌를 차지했다. 한 그룹장은 “세종시는 횡단 시간이 짧은데 최소한의 시간보다 몇 초간 더 늘릴 필요가 있고 조명시설을 늘리거나 밝기를 높여 보행자가 잘 보이게 해야 한다”며 “넓은 도로 위주로 개발되고 간선급행버스체계(BRT)가 도로 중앙을 달리다 보니 횡단 시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세종시 입주민들은 순환버스의 신속한 도입과 차량 견인소 마련을 요청했다. 이 교수는 “세종시는 속도를 내는 도로가 아닌 접근성 위주의 도로”라면서 “통행 속도를 더 낮추고 불법 주차 단속 등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신호 위반 및 단속카메라를 달고 가변안내판(VMS)을 설치해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공감대 없는데…” 공무원연금 개혁 공회전

    “공감대 없는데…” 공무원연금 개혁 공회전

    해묵은 과제인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가 표류하는 이유는 정부·여당의 밀어붙이기와 야당, 공무원노조의 버티기가 평행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대타협기구 전체회의에서 활동 시한 연장을 주장한 노조 측 주장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20일 “대타협기구 (활동 시한) 연장은 절대 없다”고 거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노조의 버티기’를 수용할 수 없다는 선언이다. 이처럼 논의가 공회전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여야와 정부, 노조 등 이해당사자 간 공감대가 여전히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대타협기구는 여야와 정부, 노조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했다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지만 당시에도 정치권과 정부는 노조를 충분히 설득하지는 못하고 발표에 나선 모습이었다. “연금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는 당시 발표는 열흘도 안 돼 ‘허언’으로 드러났다. 현재 노조는 정부 재정 추계의 오류 가능성 등을 빌미로 ‘지연 전략’을 펼치며 정부와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 당시 대타협기구는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와 타 공적 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해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지만 연금 개혁으로 인한 공무원의 박탈감과 하향평준화 문제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특히 재직자는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신규자는 국민연금과 수급 구조를 맞추는 내용을 담은 여당안에 대해서는 하향평준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이 소득대체율 문제로 여당을 압박하는 이유다. 야당은 소득대체율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도 여전히 기여율 수치 등 자체안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재직자 기여율은 여당안보다 낮게, 지급률은 오히려 더 높게 설정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재정 절감 효과가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여기에 야당이 지난 청와대 회동에서 국무회의를 통해 입법화된 정부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해 연금 개혁 논의는 더욱 공회전하게 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文 모두발언서 “소득 주도 성장 이뤄야” 朴 “일자리 창출로 소득 늘어야” 선 긋기

    3자 회동에서 청와대·여당과 야당은 경제활성화 및 최저임금, 가계부채, 전·월세 대책 등 해법을 놓고 확연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느 정부보다 경제민주화 법안을 많이 입법했다”면서 “경제살리기 법안 통과가 지연되고 있다. 야당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선 “정치권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동향 선후배 두 분이 잘해 주리라고 믿는다”며 양당 대표를 격려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대해 “정부도 안을 내놓고 공무원단체를 설득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안을 제시해서 대타협기구의 틀 안에서 함께 논의하겠다”며 정부를 압박했다. 세부적인 경제활성화 접근법에선 각자 이견이 표출됐다. 문 대표가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소득 주도 성장에 대해 박 대통령은 “기본적인 정책엔 동의를 하지만 과도한 재정지출과 기업 위축이 우려되므로 일자리 창출을 통해 소득이 늘어나야 한다”고 선을 그으며 “소득이 늘면 소비, 일자리가 느는 선순환을 만들기 위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통과가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문 대표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 의료 민영화를 불러올 수 있는 보건 의료 부문은 절대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앞서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관련 내용을 제외하고서라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당부한 만큼 여야가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야당과 청와대·여당이 원칙론만 같이했을 뿐 간극이 컸다. 