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형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근황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마거릿 대처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대변인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 메트로
    2025-12-2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17
  • 왕실도 ‘확진’…스웨덴의 자유로운 방역이 실패한 이유[이슈픽]

    왕실도 ‘확진’…스웨덴의 자유로운 방역이 실패한 이유[이슈픽]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4위인 카를 필립 왕자(41)와 소피아 왕자비(35)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AP 통신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웨덴 왕실은 이날 필립 왕자 부부의 코로나 양성 판정 소식을 전하며 “약간의 독감 증상이 있지만 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왕자 부부는 자택에서 두 자녀와 자가격리를 하고 있으며, 자녀들은 별다른 코로나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실비아 왕비,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왕세녀와 남편 다니엘공 등도 코로나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스웨덴 왕실은 지난 20일 스웨덴 실비아 왕비의 형제 장례식에 함께 했다고 밝혔다. 장례식에는 10명 이하의 인원이 참석했으며 사회적 거리두기 등 지침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사전 코로나 검사에서는 전원 음성 판정을 받았다. 스웨덴 정부는 감염원을 찾기 위해 왕실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를 진행하고 이들이 만난 사람에 대해 진단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통계에 따르면 27일 오전 기준 스웨덴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3만6355명, 누적 사망자는 6622명이다.집단 면역 포기… 결국 부분 봉쇄로 스웨덴의 코로나19 방역 총괄 책임자는 자유로운 방역으로 사실상 감염 방치라는 비판을 받은 일명 ‘집단면역’ 정책에 대해 정당화될 수 없다며 실패를 인정했다. 안데르스 텡넬 스웨덴 공공보건청 수석 역학자는 독일 주간 디차이트와의 인터뷰에서 “집단면역을 추구하는 것은 윤리적이지도 않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텡넬은 “젊은이들이 중증인 경우는 적고, 사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더라도 여전히 사망사례는 있을 수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공공보건의 관점에서 좋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역사상 백신 없이 집단면역으로 감염병의 전염을 완전히 막은 사례는 없다는 점을 강조한 텡넬은 코로나19 역시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스웨덴은 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학교와 레스토랑, 헬스클럽을 열고 자유로운 방역을 추구했다. 이로 인해 인구 대비 사망률이 코로나19가 최고로 심각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독일보다 5배, 노르웨이나 핀란드에 비하면 10배 높다.고령층에 위험한 코로나…고의 방치였나 지난 4월 중순 이미 코로나19 치사율 10%를 넘어섰던 스웨덴은 그 중 3분의 1이 고령계층이라며 ‘고의 방치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방역능력이 부족한 데다 노인층에 대한 연금 지급 부담을 줄이고 싶다는 정부와 젊은 층의 이해관계가 일치한 것이 현재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반면 처음부터 봉쇄를 했던 덴마크, 핀란드의 상황은 호전되는 추세를 보였다. 스웨덴 내 재감염이 확산되고 이로 인해 사망자까지 발생하면서 집단 면역은 스웨덴 정부의 과학적 근거 없는 무모한 실험으로 확정되는 상황이다. 보건 전문가들 역시 스웨덴 사례를 성공 사례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 브라질도 집단면역을 시도하다가 확진자가 남미 1위 및 대한민국의 7배 이상으로 올라갔다. WHO가 성공사례로 대한민국의 방역을 꼽는 이유다. 질병관리본부는 집단면역과 관련 “치명률이 1%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만명이 사망해야 한다. 그러한 희생을 치러야만 집단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라고 이를 추구하지 않는 이유를 명확히 한 바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재테크 단신]

    [재테크 단신]

    ●신한은행 90% 환율우대 ‘썸데이’ 외화적금 신한은행은 해외여행 경비 마련을 위한 썸데이 외화적금을 출시했다. 최소 1달러부터 최대 1만 달러까지 횟수에 제한 없이 입금이 가능하다. 자동이체 주기와 금액도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적금 기간은 6개월에서 12개월까지 정할 수 있으며 분할 해지도 최대 세 차례 가능하다. 고객이 입금할 때 최대 90%까지 환율 우대를 받을 수 있고 해지 땐 수수료가 없다. 내년 1월 29일까지 썸데이 외화적금 출시 이벤트에 참여한 선착순 3000명에겐 야놀자 또는 제주항공 1만원 포인트 등을 준다.●하나은행 마카롱 택시요금 7000원 할인 이벤트 하나은행은 마카롱 택시를 운영 중인 케이에스티모빌리티와 함께 최대 7000원 할인 이벤트를 다음달 15일까지 진행한다. 하나원큐 애플리케이션(앱) 신규 등록 손님은 마카롱 택시 2000원 할인쿠폰과 마카롱 캐시 5000원을 받는다. 마카롱 택시 앱에서 요금 결제를 하면 최대 7000원을 깎아 준다. 다음달 11일까지 마카롱 택시 기사용 앱을 이용하는 개인택시 기사가 매출대금 입금계좌를 하나은행으로 바꾸면 결제대행업체 수수료를 3개월 면제해 주고 하나머니 1만머니를 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배민현대카드’ 주문 시 포인트 적립 현대카드가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배민 전용 혜택을 담은 ‘배민현대카드’를 선보인다. ‘배민현대카드’를 이용하는 고객은 배민 이용 때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배민포인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배민 앱에서 배민페이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3%를 배민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국내 주요 온라인 쇼핑몰과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 때에도 결제액의 2% 적립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그 외 가맹점에서는 결제액의 0.5%가 배민포인트로 적립된다.●‘(무)AIA 바이탈리티 베스트핏 보장보험’ 출시 AIA생명은 필요한 보험 혜택을 조합할 수 있는 ‘(무)AIA 바이탈리티 베스트핏 보장보험’을 출시했다. 사망 보험을 주계약으로 보장하고 다양한 생활자금을 특약으로 보장한다. ‘(무)재해장해생활비특약M’ 상품에 가입하고 재해로 50% 이상 장해 상태가 되면 5년간 매월 생활자금을 확정 지급한다. 또 특약으로 일반암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 등을 진단받으면 진단급여금과 최대 5년간 생활자금이 매월 나온다. 월 회비 5500원을 내면 보험 가입과 동시에 보험료의 최대 20%를 선할인하는 혜택도 제공한다.
  • [여기는 중국] “사형!”…공안 2명에 흉기 휘둘러 살해한 형제의 인민재판

