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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포토] 눈물바다된 상봉장

    [서울포토] 눈물바다된 상봉장

    남북의 이산가족이 분단 후 65년 만에 다시 만나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양길용(90) 할아버지와 북측의 동생 량길수(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20180824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 [서울포토] 북측가족 만나는 이산가족들

    [서울포토] 북측가족 만나는 이산가족들

    남북의 이산가족이 분단 후 65년 만에 다시 만나 진한 혈육의 정을 나눴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첫날인 24일 오후 강원도 고성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우리측 양길용(90) 할아버지와 북측의 동생 량길수(86) 할아버지가 눈물의 상봉을 하고 있다. 이 형제는 한국전쟁 당시 각각 국군과 인민군으로 총부리를 겨눴다. <20180824 금강산=사진공동취재단 >
  • [김유민의 노견일기] “잘가…고마웠어” 홍이와 마지막 인사

    [김유민의 노견일기] “잘가…고마웠어” 홍이와 마지막 인사

    홍이가 떠나던 그 날 폭염 때문인지 며칠째 입맛을 잃어 거의 먹지 못한 홍이를 안고서 영양제 주사라도 맞힐까 싶어 동물병원 세 군데를 돌아다녔어요. 고령이라 주사쇼크 위험이 있어 세 군데에서 퇴짜를 맞고 결국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왔는데 귀가 들리지 않아 오가는 소리도 듣지 못하던 홍이가 어제는 아빠 출장가신다고 짐 챙겨서 나가시는데 갑자기 큰 소리로 짖었었는데... 그래서 홍이가 이제 기운을 차리나 보다 하고 기뻐했는데... 그것이 온 힘을 다한 마지막 인사였다는 것을 왜 몰랐을까요. 다가올 마지막을 예감한 듯 다리 가눌 힘도 없던 아이가 아빠를 문 앞까지 따라 나가 아주 오랜만에 큰소리로 배웅을 했어요. 아빠한테 잘 지내라는 고마웠다는 온 힘을 다한 홍이의 마지막 인사였을 겁니다. 그리고 오후, 가쁘게 숨을 쉬며 엄마 품에 안긴 홍이는 백내장 때문에 거의 보이지 않았겠지만 엄마를 그리고 저를 마치 눈에 담고 가려는 듯 한참을 바라보더군요. 17년을 함께 했으니 말하지 않아도 홍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었어요. 이제 아프지 말고 먼 길 잘 가라고 한참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떠난 모습도 잠든 듯 편안해 보이더군요. 8월 15일 그렇게 우리 가족 홍이는 잠들 듯 편안한 모습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넜습니다.가족으로 함께 한 17년, 소중한 추억들2002년 겨울 제가 수능 보던 날,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며 동생이 친구집에서 새벽같이 데려온 홍이는 긴장되고 정신없는 아침에 선물처럼 우리집 식구가 되었어요.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줌 크기... 까만 하늘을 담은 것 같은 눈동자를 가진 초콜렛색 토이푸들 홍이는 갓 태어나 엄마와 헤어져서 그런지 왠지 슬퍼 보이기도 했습니다. 걸어가다 힘이 없어 픽픽 쓰러지던 홍이가 제법 잘 뛰어다닐 때쯤 저는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정신없이 친구들과 놀러다니는 동안 홍이도 어느덧 무럭무럭 자라서 애교 많고 창 밖 내다보기를 좋아하는 강아지가 되었습니다. 맞벌이 하시던 부모님, 철없는 고등학생 동생은 밤낮없이 바빠서 몸이 불편하셔서 경로당에 가시기 힘들어진 저희 할머니 곁은 자연히 홍이 차지가 되었습니다. 할머니 옆에 누워서 애교도 부리고 가끔은 과자도 얻어먹고, 아주 가끔은 할머니가 좋아하시는 짜장면도 한 두 가닥씩 얻어먹고, 대장암 때문에 돌아가시기 전까지 무료하신 삶을 TV와 함께 보내던 할머니 곁을 우리 가족 대신 지켜주던 홍이. 할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홍이는 참 고마운 강아지였습니다. 몇 년 뒤 저는 약대를 졸업하고 약사가 되어 서울에서 회사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고, 일찍 결혼을 한 동생의 출산으로 귀염둥이 조카가 태어났습니다.동생 부부는 타지에서 맞벌이를 하게 되어 조카는 자연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손에 크게 되었고 매일 신천이라는 집 앞 작은 개천 앞에서 지민이가 그네 타는 것을 지켜보다가 잔디밭을 숨이 차도록 달리는 것이 홍이의 행복한 일상이었습니다.그렇게 지민이가 일곱 살이 될 때까지 지민이의 든든한 친구이자 형제자매가 되어주었던 홍이는 참 든든한 강아지였습니다.어느덧 홍이는 열 두살이 되었지요. 여전히 애교 많고 까만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우리 눈엔 둘도 없는 귀요미였지만 뜀박질에 예전보다 숨을 가빠해서 우리 마음을 심난하게 하기 도 했어요.홍이의 시간이 우리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야속한 시간은 홍이의 시계만 빨리 돌려서 어느덧 홍이의 까만 하늘을 담은 예쁜 눈동자는 백내장으로 서서히 하얗게 변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홍이눈이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게 했어요.그 때문에 처음으로 우리가 홍이와 언젠가는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그때부터 엄마는 전국 방방곡곡을 홍이와 함께 틈나는 대로 여행을 가시겠다고 했습니다.제주도 유채꽃밭에서, 동해 해수욕장에서, 어느 계곡 그늘 밑에서... 어머니는 몇 년간 홍이를 데리고 다니시며 참 많이도 사진을 찍으셨습니다.홍이가 열다섯살이 되면서부터는 우리가 외출하고 돌아오면 숨이 차도록 뛰어와서 반갑게 맞아주던 홍이가 대문을 열고 우리가 불러도 잘 듣지 못 했어요. 그래서 집에 들어온 우리가 홍이 곁으로 달려가서 홍이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야속하게도 우리의 1년은 홍이의 7~8년과 같더군요. 헤어짐의 시간이 이리도 빨리 올줄 몰랐습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몰랐어요.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불러줄걸 그랬어요. 시간은 흐르고 흘러 저는 어느덧 30대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고, 열일곱 살이 된 홍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소파에서 누워서 잠을 자거나 가끔 베란다 창밖 풍경을 꿈꾸는 눈으로 멍하니 보고 있기도 했습니다.홍이의 그런 모습은 긴 여행을 계획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홍이는 긴 여행을 떠났어요.홍이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진짜 우리를 무지개다리 건너에서 기다리고 있을지, 나중에 나를 마중 나올지, 마중 나올 때 내가 할머니가 되어 있어도 나를 기억할지 모르겠어요. 그렇지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17년간 네가 있어서 우린 정말 행복했어. 홍이야 다음 세상에서도 꼭 우리 가족으로 태어나주렴. 너를 영원히 기억하고 사랑하는 채연 누나가.한국에서는 해마다 약 8만 2000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 로 보내주세요.
  • “태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예정대로 진행