문 대표는 두 자릿수 인상을 주장한 반면, 박 대통령은 “생활임금의 기준 등이 명확하지 않아 최저임금과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또 “공공·민간 사이 형평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최저임금 지속 인상 입장을 고수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역시 “우리가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 최저임금위원회에 맡겨야 한다”고 유보했다. 문 대표가 요구한 전·월세 대책에 대해 박 대통령은 “저성장, 저금리 시대이기 때문에 전세 공급이 줄고 월세 가격이 올라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국회 차원의 서민주거복지 논의를 주문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과거에도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때 해당 시기에 전세가가 12%대로 폭등했다”며 “잘못하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결국 공급을 늘리는 시장 원리에 맡겨야 한다”고 민간임대사업 활성화법의 조속한 처리를 주장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문 대표는 “올해 안에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 야당도 초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조건 없는 대화 제의를 했는데 북한이 소극적으로 나와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공개하며 “이산가족 문제 등에 도움이 된다면 누구하고도 기회가 되면 만날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이범수기자 bulse@seoul.co.kr
  • [사설] 대체 공무원연금 개혁 할 건가, 말 건가

    공무원연금 개혁을 놓고 여야 샅바 싸움만 치열하다. 지난 1월 초 출항한 ‘공무원연금 개편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오는 28일 활동시한 마감을 앞두고 합의는커녕 암초를 만난 격이다. 대타협기구 노후소득분과 공동위원장인 김성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 12일 현재 46.5% 수준이고 2028년 40%까지 내려가게 돼 있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하면서다. 공무원연금 개혁 대안이 아닌, 국민연금과 함께 논의하는 ‘새판 짜기’ 카드를 내밀면서 배는 산으로 올라가는 꼴이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확정하는 시한을 보름 남짓 앞둔 시점에 새정치연합 측이 느닷없이 판을 더 키우려는 이유가 궁금하다. 김성주 의원은 “공무원연금을 국민연금 수준으로 낮출 게 아니라 국민연금의 보장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지만, 진정성은 읽히지 않는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짜기 위해 대타협기구를 출범시켰던 야당이 이제 와서 국민·군인·사학연금 등 공적연금 전반으로 전선을 넓히려 하고 있으니 말이다. 더군다나 새정치연합 측은 자체 공무원연금 개혁안도 내놓지 않았다. 두 달 보름이 넘도록 “공무원 집단의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변죽만 울리다가 막판에 공무원연금 개혁의 총대를 메지 않으려는 속내만 드러낸 셈이다. 여야 타협 없이 어떤 안건도 처리할 수 없게 하는 국회선진화법을 감안하면 자칫 공무원연금 개혁 자체가 물 건너갈 판이다. 하기야 국민연금을 공무원연금 수준으로 높일 수만 있다면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러나 2028년까지 40%로 점차 낮아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50%(기초연금 5% 포함)로 높이는 데 필요한 재원이 문제다. 새정치연합 측은 이를 위한 보험료율 인상이란 대안은 내놓지 않고 있다. 현 야당이 집권당이었던 참여정부 때인 2007년 국민연금법을 개정할 때 소득대체율을 기존 70%에서 40%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지도록 한 까닭은 또 무엇이었나. 이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기 위해 결국 국민 부담인 보험료를 더 걷거나, 재정을 더 쏟아붓는 방안 둘 다 쉽지 않다는 것을 야권도 알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도 새삼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의 형평성을 거론하는 것은 일반 국민과 공무원 표를 다 잃지 않겠다는, 선거용 눈치 보기나 다름없을 것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며칠 전 “공무원연금 개혁을 하려면 박근혜 대통령이 대통령 봉급부터 깎아야 한다”고 했다. 논점이 다소 빗나갔지만,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는 맞다. 공무원연금 적자 보전을 위해 향후 10년간 93조 9000억원의 재정 투입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어느 당이 집권하든 국가 부도 상태인 그리스의 전철을 밟을 게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여야가 국민대타협기구에서 중세 유럽에서 횡행하던 ‘가면무도회’처럼 눈 가리고 아옹 하는 식의 입씨름만 하고 있을 때인가. 정치권은 국민연금과 공무원연금을 현행대로 유지할 때 실현성 있는 대안이 있을지부터 정직하게 돌아봐야 한다. 즉 거위 털을 아프지 않게 뽑듯 모든 국민에게 욕먹지 않고 세금을 거둬 재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자문해 보란 뜻이다.
