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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엔비디아 대신 네이버… ‘-35%’에 반성문 쓴 펀드매니저

    엔비디아 대신 네이버… ‘-35%’에 반성문 쓴 펀드매니저

    올해 30%가 넘는 손실을 기록하며 펀드 청산 절차에 들어간 싱가포르 헤지펀드 CEO가 자신의 투자 실패를 인정하고 투자자들에게 사과하는 서한을 보냈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싱가포르 기반의 헤지펀드 켄리치 파트너스 CEO 겸 최고투자책임자(CIO) 리처드 토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능숙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여러분 중 일부는 이미 이 사실을 알아차렸을 것이다. 실망시켜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리처드 토 CIO가 이러한 반성문을 쓴 배경에는 올해 형편없는 펀드 성과가 있다. 켄리치의 오큘러 아시아 펀드는 올해 들어 35.4%의 손실률을 기록했으며, 특히 11월에는 한 달 동안만 7.9%의 손실을 냈다. 반면 이 펀드의 벤치마크인 일본 제외 아시아 주식 인덱스는 같은 기간 8.6% 상승했다. 벤치마크를 추종하는 단순한 인덱스 펀드에 투자했더라도 8% 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던 상황에서, 30%가 넘는 손실은 투자 전략의 실패를 명확히 드러낸 셈이다. 토 CIO는 “지난 2년간 시장의 주요 테마를 거의 모두 놓쳤다”며 “나는 시장과 완전히 엇나갔다. 팔아야 할 때 샀고, 사야 할 때 팔았다”고 자책했다. 그는 서한에서 엔비디아 투자 실패 사례를 언급했다. 회사 전산 개발자가 개인 계좌에 엔비디아 한 종목만을 보유한 것을 보고 의아해했지만, 결과적으로 엔비디아는 올해 177% 상승했다. 그는 엔비디아를 부적합한 투자 대상으로 판단하며 시장 흐름을 놓쳤다. 토 CIO는 “때로는 최고의 투자가 설명이 불가능하거나 말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배웠다”며 자신의 나이가 이러한 시장 변화를 이해하는 데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했다. 그의 포트폴리오 상위 종목으로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 네이버, 중국 스마트폰 렌즈업체 순우광학테크 등이 포함됐다. TSMC는 올해 약 80% 상승했지만, 네이버는 12% 하락, 순우광학테크는 보합세를 기록했다. 펀드의 전체 손실률이 30%를 넘은 점을 고려하면, 이 외의 투자 종목에서 더 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처드 토는 서한에서 올해 말 오큘러 아시아 펀드를 청산한다고 밝혔다. 그는 약 40년 동안 투자 업계에 몸담은 베테랑으로,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을 거쳐 1998년 켄리치를 창업했지만, 이번 손실로 투자자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다.
  • CJ 꿈키움 장학, ‘국대’ 배출 등 성과 ‘톡톡’

    CJ 꿈키움 장학, ‘국대’ 배출 등 성과 ‘톡톡’

    CJ의 청소년을 위한 ‘문화사회공헌’ 활동이 해마다 지원 폭과 깊이를 더하고 있다. 이는 ‘기업은 젊은이의 꿈지기가 되어야 한다’는 이재현 CJ 이사장의 나눔철학에 따른 것이다. CJ나눔재단은 나눔 플랫폼 ‘CJ도너스캠프 꿈키움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어려운 지역 청년들이 예체능, 기술 등 ‘특기’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장학금과 전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장학 프로그램이 시작된 2018년 이래로 총 211명의 청소년을 지원했으며, 장학생들은 광역시·도 단위 국내 및 국제 대회에서 320여회 수상하는 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장학생 중 이루다(17) 양은 CJ의 꿈키움 장학 지원을 통해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태권도 국가대표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또 2022년 꿈키움 장학생에 선정된 김예겸 군과 김수겸 군(17)도 국내 고등부 럭비대회를 휩쓸고 있다. CJ나눔재단은 매년 중3부터 고3까지의 청소년 중 진로 계획이 명확하고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우수 인재에게 최대 1700만 원의 장학금과 진로 컨설팅 및 전문가 멘토링, 심리상담 등 다방면의 지원을 한다. 특히, 이번 모집부터 선발 인원을 약 30% 확대한다. CJ나눔재단 관계자는 “꿈키움 장학을 통해 힘든 환경 속에서도 청소년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양질의 교육 기회와 다양한 문화 활동 지원으로 건강한 성장과 자립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 [사설] 재판관 임명, 특검법 손질에 여야 합의만이 해법

    [사설] 재판관 임명, 특검법 손질에 여야 합의만이 해법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정지로 최상목 부총리가 대통령 ‘대행의 대행’을 맡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과 국무총리 역할까지 1인 3역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우리 헌정사의 크나큰 불행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권한대행의 탄핵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이 연쇄 탄핵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한다는 점이다. 최 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등을 거부할 경우 또다시 탄핵하겠다는 위협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진행에 협조하지 않는 국무위원들을 모두 “따박따박 탄핵”하겠다고 공언했다. 민주주의 삼권분립의 대원칙을 허무는 위헌적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여당도 책임이 크다. 헌법재판관 임명에 협력을 거부하고 정치적 계산에 따라 국정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높다. 대통령 탄핵을 지연시키려는 셈법으로 헌법재판소의 독립성과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에는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를 ‘도로 친윤당’으로 꾸려 대통령 탄핵 심판을 늦추는 온갖 꼼수와 몽니를 노골화한다는 비난도 쏠리고 있다. 이런 여야의 치졸한 정치 행태에 국정엔 속수무책 구멍이 뚫리고 있다. 최 대행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경제 불확실성의 뇌관을 덜어 내는 데 집중할 여력도 없는 형편이다. 헌법재판관 임명과 ‘쌍특검법’(내란·김건희특검법) 처리는 그래서 더 촌각을 다퉈 처리돼야 할 사안이다. 야당의 쌍특검법은 수사 대상 폭이 지나치게 넓고 특검 임명을 독식하는 등 반헌법적 내용을 내포했다. 야당이 위헌적 독소 조항을 손질해 수정안을 내고 여당은 전향적 자세로 협의해야 한다. 국회 몫 헌법재판관 3인 임명은 여야가 합의하고 이미 추천 절차까지 마쳤다. 헌법이 보장한 9인 체제를 만드는 것이 향후 국정 혼란을 최소화할 방책이다. 헌법과 상식을 외면한 정치 행태를 멈추고 여야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합리적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
  • 우승 후 휴가길 비극… KIA 직원, 아내·3살 아이와 참변

