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형제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부결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산업단지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한미 정상회담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 자가격리
    2025-12-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215
  • 1937년 영국 막장에서 2021년 한국 현실을 보다

    1937년 영국 막장에서 2021년 한국 현실을 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이 늘어난 직종 중 하나는 배달 종사자, 일명 라이더들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배달 종사자는 총 42만 3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14.2% 증가했다. 종사자가 많아지다 보니 사고도 늘어났다. 배달 중 사고를 당한 라이더는 2016년 400명이 채 못 됐는데 지난해 2250여명, 올해 상반기에만 1733명으로 늘었다. 업주와 고객의 재촉에 못 이겨 속도를 높이는 것이 사고 원인 중 가장 크다. 지난 9월, 속도 경쟁에 내몰린 배달 종사자들은 ‘라이더보호법’ 제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종사자는 늘어나는데 관련 법규는 여전히 미비한 게 우리 현실이다. ‘1984’와 ‘동물농장’ 등으로 유명한 조지 오웰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은 1930년대 중반 랭커셔와 요크셔 등 영국 북부 탄광지대의 실업 문제와 노동 현실을 고발한 르포르타주다. 오웰은 건성으로 취재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사는 하숙집에서 함께 먹고 자며 생활환경을 취재했다. 청결은 고사하고, 두 발조차 뻗지 못하고 자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좁은 방에 침대를 하나라도 더 넣기 위해 ㄱ자 침대를 놓은 하숙집이 다반사였다. 노동자들은 서로의 발이 부딪치는 통에 밤새 편한 잠을 자려야 잘 수가 없었다. 탄광 안은 흡사 지옥과 같았다. “더위, 소음, 혼란, 암흑, 탁한 공기”만이 감도는 막장은 비좁아 서서 작업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없었다. “얇은 속바지와 작업화와 무릎보호대 차림으로만 작업”하는 작은 몸집의 광부들은 흡사 동물 같았다. 광부들은 지상으로 올라와서도 새까만 얼굴 그대로였다. 목욕탕이 있는 곳은 설비가 좋은 대형 탄광 정도였다. 문제는 안전사고였다. 가스 폭발도 문제였지만 가장 큰 문제는 “갱도에 항상 존재하는 위험, 특히 지붕 붕괴”였다. “광부의 가정치고 일하다 목숨 잃은 아버지나 형제나 삼촌 얘기를 하지 않는 경우가 없다.” 1부에서 탄광지대의 대량 실업에서 비롯된 열악함과 불합리함을 고발한 오웰은 2부에서 ‘민주적 사회주의와 그 적들’이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걸어온 길과 신념을 고백한다. 영국 사립 최고 명문 이튼학교를 마치고 대학이 아닌 버마로, 거기서 제국 경찰로 복무한 사연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그 과정에서 겪은 영국 집권층의 무능, 만연한 계급주의 등이 이유가 돼, 그의 삶과 문학을 관통하는 전체주의에 대한 집요한 반대가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 자세하게 드러난다. 1937년 출간한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서 오웰은 우리 시대에 꼭 필요한 일로 “정의와 자유, 그리고 실업자들의 곤경에 대해 더 이야기”하는 것을 꼽는다. 거창한 말로 외치는 연대니, 이데올로기니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실질적인 정의와 그것에 기반한 자유라는 것이다. 배달 노동자들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정의와 자유라는 명제가 담겨 있는지 돌아볼 때다. 출판도시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 지적장애 아동이 갈가리 찢은 넉 달치 월급…11시간 조각 맞춰준 中 은행원들

    지적장애 아동이 갈가리 찢은 넉 달치 월급…11시간 조각 맞춰준 中 은행원들

    지적장애 중국 아동이 넉 달치 월급과 맞먹는 돈을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어렵게 생계를 꾸리는 터라 부모 상심이 컸다. 이들의 처지를 안타깝게 여긴 은행원들은 꼬박 11시간 동안 ‘퍼즐 맞추기’에 매달려 훼손된 지폐를 바꿔줬다. 9일 펑파이신원에 따르면 구이저우성 펑강현 7살 남아는 어머니가 잠시 집을 비운 사이 100위안짜리 지폐 60장을 갈기갈기 찢었다. 6000위안, 한화로 110만원에 해당했다. 구이저우성 월 최저임금이 1570~1790위안(약 29~33만원)이니 대략 넉 달치 월급과 맞먹는 적지 않은 액수였다.장애수당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가족에게는 특히나 큰돈이었다. 아버지는 뇌출혈로 쓰러져 거동을 못 하고 9살, 7살 형제는 모두 지적장애가 있어 어머니 혼자 생계를 꾸리는 형편이었기에 어떻게든 돈을 살려야 했다. 어머니는 “지적장애 9살 큰아들을 데리고 시장에 간 사이, 역시 지적장애가 있는 막내아들이 혼자 놀면서 지폐를 찢었다”고 하소연했다. 다행히 가족의 딱한 사정을 들은 현지 은행이 선뜻 훼손 지폐를 받겠다고 나섰다. 은행 직원 3명은 300개로 조각난 지폐의 찢어진 단면을 일일이 확인했다. 정확히 같은 은행권끼리 짝을 맞추는 데는 무려 11시간이 걸렸다. 온종일 ‘퍼즐 맞추기’에 매달린 끝에 은행 측은 훼손 지폐 전액을 신권으로 교환하는 데 성공했다.중국에서는 2017년에도 집에 혼자 있던 5살 아동이 100위안짜리로 500장, 5만 위안(약 800만원)을 모두 찢어버려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당시 아동의 부모는 지폐를 모두 맞춰 오라는 은행 주문에 따라 이틀 동안 조각 맞추기에 매달렸지만, 결국 돈 대부분을 돌려받지 못했다.
  • 보좌관도, PD도 당했다… 쿠오모 형제의 추악한 민낯