  • 與·野·勞 양보 없는 3각 공방… 산으로 가는 공무원연금 개혁

    與·野·勞 양보 없는 3각 공방… 산으로 가는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와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공무원노조 등 3각 축이 시기와 방식, 대상 등을 놓고 팽팽한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다. 단일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국민대타협기구가 복수의 추천안을 내놓고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안을 선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개혁안에 대한 실무 작업이 본격화되는 다음주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늦출 수 없다 vs 데드라인 없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13일 “3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까지 타협안을 만들고 (4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5월 2일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이를 처리하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일정”이라고 못 박았다. 반면 공무원노조 측은 “시한을 설정하기보다는 충분한 논의가 우선시돼야 한다”고 선을 긋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공무원노조 측의 이러한 요구를 ‘개혁을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반대로 공무원노조 측은 정부와 여당에 대해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각각 받아들이고 있어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다. 전날 열린 대타협기구 연금개혁분과위 회의가 파행된 원인이기도 하다. 지난 10일 여야 원내대표는 개혁안에 대해 원만한 처리를 합의했지만, 현재로선 결과를 속단하기가 쉽지 않다. ●재건축 vs 리모델링 정부와 여당은 공무원연금을 받기 위해 납부하는 돈(기여율)을 올리고 지급받는 돈(지급률)은 낮추는 ‘구조 개혁’을 주장한다. 국민연금과의 형평성을 감안해 공무원연금 체계를 뜯어고치는 ‘재건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무원노조 측은 공무원연금의 재정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여율과 지급률 등을 부분 조정하는 ‘모수(母數) 개혁’을 요구한다. 공무원연금의 기존 틀을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리모델링’에 가깝다. 대타협기구 재정추계분과위에서 공무원연금을 그대로 두면 향후 20년간 재정 적자가 2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정부의 재정추계자료를 공무원노조 측이 지나치게 부풀린 것이라며 문제 삼고 있다. 연금 체계를 바꾸는 기본 전제가 달라질 경우 개혁 수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양보 없는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다. 야당은 “구조 개혁과 모수 개혁의 절충안”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을 뿐, 구체적인 개혁 방식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원포인트 vs 원샷 정부와 여당은 정부보전금 등 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공무원연금만 대상으로 한 ‘원포인트(One Point) 개혁’을, 야당은 국민·군인·사학 등 4대 공적연금의 틀을 바꾸는 ‘원샷(One Shot) 개혁’을 각각 요구하고 있다. 이는 상황 인식에 대한 차이에서 비롯됐다. 여당은 ‘내는 돈’(부담), 야당은 ‘받는 돈’(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대타협기구 노후소득보장분과위에서 현행 최고 63%인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연금지급액이 생애평균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얼마나 낮출지를 놓고 논란이 되는 이유다. 야당은 공무원연금은 물론 현재 40%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적어도 50%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여당은 부담률 급등을 이유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다. 실제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을 40%에서 45%로 5% 포인트만 올려도 부담률은 9.0%에서 15.3%로 껑충 뛴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정부와 여당이 제시한 공무원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45% 수준이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與 “野, 공무원연금 개혁안 공개 안 해 유감” 野 “당사자 이견 충돌 불가피… 공개 못 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가 활동 종료 시한인 오는 28일까지 개혁 합의안을 도출키로 하면서 일단 청신호가 켜졌다.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효과에 대해 그동안 여야의 입장이 달랐지만, 재정 절감 효과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을 야당도 인정하면서 합의안 도출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대타협기구가 전날 중간발표를 통해 여야, 정부, 공무원 등 위원들이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면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가장 힘든 고비를 넘겼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활동 종료 18일을 남긴 대타협기구가 총 19번의 회의를 통해 견해 차를 줄이고 신뢰를 회복한 것은 정치사에 큰 획을 그을 만큼 높이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4월 임시국회 합의 처리를 목표로 지금이 마지막이고 모두 다 걸겠다는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대타협기구가) 28일까지 상생 합의안을 도출하겠다고 한 부분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다만 어제 야당의 안이 나오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야당안을 공개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물밑 협상에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공무원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야당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내놓을 계획이 없고, 내놓을 이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특위 위원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해 당사자들 간 이견 충돌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하나의 작품을 내놓으려면 야당안을 공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야당안도 연금재정, 소득대체율,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등이 주요 변수”라면서 “야당안을 자체 검토한 결과 28일까지는 개혁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불법·불공정 문제 남긴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

