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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인권위, 양심적 병역거부 인정

    국가인권위원회는 26일 전원위원회를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는 ‘양심의 자유’를 보장한 헌법상의 권리”라고 최종 결정했다. 이와 함께 국회의장과 국방부장관에게 보완책으로 대체복무제도를 도입하도록 권고했다. 인권위의 이런 결정은 지난해 5월 서울남부지법이 종교적 이유로 병역을 거부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이래 국가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공인한 것이다. 인권위는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헌법 19조의 양심의 자유 중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강제당하지 않을 자유’에 포함되며, 따라서 헌법이 보장한 양심의 자유의 보호범위 내에 있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나아가 “현재의 제도는 ‘양심적 병역거부 및 형사처벌’과 ‘단순한 병역이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고 전제,“헌법 19조의 ‘양심의 자유’와 39조 ‘국방의 의무’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대체복무가 있다.”며 도입을 권고했다. 인권위는 “헌법에 보장된 양심의 자유는 종교의 자유, 학문ㆍ예술의 자유와 함께 내심(內心)의 자유에 속한다.”면서 “이는 정신적 자유의 모체를 이루는 인간존엄성의 기초로서 국가비상 상태에서도 유보될 수 없는 최상급의 기본권”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대체복무와 관련한 구체적 방안도 거론했다.▲대체복무제를 도입할 때 공정히 판정할 기구를 설치할 것과 ▲대체복무 기간이 초기 단계에서는 현역복무 기간을 초과하더라도 앞으로 국제적 기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에 대해 “인권위 결정의 취지와 배경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여러 사회적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과제로 풀어야 하며 무엇보다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시사 키워드] 포인트 저작권법 강화 논란

    [시사 키워드] 포인트 저작권법 강화 논란

    인터넷 파일공유(P2P) 프로그램을 규제하고 친고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 문광위원회에서 지난 6일 통과돼 시민단체와 인터넷업체 등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개정법안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만큼 강력해서 인터넷 이용과 문화활동을 저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작권법 개정안의 내용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우상호 의원(열린우리당)이 동료의원 9명과 함께 마련한 저작권법 개정법안의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작물 등을 복제ㆍ전송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서비스 제공자는 저작물의 저작권에 대한 기술적 보호조치를 취해야 한다. 불법성을 알고도 서비스를 제공한 경우 저작권을 침해한 것으로 본다(104조). 이에 따라 P2P 이용자들은 방송프로그램이나 영화, 음악 등의 콘텐츠를 주고받지 못하게 된다. 둘째, 저작권 등의 이용질서를 훼손한다고 판단되면 문화관광부 장관, 시도지사 또는 시장 군수 구청장이 불법 복제물을 수거, 폐기 및 삭제할 수 있다(133조). 셋째, 영리를 위해 반복적으로 저작물을 복제ㆍ전송하는 경우 저작권자의 요청 없이도 형사처벌할 수 있다. 고소 고발 없이도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친고죄의 폐지를 뜻한다(140조). 이밖에도 개정안에 따르면 외국 음악을 사용할 때도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지금까지 방송사들은 국내의 경우 음원제작자협회와 예술실연자단체연합회에 사후 보상금을 지급해 왔지만 외국의 음반이나 실연자에게는 보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보상금 지급이 명문화됨으로써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시민단체들, 왜 반발하나 정보공유연대(IPLeft)·진보네트워크센터·문화연대·함께하는시민행동 등은 개정안이 인터넷을 죽인다며 개정안에 반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이 있다는 조항은 파일 공유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104조. 법안 발의자들은 이메일, 메신저, 게시판은 이 조항과 관련이 없다고 한다. 이메일 등은 저작물을 복제ㆍ전송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 아니라는 이유를 든다. 피어투피어(P2P)나 웹하드와 같은 것만 기술적 보호조치를 의무화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이 조항이 모호해 확대 해석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실제로 게시판은 웹하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게시판이 여기에 적용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는 미국에서 도입하려다 반발에 부딪혀 입법화되지 않은 홀링스 의원의 소비자 브로드밴드 디지털TV 촉진법과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또 133조는 문화관광부 장관에게 검열권을 과도하게 인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행정권 남용의 소지가 있다는 얘기다. 특히 게시물을 직접 삭제하도록 명령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반감이 크다. 사실상의 검열 효과를 낳으며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주장한다. 친고죄 폐지에 대해서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권리자가 고소해서 법원이 판단하는 방식이었지만 수사기관이 자의적으로 수사에 나설 수 있게 된다. 자유롭게 이용한 사람을 국가기관이 나서서 처벌하는 것은 저작권자의 의사에 반해 선의의 범법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저작권자들은 “찬성” 반면 저작권자들이 주축이 된 문화예술 단체들은 개정안에 대해 ‘최소한의 조치’라며 내심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인터넷기업협회 및 정보공유연대 등은 금번 저작권법 개정안의 본질을 더 이상 흐리지 말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개정안은 P2P 및 웹하드 등 불법업체들에 대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며 네티즌들을 겨냥한 내용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어떻게 봐야 할까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음반이나 영화, 도서, 출판 등의 저작권이 심각하게 피해를 당한 것은 사실이다. 음반 판매량은 크게 떨어졌고 출판물도 네티즌들이 쉽게 돌려보기를 하면서 잘 팔리지 않고 있다. 저작권도 상품의 특허와 같이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개정안은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처벌의 주된 대상이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되는 자료들을 불법으로 배포해 이익을 얻으려는 사업자들이 되어야지 선의의 네티즌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손성진기자 sonsj@seoul.co.kr ■ 포인트저작권법을 개정하려는 이유가 무엇일까. 인터넷 관련 시민단체들은 왜 반대할까. 바람직한 개정 방향을 생각해 보자.
  •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 철거민 위장전입 ‘물의’