    “태풍 때문에 걱정했는데…” 남북 이산가족 상봉, 예정대로 진행

    육상을 지나며 세력이 약해지고 있는 태풍 ‘솔릭’이 24일인 오늘 낮 강원도를 지나 동해상으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이날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이 예정대로 진행됐다. 북에 있는 가족을 만날 남측 이산가족 2차 상봉단이 이날 오전 빗줄기를 뚫고 금강산으로 출발했다. 2차 상봉행사는 이날부터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이산가족들은 전날부터 날씨 걱정에, 또 가족을 만날 설렘에 이날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아침 일찍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숙소 로비에 나와 날씨 상황을 체크했다. 북에 있는 언니를 만나는 김정자(83)·정숙(81) 자매는 언니를 만날 생각에 들떠 밤늦게까지 얘기를 나누다 잠들었지만 이날 새벽 4시 30분에 깼다고 했다. 김정숙 할머니는 “어제는 좀 믿기지 않고 그랬는데, 오늘 아침에 눈을 뜨니까 아, 오늘 언니를 만날 수 있구나, 진짜 보는 거구나 싶어”라고 말했다. 북에 사는 형을 만나러 가는 목원선(85)·원구(83) 형제도 아침 일찍부터 1층 로비 소파에 앉아 출발을 기다렸다. 목원선 할아버지는 이날 새벽 2시 30분에 일어나자마자 뉴스로 태풍 경로를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창밖을 보며 “이 정도면 (날씨가) 양호한 거야. 참 다행”이라고 말했다. 목원구 할아버지도 “그래도 다행인 건 이쪽으로 태풍이 안 왔다. 우리가 버스 타고 가는 데도 지장이 없고”라고 말했다. 형을 만나러 가는 소감을 묻자 “꿈만 같다”고 답했다. 북에 있는 누나와 상봉할 최성택 할아버지(82)는 “(태풍이) 빗겨간다고 하긴 하는데 날씨가 좋지 않네요. 그래도 못 가는 것보다는 좋잖아요”라고 했다. 현장을 챙기고 있는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태풍 때문에 어제 그저께부터 여러 대비 계획을 플랜 B, 플랜 C까지 (마련)해야 하나 걱정했는데, 일단 예정된 시간에 출발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상봉단은 이날 낮 1시쯤 금강산 지역에 도착한 뒤 낮 3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단체상봉 형식으로 헤어졌던 가족들과 첫 상봉을 한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어 환영 만찬에서 다시 만나게 되고, 이튿날(25일) 개별상봉과 객실중식, 단체상봉, 마지막 날(26일) 작별상봉 및 공동중식 순서로 총 12시간을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조선에 반하다/조윤민 지음/글항아리/400쪽/1만 7000원숙종 26년인 1700년 겨울, 얼마 전 천민 신분을 벗어난 이명과 이가음이(李加音伊) 형제는 경북 상주 읍내의 한 기와집에 잠입했다. 이날만 기다리며 13년간 절치부심하던 형제는 사랑채에 머물고 있던 한 양반을 살해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노비 출신 아버지의 옛 상전이었다. 철종 11년인 1860년에는 경희궁과 인근 관청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목수들이 포도청에 난입해 닥치는 대로 시설을 때려 부수고 관원과 하졸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그 다음해인 1861년에는 30대 중반의 조만준이라는 남자가 왕실 사당에 행차하는 임금의 가마에 주먹만 한 돌멩이를 느닷없이 던져 가마 꼭대기의 황금 봉황 장식을 부러뜨렸다.신분 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 밖으로 뛰쳐나온 하층민들이 감행한 이 같은 행위를 보면 절로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괜히 꿈틀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힘없고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극심한 횡포 앞에서는 절로 분노하게 되는 법이다. 신간 ‘조선에 반하다’는 조선시대 주류 흐름과 지배 세력에서 벗어나 있었던 ‘외부자’ ‘이탈자’ ‘탈락자’들이 싸우고 분투한 기록이다. 책은 도대체 왜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반역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순응하던 백성을 시위와 난동의 주역인 난민(亂民)으로 만들었다”. 미천한 신분인 아버지를 채찍으로 매질해 죽인 양반 상전에 복수하기 위해서, 관청에 차출돼 일하면서 품삯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데 푼돈마저 포졸에게 탈취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관료의 부정부패가 횡행해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지만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군주에게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 백성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난동을 주도한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권세를 앞세운 폭압을 중단하고 행정과 법을 빙자한 수탈을 멈춰 달라는 것”이었다.파편처럼 곳곳에서 일어났던 개인들의 저항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층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거듭난다. 17세기 미륵과 생불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 승려와 무당의 통솔 아래 정치변란을 일으키고, 조선 왕조의 몰락을 희구하며 ‘정감록’ 같은 예언서에 기댄 반란을 모의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진주민란, 홍경래의 난 등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농민들을 규합한 대규모 항쟁 바람이 전국 곳곳에서 불었다. 반란을 주동했던 사람 중 홍경래(1771~1812)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평안도 지역의 세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농민 반란을 일으킨 그의 봉기 의지는 반란의 후예들에게 두고두고 이어졌다. 오죽하면 그가 죽고 난 후인 1817년 전북 장수에 ‘홍경래 생존설’이 퍼졌고, 그로부터 9년 뒤인 1826년 청주에 걸린 괘서에도 홍경래가 거병을 도울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했다. ‘홍경래 불사설’이 끈질기게 이어진 것은 그만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길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이 간절했다는 방증일 터다. 저자는 “명징과 미혹이 교차하고 진전과 좌절이 함께하는 역사의 난장판에서 제대로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외칠 자리 하나를 마련하려 한다. 압제의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거듭난 이들의 몸짓을 헤아리면서 조선 지배층이 구축한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한 자락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때로 격렬하고 폭력적이었던 시위들이 단순히 지배 세력에 대한 저항의 발로였다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반항은 한순간 한순간마다 세계를 재고할 대상으로 문제 삼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분노와 투쟁의 기록을 살피는 일은 자못 중요하다. 부당함에 순응하지 않았던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지금 이 시대의 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설] 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작별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나

