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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습폭행 못 견딘 아버지 “아들 처벌해 달라”

    평소 부모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도 선처를 받았던 20대 아들이 ‘더이상 감당하기 힘드니 처벌해 달라’는 아버지의 호소로 재판에 넘겨져 실형을 살게 됐다. 인천지법 형사10단독 이재환 판사는 존속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8월 17일 오후 6시 30분쯤 인천시 동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57)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A씨는 당시 전동 드릴로 안방 옷장을 부수려다가 부친에게 제지를 받자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수차례 침을 뱉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과거에도 존속폭행 등으로 두 차례 입건된 바 있다. 그러나 부친이 선처를 호소해 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았다. 재발 방지를 잇달아 약속하고도 어긴 것이다. 이번 사건 뒤 부친은 경찰 조사에서 “과거 아들에게 폭행을 당했을 당시에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제는 혼자 힘으로 감당할 수 없으니 아들을 처벌해 달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문대통령 “음주운전, 초범도 처벌 강화해야”…‘뇌사’ 윤창호씨 언급

    문대통령 “음주운전, 초범도 처벌 강화해야”…‘뇌사’ 윤창호씨 언급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관련 처벌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에 대한 국민 청원을 언급하면서 모두발언을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음주운전 교통사고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요청하는 청원이 25만명 이상의 추천을 받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청원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군인 윤창호(22) 씨에 대한 것이다. 윤씨의 친구들은 ‘음주운전으로 친구의 인생이 박살 났다’라는 제목으로 처벌강화를 요청하며 청원으로 올려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문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0%가량 감소했고 음주운전 사고 사망자 수도 50% 넘게 줄었다”면서도 “이렇게 꾸준히 좋아지고는 있지만, 음주운전 사고는 여전히 많다”고 지적했다. “작년 한 해 2만건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사망자는 439명, 부상자는 3만 3364명에 달한다”면서 구체적인 수치까지 언급한 문 대통령은 “특히 주목할 점은 음주운전의 재범률이 매우 높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통계를 보면 재범률이 45%,3회 이상 재범률도 20%에 달한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11년간 음주운전으로 3번 이상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사람이 무려 10만명이 넘을 정도로 음주운전은 습관처럼 이뤄진다”며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한다”라고 했다. 정부는 동승자에 대한 적극적인 형사처벌, 상습 음주운전자 차량 압수 및 처벌강화, 단속기준을 현행 혈중알코올농도 0.05%에서 0.03%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에 “ 이것만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지 되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의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재홍 기자의 교육 생각] 못 믿을 사립학교 내신 근원은 ‘제왕적 이사장’

    지난 7월 지방의 한 사립고에서 30년 넘게 근무했다는 교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당시 부산과 광주의 한 사립고에서 벌어진 시험지 유출 사건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리던 시기였다. 이 교사는 부산과 광주의 시험지 유출 사건은 ‘빙산의 일각’이라면서 분명 조만간 더 큰 사건이 터질 거라고 예견했다. 불행히도 서울 강남의 입시명문 숙명여고에서 쌍둥이 자녀를 둔 교사의 시험지 유출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그 예견은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지난 4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의 도움을 받아 전국 사립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해당 학교 재단 이사장의 6촌 친인척 학생수를 집계한 결과 35명에 달했다. 적은 숫자인 것 같지만 사립학교에 재직 중인 이사장 친인척 교직원 수가 398명에 달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성적 비리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학생들은 수백명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교육 당국이 사립학교에 대해 자율권을 주고도 책임은 지우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립학교 교사가 학사비리를 저지른다 해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이상 각 시·도교육청이 할 수 있는 건 ‘징계 권고’뿐이다. 사립학교의 인사 및 징계 권한이 이사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학사 비리뿐만 아니라 교사들의 성폭력 사건 등에서도 교육청이 할 수 있는 것은 ‘권고’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장의 자녀나 친인척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면 해당 학생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내 목숨줄을 쥐고 있는 사람의 친족에게 수행평가 최하위점을 줄 수 있는 용기 있는 교사가 과연 전국에 몇 명이나 될까. 지방의 한 사립학교 교사는 “그 학생(이사장 친인척)이 알아서 (공부를) 잘해 주는 것이 그나마 가장 좋은 시나리오”라고 자조 섞인 푸념을 했다. 7월에 기자에게 연락했던 교사는 “학교 성적만으로 대학을 갈 수 있는 수시전형이 늘어나면서 이사장이나 교사 자녀 등 성적을 관리하고 조작할 수 있는 이들이 부정을 저질러야 하는 이유가 더 많아졌다”면서 “이 모든 원인은 이사장의 권한이 너무 막강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립학교에 대한 감시망을 늘리는 건 제왕적인 이사장의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사학재단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잔여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킬 수 있는 사립학교법 개정안 등이 야당의 반대에 막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사립학교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필요한 시기다. maeno@seoul.co.kr
  • 낙태했다고 징역형?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대대적 사면 검토

    낙태했다고 징역형?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 대대적 사면 검토

    낙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철장 생활을 하고 있는 여성들에게 사면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즈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의 측근인 로레타 오르티스는 최근 포럼에서 낙태여성에 대한 사면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르티스는 “낙태에 대한 형사처벌이 법제화된 후 수많은 여성들이 낙태를 이유로 징역을 살고 있다”면서 이들에 대한 사면을 사실상 예고했다. 멕시코 대법관 출신인 오르티스는 오브라도르 정부의 정무장관으로 내정됐다. 그는 “낙태와 관련해선 여성의 결정권을 존중하는 게 옳다”면서 “멕시코 일부 주에서 낙태를 형법으로 처벌하는 건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가톨릭의 뿌리가 깊은 멕시코에서 낙태 여성에 대한 사면이 단행된다면 사회적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오브라도르 당선인의 또 다른 측근인 산체스 코르데로는 “낙태에 대한 처벌은 각 주가 주법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연방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주법에 따라 징역이 선고된 사람을 연방정부가 사면하는 건 법리적 모순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코르데로는 “낙태 처벌에 반대하지만 법 적용에 모순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멕시코는 낙태를 주법(지방법)으로 다스린다. 하지만 낙태를 허용하는 곳은 멕시코시티뿐이라 멕시코는 사실상 낙태금지국이다. 낙태가 적발되면 주법에 따라 최장 6년의 징역이 선고될 수 있다. 징역형과 함께 적게는 20개월치 최저임금, 많게는 300개월치 최저임금을 벌금으로 물어내야 한다. 멕시코 법무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6년까지 10년간 낙태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징역을 선고받은 멕시코 여성은 228명에 이른다. 현지 언론은 “매년 낙태로 고발되는 여성이 200명 이상”이라면서 “지금의 추세라면 앞으로 낙태로 처벌을 받는 여성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혁명의용군 조작 사건, 해방 후 친일파 군부 보호의 신호탄이었다

