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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노인건강 지킨다/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기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노인건강 지킨다/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올겨울은 어느 해보다 따뜻하다. 눈도 그다지 내리지 않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있는 강원도에선 따뜻한 날씨 때문에 눈과 얼음을 주제로 한 지역 행사가 줄줄이 연기될 정도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 건 불만이지만 노인 건강에는 오히려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겨울에는 춥고 건조한 날씨로 남녀노소 모두 면역력이 떨어지는데 특히 저항력이 약한 노인들에게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일할 때를 떠올려 보면 겨울에 노인 환자가 부쩍 늘어나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된다. 피부질환부터 호흡기질환 등으로 많은 노인들이 병원을 찾는다. 대부분 급작스럽게 입원하다 보니 환자나 가족들 모두 당황하곤 한다. 다행히 치료를 잘 마치고 퇴원하더라도 병원비부터 병간호까지 녹록지 않은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노인들의 병치레가 계속되다 보니 가족 간 다툼이 신문지면을 채우기도 한다. 이런 형편에서 최근 위안이 되는 건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노인질환과 관련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 각종 질환과 입원비, 간병비 등의 본인 부담이 전체적으로 5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 특히 노인들에게는 진료비도 1만 5000원에서 2만 5000원 구간에서는 10∼20%만 내도록 했다. 틀니와 임플란트 비용이 기존 70만원 정도에서 34만~41만원으로 줄었다. 중증치매환자에 대한 의료비 부담이나 치매검사 비용도 낮아졌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대상으로 왕진의료 시범사업도 실시한다. 이런 정책 변화를 통해 노인들이 가족들의 도움이 없어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돼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노인 건강문제는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우리 사회의 현안이 된 지 오래다. 우리는 2018년 65세 인구 비율이 14%를 넘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에서 차지하는 노인의료비용은 31조원, 전체의 40%였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이 2040년에는 노인관련 사회보장지출이 190조엔(약 2000조원)으로 국내총생산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노인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가적 대응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는 점은 반면교사다. 설이 눈앞이다. 올해도 고향의 부모님을 찾아 전국의 고속도로가 붐빌 것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로 각종 부담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부모님을 향한 자녀들의 정성이 가장 큰 위로가 될 것이다. 이번 설에는 부모님의 건강을 챙겨 보기를 권해 본다.
  • [단독] 수질 나쁜데 수도료 더 냈다… 전북 민원 서울의 11배·요금은 1.7배

    [단독] 수질 나쁜데 수도료 더 냈다… 전북 민원 서울의 11배·요금은 1.7배

    수질 민원은 대개 지방에 몰려 있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가난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주민들은 수돗물에 더 많은 요금을 내야 했고, 그럼에도 물의 질은 더 나빴다. 상수도 보급률 99.1%. 이 정도면 전국 구석 구석까지 수돗물이 공급된다는 얘기지만, 양적으로만 확대됐을 뿐 지역에 따른 수돗물 양극화는 여전했다. 서울신문이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발생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수질민원을 분석한 결과 전라남도, 전라북도, 강원도 시군에서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8개 특별·광역시(서울·부산·인천·대구·대전·광주·울산·세종)를 포함해 전국 162개 시군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수질민원 건수를 인구수와 대비해 분석한 결과다. 녹물, 이물질, 냄새 등으로 접수된 수질민원은 수질의 안전성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물을 안심하고 마시고 이용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녹물·이물질·냄새 등 이유로 수질민원 접수 2016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인구 대비 수질민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 영광군이었다. 영광군은 한 해 평균 122건의 수질민원이 접수됐는데, 인구수(5만 4127)에 비례해 보면 1만명당 22.6건이 발생한 셈이다. 전북 부안군(1만명당 22.2건)과 진안군(22.0건), 전남 영암군(21.0건)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빈번하게 수질민원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적수 사태로 몸살을 앓았던 인천 서구(22.2건)와 맞먹는 수치다. 이 밖에 전북 정읍시(12.7건), 전남 완도군(12.3건)과 순천시(10.4건), 강원 춘천시(12.3건)·화천군(12.3건)·강릉시(9.7건) 등이 수질민원 발생 비율이 높은 지자체 10위권에 들었다. 광역 시도 단위로 보면 대구시의 수질민원이 가장 많았다. 대구는 인구 1만명당 연평균 6.6건의 수질민원이 접수됐다. 지난해 6~7월 수천 건의 민원이 쏟아졌던 인천시가 연평균 6.4건으로 뒤를 이었다. 전라북도(5.7건), 강원도(5.2건), 전라남도(5.0건) 순으로 이어졌다. 민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서울시로, 1만명당 발생한 수질민원은 0.5건에 불과했다. 울산시(0.6건)와 부산시(1.0건)도 낮은 축에 속했다. 이처럼 수도권, 대도시보다 지방 소도시와 군 지역에 수질민원이 집중한 것은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을 맡는 상수도사업의 특성상 재정이 열악한 군소 도시나 농어촌에서는 시설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 수질민원이 많은 지역 가운데 대구(51.6%), 인천(64.6%)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51.4%) 수준과 비교해도 턱없이 낮았다. 2019년 기준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6.5%, 강원 28.6%, 전남 25.7%였다. 영광군, 부안군, 영암군 등 민원 비율이 높았던 지역을 살펴 보면 노후관으로 인한 적수와 관 파손으로 인한 이물질 유입이 수질민원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1994년 4월부터 모든 건축물에 수도관을 설치할 때 아연도강관의 사용을 금지하면서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사라졌지만, 강원도(아연도강관·주철관 비중 4.3%)와 전북(2.8%), 전남(2.4%), 경북(3.6%) 지역에는 녹물의 원인이 되는 아연도강관과 주철관으로 된 급수관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전북 지역의 한 수도 담당자는 “관이 오래되고 안 좋기 때문에 관말(상수도관 끝부분) 지역을 중심으로 선제적으로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는데도 명절 때나 물 사용량이 늘어나면 인천 적수 사태 때처럼 한 번씩 뒤집어진다”면서 “문제가 잦은 지역부터 순차적으로 관을 교체하고 있지만 워낙에 큰 공사인 데다 예산도 많이 들어 시간이 걸린다”고 토로했다. 통신관, 전기선로 등 매설 공사를 하면서 옆에 있던 상수관을 건드려 파손하는 일도 지방에서는 흔히 있는 일이다. 상수관을 비롯해 하수관, 통신관, 가스관 등 지하에 매설된 설비들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리정보시스템(GIS)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은 탓이다. 현재 상수도 지하배관망의 지리정보체계(GIS)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 역시 광역시만 100% 완료했을 뿐 군 지자체 구축 비율은 15~30%대 수준이다. 이는 누수율에서도 잘 드러난다. 2017년 상수도 통계에 따르면 영광군(32.1%), 영암군(47.5%), 진안군(38.0%) 등은 전국 평균 누수율(10.5%)의 3~4배 이상 높았다. 관의 누수율이 높으면 물이 수도꼭지까지 전달될 때 외부로부터 박테리아나 세균이 침입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외려 물값은 지방이 더 내고 있었다. 서울의 평균 수도 요금은 568.39원(㎥)으로 전국 평균(723.3원)보다도 훨씬 낮았지만 민원이 많았던 전북(938.89원), 전남(856.98원), 강원(957.64원) 등은 평균보다 훨씬 높았다. 상수도 시설 규모가 작은 데다 인구 밀집도는 떨어져서 수돗물을 생산, 공급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다. 서울은 생산 원가 자체가 전국 평균보다 낮은 데 비해 전북과 강원, 전남 등 광역시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들은 수도 요금이 평균보다 높았음에도 원가의 60~70% 수준에 미치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형편이었다. 자연히 노후 상수도 시설에 대한 투자는 미흡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지역 간 서비스 격차가 발생하는 구조다. 수질 검사도 지역차가 있었다. 지방상수도 및 광역상수도에서는 수도꼭지 수질 검사를 월 1회 이상 시행하도록 하고 있지만, 주로 군 단위 농어촌 마을에서 이용하는 마을 상수도나 소규모 급수시설은 특별한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 한 수질검사를 1년에 4번밖에 하지 않는다. 모든 국민이 동일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셈이다. ●전남 영광군 수질민원 건수· 누수율 최다 최승일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전기 요금은 전국이 동일한 데 비해 물은 지자체마다 사업자가 달라서 요금이나 서비스 면에서 사실상 같은 품질의 물을 먹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면서 “물을 국민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복지라고 본다면 전국이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별 통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수도권 일대에서는 경기도 파주시(1만명당 9.4건)와 광주시(8.3건)가 수질민원 비율이 높은 편이었다. 특히 파주시는 2014년부터 3년간 스마트워터시티 시범사업을 통해 직접 음용률을 36.3%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정작 수질민원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에만 500건이 넘는 민원이 발생했고, 지난해 7월까지 279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역시 원인은 비슷했다. 파주시 수도사업을 위탁 운영하는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속적인 인구 유입으로 전기, 가스, 상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가 많다 보니 손괴 사고 등으로 발생하는 흙탕물 민원과 노후관으로 인한 민원이 주를 이룬다”면서 “상수도관망 분석을 통해 수질 문제가 잦은 구간을 파악해 주기적인 관 세척이나 관 교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년 연속 400여건의 민원이 접수된 광주시는 “폭우로 인해 관이 파손되면서 민원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으며, 여름철 조류 증가와 잔류 염소로 인해 냄새 민원이 많았다”고 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93세 영어공부’ 장경례 할머니, 전남대에 장학금 2억원 기부

    ‘93세 영어공부’ 장경례 할머니, 전남대에 장학금 2억원 기부

    90대의 나이에 영어 공부에 힘쓰는 사연이 방송을 통해 소개됐던 할머니가 남편을 기리며 거액의 장학금을 대학에 기부했다. 12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광주에 사는 장경례(93) 할머니가 지난 10일 대학을 찾아와 훌륭한 학생을 키우는 데 써달라며 2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현물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장경례 할머니는 2016년 90세의 나이에 영어 공부에 나선 사연으로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프로그램에 소개된 인물이다. 장경례 할머니는 젊었을 때 영어 공부를 하고 싶었지만 남편과 갑작스럽게 사별한 뒤 여섯 남매를 키우느라 꿈을 이루지 못하고 뒤늦게 영어 공부에 도전해 시청자들의 응원을 받았다. 46세에 남편을 떠나 보낸 이후 지금까지 평생을 엄마라는 중책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며 살아왔다는 할머니는 “내 생애 마지막 숙제가 사회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라고 장학금 기부 이유를 밝혔다. 이어 “홀로 자녀를 키우며 문중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장학금 명칭은 문중과 남편의 이름을 따 ‘평강채씨 채규빈 장학금’으로 붙여주기를 바란다”면서 “부동산을 팔아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귀하게 써 달라”고 당부했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여사님의 따뜻한 마음이 장학생 한 명 한 명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며 “고인의 존함과 문중의 이름이 더욱 빛나도록 훌륭한 인재 양성에 정성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주민들이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유