    남측 이산가족 89명과 동반가족 등 197명은 금강산에서 열린 2박3일간의 상봉행사를 마친 뒤 65년 만에 만난 가족을 뒤로하고 어제 남쪽으로 귀환했다. 상봉자 대부분이 80세 이상의 고령인 관계로 “이번이 마지막 만남일 수 있다”는 아쉬움이 더 컸다. 북측 이산가족 83명이 남쪽의 가족들과 만나는 2차 상봉은 24∼26일 금강산에서 1차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산가족들이 고령화되면서 점점 부부, 형제자매 상봉이 줄고, 이미 세상을 떠난 가족의 배우자나 자녀를 만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상봉 행사 땐 부부 상봉은 한 쌍도 없고, 부모·자녀 간 직계 상봉도 일곱 가족에 불과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일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남북으로 흩어진 가족들은 헤어진 지 65년 된다. 최연소 이산가족 나이가 65세인 셈이다. 지난 7월 말 현재 이산가족 등록자는 13만 2603명인데, 이 중 5만 6862명만 생존해 있다. 생존자 중 70세 이상이 전체의 85%인 4만 8320명에 이른다. 고령자가 많다 보니 최근 5년간 매년 3600여명이 숨지고, 지난달에만 316명의 이산가족이 북측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이산가족 상봉이 상시화돼야 하고, 그것이 어렵다면 연간 몇 차례 정례적 상봉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산가족 생사 확인을 거쳐 생사와 주소가 확인되면 이산가족들이 서신, 전화, 화상 등을 통해 언제든지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후 상호 방문, 성묘·고향 방북, 상설면회소 설치 등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남북은 이산가족의 응어리를 외면하지 말고 근본적인 상봉 대책에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민족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한다’는 판문점 선언을 기억하고 상봉 정례화에 합의하기를 기대한다.
  • 英 백만장자 유산 590억 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

    英 백만장자 유산 590억 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

    지난해 12월 호주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영국 부호가 유산 대부분인 590억원을 국제구호단체 옥스팜에 기부했다. 성매매 스캔들로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옥스팜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21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세계 최대 케이터링 업체인 영국 컴퍼스그룹의 최고경영자(CEO)였던 리처드 커즌스의 재산 4100만 파운드가 생전 유언에 따라 옥스팜에 기부된다. 당초 커즌스는 대부분의 재산을 아들 윌리엄과 에드워드를 위해 신탁하기로 했었다. 사망 1년 전 새로 작성한 유언장에 본인과 아들들이 함께 사망하는 이례적인 사고가 발생하면 유산을 옥스팜에 내놓는다는 ‘공동 비극 조항’을 넣었다. 커즌스와 그의 두 아들, 커즌스의 약혼녀와 약혼녀의 딸은 2017년 12월 31일 시드니에서 관광용 수상비행기를 탔다가 추락 사고로 전원 사망했다. 이에 따라 커즌스의 두 형제는 각각 100만 파운드만 물려받는다. 커즌스는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이 발간하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뽑은 세계 최고 CEO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옥스팜은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 구호단체다. 아이티 강진 발생 이듬해인 2011년에 현지에서 구호활동을 벌이던 소장 등 직원들이 성 매수를 한 사실이 지난 2월 밝혀져 거센 비난을 받았고 수천명의 기부자를 잃은 것은 물론이고 영국 정부는 옥스팜 지원을 철회하기로 했다. 최근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인력을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힌 옥스팜은 커즌스의 유산 기부에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꿈같았던 사흘… 기약 없는 작별 “떼어놓고 가려니 발 안 떨어져”

    꿈같았던 사흘… 기약 없는 작별 “떼어놓고 가려니 발 안 떨어져”