    [곽병찬의 역사 앞에서 묻다] 혁명의용군 조작 사건, 해방 후 친일파 군부 보호의 신호탄이었다

    지난 5월 4일 ‘일베’ 게시판에는 이런 제목의 ‘뉴스’가 떴다. “탁현민 뒤를 졸졸 따라다닌 육사 교장 김완태(중장)/백선엽 장군 기념관 없애.” 출처는 박근혜 인터뷰로 유명한 ‘정규재TV’로 돼 있었다.“육군사관학교가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의 기념 비석을 빼서 야산에 방치” “박근혜 대통령 기념 물건 모두 폐기” “백선엽 장군 기념관 없애고” “육사의 기원은 조선 독립군이라 역사 바꾸며” “탁현민(청와대 행정관) 방문 때 3성 장군(김완태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뒤를 졸졸”. 육사총동창회(회장 김병관)는 감사단을 편성해 육사로 ‘파견’했다. 이른바 감사단은 육사 안 교회에 진을 치고 김완태 교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을 오라 가라 하며 따졌다. 당시 무자격 감사단의 강짜가 얼마나 심했던지 교회가 이들에게 ‘퇴거’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확인 결과 소문은 모두 가짜였다. 그러나 김완태 교장은 지난 5월 말 결국 경질됐다. 수도군단장 시절, 훈련 중 물의를 빚은 예하 부대의 노모 중령에 대해 경징계를 찾아내 집요하게 문제 삼은 결과였다. 이들의 회를 뒤집은 것은 육사의 기원 문제. 김 교장은 육사의 정통성을 신흥무관학교나 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등 독립군의 전통 속에서 새로이 세우려 했다.육사는 지금까지 그 뿌리를 미군정(美軍政)이 설립한 남조선경비사관학교에 두었다. 이 학교의 전신은 미군정 군사영어학교. 육사가 이렇다 보니 국군 역시 연원을 미군정이 설립한 남조선국방경비대에 두었다. 1946년 1월 15일에 출범한 경비대는 군사영어학교 출신 장교 110명으로 출범했다. 이 가운데 87명은 일본군 출신, 21명은 일본의 괴뢰국 만주군 출신이었다. 1, 2대 사령관은 일본군과 만주군 장교였던 이형근과 원용덕이었다. 이형근의 장인 이응준(일본군 육군 대좌 출신)은 미군정 군사 고문이었다. 미군정은 1946년 말 통위부장(미군정기 국방장관)과 경비대사령관을 유동렬(광복군 총참모장)과 송호성(광복군 훈련처장) 등 독립군 출신으로 교체했다. 독립군을 우대한 것이 아니라 여론 때문이었다. ‘이게 일본군이지 대한민국 군대인가!’ 제1연대에선 “이 따위 경비대 해산시켜라. 빨갱이 노랭이 같은 놈 몰아내라”며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놀란 이응준은 미군정에 수뇌부를 광복군 출신으로 임명하자고 제안했다. 유동열·송호성 체제는 서둘러 독립군 출신을 특임 장교 형태로 충원했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경비대의 뼈대는 이미 일본·만주군 출신 장교들이었다. 정부 수립 후엔 이런 노력마저 제동이 걸렸다. 초대 국방장관이 광복군 제1지대장 이범석이었지만 그는 김구와 각을 세우고 있었다. 광복군 출신은 대부분 김구 계열이었다. 그는 초대 총참모장에 이응준, 육군사령관에 이형근을 앉혔다. 이들에게 김구 계열의 광복군 출신들은 눈엣가시였다. 광복군 출신들은 친일파 청산을 물고 늘어졌다. 게다가 제헌국회가 1948년 9월 22일 반민족행위자처벌특별법을 제정, 공포했으며, 10월 22일엔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반민특위)를 설치했다. 총참모장, 육군사령관 등 핵심 간부는 형사처벌을 당하거나 경질돼야 했다. 조병옥, 장택상 등이 장악하고 있던 경찰도 마찬가지였다. 특별법 공포 후 6일 뒤인 9월 28일 독립군 출신의 14연대장 오동기 소령이 체포됐다. 사흘 뒤 최능진 전 경무부 수사국장 등이 체포됐다. 10월 5일자 도하 각 신문엔 이런 경찰 발표가 실렸다. “1일 오후 3시경 최능진, 서세충, 김진섭 등이 수도청 형사대에 체포됐다. 지난해 11월경부터 국군 소령 오동기 등과 공모하여 국방군속에 혁명의용군을 조직하고 현정부를 붕괴시키려 한 바, 군자금으로 15만원을 제공한 혐의라 한다.” 해방 후 첫 조작사건인 ‘혁명의용군 사건’이다. 친일 군부와 경찰이 합작한 ‘숙군’의 신호탄이었다. 그 칼날은 정치권까지 겨냥하고 있었다. 오동기는 항일전선에 투신했던 독립군 지휘관이었다. 그는 경비대 감찰총감직에 있으면서 군내 일본군 출신 장교들의 부패를 단호하게 처리하려 했다. 상층부와 사사건건 마찰을 빚다가 결국 야전으로 밀려났다. 좌익에 대해서도 단호했다. 14연대장 시절, 김지회 중위를 요시찰 인물로 찍어 작전과장에서 포병중대장으로 전보시켰다. 반란을 주도한 인물이다. 최능진은 일제 치하에서 2년간 복역한 독립운동가로 해방 후 소련군의 압박을 피해 월남했다. 미군정 경무부 수사국장으로 경찰 내 친일파 청소를 주장해 친일경찰의 대부 조병옥 경무부장, 장택상 수도청장과 마찰을 빚었다. 두 사람은 노덕술, 이익홍, 최연, 최운하, 김정빈, 김홍걸, 백원교, 박경후 등 일제의 조선인 악질 경찰관들을 요직에 앉힌 터였다. 최능진은 10·1 대구사건을 계기로 미군정 당국에 조병옥과 장택상의 처리를 요구하기도 했다. 5·10선거 때는 동대문 갑구에 입후보한 이승만을 낙선시키기 위해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려다 정권의 방해로 실패했다. 두 사람은 군과 경찰의 상징적 민족주의자였다. 그 둘을 좌익과 연계한 내란음모 사건의 주동자로 엮은 것이다. 10월 19일 14연대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21일 이범석 국무총리는 이 사건을 공산주의자가 극우 정객들과 결탁해 일으킨 반국가적 반란이라고 규정했다. 이튿날 김태선 수도청장은 ‘혁명의용군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모자 최능진, 오동기, 서세충, 김진섭 등이 남북 노동당과 결탁해 (그들이) 숭배하는 정객을 수령으로 공산정부를 수립하려는 것으로 …이번 여수 사건을 야기했다.” ‘극우 정객’이란 김구였다. 이후 군과 경찰 친일파들은 반민특위 무력화와 군내 민족주의 계열 제거에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이승만은 물론 광복군 출신의 이범석 총리가 지원사격을 하고 있었으니, 거칠 게 없었다. 만주특설대 출신의 백선엽 국장의 지휘 아래 육군 정보국은 1949년 7월까지 전체 국군의 10%에 이르는 4700여명을 제거했다. 이 중에는 좌익 외에 광복군, 학병 출신 등 친일파를 혐오하는 중간계열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었다. 심지어 송호성 사령관도 끼어 있었다. 처형된 장교 중 김종석, 오일균, 최남근 등은 일본군 장교 출신이지만, 중간계열의 상징적 인물이었다. 김종석, 오일균은 미 군사고문관 하우스만이 구명에 앞장설 정도로 유능한 인재였다. 그러나 ‘진짜 남로당원’ 박정희가 일관되게 두 사람을 군내 좌익 책임자로 몰아 구할 수 없었다. 그때 박정희에게 ‘스네이크(독사) 박’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14연대장이었던 최남근은 반란군에 잡혀 고초를 겪다가 탈출했지만, 다시 진압작전에 나서라는 요구에 ‘동족에게 총을 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이들은 형장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죽었다. 군내 숙청이 정리되면서 군은 정치권을 정조준했다. 육군 헌병대는 1949년 5월 이른바 ‘국회프락치 사건’을 수사했다. 친일파 처단을 앞장서 주장해 온 소장파 10여명을 국제공산당 프락치로 몰아 처벌했다. 국회가 얼어붙자 경찰은 6월 6일 반민특위를 습격해 특경대를 무장해제했다. 이승만은 10일 반민특위 해체를 명했다. 13일 채병덕 육군참모총장은 “군은 대한민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일체의 파괴행동에 대해 용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군의 정치개입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3일 뒤 육군 정보국 소속 포병 소위 안두희는 김구를 암살했다. 이른바 ‘숙군’의 대단원이었다. 당시 수사본부장으로 헌병대 실세는 일제 치하에서 조선인으로서 경찰 최고직위에 올랐던 전봉덕이었다. 의열단 출신에 중국군 상위였던 장흥이 사령관이었지만 실권이 없었다. 장흥은 김구 암살 다음날 경질됐다. 잔불 정리만 남았다. 이범석은 ‘숙군’에 앞장섰지만, 순망치한의 화를 자초했다. 광복군 계열이 정리되자 그의 사조직 대한민족청년단(족청)도 이승만의 압박으로 해체되면서 국방장관에서 밀려났다. 전쟁 발발 이후 내무장관으로 기용돼 ‘부산정치 파동’에서 크게 이용당한 뒤 결국 ‘팽’당했다. 이른바 ‘숙군’으로부터 70년 뒤, 군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려는 작업이 육사에서 시도됐다. 그러나 불과 7개월여 만에 지휘관은 정치적으로 ‘저격’당했다. 더러운 ‘숙군’의 칼날은 여전히 자주와 독립을 겨냥한다. 논설고문 kbc@seoul.co.kr
  • “제발 도와주세요”…음주운전 처벌 강화 ‘윤창호법’ 입법 청원 나선 친구들