    보좌관도, PD도 당했다… 쿠오모 형제의 추악한 민낯

    케네디가, 부시가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 정치 명문가였던 쿠오모 가문. 2015년 사망한 아버지 마리오 쿠오모는 1980~90년대 뉴욕주지사를 세 번이나 연임해 민주당 대선 주자로 거론됐던 인물이었고, 쿠오모(63) 전 뉴욕주지사와 크리스(51)는 각각 정치인과 앵커로 활약하며 스타 형제로 불렸지만 성추문으로 나란히 추락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폭력 의혹은 지난해 12월 전직 보좌관 린지 보일런의 폭로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잇따르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피해 여성들은 쿠오모가 입술에 키스하거나, 몸을 더듬고, 성적인 발언을 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과 원치 않는 신체 접촉을 했다고 폭로했다. 뉴욕주 검찰은 수사에 착수해 그가 뉴욕주의 전·현직 직원 11명을 성추행했다고 지난 8월 발표했다. 검찰의 보고서에는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 정황이 자세히 담겼다. 워싱턴포스트(WP)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보좌관을 껴안은 뒤 블라우스 안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는 주장을 입증하는 ‘처참한’ 정황 등이 제시됐다고 전했다.이 보좌관은 주지사가 포옹과 볼 키스, 최소 한 번은 입술에도 키스하는 등 신체 접촉을 늘려가던 중 관저에서 셀카를 찍으면서 엉덩이를 움켜잡았다(grabbed)고 진술했다. 또 다른 날에는 주지사가 포옹하면서 블라우스 안에 손을 넣어 가슴을 움켜쥐었다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그가 내 가슴을 모아쥐었다(cupped). 너무 충격을 받았다. 그의 손과 내 브래지어 위쪽을 내려다본 장면이 기억에 있다”고 진술했다. 한 경호원은 주지사가 여자친구를 구해달라면서 “고통을 참을 줄 아는” 여자여야 한다고 조건을 걸었고, 결혼하면 “성 충동이 줄어드는데” 왜 결혼하려고 하냐, 근무할 때 왜 치마를 입지 않느냐 등 발언을 했다고 진술했다. 쿠오모 전 주지사는 검찰 발표 일주일 만에 주지사 자리에서 사퇴했다. 동생 크리스는 2018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평일 황금시간대인 오후 9시에 CNN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하며 명성을 쌓았다. 출연자와 언성을 높이며 싸울 정도로 공격적인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유명한 크리스는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형을 여러차례 출연시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던 뉴욕주의 코로나19 대응에 관해 대화하고, 자신들의 가족 얘기를 나누며 호평을 얻었다. 그러나 형의 성폭력 사건에 적극 개입해 언론 윤리를 위반했다는 비판을 받고 CNN에서 불명예 퇴출됐다. 크리스는 쿠오모 전 주지사가 결혼식장에서 만난 여성 얼굴을 만지면서 “키스해도 되겠냐”며 추행한 사실이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보도하자 형의 보좌관에게 자기가 돕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사건 무마에 적극 나선 것으로 드러났다. 크리스는 형의 입장문을 대신 써주고, 다른 언론의 취재 동향을 알아봐주기도 했다. CNN은 크리스가 언론 동향을 조사해 형에게 건네주는 등 적극적으로 관여한 정황이 나오자 무기한 직무정지를 내렸고, 결국 해고를 결정했다. 크리스는 성명을 내어 “CNN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지만 이미 여러분에게 내가 형을 왜, 어떻게 도왔는지 말했다. 이게 실망스럽지만, ‘쿠오모 프라임 타임’ 팀, 그리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시간대에 CNN의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우리가 한 일이 너무나 자랑스럽다”고 말했다.동생 크리스도 나란히 성추문퇴직금 못받고 출판계약 해지 CNN은 법률 회사를 고용해 크리스의 성추문 의혹을 조사 중이며 이 때문에 해고를 권고했다고 AP는 전했다. 다만 크리스는 이날 트위터에 글을 써 “CNN에서 보낸 시간이 이렇게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자신이 진행하던 저녁 9시 뉴스 ‘쿠오모 프라임 타임’에 대한 그리움을 언급하기도 했다. 대변인인 스티븐 골든버그도 성명을 내고 “사실이 아니며 검증되지 않은 의혹”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를 둘러싼 성추문 의혹은 처음이 아니다. 전직 프로듀서인 셸리 로스는 지난 9월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ABC 뉴스에 재직하던 2005년, 동료였던 크리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크리스가 환송회가 열린 한 술집에서 로스를 껴안으며 그의 엉덩이를 움켜잡았고 “이제 당신은 내 상사가 아니니까 이렇게 해도 된다”는 말을 했으며, 이후 크리스가 로스에게 이메일을 보내 “부끄럽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논란이 불거지자 크리스는 “당시 사건은 성적인 것과 무관하다. 나는 로스에게 사과했고 그건 진심이었다”고 해명했다. 제프 저커 CNN 사장은 7일(현지시간) 직원들과 타운홀미팅에서 크리스에게 퇴직 수당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크리스가 자신을 비롯한 CNN 임원들에게 성추문 수습 연루설의 사실관계를 축소 보고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판사 하퍼콜린스 역시 크리스의 신간 ‘깊은 부인’(Deep Denial)의 출간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밝혔다. 크리스는 위성 방송사 ‘시리우스 XM 홀딩스’가 방송하는 평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도 퇴출당했다.
  •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 어떻게 응답할지 고민”

    “2030년대를 향해 가는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교회상이 무엇이며, 우리 교구가 이에 어떻게 응답할 것인지를 모색하고 고민하겠습니다.” 제14대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겸 평양교구장 서리인 정순택(60) 대주교가 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착좌 미사와 함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정 대주교는 이날 “200여년 전 우리 선조들이 피 흘려 지켜 온 신앙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계승할지, 교회가 어떻게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지 고민하고 경청하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날 명동대성당에는 주교단과 평신도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정 대주교는 강론에서 “자본주의가 부의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켜 대립과 갈등이 심화된 시대”라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하느님의 가치 기준에서 바라보며, 모두가 주인공이 되고 모두가 사랑 안에서 참행복을 느끼는 세상으로 바꾸는 일꾼이 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회의 영성적 삶을 깊게 하는 데 힘쓰고 미래의 주인공인 젊은이들과 동반하는 교회가 될 것”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젊은이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염수정 추기경은 “정 대주교님은 하느님 백성과의 친교와 경청, 남북한 형제들 간의 화해뿐 아니라 세상 자연환경과도 함께하는 목자의 길을 가시게 될 것”이라며 “정 대주교님과 함께 걷는 이 여정에 서울대교구 신앙공동체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사 중 치러진 착좌식에서는 앨프리드 슈에레브 주한 교황 대사가 제대 앞으로 나와 교황의 임명장인 ‘교령’을 사제와 신자들 앞에 내보였다. 염 추기경은 정 대주교에게 교구장의 상징인 목장(지팡이)을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어려운 고비마다 빛과 소금이 돼 주신 것처럼, 일상회복과 평화를 위해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며 “한결같이 사회적 약자와 정의의 곁에 계셔 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기대했다. 1961년 대구에서 출생한 정 대주교는 1992년 가르멜회 인천수도원에서 사제품을 받았고, 2000년 로마로 유학을 떠나 로마 교황청 성서대에서 성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2014년 주교품을 받은 뒤 교구에서 서서울지역 및 청소년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 주교로 활동해 왔다. 정 대주교의 사목 표어는 주교 시절의 표어 ‘하느님 아버지, 어머니 교회’를 그대로 쓴다. 다만 문장 위 붉은 주교 모자는 갈색으로 바꿨다. 겸손과 가난을 상징하는 ‘땅의 색’으로 탁발 수도회의 전통 색이다. 문장의 방패에도 신앙의 여정을 갈색의 산과 길로 형상화했다.
  • 불안하게 출발했던 2기 진실화해위, 업무 과부하·인력 부족 딛고 순항할까