    구청장이 철거민의 임대아파트 입주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집에 철거민들을 위장전입시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지난 8월 아파트가 헐린 뒤 임대아파트 입주를 요구하고 있는 주안8동 주공아파트 철거민 10가구를 주안6동 주공아파트에 입주시키기 위한 서류를 갖추려고 지난 6일 자신의 집에 철거민들을 허위로 전입시켰다. 아파트가 헐리면서 주민등록이 말소된 철거민들이 임대아파트 재입주를 위한 제출 서류인 주민등록등본을 낼 수 없게 되자 박 구청장이 이같은 방책을 짜낸 것. 철거민들은 지난 8월 아파트가 강제철거에 들어간 뒤부터 구청 안에 천막을 치고 생계대책을 요구하는 농성을 벌이고 있는 데다 마땅한 이주대책이 없어 구청으로서는 골칫거리였다. 때문에 구청장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고육지책 차원에서 편법을 발휘한 것이기에 이해할 수 있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그러나 남구의회 이은동 의원은 “어떤 의미에서든 구청장이 법을 위반했다.”며 “구내 재건축이 필요한 시점에 구청장이 철거민들을 감싸안아 잘못된 선례를 남긴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박 구청장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모 변호사는 “주민등록법을 위반했지만 천막으로 내몰린 주민들을 위해 한 일이므로 위법성 조각사유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이해되더라도 실정법 위반이 명백하므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불법행위로 생긴 빚 면책안돼

    카드빚이 3000만원 정도 있습니다. 연체하지 않으려고 회사 자금 3000만원으로 빚을 갚았는데, 곧바로 발각돼 쫓겨났습니다. 그동안 성실하게 근무했다고 회사는 3000만원에 대한 지급각서만 받고 형사고발을 일시 유예해 줬습니다. 이후 직장이 없어 다른 빚도 늘어났고 갚을 길이 없습니다.-안태영(41) 아쉽습니다. 안태영씨는 가장 좋지 않은 선택을 했습니다. 회사 자금을 직원이 함부로 가지고 가면 직위에 따라 횡령죄 또는 절도죄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습니다. 민사상으로도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파산법은 고의로 저지른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 의무는 면책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합니다. 피해자 의사에 따라 빌려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채권자가 채무자의 변제의사와 능력을 심사할 기회가 없었으니 파산제도에 포함시키기 곤란합니다. 만일 이런 경우에도 면책을 허용한다면 고의의 불법행위를 장려하는 꼴이 될 것입니다. 물론 의식하지 못하고 실수로 저지른 잘못은 용서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횡령이나 절도는 상대방에게 피해가 생기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고의로 인한 불법행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안태영씨가 회사에 진 3000만원의 빚은 파산절차를 밟는다고 면책되지 않습니다. 다른 채무에 대해서는 파산절차를 진행해 면책받을 수 있지만, 결정의 효력이 회사에서 훔친 돈에까지 미치지 않습니다. 원래 생활고로 인한 신용카드 채무는 회사에 성실하게 다니면서 개인회생 절차에 의해 전부 또는 일부를 순차로 갚아가면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파산제도를 통해 면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미한 채무를 갚기 위해 파산절차에서 면책되지도 않는 채무를 새롭게 부담한 것이니 최악의 선택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금융채무 때문에 어렵더라도 공금 등에 손을 대서는 안 됩니다. 안태영씨가 빚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회사측의 배려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채무는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불법행위가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의 시효가 걸립니다. 이때까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이 제기되지 않으면 채무는 소멸합니다. 그렇지만 시효에는 여러 예외가 있습니다. 둘째, 가족의 지원을 받거나 저축으로 모은 돈을 갖고 손해금에 못미치더라도 회사와 합의를 시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불법행위가 있더라도 나머지 빚에 대해서는 파산을 통한 면책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일단 회사에서 유용한 돈을 변제하고 다른 방법을 찾으시기 바랍니다.
  • 학교 폭력·사고 무료치료

