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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다’인가 ‘과잉’인가...與에 부는 형벌만능주의

    ‘사이다’인가 ‘과잉’인가...與에 부는 형벌만능주의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처벌을 대폭 강화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하면서 ‘형벌만능주의’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항변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대책에 대한 고민 없는 ‘편의주의적 입법’으로 헌법적 가치를 훼손할 것이란 우려까지 제기된다. 1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은 21대 들어 총 23건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의 대부분은 처벌 조항을 신설하거나 기존에 규정한 범죄에 대한 형량을 강화하는 내용이었다. 민주당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중대한 신체 위험이 발생해 구조 요청이 있었음에도 구조행위를 하지 않은 자에게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조 불이행을 범죄로 규정한 ‘나쁜 사마리아인법’이다. 형법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7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형벌만능주의’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법안은 5·18을 악의적으로 부인하거나 비방할 시 7년 이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당 일각에서도 “취지는 이해하지만 형사처벌은 다른 문제”라는 신중론이 나오고 있다. 한 민주당 의원은 “표현의 자유 관련 위헌 소지가 있을 것을 우려해 단서조항을 달았는데 상임위원회에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 등은 대북 전단 살포 시 처벌을 대폭 강화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등을 발의한 상태다. 의원들이 강도 높은 처벌을 법제화하려는 것은 성난 여론에 편승한 대중 추수주의 성격이 강하다. 이를 통해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데다 ‘사이다’라는 평가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안이 생길 때마다 처벌을 강화하는 것은 정치권의 자극적이고 편의주의적인 입법이란 비판은 꾸준히 나온다. 특히 처벌을 통한 시민 통제는 진보가 추구하는 헌법적 가치와는 정반대에 있다는 점도 문제다. 과거 진보적 법학자로 활동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자신의 저서인 ‘절제의 형법학’에서 “범죄 예방과 범죄인에 대한 응보라는 이유로 형벌을 앞세우거나 극단의 형벌을 동원하는 것에 반대한다”며 “형벌 만능주의, 중형, 엄벌주의는 시민사회의 자율적 통제능력의 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입법의 취지를 상실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며 “법이 헌법의 가치를 해치는 것을 막으려면 결국 헌법재판소의 역할을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김학의 2심서 유죄… 뇌물 넘어 ‘검사·스폰서’ 병폐까지 단죄

    김학의 2심서 유죄… 뇌물 넘어 ‘검사·스폰서’ 병폐까지 단죄

    4300만원 뇌물로 인정… 추징금 선고‘별장 성접대’는 2심에서도 면소 판결재판장, 고질적 검사·스폰서 관계 언급金 아내 “친구한테 받은 돈인데…” 오열변호인 “추가 증거 없어… 상고할 것”“이 재판은 10년 전에 있었던 피고인(김학의)의 뇌물수수에 대한 단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으로 문제가 돼 왔던 ‘검사와 스폰서 관계가 2020년 지금 우리나라 검찰에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질문도 함께 던지고 있습니다.” 28일 오후 김학의(64) 전 법무부 차관의 2심 선고 공판이 열린 서울고법 303호 법정.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부의 정준영 재판장은 판결문을 읽으며 뜻밖의 말을 꺼냈다. 무죄를 선고한 1심과 달리 이른바 ‘스폰서’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단을 내리면서 김 전 차관뿐 아니라 ‘검사와 스폰서’라는 고질적인 병폐를 언급한 것이다. 이는 지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김 전 차관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하며 “이번 사건은 소위 검사와 스폰서 관계를 형사적으로 어떻게 평가할지에 관한 것”이라고 한 것과도 연결된다. 이날 김 전 차관은 2000년부터 2011년 사이 시행사업자인 최모씨로부터 43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혐의가 인정되며 징역 2년 6개월과 벌금 500만원, 추징금 430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특히 2009년~2011년 김 전 차관이 최씨로부터 차명 휴대전화를 받고 174만원의 요금을 대납하게 한 사실이 유죄로 인정된 것이 1심 판단을 뒤집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선고가 끝나자마자 중계법정에서 방청 중이던 김 전 차관의 아내는 “20년 지기 친구에게 돈을 받은 건데 실형을 선고하다니 말도 안 된다”며 오열했다. 김 전 차관은 ‘할 말이 있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동부구치소 수감 당시 치료받던 진료 기록이 남아 있다”며 동부구치소에 수감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또 “(이송 전에) 아내를 보고 싶다”고 말해 두 사람은 법정에서 조우했다.2013년 ‘별장 성접대 동영상’이 공개되며 차관직을 사퇴했던 김 전 차관은 6년 뒤인 지난해 5월 건설업자 윤중천씨와 ‘스폰서’인 시행사업자 최씨, 김모 저축은행장 등으로부터 3억원대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성접대 혐의의 경우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로 공소사실에 적시됐다. 1심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 등에 대해 관련자 진술의 신빙성이 부족하고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등의 판단을 내렸다. 뇌물이 무죄가 되면서 성접대 혐의도 공소시효 만료로 면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김 전 차관에게 4300만원을 제공한 최씨는 1999년 공무원에 대한 뇌물 공여사건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에도 시행사업을 지속했는데, 향후 검찰 조사를 받게 될 경우 김 전 차관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김 전 차관 또한 이러한 가능성을 알고서 금품을 받았다고 결론 내렸다. 나머지 혐의는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고위공무원이자 검찰의 핵심 간부로서 누구보다 높은 도덕성과 청렴성을 갖고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이 사건 범행으로 검사의 직무집행의 공정성과 국민의 신뢰가 현저하게 훼손됐다”고 질타했다. 김 전 차관 측 변호인은 “특별한 추가 증거 없이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준 게 아닌지 대법원에서 다툴 예정”이라고 말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故 김홍영 검사 폭행’ 前 부장검사 …사건 발생 4년 만에 불구속 기소