    [임지연의 내가갔다, 하와이] 주민들이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유

    높은 생활비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꿈의 섬’ 하와이를 떠나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연구 조사가 발표됐다. 최근 미국 연방 센서스국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하와이 주 거주민의 수는 2018년 7월~2019년 7월까지 총 4700여명 이상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5년 이후 가장 큰 수치의 인구 감소폭으로, 하와이 인구는 같은 기간 141만 명을 기록했다고 해당 보고서는 덧붙였다. 실제로 하와이 인구는 지난 2015년 이후 3년 째 지속적인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눈 여겨 볼 점은 하와이 인구 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하와이를 떠나 본토로 떠나는 이들의 수가 증가한 것이 주요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 상당수 국가의 인구 감소 주요 원인이 저출산 문제에 기인했던 것과 다른 점이다. 실제로 같은 기간, 하와이에서의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미국 본토로 이주한 주민의 수는 본토에서 섬으로 이주해 온 이들의 수보다 무려 1만 4000명이나 많았다. 일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하와이를 떠나려는 인구 이동 현상에 대해 성경에 등장하는 ‘출애굽’의 일종으로 지칭할 정도로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반면 같은 기간 하와이를 떠난 이들이 선택한 거주지로는 미 남부 지역이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부의 대표적인 도시 텍사스 주 등의 인구 수는 이 기간 동안 큰 폭으로 증가하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이 일대는 낮은 집값과 저렴한 물가, 인프라 등을 갖춘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누군가에게는 ‘파라다이스’로 불리는 하와이 섬을 청산하려는 이들의 수가 지속적인 증가세를 기록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이 기간 동안 ‘파라다이스’ 하와이를 떠난 이들이 꼽은 가장 큰 이유는 지나치게 높은 섬의 ‘물가’와 생활비 문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와이 주는 미국에서도 생활비 물가가 높은 지역으로 상위에 오르는 지역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물가 지수 관련, 1위에는 뉴욕 맨해튼, 2위와 3위에는 각각 호놀룰루 시와 ‘빅 아일랜드’가 선정됐다. 2~3위에 모두 이름을 올리며 미국에서도 손꼽히는 생활비 높은 지역에 선정된 도시 두 곳이 하와이 주에 속하는 도시다. 같은 기간 호놀룰루 시에 거주하기 위해서는 1인 가구 최저 월 3102달러(약 360만원), 4인 가족 최저 5500달러(638만원)가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미 대륙 전역 가운데 상위 92%에 속하는 생활비 수준이다. 안타까운 것은 하와이 높은 생활비의 문제 탓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 가운데는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의 사연도 포함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현지 유력 비영리 언론 ‘Honolulu Civil Beat’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와이 소재 대학교 재학생의 상당수가 학비와 생활비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아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 국립대 마노아캠퍼스 ‘로스쿨’ 재학생 중 상당수가 학기 당 2만 2000달러에 달하는 수업료와 교통비, 주거비 등을 위해 학비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 형편으로 알려졌다.해당 언론은 2만 2000달러의 로스쿨 수업료는 미국 내에서 가장 저렴한 학비에 속하지만, 호놀룰루 시의 높은 교통비와 주거비는 입학 수속을 마친 학생들에게 조차 대출을 감행하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쿨이 시작되는 매 학기 초, 학생들은 학비와 생활비 감당을 위해 매년 한 두 차례씩 대출을 감행할 수밖에 없으며, 졸업 후 빚더미 위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것이 하와이 학생들의 사정이라는 비판이다. 특히 상당수 학생들은 높은 생활비 문제로 안정적인 식사를 이어가지 못하는 열악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생들 중에는 하루 평균 한 끼의 식사만 영위한 채, 식비를 절약해야 하는 등 심각한 식량 불안 상태에 놓여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하와이대 마노아 캠퍼스 학생 5명 중 1명이 안정적인 식사 공급 불균형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4명 중 1명은 높은 생활비 탓에 정상적인 식사를 유지하지 못한 채 학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로스쿨 1학년에 재학 중인 켈리 콴(25)은 “호놀룰루 시에 소재한 식료품 점에 들어가면 살 수 있는 물건이 매우 적다”면서 “미국 본토의 식료품 가격과 비교하면 더욱 그러한데, 매달 교통비와 생활비, 주택 임대료 등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먹고 마시는 기본적인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의 처지가 신선한 과일이나 채소는 꿈도 못 꾸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토로했다. 물론 학생들의 안타까운 상황을 도우려는 일반인들의 긍정적인 움직임도 포착됐다. 최근 식비 부담 문제로 고통 받는 대학 재학생들을 위해 현지 시민단체가 강의실 내부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한 냉장고와 식재료 등의 설치를 진행해오고 있는 것.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와이 현지 일부 시민 단체는 식재료 기업체 후원 방식을 통해 강의동 내부에 무료 식재료 배포용 냉장고 설치를 독려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향후 강의동에 추가로 설치될 식재료 냉장고 속 식품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또, 뜻이 있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학생들을 위해 해당 냉장고 속에 식재료를 기부할 수 있다. 한편, 지난 1년 동안 하와이 주에서 출생한 신생아 수는 1만 6878명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2016년 7월부터 2017년 7월까지 약 1년 동안의 신생아 수는 1만 8019명을 기록했던 바 있다. 신생아 수 역시 지속적인 감소세를 피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호놀룰루=임지연 통신원 808ddongcho@gmail.com  
  •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여야 ‘젊은 인재’로 이슈 선점… “전문·대표성은 부족”

    민주 영입 6명 중 4명이 20대~40대 초반 ‘6호’ 인물도 40대 워킹맘 홍정민 변호사 젊은 남성 인재 ‘청년’ 빼면 사회 경력 미약 한국당도 북한 인권·미투 관련 상징성 치중 전문가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 안 바꾸고 이벤트성 영입은 정치 후진성 보여주는 것”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전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반면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은 김 코치를 통해 여성 인권에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이라는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안보’ 선점한 민주당, ‘미투’ 내세운 한국당…여야 뒤바뀐 인재영입 전략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경쟁적으로 인재를 영입해 이슈 선점을 다투고 있다. 민주당은 장애·청년·안보·경제 카드를 차례대로 꺼냈고, 한국당은 북한 인권 및 성폭력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과 관련해 상징성 있는 인물들을 내세웠다. 그러나 정당들의 인재 영입이 상징성에만 치우쳤지 제대로 된 전문성이나 대표성을 지니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우선 양당은 청년층을 의식한 듯 20대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인물들을 앞세운 것이 눈에 띈다. 민주당은 9일 현재까지 발표한 6명 가운데 4명이 20대에서 40대 초반이며, 한국당이 발표한 2명도 각각 20대와 30대다. 민주당이 이날 발표한 여섯 번째 총선 영입 인물 역시 40대 초반의 워킹맘 홍정민(42) ‘로스토리’ 대표다. 홍 대표는 2008년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2011년 서울대에서 응용계량경제학 및 금융경제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한 법률 전문가이자 경제 전문가다. 2014년부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으로 일하다가 2018년 법률서비스 관련 스타트업 로스토리를 설립했다. 민주당 여성 인재의 경우 비례대표에 ‘여성’ 할당이 있는 만큼 ‘여성·장애·청년’(최혜영 교수), ‘여성·청년·4차산업 인재’(홍정민 대표) 등 ‘멀티 카드’로 내세울 만한 인물을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젊은 남성 인재의 경우 ‘청년’이라는 점 말고는 이렇다 할 전문성을 보여 주지 못해 한계로 지적된다. 민주당이 2호로 발표한 원종건(27)씨의 경우 사회 초년생으로 내세울 만한 경력이 사실상 전무하며, 시각장애인 어머니와 어려운 가정 형편을 극복하고 어엿한 사회인으로 성장했다는 감동 스토리를 빼면 어린 나이가 유일한 경쟁력으로 꼽힌다. 현재까지 발표한 인재 6명 가운데 여성이 2명밖에 없다는 점도 한계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민주당 김성환 당 대표 비서실장은 “저희도 그게 고충이다. 대체로 특정 분야 전문가가 되려면 연배가 50∼60대가 되는데, 사회의 또 다른 요구는 청년들이 정치에 진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청년이 전문성이 뛰어나기에는 세대적 어려움이 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상대 당의 약점을 파고들어 전략적으로 내세운 인물들도 눈에 띈다. 한국당은 지난 8일 여성 인권 분야의 상징적 인물인 테니스 선수 출신의 김은희(29) 코치를 영입했다. 김 코치는 체육계 성폭력 사건을 처음 고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여성 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 온 한국당이었기에 김 코치 영입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삼고초려를 통해 김 코치를 영입한 한국당은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을 보여 주는 동시에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 사건으로 아픈 기억이 있는 민주당이 쉽사리 들고 나올 수 없는 이슈를 전략적으로 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한국당의 염동열 인재영입위원장은 “김 코치가 가진 용기와 희망을 더 확산시키기 위해 우리 당이 힘이 돼 주고 함께 하겠다고 설득했다”면서 “3번 만났을 때 비로소 주위 분들과 상의해 한국당이 여성 인권과 스포츠 발전에 함께한다면 동참하겠다고 해서 모시게 됐다”고 영입 과정을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출신의 김병주(58) 전 육군대장을 영입해 보수 진영으로부터 비판을 받는 ‘안보’ 이슈를 선점하는 한편 지난해 10월 한국당이 영입하려다 공관병 갑질 문제가 불거지면서 철회한 박찬주 육군대장과의 대비 효과를 극대화했다. 한국당이 영입한 탈북자 출신의 중증장애인 북한인권운동가 지성호(39) ‘나우’ 대표와 민주당이 영입한 검사장 출신의 소병철(62) 순천대 석좌교수는 각각 북한 인권과 사법 개혁이라는 각 당이 추구하는 가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들이다. 그러나 이처럼 총선에 대비한 전략적 인재 영입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정치도 나름의 기술과 훈련이 필요한데 총선용 인재 영입이 너무 상징적인 면에만 치우쳐 있다”면서 “매번 새로운 인력들을 충원하겠다고 하면서 근본적으로 인적 구조를 바꿀 생각은 하지 않고 총선 때마다 갑자기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들을 발굴하는 식의 이벤트성 영입은 한국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민주 13일 丁총리 인준 추진… 보수野 반대