    앞으로 학교폭력이나 안전사고 등 학교 안팎의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사고로 피해를 본 학생들은 모두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게 된다. 고의가 인정되는 가해 학생의 학부모에게 국가가 나중에 치료비를 청구하는 구상권제도도 도입된다. 교육인적자원부는 13일 이런 내용의 ‘학교안전사고예방 및 보상에 관한 법률안’을 마련, 내년 2학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법안을 보면 우선 학교 안전사고에 대해 사회보험 수준의 공적보상제도를 도입한다.이에 따라 학생들이 학교 수업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이나 등하굣길에 안전사고를 당했을 때 우선 치료를 받은 뒤 간병비와 요양비, 후유장애치료비 등을 포함한 전체적인 치료비를 해당 시·도별 학교안전공제회에 청구할 수 있다. 학교폭력처럼 가해자가 고의적이면 공제회에서 가해 학생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가해자가 누구인지 모를 때는 공제회가 치료비를 부담한다. 지금은 안전사고가 나면 서로의 과실 정도를 따져 가해자와 피해자, 공제회가 치료비를 나눠 부담했다. 때문에 피해를 보고도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하거나, 치료비 외에 후유장애치료비와 요양비 등을 둘러싸고 가해자와 합의가 안돼 가해학생이 형사처벌을 받는 등 부작용이 많았다. 예를 들어 지금은 학교 안에서 일어난 사고에 한해 해당 지역 안전공제회가 치료비의 일부를 부담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사고 장소에 상관없이 1차 치료비는 물론 후유장애치료비, 간병비, 요양비까지 일단 공제회가 부담하고, 학교폭력의 경우 가해학생의 고의성이 인정되면 그 학부모에게 구상권을 청구하게 된다. 특히 지금은 학교 밖에서 사고를 당하면 치료비 혜택을 받을 수 없지만 앞으로는 받을 수 있다. 초·중·고등학교는 의무적으로 공제회에 가입해야 하며, 유치원과 평생교육법상 학력인정기관, 외국인학교 등은 공제회에 가입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상 재원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교직원, 학부모가 공동 부담한다. 현재로선 학생들은 연간 2400원, 교사는 6000원 정도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바다의 로또’ 고래] ‘밍크’ 한때 1억…돌고래 맛없어 1백만원도 안돼

    “와∼아! 로또가 걸렸다.” 최근 자주 발견되는 혼획고래가 어민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몸집이 크고 고기가 신선한 밍크고래의 경우 혼획고래 발견이 뜸했던 한때 경매가가 1억원까지 치솟으면서 ‘바다의 로또’로 불리게 됐다. 혼획고래 발견이 잦아지면서 경매가격이 3분의1가까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횡재가 아닐 수 없다. 혼획고래도 로또와 비슷하다. 발견했다고 다 횡재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고래는 돌고래가 가장 많고 다음이 밍크고래다. 돌고래는 우리나라 주변에 많이 서식하며 동·서·남해안에 걸쳐 두루 혼획이 발견된다. 밍크고래를 비롯한 일반 고래보다 작고 맛이 떨어져 미식가들은 고래고기축에 끼워주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경매가격도 100만원을 밑돈다. 혼획 밍크고래 한 마리 값이 수천만원에 이르다보니 살아있는 고래를 몰래 잡아 한탕하고 싶은 유혹에 빠지는 어민들도 있다. IWC(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포경 금지에 따라 산 고래는 잡을 수 없다. 불법포경은 적발되면 형사처벌된다. 올들어 고래고기 값이 한창 비쌌던 지난 3∼4월 사이 바다로 나가 고래를 잡아 해체한 뒤 배에 실어 몰래 육지로 들어오던 울산지역 어민 13명이 울산해양경찰서에 적발돼 9명이 구속됐다. 죽은 고래라 하더라도 매우 엄격하게 조사해 처리한다. 혼획고래를 발견하면 바로 관할 해경에 신고해야 한다. 해경은 혼획고래가 육지에 도착하면 작살 등을 이용해 고의로 잡은 것이 아닌지 현장에 나가 철저하게 조사를 한다. 조사결과 타살 흔적이 없으면 검사의 지휘를 받아 혼획으로 판정한다. 식용이 가능하면 경매에 부치고 부패해 먹을 수 없다고 판단되면 매립하도록 결정한 뒤 수사를 종결한다. 혼획고래 경매가격은 고기 신선도에 따라 달라진다. 죽은 뒤 시간이 얼마나 지났느냐에 수백만∼수천만원이 왔다갔다 한다. 그래서 해경도 혼획고래 신고가 들어오면 되도록 빨리 현장에 나가 조사를 진행한다. 고래고기는 부위에 따라 12가지 맛이 난다고 한다. 특유의 향이 있어 꺼리는 사람도 있지만 맛을 들인 사람은 비싸도, 없어서 못먹을 정도다. 상업포경이 금지되기 전, 우리나라 대표적인 포경기지였던 울산에서 고래고기는 상가집에서도 내놓는 대중·별미 음식으로 통했다. 호남지역의 홍어처럼. 현재 울산에는 크고 작은 고래고기 음식점 20여곳이 영업을 하며 혼획고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다. 포항·속초·인천·제주 등 전국 해안에서 혼획고래가 발견되면 바로 울산지역 고래음식점으로 연락이 온다. 어민들은 상업포경 금지로 돌고래와 밍크고래를 비롯한 고래류가 많이 늘어 어업에 지장이 많다고 주장한다. 돌고래떼가 수시로 나타나 오징어 어장 등을 훑고 지나가며, 어로도구를 부수는 경우가 잦아 돌고래떼가 나타나면 급히 피한다고 한다. 어민들은 동·남·서해안에서 혼획고래 발견이 부쩍 많은 것도 고래자원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포경을 허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측은 “고래자원이 늘었다는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고래연구센터 손호선 연구사는 “넓은 바다를 회유하는 고래류를 한정된 바다에서 몇년 동안 눈으로 조사해 ‘늘었다거나 줄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지금까지 조사자료에도 확신할 만한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안용락 연구원도 “1년에 1∼2차례 조사한 자료를 갖고 고래 개체수를 단정하는 것은 ‘장님이 코끼리를 만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과학적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우리나라 연안에서 발견되는 혼획 밍크고래는 몸집이 크지 않은 것이 많은데 이는 유영이 서툰 어린 고래가 먹이를 찾아 육지 가까운 쪽으로 접근하다 그물에 걸리기 때문인 것 같다.”고 추정했다. 고래연구센터측은 선진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첨단 관찰장비가 없고 연구인원도 부족해 고래 서식실태나 회유경로 등을 과학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이상호기자 재조사… 형사처벌 시사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안기부 X파일’과 관련, 홍석현 전 주미대사를 9일 비공개로 소환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검찰은 또 안기부 도청테이프를 보도한 MBC 이상호 기자를 불러 조사했다. 특히 검찰은 이 기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이 기자는 지난 8월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김효섭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줄기세포 논란’ 진정국면] PD수첩팀 처벌 가능할까