    불안하게 출발했던 2기 진실화해위, 업무 과부하·인력 부족 딛고 순항할까

    진실화해위 오는 10일 ‘출범 1년’시작부터 삐걱, 1년 만에 첫 진실규명조사 사건은 느는데 인력·권한 부족“한시적 기구 넘어 지속 운영 논의도”오는 10일 출범 1년을 맞는 2기는 초반부터 내부 갈등으로 덜컹거린 데 이어 업무 과부하까지 겹치면서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았다. 지난 7일 첫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며 출범 1년 만에 본격 출항을 예고한 진실화해위가 앞으로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7일 ‘이재실의 목포상고 학생운동’과 ‘김언배의 대한신민단 군자금 모금운동’ 등 항일독립운동 2건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진실규명 결정은 항일독립운동과 반민주·반인권 행위로 인한 인권유린, 의문사 사건 등을 조사해 역사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진실로 판단하는 활동이다. 현재 진실화해위에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 건수는 1만1618건이다. 2010년 말 활동을 종료한 1기 진실화해위가 첫 해 접수한 사건 1만 860건보다 700건 이상 많다. 2기 진실화해위는 내년부터 1960년 3·15의거에 대한 진상규명 활동도 맡는다.형제복지원 인권침해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접수하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진실화해위는 처음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출범 초기 위원 임명 및 사무처 구성이 늦어지면서 조사 활동이 함께 지체됐다. 위원회는 위원장 포함 총 9명의 위원으로 꾸려지는데, 당시 국민의힘 추천으로 선출된 위원의 자격 논란으로 지난 3월에서야 구성을 마쳤다. 지난 4월에는 사무처장 임명을 두고 여야 추천 위원 사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해 한 달 가까이 파행을 겪었다. 조사 사건은 계속 늘어나는데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진실화해위의 발목을 붙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진실화해위 조사관은 106명으로 1인당 최소 94건을 담당한다. 같은 기간 1기 진실화해위의 조사관 1인당 조사 건수(42건)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많은 수치다. 업무량에 비해 개별 조사 권한이 작은 것도 문제다. 진실화해위 관계자는 “경찰청이나 법무부, 국방부 등 관계 기관에 조사 관련 자료를 요청해도 공유가 잘 되지 않는다”면서 “1950~1960년대 사건은 자료가 없는 경우가 많고 1990년대 이후 최근 사건은 시점이 최근이라는 이유로 자료 공유가 어렵다고 한다”고 말했다.진실화해위가 한시적 기구라는 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래군 4·16재단 상임이사는 “한정된 시간에 적은 인력으로 과거사를 모두 청산한다는 이상과 계획에는 무리가 있으며 기구를 한시적으로 두기보다 지속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향직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 대표는 “제대로 된 피해자 명예회복은 법원에서 국가의 잘못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 및 피해자 구제 조치를 논의하는 것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피해자 개인이 법정 다툼을 벌여야 하는데 진실화해위 차원에서 공식 효력을 가진 피해 인정 문서라도 발행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나우뉴스] 50대 중국계 비혼모가 백인 쌍둥이 출산 “인종이 무슨 상관”

    [나우뉴스] 50대 중국계 비혼모가 백인 쌍둥이 출산 “인종이 무슨 상관”

    50대 중국계 미국인 비혼모가 두 살 터울의 백인 쌍둥이를 출산했다. 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란 마(53)는 지난달 막내딸 타라를 얻었다. 타라는 생물학적으로 2년 전 낳은 아들 토비와 이란성 쌍둥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마씨는 자발적 비혼모다. 오래전 애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토마스(19)와 딸 타일러(17)가 그에겐 거의 유일한 가족이었다. 아이들이 독립할 때가 점점 가까워져 오자 마씨는 가족 구성원을 더 늘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혼은 싫었다. 마씨는 “독립적인 편이고 연애나 결혼은 싫었다.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우리 가정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구성원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겐 아직 아이에게 주고 싶은 사랑이 많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마씨는 시험관아기시술을 택했다. 그는 2018년 6월 백인 기증자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IVF) 시켜 수정란 9개를 얻었다. 그중 하나를 배양, 이식해 이듬해 6월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아기에겐 토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마씨 나이 51세 때였다. 그는 “노산임에도 별문제 없이 출산했다. 내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주변 반응은 다양했다. 중년의 동양 여성과 백인 아기를 조손 관계로 착각하거나, 마씨를 유모쯤으로 여겼다. 여러 편견과 싸워야 함에도 마씨는 왜 백인 기증자를 택했을까. 그는 “시험관아기시술 전 과정에 아이들이 함께했다. 기증자도 아이들과 같이 선택했다. 우린 가족이 되는데 인종의 다름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마씨는 시험관아기 토비에게 쌍둥이 동생을 만들어줬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3년 전 얼린 배아로 또다시 임신에 성공, 딸 타라를 출산했다. 타라는 토비와 생물학적 남매로, 두 살 터울이지만 사실상 쌍둥이다.마씨는 “아이들이 어린 토비에게 친구 같은 형제를 만들어주자고 제안했다. 내 생각에도 혼자 자라는 것보다 형제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출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쌍둥이 아니랄까 봐 두 아기 모두 잘 웃는다. 얼굴 생김새며 머리카락 색깔까지 똑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잘 먹고, 운동하고, 명상하며 청년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 중이다. 내가 항상 집에 있어서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며 양육에 자신을 보였다. 마씨는 “내 인생의 목적은 아이들 성장에 동행하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는 물론 새로 태어난 아기들에게도 삶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기들이 성인이 됐을 때 함께 인생을 즐길 또래의 조카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프로젝트 실무 보고 뽑자” IT기업 ‘신개념 공채’ 바람

    “프로젝트 실무 보고 뽑자” IT기업 ‘신개념 공채’ 바람

    현대자동차·SK·LG·롯데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공개채용(공채) 제도를 없애고 수시채용으로 전환하는 가운데 네이버·카카오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여전히 다양한 방식의 신입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 고급 개발자 품귀현상이 나타나면서 ‘직접 뽑아 키우자’는 인식이 갈수록 커지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지원자들에게 최소 2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의 자금을 지급하는 독특한 공채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버가 도입한 ‘프로덕트 디벨롭먼트’는 직무별로 제시된 프로젝트 주제 중에 하나를 선택하고, 면접 과정에서 이를 구체화시켜 결과물을 완성해 나가는 채용 방식이다. 서류 전형과 기업문화 적합도 검사를 거쳐 셀프 프레젠테이션(PT), 1차 면접, 2차 면접 순으로 이뤄지는데 셀프 PT 단계에서 20만원, 1차 면접에서 30만원, 2차 면접에서 50만원, 그리고 최종 입사 시에 100만원이 지급된다. 현재 모집 중인 직군은 ▲서비스 프로덕트 ▲플랫폼 프로덕트 ▲비즈니스 디벨롭먼트 등으로, 지원 기간은 오는 16일까지다. 네이버 관계자는 “실제 업무와 가장 유사한 면접 방식을 도입해 지원자가 직무 역량과 관심도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은 6일부터 ‘+100 멤버스’ 채용 캠페인을 진행한다. 경영지원, 데이터분석, 마케팅, 세일즈·운영, 프론트엔드 개발자, 디자인, 보안, 머신러닝 등 전 직군에서 신입과 경력을 포함해 100명을 채용하는 대규모 공채다. 특히 당근마켓의 현 임직원 수는 250여명에 불과한데, 현재원의 절반 가까이에 해당하는 인원을 공채로 대거 뽑는 것이 독특한 포인트다. 당근마켓은 1주일 단위로 5주간 직군별로 서류를 접수할 계획이다. 앞서 카카오도 지난 8월 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엔터테인먼트·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커머스·카카오페이 등 7개 공동체에서 동시 신입 개발자 공채를 진행했다. 카카오는 성명, 이메일, 휴대전화 번호 등 기본적인 정보만 입력하면 누구나 1차 온라인 코딩테스트를 볼 수 있게 하는 등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교육생들을 모집해 10개월간 무료로 개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수료생 가운데서 신입 개발자를 채용하는 ‘우아한테크코스’로 우수 인력을 수급하고 있다. IT기업들이 여전히 공채 제도에 공을 들이는 것은 우수한 개발자를 안정적으로 수급할 필요성이 날로 커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IT 업계는 고급 인력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다른 업종보다도 신입 공채가 중요하다”면서 “개발자 자체도 귀해지면서 당분간 공채 제도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히 개발 직군은 신입이라도 코딩 테스트를 거치기 때문에 채용 즉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만큼 공채 제도의 효용성이 다른 직군에 비해 큰 편”이라고 말했다.
  • 민주당, 1가구·서민주택은 재산세·건보료 부담 안 늘린다