    민주 13일 丁총리 인준 추진… 보수野 반대

    “국회선진화법이 20대 국회 최악으로” 화성 특혜성 택지공급 연관성엔 격앙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2일차인 8일 여야는 날 선 공방을 이어 갔으나 ‘결정적 한 방’은 없었다. 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은 오는 13일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 후보자는 이날 최근 국회에서 벌어진 여야 대치 상황을 두고 “국회선진화법만 지키다 보면 국회가 국정의 발목을 잡는 결과가 된다”면서 “국회선진화법은 19대 국회에서 동물국회를 식물국회로 만들었고, 20대 국회를 최악의 국회로 만든 원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 운영과 관련해서는 “대체로 잘하고 계시다”면서 “더 잘하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전날 청문회에서 차분한 모습을 유지하던 정 후보자는 자유한국당이 이날 정 후보자 측근의 화성도시공사 특혜성 택지 공급과의 연관성을 집중 질의하자 “이런 모욕된 말씀은 처음”이라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 또한 빈번한 사인 간의 채무를 문제 삼자 “부자들은 그런 모양이죠”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한국당 나경원 인사청문위원장이 이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하자 “제가 그간 형편이 어려워 채무를 유지했다고 말한 것에 대해 부끄러워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송곳 검증’ 없이 신경전만 오간 청문회였으나 인준 여부는 불투명하다. 국무총리는 다른 국무위원과 달리 인사청문회 후 국회 본회의 의결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3일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 표결에 들어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21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힌 이낙연 국무총리는 총선 출마 공직자 사퇴 기한인 16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임명동의안이 통과되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청문회를 두고 “과연 후보로서 적격한지 심각한 회의가 든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도 문 대통령의 정 후보자 총리 지명이 삼권분립·헌정질서 파괴라며 줄곧 비판해 왔다.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가 협력하면 한국당·새보수당 없이도 임명동의안 채택을 강행할 수 있다. 하지만 4+1 협의체가 선거법 개정안 등 특정 법안을 위해 꾸려진 만큼 임명동의안 채택에는 응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TV는 사랑을 싣고’ 박완규, “과거 법관 꿈꿨던 모범생” 반전

    ‘TV는 사랑을 싣고’ 박완규, “과거 법관 꿈꿨던 모범생” 반전

    가수 박완규가 과거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록커 박완규가 10일 방송되는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 출연한다. 이날 방송에서 박완규는 록밴드 부활의 리더 김태원 덕분에 22년 만에 11대 보컬로 재합류하게 된 근황을 전했다. 그는 “가요계 스승이 김태원이라면, 오늘 찾아 나선 박성영 선생님은 인생의 참스승이다”라며 보고 싶은 인연을 소개했다. 박완규가 찾는 박성영 선생님은 1987년에 만난 태광중학교 2~3학년 담임선생님으로, 아버지마저 반대했던 자신의 꿈을 유일하게 응원해주었던 분이다. 반항기 가득한 로커 이미지와 달리 박완규는 학창시절 전교 10등 밖을 벗어 나본 적 없는 수재이자 법관을 꿈꾸는 모범생이었다고 반전 과거를 고백했다. 인문계에 진학해 법대를 가길 원했던 박완규와 달리 그의 아버지는 실업계를 졸업해 곧바로 취직하여 집안에 보탬이 되길 바랐다. 가정 형편 때문에 원치 않는 실업계 진학을 앞둔 제자를 위해 그의 곁에서 꿈을 지켜주고자 했던 박성영 담임선생님. 학교 밖에서 박완규의 아버지와 따로 약속을 잡아 만나기도 하고, 어머니와 수차례 통화를 하는 등 아버지의 마음을 돌리려 애썼다. 아버지의 강경한 태도로 결국 박완규는 실업계에 진학했지만, 1989년 중학교를 졸업한 이후에도 박성영 선생님과 연락하며 매번 스승의 날마다 찾아뵈었다. 그렇게 선생님과 10년간의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던 박완규는 2000년 박성영 선생님에게 크나큰 실수를 저지른 뒤로 연락을 드릴 수 없게 된 이유를 조심스레 밝혔다. 20년 전 생활고에 시달리다 박성영 선생님에게 금전적인 도움을 청하려 했다는 것. 1999년 히트곡 ‘천년의 사랑’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종횡무진 활약하던 때였기에 당시 생활고를 겪을 거란 걸 아무도 몰랐을 상황. 더군다나 어린 두 아이의 아빠였던 박완규는 보컬 트레이너 아르바이트에 지원하며 생활비를 벌어보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유명가수였던 그를 받아주는 곳조차 없었다. 결국 박완규는 분유값이라도 구해보기 위해 이곳저곳 손을 벌리다 마지막으로 박성영 선생님에게 전화를 걸게 되었다며, 절박했던 그 날을 회상했다. 절대적으로 내 편일 것만 같았기에 전화를 걸었지만, 존경하는 선생님께 실망과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우물쭈물 말끝을 흐리며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던 박완규. 감히 선생님에게 금전적인 부탁을 드리려고 생각했던 자신이 죽고 싶을 만큼 수치스러웠다며, 당시의 참담했던 심경을 밝힌 그는 한참 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어쩌면 20년 전 박성영 선생님이 자신을 괘씸하게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어리석었던 마지막 전화에 대해 죄송스럽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는 박완규. 과연 그는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 인생의 참스승 박성영 선생님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0일 오후 7시 40분 방송. 사진 = KBS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복지망 사각지대 놓인 다문화 부부의 안타까운 죽음

    형편이 어려운 장애인 남편과 결혼 이주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것과 관련해 맞춤형 복지 시스템의 구멍이 드러났다. 사회 보살핌이 필요한 가난·장애·다문화라는 취약 요소를 모두 가진 부부였지만 수많은 각종 복지 대책들은 이들을 보호하지 못했다. 7일 광주 남부경찰서와 남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9시 30분께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남편 A(63)씨와 필리핀 출신 아내 B(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가 뇌출혈로 먼저 쓰러지자 거동이 어려운 남편이 이불을 덮어주려다 침대에서 떨어진 뒤 저체온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침대엔 전기장판이 켜져 온기를 머금고 있었지만, A씨 부부는 차디찬 바닥에 쓰러진 채 발견됐다. 2004년 필리핀에서 온 B씨와 결혼한 A씨는 생활 형편이 좋지 않아 이듬해 기초생활 보장 수급자로 인정됐다. 월 100만원 남짓한 기초생활 수급비로 빠듯하게 생계를 유지하던 A씨는 2015년 2월 교통사고로 뇌병변 장애가 생겼다. 침상에 누워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 A씨는 최근까지 아내와 인근에 사는 동생의 돌봄을 받아왔다. 지방자치단체는 고독사를 방지한다며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하고 있었지만, A씨의 경우 돌봐줄 보호자가 있다는 이유로 그 대상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통장이 쓰레기봉투를 제공하거나 민간 봉사단이 반찬을 두고 가긴 했지만, 부부를 직접 만나지 않고 부엌에 물건을 두고 가는 일이 다반사였다. 아내는 16년간 동안 한국에서 지내면서도 한국어에 서툴 정도로 외부 활동이나 접촉을 꺼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중증환자 응급안전 서비스’ 일환으로 A씨 부부 집 안에 설치된 움직임 감지 장치도 무용지물이었다. 남구가 2015년부터 최근까지 중증장애인과 독거노인 가정 191곳에 7600여만원을 들여 설치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 장치를 모니터링하는 업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모니터링 요원이 1명에 불과해 혼자 191개 가정을 모두 살펴야 하고, 기계가 고장나면 고치는 역할까지 해야 했다. 게다가 교대 인력이 없어 주말·공휴일, 늦은 시각에는 모니터링 자체가 아예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담당 모니터링 요원은 움직임 감지 장치에서 신호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닷새가 지나서야 A씨 부부 집을 방문했다가 숨져있는 이들을 발견했다. 광주복지공감플러스 박종민 대표는 “점점 개인화·고립화하면서 사회적 약자의 사망을 방지하려는 각종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런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응급 벨 등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활용할 인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민주당 영입인재 5호’ 오영환 “조국 자녀 의혹, 학부모들 당시 관행”

    ‘민주당 영입인재 5호’ 오영환 “조국 자녀 의혹, 학부모들 당시 관행”

    ‘청년 소방관’ 오영환씨 입당 기자간담회오씨 “조국 사태, 작은 허물이 침소봉대로”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5호’로 입당한 전직 소방관 오영환(31)씨가 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 입시 의혹에 대해 “학부모들이 당시 관행적으로 해온 행위가 너무 지나치게 부풀려져 보도됐다”고 말했다. 오영환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입당 기자간담회에서 ‘청년으로서 조국 정국을 어떻게 보았느냐’는 물음에 “물론 (조국 전 장관에게) 허물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작은 허물을 침소봉대로 부풀려서 국민에게 불신과 의혹을 심어주는 모습이 너무 두렵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재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지금 수사 중인 사건이어서 함부로 제 판단과 생각을 말씀드리는 게 옳은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검찰 권력이 얼마나 두려운 것인지, 견제할 세력이 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가기 됐다”고 말했다. 오영환씨는 2010년 소방관으로 임용된 뒤 서울 광진소방서, 119특수구조단, 성북소방서 등에서 구조대원·구급대원으로 근무했다.그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펴냈으며, JTBC의 TV 길거리 강연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오영환씨는 2015년 출간한 책의 인세수익 대부분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독거노인, 그리고 순직 소방관 유가족을 위해 기탁했다. 또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위한 광화문 1인 시위, 소방관과 가족을 응원하는 ‘캘린더리’(달력+다이어리) 제작, 시각장애인을 후원하는 선글라스 브랜드 모델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오영환씨의 부인은 ‘암벽 여제’로 알려진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선수 김자인씨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지원 “보수지만 진보로 위장전입 안철수, 보수 사분오열 기여”

    박지원 “보수지만 진보로 위장전입 안철수, 보수 사분오열 기여”

    “美, 이란 2인자 드론 암살…수퍼파워·세계경찰 양면성”“北 김정은도 드론 암살 충격… 한반도 전쟁 가능성은 낮아”“안철수 복귀 통로는 미래당?… 손학규가 양보할 지 주목”4·15 총선이 99일 앞으로 다가온 7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이번에 처음으로 보수가 사분오열 됐으니, 진보 진영은 연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정치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 행보에 대해 “결국 대통령이 되기 위해 보수에서 진보로 위장취업했고, 지금은 (보수로) 회귀했으며 결과적으로 안 전 대표 덕에 보수가 사분오열돼 진보 진영에 기회를 줬다”고 총평하며, 진보 진영의 대안신당이 안 전 대표와 합을 맞출 여지가 적다고 평가했다. 대신 안 전 대표가 미래당을 국내 정치 복귀 통로로 활용할 가능성을 점쳤다. 박 의원은 “미래당에 잔류한 당권파 중 안 전 대표 추종세력이 있다”면서 “안 전 대표가 돌아왔을 때 손학규 현 대표가 (당권을) 드리고 잘 하겠다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지 모르겠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박 의원은 이란 군부 실세 카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에 대한 미국의 드론(무인비행기) 암살이 유엔 헌장을 위반한 전쟁범죄란 비난이 나오는 정세와 관련해 “21세기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충격”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군이 유엔 안보리가 승인한 경우에만 무력 사용을 승인하게 한 유엔 헌장 51조를 위반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수퍼강국인 미국이 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은 있어도 말 못하는 형편이지만 이건 아니다”면서도 “또 미국이 아니면 세계 경찰국가로서 그런 일을 감당할 수 있는 나라가 없으니, 이런 양면성 때문에 저도 괴롭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의원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역시 미국의 드론 암살을 보고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박 의원은 중동 지역의 전운이 한반도로 전이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미국 카터 전 대통령 시절 북한 침략전쟁 모의게임을 해 본 결과 남북 간 전쟁시 사흘 만에 100만명이 죽고, 이 중 미국 시민이 5만~6만명이 포함된다는 전망이 나오자 미국이 의지를 접고 포괄적 대북정책인 ‘페리 프로세스’를 입안한 경험을 상기해 내린 전망이다. 박 의원은 “현재 한국에 미국 시민권자가 25만명 정도인데, 미국 시민의 안전을 중시하는 미국이 전쟁을 불사할 가능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또 국민의 정부 시절 남북 전쟁 발발시 사흘 만에 100만명이 죽는다는 모의게임 결과를 함구하라는 미국 측 요구에도 불구하고 발표했던 일화를 소개한 뒤 “우리도 우리 국민의 안위가 우선이니, 제가 그 내용을 발표했다”고 소개했다. 이후 미국 정부가 박 의원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자, 박 의원은 “(발표 말라는) 영어를 잘 못 알아 들었다”고 눙쳤다고 한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민주당 영입 5호 ‘31세 소방관’ 오영환씨는 누구?