    ‘故 김홍영 검사 폭행’ 前 부장검사 …사건 발생 4년 만에 불구속 기소

    검찰이 고(故) 김홍영 검사에게 폭언·폭행을 한 전직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사건 발생 후 4년여 만으로, 최근 열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권고에 따른 기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김대현(52·사법연수원 27기)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6년 3월 31일부터 같은 해 5월 11일까지 같은 부 검사였던 김 검사를 회식 자리 등에서 모두 4회에 걸쳐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검사는 그해 5월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검찰은 같은 부에서 일하던 모 검사 결혼식장 식당에서 김 검사에게 식사할 수 있는 방을 구해 오라고 질책한 혐의(강요)와 2016년 2월부터 5월까지 총 5회에 걸쳐 모욕적인 언사를 했다는 혐의(모욕)는 기소하지 않았다. 앞서 수사심의위는 김 검사 유족 측 신청으로 열린 현안 회의에서 김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기소하라고 검찰에 권고했다. 김 검사 유족은 이날 검찰의 기소 결정과 관련해 “2016년 대검 감찰 후 이뤄지지 않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심의위 권고에 따라 뒤늦게나마 이뤄진 게 다행”이라면서 “이번 결정이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근절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현역병과 동일한 수준 월급” 양심적 병역거부자…합숙복무 시작

    “현역병과 동일한 수준 월급” 양심적 병역거부자…합숙복무 시작

    양심적 병역거부 63명, 내일 첫 소집대전·목포교도소서 급식·시설관리 등 수행현역병 동일한 수준의 월급, 휴가 등 처우8일 이상 복무이탈시 대체역 취소·형사처벌 양심적 병역거부자 63명이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서 대체복무에 돌입한다. 26일 오후 1시 대전교도소 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대체역 제도 도입 이래 첫 대체복무요원 소집이 시행됐다. 대전교도소 내부에는 이런 새로운 현수막이 걸렸고, 입구에는 오전부터 수백 명의 사람으로 북적였다. 종교나 비폭력·평화주의 신념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위한 대체복무제가 시행된 첫날 교육생들이 가족들과 인사하는 모습은 외신까지도 주목하게 했다. 교도소에서 열린 입교식 모습은 현역병 훈련소 입대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짙은색 계열의 정장을 입고 넥타이까지 단정하게 착용한 교육생들은 광이 나는 구두를 신고 대전교도소 정문을 통과했다. 두발규정이 따로 없는 탓에 대부분 교육생은 긴 머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대체역은 제도는 2018년 6월 헌법재판소의 병역법 제5조 헌법불합치 판결에 따라 새롭게 신설된 병역의 종류로, 종교적 신앙 등에 따라 현역 등 복무를 대신해 병역을 이행하는 것이다. 지난 6월 대체역 심사위 구성 이후 현재까지 대체역으로 편입된 인원은 첫 소집 인원을 포함해 총 626명이다. 병무청에 따르면 2차 소집은 내달 23일로 42명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도 소집 인원 및 일자는 국방부 및 법무부와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처음 소집되는 63명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 거부자로, 법원에서 무죄판결이 확정된 사람들이다. 대체역법 부칙 제2조에 따라 대체역 심사위원회에서 심사 없이 대체역 편입이 결정됐다. 3주 동안 대전교도소 내 대체복무 교육센터에서 교육 대전교도소와 목포교도소에 배치돼 36개월간 합숙 복무하며 급식, 물품, 보건위생, 시설관리 등의 보조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대체복무요원들은 현역병과 동일한 수준의 월급, 휴가 등 처우가 적용된다. 근무 태만 또는 복무이탈 시에는 사회복무요원과 동일한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 특히 복무를 이탈한 경우 이탈일수의 5배에 해당하는 기간을 연장해 복무하도록 하고, 8일 이상 복무를 이탈하거나 해당 분야에 복무하지 않은 사람은 대체역 편입이 취소돼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법무부는 경비교도대가 사용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8인 1실 생활관을 마련했다. 교육생들은 이 건물 강의실에서 온라인 예배를 할 수 있고 체력단련실과 화상 전화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교육생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국기를 생활관에 걸지 않는 등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고 김홍영 검사 가해 부장검사 불구속 기소…폭행 혐의