    황우석 교수팀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협박·회유한 사실이 드러난 MBC ‘PD수첩’팀을 처벌하라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높다. 과연 처벌이 가능할까. 일단 PD수첩팀에 대해 협박죄와 명예훼손죄 등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두 범죄 모두 ‘반의사 불벌죄’의 적용대상으로 황 교수팀이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반의사불벌죄는 의사와 관계없이 소추(訴追)는 할 수 있다.그러나 법원에 기소됐더라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면 판사는 공소기각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수사에 나설 수 있지만 황 교수팀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면 수사 자체가 어렵다는 결론이다. 이런 이유로 검사들은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 여부는 신중히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대검의 한 관계자도 “현재로서는 전혀 수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청 허영범 지능범죄수사과장도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로 전체 중 방송에서 나온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 세부적으로 위법사실이 있었는지도 검토하지 않았고 수사를 해보라는 지시를 받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하창우 대한변협 공보이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하 이사는 “협박과 명예훼손 등 위법성이 있어 수사가 가능하고 황 교수 등이 고소하면 피해자의 의사가 반영돼 형사처벌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불법성이 없어진다는 언론의 특수성 때문에 처벌 여부는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유영규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사설] 법조인조차 형사재판 못 믿는다니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이 최근 밝힌 법조인 설문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판사·검사·변호사 378명을 상대로 조사해 보니, 형사재판이 빈부·지위의 격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답변이 무려 73%나 나온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검찰이 피고인에게 인격적 모욕이나 협박을 한다는 데 77.5%, 전관 출신 변호사가 더 유리한 판결을 받는다는 데 76.2%가 동의했다.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3대 축인 판·검사, 변호사들 스스로가 이처럼 형사재판의 공정성을 믿지 않으니 이래서야 어찌 법의 존엄성이 유지되겠는가. 그동안 항간에는 ‘유전무죄 무전유죄’니 ‘고무줄 선고’니 하는 부정적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다. 정치인·기업인에 대한 형사처벌은 지나칠 정도로 관대하다는 실증연구 또한 있었다. 예컨대 2002년 불법 대선자금 연루자에 대한 재판에서 기소된 정치인 17명 가운데 실형을 받은 이는 4명에 불과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유죄 판결을 받은 기업인은 22명이었는데 모두 선고유예·집행유예·벌금형을 받았을 뿐 실형 선고는 단 한명도 받지 않았다. 이런 현실이니 법조인 스스로도 형사재판의 신뢰성을 부인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현재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사법개혁 방안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고 그 중에는 양형 기준을 제도화하는 문제가 포함돼 있다. 법원과 법무부·검찰의 의견이 엇갈려 최종안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결론은 공정한 법 집행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쪽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검·경 수사과정에서의 피의자 인권보호, 전관예우 폐지 등이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한다. 물론 가장 먼저 이루어져야 할 것은 판·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들이 ‘국민을 위한 사법’을 솔선하는 일이다.
  • 부쩍오른 차 보험료 이렇게 하면 확 줄인다