    [여기는 중국] “사형!”…공안 2명에 흉기 휘둘러 살해한 형제의 인민재판

    공안을 폭행해 사망케 한 남성에 대해 사형이 선고됐다. 중국 장쑤성(江苏) 화이안시(淮安) 중급인민법원은 지난 7월 폭력 사태 진압 중 사망한 공안 2명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마웨이빙 씨와 마흥빙 등 두 형제에 대해 고의살인죄로 사형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중급인민법원은 마 씨 형제가 고의로 공안 2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것으로 보고 사형을 선고, 종신 기간 종안 일체의 정치적인 권리를 가질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문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재판 과정 전체는 공개된 인민재판 형식으로 진행됐다. 재판부가 언론에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장쑤성 출신의 마웨이빙, 마홍빙 두 형제는 지난 7월 인터넷 상에서 금전 문제를 겪던 중 온라인에서 알게 된 지인들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입힌 혐의로 공안에 신고됐다. 당시 피해자들의 신고로 받고 출동한 화이안시 관할 공안 6인은 PC방에 숨어있던 마 씨 형제를 현장에서 적발했다. 하지만 마 씨 형제를 체포 중이던 공안 2명은 이들 형제가 휘두른 흉기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지난 7월 6일 발생한 살인 사건이었다. 형제가 공안을 잔인하게 살해하는데 사용한 흉기는 인근 마트에서 구입한 소형 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 씨 형제는 자신들에게 제기된 고의 살인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사건이 있은 직후였던 지난 8월 27일 1심 재판 중 마 씨 형제들은 “흉기를 사용해 상해를 입힌 것은 공안들의 강압적인 체포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고의 살인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 씨 형제의 이 같은 주장에 따라 당시 진행된 1심 재판은 수차례 중단과 연기에 대한 요청이 계속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사건을 주동한 주범으로 지목된 마웨이빙 씨는 당시 재판 진행 중 “공안 2명이 사건 현장에서 사망한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고의 살인이라는 죄명은 끝까지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당시 출동한 공안들이 자신들을 검거하는 과정 중 폭언과 폭행을 가했으며, 그 중 인격을 모독하는 희롱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살인 사건의 계기가 공안들에 의한 희롱 등 우발적인 범죄였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또, 당시 사건 중 공안들이 쏜 공기총에 맞아 부상을 입은 마 씨 형제들은 재판 전과정에 휠체어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거동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하지만 마 씨 형제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피해 유가족들은 “무고한 공안을 잔인하게 살해한 살인자들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족들은 “두 용의자들은 이미 이 사건에 앞서 3건의 강간 사건과 3건의 절도죄, 강제추행죄, 방화죄 등으로 한 차례 징역형을 살았던 남성들”이라면서 “이들은 무고한 사람의 목숨을 빼앗은 후에도 잘못을 뉘우칠 의사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현장에서 발견된 CCTV 영상 속에는 공안 2명이 살해당한 사건 당일 마 씨 형제들은 피해자들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도중 줄곧 폭언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들은 깊은 상처을 입고 의식을 잃은 피해자의 신체에 줄곧 흉기로 상해를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공안의 강압적인 진압에 항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발생한 우발적 범죄라는 주장을 전면에서 뒤집는 증거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마웨이빙, 마홍빙 두 형제의 폭력적인 행위와 수단이 흉악하고 잔인하다”면서 “또, 수사와 재판 과정 중 아무런 회개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에 대해 고의 살인죄로 인한 사형 선고가 마땅하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한국인 이복형 찾습니다”...6·25 파견 온 스웨덴 의사 아들의 호소

    “한국인 이복형 찾습니다”...6·25 파견 온 스웨덴 의사 아들의 호소

    6·25전쟁 때 한국에 의료지원단으로 참전한 스웨덴 의사의 아들이 한국인 이복형을 찾고있다. 24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최근 주한 스웨덴 대사관으로부터 스웨덴인(60)씨의 한국인 이복형을 찾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렉 에이예르씨의 아버지 우레 헨젠 네만씨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한반도에 1951년 7월 30일 의료진으로 파견됐다. 파병 끝난 후에도 연인 만나러 한국 방문 댄우레 헨젠 네만씨는 부산 남구에 스웨덴적십자 야전병원인 서진병원에서 4개월간 근무했다. 한국에 있는 동안 한국 여인을 만나 아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어 -스웨덴어 공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는 에릭 에이예르씨는 아버지가 한국인 이복형제를 낳았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최근 누나로부터 아버지가 임종 직전 이런 사실을 고백한 것을 듣게 됐다. 헨젠 네만씨는 파병이 끝난 뒤에도 한국인 연인과 자녀를 만나기 위해 1952년 다시 한국을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복형 살아있다면 68세 추정” 네만씨 유품에서는 아들로 추정되는 2∼3살짜리 동양인 남자아이 사진도 발견됐다. 아들인 에릭 에이예르씨는 이복형제를 찾기 위해 자국 대사관을 통해 한국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이복 형이 살아있다면 68세일 것으로 추정한다. 아버지의 한국인 여인은 서전병원 한국인 간호사나 보조 의료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에릭 씨는 이복형을 찾기 위해 아버지와 관련된 상황이 담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김성한 남구 신문 편집장은 “한국전쟁당시 서전병원은 부산시민들을 조건없이 치료했다”며“ 이제 우리가 그 고마움을 깊는 심정으로 이복형 찾기에 힘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주소는 http://www.searchingforakoreanhalfsibling.se/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법인의 활발발] 지리산, 큰 상징성이 두렵네