    고 김홍영 검사 가해 부장검사 불구속 기소…폭행 혐의

    강요·모욕 혐의는 불기소 처분 상사의 지속적인 폭언과 폭행에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고 김홍영 검사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전직 부장검사를 재판에 넘겼다. 김홍영 검사가 세상을 뜬 지 4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부장 변필건)는 김대현 전 부장검사(사법연수원 27기)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26일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에게는 2016년 3월 31일 회식 후 택시를 타고 가던 중 같은 부에서 일하던 김홍영 검사의 등을 3∼4회 때리는 등 5월 11일까지 4회에 걸쳐 김홍영 검사를 회식 자리 등에서 폭행한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2016년 2월부터 5월까지 5회에 걸쳐 모욕한 혐의는 피해자 고소가 있어야 수사를 할 수 있는 데다 고소 기간도 지나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같은 부 동료 검사 결혼식장 식당에서 김 검사에게 식사할 수 있는 방을 구해오라고 질책한 강요 혐의도 ‘혐의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심의위원회 권고에 따라 다른 범죄 성립 여부도 검토했지만, 법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다시는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검찰 문화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홍영 검사는 서울남부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2016년 5월 업무 스트레스와 직무 압박감을 토로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당시 33세였다. 대검 감찰조사 결과 김홍영 검사의 상관인 김 전 부장검사가 2년간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해온 사실이 밝혀졌다. 이후 김 전 부장검사는 해임됐지만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다. 김 전 부장검사는 지난해 8월 대한변호사협회에 변호사 등록 신청을 했다. 대한변협은 형사처벌 없이 해임된 김 전 부장검사의 변호사 등록을 거부할 근거가 없자 지난해 11월 그를 강요와 폭행, 모욕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그러나 1년이 넘도록 검찰 수사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고, 김홍영 검사 유족 측은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달 14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외부 전문가들로 이뤄진 수사심의위원회는 지난 16일 현안회의를 열고 김 전 부장검사를 폭행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검찰 수사팀에 권고했다. 김 검사의 유족은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뒤늦게나마 이뤄져서 다행”이라며 “이번 기소 결정이 우리 사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근절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기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실형 살고 또… 여성 지나가자 창문 내리고 음란행위

    실형 살고 또… 여성 지나가자 창문 내리고 음란행위

    공연음란 혐의로 실형을 살고 나온 30대 남성이 또 다시 음란행위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판사는 지난 14일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35)에게 징역 6월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3년을 명했다. A씨는 지난 5월21일 새벽 1시40분쯤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차량을 세우고 창문을 열어 자위행위를 하며, 근처에 있던 20대 외국인 여성에게 이를 보여준 혐의로 기소됐다.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피해자는 “A씨가 자신을 발견한 후 자동차 창문을 내리고 자위행위를 했다”고 했지만 A씨 측은 “피해자가 우연히 자신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4년에 걸쳐 공연음란죄로만 3번의 형사처벌을 받았다”며 “피고인이 병원 진료와 상담을 받아왔다고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개선할 의도로 진지한 노력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2015년 4월 공연음란죄로 벌금 3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뒤, 2017년 4월에는 같은 혐의로 징역 4월의 집행유예 2년을, 2018년 9월에는 징역 4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2019년 4월까지 교도소에서 복역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여직원한테 성추행 당했어요” 조사해보니 ‘반전’

    “여직원한테 성추행 당했어요” 조사해보니 ‘반전’

    판사 “피해여성에 무고로 극심한 고통 줘”성추행 피해자인 여직원으로부터 되레 성추행을 당했다고 무고한 20대 남성이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단독 오세용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씨(27)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범행을 인정하지도, 반성하지도 않고 있고, 오히려 강제추행을 당한 B씨를 끝까지 무고해 극심한 고통을 안겨줬다”면서 “다만 무고로 인한 피해 정도가 심하지 않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7월 대전 중부경찰서에 “지난달 회식을 마치고 택시를 잡던 중 동료 여직원인 B씨가 자신의 엉덩이를 만지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으려고 했다”는 허위 고소장을 작성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오히려 B씨가 당시 회식에서 다른 직장동료 C씨에게 성추행을 당해 남들과 신체접촉을 하거나 술을 많이 마실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 A씨의 진술이 엇갈린다는 점 등에서 A씨의 주장이 허위라고 봤다. 또 A씨가 C씨에게 평소 고마움을 느끼고 있었고, 서로 친밀한 관계라는 점, B씨가 C씨를 고소한 뒤 바로 B씨를 고소했다는 점 등에서 B씨를 압박하기 위해 무고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C씨는 강제추행 혐의로 지난해 10월 벌금 500만원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았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수능 수험생 연락처 알아내 “맘에 든다”…시험감독관 무죄→유죄

    수능 수험생 연락처 알아내 “맘에 든다”…시험감독관 무죄→유죄

    항소심 “1심, 개인정보보호법 입법목적 저해하는 판결” 수능을 보는 수험생의 개인정보를 알아내 “마음에 든다”고 연락했던 시험 감독관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에서 재판부의 질타와 함께 유죄 선고를 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9부(부장 최한돈)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교사 A(3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지난 2018년 11월 15일 서울 강동구의 한 수능시험 고사장에서 시험감독을 했던 A씨는 수험생 B양의 응시원서와 수험표를 대조해 연락처를 알아냈다. B양의 전화번호를 자신의 휴대전화에 등록한 A씨는 열흘 뒤 카카오톡으로 “사실 맘에 들었다”는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검찰은 A씨가 B양의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목적 외로 사용했다”고 기소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부적절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A씨가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이라는 ‘개인정보 처리자’의 지휘자를 받는 ‘개인정보 취급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은 ‘개인정보 취급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개인정보를 취득하거나 이를 누설·훼손하는 행위 등만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즉 A씨처럼 개인정보를 ‘이용’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금지나 처벌 규정이 없다. 지난해 7월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으러 온 여성 민원인의 개인정보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던 경찰 역시 비슷한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견책 처분만 내려진 바 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에 대해 “개인정보를 보호하고자 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입법 목적을 저해하는 것이라 수긍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피고인이 ‘개인정보 취급자’에 해당한다고 봤지만, 피고인은 개인정보 파일 운용을 목적으로 수험생들의 개인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므로 ‘개인정보 취급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법에서 정한 ‘개인정보 취급자’란 다른 사람을 통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경우에 상응하는 개념”이라며 “오로지 개인정보 처리자의 지휘·감독을 받아 개인정보파일 운용에 직접 관여하는 행위를 하는 자”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A씨는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수능 감독관으로 임명돼 시험감독 업무를 위해 수험생들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받은 것이므로 ‘개인정보 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포섭된다”고 판단했다. 즉 항소심은 1심과 달리 수능 감독관인 A씨는 개인정보보호법에서 규정한 ‘개인정보 처리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은 자’에 해당하기 때문에 제공받은 정보에 대한 범위를 초과해 이용한 행위는 처벌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의 연락을 받고 두려워 기존 주거지를 떠나는 등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은 피해자의 전화번호를 수능 감독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이 아니라 ‘아는 사람과 착각했다’, ‘카페에서 우연히 점원이 불러주는 전화번호를 듣고 알게 됐다’는 등 변명하며 사건을 부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기는커녕 ‘법률 상담을 받은 결과 무고죄가 성립할 수도 있다’며 고소 취하를 종용하기도 했다”면서 “엄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법원 “국내 첫 제주 영리병원 허가 취소 적법”

