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시민들,폭죽 터뜨리며 환호/지식인층은 “대외용” 냉담
◎당국선 “시위재발땐 엄중처벌” 경고/「천안문」 관련자 사상개조교육 강화/8개월만의 계엄해제 이모저모
【홍콩=우홍제특파원】 계엄령해제 소식이 전해진 북경시내에서는 일부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대부분은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학생ㆍ지식인 등 지난해의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계층들은 이붕총리의 계엄해제 발표에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은 계엄령이 철회되더라도 국민들의 민주화요구 움직임에 대한 당국의 감시와 탄압은 여전히 계속되거나 오히려 종전보다 강화될 것으로 믿고 있으며 따라서 이번의 계엄해제는 단순히 외국에게 보여주기 위한 대외용의 제스처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중구 사법부장(법무장관) 채성도 9일 계엄해제 소문이 널리 퍼진 가운데 소집한 관계자회의에서 현재 교도소에 수감중인 반혁명 폭란분자(민주화시위참가자)들이 석방되기전 이들에 대한 사상개조작업을 철저히 하도록 지시했다고 홍콩지들이 밝혔다.
중국최고인민법원장 임건신은 앞으로 소요발생과 관련,당국에 적발되는 사람들은 과거보다 무거운 형사처벌을 받게 될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계엄령해제이전 이미 소요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각종 조치를 취해 놓았고 계엄령이 아니더라도 지난 연말 제정한 유행집회법(시위에 관한법률)에 의해 얼마든지 민주화 움직임을 탄압할 수 있기 때문에 계엄령 철회에 대한 지식인계층의 반응이 냉담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은 또 계엄체제에도 불구,북경 시내에는 폭동진압 경찰 및 국가안전부소속 무장경찰 등 경찰병력 5만명을 배치,계엄 실시때와 다를 바 없는 경계와 순찰을 계속한다고 홍콩의 성도만보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정통한 북경소식통을 인용,계엄령 철폐로 천안문 주변 등 시내 요소요소에 설치됐던 군인들의 감시초소와 검문소가 사라지게 되고 군병력이 시중심부에서 그림자조차 감췄지만 북경시 외곽 지역에는 도합 30만명을 넘는 군인들이 포진,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출동 준비 태세를 갖추고있다고 전했다.
◎“인권을 향한 진일보 조치” 미국/“국제협력 완전회복 기대” 일본/각국반응
【워싱턴 로이터 연합】 댄 퀘일 미부통령은 10일 중국의 계엄령해제 결정은 인권을 향한 진일보라고 찬양하고 이는 부시대통령이 논란속에 추진해온 대 중국 고위접촉 정책이 지혜로운 것이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퀘일 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의 결정을 전진적인 일보라고 생각한다. 나는 대통령의 대 중국 정책이 마침내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 기자로부터 중국의 계엄해제 결정이 단순히 표면적인 제스처일 뿐이라는 지적을 받고 『이는 인권을 향한 긍정적인 조치』라고 답변했으나 더이상의 언급은 회피했다.
【도쿄 AP 연합】 중국에 대한 주차관 제공국인 일본은 10일 중국 당국의 계엄령해제 결정을 대외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이라고 환영을 표시했다.
모리야미 마유미(삼산진궁) 관방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정부의 결정은 중국의 상황이 안정되고 있으며 대외관계를 바로 잡으려는 정부의 노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 정부가 정치ㆍ경제체제의 개방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빠른 시일내에 국제사회와의 협력관계를 완전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일본은 지난해 6월 천안문 사태이후 다른 서방국가들과 함께 중국에 대한 차관제공을 중단하는 한편 고위급 접촉도 금지시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