    더불어민주당이 1가구와 서민주택에 대해 재산세와 건강보험료의 부담을 늘리지 않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하기로 했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6일 정책 의원총회 모두발언에서 “표준 단독주택 및 표준지 공시가 발표가 조만간 있을 예정”이라며 “1가구, 서민주택에 대해 건보료나 재산세가 증가하지 않는 방향으로 꼼꼼하고 세밀한 대책을 주문하고 그 내용에 대해 2차 협의해 발표 전에 의원들과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민주당은 부모에게 주택을 상속받아 불가피하게 일시적 다주택자가 됐거나 종중의 선산에 대해서는 종부세를 유예하거나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충북 청주의 한 마을 공동체가 법인으로 묶여 토지와 주택을 공동 소유하는 바람에 ‘종부세 폭탄’을 받은 사례 등을 구제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상식선에서 볼 때 억울한 사례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부모님이 사시던 집을 형제끼리 나눠서 상속받았다든지, 가족묘로 사용되는 선산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대해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대장동 방지법’(개발이익환수 3법) 중 개발이익환수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조오섭 원내대변인은 의총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개발이익환수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면서 “다만 물리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이 아니라 야당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논의한 국회의원 면책특권 개선, 전두환 추징법, 농지투기 방지법 등 나머지 법안들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지만 추가 논의를 통해 ‘이재명표 입법’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는 도시개발법과 주택법 개정안이 의결됐다. 민간사업자의 과도한 수익 제한을 위해 개발부담금의 부담률을 상향 조정하도록 한 개발이익환수법 개정안은 야당이 ‘대장동 사태 물타기’라며 반대하고 있어 제외됐다. 앞서 이재명 대선후보는 개발이익환수법 등 주요 법안 합의에 실패하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제도 등을 활용해서라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 ‘웅며든 팬심’ 허웅 15년 만에 ‘올스타 10만표’ 넘겼다

    ‘웅며든 팬심’ 허웅 15년 만에 ‘올스타 10만표’ 넘겼다

    ‘원주 아이돌’ 허웅(원주 DB)이 15년 만에 올스타 10만표를 넘기며 대세를 증명했다. 허웅은 6일 진행중인 2021~22 프로농구 올스타 팬투표에서 9시가 조금 넘은 시간 10만표를 넘었다. 하루 전 오후 6시 기준 9만 3486표를 얻었던 허웅은 약 15시간 만에 7000표 가까이 얻으며 인기를 보여줬다. 전날 안양 KGC전에서 허웅은 29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며 팀의 96-90 승리를 이끌었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을 찾은 허웅은 올스타 1위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허웅은 “일단 더 많은 표를 받고 싶다”면서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표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누구’에는 당연히 올스타 팬투표 2위이자 지난 2시즌 연속 올스타 1위를 차지한 동생 허훈(수원 KT)도 포함됐다. 허웅의 과감한 발언 이후 허웅 팬들은 허웅의 야심을 칭찬하며 팬투표에 힘을 보탰다.  올스타 팬투표에서 10만을 넘긴 것은 2005~06 시즌 이상민 현 서울 삼성 감독의 10만 4709표 이후 처음이다. 올스타 투표 기간이 16일까지라 허웅은 역대 최고인 2002~03 시즌 이상민의 12만 354표를 충분히 넘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원주 아이돌’을 향해 ‘웅며든 팬심’과 “넘볼 수 없는 표”를 욕심내는 허웅의 야망이 역대 최고 올스타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지난 시즌 허훈이 3만 2642표, 허웅이 3만 1421표로 근소한 차이였지만 올해는 2만표 가까이 차이가 나서 역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사상 최초로 형제가 올스타 1, 2위를 차지한 역사를 만든 허씨 형제는 올해도 또 올스타 1,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허웅은 2015~16, 2016~17 두 시즌 연속 올스타 1위를 차지했다. 제대 후에는 동생에게 밀렸지만 이번 시즌 폭발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다시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날 10만표를 넘기자 허웅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합니다”란 인사를 남겼다. 이번 시즌 프로농구 올스타전은 내년 1월 16일 대구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지난 시즌에는 코로나19로 형제가 1, 2위를 차지하고도 올스타전을 치르지 못한 만큼 이번 시즌에는 형제 대결이 제대로 불붙을 전망이다. 
  • 10년 길러준 할머니, 잔소리한다고 살해한 10대 형제

    10년 길러준 할머니, 잔소리한다고 살해한 10대 형제

    자신들을 길러준 할머니가 잔소리한다는 이유로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재판에 넘겨진 10대 형제에게 무기징역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6일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정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18)군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무기징역형을 구형했다. 또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또 형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이를 도운 혐의(존속살해방조)로 기소된 동생 B(16)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형을 구형했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 당시 나이가 만 18세 이상인 경우, 사형·무기형의 선고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형 A군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형제는 지난 8월 30일 오전 대구 서구 집에서 친할머니가 꾸중을 하자 화가 나 흉기로 수십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현장에서 긴급 체포됐다. 형제는 그뿐만 아니라 범행을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존속살해미수)도 받았다. 검찰 수사 결과 A군은 범행 직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동생 B군은 형이 범행할 때 할머니의 비명이 집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12년부터 조부모와 생활해왔다. 형제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년 1월 20일 열린다.
  • 친 할머니 살해 10대 무기징역 구형

    잔소리를 한다며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10대에게 무기징역형이 구형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정일 부장판사) 심리로 6일 열린 A(18)군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존속살해죄를 적용 무기징역형을 구형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과 5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청구했다. 또 형이 할머니를 살해할 때 이를 도운 혐의(존속살해방조)로 기소된 동생 B(16)군에게는 징역 장기 12년, 단기 6년형을 구형했다. A군은 지난 8월 30일 오전 집에서 자신의 할머니가 꾸중하고 잔소리를 하는 것에 화가 나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범행 현장을 목격한 할아버지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았다. A군은 범행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범행 수법을 검색하기도 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동생 B군은 형이 범행할 때 할머니 비명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창문을 닫는 등 범행을 도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형제는 2012년부터 조부모와 함께 생활해 왔다. 소년법에 따르면 범행 당시 나이를 기준으로 만 18살이 넘으면 사형·무기형의 선고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검찰은 범행을 주도한 형 A군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에 대한 선고공판은 내년 1월 20일 열린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결단력과 위트로 일세 풍미한 밥 돌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결단력과 위트로 일세 풍미한 밥 돌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들의 상징적 존재이자 미국 보수주의 정치인의 거물로 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를 지내는 등 한 시대를 풍미한 밥 돌 전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9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부인이 이끄는 엘리자베스 돌 재단은 이날 성명을 발표해 “고인이 오늘 아침 잠자던 중 세상을 떠났다. 그는 지난 79년 동안 미합중국을 충직하게 섬겼다”고 밝혔다. CNN 방송 등에 따르면 고인 스스로 지난 2월 폐암 4기 판정을 받았다고 공개한 일이 있다. 1923년 7월 22일 캔자스주에서 태어난 돌은 대공황 시기에 어린 시절을 보냈다. 캔자스주를 벗어난 것이 낚시 여행을 콜로라도주로 갔을 때 한 차례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영업사원이었던 부모 형편이 넉넉치 않아 네 형제가 한 방에서 지냈지만 성실히 사는 법과 종교적 믿음에 바탕한 헌신을 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돌아봤다. 가훈이 ‘조타수가 아니라 행동가가 돼라(Be a doer, not a steer)’여서 늘 집밖에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2차 대전 기간이자 의사를 꿈꾸는 대학생이던 1942년 예비군에 등록했고, 이듬해 현역 군인으로 소집됐다. 1945년 이탈리아 북부에서 독일군 기관총 참호를 공격하는 임무를 수행하다 다친 동료 병사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다 오른팔이 영구 불능이 됐고,왼팔은 최소한 기능만 할 정도로 심각한 상처를 입어 죽을 고비를 넘기고 3년 넘게 병원 치료를 받았다. 기적처럼 목숨을 구해 결단력을 갖춘 인물로 각인됐다. 그 뒤 정치로 진로를 바꿔 1951년 캔자스 주의회의 하원의원이 됐고, 1961년부터 네 차례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다. 또 1969년부터 1996년까지 캔자스주를 대표하는 연방 상원의원을 맡았다. 1985년부터 1996년까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를 맡아 사회보장 개혁, 장애인법 등 굵직한 입법을 추진하며 초당적 협력을 끌어내는 협상력을 인정받았다. 삭막한 정치권에서 유머와 위트 넘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도 각인돼 있다. ‘대통령의 위트’란 책을 썼는데 국내에도 김병찬씨 번역으로 나와 꾸준히 팔리고 있다. 공화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던 1993년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1차 북핵 위기가 발생하자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협상 전략을 비판하며 북한의 핵 미보유 확인, 핵 계획 중단 때까지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하면 안 된다는 강경론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여러 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1976년에는 제럴드 포드 대통령의 부통령 후보로 러닝메이트가 됐지만 고배를 마셨다. 1980년과 1988년 공화당의 당내 경선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96년에는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됐지만 재선 도전에 나선 민주당 빌 클린턴에게 무릎을 꿇었다. 다섯 번째 상원의원 직을 맡고 있던 1996년 6월 대선에 집중하기 위해 의원직에서 사퇴한 뒤 참전 용사와 전몰 장병 추모 사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1997년 대통령이 수여하는 자유의메달과 2018년 미국 최고 훈장 중 하나인 의회 명예훈장을 받았다. 2016년 대선 때 공화당 후보를 지낸 인사 중 유일하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지난해 대선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정선거 주장과 대선 불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4년 동안 상원에서 한솥밥을 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돌 전 의원의 폐암 소식이 알려지자 병문안을 하는 등 초당적 우정을 발휘하기도 했다. 막역한 친구 중 한 명이었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돌은 스스로에게 바치는 얘기 같은 조사를 했는데 “용기있고 논란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일생에 하루하루를 끝까지 살아냈다”고 했다. 미망인이 된 엘리자베스(85) 여사와는 1972년 처음 만났는데 정치를 하겠다는 갈망 등 닮은 점이 많았다. 둘은 3년 뒤 결혼했는데 돌은 두 번째 결혼이었다. 엘리자베스는 레이건 행정부 때 교통부 장관을 거쳐 결국에는 상원의원의 꿈을 이뤘다. 첫 번째 부인과의 사이에 낳은 자녀에 대해 세상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는 점도 특이하다.
  • 올스타 1위 허웅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표를 받고 싶다”