    법원 “국내 첫 제주 영리병원 허가 취소 적법”

    제주도가 국내 첫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제주지법 행정 1부(부장 김현룡)는 중국 녹지그룹의 자회사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유한회사가 제주도를 상대로 낸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취소 처분 취소소송’에 대해 20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녹지제주가 내국인 진료를 제한한 조건부 병원 개설 허가가 부당하다며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조건 취소 청구 소송’에 대해서는 이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때까지 선고를 연기했다. 재판부는 “행정 처분에 위법이 있더라도 위법을 이유로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녹지 측이 제주도의 조건부 허가가 부당하다고 여겼어도 기한 내에 병원을 개원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내국인 진료를 제한하면 경제성이 없어 병원 운영이 어렵다는 주장과 내국인 진료 거부에 따른 의료법 위반 등 형사처벌 위험이 있다는 녹지 측 주장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도는 2018년 12월 5일 녹지제주에 대해 내국인을 제외, 외국인 의료 관광객만을 대상으로 조건부 병원 개설 허가를 했다. 녹지제주가 조건부 개설 허가 이후 3개월이 지나도록 병원 문을 열지 않자 지난해 4월 청문 절차를 거쳐 녹지병원 개설 허가를 취소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주식 불법 거래땐 ‘부당이득 2배’ 과징금… 신고포상금도 20억

    금융 당국이 미공개정보 이용과 시세조종, 부정거래 등 증권시장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을 부당이득의 두 배까지 물리기로 했다. 또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을 최대 20억원으로 높이고, 내년 3월까지 집중 신고 제도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증권시장 불법·불건전행위 집중대응단 첫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시중의 유동자금이 증권시장에 집중되면서 불법·불건전 거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기관 간 유기적 대응체제를 강화하고 제도적 미비점을 개선 보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우선 불공정거래·불법행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 현재 형사처벌만 가능한 불공정거래 행위(미공개정보 이용·시세조종·부정거래)에 과징금을 전면 도입한다. 관련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개정안은 불공정거래로 얻은 이익이나 회피한 손실액의 두 배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징금 외에도 증권법 위반자에 대한 자본시장 참여 금지, 금융거래 제한 등 행정제재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반복적 위반행위자, 불공정거래에 연루된 금융투자업자나 임직원에 대한 제재도 현재 기관 경고·3개월 직무정지에서 업무정지·6개월 직무정지로 강화할 계획이다. 신속한 대응과 처벌을 위해 현재 한국거래소·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가 별도로 운영하는 시장감시 동향과 사건처리 시스템도 통합한다. 금융 당국은 내년 3월까지 코로나19와 비대면 등을 주제로 한 테마주 위험성, 공매도 금지 기간(내년 3월 15일까지) 중 불법행위 우려가 크다고 보고, 테마주와 공매도 관련 불공정거래에 집중적으로 대응한다. 유사투자 자문업에 대해서도 일괄 점검과 암행 점검을 시행한다. 취약 분야로 꼽히는 무자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허위 공시를 이용한 주가 부양과 부당이득 취득, 회계부정 등을 점검한다. 대량보유 보고 의무(5% 룰) 위반에 대한 과징금 한도도 상향 조정된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시댁이나 가지” 추석에 가족끼리…머리채 잡고 주먹질

    “시댁이나 가지” 추석에 가족끼리…머리채 잡고 주먹질

    비닐봉지로 얼굴 때리고 머리채 잡아“주먹으로 맞아” 경찰 신고…법정으로 추석 명절 가족 모임에서 벌어진 다툼이 손찌검으로 번져 형사처벌을 받는 일이 발생했다. 17일 법원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추석 당일인 9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추석을 맞아 친척 집을 방문한 A씨는 그곳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던 외숙모 B씨와 우연히 마주쳤다. B씨는 A씨에게 “시댁이나 가지 여기는 왜 오냐”고 핀잔을 줬다. A씨는 “자기네 집도 아니면서 난리다”라고 대꾸했다. 화가 난 B씨는 음식물이 든 비닐봉지로 A씨의 얼굴을 때리고 머리채를 잡았다. A씨도 외숙모인 B씨의 머리채를 함께 잡으면서 몸싸움이 시작됐다. 주변에 있던 다른 가족들이 말리려고 노력했지만 역부족이었다. B씨의 딸까지 붙어 둘을 말리는 가운데 이 상황을 목격한 A씨의 아버지가 B씨 딸의 얼굴을 주먹으로 한 차례 때리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B씨의 딸이 “고모부에게 맞았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집안싸움에 연루된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았다. A씨 부녀와 B씨 모두 벌금형으로 약식기소됐으나 A씨 부녀는 정식재판을 청구해 나란히 법정에 섰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박용근 판사는 상해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아버지에게 벌금 70만원을, 폭행 혐의를 받은 A씨에게는 벌금 3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아버지에 대해 “처조카의 얼굴 부위를 주먹으로 때린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했다”면서도 “딸이 폭행당하는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피해자의 상해도 매우 중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는 “친척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얼굴 부위를 구타당하고 머리채를 잡히는 충격적 경험을 하면서 우발적으로 상대방 머리채를 잡게 됐을 뿐”이라며 “당한 상해 정도보다 가한 폭행의 정도가 가벼운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못 죽인 게 한”…경찰에 흉기 휘두르려 한 60대 실형