    전국의 농협과 축협, 수협, 산림조합의 조합장을 뽑는 전국동시조합장선거가 어제 전국 1802개 시·군·구 투표소에서 치러졌다. ‘미니 지방선거’라는 말까지 나온 이번 선거를 통해 무투표 당선자 204명을 포함해 모두 1326개 조합의 대표가 새로 뽑혔다. 조합장의 위상이 농어촌 지역에서는 특히 높기 때문에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았다. 유권자만 280만여명에 달하는 이번 조합장선거는 사상 처음으로 같은 날 동시에 치러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처음으로 직접 관리를 맡았다. 부정선거를 막고 행정 낭비를 줄이기 위해 중앙선관위가 일괄 관리하는 방식을 도입한 것이지만 혼탁 양상은 여전했다. 제도상의 미비에 따른 문제와 형평성 시비도 끊이지 않았다. 깨끗한 선거를 바라던 당초 기대에 크게 못 미쳐 결과만 보면 낙제점에 가깝다는 말까지도 나온다. 선거 초반부터 돈봉투를 돌리다 적발됐다. 1960~1970년대의 ‘막걸리 선거’, ‘고무신 선거’에 못지않은 불법·혼탁 선거가 판을 쳤다. ‘5당4락’(5억원을 쓰면 당선되고 4억원을 쓰면 떨어진다)이라는 말이 공공연연하게 나돌 정도였다. 중앙선관위가 어제까지 집계한 금품살포와 흑색선전 등 위반 행위는 746건에 달했다. 최근 4년간 개별 조합장선거 때의 위반 수준과 별 차이가 없었다. 부정·불법선거가 기승을 부린 것은 조합장들이 지역에서 임기 4년 동안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 조합장은 1억원의 안팎의 연봉을 받고 인사권과 사업권을 갖는다. 금리와 대출 한도도 조합장이 결정한다. 막강한 민원해결사 역할을 하는 노른자위 자리이다 보니 ‘일단 되고 보자’는 심리에서 불법을 일삼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지나치게 제한한 ‘깜깜이 선거’로 조합장선거가 치러진 것도 쉽게 돈 선거의 유혹에 빠지도록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조합별 선거 때에도 보장됐던 토론회나 합동연설회 등이 모두 금지됐다. 선거사무실을 두거나 현수막을 설치하고 선거운동원 역시 둘 수 없었다. 후보자 개인이 명함을 돌리는 등 개별적 지지 호소만 가능했다. 하지만 현역 조합장은 선거 당일에도 신분을 유지하는 등 ‘현역 프리미엄’이 엄청나 불공정한 게임이었다는 비판이 설득력이 있다. 사후약방문 격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10월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는데, 선거운동의 문제는 물론 조합장의 과도한 권한 집중을 막고 이사회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등 포괄적인 손질이 불가피하다. 선거는 끝났지만 벌써부터 선거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금품살포뿐 아니라 조합원 자격이 없는 ‘짝퉁 선거인’ 문제까지 논란이 된 만큼 당선 무효 소송 등이 잇따르면서 전국 곳곳에서 재선거가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 선거를 시행한 당초의 의미를 퇴색하게 하는 또 다른 낭비다. 다음 자리만 노리는 ‘정치꾼’이 아니라 조합을 위해 일할 진정한 ‘일꾼’을 뽑으려면 대폭적인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 선관위는 돈 선거 관련자 등 선거사범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 조사해 당선을 무효시키는 등 엄정하게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재발을 줄일 수 있다.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내용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개혁 필요성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 중간 합의문 발표 “공무원노조 반발하나”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연금개혁분과위원회 회의에서 “연금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는 중간결과 발표형식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여당, 야당, 정부, 노조, 전문가들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는 28일 국민대타협기구 활동 시한을 앞두고 참여 주체들이 한 목소리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은 연금개혁 논의가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대타협기구는 합의문에서 “2009년 공무원연금 개혁에서 공무원·연금수급자·정부 간 고통 분담을 통한 재정 안정화 노력을 하는 한편, 불합리한 사항들을 일부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공무원연금 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투명성을 고려했다”고 평가했다. 대타협기구는 다만 “공직 세대간 및 공적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인연금, 국민연금)간 형평성을 고려하고, 연금 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 및 공무원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추구하는 방향에서 개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데 대해 인식을 같이 한다”고 추가 개혁의 필요성을 밝혔다.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한 배경에 대해 “최근 급속한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가 증가하고 오랫동안 지속된 수급구조 불균형 등으로 재정 안정화가 요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차례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최근 공무원연금에 대한 정부 보전금이 크게 늘어나 정부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양 제도(공무원연금·국민연금)에 의한 연금액 격차가 상당한 관계로 제도간 형평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타협기구는 이에 따라 “공무원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고, 공무원의 노후소득 보장의 적정성을 추구하며 공적연금 제도간 형평성을 제고하는 한편, 공무원 인사제도 및 사회환경 변화에 맞는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데 대해 합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국민들의 적정한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 등 노력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대타협기구가 이날 내놓은 합의문은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향후 개혁 방향을 제시하는 선언적 성격이다. 이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개혁안을 마련해 입법권을 가진 국회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에 제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조만간 내부적으로 준비해 온 자체 개혁안을 대타협기구 분과위 회의에서 자연스럽게 제시할 경우 기존의 새누리당·정부 측 개혁안과 함께 올려놓고 협상을 통해 개혁안을 도출하는 데 속도가 붙을 수 있다. 