    99세 노모, 71세 딸 붙잡고 안 놔줘 버스차창 사이로 오열하며 작별 인사 “동생 우리집 데려가 살찌우게 하고파” 일부 가족 “아닌 것 같다” 반신반의“상봉이 모두 끝났습네다.” 마지막 작별 상봉 종료를 알리는 방송이 22일 금강산호텔에 흘러나오자 남북 이산가족들은 오열하며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잘 있으라 다시 만나요. 잘 가시오 다시 만나요”라는 가사의 북한 가요 ‘다시 만납시다’가 울려퍼지자 상봉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한신자(99·여)씨는 북측 딸 김경실(72)씨와 경영(71)씨를 안고 울음을 터뜨렸다. 다른 가족이 모두 행사장 밖으로 나갈 때까지도 한씨는 경영씨의 팔을 잡고 놓지 않았다. 북측 보장성원(지원인력) 2명이 와서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듯 버텼다. 한씨는 밖에서도 볼 수 있다는 딸의 말을 들은 후에야 간신히 팔을 놓았다. 딸 경실씨는 버스에 탄 어머니를 배웅하기 위해 밖으로 나와 한복 치마를 발목 위까지 걷어올리고 다급하게 달렸다. 딸들을 기다리던 한씨도 딸 경영씨가 도착하자 서로 창문을 격하게 두드리며 눈물을 흘렸다. 경영씨는 “어머니, 어머니, 건강하시라요”라며 오열했다.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니 통일되면…” 최동규(84)씨의 북측 여조카 박춘화(58)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이렇게 헤어져야 하나. 이렇게 기막힌 게 어딨니. 통일되면 이런 거 안 하잖아”라고 울부짖었다. 고호준(77)씨는 북측 가족과 버스 창가에 붙어 손을 맞대고 오열하다 차 문이 잠시 열리자 차에서 내려 부둥켜안고 울기 시작했다. 고씨는 “어이구 자슥아, 어떻게 떠나니. 떼어 놓고 가려니 발이 안 떨어진다”고 목놓아 울었다. 고씨의 북측 조카는 “삼촌, 울면 안 됩니다. 통일되면 건강해서 다시 만납시다”라고 울면서 위로했다. 신재천(92)씨는 북측 여동생 금순(70)씨에게 “서로 왕래하고 그러면 우리 집에 데려가서 먹이고 살도 찌우고 하고 싶은데”라며 슬퍼했다. 경기 김포에 사는 신씨는 개성에 산다는 북측 동생에게 “차 가지고 가면 40분이면 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선 사흘간 상봉 행사에 참여하면서도 가족이 맞는지 끝까지 반신반의한 가족도 있었다. 이재일(85)씨와 동생 재환(76)씨는 지난 20일 첫 단체 상봉에서 전시납북자인 형의 자녀라는 북측 조카 리경숙(53·여)씨와 성호(50)씨를 만났지만 상봉 10여분 만에 “아닌 것 같아”라고 고개를 저었다. 재환씨는 “조카가 아닌 것 같다”며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아버지 나이도 모르느냐. 어떻게 사망했는지도 모르고”라며 화가 난 듯 상봉장 밖으로 나가버렸다. ●내일부터 北이산가족 83명 만나러 방북 그러나 이산가족 확인작업 실무를 담당한 북측 관계자는 호적 관련 서류까지 들고 와 이들이 조카가 맞다고 설명했다. 두 형제는 상봉을 포기하지 않고 이후 이어진 환영만찬과 21일 개별상봉, 단체상봉 이후 이날 작별상봉까지 모두 자리를 지켰다. 남측 이산가족 89명을 비롯한 동반가족 등 197명을 태운 버스는 오후 1시 35분 금강산호텔을 출발해 오후 3시 15분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해 귀환했다. 2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북측 이산가족 83명을 만나는 남측 상봉단 337명이 방북할 예정이다. 금강산 공동취재단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X윤시윤 만남 포착 ‘맴도는 긴장감’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X윤시윤 만남 포착 ‘맴도는 긴장감’

    ‘친애하는 판사님께’ 윤시윤과 윤시윤이 드디어 만났다. 그러나 반가움보다 심장이 터질 듯 날카로운 긴장감만이 맴돈다. 22일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 측은 극 중 한강호, 한수호 1인 2역을 연기 중인 윤시윤의 촬영 모습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지난 방송 말미 가짜 판사 한강호(윤시윤 분)가 납치되는 장면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을 선사함과 동시에, 이날 방송분에 대한 기대감을 수직 상승시켰다. ‘친애하는 판사님께’ 제작진이 공개한 사진은 한강호가 납치되는 장면과 한강호, 한수호, 박재형(신성민 분) 세 남자가 팽팽하게 대립하는 장면. 뿐만 아니라 극 중 과거 아닌 현재에서 마주치는 장면이 한 번도 없었던 한강호와 한수호의 만남이라서 더욱 궁금증을 자극한다. 한강호-한수호-박재형은 눈을 뗄 수 없는 긴장감을 유발하며 대치 중이다. 앞선 방송에서 한강호는 정장 차림으로 수면 가스에 기절했다. 그렇기에 첫 번째 사진 속 셔츠를 입고 있는 남자는 한강호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한수호는 검은 모자와 검은 티셔츠를 입은 채 자신을 납치한 인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러 다니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는 두 번째 사진 속 인물이 한수호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한다. 입에서 피를 흘리며 눈을 날카롭게 빛내는 한강호, 겁에 질린 한수호, 그런 그를 노려보며 위협하는 박재형. 세 남자의 대립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호기심을 유발한다. 박재형은 한수호가 맡은 사건 피의자 가족이다. 그는 한수호가 내린 판결에 분노를 느꼈고 그를 죽이기 위해 주변을 맴돌았다. 하지만 박재형이 예의주시하고 있던 인물은 사라진 형 대신 불량 판사가 된 한강호였다. 결국 한강호는 한수호 대신 죽음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박재형이 한강호가 타는 자동차에 수면가스를 설치, 납치를 시도한 것이다. 한수호 대신 납치된 한강호, 그를 납치한 박재형.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곳에 나타난 한수호까지. 세 남자가 만들어내는 터질 듯한 긴장감 속에서 과연 한강호-한수호 형제가 박재형의 위협에서 무사히 벗어날 수 있을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마주한 한강호-한수호 형제에게는 또 어떤 일이 벌어질지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한편,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는 22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사진=더스토리웍스, IHQ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전복된 차량서 숨진 엄마와 이틀 간 살아남은 어린 형제