    민주당 영입 5호 ‘31세 소방관’ 오영환씨는 누구?

    ‘어느 소방관의 기도’ 저자…인세수익 기탁소방안전 전도사…소방관·가족 응원 활동 등‘암벽여제’ 김자인 남편…국가직화 1인 시위“소방안전 예산을 ‘포퓰리즘’이라 하는 현실법과 현실 간 괴리, 정치 통해 바꿔보고 싶다”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인재 영입 5호’ 인사로 소방관 출신의 31세 오영환씨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오영환씨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명구조와 화재진압에 최선을 다하는 일선 소방관들의 이야기를 다룬 책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펴냈으며, JTBC의 TV 길거리 강연 프로그램 ‘말하는대로’에 출연해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고 ‘영입인재 5호’인 오영환씨의 입당을 공식 발표했다. 경기 동두천 출신으로 부산 낙동고를 졸업한 오영환씨는 2010년 광진소방서 119구조대원으로 소방관 생활을 시작했으며, 최근까지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현장대원으로 일해 왔다. 오영환씨는 2015년 출간한 책의 인세수익 대부분을 형편이 어려운 어린이와 독거노인, 그리고 순직 소방관 유가족을 위해 기탁했다.또 소방공무원 국가직화를 위한 광화문 1인 시위, 소방관과 가족을 응원하는 ‘캘린더리’(달력+다이어리) 제작, 시각장애인을 후원하는 선글라스 브랜드 모델 등의 활동을 해왔다. 오영환씨의 부인은 ‘암벽 여제’로 알려진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선수 김자인씨다. 민주당은 보도자료에서 “오영환씨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소방·안전에 대한 강연 활동을 하고, 홍보도 적극 펼치는 등 ‘열혈 청년소방관’으로 주목받아왔다”고 소개했다. 오영환씨는 기자회견에서 “누군가 국민 생명과 안전에 관해 필요한 법과 제도, 예산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가장 절박한 사람이 정치를 해야 더 절박하게 일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입당 배경을 밝혔다.오영환씨는 “눈앞의 생명을 끝내 구하지 못한 소방관의 상처는 목숨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아프다”면서 “그 아픔과 트라우마 때문에 온몸을 칭칭 감은 소방호스보다 훨씬 더 무거운 절망과 죄책감으로 해마다 너무 많은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고 전했다. 오영환씨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소방관은 영웅이지만, 대한민국 소방관들은 영웅을 꿈도 꾸지 않는다”며 “동료가 죽어 나가야만 열악한 처우에 겨우 관심을 보이는 현실 속에서 소방관들은 한명이라도 더 구하지 못해 눈물짓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꼭 들어가야 할 예산을 포퓰리즘이라 표현하고 ‘퍼주기’라고 막말하는 정치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맞나”라고 반문하면서 “구조대원으로서 현장에서 느꼈던 법과 현실의 괴리, 열악한 환경에 있는 사람일수록 더 쉽게 위험에 노출된다는 뼈아픈 현실을 정치를 통해 바꿔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美 코카콜라 트레일러 가정집 돌진…평화로운 주말 아침 ‘날벼락’

    美 코카콜라 트레일러 가정집 돌진…평화로운 주말 아침 ‘날벼락’

    대형 코카콜라 트레일러가 가정집으로 돌진해 주택이 크게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AP통신은 4일(현지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대형 트레일러가 가정집으로 돌진했다고 보도했다. 사고는 토요일이었던 이날 아침 6시 30분쯤 펜실베이니아 주 벅스카운티 쿼커타운에서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짙은 안개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차로에 진입한 트레일러가 도로 상황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직진해 가정집을 들이받았다고 밝혔다.빨간색 코카콜라 트레일러가 주택을 정면으로 들이받는 바람에 트럭 운전자는 창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왔다. 집주인 조셉 디베라르디노는 “거실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갑자기 집 전체가 흔들렸다”라면서 “무슨 일이 났나 창밖을 내다보니 트럭이 집을 통째로 들이받았더라”라고 설명했다. 이 사고로 주택 지하실의 기름탱크가 파열되고 대문과 난간이 파손되는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조셉의 가족과 세 마리의 강아지는 집이 수리될 때까지 6개월 정도 다른 곳에서 머물러야 할 형편이다. 조셉은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라면서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하소연했다.현지언론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점은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웃 주민은 “안개를 떠나 늘 사고가 반복되던 곳”이라고 지적했다. 쿼커타운 소방서장 역시 “사고가 잦은 곳이지만 지금까지 일어난 사고 중 가장 끔찍한 사고”라고 말했다. 트럭 운전자는 경찰에 시속 32㎞ 정도의 느린 속도로 서행하고 있었는데 짙은 안개 때문에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트럭 운전자가 경미한 부상으로 치료를 받긴 했지만 다행히 다른 부상자는 없다고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넌, 엘사·기생수”… 어른들의 차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들

    “넌, 엘사·기생수”… 어른들의 차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아이들

    아이들에게 투영된 어른들 인식 드러나 자신보다 덜 가진 자 향한 차별 공고화 잘사는 동네 초교 배정받으려 소송도 임대아파트 연상 단어 개명 사례 여럿 “차별하며 사회적 박탈감 보상받는 것”“초등학교 교사인데, 아이들이 서로 ‘엘사’라길래 영화 캐릭터 이름인 줄 알았는데 ‘영구 임대아파트에 사는 아이’를 줄인 말이라네요. 기초생활수급자를 줄여서 ‘기생수’라고도 불러요.”(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 ‘빌거’(빌라에 사는 거지), ‘○거’(임대아파트에 사는 거지)에 이어 만화영화 ‘겨울왕국’의 주인공 이름에서 따온 표현이 등장했다. 주거 형태에 따라 계급을 구별 짓는 문화가 좀체 사라지지 않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장난처럼 쓰는 이런 말에는 어른들의 ‘빈자 혐오’가 그대로 담겨 있어 사회 갈등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크다. 5일 한 누리꾼은 ‘엘사’ 관련 글에 “남편이 우리 애를 주공(아파트)에 사는 아이들과 못 놀게 해야 한다고 말해 놀랐다”고 썼고, 또 다른 누리꾼은 “내 돈 들여 맹모삼천지교 하겠다는 게 문제냐”고 적었다. 경제 능력에 따라 계급을 나누고 가정 형편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어울리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조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처럼 자신보다 덜 가진 자를 향한 차별은 점점 더 공고해지고 있다. 지난달 서울에서 유일한 탈북민 대안학교인 여명학교는 주민들의 반대로 은평뉴타운 이전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8월 서울 양천구 목동파크자이 아파트 주민들은 인근 임대아파트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은정초등학교 배정을 거부하며 교육청에 행정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당시 주민들은 학교에서 ‘전자파가 나온다’며 안전을 문제 삼았지만, 실상은 경제력이 비슷한 목동아파트 아이들과 같은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소송을 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2018년 서울시가 추진하는 ‘2030 역세권 청년임대주택’ 사업 부지로 선정된 강동구, 영등포구 인근 주민들은 청년임대주택을 ‘빈민 아파트’라고 표현하며 구청과 시청 앞에서 반대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런 인식 탓에 최근에는 아파트 이름에서 임대아파트를 연상시키는 단어를 빼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있는 위례부영사랑으로 아파트는 이름에서 ‘부영’을 빼고 ‘위례더힐55’로 개명했다. 부산 동구 범일동 오션브릿지와 대구 북구 칠성아파트는 원래 이름에서 임대아파트 브랜드 이름을 뺐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가난한 사람과 분리해서 살고 싶어 하는 문화적 구별 짓기 심리가 작동한 것”이라며 “중산층이 사회에서 느낀 박탈감에 대한 보상심리로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명문대 입학, 대기업 취업, 강남 거주 같은 위계질서는 한국 사회에 여전하다”며 “엘사, 기생수 같은 말은 이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을 차별하면서 그들만의 네트워크를 쌓는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6일 검찰 인사…“청와대 경찰 통한 검찰 세평 수집은 사실상 사찰”