    우승 후 휴가길 비극… KIA 직원, 아내·3살 아이와 참변

    KIA 타이거즈의 통합 우승을 자축하기 위해 떠난 한 가족의 태국 여행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끝났다. 29일 남도일보에 따르면 KIA 타이거즈 홍보팀의 책임 매니저 고모씨는 부인과 3살 아들과 함께 지난 25일 태국 방콕으로 크리스마스 겸 우승 자축 여행을 떠났다. 그러나 귀국 일정을 하루 앞당겨 탑승한 여객기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로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이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하며 폭발하는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고씨는 원래 30일 귀국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에 빈자리가 생겨 일정을 하루 앞당겨 귀국을 결심했다. 태국에 남아 있던 친형은 예정대로 남았으나, 사고 소식을 접하고 충격에 빠졌다. 고씨의 어머니는 탑승자 명단에서 아들과 며느리, 손자의 이름을 확인한 뒤 실신했다. 3살 아들은 이번 참사의 최연소 희생자로 기록됐다. KIA 타이거즈는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고씨의 태국 출국 사실을 확인하고 탑승자 명단에서 최종 확인했다. 구단 직원들은 “고씨는 구단과 야구를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으로, 그의 빈자리가 믿기지 않는다”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고인은 지역 언론사 기자로 프로야구를 담당하며 야구계에서 해박한 지식과 열정으로 인정받은 인물이었다. SBS스포츠 정우영 캐스터는 인스타그램에 “그는 일을 똑 부러지게 잘해서 우리 회사 야구중계팀 모두가 좋아했다”라며 “끝까지 기적의 생환 소식을 기다렸지만 결국 그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의 아내와 세 살배기 아들까지도. 그와 그의 가족, 그리고 구단을 위로한다. 광주와 무안, 그리고 슬픔에 빠진 우리 대한민국을 위로하고 싶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밖에도 사고 여객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 단위 여행에 나섰던 승객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 충격이 더 컸다. 전남 영광의 팔순 잔치를 위해 떠난 일가족 9명, 진도의 일가족 5명, 전남교육청 공무원들과 함께한 단체 여행객 등이 희생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망자 중에는 내년 3월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수능을 마친 형제 등 다양한 연령대와 사연이 포함돼 있다. 가족들은 “이제 형편이 나아져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며 슬픔을 토했다. 지역사회와 정부의 대응광주·전남 지자체는 사고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탑승자 명단 확인, 장례 지원, 심리 상담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공항 대합실에서는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통곡과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구조 당국은 사고 원인 조사를 병행하며 남은 실종자 수색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 21년생 아기·팔순 부모도 사망…“어떻게 살라고” 통곡의 밤

    21년생 아기·팔순 부모도 사망…“어떻게 살라고” 통곡의 밤

    “이렇게 가면 나 혼자 어떻게 살라고…” 성탄절과 연말을 맞아 떠난 여행이 참사로 이어지며 탑승자 가족들이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사고 이후 하루 종일 슬픔이 담긴 통곡과 절규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구조 당국에 따르면 사고 여객기에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난 가족과 동료들이 다수 탑승하고 있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무안국제공항을 이용하는 광주·전남 지역민들로,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전국 각지에서 한달음에 달려와 비보를 기다리고 있다. 전남 영광군에 거주하는 A(80)씨 일가족 9명은 팔순 잔치를 위해 태국 방콕을 방문한 후 귀국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3대 가족이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가 희생된 이 비극은 지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진도에서는 아버지와 아들, 사위와 손자 2명으로 이루어진 일가족이 희생됐고, 화순에서는 동료 공무원들과 여행을 떠난 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매 사이인 목포시 공무원들과 자녀들이 탑승하고 있었던 사실도 밝혀졌다. 최연소 탑승자는 2021년생 3세 남아로 확인되며, 연령대는 10세 미만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50대가 40명으로 가장 많았고, 60대(39명), 40대(32명), 70대(24명), 30대(16명), 20대(10명), 10대(9명), 10세 미만(5명)이 뒤를 이었다. 사고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공항으로 달려와 사랑하는 이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있다. “살아있어만 다오”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은 사망자 명단 발표 후 오열하며 비탄에 빠졌다. 공항 대합실에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흐르는 눈물을 달래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한 가족은 “이제 형편이 나아져서 가족여행을 떠났는데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몰랐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자체들은 지역민 피해자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며 장례 지원과 심리 상담 등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이다.
  • 그때,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파충류 인간’ 등장했을까