    “못 죽인 게 한”…경찰에 흉기 휘두르려 한 60대 실형

    교통사고 조사 결과 불만에 흉기 들고 경찰 폭행과거 노상방뇨 단속되자 파출소 방화 시도 전력법원 “용서 구하거나 피해 복구 노력 전혀 없어” 경찰서에서 교통사고 조사를 받던 중 경찰관에 흉기를 휘두르려 한 6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못 찌른 게 한”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는데, 법원은 “피해 경찰관에게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안재천 판사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6월 교통사고로 서울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운전면허가 취소되고 재출석 요구를 받자 경찰관 B씨에게 욕설하며 미리 준비한 흉기를 휘두르려 한 혐의를 받았다. 경찰관 B씨가 이를 제지하자, A씨는 경찰의 목을 조르고 멱살을 흔드는 등 폭행을 하기도 했다. 이후 경찰 조사에서 A씨는 “그때 못 찌른 게 한이 된다”, “죽이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라기보다 아쉽다. 그때 죽이고 자살했어야 했다”는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판사는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진술한 내용을 보면 반성하는 모습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성도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 경찰관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피해 복구를 위해 노력한 흔적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A씨는 과거 동종 범행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고, 2017년에는 노상 방뇨로 단속된 일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를 방화하려 한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대법 “오버워치 ‘에임핵’, 망법상 악성프로그램은 아니다”

    대법 “오버워치 ‘에임핵’, 망법상 악성프로그램은 아니다”

    슈팅게임서 자동조준 도와주는 ‘에임핵’ 판매자 재판대법 “설치된 컴퓨터에서만 작동…시스템 방해 없어”게임 운영 방해한 혐의는 유죄…형사처벌 유지될 듯 온라인 슈팅게임 ‘오버워치’에서 목표물을 자동으로 조준해주는 프로그램, 이른바 ‘에임핵’이 정보통신망법이 금지한 ‘악성 프로그램’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정보통신망법·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정보통신망법 유죄로 판결한 원심을 무죄 취지로 깨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15일 밝혔다. A씨는 2016년 7월부터 1년간 ‘오버워치’ 게임을 할 때 목표물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그는 총 3600여회에 걸쳐 프로그램을 판매해 1억 9900만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정보통신망법 48조는 ‘시스템·데이터 등을 훼손·멸실·변경·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악성 프로그램’으로 보고 금지하고 있다. 대법원 재판부는 이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 안에서만 실행되고 시스템이나 게임 데이터 자체를 변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법이 명시한 ‘악성 프로그램’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 프로그램이 서버를 점거해 다른 이용자의 서버 접속을 지연시키거나 접속을 어렵게 만드는 등 시스템 기능 수행에 장애를 일으킨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심과 마찬가지로 게임산업법 위반 혐의는 인정할 수 있다며 대법원 판결이 “형사상 처벌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1심은 A씨가 게임물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할 목적으로 프로그램을 판매해 게임산업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다만 1심에서도 대법원의 판단처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2심은 정보통신망법을 넓게 해석해야 한다며 A씨가 게임산업법뿐만 아니라 정보통신망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2개 법을 위반한 A씨의 범행은 한가지 죄로 판단해야 하는 ‘포괄일죄’에 해당한다며 형량은 그대로 유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피해자 첫 신고부터 보호를” vs “범죄 재발 우려될 때만”…국회 문턱도 못 넘은 ‘스토킹처벌법’

    “피해자 첫 신고부터 보호를” vs “범죄 재발 우려될 때만”…국회 문턱도 못 넘은 ‘스토킹처벌법’