    전복된 차량서 숨진 엄마와 이틀 간 살아남은 어린 형제

    두 명의 어린 형제가 자동차 충돌 사고로 엄마를 여읜 뒤 차 안에서 이틀 동안 살아남았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아소칸주 지역방송 KARK 뉴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아침 경찰은 와시토 카운티 캠던시에서 24번 고속도로를 따라 방황하고 있는 카일 홀리맨(3)을 발견했다. 아칸소주 경찰 당국은 카일의 부모를 찾아주기 위해 온라인에 아이의 사진을 찍어 올렸고, 수소문 끝에 아이 엄마가 며칠 동안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일을 발견한 지역으로 다시 돌아간 경찰은 아칸소주 주도인 리틀록 서남쪽에서 약 85마일(약 137km) 떨어진 지점에서 부서진 자동차 한대를 발견했다. 자동차는 도로 근처 깊은 협곡에 떨어져 있었다. 그곳에서 추가로 아이 엄마 리사 홀리맨(25)의 시신이 발견됐고, 살아있는 카일의 1살 남동생을 차에서 구했다. 수사관 나단 그릴리는 “24번 고속도로 동쪽으로 운전 중이던 리사 홀리맨이 중앙선을 넘어 가드레일과 부딪친 후 도랑에 빠졌다”며 “이틀 전에 충돌 사고가 발생했지만 누구의 눈에도 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식이나 물도 없이 아이들이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나 다름없다”면서 “차 썬루프를 통해 빠져나온 카일은 큰 부상 없이 건강상태가 양호하며, 안전벨트에 묶여있었던 동생과 함께 탈수증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외할아버지 제임스는 “리사는 어디든 손자들을 데리고 다녔다. 이제는 더 이상 딸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딸은 임신한지 4주였고, 결국 우리는 두 사람을 잃은 셈”이라고 슬퍼했다. 현지 언론은 차량 충돌 및 전복 사고의 정확한 원인을 현재 조사 중이며, 리사 가족을 위한 미국 모금사이트 고 펀드미 계정이 만들어져 현재 목표금액 8500달러(약 951만원)중 400달러(약 45만원) 이상이 모였다고 전했다. 사진=KARK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
  • ‘한끼줍쇼’ 고아라 “학창시절 인기? 유리창 깨질 정도”

    ‘한끼줍쇼’ 고아라 “학창시절 인기? 유리창 깨질 정도”

    배우 고아라의 학창시절 에피소드가 공개됐다. 22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서는 가수 닉쿤과 배우 고아라가 밥동무로 출연해 안양시 관양동에서 한 끼에 도전한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닉쿤과 고아라, 규동형제는 안양시 평촌 학원가를 찾았다. 이 곳은 과거 고아라가 출연했던 드라마 ‘반올림’의 주 촬영지이다. 고아라는 실제 촬영을 했던 곳을 가리키며 추억을 공개했다. 또한 고아라는 학창시절 예쁜 외모 때문에 겪었던 아찔한(?)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고아라는 “고등학생 때 여고를 다녔는데 창문 1,2층 유리가 다 깨졌다. 인기가 많아서”라고 수줍게 당시를 회상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고아라는 같은 소속사 식구인 배우 하정우, 정우성, 이정재를 언급하기도 했다. 선배들로부터 연기 조언을 많이 받느냐는 강호동의 질문에 고아라는 “모니터링도 많이 해주시고 작품 전 후에 메시지를 주신다”고 밝혔다. 이어 “그 중 하정우 선배님은 개그 담당”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모태미녀 고아라의 한 끼 도전은 22일 수요일 밤 11시에 방송되는 JTBC ‘한끼줍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여기는 남미] 하필 경찰 가족 집에…무장 강도의 최후

    [여기는 남미] 하필 경찰 가족 집에…무장 강도의 최후

    경찰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에 스스로 찾아갈 범죄자가 얼마나 될까? 억세게 재수 없는 권총강도가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공범은 경찰이 쏜 총을 맞고 도주해 경찰이 쫓고 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클라이폴레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강도는 2인조로 지난 19일 저녁 잠깐 외출했다가 귀가하던 남자 집주인을 권총으로 위협해 자택으로 밀치고 들어갔다. 범행이 절반은 성공한 것으로 보여 강도들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지만 여기가 강도들에겐 무덤이 됐다. 집주인을 앞장세우고 들어오는 권총강도들을 본 동생이 몸을 날리며 강도에게 덤벼든 것. 집주인과 동생, 강도 2명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을 때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어디선가 총을 꺼내든 집주인의 부인이 쏜 공포였다. 강도들은 형제를 밀쳐내고 여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지만 여자를 당해내지 못했다. 여자는 명사수였다. 여자와 총격전을 벌이던 강도는 총을 맞고 부상한 채 줄행랑을 쳤다. 공범은 전신에 6발 총을 맞고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가족은 권총을 든 강도들에게 어떻게 이렇게 대응할 수 있었을까? 알고 보니 이 집은 온가족이 경찰이다. 집주인은 46세 남자로 기동순찰대 소속 현직 경찰이다. 강도들에게 몸을 날린 동생(44) 역시 사회서비스감독과에서 근무하는 경찰관이었다. 형제의 부인들도 모두 현직 경찰이다. 집주인의 부인이 침착하게 강도들의 총격에 대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 현장에선 강도들이 사용한 38구경 권총이 발견됐다. 2013년 3월 도난신고가 접수된 총기였다. 경찰은 "최소한 5년간 범인들이 강도행각을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부상한 용의자를 검거하면 여죄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총격전이 벌어진 경찰의 자택 (출처=클라린)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금성 라디오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금성 라디오