    그때,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파충류 인간’ 등장했을까

    공룡에 빠져든 아이들은 간혹 ‘공룡은 왜 죽었을까’, ‘공룡이 한꺼번에 다 사라진 이유는 뭘까’ 같은 난감한 질문을 한다. 사실 이런 질문은 과학자들도 품는 궁금증이다. 6600만년 전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지 않아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공룡들은 지금 어떻게 진화했을까. 인류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계간 교양 과학잡지 ‘한국 스켑틱’ 2024년 겨울호(40호)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동물 지능의 진화사’를 표지 이야기로 다뤘다. 오랫동안 공룡의 멸종 이유는 “너무 느리고, 너무 멍청하고, 너무 못생겼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온혈동물인 포유류는 활동적이고 빨랐지만, 냉혈동물인 공룡은 느리고 햇빛이 있을 때만 활동했다. 거대한 체구에 비하면 공룡의 뇌는 꽤 작았고, 포유류는 작은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행성과의 충돌이 없었더라도 공룡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진화에서 우연의 중요성을 강조한 고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가 대표적이다. 그는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더라도 인간처럼 진화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답을 내놨다. 그렇지만 캐나다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 데일 러셀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러셀은 소행성이 지구를 비껴갔다면 ‘수렴진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큰 뇌를 가진 어떤 공룡 계통이 앞을 보는 눈, 직립 보행,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손, 진정으로 큰 뇌를 가진 공룡형 생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렴진화란 유전적으로 큰 관련이 없는 두 생물이 유사한 형질을 보이는 경우로, 진화에서 수렴은 분기만큼이나 반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적 능력이 사람이 보기엔 형편없는 뇌를 가진 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자꾸 까먹는 사람을 두고 ‘까마귀 고기를 먹었느냐’고 놀리지만 실제로 까마귀는 다른 개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홉 개의 뇌를 가진 문어는 미래를 계획할 수 있으며, 돌고래는 사람과 협동하기도 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심지어 파벌까지 형성할 정도로 높은 사회적 지능을 갖고 있다. 미국 스켑틱 학회 설립자인 마이클 셔머 박사는 “최근 속속 밝혀지는 동물의 놀라운 지적 능력을 보면 인류는 생명을 이해하는 데에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며 “다른 동물의 탐욕, 잔인함 등과 그들이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는지 더 많이 아는 것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파충류 인간 등장했을까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파충류 인간 등장했을까

    어린아이는 한 번쯤 공룡에 빠져든다. 공룡에 빠져든 아이들은 ‘공룡은 왜 죽었을까’, ‘공룡이 한꺼번에 다 사라진 이유는 뭘까’ 같은 난감한 질문을 한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이런 질문은 과학자들도 품는 궁금증이다. 6600만 년 전,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하지 않아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다면 공룡들은 지금 어떻게 진화했을까. 인류는 존재할 수 있었을까. 계간 교양 과학잡지 ‘한국 스켑틱’ 2024년 겨울호(40호)는 이런 내용이 포함된 ‘동물 지능의 진화사’를 표지 이야기로 다뤘다. 오랫동안 공룡의 멸종 이유는 “너무 느리고, 너무 멍청하고, 너무 못생겼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온혈동물인 포유류는 활동적이고 빨랐지만, 냉혈동물인 공룡은 느리고 햇빛이 있을 때만 활동했다. 거대한 체구에 비하면 공룡의 뇌는 꽤 작았고, 포유류는 작은 몸집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뇌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소행성과 충돌이 없었더라도 공룡은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었다. 고생물학자이자 진화학자인 스티븐 제이 굴드(1941~2002)는 진화에 있어서 우연이 너무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명의 테이프를 백만 번 재생한다 해도 인간과 같은 종이 다시 진화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공룡이 멸종하지 않았더라도 그들이 인간과 같이 진화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답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캐나다 자연사박물관의 척추동물 화석 큐레이터인 고생물학자 데일 러셀은 반대 입장을 보였다. 러셀은 소행성이 지구를 비껴갔다면 ‘수렴진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더 큰 뇌를 가진 어떤 공룡 계통이 앞을 보는 눈, 직립 보행,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손, 진정으로 큰 뇌를 가진 공룡형 생물로 진화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렴진화란 유전적으로 큰 관련이 없는 두 생물이 유사한 형질을 보이는 경우로, 진화에서 수렴은 분기만큼이나 반복적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가능한 상상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인간에게만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적 능력이 사람이 보기엔 형편없는 뇌를 가진 동물들에게서도 나타난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자꾸 까먹는 사람을 두고 ‘까마귀 고기를 먹었느냐’고 놀리지만 실제로 까마귀는 다른 개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아홉 개의 뇌를 가진 문어는 미래를 계획할 수 있으며, 돌고래는 사람과 협동하기도 하고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심지어 파벌까지 형성할 정도로 높은 사회적 지능을 갖고 있다. 미국 스켑틱 학회 설립자인 마이클 셔머 박사는 “최근 속속 밝혀지고 있는 동물의 놀라운 지적 능력을 보면 인류는 생명을 이해하는 데에 지나치게 인간 중심적 사고에 머물러 있다”며 “다른 동물이 탐욕, 이기심, 잔인함, 전쟁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생각하며 행동하는지 더 많이 아는 것이 인간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 “이게 10만원? 형편없어 항의했더니…” 졸업식 시즌 꽃다발 가격 논란