    [법인의 활발발] 지리산, 큰 상징성이 두렵네

    시월 한 달, 지리산에서 지리산을 보았다. 임채욱 작가의 ‘지리산 가는 길’ 사진전이 실상사 선재집에서 열린 것이다. 작가는 지리산을 모두 네 갈래로 보여 주었다. 지리산 종주길, 순례길, 실상사길, 예술길이다. 도법 스님은 전시회 개막전에서 지리산을, 광대무변한 품 안에서 뭇 생명의 삶과 정신이 조화롭게 숨쉬고 있는 ‘장엄한 아름다움’이라고 말했다. 특히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의 ‘부부 소나무’ 사진에 관람객들의 눈길이 오래 머물렀다. 임 작가는 평사리 부부송에 남다른 메시지를 담았다고 한다. 이렇게 은은하고 순정한 아름다운 산길과 들길이 훼멸되는 일을 막기 위함이라고 한다. 지금 하동군이 추진하는 ‘알프스하동프로젝트’에 대한 작가의 저항인 셈이다. 이 프로젝트는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열차와 같이 지리산 형제봉 일대에 산악열차와 모노레일, 관광호텔과 편의시설을 짓겠다는 발상이다. 하동군은 후손들이 100년 이상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운다. 또 ‘돈’이다. 우리 시대가 추앙하는 신은 부처와 예수를 넘어 맘몬의 신이 분명하다.“그런데 스님, 어디까지가 환경 파괴일까요?” 전시장에서 ‘알프스하동프로젝트’에 대한 설명을 들은 한 관람객이 물었다. 잠시 내 생각이 멈칫했다. 환경의 보전과 파괴에 대한 정의와 범주가 사람마다 다를 것이라는 데에 생각이 미쳤다. 직답을 하지 않고 대신 이렇게 물었다. “저기, 천왕봉이 보이지요? 만약 저 봉우리에 눈에 띄게 거대한 사찰이나 탑이 우뚝 자리잡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겠어요?” 그는 “볼썽사납기 그지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 “실상사는 어떻게 보이느냐”고 물었다. 실상사는 드물게 지리산 자락 아래 논과 밭에 둘러싸인 평지에 있다. “네, 산과 들과 절이 참 조화로워요. 평온하고 소박해요.” 이어 내가 말했다. “그럼, 실상사 이 자리에 대형 숙박시설과 놀이터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는 산의 아름다움이 죽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조심스레 말했다. “자연스런 어울림이 환경 보전이고 그 어울림을 깨뜨리면 환경 파괴가 아닐까요?” 지난 2018년 3월 환경부 장관 직속 환경정책제도개선위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환경적 적폐’로 선정했다. 나는 전문가들의 과학적 근거는 모르지만 오색케이블카가 자연스런 ‘어울림’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임은 안다. 그렇다면 어울림이란 무엇인가? 함께 곁을 나란히 할 때 서로 볼품없지 않고, 서로 빛남을 의미할 것이다. 나는 가끔 이웃들에게 말한다. 전망이 좋은 산하에 절이 들어서지 않았다면 지금 전국의 국토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를 묻는다. 대형 집단위락시설로 명산들이 제 모습을 잃었을 것이다. 그러니 산과 절, 고운 심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울려 개념 없는 국토의 난개발을 막은 것이다. 어울림은 조화이고, 공존이며, 서로 빛남이다. 그런데 하동군수는 산악열차와 지리산과 하동 평원이 매우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그런 착시가 일어난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눈앞에 ‘당장의 돈’이라는 색안경이 있기 때문이다. 붓다는 어느 날 제자들과 산정에서 이렇게 말했다. “보라! 눈이 불타고 있다. 눈의 대상이 불타고 있다. 눈과 대상의 접촉이 불타고 있다. 탐욕과 어리석음의 불길로 세상이 온통 불타고 있다.” 지금 하동군 관계자들이 딱 이런 꼴이다. 그들은 탐욕의 눈으로 지리산과 알프스가 어울릴 것이라는 판타지를 보는 것이다. 그런 판타지를 꿈꾸는 남원, 함양, 산청, 구례, 하동군에 시달린 지리산은 오늘도 불안해서 그만 극단적인 선택을 상상한다. ‘케이블카를 놓고/모노레일을 깔고/산악열차를 달리게 하겠다니/이제 나를 지리산이라고 부르는 것이 싫어/지리산, 그 이름만으로도 자랑스러웠는데/이 커다란 상징성이 끔찍해/사람들은 왜 나를 가만히 두지 않을까/정말이지 이런 몹쓸 생각도 해봐/내 안에서 자행되는 모든 개발이라는 파괴 앞에/그 탐욕 앞에 /이를테면 지리산인 내가 스스로 죽어버리는 것/그리하여 이 나라의 모든 산이 강이 바다가/다 같이 목숨을 끊어버린다면/그때쯤이면 사람들이 뉘우칠까 그리워할까’ (박남준, ‘지리산이 당신에게’ 중).
  •  5·18 무명열사 40년만에 가족 찾을까

    5·18 진상조사위원회가 5·18민주화운동 당시 숨졌지만 신원이 밝혀지 지 않은 ‘무명 열사’들의 유전자 시료 추가 채취하면서 그들이 가족을 찾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진상조사위는 지난 19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에 안장된 어린이 등 3기의 묘지에서 뼛조각 등을 추가로 채취해 감정에 들어갔다고 20일 밝혔다. 1980년 5·18 직후 망월동 구묘역에 가매장됐다가 2002년 국립 5·18민주묘지로 옮긴 지 18년 만에 관이 다시 열렸다. 모두 11기 가운데 6기는 신원이 확인됐고, 5기는 40년째 ‘무명 열사’로 남아 있다. 조사위는 이들 묘지 5기 가운데 더이상 DNA 대조가 불가능해진 3기의 묘를 파내 추가 시료를 채취했다. 무명 열사들의 신원을 확인하는데 쓰이는 유전자 시료가 기존에 확보한 분량이 소진된 탓이다. 조사위는 이번에 채취한 시료를 이전 보다 발전된 DNA 확인 기술을 적용키로 해 이들 유해가 가족을 찾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에 개장한 1,3,5번 열사의 묘지는 관 크기의 절반 밖에 되지 않는 자그마한 유골을 비롯해 10대,20대 청년들의 유해가 묻혔던 곳이다. 앞서 지난 2002년 진행된 감식에서 무명 열사 1번은 4세 쯤으로 추정되는 남자아이로, 총상으로 숨진 뒤 남구 효덕동 야산에 묻혀 있다 80년 6월7일 발견됐다. 2번은 16세 전후로 추정되며 복부를 총탄에 관통당했다. 3번은 20대 초반으로 파란색의 광주 모 고교의 체육복 상의와 교련복 바지를 입었다. 나머지 4번 무명열사는 30대 중반으로 추정되며 4~5개의 철사가 유해에서 발견됐는데 법의학자들은 척추 수술의 잔해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5번은 50대 중반으로 추정되는 남성으로 왼쪽 팔에는 1970년대 프랑스 브랜드의 시계를 찼는데 시계줄은 국산 ‘오리엔트’ 제품으로 밝혀졌다. 5·18민주묘지에 묻힌 이들 5명을 포함해 5·18 당시 행불자로 인정된 사람은 모두 78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10대 미만의 어린이가 두 명인데 실종 당시 5살이던 박광진군과 7살이던 이창현군이다. 5월 단체는 이번에 유전자를 채취한 4세 가량의 1번 무명 열사가 박군 혹은 이군일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군은 5·18 당시 아버지와 외할머니, 삼촌과 함께 외출했다가 4명이 모두 행방불명됐다. 이군의 사연은 2년 전 5·18 38주년 기념식 당시 소개되기도 했다. 이번에 채취된 시료는 전남대병원과 서울대병원으로 보내져 5·18 행방불명 피해 인정 가족이 포함된 ‘광주시 5·18 관련 행방불명자 가족찾기 신청자’의 유전자형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검사가 진행된다. 특히 이번 유전자 검사는 이전 검사에 사용된 STR기법에 가족의 방계 유전자형까지 분석하는 SNP기법이 적용된다. SNP기법은 고도로 훼손된 인체 시료 분석에서 유용성이 높은 기법으로 23개 유전자 정보를 제공하는 STR 검사보다 더 많은 141개 유전자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부모, 형제를 포함한 방계(삼촌, 조카)까지 유전자를 대조해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이다. 허연식 조사과장은 “SNP기법은 이전 제주 4·3사건의 DNA 분석에 사용된 만큼 입증이 된 검사기법”이라며 “신원 확인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채취된 시료의 분석 결과가 나오기까진 일주일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사위는 행방불명자 가족 찾기 혈액 채취 신청자의 유전자형과 일치하는 정보가 없다면 경찰청이 미아 찾기를 위해 구축한 유전자 DB와도 대조할 방침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허허 형제대결… 동생이 웃었다