    부쩍오른 차 보험료 이렇게 하면 확 줄인다

    자동차보험료가 지난 1일자로 일제히 3% 정도 올랐다. 사고 차량에 대한 정비수가(酬價)가 그만큼 인상됐기 때문이다. 자동차보험에 새로 가입하거나 연 계약을 바꿔야 하는 사람들은 절약법을 통해 보험료의 인상 부담을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보험료 얼마나 올랐나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료는 보험사에 따라 연평균 2.9∼3.6% 인상됐다. 가입자마다 1년에 수만원 정도를 더 부담하는 셈이다. 이번 인상은 자동차보험 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입자를 대신해 보험사가 정비업체에 지급하는 차량 수리비용이 평균 3% 정도 올랐기 때문이다. 정비수가 중에는 보험료 지급 빈도가 높은 대물(對物)과 자차(自車·자기자동차 손해) 보상에서 6∼7% 인상됐다. 건설교통부는 전국 3000여개 공식 정비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정비수가의 인상 범위를 시간당 1만 8228만∼2만 511원으로 제시했다. 이를 근거로 보험사들은 정비업체들과 개별협상을 벌여 그 결과를 보험료에 반영했다. 인상률은 삼성화재 2.9%, 현대해상과 LG화재·신동아화재 3.4%, 동부화재 3.6% 등이다. 그러나 인상률을 단순히 비교하고 보험사의 우열을 가려선 안된다. 같은 가입자 조건으로 A보험사의 인상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도 가입자의 여러가지 선택 등에 따라 B보험사의 인상률이 사실상 더 낮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인의 구체적인 조건을 미리 생각해 두고 인터넷의 ‘보험료 비교사이트’에서 보험료를 정확히 비교하는 게 바람직하다. ●더 아끼는 방법은 없나 보험료는 현명한 선택에 따라 최고 절반까지 줄일 수도 있다. 보험료를 아낄 수만 있다면 3% 인상이 문제가 아닌 셈이다. 우선 운전자의 범위를 세밀하게 제한하는 특약을 잘 활용해야 한다. 삼성화재의 평균 인상률이 낮은 이유도 35세,43세,48세 이상의 운전자라면 각각 보험료를 일반형보다 더 낮춰주는 연령 한정특약을 세분화했기 때문이다. 오토 한정특약도 신설했다. 다시 말해 나이가 일정한 수준 이상으로 많거나 자동변속기 차량 운전자는 비교적 사고가 적기 때문에 보험료를 깎아주었고, 이 때문에 평균 인상률도 낮아졌다. 또 운전자의 범위를 운전자 자신인 ‘기명 1명’으로 한정하면 모든 가족이 운전하는 경우의 일반형보다 최고 28%, 부부운전보다 최고 20% 보험료가 싸진다. 이와 함께 운전석에 에어백을 장착하면 전체 보험료의 5∼10%, 미끄럼방지 제동장치(ABS)를 달면 2∼3% 할인된다. 심지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달아도 0.7∼5% 보험료를 깎아주는 보험사도 있다. 연 단위로 계약하는 자동차보험료를 일시납이 아닌 분할 납부로 한다면 0.5∼1.5%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따라서 분할을 해야 할 사정이라면 신용카드의 무이자 할부를 이용하는 편이 낫다. ●무사고가 돈 버는 지혜 특약이 보험료를 일반형보다 할인받는 방법이라면 특별할증은 사고를 내는 바람에 보험료를 더 물어야 하는 제도다. 따라서 이를 잘 알고 피한다면 보험료 부담을 덜 수 있다. 경미한 사고는 보험사별로 별 차이가 없지만 음주운전 등 중대범죄 사고는 3년동안 특별할증률이 최고 50%나 된다.2회 사고 운전자는 보험사에 따라 3∼10% 보험료를 더 물어야 한다. 또 보험처리 사고가 7년 이상 단 한 건도 없으면 최대 40%를 할인받는다. 반면 사고가 빈발하면 2년새 최고 250% 보험료가 할증된다. 우리나라는 교통사고를 내도 책임보험과 임의보험(자동차보험 등)에 가입했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면 형사처벌을 면제받는다. 그러나 면제받지 못하는 12종의 중대 사고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뺑소니, 피해자 사망, 신호위반, 중앙선 침범, 속도 위반, 앞지르기 위반, 철도건널목 통과위반, 횡단보도, 무면허운전, 음주운전, 보도침범, 승객추락방지 의무위반 사고 등이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은 조금만 신경쓰면 자신도 모르게 지출되는 보험료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교복입은 학생 ‘조폭’등장 ‘친구’같은 영화 규제 검토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14일 학교폭력 예방 대책의 하나로 교복 입은 학생들이 폭력집단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등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김진표 교육부 장관과 지병문 제6정조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갖고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지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친구나 말죽거리잔혹사 같은 영화에서 교복 입은 학생들이 조직 폭력배 같은 언행을 하고, 수백만 학생이 관람해 그런 행동이 미화되고 범죄로 이어지는 것은 문제”라면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당정은 이를 위해 당 대책기획단을 두기로 했다. 또 학교폭력에 시달리다 최근 목숨을 끊은 충주 지역 여고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민원이 제기됨에 따라 선병렬 의원 등 4명의 진상조사단을 충주로 급파했다. 당정은 죄질이 비교적 덜 나쁜 초범 소년범의 경우 형사처벌 대신에 선도 조건부로 훈방하는 ‘소년범 디버전(Diversion)’ 제도 도입을 검토키로 하는 한편 부산에서 시범 실시 중인 ‘스쿨폴리스(배움터 지킴이)’ 제도를 확대할 계획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사회플러스] 오포 아파트 비리 브로커 구속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11일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아파트 인허가 비리와 관련, 시행사 J건설로부터 공무원들에게 돈을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1억 6000만원을 받은 브로커 서모(48)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김득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씨는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도망다니다 검거된 점에서 도주우려와 형사처벌을 면하기 위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한다.”고 밝혔다.
  • 檢, 신건씨 사전영장 검토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김대중 정부 시절 마지막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씨를 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신씨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전임자인 임동원씨 재소환뒤 두 사람에 대한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검찰은 신씨가 감청부서인 8국으로부터 도청내용을 매일 7∼8건씩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신건씨 피의자신분 9일 소환