    “제발 도와주세요”…음주운전 처벌 강화 ‘윤창호법’ 입법 청원 나선 친구들

    지난달 25일 부산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어 아직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윤창호(22)씨를 위해 친구들이 음주운전 범죄를 엄벌해달라는 취지의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올린 데 이어, 직접 법안을 만들어 국회의원들에게 제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윤씨의 친구들은 현재 ‘역경을 헤치고 창호를 위하여’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개설해 윤씨의 사고 사실과 음주운전 범죄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또 음주운전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이른바 ‘윤창호법’을 만들어 블로그에 공개했다. 친구들은 국회의원 299명에게 메일을 보내 윤창호법 제정을 제안한 상태다. 윤씨는 지난달 25일 새벽 2시 25분쯤 해운대구 중동 미포오거리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인도에 서 있던 중 가해자 박모(26)씨가 운전한 BMW 승용차에 치어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씨는 현재까지 윤씨 가족에게 아무런 연락을 하지 않고 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에 따르면 사고 당시 박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81%로, 면허 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였다. 8일 친구들이 만든 윤창호법을 보면, 법안은 음주운전 형사처벌 초범 기준을 2회에서 1회로 변경하고, 처벌 기준으로 삼는 음주 수치 기준을 낮추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사람이 사망한 음주운천 치사사고의 경우에는 혈중알코올농도 기준을 정하지 않고 모두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윤씨의 친구들은 “음주사망사고 운전자에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고 교통사고 치사로 처벌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음주운전 사망사고가 났을 때 살인죄를 적용하는 해외 사례가 여럿 있다”면서 “치상사고가 발생하였을 때의 처벌 기준 강화는 물론,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는 치사사고가 발생했을 때 당연히 이를 살인죄에 준하는 엄벌로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위법이 음주사고라 하여 가볍게 처벌되어서는 안 된다. 유독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일어났을 때, 약한 처벌 기준이 적용되는 현 실정을 국회의원들이 발 벗고 나서서 해결해주길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전날 윤씨 가족과 친구들을 만난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친구들이 만든 법안이) 내용이 꼼꼼하고 훌륭해 제가 (윤창호법을) 대표 발의하기로 약속했다”면서 “윤씨의 기적 같은 회복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고 밝혔다. 윤씨의 친구들이 지난 2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린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친구 인생이 박살났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20만명 이상이 참여해 청와대의 공식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단독] “그놈은 성폭력 가해자” 사실 폭로 명예훼손 처벌 줄인다

    [단독] “그놈은 성폭력 가해자” 사실 폭로 명예훼손 처벌 줄인다

    ‘미투운동’ 이후 처벌 반대 여론 확산 공청회 등 거쳐 내년 3월 최종 확정될 듯 처벌 조항 폐지 입법 이어질 가능성도 사실을 말해도 다른 사람의 명예가 훼손됐다면 처벌받는 ‘사실적시 명예훼손죄’가 양형기준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고 특히 올해 초 불거진 ‘미투 운동’으로 폐지 여론이 확산된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자체가 폐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10일 전체회의에서 명예훼손죄 관련 양형기준에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포함시키지 않는 것으로 심의 의견을 모았다. 양형위원회는 심의 의견을 바탕으로 내년 1월 말 공청회를 갖고 국회를 비롯한 각계 의견을 청취한 뒤 이르면 내년 3월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확정할 계획이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선고형을 정할 때 참조하는 기준으로, 범죄유형별로 감경·기본·가중 시 권고 형량을 정하고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기준에서 크게 벗어난 형을 선고하려면 판결문에 합리적인 양형사유를 적어야 하는 등 가급적 양형기준 내에서 형이 정해지도록 권고되고 있다. 형법 307조에 따라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경우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선 주로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양형기준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러나 사이버 명예훼손을 비롯해 명예훼손으로 인한 피해와 사회적 파급력이 커지면서 양형위는 지난해 출범 초기부터 명예훼손죄에 대한 양형기준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명예훼손을 징역형으로 엄벌할 필요가 있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양형기준에 담지 않겠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에 한해 처벌 수위를 낮추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양형위 관계자는 “허위사실로 인한 명예훼손죄의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져 점점 무거운 징역형으로 선고되고 있는 반면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는 대부분 벌금형이 선고된 데다 처벌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진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 초 미투운동이 확산됐지만 성범죄 피해자들이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역고소를 당하는 등 2차 피해가 가중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국회에선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16년 사실적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금 의원은 “미국과 유럽국가 등 많은 나라들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한다는 이유로 명예훼손죄를 폐지하거나 폐지를 논의하고 있고, 진실한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공산당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야 하는’ 중국 국내외 기업들