    올스타 1위 허웅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표를 받고 싶다”

    이 남자 욕심의 끝은 어디일까. 올스타 1위 허웅(원주 DB)이 동생 허훈(수원 KT)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인 올스타 1위를 꿈꿨다. 허웅은 5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프로농구 안양 KGC와의 원정 경기에서 29점 3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활약하며 96-90 승리를 이끌었다. 두 차례 연장 접전을 펼칠 정도로 치열한 승부였지만 연장에서만 8점을 넣으며 해결사로 활약한 허웅이 있었기에 DB가 연패 탈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날 득점은 양팀 최다였다. 특히 막판 집중력이 돋보였다. 3쿼터까지 10점에 그쳤던 허웅은 4쿼터 11점, 연장에 8점을 몰아치며 ‘슈퍼스타’의 면모를 보여줬다. 허웅 스스로도 “경기에 너무 집중하느라 기억이 안 난다”고 할 정도로 승부욕이 대단했다. 승부욕은 경기 후반 허웅과 DB를 무섭게 만드는 힘이기도 하다. 허웅은 “체육관에 들어온 모든 사람 중에 내가 제일 지기 싫어하는 것 같다”면서 “이기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그게 자연스럽게 득점으로 이어진다”고 후반에 무서운 이유를 설명했다.‘슈퍼스타’ 허웅의 욕심은 경기장 밖까지 이어졌다. 바로 올스타 투표에서다. 이날 6시 기준 허웅은 93486표로 동생 허훈(76844표)을 넉넉히 따돌린 올스타 투표 1위였다. 허훈이 지난 2시즌 연속 1위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허웅이 차지할 기세다. 허웅은 올스타 팬투표에 대해 “일단 더 많은 표를 받고 싶다”는 욕심부터 드러냈다. 이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표를 받고 싶고 거기에 맞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누구’ 중에는 당연히 2위로 따라오는 동생 허훈도 포함해서다. 형제 대결에서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허웅의 의지가 엿보였다. 방송 출연으로 주가를 높인 허웅인 데다 농구 선수로서도 맹활약하고 있기에 올스타 1위가 꿈만은 아니다. 허웅은 “방송에 나가서 저를 알리고 농구를 알리고, 경기장에서는 책임감 있게 플레이를 보여준다면 그보다 좋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농구 최고 인기 스타로서의 책임감을 드러냈다.
  • 친형 앤드루 성추문 수습에 개입한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 “해고”

    친형 앤드루 성추문 수습에 개입한 CNN 앵커 크리스 쿠오모 “해고”

    미국 CNN의 간판 앵커 크리스 쿠오모(51)가 해고됐다. 친형인 앤드루 쿠오모(64) 전 뉴욕주 지사의 성추문 수습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이유에서다. CNN은 4일(이하 현지시간) “크리스 쿠오모는 해고됐다”며 “(해고 효력은) 즉시 발효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CNN은 지난달 30일 크리스에 대한 무기 정직 처분을 내리고, 그의 행위가 부적절했는지에 대한 외부 로펌의 검토 결과를 기다린다고 밝혔다. 이렇게 로펌의 검토 과정에서 새로운 정보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크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CNN에서의 시간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그동안 함께 해온 ‘쿠오모 프라임 타임’ 제작진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친형의 성추문 사건을 수습하기 위해 언론인으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달 공개된 뉴욕주 검찰 수사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는 형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취재 상황을 꾸준히 확인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형의 최측근에게 “결혼식장 여성에 대한 단서가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결혼식장 여성’은 앤드루로부터 결혼식 피로연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피해 사실을 공개한 애나 러치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는 형의 참모진에게 자신을 비롯한 외부 인사의 조언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는 등 성추행 대책에 적극적인 관여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CNN은 당초 크리스를 옹호하는 입장이었지만, 검찰 수사 자료가 공개되며 그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퇴출을 결정했다. 검찰이 공개한 수사 자료에 따르면 크리스는 형을 변호하는 데 자신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게 해달라고 형의 참모들에게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했다. 그는 지난 3월 형의 비서인 멜리사 드로사에게 문자를 보내 “당신은 날 믿어야 한다. 우리가 해낼 수 없으면 우리는 실수하는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는 또 다른 매체들에게 접촉해 앞으로 나올 성추문 주장들을 미리 파악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크리스는 2013년 CNN에 합류해 이 방송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쿠오모 프라임 타임’을 진행했다. 그는 형을 자신의 프로그램에 자주 출연시켜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쿠오모 형제는 누가 어머니에게 더 사랑받는 자식인지 등을 두고 티격태격하면서 훈훈한 형제애를 연출하기도 했다. 쿠오모 가문은 워낙 뉴욕에서 명문가 집안이다. 형제의 아버지 마리오는 1983년부터 1994년까지 뉴욕주 지사를 역임했고, 앤드루는 무려 3연임했다. 지난 10월에 물러났는데 자신을 위해 일했던 11명의 여성 직원들을 상대로 성추행과 성희롱을 일삼았다고 자신이 임명한 주 법무장관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서였다.
  • 그리스 정교회 사제 “당신이 이단” 교황 “세계적 포퓰리즘 우려”

    그리스 정교회 사제 “당신이 이단” 교황 “세계적 포퓰리즘 우려”