    허허 형제대결… 동생이 웃었다

    630일 만에 만난 형제 대결에서 동생 허훈(부산 kt)이 웃었다. kt는 19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88-81로 승리했다. DB는 지난 15일 서울 SK를 꺾고 11연패를 탈출했지만 또다시 패한 채로 휴식기를 맞게 됐다. 4연승을 달린 kt는 7승9패로 서울 삼성과 공동 7위가 됐다. 이날 경기는 ‘농구 대통령’ 허재 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 허웅(DB)과 허훈의 맞대결로 주목받았다. 두 선수는 지난해 2월 13일과 28일에 맞대결을 펼쳤다. 팀은 1승1패 했지만 두 번 모두 형의 성적이 더 좋았다.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출전 경기가 엇갈렸고 이번 시즌 1라운드 땐 허훈의 허리 부상으로 맞대결이 무산됐다. 허웅과 허훈은 1쿼터부터 맞붙었다. 형제의 첫 득점은 허훈이 1쿼터 중반 허웅을 따돌리고 레이업을 성공하며 나왔다. 이에 뒤질세라 허웅도 1분 34초 뒤 3점슛으로 응수했다. 팽팽했던 경기는 4쿼터 막판 갈렸다. DB는 4쿼터 종료 2분 13초까지 4점 차로 추격했지만 허훈이 종료 1분 51초 전 드리블로 파고들다 외곽에 서 있던 김종범에게 패스했고, 김종범이 3점을 꽂아넣어 사실상 승기를 잡았다. 허웅은 8득점 2어시스트, 허훈은 13득점 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팀도 개인 성적도 동생이 앞선 경기였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기업은 국민경제 도움 돼야”… ‘사업보국’ 되새긴 이재용

    “기업은 국민경제 도움 돼야”… ‘사업보국’ 되새긴 이재용

    “기업은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삼성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 33주기 추도식에서 사장단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번 추도식은 지난달 말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이뤄진 데다, 고인의 타계로 명실상부 삼성의 1인자가 된 이 부회장이 삼성 전체 계열사 최고위 경영진 전체를 만나는 자리라 그가 낼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과 선영에 도착해 참배했다. 이후 사장단 50여명과 인근 삼성인력개발원 호암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11시 40분부터 한 시간가량 이어진 오찬에서 이 부회장은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 이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자”고 독려했다.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에 헌신한다)은 호암의 창업 이념으로 그는 자신의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정치의 안정을 확고하게 만드는 기반은 우선 경제의 안정에 있고 거기에 수반해 민생도 안정된다. 나의 국가적 봉사와 책임은 사업의 길에 투신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1, 2대 회장들의 창업 정신을 사장들에게 되새기게 한 것은 그가 올 5월 대국민 사과 등 국정농단 사건 이후 강조해온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면서 과거의 과오와 단절하고 ‘100년 기업’으로 새 걸음을 내딛자는 의지를 피력하며 총수로서 경영진들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고동진 IM 부문 사장, 김현석 CE 부문 사장 등 삼성전자 3개 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을 때를 제외하고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부친을 대신해 호암 추도식에 참석해 왔다. CJ,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일가도 이날 시간을 달리해 선영을 찾아 선대 회장을 추모했다. 과거에는 공동으로 추도식을 열었으나 형제인 CJ 이맹희 전 회장과 이 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인 2012년부터는 별도로 진행해 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제설함 464곳 만들고 보도전용제설차 2대… 강서, 폭설 걱정 뚝

    제설함 464곳 만들고 보도전용제설차 2대… 강서, 폭설 걱정 뚝

    서울 강서구가 겨울철 폭설로 인한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내년 3월 15일까지를 제설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본격적인 ‘겨울철 제설대책’을 추진한다. 강서구는 19일 제설차량과 제설제살포기 등 모든 제설장비를 점검하고 간선도로와 비탈길 등 취약지점 464곳에 제설함을 설치하는 등 철저한 사전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밝혔다. 강서구는 먼저 출근길 주민들의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지하철역 주변과 간선도로 보도 등에 보도전용 소형제설차량 2대를 운행한다. 특히 주민들이 많이 다니는 염창초등학교와 신정초등학교 등 주민들의 보행 안전과 밀접한 보도, 도로 등 8개 구간에는 원격 ‘자동염수살포장치’ 29대를 설치해 운영한다. 이와 함께 강서구는 폭설에 대비해 ‘주민 제설기동반’도 운영한다. 동별 12명 이내의 주민 총 120명으로 구성된 기동반은 제설 취약지역에 투입돼 신속한 조치로 결빙 지역을 최소화해 낙상사고 등을 사전에 방지하기로 했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폭설 시 효과적인 대응은 물론 빙판길 보도의 낙상사고 등 주민 안전도 세심히 챙겨 겨울철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호암 추도식서 창업이념 되새긴 이재용 “국민에 도움되는 기업 되자”

    호암 추도식서 창업이념 되새긴 이재용 “국민에 도움되는 기업 되자”

    “기업은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하고 사회에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경기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삼성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 33주기 추도식에서 사장단에게 강조한 말이다.  이번 추도식은 지난달 말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처음 이뤄진 데다, 고인의 타계로 명실상부 삼성의 1인자가 된 이 부회장이 삼성 전체 계열사 최고위 경영진 전체를 만나는 자리라 그가 낼 메시지에 관심이 쏠렸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가족들과 선영에 도착해 참배했다. 이후 사장단 50여명과 인근 삼성인력개발원 호암원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11시 40분부터 한 시간가량 이어진 오찬에서 이 부회장은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선대 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 이념을 계승하고 발전시키자”고 독려했다. ‘사업보국’(事業報國·사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에 헌신한다)은 호암의 창업 이념으로 그는 자신의 자서전 ‘호암자전’에서 “정치의 안정을 확고하게 만드는 기반은 우선 경제의 안정에 있고 거기에 수반해 민생도 안정된다. 나의 국가적 봉사와 책임은 사업의 길에 투신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1, 2대 회장들의 창업 정신을 사장들에게 되새기게 한 것은 그가 올 5월 대국민 사과 등 국정농단 사건 이후 강조해온 ‘상생’의 가치를 일깨우면서 과거의 과오와 단절하고 ‘100년 기업’으로 새 걸음을 내딛자는 의지를 피력하며 총수로서 경영진들을 결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고동진 IM 부문 사장, 김현석 CE 부문 사장 등 삼성전자 3개 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전 계열사 사장단이 모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됐을 때를 제외하고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부친을 대신해 호암 추도식에 참석해 왔다.  CJ, 신세계, 한솔 등 범삼성 계열 그룹 일가도 이날 시간을 달리해 선영을 찾아 선대 회장을 추모했다. 과거에는 공동으로 추도식을 열었으나 형제인 CJ 이맹희 전 회장과 이 회장이 상속 분쟁을 벌인 2012년부터는 별도로 진행해 왔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이춘재 보고 그냥 ‘고맙다’ 인사하고 끝냈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