    라디오가 거의 유일한 오락 수단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무렵 라디오 프로그램 중 ‘재치문답’이 큰 인기를 모았다. 주요 출연자로는 소설가 정연희, 산부인과 의사 한국남, 만화가 두꺼비 안의섭 등이 있었다. 출연자들을 ‘박사’로 부르며 재치 있는 입담을 즐겨 듣곤 했다. 일요일 저녁마다 청취자들의 배꼽을 빠지게 했던 재치문답은 스무고개 형식으로 진행된 퀴즈 프로였다. 지금도 기억나는 퀴즈 정답은 ‘고기인 줄 알고 씹어 먹은 된장 덩어리’다. 식구 많은 집에서 어머니가 저녁 식탁에 된장찌개를 준비한다. 국물 맛을 내기 위해 소고기 몇 점을 투하한다. 식탁에 둘러앉은 형제들 사이에 ‘낚시 전쟁’이 벌어진다. 고기를 먼저 건져 먹기 위해 젓가락 신공이 펼쳐지는 것. 젓가락 끝에 무언가 걸리는 느낌이 든다. 고기다. 재빨리 낚아채 입속으로 집어넣는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어금니로 깨무는 순간 아뿔싸, 고기인 줄 알았더니 된장 덩어리를 씹은 것이다. 가난했던 시절 모두가 공감하면서 청취했던 퀴즈 게임이다. 권투, 레슬링 경기도 라디오 중계로 들었다. 귀를 쫑긋 세우고 시각적 상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했다. 임택근 아나운서(가수 임재범, 탤런트 손지창의 아버지)와 이광재 아나운서가 당시엔 최고 인기였다. 임택근이 중후하고 차분한 톤이었다면, “고국에 계신 동포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이광재의 애국심 가득한 중계는 곧잘 격앙된 톤으로 이어지곤 했다. 권투 시합을 이광재 중계로 듣다 보면 한국 선수가 이긴 줄 알았다가 뜻밖에 상대방의 승리로 끝나는 때도 있었다. 흥분한 나머지 우리 선수 공격 장면을 강조하다 보니 청취자로서는 오판할 수밖에. 많은 가정에 금성 라디오가 있었다. 하지만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니었다. 시인 김수영은 1966년 9월 금성 라디오를 처음 장만했다. 일시불이 아니고 일수(日收)로 대금을 치렀다. 가난한 살림이라 라디오 값을 매일매일 나누어 갚은 것이다. 뒷마당에 닭을 길렀으니, 달걀을 팔아 일수 대금을 치렀을까? 그에겐 라디오도 사치품이었다. 시인은 자신이 타락했음을 괴로워한다. “금성 라디오 A 504를 맑게 개인 가을날/일수로 사들여온 것처럼/500원인가를 깎아서 일수로 사들여온 것처럼/그만큼 손쉽게/내 몸과 내 노래는 타락했다.”(‘금성 라디오’) 도시 이곳저곳에는 지금도 금성 라디오의 가난한 흔적이 남아 있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초빙교수
  • IS 손아귀에서 탈출한 나디아 무라드, 인권운동가와 약혼

    IS 손아귀에서 탈출한 나디아 무라드, 인권운동가와 약혼

    이라크 북부에 거주하는 소수민족 야지디족 출신으로 이슬람 국가(IS) 무장집단의 손아귀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나디아 무라드(25)가 야지디 인권운동가 아비드 샴딘과 약혼한 사실을 공개했다. 무라드는 고향인 코초 마을을 IS 세력이 공격해 여섯 형제가 모두 살해되고 자신은 납치된 4주기를 지낸 지 며칠 만인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우리 부족을 위한 투쟁” 때문에 둘이 가까워졌다며 전날 약혼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둘이 함께 촬영한 사진들을 공유했다. 피랍 이후 그녀는 여러 차례 사고 팔려 집단 성폭행 등 성적, 신체적으로 유린당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한 뒤 자신의 사연을 세계인과 함께 한 뒤 2016년 인신매매 생존자의 존엄을 위한 친선대사 1호로 임명됐다. 둘이 언제 처음 만났는지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일에 거주하는 샴딘은 “우리 둘다의 삶에 어려운 시간을 견뎌 커다란 싸움을 이겨내고 사랑을 발견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무라드는 “우리 민족을 위한 투쟁이 둘을 한데 묶었고 우리는 이 길을 함께 계속 걷기로 했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이 이들의 약혼 사실을 기뻐했다. 둘이 함께 일하고 있는 미국의 비정부기구(NGO)인 야즈다는 사진 하나을 올리고 “둘이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누리고 모든 학살 생존자들에게도 밝은 미래가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방북 89명 중 7명만 자녀 만나… “시간 없다, 수시로 상봉해야”

    방북 89명 중 7명만 자녀 만나… “시간 없다, 수시로 상봉해야”

    방북 87% 80대 이상… 2명 100세 이상 절반 이상 조카·며느리 등과 만남 그쳐 文대통령 “인도적 사업중 최우선 사항” 한적, 북측과 면회소 상시 운영 등 논의금강산호텔에서 70년 만에 이산가족을 만난 남측 방북단 89명의 평균 나이는 무려 86.1세였다. 부자 상봉을 한 경우는 7명(7.9%)에 불과했다. 빠른 고령화로 이산가족에게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상봉의 정례화 및 대규모화, 화상 상봉, 편지 왕래, 고향 방문 등의 방안이 절실하며 이를 위해 남북 관계의 지속적인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다.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95세 어르신이 이번에 상봉 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하자 이제 끝났다고 울음을 터뜨렸다는 보도를 봤다”며 “저 역시 이산가족의 한 사람으로 그 슬픔과 안타까움을 깊이 공감한다. 정말로 시간이 없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최근 5년 동안 3600여명이 매년 돌아가셨고 올해 상반기에만 3000명 넘게 세상을 떠났다”며 “그분들이 헤어진 가족의 생사조차 알지 못한 채 천추의 한을 안고 생을 마감하신 것은 남과 북의 정부 모두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1988년부터 현재까지 전체 이산가족 신청자는 13만 2603명이었다. 지난달 말까지 7만 5425명(56.9%)이 세상을 떠났다. 또 이들의 사망연령은 80대가 45.2%로 가장 많았다. 현재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5만 6862명) 중 62.6%가 8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이산가족 상봉 확대가 시급하다. 이날 이산가족을 만난 방북단 89명 중에도 77명(86.5%)이 80대 이상이었다. 100세 이상도 2명 포함됐다. 또 급격한 고령화로 형제나 자식을 만나는 경우가 줄고 한 다리 건너 상봉이 이뤄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이날 상봉에서 단 7명이 북측에 사는 아들이나 딸 8명을 만났다. 26명이 북측의 형제·자매(이복 포함) 35명을 마주했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50명은 북측의 조카, 조카손자, 형수, 매부, 5촌 등을 만났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계기로 정기 상봉행사, 전면적 생사 확인, 화상 상봉, 상시 상봉, 서신 교환, 고향 방문 등의 ‘상봉 확대 방안’을 북측과 협의한다. 또 금강산 이산가족 면회소를 건설 당시의 취지대로 상시 운영하는 것을 논의할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을 더욱 확대하고 속도를 내는 것은 남과 북이 해야 하는 인도적 사업 중에서도 최우선적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아시아인 올캐스팅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박스오피스 톱