    프란치스코 교황이 4일(이하 현지시간) 그리스 정교회 지도자들과의 만남을 위해 아테네 대교구 건물에 들어갈 때 한 정교회 사제로부터 ‘이단자’라는 비난을 들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검은 복장에 긴 흰 수염을 기른 이 사제는 교황을 향해 “교황, 당신이 이단”이라고 큰소리로 외쳤고, 곧바로 현장에 있던 경찰에 의해 제지당한 뒤 연행됐다. 교황은 못 들은 척 피했다. 통신은 이번 일이 가톨릭의 두 세계가 여전히 불신과 반목을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로마가톨릭과 동방정교회로 분리된 것은 1054년의 일이다. 그 뒤로 반목과 대립이 심했음은 물론이다. 교황은 정교회 수장인 베아티투데 레로니모스 2세에게 교회의 분열에 이르게 한 로마가톨릭 교회가 역사적 잘못을 저지른 것에 용서를 구했다. “비극적이게도 그 뒤로 우리는 더 멀어졌다. 세계적으로 우리는 근심에 중독돼 있고 의심의 씨앗이 우리의 거리를 넓혔다. 우리는 통섭을 싹틔우는 일을 멈췄다.” 레로니모스 2세와는 2016년 첫 방문했을 때 만난 적이 있어 두 번째 만남이었다. 일부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아테네 방문을 두고 요한 바오로 2세 때인 2001년 이후 20년 만에 로마가톨릭 수장이 동방정교회의 중심지를 찾았다는 데 의미를 부여했다. 교황은 정교회 방문에 앞서 아테네의 대통령궁을 찾아 카테리나 사켈라로풀루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에게 행한 연설을 통해 권위주의와 포퓰리즘이 득세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세계적으로 가시화하는 민주주의 퇴조 현상에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APTN에 따르면 교황은 “이곳에서 민주주의가 탄생했다. 그 요람은 몇천년 뒤 유럽연합(EU)이라는 민주적 시민들의 위대한 집이 됐다”면서 “EU는 평화와 형제애의 꿈을 상징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러나 지금 우리가 목도하는 것처럼 유럽대륙은 물론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현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는 참여와 노력, 인내를 요구하는 반면에 권위주의는 독단적이며 포퓰리즘이 내놓는 ‘쉬운 대답’은 매력적인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아울러 안전에 대한 우려와 정체성 상실의 두려움, 관료주의, 소비 지상주의 등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가 부상하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해결책은 결국 포퓰리즘이 아닌 ‘좋은 정치’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이 이주민·난민 이슈 해결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교황은 “과거 이념의 대립이 동-서유럽을 잇는 다리를 막았다면 지금은 이주민 이슈가 남-북유럽 사이를 분열시키고 있다”면서 “이 문제의 국제적이고 공동체적인 해결책 모색을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2∼4일 2박 3일의 키프로스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아테네에 도착해 그리스에는 6일까지 머무른다. 5일 오전에는 유럽으로 향하는 중동·아프리카 이주민·난민의 임시 집결지인 레스보스섬을 찾아 체류자들과 얼굴을 마주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6년에도 유럽 최대 규모로 꼽히는 레스보스섬의 난민 캠프를 방문했으며, 이후 시리아 출신 이주민 세 가족을 바티칸으로 데려와 정착을 지원한 일이 있다.
  • “혼인 위주 생애정책에 성소수자 노후까지 소외당해”