    중국의 국내외 기업들이 빠르게 ‘적화’(赤化)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수사와 직접 관련되지 않더라도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다 상장기업에 대한 공산당 영향력을 강화하는 내용의 상장사 관리 규정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특히 민간기업과 외국 기업에 대한 공산당 통제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중국 공안부는 6일 ‘인터넷 안전 감독·검사 규정’을 신설해 11월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규정이 시행되면 공안(경찰)은 ‘인터넷 안전’을 위해 인터넷 기업과 인터넷 사용자의 전산 센터, 영업 장소, 사무 공간에 들어가 조사를 진행하는 한편 조사 내용과 관련한 자료를 열람·복사할 수 있다. 공안 기관은 ‘안전상 문제’가 발견되면 책임자에게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할 수 있는 데다, 법규 위반에 해당하면 책임자를 행정·형사처벌도 할 수 있다. 비록 ‘안전상 문제’와 관련된 것이어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달렸지만 중국 공안은 법률상의 영장 없이 행정지도 형식으로 인터넷 기업과 사용자를 편리하게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을 얻은 셈이다. 세계적으로 수사기관이 인터넷 기업이 관리하는 방대한 전산 정보에 접근하려면 법원 등 제3의 기관이 내주는 영장을 받는 것이 관행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10월부터 ‘새로운 상장사 관리준칙’(上市公司治理準則)을 시행하고 있다. 새 준칙에는 ‘상장사가 공산당 당장(黨章·당헌)에 따라 회사에 당위원회(당조직)를 설립해야 하며 당위원회 구성과 활동에 필요한 조건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들어갔다. 당위원회는 기업이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 이사회에 조언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다. 상장준칙 개정으로 당위원회 설립이 사실상 의무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1396개사와 선전(深圳) 증시에 상장된 2110개 기업 등 총 3506개 기업에 당위원회가 구성돼야 한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상장준칙 개정으로 공산당 입맛에 맞게 지배구조를 뜯어고치는 기업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해 10월 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직전까지 중국 증시에 상장된 436개 기업이 정관에 ‘경영상 중요한 의사결정 사항이 있을 경우 당조직의 의견을 우선 듣는다’는 내용을 넣기도 했다.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 영문판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유기업의 93%, 민간기업의 70%가 당위원회를 설치했다.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 10만 6000여곳에도 당위원회가 설립됐다. 미국에 거주하는 샤예량(夏業良) 전 베이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당 지도자가 (기업의) 최종 판결권, 통제권을 포함한 실권을 갖고 되고 기업 경영인은 월급쟁이로 전락했다”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중국의 경제 현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국유기업을 밀어주고 이들 기업의 이익을 국가가 통제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이 같은 조치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위기에 처한 공산당이 전면적인 조직 확대를 통해 당의 사회 장악력 강화를 꾀하고 있는 것과 맥락이 같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날로 심각해지는 경기 침체로 중국 정부의 정책 노선이 비판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 조직의 확장과 사회 장악력 강화가 더욱 절실해졌다는 것이다. 정치평론가인 천다오인(陳道銀) 상하이 정법대 교수는 “중국 공산당은 어렵고 중대한 상황에 부닥칠 때마다 당조직의 확장을 통해 사회에 대한 지도력을 강화하려는 전통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중국 현지에 진출한 외국 기업들은 전전긍긍하고 있다. 각종 불이익을 받을 것을 걱정해 울며 겨자 먹기로 공산당 소속 직원의 근무 중 정치활동을 용인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중국 상하이(上海) 디즈니랜드에서 전 공산당원의 사상강연이 열렸다. 평일 근무시간이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공산당 소속 직원 70명이 참석해 사회주의 사상에 대한 강연을 경청했다. 회사 책상에는 당내 지위를 나타내는 상징물을 꺼내놓기도 한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월트디즈니의 중국 직원들 가운데 1.6%에 불과한 300명의 공산당원들이 아무런 스스럼 없이 공산당 행사를 갖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공산당원은 직원들의 복지상담까지 도맡으며 경영진과의 교섭단체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산당원들을 위한 회관도 따로 마련했다. 프랑스 화장품 제조업체 로레알의 상하이지사 직원 식당에선 공산당을 상징하는 ‘망치와 낫’이 표시된 물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전했다. 르노 차이나에서는 외국인 신입 직원을 대상으로 공산당 교육을 시작했다. 독일 보쉬 중국지사의 공산당원은 매주 토요일 시 주석의 연설문을 학습한다. 다우케미칼과 프루덴셜도 중국 합작사에 공산당의 활동을 허용했다. 이런 만큼 일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공산당 행사에 참석하느라 자리를 비우며 근무 분위기를 흐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 있는 컨설팅 회사 레드파고다리소시스의 책임자인 앤디 목은 “공산당이 기업의 새로운 주주가 되고 있다”며 “공산당의 경영 개입이 늘어나면서 외국기업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외국 기업들은 공산당 활동을 막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제약하려고 하면 공산당 간부의 항의가 빗발치는 데다 중국 정부가 소방점검 등 행정조치를 통해 보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국 기업들이 공산당 활동을 비판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베이징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레드파고다의 앤디 목 이사는 “공산당이 각종 기업의 주주로 떠오르고 있다”며 “당이 기업의 중요 관계자가 되면서 기업의 의사결정 때 긴장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국영기업과 합작 투자한 서방 기업들은 회사 내부 공산당 세포(핵심당원)들에게 의사결정에 대한 명시적인 역할을 부여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투자계획이나 인사 교체와 같은 중요한 경영 사안을 결정하는 데 공산당원들에게 의견을 들어보라고 요구한다는 얘기다. 제임스 치머만 전 주중국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외국기업의 이사회에 공산당 조직의 침투가 시작되는 추세로 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중국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 회장도 “추가적인 관리층의 등장은 합작사들의 독립적 정책결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고 대중국 투자를 저해한다”고 말했다. 현재 외국인 지분율이 낮은 합작사가 입김을 강하게 느끼고 있으며 지분율이 50%인 합작사에서도 공산당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고 서방 기업들이 전했다. 외르크 뷔트케 전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유럽 투자자들은 이런 요구가 궁극적으로 100% 외국인기업으로도 향하는 게 아닌가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중국 주재 독일상공회의소는 공산당의 외국기업 내 당위원회 설치·확대 움직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산당의 경영권 침해를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공공연히 철수까지 거론했다. 주중 독일상의는 “공산당이 사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는 독일 기업의 보고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외부 간섭을 받지 않는 경영이 혁신과 성장의 단단한 기초”라며 “공산당의 간섭이 계속된다면 독일 기업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거나 투자를 철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 기업은 지난해 모두 27억 1000만 달러(약 3조원)를 중국에 투자했다. 주중 유럽상공회의소도 비슷한 불만을 나타냈다. 유럽상의는 “당위원회가 이사회 권한을 침해하고 지배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복지안동 모드’에 들어간 찰리우드

    찰리우드가 ‘복지안동(伏地眼動·땅에 바짝 엎드리고 권력의 향방을 살피기 위해 눈알만 돌린다) 모드’에 들어갔다. 중국 최고 여배우 판빙빙(範氷氷)의 거액 탈세 사건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바람에 중국 당국의 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걸친 세무조사와 통제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공포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찰리우드’(Chollywood)는 중국의 ‘차이나’(China)와 세계 영화의 본고장 ‘할리우드’(Hollywood)를 결합해 중국 영화산업을 의미하는 신조어다.판빙빙 파문을 계기로 중국 공산당이 엔터테인먼트산업에 대한 간섭 강도를 높일 것으로 우려해 투자가 꽁꽁 얼어붙는 바람에 찰리우드는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5일 보도했다. 중국 세무당국은 앞서 3일 음양(陰陽·이중)계약서를 작성해 탈세한 혐의 등으로 판빙빙에게 벌금 5억 9500만 위안을 포함해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모두 8억 8394만 6000 위안(약 1446억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판빙빙은 사과문을 통해 “최근 나는 전에 겪어본 적이 없는 고통과 교만을 경험했다”면서 “내 행동을 매우 반성하며 모두에게 죄송하며 전력을 다해 세금과 벌금을 내겠다”고 밝혔다.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이 탈세 문제로 처음 걸린 데다 그동안 세금 미납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을 들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처벌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판빙빙은 관련법상 15일 이내에 이를 모두 납부해야 하나 납부액이 워낙 거액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납부 시한을 늦춰줬다고 중국 경제관찰보가 전했다. 이에 따라 판빙빙은 아파트 41채를 팔아 이를 낼 자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고 홍콩 빈과일보 등이 5일 보도했다.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하는 다량의 부동산 중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물은 ‘개인 소유로서 재산권이 명확하고 관련 대출도 없지만 일괄 구매를 희망한다’는 조건이 붙었으며, 시가보다 최대 30% 싸게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매물의 총 가치는 10억 위안(약 1640억원)에 이른다. 빈과일보에 따르면 판빙빙의 재산은 70억 위안(약 1조 1500억원)에 이른다. 중국 세무당국은 연말까지 유명 연예인 등이 탈세 등을 ‘자수’하고 세금을 자진 납부할 경우 처벌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찰리우드에서 이른바 ‘음양계약서’를 작성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만큼 이에 대한 당국의 수사도 계속될 전망이다. 판빙빙 사건의 발단도 음양계약서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지난 5월말 중국 관영 중앙방송(CCTV)의 유명 MC 출신인 추이융위안(崔永元)엔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영화 ‘대폭격’(大轟炸)에 출연하면서 판빙빙이 작성한 것이 음양계약서라고 주장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당시 1000만 위안을 받기로 한 계약서 외에 5000만 위안 규모의 이면 계약이 있다고 폭로했다. 금액이 적은 것은 세무서 납부용이고, 금액이 많은 것이 진짜 계약서라는 얘기다. 이 같은 폭로 이후 판빙빙은 중국 공안의 타깃이 되면서 잠적했다. 중국 국가세무총국이 직접 나서 판빙빙 사건을 조사했다. 이 때문에 찰리우드는 자칫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가 중국 당국에 ‘미운털’이 박힐 수 있다는 두려움 속에 제작 일정을 늦추거나 신규 계약 체결에 극도로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텐키 틴 카이만 홍콩영화협회장은 “3개월 전 판빙빙이 사라진 시점부터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위축되기 시작됐으며, 영화는 물론 TV 드라마 제작도 대부분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집권 2기 들어 공산당중앙선전부가 전면에 나서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정치적 색채를 강화하고 통제 일변도의 규제를 가하면서 문화산업 전반이 위축된 상태이다. 하지만 판빙빙 파문이 찰리우드의 장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영화감독은 “판빙빙 사건 전에는 톱스타에게 천문학적인 금액의 출연료가 지급되면서 작가나 제작진이 받아야 할 돈마저 부족하기도 했으나 이제 이러한 문화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6월 영화와 TV쇼, 온라인 영상물 등을 만들 때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규정한 것이다. ‘출연료 독식’ 방지를 위해 주연배우의 출연료도 전체 출연료의 70% 이하로 제한했다. 이 지침이 나오기 전까지는 톱스타에게 주어지는 출연료가 전체 제작비의 50∼80%를 차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판빙빙 사건 전에는 실제 받은 돈보다 적은 금액을 기재한 계약서를 만들어 세무당국에 신고해 세금을 탈루하는 ‘음양계약’ 관행도 만연했으나 이 같은 관행도 근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판빙빙의 탈세 사건에 연루된 영화 ‘대폭격’ 개봉을 앞두고 있어 이 영화의 흥행 여부가 주목된다. 2차 세계대전을 무대로 한 영화인 대폭격은 배우 송승헌과 할리우드 액션스타 브루스 윌리스 등이 출연한다. 원래 8월이 개봉 예정이었지만 판빙빙의 사건이 터지면서 상영이 연기됐다. 대폭격이 오는 26일 전 세계에서 동시 개봉하면 송승헌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에 따른 한한령(限韓令) 이후 3년여 만에 중국 개봉 영화에 출연하는 한국 배우가 될 전망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中 매체 “판빙빙, 아파트 41채 팔아 1450억 세금 낸다”