    아시아인 올캐스팅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 박스오피스 톱

    할리우드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가 주말 미국 박스오피스 톱에 올랐다. 워너브러더스가 제작한 이 영화는 미셀 여(양자경)와 콘스탄스 유, 헨리 골딩 등 모든 출연진을 아시아 배우들로 기용한 영화로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들만으로 영화가 제작된 것은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의 일이다. 3000만 달러의 제작비가 들어간 이 영화는 주말에만 2500만 달러 수입을 올리는 등 개봉 닷새 만에 3400만 달러의 입장 수입을 올려 벌써 본전을 뽑았다. 로맨틱 코미디가 박스 오피스 톱에 오른 것도 3년 만의 일이다.케빈 콴의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겼는데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이 어마무시하게 부잣집 아들인 남자친구의 싱가포르 집을 방문하는 과정에 생기는 예비 고부의 갈등이나 문화적 충격을 가벼운 터치로 다뤘다. 일부에서는 신데렐라 스토리의 아시아 버전이라고 하는 이도 있다. 영화평론가들은 보편적 주제에다 풍부한 볼거리가 영화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워너브러더스사의 국내 배급 담당자인 제프 골드스타인은 입소문이 영화 흥행의 결정적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는 문화적으로 의미심장하며 너무 특별해 수년동안 이렇게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가 없었다. 또 스튜디오 전체가 한데 뭉쳐 열정적으로 제작한 많지 않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였다”고 말했다. 또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은 잘나가고 똑똑하며 풍족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펼친 #골드오픈(GoldOpen) 캠페인의 영향이다. 할리우드가 아시아를 대변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을 환기시키기 위해 미국 전역의 상영관 입장권을 통째로 이들 부유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사들여 아시아인들을 무료로 관람하게 만들자는 취지였다. 가수 에릭 남이 형제들과 함께 캠페인에 참여해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상영관 입장권을 통째로 구입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주말에만 2500만 달러 이상의 입장 수입을 올린 것은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 배급 투자 위험이 높은 작품의 유통 책임을 맡기라는 넷플릭스의 제안을 물리친 영화사의 결정이 옳았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영국 BBC는 전했다. 박스 오피스 집계 2위는 상어 스릴러물인 메가로돈(The Meg)으로 2120만 달러, 3위는 마크 왈버그의 액션 영화 ‘Mile 22’가 1360만 달러로 뒤를 따랐다. 메가로돈은 원래 메갈로돈이 옳은 표기인데 페미니즘 사이트 ‘메갈리아’를 의식해 부러 바꿨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박주호 아내+딸 나은, ‘슈돌’ 첫 등장에 폭발적 반응 “인형 그 자체”

    박주호 아내+딸 나은, ‘슈돌’ 첫 등장에 폭발적 반응 “인형 그 자체”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축구선수 박주호의 아내와 딸 나은이가 첫 등장했다. 19일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 239화는 ‘너보다 예쁜 꽃은 없단다’라는 부제처럼 사랑스러운 아이들의 모습으로 가득 채워졌다. 특히 등장 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축구선수 박주호와 나은-건후 남매가 드디어 ‘슈돌’ 새 식구로 합류해 달달한 일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녹였다. 축구선수 박주호는 현재 울산 현대 축구단 소속 수비수다. 박주호는 과거 스위스 명문 클럽 FC바젤에서 활동하던 시절 구단의 아르바이트 직원이었던 스위스인 아내 안나를 만나 연인으로 발전, 결혼에 골인했다. 박주호는 “낯선 한국 땅에 와서 어색하고 힘들 아내에게 자기만의 쉬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어서 슈퍼맨으로 변신하게 됐다.“고 ‘슈돌’ 출연 계기를 밝혔다. 안나는 과거 축구 경기장에서 남편 박주호를 응원하는 모습이 포착돼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인형 같은 미모를 가진 안나가 모두의 시선을 집중시켰기 때문. 그런 엄마를 쏙 빼닮은 나은이는 첫 등장부터 심상치 않은 치명적인 깜찍함을 뿜어내며 TV 앞 랜선 이모, 삼촌들을 사로잡았다. 나은이는 일어나자마자 동생 건후에게 뽀뽀를 하며 아침인사를 하거나 애교를 뿜뿜하며 엄마, 아빠를 깨우는 등 심쿵을 유발하는 사랑스러움을 뽐냈기 때문. 뿐만 아니라 나은이는 남다른 언어 실력의 소유자다. 6개국어에 능통한 엄마의 영향을 받아 한국어-독일어-스페인어-영어 4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나은이의 똑소리 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승재는 좌충우돌 부산 여행 2일차를 맞이했다. 승재와 지용 아빠는 등대에 올라 자연경치를 감상하거나 부산 야경을 감상하는 등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윌리엄-벤틀리 형제는 동물의 왕국에 방문, 다양한 동물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설아-수아-시안이는 와일드 캠핑을 떠났다. 아이들은 베이스캠프를 만들기도 하고 직접 모아온 땔감으로 고기를 구워 먹는 등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특히 아빠 곰과 만난 시안이의 반응은 시청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겁에 질린 시안이가 이내 기지를 발휘, 죽은 척을 해 모두를 빵 터지게 만든 것. 꽃보다 예쁜 아이들의 모습이 가득한 회차였다. 특히 새로 등장한 나은이는 통통 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앞으로 그려질 박주호 가족 이야기에 대한 기대를 수직 상승하게 만들었다. 한편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아시아계 영화 지지 나선 에릭남

    아시아계 영화 지지 나선 에릭남

    한국계 미국인 가수 에릭 남(본명 남윤도)과 그의 형제인 에디 남, 브라이언 남이 미국 애틀랜타의 한 극장 표 전체를 구매해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 메트로, CNN 등에 따르면 에릭 남 삼형제는 그들 가족이 종종 방문했던 극장에서 전날 개봉한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16일 오후 6시 상영표를 전부 사들였다. 이는 에릭 남 형제들이 고향 애틀랜타에서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의 박스오피스(흥행수입)를 응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미국에서는 유명 인사들이 종종 자신들이 선호하거나 의미가 있다고 여기는 영화의 흥행을 바라며 극장표 전체를 사들여 무료 시사회를 열기도 한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스’는 1993년 ‘조이 럭 클럽’ 이후 25년 만에 전원 아시아계 배우들을 출연시킨 할리우드 작품이다. 콘스탄스 우, 헨리 골딩, 미셸 려, 한국계 캔 정 등이 출연한다. 에릭 남은 소셜미디어에 “우리(아시아인들)는 주류 미디어에서 과소 평가되거나 잘못 전달되곤 한다. 우리는 훨씬 발랄하고 아름다우며 섹시하다. 때로는 그 이상이다”라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월드피플+] 울고 있는 생면부지 아이에 모유 준 ‘영웅 경찰’