    안기부와 국정원 도청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도청수사팀은 9일 김대중 정부시절 국정원장을 지낸 신건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은 신씨가 국정원장으로 재직할 당시 2차장이던 김은성(구속)씨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신씨가 도청정보를 보고받은 혐의 등을 상당부분 밝혀내 사실상 사법처리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사가 마무리 되는대로 임동원 전 국정원장과 함께 형사처벌 수위 등을 일괄 결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정상명 검찰총장 내정자는 7일 안대희 서울고검장, 이종백 서울중앙지검장 등 고검장급 이상 고위 검찰간부들과 비공식 간담회를 갖고 사건처리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 앞서 유재만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이 수사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신씨가 김씨와 함께 국정원 감청부서인 8국으로부터 ‘통신첩보’ 형식으로 7∼8건의 도청내용을 매일 보고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검찰은 8일 ‘안기부 X파일’과 관련, 삼성그룹을 협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재미동포 박인회(58)씨와 전 국정원 미림팀장 공운영(58)씨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달 1일 오전 10시.홍희경 박지윤기자 newworld@seoul.co.kr
  • [열린세상] 법보다 자율규제장치가 강력하다/김화진 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미국변호사

    법을 안 지키는 사회구성원에 대한 제재 방법은 역사를 거쳐오면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가장 보편적이고 강력하다고 여겨지는 것이 체벌(형사처벌)이다. 그런데, 체벌이 아니더라도 법을 잘 지키게 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것도 흥미롭다. 즉, 어떤 규범이 일정한 범위의 구성원에게만 적용되는 것이면 그 한정된 성분의 구성원들에게 적합한 방법이 있는 것이다. 골목의 어린 아이들 그룹에서 놀이 규칙을 지키지 않고 멋대로 구는 아이에 대한 가장 강력한 벌칙은 아마 “너랑 안 놀아.”일 것이다. 조선 말, 신용을 생명으로 여겼다는 보부상들의 단체에서는 사람들 앞에서 부모의 이름을 쓴 종이를 불에 태우고 그 가루를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이 극형이었다고 읽은 기억이 난다. 이 이야기를 독일 친구에게 해주니 ‘잔인한 형벌’이란다. 이런 벌칙이 있는 경우에는 구태여 힘들게 법을 만들 필요가 없이 자치규칙으로 질서를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국제결제은행이 적용하는 바젤협약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외환위기 때 그 유명한 ‘자기자본비율 8%’ 규칙이 우리 금융기관들의 생사를 결정했고 구조조정을 통해 가계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규칙이 들어있는 은행감독건전성규정은 사실 공식적인 법도 아니다. 법도 아닌 것을 당사국도 아닌 나라가 지키지 않으면 국제금융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을 정도의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엄수하는 것이다. 기업의 지배구조에 관해 세계적으로 모범규준이 제정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같다. 법이 아닌 이 모범규준을 어떻게 준수되도록 할 것인가? 요즘 각광 받는 방법은 지키고 안 지키고는 기업들의 선택에 맡기되, 안 지키기로 한 경우 왜 안 지키는지 설명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Comply-or-Explain’이라고 한다. 그 설명할 의무조차도 강제성이 없는 경우가 있고 설명할 의무만 법제화해서 강제하는 나라도 있다. 유럽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세계 각국의 모범규준을 수집하여 자료로 제공하고 있다.2005년 7월 현재 이 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세계 50개국의 모범규준을 분석해 본 결과,32개가 ‘Comply-or-Explain’ 규정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2개 규준들 중 14개가 ‘Comply-or-Explain’을 강제하고 있고 18개가 권고사항으로 하고 있다. 강제하는 국가는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 케냐, 멕시코, 슬로바키아, 러시아, 핀란드, 페루, 싱가포르, 캐나다, 스위스, 호주, 스웨덴 등이며 이들 중 핀란드, 페루, 싱가포르 등 3개국은 권고사항으로 하다가 강제하는 것으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은 주식법에 한 조문을 신설하여 이를 강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모범규준도 ‘Comply-or-Explain’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문제는 모범규준 자체가 법령의 효력을 갖지 않아 그 이행에 강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증권거래법에 필요한 규정을 신설하거나, 차선책으로 거래소 상장규정에 그 의무를 규정해서 규범력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기업지배구조가 총체적인 노력을 통해 많이 개선되었다고 여겨지는데도 여전히 국제시장의 평가는 냉담하다. 정치적인 고려를 감안하고 보더라도 우리 기업들이나 정부로서는 섭섭할 정도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그런데 기업지배구조의 개선은 법령이 정비되고 기업들의 조직이 정비되어도 2% 부족할 수 있다. 실제로 개선의 효과를 투자자들이 체감하지 못하면 그런 것이다. 기업들이 진정으로 달리하려는 의도를 시장이 아직 느끼지 못하는 모양이다. 시장이란 많은 사람들의 이기적인 의사가 무수한 컴퓨터 프로그램과 금융공학 기법을 통해 총체적으로 표출되는 곳이다. 엄청난 힘을 가진 누군가의 조작만 없다면, 시장이 잘못된 것으로 느껴질 때가 바로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 법도 아닌 자율규제 장치가 잘 기능하면 평가는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김화진 고려대 경영대 겸임교수·미국변호사
  •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탁상행정 소방법 집단소송 불보듯