    “이게 10만원? 형편없어 항의했더니…” 졸업식 시즌 꽃다발 가격 논란

    “12월 말~2월 성수기엔 꽃값 2~3배 폭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 속에 10만원을 호가하는 꽃다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된 가운데 자주 가던 꽃집에서 실망스러운 꽃다발을 만들어줬다는 사연이 전해져 네티즌들의 관심을 모았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10만원짜리 꽃다발 봐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행사 전날 자주 가던 동네 꽃집에 10만원짜리 꽃다발을 예약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평소 사가던 4만원짜리 꽃다발보다 형편없어 항의했더니 (꽃집 사장이) ‘마음에 안 들면 그냥 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A씨는 예전에 사갔던 꽃다발 사진을 보여주면서 ‘꽃을 더 넣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사장은 ‘시즌(성수기)이라 꽃값이 비싸다’고 궁시렁대면서 추가로 꽃을 넣어줬다고 한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분홍색 장미를 비롯해 보라색, 노란색 등 각양각색의 꽃이 꽃다발을 이루고 있다. A씨는 해당 사진에 대해 “처음 만들어 놓은 건 위 사진의 절반 정도 꽃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앞서 만족스러웠다는 4만원짜리 꽃다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 다수는 사진 속 꽃다발은 ‘돈값’을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꽃이 죄다 싼 것들뿐이다. 꽃시장에서 2만원 어치 사서 포장만 해도 저것보다 풍성하겠다”, “사장님이 기본적으로 실력이 너무 없는 것 같다. 왜 다시 가셨냐”, “저도 꽃집을 운영하는데 배치랑 포장이 이상하고, 10만원 예산에 비해 비싼 꽃도 딱히 없는 것 같다” 등 댓글을 달았다. 이 글에는 A씨보다 저렴한 가격에 한층 풍성한 꽃다발을 구매했다는 인증 후기가 여러 개 이어지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12월 초에 4만원에 구매했다며 분홍색 계열 꽃들로 이뤄진 꽃다발을 올렸다. 이 꽃다발은 네티즌들로부터 ‘비추천’ 없이 ‘추천’만 40여개를 받았다. 다만 한 네티즌은 “꽃값이 고공행진을 한 건 이제 막 1~2주 됐다. 12월 초는 시즌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졸업식 때 주문한 꽃다발인데 5만원이었다”며 다양한 꽃으로 가득 찬 꽃다발을 자랑했다. 그는 “성수기라 비쌀 텐데도 저렇게 풍성하게 나오더라. 정말 제대로 배워서 하시는 분이 만드는 꽃다발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크리스마스에서 졸업식으로 이어지는 12월 말에서 2월까지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오히려 적어져 생화 가격이 폭등하는 시기라 평수기·비수기와 같은 가성비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플로리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네티즌은 “(A씨의 꽃다발을 만든 사장의) 솜씨가 최악”이라면서도 “지금 꽃값이 평소보다 2~3배는 올라서 꽃 양이 조금 덜 들어가긴 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연말에는 꽃값이 진짜 비싸다. 졸업식 등 꽃 선물이 많은 시즌엔 꽃값이 폭등한다”고 했다.
  • 55년 만에 “엄마” 부른 딸…91세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

    55년 만에 “엄마” 부른 딸…91세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

    가정 형편으로 55년 전 생이별했던 모녀가 경찰의 유전자 분석 도움으로 극적으로 재회해 감동을 주고 있다. 경북 포항남부경찰서는 유전자 감식을 통해 헤어진 모녀의 친자관계를 확인하고 가족 상봉을 주선했다고 22일 밝혔다. 사연은 지난 196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어머니 A(91)씨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두 살 된 딸 B씨를 지인의 집에 잠시 맡겼다. 그러나 이후 연락이 끊기면서 딸의 소식을 알 수 없게 됐다. 딸을 찾기 위해 A씨는 포항남부경찰서에 유전자 등록을 했고, 때마침 B(57)씨도 2019년 3월 친모를 찾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전자를 등록했다. 경찰은 두 사람의 유전자 대조를 요청했고, 최근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친자관계가 성립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았다. 유전자 대조로 모녀임이 확인된 A씨와 B씨는 강남경찰서의 주선으로 한 공간에서 55년 만에 재회했다. 이 자리에서 A씨는 “생전에 딸을 다시 만나게 돼 꿈만 같다. 딸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B씨 역시 “가정 형편으로 가족과 연락이 끊겼지만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재회의 기쁨을 전했다. 박찬영 포항남부경찰서장은 “성탄절을 앞두고 극적으로 재회한 모녀를 축하한다”며 “앞으로도 유전자 분석을 통해 가족을 그리워하는 실종자 가족들에게 좋은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2004년부터 실종 당시 18세 이하 아동, 장애인, 치매 환자 등을 찾기 위해 유전자 분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실종자 유전자는 10년간 보관되며, B씨 역시 2029년 이후에는 찾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었다.
  • 보해양조, 지역인재에 장학금 수여

    보해양조, 지역인재에 장학금 수여

    보해양조가 최근 목포시 대안동 본사에서 ‘2024년 보해장학회 장학금 수여식’을 갖고 지역 인재 35명에게 총 44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날 수여식에는 박철수 보해장학회 이사장과 선발된 장학생 35여 명이 참석했다. 보해장학회는 전라남도교육청, 장애인체육회 등 7개 기관으로부터 학업성적이 우수하지만 가정형편이 어려워 학업을 계속하기 힘든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을 추천받아 장학금 수여자를 선정했다. 선발분야는 체육, 문화, 과학, 교육 등이다. 이번 장학금은 지난 40년동안 보해양조가 조성한 기본재산의 수익금과 창해에탄올, 김인주 보해양조 감사의 기탁금 등으로 마련됐다. 보해장학회는 보해양조 창업자 고 임광행 회장의 창업정신에 따라 1981년에 설립됐다. ‘가정형편이 어렵고 학구열이 강한 중·고·대학생들을 지원하여 사회의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다’는 설립 취지에 따라 지금까지 총 3947명의 장학생에게 37억 8790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박철수 보해장학회 이사장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도전하는 학생들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돈 갚지 않고 무시해” 친형에게 흉기 휘두른 60대 징역형

    “돈 갚지 않고 무시해” 친형에게 흉기 휘두른 60대 징역형

    빌려준 돈을 갚지 않고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친형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60대가 징역 6년 형이 선고됐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춘천지법 형사2부(김성래 부장판사)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9월 22일 오후 홍천군에 있는 70대 형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흉기로 복부를 한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과거 형에게 3000만원가량을 빌려줬으나 오랜 시간이 지나고 형편이 나아졌음에도 돈을 갚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등 감정을 품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돈을 갚으라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와서 날 죽여라”라며 무시하는 태도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 재판부는 “상해 부위 등 죄질이 매우 무겁고, 현재까지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며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 “부의금은 5만원이면 충분”…성균관유도회 권고