    6일 검찰 인사…“청와대 경찰 통한 검찰 세평 수집은 사실상 사찰”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5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친문 3대 게이트’와 조국 가족을 수사한 검찰 수사팀을 해체하는 인사를 할 경우 명백한 수사 방해, 직권남용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 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추 장관의 취임사를 거론하며 “검찰의 민주적 통제를 운운했다. 인사권을 통해 검찰 무력화와 장악 의도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심 원내대표는 이어 “법무부 장관이 인사권을 휘두르겠다는 의도는 뻔하다. 정권의 범죄를 수사한 검사들에게 인사 보복을 하고 검찰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정권 범죄를 은폐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4월 총선을 앞두고 검찰이 더는 정권 부패 비리에 손쓰지 못하게 방어막을 치겠다는 것”이라며 “이 짓을 하기 위해 청와대는 경찰에 검찰 주요 인사들에 대한 세평을 수집하라고 지시했다. 말이 세평이지 사실상 사찰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심 원내대표는 추 장관이 ‘울산시장 부정선거 의혹’에 관여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그는 “송철호 현 울산시장이 당내 경쟁력이 미약했는데도 우수한 사람을 제치고 단독 공천을 주는 등 당선되는데 공작으로 크게 기여한 게 바로 추미애”라며 “검찰이 당시 추 대표 비서실 부실장 정모씨를 조사한 것도 울산 공작에 추 장관 관련 여부를 파악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검찰에 인사권을 행사해 수사를 유야무야하겠다면 형사고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심 원내대표는 오는 7∼8일로 예정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대해 “입법무 수장을 지낸 분이 행정부 총리로 가는 것은 삼권분립에 대한 정면 배치이며 헌정사에 나쁜 선례를 남기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가 왜 이리 형편없는지 모르겠다. 정세균은 헌정사의 오점이자 국회의 수치”라고 했다. 심 원내대표는 6일 범여권이 검찰개혁 법안의 하나인 검경 수사권조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할 경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시행 여부를 묻자 “구체적 결정은 안 됐지만, 지금까지 해온 기조를 바꾸겠다는 이야기까지는 못 들었다”며 즉답을 피했다. 법무부는 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의 승진·전보 인사를 논의할 예정이다.지난 3일 취임식을 한 추 장관이 공식 업무에 들어가자마자 발 빠르게 검찰 인사를 단행하는 모습이다. 추 장관이 구상한 검찰 고위 간부 인사의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인사위원회가 열린다는 것은 인사의 밑그림이 대체로 짜여 있다는 점을 뜻한다. 검찰 인사가 가장 적은 폭으로 이뤄지면 공석이 생긴 검사장급 이상 7자리를 채우는 데 그치는 경우다. 현재 공석인 검찰 고위 간부 7자리는 대전·대구·광주 고검장과 부산·수원 고검 차장, 법무연수원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등이다. 추 장관 임명 날인 지난 2일 박균택 (54·사법연수원 21기) 법무연수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며 공석인 검찰 고위 간부 자리는 기존 6석에서 7석이 됐다. 5일까지 추가로 사표를 낸 고위 간부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검사장급 이상 간부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60·23기)의 연수원 선배는 6명 남았다. 황철규(56·19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김오수(56·20기) 법무부 차관, 김영대(57·22기) 서울고검장, 양부남(59·22기) 부산고검장, 김우현(53·22기) 수원고검장, 이영주(53·22기)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이다. 법조계에서는 공석을 채우는 선을 넘어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추 장관이 검찰개혁 의지를 과감한 인사를 통해 보여줄 것이라는 관측과 같은 맥락이다.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된다면 공석인 7자리를 보임하는 것과 동시에 고위 간부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인사 결과에 따라서는 검찰 고위 간부들이 추가로 사표를 낼 수도 있어 결과적으로 인사 폭이 더 커지는 구조다. 특히 대검찰청과 서울중앙지검의 주요 보직에 대한 ‘물갈이 인사’가 있을지가 관심을 끈다. 추 장관이 여권과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를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대검찰청 지휘부 내 몇몇 보직을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만약 추 장관이 여권을 겨냥한 수사를 진행한 지휘부를 교체한다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비리’ 의혹 수사를 지휘한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 등이 대상자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비슷한 맥락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과 홍승욱 차장, 이정섭 형사6부장 등을 인사 대상자로 점치는 시각도 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 지휘 라인인 박찬호 대검 공공수사부장과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 등도 인사 대상자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처럼 정치적 논란이 거세고 국민적 관심이 쏠린 수사를 지휘한 검사들이 전보 대상이 된다면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文대통령 올 사주 환상적… 김정은 풍수적 기운 강해

    文대통령 올 사주 환상적… 김정은 풍수적 기운 강해

    풍수학·명리학으로 본 경자년 국운2020년 경자년(庚子年)을 흰 쥐의 해로 풀이한다. 10천간(天干) 중 경(庚)은 오행으로 금(金)이며 흰색, 12지지(地支) 중 자(子)는 쥐를 가리킨다. 그렇게 나온 흰 쥐의 해에는 예로부터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왔다. 올해는 한반도 안팎으로 좋은 기운과 현명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4월 총선에서 새로운 인재들이 나올 수 있을지, 답보 상태인 남북 관계 실마리가 풀릴지 관심이 높다. 풍수학자 김두규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와 사주 명리학 전문가 신정원 원광디지털대 동양학과 교수가 올해 국운을 내다봤다.[의미] -경자년은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나. 김 교수 우선 사주를 통해 운명을 내다보는 것의 의미를 설명하고자 한다. 학술(學術)이라는 말에서 학은 과학을, 술은 술수를 의미한다. 개인이나 국가의 운명을 보는 사주는 ‘술’에 해당한다. 과학이 완전하게 해명하지 못하는 부분을 술로써 뒷받침해 학술이 완성되는 것이다. 태어난 연월일시에 음양과 오행의 배합을 보고 길흉화복을 판단하는 현대의 사주이론은 송나라 때 완성됐다. 인간 본성과 자연 이치를 결합한 성리학의 기본 이론을 바탕으로, 농경사회 진입이라는 사회 변동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씨를 뿌리고 곡식을 걷는 시점이 중요하다 보니 연월일시로 구성된 사주를 중시하게 됐다. 쥐는 12지지 중 가장 앞에 있는, 으뜸가는 동물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생존력이 강하고 번식력도 뛰어나다. 조선 세종 때 실록을 보면 흰 쥐가 길한 동물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흰 쥐가 워낙 희소해 명나라 황실에서는 흰 쥐를 키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경자년생은 이성적이고, 죽음도 무릅쓰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촉의 장수 관우, 명나라 영락제, 194대 교황 베네딕토, 영국의 찰스 1세, 2019년 즉위한 나루히토 일왕도 같은 흰 쥐띠다. 신 교수 오행으로 봤을 때 경은 백색 금속이고 자는 검은색 물(水)을 의미한다. 경자년은 흑백의 명백한 대립이며 금과 물이 상생하는 조합이다. 보통 금붙이는 재력을 의미하지만, 이 금속은 겉치레가 아니다. 실질 가치를 선호하고 선을 분명히 그어 내실을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차가운 금속 기운이 검은 물을 만나서 고치고 개혁하고 심판하게 된다. 경제, 사회, 정치 등 각 분야에서 기득권층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국운] -변화가 나타난다는데, 경자년 국운을 총평한다면. 신 교수 기술적으로는 발전하리라 전망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침체기이다. 앞에서도 자에는 물의 기운이 들어 있다고 했는데 경제는 나무(木)·불(火)의 기운이 들어올 때 활성화하고 물은 어둡고 침체된 기운을 뿜는다. 이러한 분위기는 2021년 신축(辛丑)년까지 이어질 것이다. 주역으로 경자년을 점쳐보면 2020년은 주역 64괘 중 대축괘(大畜卦)의 해이다. 말하자면 하늘이 산속에 들어 있어 쌓이는 것이 많은 해이다. 그런데 여기서 쌓이는 게 돈이 아니고 학문과 도덕이다 보니 인재 양성을 위해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김 교수 일단은 좋은 면으로 보고 싶다. 전체적으로 경제는 나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어두운 물의 기운은 큰 먹구름으로도 해석한다. 먹구름은 비를 만들어 내려보낸다. 또 쥐의 해는 먹을거리와 자식이 풍성한 해이기도 하다. 먹을거리가 많으니 놀 수 있는 해다. 또 입에서 돈이 생기는 해로 아이디어나 말, 유려한 언변이 흥하는 해다. 사회적으로 본다면 남성이 주도하는 세계에 대한 반란이나 성 해방론도 확산할 것으로 본다. 김 교수 정치적으로 본다면 2020년에는 미국 대선과 한국 총선이 있다. 대축괘의 해에는 전쟁을 멈추고 서로 같은 뜻이 있는 사람끼리 대화를 통해 적을 복종시켜야 한다. 위태로움을 미리 알고 스스로 그치고 갈등을 멈추어야(輿說輹·바퀴통을 뽑고 수레를 멈춘다는 뜻) 하는 해이다. [정세] -열강에 둘러싸인 한국이라 국제정세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과 각국 지도자의 조화가 궁금하다. 김 교수 문 대통령은 ‘늦가을 화초’의 사주다. 사주가 굉장히 강하다. 경자년의 ‘경’이 바위인데 바위에 난이 끼어 있는 환상적인 형국이다. 그래서 올해는 문 대통령의 운이 2019년보다 훨씬 좋을 것으로 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겨울에 태어난 자갈이다. 풍수적으로는 모란봉 등 명당에 3대 선영을 모두 모시고 있어 가장 강력한 기운을 받고 있다고 봐도 좋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여름 메마른 논밭의 형국이다. 실제로 골프장을 비롯해서 그가 지은 부동산들이 모두 물을 끼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까지, 북중미 지도자가 다 물을 구하는 사주를 갖고 있다. 다들 같은 기운을 찾기 때문에 같은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올해 운이 좋지 않다. 다른 나라와 다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본다. 신 교수 문 대통령이 동목(冬木)이라면, 김 위원장은 동금(冬金)이다. 오행의 상관관계로 볼 때 나무는 금의 단단함을 이기기 어렵다. 중요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때로 곤란에 빠뜨릴 수도, 때로는 위기에서 구출할 수도 있는 행동이나 결정을 취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주는 뜨거운 토양으로 보인다. 사주에 뜨거운 화기는 모두 자신인 토양을 돕고 있다. 본인 위주로 모든 것을 파악하는 성향이고, 때로 스스로 크고 높은 갑목 나무라고 생각할 정도다. 어두운 물의 기운을 오히려 반기고 활용해 경제적으로 더욱 발전이 있을 수 있다. 아베 총리 사주는 태어난 계절의 힘을 얻고, 조상으로부터 이어온 타고난 권력 유산 또한 아주 강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불 기운을 본인의 권력 유지를 위해 가장 잘 활용한다. 그러나 경자년에는 아베 사주의 권력이 심하게 손상되는 일이 일어난다. 권위나 권력을 잃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하는 해가 될 것이다. [총선] -올해 총선이 있다. 권력자가 등장할 기운이 있는가. 김 교수 앞서 언급했듯 경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 힘 센 지도자가 많았다. 바위에서 물이 나오는 형국이기 때문에, 경자년생들은 냉철하고 이성적이다. 조직 안에서는 형편없는 상사, 상관을 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경자년생으로, 대표적인 기질을 품고 있다. 그래서 총선이 더욱 주목된다. 새로 부상하는 지도자들이 나오고 이들이 대선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신 교수 경자년은 인재 발굴의 해다. 재산이 많은 사람보다는 도덕적 함양이 뛰어난 자가 차기 리더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 권력의 성격보다는 인화를 이끌 수 있는 설득력 있는 자가 대중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여러 다양한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을 아우르고 그 탓에 야기된 갈등을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 의사 소통의 능력이 좋은 사람을 조직에서 앞세우면 승산이 있다. [희망] -경자년을 어떻게 맞아야 할까. 희망을 줄 수 있는 말씀도 부탁드린다. 김 교수 경제가 많이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국민소득이나 수출로 보면 양적으로 우리나라는 세계 7위 경제 대국이다. 선진국 국민이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검약하게 산다면 삶이 좋아지리라 생각한다. “우리도 충분히 잘살고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면 좋겠다. 신 교수 완벽한 사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인생을 보더라도 운이 좋을 때가 있고, 반대로 운의 흐름이 안 좋을 때도 있다. 그게 운명이다. 자신의 사주팔자에 해마다 바뀌는 육십갑자의 운세를 적용해 운명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먼저 자신을 알고 때에 맞게 주변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게 지천명(知天命)의 가르침이 말하는 지혜로운 삶이다. 경자년은 특수 기술이나 재능이 발휘되는 해이다. 공부하고 자신의 실력을 다지다가 좋은 기회가 다가오면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한 해로 삼으면 될 것이다. 정리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北 노동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 전문 공개-주체혁명 불멸의 대강 1