    법무부 “가해자 구금 등 조치 신중해야”경찰 “현장서 실질적 도움 줄 수 없어”가정폭력처벌법 개정안은 내년 1월 시행하루 평균 15건의 스토킹 신고가 경찰에 접수될 정도로 피해가 극심한데 정부가 약속한 스토킹처벌법은 부처 간 협의가 덜 된 탓에 국회 제출이 늦어지고 있다. 접근금지 등 피해자 보호 조치를 범죄 발생 이전에 할지, 이후에 할지는 이 법의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범죄 예방 단계에서부터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경찰 입장인데 법무부안은 ‘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돼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가 2018년 5월 입법예고한 스토킹처벌법은 일부 수정을 거쳐 지난달 10일 차관회의를 통과했다. 그러나 지난달 15일 국무회의를 하루 앞두고 ‘부처 간 추가 협의’를 이유로 법안 상정이 연기된 후 한 달째 논의 중이다. 2년 전 입법예고안과 달라진 부분은 피해자 보호 조치(잠정조치) 중 하나로 가해자를 유치장 또는 구치소에 유치할 수 있도록 한 점이다. 한 달 동안 유치할 수 있고, 1회에 한해 연장도 가능하다. 법무부 입장에선 실효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지만 범죄 재발 우려가 있을 때 검사가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은 기존 안과 동일하다. 경찰관이 법원 판단을 받기 전에 긴급 잠정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역시 범죄 재발 우려 요건을 갖춰야 한다. 경찰은 “범죄 재발이란 한 차례 범죄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첫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도 도움을 필요로 하는 피해자에게 해줄 수 있는 게 당장 없다는 뜻이다. 기존의 가정폭력 사건에서 이런 불합리한 상황이 숱하게 벌어진 만큼, 경찰 내부에서는 ‘스토킹처벌법이 처음부터 실효성을 갖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난달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의 ‘1호 법안’으로 의원 86명이 동참한 스토킹처벌법도 스토킹 ‘행위’와 ‘범죄’를 구분하면서 스토킹 행위가 재발될 우려가 있다면 보호조치를 취할 수 있게 했다. 경찰이 법원에 잠정조치를 청구할 수 있는 길도 열어줬다. 특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형사절차가 우선이냐, 피해자 생명권이 우선이냐”면서 “아무래도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를 하니까 경찰이 역할을 해줬으면 했다”고 설명했다. 김정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도 “스토킹처벌법의 핵심은 나중에 처벌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접근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가해자를 유치장에 가두는 등의 조치는 검사 지휘를 받아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를 거친다고 해서 하루 이상 걸리는 건 아니다”라면서 “예외를 인정하면 어렵게 만든 법률이 위헌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피해자 보호를 강화하는 개정 가정폭력처벌법 공포안이 의결돼 내년 1월 시행된다. 스토킹처벌법안과 마찬가지로 접근금지 등 임시조치 위반 시 과태료가 아닌 형사처벌을 할 수 있게 바뀌었다. 피해자 주거, 직장뿐 아니라 피해자에 대한 접근금지가 추가된 점은 스토킹처벌법안보다 더 강화된 내용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고려대, 교수가 학생 인건비 횡령해 형사처벌 받고도 은폐”

    “고려대, 교수가 학생 인건비 횡령해 형사처벌 받고도 은폐”

    고려대가 생명과학대 교수들이 연구비를 부정 집행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을 알면서도 한국연구재단에 늑장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 측은 연구자가 연구비를 부적절하게 관리한 사실을 인지하는 즉시 재단에 보고해야 하는데 규정을 어긴 것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이 13일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려대는 전 총장 및 산학협력단장 등 보직교수 4명이 학생 연구원 몫의 인건비를 편취해 올해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을 알고도 차일피일 미루다 2개월이 지나서 재단에 보고했다. 재단은 이들 보직교수 4명과 두뇌한국(BK)21 사업 단장 1명 등 총 5명이 2007년부터 10년간 학생 인건비 16억여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재단 과제를 수행하는 중 연구원이나 교수 명의로 공동 관리 통장을 만든 후 학생 연구원 인건비를 해당 계좌로 받아 빼돌리는 방식이다. 이를 공모한 5명 가운데 보직교수 4명은 올해 3월 검찰이 약식기소해 500만원에서 1500만원 사이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모두 8억여원을 편취한 사업 단장은 지난달 서울북부지법에서 벌금형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재단은 고려대 산학협력단의 보고가 아닌 공익제보를 통해 5월 말에 이르러서야 이 같은 사실을 인지했다. 고려대 산학협력단이 연구재단과 체결한 협약상 소속 연구자가 부적절한 연구비 관리·사용 등으로 문제가 생겼을 경우, 이를 산학협력단이 즉시 재단에 보고하게 돼 있다. 권인숙 의원은 “고려대가 보고 누락·은폐를 시도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연구재단 감사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연구재단이 제보나 언론 보도 등에 의존한 채 선제적 감사가 이뤄지지 않으니 교수나 연구자들 사이에서 ‘눈먼 연구비’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려대는 이 밖에도 37명의 교수가 인건비를 가로챈 의혹이 있다”며 “편취 금액만 수십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정되는데 재단은 해당 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고려대 산학렵력단과 체결한 협약을 해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12년만 검찰 출석” 김홍걸, 재산 축소 신고 의혹 조사(종합)

    “12년만 검찰 출석” 김홍걸, 재산 축소 신고 의혹 조사(종합)

    재산 축소 신고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홍걸 의원이 10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날 9시 20분쯤 김 의원은 변호사와 함께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했다. 선거 사범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권상대 부장검사)는 오후까지 이어진 조사에서 김 의원에게 재산 축소 신고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재산 목록이 상당한 만큼 조사는 이날 저녁 무렵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의원은 4.15 총선 전 재산공개에서 10억원이 넘는 아파트 분양권을 누락해 4주택을 3주택으로 축소 신고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의혹이 커지가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김 의원을 제명했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민단체의 고발 또한 잇따랐다. 오는 15일 자정 21대 총선 선거 사범의 공소시효가 만료되는 만큼, 검찰은 김 의원이 고의로 재산을 축소 신고했는지 여부와 경위 등을 따져본 뒤 다음주 초 형사처벌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이 검찰에 출석한 것은 2008년 ‘대우그룹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12년 만이다. 검찰은 당시 김우중 대우 회장이 김대중 정부 시절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김 전 대통령의 측근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김 의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했다. 김 의원은 2002년 ‘최규선 게이트’에도 연루돼 금품을 받고 증여세를 포탈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가 노무현 정부 때 사면받기도 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술 마시고 킥보드 타는 어른들...알고보니 상습 음주운전자