    “이춘재 보고 그냥 ‘고맙다’ 인사하고 끝냈죠” 20년간 억울한 옥살이 윤성여

    “이춘재가 늦었지만, 진실을 말해준 것은 고마운 일이다. 내가 천주교를 믿고 있는데 용서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사람이 죄를 지었을망정 용서를 해주라는 규칙이 있다. 물론 100% 용서가 될 수 없지만, 이씨가 진정으로 사과했기 때문에 용서를 하는 거다. 다른 피해자 유가족들로선 그 사람의 말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 저는 법정에서 직접 보고 얘기를 했기 때문에 내 입장에선 그렇다는 뜻이다.”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의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 지난 7일 청주 한 공원에서 만나 그에게 던졌던 ‘이춘재를 용서하는가’란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 2일 진범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한 법정에서 그를 직접 만났다. “처음엔 말을 못 하겠더라고요. 그 사람도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었죠. 사진에서 본 것과 달리 인상이 나빠 보이진 않았어요. 근데 저런 인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죠.” 89년 체포되던 때의 상황을 묻자, “당시의 상황에 대한 트라우마가 심해 심적으로 힘들다”며 “제발 그 질문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씨를 범인으로 국과수에 의뢰한 모발 두 점을 결정적인 증거로 채택해 그를 ‘찍어’ 감옥에 보냈던 경찰에 대한 원망도 가득했다. 다시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왜 그랬는지, 왜 그래야만 했는지”를 되묻고 싶다고 했다.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현재 수원지법 12형사부는 윤씨 사건에 대한 재심을 진행하고 있다. 30년 전 그에게 무기징역을 처음 선고한 재판부는 수원지법(2형사부)이다. 당시 유죄 확정은 1년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같은 사건의 피고인을 두고 비슷한 기간에, 같은 장소에서에서 정반대의 판단을 내리게 되는 상황인 셈이다. “누명을 벗게 된다면 가족들하고 못한 일들을 한번 해 보고 싶다. 내년엔 검정고시에 도전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내 살 집은 하나 있어야 할 거 같다”며 “그저 이 재판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라고 말했다. 살인범’, ‘무기수’란 주홍글씨를 벗고 새롭게 펼쳐질 윤씨의 인생을 기대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Q) 지금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건강은 괜찮은 편이다. 31년 전엔 농기계를 수리했었는데 지금은 가죽 재단일을 하고 있다. 시대가 많이 변했고 시대를 맞춰가며 생활하는 게 힘들다. (Q) 복역했던 청주교도소와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 청주에 어떤 연고가 있나제가 청주교도소에서 20년간 살고 나왔다. 근데 나오니깐 실제로 갈 데가 없다. 아는 사람도 없고. 출소하면 생활할 수 있는 시설이 있는데 그곳에서 2년 정도 있다가 돈을 좀 벌어서 이곳 청주에서 자립하게 됐다. (Q) 소아마비는 언제 찾아왔는지어머니 말씀에 제가 세 살 때 열이 갑자기 높아졌다고 하셨다. 그때 바로 병원을 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3~4일 만에 찾아간 병원에서 소아마비가 왔다고 했다. (Q) 20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세월지난 11월 2일 수원지방법원에서 ‘화성연쇄살인 8차 사건’ 재심 9차 공판에서 이춘재가 증인으로 출석해 본인이 14건의 연쇄살인을 자신이 저질렀다고 인정했다. 내가 22살 청춘에 감옥에 들어가 47살에 나왔다. 당시엔 아무런 증거가 없어서 재심 자체를 할 수 없었다. 근데 출소한 지 12년 만에 이춘재의 자백이 나온 거다. 누명을 벗고픈 마음이 간절해 재심하게 됐다. 20년의 세월이 억울하다기보다 지금이라도 이춘재가 자신이 저질렀다고 솔직하게 얘기해줘서 그나마 위로가 된다. 그 사람을 제가 잘 아는 것도 아니고 같은 동네에 살고 있었다면 선배가 되는 데 착잡한 마음뿐이다. 법정에서 얼굴을 처음 봤는데 그냥 할 말이 없었다. 본인이 얘기 안 했으면 어차피 이 사건은 영원히 묻히는 거였다. 솔직히 긴 세월이 지났고 늦은 감은 있다. 하지만 이춘재가 재판에 많은 영향을 줬기 때문에 뭐라고 딱히 할 말도 없다. 사람들이 왜 가만히 있냐고 그러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 지나간 세월 누굴 탓하겠나. 탓해봤자 내 마음만 아프지 않겠나. 그렇다고 이제 와서 그를 처벌할 수도 없는 거고. 그 사람이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어서 그걸 털어준 거로 생각한다. 고맙다는 얘기하고 인사하고 그냥 끝냈다.(Q) 왜 ‘제발 8차 사건만 피해가라’라고 생각했는지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다. ‘8차 사건’이 다시 이슈화되면, 나와 내 가족들이 또다시 시달릴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30여 년간 하도 시달려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랜 시간 저와 가족들이 손가락질을 많이 받았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진실이 안 밝혀질 바엔 그냥 지나갔으면’하는 바람이었다. 그걸 통해 내 이름이 또다시 언론에 언급되면 전과자다 뭐다 해서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도 알게 된다면 더는 내가 갈 곳이 없게 됐기 때문이다. (Q) 법정 안에서 본 이춘재는 어땠는지처음엔 말을 못 하겠더라. 계속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사진에서 본 것과 달리 인상이 나빠 보이진 않았다. 근데 저런 인상을 가진 사람이 어떻게 그런 짓을 저질렀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했다. (Q) 본인은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고 했는데당시에 내 체모를 여러 차례 뽑아갔다. 내 거를 제일 많이 뽑아 간 거 같다. 뽑아달라고 해서 뽑아 준 거다. 왜 또 뽑아가냐고 물으면 그냥 잊어버렸다고 했다. 특정 체모가 내 건지 다른 사람 건지 구분이 안 됐다. 국과수에서 현장에서 발견한 체모 두 점이 내 거라고 하는 증거가 나왔다면 나를 바로 잡아갔어야 할 거 아니겠나. 그 시대에는 경찰, 검찰의 세력이 막강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도 그때 있었다. 있는 사람들이야 어차피 빠져나가는 거고. 한두 명 죽어 나간다고 해서 사건 조작해서 만드는 거 그들은 눈 한 번 깜짝하지 않았다. 조작이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사람 범인 하나 만드는 건 쉬웠다는 얘기다. 내가 희생양이 된 거다. (Q) 끝까지 무죄를 항변했으면 아마 사형당했을 거라고 했는데그때는 사형제도가 있었다. 내가 부인하나 시인하나 어차피 사형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말했다. 범행을 시인하는 게 사형을 면하는 거라고. 나도 살고 싶었다. 검사가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1심에서도 무기징역이 나왔다. 당시 문익환 목사님이 무기징역 받으나 사형받으나 내가 안 했다고 생각하면 끝까지 해보라고 하셨다. 결국 2심, 상고심 모두 기각당했다. 재판이 1년이 채 안 걸렸다. 교도소 안에서도 무죄라고 재심해달라고 계속 주장했다. 하지만 그 안에서조차 범인이 잡히거나 획기적인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심은 힘들다는 뻔한 답만 돌아왔다. 나처럼 돈 없고 백 없는 사람은 어찌 살겠느냐고 그런 얘기를 많이 했던 거 같다. (Q) 그들에게 묻고픈 말이 있다면내가 항상 인터뷰할 때마다 이 얘기는 꼭 합니다. 내가 그 당시의 시대로 돌아간다면 그 사람들한테 꼭 다시 묻고 싶다고. ‘왜 그랬는지, 또 왜 그렇게 해야 했는지’라고. (Q) 지난 8월 초, 당시 수사 경찰관 한 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잘못을 인정했는데31년 만에 법정에서 만났다. 5번의 재판과정에서 세 분의 당시 경찰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분들이 한 말들을 직접 들어보셨다면 아마도 흥분하셨을 거다. 워낙 얘기가 안 맞았으니깐.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일부는 인정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선 받아들였지만 100% 만족할 수 없었다. 진실을 말하는 거 같지 않았다. ‘기억이 잘 안 난다’, ‘저 사람이 그랬다’라는 식이다. 당시 내가 그 사람들에 의해 쪼그려뛰기와 구타를 당했다고 재판과정에서 그런 사실들이 80~90% 이상 진실로 밝혀졌는데도 말이다. 마지막 경찰이 법정에 나와 하는 말을 들어보면 아주 속 터져서 그때 당시 뒤집힐 뻔했다. 박준영 변호사님께서 내 허벅지를 계속 눌렀기 때문에 참을 수 있었던 거다. 못 참았었다면 그곳에서 뭔 일 났을 거다.(Q) 담당 경찰관은 특별승진, 본인은 20년간의 수감생활 참으로 엇갈린 운명…그분들이 진급했는지 연금을 탔는지 난 자세히 모른다. 인터넷에 보면 누리꾼들이 그 사람들의 진급을 다시 취소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건 법에서 알아서 심판해 줄 일이라고 생각한다. (Q) 무죄 판결 시 20억 원 이상의 보상금 얘기도 나오는데보상 얘기는 정말 하고 싶지 않다. 인생하고 돈하고 바꿀 수 없다. 청춘하고도 바꿀 수 없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쳤는데 돈이 그 사람의 청춘을 결코 보상할 수 없다. 보상액이 백억, 천억이 된다 하더라도 한 사람의 인생은 돌릴 수 없지 않은가. 그리고 내가 보상을 받는다고 해서 다른 사람들이 왈가왈부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내 인생에 접근하지 말라는 거다. 원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돈이 생기면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사람이 많다. 나는 정말 그런 사람들이 싫다. (Q) 지난 8월 방송에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이유는여기저기 인터뷰를 하다 보니 걸리는 게 좀 많았다. 법원에 왔다 갔다 할 때도 그렇고 모든 면이 너무 힘들었다. 언론에서 얼굴에 모자이크 처리를 해도 내가 봐도 보일 뿐 아니라 아는 사람은 다 알았다. 그래서 그럴 바에 아예 신상공개를 하겠다고 변호사님께 말씀드렸고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신상공개한 거다. 하고 나니깐 마음이 좀 편해졌다. 내가 당당하지 않으면 신상공개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어차피 부딪힐 벽은 과감히 부딪히는 거로 생각했다. 내가 이 산을 넘어야 하는 데 못 넘을 거 같으면 중간에 포기해 버릴 텐데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그 산을 넘기 위해서라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거다.(Q) 마지막까지 왔는데, 어떤 심정인지결과를 지켜봐야 알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거로 생각한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재판을 하는 거고 또한 진실은 밝혀져야만 한다. (Q) 최종 선고가 무죄로 나온다면누명을 벗게 된다면 일단은 가족들하고 못한 일들을 한번 해 보고 싶다. 구체적으로 생각한 건 아직 없다. 그냥 이 재판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다. 재판이 끝나면 내년엔 검정고시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되든 안 되는 간에. 그리고 내 살 집은 하나 있어야 할 거 같다. 글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영상 박홍규, 문성호, 김형우 sungho@seoul.co.kr
  • 한국광복군 김은석 선생 가문… 병역명문가 대통령상