다만, 이날 대타협기구가 중간발표 형식의 합의문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일부 공무원노조가 강력히 반발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노조의 반발이 구체적인 개혁안 도출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이 말하는 김영란법] 정치권 “의견 존중”속 온도차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10일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일명 김영란법)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정치권은 기본적으로 존중하되 보완에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전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큰 틀에서는 공감하지만, 일부 내용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왔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김 전 위원장의 의견을 기본적으로 존중하고, 필요하다면 보완 과정에서 참고하겠다”면서 “언론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족 범위를 배우자로 한정한 것이 아쉽다는 김 전 위원장의 평가에 대해서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국회도 깊이 고민한 결과라는 점을 이해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용남 새누리당 의원은 법 시행 전 수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김 전 위원장의 지적에 대해 “불고지죄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위헌”이라면서 “해당 조항에 대해선 유예기간 중이라도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이한성 의원은 “김영란법에는 자기 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내용과 같이 위헌적 요소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다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일각에서는 법안에 위헌 요소가 없다는 김 전 위원장의 인식을 비판하기도 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법 제정 과정에서 이해충돌 방지와 관련해서는 직업선택의 자유 침해 등 위헌 소지를 제거하고 4월 국회에서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렵게 여야가 합의한 만큼 시행 시기를 1년 6개월로 넉넉히 둔 것도 시행령 등 제정 과정에서 명확한 부분을 명시하자는 의미였다는 점을 상기하며 국민의 뜻을 따르겠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새정치연합 소속 이상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으로 대상을 확장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고 명쾌한 기준과 원칙이 없기 때문에 명백한 위헌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법을 수정 보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여·야·정·노조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 첫 공감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는 10일 국회에서 그동안의 논의 경과와 향후 활동에 대한 중간 결과를 발표하며 연금 개혁 논의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2009년 개혁 이후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부정적이었던 공무원단체 등이 그간의 논의를 통해 연금재정의 지속 가능성 제고와 타 공적연금과의 형평성 문제 등에 대해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고 대타협기구는 설명했다. 여야와 정부, 노조 등이 참여한 대타협기구 차원에서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선관위 정치개편안 입체분석(4)] “돈 정치 우려” 여야·원내외 공감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안한 정치 개편안에는 ‘시·군·구당(옛 지구당) 부활’이 포함돼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사이의 형평성, 현역과 원외를 막론하고 편법 운영하고 있는 지역구 사무소 등의 정치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돈 먹는 하마’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여부가 제도 안착의 관건으로 꼽힌다. 지구당 부활을 놓고 여야를 초월해 현직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의 반응이 엇갈린다. 상대적으로 ‘조직·자금’의 총알이 확보된 현직 의원들은 지구당 부활을 ‘찻잔 속 태풍’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한 3선 의원은 9일 “2004년 일명 오세훈법(정치자금법 개정안) 통과로 시·군·구당 운영이 전면 금지된 이후에도 의원들의 지역 사무실 개소는 허용돼 왔다”면서 “현역들은 사실상 활동에 제약이 없었고, 앞으로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원외 당협위원장들로선 달갑지 않을 수밖에 없다. 야권의 한 원외 인사는 “명목상 제도를 풀어서 원외위원장의 지구당 운영을 허용한다 해도 실제로 경제력이 뒷받침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 관계자는 “사무실 운영비·인건비 등 고정적인 운영 경비만 한 해 최소한 2억원은 필요하다”며 “그나마 현직 의원은 후원금에서 경비를 지출할 수 있고, 인력도 국회 보좌진을 당겨다 쓸 수 있지만 원외 당협위원장에겐 그림의 떡”이라고 했다. 지구당을 되살려봤자 제도권 정치에 진입하려는 이들에겐 혜택이 거의 없다는 주장이다. 돈정치 부활에 대한 우려는 원내·외, 여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초선 의원은 “지금은 지역구민을 상대로 한 경조사비 지출이 전면 금지돼 있지만, 지구당 체제로 돌아가면 음성적인 돈봉투가 다시 판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지구당 부활을 전제로 ‘돈정치 문화’ 청산보다 ‘당협 민주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지구당 부활과 별개로 의원 또는 원외 당협위원장 1인을 정점으로 모든 게 움직이는 지역의 ‘사당(私黨) 문화’가 더 큰 고질병”이라고 말했다. 지역을 장악한 특정 개인에게 줄대는 구태가 지구당 부활과 관계없이 계속돼 왔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당권·대권 분리처럼 의원·지역 당협위원장 겸직을 금지하는 방안도 정당정치 활성화 차원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과 함께 고민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국민건강보험은 세금인가, 보험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열린세상] 국민건강보험은 세금인가, 보험인가/허대석 서울대 의대 내과학교실 교수