    주체혁명위업승리의 활로를 밝힌 불멸의 대강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에 관한 보도 전체 당원들과 인민들, 인민군장병들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속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가 주체108(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였다. 위대한 조선로동당의 령도따라 사회주의강국건설의 새로운 승리를 앞당겨가는 력사적전환기에 소집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는 전대미문의 준엄한 난국을 정면돌파하고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리익을 끝까지 수호하며 자력부강의 기치높이 주체혁명위업승리의 활로를 열어나가기 위한 불멸의 대강을 제시한것으로 하여 우리 당력사와 자주강국건설사에 특기할 사변으로 된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전원회의를 지도하시였다. 전원회의에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위원, 후보위원들과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들이 참가하였다. 또한 당중앙위원회 일군들과 성, 중앙기관 일군들, 도인민위원장들, 도농촌경리위원장들, 시, 군당위원장들, 중요부문과 단위, 무력기관 일군들이 방청으로 참가하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위임에 따라 전원회의를 운영집행하시였다. 전원회의에는 다음과 같은 의정들이 상정되였다. 1.조성된 대내외형세하에서 우리의 당면한 투쟁방향에 대하여 2.조직문제에 대하여 3.당중앙위원회 구호집을 수정보충할데 대하여 4.조선로동당창건 75돐을 성대히 기념할데 대하여 전원회의에서는 첫째 의정이 토의되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첫째 의정에 대한 력사적인 보고를 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전원회의가 있은 때로부터 지난 8개월간은 대단히 강도높은 투쟁과 과감한 전진의 련속이였다고 하시면서 우리 당이 그 기간 항상 우리 인민의 절실한 요구와 권익,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보장을 중심에 두고 정확한 대내외정치로선을 수립하고 견지하며 그를 관철하기 위하여 부단히 투쟁한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기치높이 용진하여온 우리의 전투적로정을 새로운 승리에로 계속해 이어가자면 혁명적진군의 보폭을 더 크게 내짚어야 하며 현정세의 추이와 우리앞에 나선 방대한 과제들은 현실에 대한 랭철한 판단에 기초한 적실하고 과감한 대책을 요한다고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은 우리 혁명의 거창하고도 줄기찬 전진도상에 직면한 주객관적인 장애와 난관들을 전면적으로 심도있게 분석평가하고 사회주의건설을 더욱 촉진시키기 위한 결정적대책을 강구할 취지에서 이번 전원회의를 소집하였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정세와 혁명발전의 요구에 맞게 정면돌파전을 벌릴데 대한 혁명적로선을 천명하시였다. 당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전원회의 결정관철을 위한 긴장된 투쟁속에서 자립, 자력을 원동력으로 하는 우리의 주체적힘이 일층 강화되였다고 평가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 높이 들고 사회주의건설의 일대 앙양기를 열어나갈데 대한 당의 호소따라 우리 국가와 인민이 난국을 맞받아 도도히 전진비약해나가는 강인한 기상과 막강한 잠재력을 크게 과시한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지난 몇개월동안 우리앞에 봉착한 도전은 남들같으면 하루도 지탱하지 못하고 물러앉을 혹독하고 위험천만한 격난이였으나 그 어떤 곤난도 공고한 전일체를 이루고 굴함없이 나아가는 우리 인민의 돌진을 멈춰세울수도 지체시킬수도 없었으며 국가의 힘, 국방력강화에서 거대한 성과들을 끊임없이 비축한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국방과학기술의 선진국들에서만 보유한 첨단무기체계들을 개발하는 방대하고도 복잡한 이 사업은 과학기술적측면에서 혁신적인 해결책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우리스스로 찾을것을 전제로 하였으며 이 모든 연구과제들은 주체적력량 즉 우리의 믿음직한 과학자, 설계가, 군수로동계급에 의해 완벽하게 수행되였습니다. 이는 위대한 승리로 되며 당에서 구상하던 전망적인 전략무기체계들이 우리의 수중에 하나씩 쥐여지게 된것은 공화국의 무력발전과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보위하고 담보하는데서 커다란 사변으로 됩니다. 첨단국방과학의 이같은 비약은 우리의 군사기술적강세를 불가역적인것으로 만들고 우리 국력의 상승을 더없이 촉진시킬것이며 주변정치정세의 통제력을 제고하고 적들에게는 심대하고도 혹심한 불안과 공포의 타격을 안겨줄것입니다.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수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수밖에 없게 되여있으며 더욱더 막다른 처지에 빠져들게 되여있습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건설분야에서도 일련의 성과들이 이룩된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적대세력들의 악착한 제재로 말미암아 많은 제약을 받고 불리한 기상기후가 계속된 조건에서도 올해 농사에서 최고수확년도를 돌파하는 전례없는 대풍이 마련된데 대하여서와 삼지연시꾸리기 2단계 공사가 결속되고 혁명전통교양의 중심지에 산간문화도시의 훌륭한 표준, 리상적인 본보기지방도시가 자랑스럽게 건설되였으며 중평남새온실농장과 양묘장, 양덕온천문화휴양지건설이 우리 당의 구상대로 완공됨으로써 우리 인민들에게 선진문명의 창조물을 선물할수 있게 된데 대하여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순천린비료공장건설, 어랑천발전소와 단천발전소건설을 비롯하여 전국의 여러곳에서 동시에 벌어지는 대상건설들도 면밀히 추진되고 금속, 석탄, 건재공업과 경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거의 모든 부문이 현저한 장성추세를 보인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전국에 자력갱생경쟁을 호소한 강원도에서 당정책관철의 본보기적인 경험들을 계속 창조하고 평안북도를 비롯한 다른 도들도 경쟁적으로 농산과 축산, 교육과 보건, 지방공업발전에서 뚜렷한 실적을 올리고있는데 대하여 평가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이것은 전체 인민이 당의 부름따라 한사람같이 궐기해 견인불발의 증산운동, 창조운동을 과감하게 벌려온 위대한 투쟁의 필연적결과이라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조성된 현정세의 추이를 분석하시면서 미국의 본심은 대화와 협상의 간판을 걸어놓고 흡진갑진하면서 저들의 정치외교적리속을 차리는 동시에 제재를 계속 유지하여 우리의 힘을 점차 소모약화시키자는것이라고 락인하시였다. 그러시면서 우리는 우리 국가의 안전과 존엄 그리고 미래의 안전을 그 무엇과 절대로 바꾸지 않을것임을 더 굳게 결심하였다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미국이 우리 국가의 근본리익과 배치되는 요구를 내대고 강도적인 태도를 취하고있는것으로 하여 조미간의 교착상태는 불가피하게 장기성을 띠게 되여있다고 하시면서 근간에 미국이 또다시 대화재개문제를 여기저기 들고다니면서 지속적인 대화타령을 횡설수설하고있는데 이것은 애당초 대조선적대시정책을 철회하고 관계를 개선하며 문제를 풀 용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사면초가의 처지에서 우리가 정한 년말시한부를 무난히 넘겨 치명적인 타격을 피할수 있는 시간벌이를 해보자는것일뿐이라고, 대화타령을 하면서도 우리 공화국을 완전히 질식시키고 압살하기 위한 도발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적흉계를 더욱 로골화하고있는것이 날강도 미국의 이중적행태라고 못박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우리는 결코 파렴치한 미국이 조미대화를 불순한 목적실현에 악용하는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을것이며 이제껏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깨끗이 다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행동에로 넘어갈것이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우리에게 있어서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환경이 절실히 필요한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수는 없습니다. 세기를 이어온 조미대결은 오늘에 와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되여 명백한 대결그림을 그리고있습니다. 핵문제가 아니고라도 미국은 우리에게 또 다른 그 무엇을 표적으로 정하고 접어들것이고 미국의 군사정치적위협은 끝이 나지 않을것입니다. 미국과의 장기적대립을 예고하는 조성된 현정세는 우리가 앞으로도 적대세력들의 제재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것을 기정사실화하고 각 방면에서 내부적힘을 보다 강화할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있습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적과의 치렬한 대결은 항상 자체의 력량강화를 위한 사업을 동반하며 자기를 강하게 만드는 사업이 선행되여야 주동에 서서 승리를 쟁취할수 있다고 하시면서 자력강화의 견지에서 볼 때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을 비롯한 이여의 분야에서 바로잡아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력갱생, 자급자족하자고 계속 말하고있지만 이를 실행하는 우리의 사업은 지난날의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있다고 하시면서 자립, 자강의 거창한 위업을 견인하고 추동하기에는 불충분하며 대담하게 혁신하지 못하고 침체되여있는 국가관리사업과 경제사업 등 현 실태에 대하여 분석하시였다. 오직 혁명임무를 스스로 걸머지고 수행하려는 높은 책임감, 오늘과 래일을 다같이 안고 정확히 개척해나가는 지혜와 용기만이 우리 위업을 성공적으로 떠밀어나갈수 있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의 령도체계가 확고히 서있고 전당이 사상정신적으로 통일되여있으며 인민들이 절실히 요구하고있기때문에 문제될것이 없다고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중앙지도기관 성원들과 모든 일군들이 이번 전원회의를 계기로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 존재하는 난관을 자기 사업에 내재하고있는 부족점들과 결부하여 심각히 분석해보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현정세하에서 사회주의강국건설에 기여하고있는 자기 부문, 자기 단위의 몫을 엄밀히 따져보고 락심하거나 동요함이 없이 무거운 과제를 억척같이 떠메고 완강히 돌진해나갈 각오를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고생과 투쟁이 없이는 위대한 승리를 가질수 없으며 혁명의 승리는 필연적이지만 그 어떤 장애도 곤난도 없이 성취되는것은 아니라고 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계속하시였다. 적대세력들의 제재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정면돌파전을 강행해야 합니다.정면돌파전은 우리 혁명의 당면임무로 보나 전망적인 요구로 보나 반드시 수행해야 할 시대적과제입니다. 만일 우리가 제재해제를 기다리며 자강력을 키우기 위한 투쟁에 박차를 가하지 않는다면 적들의 반동공세는 더욱 거세여질것이며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자고 덤벼들것입니다. 우리가 자체의 위력을 강화하고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값진 재부들을 더 많이 창조할수록 적들은 더욱더 커다란 고민에 빠지게 될것이며 사회주의승리의 날은 그만큼 앞당겨질것입니다. 모든 당조직들과 일군들은 시대가 부여한 중대한 임무를 기꺼이 떠메고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적들의 제재봉쇄책동을 총파탄시키기 위한 정면돌파전에 매진하여야 합니다. 《우리의 전진을 저애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나가자!》, 이것이 오늘 전당과 전체 인민이 들고나가야 할 투쟁구호입니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오늘의 정면돌파전에서 기본전선은 경제전선이라고 하시면서 나라의 경제토대를 재정비하고 가능한 생산잠재력을 총발동하여 경제발전과 인민생활에 필요한 수요를 충분히 보장하는것을 현시기 경제부문앞에 나서는 당면과업으로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시기 나라의 경제실태에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국가경제의 발전동력이 회복되지 못하여 나라의 형편이 눈에 띄우게 좋아지지 못하고있으며 중요한 경제과업들을 해결하기 위한 국가의 집행력, 통제력이 미약한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준엄한 난국에 부닥친 중대하고도 관건적인 시기에 경제부문의 대응이 기민하고 원만하지 못하고 자력갱생한다고 구호만 웨치면서 실지에 있어서는 인민경제의 자립적토대를 정비보강하는데 힘을 넣지 않고있는 페단들에 대하여 구체적인 자료들을 들어 세세히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업에 대한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고 기업체들의 경영관리방법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에서 뚜렷한 전진이 없다보니 국가의 경제조직자적역할이 강화되지 못하였으며 경제전반을 정비보강하고 활성화하여 장성단계로 이행하기 위한 사업에서 심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있는데 대하여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정돈할데 대한 강령적인 과업을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우리가 선차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는 경제사업체계와 질서를 합리적으로 정돈하는것이라고 하시면서 우리 공화국이 막강한 힘을 비축하고 모든 면에서 정상적인 발전을 지향하고있는 오늘에 와서까지 지난 시기의 과도적이며 림시적인 사업방식을 계속 답습할 필요는 없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나라의 경제를 재정비하자면 결정적으로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전략적관리를 실현하기 위한 강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경제사령부로서의 내각이 자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있는 심각한 현 실태를 엄책하시고 국가경제사업체계의 중핵인 내각책임제, 내각중심제를 강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도들에 대하여 밝혀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내각은 현존경제토대를 효과적으로 리용하여 국가재정을 강화하고 생산단위들도 활성화할수 있게 경제작전을 바로하고 조직사업을 치밀하게 짜고들어야 하며 당면하여 국가경제의 명맥과 전일성을 고수하기 위한 사업에서부터 내각의 통일적지도와 지휘를 보장하여야 한다는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혁명적인 사상과 정신은 시대를 앞서나가야 하지만 경제사업은 현실에 발을 든든히 붙이고 진행하여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현실적요구에 맞게 계획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명확한 방안을 찾고 전반적인 생산과 공급의 균형을 맞추며 인민경제계획의 신뢰도를 결정적으로 높이기 위한 관건적문제들을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내각사업이자 당중앙위원회사업이고 당중앙위원회의 결정집행이자 내각사업이라는데 대하여 강조하시고 전원회의이후부터 경제사업에 대한 국가의 통일적지도와 관리를 강화하는데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심중한 문제들을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시였다. 경제발전을 추동하고 일군들의 역할을 높일수 있게 전반적인 기구체계를 정비하기 위한 혁신적인 대책과 구체적인 방안들을 제시하신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그에 토대하여 경제관리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강하게 밀고나갈수 있는 현실적인 방도들을 밝혀주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국가상업체계, 사회주의상업을 시급히 복원하여 사회주의상업의 본태를 고수하면서도 국가의 리익과 인민들의 편리를 다같이 보장할수 있게 상업봉사사업을 개선하기 위한 방법론을 연구대책하기 위한 문제, 세계가 분초를 다투며 새 기술, 새 제품개발경쟁을 벌리고있는 시대의 요구에 맞게 경제관리를 개선하는데서 불필요한 절차와 제도를 정리할데 대한 문제, 국가관리와 경제사업에서 생산활동에 제동을 걸고 사업능률을 저하시키는 요소들을 빠짐없이 찾아 바로잡기 위한 문제, 국가적으로 전문건설력량을 확대강화하고 건설장비를 현대화하여 중요대상건설을 맡아 수행하게 하는 방향에로 나갈데 대한 문제,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를 현실성있게 실시하는 사업을 잘해나갈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전당적, 전국가적으로 강력히 추진하여야 할 경제장성의 관건적문제들에 대한 해결방향을 명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들의 과업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시였다. 자립경제를 떠받드는 주요공업부문들에서부터 겹쌓인 난관을 정면돌파하고 실제적인 생산적앙양을 일으켜야 한다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금속공업, 화학공업, 전력공업, 석탄공업, 기계공업, 건재공업, 철도운수, 경공업부문들에 산적되여있는 페단들과 부진상태를 전면적으로 분석하시고 경제사업에서 진일보를 가져오기 위한 과학적이며 실질적인 대책들을 일일이 제시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자기 힘을 믿지 못하는 땜때기식투자, 자체의 잠재력에 의거하지 않는 하루살이식투자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이며 경제사업에서 그 어떤 진일보도 가져올수 없다고 하시면서 미래를 내다보면서 전망성있게 사업하는것이 혁명을 책임지는 마땅한 태도라는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나라의 경제를 안정적으로, 전망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10대전망목표의 지표별계획들을 과학적으로 정확히 타산하여 세우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한 투쟁을 벌려 나라의 경제토대를 차곡차곡 공고히 다져나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전망목표가 확정되면 국가적으로 경제조직사업과 지휘를 짜고들고 전인민적인 생산투쟁과 창조투쟁을 맹렬히 벌려 그것을 반드시 점령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농업생산을 결정적으로 늘일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농업전선은 정면돌파전의 주타격전방이라고 하시면서 농업부문에서 과학농법을 틀어쥐고 다수확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킬데 대하여 지적하시고 농업부문의 과학기술력량과 농업과학연구기관들을 튼튼히 꾸릴데 대한 문제, 농업과학기술인재육성사업에 힘을 넣을데 대한 문제, 농촌경리의 수리화를 더욱 완성하여 흉풍을 모르는 농업생산토대를 마련할데 대한 문제, 농산작업의 기계화비중을 높이고 나라의 농업토지를 한선에서 통일적으로 관리할데 대한 문제를 비롯하여 축산업과 과수업 등 농업의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전환을 안아오기 위한 중요한 문제들을 제기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과학, 교육, 보건사업을 개선할데 대하여 언급하시였다. 오늘 우리가 의거할 무진장한 전략자산은 과학기술이라고 하시면서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지금과 같이 경제사업에서 애로가 많을 때에는 과학기술이 등불이 되여 앞을 밝히고 발전을 선도해나가야 할것이라고 지적하시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동지께서는 당조직들은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과학전선에서 돌파구를 열어제껴야 사회주의건설의 전 전선이 승리하게 되며 강국의 리상과 목표도 오직 과학의 첨단요새를 점령하기 위한 고심어린 탐구와 투신에 의해서만 실현될수 있다는 자각을 심어주어야 한다고 강조하시였다.
  • [이호준의 시간여행] 도시락이 있는 교실 풍경