    술 마시고 킥보드 타는 어른들...알고보니 상습 음주운전자

    킥보드 음주운전 확정판결 분석16건 중 10건이 상습 음주운전8개월 아이 탄 유모차 치기도12월부터 형사처벌 대상서 제외자전거와 동일하게 범칙금 3만원지난해 8월 A씨는 밤 늦은 시간 서울 강남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약 700m 구간을 이동하다 단속에 걸렸다. A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13%로 측정됐다. A씨는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음주운전 규정을 2회 이상 위반했다”며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무면허운전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전동 킥보드와 같은 개인형 이동장치(PM)는 현행법상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돼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7단독 강혁성 판사는 지난 7월 A씨에게 “음주 무면허운전은 타인의 생명, 신체, 재산에 심각한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범죄로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지난 3월 B씨도 부산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약 50m 구간을 이동하다 적발됐다. B씨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213%. B씨 역시 2013년과 2016년 음주운전으로 각각 벌금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었다. 부산지법 형사10단독 이성진 판사는 지난 5월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사는 “전동킥보드를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보는 사회적 인식이 확립됐다고 보기 어려운데 충분한 계도나 교육을 하지 아니한 채 엄벌하는 것은 과도한 형벌권 행사”라며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전동 킥보드가 빠르게 보급되면서 편리한 개인형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일부 이용자들의 위험 운전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있다. 안전운전 불이행, 중앙선 침범, 신호 위반 등으로 인한 사고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술을 마시고 킥보드를 타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도로 안전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킥보드 음주운전자들의 상당수가 상습 음주운전자인 것으로 파악됐지만 ‘혁신 산업’이란 이유로 규제가 완화돼 오히려 킥보드 음주운전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서울신문이 대법원 판결서 인터넷 열람 시스템을 통해 킥보드 음주운전 판결 결과를 확인한 결과, 2017년 이후 확정된 16건 중 10건에서 두 차례 이상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운전 전력이 없는 경우는 4건에 그쳤다. 세 차례 음주운전 끝에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6개월이 지나기도 전에 킥보드 음주운전을 하거나 동승자를 태우고 운전하다 균형을 잃고 넘어지는 바람에 동승자가 얼굴을 다치는 등 상습 음주운전자들의 판결문에는 다양한 사례들이 담겨 있었다. 음주운전 전력이 없지만 대낮에 혈중 알코올농도 0.210%의 만취 상태에서 전동 킥보드를 타고 운전하다 20대 여성과 생후 8개월 된 아이가 타고 있던 유모차를 치는 사례도 있었다. 다행히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 일날 뻔한 사고였다. 지난 2월 대전지법 형사7단독 나상훈 판사는 당시 사고를 낸 C씨에게 “죄책이 가볍지 않고 피해 회복 및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오는 12월 10일 개정 도로교통법이 시행되면 킥보드 음주운전 처벌 수위가 크게 낮아진다. 현재는 형사 처벌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아닌 ‘자전거 등’으로 분류되면서 음주운전 적발 시 범칙금 3만원이 부과된다. 상습 위반에 따른 가중 처벌도 없다. 음주 측정에 불응하면 10만원이 부과될 뿐이다. 신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업계 요구를 받아들여 운전면허 없이 탈 수 있게 한 것도 킥보드 음주운전 증가로 이어지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경찰은 법 개정이 이뤄진 이상, 하위 법령도 이에 맞게 정비를 할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현재 도로교통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해 입법예고를 한 상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 시행 이후 추이를 보면서 사회적 부작용이 커지고 규제 필요성이 늘어나면 당연히 처벌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단독] 백지 위 도장 찍자 ‘가짜 차용증’ 둔갑… 딸은 처벌받지 않았다