    ‘연말정산 폭탄’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소득세법 개정안으로 촉발된 증세 논란이 커지자 고소득층에 건강보험료를 더 부과해 저소득층 600여만명의 부담을 줄여 준다는 건강보험 부과체계 개선안 추진이 중단됐다. 건강보험의 소득 재분배 기능을 더 강화하겠다는 것이 건강보험 부과 체계안의 취지인데 이미 상위 소득자 21.5%가 전체 건강보험료의 58.4%를 부담하고 있으며, 하위 소득자 20%는 월보험료 대비 5배 이상의 급여비 혜택을 받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미국의 공적 의료보험은 납부한 보험료에 따라 의료 혜택에 차등을 두어 국민이 보험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나, 보험료 액수와 상관없이 동일한 의료서비스를 받는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은 조세제도이지 보험이 아니다. 2014년 건강보험료의 부과나 징수 관련 민원이 6000만건을 초과하고 있으나, 건강보험료 부과 체계가 너무 복잡해 민원인의 이의 제기에 건강보험공단 직원조차도 제대로 설명을 못 하고 있다. 소득에 비해 보험료를 적게 내거나 무임승차하는 사람을 줄여서 건강보험 재원을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부과 체계를 수시로 변경해 왔으나 형평성 문제는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국세청과 정보 시스템을 공유하면 과세 형평성 논란을 줄일 수 있는데도 자동차, 전월세, 생활수준 및 경제활동 참가율 등 별도의 산정 기준으로 건강보험료를 부과함으로써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조세 부과 체계와의 일관성을 유지하지 않고는 어떤 개편안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것을 보건복지부만 모르는 것 같다. 건강보험제도의 문제가 징수 체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건강보험은 조세제도와 달리 상부상조에 입각한 사회보험제도라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사회복지 통합 관리망과 정보 공유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의료복지는 저소득층복지, 노인복지, 육아복지 등과 통합적으로 시행돼야 하는데도 기관마다 정보와 예산을 따로 관리하고 있어 한편에서는 부정 수급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최소한의 의료비도 없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에 투입되는 국가 예산이 100조원을 넘고, 국민건강보험에서 처리하는 비용이 50조원을 상회하는 한국 사회에서 건강보험의 근본 문제는 부과 체계와 예산 부족이 아니라 전문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방만한 운영이다. 보험료는 세금처럼 징수하지만 국회의 심의도 거치지 않고 보건복지부가 건강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통해 집행하고 있다. 요양 급여의 기준, 직장가입자의 보험료율,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 점수당 금액까지 건강보험 운영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이 건정심에서 이뤄진다. 전 국민의 의료복지와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건정심의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차관이며,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 또는 위촉한 근로자·시민·소비자·농어업인·자영업자·의약계 단체, 관련기관 공무원 등 25명으로 구성된다.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 의료계 대표가 50% 참여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의료와 관련된 정책 결정을 하는 위원회임에도 의료 전문가는 10% 안팎인 2~3명에 불과하다. 정부 발표 건강보험수가 인상률은 2003~2013년 49%로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 상승률 36%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지만, 연간 적용 인구 보험료 실제 납부액은 2003년 1인당 36만 2593원에서 2013년 89만 9690원으로 248% 인상됐다. 의료에 대한 보장성 강화를 확대할 때마다 ‘증세 없는 복지’가 이루어진 것처럼 홍보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보험료를 징수해 왔던 것이다. 이렇게 이미 세금이 돼 버린 건강보험료를 ‘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소수의 관료 집단과 비전문가들에 의해 폐쇄적으로 운영하는 제도적 모순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정치적 목적에 의한 선심성 의료서비스 확대와 이에 수반되는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 증가는 피할 수 없다. 국민의 3%가 건강보험 재원의 36%를 사용하고 있는 반면, 필수적인 의료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환자들이 10%를 상회하고 있다. 건강보험 부과 체계를 어떻게 변경하더라도 이런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금 시급한 일은 보험료 부과 체계 개혁보다 국민건강보험의 정체성을 재확립하는 것이다. 세금인가? 보험인가?
  • 이번엔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단체도 협상 본격 참여”

    이번엔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단체도 협상 본격 참여”

    공무원연금 개혁 이번엔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단체도 협상 본격 참여” 2월 국회를 달궜던 ‘김영란법’이 처리됨에 따라 마감 시한이 임박해오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일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을 태세다. 김무성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월 한 달 동안 국회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임무이자 과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면서 “여야가 함께 추진한다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커다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인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2월 국회가 김영란법 국회였다면, 4월 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 성공 여부가 초점이 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4월 말, 5월 초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며 연금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처럼 여당 지도부 차원의 힘이 실린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공청회를 개최, 공무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적정 노후소득 수준과 공무원연금·국민연금 사이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공청회에서 정창률 단국대 교수는 “국민연금은 수십년 후의 재정 문제에 대비해 모든 구성원이 부담을 분담하는 개혁을 했는데, 공무원연금은 재정 문제가 이미 발생하고 있는데도 일부 구성원에 부담을 떠넘기고 있다”면서 “현재의 개혁안은 재정 개선 효과도 별로 크지 않다”고 한층 강도 높은 개혁안을 주문했다. 반면, 이희우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국민연금의 최고소득 대체율을 40%에서 50%로 높이면 30년 가입 기준으로 공무원연금의 현행 소득 대체율과 같아진다”면서 “하향 평준화가 아닌 상향 평준화가 답이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합의기구인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도 전날 연금 기금의 재정추계 관련 분과위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노후소득 보장과 연금 설계 관련 분과위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논의했다. 지난번 노후소득 보장 분과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던 공무원노조도 이날 분과위 회의에는 다시 참여했다. 