    “부의금은 5만원이면 충분”…성균관유도회 권고

    성균관유도회가 “부의금은 5만원이면 적당하다”고 권고했다. 성균관유도회총본부는 18일 발표한 ‘미리 준비하는 존엄하고 준비된 신(新) 장례문화 사업’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유도회는 “조의금은 마음의 표시이며 성의이므로 형편에 넘치지 않을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며 “애경사가 생기면 큰 비용이 들기 때문에 주변에서 십시일반으로 돕는다는 전통문화의 취지를 고려할 때 조의금은 현행 최고액권인 5만원이면 충분하다”고 전했다. 상례(喪禮)를 간소하게 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예컨대 신주와 영정은 둘 중 하나만 설치하면 된다는 것이다. 유도회는 “과거에는 제단에 고인의 이름을 적은 나무패인 신주(神主)를 놓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사진이 보급되면서 영정 사진이 이를 대신하게 된 것이므로 둘을 한꺼번에 놓을 필요는 없다”고 주문했다. 유족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하는 전통 상례와 무관한 관행을 지양하자고도 했다. 유도회는 “언제부터인지 ‘성복제’(成服祭)처럼 유래가 불명확한 제사나, 완장과 같이 전통 장례에는 없던 물품이 필수 절차 혹은 상품인 것처럼 등장했다”며 “성복은 초상이 나서 처음으로 상복을 입는 것을 의미하지만 본래 제사와는 관계가 없으며, 완장은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가 제정한 ‘의례 준칙’에 따라 확산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제단에 설치하는 꽃장식이 정성의 수준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므로 여기에 과도한 비용을 지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족은 갑자기 닥친 죽음에 황망하여 차분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당사자가 평소에 자신의 상·장례 절차나 방식에 관한 뜻을 담은 사전장례의향서를 가족과 공유하면 허례허식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도회는 또 “국내에서 화장률이 94%에 달할 정도로 화장이 보편화됐지만 시설이 부족해 제때 장례를 치르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며 “국가와 지자체가 화장시설을 충분히 조성하라”고 권고했다.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종합장사시설을 마련해 상례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성균관유도회는 덧붙였다. 성균관유도회는 상례에 관한 권고안을 알기 쉽게 설명한 카드 뉴스와 만화를 제작해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 결식 아동 ‘제로’ 동작을 향해... 민관 손 꼭 잡았다

    결식 아동 ‘제로’ 동작을 향해... 민관 손 꼭 잡았다

    동작구는 복지 사각지대의 결식 우려 아동을 찾아내고 음식을 제공하는 사회 안전망 구축 사업 ‘결식 제로’를 시작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를 위해 동작구는 전날 동작구청에서 행복얼라이언스 사무국(행복나래),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과 ‘행복두끼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동작구는 행복나래,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과 결식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협력한다. 먼저 행복나래가 급식 공급을 위한 사업비를 마련하고, 행복도시락사회적협동조합은 도시락 제조·공급업체 선정 및 식단 관리, 모니터링을 통해 양질의 식사를 지원한다. 동작구는 사후관리를 담당하며 민간의 역할이 끝난 후에 구 급식지원사업을 통해 대상 아이들에 대한 공적 지원을 이어간다. 또한 복지사각지대 아동을 발굴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 안전망 강화에 주력한다. 그간 동작구는 꿈나무카드, 지역아동센터 내 단체급식소 이용, 도시락 배달 등 ‘결식우려아동 급식지원사업’을 통해 관내 취약계층 아동들을 지원해왔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어려운 형편임에도 지원 기준에 못 미치는 아동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함으로써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앞장선다. 지원 대상은 기존중위소득 60~70% 아동 40명이다. 내년 4월부터 1년간 주 1~2회 각 가정으로 당일 제조된 도시락을 배송한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결식우려 사각지대에 놓인 아동에게 따뜻한 한끼를 제공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것”이라며 “앞으로도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한 일상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 올해도 찾은 경남 익명 기부천사…6000여만원·편지 놓고 홀연히 사라져

    올해도 찾은 경남 익명 기부천사…6000여만원·편지 놓고 홀연히 사라져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올해도 ‘익명의 기부천사’가 찾았다. 16일 모금회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발신자 번호 표시가 제한된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고 밝혔다. 신분을 밝히지 않은 이 익명의 기부천사는 “사무국 앞 모금함 뒤에 성금을 두고 간다”고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모금회 직원이 현장에 가서 확인하니 현금 6054만 7260원과 손 편지가 들어있는 상자가 있었다. 편지에는 “해마다 신생아 수 급감으로 미래 우리나라의 존립이 우려스럽다”며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고위험 신생아·조산아, 저체중 아기들이 잘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산모와 아기들이 다 건강하길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모금회 직원들은 돈을 놓고 간 후 발신자 번호 표시 제한 전화로 연락을 해온 점과 손 편지 필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고액 기부를 한 익명 기부자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이 시민이 같은 기부자인 것으로 판단한다. 이 익명 기부자는 2017년 이웃돕기 성금으로 2억 5900만원을 기부한 걸 시작으로 올해 8년째 거금을 쾌척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 지진, 집중 호우 피해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도 성금을 전달했다. 누적 기부 금액은 약 6억 7200만원에 달한다. 모금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나눔에 동참해주신 익명의 나눔 천사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 뜻에 따라 생활고를 겪고 있는 고위험 신생아와 조산아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탄핵 블랙홀’ 넘어 미래와 세계로