    “혼인 위주 생애정책에 성소수자 노후까지 소외당해”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로변. 간판이 오로지 ‘무지개’인 사무실이 있다. 한국성적소수자문화인권센터(KSCRC) 사무실이자 비온뒤무지개재단,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트랜스젠더 인권단체 ‘조각보’,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의 터전이다. 지난 1일, 여러 색의 무지개 같은 꿈이 자라는 공간에서 각각 레즈비언, 바이섹슈얼(양성애자) 당사자인 한채윤(49), 윤다림(40) KSCRC 활동가를 만났다. 이들은 최근 성소수자를 대상으로 한 첫 노후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50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성소수자라서 노후가 더 불안할 것’이라는 응답이 65.0%에 달했다. 그들이 말하는 설문조사의 의미와 혹은 그 너머에 대해 들어봤다. -응답자의 82.3%가 노후 대비에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주거’를 꼽았습니다. 대국민 조사에서 ‘돌봄을 포함한 건강’(69.7%)이 1순위로 꼽혔던 것과는 차이가 있어요. 한 “여러 이유가 복합적일거라고 생각해요. 지금 신혼부부들에게는 보금자리론이나 아파트 청약 같은 데서 바로 혜택을 주잖아요. 그렇지만 성소수자들은 이성애자들이 받는 지원을 못 받는다는 게 명확하게 드러나고요. 일자리나 소득, 건강은 내가 노력하면 어느 정도 해결될 문제이기도 해요. 주거는 돈이 워낙 많이 들어가는 일인데 한편에선 결혼 청첩장만 들고 가도 은행에서 대출해 주지만 우린 안 해 주니까 확실히 불리하다는 생각에서 많이들 선택한 거 같아요. 또 하나는, 아무리 나이가 들어 힘들어도 편히 쉴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먹고사는 건 어떻게든 되지 않을까 하는 거예요. 나이 들어서까지 전·월세로 지내면서 이사 다니고 싶지 않은 거죠. 전·월세를 살면서 다들 스트레스를 받지만 성소수자들은 이사할 때마다 ‘두 사람 무슨 사이냐’, 트랜지션(자신이 원하는 성별 표현을 위해 받는 의료 조치)을 경험하는 트랜스젠더라면 ‘여자랑 계약했는데 왜 남자가 살지?’ 하는 의심들을 집 주인이나 부동산 중개인들에게서 받아요. 주거에서 독립성을 가지고, 집 주인 눈치 보지 않고 지내고 싶다는 마음이 비성소수자들에 비해 훨씬 더 클 수밖에 없는 거죠.” 윤 “말씀하신 대로, 안전하고 안정된 주거환경에 대한 욕망이 중요했을 거라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집에서 독립해서 성소수자인 나 자신 그대로 살고 싶다는 욕망이 크고요. 그러다 보니 어떻게든 독립을 하는 데 많은 힘을 쏟고, 주거 환경이 처음부터 좋을 수가 없죠.” -두 분 스스로는 나이듦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한 “10~20대부터 ‘나는 누구이고, 어떻게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엄청 많이 하기 때문에 ‘이 상태로 나이 들 수 있을까’라는 상상 자체가 잘 안돼요. 게다가 비슷한 처지의 나이 많은 사람들을 본 적이 없어서 더욱 그렇죠. 딱 하나, 나이가 든 내 모습을 떠올리면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더이상 눈치는 안 볼 수 있겠다’라면서 약간 희망적이게도 돼요. 친척들을 더이상 안 만나도 되고, 경제적으로 자립해서 형제들 눈치 안 봐도 되고 하면서. 그래서 한편으론 나이 든다고 하는 것 자체가 좀더 나답게 살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일 수 있는데 실제론 그렇지가 않죠. 부모님과 함께 나이 들면서 계속 지내야 하고요. 초라해져 있을 스스로를 상상하며 ‘내가 그때는 연애를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돈까지 없으면 사람들과 못 어울릴텐데’라는 생각도 들죠. 무서운데 딱히 방법이 없으니까 생각을 안 하는 것에 가까워요.”윤 “저는 제 주변에 저보다 5~10살 많은 성소수자 친구들이 있어서, 성소수자로 나이가 먹어 간다는 것에 대한 감 정도는 잡을 수 있었어요. 하지만 노후라고 하는 건 다른 문제죠. 제가 노후를 본 건, 우리 부모님이나 할머니처럼 결혼하고 자식이 있는 사람들이거든요. 그 분들과 저희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잖아요.”한 “60~70대 성소수자분들이 계시긴 하죠. 근데 그분들은 사실 거의 결혼을 했었어요. 이분들은 사회에서 자기 자신을 많이 숨기며 지내는 삶을 오랫동안 지속하셨고요.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커밍아웃도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 만나면서 지내잖아요. 나이 많은 분들이 눈앞에 바로 있다고 해도 그대로 ‘롤모델’이 될 수가 없죠. 삶이 너무나 달라서.” -구체적인 노후를 상상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성소수자들의 취약한 현실을 보여 주는 것 같아요. 한 “조사를 보면 의외로 장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이 없더라고요. (조사에서 ‘성소수자를 위한 상조회사(장례업체)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정말 필요하다’는 의견은 29.0%, ‘있으면 좋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다’는 53.7%로 집계됐다.) 사실 ‘내가 죽은 다음에 누가 남을 것인가’라는 고민은 성소수자이면서 동시에 커플인 사람만 가질 수 있어요. 나이가 들면서 죽음이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하는데, 나이 드는 건 막연하게 불안하고, 이후 죽음에 대해서는 ‘죽었으니까 끝’ 하면서 엄청나게 단순해요. 이 설문 자체도 요약해서 사람들에게 보여 드리면, 성소수자로서 나이 든다는 고민은 이런 거구나, 앞으로 스스로가 뭘 고민해야 하는지를 설문을 통해 사람들이 알게 되기도 하는 거죠. 구체적으로 얘기할 수 있고.” 윤 “올해 가까운 친구가 사망하기 직전 호스피스 병동에 들어갔어요. 친구의 어머니가 마지막을 지키겠다고 들어가셨는데요. 그 위급한 상황에 내 위치가 어디인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상주는 아니었지만 어머니께 읍소해서 상복을 입고 친구의 빈소를 지켰고요. 또 예를 들어 같이 집에서 살았을 경우에는 집을 정리하는 게 문제가 돼요. 유품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집에 대한 권리를 어떻게 정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요. 누군가의 사망을 준비하고 함께 얘기하는 것은 남은 이들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돌봄을 포함한 건강, 의료 같은 부분도 나이 들며 더욱 와닿는 이슈 중 하나가 아닐까요. 한 “조사에서 의료 같은 경우도 개선 의지가 높게 나오지 않았는데요. 사실 그건 응답자 연령이 전반적으로 낮고 아직 관련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체감하지 못했기 때문인 거 같아요.(응답자 가운데는 30대가 78.1%를 차지한다.) 예를 들면 트랜스젠더들은 호르몬 시술을 하잖아요. 50대 중반이 되면 생물학적 여성에게도 완경이 오고, 남자들도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기에 맞춰서 호르몬 양을 조절해야 해요. 근데 트랜스젠더들은 호르몬 시술을 안 하면 ‘내가 여성화 혹은 남성화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을 갖는 거예요. 또 트랜스젠더들이 기타 다른 수술을 하기 위해 병원에 가는 일 자체가 일종의 커밍아웃이 되기도 해요. 기저 질환이나 복용하던 약 등을 물으면 그럴 수밖에 없죠. 또, 법적으로 성별 정정이 되어도, 안 되어도 문제가 있어요. 남성으로 트랜지션을 거치고 수술로 남성 성기를 만들지 않아도 성별 정정이 된 케이스가 여럿 있었는데요. 이런 분들이 주민등록상의 성별을 나타내는 번호와 몸이 일치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이가 드는 건, 의료인들의 편견이 없어지지 않은 세상에서는 너무 곤란한 거죠.” 윤 “실제로 해외 조사들을 보면 성소수자들이 양로원에 들어가서 다시 커밍아웃을 해야 하는 게 큰 부담이래요. 성소수자를 대하는 요양보호나 의료진들의 교육이 필요하다는 조사도 많고요. ‘주민등록번호를 바꾸려면 성 전환 수술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 대세라면, 수술을 해도 의료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문제라고 봐야죠. 수술이 가능한 의료진과 환경 또한 만들어야 하고요. 수술 이후 부작용을 안고 병원에 가도 의료진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어요. 이렇게 되면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공포가 될 수밖에 없죠.” -성소수자들의 노후에 관한 정책을 만들 때,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한 “저희가 잘 쓰는 구호 중 하나가 ‘모두를 위한 자유와 평등’이에요. 성소수자들을 위해서 뭔가를 한다고 할 때, 성소수자에게만 적용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소수자까지 이 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가?’라는 전제를 두고 법을 만들면 훌륭한 법일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법이 될 테니까요. 저는 1990년대 말 27살에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시작하면서 제 마지막 활동은 나이듦과 장례에 관한 것이라고 결심했어요. 당시에 전업으로 성소수자 인권 운동을 하는 활동가는 저 하나였어요. 월급이 15만원, 30만원 하는데 노후를 생각하면 활동가 일을 하면 안 되는 거예요. 당연히 노후를 걱정하게 되는데, 그때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터지고 얼마 안 돼 폐지 줍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을 때예요. 그분들 보면서 드는 생각이 그분들은 당연히 이성애자분들일 거 아녜요. 생각해 보면 이성애자인 사람에게도 노화는 만만치 않은 일인 거예요. 저분이 폐지를 줍기 전까지는 열심히 경제활동하고 끊임없이 세금을 내셨을 텐데, 나이가 들어 일을 못하게 되자마자 저렇게 된 건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모두가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노인이 될 수 있었던 거고, 따라서 나이가 많은 국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어요. 나이가 들면, 돈을 얼마만큼 가졌느냐가 사람을 가르는 가장 큰 차이인 거예요.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은 하나도 안 중요해요. ’내가 성소수자로서 자녀가 없는 삶을 생각하는 게 이성애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겠구나’ 하면서 생각이 넓어지니까 성소수자 관점이 포함된 노후 정책을 나중에 꼭 얘기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윤 “정부나 지자체들이 교차적인 시선으로 정책을 만드는 일을 이미 해 나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유니버셜디자인 조례(연령, 성별, 장애 여부, 국적, 문화적 배경 등에 관계없이 다양한 계층을 배려한 도시환경을 위한 디자인)를 보면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은 모두에게 좋고,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사실 장애인이나 노인들에게도 좋다는 게 보이잖아요. 모두에게 안전하고,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상상할 수 있어요.”
  • SK, 장동현·김준 부회장 승진… 40대 사장 탄생

    SK, 장동현·김준 부회장 승진… 40대 사장 탄생

    SK그룹의 지주회사 SK㈜의 장동현(58) 사장과 김준(60)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SK그룹 최고협의기구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의 최규남(57) 부사장과 SK하이닉스의 곽노정(56)·노종원(46) 부사장은 모두 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최재원(58) 그룹 수석부회장의 경영 복귀는 이달 중순으로 미뤄졌다. 2일 단행한 SK 계열사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단연 눈에 띄는 대목은 40대 사장과 30대 부사장의 탄생이다. 서울대 기술정책 석사 출신인 노 신임 사장은 2003년 SK텔레콤에 입사해 2016년 임원에 오른 지 5년 만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 사장은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한 최고경영자(CEO) 산하 ‘사업총괄’ 조직을 이끌게 됐다. 신설된 ‘안전개발제조총괄’ 조직은 노 사장과 함께 승진한 곽 신임 사장이 맡는다. SK하이닉스에서는 최초의 생산직 출신 임원인 손수용(51) 담당이 새로 선임됐고, MZ세대 우수리더로 1982년생인 이재서(39) 담당과 여성 임원인 신승아(44) 담당 등이 발탁됐다. SK㈜의 장 사장은 투자전문회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와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1987년 전신인 유공으로 입사한 SK이노베이션의 김 부회장은 친환경 중심 성장전략을 통해 회사의 미래 가치를 크게 높였다는 공로로 승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그룹 인사에서 포함되지 않은 최태원 그룹 회장의 동생 최 수석부회장은 이달 중 별도 인사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으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전망이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동섭 사장과 함께 SK온 대표를 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 수석부회장은 2013년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후 모든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현재 SK E&S의 미등기 임원만 맡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취업제한이 풀리면서 이번 인사에서 SK E&S나 SK이노베이션으로의 복귀가 점쳐졌다. 재계 관계자는 “SK온 이사회가 가장 늦게 열리고, 그룹 오너 형제 모두 배터리를 미래 성장사업으로 주목하고 있는 만큼 최 수석부회장이 SK온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 복귀한 허희수 반전 발판… 존재감 드러낼까