    中 매체 “판빙빙, 아파트 41채 팔아 1450억 세금 낸다”

    탈세 혐의로 중국 당국 처벌을 받게 된 중화권 배우 판빙빙이 아파트 41채를 팔기로 했다. 5일 홍콩 빈과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판빙빙이 자신이 보유한 아파트 41채를 팔아 1000억 원이 넘는 세금과 벌금을 납부한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앞서 중국 세무당국은 이중계약서를 작성, 탈세한 혐의로 판빙빙에 벌금 5억 9500만 위안, 미납 세금 2억 8800만 위안 등 총 8억 8394만6000위안(한화 약 1450억 원)을 내라고 명령했다. 당국 측은 판빙빙이 납부 마감일까지 돈을 제대로 내면 형사처벌을 면하도록 했다. 또 관련 법상 15일 이내에 이를 납부해야 하지만, 납부액이 워낙 거액인 점을 고려해 연말까지 납부하게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국 다수 매체는 이날 “평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판빙빙은 세금 납부를 위해 자신이 보유한 다량 부동산 일부를 급매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탈세 혐의 판빙빙 사과 “고통의 시간 보냈다”

    탈세 혐의 판빙빙 사과 “고통의 시간 보냈다”

    탈세 혐의가 불거진 배우 판빙빙(37)이 4개월의 침묵을 깨고 사과했다. 3일 판빙빙은 자신의 SNS 웨이보를 통해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 판빙빙은 “최근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 잘못을 반성한다. 공인으로서 모범이 되지 못해 죄송하다”고 탈세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어 “나를 사랑해준 친구들, 대중에게 죄송하다”며 “조사가 끝난 후 법에 따라 처분을 받겠다.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판빙빙은 탈세 의혹이 불거진 후 약 4개월 간 행적이 묘연해 여러 루머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중국 세무당국은 판빙빙에게 8억8300여만 위안(약 1437억 원)의 미납 세금과 벌금을 부과했다. 3일 중국중앙(CC)TV, 신화통신 등 관영매체에 따르면 중국 세무총국은 조세징수법에 따라 판빙빙과 소속 업체 등에 벌금 5억9600만 위안(약 967억 원), 미납 세금 2억8800만 위안(약 468억 원) 등을 내라고 명령했다. 중국 당국은 판빙빙이 출연료 이중 계약과 개인 작업실을 이용한 개인 보수 은닉 등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이 판빙빙에게 부과한 9억 위안 가까운 천문학적인 액수의 절반 이상은 판빙빙의 불법 행위에 대한 벌금이다. 중국 세무총국과 장쑤성 세무국에 따르면 판빙빙이 이중 계약, 수익 은닉 등의 방법으로 미납한 세금은 2억5500만 위안(414억 원 원)이이며, 연체금은 3300만 위안(약 54억 원)으로 총 2억8800만 위안(약 468억 원)이다. 이 금액의 2배에 달하는 5억9500만 위안(약 967억 원)을 벌금으로 물렸다. 중국 세법에 따르면 탈세액의 최대 5배까지 벌금을 물릴 수 있다. 판빙빙의 세금과 벌금 납부 마감일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세무 당국은 판빙빙이 초범인 점을 고려해 납부 마감일까지 세금과 벌금을 모두 내면 형사처벌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판빙빙은 지난해에만 3억 위안(약 490억 원)을 벌어들이는 등 중국에서도 최상급 수입을 자랑하는 배우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2003부터 2016년까지 판빙빙이 벌어들인 누적 수입은 약 14억 위안(약 2288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군인권센터 “해사생도도 엄연한 군인, 몰카 사건 솜방망이 처벌 규탄”

    최근 해군사관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 사건과 관련해 학교 측이 이를 은폐하고 피해자를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군인권센터는 1일 서울 마포구 이한열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군사관학교가 상습 불법 촬영 가해자에 대해 구속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단순히 퇴교만 시켜 책임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해사 66기 출신 방혜린 상담 지원 간사는 “사관생도는 군형법을 적용받는 군인인데, 이번 퇴교 조치로 민간인 신분이 돼버렸다”면서 “일반 병사가 여군 대상으로 몰카를 찍었다면 전역시키고 조사하는 게 아니라 군형법에 따라 군사법원에서 다뤄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생도가 사관학교 안에서 벌인 일이니만큼 학교도 사건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면서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가해자를 방치한 해군사관학교장 부석종 중장(해사 40기)의 책임을 물어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방 간사는 “사건을 인지한 9월 11일부터 언론에 사건이 보도된 20일까지 약 열흘 동안 해사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 공간 분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급기야 가해자는 격리된 채 누구도 지켜보지 않는 상황에서 자살 시도까지 했다”면서 “학교가 1년이나 여생도 숙소를 드나들던 몰카범을 무방비 상태로 방치했다”고 말했다. 앞서 해군사관학교 3학년 생도 김모씨는 2학년 때인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1년간 11차례에 걸쳐 여생도 숙소 내에 몰카를 설치,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의 범행은 지난 11일 여생도 화장실을 청소하던 생도가 종이에 감싼 스마트폰을 발견해 훈육관에게 신고하면서 밝혀졌고, 해사는 21일 교육운영위원회를 열고 김씨에 대해 퇴교 조치를 내렸다. 사관학교 생도가 퇴교하면 민간인 신분이 되기 때문에 이후 장병이나 부사관으로 다시 지원할 수 있다. 형사처벌을 받으면 부사관에 임용될 수 없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경찰 “구하라 상해혐의 검토 중“ 전 남자친구 상태 직접 살핀 뒤..

    경찰 “구하라 상해혐의 검토 중“ 전 남자친구 상태 직접 살핀 뒤..

    남자친구 A씨와의 폭행 사건에 휘말린 가수 구하라에 대해 경찰이 상해 혐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TV는 구하라와 A씨의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구하라에게 상해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출석 당시 A씨의 얼굴 상태를 직접 살핀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폭행이 아닌 상해 혐의가 적용되면 구하라는 검찰 조사까지 받아야하며 피해자가 고소 취하 의사를 밝혀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상해죄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뜻한다. 경찰은 소환 당시 구하라의 피해 정도와 회복 가능성을 따져 A씨에게도 적용할 혐의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다시 불러 조사할 것이며 필요하면 대질조사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3일 오전 0시30분쯤 강남구 논현동 소재 빌라에서 구하라가 A씨를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두 사람의 열애와 다툼이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경찰에 신고한 남자친구 A씨는 구하라의 일방적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상태며 구하라는 이에 반박해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미친 X!” 정부민원 상담원에 욕설하면 형사처벌