새누리당은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 측에 자체 개혁안을 서둘러 내놓도록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상태에서 야당·노조의 개혁안까지 모두 탁자 위에 올려놔야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이 최고·중진회의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여당에 굉장히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개혁을 서둘러선 안 된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치권에선 야당도 어느 정도 구체화한 자체 개혁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놓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야당의 개혁안을 내놓을 경우 공무원노조 등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만큼 공무원노조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 야당의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비공식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 개혁 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연금 개혁에 야당이 무조건 소극적이지는 않고, 동참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무원연금 개혁 이슈 재점화되나…새누리, 새정치 논의 참여 압박

    공무원연금 개혁 이슈 재점화되나…새누리, 새정치 논의 참여 압박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이 정치권의 이슈로 재부상할 전망이다. 2월 국회를 달궜던 김영란법 처리가 마무리되면서 마감 시한이 임박해오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새누리당은 연일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을 태세다. 김무성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월 한 달 동안 국회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임무이자 과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며 “여야가 함께 추진한다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커다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인제 최고위원도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2월 국회가 김영란법 국회였다면, 4월 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 성공 여부가 초점이 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4월 말, 5월 초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며 연금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처럼 여당 지도부 차원의 힘이 실린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공청회를 개최, 공무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적정 노후소득 수준과 공무원연금·국민연금 사이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 측에 자체 개혁안을 서둘러 내놓도록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상태에서 야당·노조의 개혁안까지 모두 탁자 위에 올려놔야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야당도 어느 정도 구체화한 자체 개혁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놓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야당의 개혁안을 내놓을 경우 공무원노조 등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만큼 공무원노조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 야당의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비공식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양심 걸고 ‘누더기 김영란법’ 유예 중에 고쳐라

    국회는 오랜 산고 끝에 그제 ‘김영란법’으로 불려 온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여야 내부는 잔칫집 분위기이긴커녕 자괴감만 넘쳐나고 있다. 여야 합의 처리를 주도했던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필요하면 보완 입법을 하겠다”고 공언할 정도다. 공직 사회의 부패 사슬을 끊어 낸다는 취지는 퇴색되고 위헌 소지만 가득한 ‘누더기 법안’으로 전락한 데 따른 당연할 귀결이다. 여야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법안이 중절되기를 기다릴 요량이 아니라면 ‘제대로 된 김영란법’이란 옥동자를 재탄생시키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 김영란법이 엉뚱하게 변질되는 전 과정은 후진적 ‘여의도 정치’의 진수였다. 2011년 6월 당시 김영란 국민권익위원장 이름으로 성안된 정부안은 공직자의 금품 수수를 알고도 대가성을 입증하지 못해 처벌할 수 없었던 허점을 메우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그제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은 이름만 같았을 뿐 유전인자가 전혀 다른 짝퉁이었다. 무엇보다 심의 과정에서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을 법 적용 대상에 끼워 넣으면서 위헌 시비를 자초하면서다. 언론 자유의 보장이라는 또 다른 헌법적 가치를 희생하면서까지 언론인 등을 욱여넣은 건 그렇다 치자. 그렇다면 언론 못잖게 공공성이 강한 금융기관이나 정부 예산을 쓰는 시민단체들은 제외한 이유는 뭔가. 형평성 논란이나 위헌 시비가 일어 법 자체가 유산되기를 바라는 심보가 아니라면 하기 어려운 어깃장을 부린 꼴이다. 여야 지도부가 이런 속사정을 뻔히 알면서도 통과시킨 게 더 큰 문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위헌 소지가 있는 것을 여론에 밀려 통과시키게 됐다”고 고백했지 않은가.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도 본회의 처리 전 “나도 확신이 없다”며 찜찜해했다. 오죽하면 “위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는 걸 알면서도 인기영합주의에 꽂혀 합의한 졸렬입법”(이상민 법사위원장)이란 고해성사까지 나왔겠나. 결국 문제가 많지만 선거에 부담 될까 봐 통과시켰다는 얘기다. 더 가관인 것은 그 와중에도 여야가 꼼수까지 합작해 냈다는 점이다. 1년 6개월의 법안 시행 유예기간을 둠으로써 ‘19대 의원’들은 법망에서 빠진 것이다. 게다가 의원 등 선출직의 ‘청탁’은 양성화하는 길도 터놓았다. 제3자의 고충 민원을 전달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다면서 정치인을 봐주고 푼돈을 받을 개연성이 있는 일선 민원창구 공무원들은 단속한다니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여야는 정녕 이런 블랙 코미디를 연출하고도 시치미를 떼고 말 것인가. 일말의 양심이라도 남아 있다면 법안의 유예기간 중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 김무성 대표는 어제 시행령 등을 조정해 이번에 통과된 법안 중 접대·선물제공 범위 등 비현실적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했다. 하지만 국회 스스로 진정한 ‘공직 부패방지법’을 만든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근본적 재개정에 나설 때다.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기 전에 과잉 입법이나 위헌 우려가 큰 적용 대상은 줄이고, 죄형법정주의에 맞게 정치인 예외 조항도 삭제하기 바란다.