    “네모난 건물을 세모난 소방법에 억지로 끼워 맞추라는 것밖에는 안 됩니다. 단속공무원이 봐도 심하다면 말 다한 거죠.” 서울시내 한 소방서에 근무하는 이모(35) 소방관은 내년 5월 발효되는 개정 소방법과 관련해 현장지도를 나갈 때마다 곤혹스럽다. 학원,PC방, 식당을 찾아다니며 비상구 등 화재대피 시설을 새 법령에 따라 고치라고 독려하고 있지만 이 소방관 스스로 바뀐 규정이 억지스럽다고 느낀다. 다중이용업소에서 화재가 났을 때 인명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뜻으로 만들어진 개정 소방법이 시행을 여섯달 남짓 앞두고 곳곳에서 마찰을 빚고 있다. 업주들은 현실을 무시한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행정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상당수 소방공무원들도 여기에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사람 목숨이 최우선”이라며 반박한다. 경기도 광명시에서 비디오방을 운영하는 장모(48)씨는 비상구 확장을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가로 65㎝, 세로 130㎝인 지금의 비상구를 가로 75㎝, 세로 150㎝로 넓혀야 하지만 비상구 옆에 커다란 기둥이 자리하고 있다. 공사를 하려면 기둥을 없애든지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건물주인은 “건물의 안전성을 해쳐 가면서까지 세를 줄 수는 없으니 차라리 가게를 비우라.”고 요구했다. 소방법에는 학원(수강생 100명 이상), 노래방, 찜질방, 고시원, 비디오방, 산후조리원, 전화방, 일반음식점 등이 다중이용업소로 규정돼 있다. 개정법에 따라 이런 업소가 입주한 건물은 지하와 지상 5층 이상 층에 기존 비상통로 외에 추가로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어야 한다. 지상 4층 이하라도 발코니 등을 통한 피난처를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2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고 이후 유예기간을 넘기면 3년 이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업소들은 “취지는 좋지만 현실적으로 적용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며 볼멘소리를 낸다. 상당수 건물들이 건축법이 규정한 최소 여유공간(대지경계로부터 50㎝)만 남겨놓고 세워져 있어 외부 계단을 설치할 공간 마련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개정 소방법에서 규정하는 계단의 폭은 75㎝. 외부계단을 만들 경우 건축법을 어기는 것은 물론이고 남의 땅까지도 침범하게 될 소지가 있다. 특히 인접건물에서도 비상계단을 만든다면 물리적으로 계단 2개분의 공간이 나올 수가 없다. 건물 5·6층에서 입시학원을 하는 김모(35·경기도 시흥)씨도 외부 비상계단을 만들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는 “공사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형사처벌을 당하든지 소방법에 맞는 건물로 이사를 가든지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고 했다. 건물 안에 공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업주들은 주장한다. 기둥·벽 등으로 여유공간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은 데다 이미 완공된 건물의 벽이나 바닥을 뚫는 대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관련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사람이 건물주가 아니라 업주여서 업주가 세입자일 경우 건물주의 반대에 부딪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관련, 소방방재청 소방제도운영팀 이윤근(46)씨는 “인천 인현동 호프집 화재나 경기 예지학원 등 비상구나 피난로의 미비로 인명피해가 커지는 사례가 많아 엄격한 법 적용이 불가피하다.”면서 “이미 부처별 회의를 거친 만큼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예외를 둘 경우 다수를 보호한다는 입법취지를 살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학원연합회 등 일부 다중이용업소 업주협회 등은 단체마다 대책위원회를 만들고 관련 규정을 없애 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준비 중이다. 전국학원총연합회 조영환(50) 대책위원장은 “화재를 통한 인명피해를 막겠다는 법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을 고려치 않고 책상에 앉아 만들어진 법을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새 소방법은 법률불소급 원칙에도 위반되는 만큼 행정소송 등 집단행동에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이유종기자 whoami@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급여는 압류대상 될 수 없어