    [이호준의 시간여행] 도시락이 있는 교실 풍경

    눈발이 희끗희끗 날리는 창밖을 바라보다가 느닷없이 떠오른 옛 풍경 속에 한참 머물렀다. 딱히 슬플 것도 없는, 특별히 행복할 것도 없는, 그렇지만 뼈에 새겨진 듯 세월 가도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었다. 오래된 서가를 정리하다 낡은 책갈피에서 툭! 하고 떨어진 흑백사진처럼 숱한 이야기를 품은…. 그렇게 소환된 추억 속에는 수십 년 전의 교실 풍경이 덩그러니 들어앉아 있었다. 겨울방학이 시작되기 전이었을 것이다. 4교시쯤 되면 아이들의 신경은 온통 난로로 쏠렸다. 조개탄에 불이 붙어 후끈한 열기를 토하는 난로에는 도시락이 층층이 쌓여져 있었다. 쉬는 시간에 올려놓은 것들이었다. 도시락은 아래에 놓을수록 따끈해졌다. 늘 동작이 재빠른 아이들 차지였다. 뚜껑을 열고 물을 살짝 뿌려 놓으면 따뜻한 밥은 물론, 부수입으로 누룽지도 먹을 수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밥 익는 냄새에 반찬 냄새까지 교실을 헤집고 다녔다. 거기에 꿀꺽! 침 삼키는 소리가 섞이고는 했다. 난감한 표정의 선생님은 종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수업을 마쳤다. 선생님 도시락도 교무실 난로 위에서 데워지고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이 우르르 달려들어 제 도시락을 찾는 시간, 도시락이 없는 몇몇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 넣고 교실을 빠져나갔다. 1960~70년대, 아니 80년대까지도 겨울이면 볼 수 있었던 교실 풍경이다. 도시락보다 ‘벤또’라는 이름이 익숙하던 시절이었다. 급식이 보편화된 지금은 학교에서 도시락을 보기 어렵지만 그 시절에는 ‘책보다 중요한’ 게 도시락이었다. 도시락 검사라는 것도 있었다. 쌀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부에서 혼식을 강요하던 때였다. 자식 사랑이 지극하던 부잣집 엄마들은 쌀밥만 싸 줬다. 보리밥을 싸 달라고 해도, 그깟 보리밥을 먹고 무슨 힘을 쓰느냐고 막무가내였다. 결국 도시락 검사를 하는 날에는 진풍경이 벌어지곤 했다. 부잣집 아이가 가난한 집 아이에게 보리알을 빌리러 다녔다. 젓가락만 가져와 십시일반을 외치며 아이들의 밥을 공출해가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들도 있었다. 도시락을 싸갈 수 없는 가난한 집 아이들은 점심시간이면 늘 겉돌았다. 도시락 하나를 쌀 분량의 양식에 시래기를 넣고 죽을 끓이면 온 가족이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다. 도시락 대신 감자나 고구마를 싸 가는 아이들도 있었다. 봄이면 하루 두 끼 먹기도 힘든 집이 많은 시절이었다. 보릿고개는 산처럼 높았고 꺼진 배는 바다처럼 깊었다. 도시락을 못 싸온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이 밥을 먹는 동안 운동장을 배회하거나 담 밑에 쪼그리고 앉아 해바라기를 했다. 사는 게 고만고만하다 보니 도시락 반찬도 비슷해서 김치나 장아찌가 대부분이었다. 김치 국물이 흘러 배어든 책은 늘 퀴퀴한 냄새를 풍겼다. 너나 할 것 없이 비슷한 형편이니 특별히 흉이 될 것도 없었다. 콩장이나 멸치볶음 정도면 비교적 괜찮다고 할 수 있었다. 밥 위에 달걀부침이 얹혀져 있거나 장조림이라도 가져오는 애들은, 그야말로 부잣집 아이들이었다. 그로부터 수십 년이 흘렀다. 세상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바뀌었고 그 시절의 도시락은 흔적을 찾기 어렵다. 물론 지금도 도시락은 넘쳐난다. 집에서 싸는 게 아니라 주문해서 먹는 도시락이다. 게다가 한 끼를 때우기 위한 대용품을 지나 식도락가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는 데까지 발전했다. 육류나 해물 등의 반찬은 차치하고라도 건강도시락이니 영양밥이니 나물밥이니 종류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배고픈 시절을 건너온 사람들의 기억 속에는 여전히 보리밥과 김치가 있는 도시락이 ‘옹이’처럼 남아 있다.
  • 北김정은 “안전보장 위한 공세적 조치…자립경제 강화”