    앞으로 정부민원 콜센터인 ‘국민콜110’ 상담사에게 폭언, 협박, 성희롱을 하면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정부민원안내콜센터 상담사 보호에 관한 업무 운영지침’을 제정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한다고 28일 밝혔다. 국민콜110 상담사는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316개 행정기관 업무에 대한 민원을 안내하거나 상담업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6월까지 조사한 결과 성희롱, 욕설, 내용불명, 상습·강요, 반복·억지민원 등 월평균 2143건의 악성·강성민원에 시달려 왔다고 권익위는 지적했다. 조사 결과 일부 악성민원인들은 ‘씨XX아! 해주면 될 거 아니야’, ‘X같은 소리하고 있네’, ‘미친 X아. 너 죽을래?’ 등의 입에 담기 어려운 언어폭력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지어 최근 6개월간 민원인 1명이 1564건의 민원을 제기한 경우도 있고, 상담원을 붙잡고 2~4시간 동안 전화를 안 끊는 민원인들도 있었다. 이에 권익위는 상담사들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상담사 보호방안을 마련해 지난해 9월 11일부터 1년간 시범운영했다. 그 결과 매일 걸려오는 악성·강성민원이 하루 평균 71건에서 6건으로 크게 줄어 상담사 보호방안이 효과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권익위는 이번에 제정한 운영지침을 통해 민원인의 폭언이 관계 법률에 위반된다고 판단되면 수사기관에 고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상담사가 해당 민원인에 대해 고소,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담았다. 상담사의 무조건적인 수긍과 장시간 응대를 없애고, 악성·강성 민원인은 일정 기간 상담서비스를 받을 수 없도록 ‘이용정지제도’도 도입했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성희롱하면 상담사가 1차 법적 조치를 경고하며 통화를 끊고 팀장에게 보고한 뒤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 해당 민원인은 7일간 서비스 이용을 정지하고, 재발하면 1개월 이용을 정지한다. 욕설 등 언어폭력은 상담사가 1차 경고 후 팀장에게 보고하고, 2차에는 자동응답으로 넘기고, 3회 이상 재발 시 고소·고발을 검토한다. 운영지침은 상담사가 특정 민원인으로부터 분리해 달라고 요청하면 업무 담당자를 교체하고,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적·신체적 피해 예방 및 치료방안도 담았다. 황호윤 권익위 서울종합민원사무소장은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콜센터로 확산시켜 상담사들의 권익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박현갑의 틈새보기] 소년나이, 13세와 14세 차이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최근 유튜브 인기스타 중에 초등학생 창작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어린이 놀이터의 미끄럼틀을 100번까지 어떻게 탈 수 있는지 알려주는 영상물로 조회수 110만여건을 기록한 12살 어린이도 있죠. 이처럼 창의성을 바탕으로 어른들을 놀라게 하는 어린이도 있지만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로 부모들을 충격에 빠트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인천의 13세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해당 남학생은 지난 2월에 이 여학생을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하지만 14세 미만이라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 대상일뿐입니다. 이 여학생의 극단적인 선택과 성폭행 사이에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분노가 강했습니다. 아버지를 흉기로 찌르기도 2년 전에는 어머니를 때리는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11살 초등학생 아들이 경찰에 붙잡힌 일도 있습니다. 2016년 1월 7일 경기도 김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이 학생은 오후 10시 47분쯤 자신의 방에서 아버지 B(55)씨의 배를 흉기로 한 차례 찔렀습니다. 학생은 경찰조사에서 “아버지가 평소 자주 폭행을 했고 사건 당일에도 집에 늦게 귀가한 어머니를 때리는 것을 보고 부엌에서 흉기를 가져와 홧김에 찔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이 학생 역시 만 14세 미만의 형사 미성년자이어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지난 6월 26~27일에는 중·고생 10명이 여고생을 노래방으로 불러내 노래소리를 크게 한 상태에서 1시간 30분동안 폭행한 뒤, 얼굴을 가리고 관악산으로 데려가 성추행과 폭행을 한 일도 있습니다. 경찰은 가해청소년 10명 중 9명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만 14세 미만인 중학생 1명은 가정법원으로 넘겼습니다. 검찰로 송치된 9명 중 혐의가 무거운 7명은 구속된 상태입니다. 이 사건 피해자 언니는 지난 7월 3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여고생이 중·고생에게 관악산으로 끌려가 집단폭행을 당했다. 경찰이 수사 중인데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SNS를 하고 있다. 한국은 나이가 어릴수록 처벌하기 어렵다”며 소년법 폐지나 개정을 청원하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잇단 청소년 강력범죄 발생으로 처벌강화를 외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정부가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입니다.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국민청원 47번째 답변자로 나서 소년법상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에서 13세로 낮추는 소년법 개정을 추진 중이며 소년범죄 예방가 소년범 교화노력도 병행할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소년법 변천 소년법은 1958년 7월 법률 제489호로 제정·공포된 후, 지금까지 여러차례 개정되었습니다. 최초 제정당시 소년의 기준은 20세 미만이었으나 현재는 19세 미만을 소년으로 규정(2조)하고 있구요. 범죄소년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최대 15년형까지만 유기징역을 내릴 수 있습니다. 촉법소년(4조)은 최초 제정당시에는 12세 이상 14세 미만이었으나 2007년 법 개정으로 현재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으로 바뀌었습니다. 촉법소년은 죄를 지었으나 형사처벌은 불가능하며 보호처분만 받습니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 자체도 불가능합니다. 현재 국회에는 26건의 소년범죄 관련 개정 법률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10세 이상 14세 미만’에서 ‘10세 이상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이 핵심입니다. 흉악 범죄를 저지른 청소년을 성인처럼 취급하여 처벌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사형 또는 무기형의 죄를 범할 당시 18세 미만인 소년에 대해 사형 또는 무기형으로 처할 경우, 15년 유기징역으로 한다는 것을 사형시에는 무기징역으로, 무기형을 내릴 때에는 20년으로 높이는 방안도 있습니다. 그리고 징역 또는 금고를 선고받은 소년에 대하여 가석방을 허가할 수 있는 형의 집행 기간도 늘림으로써 가석방을 어렵게 하려는 방안도 제안됐구요. 외국은? 우리나라처럼 형사미성년자 기준이 14세 미만인 나라는 독일, 일본, 오스트리아입니다. 13세 미만은 프랑스, 호주나 영국은 10세 미만입니다. 13세와 14세, 어떤 차이 있나? 형사 미성년자 상한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한살 낮추면 13세 범죄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올 상반기 청소년범죄 통계에 따르면 형사미성년자 중 10~13세 범죄는 전년 동기 대비 7.9%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13세 범죄만 놓고 보면 14.7% 늘었습니다. 이 통계는 정부가 형사미성년자 연령을 13세 미만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하는 주요근거 가운데 하나입니다. 김상곤 장관은 “초등학생은 형사 미성년자로 남기고, 중학생부터는 형벌 법령에 저촉되는 행위를 할 경우, 범죄 기록이 남거나 교도소에 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즉, 같은 13세라고 하더라도 학교급에 따라 처벌수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범죄소년에 대한 치료와 교육이 병행되지 않으면 단기적 효과에 그칠 수 있습니다. 보호처분의 핵심인 보호관찰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소년보호관찰관이 보호처분 대상자의 재범 위험 수준에 따라 상담과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관리감독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지난 8월 기준 소년보호관찰관 1명이 담당하는 소년은 118명입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27.3명의 4배 수준이죠. 정부는 이를 1인당 33명선으로 낮춘다는 계획입니다. 소년원 학생이나 보호관찰 청소년 치료와 교화가일반 학생 지도보다 훨씬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담당인력 증원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형사처벌 연령 인하가 형사책임주의 원칙에 어긋날 수 있고 처벌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형사책임주의라는 것은 행위자가 책임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했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는데 촉법소년이 저지른 잘못된 일이 빈번하다고 해서 형사책임 연령을 일률적으로 낮추면 형사법체계의 대원칙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입니다. 2015년 10월 경기도 용인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50대 여성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범인은 이 아파트에서 사는 9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물론 보호처분 조치 대상도 안 돼 정의에 부합하느냐는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청소년 성숙,법은 10여년 전이라면 형사미성년자 연령 인하 문제는 선택의 문제로 보입니다. 과거에 비해 지금의 청소년은 경제성장과 학교교육 보편화로 정신적ㆍ육체적으로 성숙한 상태입니다. 그리고 인터넷 발달로 청소년 모방범죄는 기승을 부리고 범죄수법은 성인범죄에 못지않게 흉포화되고 있습니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범죄행위에 걸맞는 처벌이 되지않는다면 분노할 수 밖에 없습니다. 법은 시대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마련입니다. 청소년 범죄행태의 변화와 국민의 법감정을 반영하여 국민 모두가 납득할 사회적 정의를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해보입니다. 형사처벌 대상 나이를 낮춰 청소년 범죄를 억제하는 한편 보호처분기간 다양화와 보호관찰인력 증원 등 실효성있는 교화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같은 입법 및 행정조치와 별도로 사회공동체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청소년 보호와 교육책임은 가정과 학교만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의 책무입니다. 박현갑 논설위원 eagleduo@seoul.co.kr
  •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더치페이가 더 편해요”…청탁금지법 시행 2년, 우리 사회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청탁금지법 시행 2년을 맞아 일반 국민 10명 중 7명은 ‘더치페이’가 편해졌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청탁금지법 인식조사 결과와 신고·처리 현황’을 발표했다. 청탁금지법은 일명 ‘김영란법’으로도 불린다.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됐다. 국민권익위원회는 한국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일반 국민(1000명), 공무원(503명), 공직유관단체 임직원(303명), 교원(408명), 언론사 임직원(200명), 음식점업 종사자(202명), 농수축산화훼 종사자(400명) 등 총 3016명을 대상으로 청탁금지법 인식조사를 실시했다. 전체 응답자 중 더치페이가 편해졌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응답한 인원이 1689명(56%)이었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일반 국민은 69.2%가 더치페이하는 것이 편해졌다고 답했다. 일반 국민을 제외한 조사 대상자별로는 공무원이 더치페이가 편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7.7%로 가장 높았다. 언론인이 49%로 가장 낮았다. 한편 상대방이 더치페이를 제안했을 때 이를 이해하게 됐다는 응답은 공무원이 90.1%로 가장 높았고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89.1%, 교원 83.6%, 일반 국민 83.2%, 언론인 72.5% 순이었다. 청탁금지법 시행은 찬성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이 97%로 가장 높았고 공무원(95.6%), 일반 국민(89.9%), 언론사 임직원(74.5%)이 뒤를 이었다. 청탁금지법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은 공무원이 95%로 높았고 일반 국민은 87.5%였다. 권익위가 지난 1월 직무 관련자에 대해 허용하는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상향 조정한 것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잘했다고 응답한 일반 국민은 78.6%였다. 영향업종 종사자는 81.2%로 집계됐고, 소비 장려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률은 일반 국민 61.4%, 공무원 67.4%였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공공기관에 접수된 청탁금지법 위반신고는 5599건이었다. 월평균 373건이고 공직자 1만명당 3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 보면 외부강의를 나갔는데 신고하지 않은 게 4096건(73.1%)으로 가장 많았다. 금품수수 967건(17.3%), 부정청탁 435건(7.8%), 외부 강의 초과사례금 수수 101건(1.8%) 순이었다. 외부강의 미신고를 제외한 1503건의 처리 현황은 1192건이 신고접수 기관에서 종결됐거나 조사 중이고 311건에 대해서는 법적 제재 절차가 진행됐다. 무죄·기각을 제외하고 실제로 형사처벌이 이뤄진 사건은 11건이다. 과태료 부과는 56건이고 각 기관이 자체적으로 징계부가금을 부과한 거은 16건 등이다. 총 83건에 대해 법적 제재가 이뤄졌다. 현재 수사·재판 절차가 진행 중인 사건은 170건이다. 형사처벌된 사건으로는 사립초교 신입생 모집 전형에서 탈락한 아동의 학부모가 부정청탁을 했는데 해당 아동을 정원 외로 입학시킨 교장과 교감에게 벌금 700만원과 500만원이 각각 선고된 것이 있다. 학부모에겐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왜 의사·여자에게만 돌 던지나… 낙태, 사회적 합의로 풀어야”