    [차상균의 혁신의 세계] ‘탄핵 블랙홀’ 넘어 미래와 세계로

    비상계엄 사태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법적으로 정지되면서 일단락됐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이 남았지만 일단 대통령 권한 행사로 인한 불확실성은 해소할 수 있게 됐다. 비상계엄 2시간 30분 만에 국회가 신속하게 계엄 해제를 결의하고 윤 대통령이 임명한 대다수 국무위원이 계엄 선포 전 짧은 시간이지만 계엄에 반대를 표명했거나 반대하는 생각을 가졌음이 확인됐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이 실패한 것은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독단으로 훼손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전 세계에 보여 줬다. 1979년 10·26 이후 마지막 비상계엄을 대학 1학년생으로 경험했던 법률가 윤석열이 헌법과 법률을 수호해야 할 대통령으로서 어떤 역사 인식과 상황 인식, 심리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밀어붙였는지는 수사로 밝혀져야 할 것이다. 역사는 시대 흐름과 맞지 않는 이번 계엄 선포를 윤 대통령 개인이 벌인 하나의 해프닝으로 기록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글로벌 외교와 통상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곧 들어서고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 주축 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한 현실에서 실패한 비상계엄과 탄핵의 국가적 피해는 매우 크다. 하루라도 빨리 여야, 정부가 힘을 모아 국가 기능을 정상화해야 한다. 지금부터는 탄핵소추안을 주도한 거대 야당도 국정 운영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우선 국가의 경제산업 경쟁력에 여야가 주목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탄핵소추안 가결 시점 기준 373조원으로 떨어졌다. 달러 환율도 올라 이 국민주 기업의 달러 기준 가치는 2600억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많은 국민이 가만히 앉아서 손해를 본 것이다. 시선을 해외 반도체 기업으로 돌려 보자. 10여년 전만 해도 시가총액이 삼성전자와 비교 대상도 아니었던 브로드컴의 지난 13일 시가총액은 1조 600억 달러로 24% 넘게 올랐다. 삼성전자의 4배다. 반도체 업계 2위인 대만의 TSMC도 앞지르게 됐다. 고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을 적극 개척한 덕분이다. 브로드컴은 구글의 AI 가속칩 TPU(텐서처리장치) 경험을 바탕으로 AI 가속칩이 필요한 메타, 애플 등 다른 기업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브로드컴과 같은 팹리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3조 3400억 달러로 삼성전자의 13배가 됐다. 엔비디아 역시 한때는 삼성전자와 비교도 할 수 없는 작은 기업이었다. TSMC의 파운드리를 기반으로 성장했다. 반도체 업계 1위였던 인텔은 거듭된 실기로 15위로 떨어져 존망을 걱정해야 할 형편이다.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기업이다. 인텔 때문에 고전하던 AMD는 반도체 라인을 분사시킨 후 현재의 CEO 리사 수가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사업을 키워 되살렸다. 시가총액이 삼성전자 다음인 6위다. AI 때문에 경제와 안보에서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중요성이 부각되며 일본도 반도체 소재, 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국가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 봉쇄를 극복하기 위해 반도체 산업에 엄청난 전략적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달 뉴델리에서 개최된 ‘한국과 인도의 전략 다이얼로그’에서 인도는 14억 인구에 필요한 반도체의 자체 생산을 위한 반도체 산업 육성 계획을 밝혔다. 해외 기업이 설립하는 반도체 공장에 중앙정부가 비용의 50%, 지방정부가 25%를 지원한다. 한편 중국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은 세계 1위에 이르고 있다. 중국 최대 배터리 기업 CATL의 연구원 수는 한국 최대 기업의 3배에 이르렀다. 한국의 AI 분야 글로벌 경쟁력은 반도체나 전기차, 배터리보다 더 심각하다. 잘못된 데이터와 인식 때문에 제대로 된 로드맵조차 없다. 우리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일본만 해도 관료화된 정부의 AI 경쟁력이 전부가 아니다. 기업, 특히 비전 펀드로 글로벌 선도 AI 기업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경쟁력은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높다. 잘못된 데이터와 인식에 기반한 과학기술, 교육, 산업 정책은 하루라도 빨리 고쳐야 한다. 탄핵의 블랙홀을 벗어나 미래와 세계로 눈을 돌려야 한다. 차상균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 초대원장
  • [사설] 여야정, 치솟은 경제불안 해소에는 뜻 모아야

    [사설] 여야정, 치솟은 경제불안 해소에는 뜻 모아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오늘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비상계엄에 따른 경제적 충격파는 여전히 남는다. 계엄 사태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은 2조원 넘게 주식을 팔았고, 원달러 환율은 1430원을 오르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어제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가계·기업 경제심리 위축 등 하방 위험 증가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사태 후 내놓은 첫 경기진단으로 가계가 지갑을 닫고 기업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기업들이 투자를 미루면서 관련 협력업체들의 내년 사업 계획은 시계제로다. 미국 우선주의의 관세폭탄을 예고한 트럼프 2기에 대한 우리 대응은 사실상 마비 상태다. 중국은 그제 끝난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내년에 적극적 거시 부양정책을 예고했다. 일본은 영국과 양국 외교·경제장관이 참석하는 ‘2+2회의체’를 준비 중이다. 우리는 이런 대응책을 고민할 여력이 없는 형편이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이 연일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일명 F4 회의)를 열며 시장 안정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게 고작이다. 비상계엄 사태 이전에도 우리 경제는 계속 떨어지는 잠재성장률,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내수, 둔화되는 수출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정부가 그제 자청해 3대 신용평가사들과 긴급 화상회의를 갖고 안정적인 신용등급을 유지한다는 다짐을 받았으나 신용평가사들은 불확실성 관리를 주문했다. 살얼음판에 놓인 우리 경제는 한 걸음만 삐끗해도 치명상을 입을 만큼 취약하다. 한 국가의 경제적 신뢰도를 보여 주는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외국인 자금 추가 이탈,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상승 등을 불러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그제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경제는 불확실성이 가장 큰 적”이라며 “현장의 말씀을 많이 듣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언이 아니라면 당장 경제팀만이라도 흔들지 말고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정치와 경제가 분리될 수 있다는 신호를 대내외에 발신하는 일이 지금은 급선무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 중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유도하기 위한 과잉입법은 없었는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해외 출장 중인 기업인들이 화상으로도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야 하고 개인정보와 영업비밀 보호를 이유로 서류 제출과 증인 출석을 거부할 수 없도록 한 국회증언법, 추락하는 양곡산업의 경쟁력을 더 추락시키고 정부 재정을 고갈시킨다는 지적을 받은 양곡법 등에 당장 비판이 높다. 여야와 정부가 개선 방안에 머리를 맞대야만 할 때다. 탄핵 블랙홀에서 빠져 나와 경제 살리기 정국으로 방향을 빨리 바꿔야 한다.
  • 어르신에 깍듯한 삼척…의료·돌봄·교통 꼼꼼히 지원