    “피해자와 범인은 모녀 사이로 직계혈족 관계여서 사기미수에 대해 형을 면제해야 한다.”(2014년 9월 대법원 선고) 이 판결은 67년 전 만들어진 ‘친족상도례’ 규정이 고령 사회에서 노인을 상대로 한 경제적 착취에 면죄부 수단으로 변질된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 준다. 정모(60)씨는 2010년 ‘보험에 가입해 주겠다’며 어머니에게 “백지 위에 서명하고 도장도 찍으라”고 했다. 정씨는 이 서명과 날인을 활용해 어머니가 자신에게 2000만원을 빌렸다는 내용의 가짜 차용증을 만들었고, “어머니가 돈을 갚지 않는다”며 소송까지 했다. 소송 과정에서 차용증이 조작된 사실이 밝혀져 검찰은 정씨를 사기미수와 사문서위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정씨는 1·2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은 친족상도례 규정을 들며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친족상도례는 직계혈족, 배우자, 동거친족 등 친족 간 발생한 재산 범죄의 형을 면제하는 규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 들어간 이후 고쳐지지 않았다. 노인들이 돈을 빼앗아 간 가족에 법적 대응을 하려고 해도 가해자는 친족상도례라는 방패 뒤에 숨어 버린다. 법률구조공단에는 친족상도례 관련 상담이 해마다 수백건씩 접수된다. 2017년 299건, 2018년 630건, 지난해 356건이다. 공단 관계자는 7일 “노인들은 대부분 재산 범죄와 관련해 친족은 처벌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전했다. 가족 간 사기 사건이 집안 내부에서 정리할 가정사 정도로 치부되다 보니 수사 기관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지난해 경찰에 접수된 사기 사건 24만 6160건 중 가해자가 가족(동거 친족·기타 친족)인 사건은 431건뿐이다. 경찰청은 “친족상도례를 이유로 처리하지 않은 사건은 별도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형사처벌이 어렵다면 노인은 민사소송을 통해 돈을 돌려받아야 한다. 하지만 녹록지 않다. 중앙장애인권익옹호기관 소속 이정민 변호사는 “민사소송에서도 증거를 토대로 피해를 입증해야 하는데 형사 소송과 달리 가해자 계좌내역 등 금융 조회조차 할 수 없어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권 변호사들은 지난 3월 친족상도례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같은 헌법소원에 대해 “가정 내부 문제는 국가형벌권이 간섭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법취지가 있다”며 합헌으로 봤다. 이번 헌법소원에 참여한 법률사무소 동행의 이현우 변호사는 “최소한 치매를 앓는 노인이나 장애인, 미성년자 등 사회 약자에 대한 친족상도례 적용만이라도 헌법불합치 판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관심이 적다 보니 주머니를 뒤지는 수법은 점점 대담해진다.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처음엔 현금을 조금 가져가다가 아무 처벌도 받지 않게 되면 부동산 명의 이전이나 거액 예금 인출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뒤늦게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고령친화 금융지원 방안에는 의심거래 정황이 발견되면 금융사 직원이 처리를 지연하는 등 노인 금융 착취를 막기 위한 내용이 들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장 실태조사부터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라고 지적한다. 또 복지·금융 등이 얽힌 종합적 사회문제로 보고 예방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봤다. 노인 자산의 소유권을 금융기관 등에 맡겨 가족이나 제3자가 함부로 처분할 수 없도록 ‘잠금 장치’를 걸어놓는 신탁 제도, 판단력이 흐려질 때를 대비해 믿을 수 있는 사람과 후견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활성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노인 문제 전담기관부터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익법인 온율의 배광열 변호사는 “노인보호전문기관, 각 지방자치단체, 치매안심센터 등 사실상 같은 역할을 하는 기관이 많아 서로 사안을 떠넘기기도 한다. 통합 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이 의사 결정이 어려워지면 이를 어떻게 대리할 수 있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당국과 노인보호전문기관 간의 협업 활성화, 의심거래 신고에 대한 확실한 면책권 보장을 통해 적발·감시 업무가 활발히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greentea@seoul.co.kr ●제보 부탁드립니다 서울신문은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험·은행·증권사 등의 불완전 판매, 보이스피싱·유사수신 등 범죄, 금융사가 고령 고객에게 금리 등 불합리한 조건 제시하는 행위, 유사투자자문사의 위법한 투자 자문 행위 등을 취재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고령층을 기만하는 각종 행위를 경험하셨거나 직간접적으로 목격하셨다면 제보(dynamic@seoul.co.kr) 부탁드립니다.제보해주신 내용은 철저히 익명과 비밀에 부쳐집니다. 끝까지 취재해 보도하겠습니다.
  • 박능후 “형사처벌 받아도 의사면허 유지…국민 정서 어긋나”

    박능후 “형사처벌 받아도 의사면허 유지…국민 정서 어긋나”

    의사는 형사처벌을 받아도 면허가 유지된다는 지적에 대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 정서와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사는 의료법 관련된 법령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때만 면허가 취소돼 다른 나라보다 느슨한 기준을 갖고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의 지적을 수긍했다. 박 장관은 “법이란 그 사회의 산물로 계층 간 역학관계가 반영된 결과라 생각한다”며 “입법부에서 법을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의사들의) 특권 의식 때문에 강력범죄가 계속 이어지므로 (의사들이) 보다 책임 있는 윤리의식을 가지고 국민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자, 박 장관은 “국민 정서와 감정에 부합하도록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강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강력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2867명이며 성범죄를 저지른 의사는 613명에 이른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임신 14주까지 낙태 허용한다

    임신 14주까지 낙태 허용한다

    정부가 7일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낙태를 허용하는 내용의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 헌법재판소가 형법상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지 1년 6개월 만이다. 낙태죄 완전 폐지를 요구해 온 여성계는 즉각 반발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와 보건복지부는 7일 낙태죄와 관련된 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을 각각 입법예고한다. 지난해 4월 헌재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낙태죄 처벌 조항은 위헌”이라며 올해 말까지 법을 개정하라고 한 데 따른 조치다. 개정안에는 임신 초기인 14주까지 여성의 임신 중단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다. 현행대로 낙태죄는 유지되지만 ‘임신주수’에 따라 처벌 여부가 달라지는 게 핵심이다. 임신 중기인 24주까지는 성범죄에 따른 임신이나 생계 불안정 등 사회·경제적 사유가 있는 경우 낙태가 가능하다는 내용도 포함된다. 여성이 보건소 등 지정 기관에서 상담을 받은 뒤 숙려 기간을 거치면 임신 중단을 허용하는 조항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도 형법 개정에 맞춰 바뀐다. 하지만 개정안은 지난 8월 법무부 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가 ‘낙태죄 비범죄화’를 권고한 것과 배치된다. 당시 위원회는 “임신주수를 기준으로 형벌을 면제 또는 부과하는 것은 형사처벌 기준의 명확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김엘림(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 양성평등정책위원장은 “위원회의 낙태죄 비범죄화 입장을 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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