    [월드피플+] 울고 있는 생면부지 아이에 모유 준 ‘영웅 경찰’

    아르헨티나의 한 여성 경찰이 병원에서 울고 있는 생면부지의 아이를 위해 모성본능을 발휘해 찬사를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근무하는 경찰 셀레스테 아얄라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14일 현지의 한 어린이병원의 순찰 업무에 투입됐다. 순찰을 돌던 아얄라는 늦은 밤 시간, 갑자기 어린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당시 아이의 보호자는 자리를 비우고 없는 상태였고, 간호사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의사들 역시 각자 맡은 임무 때문에 너무 바빠 미쳐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있을 때, 아얄라가 직접 나섰다. 아얄라는 아이의 상태를 보자마자 아이가 배고파한다는 것을 알아챘고, 의사에게 직접 모유를 먹여도 되냐고 물었다. 의료진의 허락 하에 아얄라는 그 자리에서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시작했고, 아이는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울음을 그치고 모유를 먹기 시작했다. 아얄라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아이를 보자마자 배고파한다는 것을 눈치챘다. 배고파 하는 아이를 보니 매우 슬펐고, 아이를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녀와 함께 순찰 근무를 했던 동료인 마르코스 헤레디아에 따르면, 병원 관계자들은 허기가 져 울으을 터뜨린 아이가 행색이 초라하고 위생상태가 좋지 않다는 이유로 ‘더럽다’며 기피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얄라는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에게 모유수유를 했으며, 당시 상황을 담은 사진과 사연은 SNS에서 약 7만 건의 ‘좋아요’와, 9만 5000건 가량의 공유를 기록하며 빠르게 퍼졌다. 동료인 헤레디아는 해당 사진을 올리며 “오늘은 8월 14일 여성 경찰의 날이며, 나의 멋진 동료는 경찰 고유 업무 이상의 일을 해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편 배고픔에 울음을 터뜨린 아이는 경제사정이 어려운 싱글맘이 키우는 7형제 중 한 아이였으며, 영양실조로 병원에 실려왔던 것으로 추후 알려졌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2030 세대]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내 불운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김현집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머리에 새똥을 맞는다든가, 버스를 놓친다든가, 이럴 때 우리는 흔히 재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거기서 고통이 더 커지면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슬그머니 든다. 내 마음속을 한번 들여다보자. 저기 깊고 어두운 어딘가에, 과거 언젠가 저지른 실수 또는 과실이 작은 진주처럼 반짝이고 있다. 무서운 일이다.내 인도 친구는 이런 것이 바로 카르마라고 한다. 어느 날 창문 밖을 가리키며 내게 말했다. 일상생활 속 시시한 일도 유심히 관찰하면 카르마로 엮여 있는 게 보인다고. 내가 물었다. “전쟁판에서 희생된 무고한 사람들도 자신들의 죄 때문에 벌받은 걸까?” 그가 대답했다. “아니다. 불운은 본인이 자초하기도 하지만, 가까운 사람 사이에 감기 옮기듯이 번지기도 한다.” 고대 그리스 비극의 줄거리들을 보면 온통 불운투성이다. 미케네의 왕 아트레우스는 조카들을 죽이고 그들의 살을 그들의 아버지에게 저녁 식사로 대접했다. 아트레우스의 장남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에서 귀환하는 기쁨을 잠시 누리다가 아내와 그녀의 애인에게 욕조 안에서 암살당한다. 아가멤논의 아들 오레스테스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친어머니를 살해했다가 이에 노한 악령들에게 쫓긴다. 이 집안은 저주받았다. 아이스킬로스의 비극 ‘아가멤논’에서 반복되는 모티브다. 랍다코스의 후손들은 어떤가? 우선 오이디푸스가 있다. 의도치 않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동침한 가장 유명한 그리스 비극의 영웅이다. 그의 자식 중―아님 형제 중―아들들은 전투에서 겨루다 서로 죽이고, 딸 안티고네도 동굴에 묻히는 사형에 처한다. 이렇듯 이 몸에서 저 몸으로 전염되는 ‘죄’, 그리스 사람들에겐 신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삶의 현실이었다. 아테네에선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사회를 더럽힌다고 여겨졌다. 근대 의학은 인류의 목숨을 연장했을 뿐만 아니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드는 데도 크게 이바지했다. 이를테면 과거 성격이나 도덕의 결함으로 알았던 것들이 많은 경우에 질병 탓이라고 밝혀낸 점이다. 이럴 때 우리는 묻는다. 사람의 모든 행동이 유전자 때문이고, 환경 때문이고,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의지 밖의 문제인가? 스탠퍼드대의 저명한 생리학자 로버트 사폴스키의 생각은 ‘그렇다’이다. 그에 따르면 선택의 자유는 존재하지만 오늘 저녁 윗니와 아랫니 중 어디를 먼저 양치질할지 결정하는 자유에 그친다. 나머지 인생의 큰 결정들, 그 모두는 유전자와 환경이 철저히 지배한다. 그렇다면 사람에게 죄와 벌은 마냥 억울한 것이 아닐까. 자유로운 의지가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지 아닌지는 철학의 오래된 토론 주제이고 오늘도 계속된다. 우리는 어둠 속을 헤맨다. 누구의 잘못이라고, 혹은 아니라고 하기도 어중간한, 무서운 세상이다. 오이디푸스는 자기도 모르게 저지른 죄의 무게를 짊어지며 어떻게 처신했던가. 자신의 두 눈을 도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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