    어르신에 깍듯한 삼척…의료·돌봄·교통 꼼꼼히 지원

    강원 삼척시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에게 임플란트 비용을 지원한다.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복지 서비스를 추가로 내놓은 것이다. 시는 민선 8기 출범 뒤 어르신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다양한 복지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시는 내년부터 1월부터 노인 임플란트 비용 지원 사업을 벌인다고 13일 밝혔다. 지원 대상은 지역 내 65세 이상 노인 중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이다. 시는 이들이 임플란트 2대를 시술받는 데 드는 비용 가운데 70%를 지원한다. 앞선 지난달 시는 어르신 임플란트 지원 조례를 공포했고, 지난 11일에는 시치과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임플란트 비용 지원은 박상수 시장이 내건 공약 중 하나다. 임필수 시 주무관은 “시 자체 사업이어서 정부의 지원 사업까지 합치면 총 4대까지 임플란트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며 “ 3000명 정도의 어르신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병원동행 서비스도 운영하며 어르신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지난 6월 신설한 이 서비스를 통해 병원을 찾는 어르신은 이동 동행, 병원 접수·수납, 처방전 및 약품 수령 등을 지원받는다. 서비스 이용료는 기본 1시간에 5000원이고, 이용시간에 따라 추가 요금이 붙는다. 취약계층은 기본 1시간에 1000원이다. 시는 올해부터 어르신 스마트 돌봄사업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안부 확인, 응급상황 알림, 복약 지도, 일정 알림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 기기를 대여해 어르신을 돌보는 것이다. 삼척의 어르신은 시내버스 요금도 지원받는다. 시는 지난 7월부터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매월 20회 무료로 탑승할 수 있는 교통카드를 지급하고 있다. 지급 대상은 1만 8000명이 넘는다. 교통카드는 읍면동행정복지센터에 신청하면 받을 수 있다. 박 시장은 “삼척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고, 어르신 인구가 30%에 가깝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활력 있는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로 복지 사업을 신설하고 확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한겨울 추위 녹인 익명의 할머니..충주시에 300만원 기부