    병무청은 18일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제17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병역명문가는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형제, 3대 본인·형제·사촌형제까지 모두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가문에게 주어진다.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을 맞아 올해부터 독립운동가 가문도 병역명문가에 포함됐다. 대통령표창을 받은 고 김은석 선생 가문은 7명이 총 330개월의 군 복무를 마쳤다. 김 선생은 1944년 한국광복군 비밀공작 대원으로 활동, 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이 추서됐다. 선친의 애국정신을 본받아 2대 4명과 3대 2명 모두 현역으로 군에 복무했다. 15명이 총 369개월을 복무해 올해 가장 많은 병역이행자를 배출한 참전유공자 고 이상봉씨 가문도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황해도 출신으로 일제 강제징용을 경험했던 이씨는 월남해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총상을 입고 전역했다. 국무총리 표창을 받은 고 박도병 선생 가문은 8명이 총 206개월을 복무했다. 박 선생은 일제강점기 수원고등농림학교 재학 중 항일 학생결사 ‘한글연구회’를 조직해 농민계몽 및 한글보급 투쟁을 펼쳤다. 1941년 고문을 당하고 3년 옥고를 치러 1990년에 건국훈장 애족장이 추서됐다. 손자 박효원(29)씨는 “잃어버린 나라를 찾기 위해 독립운동을 했던 할아버지의 뜻을 이어받아 온 가족이 병역을 명예롭게 이행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2004년 시작된 병역명문가 제도를 통해 지금까지 6395가문, 3만 2376명이 선정됐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민간에 떠넘긴 입양 ‘4년 전 그대로’…아이들 위한 나라는 없다