    한국에서 인공임신중절(낙태) 수술은 불법이다. 1953년 형법 제정 때부터 범죄로 규정했다. 다만 1973년 모자보건법을 만들어 성폭력에 의한 임신, 유전적 질환 등 극히 일부 경우에 한해 예외를 뒀다. 불법 낙태가 적발되면 여성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의 형사처벌을 받는다. 법은 이렇게 엄하지만, 낙태율은 1000명당 29.8명(2005년 기준)으로 낙태 허용 국가인 캐나다(13.7명)보다 훨씬 높다. 법대로 하자면 상당수 산부인과 의사들은 범죄자가 될 수밖에 없다. 지난달 28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가 낙태 수술을 비도덕적 진료 행위로 규정하고, 수술한 의사의 자격을 1개월 정지하는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공포한 데 반발해 낙태 수술 거부를 선언했다. 파장은 컸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낙태 의사 처벌 강화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복지부는 헌법재판소에서 낙태죄 위헌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행정처분을 유예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근본적인 해법이 아니다”라며 낙태 수술 거부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석(59)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을 지난 13일 만나 자초지종을 들었다. 김 회장은 서울 강서구에서 24년째 산부인과를 운영하는 개원의다. 지난 7월부터 대한개원의협의회장도 맡고 있다.→복지부가 행정처분을 미뤘는데도 낙태 수술 거부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혼란과 건강권 보호 등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의지 없이 임시방편으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에 불과하다. 행정처분을 유예했으니 이제는 연간 수십만 건씩 이뤄지는 낙태를 허용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복지부는 헌재 판결이 나면 개정안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방관자적인 태도는 온당하지 않다. 당장 의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 정확한 기준의 개정안을 만들기 전까지는 우리 스스로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사문화된 법이 아니라 공론화를 통해 법이 제대로 만들어지면 우리는 그 법을 지킬 것이다. →복지부는 이전에도 불법 낙태 수술을 한 의사에게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기 때문에 처벌 강화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번 개정안이 왜 문제가 되는가. -이전에도 1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내린 건 맞지만, 재판 결과가 유죄로 나와야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이제는 개정안에 확실하게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규정이 돼서 즉시 처벌이 가능해졌다. 자격정지 몇 개월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낙태 수술을 한 여성이나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낙인찍은 게 문제의 본질이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45년 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엔 산아제한 때문에 보건소에서 낙태 수술을 권할 정도로 일반적이었다. 이후 수십 년 동안 국민이나 의사나 낙태 수술을 당연한 현실로 받아들였다. 형법에는 낙태 수술을 한 여성과 수술한 의사를 처벌한다고 돼 있고 한 해 수십만 건의 불법 낙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처벌은 드물다. 그런데도 유명무실해진 법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수술을 택한 여성과 이를 도와준 의사를 비도덕적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당하다. →모자보건법을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어떤 부분이 바뀌어야 하나. -산부인과 의사들은 모자보건법에서 허용된 낙태 사유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의학적으로 문제가 있는 내용이 많은데도 어느 정권이나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현행 모자보건법은 산모의 상황에 따라서만 낙태를 허용하고 태아와 관련한 사유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일례로 무뇌아처럼 생존이 불가능한 태아라도 현행법에서는 낙태 수술을 할 수가 없다. 반면 유전이 되는 정신 장애가 아닌데도 정신질환 부모의 낙태를 허용해 정신장애 환자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임신의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는 경우’라는 조항도 매우 모호한 표현으로 논란의 여지가 크다. →낙태죄 처벌 강화에 따른 부작용이나 폐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처벌 강화로 산부인과 의사들이 낙태 수술을 할 수 없게 된다면 음성화가 더 심각해져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안전하지 않은 수술로 여성의 건강이 위협받고,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낙태를 금지한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국가에서 낙태 수술로 인한 모성사망이 많다는 자료가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의사회는 낙태 합법화를 주장하는 것인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에 대한 반대나 찬성은 의사 회원 각자가 가치관과 신념에 따라 결정할 문제다. 낙태 수술을 합법화하라는 게 아니라 입법 미비에 따른 혼란이 심각하니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다. 다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 불가피하게 낙태를 해야만 하는 경우를 자주 봐 온 의사의 입장에선 외국의 사례처럼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한 낙태를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중요한 건 사회적 합의다. 어느 쪽이든 공론을 거쳐 법이 만들어지면 의사는 지켜야 한다. →불법 낙태약인 미프진 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낙태가 불법인데 미프진을 합법화하라는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다. 미프진은 외국에서도 산부인과 의사의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다. 인터넷에서 미프진 불법 유통이 만연하면서 하혈 등 부작용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가짜 약까지 나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손을 놓고 있다. 낙태 처벌을 강화하겠다면서 왜 미프진 통용은 방치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하루빨리 실태조사를 해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산부인과의 어려움도 클 것 같다. 분만이 가능한 병원이 없는 지역도 상당수에 달한다는데. -합계출산율이 빠른 속도로 떨어지면서 산부인과도 덩달아 위기에 몰렸다. 그로 인한 분만 인프라의 붕괴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다. 분만 산부인과는 전국 600여곳으로,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50여개 시·군·구에 분만 산부인과가 없다는 통계도 있다. 산부인과 전공의 배출도 감소 추세다. 저출산뿐만 아니라 분만 사고 시 의사의 책임이 무거운 점도 분만을 꺼리게 하는 주요 요인이다. 예전엔 산부인과 의사들이 태아와 산모, 두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밤낮없이 일했다. 요즘은 낙태 수술로 비도덕적 의사로 낙인찍히고, 분만 사고로 폐업 위기에 몰리는 이중고로 자괴감이 크다. 산부인과 간판 대신 피부 미용을 전문으로 하는 여성클리닉 병원이 늘어나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화위원회에 산부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 분만 인프라가 망가진 걸 알면서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런 안이한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외국 사례처럼 산부인과의 진료 환경 개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2006~2010년 약 3조원을 투입해 산부인과 살리기에 나섰다. 의사와 산모에게 분만 지원금을 주고 산부인과에 진학하는 의대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뇌성마비 아이가 태어나면 국가와 지자체에서 보험금 등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이 모든 책임을 떠맡는 실정이다. 분만에 따른 여러 가지 의료사고는 불가항력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많다. 사고가 났을 때 산모와 산모 가족이 가장 힘들겠지만, 의료진도 어렵다. 저출산 정책에 많은 재원을 사용하는 대한민국에서 산부인과의 불가항력적 사고에 대해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책임을 분담하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는 대부분 의료사고를 경험한 이후다. 산부인과의 저수가 문제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coral@seoul.co.kr
  • 살 찌워 4급… ‘현역기피 족보’ 공유한 성악과