    복귀한 허희수 반전 발판… 존재감 드러낼까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이 ‘퀵커머스’(근거리 즉시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3년 전 그룹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던,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사진) 부사장이 섹타나인의 신규사업부 임원으로 복귀한 지 6일 만이다. 섹타나인은 주문 후 15분~1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해피버틀러는 행복(Happy)과 집사(Butler)의 합성어다. 해피버틀러는 롯데슈퍼와의 제휴를 통해 파리크라상 케이크,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SPC 브랜드 제품 이외에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활잡화, 과일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해피버틀러 전용 제품(아이스크림, 도넛 등 45종)도 갖춰 차별화한다.섹타나인의 이번 움직임은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치않다. 퀵커머스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에 힘입어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2025년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5조원으로 추정한다. 섹타나인 측은 “경쟁사는 갖추지 못한 SPC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한 뒤 수도권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심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허 부사장이 새 사업으로 존재감 드러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SPC그룹의 승계구도는 2018년 허 부사장이 경영에 배제되면서 장남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글로벌 BU장)에게 기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한번 승계를 놓고 형제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C 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없는데다 형제가 그룹 내 보유한 지분(허진수 16.31%, 허희수 11.94%)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허 회장 역시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차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 쿠팡 등 배달 업계 외에도 전통 유통 대기업이 너도나도 퀵커머스 시장에서 뛰어든 만큼 해피버틀러의 차별화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려면 허 부사장의) 압도적인 경영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SPC 허희수 복귀 섹타나인, ‘퀵커머스’ 시장 진출… 존재감 드러내기 성공할까

    SPC 허희수 복귀 섹타나인, ‘퀵커머스’ 시장 진출… 존재감 드러내기 성공할까

    SPC그룹의 마케팅 솔루션 계열사 섹타나인이 ‘퀵커머스’(근거리 즉시 배송)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3년 전 그룹 경영에서 잠시 물러났던, 허영인 회장의 차남 허희수(사진) 부사장이 섹터나인의 신규사업부 임원으로 복귀한 지 6일 만이다.섹타나인은 주문 후 15분~1시간 내에 상품을 배송해주는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선보인다고 2일 밝혔다. 해피버틀러는 행복(Happy)과 집사(Butler)의 합성어다. 해피버틀러는 롯데슈퍼와의 제휴를 통해 파리크라상 케이크,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등 SPC 브랜드 제품 이외에 가공식품, 신선식품, 생활잡화, 과일 등 다양한 아이템을 선보인다. 해피버틀러 전용 제품(아이스크림, 도넛 등 45종)도 갖춰 차별화한다. 섹타나인의 이번 움직임은 퀵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와 무관치않다. 퀵커머스 시장은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코로나19 이후 자리 잡은 온라인 장보기 트렌드에 힘입어 나날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업계는 2025년 퀵커머스 시장 규모를 5조원으로 추정한다. 섹타나인 측은 “경쟁사는 갖추지 못한 SPC 브랜드 제품의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고객 경험 제공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퀵커머스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서울 강남 일대에서 시범 운영한 뒤 수도권 등 서비스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업계 관심은 반전의 발판을 마련한 허 부사장이 새 사업으로 존재감 드러낼 수 있을지에 쏠린다. SPC그룹의 승계구도는 2018년 허 부사장이 경영에 배제되면서 장남 허진수 SPC그룹 부사장(글로벌 BU장)에게 기우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허 부사장의 복귀로 다시 한번 승계를 놓고 형제간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PC 그룹은 장자 승계 원칙이 없는데다 형제가 그룹 내 보유한 지분(허진수 16.31%, 허희수 11.94%)이 비슷하기 때문이다. 허 회장 역시 고 허창성 삼립식품 창업주의 차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배달의 민족, 쿠팡 등 배달 업계 외에도 전통 유통 대기업이 너도나도 퀵커머스 시장에서 뛰어든 만큼 해피버틀러의 차별화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려면 허 부사장의) 압도적인 경영 성과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 50대 중국계 비혼모가 백인 쌍둥이 출산 “인종이 무슨 상관”

    50대 중국계 비혼모가 백인 쌍둥이 출산 “인종이 무슨 상관”

    50대 중국계 미국인 비혼모가 두 살 터울의 백인 쌍둥이를 출산했다. 1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란 마(53)는 지난달 막내딸 타라를 얻었다. 타라는 생물학적으로 2년 전 낳은 아들 토비와 이란성 쌍둥이다.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간 마씨는 자발적 비혼모다. 오래전 애인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토마스(19)와 딸 타일러(17)가 그에겐 거의 유일한 가족이었다. 아이들이 독립할 때가 점점 가까워져 오자 마씨는 가족 구성원을 더 늘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결혼은 싫었다. 마씨는 “독립적인 편이고 연애나 결혼은 싫었다. 사랑과 기쁨이 가득한 우리 가정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구성원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내겐 아직 아이에게 주고 싶은 사랑이 많이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마씨는 시험관아기시술을 택했다. 그는 2018년 6월 백인 기증자의 정자와 난자를 체외수정(IVF) 시켜 수정란 9개를 얻었다. 그중 하나를 배양, 이식해 이듬해 6월 건강한 남아를 출산했다. 아기에겐 토비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마씨 나이 51세 때였다. 그는 “노산임에도 별문제 없이 출산했다. 내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주변 반응은 다양했다. 중년의 동양 여성과 백인 아기를 조손 관계로 착각하거나, 마씨를 유모쯤으로 여겼다. 여러 편견과 싸워야 함에도 마씨는 왜 백인 기증자를 택했을까. 그는 “시험관아기시술 전 과정에 아이들이 함께했다. 기증자도 아이들과 같이 선택했다. 우린 가족이 되는데 인종의 다름은 중요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지난달 19일, 마씨는 시험관아기 토비에게 쌍둥이 동생을 만들어줬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3년 전 얼린 배아로 또다시 임신에 성공, 딸 타라를 출산했다. 타라는 토비와 생물학적 남매로, 두 살 터울이지만 사실상 쌍둥이다.마씨는 “아이들이 어린 토비에게 친구 같은 형제를 만들어주자고 제안했다. 내 생각에도 혼자 자라는 것보다 형제가 있는 게 좋을 것 같아 출산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어 “쌍둥이 아니랄까 봐 두 아기 모두 잘 웃는다. 얼굴 생김새며 머리카락 색깔까지 똑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잘 먹고, 운동하고, 명상하며 청년 못지않은 건강을 유지 중이다. 내가 항상 집에 있어서 언제나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다”며 양육에 자신을 보였다. 마씨는 “내 인생의 목적은 아이들 성장에 동행하는 것이다. 첫째와 둘째는 물론 새로 태어난 아기들에게도 삶이 얼마나 즐거운 것인지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더불어 아기들이 성인이 됐을 때 함께 인생을 즐길 또래의 조카가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