    한겨울 추위 녹인 익명의 할머니..충주시에 300만원 기부

    충북 충주에 사는 어르신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충주시청에 300만원을 기부해 한겨울 추위를 녹이고 있다. 11일 충주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2시쯤 털모자를 쓴 할머니가 충주시청을 찾아왔다. 이 할머니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지나가는 공무원들을 붙잡고 “기부를 하고 싶은데 어디로 가면 되는지 알려달라”고 했다. 공무원들 안내를 받고 복지정책과를 방문한 할머니는 “살아오면서 많은 도움을 받아 힘든 겨울을 보낼 이웃에게 보탬이 되고 싶다. 형편이 넉넉하지 않지만 농사일을 하며 틈틈이 돈을 모았다”라며 300만원을 내놓았다. 직원들이 이름과 사는 곳을 물어봤지만 할머니는 “충주에 산다. 더 이상 알려지지 않고 싶다”는 말만을 남기고 시청을 떠났다. 시청 관계자는 “할머니의 순수한 마음을 알게 된 직원들이 더 많은 것을 묻지 않고 배웅했다”며 “기부한 성금은 저소득층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할머니의 미담을 전했다.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혼을 감싸안아 주는 맛… 국물 요리의 진짜 의미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영혼을 감싸안아 주는 맛… 국물 요리의 진짜 의미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국물 요리는 액체에 무언가를 끓여낸 음식을 말하지만 단순한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찬 겨울 날씨를 견디게 해주는 따뜻한 스튜에서부터 불볕더위에 차갑게 식혀낸 수프에 이르기까지 지구 곳곳의 기후, 풍토, 사람들의 기질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불을 사용하고 물을 담는 그릇을 만들어 식재료를 조합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국물 요리는 시작됐다. 불에 재료를 직접 익히는 방법과 마찬가지로 식재료를 다루는 기본적인 방식 중 하나가 국물 요리다. 끼니마다 국물이 있어야 하는 아시아권과 마찬가지로 서구에서도 국물 요리는 식사에서 중요한 위치였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극소수 상류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죽에 가까운 국물 요리를 먹었다. 재료는 인근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었고 지역에 따라, 문화권에 따라 서로 다른 양념과 풍미를 더할 뿐이었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에서 태어난 부야베스는 원래 마르세유 어부들이 어획 후 남은 생선으로 끓여 내던 수프였다. 프랑스 요리 발전과 함께 오늘날엔 값비싼 해산물 요리로 변모했지만 그 속에는 마르세유 어부들의 투박함이 겹쳐 보일 수밖에 없다. 달콤하게 캐러멜화된 양파로 만든 어니언 수프도 마찬가지다. 양파와 바게트, 치즈라는 소박한 농촌 식문화로 탄생했고 지금도 프랑스인의 향수를 자극한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야채 수프 미네스트로네는 계절마다 다른 채소로 연명해야 했던 농민들의 음식이다. 헝가리 굴라시, 러시아 보르시 등 동유럽의 다양한 국물 요리는 저마다 지역에서 자란 농산물과 유목민 문화가 결합돼 나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의 국물 요리는 서구에 비해 다채로운 변주를 보여 준다. 쌀을 주식으로 이용하면서 서구와는 다른 형태의 국물 요리가 발달했다. 우리나라의 국물 요리는 김치나 시래기와 같은 발효 채소와 고기나 부산물 등 동물성 단백질을 결합해 쌀과 같은 탄수화물 중심의 식단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둔 특징이 있다. 일본 국물 요리는 우리와 달리 들어가는 재료가 단순하다. 그 중심에는 미소라고 부르는 된장과 감칠맛을 내는 가쓰오부시가 있다. 중국의 국물 요리는 주로 식초와 고추를 활용해 신맛·매운맛의 균형을 맞추며, 태국의 똠얌꿍은 열대기후의 허브와 해산물을 활용해 다양한 맛의 표정을 만들어 낸다. 중남미 및 북미의 국물 요리는 문화의 교차와 결합을 보여 주는 예다. 중남미엔 옥수수, 콩, 고기, 해산물 등을 중심으로 한 국물 음식이 발달했는데 멕시코 포솔레는 남미에서 자생하는 옥수수와 칠리에 유럽에서 건너온 돼지고기가 만나 만들어진 매콤한 스튜다. 클램 차우더는 추운 미 북동부 해안가에서 선원과 정착민들이 먹을 것이 부족하던 때 근처에 널린 굴과 조개를 이용하고 감자와 우유를 넣어 만든 것이 시초다. 국물 요리가 형편이 넉넉지 않은 계층에게 폭넓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요리 방식이기 때문이다. 자투리 채소나 고기, 요리하고 남은 식재료를 한데 모아 끓여 내면 불필요한 낭비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재료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풍미가 형성된다. 각 재료에서 녹아 나온 맛 성분들이 얽히고설키면서 한 차원 다른 맛이 만들어지기에 국물 요리는 계층을 막론하고 즐길 수 있었다. 영양학적 관점에서 국물 요리는 한 번의 조리로 다양한 영양소를 확보하기에도 좋다. 장시간 끓이는 과정에서 재료 속 미네랄, 단백질 성분이 국물에 녹아 나오게 되는데 그냥 식재료를 섭취하는 것보다 국물 형태로 섭취할 경우 영양소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다양한 재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게 해 균형 잡힌 식단을 가능하게 한다는 장점도 있다. 다만 간을 맞추는 과정에서 염분이 과도하게 들어갈 수 있고, 너무 오래 끓이면 일정 영양소가 파괴될 뿐만 아니라 고기가 들어간 국물의 경우 포화지방 및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크게 늘 수 있다는 점은 늘 간과해선 안 된다. 전 세계의 국물 요리를 살펴보면 그 의미는 위로라는 한 단어로 집약된다. 국가나 계절을 막론하고 따뜻한 국물 요리 한 그릇은 바쁘게 지나치던 삶의 어느 지점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하는 힘이 있다. 프랑스의 고급 식당을 의미하는 레스토랑의 어원도 ‘기운을 차리다’라는 뜻의 국물 요리를 제공하는 식당에서 비롯된 것처럼 영양학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충족감을 주는 매력을 갖고 있다는 걸 우리는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안다. 국물을 먹는 시간 동안만큼은 서두르지 않으며 한 숟갈씩 맛을 음미하게 된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밥 한 그릇에서 위안을 얻는 건 이 같은 서두르지 않음에서 비롯된다. 국물 요리는 혼자보다는 여럿이서 함께할 때 더욱 진가가 발휘된다. 위로와 위안을 넘어 먹는 사람들끼리 함께하고 있다는 연결되는 경험을 주는 건 음식이 가진 궁극적인 힘이며 국물이라는 형식은 이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예다. 각 나라의 수프와 스튜, 찌개와 탕은 결코 분리된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모두가 서로 다른 토양에서 자란 곡식과 채소, 육류와 해산물이 국물이라는 맥락에서 녹아든 국물 요리는 인류가 공유하는 맛의 공통된 언어이기도 하다. 장준우 셰프 겸 칼럼니스트
  • 칠곡 할매래퍼 ‘텃밭 왕언니’ 김장 김치 나누다

    칠곡 할매래퍼 ‘텃밭 왕언니’ 김장 김치 나누다

    ‘홀몸 노인 사정은 홀몸 노인이 안다.’ 경북 칠곡 할매래퍼 그룹 ‘텃밭 왕언니’ 멤버들이 정성껏 재배한 농산물로 담근 김치를 홀몸 노인 50가구에 전달했다. 칠곡군은 텃밭 왕언니 멤버들이 지난 9일 왜관읍 홀몸 노인들을 찾아 “우리도 홀몸 노인이라 외로움 잘 알죠. 우짜든지 힘냅시다”라는 내용의 친필 편지와 함께 김장 김치를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지난 3월 칠곡군에서 다섯 번째 할매래퍼 그룹으로 결성된 텃밭 왕언니는 평균 나이 84세 8인조 멤버로 구성됐다. 왕언니 멤버들은 칠곡군이 왜관읍 도시재생사업으로 마련한 208㎡ 규모의 텃밭을 무상으로 분양받아 배추와 무 등의 씨를 뿌리고 정성껏 가꿨다. 멤버들은 풍성한 수확의 기쁨을 김치로 담가 동병상련의 아픔을 겪는 형편이 더 어려운 홀몸 노인들에게 나누기로 뜻을 모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왜관읍 바르게살기운동 회원과 칠곡군 공직자들이 김치 담그기에 힘을 보탰다.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이 가득 담긴 김장 김치를 전달받은 홀몸 노인들은 “세상에서 가장 값진 김치”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텃밭 왕언니의 막내인 이인영(77) 할머니는 “영감은 저세상 가고 자식은 떨어져 지내다 보니 혼자 사는 외로움이 너무 크다”며 “랩으로 버무린 김치로 건강을 챙기고 우리처럼 세상 밖으로 나와 랩을 하면서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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