    민간에 떠넘긴 입양 ‘4년 전 그대로’…아이들 위한 나라는 없다

    4년 전 대구·포천 입양아동 사망 이후진상조사에서 관리 강화 지적했지만부모의 범죄 유무 등 입양기관서 조사전문가 “정부가 나서서 엄격 심사해야” 2016년 7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5살 아동이 심정지 상태로 입원했다가 3개월 뒤 사망했다. 아이의 몸은 입양부모의 학대로 멍투성이였다. 같은 해 9월 경기 포천에서도 입양부모의 학대로 6세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국회의원이 진상 조사에 나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노력에도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에서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로 병원에 실려와 숨진 사건이 또 일어났다. 입양아동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10월 구성된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의 조사 결과 입양가정이 아동을 입양하기에 적합한지, 입양아동을 양육할 능력이 있는지를 입양기관이 제대로 확인·평가하지 않았고 예비 입양부모를 위한 교육도 하루 8시간에 그쳤던 사실이 확인됐다. 입양 후 아동의 안전과 적응 여부를 살피는 사후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입양부모의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예비 입양부모의 양육 능력 심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입양 절차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자녀를 필요로 하는 입양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를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양천구 30대 부부도 딸에게 동생을 만들어 주고 싶다는 이유로 피해 아동을 입양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예비 입양부모 교육은 입양 결정을 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입양이 꼭 필요한 일인지 재고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입양아동이 성장 과정에서 ‘내 친생부모는 왜 나를 키우지 않고 포기했을까?’라는 질문을 하며 상실감을 느끼고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문제 등 아이가 입양 후 마주하는 삶의 여러 문제를 성찰하고, 입양부모로서 아동이 그런 문제로 고민하고 방황할 때 잘 도울 수 있을지, 입양을 통해 가족을 확대하는 일이 우리 가정이 할 수 있는 일이고, 꼭 원하는 일인지를 현실적으로 고민하게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주려는 것이 입양의 일차적 동기가 돼서는 안 된다“라면서 ”입양 실무자는 예비 입양부모가 아동을 있는 그대로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아동 중심의 입양을 할 수 있게 교육과 상담을 통해 지원해야 하고, 그 부분에 대한 전문적인 확신이 있을 때만 입양을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행법은 예비 입양부모의 재산 상황, 입양아동을 양육하고 교육할 수 있는 능력 여부, 범죄 경력 유무 등의 조사를 입양기관이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정책연구원은 2018년 ‘입양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입양을 위해 존재하는 민간 기관이 예비 입양부모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에는 입양기관에 조사를 전적으로 맡겨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을 통해 예비 입양부모 조사가 객관적이고도 엄격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민간에 떠넘긴 입양 ‘4년 전 그대로’… 아이들 위한 나라는 없다

    2016년 7월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5살 아동이 심정지 상태로 입원했다가 3개월 뒤 사망했다. 아이의 몸은 입양부모의 학대로 멍투성이였다. 같은 해 9월 경기 포천에서도 입양부모의 학대로 6세 아동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시민단체와 국회의원이 진상 조사에 나서 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이런 노력에도 지난달 13일 서울 양천구에서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온몸에 멍이 든 채로 병원에 실려와 숨진 사건이 또 일어났다. 입양아동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의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 10월 구성된 ‘대구·포천 입양아동 학대·사망사건 진상조사와 제도개선위원회’의 조사 결과 입양가정이 아동을 입양하기에 적합한지, 입양아동을 양육할 능력이 있는지를 입양기관이 제대로 확인·평가하지 않았고 예비 입양부모를 위한 교육도 하루 8시간에 그쳤던 사실이 확인됐다. 입양 후 아동의 안전과 적응 여부를 살피는 사후관리도 잘 이뤄지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입양부모의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예비 입양부모의 양육 능력 심사를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입양 절차가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최우선으로 하지 않고 자녀를 필요로 하는 입양부모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예비 입양부모 교육은 입양 결정을 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입양이 꼭 필요한 일인지 재고하도록 하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자녀에게 형제자매를 만들어 주려는 것이 입양의 일차적 목적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현행법은 예비 입양부모의 재산 상황, 입양아동을 양육하고 교육할 수 있는 능력 여부, 범죄경력 유무 등의 조사를 입양기관이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법정책연구원은 2018년 ‘입양제도 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 보고서를 통해 “입양을 위해 존재하는 민간 기관이 예비 입양부모에 대해 객관적인 입장을 취하기 어렵다”면서 “외국에는 입양기관에 조사를 전적으로 맡겨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기관 및 정부 산하기관을 통해 예비 입양부모 조사가 엄격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법무부, ‘사형집행 모라토리엄’ 결의안 첫 찬성...“사형제 폐지는 신중 검토”

    법무부, ‘사형집행 모라토리엄’ 결의안 첫 찬성...“사형제 폐지는 신중 검토”

    유엔총회 3위원회에서 표결결의안은 권고적 효력 그쳐법무부는 제75차 유엔 총회 3위원회의 사형집행 모라토리엄(일시적 유예) 결의안에 찬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우리 정부가 사형집행 모라토리엄 결의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것은 처음이다. 법무부는 대한민국이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라는 국제 사회의 인식, 결의안에 대한 찬성 국가가 꾸준히 증가한 점 등을 감안해 찬성 입장을 냈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지속되는 사형 집행에 대한 우려 표명, 사형 집행의 점진적 제한 및 아동·임산부·지적장애인 사형선고 제한 요청, 사형이 선고될 수 있는 범죄 축소 요청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1997년 12월 이후 23년 동안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다. 다만 결의안은 권고적 성격이어서 사형제를 폐지하거나 형법 체계를 변경할 책임은 없다. 법무부 관계자는 “사형제도 폐지 여부는 국가형벌권의 근본과 관련되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사형의 형사정책적 기능, 국민 여론과 법 감정, 국내·외 상황 등을 종합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생후 8개월 쌍둥이·초등생도…” 철원서 7명 추가 확진(종합)

    “생후 8개월 쌍둥이·초등생도…” 철원서 7명 추가 확진(종합)

    확진자 다닌 초등학교, 원격수업 전환철원 19일 0시부터 거리두기 1.5단계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격상을 앞둔 강원 철원에서 1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7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철원군 보건당국은 갈말읍에 거주하는 생후 8개월 쌍둥이 등 일가족 4명과 이들을 돌봐온 주민 등 7명(47번~53번)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철원 47번 확진자는 철원병원에 입원했던 41번 확진자의 배우자다. 생후 8개월 쌍둥이인 철원 48번과 49번은 초등학생인 50번과 형제이고, 51번은 이들 3명의 어머니다. 철원 52번은 44번 확진자와 함께 쌍둥이 형제를 돌본 것으로 알려졌다. 철원 53번은 52번의 배우자다. 50번 확진자가 다닌 해당 초등학교는 이날부터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긴급돌봄은 학교 폐쇄로 인해 운영하지 않는다. 철원에서는 지난 12일 3명을 시작으로 14일 8명, 15일 14명, 16일 6명, 17일 1명에 이어 이날 7명 등 3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철원지역의 추가확산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19일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권정선 경기도의원 “학교 돌봄에 만족하는 학부모 기대 외면 말아야”

    권정선 경기도의원 “학교 돌봄에 만족하는 학부모 기대 외면 말아야”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회 권정선 부위원장(더불어민주당·부천5)은 지난 16일 경기도교육청 교육협력국, 운영지원과, 미래교육국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타 시·도에 비해 낮은 경기도의 방학 중 초등돌봄 운영시간, 지자체 이관 논의 속에서 초등돌봄의 지속가능한 노력, 학교급식 노동자의 휴가 보장 등 코로나 19로 인해 발생된 교육공동체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교육청 차원의 대책마련을 주문했다. 이날 미래교육국에 대한 질의에서 권 의원은 “전국 초등학교 돌봄교실 운영 현황을 보면 방학 중에도 서울시의 경우엔 17시까지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는데 경기도의 경우엔 대부분 오후 2시 30분까지만 운영하고 있어 맞벌이 부모의 시름이 깊다”며 “오후 2시 30분에 아이를 찾을 수 있는 맞벌이 부모가 얼마나 되며, 이렇게 조기 귀가를 시켰기 때문에 지난번 인천 라면형제 참극도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권 의원은 “초등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만족한다는 학부모가 94.2%, 계속 참여할 의사가 있는 학부모가 96.6%에 달해 학부모가 학교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만족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바로 초등돌봄교실”이라며 “최근 초등돌봄 업무의 지자체 이관이 교육계 안팎에서 논의되고 있는데 누구의 사무로 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학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어야 하며, 현실적으로 가장 안전한 최적의 장소는 학교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육청에서 지자체 이관 논의를 들어 초등돌봄 업무에 소홀해서도 안 될 것이며, 사실상 학교라는 공간이 돌봄의 공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지속적 운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덧붙여 권 의원은 “학교급식 노동자가 제대로 휴가를 쓸 수 없는 열악한 노동환경이 계속 되풀이되고 있다”며 “대체인력 풀 확충 등 대책을 마련해야지 언제까지 이 분들의 열정페이에만 의존할 것이냐”라고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인력풀을 늘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국건강, 블랙프라이데이 맞아 할인 행사 진행