    77㎏현역 대상자, 재검 땐 106.5㎏ 증량2010년 이후 개연성 있는 200명도 조사 현역병 판정을 피하고자 고의로 체중을 늘린 서울 소재 A대학의 성악 전공자 12명이 병무청에 적발됐다. 병무청은 11일 고의로 체중을 늘려 병역을 회피한 서울 소재 대학 성악 전공자 김모(22)씨 등 12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병무청은 다만 개인정보 침해와 명예훼손 우려 등을 이유로 이들의 대학 명칭과 실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들은 단백질 보충제를 복용하고 병역판정검사 당일 알로에 음료를 1~2㎏ 마시는 등의 수법으로 체중을 늘려 4급 사회복무요원 소집대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알로에 음료는 알갱이가 있어 체내 흡수가 느린 점을 악용해 체중 중량에 이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복원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는 “지금 101㎏야”, “난 한 달에 15㎏ 쪘는데”, “하루에 5끼 먹으면 돼”, “알로에 주문 많이 해야겠다” 등 집단으로 몸무게 늘리기를 시도한 정황이 있다. 적발된 성악 전공자 B(24)씨는 2013년 최초 신체검사에서 키 175㎝, 몸무게 77㎏으로 현역 판정 대상이었으나 2016년 재검사 때 몸무게가 106.5㎏으로 늘어 4급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같은 대학 성악과 동기 및 선후배로서 체중을 늘려 4급 판정을 받은 후 2명은 이미 복무를 마쳤고, 4명은 현재 복무 중이며 나머지 6명은 소집대기 중에 있다. 병무청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제보를 받고 체중 증량에 의한 병역 면탈 범죄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집단으로 현역병 판정을 피한 사례를 적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병무청은 이들이 현역으로 복무하면 성악 경력이 중단되는 것에 대한 우려와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시 퇴근 후 자유롭게 성악 활동이 가능하다는 점을 노려 현역병 복무를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병무청은 동일한 개연성이 있는 2010년 이후 체중을 이유로 4급 처분을 받은 성악 전공자 200여 명의 신체검사 결과에 대해서도 전반적인 조사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태화 병무청 차장은 “적발된 사람 중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친 사람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체중 늘리는 수법으로 병역 회피한 대학 선후배들 적발

    체중 늘리는 수법으로 병역 회피한 대학 선후배들 적발

    고의로 체중을 늘려 현역병 판정을 피한 대학 성악과 선후배들이 적발됐다. 병무청은 11일 편법으로 시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은 서울 소재 A대학의 성악 전공자 12명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평소 단백질 보충제 등으로 체중을 늘린 뒤 신체검사 직전 알로에 음료를 다량 섭취해 몸무게를 1~2㎏ 더 늘렸다. 같은 대학에서 성악을 전공하는 이들은 현역으로 복무할 경우 성악 경력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 이 같은 방법을 고안해낸 것으로 알려졌다. 단기간에 체중을 늘리는 방법은 성악과 학년별 카톡방에서 공유됐다. 병무청이 디지털포렌식으로 복원한 카톡방 대화 내용 중엔 “난 한 달에 15㎏ 쪘는데”, “하루에 5끼 먹으면 돼”, “알로에 주문 많이 해야겠다” 등 현역병 회피를 위해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이들 중 2명은 이미 복무를 마쳤으며 4명은 현재 복무 중이고 나머지 6명은 소집 대기 중이다. 현재 복무 중이거나 복무를 마쳤더라도 병역법 위반으로 유죄가 확정되면 형사처벌과 함께 다시 병역판정검사를 받고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병무청은 2010년 이후 성악 전공자 중 체중 과다로 보충역 판정을 받은 대상자가 200명이 넘는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검토하기로 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법원 영장 3번 기각한 사이… ‘재판거래 키맨’은 대법 기밀 없앴다

    법원 영장 3번 기각한 사이… ‘재판거래 키맨’은 대법 기밀 없앴다

    “유 前연구관이 문서 파쇄” 궁색한 변명 “증거인멸 방조 넘어 수사 방해” 비판 고조 윤석열 중앙지검장 “책임 묻겠다” 격앙사법농단 수사 초기부터 일부 문건만 검찰에 전달하는 등 비협조로 일관하던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번번이 기각한 데 이어 사실상 증거 인멸까지 방조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대법원 기밀자료를 유출한 의혹에 대해 법원행정처는 고발이나 자료 회수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검찰이 청구한 영장이 거푸 기각되는 사이 유 전 연구관은 관련 자료를 파쇄한 것이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증거인멸 행위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법원행정처는 10일 저녁 8시 30분쯤 “유 전 연구관에게 자료 제출을 문의했는데 ‘영장이 기각된 후 출력물은 파쇄했고, 컴퓨터 저장장치는 분해해 버렸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이후 검찰은 유 전 연구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세 차례나 청구했고, 통합진보당 소송 관련 문건을 제외하고는 번번이 기각됐다. 법원은 이런 사실을 세 번째 영장이 기각된 지 한 시간 조금 지나서 공개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대법원 입장에서 재판 자료 반출이 부적절한 행위지만 죄가 되지 않고, 수사기관이 해당 자료를 갖게 되면 재판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할 수 있다’고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법원으로부터 자료가 인멸됐다는 통보를 받은 검찰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본인 사건과 관련된 증거인멸은 형사처벌받지 않는다. 검찰 관계자는 “유 전 연구관에 대한 증거 인멸 혐의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그에게 자료를 건넨 것으로 보이는 현직 대법원 판사에 대한 증거 인멸이 될 수 있고, 이를 방조한 행정처도 수사 대상”이라며 “유 전 연구관과 변호인은 자료를 보존하겠다는 서약서까지 검찰에 제출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법원의 잇단 영장 기각에 대해서도 검찰은 비판 수위를 높였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절도, 공무상기밀누설 등 여러 혐의가 얽힌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여부를 가려야 하는 데 죄가 안 된다고 미리 단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 자료를 갖게 되면 재판 침해이고, 민간 변호사(유 전 연구관)가 취득하는 것은 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냐”며 “최종 본안 판단을 영장전담판사가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유 전 연구관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변호사 개업 뒤에도 대법원 내부 자료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퇴직할 때 직접 들고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검찰은 유 전 연구관이 퇴직 뒤에도 대법원 현직 관계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지속적으로 전달받았을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원이 ‘제 식구 감싸기’를 넘어 ‘수사 방해’ 수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지난 6월 “사법행정의 영역에서 필요한 협조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법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특별조사단이 조사한 문건 410개만 제공하고 업무추진비, 관용 차량 이용 내역 등의 제공을 거부했다. 이후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에 대한 하드디스크 제출 요구도 디가우징(복원이 불가능하게 파기하는 것)됐다며 거부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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