    대기업에 다니던 중 채권자가 급여에 압류를 해 권고사직을 당했습니다. 실업급여를 받으며 의욕을 잃고 살고 있습니다. 부득이한 사유로 채무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게 되면 파산으로 구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파산신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선배가 자기 회사로 들어오라고 합니다. 월급도 300만원 이상 주겠다고 하는데, 파산을 신청하면 다시 급여가 압류되는 게 아닌지 걱정됩니다. 파산법상 제한 사항은 없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재영(27)- 파산을 신청한다고 급여가 압류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파산을 하지 않았을 때, 채권자는 언제든지 채무자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박재영씨가 지난번 직장에 다닐 때 급여가 압류된 점에 비추어 볼 때 명백합니다. 파산을 신청해 면책을 얻지 못한 채무자는 늘 급여 압류라는 정신적 압박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일할 의욕도 떨어지겠죠. 둘째로 파산신청을 하게 되면 합리적인 채권자들은 급여 압류를 포함해 대부분 추심 노력을 스스로 자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파산 신청은 자발적으로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놓고 채무의 면책을 얻으려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간 채무자로부터 더 이상 회수할 것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받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법적 비용을 지출해가면서 급여 압류를 시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자동금지명령(Automatic Stay)제도를 두어 파산 신청이 법원에 접수되면 모든 채권자는 어떤 경우라도 추심행위, 강제집행행위, 소송행위도 하지 못하게 합니다. 이를 고의로 어기면 형사처벌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위반행위를 무효화합니다. 원래 IMF가 우리나라에도 파산법 개정을 권할 때 도입항목으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제도 도입 취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일부 입법실무가들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이 제도가 성문법으로 존재하든 않든, 파산 신청은 채무자의 상환거부 의사표시를 명백히 해서 채권자들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효과가 확실히 있습니다. 셋째, 파산법상으로 파산을 했다고 취업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파산법이 아닌 다른 법에 파산 선고를 받은 사람을 차별하는 규정이 있지만, 파산선고를 받고 면책되기 전까지 단기간 제한을 받을 뿐입니다. 마지막으로 채무자가 받아오는 급여 청구권을 배당의 재원으로 포함시킨다는 규정이 없으니, 사실상 파산법에 의해 급여가 압류될 가능성이 없습니다. 채권자에 대한 배당 재원이 되는 파산재단은 파산 선고 당시 채무자가 가진 모든 재산으로 구성됩니다. 이후에는 파산절차가 진행되는 기간 중이라도 채무자의 고유재산을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파산 신청부터 파산 선고까지의 기간 동안은 이론상 가산되지만, 그 기간이 짧기 때문에 실무상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미국의 경우 파산 신청시를 기준으로 삼아 아예 문제의 여지가 없고 사실상 우리도 따르는 기준입니다.
  • 美유학생 위험한 계약결혼

    미국 유학생 사회에서 병역과 취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계약결혼’이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6일 미주중앙일보에 따르면 한국인 유학생이 가장 많은 남가주 대학가에는 시민권을 가진 동포여성과 계약결혼을 하는 남자 유학생이 많으며 이는 공공연한 비밀로 통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결혼 대가로 1만∼3만달러의 돈까지 주고받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주변의 따가운 눈총에도 계약결혼을 하는 이유는 체류신분 해결을 위한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대학원생인 김모(27)씨는 3개월 전 시민권자인 같은 과 한인 여자친구와 3만달러를 주고 계약결혼을 했다. 귀국 후 군 입대를 걱정했던 그가 영주권 취득을 위해 이런 편법을 택한 것이다. 김씨는 “졸업 후 취업비자를 받으려면 과정도 복잡하고 기간도 너무 오래 걸린다.”며 “시민권자와 결혼하면 길어도 1년 내에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어 유혹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로스앤젤레스 소재 대학에 재학 중인 박모씨는 “병역·취업 문제 등으로 졸업 후 귀국 여부를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심리적 부담감은 크지만 계약결혼을 ‘탈출구’로 선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고 말했다. 귀국을 꺼리는 여학생들의 계약결혼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역시 합법적인 체류신분 취득이 목적이다. 대학생 서모양은 “지금 사귀고 있는 미국인 남자친구가 체류신분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며 “졸업 후 미국 체류가 결정되면 우선 서류상으로 결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민법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이런 행태에 대해 자칫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업 중인 서경석 변호사는 “위장 결혼은 중범죄에 해당한다.”며 “나중에라도 불법적으로 영주권을 취득한 사실이 밝혀지면 당사자는 영주권 박탈 및 추방조치를 당하며 이에 가담한 시민권자는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말했다.연합뉴스
  • 컴보안강사가 해킹 장사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 해킹프로그램을 판매한 사람들이 무더기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특별한 기술이 없는 일반인들도 손쉽게 해킹프로그램을 취득, 범죄에 이용할 수 있어 파문이 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부장 이승섭)는 16일 각종 해킹프로그램을 판매한 유모(49)씨 등 8명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고, 무료사이트 운영자 4명은 벌금 500만원에 약식기소, 유포량이 적은 중·고교생 15명은 입건유예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킹·보안 관련 강사 및 저자로 유명한 유모(49)씨는 2003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타인의 컴퓨터를 원격조정, 개인·금융정보를 몰래 빼내는 트로이잔(Trojan) 등 각종 해킹프로그램을 인터넷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CD로 제작, 판매해 1138만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불구속된 나머지 7명도 같은 수법으로 해킹프로그램을 판매했다. 검찰은 “포털사이트로도 쉽게 해킹사이트가 검색돼 일반인과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해킹프로그램을 취득할 수 있다.”면서 “타인의 개인정보를 알아낸 뒤 사생활 보기, 은행예금 인출, 사이버머니 편취, 인터넷 민원서류 위·변조 등의 범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해킹판매 사이트와 동호회 사이트 1700여개를 파악, 지속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삼성돈 전달했어도 처벌불가”

    김종빈 검찰총장은 12일 이른바 안기부 X파일에서 삼성측으로부터 돈을 받아 후배 검사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거론된 홍석조 광주고검장의 처리와 관련해 “처벌이나 징계를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총장은 “홍 고검장이 받고 있는 의혹이 사실이라고 해도 7∼8년 전 일이라 이미 징계시효가 지났고 형사처벌의 공소시효도 지났다.”고 말했다.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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