    北김정은 “안전보장 위한 공세적 조치…자립경제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9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2일차 회의에서 경제와 국방, 외교와 관련된 과업을 제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통신은 “온 나라 전체 당원들과 근로자들, 인민군장병들의 커다란 관심과 기대 속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의 2일 회의가 12월 29일에 계속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조선노동당 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사업전반에 대한 보고를 계속하시었다”고 밝혔다. 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조성된 정세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하여 언급하시면서 대외사업 부문과 군수공업 부문, 우리 무장력의 임무에 대하여 밝혀주시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자주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와 부문별 임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의 태도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만큼 강경노선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28일 열린 1일차 회의에서도 “현 정세 하에서 당면한 투쟁 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를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어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도 높이 벌이며 근로단체 사업을 강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도덕 기강을 강하게 세울 데 대한 문제들”을 강조했다. 중앙통신은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께서는 반사회주의, 비사회주의와의 투쟁을 강도 높이 벌리며 근로단체 사업을 강화하고 전사회적으로 도덕 기강을 강하게 세울 데 대한 문제들에 대하여 다시금 강조하시었다”고 밝혔다. 무역의 자율화 등 일부 시장화 조치로 외부 문물이 유입되고 지속적인 경제난으로 흐트러진 사회 분위기를 다잡겠다고 기강을 확립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외교·국방 부문 외에도 국가 관리와 경제 건설을 비롯한 국가건설 전반에 대해 “전면적으로, 해부학적으로 분석하시었다”고 보도했다. 특히 김 위원장이 “우리 혁명과 사회주의 강국 건설의 요구에 맞게 나라의 경제 발전과 인민 생활에서 결정적인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투쟁 방향과 그 실천적 방도들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제기하시었다”고 평가했다.통신은 김 위원장이 “나라의 자립경제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실제적인 대책들을 강구할 데 대하여 강조하시었다”고 전했다. 농업 부문에서는 생산력 향상을 위해 과학농사 제일주의를 내세울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또 과학연구 사업에 대한 정책적 지도 개선 방안, 교육부문과 보건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튼튼히 하는 방안에 대해 과업과 방도들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외에 증산 절약과 질 제고 운동을 통해 생태환경을 보호하고 자연재해 방지대책을 철저히 세우자고 주문했다고 했다. 통신은 “2일 회의에서 계속된 조선노동당 위원장 동지의 보고는 대내외 형편이 그대로 분석되고 사회주의 건설을 전면적으로 촉진시켜나가기 위한 명백한 방도와 우리 당의 혁명적인 입장과 투쟁전략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체 참가자들의 지지와 찬동을 받았다”고 했다. 아울러 “전원회의는 계속된다”고 언급해 3일 차 회의가 30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 전원회의가 이틀 이상 열리는 것은 김일성 시대 열린 노동당 6기 17차 회의(1990년 1월 5~9일) 이후 29년 만이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연말연시 계절성 우울증’ 섣부른 위로보다 믿고 기다려 주세요

    ‘연말연시 계절성 우울증’ 섣부른 위로보다 믿고 기다려 주세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우울증을 ‘2030년 인류에게 가장 부담을 주는 질환’으로 꼽은 바 있다.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이 증가 추세에 있다는 얘기다. 여러 가지 이유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도움을 줘야 할까. 우리 주변의 우울증 사례에 대해 쉬쉬하고 넘어갈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울증을 현명하게 극복해 나갈 수 있는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울증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우울증 상태가 되면 생각의 흐름이 부정적이고 절망적인 방향으로 가는 특징이 있고 주변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가족이나 지인은 무엇을 도와줄 수 있는지 먼저 물어보고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다만 도움을 주는 과정에서 지나친 확신이나 위로의 말을 건네면 오히려 우울증 환자의 마음에 상처를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거나 ‘정신력이 부족해서 그렇다’ 같은 말은 독감에 걸려도 마음만 먹으면 금방 나을 수 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최근 우울증 진단을 받고 약을 복용하고 있는 20대 직장인 A씨는 스트레스와 과로, 동료와의 갈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쉽게 잠들지 못하고, 어렵사리 잠들더라도 새벽에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운 나날이 반복된다고 했다. 그는 “불안과 초조, 불면, 우울, 식욕·성욕 감퇴, 죄책감 같은 우울증의 여러 증상 가운데 가장 두려운 것은 무기력증”이라면서 “귀찮다는 것과 무기력하다는 것은 다르다. 그 어떤 것도 지속하기 힘들 정도의 무기력 때문에 일상이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그는 믿고 기다려 주겠다는 정서적 지지와 공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경희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민 교수는 “우울증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이 복합해서 나타나는 질환”이라면서 “각각의 요인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을 같이 고민해 주고 찾아가는 것이 가장 좋은 도움 방법”이라고 권했다. 이 교수는 “다만 심각한 우울증상이 수주간 지속되거나 한 차례 이상 재발한 우울증은 자신의 의지로 해결하기보다 의사와 상담해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울증은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 말고도 호르몬 이상,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여러 약물, 신체 질환, 뇌병변 등 여러 의학적 이상 요인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우울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평가하는 것이 치료의 첫 단계라는 의미다. 우울증 약을 자의적으로 끊지는 않는지 주변에서 관찰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우울증 치료의 기본이다. 우울증은 재발 위험성이 큰 질환이며, 재발의 가장 큰 요인은 우울증 치료약 복용을 스스로 중단하는 것이다. 증상이 호전된 이후에도 최소 6개월 이상은 치료약을 계속 복용해야 우울증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 의료진과 상의 없이 갑자기 우울증 약을 끊게 되면 약의 종류에 따라 구토, 소화장애, 두통이 발생하고 땀을 많이 흘릴 수 있다. 초조와 불안,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도 생긴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어수 교수는 “아직 우울증에 특효인 약은 없기 때문에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약을 골라야 한다”면서 “약물치료를 중단할 때는 의사와 함께 서서히 약을 줄여 나가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 정도로 잘못 인식해 제때 치료받지 않고 방치하면 심각한 상태에서 병원을 찾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질병 못지않게 우울증도 조기 진단과 조기 치료, 세심한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각에서는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 치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국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혈관계 부작용 등을 일으킬 수 있는 항콜린성 성분이 포함된 우울증 약이 치매 위험도를 높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경희의료원 이 교수는 “아직 하나의 연구 결과에 불과하며 항콜린성 성분이 포함된 일부 우울증 치료제에 해당하는 연구결과이기 때문에 우울증 약을 복용하면 치매에 걸린다는 것은 지나친 염려”라고 지적했다. 노인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치매 위험도가 올라갈 수 있기 때문에 노년기에 발생한 우울증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찬바람 불면 계절성 우울증 주의보 해가 짧아지기 시작하는 가을에 뚜렷한 이유 없이 우울해지는 느낌을 받기 시작해 겨울철이 되면 잠을 많이 자는데도 자꾸 기운이 빠지고 피로감을 주체할 수 없다면 계절성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주요 우울증의 11% 정도가 계절과 관련돼 있는 특성을 보이는데 특히 일조량이 적은 가을이나 겨울에 계절성 우울증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30대 중반 주부 이모씨도 그런 경우다. 그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의사의 진단에 “그럴 리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기운이 빠지고 멍해졌을 뿐, 우울하진 않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남편이 속을 썩이지도 않고 아이들도 건강하게 자라고 있으며 집안 형편이 갑자기 나빠진 것도 아니라고 했다. 다만 왠지 불안하고 걱정과 잡생각이 많아졌으며 하루 종일 피곤한 증상이 나타나 왜 그런지 이유를 알고 싶어 병원을 찾았을 뿐이라고 했다. 결국 이씨는 계절성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계절성 우울증은 해가 짧아지는 것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일조량 감소 탓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일조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고위도 지역과 사계절이 뚜렷해 일조량의 계절변화가 심한 지역에서 계절성 우울증이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겨울이 길고 밤 시간이 유난히 많은 북유럽 지역이나 안개가 많고 햇볕을 보기 어려운 영국을 상상하면 된다.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식욕이 늘어나는 현상을 경험한다. 입맛이 없어지는 일반적 우울증과는 다른 양상이다. 특히 탄수화물이 많은 밥이나 라면, 빵을 비롯해 단 음식을 자주 찾는다. 잠들기 전에 식욕이 증가해 밤참을 자주 먹다 보니 체중도 늘어나게 된다. 또 불면증이 심한 일반적 우울증과 달리 수면 욕구가 늘어 아침에는 일어나기 힘들고 하루 종일 잠을 자고 싶어진다. 하지만 잠을 많이 자도 몸이 납덩이처럼 무거워 잘 움직이지 않고 짜증이 늘어난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하태현 교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계절적 요인에 의해 기분이 우울해질 수 있다”면서 “계절의 영향에 지나치게 예민해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급격한 기분 변화를 보일 수 있는데 이런 증상을 ‘계절성 정동장애’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 중에는 유난히 여성이 많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일반적인 우울증은 평생 유병률이 남성은 5~12%인데 여성은 10~25%로 2배 정도 높고, 여성의 경우 계절성 우울증을 앓는 비율이 일반적 우울증을 앓는 비율보다 더 높은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여성이 남성에 비해 계절성 우울증에 취약한 이유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하 교수는 “남성과는 다른 성호르몬 분비체계, 즉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뇌하수체 자극 호르몬의 분비와 관련이 있다고 추정될 뿐”이라고 밝혔다. 계절성 우울증을 심하게 앓는 중증 환자에게는 날마다 일정 시간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추천된다. 무엇보다 일상 생활에서 춥다고 실내에만 머무르지 말고 활기찬 야외활동을 늘려 햇빛 쬐는 시간을 많이 갖는 생활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과 적절한 운동으로 인체의 동력을 충전해야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종 박찬구 선임기자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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