    안국건강, 블랙프라이데이 맞아 할인 행사 진행

    안국건강이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13일부터 20일까지 ‘안국건강 프라이데이’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고 환절기로 인해 건강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안국건강이 면역력 증진과 활력 증진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는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먼저 아연, 비타민B, 크롬 비오틴, 엽산 등 필수 영양소가 들어있는 11가지 기능성의 ‘안심 멀티비타민미네랄’, 유해산소를 차단하고 세포를 보호해 항산화작용에 도움을 주는 ‘안심 비타민C’, 뼈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안심 비타민D3 1000’ 등의 비타민 제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 또한 눈 노화를 예방하는 루테인과 건조한 눈과 혈행개선을 케어할 수 있는 오메가3를 함유한 ‘안국 오메가 루테인 플러스’, 장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안심 프리업 프리바이오틱스’, 환절기 코 과민반응개선에 도움을 주는 ‘코박사 엘더베리’, 그리고 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쏘팔메토 열매 추출물로 만든 ‘안국 쏘팔메토 전립선 건강’ 등 다양한 제품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안국건강 관계자는 “길어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지쳐있는 시기에 응원의 의미를 담아 이번 행사를 준비했다”며 “안국건강이 준비한 고품질의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건강을 챙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안국건강은 △검증된 유래 성분 원료를 사용 △이산화규소와 스테아린산마그네슘 같은 부형제 사용 지양 △원료부터 포장까지 CCP(Customers, Community, Planet)를 생각하는 제조 철학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구본준, LG서 상사·하우시스 분리 독립

    구본준, LG서 상사·하우시스 분리 독립

    구본준(69) LG 고문이 LG상사·하우시스·판토스를 들고 LG에서 독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드시 1등 할 것”을 강조하는 공격적 경영 스타일로 유명한 구 고문의 LG상사 계열 분리가 현실화하면 LG는 양대 축인 전자와 화학의 신성장사업 발굴에 집중하고 자회사 일감 몰아주기 문제도 털어내게 된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오는 26일 이사회에서 이런 내용의 계열 분리안과 사장단·임원 인사를 의결한다. 구 고문은 조카인 구광모 LG 회장(15.95%)에 이어 지주사인 LG의 2대 주주로 7.72%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1조원대 가치인 LG 지분을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판토스를 인수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2대 회장인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이자 3대 회장인 고 구본무 회장의 동생인 구 고문은 LG전자·화학·반도체·디스플레이·상사 등 LG의 주력 계열사에서 임원, 대표를 두루 거치며 ‘구원투수’ 역할을 해 왔다. 2016년부터 ㈜LG 부회장을 지내며 형을 보필해 온 그는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의 취임과 함께 ‘조카 총수’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후 계열 분리로 독립 경영을 할 거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구 고문의 홀로서기가 이달 말 LG 사장단·임원 인사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구 고문의 측근인 하현회 엘지유플러스 부회장 등 LG 부회장단 4명의 유임에 변수가 될 수 있고, 분리 대상 기업의 경영진 교체 가능성도 언급된다. LG그룹은 선대 회장 때부터 장남이 그룹을 이어받고 나머지 형제는 비주력사를 가져가며 독립하는 장자 승계 원칙을 철저히 지켜 왔다. 1세대에서는 고 구인회 창업주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씨 자녀들이 1999년 LG화재(현재 LIG)를 들고 나왔고 나머지 동생인 구태회·평회·두회씨는 2005년 LS그룹을 일궜다. 재계 관계자는 “구 고문의 계열 분리가 이뤄지면 재계에서는 드물게 잡음 없이 LG가의 승계가 마무리된다”며 “지분을 보유한 친척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지막 계열 분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현재 안대로 계열 분리가 이뤄져도 LG그룹은 60개 회사, 자산 131조 1993억원 규모로 재계 4위를 유지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배민 인수 땐 요기요 매각하라” 공정위 제동에 ‘배달 공룡’ 멈칫

    “배민 인수 땐 요기요 매각하라” 공정위 제동에 ‘배달 공룡’ 멈칫

    전문가들 “예상보다 강한 조건” 평가 속추후 협상 통해 조건 바뀔 가능성 열어둬심사보고서 관련된 DH측 의견 받으면새달 9일쯤 전원회의서 최종 조건 결정공정거래위원회가 독과점을 이유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하려면 ‘요기요’를 매각하라”는 조건을 내걸면서 국내 ‘배달 공룡’ 탄생 가능성이 주춤하는 모양새다. 공정위 조건대로라면 DH가 한국에서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선 배민 인수를 포기하거나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 16일 DH 등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DH 측에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민을 인수합병하기 위해선 DH의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린 심사보고서를 발송했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배달 시장 점유율이 99%에 달해 독점적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사실상 인수합병을 불허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DH는 우아한형제들로부터 배민을 약 4조 8000억원에 사들이는 대신 창업자 김봉진 의장에게 DH가 진출하는 아시아 11개국 배달 사업에 대한 경영권을 주기로 했다. DH 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공정위가 보낸 심사보고서 내용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DH 측은 “요기요 매각 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추후 열릴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공정위 위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년여 걸린 공정위의 심사 결론을 뒤집을 수 있는 논리를 몇 주 만에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공정위는 DH 측이 이 심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제출한 후 이르면 다음달 9일 전원회의를 열어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방침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DH가 심사보고서 내용을 올린 사실은 알고 있으나 공정위가 밝힐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DH의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DH는 배민 인수 여부를 놓고 장고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DH는 결국 요기요 대신 배민을 택하느냐, 아니면 이번 인수합병 계획을 아예 없던 일로 하느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조건이 나왔다고 평가하면서도 추후 협상을 통해 조건이 바뀔 가능성도 열어 두고 있다. 한 전직 공정위 고위 공직자는 “기업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라면서도 “심사보고서는 검찰 격인 공정위 사무처에서 판단한 결론이고, 법원 격인 전원회의에서 뒤집힐 수 있는 만큼 향후 DH 측에서 ‘경쟁제한성을 너무 과하게 판단했다’는 취지로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