  • 공무원연금 개혁, 4월 국회부터 본격 시동…與 “4, 5월 꼭 통과시킬 것”

    공무원연금 개혁, 4월 국회부터 본격 시동…與 “4, 5월 꼭 통과시킬 것”

    공무원연금 개혁 공무원연금 개혁, 4월 국회부터 본격 시동…與 “4, 5월 꼭 통과시킬 것” 2월 국회를 달궜던 ‘김영란법’이 처리됨에 따라 마감 시한이 임박해오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은 연일 공무원연금 개혁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본격적으로 페달을 밟을 태세다. 김무성 대표는 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3월 한 달 동안 국회가 가장 힘을 쏟아야 할 임무이자 과제는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며 “여야가 함께 추진한다면 국가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 커다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이인제 최고위원도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월 국회가 김영란법 국회였다면, 4월 국회는 공무원연금 개혁 성공 여부가 초점이 되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유승민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운동본부’ 소속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면담에서 “4월 말, 5월 초에 반드시 통과시킨다”며 연금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처럼 여당 지도부 차원의 힘이 실린 공무원연금 개혁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6일에 이어 이날 두 번째 공청회를 개최, 공무원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적정 노후소득 수준과 공무원연금·국민연금 사이의 형평성 문제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한다. 사회적 합의기구인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대타협기구도 전날 연금 기금의 재정추계 관련 분과위 회의를 연 데 이어 이날 노후소득 보장과 연금 설계 관련 분과위 회의를 열어 개혁안을 논의한다. 지난번 노후소득 보장 분과위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던 공무원노조도 이날 분과위 회의에는 다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은 그러면서 새정치민주연합과 공무원노조 측에 자체 개혁안을 서둘러 내놓도록 압박 수위도 높이고 있다.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상태에서 야당·노조의 개혁안까지 모두 탁자 위에 올려놔야 구체적인 협상안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인제 최고위원이 최고·중진회의에서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를 향해 “공무원연금 개혁을 추진하는 정부·여당에 굉장히 좋은 평가를 내리면서도 개혁을 서둘러선 안 된다는 이중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비판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정치권에선 야당도 어느 정도 구체화한 자체 개혁안을 내부적으로 마련해놓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다만, 기다렸다는 듯 야당의 개혁안을 내놓을 경우 공무원노조 등의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정부·여당의 개혁안이 나온 만큼 공무원노조가 이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면 야당의 자체 개혁안을 내놓겠다는 비공식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금 개혁 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연금 개혁에 야당이 무조건 소극적이지는 않고, 동참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영란법 후폭풍] 뒤늦은 반성·자성…표결 다르고 말 다른 의원들의 이중행태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대해 의원들 사이에서 뒤늦게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도 법안이 위헌 소지가 있고 졸속 입법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기권표를 던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의 이한성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 통과가 지연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될 거라는 우려 때문에 서둘러 처리한 것 같다”며 “이 과정에서 법안에 대한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거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찬성표를 던진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용태 의원은 “부정청탁 개념을 아무리 써놨어도 중간에 빈 곳이 너무 많아 형사법의 대원칙인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역시 찬성한 홍일표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좀 더 엄격히 공직 사회로 국한해서 시행을 해본 뒤 확대를 검토해 봤어야 했는데 처음부터 이렇게 한 것은 과도하다”면서 “민간 언론은 들어갔고 왜 다른 시민사회나 이런 것은 빠졌느냐 하는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반성했다. 기권한 문정림 새누리당 의원도 “입법 취지에 공감하지 않는 의원은 없겠지만 법안의 미비점으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가 생길까 크게 우려된다”면서 “정상적인 의정활동이나 공직활동이 부정청탁의 개념으로 인식돼 국민을 위한 정상적 공직 활동도 소극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야당에서도 자아비판성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찬성 버튼을 누른 법사위 소속인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법안 내용에 대해) 조금 더 고민했어야 한다. 처벌 법규라고 본다면 정무위에서 논의되면 안된다”면서 “국민권익위 대신 법무부가 주무부처가 되고, 법안 자체도 법사위 등이 주관이 돼서 많이 논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찬성표를 던진 정무위 소속 같은 당 강기정 의원은 “김영란법이 통과됨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검찰권 남용 가능성에 대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며 후속 보완을 주문했다. 법안 적용 대상에 언론인이 포함되고, 정치인에 불리한 조항은 삭제된 것에 대해 한 야당 의원은 “의원들이 아침 방송과 신문을 보면서 속으로 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인들이 법안에 포함된 것에 대해 고소해 했을 거라는 반응이다. 또다른 야당 의원은 “국회의원들이 제아무리 표를 먹고 산다고 하지만 무책임하고 너무 비겁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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